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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동아시아 새질서, 韓·美·中

    동아시아에 새 국제질서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이 질서는 경제적으로 강력한 중국의 등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싱가포르의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가 2050년에는 중국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된다고 예견하고 있다.만약 중국이 내재적인 뿌리깊은 부패를 빠른 시기에 척결하고 계약사회의 기본인 법치주의 수준을 지금의 구미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는 데 성공하기만 하면 그 시점은 이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동아시아는 공식화는 되어 있지 않지만 사실상 중국과 일본을 두 기둥으로 하는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되어가고 있다.동아시아를 공동체로 묶는 기본적 요소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공약(commitment)이다.공동체에서는 상품과 서비스의 교역 뿐 아니라 자본과 기술그리고 노동까지도 자유롭게 이동하는 단계를 예상하여야 한다.그래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아시아의 경제의 축이 중국쪽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그리하여 중국은 명실공히 동아시아의 패자(헤저몬)로서의 지위를 굳혀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중국을 내다보고 일본과 미국 나아가서 EU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고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놓고 긴 논쟁중이다.논쟁의 근저에는 중국이 위협적인 도전자인가 아니면 선의의 경쟁자인가라는 문제가 있다.다만 한가지 확실한 공통인식은 중국이 적어도 2050년까지는 군사적으로 미국에 맞서는 대국이 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그리고 또 한가지 글로벌 시대 즉 경제일체화의 시대에는 지역‘헤저몬’의 역할에도 제약과 의무가 수반한다는 현실이다.중국에 그러한 제약과 의무를 상기,설득,시행하여 주는 역할을 크게는 미국,EU 그리고 세계의 국제기구 등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중국은 우리에게 이미 제2의 교역상대국이며 2010년 이전에 제1의 교역상대국이 될 것이다.또한 중국은 북한의 최후의 후견국이자 생존의 보장국이므로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남북한의 평화공존 내지 평화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미국과 같은 수준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중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한·중관계를 관리하여 나가는가,또한 미국과의 맹방관계를 어떻게 내다보고 어떻게관리하여 나가야 하는가 하는 것이 21세기 한국의 중요한 외교과제이며 국가과제라고 말할 수 있다.먼저 중국과의 관계를 볼 때에 우리는 이미 중국과 같은 지역경제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어떻게 하면 한·중 양국이 법과규범에 기초한 동반자 관계(rule-based partnership)를 확고히 하는가,그래서 상호존중·상호신뢰하는 같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데우리 대중정책의 기본 목표를 두어야 할 것이다.어떻게 하면 중국이 한국이 가진 남북평화공존에의 의지,통일한국에 관한 비전을 공유하게 하는가 하는것이 우리의 외교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평화와 안정,개발과 번영,복지와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생각과 비전을 공유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미국은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관과 시장경제의 원칙을 실천하며 현대 문명을 선도하고 있는 모델국가이다.우리는 미국의 지원과 선도에 힘입어 오늘 이만큼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하였다고 볼 수 있다.우리는 미국을 모델로 삼고서 ‘미국 문화권’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한·미 맹방관계는 북한의 모험주의적 도발에 대한 최후적 억지력이다.통일 후에는 주한 미군은 대북 억지력으로부터 동아시아의 안정자(stabilizer)로 그 역할이 바뀔 것이다.아시아의 안정이라 함은 동아시아 지역에 어떤 헤저몬이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견제한다는 뜻이며 또한 지역국가간의 갈등과 충돌을 견제하고 지역의 안정과 화합을 도모한다는 뜻이다.지정학적으로 미국은 동아시아 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미국은 아시아의 안정과 번영에 직접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미국은 통일한국에도 여전히 가치관을 공유하는 파트너 국가이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과 미국이 점진적으로 선의의 경쟁적 동반자 관계를 향하여 움직여 나가는 데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중국과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서,그리고 나아가서 국제안보,경제질서의 문제에서 갈등과 충돌을 한다고 가정하여 보면 중·미간의 동반자 관계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대하고 사활적(死活的)인 문제인가를 쉽게 짐작할수 있다.우리에게도 중·미관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어떤 역할이 있을 것이다.이것을 찾아 행하여야 한다.이 글로벌 시대에 지혜 있는 외교는 국가경영의 필수 요소이다. 홍순영 전 외교부장관
  • 대한매일 창간98/131회 파리총회 이모저모 - 2010世博 한·중·러 3파전

    [파리 주병철 특파원] '이제는 2010세계박람회다.' 오는 12월3일 모로코에서 열릴 132회 세계박람회사무국(BIE)총회에서 2010년 세계박람회개척지가 선정된다.이에 따라 한국(여수) 중국(상하이) 러시아(모스크바) 폴란드(브로츠와프) 멕시코(케레타로)등 5개국 후보지의 막판 유치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우리나라는 세계박람회 유치를 '포스트월드컵'으로 승화시기키 위해 민·관·지방자치단체가 총력을 쏟고 있다.지난 2일(현지시간)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131회 총회에는 각국의 거물급 인사들이 총 출동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다. ●관심 집중된 코리아 파리총회에는 전윤철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유삼남 전 해양수산부장관,정몽구 2010세계박람회유치위원장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대표단은 한국에서 박람회가 열리면 선진국·개발도상국·후진국이 모두 공감할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21세기형 박람회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수 있다고 호소했다.분단된 한반도의 안정은 물론,세계평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점도 집중 부각시켰다.'새로운 공동체를 위한 바다와 땅의 만남'이란 대주제 아래 ▲새로운 공동체 구현을 위한 신기술 ▲연안과 해양의 지속 가능한 이용 ▲바다와 땅이 만나는 곳,항만▲문화의 만남 등을 소주제로 정해 세계박람회 유치 홍보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유치 신청국들의 설명회를 겸한 파리총회에서 우리나라는 영국의 월드마크사에 200만달러를 주고 특별 제작한 10분짜리 영상물을 선보였다.월드컵 4강신화를 이룬 한국팀의 극적인 경기장며과 길거리 응원모습을 보여줘 경쟁국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부총리와 정 위원장은 번갈아 가며 여수 주변의 인프라 확충계획,박람회장 조성계획,세계박람회에 참여하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약속 등을 소개하며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특히 월드컵 대회기간중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붉은 악마'티셔츠와 한국공예품 등이 든 기념가방을 88개 BIE회원국 대표들에게 나눠줘 관심을 유도했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 남은 5개월의 홍보활동이 유치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으로 보고 정부차원의 공식사절단을 구성,이르면 다음달부터 BIE회원국에 순차적으로 파견하기로 했다.정 위원장은 정부 사절단과는 별도로 회원국을 직접 방문해 유치활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만만찮은 중국과 러시아 우리나라를 제외한 4개국 가운데는 중국이 가장 위협적이다.세계적인 항구도시인 상하이와 인접한 푸등지구의 비약적인 발전을 소개하며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푸둥의 발전이 전 중국으로 확산될 수 있는 자신감에서 주제도 '더 나은 도시,더 나은 삶(Better City,Better Life)으로 정했다. 우이 유치위원장(국무위원),탕자쉬안 외교부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총회에 대표단으로나와 유치 필요성을 역설했다 러시아도 '자원·기술·아이디어-세계통합의 길'이라는 주제로 군사대국에서 경제대국으로 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삼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폈다.그러나 폴란드와 멕시코는 박람회 개최에 따른 투자계획조차 밝히지 않아 유력 후보군에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정몽구 유치위원장 - 2년간 30개국 다니며 유치활동 … “팽팽한 접전입니다.하지만 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걸로확신합니다.” 1999년 11월 ‘2010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맡아 2년반 가까이 발벗고나서고 있는 정몽구(鄭夢九·63) 현대·기아자동차총괄회장은 요즘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강인한 체력과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88서울올림픽 유치의 주역인 부친(고 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에 이어 동생정몽준(鄭夢準·무소속) 의원이 2002 한·일 공동월드컵 유치를 성공적으로이끌어 낸 것도 적잖은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힘든 줄 모르고 다닙니다.2010세계박람회 유치는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이런 기회를 놓쳐서야 되겠습니까.” 그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고속전철사업 완료 등 굵직굵직한 9개의 대형 국책사업이 마무리되는 2010년에 세계박람회가 열린다면 88서울올림픽,2002월드컵과 함께 3대 국제행사를 치르는 ‘대단한’ 국가로 급부상하게 될것”이라며 “이는 선진국 진입의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애착만큼 힘껏 뛰었다.지난 2년여동안 무려 30여개국 16만㎞를 날아다니며 유치활동을 펼 정도로 강행군했다.지구를 4바퀴나 돈 셈이다.지난해 말미국 브라질 바하마(중남미) 캐나다 등지를 돌 때는 꼬박 이틀을 비행기에서 잠을 잤다.지난번 총회 때도 폐막되자마자 불가리아로 날아가 홍보전을펴는 열성을 보였다.하지만 걱정도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개최도시로 예정된 여수가 경쟁도시인 상하이나 모스크바 등에 비해 지명도나 규모면에서는 불리한 게 사실입니다.그래서 낙후된 지역을 개발해 최대한의 지역개발 파급효과를 노린다는 세계박람회의 취지에는 더 없이 적합하다는 점을 회원국에 집중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정 회장은 “물질문명에 찌든 지구촌에 ‘바다와 육지와의 만남’이라는 친환경적인 행사를 통해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의 공존을 지향하는 우리의 노력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며 유치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생각으로 막판 유치활동에 박차를가한다는 각오다.그래서 당분간 해외로나가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한다. “지난 월드컵 때 동생(정몽준 의원)을 많이 도와줬는데 이번에는 동생이형을 도와주겠지요?”라고 묻자 빙그레 웃었다. “도와줄 것으로 믿습니다.형제끼리 도와가며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병철기자 ■생산 유발효과 16조 8000억 2010년 세계박람회가 여수에서 개최되면 생산유발 효과 16조 8000억원,고용창출 효과 23만명에 이를 전망이다.산업연구원의 분석 결과다. 88서울올림픽,2002월드컵의 생산유발 효과가 각각 4조 7000억원,7조 9000억원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세계박람회 개최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직·간접적 부가가치 역시 7조 8000억원에 이른다.다른 국제행사가 1조 3000억∼3조7000억원에 이른 점과 비교하면 훨씬 크다. 고용창출 효과도 대단하다.최소 23만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예측된다.임시직까지 합치면 54만명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수를 중심으로 한 남해안 관광벨트개발로 지역간 균형개발도 가능하다.특히 세계박람회 개최 후 전시공간은 물론 해양위락시설 등은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오동도와 인근 해수면에 조성될 박람회 부지는 총 122만평(박람회장 44만평,주차장 8만평 포함).2조 4000억원이 연차적으로 투입되며,주제관·국가전시관·이벤트시설·해양테크노파크·해상호텔 등을 짓는다.160여개국과 30여개국제기구가 참가할 예정이며,관람객은 약 3000만명(내국인 2500만명,외국인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유치위원회측은 추산하고 있다. ■1851년 첫 개최…이번이 106번째 EXPO(박람회)는 인류사회의 지식과 기술을 함께 나누고,미래의 새로운 인류문명을 제시하는 정부 주관의 국제행사다.근대적 의미의 EXPO는 영국 런던EXPO(1851년)가 효시다.2000년 독일 하노버박람회까지 모두 105차례 개최됐다.미국이 30차례로 가장 많이 열었다.이어 영국(14차례) 프랑스(12차례) 벨기에(7차례) 스페인·일본(2005년 아이치EXPO 포함,5차례) 등이다. EXPO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다.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나라는 영국 독일 스페인 미국 일본 등 5개국에 불과하다.우리가 세계박람회를 유치하면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6번째 나라가 된다. 우리나라는 1987년 세계박람회사무국(BIE)에 정식 가입했다.93년에 대전EXPO를 유치한 적이 있지만,이는 5년마다 한번씩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정식박람회(등록박람회,전시기간 6개월)가 아닌 과학분야만을 다룬 간이박람회(인정박람회,전시기간 3개월)였다.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오는 12월 BIE총회에서 회원국 3분의 2 이상출석에,3분의 2 이상 득표한 나라로 최종 결정된다.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지 못하면 최소 득표국을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투표가 계속 실시된다.
  • 연극/갈매기 등

    ◇갈매기= 19일까지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1-1742.안톤 체호프 작,김철리 연출.사실주의 연극의 장을 연 러시아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연출노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형식을 찾는 예술가의 삶과 죽음을 성찰.무료공연.국립극단. ◇어!머니?= 20∼8월11일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4시·7시(월 쉼)씨어터 제로(02)3143-3500.장정일 원작,차명욱 연출.2명의 수감자가 어머니에게 품는 그리움.극단 고리. ◇우수 마당극 퍼레이드= 20·27일 오후7시30분,21·28일 오후5시 국립극장하늘극장(02)2278-5818.신명아트센터,극단 갯돌,민족예술단 우금치,놀이패열림터,금수예술마을 등 지역 공연단 초청 마당극 잔치. ◇만남=20∼8월22일 오후2시·4시30분(월,8월 8·9일 쉼)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02)499-3487.유홍영·나카지마 켄 연출.한국과 일본의 전통놀이를 이용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그림.한·일 어린이극 전문극단의 합동 공연.극단 사다리·가제노코큐슈. ◇내사랑 DMZ=19∼8월25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4시30분·7시30분,일오후3시·6시(월 쉼)극장 아룽구지(02)745-3967.오태석 작·연출.DMZ를 지키고자 하는 동물을 통해 분단의 비극을 돌아보게 하는 가족극.극단 목화. ◇모자와 신발= 28∼8월11일 오후2시·4시(8월5일 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80-1300.김민정 작·연출.신발을 찾아 떠나는 모자의 여행기.극단 사다리. ◇피아노와 플룻으로 만든 그림연극= 24∼8월4일 오후1시·3시(월 쉼)정동극장(02)7511-500.김성제 연출.피아노와 플루트의 선율 위에 펼쳐지는 마술,종이접기,그림자극.상상력을 자극하는 어린이연극.극단 성시어터라인. ◇혜화동 파출소2=28일까지 오후4시30분·7시30분(월 쉼)창조콘서트홀(02)744-8617.김은숙 작,윤영선 연출.죽은 자를 재판하는 파출소의 풍경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돌아봄.극단 얼. ◇2002 첫사랑= 8월25일까지 평일 오후6시 토·일 오후3시·6시(월 쉼)소극장 아리랑(02)741-5332.방은미 작·연출.학생들의 꿈과 가치관을 첫사랑의 경험으로 풀어낸 청소년 연극.극단 아리랑.
  • 신간 맛보기/’블록버스터의 환상,한국영화의 나르시시즘’, ‘신화와 역사의 건널목’

    영화 속에 엮여 있는 사회와 역사라는 실을 한올한올 풀어낸 야심찬 서적 2권이 출간됐다. ‘블록버스터의 환상,한국영화의 나르시시즘’(김경욱 지음,책세상)은 영화에 반영된 한국사회의 징후를 읽어 낸 책.먼저 할리우드 문법을 좇은 ‘쉬리’가 국민영화로 자리잡은 현상에서 이율배반을 포착한다.원인은 IMF 경제위기.세계적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욕구가 할리우드 베끼기로 나타났다.하지만 경쟁 단위가 민족이기 때문에 한국영화에 대한 무조건적 애정이 공존한다.‘쉬리’의 성공에는 세계화와 배타적 민족주의라는 이율배반적 욕망이 숨어있다는 것. 나아가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이수혁 병장의 자살 후 한국영화 전반에 번져간 자멸의 나르시시즘은 현실 사회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진정한 피해자들을 숨기기 위한 가짜 희생양으로 분석한다.‘해피엔드’에서 최보라(전도연 분)의 죽음은 어머니의 의무를 소홀히 한 여성에 대한 응징으로,또 ‘엽기적인 그녀’의 여성상이 처벌받지 않는 것은 순결을 지킴으로써 가부장적 사회에 위협을 주지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관객 수에 따라 평가가 좌지우지되는 최근 한국 영화계에 일침을 놓고,여기에 관통하는 이데올로기를 분석하는 작업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하지만 작가는 예술이 사회를 반영하는동시에 자율성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듯하다.예컨대 조폭영화의 주인공을 좋게 그렸다고 사회의 도덕관념을 개탄하는 식은 지나치게 영화를 단순도식화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4900원. ‘신화와 역사의 건널목’(안정효 지음,들녘)은 신화와 역사,또는 이를 다룬 문학에서 파생한 영화를 가치판단없이 소개한다.‘할리우드 키드’인 작가의 해박한 지식은 혀를 내두를 정도.검투사·하이랜더·그리스신화·오디세이 등의 소재와 조셉 콘라드,허먼 멜빌의 소설 등이 영화에서 어떻게 변주되는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아는 만큼 보이는 법.책을 읽고 영화를 다시 본다면 서양문화를 잘 몰라 놓쳤던 맥락이 눈에 들어올 듯 싶다.1만 2000원. 김소연기자
  • 문화광장/연극

    ◇ 만남 = 20일∼8월22일 오후2시·4시30분(월,8월8·9일 쉼)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 (02)499-3487.유홍영·나카지마 켄 연출.한국과 일본의 전통놀이를이용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그림.한·일 어린이극 전문극단의 합동 공연.극단 사다리·가제노쿠큐슈. ◇ 내사랑 DMZ = 19일∼8월25일 평일 오후7시30분,토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일요일 오후3시·6시(월요일 쉼) 극장 아룽구지 (02)745-3967.오태석 작·연출.DMZ를 지키고자 하는 동물을 통해 분단의 비극을 돌아보는 가족극.극단 목화. ◇ 신심청전 심청이의 소원 = 25일까지 평일 오전11시 오후 2시·4시,토·일요일 오후12시30분·2시30분 문화일보홀(02)3701-5757.김학재 연출.전래동화를 우리의 소리와 춤으로 신명나게 표현한 어린이 마당놀이극.수익금 2% 백혈병 투병 어린이 지원.극단 마당. ◇ 혜화동 파출소2 = 28일까지 오후4시30분·7시30분(월 쉼) 창조 콘서트홀(02)744-8617.김은숙 작,윤영선 연출.죽은자를 재판하는 파출소의 풍경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돌아봄.극단 얼. ◇ 2002 첫사랑 = 8월25일까지 평일 오후6시,토·일요일 오후3시·6시(월 쉼)소극장 아리랑(02)741-5332.방은미 작·연출.기숙학교 학생들의 꿈과 가치관을 첫사랑의 경험으로 풀어낸 청소년을 위한 연극.극단 아리랑. ◇ 찬란한 슬픔 = 11일 오후7시30분,12·13·14일 오후4시30분·7시30분 학전블루 소극장(02)766-1482.노경식 작,박용기 연출.80년 5월 광주를 통과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삶을 통해 역사의 양면성을 고찰.극단 고향. ◇ 고도를 기다리며 = 28일까지 화·수·목요일 오후7시30분,금·토요일 오후4시·7시30분,일요일 오후3시 산울림 소극장(02)334-5915.사뮤엘 베케트 작,임영웅 연출.부조리극의 효시.33년째 공연을 이어오는 극단 산울림의 대표작.
  • ‘터키, 신화와 성서의 무대~’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아나톨리아 반도에 터를 닦아 1000년 영화의 비잔틴제국을 복속시키고 유럽의 맹주로 군림했던 오스만 트루크제국.그 후예들이 일군 ‘동양도 아닌,서양도 아닌 나라’ 터키가 새삼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의 축구팬들은 ‘가까운 나라’ 중국 대신 ‘혈맹’터키를 열렬히 응원해 중국 언론이 이탈리아의 판정시비를 비호하는 등 적잖은 보복성 ‘해코지’도 있었다. 역사적으로는 돌궐 혹은 흉노로 불리며 우리와는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했으며 6·25때는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보내 우리의 위난을 도운 나라.그래서 그들은 지금도 우리를 ‘칸카르데쉬’(피로 맺어진 형제)라고 부르며 각별한 우애를 표하고 있으며,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우리나라를 ‘바탄’(제2의 조국)이라고까지 부른다. 반면 유럽인들은 터키를 ‘역사의 불행’이라고까지 혹평하며 노골적인 냉대를 감추지 않는다.기독교제국을 평정하고 회교를 강요한 오스만트루크제국이 끼친 영욕중 ‘욕’에 해당하는 굴욕을 강요당하고 사는 민족.그래서 우리처럼 의식 속에 ‘뭉쳐야 산다.’는 각성을 무기처럼 감추고 사는 나라다. 이런 터키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책 ‘터키-신화와 성서의 무대,이슬람이 숨쉬는땅’(리수·이희철 지음)이 마침 때를 맞춰 나왔다. 흔히 소피아사원과 보스포러스 해협 정도로 알고 있는 ‘멋진 도시’이스탄불이 있는 나라 터키는 약 1만년 전 구석기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히타이트제국을 필두로 프리기아·우리르투·리디아·페르시아·헬레니즘·로마·비잔틴제국과 오스만제국에 이르기까지 상상 이상으로 많은 문명이 명멸해 간 인류사의 보물창고다. 그런가 하면 자칫 지금의 그리스나 로마를 연상하기 쉬운 미다스왕과 트로이 목마의 유적도 사실은 터키에 있으며 지금까지도 회교와의 갈등을 표면화하고 있는 기독교유적, 이를 테면 노아의 방주가 묻혀 있는 곳으로 알려진 아라랏산과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초기 일곱 교회 등 기독교의 오랜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터키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인 저자는 이런 터키의 역사와 현재를 현지인의 시각으로 낱낱이 살펴 해부하고 있다. 기독교와 회교의 역사가 양대 종교의 갈등과 화해를 정점으로 현실감있게 기술되고 있으며 아르테미스 신전 등 터키에 있는 세계 7대 불가사의도 깊이 있게 살폈다. 특히 지금은 수도 앙카라에 밀려 제2의 도시로 주저앉은 ‘제국의 왕도’이스탄불.이 나라의 정복자들에게는 신성(神聖)이 깃든 성도(聖都)요,피지배자들에게는 공포와 증오의 대상이었던 이 도시의 매력이 상세히 기술돼 눈길을 끈다. 회교국가이면서도 원리주의 같은 경직성을 버려 배꼽티와 터번이 공존하는 나라,서너명의 식대가 1억리라가 넘을 정도(1달러가 약 143만 9000리라)로 인플레가 심하지만 이 나라가 가진 구매력 때문에 서구 제국의 추파가 끊이지 않는 나라 터키의 면면이 ‘역사’와 ‘현실’이라는 표제로 우리 앞에 아주 가깝게 다가선다.1만 2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대한포럼]월드컵 아직은 미완성이다

    파티는 끝났다.손님들도 갔다.초여름 밤을 뜨겁게 달궜던 한달간의 잔치가 막을 내렸다.이제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지난 한달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다.‘월드컵 대차대조표’는 어떤 모습일까. 월드컵이 폐막되면서 온갖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그 가운데 월드컵이 가져다 줄 경제적 효과를 100조원으로 평가한 보고서가 단연 압권이다.국내 굴지의 모 대기업 산하 연구소가 발표했다.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로 국가브랜드(KOREA) 이미지가 10% 올라갔고,덩달아 수출품의 가치도 10%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이런 국가이미지 개선효과가 5년 정도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 매년20조원씩(수출액 200조원의 10%) 5년분을 합쳐 100조원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뻥튀기는 이제 그만하자.우리팀이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스페인에 연승가도를 달릴 때의 그 기분을 이해한다.그러나 기분만으로 되는 일은 없다.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이고,앞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황당무계한 것이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월드컵 특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외국인 관광객 수는 가까스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고,호텔·숙박업소,항공사,여행사는 전혀 특수 맛을 못봤다.재래시장,영화관,서점은 오히려 ‘월드컵 불황’에 시달렸다.디지털TV를 만드는 전자업체들과 IT(정보통신)업체 등 일부 업종만 반짝특수를 누렸을 뿐이다.뉴욕 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월드컵에 아낌 없는 찬사를 보내면서도 그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보도하고 있다.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앞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과실이 많기 때문이다.그 과실을 온전히 거두느냐,거두지 못하느냐는 오로지 우리가 월드컵 이후를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달려 있다.우리는 이미 올림픽이라는 큰 잔치를 성대히 치러내고도 그 과실을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할 일이 있다.히딩크 리더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붉은악마의 조직이론과 행태를 분석해내는 것이다.히딩크의 한국축구 개혁실험이 성공한 요인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연고주의 타파,능력본위의 인사,경쟁의 원리,기초체력 중시등등….이런 것들은 우리 기업이나 정부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이미 다 알고 있던 내용들이다.하지만 히딩크는 성공하고 우리는 실패했다.우리가 공감하고 있는 원칙들을 그는 어떻게 현실에 접목할 수 있었을까.그 실천적 노하우를 알아내야 한다. 인터넷에서 만난 20여명의 축구동호회원들이 어떻게 20만명의 거대조직을 무리 없이 민주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었을까.그 조직메커니즘을 분석해내야한다.20만명의 붉은악마들이 600만명의 공동체를 엮어가는 과정을 해부해봐야 한다.그 겉모습을 그려내는 것으로 그들을 다 이해했다고 말하지 말자.열정과 질서가,개인주의와 공동체의식이,온라인과 오프라인이,애국주의와 세계주의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그 내면을 살펴보자.히딩크와 붉은악마 초기 회원들의 내적 역량을 사회적 인프라로 이끌어내는 작업을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정부산하 및 기업 연구소들이 공동으로 세부방안에 관한 심층연구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그 작업이 끝날 때까지 월드컵은 미완성이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얻은 가장 귀중한 자산은 가능성이다.실현된 것은 그 가능성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것이 지금부터 해야 할 과제다.월드컵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한국축구의 4강신화,붉은악마의 열정적 에너지와 열린 마음,자발적 공동체의식,이런 것들은 그 자체로 위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더 이상 미사여구(美辭麗句)로 분칠을 하지 않아도 된다.지나친 찬사가 경제에는 짐이 될 수도 있다.괜히 국민들 허파에 바람 불어넣고 간을 붓게 하지 말자.그래서 얻을 것이 IMF에 한번 더 가는 것 말고 무엇이 있겠는가. 염주영 논설위원yeomjs@
  • 평화토론 페이지 주제발표 “”한국인 핏속엔 평화사랑 유전자가…””

    ‘평화연구의 새로운 도전과 방향모색’을 주제로 한 제 19차 국제평화연구협회(IPRA)국제학술회의가 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1일 개막돼 5일까지 열린다.첫 발제자로 나선 글렌 페이지 하와이대 정치학부 명예교수 겸 세계 비폭력센터 회장의 ‘죽음이 사라진 한국:냉전 대립에서 평화공존까지’란 제목의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한국이 가능할까.한국에 죽음이 존재하지 않으려면 한국인들 사이에,그리고 한국인과 외국인들 사이에 살육과 살육의 위협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에 죽음은 존재한다.역사적으로 한국과 한국인의 삶에서 죽음은 항상 주요한 위협수단이었다.심지어 홀로,혹은 함께 기꺼이 죽는다는 것이 한국인의 독자적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 죽음은 사라질 수 있다.그 가능성을 건국설화의 홍익인간 이념에서부터 북한 역사학자 박시형과 남한 사상가 함석헌의 비폭력 평화사상에 이르는 한국인의 문화적 경험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함석헌과 박시형은입을 모아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의 기질은 이웃나라를 한번도 침해하지 않은 사실을 통해서도 증명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 폭력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4대 강국 안에서도 죽음을 부정하는 평화주의가 싹트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이와 함께 세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죽음이 없는 사회를 향한 노력들이 분출되고 있다.평화적인 갈등 해결과 비폭력적인 사회 변화를 위한 훈련기관,비폭력적인 안보체계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비폭력적인 예술,사회변화를 위한 비폭력적 대중운동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죽음이 사라진 사회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따른다.무엇보다 개인과 국가,세계의 양심 속에 정신적·과학적으로 죽음을 사라지게 하려는 윤리의식이 자리잡아야 한다.욕구가 상충할 경우 평화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공감의 욕구를 가져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살육적 창조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그것은 군대,무기,전쟁과 같은합법적 살인제도를 철폐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물론 원칙들은 실행되기가 매우 어렵다.그러나 한국인들의 핏속에는 평화를 사랑하는 유전자가 흐른다고 믿는다.한국인으로서 문화적 자긍심을 잃지 않으면서 장기적이고 균형잡힌 교육을 통해 한국인들의 죽음을 몰아내고 생의 질을 높일 제도적 개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감동적 지면 구성에 박수

    한국 대표팀이 스페인을 누르고 ‘4강신화’를 이룬 뒤 월드컵 열기는 더한층 고조됐다. 독일과의 준결승전이 있었던 지난주 초반은 온 국민 모두가 붉은 악마가 돼버렸다. 대한매일은 1면 외에 월드컵 관련기사를 3면부터 전진배치하면서 이를 상보(詳報)했다.다른 신문보다 발행지면이 적은 대한매일로서 지면조절을 매우 적절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별도 섹션페이지를 갖고 있지 않아 아무리 1면에 큼직하게 기사가 나갔다 해도 관련상보를 종전처럼 지면 뒤쪽에 배치했다면 많은 독자들이 짜증냈을 것이다.이를 3면에 앞세움으로써 월드컵 상보를 섹션면에 처리한 다른 신문들보다 오히려 독자에게 훨씬 가까이 접근한 효과를 거뒀다고 본다. 대한매일의 6월26일자 1면은 단연 압권이었다.준결승에서 독일에 0대 1로 석패한 기사를 모든 신문들이 1면에 크게 다루면서 ‘잘 싸웠다’는 등의 비슷한 제목으로,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등의 유사한 사진을 실었으나 대한매일은 달랐다.붉은악마 차림의 두 어린아이가 어느 한 곳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모습의 사진을 클로즈업시켰다.사진만 보아도 우리에게는 오늘보다 더욱 값진 내일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사진 아래의 ‘꿈은 계속된다’는 큼직한 제목과 바로 옆 사진설명 ‘내일은 우리가…’라는 제목이 아주 잘 연결이 됐다.같은 기사로,공유(共有)한 사진으로 이처럼 차별화된 감동적인 지면을 구성한 편집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월드컵 폐막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서해교전 사태는 우리의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한다.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7월1일자 대한매일의 1면은 서해교전 속보와 월드컵 브라질 우승기사를 같은 비중으로 나란히 세워놓았다.‘전쟁’과 ‘평화’의 공존을 실감케 해준다.어딘가 평화의 힘이 더욱 강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6월25일자 27면(NGO)에 눈길을 끄는 단신이 있었다.‘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주최로 6월27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소강당에서 대체복무제도 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린다는 내용이었다.적지 않은 젊은이들이,특히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고 교도소행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그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여론도 수렴하여 대안(代案)을 찾아보는 노력에 언론도 동참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13일에 발생했던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2명 사망사건은 미군측의 적절한 조치가 없는 가운데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이 사건도 월드컵 열기속에 묻혀버린 많은 사건 중의 하나지만,그 심각성은 크다. 대한매일은 6월28일자 사회Ⅲ(29면)에 숨진 여중생 2명의 아버지가 미군 관계자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음을 보도했다. 월드컵에 가렸다가 이젠 서해교전에 가려질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가 들지만,대한매일이 이 사건의 속보에 성의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대표
  • [오늘의 눈] ‘축제의 장’으로 승화된 금남로

    한국 축구팀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광주 시민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80년 5월,터질 듯한 긴장감과 분노의 함성으로 뒤덮였던 전남도청앞 금남로가 이날은 환희와 기쁨의 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누구도 드러내놓고 얘기하기를 꺼리며 비극의 현장으로만 각인돼 있던 이 거리에서 신바람나는 굿판이 벌어졌다.혀를 깨무는 울분이 아니라 모두 다함께 어깨춤을 추며 외쳐댄 한마당 축제의 장이었다. 이날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빛고을 광주에서 쏘아올릴 것인가.’에 5000만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렸다.광주는 그때 5월처럼 들끓었다.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듯,‘가자 금남로로,오라 도청앞으로’가 다시 한번 연출됐다.정오를 넘어서면서 20여만 인파로 금세 붉게 물들었다. 광주 시민들이나 전국 방방곡곡에서 달려온 붉은악마들이 민주화 성지에서 ‘히딩크 신화’가 이어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맘껏 토해냈다.마침내 태극전사들이 120분 혈투에 이어 승부차기로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침시키는 순간,지축이 흔들리는 함성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왔다.감당할수 없는 붉은 열기는 금세 금남로와 충장로를 적시고 광주 시가지 전체를 온통 열광의 도가니 속에 빠져들게 했다. 금남로가 어떤 곳인가.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광주 민중항쟁의 불을 지폈던 역사의 현장이 아니던가.이곳에서 젊은이들은 민주화와 정의를 외치다 스러졌고 아직도 자식 잃은 어머니의 울부짖음이 귓가에서 망령처럼 떠도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22년의 세월이 흘러 꿈에나 그려보던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냄으로써 이제 광주는,아니 금남로는 희망과 공존의 마당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종래의 ‘광주시민만의 행사’라는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 민족은 하나’라는 거대한 외침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광주 월드컵 구장을 찾은 손님들이 “광주시민들은 정말 남다르다.”고 감탄했다.격정의 환희와 열정을 고스란히 가슴 속에 쓸어담는 지혜에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밤늦게까지 시내 곳곳에서 저마다 승리의 감격을 가슴에 안은 채 차에 올라타 태극기를 흔들며 질주하는 소동을 벌이고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를 외쳐댔지만 이날만은 그 흔한 안전사고 한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남기창/전국팀 기자kcnam@
  • 영화/스타워즈 에피소드2

    ‘스타워즈 에피소드2-클론의 습격’(Star Wars:EpisodeⅡ-Attack of Clones)이 새달 3일 드디어 국내 관객에게 전모를 드러낸다.1편에서 10년이 흘러 애너킨은 제다이 기사로,아미달라는 의회의원으로 성장했다.분리주의 세력과 공화국 사이의 전투에 비극적 사랑을 버무린 이번 작품에 대한 관객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는 편.미국에서는 2주간 흥행 정상을 차지했으나 지난 주말 5위로 내려갔다.어떤 점이 재미있고 뭐가 문제였는지 집중 분석해 본다. ■이래서 재미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팬이라면,다가올 미래를 아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은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특히 애너킨(헤이든 크리스텐슨)이 악의 화신으로 거듭나게 될 서막을 엿보는 것은 흥미롭다. 현상금 사냥꾼 보바 펫의 어린 시절 모습을 마주할 때의 설렘,클론 부대가 제다이 기사들을 도와 싸우는 장면이 주는 아이러니,클래식 3부작의 중심 캐릭터인 제국병사들의 초기형태인 클론 부대가 제조되는 장면을 목격할 때의 섬뜩함 등도 스타워즈 마니아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클래식 3부작의 두번째 에피소드 ‘제국의 역습’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오비완(이완 맥그리거)의 활약과 애너킨·아미달라(나탈리 포트만)의 사랑이,‘제국의 역습’에서의 루크의 수련과 한 솔로·레아공주의 로맨스라는 두 개의 축을 대위법적으로 따라간다. 뭐니뭐니해도 특수효과를 이용한 화려한 볼거리는 ‘에피소드2’의 최대 장점.공중 자동차 추격신,유성 사이를 아슬아슬 통과하는 우주선 추격전 등 거대한 스케일과 사실적 표현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요다가 방안을 가득 채운 행성들을 보여주는 장면,클론을 만들어 내는 장소인 비내리는 행성의 모습 등 환상적인 장면은테크놀로지와 상상력의 행복한 결합을 보여준다.다양한 캐릭터와 혼성모방적인 미래도시 모습도 매력적이다.첫 장면에 나오는 애너킨과 암살자들의 추격 신이 벌어지는 곳은 ‘블레이드 러너’의 화려하지만 어둠이 깃든 도시를 빼닮았다.애너킨과 아미달라의 사랑이 싹트는 나부의 모습은 낭만적인 19세기 시대극에서 따왔다.그밖에 다양한 인종의 사람과 괴물들을만날 수 있다. ■이래서 재미없다 국내에서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큰 인기를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그 장대한 역사를꿰뚫는 관객은 많지 않을 듯.그렇다면 이들에게 2시간20분은 고역일 수 있다.그만큼 ‘에피소드2’는 일반 관객에게 친절하지 못하다.왜 애너킨이 아미달라를 꿈에도 그리는지,어머니는 왜 그렇게 애타게 찾는지,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은 알 턱이없다. 적어도 장편영화의 시리즈라면 시리즈 전체의 일부를 차지하는 동시에,한 작품마다 탄탄한 내러티브의 완결성이 있어야 한다.‘반지의 제왕’‘엑스 맨’처럼 이영화도 ‘어,이게 끝이야?’라는 느낌을 준다.종반부의 대결투 장면에서는 위기에빠진 애너킨·오비완·아미달라를 하늘에서 나타난 공화국 부대가 구해주는데,팽팽한 풍선에서 갑자기 바람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다.주인공인 오비완과 애너킨이 끝장면에서는 손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싱겁게 쓰러져 관객도 덩달아 맥이 빠진다. 애너킨과 아미달라의 사랑도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이 가지는 애틋함이 없다.사랑의 고통을 그리기에는 연기자들의 표정이 지나치게 평면적일 뿐만 아니라 스토리 자체도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한다.그들의 위험한 사랑에는 그 어떤 절박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더욱이 사랑이 악의 한 축을 차지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지금까지 선과 악이 공존하는 ‘포스’를 가진 제다이의 이중성이 스타워즈에 심오한 분위기를 덧씌워왔다.하지만 어머니의 죽음에 따른 분노나 사랑 같은 자연스러운 감정에 ‘악’의이름을 붙인다면 더이상 공감을 얻기 힘들다.대부분의 인간은 그런 감정을 통해 성숙하지,악인이 되지는 않는다. 김소연기자 purple@
  • [市.道지사 당선자에 듣는다] 김진선 강원도지사

    ***“동계올림픽 유치… 세계적 관광지로” “초심으로 돌아가 강원도 중심의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강원도지사에 재선된 김진선(金振?·56·한나라) 당선자는 19일 “도민들의 압도적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동계올림픽 유치 등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에 거는 김 당선자의 기대는 엄청나다.동계올림픽만 유치된다면 ‘미래의 땅’으로 남아 있는 강원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그래서 빡빡한 일정 만큼이나 완벽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는 우선 “2010 동계올림픽 예비심사가 8월말로 다가온 만큼 유치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면서 “영향력 있는 국내·외 인사들을 많이 만나는 등 적극적인 유치전을 펼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김 당선자는 또 “강원 경제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특별기간을 설정해 경제부문의 기틀을 잡고 궤도에 올리는 일에 적극 나설 작정”이라고 강조했다.이를위해 특성화된 10개 지방전략산업단지를 조성,단지 내에 600여개 중소기업을 임기내에 유치해 나갈 계획이다.이렇게 되면 적어도 2만명이상의 신규 고용 창출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중앙정부의 수도권에 대한 각종 기업규제 완화정책 등으로 당장은 지방기업 유치에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기업에 대한 원스톱서비스 지원체제를 구축하고 중소기업육성기금,신용보증자금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확대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정부에 대한 대책으로 전국 시·도의 뜻을 한데 모아 지방기업을 살리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작정이다. 그는 “지난 몇년동안 고속도로 신설과 산간지역 터널 개통 등으로 도로여건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교통망 확충은 중요하다.”면서 “강원도를 ‘물류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각오로 정(井)자형 철도망 구축과 지방도로 터널화사업,동해안 항만 특성화 발전 전략에도 꾸준히 힘쓰겠다.”고 꾸준한 교통망 확충 의지도 밝혔다.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도 민선 3기 강원도정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커다란 과제다.김 당선자는 “선거를 앞두고 ‘폐광지역 개발청’을 설립해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면서 “강원도 경제는 곧 폐광지역을 얼마만큼 살리느냐와도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본 카지노 입주가 곧 시작되고 주변의 골프장,스키장 등이 모습을 드러내는 등 검은 탄광지역이 깔끔한 고원 관광·레포츠지역으로 서서히 탈바꿈하고 있다.”면서 “카지노를 중심으로 대체산업 유치,개발 등 민선 2기 때 중점 추진해왔던 폐광지역 개발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원도가 간직한 ‘천혜의 청정 자연환경’을 가치있는 자원으로 육성하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을 방침이다.우선 “상수원 수질보전과 녹조방지사업을 확대하고 물관리시스템 기능을 보강해 ‘강원도 물은 항상 1급 청정수’라는 이미지를 심어 자원화할 계획”이다. 설악산과 오대산 등 국립공원의 관리권을 강원도가 넘겨받아 생태계의 보전 및 지속가능한 공원이용 시범지역으로 운영하겠다는 복안도 세워놓고 있다. 철저한 자연환경 보전과 이용시스템 구축을 통해 강원도를 전 국민의 건강·생명지대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김 당선자는 “뉴라운드 시대에 대비해 농어촌마을의 기반을 친환경·관광을 접목,집중육성하고 강원산품(産品)을 특성화,차별화,브랜드화해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데도 역점을 두겠다.”고 말한다.‘강원도 진품센터’ 대도시 지점망을 대폭 확대하고 산지와 소비자간의 자매결연사업도 더욱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이와 함께 어업환경의 변화에 따른 구조개편과 바다목장화사업을 집중추진하고 아름다운 동해안만들기사업을 본격 추진해 생산과 소득,문화가 공존하는 해변공간의 경영시대를 열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산생물 산란번식어장 조성 등 연안어장 서식환경 개선과 대단위 육상영식단지 조성,지역별 특화배양장 건립 등을 꼽고 있다.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일대에는 해양심층수단지를 조성하고 강릉에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분원과 연계,‘해양생물자원개발연구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김 당선자는 “21세기를 맞아 강원도의 세상이 활짝 열리고 있다.”면서 “공약을 실천해 나가며 ‘힘 있는 강원도’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글·사진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새영화/ 퀸 오브 뱀파이어

    록 음악의 뮤직비디오같은 분위기의 공포영화가 나왔다. ‘퀸 오브 뱀파이어’(Queen of Damned·28일 개봉)는 인간과 공존하고 싶어하는 뱀파이어 록 스타의 열정과 야망을 그린 공포영화.‘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쓴 앤 라이스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했다. 영화는 첫 장면부터 강한 록 음악을 배경으로 빠르게 전개된다.로스앤젤레스의 야경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화면은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방불케 한다.하드코어 록그룹인 콘의 리더인 조너선 데이비스가 영화음악을 맡아 화제가 됐으며 뱀파이어 여왕으로 출연한 팝 가수 엘리야가 촬영직후 비행기 사고로 사망해 개봉전부터 팬들에게 충격을 준 작품이기도 하다. 뱀파이어 레스태트(스튜어트 타운센드)는 록 음악을 듣고 100년간의 오랜 잠에서 깨어난다.음악에 심취한 그는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세상의 가장자리를 떠돌아야하는 뱀파이어의 숙명을 거부하고 로커가 된다.뱀파이어의 마력을 담은 그의 음악은 전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악의 화신인 뱀파이어 여왕 아카샤(알리야)마저 깨우면서 세상은파멸 직전까지 간다.그러던 중 뱀파이어 연구가 제시(마구에리트모로)가 우연히 그의 음악을 듣고 그를 추적하게 된다는 내용. 전반적으로 뮤직비디오를 닮은 영상이 돋보이지만 느닷없이 등장해 인간을 보호한다며 아카샤와 사투를 벌인 뒤 마리아상으로 변하는 정체불명의 여자뱀파이어와,레스태트가 외롭지 않도록 기꺼이 뱀파이어가 되는 길을 택한 제시의 행복한 결말은 공포영화의 규칙을 무리하게 비껴간 것처럼 보인다. 이송하기자 songha@
  • 김대통령 6·15 2돌 회고 “”김정일 위원장 설득해 낮은단계 연방제 합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5일 6·15남북공동선언 2주년을 맞아 각계인사 19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회고하며 ‘낮은단계의 연방제’ 방안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통령은 “남북의 통일방안은 김정일(金正日)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중요한 주제였다.”면서 “‘국방과 외교를 한꺼번에 합하자는 북한의 고려연방제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내가 지적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 위원장에게 “우리 방안은 1민족 2독립정부 2체제”라며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다가 10∼20년 뒤 통일하면 된다.’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고려연방제가 당장 어렵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고,그래서 우리도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바꾼 것이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나나 김 위원장이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국민의 성원이 없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민하(金玟河) 평통수석부의장,김수환(金壽煥) 추기경,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서영훈(徐英勳) 대한적십자사 총재,김재철(金在哲) 무역협회장,최학래(崔鶴來) 신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씨줄날줄] 쓸쓸한 6·15 2주년

    2년 전 오늘 역사적인 남북 공동선언이 발표됐다.남북 두 정상들은 “분단 역사상처음으로 열린 상봉과 회담이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데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자주통일,이산가족 상봉,경제 문화 교류 등 5개항의 합의사항과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명기한 것이다.공동선언 발표는 전국을 설레게 했다.‘설마’하던 정상회담이 실제로 이뤄진 것도 놀랍고 무엇보다도 베일에 가려진 채 설만 난무했던 김정일 위원장의 파격적인 언행이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물론 한 켠에서는 딴소리도 나왔다.정상회담 성사 사실이 하필이면 16대 총선을 3일 앞두고 발표된 것도 빌미가 됐고, “김 부자와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사람들의 극렬 행동도 있었다.하지만 그때만 해도 민족의 화해와 공존이라는 대의에 그런 것쯤은 묻힐 수 있었다. 그로부터 2년,전국은 월드컵 열기로 들 떠 있다.2년 전 설렘과 감격은 붉은 악마의 함성에 묻혀 버렸다.아니 설렘과 감격 자체가 식어 버렸다.정부가역사적인 정상회담 공로자들에게 훈장을 주겠다는 것마저 “정권말기 훈장 나눠먹기냐.”며 질책하는 마당이다.그래 그런지 관계자 150명을 초청한 6·15 두 돌 청와대 오찬이나 기독교,불교 등 일부 종교계와 민화협 등에서 6·15 두돌 행사를 갖지만 왠지 썰렁하다.김대중 대통령의 소회에서도 쓸쓸함은 묻어난다.“남북관계의 현실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점이 많다.합의된 것이 실천되지 못한 채 가다 막히고,가다 막히고 하는 것은 남북 어느 쪽을 위해서나,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나 좋은 일이 아니라고 본다.” 지난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토로한 안타까움이다. 김 대통령의 토로는,약속한 답방은 의부 제사 미루듯 미루기만 하고 사안마다 엇박자로 나오는 북한의 태도에 대한 실망도 있어 보인다.그러나 남쪽의 햇볕은 필요하고 햇볕과 함께 들어올 자본주의 바람은 두려운 것이 북한의 입장이고 보면 애초에 ‘햇볕정책’속에는 참고 기다리는 것까지 계산에 넣었어야 하지 않을까.아직까지 남·남 이견도 해소되지 못한 현실이라면참고 기다리는 것이야 말로 숙명처럼 보인다.어쩌면 지금 쓸쓸하기 때문에 먼 훗날 6·15 선언이 더 빛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의 멋 한껏

    유니버설 발레단(UBC·단장 문훈숙)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새롭게 구성해 무대에 올린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1940년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프로코피에프의 곡을 붙여 라브로프스키의 안무로 초연한 대작.이 작품을 유니버설 발레단의 예술감독 올레그비노그라도프(63)가 새로운 안무로 재구성해 오는 14∼17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비노그라도프는 1977년부터 23년동안 러시아 키로프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재직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거장.지난 98년부터 유니버설 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정식 활동해온 그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개성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일 때가 왔다.그 첫 작품이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발레단측도 1984년 창단이래 최고의 역작을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서 단원들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발레단측은 이번 작품을 놓고 우선 의상과 무대 모두 정상급으로 준비 중임을 자랑한다.7억여원의 제작비중 5억여원이 무대미술과 의상에 투입됐다.원작 당시의 르네상스 양식을 재현하기위해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박물관의 고증을 거쳐 디자인했다.무대장치는 2.5t 트럭으로 29대 분량.의상도 50인치 TV상자 크기로 46상자분이다.이는 다른 전막 발레공연의 2배 규모다. 무대와 의상 디자인은 러시아 출신에 미국에서 프리랜서로 활동중인 시몬 파스투크와 갈리나 솔로비예바가 각각 3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작품내용도 공연 전반에 걸쳐 마임을 줄이는 대신 고난도의 춤 동작을 대거 삽입했다.남자주인공인 로미오가 한발로 서서 줄리엣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애크러배틱 수준의 테크닉이 압권이라고 발레단측은 귀띔한다. 아울러 로미오와 줄리엣의 집안이 화해하는 끝 장면은 남북화해의 의미를 상징한다고 강조한다.기존 작품들은 두 가문의 대립과,그로 인한 비극적 사랑의 결말이 대부분이었다.그러나 이 작품은 두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으로 인해 두 가문이 평화와 화해를 이루며 공존하게 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남과 북의 적대적 관계가 무의미하며 바로 종결되어야 함을 발레의 결말로 상징한다. 박선희 황재원,김세연 엄재용,황혜민 왕이 등 세 쌍이 번갈아 주역을 맡는 트리플캐스팅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내년 3월 ‘로미오와 줄리엣’‘심청’등의 레퍼토리를 갖고 프랑스 순회공연에 나설 예정이다.1588-7890. 주현진기자 jhj@
  • [월드컵 릴레이 기고] 월드컵 동북아 화합 계기로

    전세계 60억 인구의 눈과 귀가 한국과 일본에 쏠려 있다.10일 대구에서 미국과의 한판 결전을 치르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 지난 4일 폴란드에 2대 0으로 승리한 날,온 국민은 방안 TV앞에서,광화문 네거리에서,잠실 야구장에서,그리고 크고 작은 도시의 대형전광판 앞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열광했다.오랜만에 국민적 단결을 이룬 것이다.같은 날 경기를 한 중국·일본의 국민들도 한국의 승리를 부러워하고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린 쾌거라며 함께 기뻐했다. 3개국의 연대가 이토록 강하게 형성된 것은 3게임이 연속 개최된 이유도 있었을 것이지만 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세계 축구 강호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그리고 동북아라는 상호 연대감이 큰 배경이었을 것이다.전세계 인구의 24%,경제력의 20%,교역량의 13%를 차지하는 한·중·일 3개국이 처음으로 역사와 정치를 잊고 축구를 통해 선린의 정을 나눈 것이다. 그동안 유럽과 미주 대륙을 제외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행사가 거의 열리지 않았다.특히동북아에서는 상이한 정치·경제 체제 때문에 이와 같은 국제적 행사 개최를 통한 지역협력이나 정체성 함양을 위한 협조는생각할 수도 없었다.더구나 3개국의 경제력 차이는 이를 더욱 어렵게 했다.그러나 냉전이 종식되고 국제 협력이 가속화되면서 개방적 지역협력은 지역적 갈등과 반목을 해소시키고 새로운 협력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유럽연합(EU)을 통해 과거의 숙적인 프랑스와 독일이 화해와 협력을 이룬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제사회는 사상 처음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이면서도 가장 먼 나라인 한국과 일본에서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도록 배려했다.유럽보다도 오랜 문명의 역사를 갖고 있는 동북아 3개국이 평화와 협력을 위한 스포츠 정신의 구현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세계에 입증해 보라는 명령으로도 보인다. 70년대 후반까지도 기아와 전쟁에 찌들었던 한국의 이미지는 88서울올림픽을 통해‘새로운 코리아’(New korea)로 세계를 놀라게 했고,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서는 ‘선진 한국’(Advanced Korea)으로 그 눈부신 발전과 성공을 과시하고 있다.선진국으로 대우받고 싶어한 우리에게 이제 그 꿈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가 우리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개발도상국으로서 과거와 같은 이기와 억지에 매달려서는 안 되겠다.상대방의 이해와 관용만을 바라는 과거의 처신도 이제는 용납되지 않는다.상승한 국제위상만큼이나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고 있다. 우리의 16강 진출도 물론 중요하다.그러나 미·러·중·일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개국이 축구전이란 이름으로 한꺼번에 모인 이 때를 문화와 평화를 사랑하는 위대한 국민성을 과시할 절호의 기회란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후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정치지도자인 브루노 크라이스키 총리는 2차대전 이후 오스트리아의 분할을 막기 위해 미·소의 틈바구니에서 동분서주했다.그는 오스트리아의 이익을 위해 소련과도 협조하지만 도덕성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미국과 허심탄회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국민에게 강조했다.70년대 후반까지 스스로 좌경성향의 노동당수였지만 국가이익 앞에서는 보수 노선도 마다하지 않았다.필요하다면 직접 나서서 친미 성향의 발언과 행동을 하곤 했다.통일을 갈구하던 서독도 그랬다.서독인들은 독일의 평화애호 결의를 전승국인 미·영·프·소 등의 국민들에게 기회가 있는 대로 설득했다. 10일의 한·미전을 많은 미국인들이 관람할 것이다.승패에 관계없이 원숙한 선진국민으로서의 한국인을 기대해본다.평화애호 국민으로서 우리의 위대한 국민성을 유일 초강대국이자 우리의 혈맹인 미국의 일반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심어보자.그래서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적인 포석을 깔자. 동북아에서도 마찬가지다.‘붉은 악마’가 ‘울트라 닛폰’,중국의 ‘치우미’와 협조해 동북아의 화해와 이해를 높이는 위업을 수행할 수는 없을까.그래서 과거를 극복하고 공존공영과 협력을 선도할 미래지향적인 ‘관대한 한국’(Generous Korea)의 이미지를 과시해 보일 수는 없을까. 세계는 지금 우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권영민/ 외교부 본부대사 연세대 외교특임교수
  • 여론도 언론도 온통 “”월드컵…월드컵”” 각종 사회이슈 ‘찬밥’

    월드컵 열기에 사회 전반의 주요 현안들이 파묻히고 있다. 6·15 남북공동선언 2주년,6월항쟁 15주년,6·13 지방선거,FX사업 논란,노사문제등 굵직한 현안이 널려 있지만 관련 시민·사회 단체들은 집회를 가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의 눈이 월드컵에 쏠려 있는데다 언론도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시민·사회 단체들은 “집회를 열어도 사람들이 외면하고 참가자도 적어 ‘집회도 이슈도 없는 6월’을 보내고 있다.”고 푸념했다. 7일 하루 동안 서울경찰청에는 모두 143건의 집회가 신고됐지만 실제로 열린 집회는 주로 민원 성격이 짙은 50여건에 불과했다. 지난 달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대규모 집회가 열렸던 서울 종로의 종묘공원과 탑골공원도 월드컵 개막 이후에는 ‘개점휴업’ 상태다. 차세대전투기(FX) 사업의 외압의혹과 F-15K 도입 반대운동을 벌여온 참여연대는 대통령이 FX 사업을 재가한 지난달 30일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결정에 항의하며 8만여명의 서명이 담긴 종이를 모두 불태웠다.그러나 참여연대의 이러한외침은 공론화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참여연대 이태호 정책실장은 “월드컵 기간에 시민에게 우리의 주장을 알리는 사업을 펼치기가 너무나 힘들다.”면서 “당분간은 F-15K 도입반대를 위한 사이버 운동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지방선거를 맞아 경실련 등 39개 단체가 야심차게 계획한 ‘바른선거유권자운동’도 월드컵 분위기에 묻혀 버렸다.유권자만민공동회,서울시장선거 공약전문가 토론회 등도 여론의 무관심 속에 중도 포기했다. 경실련은 한국팀이 폴란드와 결전을 벌인 지난 4일 ‘언어폭력 지방선거운동 자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간단한 성명서로 대체했다. 경실련 박완기 지방자치국장은 “긴급한 사안이 아니고서는 대부분의 일정을 월드컵 이후로 미루고 있다.”면서 “한·미전이 열리는 10일 광화문 근처에서 선거참여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택시·병원·사회보험·금속 노조 등 산하 노조들이 아직 임금 단체교섭협상을 마치지 못한 민주노총의 고민은 더욱 크다.일부 사업장에서는 파업을 강행하고 있지만 ‘월드컵에 웬 파업이냐.’는 여론의 질타만 쏟아질 뿐이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월드컵을 빌미로 사업주가 협상에 나서지 않는등 노동탄압이 더욱 심각해졌지만 월드컵 경기장에서 시위를 할 수도 없고,도심에서 집회를 벌일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성공회대 사회학과 김동춘 교수는 “시류와 분위기에 쉽게 휩싸이는 우리 사회 특성상 월드컵 열기와 사회 관심사가 공존하기는 힘들다.”면서 “그러나 월드컵 성공이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손혁재 운영위원장은 “월드컵을 위한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월드컵이 돼야 한다.”면서 “월드컵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가 묻히는 것은 사회적인 퇴보”라고 꼬집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새영화/ 글래스 하우스, 소울 서바이버

    ■글래스 하우스 오는 14일 개봉하는 ‘글래스 하우스’(The Glass House)는, 새엄마·새아빠는 흔히 의붓자식을 학대한다는 통념을 뼈대로 한 스릴러물이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루비(릴리 소비에스키)와 레트 남매는 후견인이 된 글래스 부부와 함께 말리브 해안으로 이사를 간다.유리로 지은 새 집은 아름답고 안락해 보인다.창문 너머로 펼쳐진 아름다운 바다,홈시어터 시설을 갖춘 거실,자상한 글래스 부부 등.그러나 루비는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있음을 느낀다.후견인인 테리는 사채업자들에게 협박 받고 있으며 그의 아내는 심각한 약물중독자.부부가 정체를 드러내면서 안락한 집은 순식간에 유령의 집처럼 으스스해진다. 영화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위험한 유혹’‘경찰서를털어라’등 10대 취향의 흥행영화를 제작해 온 닐 모리츠의 작품.‘글래스 하우스’에서도 릴리 소비에스키라는 매력적인 소녀를 천하무적 주인공으로 내세워 10대를 공략했다.그러나 후견인 부부의 계략을 항상 한발 앞서 알아채는,지나치게 눈부신 활약 탓에 스릴러로서는 다소 맥이 풀린다. ■소울 서바이버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그러던 어느날 그가 돌아와 ‘같이 떠나자’고 한다면 따라가야 할까? 소울 서바이버(Soul Survivor·14일 개봉)는 여름이면 쏟아져 나오는 ‘캠퍼스 레전드’‘스크림’‘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등의 청춘 공포영화와 흐름을 같이 한다. 캐시와 숀,매트와 애니 커플은 예비 대학생.대학 입학을 축하하는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가 숀이 죽고 나머지 세명은 간신히 목숨을 건지는 사고를 당한다. 운전을 한 캐시는 사랑하는 숀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때때로 숀의 환청에도 시달린다. 영화는 공포영화의 정석을 그대로 따른다.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거울속에 보이는 자신의 시신,곳곳에서 캐시를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인물,자신에게 오라고 손짓하며 밤마다 속삭이는 죽은 애인.관객은 시종일관 이런 공포 장치 속에서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감독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배우들을 기용해 참신함을노렸다.그러나 영화 ‘식스 센스’와 ‘디 아더스’를 본 관객이라면 영화가 절반까지 진행하지 않아도 삶과 죽음의 공존이라는 결말쯤은 눈치챌 수 있겠다. 이송하기자 songha@
  • 책/비밀일기1,2 - 英 사춘기소년 방황·갈등 그려

    ‘비밀일기’가 돌아왔다. 1986년 국내에 소개된 ‘비밀일기 1·2’(수 타운젠드 지음,배현나 옮김,최수연그림,주니어 김영사 펴냄)는 그 전해 영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선정된 작품이다.주인공은 사춘기 소년인 에이드리언 몰.‘13과 3분의4살’에서 ‘15와 3분의4살’이 될 때까지 겪는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일기로 쓴 일종의 성장소설이다.때문에 독자들은 남의 일기를 읽어 보는 남다른 호기심을 즐길 수 있다. ‘올챙이 시절을 잊은’ 어른들에게 주인공 에이드리언의 고민은 하찮은 것들이다.얼굴에 돋은 여드름이며,자신에게 도무지 관심이 없는 부모.게다가 엄마는 애인과 함께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새 애인과의 사이에서 아이까지 갖는다.가난,그리고 방송국에 보내지만 번번이 채택되지 않는 시(詩)들,학교에서는 깡패들에게 계속 돈을 빼앗기고…. 에이드리언은 그러나 자신이 ‘발견되지 않은 지식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끈질기게 방송국에 자작시를 보내며 한편으로는 수의사가 되길 꿈꾼다. 온통 회색빛인 소년기를 보내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현실세계를 풍자한다.천진함,어른스러움이 공존하는 주인공의 마음이 익살스럽다.입시경쟁 속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견뎌야 하는 우리 청소년에게 위안이 될 만한 책이다.삽화가 있어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읽을 수 있을 듯.각권 6900원. 문소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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