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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교 최우선청약통장’ 거액 프리미엄 거래

    경기도 성남지역에서 판교 신도시 당첨을 노린 지역 무주택자 최우선 청약자격 통장이 거액의 프리미엄이 붙어 불법거래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건설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판교 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40세 이상으로 10년 이상 성남지역 무주택자에게 자격이 주어지는 분양가상한제(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의 청약저축과 예금통장이 3000만∼5000만원에 불법거래되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에 거주하는 B모씨의 경우 11년3개월 동안 135회 불입액을 넣은 청약저축 통장을 인근 중개업소의 소개로 서울지역 중개업자에게 5000만원에 팔았다. B씨는 “인근 중개업소 사람들의 권유로 통장을 팔았다.”면서 “주변에 자신과 같은 사람이 제법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불법거래는 성남지역 물량 우선배정 원칙에 따라 전체 공급주택의 30%에 대해 우선 청약자격을 주는 데다가 이 중에 40%는 40세 이상 10년 무주택자에게 우선 청약자격을 줘 당첨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성남지역 거주자 청약통장은 35세 이상 5년 무주택자의 경우 25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으나 건교부가 주택법 개정을 통해 40세 이상 10년 무주택자를 우대키로 하면서 불법 통장거래가격이 더 오른 것이다. 통장은 통장 소지자와 매입자간에 당첨 때 아파트 명의를 이전해준다는 내용을 공증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건교부 박상우 주택과장은 “통장 불법거래에 대해 판교 분양 이후 당첨자를 중심으로 국세청, 성남시 등과 강력한 합동단속에 나서겠다.”면서 “성남시에 거주하는 40세 이상 10년 무주택자의 경우 당첨 확률은 크게 높지 않고, 또 당첨후 5년간 전매가 금지돼 실제로 혜택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행 주택공급 규칙에는 주택공급 질서를 교란하는 등 불·편법 통장을 거래할 때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잘먹고 잘살자]뜨끈뜨끈 처녀두부 시원시원 총각두부

    [잘먹고 잘살자]뜨끈뜨끈 처녀두부 시원시원 총각두부

    찬바람이 불면 두부 소비량이 10∼30% 늘어난다. 우리나라에서 한해동안 팔리는 두부는 3억모 정도. 생두부, 유기농 콩두부에 이어 테이크아웃 두부전문점까지 생기고, 뉴욕타임스가 ‘쌀찌지 않는 치즈’라 칭송할 정도로 두부는 각광받는 식품이 됐다. 두부의 인기비결은 콩 속에 담긴 색소성분인 이소플라본 때문. 이소플라본은 여성 호르몬의 구조와 비슷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불리며 암발생을 억제하고 골다공증도 막아준다. 한편, 단백질은 풍부하지만 두부 200g 한모의 열량은 170㎉로 밥 한공기보다 적어 건강 다이어트식으로도 그만이다. 두부가 딱딱한 부침용이나 찌개의 조연에서 벗어나 당당한 식탁의 주연으로 조명받고 있다. 세계인의 밥상에 오르는 새롭고 무궁무진한 두부의 고소한 세계에 함께 빠져보자.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이종원·도준석기자 jongwon@seoul.co.kr 두부가 식탁의 주연으로 떠오른 데는 ‘그냥 먹는 생두부’의 탄생이 한몫했다. 생두부는 딱딱한 기존 두부와 달리 진한 콩물을 그대로 굳혀 살살 녹는 부드러운 조직감이 일품이다. 생두부의 콩물 농도는 13%로 10% 이하인 보통 두부나 8%인 연두부보다 훨씬 높아 고소한 맛을 낸다. ●여성 두부? 남성두부! 생두부는 따뜻해도 맛있지만 차갑게 먹어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감촉이 일품이다.“찌개에 넣어 뜨겁게 먹으면 여성형 두부, 생두부처럼 차갑게 간장 양념을 해서 술안주로 먹으면 남성형 두부로 분류하죠.” 두산의 두부박사 허병석 소장은 두부맛은 간장을 안 치고 그냥 먹어도 고소한 생두부가 최고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찌개나 국에 넣어먹던 여성형 두부가 많았다면 이젠 두부 하나만으로 요리가 되는 남성형 두부가 각광받는 추세다. 허 소장은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 남성형 두부요리가 늘어난 것은 부드러운 조직감을 갖춘 생두부처럼 두부 제조기술이 발달한 덕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두부는 외관이 구멍없이 반듯하고, 색깔은 노란빛이 도는 흰색이다. 찌개에 두부를 넣을 때도 팔팔 끓이지 말고 마지막에 파르르 끓여내야 제대로 된 두부맛을 느낄 수 있다. 고소한 생두부 맛의 또 다른 비결은 전통 뜸방식. 두부를 만들 때 콩물을 100도에서 끓여야 하는데 너무 빨리 끓이면 두부의 고소한 맛이 덜하다. 가장 고소한 맛이 나는 콩물의 온도와 끓이는 시간을 찾아낸 것이 전통 뜸방식이라 한다. ●두부, 세계로 가다 뉴욕타임스는 외식면에서 한국의 순두부찌개를 ‘이상적 겨울음식’이라 소개했다.‘두부다’의 유지영 이사는 호주, 미국 등에서 세계 최초인 테이크아웃 두부전문점이란 두부다의 컨셉트에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두부를 처음 만든 사람은 2000년전 중국인이며 한국의 두부기술이 일본에 전수됐다. 현재 두부를 즐기는 양과 방법은 중국과 일본이 우리보다 월등하다. 일본 ‘후지노 두부’는 참깨두부, 숯불두부, 고추두부 등 60가지가 넘는 예술적 두부를 고급스러운 외양의 두부 부티크에서 판매한다. 두부의 콩물을 끓일 때 생기는 얇은 막인 유바도 한국 사람에게는 생소하지만 중국, 일본에서는 즐겨 먹는다. ●생두부 젤리 재료 생두부 100g, 시판당근주스 180g, 설탕 10g, 불린 젤라틴(젤라틴 가루 4g을 뜨거운물 20g으로 불린 것으로 동대문 방산시장에서 싸게 살 수 있다.) 만드는 법 (1)생두부는 물기를 거둔 뒤 1㎝ 이하 굵기로 자른다.(2)뜨거운 물에 불린 젤라틴을 냄비에 넣고 당근주스 을 넣어 약한 불에서 저어 녹인다.(3)(2)의 주스는 냄비째로 들어내어 남은 분량의 당근주스를 넣고 골고루 저어준다.(4)알맞은 젤라틴 용기에 생두부를 담고 (3)의 주스를 부어 냉장고에서 굳힌다. ●과일 두부셰이크 재료 딸기아이스크림 100g, 생두부 150g, 올리고당 1큰술, 소금 0.5g, 딸기요플레 60g 만드는 법 (1)믹서기에 물기를 거둔 생두부와 올리고당, 소금을 넣고 곱게 간다.(2)(1)에 요플레와 아이스크림을 넣고 다시 갈아 바로 마신다. 팁 요플레 대신 팥빙수용 팥, 생두부, 얼음을 함께 갈아 과일과 곁들이면 생두부 팥빙수가 된다. ●생두부 카나페 재료 생두부 200g, 통조림 오렌지 100g, 키위 1개 오렌지즙(오렌지주스 120g, 설탕 15g, 녹말가루 2g, 레몬즙 8g) 만드는 법 (1)통조림 오렌지는 물기를 빼고, 키위는 껍질을 벗겨 반달모양으로 얇게 썬다.(2)분량대로 오렌지즙을 만들어 불에서 걸쭉한 농도로 끓여 차게 식힌다.(3)차가운 생두부는 한입크기 원하는 모양으로 잘라 물기를 거둔 뒤 작은 용기에 한쪽씩 담는다.(4)먹기 직전 (3)위에 (1)의 과일쪽을 올리고 (2)의 오렌지 시럽을 알맞은 양으로 끼얹어 낸다. 시원시원 총각두부 ■두부가 맛나는 집 두부다(730-6370)는 테이크아웃 두부전문점이다. 유기농 콩과 천연 조미료를 사용,2000원대 메뉴 22가지를 선보인다.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경찰청 앞에 연 1호점은 다이어트에 민감한 직장 여성과 담백한 맛을 즐기는 남성들이 식사와 야식을 위해 즐겨찾는 명소가 됐다. 자그마한 식당 내부 분위기도 깔끔하다. 단호박 두유 덮밥(4500원)은 호박의 달콤함, 두유의 고소함과 카레향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데리 치킨 토핑(2800원)은 따뜻하고 고소한 연두부에 일본풍 양념의 닭고기를 얹어 한끼 식사로 손색없다. 메뉴 하나당 열량이 김밥 한줄보다 적은 200∼350㎉지만 두부의 풍부한 단백질로 만족스러운 포만감을 준다. 삼청동에 있는 콩두(722-0272)는 콩을 이용한 다양하고도 고급스러운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애피타이저부터 스테이크, 디저트 아이스크림까지 콩을 이용한 특색있는 요리가 눈과 입을 놀라게 한다. 금연인 1층 레스토랑과 흡연이 가능한 지하 1층 와인바로 공간이 나눠져 있다. 점심과 저녁 모두 3가지 코스요리에서 선택할 수 있다. 코스 요리는 3만∼5만원이며 두부 스테이크는 2만 5000원이다. 나오비(3449-5187)는 일본 후쿠오카 지방에서 60여년 동안 두부요리로 명성을 쌓은 두부전문점 ‘고에몽’의 야마가타 가문으로부터 요리를 전수받았다. 일본 두부요리의 다채로운 단아함과 한국의 전통 요리기법이 어우러진 곳이다. 대표적 메뉴인 하나카고 정식(1만 8000원)은 단호박 두부 고로케, 캐시넛 두부, 참깨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중년 여성을 위한 식사. 두비지 나베요리(1만 3000원)는 종이 냄비에다 직접 끓여가며 먹는 재미가 일품으로 굴, 모시조개, 도미 등 다양한 제철 해산물을 이용한다. 유바 해물면 정식(1만 2500원)은 두부를 만들 때 생기는 얇은 막인 유바와 클로렐라면을 이용, 독특한 맛을 낸다. ■술맛 돋우는 두부 안주 셋 ●생두부 야채쌈 재료 생두부 1모, 쌈야채(고운잎 상추 100g, 쌈취 등)쌈장(체에 내린 된장 3큰술, 고추장 1큰술, 다진 양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조청 1큰술) 만드는 법 (1)부드러운 상춧잎 등 쌈야채는 씻어 물기를 빼고 차게 보관한다.(2)분량대로 쌈장을 만들어 골고루 저어둔다.(3)부드러운 상춧잎에 알맞은 양의 생부두를 놓아 쌈장에 싸먹는다. 팁 된장 다진 쇠고기 쌈장, 고추장 쇠고기 볶음장도 쌈장으로 쓸 수 있다. ●생두부 튀김탕 재료 두부 250g, 소금, 흰후추, 녹말가루, 기름, 볶은 검은깨, 무즙, 실파 약간, 간장소스(간장 3큰술, 다시마물 2큰술, 미림 1큰술, 식초 1작은술, 녹말가루) 만드는 법 (1)간장소스를 약간 걸쭉한 농도로 끓여 식힌 다음 차게 보관한다.(2)두부는 깍둑 썰어 소금, 후추, 참기름을 골고루 뿌려 준다.(3)두부에 녹말가루를 묻혀 충분히 흡수시킨다.(4)튀김기름에 (3)의 두부를 넣고 표면이 바삭하게 튀겨지면 들어낸다.(5)간장소스에 무즙을 넣고 뜨거운 두부 위에 붓는다. ●생두부 쌀피말이 재료 생두부 200g, 오이피클 100g, 슬라이스햄 10장, 슬라이스치즈 10장, 쌀피 10장 만드는 법 (1)생두부는 물기뺀 뒤 2㎝굵기, 슬라이스 치즈 폭의 길이로 잘라 물기를 거둔다.(2)따뜻한 물에 쌀피를 적셔 건져 부드러워지면 햄 위에 얇게 썬 오이피클을 펴서 놓고 그위에 치즈를 펴놓는다.(3)(2)의 위에 물기를 거둔 (1)의 두부를 놓고 돌돌 싸서 토막내 담는다. 허니머스터드, 스위트칠리 소스를 곁들여내면 좋다. 요리법 두부종가
  • 홍합부인 김쏘였네, 속살 올랐네

    홍합부인 김쏘였네, 속살 올랐네

    찬바람이 불면 그리워지는 그 맛. 따끈하면서도 담백한 홍합탕은 얼었던 몸을 풀어준다. 이런 까닭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홍합을 내놓는 길거리 포장마차 불빛마저 정겹다. 보랏빛이 약간 감도는 까만 껍데기를 벌려 빼먹는 속살에는 감칠맛이 그만이다. 홍합 특유의 향에서 바다까지 느낄 수 있다. 홍합의 속살은 어찌보면 참으로 외설적이다. 지역에 따라선 합자, 열합, 섭 등으로 부른다. 허균은 중국인들은 홍합을 ‘동해부인(東海夫人)’이라며 즐긴다고 적었다. 홍합을 많이 먹으면 여성의 속살이 예뻐진다고 믿었던 것. 프로비타민D가 풍부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조혈작용에도 효과가 높아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닐 성싶다. ■ 이번 주말 홍합 어때요 홍합은 사실, 우리보다 서양의 식탁에서 더 주빈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우리는 나물이나 국을 끓일 때 홍합을 넣거나 술국으로 홍합탕이 인기다. 하지만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에선 홍합을 주요리로, 당당한 한끼의 식사로 먹고 있다. 홍합을 삶으면서 나오는 국물에 크림이나 토마토 소스를 섞어 요리해 다시 홍합에 끼얹어 먹는다. 요즘 홍합이 한창 나는 곳은 전남 여수시다. 홍합은 굴에 비해 수익성이 낮아 양식은 훨씬 적다. 돌산대교를 건너 옥색 바다의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강남금마을을 찾았다. 돌로 쌓은 방파제가 있을 정도로 고즈넉한 마을의 포구에서 배를 타면서 배 이름을 물었다. 선장 정충길(55)씨는 “작은 밴데 무슨 이름이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마침 바람이 없어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를 10여분간 미끄러지듯 달렸다. 대경도 사이였다. 한 줄로 죽죽 늘어선 띔개가 보였다. 홍합 양식장이었다. 선장 정씨가 부인과 함께 띔개 아래로 매달린 줄을 낫으로 끊어 끌어올렸다. 뽀얀 흙먼지를 둘러쓴 홍합이 빼곡히 매달려 있었다. 다른 부착 생물도 많이 붙어있었다. 끌어올린 홍합에 물을 끼얹자 깨끗해졌다. 선장 정씨가 끌어올린 홍합을 부인이 하나 하나 다 뗐다. 홍합은 실같은 족사로 서로 붙어있는데 이를 떼냈다. 선장 부인은 “껍데기를 깨끗이 씻어 실파·풋고추와 마늘을 다져 넣고 끓이면 기막힌 홍합탕이 된다.”며 “홍합은 조개와는 달리 해감할 필요가 없지만 국물처럼 마시려면 소금물에 조금 해감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합은 찬물에 끓여야지 뜨거운 물에 넣으면 조가비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한 시간가량 이렇게 작업하자 커다란 광주리에 5개 가득했다. 다시 돌아왔다. 커다란 통속에 넣고 바닷물로 씻자 홍합 특유의 검은빛이 반짝거렸다. 씻은 홍합을 박신양에서 깠다. 홍합을 까던 박정이(60)씨.“요즘엔 홍합을 까도 인건비가 안 나와요. 홍합 알 1㎏에 겨우 2000원선이에요.”라고 하소연했다. 굴은 배가량 더 받는단다. 이렇게 깐 홍합을 상인들이 모아 대형 마트와 음식점 등에서 판매한다. 박씨는 “홍합 살은 연한 소금물에 흔들어 씻고 검은수염(족사)이 있으면 자르면 된다.”며 “국을 끓일 때 끓는 물에 살짝 데쳐 헹군 뒤 쓰면 된다.”고 말했다. 선장 정씨는 “좋은 홍합은 껍데기가 까맣고 광택이 나며 깨지지 않아야 하며 껍데기를 벗겼을 때 살이 통통하고 붉은 빛이 돌며 윤기가 있는 것이 싱싱하다.”고 귀띔했다. ■ 여수에서 홍합 맛보랑께 아름다운 항구도시 여수에는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요즘 여수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삼치회다. 다른 지역에선 구이로 먹어도 비린 생선인데, 여기선 최고의 횟감으로 통한다. 여수에서도 삼치회를 먹기 시작한 것은 20년 정도에 불과하다. 거문도 부근에서 잡힌 삼치는 씨알이 1m 이상 나갈 정도로 굵어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됐단다. 일본에선 삼치를 선어 상태로 보관했다가 즉시 회로 내놓는 것. 삼치잡이 선원들만 그동안 삼치회를 맛봤던 별미다. 여수 사람들은 삼치회 전문집으로 교동의 사시사철(061-666-1445)을 든다.12년째 삼치회(3만∼5만원)만 취급한다. 삼치회는 참치회처럼 썰어 낸다. 김동근씨는 “삼치회는 손바닥에 배춧잎과 김을 올린 다음 삼치회를 기름간장 소스에 찍어 얹고 풋마늘과 함께 먹는다.”며 시범을 보여줬다. 참치처럼 부드러웠지만 맛은 참치 뱃살(오도로)보다 더 고소했고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고깃살에 흰줄이 들어간 부분은 졸깃한 질감이 느껴졌다. 삼치회를 다진 마늘·참기름 등을 넣은 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 특징. 사시사철 맞은편의 노다지(662-4045)도 삼치회 전문집이다. 삼치 전문집들은 대개 오후에 문을 연다. 삼치가 거문도에서 매일 오후에 들어오는 탓이다. 여수에서 뺄 수 없는 또 한가지는 서대회. 가자미처럼 생긴 넓적한 생선인 서대는 남해안 지역에서 꾸덕꾸덕하게 말려 찜이나 조림으로 주로 먹는다. 뼈는 무척 억세지만 살은 토실하면서 담백하다. 서대를 회로 먹는 것은 여수가 거의 유일한 듯하다. 진남관앞 로터리에서 중앙파출소로 가는 길목의 구백식당(662-0900)은 서대회(1만원)로 유명세를 탔다. 구백식당의 서대회는 향토음식으로 여수지역 초등학교의 지역사회 교과서에도 올랐다. 서대는 껍질을 벗기고 포를 떠 1㎝ 크기로 어슷 썰어 미나리·상추·양파 등을 넣고 양념장으로 비벼 낸다. 양념 맛은 달콤·새콤·매콤하다. 주인 손춘심(57)씨는 “서대회 무침은 막걸리 식초에 발효시켜 내오기 때문에 탈이 나지 않는다.”며 “넓은 그릇에 밥을 조금 푸고 그 위에 콩나물·참기를 넣고 서대회를 넣고 비벼 먹는 것이 여수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양이 넉넉하기 때문에 3명이면 2인분,5명이면 3인분 정도 주문하면 적당하다. 구백식당 주위로 서대회 전문 음식점 예닐곱집이 몰려 있다. 여수 사람들은 생선만 먹을까? 바다에서 나는 것을 고기라고 부르고 소·돼지고기를 ‘육고기’라 부르며 즐겨 찾는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돌산대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빠져 한일택시 옆의 초당갈비(643-6333)를 많이 찾는다. 이 집의 대표 음식은 등심(1만 7000원). 겉모습이 꽃무늬 모양으로 빨갛다. 나주에서 나는 암소만 취급하며 부드러우면서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하다. ■ 서울서도 홍합 맛보세요 서울 이태원역 2번 출구앞에서 30m가량 가면 나오는 라시갈 몽마르트(796-1244)는 프랑스 음식점이지만 홍합요리도 낸다. 외국인들에게 먼저 알려진 이 곳은 프랑스인 요리사가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002년 문을 열 당시 최초로 유럽 스타일의 홍합요리 2가지를 냈다가 지난해부터 23가지로 보강했다. 여러 프랑스 음식과 함께 홍합구이·홍합찜·홍합샐러드·홍합수프·홍합꼬치 등 프랑스뿐만 아니라 태국식까지 다양하게 내고 있다. 먹는 방식은 유럽스타일이다. 플로랑 레스코자크 조리장은 “젓가락이나 포크 대신 한 손에 홍합을 들고 다른 손으로 홍합 껍데기를 집게처럼 집어 속살을 파내 소스에 찍어 먹고, 국물은 껍데기로 떠 먹는다.”고 말했다. 인기 메뉴는 전통적이면서도 홍합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브뤼셀스타일(1만 1000원), 매콤한 토마토 소소를 곁들인 홍합요리(1만 4000원)와 함께 훈제 베이컨·홍합요리(1만 4000원)이다. 홍합을 백포도주·양파·마늘·셀러리 등과 함께 넣고 익힌 다음 나오는 국물에 크림과 훈제 베이컨을 넣고 익혀 홍합의 향을 살렸다. 국물이 담백하면서 부드럽고, 빵을 찍어 먹기도 좋다. 서울 신촌 민들레영토 맞은편의 완차이(392-7744)의 아주매운홍합찜(2만원)이 유명하다. 조개와 새우 등의 해산물을 홍콩 스타일로 내놓지만 메뉴 이름에서 보듯이 맵다. 따갑듯이 매운 자극이 아니라 따끔따끔하다. 홍합을 살짝 익혀 사천·청양 고춧가루를 마늘·파·생강 등과 함께 두반장 소스와 넣고 볶아 냈다. 고추기름은 쓰지 않는다. 주인 총복자씨는 “우리집 홍합찜은 신촌에선 첫째다.”며 겸손하지만 자신감을 내보였다. 첫 맛은 고소하고 졸깃하면서 매운 맛이 느껴진다. 단맛도 살짝 배어있다. 웬만한 사람은 홍합 5개 정도 먹으면 이마에서 땀이 맺힌다. 아주매운홍합찜을 주문하면 전혀 간이 되지 않은 밍밍한 쌀죽이 한 그릇 나온다. 입안이 매운 맛으로 달아오르면 죽을 먹으면 된다. 금방 매운 맛이 가라앉는다. 매운 맛에 중독성이 있는지 홍합찜을 맛본 사람은 자주 찾는다. 서울 삼청동 청수정(738-8288)이 홍합밥으로 유명하다. 홍합을 넣고 가마솥에서 밥을 지은 다음 상에 내기 직전 참기름과 간장을 약간 넣고 살짝 볶는다. 주인 박일화씨는 “영업 비밀”이라며 더 자세한 비법 공개를 거부했다. 연한 갈색의 밥에 기름기가 돈다. 고소하면서 밥에 찰기가 있다. 메뉴는 2가지. 똑같은 밥을 도시락(6000원)과 정식으로 낸다. 도시락은 김치와 나물 등 반찬이 네댓가지가 나오며 포장해서 야외에서도 먹을 수 있다.2인분 이상만 주문받는 홍합정식엔 김치·겉절이·나물·생선구이·찌개 등 17가지의 반찬이 나온다. 정갈하지만 1인분에 1만 3000원 하는 가격이 만만찮다. 대구볼때기탕(2만원)도 유명하다. 마늘전문점으로 유명한 서울 여의도의 메드포갈릭(783-5296)도 홍합을 내놓고 있다. 매운 홍합찜(1만 3800원)은 홍합에다가 토마토 소스와 마늘과 후추를 넣고 바질 등의 향신료와 함께 졸인 것으로 향이 좋다. 또 화이트와인 홍합찜(1만 3800원)은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다. 크림 소스를 넣어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와인의 안주로 잘 어울린다. 압구정(546-8117)과 광화문(722-4580)에 분점을 두고 있다. 이밖에 서울 압구정동 성수대교 남단에서 글로리아백화점 방향의 하나은행골목에 있는 더버블스(3446-8041)는 블루치즈 홍합요리(2만 1000원)를 비롯해 벨기에와 이탈리아식 홍합요리 10여가지를 내고, 대학로의 마로니에공원 근처의 장(742-4788) 역시 이탈리아식 홍합구이(1만 5000원)와 홍합죽(1만 2000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글 여수 이기철기자 chuli@seou.co.kr 사진 남상인기자 sangin@seoul.co.kr
  • 토종웰빙을 찾아서-제주 조랑말고기

    토종웰빙을 찾아서-제주 조랑말고기

    ●웰빙음식으로 뜨면서 전문음식점만 20여개소 제주 조랑말고기가 웰빙음식으로 뜨고 있다. 여성들에게는 미용식으로, 남성들에게는 강정식으로, 노인들에게는 관절염이나 골다공증·중풍치료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5∼6개소에 불과하던 말요리 전문음식점이 지금은 제주지역에만 20여개소로 불어났다. 말고기는 쇠고기와 같이 채식성 육류의 일종으로 소보다 부드러운 육질과 높은 영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은 쇠고기보다 말고기를 상급으로 친다. 러시아·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독일·호주·일본 등이 대표적인 말고기 애호국가들이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는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먹고, 일인당 소비량이 약 1.7㎏이나 되며 전문 정육점이 3000여개소에 이를 정도로 대중적이다. 호주에서도 말고기가 캥거루·타조·악어 등과 함께 대체 육류로 각광받고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 가운데 일본인들의 말고기에 대한 관심은 대단해서 어느 말고기 식당에 가더라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오이시(맛있다)”를 외치는 일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일본에서 말고기를 건강에 그만인 최상급 육류로 치기 때문이다. ●동의보감·방약합편 등에도 말고기 효능 기록 조선실록이나 세종실록 등에 따르면 제주의 조랑말 ‘마건포’는 고려시대부터 매년 섣달이면 임금에게 올려지던 주요 진상품이었다. 세종 초기에는 말고기 수요가 급증해서 중국 사신들의 위로연을 제외하고는 사용을 금지시켰다는 기록이 있으며, 연산군은 정력보강제로 맥마만 골라 잡아먹었다는 설도 있다. 이를 입증하듯 허준(許浚)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말고기는 신경통·관절염·빈혈에 좋고 특히 이명(귀울림)에 효험이 있으며 허리와 척추뼈에도 좋다.”고 기록돼 있다. 황도연(黃道淵)의 의서 ‘방약합편(方藥合編)’에도 “말고기는 원기가 부족해 기운이 없고 피로를 자주 느끼며 매사에 의욕이 없을 때 이를 회복시켜주는 효능이 있고, 몸을 차게해 진정 및 소염작용이 있어 흥분을 잘 하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 심장·폐·대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고 나와 있다. 민간에서도 말의 다리뼈는 신경통과 관절염에, 말기름은 화상에 특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말은 고기뿐 아니라 내장, 기름, 뼈 등이 모두 귀하게 쓰인다. 고기는 연하고 부드러우며 다른 육류보다 소화 흡수율이 뛰어난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다.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량도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다. ●관절·중풍·당뇨 등 성인병에 특효인 비방식품 제주 조랑말은 부위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수분 71.2%, 단백질 21.3%, 지방 3.5%, 회분 함량이 1.2%가 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약용으로 많이 사용되며, 특히 뼈에는 글리코겐 함유량이 우유의 4배나 되고 고기 100g당 동물성 철(8.1㎎)과 인(379.8㎎), 칼륨(1352㎎), 망간(57.2㎎)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관절·류머티즘·골다공증·신경통·중풍·간질환 환자 등 성인병에 특효가 있는 비방식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말의 머리는 치매예방에 도움을 주고, 말젖은 고혈압과 결핵·간염·위궤양에 좋으며, 말피는 근육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에서 민간요법 차원에서 화상이나 아토피 피부염 치유에 널리 쓰이고 있는 말기름과 당뇨 환자들이 즐겨 찾는 말고기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례도 있다. 농촌진흥청 난지농업연구소가 최근 말고기 기름에 대한 성분을 분석한 결과 불포화지방산인 팔미톨레산 함량이 8.2%로 돼지고기(2.8%)나 쇠고기(2.6%)보다 2∼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팔미톨레산은 사람의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皮脂)의 주요 성분으로, 사람의 피부에서 강력한 향균작용을 함으로써 피부를 보호하고, 췌장 기능을 향상시킴으로써 인슐린 분비기능을 촉진시키는 등 최근들어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기능성 물질의 하나다. ●음식종류도 한식·일본식·유럽식 등 다양 말고기 요리로는 한국식으로 양념갈비·주물럭·불고기·육회·찜·전골·곰탕·도가니탕 등이 있고, 일본식으로는 샤부샤부·스키야키·마카스·덴푸라 등이 있으며, 서양식으로는 스테이크·커틀릿 등 다양하다. 금방 잡았을 경우에는 간과 내장이 특히 맛있어 일부 음식점들은 단골 고객들에게만 전화로 알려줄 정도다. 양념갈비는 소 갈비 못지않게 담백하며 육질이 질기지 않고 냄새도 없다. 육회는 말의 뒷다리 살을 이용해 만들며 달걀 노른자와 채 썬 배, 당근을 곁들여 먹는데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회는 뒷다리 살을 생선회처럼 썰어 생채로 먹는다. 곰탕은 일반 도가니탕에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그 맛이 환상적이며, 삶은 결장(내장)을 양념장에 찍어 먹거나 메밀가루와 무를 썰어넣어 국을 끓여 먹으면 별미 중의 별미다. 말고기 요리에 대한 인기가 상종가를 치면서 올해부터는 말뼈를 농축시켜 만든 휴대용 엑기스와 말젖으로 만든 화장품 등도 나오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식용으로 나오는 말고기는 거의가 조랑말 경주에서 뛰고 난 10∼13세 정도의 퇴역마들이며 한해 100여마리 도축되고 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들] 초중고 월1회 주5일수업

    [새해 달라지는 것들] 초중고 월1회 주5일수업

    내년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매달 한 차례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되는 등 생활에 많은 변화가 온다. 분야별로 달라지는 법령과 제도를 요약한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 등은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소득공제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세제 ▲근로자·개인사업자 소득세율이 현행 9∼36%에서 각각 1%포인트씩 일괄 인하된다.▲이자와 배당에 대한 원천세율이 현행 10%,15%에서 각각 9%,14%로 인하된다.▲프로젝션 TV와 PDP TV, 에어컨, 온풍기, 골프용품, 모터보트 등 11개 품목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폐지된다.▲증빙서류가 없더라도 공제해 주는 표준공제액이 근로자에 한해 현행 6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근로자가 자기부담으로 직무와 관련된 교육을 받는 경우도 공제대상에 추가된다.▲국민주택 규모를 초과하는 공동 주택의 일반관리비와 경비비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당초 올해 말까지 면제하기로 했으나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한다.▲5만원 이하의 상금·포상금·사례금·기념품 등 기타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비과세한다. 지금까지 기준은 1만원 이하였다.▲내년 1월부터 5000원 이상 현금구매 때 매장에 신용카드나 주민등록증 등을 제시하면 현금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 현금영수증은 연말정산 때 신용카드처럼 소득공제 혜택과 복권추첨 혜택이 부여된다.▲전국에 2개 이상의 사업장을 거느린 기업에 대해서는 내년 1월 거래분부터 부가가치세를 본사에서 일괄 신고·납부하게 된다.▲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법인 본사가 지방으로 이전하는 경우 법인세 감면액 계산방법을 기업이 유리한 쪽으로 한다. 또 본사 임원의 50% 이상이 이전한 지방 본사에 근무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같은 감면 혜택을 준다.▲해운기업의 해운소득에 대해서는 실제 영업상 이익이 아니라 선박의 순 t수와 운항일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이익에 대해 일반 법인세율을 적용해 법인세를 부과한다.▲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을 현행 15%에서 13%로 인하하되 과세표준 1000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15%를 그대로 적용한다. ▲원천징수 의무자가 소득내역과 과세자료 등을 인터넷으로 제출할 경우 건당 100원씩 세액을 공제해 준다.▲근로자가 신용카드, 현금영수증으로 급여의 15%를 초과해 지출한 경우 초과 금액의 20%를 소득공제(500만원 한도)해 준다. 소득공제를 적용받지 못하는 대상에 의료비 등 근로소득 특별공제 대상 비용, 부동산과 골프회원권 구입비용 등이 추가된다.▲교육비·의료비·기부금 등 특별공제를 적용받기 위해 제출하는 관련 증빙서류로 인터넷 영수증도 인정한다.▲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거나 비용을 늘려 신고하는 경우 대상금액의 20%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단순한 오류로 비용을 늘려 신고하는 경우에는 가산세를 대상금액의 10%로 낮춘다.▲투기지역 내에서 공익사업용지로 수용되는 토지에 대해서는 실거래가가 아닌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내년 1월1일부터 1가구 3주택에 대해 양도차익의 60%에 해당하는 양도세가 부과된다. 금융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대출한도가 3억원으로 확대된다. 무주택 또는 1주택자는 6억원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금융기관에서 최고 3억원의 자금을 1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내년 상반기 중에 증권사들이 투자신탁과 유료 정보제공, 부동산 투자자문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제2단계 방카슈랑스(은행창구를 통한 보험판매)가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자동차보험 등 일부 상품은 시행시기를 늦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구체적인 취급상품 범위는 추후 확정된다.▲신용불량자 제도가 폐지돼 금융거래가 중단되거나 취업의 불이익을 당하고 부당한 채권추심을 받는 일이 사라진다.▲국민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 등이 주축이 된 개인신용정보회사(CB)가 내년 1월 초 출범한다.▲내년부터 신용카드사가 부실해지면 영업정지, 감자, 합병, 임직원 제재, 계약이전 등의 경영개선명령(강제명령)이 내려진다.▲내년 2월22일부터 자동차 책임보험 보상한도액이 사망이나 후유장해(1급)는 현행 8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부상(1급)은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인상된다.▲뺑소니 등 중대 교통법규 위반자에 대한 보험료 할증률이 현행 최고 10%에서 내년 5월 이후에는 최고 30%까지 인상된다.▲손보사가 판매하는 상해·질병·간병보험 등 제3보험의 보험기간은 현재 1년 이상 15년 이내이지만 내년 8월29일부터는 보험기간의 제한이 사라진다.▲내년 8월30일부터는 생명보험사들도 개인실손보상보험을 개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건설·부동산 ▲3000㎡ 이상 상가·오피스텔 등에는 골조공사를 3분의2 이상 마친 후 분양하는 후분양제가 도입된다.▲내년 4월23일부터 허위분양광고가 금지돼 이를 어기면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내년 3월부터 공공택지내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원가연동제)가 적용되고,25.7평 초과 아파트에 대해서는 택지공급시 채권을 많이 사는 업체에 택지를 공급하는 채권입찰제가 적용된다.▲내년 4월부터 부동산투자회사(리츠) 규제가 대폭 완화돼 부동산투자회사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자산의 투자 및 운용을 자산관리회사 등 제3자에게 위탁관리하는 ‘명목회사형 리츠(페이퍼컴퍼니)를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자본금 규정도 5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완화된다.▲기업도시법에 따라 민간기업에 기업도시를 개발할 수 있는 토지수용권 등이 내년 4월부터 주어지고, 각종 조세·부담금 감면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내년 4월부터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가 도입돼 사업승인 이전단계의 단지는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의 25%를, 사업승인은 받았으나 분양승인을 신청하지 않은 단지는 10%를 각각 임대아파트로 지어야 한다.▲종합부동산세 제도에 맞춰 전국 1308만 5000가구의 집값을 일일이 조사해 공시하는 주택가격공시제도가 내년 4월 도입된다.▲내년 상반기부터는 허위·과장 분양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19가구 이하의 다세대·다가구 주택도 분양시 가구별 면적(평형)을 정확히 표시해야 한다.▲내년 7월부터는 부동산 거래시 실거래가로 신고하도록 의무화한 부동산중개업법이 시행된다.▲개발제한구역법이 개정돼 내년 7월부터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당초 해제목적과 다르게 사용할 수 없다. 교통 ▲도시철도 안전기준이 강화돼 내년 3월부터는 도시철도 차량 내부에 산소호흡기와 방독면 등 응급장비를 갖춰야 하고, 열차 운행정보의 자동전송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내년 1월1일부터 지역별로 적정한 규모로 택시를 운영할 수 있는 택시총량제가 도입된다.▲내년 1월21일부터는 사업용 화물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화물운송종사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가입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내년 2월부터 ‘과적요구 화주 신고포상금제도’가 도입돼 화물자동차 운전자가 과적을 요구하는 화주를 신고하면 운전자에게 2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주택가 이면도로가 ‘보행우선지구’로 지정돼 내년 하반기부터는 지자체가 각종 보행자 안전시설을 갖추고, 도로구조도 변경할 수 있게 된다. 경찰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치경찰을 운영하는 자치경찰제가 2005년 상반기 입법을 거쳐 하반기부터 시범 실시된다.▲생계형 운전면허제도가 현행 음주로 인한 면허 취소자에서 벌점 초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까지 확대 실시되고 배달이나 영업사원도 구제대상이 된다.▲운동능력 측정에 합격해야만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던 장애인 면허제도가 개선돼 단순한 운동능력 이외에 기능교육, 개조된 차량 등으로 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전문의가 운전이 가능하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면허취득이 가능하다. 교육 ▲초·중·고등학교에 매달 한 차례 주 5일제 수업이 시행된다.▲4년제 대학 전공별로 5년마다 한 차례 평가하고 순위를 공개한다. 내년 평가 분야는 국문학·동양문학·심리학·사회학·농학·약학·수의학·체육이다.▲내년 1학기부터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와 대학, 시·도 및 지역교육청이 법령을 어기거나 부패행위를 했을 때 학부모가 각 상급기관에 감사를 요구하는 ‘학부모 감사청구제’가 도입된다.▲도시근로자 월 평균 소득 이하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두 자녀가 동시에 유치원에 다닐 경우 둘째 이후 자녀에 한해 매달 3만원의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오피스텔이나 상가에 입주한 ‘과외방’은 내년 3월21일까지 학원이나 교습소로 변경해 운영하거나 폐업해야 한다. 법무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인격 보호를 위해 증인이 법정이 아닌 곳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법정 시설(화상증인신문시스템)이 13개 법원으로 확대된다.▲국선변호제도가 기소 전 피의자 단계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확대 적용된다.▲‘법률구조’의 대상자가 월평균 소득 170만원 이하에서 새해부터 200만원 이하의 국민 및 국내 거주 북한 이탈주민에게까지 확대된다.▲국민과 혼인한 중국·이란·리비아 등의 국민들도 복수재입국이 허용된다.▲채권자가 채무자와 서면만으로 법원에서 지급명령서를 받아내는 독촉사건과 관련해 모든 서류가 전자시스템으로 처리된다.▲기업의 허위공시, 내부자거래, 주가조작, 부실감사 등으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은 경우 그중 한 명 또는 수명이 대표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판결의 효력이 피해자 전체에 미치게 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가 시행된다.▲실물경제에서 사용되는 종이 어음장 대신 인터넷에서 발행되는 일종의 전자문서인 ‘전자어음’이 도입된다. 여성·가족 ▲직장보육시설 설치 의무대상을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에서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한다.▲보육교사 국가공인 자격증 제도가 도입된다.▲4인 가구를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 인정액 204만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0∼1세는 월 25만 7000원에서 29만 9000원으로,2세는 21만 2000원에서 24만 7000원으로,3∼5세는 13만 1000원에서 15만 3000원으로 인상되는 등 보육료 지원이 확대된다.▲4인 가구를 기준 월 평균 소득 인정액 272만원 이하 가구에는 5세아 무상보육료 월 15만 3000원을 지원한다.▲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만 12세 이하의 모든 장애아에게 월 29만 9000원을 지원한다. 국방 ▲군무원 공채시험이 종전 필수 2∼4과목, 선택 2과목에서 필수 4∼6과목, 선택 1과목으로 변경된다.▲스카이라이프와 케이블TV를 이용한 군 위성TV가 내년 8월 시험방송을 거쳐 10월부터 본격 방송된다.▲현역병 육군 병장의 진급 최저 복무기간이 상병을 기준으로 기존 8개월에서 7개월로 단축된다.▲공군 병사 복무기간이 28개월에서 27개월로 1개월 단축된다.▲전문연구요원의 의무복무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병무 ▲서울지역에서 시범 실시하던 공익근무요원의 소집일자와 복무기관 선택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된다.▲지금까지 지방병무청장이 지정하던 징병검사 일시와 장소를 새해부터는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고졸 이상으로 제한한 육군 모집병의 지원 자격이 굴삭기 운전, 페이로다 등 중장비 운전분야 4개 특기에 대해 중졸 이상 학력으로 완화된다.▲예비군 훈련보상비가 하루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돼 훈련 소집부대에서 현금으로 지급된다. 외교 ▲접수부터 발급까지 한 장소에서 원스톱으로 처리가능한 전자동 여권발급 시스템이 본격 운영된다.▲여권의 위·변조를 막기 위해 사진이 여권에 부착되는 기존 방식 대신 사진이 여권에 인쇄되는 전사식 여권이 발급된다.▲신 여권은 동반자를 병기할 수 없어 8살 미만의 자녀도 반드시 별도의 여권을 발급받아야 한다.▲미국은 내년 1월5일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비자 입국자에 대해 공항·항만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다. 문화 ▲지상파 방송 3사는 내년 7월부터 전체 방영시간의 1%를, 기타 방송사는 1.5% 이내에서 국산 신규 애니메이션을 편성해야 한다.▲5월부터 실용도서는 정가판매 대상에서 제외된다. 초등학생용 참고서도 2007년부터 도서정가제 적용대상에서 빠진다.▲현행 13세 이상 18세 이하에게 발급하던 청소년증이 9세 이상 18세 이하로 발급대상이 확대된다.▲1월1일부터 경복궁 입장료가 지금의 1000원에서 3000원, 창덕궁은 2300원에서 3000원으로 오르며, 점심시간 무료 관람제가 폐지된다.▲매장문화재 발굴시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된다. 관련 규정 위반자는 행정제재를 받게 된다. 복지 ▲내년부터 최저생계비가 평균 8.9% 인상됨에 따라 2인 가족의 경우 61만원에서 66만 9000원으로 올라간다.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의 범위가 현행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달리하는 2촌의 혈족에서 1촌의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달리하는 2촌의 혈족으로 축소된다.▲저소득층 모·부자 가정 아동양육비가 현재 1인당 월 2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된다.▲1월1일부터 장애수당을 기초생활보장법상 생계급여 대상인 1,2급 장애인과 3급 정신지체 또는 발달장애인(자폐)으로서 다른 장애가 중복된 자에게만 주던 것을 확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생계급여 대상인 1∼6급 전체 장애인으로 확대한다.▲7월1일부터 장애인편의시설 설치대상에 의원, 치과의원, 이용원, 미용원, 교도소, 구치소 등이 신규 포함되고 아파트의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설치가 의무화된다.▲내년 중으로 MRI(자기공명영상촬영)와 소이증, 안면화상, 연골무형성증, 인공와우 등이 보험 적용대상에 신규 포함되고 자연분만과 미숙아 입원진료 등에 대해선 환자가 진료비의 20%를 내던 것을 면제해 준다.▲1월 중에는 희귀ㆍ난치성 질환 가운데 척추갈림증 등 25개 질환에 대해선 환자 부담액이 줄어들고, 상반기중에 골다공증 치료제의 급여기간이 현행 90일에서 180일로 연장된다.▲1월1일부터 1인당 최고 300만원을 주던 미숙아에 대한 의료비 지원이 출생시 체중을 기준으로 차등 지원된다.2.5∼2.0㎏은 200만원,1.9∼1.5㎏은 400만원 1.5㎏ 미만은 700만원이다.▲의료비 지원대상에 포함되는 희귀ㆍ난치성 질환이 11종에서 71종으로 확대된다. 신규지원 질환은 헌팅톤병, 윌슨병, 뮤코다당증, 모야모야병, 다운증후군, 루프스, 쿠르종병, 터너증후군 등이다.▲내년중 국가암조기검진 대상이 120만명에서 220만명으로 확대된다. 저소득 소아암환자의 경우 지원 대상이 500명에서 1200명으로 늘어난다.▲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복귀 시설이 101곳에서 106곳으로 늘어난다. 정신보건센터도 117곳에서 126곳으로 증가된다.▲배아연구기관(체세포복제 포함)을 개설코자 하는 자는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등록을 받아야 하며, 배아연구를 개시하기 전에 배아연구계획서를 제출, 승인을 얻어야 한다. 유전자 은행, 유전자검사 및 치료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상반기중에 의약품제조업자는 출고된 의약품의 안전성ㆍ유효성에 문제가 있거나 품질이 불량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때에는 지체없이 지방식약청장에게 자진수거 사유와 계획을 통보하고 당해 제품을 회수한 뒤 1개월 이내에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한방지역보건사업을 하는 보건소가 173곳에서 177곳으로 확대된다.▲식빵, 케이크, 초콜릿 등 과자류와 잼, 음료, 면류 등 어린이들이 많이 먹는 식품에는 영양 성분을 표시해야 한다.▲수두가 필수예방접종 대상으로 분류돼 기초생활 보호대상자와 차상위계층 자녀 등 빈곤층은 일선 보건소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환경 ▲상반기중 백두대간에 마루를 중심으로 한 핵심구역과 그 밖의 완충구역을 지정해 해당 구역안에 허용된 것 이외의 시설을 할 경우 처벌하게 된다.▲1월부터 국내 모든 자동차 회사는 일정한 양의 저공해 자동차를 의무적으로 판매해야 하며 공공기관도 신차를 구매할 경우 20% 이상을 저공해차로 구입해야 한다. 과학 ▲6월1일부터 인센티브 지급률이 총기술료의 35%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연구활동장려금은 총인건비의 7%에서 15∼25%로, 연구개발준비금은 인건비의 15%에서 30%로 오른다.▲연구비를 부정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연구사업 참여제한 기간이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평가가 연 단위에서 3년 단위로 시범실시된다. 농림 ▲추곡 수매가격을 국회가 최종 결정하는 추곡수매 국회동의제가 폐지된다.▲80㎏ 가마당 17만 70원의 목표가격을 기준으로 당해연도 쌀값과의 차이를 직접지불 형태로 농가에 보전해 준다.▲농지법 개정으로 도시민도 사실상 무제한 농지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태풍 등으로 농민들이 큰 농작물 피해를 봤을 경우 국가가 보상해 주는 ‘농작물 국가재보험제도’가 시행된다. 해양수산 ▲해상 어류 가두리양식장에서도 낚시를 즐길 수 있게 된다.▲선원에 대해서도 주 40시간 근무제가 적용돼 근로시간이 4시간 줄고 유급휴가가 2일 늘어난다.▲국내 최초로 전국 해양 자연환경 조사가 실시된다. 자치행정 ▲주 40시간 근무제를 행정기관에서도 7월부터 전면시행한다. 필수적인 행정서비스는 ‘토요민원상황실’을 기관별로 설치해 유지하고, 박물관·도서관 등 상시 근무체제 유지기관의 토요근무는 계속된다.▲읍·면·동 사무소에서만 발급되던 인감증명이 1월17일부터 시·군·구청으로 확대 실시된다. 인감증명 수수료는 주소지 구분없이 1통에 600원으로 동일하게 적용된다.▲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서식중 주민등록번호 기재양식이 생년월일 기재양식으로 대체된다.▲지방교부세율이 15.0%에서 19.13%로 인상된다.▲낙후지역 70개 시·군을 신활력 지역으로 선정해 매년 20억∼30억원씩 3년간 100억원을 지원한다.▲부설주차장도 ‘주차장’으로 지목변경이 가능해진다.
  • [나눔 세상 그후] 가슴 따뜻했던 사연들의 그 후…

    [나눔 세상 그후] 가슴 따뜻했던 사연들의 그 후…

    나누는 삶은 아름답다. 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져 간다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에선가 나누는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어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아닐까.2004년 한해 동안 서울신문의 ‘나눔 세상’에는 모두 22편의 가슴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렸다. 이 가운데 5편의 사연을 골라, 추위를 물리칠 만큼 훈훈한 후일담을 들어본다. ●수형자들에게 ‘편지 쓰는 사람들’ 경기 성남시 성남우체국 사서함 45호에는 오늘도 편지가 한아름 담겨 있다. 사서함의 주인은 구금시설에 수용된 사람들과 편지로 마음을 나누는 ‘편지 쓰는 사람들’이다. 모임의 사연이 알려지자 자원봉사자들의 각오도 달라졌다. 수형자들에게 편지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중요한 활동이라는 인식이 전보다 훨씬 깊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만난 회원들은 여전히 교도소 담장 밖의 이야기를 편지에 담고 있었다. 강지원(35·여) 회장은 “한달에 300통가량 오던 편지가 연말이 되자 두 배로 늘어났다.”면서 “평소에 편지를 쓰지 않던 재소자들도 연하장을 보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가끔은 직접 만들어 보내는 재소자도 있다.”고 귀띔했다. 교도소 안에서 동양화를 배워 난초를 연하장에 그려넣기도 한다. 가끔은 연하장 앞뒤로 빼곡하게 사연을 적어 보낸 재소자들도 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크게 부족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200여명의 회원으로 전국에 있는 수많은 재소자들의 마음을 열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강 회장은 “재소자들의 마음을 여는 데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www.letterpeoples.com)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구속 10대’ 후견인 40대 주부 마음의 문을 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단지 사랑이 부족했을 뿐 본디 마음이 악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친구들과 ‘논현 팸’이란 조직을 만들어 학생들의 돈을 빼앗고 오토바이로 지나가던 사람의 가방을 날치기하다 경찰에 붙잡힌 고모(16)군의 후견인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던 나혜영(46·가명·주부)씨. 그는 고군을 수사했던 강남경찰서 김창수(43)경사와 함께 지난달 30일 6개월 동안의 소년원 생활을 마치고 나온 고군 옆에 여전히 서 있었다. 고군은 나씨에게 선뜻 마음을 열지 않았다.3년 전 어머니가 가출하고 이듬해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고군에게 나씨의 살가운 관심이 생경했던 것. 하지만 나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시간날 때마다 구치소를 오가며 속옷과 영치금을 넣어주고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군이 수감된 경기도 의왕 소년원으로 면회를 간 나씨는 잊지못할 선물을 받았다. 고군이 정성들여 쓴 편지와 타월 실을 풀어서 직접 십자모양으로 짠 휴대전화 줄을 나씨 손에 꼭 쥐어준 것. 고군은 편지에 “좋은 모습 보여드린 적이 없는데 나는 아픈 사람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니 꼭 의사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나씨는 지금도 그 편지를 안주머니에 품고 다닌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고군은 다음 달부터 검정고시 학원에 다닐 예정이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임직원들에게 병원 넘긴 박순용 회장 “직원들이 전보다 더 책임감을 갖고 잘해 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전남 여수 성심종합병원 박순용(63) 명예회장은 지난해 송년회에서 “병원을 임직원들에게 넘기겠다.”고 약속했다.그는 1월에 들어서면서 평가액 400억원대의 병원을 260명에 이르는 임직원들에게 돌려줬고, 공증까지 마쳤다. 이제 모든 결정은 병원장과 진료부장 등 임직원 5명으로 된 서구의료재단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박종만(55) 상임이사는 “지금 직원들은 활기에 넘친다.”면서 “이사회에서 판단이 안서는 부분만 명예회장의 조언을 듣는다.”고 설명했다. 박 명예회장은 이제 병원 대신 일본에 자주 간다. 주위사람들은 “병원 일은 관심이 없고 관광·레저사업에 몰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수시 봉계동에 짓는 골프장이 그것이다. 성심종합병원은 올해도 불우이웃돕기성금으로 여수시에 5000만원을 냈다. 또 저소득층 100명에게 무료진료 이용권을 나눠주고 있다. 두 가지 일을 해마다 거르지 않는다. 이 병원에서 12년째 일하고 있다는 간호사는 “환자들에게 불친절할 때는 회장님에게 혼난다.”며 “회장님의 뜻을 받들어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부장판·검사 출신 국선전담변호사들 “구치소로, 법정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니지만, 행복합니다. 힘 닿는 한 5년이고,10년이고 계속할 겁니다.” 지난 9월부터 서울중앙·인천·수원·대구·광주 등 전국 6개 법원에서는 국선전담 변호인 11명이 활동하고 있다. 국선변론이 너무 형식적이란 지적에 따라 법원이 국선 사건만 맡는 변호사를 선정한 것이다. 부장판사·부장검사 출신 등 중진급 변호사들이 다투어 지원해 화제를 모았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일하는 부장판사 출신 심훈종(66·고등고시 10회), 부장검사 출신 윤종근(52·사법고시 17회) 변호사는 27일 “숨돌릴 틈 없이 바쁘다.”고 입을 모았다. 한달에 20∼25건을 처리하다 보니 늘 종종걸음이란다. 일주일에 하루는 구치소로 달려가 피고인을 면담하고, 법률사무소로 찾아오는 피고인 가족과 상담하며,3∼4일씩 법정을 쫓아다닌다. 그러나 이들은 “돈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던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몸은 고단하지만, 마음은 그 어느 순간보다 풍요롭다는 얘기다. 가장 큰 장애물은 수임료를 내고 선임한 변호인이 국선보다 훨씬 성의있을 것이란 편견이라고 윤 변호사는 털어놨다. 구치소에서 만나고 기록도 다 검토해 법정에 나섰는데 피고인이 갑자기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겠다.”며 선임을 취소할 때는 힘이 쑥 빠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시행착오를 모두 극복하고, 다른 나라처럼 국선변호인 사건이 70∼80%가 될 때까지, 이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죽마고우에 간 이식한 박상응씨 “이식수술 해보니 별것 아니던걸요. 회복되어 가는 친구를 보며 새로운 삶을 여는 기쁨을 함께 느낍니다.” 지난 6월 간경화로 시한부 인생을 살던 죽마고우에게 간을 떼어준 박상응(40)씨.지난 9월 복직한 그는 전처럼 철도청 청량리기관차승무사무소에서 부기관사로 건강하게 일하고 있었다. 박씨는 “수술한 다음날 중환자실에서 말도 하지 못하고 눈만 껌뻑껌뻑하며 눈물을 흘리던 친구가 이제는 나보다 간 수치가 더 좋다.”면서 “수술한 뒤 피로가 조금 늦게 풀리고 술을 예전처럼 먹지 못하는 것 말고는 크게 불편하지 않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사실 처음에는 겁도 많이 났지만 친구를 살렸으니 후회 같은 것은 없다.”면서 “거부반응 때문에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친구가 하루빨리 완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주에서 함께 어린시절을 보낸 뒤 오늘날까지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친구 박씨의 간을 이식받은 권오상(40)씨는 지난 7월 퇴원한 뒤 경기도 포천 집에서 통원치료를 하고 있다. 내년 초 복직을 생각할 만큼 상태가 좋아졌다. 수술 직후 몇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겼던 그는 “친구가 간까지 떼어주면서 고통을 함께했는데 그것을 저버리면 안 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고 털어놓았다. 권씨는 당초 간을 이식하라는 박씨의 제의를 완강히 거부했다. 하지만 박씨가 “나 혼자 60∼70까지 살면 뭐하겠냐.”면서 “친구 없이 사는 것 원치 않으니 10년씩 살더라도 똑같이 살자.”고 간곡히 설득하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며 뜻을 받아들였다. 권씨의 형제 4남매는 모두 조직이 달라 이식이 불가능했지만, 하늘이 도왔는지 박씨는 조직이 일치했다. 담당 의사가 “형제도 이렇게 일치하기는 힘든데 기적 같다.”고 했을 정도다. 권씨는 “수술하고 처음 걸었을 때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했다.”면서 “앞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베풀면서 겸손하게 살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미혼인 박씨는 새해에는 단거리 운행이 많은 지하철 분당선으로 근무지를 옮길 예정이다. 그는 “새해에는 나도, 친구도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면서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도 하고 싶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발언대] 동학혁명 유족 명예회복을/원태섭 동학농민혁명참여자 명예회복 심의위 사무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9월6일 발효돼,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와 시·도지사가 위원장인 실무위원회가 구성됐다. 유족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시행령 제8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대로 부모 또는 조부모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였음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또는 문헌을 신청서에 첨부해 주소지 시·도에 접수해야 한다. 그런데 ‘자료’ 또는 ‘문헌’이 막연하다는 문의가 잇따라 구체적으로 설명드린다. 심의위는 ‘자료’ 또는 ‘문헌’의 범위를 관찬사료·재판기록·보도자료와 개인이 소장한 문집 등 고서자료·족보·호구단자, 그리고 현재까지 대학 교수와 전문연구자, 동학관계 기관이 연구해 발표한 논문과 자료로 정했다. 유족들은 지역에 있는 기념사업회나 대학교·연구기관·공공기관의 자료실을 방문, 이러한 자료 또는 문헌을 열람하여 참여자의 활동을 확인한 후, 제명·저자명·발행사·발행연도와 참여자 활동의 확인부분을 복사하여 등록 신청서에 첨부하면 된다. 문헌자료에 등장하지 않더라도 참여자로 인정될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 관계 전문연구자(또는 연구기관) 3인 이상이 (1)관찬사료에 등장하는 이름과 다른 경우 동일인임을 보증하는 인물이거나,(2)문헌자료에 근거하여 증언하는 인물이거나 (3)보증하는 족보에 등장하는 인물인 경우에도 인정된다. 참여자의 성명이 문헌자료와 다를 때에는 전문연구자를 찾아가 문헌에 등장하는 인물과 신청인의 부모 또는 조부모가 동일인임을 증언(녹취 또는 서면)하는 증언록과 관계자료를 복사하여 첨부하면 된다. 전문연구자가 보증 또는 증언하는 경우에는 재직증명서 또는 경력증명서 등 공증문서를 첨부하여야 한다. 그러나 유족으로 등록되어도 명부만 비치되고, 금전적인 보상은 없다. 과거에 옥죄었던 ‘반란군’에서 이제는 떳떳한 ‘혁명(시민운동)가’로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다. 원태섭 동학농민혁명참여자 명예회복 심의위 사무관
  • [이집이 맛있대]수원 영통 ‘바다속 풍경’

    [이집이 맛있대]수원 영통 ‘바다속 풍경’

    경부고속도로 신갈IC에서 영통쪽으로 가다보면 ‘바다속 풍경’이라는 회 직판장이 자리잡고 있다. 수원 영통의 ‘바다속 풍경’은 대형횟집으로 1·2층 각 300평에는 각종 단체룸과 좌석을 갖추고 있으며 널찍한 주차장, 놀이방과 조개구이점, 낚지전문점 등이 손님을 맞고 있다. 한마디로 수산물 백화점을 연상케 한다. 광어 1㎏당 9900원에서부터 막회, 세코시 등 다양한 생선회를 싼값에 팔고 있다. 다년간 호텔 일식점 근무경력이 있는 일류 요리사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각종 해산물 안주, 초밥 등이 손님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영통지구에서 가장 싼값에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바다속 풍경’의 현관문을 낮추었다. 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가정에서 바로 맛볼 수 있게 각종 야채와 곁들여 포장판매도 한다. 특히 야간에는 조개구이 뷔페를 운영하고 있어 또 다른 낭만을 즐길 수 있다. ‘바다속 풍경’은 서남해와 동해 등 각 지방의 수협에서 구입한 싱싱하고 맛좋은 횟감과 조개류를 매일 직송하고 있다. 서해에서 올라오는 참소라·개조개·키조개 등은 수심 15∼30m에서 주로 갯지렁이를 먹고 사는 패류이다. 이들 패류는 여성에게는 피부미용·갱년기·골다공증에 효과가 있으며, 남성에게는 피로회복·간장회복·정력 등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집에서는 낙지모듬 요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낙지는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가운데 쫄깃쫄깃 씹히기로 유명한 전남 고흥과 무안지역의 갯벌에서 채취한 것만을 주로 쓴다. 낙지모듬 요리 중 산낙지 볶음, 전골, 무침, 연포탕이 주 메뉴이다. 볶음이나 전골의 경우 이집만의 비법인 소스와 다데기 육수는 감칠 맛을 더해 준다. 김미란 대표는 “‘바다속 풍경’은 산지에서 직접 구입한 생선과 조개류를 맛있게 요리해 가능한 한 싼값으로, 호주머니가 얄팍해진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윤청석기자 bombi4@seoul.co.kr
  • 판교 편법거래 ‘주의보’

    빠르면 내년 6월에 분양될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가 관심을 끌면서 청약통장 불법거래와 이주자용 딱지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지역 무주택 우선 통장은 2500만원이 넘는 웃돈이 붙어서 거래된다는 소문도 나돈다. 이같은 통장 거래 등은 불법이다. 통장을 매입, 당첨돼도 5년간 전매가 금지된다. 따라서 이 기간에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통장거래나 편법을 통한 용지 확보는 가급적 피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어떤 편법이 성행하나 판교 아파트 청약이 가능한 무주택 지역우선 청약자들의 통장이 공증을 통해 주로 거래된다. 전용면적 25.7평짜리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200만원짜리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가격은 대략 2500만원 정도다. 성남시 구 도심 거주자들이 친분이 있는 사람 중심으로 거래를 한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얘기다. 또 일부 무허가 중개업자가 생활정보지 등을 통해 통장거래를 유도하는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자용 토지매입권인 일명 ‘딱지’ 거래도 성행하고 있다. 보통 딱지 한 장이면 6∼8평을 매입할 수 있다. 거래가는 3600만∼5000만원선이다. 보통 한 사람이 2∼10장 단위로 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 이주자용 택지를 모 단체에 주기로 했다는 내용의 위조문서가 발견돼 토지공사가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손해 보는 경우도 많다 정부가 최근 원가연동제(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경우 분양계약을 맺은 뒤 최장 5년 동안 전매를 금지하기로 하는 등 규제책을 내놓고, 통장 불법거래 단속에 나서자 최근 통장 거래가 중단되고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200만원짜리 통장이 4000만원까지 했으나 지금은 2500여만원에도 거래는 뜸하다. 또 7평을 매입할 수 있는 이주자용 택지도 한때 5000만원까지 갔으나 지금은 4000만원에도 사려는 사람이 없는 상태다. 딱지 두 장을 한 장에 4500여만원에 매입한 용인시에 사는 김모(47)씨는 원가에 이를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청약통장의 경우 당첨되면 별도의 프리미엄(차익의 30%)을 요구하는 등 위험도 크고 절차도 까다로운 편이다.”면서 “과거의 예에서 보면 전매가 금지된 5년 동안 양측간에 분쟁이 빚어져 결국 전매 사실이 드러나 처벌을 받는 경우도 있는 만큼 거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복지부동’ 공무원 처벌한다

    앞으로는 비리 연루 공무원뿐만 아니라 복지부동(伏地不動)하는 공무원도 징계를 받게 된다. 특별한 이유없이 허가를 내주지 않거나 근거에도 없는 서류를 요구해 민원처리를 지연시킨 행위 등이 대표적인 복지부동 사례다. 감사원은 최근 공무원의 이같은 복지부동 행태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각종 민원사항을 지연시킨 30여명을 적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감사원은 이들이 행정을 지연시킨 행위의 고의성 등을 따져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활동이나 경제활성화와 관련된 공무원의 행정지연 행위는 더욱 엄격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강원도 모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A씨는 재건축사업에 대한 정비구역 지정 신청을 강원도청에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재건축 아파트의 진입도로 폭이 2차로로 좁다는 교통영향평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이유였다. 조합측은 진입도로를 4차선으로 넓히기 위해서 땅을 추가 매입하는 데 시간이 걸리자 준공 전까지 진입도로를 4차로까지 확보하겠다는 공증을 받아 해당 자치단체에 제출했다. 그러나 A씨는 땅을 매입해오기 전까지는 재건축 사업을 허가해줄 수 없다고 1년 가까이 버텼다. 이에 대해 감사원측은 “재건축 토지 매입이 지연될 경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등에 따라 다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는데 무조건 사업을 지연시켜온 것은 전형적인 복지부동 사례”라고 밝혔다. 경기도 모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B씨의 경우는 필요하지 않은 서류를 요구하다 적발된 사례다.B씨는 모 레미콘회사로부터 공장업종변경신청을 받자 용역비가 1000여만원이 드는 사전환경성 검토 서류를 제출할 것을 업체에 요구했다. 사전환경성 검토는 공장면적이 5000㎡ 이상인 경우에만 받도록 돼있는 데도 공장면적이 2500여㎡에 불과한 이 회사에 관련 서류를 요구한 것이다. 결국 해당 자치단체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 이 회사 업종변경 신청을 허가해줬다. 충청남도 모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C씨의 경우 한 비료생산업체로부터 생산공장 허가 신청을 받자 진입도로 점용허가 신청서를 요구했다. 이 업체는 이미 중국과 120억원의 수출계약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공장을 지어야 했던 것. 그러나 공장 도로 부지는 국도나 지방도가 아닌 농로로, 도로 점용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돈을 받고 허가를 내주는 행위 등이 단속 대상이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더라도 이유없이 허가를 지연하는 행위를 중점적으로 적발하겠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건강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4년 전, 나이 쉰여덟에 대장암과 신장암 선고를 받았던 산부인과 의사 홍영재 박사. 치열했던 암과의 투쟁과 그 후 암을 극복하고 다시 사는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강남 경희한방병원 이경섭 박사와 함께 골다공증이 왜 위험한지, 이에 대한 치료법 및 예방법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현대사회는 지식 경쟁사회, 아이디어와 발명에 관한 독점권 확보가 치열하다. 따라서 특허권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데 특허청은 오는 2006년까지 특허심사기간을 22개월에서 10개월로 단축한다고 발표했다. 특허 심사기간 단축에 따른 준비사항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0시10분) 태초의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기 이전부터, 지구의 생성과 함께 그리고 지금까지도 지구의 보이지 않는 지배자로 살아왔던 생명체는 바로 미생물이었다. 과연 그들은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인류와 공존해 온 미생물, 그들의 존재와 역할을 우리의 생활 속에서 찾아본다. ●쇼킹월드 돌발사태 발생(iTV 오전 9시) 최악의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한 사람들이 털어놓는 생생한 이야기.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소풍 나온 일가족들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진다. 차가운 얼음호수에 빠진 아이들 누가 이들을 구할 것인가. 비행하던 여객기가 고압선과 접촉해 폭발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했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일국은 관리부장이 되어 대한물산의 조미료 공장 건설을 맡아 일을 하는데 자재 수급에 애를 먹는다. 그리고 제대한 이국은 세기건설의 잡역부로 취직하고 삼국은 군대에 간다. 조미료 공장 건립을 맡고 있는 국철민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설탕 값을 여러 번 인상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교복에 책가방을 맨 모습은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수많은 학생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튀는 노에미. 기말고사를 보고 집에 온 노에미는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같은 시간 막내 가브리엘은 한식 일색인 급식을 깨끗이 비운다. 노에미는 막내 가브리엘의 공부를 도와준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정우와 인경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한 홍기는 정우나 정우의 식구가 한 번만 더 눈에 띄는 날엔 신문사에 찾아가서 모든 걸 폭로하겠다고 말한다. 그런 후 술을 마시던 홍기는 결국 치밀어 오르는 분을 참지 못하고 정우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은 무서울 것도 없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 환경부 “이타이병 아니다”

    경남 고성군 삼산면 폐광산 주변의 마을 주민들이 이타이이타이병은 아니지만 카드뮴 중독으로 골밀도가 감소하는 등 건강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마을에서 생산된 일부 쌀의 카드뮴 함량이 식품기준을 초과한 사실도 드러나 정부가 쌀을 수매한 뒤 전량 소각키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국적으로 방치된 690여개의 폐광산에 대한 관리문제와 주민건강 피해에 대한 정부의 보상문제 등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환경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민관 공동조사단’은 9일 “병산마을 주민 43명을 정밀 진단한 결과 이타이이타이병의 진단기준인 ‘신장손상이 수반된 골다공증’ 사례는 없어 현재로선 이타이이타이병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그러나 “주민들의 소변 중 카드뮴 농도가 높을수록 골밀도가 감소한 것으로 관찰되는 등 (카드뮴 중독이)주민건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밀조사 대상인 병산마을 주민 43명 중 34명이 세계보건기구(WHO)의 혈액중 카드뮴 농도 기준치인 5㎍/ℓ(ppb·10억분율)를 넘어서 카드뮴에 과다 노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뿐 아니라 34명의 주민들은 요추나 대퇴골 등 신체의 중심 뼈에서 골다공증이 발견됐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이타이이타이병 카드뮴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뼈가 물러지거나 신장기능이 손상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세계적인 공해병.1955년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다. 일본 후생성은 1968년 ‘광산폐수에 의한 중금속 중독에 의한 것’임을 인정했다. 병에 걸린 주민이 전신에 걸친 심한 통증을 ‘이타이, 이타이(아프다, 아프다)’라고 호소한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Doctor&Disease] 호주 폐경학회장 로드니 존 바버 박사

    [Doctor&Disease] 호주 폐경학회장 로드니 존 바버 박사

    “폐경기 여성에게 호르몬 대체요법(HRT)은 삶의 질을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부분적인 문제를 우려해 모두가 추구하는 소중한 것을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최근 ‘HRT와 유방암의 상관성’ 등 폐경기 여성문제를 주제로 한 강연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호주 폐경학회장 겸 시드니대학 산부인과 선임교수(호주 로열노스쇼어병원 폐경클리닉 소장) 로드니 존 바버 박사는 이렇게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성분을 함유한 석류가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호르몬치료를 택하는 폐경기 여성이 느는 가운데 HRT가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이는 상황이어서 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그의 얘기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호르몬 대체요법(HRT)이란 어떤 치료법인가. -폐경기를 거치면서 체내 생성이 급격히 주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을 인위적으로 보충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해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성생활의 문제 등 갱년기 증상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HRT의 유효성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안면홍조나 발한, 기억력 감퇴, 질 건조증은 물론 골다공증 등 여성갱년기 증상에 전반적으로 효과를 나타낸다. 서구 여성과 한국 여성 사이에 유효성의 차이는 없는가. -증상의 발현이 서구 여성에게 심하지만 일단 증상이 드러난 경우라면 유효성에 별 차이는 없다고 본다. HRT를 둘러싼 논란은 2002년 미 국립보건원이 ‘이 치료법이 유방암과 심장병, 뇌졸중, 폐색전증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공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HRT치료를 받아온 여성들의 우려가 확산되자 미국과 한국 폐경학회는 ‘표본 선정의 임의성’과 ‘특정 호르몬제제만을 대상으로 한 점’등을 들어 이 연구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대한폐경학회는 지난해 6월 ‘연구가 비만한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했으며,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가 미국의 12∼25%에 불과하고 발생 연령도 편차가 크다.’며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미 국립보건원의 발표에 대한 귀하의 견해는 무엇인가. -미 FDA는 지난 1942년에 HRT의 효능을 인정했고 이는 지금도 같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 볼 점은 HRT가 심혈관질환에 유익하지 않으며, 필요한 경우 처방 기간을 최소화하라는 것인데, 내 견해도 같다. 그러나 HRT가 색전증 발병률을 2배 정도 높이지만 그것은 미미한 수치다. 유방암의 경우 HRT에 의한 증가치가 흡연이나 비만이 초래하는 것에 훨씬 못미친다. 이런 점을 감안, 귀하라면 갱년기 여성에게 어떤 처방을 하겠는가. -나라면 단기간 에스트로겐 제제를 투여한 뒤 이어 티볼론 제제를 처방할 것이다. 참고로, 티볼론이란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과 다른 합성스테로이드 제제로 유방조직을 자극하지 않아 유방암 우려가 거의 없으면서도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런던 임페리얼대학 존 스티븐스 박사의 “이제는 합성호르몬을 적극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옳다고 본다. 티볼론 제제의 특성과 문제도 짚어달라. -동물실험과 임상치료 결과 지금까지의 호르몬제제에 비해 자궁출혈이나 색전증 위험이 적고, 유방암 위험도 낮았다. 간혹 환자에게서 근육통과 경미한 현기증이 관찰되었는데, 그런 정도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많은 한국 여성들이 여전히 호르몬치료에 대해 기대와 함께 불안감을 갖고 있는데…. -불안감을 갖는 것을 탓할 수는 없으나 갱년기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와 상의하되 기간을 최소화해 HRT치료를 받도록 권한다. 이건 삶의 질과 연관된 문제다. 단, 치료기간이 길어진다면 저용량 호르몬제제나 티볼론제제를 사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대한폐경학회가 미 국립보건원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전적으로 한국 폐경학회의 지적이 옳다고 본다. 유방암과 색전증만 하더라도 미국과 한국의 유병률 차이가 큰데 미국인 중에서도 문제가 있는 표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전 세계에 그대로 적용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 귀하는 HRT의 문제보다는 유효성에 무게를 둔 것 같은데, 맞는가. -작은 문제 때문에 큰 기대치를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 나는 환자들에게 ‘치료 기간이 5년 이내라면 문제를 의식하지 말고 치료를 받으라.’고 권한다. 단, 매년 치료에 따른 경과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치료받은 많은 환자들이 결과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HRT를 적용하는 의사들에게 권할 말은 없는가. -환자와 치료의 득실을 격의없이 논의하되, 처음에는 3개월씩 1년, 그 후에는 해마다 경과를 관찰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갱년기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중요한 것은 운동과 섭생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도모하는 것이다. 그래도 갱년기는 피할 수 없는데 그때는 주저없이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문제를 상의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 바란다. 인터뷰 중 “아내를 유방암으로 잃었다.”고 밝힌 바버 박사는 “그런 내가 유방암 문제를 소홀히 다루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진지하고도 밝은 사람이었다. ■ 로드니 존 바버 박사 ▲호주 시드니대의대 졸업▲영국 우드스톡병원 살스베리 월트셔 산부인과 전문의▲킹스대학병원 산부인과 수석전문의▲영국 리스터병원 내분비학 연구원▲현, 호주 출산협회·내시경학회 및 국제폐경학회·북미폐경학회·왕실의학회 회원▲현, 호주폐경학회 회장▲현, 호주 로열노스쇼어병원 폐경클리닉 소장 겸 시드니대의대 산부인과 선임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안면홍조·발한·골다공증에 HRT 치료

    갱년기 여성은 피부혈관 확장에 따른 안면홍조, 대뇌 신경전달물질의 변화에 따른 우울증과 기억력 저하, 공격성은 물론 폐경후 1∼2년이 지나면서 성욕감퇴와 생식기 위축, 세균성 질염, 요실금 등을 겪는다. 피부 위축과 골다공증, 뇌졸중, 관상동맥 질환 등 순환기 질환도 갱년기의 후유 질환이다. 그렇다고 이런 증상에 모두 HRT가 유효한 것은 아니다.HRT치료를 받고자 하는 사람은 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안면홍조나 발한, 골다공증 위험이 높거나 질건조증,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등의 증상에는 HRT치료가 효과적이다. 그러나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에 걸렸거나 원인 모를 질 출혈, 간기능 장애나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성은 HRT치료를 받아서는 안 된다. 이밖에 고혈압, 비만,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흡연자, 심장병을 앓은 적이 있는 여성, 자궁 적출여성 등은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자궁을 적출한 여성은 자궁내막암에 대한 걱정이 없어 에스트로겐을 단일제제로 복용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현재 국내에 도입된 갱년기 치료제는 리비알(티볼론 제제), 프레마린(에스트로겐 제제), 프리멜·프리멜 라이트·클리오제스트(에스트로겐+프로제스토겐 제제) 등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Disease] 한양대병원 호흡기센터 박성수 소장

    [Doctor&Disease] 한양대병원 호흡기센터 박성수 소장

    “학회가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 단위 유병률을 조사했더니 45세를 넘긴 성인 남자는 12%, 여자는 4%로 나오더군요. 남자의 경우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세계 평균 유병률 9.34%를 크게 넘었으며 여자도 유럽이나 중동, 아프리카, 인도보다 훨씬 높습니다. 심각합니다.” 최근들어 관심이 늘어난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얘기가 아니다. 바로 ‘암보다도 더 고통스럽다.’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실상이다. 우리나라 COPD의 문제를 이렇게 전한 박성수(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 겸 한양대병원 호흡기센터 소장) 박사는 “문제는 전체적인 유병률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가 우려한 ‘문제’는 얼마나 심각한 것일까. 조사치가 어떤 점에서 문제인가. -COPD는 성인의 기도 폐쇄를 일으키는 다른 호흡기질환에 비해 훨씬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으며, 중증의 경우 치료에 따른 예후도 무척 불량하다. 또 COPD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아닌 경우에도 사망의 기여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데, 이 때문에 WHO는 2020년이면 COPD가 전 세계 3대 사망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실태는 어떤가. -학회에서 COPD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잠재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명중 1명은 중증이었고, 이들의 92%는 어떤 치료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COPD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환자의 14%만이 자신의 질환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40% 정도는 COPD를 천식이나 기관지염으로 알고 있었다. 박 박사는 이 질환의 낮은 인지도에 대해 언급했다.“10년 전만 해도 이런 질환이 있나 할 정도로 무관심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에야 이 질환의 존재를 알리는 행사가 처음 시작됐으며, 세계 COPD의 날도 올해가 고작 3회째 입니다. 그만큼 계몽이 부족했는데, 실태를 조사해 보고 다들 깜짝 놀란거죠.” COPD라는 질환을 설명해 달라. -한 마디로 흡연이나 오염으로 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이 발생, 기도가 폐쇄되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예전에는 만성기관지염이나 허파꽈리가 부푸는 폐기종을 따로 보았으나 지금은 이런 질환을 모두 COPD로 본다. 잠재환자란 20년 동안 1일 1갑 이상의 담배를 피운 사람이 현재 COPD증세를 나타낸 경우를 말한다. 이런 사람이 전체 환자의 90%를 차지하며, 통상 흡연자의 15% 이상에서 COPD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증세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폐의 특성상 50% 정도 기능을 잃어야 증세가 나타나는데, 일단 증세가 시작되면 폐기능은 정상인의 70% 이하로 낮아지며, 심한 경우 정상폐의 20∼30%만 기능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대화나 식사가 힘들 정도로 숨이 차며, 가래와 기침이 잦다. 호흡 곤란으로 활동이 줄면서 근력이 떨어져 골다공증이 나타나며, 성욕이 줄고, 성기능도 퇴화한다. 흡연이 COPD의 직접적이고도 유효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가. -확실히 그렇다.COPD환자의 90%는 흡연자다. 또 탄광 등 특수직업 종사자처럼 장기간 유해물질에 노출되거나 도시의 대기오염, 인체의 감염저항력과 연관된 알파-1 항트립신의 결핍, 드물게는 유전적 소인도 작용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이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대부분 폐기능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폐기능 검사 때 노력성 호기량(최대한 공기를 흡입해 내뱉는 양)이 정상치의 80% 미만이면서 1초간 노력성 호기량의 노력성폐활량(외기를 최대한 들이마신 양)에 대한 비율이 70% 미만인 경우를 COPD로 본다. 통상 노력성 호기량이 정상치의 50∼80%면 경증,35∼50%면 중등증,35% 미만이면 중증으로 본다. 치료 방법도 소개해 달라. -일단 병증이 나타나면 손상된 폐기능을 회복시킬 수는 없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증상 개선과 병증의 진행을 막는 데 둔다. 일반적으로는 약물 투여와 산소치료법을 적용한다. 기도 폐쇄를 막는 기관지확장제와 스테로이드제제, 염증으로부터 폐를 보호하기 위해 투여하는 항생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산소를 인공적으로 공급하는 산소요법을, 폐기종이 커 폐를 압박하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기종제거수술을 하기도 한다.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없다면 그것도 예삿일은 아니지 않은가. -중증이 아니라면 치료 효과는 분명하므로 미리 치료 결과를 비관할 필요는 없다. 평생 관리를 해야 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박 박사는 우리나라가 COPD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며 앞으로도 환자가 늘 것이라는 예상의 근거로 청소년 및 여성 흡연자의 증가를 들었다.“남녀가 똑같이 흡연을 할 경우 비흡연자와 비교해 COPD에 노출될 가능성은 여자가 6.6배로 남자의 4.4배보다 훨씬 높습니다. 또 이 질환은 가난한 계층에 많은데, 아직도 보험 적용이 안돼 치료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학회에서 정부에 보험적용을 요청해 빠르면 내년부터라도 보험 수혜가 가능하다는 게 희망이라면 희망이겠죠.”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전체 환자의 8%만이 병원을 찾는다는 건 흔한 감기보다도 더 소홀히 취급되고 있다는 얘긴데, 이래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일찍 의사와 만나서 무엇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 박성수 박사 ▲한양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폐손상 연구▲아시아나항공 전문자문의▲대한결핵협회 학술이사,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제13차 서태평양 중환자의학회 학술대회장▲미국흉부질환학회 한국지부 회장▲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대한내과학회 호흡기분과위원장▲광혜학술상, 백남학술상, 대한내과학회 학술상, 유한 결핵 및 호흡기 학술상 등 수상▲한양대의대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건강칼럼]중년의 적 ‘나잇살’ 근력운동으로 막아라

    보통 중년 이후의 운동으로는 유산소운동인 수영과 달리기를 꼽는다. 엔진이 부실한 차가 제대로 달릴 수 없듯 사람의 몸 역시 심장과 폐가 부실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차체에 해당하는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하는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실 서른 중반을 넘어서면 뼈와 근육은 이미 약해지기 시작한다. 때문에 민첩함이 떨어지고 행동은 굼떠진다. 특히 여성들은 폐경과 함께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지방이 쉽게 몸에 쌓인다. 이것이 바로 ‘나잇살’이다. 그러나 근육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다면 지방을 효과적으로 태울 수 있어 쉽게 살이 찌지 않는다. 게다가 잘 짜여진 근육은 몸의 균형을 잡아줘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도우며, 골다공증을 예방하기도 한다. 그뿐이 아니다. 근육이 많으면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증가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어느 정도 젊은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할 때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가벼운 아령부터 시작한다. 들어올릴 때는 빠르게 들어 올린 뒤 1초 정도 정지하고, 내릴 때는 2∼4초의 여유를 두고 천천히 한다. 이렇게 들어올리기를 8∼12회 반복한다. 근육통이 생기지 않을 정도의 운동량으로 하루 걸러 반복하는 것이 좋다. 근육은 운동할 때가 아니라 쉬고 있을 때 생기기 때문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은 근력과 근지구력을 키우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열량 소비량은 별로 많지 않다. 따라서 함께 몸무게도 줄이고 싶다면 실내자전기 타기, 가벼운 조깅(걷기) 등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식후 2∼3시간 정도에 한다. 준비운동도 중요하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인대 등 주변 조직을 충분히 풀어줘야 유연성이 증대되고 부상도 막을 수 있다. 입을 꼭 다문 채 힘을 줘 운동하는 것도 좋지 않다. 자칫 혈압을 높여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골밀도가 낮거나 정형외과 분야의 수술을 받은 사람은 전문가와 상의해 운동강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안전한다.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건강칼럼 필자가 바뀝니다. 이번 주 부터는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께서 집필해 주시겠습니다.
  • [구정 이삭]

    ●서울 중랑구는 23일(화) 오후 3시 구청 지하강당에서 2005학년도 대학입시 설명회를 개최한다. 종로학원 입시평가실장 김용근씨가 출연한다.(02)490-3620. ●서울 은평구립도서관은 24일(수) 오후 2시 예일여고 강당에서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이 강연하는 ‘2005년 대학입시 설명회’를 갖는다. 대입 수험생 및 학부모가 참석할 수 있다. 선착순 입실.(02)385-1671∼4. ●서울 동대문구는 26일(금) 오후 2시 보건소 4층 보건교육실에서 치매환자 가족모임을 연다. 치매원인 및 간호요령 등의 강좌가 진행된 후 간호용품과 기저귀 등을 대여·증정한다. 선착순 25명.(02)2127-5393. ●서울 광진구는 26일(금)까지 저소득 모자가정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무료검진을 실시한다. 대상자는 주민등록증 또는 건강보험증을 들고 보건소 골밀도실에 가면 된다.(02)450-1355. ●서울 금천구 독산4동 주민자치센터는 26일(금)까지 요가교실에 참여할 신규수강생을 모집한다. 매주 월·목 오후 3시에 진행된다.(02)839-5911∼3. ●서울 강서구립정보도서관는 30일(화) 오전 10시∼오후 3시 도서관에서 강서구 주민 및 강서구 소재 학교 재학생 등을 대상으로 2004년 12월 무료 컴퓨터교육 희망자 접수를 받는다. 교육분야는 인터넷 기초반·중급반, 엑셀 2000, 홈페이지 만들기, 윈도우 XP 등.(02)3662-8130. ●서울 도봉구는 29일(월)∼다음달 3일(금)까지 초등학교 3∼6학년생을 대상으로 ‘바탕골로 떠나는 문화여행’참가 신청을 받는다. 행사는 다음달 19일(일)에 진행되며 참가비는 무료. 참가신청은 구 홈페이지(www.dobong.go.kr)에서 접수한다.(02)2289-1529. ●경기 과천시는 30일(화)까지 과천지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제1회 과천시 청소년 경제캠프 참가자를 모집한다. 캠프는 다음달 28(화)∼30일(목) 청호인력개발원에서 개최된다. 참가비 5000원.(02)3677-2217∼19.
  • 난생 처음 익히는 태극권·스포츠댄스

    난생 처음 익히는 태극권·스포츠댄스

    지난 22일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약사회관.50여명의 ‘어르신’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태극권 동작을 따라하고 있다. 동작은 틀리기 일쑤지만 표정은 진지하다. 김남옥(64) 할머니는 “운동을 하고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호흡이 고르게 된다.”며 “집에서 손자들에게 가르쳐주면서 틈틈이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주 과정 ‘실버 건강대학’ 열기 가득 성북구보건소가 5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성북 실버 건강대학’이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조종희 보건소장은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행복한 노후생활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건강대학은 노인들에게 이 같은 신체·정신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대학은 총 12주 과정으로 건강운동과 건강강좌 과정으로 나뉜다. 건강운동과정에 등록하면 일주일에 세 차례 태극권, 스포츠댄스, 세리밴드나 스위스볼 등의 기구운동을 배운다. 세리밴드는 길다란 고무밴드를 늘리는 운동으로 근력을 키워준다. 스위스볼은 엉덩이 크기의 물렁물렁한 공위에 앉아 운동하는 것으로 균형감각과 유연성을 기르는 데 효과가 있다. 이밖에 건강검진과 치매검진도 받을 수 있다. ●‘노인의 성’·골다공증등 관심분야 강연 보건소 김영순 팀장은 “국가대표 우슈 선수를 지낸 배경옥씨가 태극권을 지도하는 등 강사진 수준이 수준급”이라며 “이번주에는 수강생들과 함께 경기도 양평으로 소풍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강강좌 과정은 일주일에 한번씩 대형병원 의사나 의대교수가 건강상식을 강연한다. ‘황혼의 사랑’(노인의 성),‘당신의 뼈 나이는?’(골다공증),‘맑은 눈 밝은 세상’(백내장) 등 유익하고 흥미진진한 주제를 다룬다. 건강대학 ‘학생’들은 1년에 두 차례 모집하며 건강운동·건강강좌의 정원은 각각 60명,100명이다. 신청자격은 60세 이상. 건강운동과정은 운동하는 데에 지장이 없는지 확인하는 간단한 체력테스트를 거쳐야 등록할 수 있다.02-920-1919(20). ●‘담배연기 추방’ 금연운동 앞장 성북보건소는 금연실천전담팀까지 만들어 ‘담배연기 없는 성북’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금연운동을 벌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건소는 동선동 보건분소에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담배를 끊고 싶다면 성북구민이 아니라도 누구나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다. 클리닉에 가입하면 한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보건소를 방문, 금연상담사나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또 니코틴 의존도에 따른 금연보조제(약물, 금연패치, 금연껌 등) 처방도 받는다. 금연상담사가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금연여부도 확인해준다. 또 보건소는 초등학교를 돌아다니며 ‘담배가 미워요’라는 연극을 열기도한다. 보건소 박종섭 팀장은 “장차 초등학생들의 흡연을 예방하는 효과뿐 아니라 가정에서 금연전도사로 만들 수 있다.”며 “2010년까지 성인남성 흡연율을 30%로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02-920-3434.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계단 오르기 숨차면 COPD?

    계단 오르기 숨차면 COPD?

    “계단 오르기가 힘드십니까?” 기온이 떨어지면서 빈발하는 호흡기질환 중 경계해야 할 병증 중의 하나가 바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우리나라 45세 이상 남성의 12% 정도가 앓는 COPD는 흡연 등 유해환경 때문에 기관지가 좁아져 서서히 숨통이 막히는, 이른바 ‘숨막히는 질환’이다. 중증인 경우 걷기도 힘들 만큼 숨이 차며, 특히 찬바람 등으로 호흡기가 자극을 받으면 순식간에 기도가 막히는 응급상황을 초래하기도 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COPD는 유병률이 높고 증상이 심각하지만 여전히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지난해 12월부터 두달 동안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10개 지역의 COPD 잠재환자군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가 COPD진단을 받고도 전혀 치료를 받지 않는 등 질환관리에 무척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환자란 20년 이상 흡연을 해 일상적 활동에도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말한다. 조사 결과 잠재환자군 4명 중 1명은 숨이 가빠 계단도 오르지 못하는 중증이었으나 이 중 8%만이 병원을 찾았을 뿐 나머지 92%는 병원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느끼는 주요 증상은 호흡곤란(44%), 기침(50%), 잦은 감기(22%) 등이었다. 치료 소홀도 문제였다. 조사에서 COPD환자 78%가 ‘꾸준히 치료받고 있다.’고 답했으나 일선 병원 COPD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환자의 45%가 1년 이내에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COPD는 꾸준히 약물을 투여해 폐기능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하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증상이 나타날 때만 약물을 흡입하면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특히 COPD환자의 상당수는 자신의 병명을 COPD가 아닌 천식(23%)이나 기관지염(15%) 등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COPD로 정확히 아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14%에 불과했다. 문제는 COPD를 방치할 경우 호흡기뿐 아니라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 증상이 시작되는 단계라면 이미 폐기능이 정상인의 70% 수준으로 떨어져 있으며, 심한 경우 정상인의 20∼30%만 기능하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전신의 근력이 떨어지며 골다공증, 성욕 및 성기능 저하, 인지능력 장애 등의 합병증이 나타난다. 중요한 점은 꾸준한 치료. 전문의들은 국내 COPD환자의 82.5%는 초기에 해당하므로 금연과 함께 ‘스피리바’같은 약제를 사용해 지속적으로 치료받으면 호흡곤란 등 증상의 발현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환자들은 겨울철에 미리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등 호흡기 감염질환을 조심해야 하며, 매일 3∼4차례, 회당 5∼15분 정도 걷거나 입술을 오므리는 숨쉬기를 통해 산소 이용능력과 운동능력 등을 높이는 운동을 해주면 좋다. ■ 도움말 박성수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 이상도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우유 많이 마실수록 좋을까요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우유 많이 마실수록 좋을까요

    얼마 전, 어느 집을 방문했는데, 밖에서 뛰어 놀다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온 아이가 곧바로 냉장고 문을 연다. 갈증이 심했나 보구나 생각했는데 1000㎖들이 우유통을 꺼내 통째로 벌컥벌컥 마시는 것이 아닌가. 내심 걱정스러워서 다른 때도 우유를 저렇게 마시느냐고 물었더니 물 대신 종종 우유를 마신다는 것이다. 어떨 때는 우유를 하도 많이 마셔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했다. 그렇게 대답하는 아이 엄마의 표정에서 아이가 우유를 양껏 마시는 것을 그리 경계하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우유에 영양분이 많으니 키도 잘 크고 건강하겠지 하는 생각이 은연중 작용하고 있는 듯했다. 우리 사회는 우유에 대한 신뢰가 거의 전폭적이다. 아이가 우유를 잘 먹지 않으려 한다면 혹시 다른 아이보다 성장이 느려질까 걱정을 하기도 한다. 우유는 영양 많은 식품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생각들을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송아지는 태어날 때 보통 50㎏ 정도이다. 그런데 1년 만에 10배 이상 몸무게가 늘어난다. 우유는 송아지가 이렇게 빨리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영양원이다. 반면 사람의 경우는 돌이 되어도 태어날 때의 몸무게에 비해 고작 3배 남짓 늘어날 뿐이다. 송아지의 성장속도와 사람의 성장속도는 무척이나 다른 셈이다. 그래서 보통 송아지에게는 우유가, 아기에게는 모유가 가장 좋다고 말한다. 우유를 잘 먹는 아이가 상대적으로 성장이 빠르다는 것을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성장이 빠르다고 우리 몸에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니다. 먼저,‘우유를 마시면 뼈가 튼튼해진다.’는 일반적인 상식을 한번 살펴보자. 이 상식에 반하는 연구 결과가 참으로 많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책을 보면 하버드대학 윌렛 교수가 7만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소개해 놓고 있다. 윌렛 교수는 하루에 우유를 두 잔 이상 마시는 그룹과 거의 마시지 않는 그룹으로 나누어,12년 후에 그 사람들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뜻밖에도 우유를 많이 마신 사람들의 뼈가 부러지는 비율이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실제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과 같이 우유를 많이 마시는 나라 사람들이 아시아나 아프리카 사람들보다 골다공증에 훨씬 더 많이 걸린다고 한다. 그것은 우유에 들어있는 단백질이 우리 몸의 칼슘을 빼앗아가 뼈가 더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영양이 좋다 하더라도 이를 너무 많이 먹는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유 역시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유를 조금만 마셔도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서양 사람들에 비해 우유를 소화시키는 락타아제 효소가 부족한 까닭이다. 그럴 경우 설사까지 해가면서 무리하게 우유를 마실 필요는 없다. 우유를 먹더라도 제대로 먹어야 한다. 칼슘이 실제로 뼈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마그네슘, 비타민D 등 여러 가지 미네랄이 필요하다. 따라서 콩, 푸른 채소 등 마그네슘 등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식품을 부족하지 않게 먹어줘야 한다. 또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젖소의 우유를 먹는 게 좋다. 좁은 축사에 갇혀서 온갖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 항생제·성장촉진제 등이 잔뜩 들어간 사료를 먹고 자라는 젖소의 우유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 사람의 모유에 가장 가깝다고 하는 산양유를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칼슘을 꼭 우유에서 얻겠다는 생각도 잘못이다. 우유 100g 중에는 칼슘이 110㎎ 정도 들어 있다. 물론 많은 양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많은 칼슘을 가진 식품은 참으로 많다. 말린 새우는 우유의 65배, 마른 멸치는 14배, 깨는 11배, 김도 7배나 많은 칼슘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먹는 전통적인 밥상만 잘 챙겨 먹어도 칼슘이 부족하기는커녕 넘쳐나는 셈이다. 물론 우유를 지나치게 많이 먹어왔던 아이라면 엄마가 대체 음료를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콩을 갈아만든 두유나 집에서 과일로 만든 음료, 야채 효소주스 등 훌륭한 대안은 많다. 마지막으로 키에 관한 얘기 하나. 보통 자라는 데 필요한 성장호르몬은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한다. 그러니 아이를 잘 크게 하고 싶다면 음식 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시간에 깊이 잠을 잘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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