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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도 똑같은 공무원으로 대해 주세요”

    “장애인도 똑같은 공무원으로 대해 주세요”

    “저와 같은 중증 장애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드리고 싶었어요.” 지난해 말 수십대1의 경쟁률을 보였던 서울시 9급 공무원 장애인 구분모집 공개채용에 1급 장애를 가진 청년이 당당히 합격했다. 경기 부천 가톨릭대 행정학과 출신의 윤상현(28)씨가 주인공. 상현씨는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들어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고, 어눌한 말투 탓에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는 중증 장애인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인 컴퓨터로 하는 일이라면 뭐든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그는 3일 ‘첫 월급을 받으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먼저 조카에게 과자를 사 주고 싶다”며 소박하게 웃었다. 상현씨가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결심한 것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때다.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보듬어 줄 수 있는 공무원이 돼 보라”는 담임교사의 말을 듣고서였다. 2010년부터 본격적인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는 그는 “편치 않은 손 때문에 필기가 어려워 휴학 후 집에서 동영상 강의를 수강했다”면서 “강의를 반복해 들으며 아예 내용을 모두 암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격의 영광이 있기까지 신체적 한계 외에 마음에 상처를 받는 시련도 많았다. 상현씨는 서울시 9급 공채에 앞서 두 차례 다른 시도의 공무원 시험에도 응시했다. 둘 다 필기시험은 합격했지만 최종 면접에서 연거푸 탈락하고 말았다. 한번은 필기시험을 통과한 모든 장애인들이 면접에 합격했으나 상현씨만 탈락하기도 했다. ‘일반 장애인은 괜찮지만 아직 중증 장애인을 채용할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상현씨는 “그날 밤 어머니를 붙잡고 밤새 울었다”고 회상했다. ‘중증 장애인이 무슨 공무원이냐’며 조롱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상처는 받았지만 좌절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상현씨의 곁에는 그를 믿고 지켜봐 주는 가족들과 교수, 학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 보면 책값이 많이 드는데 교수님들이 책도 사 주시고, 친구들은 이동을 도와주곤 했다”면서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서 중증 장애인들의 롤 모델이 되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고 말했다. 상현씨는 금천구청으로 첫 출근을 했다. 그는 “나보다 장애가 더 심한 공무원들에게는 활동 보조인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면서 “공직사회가 먼저 장애인도 ‘똑같은 동료’로 여기는 분위기를 정착시켰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공직 꼭짓점’ 차관 매뉴얼 나왔다

    100만 공무원 가운데 0.01%도 안 되는 ‘공직사회 꼭짓점’ 차관을 위한 매뉴얼이 나왔다. 안전행정부는 2일 한국행정학회 분석을 통해 ‘차관(급) 정무직의 성공적 직무수행 방안 연구’를 내놓았다. 앞서 2010년에는 장관 직무가이드를 펴낸 바 있다. 장관 직무가이드는 미국의 행정학 이론을 많이 참고했지만, 차관 매뉴얼은 한국 공무원을 위한 토종 지침서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안행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차관 매뉴얼은 ▲차관이 되면 달라지는 것 11개 ▲필요한 자질과 능력 8개 ▲관리전략 48개 항목을 제시했다. 차관은 부처에 1~2자리밖에 없어 공직자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위다. 장관은 정치인 등 외부 출신이 임용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차관이야말로 공무원이 한 계단씩 승진해서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자리다. 매뉴얼은 차관의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해당 부처의 주요 정책을 장관이 충분히 이해하도록 하고, 외부에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관이 부처를 대표해 밖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안살림’을 도맡는 자리가 바로 차관이다. 차관이 되면 임용 첫날부터 하루의 일정과 만나서 대화하는 사람들이 이전과 판이해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회의하고, 정책 및 현안에 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전에는 별로 문제 되지 않았던 사적 이해관계가 차관이 되면 달라지므로 “사적인 네트워크를 최대한 정리하라”는 것이 매뉴얼의 조언이다. 매뉴얼은 “부처에 해당되는 주요 법령을 가장 먼저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하 직원들이 법령 때문에 창의적인 일을 하려는 의욕이 꺾일 때도 있고, 또는 관련 법령을 근거로 “할 수 없다”고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뉴얼은 “일을 하는 데 있어 법령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으며, 차관의 힘은 물론 행정과 정부의 힘의 원천이 바로 법령임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관은 ‘국정과제 관리의 실무 총책임자’로서 대통령이 장관보다 먼저 어떤 문제를 꺼내거나, 대통령이 장관에게 불쑥 전화해 무엇인가를 물어볼 때 장관이 머뭇거렸다면 이는 ‘차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현오석 경질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현오석 경질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최광숙 논설위원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국민들은 두 번 놀랐다. 처음에는 2000여만명이나 되는 국민들의 금융 및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털렸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이어 터져 나온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어리석은 국민 탓” 발언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는 국민의 뒤통수를 때렸다. 그렇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그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현 부총리의 경제팀을 재신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공직자가 없기를 바란다”며 현 부총리 경제팀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면서도 “이런 일이 재발될 시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해 당장 문책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로 국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미덥지 않던 현 경제팀이 이미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본다. 다시 사고칠 때까지 기다릴 것 없이 즉각 경제팀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정부의 경제팀 수장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다, ‘대형 사고’까지 친 그를 국민들은 더 이상 인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일로 당장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았을지 몰라도, 가슴 졸이며 은행 잔고를 체크하고 카드 거래를 중지하거나 카드 재발급을 한 수백만명의 국민들은 이미 엄연한 심리적 피해자다. 현 부총리를 즉각 교체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이번 사고가 단순한 일회성 금융사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도난된 정보 규모가 엄청난 사실은 한국의 금융정보 분야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듯, 이번 일로 한국은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금융은 신용과 신뢰를 바탕으로 굴러간다. 이번 일은 그런 신뢰의 경제질서를 무너뜨린 것이나 다름없다. 신뢰의 한국 사회를 일순간에 유린한 엄청난 대참사인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국민경제를 불안에 빠뜨리고 국민들을 동요하게 한 현 부총리를 경질하지 않을 경우, 관료사회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사고를 치고도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면 공직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묻지 않는 조직이 제대로 된 조직인가. 더구나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기치를 내걸고 규제 혁파와 공공부문 개혁에 매진하고 있다. 역대 정부에서도 이런 개혁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은 개혁의 주체인 관료들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만한 이는 다 안다. 그런 만큼 이번에 문제의 관료를 경질해 추상같은 영(令)을 세워 공직사회를 다잡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개혁은 물건너갈 수밖에 없다.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이 엄격한 군율이 살아 있다는 것을 전군에 알리기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마속의 목을 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얘기가 아직도 회자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현 부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새누리당과 청와대 분위기를 보면 현 부총리의 경제팀을 신임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경제팀 경질을 바라지도 않는 것 같다. 무엇보다 발등의 불인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임 부총리나 장관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을 고려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현 부총리 경제팀의 성과나 책임 소재 등이 아니라,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그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 대통령은 인사에서도 ‘비정상의 정상화’를 보여줘야 한다. 박 대통령은 현 부총리 경질 시 오는 정치적 부담보다 지방선거까지 안고 갈 경우 오히려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에 박 대통령이 단호하게 현 부총리를 사퇴시키지 않고 6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그 정치적 책임은 고스란히 박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인사 단행을 실기한 데 따른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법이다. 이쯤 되면 카드 사태는 경제 문제를 넘어 정치 문제다. bori@seoul.co.kr
  • 민간경력 96명 “이제는 5급 공무원”

    민간경력자 96명이 공무원으로 자리를 옮겨 새 출발을 한다. 안전행정부는 2013년도 5급 국가공무원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 최종합격자 명단을 29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발표했다. 정부는 현장 경력을 지닌 전문직을 공직으로 진출시켜 공직사회의 폐쇄성을 줄이고, 다양해지는 사회 흐름에 부응하자는 취지로 2011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시험에서는 각 분야에서 직접 발로 뛰며 일하던 현장 전문경력자들이 다수 합격했다. 최고령으로 화학물질 안전관리 직무 분야에 합격한 강미진(47)씨는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석유화학회사에서 일한 데다 안전공학 석·박사 학위도 취득하는 등 현장과 연구실에서 쌓은 능력을 인정받았다. 함정 특수성능 직무 분야에 합격한 최경신(40)씨는 대학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하고 해군에서 복무했으며 선박안전기술공단에서 선박 설계도면 승인과 기술용역 관리를 담당해 왔다. 미국 하와이대 국제태평양연구센터나 스위스 폴셰러연구소에서 기후예측과 핵물리학을 연구한 임소영(33)씨와 윤연숙(41)씨처럼 해외에서 활동하던 전문가들도 공직에 종사하게 됐다. 이번 채용시험은 3241명이 원서를 제출해 평균 32.4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필기시험과 서류전형,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선발했다. 전체 96명 가운데 45명은 여성 합격자다. 2011년에는 26.9%에 불과했지만 2012년 41.7%를 보인 뒤 이번에는 46.8%나 차지하는 등 여성 전문직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합격자들은 평균 경력이 8.2년이었다. 5년 이상 10년 미만이 41.7%였으며 10년 이상 경력자도 31.2%나 됐다. 8명은 15년 이상 경력자였다. 합격자 평균연령은 35.9세였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7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40대도 21.9%에 이르렀다. 직무 분야별로는 특허 18명, 법무 16명, 보건·의무 12명, 재정·금융·통계 10명, 국제통상 7명, 산업·환경 5명 등이다. 합격자들은 3월 말부터 2013년도 5급 공채 합격자들과 함께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18주 동안 기본교육을 이수한다. 안행부는 2014년도 일괄채용시험 시행계획을 사이버국가고시센터와 나라일터 등을 통해 5월에 공고할 예정이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능력 있는 민간경력자를 공직에 채용하는 통로로 확고히 정착시켜 정부 정책에 다양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14 공직열전] 국민권익위원회

    [2014 공직열전] 국민권익위원회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정부 부처의 ‘포청천’이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다.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면서 사회적 약자 구제에 앞장서는 기관이고, 동시에 공직사회의 비정상적 관행을 바로잡는 ‘부패척결자’이다. 2008년 2월 출범 이래 각종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 국민의 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부패방지 업무에 역점을 두고 ▲국가재정 누수의 차단 ▲공공 분야 비리 개선 ▲부패공직자 처벌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권익위는 역사가 깊은 다른 부처들에 비해 ‘연합군’의 성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조직 통합의 문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오히려 각기 다른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한 여러 출신의 인사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다른 관료조직과 달리 박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 집단이 많아 반공반민(半公半民)의 시각에서 사회를 통찰한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권익위의 수뇌부를 구성하는 고위 간부들의 출신과 이력 역시 다양하다. 사무처장을 겸하고 있는 박재영 부위원장은 ‘자치 행정의 달인’이라 불린다. 대통령실 행정자치 비서관과 전남 행정부지사 등을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의 고충 처리에 앞장서고 있다. 갈등이 있는 현장에는 언제나 직접 달려가 합리적인 조정안을 이끌어낸다. 경기 분당의 자택에서 매일 아침 7시까지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사무실로 출근해 운동을 하는 부지런함을 보인다. 부패방지 업무를 맡고 있는 곽진영 부위원장은 호방한 성격으로 ‘여걸 중의 여걸’로 꼽힌다.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냈고,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는 비대위에서 정치개혁과 공천개혁을 다루는 정치분과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학계와 정치권에 모두 발이 넓다. 권익위에서는 ‘젊은 차관’으로 통하며 여성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행정심판을 담당하고 있는 홍성칠 부위원장은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 판사와 변호사를 거친 정통 법조인이다. 4대강 사업 등 굵직한 법적 분쟁에서 변호인으로 정부 승소를 이끌었다. 논리정연하고 빈틈없는 업무처리 능력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달변’인 김상식 기획조정실장은 이론과 실무에 모두 해박한 조직의 핵심 역량이다. 권익위의 전신 격인 부패방지위원회의 초창기 멤버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의 틀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대외 협상 및 조정에 탁월하고, 영어에도 능통하다. 권익위가 유엔 ‘공공행정상’을 수상할 당시 기관 대표로 나가 유창한 인터뷰로 눈길을 끌었다. 최학균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최고참 선임 국장으로 대표적인 ‘성실맨’. 직원들로부터 ‘너무 열심이라 부담스럽다’는 평도 듣는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메모를 해놨다가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실천에 옮길 정도다. 대변인 때에는 이른바 ‘팝콘 미팅’을 제안, 직원들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했다. 김의환 고충처리국장은 총이 아닌 ‘대포를 갖고 다니는 사람’으로 통한다. 공정거래위와 청렴위를 거치고 행정심판국장, 부패방지국장 등을 역임, 삼엄한 포청천이다. 박계옥 부패방지국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 법안’을 만드는 데 일조한 핵심 인물이다. 공직자들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이 법안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도 썩 달갑지만은 않은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박 국장은 이 법이 청탁을 단호히 거절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작용해 오히려 공직자들을 지켜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신근호 행정심판국장은 전형적인 ‘법제처맨’. 일반 업무에 비해 행정심판 업무는 오히려 직급이 올라갈수록 사무의 양이 많아지지만,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심판국을 이끌고 있다. 행정심판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전문가로 통한다. 조용한 스타일로 학구파다. 온화하면서도 화통한 성격의 이충호 대변인은 9급 공채 출신이다. 말단 공무원부터 실력을 쌓아 온 노력파라 공직사회를 누구보다 잘 안다. 얼마 전 경찰 총경으로 승진한 아내 역시 순경부터 시작해 경찰의 꽃이 됐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금품 없는 명절 만듭시다” 울주군, 공무원에 청렴서한문

    ‘선물이나 금품 제공 없는 깨끗한 설 명절을 만듭시다.’ 울산지역 공직사회가 설 명절을 앞두고 소속 공무원들에게 깨끗하고 건전한 설 명절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는 ‘청렴 서한문’을 발송했다. 신장열 울산 울주군수는 23일 군과 거래하는 공사·용역·구매 계약업체, 건축사, 위생업체, 화물운수업체 등 1000곳에 청렴 서한문을 보냈다. 신 군수는 서한문에서 “공직자가 선물이나 금품을 요구하면 신고하라”고 요청했다. 울주군은 청렴 서한문을 공직자 부조리신고센터 홈페이지(www.ulju.ulsan.kr)에도 게재했다. 울산시교육청도 지난 22일 1만 2000여명의 교직원들에게 청렴 서한문을 보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개방형 직위에 인색한 지자체

    개방형 직위에 인색한 지자체

    민간의 전문 인력을 공직사회에 입문시키기 위해 도입된 ‘개방형직위제’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소극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정 비율을 개방형으로 의무 지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16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지방자치단체 개방형직위 제도의 효율적 활용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지자체의 개방형직위는 대상 직위 2만 3437개 중 1.3%인 311개만 지정됐을 뿐이다. ▲광역은 대상 3763개(1~5급) 중 5.2%인 197개 ▲기초·자치구는 1만 9674개(2~6급) 중 0.6%인 114개에 불과했다. 반면 국가직 고위공무원단은 대상 929개 중 18.3%인 170개, 과장급은 2719개 중 5%인 135개가 지정되면서 지자체와 대조를 이뤘다. 지자체의 지정률이 권장률(10% 범위 내)에 턱없이 못 미치는 이유는 개방형직위의 필요성을 채용 현장에서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개방형직위 임용자(166명)와 인사 담당자(154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임용자의 경우 85.5%(142명)나 됐지만 인사 담당자는 47.4%(73명)에 그쳤다. 한부영 선임연구위원은 “외부 전문가가 개방형직위로 들어오면 행정 업무의 안정성과 지속성이 떨어지고, 계약직 신분이어서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하지만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적극 발굴하려면 ‘개방형 10%’를 의무적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총리실 국장급 19명 인사 단행… 행시34회 전면 배치 ‘세대교체’

    국무총리실이 14일자로 국장급 1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국장급 인사는 새로운 피로 주요 자리를 채우는 등 세대교체를 하고, 허리를 보강한 공격형 포진으로 ‘전투력’을 강화했다는 게 특징이다. 행정고시 34회 4명이 핵심 자리에 전면 배치되면서 33~35회가 주축을 이뤘다. ‘순발력 있고, 활력 있게 일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정홍원 총리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쓸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는 다른 부처들에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 전반을 점검하는 기획총괄정책관에는 임찬우(행시 32회) 전 일반행정정책관이 발탁됐다. 사회갈등 현안을 침착하게 처리해 온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1년 연수에서 돌아오자마자 투입됐다. 규제총괄정책관에는 이창수 전 국정과제관리관을 등판시켰다. 국장급 가운데 가장 선배인 31회로, 연초 실장 승진 인사에서 ‘물’을 먹었지만 업무를 통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았다. 지난 1년 총리실 역점 업무였던 국정과제 평가·관리의 새 틀을 만들며 부처 평가를 매끈하게 마무리하자 다시 집권 2년차의 핵심 과제인 규제개혁 업무를 떠맡게 됐다. 보건·복지 등 사회분야 규제개혁 업무를 담당할 사회규제관리관에는 양홍석(34회) 국장이 낙점됐다. 지난해 하반기 국장급으로 승진해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 부단장으로 서울 근무를 하다가 착출됐다. 국무조정실과 총리 비서실의 인사와 살림을 손에 쥔 승진 ‘0순위’의 총무기획관에는 이종성(34회) 전 공보기획비서관이 꿰찼다. 미국 연수에서 막 돌아왔지만, 마당발인 데다 지난 정부 때 청와대에서 당시 비서관이던 김동연 국무조정실장과 함께 근무하면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공직사회의 기강과 비리를 살피고 점검하는 공직복무관리관 자리 역시 34회로, 고용휴직 도중에 복귀한 이상진 전 지식재산정책관에게 돌아갔다. 조직과 인사를 쥔 홍윤식 국무1차장의 대학 과후배로 연초 실장급 승진자 2명도 같은 대학 과동문이란 점에서 서울대 법대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평도 있다. 사회복지정책관에는 민지홍(35회) 전 교육문화여성정책관을 내세웠다. 총리실 선임 부서인 국정운영실에서 중앙행정·지방재정 업무를 다루는 요직인 일반행정정책관에는 화제를 몰고 다니는 정현용(34회)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임명됐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서울광장] 창조경제와 정부3.0, 그거 다른 건가요/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창조경제와 정부3.0, 그거 다른 건가요/정기홍 논설위원

    지난해 좌중에서 있었던 일이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의 개념은 같다”는 말에 “엄연히 다르다”란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 혁신정책의 축인 ‘창조경제’는 개념의 혼란으로, ‘정부3.0’은 정부 간의 일로만 단순 인식되던 시기였으니 당연한 논쟁거리였다. 모두가 이 분야의 전문가였지만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채 자리는 파했다. 둘의 정책적 성격은 다른 것일까, 다르지만 같은 게 있는 것일까. 말 많던 창조경제와 정부3.0 정책이 2년차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국민들은 생경하기 짝이 없는 이들 정책에 답답함을 느꼈던 터여서 올 한 해의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두 정책은 지금 실행 공간인 온라인상에서 개념의 폭을 다소 좁힌 채 운영되고 있다. 창조경제는 ‘창조경제포털’(창조타운)에서 접수된 아이디어를 벤처비즈니스로 연결하고, 정부3.0은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공공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온라인을 매개로 한 ‘초연결시대’에 당연한 귀결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창조경제는 창조타운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매미채로 안개 잡는 격”이란 비아냥을 물리고 숨통을 튼 듯하다. 최근에는 창조경제 정책을 돕는 기구가 잇따라 설립되고, 전국에 오프라인 공간인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확대하면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정부3.0은 어떤가. 정보의 활용도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제자리를 잡았다고 보기엔 이른 감이 있다. 공공부문의 자료 제공이 국민에게 생소한 탓으로 여겨진다. 최근 공공데이터포털의 이용 행태를 조사해 봤더니 공무원의 신상명부 파일을 가장 많이 내려받았다고 한다. 의외의 결과이다. 그다음도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의 현황이었다. 정보의 질을 논하기에 앞서 공직사회가 얼마나 폐쇄적이었으면 이런 결과물이 나왔을까. 문서 원문을 한 해에 1억건을 공개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무색해진다. 아직도 일방향식 공급 자세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자문해야 할 판이다. 지금은 빅데이터 시대다. 자료는 널려 있지만 개인맞춤형 자료를 찾기가 의외로 어렵다. 공급자는 자료의 분석능력이 좋아야 하고, 수요자 입장에선 접근성이 양호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효용성은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해 증가한다는 멧커프법칙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의 데이터 파급력은 엄청나다. 최근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가 만들어졌다니 빠뜨림 없이 짚어야 할 사안이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은 개방과 공유, 협업시대를 맞아 지향점은 같다. 정책의 수행과정에서 맡은 임무만 다를 뿐이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정부3.0은 창조경제 구축에 조력자 역할을 한다.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수단이란 뜻이다. 예컨대 공공정보를 개방해 개인과 기업의 비즈니스에 활용케 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민간과 정부 간에, 정부3.0은 공공부문 간의 관계가 더 깊다는 점이 또 다른 면이다. 최근의 창조경제와 정부3.0 간의 경쟁 분위기는 이런 관점에서 눈에 띈다. 실적을 의식한 서로 간의 곁눈질이 잦아졌고, 성과물을 내놓으려는 방식도 점점 닮아간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의 정보 다운로드 건수나 창조타운에서의 벤처창업 건수가 창조경제에 도움이 되기는 매한가지다. 긍정의 시그널일 수 있다. 먼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운반 도중에 죽지 않게 하려면 수조에 물메기를 함께 넣어야 한다고 한다. 청어가 물메기에 잡히지 않으려고 긴장한 채 도망다니면서 살아남는다는 이치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놓을 시너지 효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어느 것이 청어이고 물메기인지를 가늠하는 것은 그다음의 문제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은 지금도 수많은 공공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한 땀 한 땀 실밥을 꿰는 일념으로 시시각각 도출되는 문제점을 찾아 고치는 자세가 중요하다. 올 한 해는 창조경제의 성패가 결정되는 분수령이 될 시기다. 개방형 혁신은 어떤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성공해야만 하지 않겠나. hong@seoul.co.kr
  • [사설] 관세청의 세금낭비 ‘포상잔치’ 바로잡아야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이 관세사범 단속 등 세관 공무원의 직무 관련 공로에 포상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늦었지만 당연한 일로,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기대한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 차원에서도 연간 수십억원의 국민 세금으로 소속 직원들끼리 ‘포상 잔치’를 벌여온 관세청의 그릇된 행태는 일찌감치 바로잡혔어야 했다. 세관 공무원이 관세사범을 단속하는 일은 경찰이 도둑을 잡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한 직무인데 그것을 공로로 인정해 포상금을 지급해 왔다는 것이 의아할 따름이다. 수십년간 관행처럼 이어져온 까닭도 궁금하다. 관세청은 1974년 포상 제도를 만든 이후 세관 공무원의 실적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해 왔다고 한다. 2012년 기준 포상금은 24억여원에 이른다. 직원 1인당 연평균 54만여원씩이다. ‘급여 외 수당’ 형태로 지급한 것도 문제다. 예산으로 편성해 지급하고 있는 특수활동비나 특정업무경비로도 모자라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포상금을 편법적으로 나눠먹기한 셈이다. 관세청의 내부 포상금 규모가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 등 다른 국가기관에 비해 터무니없이 과도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2012년에 국세청은 6억 5000만원, 공정위는 1200만원을 포상금으로 지급했다. 공적이 있다면 표창과 함께 소정의 상금을 지급하고, 승진 등 인사고과에 반영하면 그 자체로도 공직자 본인에게는 큰 영광일 것이다. 직무 관련 공로에 대한 포상금 지급은 조직 내부의 반목을 초래할 가능성도 높다. 조사 분야 등 특정 직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관세청의 이런 비정상적인 포상금 지급 행태가 국정감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지적됐는데도 제대로 시정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따끔한 질타를 ‘마이동풍’ 격으로 흘려들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국민 세금을 쌈짓돈처럼 운용해 왔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이런 비정상적인 포상금 지급 행태가 관세청에서만 있었는지도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정부는 이제라도 공직사회의 포상금 지급 실태를 정밀조사해 비정상적인 관행이 있다면 엄정하게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 女공무원 51% “가사부담이 주요보직 최대 장애”

    女공무원 51% “가사부담이 주요보직 최대 장애”

    중앙 부처의 여성 공무원인 나모(34)씨는 10년 넘게 일하고 있지만 주요 보직이라 할 수 있는 예산·기획 담당을 맡아본 적이 없다. 나씨는 “예산 업무의 경우 밤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기획 업무는 상급자가 찾으면 언제든 자료를 제공해야 하는데,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제대로 수행하기가 어렵다”면서 “이 때문에 조직 내부에서도 아예 여성에게는 주요 보직을 맡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 공무원들은 주요 보직 업무를 맡지 못하는 원인이 ‘가사 책임’에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외에도 공직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유리벽’도 보직 배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12일 한국정책학회의 ‘여성 공무원의 승진 및 보직 배치 공정성 인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 부처 17곳과 경찰청 소속 공무원 등 총 892명(남성 506명, 여성 3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남녀 공무원 모두 인사에서 ‘적극적 조치’(차별 방지 차원에서 시행하는 일련의 제도)가 취해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적극적 조치가 우선 적용돼야 하는 분야에 대한 생각은 남녀가 서로 달랐다. 남성 공무원의 62.7%는 ‘승진’에 가중치를 둔 반면, 여성 공무원은 ‘승진’(48.4%) 외에 ‘보직 배치’(25.3%)에도 무게를 뒀다. 보직 배치에서의 공정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도 인식차는 뚜렷했다. 남녀 공무원(남성 36%, 여성 51.3%) 모두 ‘가사 및 양육에서의 여성 책임의 가중’을 여성 공무원 주요 보직 배치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지만, 두 번째 요인으로 남성 공무원(24.5%)은 ‘주요 보직에서의 빈번한 장시간 근로 특성’을, 여성 공무원(28.5%)은 ‘주요 업무에서 관리자가 여성 공무원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열린세상] 공무원은 봉이 아니다/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공무원은 봉이 아니다/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새해 벽두부터 국무총리실 1급 공무원 전원 사표 제출과 안전행정부 장관의 부처별 1급 공무원 일괄사표 수리 가능성 언급으로 공직사회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국무총리가 나서서 이를 오해라고 일단 해명했지만 공무원 사회에 남긴 후유증은 만만찮을 것 같다. 또 지금은 잠시 숨 고르기 양상이지만 공무원 인사를 총괄하는 안행부 장관의 말이 그냥 나왔을 리 없다고 볼 때 1급 공무원, 나아가 공무원들의 불안이 완전히 불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미 이들은 큰 상처를 입었고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1급 공무원은 직업공무원으로서 최고봉인 자리다. 모든 직업공무원들의 선망의 자리다. 물론 정무직인 차관이 대부분 1급 공무원 중에서 임명되기 때문에 엄격한 의미에서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공무원법상으로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1급 공무원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태도는 단순히 1급 공무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 전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1급 공무원을 싹쓸이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공무원을 무시하는 것이요, 행정부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공무원과 공직사회에 대해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인다. 공무원을 한 가정의 일원이요, 국민의 한 사람이기 이전에 성직자에 버금가는 도덕군자이기를 바란다. 재해가 일어나면 밤낮 없이 불려나가 일하는 머슴이 되길 바란다. 우수한 인재들임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직원들에 비해 훨씬 낮은 봉급을 받는 것을 당연시한다. 책임과 희생, 헌신은 기대 이상으로 요구하면서 비난과 책임은 하늘같이 무겁다. 우리가 이만큼 잘살게 된 이면에 우리나라의 우수한 공무원 조직의 희생과 봉사가 컸음을 애써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면 임기 초에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국정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조처라며 공무원과 공직사회를 다잡는 게 다반사가 되었다. 공무원과 공직사회를 무능과 안일로 매도한다. 언론도 덩달아 춤을 춘다. 국민은 이를 보고 박수를 친다. 그러나 행정은 법의 뒷받침을 필요로 하는 법치행정이 근간이다. 요즘 국회 돌아가는 꼴을 봐서 알겠지만 법 제정은 말할 것도 없고 법 한 줄 고치는 개정 작업조차 시간이 걸린다. 정당 간은 물론 같은 정부 내의 부처 간에도 이해관계가 다르다. 정부행정은 기업경영과 다르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기업과는 달리 행정은 공익을 추구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도 걸리고 좌고우면할 일이 많다. 공연히 짧은 시간 안에 국정철학이 현실화되지 않는다고 공무원을 타깃 삼아 고위공무원 인사를 정치적 잣대로 재단하는 구태는 그리 현명한 것 같지 않다. 사실 공무원은 대통령이 누가 되든,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헌법과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집단이다. 집권자와 그 주변 인사들만이 그 단순한 관료제의 이치를 모르고 정치적 이해타산에 집착할 뿐이다. 공무원, 특히 고위공무원의 인사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면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재앙이다. 묵묵히 일하는 유능한 공무원이 도태되고 정치권에 줄을 대는 악성 공무원들이 득세한다. 공직사회가 무너지고 결국 정권에도 해악이 된다. 무엇보다 행정의 수혜를 받아야 할 국민과 사회가 큰 손해를 입는다. 어느 국가나 사회든, 정부든, 기업이든간에 사람이 곧 힘이다. 유능한 공무원을 양성하려면 오랜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정부는 1급 공무원 전원사퇴를 얘기하기 전에 수십년간 갈고 닦아온 이들의 경륜과 식견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리더십과 동기부여에 더 신경써야 한다. 나아가 국정철학의 실현은 고위공무원 몇 사람이 아니라 공무원 전체가 얼마나 함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도 직시했으면 한다.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존중하며 잘 대우하는 적극적인 유인책을 써보라. 그들이 신바람 나면 기업도 국민도 신바람 난다. 물론 공무원과 공직사회가 고쳐져야 할 것이 적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은 국가와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공무원은 걸핏하면 휘둘려도 되는 봉이 아니다. 고위공무원 인사 문제는 국무총리와 안행부 장관이 나서지 말고 각부 장관들에게 맡기자.
  • [사설] 자영업자에 아직도 금품 요구하는 공직사회

    자영업자 등 중소사업자와 공무원 간에 뒷돈 거래와 향응 제공 등의 부패고리가 아직도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인 1000명에게 ‘정부부문 부패실태’를 물어본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5.5%가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보편적’이라고 답했다. 담당공무원에게 금품을 주면 요청한 업무 처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인식도 갖고 있었다. 열에 일곱 명은 이로 인해 ‘정부부문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중소사업자의 사업영역이 복지와 환경, 건설 등 인허가 분야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들 업종은 현장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과의 대면이 많은 곳으로, 비리의 사슬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사업자들이 공무원에게 건넨 금액이 30만원 안팎인 것으로 조사돼 적은 금품 거래가 많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현장에서 이런 의식이 팽배해 있다면 공무원이나 사업자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공직 부패를 줄이려는 노력을 부단히 했다지만 아직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발표된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최근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공무원과 정치인의 부패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데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공직사회의 청렴도는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최상의 지표라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 금품 수수와 부정 청탁의 문제점이 공무원뿐 아니라 청탁을 하는 일반인에게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직사회는 대가성 없이 금품을 받아도 엄정히 처벌하는 추세임을 깊이 인식해야 하고, 민원인이 금품을 건네도 뿌리칠 수 있는 청렴성을 갖춰야 한다. 사업자들도 봉투를 주고 향응을 제공해야만 민원이 해결된다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정부는 이들 취약한 분야에 대한 감시 활동은 물론 부패고리를 끊을 법적·제도적인 뒷받침을 더 갖추기 바란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부정청탁금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오는 2월 국회에서 꼭 통과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정총리, 1급 일괄사표 추진설 부인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4일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고 최근 정부부처 1급에 대한 일괄사표 추진설을 부인했다. 그러자 “말썽은 국무조정실 간부들이 저지르고, 수습은 총리가 맡았다”는 뒷말이 나돌았다. 정 총리는 “1급에 대한 일괄 사표설로 일부 공직자의 동요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총리는 “총리실 인사는 내부 인사요인이 다소 있던 차에 국정운영 2년차를 맞아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하는 뜻에서 일괄적으로 사표를 내는 형식을 취한 것”이라며 “정부 전체 고위직들의 전면 물갈이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총리실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국무조정실이 공직개혁에 모범을 보인다며, 총리실 1급 사표 상황을 전 부처 고위직들의 대폭 물갈이와 연관시키는 바람에 공직사회의 동요를 부르자 총리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는 것이다. 국무조정실의 관계자들도 예상 밖으로 파장이 커지자 당황하는 모습이다. 정 총리는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부처별 후속조치를 당부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휴일에 장관들을 소집했다. 그러나 회견 조치에 대한 메시지는 뒷전이고 인사 해명 발언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김영란법’ 2월국회 처리 지켜보겠다

    공직사회의 부패를 척결하고자 정부가 2012년 8월부터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통해 마련했던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일명 ‘김영란법’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초 정부가 제출했으나 정무위에 상정한 시기는 지난 12월 6일이다. 이후 법안심사소위로 내려갔지만 단 한 차례도 심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안은 원안에서 상당히 후퇴한 탓에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었다. 그런데도 의원들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 법안 처리에 소극적인 인상을 주고 있는 꼴이다. ‘김영란법’ 원안은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는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법무부 등이 직무 관련성이 없는 금품수수를 처벌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발해 수정 제출됐다. 직무관련성이 있는 금품수수는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직무와 관련이 없는 금품수수는 과태료만 매기도록 한 것이다. 공무원 등의 금품수수에 대한 직무 관련성을 입증한다는 것이 몹시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기 때문에, 금품수수가 바로 형사처벌의 원인이 되는 원안보다 훨씬 완화된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이상민 의원 등은 ‘김영란법 원안’과 흡사한 법안을 의원발의해 원안 고수의 의지를 밝혔다. 국회에서 정부안과 의원발의안을 병합심리를 하는 과정에서 원안에 더 가까운 법안이 본회의에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정무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해야 이 법안을 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은 “순환출자금지법 개정 등 더 시급한 법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없었다”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청탁 처벌 조항 때문에 국회가 법안처리를 꺼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국회로서는 외려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격이 아닌가. 2004년 공직선거법에서 국회의원의 경조사 부조를 금지해 이른바 ‘상가(喪家)정치’ 등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다. 홍콩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티(PERC)가 발표한 지난해 한국 부패점수는 10점 만점에 6.98로 아시아 선진국 중 가장 부패한 나라다. 싱가포르 0.74, 일본과 호주는 2.35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세계부패인식지수(CPI) 순위도 3년 연속 하락해 46위였다. ‘김영란법’이 오는 2월 국회에서 꼭 처리돼야 할 이유다.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차동엽 신부가 말하는 미래 노후 모델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차동엽 신부가 말하는 미래 노후 모델

    50, 60대는 100세 시대를 맞는 첫 세대로서 20~30년의 오랜 은퇴 후 삶을 살아야 한다. 수명 연장으로 제3의 인생이 주어진 것은 축복이지만, 긴 여생은 처음 맞닥뜨리는 일로 새로운 숙제이기도 하다. 베이비 붐 세대로서 줄곧 희망과 긍정의 철학을 전파해 온 차동엽 신부로부터 직장에서 퇴직한 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의견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두 차례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30일 명동 로열호텔 커피숍에서 오전 10시부터 1시간 남짓 만난 뒤 미진한 것이 있어, 12월 27일 오전 10시 경기 김포시 고촌읍 풍곡리 미래사목연구소에서 1시간가량 더 시간을 가졌다. →베이비 부머는 흔히 ‘낀 세대’라고 합니다. 자식을 뒷바라지하며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베이비 부머가 살아온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요. -베이비 부머가 어린 시절을 보낸 1960, 1970년대는 암울하고 모든 것이 급격히 바뀌는 격동의 시대였지만 한편으론 바닥이 없었던 희망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좌절을 몰랐던 희망에 부푼 시대였습니다. 몸은 고달팠지만 정신은 건강했던 시대이기도 했고,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했으니 행복한 시대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차동엽 신부도 베이비 부머 세대다. 1958년 생이니 이른바 ‘58 개띠‘다. 중학교 시절 생계를 돕기 위해 봉천동에서 연탄 배달을 하기도 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뒤늦게 신부가 됐다.) 베이비 부머는 자식, 부모를 챙기고 본인의 노후까지 책임져야 하는 삼중고에 시달리지만 새로운 세대에게는 또 새로운 부담이 있을 것입니다. →베이비 부머를 포함, 우리 사회 전체가 그동안 너무 성공이나 성장, 물질의 이데올로기에 중독돼 살아오지 않았나요. -행복과 성공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성공을 추구한다고 해서 행복하지 못한 게 아니고, 반대로 행복만 추구한다고 해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성공에 경도돼 성공 자체를 행복으로 여기면서 살아왔습니다. 성공에 대한 집착이 우리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성공, 출세에 매달리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이제는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것을 성공적인 삶이라고 규정해야 합니다. 인생의 단계마다 행복은 다를 것입니다. 젊은 사람은 성취하는 게 행복입니다. 하지만 나이 든 사람들은 정리하는 세대입니다. 즉 있는 재산, 시간, 해 오던 일에서 깊이를 느끼며 누려야 합니다. 성취보다 여가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살 만큼 살아왔으니 50, 60대는 분명 권태를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단계를 넘어서면 새로운 경지가 열릴 것입니다. 옛날보다 강도가 덜하고 에너지가 덜 소모되는 것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보람과 즐거움을 찾아야 합니다. →베이비 부머는 100세 시대를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고령화 사회는 우리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 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유럽 등 고령화 사회를 먼저 거친 선진국을 벤치마킹해야 할 것입니다. 정보화, 디지털화로 요즘 웬만한 정책은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이 때문에 국가 간 정책의 호환도 가능합니다. 공직사회가 선행 사례를 치밀하게 연구해 완성도 높은 정책을 내놓아 제도 시행에 따른 낭비 요소를 없애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노인 일자리가 체계화돼 있습니다. 도로, 환경, 인프라가 갖춰져 있으니 노인들이 띠를 두르고 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50, 60대는 삶의 경륜으로 존경받았는데 요즘에는 왜소하고 초라해 보이기도 합니다. -독일과 일본, 유대인은 장인을 대접하고 우대하는 사회입니다. 얼마 전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유럽을 다녀온 뒤 5~6선 의원이 장관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한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정치도 장인 경지에 이르러야 실수가 없습니다. 고령화를 재산, 자산으로 삼는 지혜를 가져야지 노인들이 왜 설치냐고 해선 안 됩니다. 원로가 존경받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경험 있는 사람들의 경륜과 지혜는 사회적 부(富)입니다. 이런 것이 어우러질 때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나이를 먹어도 기가 죽지 않아야 합니다. →장인사회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세요. -독일에서는 장인이 은퇴하면 적은 월급을 받고 자문, 고문을 하며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가능한 것은 노후복지 시스템이 완비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인제도는 은퇴한 이후 새로운 직업교육을 받지 않아도 돼 훨씬 안정적이고 사회적 비용도 적게 듭니다. 지혜가 축적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반면 미국과 한국은 한 분야에서 그만두면 새로운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본과 독일은 장인 시스템이 작동해 은퇴에서 오는 충격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 선진화는 고령인구의 장인성을 평가하는 사회입니다. →경험 있는 사람들의 경륜과 지혜가 사회적 부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것이 사장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장·노년층의 채용을 꺼리는데 이런 장벽을 타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진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2%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갖출 것은 다 갖췄는데 뭔가가 빠져 있어 허전합니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단사리(斷捨離)에 눈길이 갑니다. 말 그대로 지금까지 갖고 있었던 것을 끊고 버리고 이별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사회의 주역이고 엘리트라는 인식을 벗어던지고 봉사하고 서비스하는 삶을 살도록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50, 60대가 과거의 지위나 직책에서 벗어나 급여보다 보람에서 만족을 느끼며 봉사하면 직장에서도 베테랑을 반값으로 고용할 수 있으니 효율이 향상될 것입니다. 50, 60대는 효율성 측면에선 떨어지지만 저임금에 고급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수요가 있을 것입니다. →2%가 부족하다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우리 사회는 정신과 물질의 부조화를 겪고 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다 갖췄는데 정신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압축, 고도성장하면서 큰 틀에서는 따라가고 비슷해졌지만 사회 그물망 형성 등 섬세함에서는 약합니다. 보듬고 살아가는 사회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50, 60대가 기죽지 않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두 바퀴를 잘 굴려야 합니다. 우선 자기가 가진 지혜를 극대화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 사색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장년이 젊은이들처럼 100m 달리기를 할 수는 없습니다. 퇴직에서 오는 무력감, 소외감에 대해 비관할 게 아니라 자신이 살아오면서 부닥친 경험을 자산화하고 인생을 갈무리해야 합니다. 사회를 보면 틈새가 있을 것입니다. 50, 60대가 한발 물러서 우리 사회의 구멍을 메워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백발은 영광의 면류관’이라는 성경 구절에서 보듯 50, 60대는 인생 전반에 대한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나이에 걸맞은 대접을 받으려면 사색과 성찰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한편으론 건강을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몸이 약하면 위축되는 만큼, 스스로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벌레’라는 별명처럼 평생 일에 매달리며, 성공과 출세 경쟁 속에서 살아온 세대들에게 사색과 성찰하라는 말이 잘 와 닿지 않습니다. -50, 60대에게 성찰하고 사색할 수 있는 기본 여건은 갖춰져 있습니다. 은퇴하면 혼자가 되고 외롭고 고독해지지 않습니까.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습니다. 이럴 때 살아오면서 한번쯤 가졌음 직한 질문 ‘나는 왜 살지’ ‘도대체 행복이 뭐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이런 것에 대해 10, 20대 때 어떻게 생각했는지 복습해 보세요. 그때의 해답은 무엇이었으며, 그것이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를 생각하면 재미있을 것입니다. 10, 20대 때 읽었던 책을 다시 들춰 보면 새로운 것을 느낄 수 있듯이 그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깨달음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삶의 목표를 다시 점검하게 되고 궤도도 수정하게 될 것입니다. 출세, 가족 부양에서 자아 구현으로 자기를 찾아가야 합니다. 인간에겐 생존 본능과 함께 생존 능력이 있습니다. 50, 60대가 퇴직에서 오는 우울증, 무력감에 매몰될 게 아니라 정신을 차려 새로운 삶의 모델을 개척해야 합니다. 베이비 부머는 역동적 삶을 살아온 만큼, 사색과 성찰의 길에서도 곧 해법을 찾을 것입니다. 필리핀에 ‘하고 싶은 일은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은 핑계만 보인다’는 속담이 있듯이 베이비 부머들은 곧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stslim@seoul.co.kr
  • [사설] 공직인사 쇄신으로 새 각오 다질 때다

    공직 쇄신이 갑오년 벽두 정치권과 관가(官街)를 아우르는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국무총리실의 1급 공무원 10명 전원이 사직서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미 지난해 말이다. 일괄 사표가 총리실에 그치지 않는 것은 물론 쇄신 대상이 1급 공무원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또한 가세했다. 해가 바뀌면서 개각과 청와대 참모 교체를 포함한 광범위한 인사 쇄신론이 고개를 들면서 구체적 대상자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선거 당시를 훨씬 웃도는 높은 지지율로 국민적 기대를 모으며 의욕적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국민의 여망에 충실히 부응했느냐는 물음에는 자신 있는 답변을 내놓기란 누구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출범 2년차를 맞아 새로운 추진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는 박근혜 정부에서 쇄신론이 나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본다. 공직 인사 쇄신은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라고 할 만큼 쇄신의 필요성을 느끼는 정부가 흔히 쓰는 충격요법이다. 역대 정부도 예외를 찾기 어려울 만큼 국정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마다 인사로 분위기를 바꾸곤 했다. 따라서 정치적 의도가 실릴 수밖에 없는 인사 쇄신에는 문제점도 따르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최근 공직사회의 복지부동(伏地不動)을 넘어선 복지안동(伏地眼動)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철도 파업을 장관들이 남의 일 보듯한다”고 질책하는 상황은 분명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쇄신론이 나오자 ‘청와대가 결정한 것을 장관이 전달하는 시스템에서 공직자에게 책임을 묻을 수 있느냐’는 반발도 없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이 어떠하든 국정 과제를 정치적 목표로 치부하며 내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밀쳐놓는 공직자를 용인하는 정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쇄신이라면 그 범위는 넓을수록 좋다. 쇄신 대상은 소문에만 그치지 말고 2급 공무원 이하로 과감히 폭을 넓혀야 한다. 공직 사회가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실패한 청와대 참모진의 일부 교체도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쇄신의 범위를 개각으로 확장할 것인지는 상당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본다. 자칫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 차출의 의미만 부각되는 개각이라면 국민이 체감하는 쇄신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공직 후보자가 국회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이 재연된다면 국정의 답보 상태는 장기화 가능성마저 있다. 인사는 소문이 나는 순간부터 조직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인사설이 떠도는 동안 정부 조직 전체가 손을 놓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래야 쇄신 분위기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 관가, 총리실發 ‘인사 태풍’

    국무조정실과 총리 비서실 등 국무총리실의 1급 고위직 공무원 10명이 지난 연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조직 안정성 등을 이유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없었지만, 이번 조치가 관가에 불어닥칠 인사태풍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총리실은 이번 조치에 앞서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 공무원에 대한 물갈이 인사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느슨한 공직사회 분위기를 다잡고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이는 박근혜표 정책 추진은 물론 정부부처 간 협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도 맞물려 있다. 또 인사 적체에 따른 공직사회의 내부 불만도 상당한 만큼 승진과 발탁을 통해 국정 운영의 새로운 동력을 찾겠다는 뜻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만큼 공직사회가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부처별로 일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집권 2년차 공직사회의 안정도 중요하지만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경제부처의 고위 관계자도 “총리실의 1급 일괄사표는 다른 부처에도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며 “다른 부처들도 고위직의 사표를 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고위공무원은 ▲심오택 국정운영실장 ▲권태성 정부업무평가실장 ▲강은봉 규제조정실장 등 10명이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홍윤식 국무1차장, 고영선 국무2차장 등은 빠졌다. 이들 10명이 낸 사표는 대부분 곧 수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정부 출범 2년차를 맞아 연공서열 관행을 파괴하고 능력 위주의 인사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조치”라면서 “후속 인사는 다음 주 중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철도노조 파업 등과 관련된 문책성 경질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장기재직자 무급휴직제 도입 검토

    국가공무원 가운데 장기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무급휴직 제도가 추진될 전망이다. 장기직무연수 등의 목적이 아닌 1년의 휴가 제도 도입은 공직에선 처음이다. 23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20년 이상 장기재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무급휴직 자기연수제’를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0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자비연수 등 교육이나 재충전을 위해 최대 1년의 휴직을 주겠다는 게 핵심이다. 안행부는 현재 교육훈련제도의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책으로 무급휴직 자기연수제를 설명하고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모든 공무원에게 교육훈련 기회가 다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제도가 필요한 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급휴직자로 인한 결원을 충원하는 과정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급휴직 자기연수제를 일종의 ‘안식년 제도’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무급이기 때문에 민간의 방식과는 다르다고 안행부는 설명했다.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무급으로 추진되는 것과 관련, 실비를 일부 제공하는 다른 교육훈련 연수제도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유급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안행부의 한 서기관은 “20년 정도 공무원으로 일했다면 가정에서 자녀의 진학이나 결혼으로 목돈이 필요할 시점인 사람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런 때에 무급으로 휴직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무급이 아니라면 일부 유급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자리 만들기 효과에 대해서도 찬반이 갈린다. 안행부 고위 관계자는 “1명의 장기휴직자로 신규 인력 2명을 채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다른 국장급 관계자는 “결국 1년 휴직 후 복직하기 때문에 휴직자 한 명이 두 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식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제도를 활용하는 사례가 적으면 안행부가 말하는 일자리 만들기 효과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안행부는 이번 무급휴직 제도를 새로운 시도로 바라보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10년 이상 장기재직자에게 한 달 안팎의 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간은 최대 40일 정도를 허용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과거 퇴직 전 공무원에게는 10일 안팎의 ‘장기재직휴가’가 인정됐지만, 다양한 휴가 제도가 도입되며 폐지된 바 있다. 안행부 관계자는 “(공무원 개인의) 자기 계발은 결국 공직사회 전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청주 개방형 감사관 공모 무산 이유 있네

    충북 청주시의 개방형 감사관제 공모가 무산되자 예견됐던 일이란 지적이 나온다. 만족할 만한 인물을 ‘모시기’에는 신분이 안정되지 못하는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해서다. 시는 최근 실시한 개방형 감사관제 공모에 원서를 낸 전 경찰서 간부, 전·현직 법무부 공무원, 전 시의원 등 외부 인사 4명 가운데 적격자가 없었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3년 이상 경력의 판사, 검사, 변호사 또는 공인회계사의 신청을 기대했다. 시는 내부 인사를 감사관에 임명한 뒤 내년 7월 청주·청원 통합 청주시 출범에 맞춰 다시 공모할 계획이다. 가장 큰 원인은 감사관의 신분이다. 시가 제시한 연봉은 3700만~6600만원 사이로 경력과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5000만원을 받는다면 공무원 5급 수준이다. 이 정도면 요즘 어려움을 겪는 변호사와 회계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한다. 하지만 2년간의 계약직 신분으로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 연장하더라도 최대 5년간이다. 이 때문에 관련 협회에 모집 공문을 보내고 전화까지 걸어 홍보했지만 외면당할 수밖에 없었다. 청주 지역의 한 회계사는 “정년도 보장이 안 되는데 누가 지원하겠느냐”면서 “몇 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나오면 그동안 회계사로 일하며 형성해 놓은 인맥 등 기반 전체가 허물어져 이득 될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공직사회 적응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방형 감사관제가 정착하지 못하는 것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대구시 등 일부 지자체가 회계사를 감사관으로 채용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이 법조인이나 회계 전문가를 고집할 경우 개방형 감사관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충고한다. 남기헌 충청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젊고 참신한 변호사, 회계사들의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 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경력자나 시민단체 관계자들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면서 “내부 인사나 퇴직 공무원들보다는 이런 사람들을 채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행 법상 개방형 감사관의 정년을 보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대우를 5급에서 4급 상당으로 올려 내년에 재공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사원과 인사교류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역단체와 인구 30만명 이상 기초단체는 감사관을 개방형으로 운영해야 한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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