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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無學의 빈민여성 그 지혜와 용기 어떤 지식인도 갖지 못했습니다”

    “無學의 빈민여성 그 지혜와 용기 어떤 지식인도 갖지 못했습니다”

    소설가 공지영(49)과 다큐멘터리 감독 태준식(41). 언뜻 교집합이 없어 보이는 둘을 엮는 유일한 고리는 전태일 열사의 모친인 고 이소선 여사(“누가 여사라고 부르면 난 여사가 아니라 전태일 엄마라고 성을 냈다.”고 할 만큼 고인은 ‘여사’라는 말을 싫어했다)와 의 인연이다. 노동 다큐에 천착해 온 태 감독은 영화 ‘어머니’를 통해 지난해 9월 고인의 소천(召天)까지 마지막 2년을 담았다. 인물 다큐는 뉴스화면과 지인들의 회고를 붙이는 게 일반적인 형식일 터. 그런데 태 감독은 달랐다. 함께 고스톱을 치고, 손톱을 깎아 드리고, 담배 심부름을 하면서 ‘노동자의 어머니’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 냈다. 공 작가 또한 인연이 남다르다. 등단 이전인 1980년대 중반, 고인의 평전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구술원고를 비롯한 각종 자료를 모았다(여러 사정으로 평전 발간은 불발됐다). 집회에서 먼발치로 보던 고인을 만난 건 열사의 40주기이던 2010년 11월. 한 언론사의 요청으로 인터뷰를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공지영과 태준식을 만났다. 약속이라도 한 듯 가슴 속에 품은 ‘이소선’을 꺼내 놓았다. →시사회에서 눈시울을 붉히던데, ‘어머니’를 본 느낌은. -공지영(이하 공) 가슴이 아리고 뒷부분은 우느라고 정신 없었다(금세 눈가가 촉촉해졌다). 분신 뒤 병원으로 실려 온 전태일이 기도에서 피거품을 쏟아내며 어머니와 나눈 마지막 대화의 내용을 영화에서 처음 들었는데 깜짝 놀랐다. →극장 개봉을 하는 심정도 남다를 텐데. -태준식(이하 태) 제작과정에서 그분의 존재를 새삼 느꼈다. 영화를 찍고, 극장에 걸리는 건 수많은 시민의 십시일반 덕이다. 상업영화 중심의 배급체계를 어떻게 돌파할지는 과제이지만, 여기까지로도 의미가 있다. 전태일에 관한 다큐와 극영화, 평전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 작품을 시작으로 어머니가 방송 다큐나 소설, 극영화로도 조명되리라 믿는다. →인상 깊은 장면을 꼽는다면. -공 장례식 장면에서 눈물이 흘렀던 건 이제 그만 가셔도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삶이 너무 고단했다. 아드님을 만나러 가셔도 되겠다 싶더라. 어머니의 화법도 인상적이다. 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을 응원 가서 “(크레인 위에 있으니) 땅바닥이 아니라서 건드리는 놈은 없겄제.”라고 한 부분을 보라. -태 복사뼈에서 물을 빼러 병원에 갔는데 너무 고통스러웠던 모양이다. (카메라) 찍지 말고 팔 좀 붙들어 달라고 했다. 그때만 해도 친해지기 전이라 범접하기 어려웠는데 순간 짠한 마음이 들었다. 다큐의 콘셉트를 어머니의 일상에 맞춰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순간이다. →두 분 모두 특별한 인연이 있다. 고인과의 첫 만남을 떠올린다면. -공 전태일의 40주기이던 2010년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25~26년 전 평전을 준비할 당시에는 짧은 인사를 건넨 게 전부다). 종로구 창신동의 비좁은 집에 갔다. 방 한 칸에 부엌 겸 거실이 딸린 12평 남짓한 집이었다. 30평짜리에 살아도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은 없는데… 가슴이 먹먹했다. -태 2009년 2월쯤인가. 금융위기, 용산참사 등으로 피로와 불안감이 극에 달했던 시점에 문득 뵙고 싶었다. (다큐 얘기를 꺼내니) 돈도 안 되는 일을 왜 하냐며 나무랐다. 워낙 겸손한 분인 데다 늘 담배를 피우고 (당뇨병과 고문 후유증으로)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짜증도 냈는데 무시하고 1년쯤 드나들었다. 어느 순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더라. 안 오면 외려 심심해하고, 전화해서 심부름을 시켰다(웃음). 마지막 1년은 2~3일에 한 번꼴로 들렀다. →2년여 동안 재밌는 일화도 많이 들었겠다. -태 1987년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숨졌다. 장례식장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당시 인권변호사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옆에 있었는데 어머니가 대뜸 택시비 1만원을 빼앗다시피 해서 몸을 피했다. 훗날 청와대에서 만난 노 전 대통령이 “어머니, 빌려 가신 돈 갚으셔야죠.”라고 하니까, “옜다.”라며 쌈짓돈을 꺼내 웃음바다가 됐다고 하더라. →무학의 40대 여성이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40여년 동안 ‘노동자의 어머니’로 살았다. 네 차례 옥고를 치르고 200여 차례 연행되면서도 꺾이지 않은 힘은 어디서 나온 걸까. -공 1970년 당시 친척들은 이소선이 전태일을 죽게 만들었다고들 했다. 기질적으로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란 얘기다. 평전을 보면 전태일이 ‘나 떠나면 엄마가 해줘야 해.’라며 노동자 권리를 가르치는 대목이 나온다. 둘은 영혼의 쌍둥이이거나 동지다. 한 사람이 ‘이벤트’를 하고 떠나면 남은 사람이 뒷일을 책임지는 환상의 복식조라고나 할까. 고인의 배포를 말해 주는 일화는 많다. 전태일의 죽음 이후 김현옥 서울시장이 7000만원을 들고 와서 장례를 치러 주겠다고 제안했다. 고인은 두 딸과 아들에게 얘기했다. ‘우리가 오빠 시체를 내주면 너희는 공장을 안 다녀도 된다. 아니라면 너희는 공부를 안 시켜 줬다고 원망해서는 안 된다. 선택해라.’라고 했단다. 당시 7000만원이면 아파트 두 채 값이다. 돈도 돈이지만 경황 없는 상황에서 어린 자식들을 모아 놓고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게 나도 대가 센 편이지만 상상도 못할 일이다. →평전을 써보고 싶다고 했는데. -공 다음 대선에서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관심이 없을 소재인데(웃음)…. 일본 식민지와 6·25전쟁, 봉건 소작농의 딸, 무능력한 남편, 무학 등 한국 빈민여성이 놓일 수 있는 질곡의 밑바닥에서 살아온 분이다. 그런데 어떤 지식인도 갖지 못한 지혜와 용기를 가졌다. 그를 통해 대한민국의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싶다. 전태일 기념사업회와 수익은 반씩 나눠야겠다. 하하하. →영화를 누구에게 권하고 싶나. -공 ‘노동자의 어머니’가 머리띠 두르고 연설하는 것만 봤지 고스톱도 치고 우스갯소리도 하는 평범한 할머니란 건 모르지 않나. 누가 보든 친근하게 감정이입을 할 것 같다. -태 20대들이 봤으면 좋겠다. 검색창에 이소선 석 자를 쳐보게 한다면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멘토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삶에서 죽음마저 극복하는 고인의 삶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위로받을 수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출판계 10人 “올 키워드는 정치 귀환”… 99% 정치에 눈뜨다

    출판계 10人 “올 키워드는 정치 귀환”… 99% 정치에 눈뜨다

    압도적인 키워드는 ‘정치의 귀환’이었다. 2012년 총·대선의 해를 맞아 인문사회출판 관계자 10명에게 앞으로 주목해볼 만한 출판계 키워드를 뽑아달라고 했다. 응답자들은 청년, 불안, 민주주의, 신자유주의, 소통, 정치, 정치철학 같은 단어들을 골랐다. 한걸음 더 나아가 ‘투표’와 ‘심판’을 내건 이도 있었다.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었던 1992년은 물론 이후 대선이 있었던 1997년, 2002년, 2007년에도 없었던 현상이다. 이 키워드를 뒷받침해주는 이들은 ‘20대’와 ‘여성’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역대 베스트셀러 목록 보니 총선과 대선이 눈앞에 닥쳐왔다고는 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은 출판계에서도 이상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가령 지난 3차례의 대선이 있었던 시기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면 이는 더 명확해진다. 수평적 정권 교체가 있었다지만 1997년 종합 베스트셀러 목록(이하 교보문고 집계)을 보면 정권 교체보다 외환 위기가 더 부각됐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 외 지음, 이레 펴냄), ‘아버지’(김정현 지음, 문이당 펴냄)처럼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들이 1·2위를 차지했다. 2002년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열풍이 뜨거웠다지만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더 뜨거웠던 것은 MBC ‘느낌표’의 코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의 바람이었다. 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아홉살 인생’(위기철 지음, 청년사 펴냄), ‘봉순이 언니’(공지영 지음, 푸른 숲 펴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 지음, 웅진닷컴 펴냄)는 출간된 지 제법 오래된 책이었음에도 1·2·3위를 휩쓸었다. 2007년 대선 때는 아예 자기 계발서인 ‘시크릿’(론다 번 지음, 살림비즈 펴냄)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정철진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같은 책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1%의 사람들이 누리는 부와 권력의 비밀을 담았다는 ‘시크릿’은 2007~2008년 2년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 이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꼽힌다. 자기 계발과 성공, 그리고 부에 다가가기 위한 욕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반면 올해 주목할 만한 키워드에는 정치, 복지, 신자유주의처럼 1%가 아닌 99%를 지향하는 딱딱한 어휘들이 전면에 나왔다. 이는 최근 경험도 뒷받침됐다. 2010년 출간돼 1위에 오른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지음, 김영사 펴냄)는 2011년에도 2위를 차지했고 지금도 꾸준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내린다. 2010년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지음, 사회평론 펴냄)는 언론의 외면 속에서도 종합 순위 20위에 올랐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지음, 부키 펴냄) 같은 경제서적도 2010년 26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닥치고 정치’(김어준 지음, 푸른숲 펴냄)가 8위, ‘문재인의 운명’(문재인 지음, 가교 펴냄)이 18위에 랭크됐다. 올해엔 ‘문제는 경제다’(선대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보인다. 한기호 출판평론가는 “단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아큐파이 운동, 유럽의 재정 위기, 중국의 권력 투쟁 조짐 등에서 보듯 전 세계적인 흐름 자체가 변화와 생성을 얘기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미정 책세상 편집장은 ‘신자유주의의 극복’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김 편집장은 “자본주의의 전도장이랄 수 있는 다보스포럼에서도 자본주의 위기를 공식화할 정도로 신자유주의 질서는 근본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선거 이전에는 물론 선거 이후에도 이 이슈는 지속적으로 관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욱 도서출판 문주 대표도 ‘불안’과 ‘사회’를 골랐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개인의 문제로 여겨지던 수많은 것들이 어느 순간 사회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사람들은 이를 극복되어야 할 것으로, 또 그렇게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믿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는 노동에 대한 강한 불만과 연결돼 있다. 이승우 도서출판 길 기획실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리 문제 자체는 남 얘기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정규직도 언제 비정규직이 될지 모르는 암울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면서 “이는 이제까지 비교적 무시당했던 노동 관련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는 계기”라고 말했다. 정성원 다산초당 편집장이 ‘반성’을, 김백일 역사비평사 대표가 ‘공생’과 ‘공영’을, 장은수 민음사 대표가 ‘공생’과 ‘청년’을 키워드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는 결국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지은 옥당 편집장은 ‘계층 투표 현상’을 키워드로 답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젊은 층과 자산을 축적한 중장년층 간 대립이라는 구도가 어떤 정치적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주승일 그린비 편집팀장도 ‘정치철학’ ‘민주주의’를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최근 흐름은 민주주의나 자유주의처럼 명확하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개념들을 새롭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염종선 창작과 비평 인문사회출판부장은 “이전까지 개인이 각개약진해서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고 믿었던 막연한 희망이 깨졌다.”면서 “최근 20~30대 독자들의 정치에 대한 각성은 실로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여경·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정치서적 열풍 들여다보니 정치에 대한 열광은 어떻게 드러날까. 보통 인문사회 서적은 주 타깃층을 30~40대 남성으로 설정한다. 특히 40대 남성은 정치적으로 가장 뜨거웠던 ‘386세대’가 기성세대에 도달한 것이어서 이런 책에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이는 계층으로 꼽힌다. 그런데 최근 정치 관련 서적의 돌풍은 ‘20대’와 ‘여성’에게서 도드라진다. 최근 가장 히트작이랄 수 있는 ‘정의란 무엇인가’ ‘닥치고 정치’의 구매층 연령대 분석에서 이는 보다 잘 드러난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경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은 20.3%를 기록한 20대 여성이다. 30대 남성(14.3%), 20대 남성(13.7%)이 그 뒤를 잇는다. ‘닥치고 정치’의 경우는 이런 차이가 더 도드라진다. 20대 여성이 22%로 제일 비중이 컸고 30대 여성(17.8%)과 30대 남성(17%)이 그 뒤를 이었다. 해서 전체 성별 비율을 봐도 ‘정의란 무엇인가’는 남자 50.8%, 여자 49.2%로 거의 차이가 없다. ‘닥치고 정치’는 여성이 52.7%, 남성이 47.3%로 오히려 역전됐다. 보통 ‘30대 남자’에게서 반응이 오기 시작한 뒤 ‘20대 남자’와 ‘30대 여자’들이 따라붙는 모델이 흥행 공식이었는데 이들 책의 경우 ‘20대 여자’에게서 먼저 반응이 오고 ‘30대 남자’와 ‘30대 여자’가 따라붙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현정 교보문고 홍보팀 직원은 “누적치 통계이다 보니 그 양상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데 출간 초반 입소문 때는 ‘20대’와 ‘여성’이 줄곧 주도하는 양상이 또렷이 드러나서 우리로서도 신기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정치, 경제 관련 서적이 자기 홍보나 자기 계발 아니면 묵직한 연구 주제를 달고 나왔는데 요즘 책들은 딱히 정치, 경제 서적이라기보다 사회비평서의 성격이 짙다.”면서 “젊은 층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도 한 가지 흥행 요인”이라고 말했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는 이를 두고 ‘당사자 담론의 표출’이라 해석했다. 그는 “소위 ‘386(486)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대학생 때부터 기성세대에 이르는 기간 내내 한국 사회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데 반해 지금의 20대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배들로부터는 ‘스펙’에 매몰된 채 영어나 잘할 뿐 사회의식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이들로 치부되다가 반값 등록금이나 청년 실업 같은 실제적 문제에 부딪히면서 정치사회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장 평론가는 “이런 다급한 상황에 몰려서 뭔가를 찾아나섰기 때문에 이들을 정치적 진보나 보수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구도로 보긴 어렵다.”면서 “그보다는 새로운 지적 욕구와 정보에 목말라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 이후 대선 때까지 이런 경향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박근혜·한명숙 서울·수도권서 첫 유세격돌] “MB·박근혜 아바타 저격” 은평을 등 5곳 집중공략

    [박근혜·한명숙 서울·수도권서 첫 유세격돌] “MB·박근혜 아바타 저격” 은평을 등 5곳 집중공략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9일 0시쯤 동대문 시장을 찾아 “이제 심판의 새벽이 열렸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른 아침 영등포 신길역 출구에서 신경민 후보와 함께 출근길 시민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이언주(경기 광명을) 후보의 지역구와 공략 지역구 4곳을 차례로 방문해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겨냥한 날 선 선거 유세를 이어갔다. 한 대표는 가는 곳마다 “우리가 한 번 속지 두 번 속겠나. 아무리 옷을 파랑에서 빨강으로 바꿔 입어도, 간판을 바꿔도 내용은 똑같다. 바꾸는 선거, 심판하는 선거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을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대권 주자임을 내세워 “정동영이면 할 수 있다. 바꿔야 강남도 살고 바꿔야 삶이 변한다. 서민 경제가 강남에서 함께 피는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표심을 자극했다. 한 대표는 주로 강남구청 주변에 좌판을 펴고 장사를 하는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쑥과 파 등을 구입하며 ‘서민 정당’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이어 동대문 장안사거리, 종로 통인시장, 은평구 불광시장을 방문하며 소상공인을 집중 공략했다. 한 대표는 종로에서 새누리당에 “4·11 총선까지 반값등록금 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야권 단일 후보인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이 출마한 은평을에서는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와 함께 지원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한 대표는 “새누리당이 말하는 맞춤형 복지는 가짜다. 야권 연대가 힘을 합쳐 진짜 복지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당 대표단과 통합진보당 대표단의 공동 유세 출정식도 오후 광화문에서 열렸다. 한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 양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이들은 “야권 연대야말로 새누리당을 무너뜨릴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정권 심판을 다짐했다. 서로에게 각각 자기 당의 색깔인 노란색, 보라색 스카프를 매어 주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이재오(은평을), 김종훈(강남을), 홍준표(동대문을), 홍사덕(종로), 권영세(영등포을) 후보를 ‘MB(이명박 대통령) 아바타·박근혜 최측근 5인’으로 선정하고 이들 지역구를 공략하는 데 전력을 쏟았다. 민주당의 핵심 선거 프레임인 ‘MB·새누리당 심판론’을 첫날부터 앞세워 ‘MB 대 반(反)MB’ 구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한편 민주당은 공지영 작가, 조국 교수, 가수 이은미, 이창동 감독, 배우 김여진, 의사 정혜진,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시사만화가 박재동, 배우 권해효, 정지영 감독, 김용택 시인, 정연주 전 KBS 사장 등 12명의 멘토단을 확정했다. 멘토단은 단일 후보를 홍보하고 ‘MB정권 심판론’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현정·이범수기자 hjlee@seoul.co.kr
  • 네 번째 심리에세이 ‘만가지 행동’ 펴낸 소설가 김형경

    네 번째 심리에세이 ‘만가지 행동’ 펴낸 소설가 김형경

    “…홀로 면벽한 채 남의 이야기나 읽고, 창백한 글이나 쓰고, 삶을 묘사하는 행위는 진짜 삶을 사는 게 아니지 않을까? 무의식을 비워 낸 후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한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때가 되면 진짜 삶을 살아보리라. 진짜 삶이란 봄에 감자 씨를 묻고 여름에 감자 알을 깨내는 일, 파도치는 밤바다에서 집어등을 밝히고 살찐 오징어를 건져 올리는 일 같았다.…(중략) …작가로 살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것이 재능이나 열정이 아니라 용기라는 것도 알게 됐다. 글을 쓸 때 내부 검열자를 침묵시키면서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일부터 불안을 떨쳐 내는 용기, 글쓰기가 공동체의 통념을 넘어서는 곳으로 나아갈 때도 용기가 필요했고, 내가 읽은 세계 명작과 내가 쓰는 글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며 좌절할 때도 용기가 필요했다.…(중략)…만 명의 독자로부터 만 가지 평가를 듣더라도 여전히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140~142쪽) 소설가 김형경(52)의 네 번째 심리에세이 ‘만가지행동’(사람풍경 펴냄)에서 글쓰기와 관련해, 변화되는 그의 마음을 이렇게 서술했다. 인용한 글의 첫머리는 30대 언저리일 것이고, 뒤로 갈수록 정신분석 심리치료를 마치고 훈습(working through)을 거쳐 ‘본령’에 다다른 40대 언저리의 김형경일 것이다. 그가 최근 펴낸 ‘만가지행동’을 손에 들고 소설가가 소설을 써야지 또 심리 에세이이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14일 서울 무교동의 커피집에서 만난 김형경에게도 집요하게 왜 더 열심히 소설을 쓰지 않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김형경은 “심리에세이도 나의 문학의 한 부문이다. 20~30권의 문학전집이 꾸려질 때 에세이집 4~5권은 아름답지 않겠나. 한때 에세이가 소설보다 하위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독자적인 영역을 가진 문학으로 인정한다. 이제 쓸 만큼 썼고, 경험할 만큼 했으니 내 경험을 나누는 소설을 쓸 것이다. 올가을, 늦어도 겨울 전에 장편소설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원래 ‘사람풍경’이란 책을 쓸 때 심리에세이를 쓰려고 한 것이 아니라, 여행기를 쓰려다 보니 범람하고 있어서 차별성을 위해 심리이야기를 넣은 것인데, 독자들의 반응이 좋고 다음 단계의 책들을 요구해서 네 번째 책까지 쓰게 됐다.”고 말했다. ‘만가지행동’은 두 번째 책인 ‘천개의 공감’의 속편 격 같지만, 사실은 불교의 ‘만행’(萬行)에서 따온 것으로, 스님들이 10년 경전을 읽어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10년 참선해 내면의 깨달음을 얻고 나서 10년간 세상에 나아가 여러 곳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온갖 수행을 한다는 의미다. 즉 이전의 책들이 자신을 깨닫는다면, 이번 책은 깨달음을 실천하라는 의미다.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3년 이미 시인이었다. 1985년에는 소설가로도 이름을 올려 ‘중고 신인’으로 늙어가고 있었다. 월간지 기자로 20대를 꾸려나가던 그는 30대 초입이던 1993년 국민일보가 파격적으로 1억원을 내건 제1회 문학상에서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라는 장편소설로 문단에 신데렐라 탄생을 알렸다. 시인 출신답게 문장과 표현력이 탄탄했고, 또 전직 기자답게 구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1980년대의 독재정권을 돌파하며 살아냈던 젊은이들의 고통과 시대상을 잘 반영하기도 했다. 1993년은 공지영(49)이 페미니즘 장편소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출간했고, 같은 해 신경숙(49)은 단편소설집 ‘풍금이 있던 자리’를 내놓았을 때다. 여성작가 트로이카 시대의 개막을 알린 것 같았다. 그런데 그후로 20여 년이 지난 지금 소설가 김형경의 자리는 넓지 않고, 심리에세이스트 김형경이 우뚝 서 있다. ‘새들은’을 보면 그는 사회적인 문제를 문학으로 통합시켜 존재론적인 고민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했던 소설가였는데 애석하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김형경은 “최근 우리 문학, 소설이 갈 길을 잃은 것 같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작가가 깊이 녹여서 표현하는 방식으로서 문학이 필요한데, 그 맥락을 잃어버렸다. 세계를 이해하는 코드가 단편화·기계화되니까, 삶의 총체성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 “연말에 쓸 장편소설은 그 돌파구를 마련해오는 방식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는 “문학 해법이 어디에서 있는지 짐작한 곳이 있다.”면서 “현실의 삶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세계 등은 현실 밖에 있다. 현실로 돌아오기. 일상의 삶으로 돌아오기를 조만간 해낼 것”이라고 독자들에게 약속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野 침묵 깬 김부겸의 일성

    野 침묵 깬 김부겸의 일성

    중국의 이어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 야권이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김부겸 최고위원이 홀로 이어도 문제에 단호하게 맞설 것을 주장했다. ●주권 지키기 여야 따로 없다 김 최고위원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어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중국의 의도에 말려서는 안 된다.”며 “주권문제인 만큼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고, 국가 주권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첫째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권을 지키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좌우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정치권이 중지를 모아 공동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해군에 모욕감을 주고 주권을 약화시키는 듯한 발언,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발언 등은 색깔론의 빌미를 줄 뿐”이라며 “자신의 양심을 지키는 게 중요한 가치이지만, 이를 표출해 상대편에게 모욕감을 주고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적발언 김지윤·공지영 겨냥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최근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 해군을 해적에 비유해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통합진보당의 김지윤씨와 소설가 공지영씨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현재 합법 정당 가운데 국가안보를 등한시하는 정당은 없다고 믿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일부 색깔론이 등장하는 조짐이 보이는 것을 우려한다. 우리 내부 발언도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이날 한명숙 대표가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제주해군기지를 만드는 절차가 민주적이지 않았고, 이어도 등 영토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MB정부의 외교 문제와 깊이 연결돼 있다고 본다.”며 현 정부와 각을 세운 것과는 궤를 달리한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제주 해군기지 기상악화로 발파 일시중단

    제주 해군기지 기상악화로 발파 일시중단

    제주 해군기지 조성 사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11일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해군 제주기지사업단은 이날 “지난 7일부터 나흘 동안 육상 케이슨 제작장 부근에서 부지 평탄화 작업 등을 위한 발파작업을 벌였고 기상 악화로 일시 중단했지만 다음 주 재개하는 등 기지 기반 공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군은 지난 1일부터 시작한 해저 바닥 평탄화 작업도 일시 중단했다. 이 작업이 끝나야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인 케이슨을 해상에 고정해 방파제 기초 공사를 할 수 있다. 제주기지사업단 관계자는 “앞으로 휴일 없이 육상·해상 공사를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풍으로 인한 사고도 발생했다. 오후 2시 10분쯤 서귀포시 화순항 외항에 있던 케이슨 운반용 플로팅독(반잠수식 야외 작업장)이 강풍에 떠밀려 정박 중인 어선 3척에 잇따라 부딪혔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2척이 파손돼 물속에 가라앉고 1척은 옆부분이 부서졌다. 반대 집회도 계속됐다. 진보신당 등은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단 주변에서 집회를 열고 공사 중단과 연행자 석방 등을 요구했다. 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등도 “7일 이후 외국인 활동가 등 모두 53명이 연행됐다.”며 “경찰이 무차별 연행 작전을 펼치면서 가벼운 경범죄에도 연행해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 해적기지’ 발언 논란에 소설가 공지영씨도 동조하고 나섰다. 공씨는 지난 10일 트위터에서 “시민 패고 물속에 처넣는 너희들 해적 맞다.”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김지윤씨가 4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트위터에 올리자 해군이 9일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논란이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구럼비 바위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해군 측의 “보존 가치가 낮다.”는 주장에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강정마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반박했다. 황 소장은 “2007년 문화재 기본 지표 조사 보고서에 구럼비 바위에 대한 민간신앙이 유지돼야 하고 고고학 조사나 민속 조사, 연산호 대책을 세우라고 나와 있다.”며 “구럼비 바위를 중요문화재로 가지정해 공사를 중단시킨 후 정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8일 해군기지 공사장 펜스를 부수고 들어가 항의 시위를 벌인 이정훈 목사와 김정욱 신부 등 2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이날 구속했다. 이들과 함께 공사 부지 안으로 들어갔던 26명 중 22명은 무단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표준어 복원처럼 문학도 다양성 인정해야

    표준어 복원처럼 문학도 다양성 인정해야

    지난해 8월 31일은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돼 그가 사퇴한 날이다. 이후 안철수 서울대 교수,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이사장 등이 시장 후보로 등장하는 등 정국이 시끄러워졌다. 그러나 사실 이날은 국가 언어정책상 아주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짜장면’을 비롯해 ‘개발새발’ ‘맨날’ ‘복숭아뼈’ 등 국민이 일상적으로 쓰던 39개의 단어가 ‘표준어’로 인정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발음하며 검은색 짜장이 희멀건 자장이 되는 것 같이 어감이 이상하다고 입맛을 짭짭 다실 일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8월 31일 이전까지 일상 단어를 오랫동안 ‘비표준어’로 묶어두고 국민들의 언어생활을 억압해 왔다고 보면 되겠다. 평론가 겸 시인인 방민호(47)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뜻깊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짜장면이 맞다’라는 단편소설을 써 문학계간지 ‘문학의 오늘’에 발표했다. 그는 소설 안에서 8월 31일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를 모두 굵은 명조체로 표현하며 사랑스럽게 쓰다듬어 주고 있다. 이전부터 표준어로 군림하던 어색한 단어는 굵은 고딕체로 명기해 사람들이 그 언어에 대해 느끼는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잘 표현해줬다. 방 교수는 3월부터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에 단편소설 연재도 한다. 시인에서 소설가로 전업하는 것일까? ‘문학의 오늘’ 봄호가 인쇄돼 나온 지난 2월 29일, 4년에 한번만 돌아오는 독특한 날에 홍익대 앞에서 만나 까칠하고 따뜻하게 우리 시대 문학의 모습에 대해 수다를 늘어놓았다. →이 시대의 문학이 무엇인가.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근거다. 교수는 경계 지워진 세상에서 사는데, 그 세상에서 사는 나는 본모습이 아니다. 그 경계 밖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삶, 부분 안에 놓여있지 않고 부분과 부분을 이어주고 좀 더 본질적인 것을 찾아나가는 것이 문학이다. 정치, 도덕 등은 인간을 재는 척도인데 이런 척도들이 인간을 다 말해줄 수 없다. 문학만이 우리 사회를, 인간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문학이 ‘사적(私的)인 문학’으로 환원되지 않았나. -지난 15년 동안 문학이 공공적, 사회적 영역을 버리고 사적인 영역을 타고 들어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마저도 달성하지 못했다. 가장 사적인 인간은 자기 자아가 풍부한 인간인데 자아의 모습을 풍부하고 깊게 그려준 작품이 없고 표층적으로만 다뤘다. 공공성을 회복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개인의 풍부한 자아가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지는 다양한 층위의 문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설 ‘도가니’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에는 어떤 평가를 내리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문학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 사형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문학이 반응한 것이다. 정치적 과제, 도덕적 요구에 부응했다. 사회가 변화하길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각광받을 수 있었다. 다만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사악한 노파를 죽인 뒤 풍부한 자책과 정신적 고뇌를 보여주는데 (그런 면에서 ‘도가니’ 등은) 좀 약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지영씨 좋아한다. 우리 사회에 최근 10여년 동안 그런 말을 하는 작가가 없었다. 시인으로는 최영미 선배가 있다. →시인인데 왜 소설을 썼나. -평론으로 데뷔했는데 시를 쓰니까 너는 왜 평론가가 시를 쓰느냐고 했다. 이번에 소설을 쓰니까 왜 시인이 소설을 쓰느냐고 한다. 시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쭉 써 왔다. 1990~93년에 시, 소설 등 습작을 많이 했다. 대학교 때 학생운동 쪼금 했고 사회운동 하려다가 방황을 거쳐 대학원에 들어와 논리를 공부해서 평론으로 먼저 등단했다. 꼭 소설을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꼭 쓰고 싶은 주제가 있어서 소설을 쓴다. 광릉에 세조가 묻혀있는데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는데 얼마나 재위했는지 아느냐. 겨우 13년을 했다. 그거 하려고 온갖 짓을 다 한 것이다. 자기가 좋은 일을 해야 하는데 내게는 문학이 소중하다.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은 누구인가? -박형서의 상상력, 김혜란의 세상에 보내는 따뜻한 시선, 김사과의 자아의 문제에 몰두하는 모습 등에 주목하고 있다. 문학하는 사람들이 잘나가는 출판사나 비평가에게 줄 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학은 자신과 싸우는 것이고 권력은 덧없다. 아무리 작은 사람도 권력이 있고 아무리 큰 권력도 덧없는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국작가회의 새 이사장 이시영

    한국작가회의의 신임 이사장으로 이시영(63) 시인이 11일 선출됐다. 이 시인은 오후 마포구 용강동의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한국작가회의 정기총회에서 170여 명의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구중서 이사장을 이을 2년 임기의 새 이사장으로 뽑혔다. 전남 구례 출신의 이시영 시인은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후 ‘만월’ ‘무늬’ ‘은빛 호각’ ‘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 등 다수의 시집을 냈고 정지용문학상, 동서문학상, 지훈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부이사장으로는 김용택·이은봉·배창환 시인과 소설가 공지영이 선임됐으며 공광규 시인이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공지영 “당분간 트위트 접어요”

    공지영 “당분간 트위트 접어요”

    대표적인 파워 트위터리안인 소설가 공지영씨가 8일 밤 트위터에 “저도 당분간 트위트 접습니다. 잘 쉬고 새 소설 좀 쓰다가 돌아올게요. 더 씽씽한 글로.”라는 글을 올리며 트위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팀의 비키니 시위와 관련한 ‘코피’ 발언 등에 사과를 요구하는 등 논쟁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공씨는 최근 홍성교도소에 수감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을 면회한 뒤 정 전 의원이 ‘삼국카페’에 사과 편지를 보냈다는 소식을 트위터로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공격적인 답글이 잇따르자 “오늘 저녁 더 정신이 없었던 것은 멘션들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연예인이 자살할 수도 있었겠다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씨는 “정 전 의원의 말을 그의 요구대로 전하고도 수꼴(수구 꼴통)들이 아닌 그의 추종자들에게 이렇듯 욕을 먹을 줄은 꿈도 못 꾸었다.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고 전했다. ‘나는 꼼수다’팀의 미국 순회 강연에 동행하기도 했던 공씨는 팔로어 수가 36만 4000여명에 달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봉주 삼국카페에 옥중사과

    정봉주 전 의원이 최근 비키니 1인 시위 논란을 계기로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여성 커뮤니티에 사과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 공지영씨는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날 충남 홍성교도소에서 정 전 의원을 면회하고 왔다고 밝히면서 “정 전 의원이 ‘삼국카페’에 사과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고 전했다. ‘삼국카페’는 ‘쌍화차코코아’ ‘소울드레서’ ‘화장~발’ 등 각각 1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한 여성 인터넷 카페를 가리킨다. 앞서 6일 삼국카페는 ‘비키니 시위 논란’과 관련해 “나꼼수에 대한 애정과 믿음, 동지 의식을 내려놓는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공씨는 정 전 의원이 “F4(나꼼수 4인방을 이르는 별명)는 하나이니 내가 사과하면 모두 사과한 것”이라며 “사과란 잘못에 대한 것도 있지만 상대방의 상처를 공감하는 대인의 풍모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오늘의 눈] 팬덤, 성희롱도 눈감게 하다/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팬덤, 성희롱도 눈감게 하다/이영준 사회부 기자

    흘러가는 본새가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식이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을 향한 여성팬의 비키니 응원에서 불거진 논란을 지켜보는 느낌이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은 “사진 속 여성의 생물학적 완성도에 감탄했다.”고 떠벌렸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팬임을 자처하는 누리꾼들은 “솔직함이 좋다.”면서 “통찰력에 경탄한다.”며 치켜세웠다. 나꼼수 패널들은 앞서 비키니 사진을 두고 ‘성욕감퇴제’, ‘코피를 조심하라.’ 등 정제되지 않은 표현도 썼다. 이 또한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비난을 샀다. 뼛속까지 남성우월주의인 마초이즘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나꼼수는 스스로의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감안했다면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 오죽하면 나꼼수를 지지해 온 소설가 공지영씨마저 나서 사과를 촉구하고, 인터넷의 유명 여성회원 카페들이 지지 철회 선언을 했겠는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에 대한 실망이 큰 탓일 것이다. 그런데 논란의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나꼼수를 곱지 않게 여기던 논객들이 성희롱 발언을 꼬투리 잡고 공세를 편 까닭이다. 나꼼수 팬들은 ‘누드남 응원’으로 맞불을 놓았다. 성희롱 지적엔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내 편’의 흠은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표현의 자유까지 들이댔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지 말라.’는 진흙탕 싸움이다. 나꼼수 측의 문제를 아는 팬마저 “정당한 문제제기라도 너(보수논객)라서 싫다.”며 밀어붙이고 있다. 본질에서 한참 빗나갔다. 김어준은 “성희롱이 아니다.”라고 했다. 비키니 당사자도 “사과는 필요없다.”고 했다. 그러나 불쾌와 모욕감을 느낀 이들이 있는 한 사정은 다르다. 성희롱은 수위를 떠나 받아들이는 쪽의 입장이 중요하다. 나꼼수는 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방송이 아니지 않은가. 팬들도 냉정했으면 한다. 나꼼수도 팬들의 맹목적인 옹호보다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열성적인 지지, 이른바 ‘팬덤 현상’ 속에 자칫 나만의 세계에 갇힐 수 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깔끔한 자세를 보고 싶다. apple@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MBC 총파업 방송파행 ‘와글’ 정봉주 석방 비키니 시위 ‘와글’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MBC 총파업 방송파행 ‘와글’ 정봉주 석방 비키니 시위 ‘와글’

    한 주간 가장 많은 클릭을 유도한 건 MBC 총파업 돌입 소식이다. 지난달 30일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파행 편성되던 뉴스에 이어 교양·예능 프로그램도 방송에 차질을 빚었다. 2위는 한나라당 새 당명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새 당명을 새누리당(새 세상의 우리말)으로 결정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생각과 사람, 이름까지 바꾸게 된다면 우리 당은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성폭행 사건은 3위에 올랐다. 서울대 학생 40여명은 지난달 31일 대법원 앞에서 2년 전 서울대 대학원 선후배 사이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이 최근 2심 재판에서 가해자의 ‘성기 기형’을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은 것에 수긍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공정한 3심 재판을 촉구했다. 2심 재판부는 “성폭행 가해자 A씨가 성기 기형 때문에 한 손으로 자신의 성기를 잡고 삽입을 시도했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피해자 B씨가 그런 상황을 언급하지 않아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4위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다. 서울 지하철과 버스의 성인 요금이 오는 25일부터 150원 오르고 어린이와 청소년 요금은 동결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중교통 적자를 없애기 위한 요금인상 필요액은 388원이나 시민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150원을 올리게 됐다.”고 했다. 5위에는 일본 폭설피해가 올랐다. 올 들어 이시가와현 등 북부지역에서는 영하 36도의 냉기가 상공에 머물면서 매일 평균 3m가 넘는 폭설이 내려 니가타 공항이 폐쇄되고 교통편이 마비됐다. 지금까지 46명이 숨지고 600명이 다쳤다. 6위는 나꼼수 비키니 시위 논란이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을 기원하는 ‘비키니 시위’를 두고 소설가 공지영은 트위터에서 “가슴 시위 사건은 매우 불쾌하다.”면서 “스스로 살신성인적 희생이라고 하는 여성들의 멘션까지 나오게 된 것은 경악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7위는 나경원 피부숍.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시사IN’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경찰은 지난달 30일 “나 전 후보가 해당 병원에서 쓴 돈은 550만원”이라고 밝혔다. 소녀시대 라이브 위드 켈리가 8위를 차지했다. 지난 1일 미국 ABC의 토크쇼 ’라이브! 위드 켈리‘에서 ‘더 보이즈’를 열창,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9위는 톰 요크가 이끄는 영국의 5인조 밴드 라디오헤드 방한 소식.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에서 한국 첫 공연을 한다. 10위는 송지효 열애. 배우 송지효는 1일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대표 백창주씨와의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나꼼수 지지男 ‘누드 응원’… 비키니 논란에 ‘맞불’

    나꼼수 지지男 ‘누드 응원’… 비키니 논란에 ‘맞불’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공동 진행자였던 정봉주(52·수감) 민주당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비키니 응원’에 이어 ‘누드남 응원’이 등장했다. 비키니를 입은 여성의 응원 사진에 대한 나꼼수 멤버들의 발언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했다.”는 지적을 받자 나꼼수 지지자가 ‘공평하게 남자도 벗겠다.’며 맞불을 놓은 것이다. 지난 1일 공개된 나꼼수 방송에서 멤버들은 이번 논란과 관련한 사과의 말을 꺼내지 않았다. 논란은 여성 인권에 대한 이념 대결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누드남에 대해서도 불편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 전 의원 지지 사이트인 ‘나와라 정봉주 국민본부’와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에 한 남성의 누드사진이 지난 1일 올랐다. 사진 속 남성의 몸에는 ‘내 모델 내놔’ ‘형 진지하다’라고 적혀 있었다. 사진의 주인공은 정 전 의원의 전담 사진작가인 최영민(37)씨. 최씨가 자신의 사진 ‘모델’인 정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한다는 의미를 사진에 담은 것이다. 최씨는 팬카페에서 정 전 의원 못지않은 유명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사평론가 진중권씨는 트위터를 통해 “비키니 시위. ‘사과’ 대신에 공격적 ‘변명’으로 입장을 정한 모양이죠? 하긴, 사과는 강요할 수 없죠. 재미있는 현상입니다.”라고 밝혔다.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정 전 의원 지지자들은 “비키니 응원을 성희롱으로 몰아간 것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라며 옹호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남성 누드 사진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나꼼수가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소설가 공지영씨와 여성단체들도 불쾌함을 표현하며 나꼼수 측에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의 발단이 된 비키니 응원 사진은 지난달 20일 인터넷에 올랐다.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정봉주’라는 문구가 여성의 가슴에 적힌 사진이었다. 처음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을 응원하는 새로운 형식의 시위로 인식됐다. 논란은 김용민(38) 시사평론가가 21일 공개된 나꼼수 방송에서 이와 관련한 성적 발언을 하면서 불이 붙었다. 그는 “정 전 의원께서는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시고 부끄럽게도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계십니다. 그러하오니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멤버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도 논란을 키웠다. 그는 27일 “가슴 응원 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라는 내용이 적힌 정 전 의원과의 접견신청서를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는 촉구가 이어졌지만 나꼼수 멤버들은 이를 외면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영화기자가 뽑은 최고의 영화 ‘도가니’

    영화 담당 기자들이 뽑은 최고의 영화로 황동혁 감독의 ‘도가니’(제작 삼거리 픽처스)가 선정됐다. ‘도가니’는 3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회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는 자칫 묻힐 뻔했던 광주 인화학교 성추행 사건을 이슈로 부각시키면서 가해자에 대한 재수사는 물론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일명 ‘도가니법’)을 이끌어 내는 등 사회의 파수꾼으로서 영화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감독상은 740만명의 관객몰이를 통해 문화계 전반에 걸친 복고 열풍의 주역이 된 ‘써니’의 강형철 감독이 차지했다. 남녀 주연상은 ‘완득이’의 김윤석과 ‘만추’의 탕웨이에게 돌아갔다. 조연상은 ‘마이웨이’의 김인권의 몫. 영화의 흥행 실패에도 주인공의 친구 종대 역을 맡은 김인권은 장동건, 오다기리 조를 능가하는 존재감을 뽐냈다. 신인상은 ‘파수꾼’의 이제훈에게, ‘발견상’은 유아인(‘완득이’)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영화상은 종합지, 경제지, 방송사, 스포츠지, 영화전문지 등 41개 언론사 영화 담당 기자 80여명이 직접 뽑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나꼼수 ‘비키니 인증샷’ 너무 나간 것 아닌가

    인터넷 방송 나꼼수의 ‘정봉주 구하기’ 1인 시위 수영복 인증샷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몇몇 여성 지지자들이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자신의 가슴 부위에 정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글을 적은 사진을 올리면서부터다. 나꼼수 멤버들에게 동지적 애정을 보이고 있는 ‘도가니’의 공지영 작가까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꼼수에 사과를 요구한 공 작가의 불편함에 인터넷 공간에서 찬반 양론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성들이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 홈페이지에 비키니 인증샷을 올린 것 자체를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비키니 시위도 엄연한 표현의 자유이자 항의 표시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상의를 벗고 모피 반대 시위를 하고, 올해 다보스에서도 반나체로 반(反)자본주의 시위를 한 것 등을 보더라도 여성이 자신의 신체 부위를 드러내며 의사 표시를 한다고 비난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나꼼수 멤버들의 가슴 시위 이후 발언 및 트위터에 올린 내용들이다. 한 멤버는 “정 전 의원이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고 부끄럽게도 성욕 감퇴제를 복용하고 있다.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길 바란다.”고 했고, 다른 멤버는 자신의 트위터에 “가슴 응원 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고 했다. 나꼼수의 수영복 사진 유도는 ‘씨바 졸라’ 등 언어 일탈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명백한 성희롱이다. 대중적 인기에 도취해 자신들은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다는 듯한 오만이 짙게 배어 나오는 행태다. 나꼼수는 간단치 않은 영향력을 가진 매체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점에서 폭넓은 인기에 걸맞은 도덕적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 자극적인 표현은 순간적으로 카타르시스를 제공할지 모르지만 생명력은 길지 않다. 인기에 취해 어느새 자신이 비판하던 권력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한다. 나꼼수의 비키니 시위 인증샷은 누가 뭐래도 너무 나간 것이다.
  • 트위터가 검열? 트위터의 배신!

    트위터가 검열? 트위터의 배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표 격인 트위터의 ‘국가별 트위트(트위터 글) 차단’ 방침에 비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다. 이른바 트위터의 검열 논란이다. 29일 트위터 이용을 중단하자는 ‘트위터 블랙아웃(이용중단)’ 운동이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외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검열은 자유를 억압하는 행위다.” “트위터가 배신했다.”고 외치고 있다. 미국의 트위터 본사는 지난 26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국가별로 금지된 내용을 포함한 트위트나 트위터 계정은 해당 나라에서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데 대한 후폭풍이다. 한국 사용자 상당수도 지난 28일 오후 8시부터 29일 오후 4시까지 블랙아웃 운동에 동참했다. 영화배우 김여진씨는 “국가의 요청에 따라 사용자의 트위트를 제한한다는 방침에 많이 슬프네요. 지금부터 하루 ‘트위터 블랙아웃’에 동참합니다.”라고 밝혔다. 작가 공지영씨도 블랙아웃 관련 글을 리트위트(퍼나르기)하면서 “29일 쉴게요.”라고 밝혔다. 이틀간 국내에 ‘블랙아웃 데이’가 언급된 글은 1만 3000건을 넘었다. 트위터 이용 거부 운동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TwitterBlackout’이라는 해시태그(hash tag)를 단 트위터 이용자도 8500여명에 달했다. 해시태그란 ‘#’ 부호 뒤에 특정 주제의 단어를 넣어 글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알리는 트위터 고유의 기능이다. 해외 역시 반발이 만만찮다.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는 “트위터가 검열을 시작한다면 트위트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인권운동가 마흐무드 살렘도 “매우 나쁜 소식”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도 “정치적 행동주의자들이 조직화 도구로 사용해 온 트위터가 글로벌 비즈니스의 현실에 고개를 숙이고 검열제도를 도입했다.”고 분석했다. 트위터 본사는 ‘검열’이라는 비판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트위터 측은 “그간 문제가 되는 트위트는 삭제했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이용자가 해당 글을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해당 국가 외에 나머지 국가에선 볼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한층 커졌다. 중동의 재스민 혁명, 남유럽의 시위, 미국 월가 시위 등의 기폭제 역할을 한 트위터 글을 정작 해당 국가 국민은 읽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새 정책은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명백한 후퇴”라면서 “국내에서 이미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블로그 글이 삭제되는 상황이 트위터에서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정책은 중국시장을 잡기 위해 트위터가 중국 정부에 보내는 구애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 트위터는 중국에서 웨이보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한다. 전 세계를 통틀어 트위터 가입자가 2억 명인 반면에 웨이보는 중국에서만 2억 5000만명이 이용 중이다. 국경없는기자회(RSF)는 “트위터가 중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억압받는 나라의 사이버 반체제 인사들에게 매우 중요한 도구를 박탈했다.”고 항의했다. 신진호·정서린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솔롱고를 만들자/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솔롱고를 만들자/임태순 논설위원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은 6·25에 휘말려 포로가 된다. 전쟁이 끝난 뒤 어디로 갈 것이냐는 심문관의 질문에 그는 남한도, 북한도 아닌 제3국을 선택한다. 8·15 해방, 한국전쟁의 격변기를 통해 남과 북을 모두 접해본 그는 민주주의, 공산주의에 모두 실망해 중립지대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끝내 바다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아마 중간지대도 피난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명준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반세기가 훨씬 넘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흑백이 뚜렷이 구분된 단선사회이다. 보수와 진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갈라지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른 부문에서도 극명하게 엇갈려 서로 대립하고 싸운다. 이념이나 정치도 따지고 보면 모두 먹고살자는 것인데 도무지 접점이 없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달려들어 극한투쟁, 선명성만이 최고이고 지고지순한 선이다. 반면 타협과 절충은 배신이고 비굴이고 야합이다. 그러니 흑과 백은 가까워지기는커녕 더욱 멀어져 양극으로 치닫는다. 중간지대, 회색지대라는 완충지대가 없으니 갈등, 분열, 대립, 반목이 있을 뿐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저마다 잘하고 못한 것이 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집권 초기 금융실명제 등 개혁, 김대중 대통령의 IMF 금융위기 탈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개혁 등은 모두 치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지지자에 따라 이러한 평가는 180도 달라진다. 김대중 대통령 지지자는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 좋고 반대로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모든 것이 다 싫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화되고 고착화돼 골수주의자가 양산되고 중도는 설 자리를 잃는다. 지독한 독선이고 독재다. 외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균형감각을 잃고 편견과 아집만이 남는다. 그러니 중재자이고 조정자 역할을 하는 판사들의 입에서도 ‘뼛속까지 친미’라는 등의 극언이 쏟아져 나온다. 얼마 전 인기작가 공지영은 김연아 선수가 종합편성채널 개국행사에 들러리를 섰다며 “너 참 예뻐했는데, 이제 안녕”이라고 해 물의를 일으켰다. 설령 종편이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무섭게 편가르기를 해야 하는지 섬뜩하다. TV에서 진행하는 토론프로도 그렇다. 자기 이야기만 하고 상대편의 주의, 주장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토론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난다. 같은 편끼리 나와서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유유상종 동상이몽’의 자리가 되다 보니 생산적 결론은커녕 접점도 찾지 못한다. 사회 분위기가 이렇게 양극단으로 흐르니 완충역할을 해야 할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뒷전으로 물러나기만 한다. 발을 잘못 들여놓았다간 한쪽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매도되기 때문이다. 자연적 조정, 절충의 기능은 약화되고 대립, 충돌이라는 사회적 비용만 커진다. 여기에 더해 우리 사회는 유교적 전통에 따라 실리보다는 대의명분을 선호한다. 충성, 절개, 지조 등에는 우호적이고 온정적이지만 대화, 협상, 타협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수많은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첨단사회에서 대의명분에만 집착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정치·경제적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국제관계에서는 서로 이해를 조정하고 절충하고 양보하는 성숙한 실리문화가 무기처럼 장착돼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양극단에 서서 상대편 보고 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서로 한발짝 내딛고 상대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해하고 포용하고 양보하고 승복해야 한다. 몽골어로 ‘솔롱고’는 무지개를 뜻한다. 몽골에선 우리나라를 ‘솔롱고스’, 즉 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르지만 우리나라는 흑백의 무채색 사회이다. 흑백이 서로 섞여야 여러 가지 유채색이 나오고 유채색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온다. 생물학적으로도 잡종이 순종보다 훨씬 아름답고 강하지 않은가. stslim@seoul.co.kr
  • 배우 공유, 도가니 피해 아동 만나라고 하자…

    배우 공유, 도가니 피해 아동 만나라고 하자…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된 광주 인화학교 피해 학생들을 위로하는 따뜻한 행사가 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도가니’의 제작사인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는 5일 “‘도가니’의 실제사건 피해 학생들이 주축이 돼 구성된 공동체 ‘홀더’(홀로 삶을 세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학생과 교사 38명이 지난달 17일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 나들이를 했다.”면서 “학생들이 언론에 노출될 경우의 상황과 편안한 서울 나들이를 보장해 주려고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액 모금 활동에 1704명 참여 행사의 발단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봉사모임 ‘날라리 외부세력’의 배우 김여진, 소설가 공지영, 가수 박혜경과 팬들이 지난해 8월 광주 KBS홀에서 ‘홀더’를 후원하려고 열린 문화콘서트에 참여한 것. 당시 학생들은 감사의 뜻으로 ‘난타’ 공연을 펼쳐보였는데, 그 모습을 본 후원자들은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난타’ 공연을 보여주기로 했다. ‘날라리 외부세력’의 회원인 정상수씨가 기획하고 삼거리픽쳐스 엄 대표와 요리연구가 이보은씨 등이 힘을 모으면서 행사가 진척됐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된 소액 모금을 통해 1704명이 참여해 144만 5446원이라는 소중한 돈을 보탰다. ‘홀더’ 회원들은 남산타워 투어를 시작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개그맨 이동우가 주연을 맡은 연극 ‘오픈 유어 아이즈’와 비언어극 ‘난타’ 공연을 관람하고 롯데월드에서 즐겁게 지냈다. 엄 대표에 따르면 청각장애 아동들인 ‘홀더’ 학생들은 ‘오픈 유어 아이즈’를 보고 “비록 대사를 들을 수는 없지만, 눈으로 보이는 연기만으로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었다. 많은 것을 느꼈고 장애를 극복해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깜짝 선물도 받았다. ‘도가니’에 출연한 배우 공유와 정유미가 선물 보따리를 들고 숙소로 찾아와 학생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 것. ●아이들 혼절할 정도로 흥분의 도가니 엄 대표는 “소식을 듣고는 공유는 일본에서, 정유미는 부산에서 바쁜 일정을 뒤로 하고 한걸음에 달려와 줬다.”면서 “아이들이 거의 혼절할 정도로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가족들이 아니라면 불가능할 만큼 격의 없고 편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영혼이라도 달랬으면…” 옛 대공분실에 弔花

    “영혼이라도 달랬으면…” 옛 대공분실에 弔花

    1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경찰청 인권보호센터 내 복도엔 검은 책상 위에 하얀색 국화 바구니가 올려져 있었다. ‘근조’(謹弔)라고 적혀 있었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이 지난달 30일 타계한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애도하며 바친 것이다. 밤새 불도 켜 뒀다. 이곳은 김 고문이 민주화 운동을 하다 경찰에 검거돼 모진 고문을 당했던 옛 대공분실 자리다. 1987년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사망한 장소이기도 하다. 경찰 관계자는 “한 직원이 김 고문이 별세한 후 쓸쓸한 마음에 불을 켜 뒀고, 몇몇이 같은 맥락에서 조화를 가져다 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직경찰 “인권센터에 분향소를” 독재 정권의 한 축으로 고문을 자행하며 국민에게 고통을 안겼던 경찰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옛 대공분실에 김 고문의 정식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미묘한 파장이다. 경찰청 미래발전과 이준형 경위는 경찰 내부망 등에 “경찰청 인권센터에 김 고문의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물고문으로 숨을 거둔 박 열사의 기념관 옆에 김 고문의 기념관도 만들어 다시는 국가 공권력에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 존재하며 경찰관은 그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면서 “시대적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공분실 자리에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를 세웠다. 불행한 과거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다. 평일에는 과거 고문이 가해졌던 취조실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한편 김 고문 별세 사흘째인 이날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이홍구 전 국무총리,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등이 다녀갔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누적 조문객은 수는 3만 4000명에 이른다고 장례위원회 측은 밝혔다. ●누적 조문객 수 3만 4000명 미국 로버트케네디 인권센터에서도 애도하는 서한을 보내왔다. 센터 설립자인 캐리 케네디는 서한에서 “김근태 선생의 가족과 정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오늘 느낄 상실감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군사독재정권과의 타협을 단호히 거부한 선생의 일관성은 정의를 위해 일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작가 공지영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신진호·이영준기자 sayho@seoul.co.kr
  • [총선 및 대선 국운 가른다] 2030에 어필하라 숨은 인재 영입하라

    4월 19대 총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는 ‘인재 영입’이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이른 만큼 국민적 신뢰를 받는 새로운 인물을 누가 더 많이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표심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 “젊은 피 수혈 못 하면 총선은 해보나 마나” 한나라당은 특히 더 인재 영입에 공을 들여야 한다. 집권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화됐고, ‘부자 정당’, ‘수구 정당’ 이미지도 여전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지 않으면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관심의 초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당의 구심점인 그가 참신한 인재를 끌어모을 유일한 인물이다. 한나라당은 서울 강남 및 영남권 등 전략지역의 경우에는 국민 배심원이 참여하는 ‘나가수’(나는 가수다)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발하고, 경합지역에서는 완전개방형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당에서 영입 대상 1순위로 거론되는 사람은 나승연 전 평창 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서울대 김난도(소비자학과) 교수 등이다. 나 전 대변인은 지난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한 호소력 있는 프레젠테이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나 전 대변인은 최근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했다. 김 교수는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로, 특히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인물이다. 한나라당 나성린 의원은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데려올 필요가 있다.”며 김 교수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청춘들의 순수한 멘토로 남고 싶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막노동을 하며 1996년 서울대 법대에 수석 합격했던 장승수(40) 변호사도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이끈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등 2030세대에 어필하는 인사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당이 일신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보다 파격적인 영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데다 박 위원장 역시 좀더 큰 틀의 인선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거물급 인사들의 참여가 주목된다. ●야권, 개방형 국민 경선으로 승부수 야권은 완전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 노동계 및 시민사회 세력이 함께 어우러진 거대 야권 통합정당으로 변모한 야권은 전방위적으로 인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의 표심을 확실히 다지고, ‘호남당’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대중적 인지도와 평판이 좋은 인사들을 물색하고 있다. 야권의 영입대상 0순위 후보는 단연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지율 5%의 박원순 서울시장을 당선시키는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안 원장이 한나라당을 “역사를 거스르는 세력”이라며 비판한 만큼 야권은 ‘안철수=필승 카드’로 보고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통합야당에 들어오면 더 바랄 게 없다. 대표직도 내줄 수 있다.”고 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도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당시 유세를 하며 박 시장을 지지했던 신경민 전 MBC 앵커는 그동안 꾸준히 영입 권유를 받았지만 매번 거절했다. 정부·여당의 언론정책에 각을 세웠다가 해직된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균형감 있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 등도 영입 대상으로 꼽힌다. 학계에서는 박 시장의 멘토단 출신인 조국 서울대 교수, 민주당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노무현재단 상임위원이면서 민주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장인 김용익 서울대 교수, 4대강 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박창근 관동대 교수도 거론된다. 노동계에서는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상임위원장 출신인 백태웅 미국 하와이대 로스쿨 객원교수 등이 검토되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영화 ‘오아시스’를 만든 이창동 감독,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물망에 올랐다. 이 감독의 동생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는 문성근 시민통합당 상임대표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었다. 그 밖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딴지일보 대표, 영화 ‘도가니’ 원작자 공지영씨, 배우 김여진씨, 방송인 김제동씨도 입에 오르내린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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