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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3~4명 강원랜드 VIP룸 출입

    강원랜드의 VIP룸을 상습적으로 출입하며 수억원대의 도박을 한 중견간부급 이상 공무원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랜드 VIP룸은 하루 베팅금액으로 3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갖추어야만 출입을 허용하는 곳이다. 직위를 이용해 부정 축적한 돈으로 도박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감사원은 계좌추적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상습도박 혐의를 조사 중인 감사원은 5일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한 공무원 249명 가운데 VIP룸 출입자 3~4명을 추가 확인, 이들의 자금출처를 집중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이 강원랜드로부터 확보한 공무원 출입자 명단은 249명이다. 일반 공무원뿐만 아니라 경찰, 교직원 등도 다수 포함돼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5급 이상의 간부 공무원 37명(국가직 13명, 지방직 24명)과 공공기관 2급 이상 간부직원 40명 등 모두 77명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직접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3년간 출입 횟수가 60회 이상이고 사용 액수도 수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신원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밝히지 않기로 했다. 나머지 강원랜드 출입자에 대해서는 해당기관이 자체 조사토록 명단을 통보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습 도박자들은 비교적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이른바 한직에 있는 공직자들”이라면서 “하지만 이들 또한 자금출처에는 의문점이 많아 계좌추적 등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1급 공무원의 경우, 2007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국가경쟁력위원회 등에 파견 근무하면서 무려 180회나 강원랜드를 출입한 데다 평일에도 상당수 공무원들이 도박게임을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공직자의 근태 관리에 대해서도 감사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한국도로공사의 한 간부는 강원랜드에서 베팅금액의 1%를 적립해 주는 포인트만 1억원대에 이르러 총 베팅금액은 무려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실도 최근 공사 간부들의 금품 수수 혐의를 포착, 조사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공사 4곳의 간부들이 금품을 수수하거나 상납받았다는 제보를 받아 일부는 사실을 확인해 조치를 취했고 나머지는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모 공사 1급 간부 2명은 아는 업체에 공사를 몰아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아 챙긴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 같은 사실이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의 조사에서 드러나자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공사의 본부장급 간부는 부하 직원을 통해 공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상납받는 수법으로 금품을 챙겼으며 총리실은 이 같은 사실을 소속 기관에 통보했다. 총리실은 다른 공사 2곳의 간부들도 공사 발주 과정에서 금품을 받아 챙긴 정황을 포착, 조사를 벌이는 등 공직사회의 기강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동구·유지혜기자 yidonggu@seoul.co.kr
  • “물가인상 반영하면 급여 오히려 후퇴한 꼴”

    “물가인상 반영하면 급여 오히려 후퇴한 꼴”

    공무원 기본급이 3년 만에 5.1% 올랐지만 공직사회가 마냥 반색하는 분위기만은 아니다. 실무직 공무원들은 “3년 만에 봉급이 오른 것 치고 실질 물가인상분을 반영하면 급여수준이 오히려 후퇴했다.”면서 하위 직급일수록 상대적인 인상 체감치가 떨어진다고 아쉬워했다. 한 7급 공무원은 5일 “장관, 고위공무원단은 억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발표돼 마치 공무원 전체 월급이 크게 오른 것 같지만 실무직의 체감지수는 낮다.”고 토로했다. 부산의 한 9급 소방공무원도 “급여가 더 오를 거라고 기대했던 동료들일수록 실망감도 크다.”고 전했다. 이 공무원은 “고위공무원단은 상대적으로 기본급이 많은 상황에서 이에 비례해 오르니까 상황이 좀 낫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9급은 기본급 자체가 적기 때문에 5.1% 인상돼도 실제로는 월 5만원 정도 더 오르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공무원 임금 평균치에 대해 정부는 통상 7급 10호봉을 기준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따지면 3300만원 정도다. 7급에서 공직을 시작해 10년차인 30대 초·중반의 연봉으로 공무원 급여의 ‘평균치’인 셈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국민이 많은 것처럼 5급 공채(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한 경우보다는 9급 또는 7급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9급으로 공직에 들어온 인원의 80% 이상이 6, 7급을 끝으로 퇴직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7급 10호봉 급여도 다소 부족하다는 게 실무직들의 반응이다. 한 8급 6년 차 지방공무원은 “최소 20년 이상 근무해야 5급 사무관을 달 수 있고 7급에서 공무원 인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태반”이라고 항변했다. 이재연·박성국기자 oscal@seoul.co.kr
  • 전북익산, 인사청탁 공무원 공개

    전북 익산시가 인사청탁 공무원을 전격 공개해 공직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달 31일 청내 내부 행정전산망 ‘인사발령 게시판’에 외부 인사를 통해 인사를 부탁한 청탁자 4명을 공개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부서명과 직급을 공개해 동료 직원들이라면 해당자가 누구인지 쉽게 추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개된 인사 청탁 공무원은 사회복지과, 주택관리과, 징수과, 의회사무국 등 4개 부서 6급 2명, 7급 1명, 무기계약직 1명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인사를 청탁하면 명단을 공개하고 불이익을 주겠다는 시장과 부시장의 방침에 따른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직사회에서는 ‘신선한 충격’이라는 여론이 높은 가운데 앞으로 인사청탁 없이 공정한 인사를 기대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익산시는 다음 달 초 올 정기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인사원칙 정립·지방재정 확충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인사원칙 정립·지방재정 확충

    민선 5기 지자체가 출범한 지도 6개월이 지났다. 주민과의 소통, 복지 확충 등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정실인사, 재정낭비, 무모한 지역개발 등 구태도 여전하다. 지방의회 역시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해 주민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지방행정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6·2 지방선거를 마친 지방자치단체는 ‘코드인사’ 태풍에 휘청거렸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권력이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코드인사’ 판쳐 갈등·대립 악순환 특히 한나당 소속 단체장이 장기간 집권하다 민주당이나 야당 소속의 단체장으로 바뀐 지역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진행됐다. 민선 5기에 이르기까지 여야가 역할을 바꿔가며 수행한 지방자치는 화합보다는 갈등이, 상생보다는 대립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중앙집권체제가 뿌리 깊은 탓도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단체장에 의해 이처럼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물갈이 인사가 근본 원인이다. 올해도 역시 보은, 지연·학연 등 코드인사가 판쳤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종민씨를 정무부지사로 앉혔다. 김 부지사는 안 지사와 학생운동을 같이한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이다. 또 조승래(전 청와대 비서관) 비서실장과 오인환(전 청와대 행정관) 비서관의 인사도 말이 많았다. 공교롭게도 안 지사와 이들 모두 고향이 논산이다. 그래서 ‘논산 권력시대’란 우스갯소리가 떠돌기도 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자신의 선거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부일씨를 환경부지사에, 김병립씨를 제주시장에, 대변인을 맡았던 고창후 변호사를 서귀포시장에 임명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신동근 지방선거 후보시절 비서실장을 정무부시장에 임명했다. 공보관(4급)직을 개방형 대변인제도로 바꾸고 인수위 시절 대변인을 지낸 윤석관씨를 발탁하기도 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최측근인 백상진씨를 대외협력보좌관으로, 선거캠프에서 공약개발을 담당했던 김문종씨를 정책보좌관으로 앉혔다. ●서울 선거후 과장 40여명 자리 이동 서울 25개 자치구에도 인사태풍이 불었다. 구청 보직의 꽃인 과장(5급·사무관) 자리는 보통 50여개. 선거 이후 대부분 자치구에서 40명 이상 과장들의 자리가 바뀌었다. 지난해 8월 이재동 안양시 부시장은 최대호 신임 시장의 코드인사를 비판하다 남양주시로 자리를 옮기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권영주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부 단체장의 인사권 남용은 공직사회 질서를 파괴하고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져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한 뒤 “소속 정당이나 자신의 철학을 떠나 합리적 잣대로 기존의 사업이나 직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리적 잣대로 사업·직원 평가해야” 권 교수는 그 예로 단체장의 인사권을 줄이고 독립기구인 인사위원회 설치를 들었다. 또 “고위직은 단체장이, 하위직은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권력분산적 인사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제왕적 인사권에 공무원들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곳간 넘치는 지자체 수익성 꼼꼼히 따져 공격적 경영 해마다 수십억원 매출·세수 증대 자린고비 재정 운영이나 공격적 경영사업으로 재정 확충에 성공한 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많은 지자체가 재정난으로 신음하고 있지만 이들은 행정운영의 묘미를 살려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충남 보령시는 ‘머드 화장품’ 장사로 돈을 버는 자치단체로 명성이 자자하다. 2009년 매출액 28억원에 순수익으로 5억여원을 벌어들였다. 대천해수욕장 인근 갯벌에 널려 있는 바다진흙을 채취해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콜마 등 4개사에 제조를 의뢰, 비누와 샴푸 등 50종의 머드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판매망이 150곳에 이른다. 1996년부터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유일의 머드 화장품으로 여전히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일본, 베트남, 미국 등 6개국에 수출까지 한다. 울산 중구는 ‘노점상 실명제’로 재정을 확충하고 있다. 재래시장 시설 현대화를 통한 지역상권 활성화, 노점 임대·매매 금지를 통한 저소득층 보호, 도로점용료 부과 등 다양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 2003년 이 제도를 도입해 현재까지 모두 21억 8000만원의 세수증대 성과를 거뒀다. 알짜 경영의 대표는 강원 삼척시다. 강원 18개 시·군 평균 채무액은 418억원에 이르지만 삼척시는 6.9% 수준인 29억원에 불과하다. 1인당 채무도 강원지역 평균 49만 7000원의 8% 수준인 4만원에 그치고 있다. 시는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 연달아 사상 최악의 태풍 피해를 겪었지만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지방채를 거의 발행하지 않았다. 수해복구 공사비 20억원, 상수도 사업비 16억원을 발행한 것이 전부다. 대신 민자유치에 적극 나섰다. 예산 한푼 안 들어가는 LNG생산기지(가스공사), 종합발전단지(남부발전), 환선굴모노레일사업을 유치했다. 해양레일바이크는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 직접 투자했다. 시비 340억원을 투입했지만 개장 한달도 안 된 현재 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2009년에는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지방교부세가 150억원이 줄어 충격이 컸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며 극복했다. 홍금화 홍보계장은 “지방채 발행 등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우리는 빚을 내지 않아 살림살이 걱정이 덜하다.”고 말했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별로 세원이 다르고, 특히 농어촌 자치단체는 고령화, 인구감소로 지방재정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면서 “민간 경제를 침해하지 않고 공공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경영사업이라면 자치단체가 적극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곳간 거덜난 지자체 열악한 재정에 대형사업 등 남발 대전 동구선 직원 월급도 못 줄판 ‘모라토리엄 선언, 공무원 월급도 못 줄 판….’ 민선5기 지자체 출범 이후 전례 없는 표현들이 난무하며 지방재정난이 유난히 문제가 됐다. 재정자립도가 30%도 안 되는 곳이 전국 246곳 중 152곳에 이를 정도로 자치단체 재정난이 심각하자 자자체의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방재정 파탄을 막을 예방책 수립보다 교부금에 목숨을 거는가 하면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단체장의 자질을 되새기게 하는 계기도 됐다. 판교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빌려 쓴 돈 5200억원을 단기간에 LH와 국토해양부 등에 갚을 수 없어 지급을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전임 집행부가 대표적 ‘호화 논란’을 불러온 신청사 건립과 공원로 확장공사 등 불요불급한 사업에 거액을 무리하게 전출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모라토리엄 선언은 올해 무상급식비 100억원을 감축하는 등 복지시책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이어졌다. 경기 31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재정자립도가 상위권인 성남과 달리 대전 동구는 실제 재정상태가 열악하지만 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의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동구는 무리하게 신청사를 건립하다 돈이 달려 지난해 6월 공사를 중단했고, 열악한 재정에도 대전시나 시교육청이 해야 할 동구국제화센터, 대전문학관 등 대형 사업을 남발하다 재정파탄 위기에 몰렸다. 동구는 지난해 7월 한현택 신임 구청장이 취임한 뒤 소식지 발행 중단, 청내 정수기·커피자판기 가동 제한 등 ‘마른 행주짜기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했지만 연말 한달치 직원 월급도 못줄 지경에 처했었다. 또 대전시가 반환금을 유예해 월급 문제가 해결됐지만 동구 직원들이 출장비를 허위로 타냈다가 무더기로 적발돼 허탈케 했다. 지방재정난은 구조적인 것뿐 아니라 운영하는 직원에게도 문제가 많고 재정난을 하소연하는 것도 일정 부분 거짓이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자치단체는 구조적으로 재원이 취약하고 재정운영 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교부금 등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자체 재원을 발굴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면서 “정부도 건전재정 지표와 독립된 지역회계심의원을 만들어 자치단체의 재정운용을 돕고 경고와 페널티로 적절히 관리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울광장] 경인년 세밑의 備忘(비망) /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경인년 세밑의 備忘(비망) /김성호 논설위원

    ‘내일 비록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이 세계적인 명언을 남긴 네덜란드의 스피노자(1632~1677)는 파란 많은 질곡의 생을 살다 간 철학자다. 빼어난 철학자였으면서도 사업가, 보석밀매업자, 안경제조업자를 전전하며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천재. ‘자연이 곧 신’이라는 범신론으로 해서 괴테는 그를 ‘신에 취한 사람’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 그가 말년에 간절하게 부르짖은 사과나무의 희망은 불확실성을 핑계로 현실을 바로 보지 않는 왜곡과 태만에 대한 경계와 다름없을 것이다. 얼마 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올 한해 화제가 됐던 단어와 신조어 20개를 추려 그 의미를 기발하게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그 해석들엔 유난히 왜곡과 진실의 은폐가 범람한다. 리스트의 맨 위에 등장한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Assange)는 ‘방종을 경건한 행위처럼 가장하는 행동’으로 소개됐다. 그런가 하면 긴축(Austerity)은 ‘독실한 척하는 비열한 짓’이고, 적자(Deficit)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변명’이란다. 과장과 비약의 억지 인상이 짙지만, 현실의 가장과 숨기기를 겨냥해 빗댄 뉘앙스들이 신선하다. 가디언의 단어·신조어 연말결산이야 그저 웃고 넘길 수 있는 세태의 반영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교수신문이 낸 올해 결산 사자성어의 뉘앙스는 사뭇 심각하다. 쫓기던 타조가 급한 나머지 덤불 속에 머리만 숨긴 채 꼬리를 드러낸 상황이라는 ‘장두노미’(藏頭尾). 감추는 바가 많아 행여 들통날까 전근긍긍하는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 필진, 주요 학회장, 전국대학교수회장 212명 중 41%가 압도적으로 선택한 성어라니 비리·일탈과 은폐에 대한 적대의 공감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장두노미의 배경은 교수들의 설명 그대로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한 사건과 그것들의 해결 과정에 있을 것이다. 천안함 폭침과 영포게이트로 불리는 민간인 사찰, 연평도 포격, 한·미 FTA 재협상, 예산안 파동…. 경인년을 관통하며 나라 안팎의 관심을 모은 사안들이지만 진실 공개와 의혹의 해명보다는 덮고 감추기에 급급한 정부를 겨냥한 지적일 터이다. 그런데 이 장두노미가 정치·국방·외교에만 국한할까. 복원 3개월 만에 금이 간 광화문 현판, 엉터리 장인에 놀아난 국새 사기극, 외교부 장관 딸 특채사실 공개 후 공직사회 전방위에서 불거진 특채, 퇴직자들에게 성과급을 듬뿍듬뿍 퍼줬다는 공기업들…. 무리한 공기 단축이 부른 균열과 공직자들의 간여가 명백한 사기극인데도 날씨 탓이니 어쩌니 하며 변명에 급급한 도덕 불감. 제 식구 감싸기의 결탁·특혜의 일탈과 제 배 불리기의 뻔뻔한 불법에도 비상식의 해명만 붙을 뿐이다. 나라망신에 대한 지적과 박탈·소외에 대한 원성이 높은데도 공정과 균등의 구호는 여전히 요란하다.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이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3000배를 시켰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3000배의 절값을 달라는 말에는 어김없이 “쏙이지 말그래이.”하며 불기자심(不欺自心)의 화두를 주었다는 스님. 스스로에게 엄하고 정직하게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키라는 불기자심의 화두는 실천으로 빛이 나는 일갈이다. 수행 중 자신을 찾아온 어머니에게 돌멩이를 던지며 차갑게 외면한 수행, 신도가 선물한 고급시계를 도끼로 박살낸 뒤 “공부하는 놈이 시계 볼 여유가 어디 있냐.”며 호통을 쳤다는 얘기는 결기의 결정인 것이다. 경인년도 사흘만 남겨놓은 세밑이다. 나를 속이지 말고 남을 배려하라는 교훈이 어디 성철 스님의 ‘쏙이지 말그래이’뿐일까. 나와 남을 속이고 세상을 썩히는 비극은 되풀이하지 말자. 사과나무의 희망은 계속되어야 한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올해의 사자성어일 뿐. 새해엔 ‘장두노미’ 같은 씁쓸하고 미운 말 대신 기분 좋고 예쁜 사자성어를 한번 들어보자. kimus@seoul.co.kr
  • ‘고졸이상’ 학력 요건 폐지·필기 반영률 축소

    올 한해 공직사회는 행정안전부의 5급 민간 경력자 채용 방안 발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등 특채 파문에 따른 특채 쇄신안 발표 등 유난히 채용 방침에 많은 변화가 일었다. 이러한 변화는 경찰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연말을 맞아 2010년 경찰 수험가를 달군 주요 소식들을 돌아봤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2012년에는 한국사 과목 신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경찰 채용시험 학력 폐지다. 경찰청은 지난 10월 순경공채, 간부후보생 선발 시험 등에서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요건 폐지 방침을 밝혔다. 전문 특기 분야 인력 채용도 ‘학사학위 이상’에서 ‘전문학사 학위’ 이상 또는 ‘전공 45학점 이상 취득자’로 완화된다. 이에 따라 8만 2000명에 이르는 20대 고졸 미만 학력자가 경찰관 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됐다. 현재 65%인 필기시험 반영 비율은 50%로 축소된다. 대신 체력검사 비중은 10%에서 25%로 높아지며, 2012년부터는 필기시험 과목에서 ‘수사’를 폐지하고 ‘한국사’를 신설키로 했다. 필기시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증도 확대하기로 결정, 청소년상담사(1~3급), 정신보건임상심리사(1~2급), 임상심리사(1~2급), 도로교통분석사 등의 자격증 보유자는 급수별로 2~5점의 가산점을 받게 된다. KBS가 주관하는 한국어능력시험은 570점 이상은 2점, 670점 이상 4점, 770점 이상은 5점의 가산점을 받는다. ●바뀐제도 내년 10월부터 적용 변경되는 제도는 순경 선발은 20 11년 10월부터 적용되며, 간부후보생 시험은 12년 3월부터 적용된다. 경찰청은 올해 순경 1차 시험 일정을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변경하며 수험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말 올해 시험 일정을 공고하면서 순경 1차 시험 날짜를 4월 10일로 밝혔지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경비 인력 동원 등의 이유를 들며 시험 일정을 3월 7일로 변경했고, 또다시 3월 13일로 바꿔 많은 수험생이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2011년도 순경 1차 필기시험은 2월 26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누드 브리핑] 부인과 공직생활하며 느낀 점 책으로

    “공무원은 삽질을 계속해야 합니다.” 서울시 C주무관은 28일 이렇게 말하며 빙긋 웃었다. 자치구에서 일하는 부인과 공직생활을 하며 느낀 것들을 담아 내년 초 ‘삽질하는 공무원들’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눈비만 내리면 오세훈 시장은 물론 모든 직원들이 초비상”이라며 올해 초 폭설 때를 떠올렸다. C주무관은 원고에 폭설이 내린 지난 1월 9일을 예로 들며 “토요일이지만 아내는 지금도 출근해서 눈을 치우고 있다. 큰 도로는 거의 제설됐지만 이면도로와 인도 등엔 아직도 많이 쌓여 사람이 치워야 한다. 그 많은 눈을 장비가 아닌 사람이 치워야 하니 언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원시적인 방법임엔 틀림없다.”라고 적었다. 다음 대목은 뼈아픈 경험이다. 그는 “겨울철 우리나라엔 북서계절풍이 분다고 한다. 서울 서쪽에 눈이 오면 눈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일정 시간 후에 눈이 내린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런 기상현상을 활용해 인천 강화, 경기 문산 등 서해안 5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징후가 보이면 약 1시간 뒤 서울에 눈이 내리기 때문에 신속하게 상황근무에 들어가 눈이 내리자마자 제설을 해 왔다. 그런데 이번 폭설은 북풍을 탔다. 과거와 전혀 다른 패턴으로 눈이 쏟아진 탓에 준비할 겨를도 없는 불가항력 상황이었다.”고 되돌아봤다. C주무관은 “늑장 대응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민들을 위한 알찬 비판이어야 하고, 공직사회를 적절히 긴장시키기 위해서라도 알맞게 눈비가 내리고 뼈아픈 지적도 나와야 한다.”며 끝을 맺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관가 포커스] ‘에이스’ 삼성行… 조달청 ‘술렁’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탄탄대로를 달리던 조달청의 젊은 과장이 사직서를 던지고 민간기업으로 옮겨 정부대전청사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조달청에 따르면 이재용(41) 원자재총괄과장은 지난 23일 15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이 전 과장은 최근 실시된 삼성전자의 정보기술(IT) 기획분야 공모에 경력직으로 응시, 합격했다. 삼성전자가 보수 수준이 높고, 세계 일류기업이기는 하지만 이 전 과장이 조달청 내에서 속칭 잘 나가던 공무원이었던 데다가, 민간 부문의 인재가 공직사회로 유입되는 최근의 추세와도 역행하는 것이어서 대전청사 공무원에게 주는 충격은 적지 않다. 실제로 공직 은퇴 후 민간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례는 많지만 이 전 과장처럼 장래가 유망한 중간간부가 민간기업으로 옮긴 경우는 드문 사례에 속한다. 이 전 과장은 행시 38회로 1995년 조달청에서 근무를 시작, 2004년 최연소 과장으로 승진하는 등 차세대 선두 주자로 인정받아 왔다. 조달청 내부에서는 “조직 발전을 이끌며 1급까지 무난히 올라갈 수 있는 인물로 꼽혔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 전 과장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정보화 업무를 담당하면서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를 구축한 주역이다. 행정직 공무원으로 나라장터가 국제적인 모범사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브랜드 마케팅을 기획단계부터 주도했다. 이후 영국 런던정경대학(LSE)에서 경영정보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주변의 기대를 모았었다. 그는 “공직과 기업이 다르겠지만 전자정부 혁신을 주도했던 경험을 토대로 기업에서 일해보고 싶었다.”면서 “빨리 나가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열정을 다한다면 충분히 정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과장의 결단에 조달 공무원들은 검증된 조달인이 기업에 가서도 성공 신화를 써주길 기대하고 있다. 장래가 보장된 위치에서 과감히 변신을 시도한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전 과장의 도전이 젊은 간부들을 자극해 자칫 공무원의 이탈(?)이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각에선 중앙부처와 달리 외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좌절감이 이 전 과장의 이직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아울러 “일부 자비 부담(2년은 국비, 2년은 자비)이 있기는 했지만 국가로부터 해외연수 기회를 얻은 뒤 학위를 받자마자 민간기업으로 옮기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평탄한 길을 포기하고 전혀 새로운 도전에 나선 용기가 부럽다.”면서 “이 전 과장의 전직이 외청의 인사적체 등의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지방행정의 달인] 달인에 뽑히면…

    [지방행정의 달인] 달인에 뽑히면…

    지방행정의 달인들은 공직사회에서 보기 드문 파격적인 혜택을 받는다. 행정안전부는 달인으로 선정된 공무원들이 높은 업무 숙련도와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했다고 판단, 개인 및 소속기관 표창은 물론 등급에 따라 실적 가점·교수 요원 임용·국내외 연수기회 부여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최종 선정된 달인은 분야별 아이디어, 전문성, 업무 추진력, 파급 효과 등과 함께 언론 보도 이후 여론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최고 1등급에서 최저 5등급으로 나눠 등급별로 다른 인센티브를 받는다. 1등급은 장기간 근무하면서 조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지역 및 국가발전에 뚜렷한 실적을 남긴 해당분야 1인자다. 대통령표창과 함께 6개월 국외 전문연수를 받는다. 최두영 행안부 지방행정국장은 “1등급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특별승진을 권고하고 1년간 중앙공무원교육원, 지방행정연수원 및 각 지자체 교육기관의 교수로 위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등급은 축적된 경륜을 바탕으로 많은 지자체에 파급 효과가 미치고, 전문교육 능력과 지도력이 뛰어난 공무원으로 국무총리표창, 실적 가점, 6개월 국외전문연수를 받는다. 1등급과 마찬가지로 1년간 교육원 교수로 위촉돼 전문분야 강의를 담당하게 된다. 3~5등급은 모두 행안부 장관표창을 받으며 3·4등급은 실적 가점이 추가된다. 1년간 교육원 교수 위촉은 3등급까지만 부여하며, 4·5등급은 공무원 교육 강사로 초빙된다. 또 세 등급 모두 국내외 단기연수 기회를 얻는다. 이 밖에 행안부는 달인이 기능직 공무원이거나 무기 계약직일 경우 해당 지자체에 일반직으로 전환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고할 계획이다. 서울신문은 지방행정의 달인을 집중 취재해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연재한다. 케이블 방송인 서울신문STV와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도 소개되고, 책자로도 발간돼 전국 지자체에 보급된다. 서울신문 연재가 끝나는 2011년 3월 최종 등급을 확정, 발표회를 갖는다. 문영훈 행안부 지방공무원단체지원과장은 “사후관리를 위해 달인들을 교수요원으로 육성하고 지자체 현장에서 해당분야의 자문·권고를 하는 컨설팅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성매매 공무원 ‘큰코 다칩니다’

    성매매 공무원 ‘큰코 다칩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성매매나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강화된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공무원의 성매매를 근절하고자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에 성매매한 공무원의 징계기준을 신설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현재는 주의 등 솜방망이 처분 성매매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규정돼 있지만, 공무원징계령 시행규칙에는 관련 처벌 기준이 없어 성매매를 한 공무원을 적발하더라도 ‘품위유지 의무 위반’의 기타 항목을 근거로 징계했다. 이 때문에 성매매한 공무원은 형사 처벌과 별도로 소속 기관에서 주의나 경고 등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 민주당 정범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266명의 공무원이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고, 2005년 98명, 2006년 204명, 2007년 223명, 2008년 229명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성매매 등 성범죄에 대한 공무원 징계가 솜방망이 수준에 그쳐 근절되기는커녕 적발 건수가 증가해 왔다.”면서 “행안부와 여성가족부 등 유관 부처가 함께 강도 높은 징계규정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또 대통령 훈령인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을 고쳐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면허가 처음으로 정지된 공무원은 기존의 경고 처분 대신 경징계를 하는 등 음주운전 징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으로 이미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운전하다 적발되면 경우에 따라 파면이나 해임 등 중징계할 방침이다. 지난 10월 행안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비위가 적발된 공무원은 2007년 1643명에서 2008년 1741명, 지난해 3155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징계유형별로는 음주운전, 성범죄 등이 포함된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 41.9%(2743명)로 가장 많았다. ● 품위유지 의무위반 42%로 최다 곽임근 행안부 윤리복무관은 “그동안 성매매와 음주운전 등은 별도의 처별 규정 없이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처벌해 징계 수위가 가볍고 공무원들의 경각심이 낮은 면이 있었다.”면서 “처벌 규정 강화 등 공직사회의 비위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추진되는 징계 강화안은 중앙부처 공무원에 적용되지만, 지자체별 징계 수준도 이에 맞춰 엄격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안부는 이 같은 개정안을 내년 상반기에 추진해 하반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공직 대해부-유신사무관]70~80년대 736명 특채… 현재 50여명 공직에

    [공직 대해부-유신사무관]70~80년대 736명 특채… 현재 50여명 공직에

    집단적인 특별채용으로 한때 공무원 사회에 파란을 일으켰던 ‘사관특채 공무원’들은 현재 어떤 위치에 있을까? 흔히 ‘유신 사무관 출신’이라고 불리는 공무원들로 1977년부터 1987년까지 10년 동안 736명이 공직사회에 특별채용 방식으로 유입됐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문제로 불거진 외교부 특채가 음성적인 것이었다면 유신사무관 특채는 제도화된 공공연한 특채였다. 이들이 공직사회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최소 23년, 최대 33년이 지났다. 군 복무 기간 5~7년을 감안하면 이들의 사회경력은 단순 계산으로도 28~40년이 된다. 사관학교를 23~24세에 졸업했다면 현재 이들의 나이는 51~64세가 돼 상당수는 이미 공직사회를 떠났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20년 이상 지난 데다 이들에 대한 인사관리를 별도로 하지 않는 만큼 당시와 현재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의 친목단체였던 ‘한길회’도 10여년 전부터 흐지부지되면서 모임의 맥이 끊겨 회원들의 근황을 파악하는 것조차 힘든 상태다. 다만 서울신문이 4~5년마다 다뤄온 공직사회의 인맥관련기사(공직사회의 파워 엘리트)와 각급 행정기관의 취재원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유신 사무관 출신은 현재 50여명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부처의 경우 국무총리실 1명을 비롯해 농수산식품부(1명), 국민권익위원회(2명), 환경부(3명). 행안부(1명), 국세청(1명) 등 15명 정도가 고위공무원단(국장급 이상)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고위공무원단에 편입되지 못한 3~4급은 10명 넘게 중앙부처에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과천청사 한 부처의 경우 육사출신 공무원 4명이 포진해 있으나 승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0~30명은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 등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신사무관은 채용 당시부터 많은 논란을 낳았다. ‘특혜’, ‘유신의 감시자’ 등 온갖 비판을 받으며 정치 쟁점화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공직사회는 당시의 사회분위기상 제대로 불만 표출도 하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만 앓았다. 특히 사무관 승진을 바라보고 있던 고참 주사(6급)들은 ‘만년 주사’라는 자조적인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응어리를 삭여야만 했다. 1985년 당시 박세직 총무처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사관 출신들의 특채는 공무원법 제28조와 대통령령 108조에 근거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유신사무관에 대한 따가운 눈총은 공직생활 내내 굴레가 됐다. ‘군부정치의 영속화를 위한 것이다.’ ‘군 인사 체증을 풀어내기 위한 방편이다.’ 등 각종 비판이 이어졌다. 나아가 ‘군부 정권의 감시원’, ‘전리품’이라는 말까지 듣기도 했다. 이 가운데 유신사무관 출신들을 가장 괴롭힌 것은 ‘공직사회의 인사질서를 교란한 장본인’이라는 시선이다. 하지만 유신사무관들 또한 공직사회 내의 경쟁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행시 출신자와 내부 승진자들 사이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초창기 유신사무관의 90% 이상이 중앙부처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현재 중앙부처에는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의 한 국장은 “빨리 승진해서 나간 사람들도 많지만 공무원 조직 적응에 실패해 중도에 사퇴한 경우도 20%가 넘는다.”고 말했다. 물론 공직사회뿐 아니라 국회의원을 비롯해 서울의 몇몇 구청장 등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유신 사무관 출신들도 많이 있다. 유신사무관 출신의 중앙부처 국장은 “개인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유신사무관 출신은 책임감이 강하고 리더십과 자신감이 앞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공직 대해부] 특채 출신 부처 국장 소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괜히 출신 성분을 구분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서….”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유신사무관 출신의 한 국장은 인터뷰 요청에 이렇게 답변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유신사무관 출신 공무원들은 대부분 비슷한 입장이었다. 육사 출신이라는 것을 숨기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공무원 사회에 진입한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다. 그는 육사 36기로, 동기생 330명 가운데 33명 정도가 장군이 됐다. 그는 대위에서 소령 진급할 무렵, 자원했다. 선배들이 말렸지만, 시험을 준비해 특채됐다. 50명 가운데 해사, 공사 출신 각 3명씩 6명을 제외하고 44명이 육군에서 나왔다. 준비과정에서 낙방생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시험을 통해 공직사회로 진입한 만큼 특혜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물론 행정고시는 아니지만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할 때 치른 승진시험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도 공무원사회에 특채제도를 통해 외부 인력을 수혈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경제적으로는 오히려 불이익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군인들의 경우 주거비와 생활비에 각종 지원이 뒤따랐다. 월급도 당시 일반 공무원보다 조금 많았다. 그는 “처음 서울의 한 구청 과장으로 발령났을 때 집을 구할 수 없어 애를 먹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초기에는 박봉에 가족들의 고생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군 출신이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더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에서의 성공 여부는 노력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군 출신은 책임감이 강했고 리더십과 경험 면에서 앞섰다고 기억하고 있다. 군 생활 7년 동안 조직을 이끌어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 공직사회에서 그렇게 평가를 받았다. 물론 유신사무관 출신들의 15~20%는 공무원사회 적응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공직사회에 어떻게 진입했느냐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어떤 자세로 얼마나 열심히 일을 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공직 대해부] 사관 특채 공무원 평가

    공직사회의 유신사무관 특채에 대해 백종섭(행정학) 대전대 교수는 “필요악적인 측면이 강했다.”면서 “유신사무관들이 당시 총무처·내무부 등 유독 일반행정분야에 많이 배정돼 공직사회의 관료적인 문화가 오랫동안 팽배하게 된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평가다. 유신사무관이 처음 배출된 1977년 당시에는 이보다 심한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군 인사 체증을 풀기 위한 것이다.’ ‘군사정권이 군과 관의 연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다.’ ‘유신사무관을 통해 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군부 출신의 인맥을 공직사회에 심어 놓기 위한 것이다.’ 등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하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은 이들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특히 이들과 30여년을 같이 생활한 고시출신이나 일반 공무원들 사이에는 긍정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고시출신의 한 중앙부처 국장은 “공통적으로 군 출신은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 면에서 고시출신에 비해 앞섰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신사무관들의 자긍심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당시 매너리즘 또는 부정부패 등이 팽배한 공직사회에 사관학교 출신들의 유입으로 공직사회가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한다. 단 한번의 시험통과로 공직생활 내내 노른자위를 골라 다니는 고시 출신자들과 어렵게 승진한 내부 출신자들 사이에서 선의의 경쟁을 유발한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채용과정을 볼 때 분명 특혜는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전기성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 교수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소신껏 일한 유신사무관들은 공직사회에서도 제역할을 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일반국민 51.6% “한국사회 부패”

    국민의 절반, 외국인의 3분의1 이상이 한국 사회가 부패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일반 국민 1400명, 공무원 1400명, 기업인 700명, 외국인 200명, 여론선도층 63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일반 국민의 51.6%가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부패하다고 답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업인의 39.0%, 외국인의 37.0%가 우리 사회가 부패하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부패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이보다 적었다. 일반 국민의 2.7%, 외국인의 5.0%가 업무와 관련해 공무원에게 금품·접대·선물 등을 제공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업인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11.1%로 높은 편이었다. 이는 지난해(14.7%)보다 떨어진 수치이기는 하지만, 아직 기업에서는 공무원에게 부정한 금품 등을 주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다. 사회분야별 부패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일반 국민(58.8%)·공무원(71.8%)·기업인(60.9%) 모두 정당 및 입법 분야의 부패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반 국민들은 사법분야(29.1%), 행정기관(28.1%), 공기업(24.5%) 등을 다음으로 꼽았다. 공직사회의 부패 수준에 대해서는 공무원과 국민 사이에 큰 인식차가 있었다. 공무원 가운데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응답한 경우는 2.4%에 그친 반면, 일반 국민의 54.1%와 기업인의 40.9%가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답했다. 특히 공무원 부패에 대한 기업인의 인식은 지난해(32.3%)보다 악화됐다. 공직사회의 행정기능을 분야별로 봤을 때는 일반 국민의 72.1%, 기업인의 63.4%가 ‘건축·건설·주택·토지’ 분야가 가장 부패하다고 응답했다. 권익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관 협력을 통한 효과적인 반부패 거버넌스 구축 등을 위한 세부추진계획 수립과 반부패 국제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공무원 불친절 뿌리 뽑는다

    ‘샤프’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15일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공직사회가 과거에 견줘 한층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만족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 구청장은 ‘친절 공무원 업, 불친절 다운’을 취임 5개월 프로젝트로 결정했다. 친절 헬퍼(helper) 양성에 나섰다. 서울신문 주최 ‘서울 석세스 어워드’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 구청장은 민선2기 때 시민단체가 선정한 공무원친절도 평가 2년 연속 최우수기관,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7년 연속 행정서비스헌장 우수기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친절한 직원에게는 인센티브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오는 17일까지 헬퍼 70명을 임명해 워크숍을 개최하고 내년 1월 발대식과 함께 불친절 사례를 뿌리뽑기로 했다. 헬퍼들은 친절 마인드·고객만족(CS)·직무·조직·분위기 업 등 5개 분야별 동호회로 활동하면서 정기적 보고회 등을 통해 불친절 직원을 유형별로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최근 구가 자체 분석한 불친절 사례는 마인드 부족(10%), 표현력 결핍에 따른 오해 유발(40%), 업무 미숙(20%), 내적 갈등(10%), 고질 민원에 대한 응답 탓(20%) 순으로 나타났다. 불친절 해소엔 특히 미소 동아리가 앞장을 선다. 회원 20명으로 올 6월 첫발을 뗐다. 6급 이상 간부들로 구성된 마인드 헬퍼 11명은 문제의 직원과 1대1 상담은 물론 외부교육을 권유하는 등 기본 마인드를 심는 데 주력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국민의 절반이 우리 사회 부패했다는데…

    어제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사회 전반과 공직사회에 대한 부패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국민과 공무원 사이에 상당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국민(응답자 1400명)의 절반 이상(51.6%)은 우리 사회가 ‘부패하다’고 답변했다. 공직사회에 대해서도 54.1%가 부패하다고 봤다. 반면 공무원(1400명)은 10.5%만 사회가 부패하다고 했고, 몸담고 있는 공직사회에 대해서는 불과 2.4%만 부패를 인정했을 뿐이다. 이는 공직사회에 대해 기업인(700명)의 40.9%, 외국인(200명)의 38%가 부패하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도 상당한 격차다. 일반국민의 부패수준 인식이 언론·인터넷 보도에 의해 부풀려진 점을 고려해도 공무원들이 사회 또는 자체 비리의 심각성에 대해 무감각하거나 관대한 시각을 갖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물론 공직사회 내부에서 볼 때, 전체 공무원 가운데 비리를 저지르는 비율은 높지 않다. 대다수 공무원은 성실하게 봉사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공무원의 부정·부패가 마치 공직사회에 만연한 것처럼 비쳐지고 도매금으로 비난 받는다면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수의 부패 공무원을 솎아내지 못한 책임은 공직사회에 있다고 본다. 퇴출이나 근무평가를 제대로 실시하려 해도 집단 반발하는 사례가 많은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제 식구 감싸기와 ‘철밥통’에 안주하려는 자세가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공직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부패 체감도를 높여 놓았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부패는 공직사회의 문제만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정치권과 기업·학교·종교계 등 사회 구석구석의 골칫거리다. 이번 권익위의 조사에서 국민이 실제로 금품과 접대를 제공한 부패경험률은 2.7%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절반 이상이 ‘부패한 사회’로 느끼고 있다. 이는 그만큼 주변에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일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 부패 인식도가 최근 몇년 동안 차츰 낮아지고 있는 것은 희망적인 일이다. 부패사회를 벗어나려면 부정·부패에 대한 단호한 처벌과 함께 다양한 감시체계가 필요하다. 각계 지도층과 공직사회의 솔선수범은 깨끗한 사회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 [공직 대해부] 대변인 어떤 자리

    정부 부처의 대변인은 힘든 자리지만 공직사회에서는 인기 있는 자리에 속한다. 무탈하게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면 보상(?) 차원에서 좋은 자리로 영전 또는 승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변인 임명은 부처에서도 신중을 기한다. 현 정부에서도 대변인 자리에는 연륜과 신망 있는 사람을 앉히라고 지시를 내린 바 있다. 대변인은 일단 업무나 말 솜씨가 뛰어나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무엇보다 대인관계가 원만해야 한다. 특히 기자들과의 관계는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평소 기자들과 얼굴 붉히는 일이 잦았다면 일단 흠이 된다. 부처마다 대변인을 임명할 때는 후보군 몇명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기자들의 의견을 떠보기도 한다. 기자들과 얼굴을 맞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때 기자들의 평판이 좋지 않으면 경쟁 대열에서 낙오된다. 대변인을 거쳐 장·차관에 오른 경우도 적지 않다. 업무 능력과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원만한 성격까지 갖췄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대변인이나 공보관 시절 기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하마평 등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총무처 공보관을,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경제기획원 공보관을,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건교부 공보관을 역임했다. 김대중 정부와 기자실이 통합돼 운영되던 노무현 정부 시절, 정부과천청사에 출입했던 기자들은 사회부처 가운데 명 대변인 3인방으로 보건복지부 노연홍, 환경부 문정호, 고용노동부 이기권 공보관을 꼽는다. 현재 노 공보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으로, 문 대변인은 환경부 차관, 이 공보관은 청와대 노동비서관으로 재직 중이다. 이들은 공보관시절 기자들이 궁금해하는 사안이나 부처 문제에 대해 명쾌한 설명과 함께 해답을 줬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변인이나 공보관을 거친다고 모두 영전하는 것은 아니다. 돌발사태 대처를 잘하지 못해 좌천되기도 한다. 노무현 정권 때 보건복지부의 한 공보관은 산하기관으로 좌천되는 아픔도 겪었다. 모 경제부처의 경우 이명박 정부 초기 고생한 대변인을 한직으로 보내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경북, 女공무원 체력단련 ‘붐’

    ‘강인한 여성 공무원이 되자!’ 최근 공직사회에 여성의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들이 이들의 현장 업무 수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강도 높은 정신적·육체적 훈련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경북 군위군은 동절기인 내년 1월부터 2개월간 전 직원 462명을 대상으로 2박 3일 일정의 해병대 극기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해병 훈련 전문 교육기관에 위탁·실시할 이번 교육의 프로그램은 정신교육을 비롯해 산악행군, PT체조, 유격훈련, 고무보트 수상훈련 등으로 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악명 높기로 소문난 해병 훈련을 통해 전 직원들의 심신을 단련하고 이를 지역 발전을 위한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아 보자는 취지에서다. 특히 2000년 이후 크게 늘어난 여성 직원들의 정신적·육체적 단련이 시급하다.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전체 직원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공무원이 현장 업무를 수행해야 할 실정이기 때문이다. 군위군의 경우, 2003년 말 기준 전체 직원 414명 중 여성 공무원이 99명(전체의 23.9%)에 그쳤으나 이후 계속 증가해 현재는 155명으로 전체 직원의 34.2%를 차지하고 있다. 도내 최고 수준이다. 여성 직원(354명)이 전체 직원(1260명)의 28%인 안동시의 경우, 구제역 발생으로 여성 직원들이 주야간 이동 통제 초소 현장 등에 투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평소 훈련 없이 구제역 현장에 투입돼 정신적·육체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북도선관위는 지난 3일 포항의 한 호텔에서 전국 시·도 선관위로는 처음으로 도 및 23개 시·군 선관위 소속 여성 공무원 54명을 대상으로 선거법 위반·감시 단속 역량 강화를 위한 실무 연수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수회는 선거 사범 단속 전문 경찰관 등을 강사로 초빙해 ▲선거법 위반 감시·단속 등에 대한 여성 공무원의 역할 ▲선거법 위반 현장에서의 감시·단속 사례 설명 ▲ 여성 공무원의 감시·단속 업무 수행에 따른 기법과 유의사항 등 현장 실무교육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금까지 남성 공무원들이 맡아 왔던 선거법 위반 현장 감시·단속 업무를 여성 공무원들에게도 맡기기 위해서다. 도 선관위 역시 2003년 말 기준 여성 직원(32명)이 전체 직원 158명의 20%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전체 직원 203명의 30%인 60명(휴직자 등 포함)으로 증가했다. 도 선관위는 앞으로 여성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연수·교육을 실시해 현장 실무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가는 한편 이들을 선거법 위반 감시·단속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도 선관위와 군위군 관계자는 “여성 공무원 증가와 함께 역할 증대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면서 “남성은 물론 여성 공무원들의 원할한 현장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관련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경북도와 23개 시·군의 전체 직원은 2만 3378명으로, 이 중 여성 직원은 26.4%인 6164명이다. 특히 경주·김천·구미·경산시와 군위·청송·성주·칠곡군 등 도내 8개 자치단체는 여성 직원이 30%를 초과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수습사무관들이 전하는 행시 합격 노하우

    수습사무관들이 전하는 행시 합격 노하우

    중앙부처 공무원이라는 꿈을 이룬 수습 사무관들이 실무 부처에 배치된 지 한달이 지났다. 지난해 행정고시(5급 공채)에 합격해 올해 6개월 과정의 중앙공무원교육원 신임관리자과정을 수료한 324명의 수습 사무관들은 지난달 1일 각 부처로 배치돼 공직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행정안전부에서 6개월간의 실무 수습을 시작한 3명의 새내기 사무관들로부터 실무 적응과정 등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을 들어봤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홍기웅 사무관 자치행정과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홍기웅(31) 사무관은 ‘4전 5기’의 주인공이다. 4년 연속 2차 시험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다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최종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낙방을 거듭할수록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주요 법령과 이론 등을 닥치는 대로 외우고 시험에서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서술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홍 사무관이 밝힌 합격 비결은 “욕심을 버리고 쉽게 접근했다.”는 것이었다. 홍 사무관은 “서술형인 2차 시험에서 암기한 모든 지식을 쏟아내는 것은 내 생각이 아닌, 단순 지식 나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면서 “지난해에는 욕심을 버리고 기본적인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시험에 임했다.”고 말했다. 최근 연평도 포격과 관련, 연평도 주민들이 임시로 머물고 있는 인천 인스파월드를 다녀온 그는 “피란 주민 중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많아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면서 “막내 사무관으로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수습 생활을 전했다. ●정희경 사무관 선거의회과에 근무하는 정희경(32) 사무관은 야근을 ‘밥 먹듯’ 하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정 사무관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일이 많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예상 외의 업무량에 놀랐다.”고 말했다. 의회 분야를 담당하는 선배 옆에서 보고서 작성을 도우면서 곁눈질로 정책을 익혀가는 중이다. 보고서 작성은 공무원 업무의 시작이자 끝이다. 그는 “의정비, 지방의원 겸직금지 관련 보고서를 쓰면서 제도 개선 방안, 해외 사례 요약을 담당했다.”면서 “1쪽짜리 보고서 안에 내용을 빠짐없이 쉽게 넣는 게 가장 어렵다.”고 전했다. 공직사회 적응에 대해서는 “수험생 때는 공직 문화라고 하면 막연히 딱딱하고 보수적인 분위기를 떠올렸었다.”면서 “하지만 행안부가 생각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인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직은 여성으로서 능력을 공정하게 검증받기에 맞춤인 분야”라고 추천했다. 정 사무관은 “공무원은 사소한 업무라도 국민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기 때문에 보람과 임무가 막중하다는 점을 후배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진 사무관 “공부 방법을 고민하기에 앞서 왜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행안부의 전반적인 행정 시스템을 파악하고 싶어 기획조정실 근무를 지원한 박영진(33) 사무관은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을 강조했다. 박 사무관은 “단순히 안정적인 직장이나 남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공직에 도전한다면 치열한 경쟁자들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면서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행시에 뛰어든다면 그만큼 합격의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박 사무관은 언론에 보도되는 주요 현안들을 담당 사무관의 관점으로 분석하는 자세를 면접 노하우로 꼽았다. 그는 “면접은 부처별 업무에 가장 이상적인 사무관을 선발하는 과정임을 명심하고, 수험생이 아닌 사무관의 마음가짐으로 면접에 임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고용부 잇단 인사실험

    공직사회가 고용노동부의 잇단 인사실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사제도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상당수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퇴출에서 잡호스팅까지 고용부는 내년 1월로 예정된 4~5급 간부 직원 인사부터 ‘잡호스팅’(직무개선 제안형 공모인사제)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6일 밝혔다. 잡호스팅은 직원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업무 제안서를 제출하면 이 직무제안서를 평가해 타당성과 현실성이 입증될 경우 해당 부서로 전보발령을 하는 인사 방식이다. 현재 일부 부처에서는 직속 상관이 함께 일할 직원을 고르는 드래프트제를 실시 중이다. 특정 업무의 자리가 빌 경우 내부 공모를 거쳐 직원을 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능력과 전문성이 있는 직원에게 자신이 일할 분야를 직접 골라 제안서까지 쓰도록 하는 것은 고용부가 처음이다. 고용부는 먼저 정책을 입안하고 확정하는 4~5급 직원들을 상대로 잡호스팅을 적용하고 성과를 평가해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6~7급 하위 직급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잡호스팅은 박재완 고용부 장관이 최근 적극 추진 지시를 내린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고용 총괄 부처로서 직원들의 업무지향적 제안과 아이디어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아이디어는 좋은데, 의구심도 생겨 고용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공무원 사회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는 “4~5급이면 간부진인데 다른 업무에 대한 제안서를 내서 채택될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비인기 보직 종사자가 인기 보직에 대해 현재 근무하는 사람보다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6~7급 강제 퇴출을 덮기 위한 조치가 아닌가 싶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고용부는 지난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40여명을 추려내 3~5개월에 걸친 직무역량 강화교육과 평가를 거쳐 지난달 4~5급 간부 공무원 8명을 면직키로 했다. 이달에는 6~7급 공무원 5명을 추가 퇴출하기로 했다. 일단 아이디어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현실성.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내부 공모를 통해 인기보직인 인사담당자를 뽑았다. 선호도가 높은 보직을 개방, 직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자리 순환을 통해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유경험자가 선발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기 보직이나 주요 보직은 어떤 인물이 할 수 있다는 내부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 이것을 깨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드래프트의 후속판? 잡호스팅이 정착될 경우 현행 드래프트제와 상호보완 작용을 하게 될 전망이다. 잡호스팅은 우수 공무원 선발, 드래프트는 공무원 재교육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드래프트제는 여러 부처나 공공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활용됐거나 활용 중이다. 일부 부처의 경우 인사가 국·과장 중심으로 이뤄져 기관장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조직 전체 차원에서의 인사나 탄력적인 인사가 어려워 유야무야됐다. 드래프트제가 공직 사회에 일정 정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드래프트제를 한때 실시했던 정부 부처의 한 국장은 “드래프트제를 처음 실시하면서 길게는 20년간 부처의 골칫덩어리로 여겨졌던 직원들이 정리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전보 인사 때 ‘헤드헌팅과 드래프트제’를 실시 중이다. 부서별로 선호하는 직원을 고르는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현장시정지원단’으로 합류돼 퇴출된다. 현장시정지원단은 2007년 102명에서 2008년 88명, 2009년 42명, 올해 24명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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