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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부비리신고 시스템 헬프라인, 외부위탁 해야 효과

    내부비리신고 시스템 헬프라인, 외부위탁 해야 효과

    신분노출이나 보복의 우려가 없는 신고시스템(헬프라인)을 설치해 내부제보를 활성화하는 것이 부패통제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2012년 ACFE(미 공인부정행위조사관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공, 사조직의 부패로 인한 비용은 최소한 매출(예산)의 8% 이상 소요된다. 이런 부정행위의 43.3%는 내부제보에 의해 적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미국의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외부 전문회사에 위탁 하여 헬프라인을 운영하는 것을 필수로 받아들이며 나아가 ISO26000, EICC(전자산업시민연대) 등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규범에도 이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내부제보를 활성화하는데 있어 관건은 제보자의 신분보호에 있다. 효과적으로 내부제보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외부위탁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전자산업행동규범 윤리부문에서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신분보장과 기밀보장 프로그램유지의무’, ‘직원이 보복의 두려움 없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프로세스 마련’ 등을 명시하고 있다. 신고시스템(헬프라인)을 외부에 위탁하면 보복 우려 없이 안전한 내부제보가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의 공공기관과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외부 전문회사에 헬프라인을 위탁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국내에서도 공직사회와 기업을 중심으로 반부패, 청렴 등 윤리경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헬프라인 설치 등 적극적인 대책을 모색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레드휘슬(www.redwhistle.org)은 국내의 대표적인 반부패시스템 전문회사로, 현재 국내 150여 기업과 공공기관이 레드휘슬 헬프라인을 이용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중소기업청, 건강보험공단, 한국농어촌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윤리경영 강화와 청렴도를 향상하기 위한 대책으로 헬프라인을 레드휘슬에 위탁하며 적극적인 내부고발을 유도하고 있는 것. 레드휘슬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레드휘슬 헬프라인을 통해 접수된 내부비리신고는 4,500여 건에 달한다. 최근 화두로 떠오른 원전비리 신고도 레드휘슬 헬프라인을 통해 이루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급 공채도 ‘이공계 강세’

    5급 공채도 ‘이공계 강세’

    올해 5급 행정직 공무원 공채시험(옛 행정고시) 일반행정직렬과 법무행정직렬 수석합격자의 전공은 각각 화학교육(서울대)과 수리과학(서울대)이었다. 재경직렬 공동 수석 합격자의 전공은 각각 생명화학공학(카이스트)과 기계공학(연세대)이었다. 간헐적으로 이공계 출신 수석 합격자는 있었지만, 행정직 주요 직렬에서 이공계가 다수 배출된 것은 이례적이다. 공직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5급 신규공무원 10명 가운데 4명은 이들과 같은 이공계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공채와 경력채용 등을 모두 포함한 지난해 5급 신규채용자 500명 가운데 이공계 전공자는 206명(41.2%)이었다. 5급 신규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2008년 141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200명을 넘었다. 지난해 이공계의 대표적인 직군인 기술직 합격자는 151명이었고, 행정직 합격자 가운데 이공계 전공자는 55명이었다. 이공계 출신 행정직 합격자는 2008년 37명이었다가 2010년 47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처음으로 50명을 넘어섰다. 기술직뿐만 아니라 행정직군에서도 이공계의 공직 진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지금까지 공직사회의 주류는 행정직으로 대표되는 인문계 출신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실제 현재 50개 중앙행정기관의 3급 이상 공무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10.4%에 불과하다. 2011년과 2012년의 5급 일반행정직렬 수석도 각각 법학과 사회학을 전공했던 인문학도였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를 보면 이공계의 공직 진출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을 전공이 무의미해지는 취업 풍토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5급 공채 1차 시험에서 헌법과 민법총론 등 기존 과목이 빠지고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대체되는 등 시험제도가 바뀐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5급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 통계는 부처별 집계가 끝난 내년 초에 확인할 수 있지만, 공직의 진입통로가 다양해짐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공직 더 유연해야… 개방형 임용기간 개선을”

    “공직 더 유연해야… 개방형 임용기간 개선을”

    “공직사회의 유연성이 아직은 아쉽습니다.” “업무를 익히고 자신의 전문성을 제대로 녹여내기 위해서는 임용기간이 조금 더 길어야 하지 않을까요.”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방형직위 민간 임용자 간담회’에는 국·과장급 공무원 35명이 모여 의견을 쏟아냈다. 이들은 민간의 전문성을 공적 영역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개방형직위제도를 통해 공직사회에 안착한 공무원들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은 개방형직위제가 경직된 공무원 조직이 변화하도록 유도하고 현장 실정에 맞는 정책을 입안·추진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준다는 데에 대체로 공감했다. 김영일 국립장애인도서관장은 “행정 관료들이 듣기 어려운 현장의 목소리를 공무원 조직 안에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직위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관장은 “공직 사회에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행정이 아직 부족하다”면서 “공무원 조직이 법령을 너무 엄격하게 해석해 적극적인 행정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 아쉽다”고도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현 개방형직위제 개선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임용된 여운광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은 “개방형직 임용 기간이 기본 2년 계약에 최대 5년인데 개방형직위로 새로 들어온 민간 전문가들이 전부터 추구했던 일을 하기 위해서라도 최대 5년 채용 기간 조건은 그대로 두되 기본 계약 기간이 3년으로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뇌물·성추행… 대구·경북 공직기강 ‘흔들’

    대구·경북 지역 공무원들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 동료 직원 성추행에다 공문서 조작, 도박, 뇌물 수수 등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22일 대구 북구청에 따르면 소속 간부 공무원 2명이 부하 여직원을 여러 차례 성추행해 온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북구청 동장이었던 이모(54)씨는 7년 전부터 최근까지 여직원에게 상습적으로 음란한 내용의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고 스토킹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청 과장이었던 김모(56)씨는 지난 5월부터 사무실이나 회식 자리에서 업무를 가르쳐 준다며 여직원의 신체를 접촉했으며 메일 등을 통해 만나자고 재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권고사직을 당한 상태다. 경북 포항시 이모(53) 과장은 죽도시장 상가 번영회 간부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뒤 보조금을 주기 위해 공문서를 조작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포항경찰서의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 경찰관 4명은 수년 동안 1명의 유부녀와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 오다 징계를 받았다. 대구 중구청 환경미화원 6명은 지난 20일 근무 시간에 판돈 40여만원에 이르는 도박판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국세청 경산세무서 박모(55) 과장은 세무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병원장 등으로부터 16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일 구속됐다. 박 과장은 2011년부터 소득세 신고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휴가비, 명절 떡값 등의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상납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공직사회의 기강이 바닥에 떨어지자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공직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대구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문제의 공무원들을 솎아내지 않으면 공직사회 부패는 계속된다. 비리 공무원들이 다시는 공직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연례행사 공직감찰… 체계적 반부패 교육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경찰청 등은 연말을 맞아 전방위 공직비리 감찰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한 행정관은 기업으로부터 골프 접대와 상품권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소속 부처로 인사조치되기도 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주 원전비리 등과 관련해 “부정부패는 무관용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혀 고강도 사정을 예고했다. 공직 감찰은 명절이나 연말만 되면 실시하는 연례행사로 비쳐져선 안 된다. 공직자들의 부정·비리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공직 비리는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1995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7년 동안 지자체의 비리를 분석한 결과 기초자치단체는 토착비리 발생 가능성이 광역단체에 비해 훨씬 높다는 연구도 있다. 지방분권으로 재량권과 자치업무가 많아진 영향도 있다고 한다. 인허가 등 선거와 관련된 토착비리의 악순환의 고리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감사원 감사도 토착비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공금횡령 등의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내부감찰 기능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선 자치단체들이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자율적인 내부통제 제도를 도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공직자의 청렴은 국가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국제투명성기구(TI)는 지난달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뇌물방지협약 이행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국가로 분류했다. 기업의 내부고발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국제사회에서 부패국가로 낙인 찍히면 국내기업의 해외 입찰 수주에도 불이익을 받는 등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조지프 F 필 전 주한 미8군 사령관은 한국에서 근무할 당시 1500달러짜리 만년필과 2000달러짜리 가방을 선물 받았다가 지난해 전역 때 소장으로 강등됐다. 미국은 공직자가 20달러 이상 선물이나 향응을 받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일부 기관들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청렴교육의무 이수제를 도입했다. 전체 공직사회로 확대하는 등 체계적 반부패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 靑참모진 연말 개편설 모락모락

    청와대 한 행정관(정부부처 과장급)이 기업으로부터 골프 접대와 상품권을 받아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경제수석실의 A행정관은 지난달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실시한 내부 감찰에서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 원래 몸담았던 소속 부처로 복귀 조치됐다. 감찰 결과 A행정관은 청와대에서 근무하기 전 기업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고, 시점은 불분명하지만 또 다른 기업으로부터 상품권을 받은 뒤 자신의 책상 서랍에 보관하다 적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품권 액수에 대해 “비교적 소액”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 규모나 업종 등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에서 비위 사실이 드러나 경질 조치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경제수석실에서는 A행정관이 인사 조치된 시기에 행정관 2명이 추가 교체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한 명은 가정적인 문제로 본인이 희망했고, 다른 한 명은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자연스럽게 교체됐다”면서 “비위 사실 등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연말 또는 연초에 이뤄지는 공직사회 정기인사와 맞물려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추가 개편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에서 근무하다 파견 형식으로 청와대에 건너온 참모진들도 20명에 육박하는 데다, 당초 예정된 파견 시한(1년)도 내년 초에 종료되는 만큼 일정 부분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관가 포커스] 안행부 1·2차관실 인사교류 기대 반 우려 반

    [관가 포커스] 안행부 1·2차관실 인사교류 기대 반 우려 반

    현 정부에서 공직사회의 인사교류 활성화 방침이 정해진 가운데 안전행정부가 ‘부처 안 칸막이 허물기’에 나섰다. 안행부는 1, 2차관실 소속 공무원을 서로 다른 차관실 산하 부서로 옮기는 하반기 전보인사 방침을 결정하고 이달 말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 근무 경력이 2년 이상이거나 같은 실·국에서 5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은 의무전보 대상이다. 한 부서에서 1~2년 근무했더라도 교류를 희망하면 인사대상이 될 수 있다. 의무전보자는 1~3순위 희망부서를 제출하고 1개 부서는 반드시 소속 차관을 달리하도록 했다. 잔류를 인정하는 비율은 실·국별로 20%로 제한했다. 과거에 잔류 인정 비율이 3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인사 폭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안행부 내부 인사를 ‘칸막이 허물기’와 매한가지로 여기는 것은 안행부의 뿌리 때문이다. 안행부는 1998년 정부 조직·인사를 총괄하는 총무처(1차관)와 지방행정을 담당하는 내무부(2차관)가 통합된 부처다. 15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안행부 내부에서는 과거 총무처와 내무부 사이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고 있다. 안행부 관계자들은 “물리적 통합 이후 조직 내 화학적 결합은 잘 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안행부의 내부 ‘칸막이 허물기’는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일부 우려 섞인 의견도 있다. 1, 2차관실 산하 업무가 사실상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인사 대상자들은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한 공무원은 “다른 차관실 부서로 이동하면 그 부서에서 전부터 오래 일을 한 사람보다 근무 평정에서 불리한 점수를 받는다”면서 “일부 실·국은 이 같은 성과평가가 관행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과장급 관계자는 “현재 인사기획관실에서 근무 평정 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고교 찾아가 채용 설명회… 학교서는 ‘공직 특별반’

    고교 찾아가 채용 설명회… 학교서는 ‘공직 특별반’

    올해 국가직·지방직 9급 공채시험에 각각 역대 최다 인원이 지원했다. 이 이유로 올해 9급 공무원 시험부터 ‘고교 이수 과목’(사회·과학·수학)이 선택 과목으로 도입된 점을 꼽기도 한다. 고교 과목 편입으로 공직사회 진출 장벽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고등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까지 현직 공무원이 고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고교 졸업 직후 바로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길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여러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한 류현진(LA다저스) 투수 아시죠?” 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있는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에서는 서울시 인재개발원에서 주최한 ‘고등학생을 위한 찾아가는 서울시 공직 리쿠르트’ 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가 열린 학교 강당에는 인근 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학생 152명이 앉아 있었다. 강연자로 나선 박진순 인재개발원 인재행정팀장은 준비한 내용을 설명하기에 앞서 류현진 선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류현진 투수의 최종 학력은 고졸이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도 뛰어난 실력으로 국내 프로야구 무대와 미국 프로야구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면서 “이제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사회도 고졸 인재를 뽑기 위한 길을 열어 놨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99만여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현황과 서울시 공무원 현황(서울시청 약 1만명, 서울시 25개 자치구 약 3만명)을 간략하게 언급한 뒤 “올해부터 국가직 9급 시험과 서울시를 포함한 지방직 9급 시험에 고교 과목 3개가 선택 과목으로 들어온 만큼 앞으로 많은 고등학생들이 공직을 향한 경쟁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양승철 인재개발원 채용팀장은 달라진 9급 공채시험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고졸 학력 학생만을 위해 지난해 서울시가 별도로 마련한 ‘기술직 구분 모집’ 채용 제도를 소개했다. 기술직 구분 모집은 기계, 전기, 화공, 토목 등의 분야를 전공한 공업계열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졸업생 또는 졸업 예정자를 뽑는 제도다. 해당 학과의 상위 50% 이내 성적과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야 선발될 수 있다. 고졸 취업 활성화 차원에서 오로지 고등학생만을 위해 마련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당 안에 있던 학생들은 공무원 시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채시험 응시료는 얼마인가’라는 질문부터 ‘공무원 보수가 적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사실인가’, ‘9급 공무원이 되면 승진은 어디까지 될 수 있나’ 등 조숙한 질문도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양 팀장은 첫 번째 질문에 “9급 시험 응시료는 5000원이지만, 서울시에서는 시험 준비 비용으로 1인당 1만 8000원이 든다. 응시료에 비해 소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현재 응시료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질문에는 “보수는 근무 경력이 많아질수록 호봉에 따라 오르고, 본인이 열심히 일한다면 9급 공무원에서 최고 서기관(4급 공무원)까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국가직 공무원은 9급에서 시작해 고위 공무원이 된 사례도 적지 않다. 서연수(16·고2)양은 “학교에서 공무원 공채 시험에 응시해 보라고 권했는데, 설명회에 와서 들어 보니 9급 시험 응시는 만 18세부터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빠른 생일이라 고 3이 돼도 공무원 시험 응시가 어렵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서양은 “대기업과 달리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돼 안정적이라는 매력이 있다. 연봉도 알고 보니 적지 않고, 초과 근무를 한 만큼 수당이 나오니 괜찮은 것 같다”면서 나중에라도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고등학생들에게도 공무원 채용 기회 문이 넓어지면서 일선 학교도 그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의 경우 기존의 잡스터디룸(JSR) 공공기관 취업반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추가로 받아 별도로 교육시키고 있다. 이 반은 공채시험뿐만 아니라 안전행정부에서 시행하는 국가직 9급 지역인재 견습직원 선발시험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가르친다. 김종갑 취업정보 부장교사는 “지난해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는 학생들 수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면서 “회계의 경우 특성화고 학생들은 이론과 실무를 함께 배우기 때문에 공무원으로 뽑혔을 때 바로 일을 할 수 있다. 특성화고 취업 활성화 차원에서 서울시가 공업계열 특성화고뿐만 아니라 회계 등을 가르치는 상업계열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구분 모집도 신설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감사원, 대통령 견제기관 아니다”

    “감사원, 대통령 견제기관 아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는 감사원의 중립성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굳은 의지로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지만 “감사원이 대통령을 견제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특위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으며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해 독립의 지위를 갖는다’는 감사원법 규정과 관련, “대통령이 감사원 직무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부터도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는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 점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감사원은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공유하고, 국책사업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공직사회를 독려할 책무도 있다”는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의 지적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황 후보자는 박정희 정권의 10월 유신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판시처럼 국민 기본권을 심대하게 침해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5·16 군사정변’, ‘유신헌법’,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의원들의 서면 질의에는 “역사적 사실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었다. 황 후보자는 강동원 무소속 의원이 4대강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 필요성을 주장하자 “감사원에서 나름대로 정당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사법처리 여부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황 후보자가 후보 선서도 하지 못한 채 회의가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기도 했다. 오전 10시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자마자 자료를 충분히 제출받은 다음 청문회를 진행하자는 민주당과 청문회를 진행하면서 자료를 제출받자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의견이 맞서면서 시작부터 정회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13일까지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경기 공무원 노사문화 최우수…우수상 전남도·충주시 선정

    안전행정부는 올해 공무원노사 문화대상 최우수상에 경기도를, 우수상에 전남도와 충북 충주시를 각각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3개 기관과 더불어 우수행정기관에는 제주시와 경기 광주시, 경북 봉화군이 함께 선정됐다.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경기도는 노사청렴협약 체결과 노·사·정 대타협 선언 등의 성과를 이룬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을 받은 전남도의 경우 지역기업 살리기와 포뮬러1 등 국제대회에 대한 마케팅 노력을 노사가 함께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얻게 한 요인이 됐다. 충주시는 노사가 신임 공무원에 대한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는 등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한 점이 인정됐다. 공무원 노사문화 우수행정기관 인증제는 공직사회에서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됐으며 올해 4회째를 맞았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외압 논란’ 감사원장에 ‘엄정 법관’ 지명… 정치 독립성 우회 강조

    ‘외압 논란’ 감사원장에 ‘엄정 법관’ 지명… 정치 독립성 우회 강조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감사원장 후보자를 비롯한 인선안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데는 흔들리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음 달 초 유럽 3개국 순방을 앞두고 인선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현실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정치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던 ‘개각설’도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부총리급인 감사원장에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명한 것은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헌법기관장인 감사원장은 그동안 중립성과 독립성 등을 감안해 대법관을 지낸 법조인 출신들이 주로 발탁됐으나, 이번에는 현직 법원장을 기용한 것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황 후보자의 인선 배경에 대해 굿모닝시티 사기분양이나 대우그룹 부실 회계감사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난 사건에 대해 강직하고 엄정하게 업무를 처리했다는 점을 꼽았다. 양건 전 감사원장 사퇴가 ‘외압’ 논란 속에서 이뤄졌던 점을 의식, 황 후보자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유지하는 적임자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양 전 원장 사퇴 이후 2개월 동안 대행 체제를 유지했던 만큼 황 후보자가 감사원 정상화를 조속히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복지 및 연금 분야 대표 전문가로 꼽힌다. 진영 전 장관이 기초연금을 비롯한 ‘복지공약 축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일방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는 점에서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인 문 후보자 기용은 필연적인 수순으로 풀이된다. 다만 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복지공약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어 문 후보자의 대응에 일차적인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후보자는 스포츠산업 분야 권위자로 통한다. 박근혜 정부는 최근 체육계에 만연된 비리와 체육단체장들의 도덕적 해이 등을 근절하기 위한 고강도 개혁 작업을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김 후보자의 역할이 주목된다. 이 밖에 현재 공석 중인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에 김소영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내정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공직사회 직장 내 성추행 위험 수위

    공무원들의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공직사회의 그릇된 성의식과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24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남성 공무원들이 부하 여직원이나 비정규직 여성을 성추행해 징계를 받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성추행 사건을 쉬쉬하며 덮으려 하거나 재발 방지대책 마련도 형식적이어서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전북도는 최근 도립미술관에 근무하는 5급 공무원 채모씨를 직위 해제했다. 채씨는 회식 자리에서 비정규직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채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변명했으나 정직 이상의 중징계 처분이 요구됐다. 지난 3월에는 민간단체에서 파견 나온 여성을 성추행한 6급 직원이 해임됐고 5월에도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5급 중간 간부가 해임됐다. 하지만 강력한 처벌에도 성추행 사건이 반복돼 방지대책이 겉돈다는 지적이다. 도는 성추행 근절을 위해 가해 공무원의 상급자도 연대 책임을 묻기로 했으나 이번에도 가해 공무원만 처벌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대책도 구호에 그치고 형식적이란 지적이다. 조선희 전북여성단체연합대표는 “고위 공무원들이 성추행 예방 교육을 받고 직장 내 문화를 바꿔 나가야 하는데 예방 교육은 일이 터질 때만 하위직 위주로 1회성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공무원 성추행 사건은 표면화되지 않았을 뿐 전국 지자체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청주시는 잊을 만하면 터지는 성추문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이 시정목표로 삼은 ‘여성친화도시’를 무색하게 한다. 시 출연기관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직원 A씨는 지난 10일 사표를 제출했다. A씨는 청주 옛 연초제조창에서 열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에 파견된 뒤 상습적으로 계약직 여직원들에게 과도한 신체접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시청 사무관(5급) B씨가 부하 여직원을 7년여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나 강등처분을 받았다. 2011년에는 사무관 C씨가 방송국 여직원을 성추행했다가 6급으로 강등됐다. “직원들이 여성친화도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전남지역 모 소방서장은 지난해 8월 신임 여자 119구급대원을 성희롱한 혐의로 직위 해제됐다. 해당 서장은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거부하자 ‘내 말 안 들으면 보내버린다’, ‘네가 이쁜 줄 아냐. 여자가 가슴도 없는 게’ 등 막말하고 성희롱했다. 충남 공주시 40대 김모 계장은 2010년 9월 말 축제 관련 회식자리에서 20대 여자 신입 A씨를 성추행했다. 저녁 먹은 뒤 2차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A씨의 몸을 더듬는 등 강제 추행했다. 특히 주변 상사와 동료들은 ‘참아야 되지 않겠느냐’며 김 계장을 고소한 A씨를 도우려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 계장은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자 항소를 포기했고, 지난해 4월 파면됐다. 정신적 충격에 빠진 A씨는 지난해 7월에 인근 지자체로 근무지를 옮겼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공주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퇴직공직자 재취업 관련 법령 속히 고쳐라

    퇴직공직자의 ‘전관예우’를 막기 위한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제도’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관련 법령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취업 제한 여부를 확인해 준 퇴직공직자 246명 가운데 52%인 128명이 업무와 관련이 있는 민간단체와 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 공직자윤리법을 개정, 재취업 제한 기준이 보다 강화됐지만 허점을 교묘하게 활용해 재취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 등에서 ‘갑 중의 갑’으로 군림하는 사정기관 인사들의 퇴직 전 ‘경력 세탁’이 더욱 심했다. 이 같은 꼼수 재취업은 현행 공직자윤리법의 허점을 악용한 탓으로 지적된다. 재취업 금지 기준을 퇴직공무원이 퇴직 전에 소속했던 ‘과와 팀’으로 정해 놓아 일정 기간 재취업에 관련된 부서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민간기업 등에 취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상당수가 퇴직 전에 기업 등의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은 곳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2011년 공직자윤리법을 고쳐 4급 이상 퇴직자의 취업 업무 심사 대상 기간을 ‘퇴직 전 3년에서 퇴직 전 5년’으로 늘리고, 재취업 가능 여부를 심사하는 공직자윤리위의 기능도 강화했지만 그 취지가 무색할 지경이다. 이런 사례를 두고 ‘신(新) 전관예우’로 부른다고 하니 쓴웃음마저 나온다. 법과 규정을 엄정히 지켜야 하는 공직사회에서 편법적인 행태가 만연해서는 안 될 일이다. 관련 법령을 뜯어고쳐서라도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아 법령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 무엇보다 공직자윤리법과 시행령에 적시된 직무 관련성 기준을 지금의 ‘부서’에서 ‘국·실이나 부처’ 단위로 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공직자윤리위의 재취업 심사 기능도 더욱 엄격해져야 함은 물론이다. 법정에서의 판결 잣대도 엄정해져야 한다. 공직자윤리위에서 제 아무리 심사를 강화해도 소송 등에서 이기는 사례가 적다면 이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은 보장되기 힘들다. 정부는 보다 강화된 재취업 기준 적용과 함께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작업에 나서 미비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 [주말 인사이드]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새내기 주무관 4명에 들어본 ‘그들의 얘기’

    [주말 인사이드]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새내기 주무관 4명에 들어본 ‘그들의 얘기’

    ‘시간제 공무원’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계약직으로 일하는 시간제 공무원이다. 이들은 월~목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금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근무하면서 주 35시간을 일한다. 2870여명(지난해 12월 기준)이 공직사회에서 일하고 있다. 다른 시간제 공무원은 ‘일반직’이다.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목표에 따라 탄생하게 될 공무원이다. 주 20시간(하루 4시간) 근무하면서 정년은 일반직 공무원처럼 보장되는 자리라 관심이 크다. 업무 형태나 일자리 질적인 수준 등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궁금증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의문을 해소할 길은 비슷한 일을 한 경험자에게 듣는 것뿐. 경기 고양시 각 동(洞)에서 일하는 새내기 주무관 4명을 만나 ‘시간제 공무원’의 모든 것을 낱낱이 풀어 봤다. 지난 16일 고양시청 앞 카페에서 이들을 만났다. 각자 다른 곳에서 일해 얼굴 마주칠 일이 없었던 터라 다들 데면데면했다.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는 동안 살짝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분위기는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각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공직의 보람과 동병상련의 공감을 나누더니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의 일상을 편안하게 털어놨다. 현종원(46·여)씨는 오랫동안 전업주부로 생활했다. 2011년 큰아들이 대학에 입학하자 비싼 등록금이 신경 쓰였다. 더이상 남편에게만 가계 수입을 맡길 수 없었다. 결국 현씨는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찾은 것이 덕양구청 육아 휴직자 대체인력 자리였다. 대체인력으로 일하면서 공무원 세계를 살짝 경험하고는 지난 9월부터 행신3동 주민센터에서 정식 공무원이 됐다. “일반직 공무원처럼 저도 제 이름으로 공문서를 작성해요. 시간제 계약직이라고 해서 보조 업무를 하는 게 아니에요. 책임을 덜 지는 것도 아니고요. 민원 처리 과정에서 만일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모두 처리해야 돼요. 책임감이 따를 수밖에 없죠.” 일산서구 일산3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김미진(40·여)씨 역시 맏아들 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 앞치마를 벗고 직장일을 시작했다. 그는 공무원이 되기 전과 후의 차이를 실감했다. “주민으로 (주민센터에) 왔을 때는 공무원들 모습이 마냥 평온해 보였어요. 퇴근 시까지 편하게 앉아서 일하다가 귀가하는 줄 알았는데, 일과 후에도 계속 일을 하더라고요.” 김씨가 하는 일은 많았다. 미술, 댄스스포츠, 요가 등 주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 기획부터 강사 섭외, 프로그램 운영 및 교육 시설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앞으로는 예산 부분까지 직접 챙겨야 한다. 김씨는 “저도 지금은 일과 중에 민원 처리하다가 미처 다른 업무를 못 해서 야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고두환(31)씨는 일산동구 풍산동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 일을 하고 있다. 그 역시 쉴 틈이 없다. 기초생활비, 양육수당, 보육료, 장애인 연금 신청을 받으면 수급 기준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또 실태조사를 위해 저소득 가정을 방문하는 일도 필수다.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다. “복지 부문에서는 특히 정보를 잘못 알려 주면 큰일 나요. 가령 매월 15일 이전에 보육료를 신청하면 신청한 달부터 보육료가 지급돼요. 그런데 16일 이후에 신청하면 보육료가 그 다음 달에 나와요. 만일 16일 이후에 신청해도 그 달 보육료가 나간다고 말하면 주민이 피해를 보잖아요.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실수하지 않으려고 매일 공부해요.” 이들 중 가장 어린 고아름(26·여·덕양구 능곡동 주민센터)씨는 대학 졸업 후 민간복지관에서 근무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지난 8월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내 합격했다. 공무원이 된 뒤 전에 없었던 걱정이 하나 늘었다고 했다. “채용 형태만 계약직일 뿐이지 일반 공무원이 하는 일은 다 해요. 주말에 동네에서 나눔장터 등의 행사가 열리면 일하러 나가고요, 대설주의보 등이 발령되면 비상 근무도 같이 서요. 눈 오면 새벽부터 나와서 제설 작업을 해야 하는데, 곧 겨울이 오잖아요. 이제는 눈이 언제 오나, 눈 언제 치우나 벌써 이런 걱정을 하고 있어요.”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은 금요일에는 오전만 근무한다. 하지만 금요일 오후까지 남아서 초과 근무를 하는 일이 잦다. 이때 초과 근무 수당은 지급된다. 하지만 이들에게 성과금은 없다. 상여금이 이미 연봉에 반영돼 있어 명절 상여금도 없다. 공무원연금 적용 대상도 아니다. 하지만 이게 불평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다들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전임 업무가 정해져 있어서 좋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고아름씨도 “내가 사는 동네 일을 하니까 일에 더욱 관심이 가고 책임감도 생긴다. 이제는 갖가지 동네 행사를 주위에 적극 알리고 있다”고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현씨는 “주위 공무원들이 계약직이라고 차별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민원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서로 경쟁 상대가 아니라 협력 대상이다. 견제하는 일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일하면서 겪은 독특한 경험을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고씨는 “주민들이 간혹 철물점 어디 있느냐, 교통카드 어디서 만들어야 하느냐, 카센터가 어딨냐고 물어볼 때가 있는데, 다 아는 게 아니라서 난감할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대답을 거절할 수는 없다. 최대한 설명해 드리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동안 대화는 어느덧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시간제 공무원 제도로 넘어갔다. 그런데 이들은 각자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정부에서 시행하려는 주 20시간 시간제 공무원이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죠. 제 근무 시간에 한 주민이 기초생활비 수급 신청을 하러 왔는데 서류가 부족한 거예요. 그래서 다른 서류도 챙겨 와야 한다고 했는데, 그 주민이 제가 이미 퇴근한 이후에 주민센터에 온 거예요. 그때는 새로운 사람이 일을 하고 있겠죠. 주민은 다시 설명해야 하고, 제 다음 근무자는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를 수 있죠. 가뜩이나 일이 많은데 인수인계를 매번 하는 것도 불편하고, 결국 업무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어요.”(고두환씨) “시간제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매일 민원을 접하는 일의 경우에는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제 공무원 일로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고아름씨) “스스로 가계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하루에 4시간 정도 일하는 것만으로는 생활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특히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시간제 공무원 일자리가 어쩌면 (취직 기준에) 부족할 수도 있죠.”(현종원씨) 다소 우려하는 시각 속에서 발전적인 의견도 나왔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노후 준비를 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데 만일 시간제 공무원 일만 한다면 경제적으로 계속 어렵겠죠. 현재 시간제 공무원에게 겸직 및 영리 행위를 허용할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융통성을 발휘한다면 일단 (영리 행위 등을) 허용해 주고 대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직업에 한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김미진씨) 또 시간제 일자리가 경력단절 및 20대 후반~40대 초 기혼 여성에게는 좋지만 청년들에게는 자칫 외면당할 수도 있다. 고아름씨는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가 단순 업무 위주로 생긴다면 청년들의 자기 계발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 같다. 전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일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정총리 “순번 승진 없어야” 능력·기여 따라 발탁 강조

    “연공서열, 이제는 그만~.” 국무총리실이 그동안의 연공서열 위주 인사에서 벗어나 조직 기여도와 능력, 전문성 위주로 발탁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과 다른 인사 원칙과 방향’은 정홍원 국무총리의 뜻으로 청와대와 긴밀한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전 공무원 사회에 미칠 파급 효과가 주목된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6일 국무조정실·총리 비서실 확대간부회의에서 “전과 같은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를 기대하지 말라. 조직 기여도와 능력, 전문성을 기초해 인사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김 실장은 이날 “국정감사 등 국회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 같은 원칙과 방향에 기초해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 같은 인사 원칙과 방향은 정 총리의 뜻이며 정 총리와 이에 대해 의논했으며 자신도 총리와 생각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또 “인사 대상은 국무조정실은 물론 총리 비서실까지 포함되며, 행정시험과 공채 출신은 물론 특채와 별정직, 계약직 등 모든 직원들이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도 최근 “공직자들이 줄을 서서 순번에 따라 승진하는 식의 인사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변 고위공직자들에게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를 이뤄내고 국가발전의 새 도약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능력과 기여도에 따른 발탁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총리와 전 부처의 선임 격인 총리실의 이 같은 ‘연공서열 뛰어넘기 시도’는 다른 공직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공직사회에 대한 중간 평가형식의 인사 실험으로도 풀이된다. 국무조정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정부까지의 인사가 연공서열 위주의 조직 안정성에 초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조직 활력과 효율성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앞두고 자칫 안주하기 쉬운 공직사회를 일깨우고, 공직자들의 노력과 역할을 평가한다는 의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이뤄지는 총리실 인사는 전 공직사회와 부처들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험 수위를 보여주는 시금석이자 잣대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8월 청와대 비서진 개편 이후 정 총리와 청와대의 소통·협력이 더 긴밀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연공서열 파괴 시도는 인사권 행사를 자제해 온 정 총리가 총리실 인사는 물론 새 각료 등용 과정에서도 자신의 색깔과 목소리를 낼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풀이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감사에 치인 지방공무원… 진짜 일은 언제하나

    감사에 치인 지방공무원… 진짜 일은 언제하나

    요즘 전북도 청사는 공휴일에도 밤늦은 시간까지 불이 환하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야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부서는 매일 밤 10시를 넘겨야 퇴근한다. 저녁 식사 시간도 부족해 인근 식당에서 배달해 먹는다. 고유 업무를 하기 위한 게 아니라 각종 감사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마다 자료 요구가 쏟아져 엄청난 행정력을 쏟아부어 준비해야 한다. 공무원들은 파김치가 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감사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공직사회 감사는 일상화됐다. 통상 연간 10차례가 넘어 연중 감사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달처럼 국정감사, 감사원감사,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 등 대형 감사가 겹치면 공무원들은 초비상 상태에 돌입한다. 그만큼 피로도도 높아진다. 전북도의 경우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4주간 도와 도내 14개 시·군에 대한 감사원감사가 있다. ‘건설사업 안전 및 품질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다. 특정 분야에 대한 장기 감사는 이례적이어서 공무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감사원감사 기간인 29일에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있다. 현재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만 200건이 넘어 이를 수집하고 제출하느라 야근이 일상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 달 8일부터는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예정돼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충북도청 직원들도 25일 국회 안전행정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현재 의원 11명이 요구한 자료가 340여건에 이르러서다. 오래전부터 의원들이 지나치게 많은 자료를 요구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지만 여전하다는 게 공무원들의 하소연이다. 도는 이들 자료를 정리해 18일까지 500쪽 분량의 책자를 만들어 20일까지 의원들에게 보내야 한다. 뒤늦게 자료를 요구한 것은 따로 만들어야 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3년치 이하 자료를 요구해 달라고 양해를 구하지만 아직도 5년치 이상의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있다”면서 “감사를 준비하느라 휴일도 없고 평일에는 밤 12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등 1년마다 홍역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도 받아야 한다. 전남도는 28일 국회 안전행정위, 31일에는 국토교통위의 국정감사를 받는다. 관련 자료만 887건이다. 감사원감사는 올해만 10여 차례 받았다. 또 다음 달 7일부터 12월 18일까지는 전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기다린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에서 하는 것이라 어쩔 수 없지만 합동감사와 의회감사 등이 있어 국정감사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공무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정감사 연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인천시는 31일 예정인 국정감사의 연기를 요청했다. 18~24일 열리는 전국체전 준비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체전은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초전으로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는데 이를 간과한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더욱이 올해 국감 요구 자료는 1000여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부족한 인력과 촉박한 일정으로 성실한 국감 준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사설] 무늬만 개방형 직위제 비판 언제 면할 텐가

    민간에 공직의 문호를 개방하는 개방형 직위제가 실질적으로 운영된 지 10년이 되었지만 ‘무늬만 개방형’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방형 직위로 지정된 전체 직위 가운데 실제로 외부 민간인을 임용한 비율은 올해 6월 기준 26.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민간인 채용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감사관은 128개 기관 중 9.9%인 단 12명만이 외부 인사로 채워져 가장 폐쇄적이었다. 개방형 직위제의 파행적인 운영은 해마다 국정감사 때가 되면 단골손님처럼 의원들의 지적사항으로 등장해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슬며시 수면 밑으로 들어가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개방형 직위제는 소위 ‘철밥통’ 소리를 들을 만큼 타성에 젖은 공직사회에 외부의 피를 수혈해 활기를 불어넣자는 취지다. 하지만, 법제화하는 등의 강력한 규정이 없고 배타적인 공직사회의 자기방어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력 있는 공무원 출신이 민간인과 경쟁해 채용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상당수의 전직 또는 현직 공무원을 개방형 직위에 임명하는 관행이 고착됐다. 그러다 보니 제도의 본래 취지는 무색해지고 공무원의 내부 승진이나 돌려막기 인사, 재취업의 통로로 악용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비 창구로 이용되는 공직자의 재취업을 줄이고 민간전문가의 공직 진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주문은 눈길을 끈다. 공직의 개방성을 높이려면 몇 가지 짚어볼 점이 있다. 우선 우수한 민간자원을 영입할 여건을 갖춰야 한다. 5년 계약직인 개방형 직위는 신분의 안정성이 높다고 할 수 없고 임금 또한 민간 분야보다 박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우수한 자원에 걸맞은 임금과 충분한 신분보장책을 제공해야 한다. 민간인 채용을 강제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엊그제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가공무원법 등 개정안도 같은 맥락이다. 개방형 직위에 민간인이 일정 비율 이상 반드시 임용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과장급 공모직위’ 개선안도 기대가 크다. 개방형 직위 공모 때 적격자가 없으면 공무원을 임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채용 전문기관 등을 통해 민간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니 두고 볼 일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미꾸라지들 사이에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의 활동력이 높아져서 고기 맛이 좋아진다는 ‘메기 효과론’도 있다. 개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공직의 개방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평균에 못 미쳐 전체 17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공직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공직 개방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 [김종면 칼럼] 이 시대에 ‘양심’으로 산다는 것

    [김종면 칼럼] 이 시대에 ‘양심’으로 산다는 것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양심의 화신인가. 모두가 선망하는 장관 벼슬을 내려놓게 해달라고 간청을 했다니 색다른 양심의 소유자 같다. 그런데 찜찜하다. 장관 자리를 초개처럼 버린 그 양심의 정체가 수상하다. 그에게 양심은 필경 옳고 그름을 깨달아 바르게 행하려는 의식, 곧 양심(良心)일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겉 다르고 속 다른 두 마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면, 그는 다만 방황하는 양심(兩心)의 주인공에 불과하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한다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대선공약집만 훑어 봐도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내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까지 한 사람이,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소신이고 공약임을 몰랐을 리 없다. 박 대통령 아래서 장관 노릇까지 할 것 다 하고 이제 와서 공약이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딴소리를 하는 것은 그야말로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그는 애당초 골치 아픈 복지부 장관이 아니라 ‘인원’을 꽉 쥐고 있는 안전행정부 장관 같은 느긋한 자리를 원했는지 모른다. 어쨌든, 그는 장관 한번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기에 ‘국회의원 장관 겸직 금지‘ 소신도 접고 복지부 수장 자리를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기초연금 정부안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게다가 국정감사라는 결전의 장을 코앞에 두고 “양심의 문제” 운운하며 발을 뺄 수는 없는 일이다. 장관쯤 됐으면 양심의 다른 이름이 책임감인 것 정도는 알아야 한다. 대통령과 국정철학도 다른데 괜히 ‘휘핑 보이’(whipping boy)가 돼 남의 죄를 떠맡고 대신 벌을 받을 수는 없다는 심산인지 모르지만 결코 당당해 보이지 않는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장관 자리가 아니다. 나아갈 때 나아가고 물러날 때 물러나야 한다. 공직의 엄중함을 한껏 조롱한 가벼운 처신이 공직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두렵다. 물의를 빚고 장관을 그만둬도 국회의원으로 또 버젓이 행세하는 세상이다. 엊그제 신문엔 여당 지도부 인사들이 국회에 온 진 전 장관을 ‘개선장군’이라도 되는 양 환한 빛으로 맞는 사진이 실렸다. 험한 말을 퍼붓던 모습은 간데없다. 정치꾼의 본색인가. 도대체 진실이 무엇인지 국민은 헷갈린다. 그러니 정치가 불신받는 것이다. ‘정치인 장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때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불씨를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 ‘진영 사태’는 박 대통령이 인사에 관한 한 정말 솜씨가 없고 불운하기까지 함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국정철학 공유라는 박근혜 정부 인사 대원칙에 어긋나는 인물을 중용한 꼴이 됐으니 할 말이 없게 됐다. 문제는 다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다. 아무리 소통 부재 현실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국정쇄신을 주문해도 대통령의 ‘나홀로 통치’는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항명파동을 겪으며 배신의 트라우마까지 더쳤을 테니 더욱더 문을 안으로 걸어 잠글지 모른다. 홀로 가는 길은 위험하다. 그래도 믿을 건 친박 원로들밖에 없다는 듯 전비(前非)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新)386’ 연로층을 대거 불러내 호위병풍을 둘렀다. 썩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원칙의 실종이요 상식의 배반이다. 그들이 과연 ‘윗분’을 모시고 파트너십의 지혜를 발휘하며 진정한 소통의 해법을 찾아갈 수 있을까. 경륜 있는 원로그룹도 물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근육질의 정치력과 신축자재한 사고를 지닌 청장층과의 조화가 없는 원로들만의 행진은 공허하다. 섞여야 힘이 나온다. 창조경제가 시대정신이라면 창조정치 또한 시대정신이다. 명령일하의 리더십은 창조의 적이다. 권위는 지키되 권위주의는 버려야 한다. 정권출범 8개월, 귀가 아프도록 듣고 또 듣는 불통 소리에 우리는 모두 지쳤다. 지금 국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뭐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저 ‘소통하는 양심’이 좀 돼 달라는 것이다. 나만의 원칙보다 중요한 게 만인의 상식이다. 대통령의 서늘한 각성이 필요하다. jmkim@seoul.co.kr
  • [사설] 공직 ‘고용세습’ 특채 뿌리뽑아라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우성인 가운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전국의 공공기관 중 적잖은 곳이 ‘고용 세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취업 준비생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현대판 음서제도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가족 관계가 취업을 좌지우지하는 행태는 하루빨리 중단돼야 한다. 사회 통합 차원에서 공직사회부터 전수조사를 통해 실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일자리 대물림을 뿌리 뽑기 바란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전국 공공기관 295곳 중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 홈페이지 등에 단체협약서를 공개한 179곳을 분석한 결과 18.4%에 해당하는 33곳이 가족 우선 채용 조항을 두고 있다. 가관인 것은 직원이 자살 등 업무 외 개인적인 사유로 사망하거나 정년퇴직한 경우에도 가족을 우선 채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 사실이다. 해당 공공기관 노조들은 “요즘은 거의 사문화됐다”고 주장하지만 단체협약에 따라 최근 직원 가족이 채용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한다. 울산지법은 지난 5월 고용 세습 논란을 빚은 현대자동차 조합원의 유가족이 단협에 따라 아들을 채용하고 위로금도 지급해 달라며 현대차를 상대로 낸 고용의무이행 등 청구소송에서 “위로금은 일부 지급해야 하지만 아들을 채용할 필요는 없다”고 판결했다. 하물며 공공기관에서 일자리를 사유화하려는 것은 공정 사회와 동떨어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가족 관계를 이용한 인사를 막을 방안을 찾아야 한다. 2010년 전 외교부 장관의 딸 특채 문제가 불거졌을 때 안전행정부의 특별감사와 국정감사에서 정부 조직 전반에 고위직이나 하위직 구분 없이 채용 비리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어제 보도자료에서 “국무총리실은 채용 공고와 시험도 없이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아들을 채용했다”면서 채용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특혜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채용의 투명성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오늘 전국 45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행되는 지방직 7급 공무원 공개경쟁임용 필기시험에는 235명 선발에 2만 5066명이 지원해 106.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공무원 시험 응시생은 45만여명에 이른다. 취업 준비생 3명 중 1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정도로 공직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모든 국민들에게 투명한 공직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행정정보 공유시스템 조기 정착… ‘국민 정보주권시대’ 열어야”

    “행정정보 공유시스템 조기 정착… ‘국민 정보주권시대’ 열어야”

    박근혜 정부가 공공정보의 개방·공유 및 부처 간 소통·협력을 기치로 내건 ‘정부 3.0’ 정책 추진이 지난달 26일로 100일을 맞았다.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관련 대통령 보고일정을 조율하는 등 중간점검 모드에 돌입했다. 안행부는 1일 학계, 기업, 시민단체 등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현재까지 평가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정부에서 주춤했던 공공정보 개방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한편, 공직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줄 것을 주문했다.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박찬우 안행부 1차관과 안문석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 김한수 LG CNS 상무, 전진한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정부 3.0 추진 과정에서의 평가와 아쉬움 등 소회를 밝혔다. 박찬우 차관(이하 박) 부처마다 시스템을 연계 통합해야 하는데 표준화가 여전히 미흡하다. 현재의 행정정보공유 시스템을 보면 240여개는 공유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공유가 돼 있지 않다. 범국가적인 공유도 아니고 관련 기관끼리의 공유가 가능한 수준이다. 지금부터라도 서로 연계통합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정보공유를 원하는 부처들의 말을 들어 보면 결국 과세 정보와 같은 개인 정보와 관련된 것을 공유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개별법에서는 법이 정한 본래 목적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공개는 양자가 모순되기는 하지만 모두 국민이 원하는 것이다. 안문석 교수(이하 안)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있지 않나. 이걸 잘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 미국처럼 개인정보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도 정부가 국민의 사회보장번호를 활용해 복지사업의 누수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진한 소장(이하 전) 정보가 공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도 정부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서울시와 KT가 심야 시간 통화량 정보를 바탕으로 심야버스 노선을 재조정한 사례가 좋은 예다. 데이터라는 것이 일반 시민들에게는 잘 와 닿지 않지만, 정책으로 이어지면 느끼게 된다. 빅데이터가 결국 사람의 욕구를 조사하는 것 아니겠는가. 네이버와 다음과 같은 포털업계에서도 의지가 있다. 이들 포털이 많은 것을 갖고 있다. 공무원들도 이들과 협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박 우리도 국민 중심, 수요자 중심이라고 말하는데 국민들도 인식했으면 좋겠다. 정부가 1차적인 공급자로서 잘못이 있을 수 있지만 시민들도 함께 바뀌었으면 한다. 정부 3.0은 결국 정부와 시민이 협력하고 공유하자는 것이다. 안 공무원들이 지난 정부에서 정보공개에 대한 인식이 소극적으로 변했다. 그러다 현 정부에서 “정보공개를 해야 한다”고 인식을 다시 바꾸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국민의 ‘정보주권시대’를 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를 통해 5년이 지난 뒤 공무원들이 “당연히 정보공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이 또한 큰 변화다. 정보주권의 대표적인 나라가 핀란드인데 이런 나라의 부패지수가 왜 낮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김한수 상무(이하 김) 이제 데이터를 저장만 하는 시스템을 넘어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 자기 시스템만 만들기에 바빴던 시대였지만 이제는 (데이터의) 연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물론 대기업에서의 역할도 있을 것이고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안 정부기관들이 무엇을 공개할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이것이 지속 가능하게 성과를 내려면 민간에서 계속 요구해야 한다. 시민단체, 대학, 기업이 정부에 더욱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 정부가 정보를 공개하려면 예산이 들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다. 정보공개법에 따른 연차보고서가 있지 않은가. 어떤 정보를 국민이 요구하는지, 어떤 정보가 정말 필요한데 공개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전정보공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 수요자(국민)와 상호작용을 통해 내용이 충실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사전정보공개 부분은 양과 질을 모두 늘려가겠다. 민간의 관심도 중요하다. 정부는 공개하려고 하는데 민간이 관심 없고 요구가 없다면 속도가 빨라질 수 없다. 내년 연말까지 4억 9000만건의 정보가 공개된다. 2~3년 뒤면 6억 5000만건에서 7억여건의 정보가 상시공개 상태가 될 것이다. 투자대비 효과 측면에서 보면 공개된 정보가 최대한 활용될 수 있도록 민간과 시민단체, 기업이 협업해주기를 바란다. 안 정부가 1차적인 정보공개를 할 때도 어느 정도까지 가공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여기에 대한 예산도 필요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정부 3.0이 제대로 된다면 일자리 창출도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다. 시민단체 쪽 생각은 어떤가. 전 최근에 서울시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버스역, 지하철역 정보를 공개했다. 상당히 재미있었다. 홍보업체 등 업계에서 이러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같은 데이터를 봐도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기록관리생산이 잘 활용되지 않는다. 기록관리생산은 국가기록원만이 아니라 각 부처가 해야 한다. 부처별로도 의미있는 기록을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예컨대 기상청이 지난 50여년의 기상데이터를 공개한다고 해보자. 이를 기업이 이용할 수 있다. 안 국민이 정부에 순응하는 나라는 전자정부를 못한다. 정부에 더 요구해야 한다. 김 상무에게 질문을 하고 싶다. 데이터 활용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제한이 없지 않나. 김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검토해보니 벤처의 영역이지 대기업의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박 앱(App)으로만 제한해 얘기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데이터와 다른 기술 산업이 융합해야 한다. 다른 차원의 산업이 육성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이 설정돼야 할 것이다. 버스정보 앱을 예로 들으면 앱만으로는 돈을 벌지 못하지만 이를 위한 시스템 구축 업체가 수익을 낸 것이다. 정부 3.0은 ‘유능한 정부’도 핵심 과제다. 유능한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인데, 혼자는 못한다. 문제 해결이 가장 어려울 때는 각 대상자들이 문제에 대한 동의를 얻지 못할 때다. 문제와 인식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전제가 바로 정보의 공유다. 정보 공유를 통해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할 수 있고 해결책도 나온다. 정부 3.0에서 칸막이를 없애자는 얘기를 계속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안 조기경보체계가 완비돼야 유능한 정부를 만들 수 있다. 유능한 정부는 조짐을 보고 미리 해결책을 찾는다. 이것이 빅데이터 활용이라는 최근 추세와도 연계돼 있다. 칸막이 제거도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하면 의외로 쉽게 할 수 있다. 전 박근혜 정부에서 이런 구호를 갖고 일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협업이다. 시민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된다. 김 정부 3.0이 말하는 개방과 공유, 소통, 협력의 가치가 바로 집단지성이 구현되는 기반이 될 것이다. 그 속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의 의견이 반영되고 합의된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유능한 정부가 만들어질 것이다. 안 과거에는 대다수가 만족하면 됐지만 지금은 소수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됐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맞춤형서비스의 핵심은 개별화다. 이제는 정부가 국민 개개인이 요구하는 사안을 풀어줘야 한다. 정부 3.0이 말하는 맞춤형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정리 안석 기자 c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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