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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역작 ‘불의 제전’ 13년만에 개정판 낸 소설가 김원일

    평생 역작 ‘불의 제전’ 13년만에 개정판 낸 소설가 김원일

    ‘불의 제전’은 소설가 김원일(68)이 18년 동안 쓴 작품이다. 1980년 ‘문학사상’에 연재를 시작해 1997년 문학과지성사에서 일곱 권으로 완간했다. 그가 ‘불의 제전’을 구상하고 첫 메모를 노트에 쓴 것은 스무살 때인 1962년. 작품 소재를 처음 얻은 날을 생각하면 그 시기는 1950년으로 올라간다. 그가 여덟살 되던 해이자, 6·25전쟁이 발발한 해다. 그렇게 셈을 하면 최근 그가 1년여의 개작 작업을 거쳐 다시 내놓은 ‘불의 제전’(전5권, 강 펴냄)은 무려 60년의 무게를 가진 책이다. 김원일은 거의 평생에 걸쳐 이 작품의 소재를 모아서 메모하고 또 글로 쓰고 고쳐왔다. ●대화 간략하게 줄이고 객관성 살려 그 지난한 작업을 끝낸 그를 지난 24일 서울 서초동 집필실에서 만났다. 몇 년 전 고혈압으로 쓰러져 지금도 하루 네 번씩 약을 챙겨먹고 있지만, 표정은 무척 밝았다. 평생의 역작을 마무리한 소감을 “목욕하고 머리깎은 기분”이라고 했으니 그 후련하고 상쾌한 기분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불의 제전’은 1950년 1월부터 10월까지 경남의 작은 마을 진영과 서울, 평양을 무대로 6·25전쟁을 그려냈다. 남로당원부터 촌로에 이르기까지 이념과 계급을 넘나드는 다양한 계층의 인물을 통해 전쟁의 비인간성을 다룬 것으로, ‘분단의 소설가’ 김원일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개작은 주로 덜어내는 작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욕만 앞세워 쓰다보니 산만하고 불만스런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개작 작업을 거쳐 나온 ‘불의 제전’은 이야기에 압축성과 긴박감이 더해졌다. 큰 스토리에 별 상관이 없는 장면들은 드러내고, 길게 이어지던 대화도 간략하게 처리했다. 전체적으로 부사나 형용사의 사용도 줄여 담백한 맛과 함께 객관성을 살렸다. 그러다보니 분량은 2권이나 줄어들었다. 아까울 만도 하지만 그는 “요즘은 ‘토지’나 ‘아리랑’이 유행하던 때와는 다르다.”고 냉정하게 말한다. 온갖 매체가 넘쳐나는데 아무리 소설 독자라도 책을 그리 오래 잡고 있지 않는다는 것. 즉, 소설이 너무 지리하게 길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그는 “소설은 집중적으로 한 문제를 파고 들어야 된다.”며 “이야기 하나에다 당시 사회상, 생활상 모두를 담겠다고 생각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시도”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말이 안 되는 시도라고 했지만 ‘불의 제전’ 정도면 6·25전쟁 시기 사회상을 폭넓게 담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작품은 남로당 간부였던 실제 작가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6·25전쟁 및 전후시대를 경험한 자전적 체험이 깊이 반영돼 있어 자연스럽게 사실성을 획득하고 있다. ●“이런 글 쓸 때마다 역사의 증인된 기분” 김원일은 소설가들 중에는 6·25전쟁을 직접 겪은 마지막 세대다. 사실상 아직 붓을 꺾지 않은 작가 중에서 전쟁과 분단에 대한 체험을 글로 옮길 수 있는 이는 그가 유일하다고 문단은 말한다. 그 스스로도 “이런 글을 쓸 때마다 ‘역사의 증인’이 된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자기 세대마저 죽고 나면 더이상 6·25전쟁의 비극성과 여전히 유효한 상처들에 대한 ‘사회적 환기’를 불러올 서사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는 전집을 묶어 문학세계를 정리하면서도 전후시기를 다룬 다음 작품을 또 준비하고 있다. 그는 “전쟁은, 생각이 달라도 공동체 차원에서 서로 공존하던 사람들마저 서로 날을 세우게 만들었다.”며 “공동체 원리를 해체한 전쟁의 비극성을 작은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글·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6·25 60주년에 짚어보는 안보 현주소

    60년 전 오늘 새벽 소련제 T34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이 대한민국을 기습 남침했다. 민간인 37만여명 사망 및 38만 7000여명 납치·실종, 북한 민간인 120만여명 사망, 한국군 13만 7000여명 및 유엔군 4만여명 전사, 한국군·유엔군 4만여명 포로·실종 등 아픈 기록을 남겼다. 그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이젠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민족적 책무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놓여져 있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로 되돌아보게 된 대한민국 안보의 현주소를 보면 걱정스러운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북한의 호전성은 60년 동안 변함 없다. 그들이 국지 도발을 감행한 사례는 무려 200여건에 달한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안보 의식은 안이하다. 행정안전부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36.3%, 청소년의 58.7%는 6·25전쟁이 언제 발발했는지를 모른다. 성인 20.4%, 청소년 36.3%는 북한이 6·25를 일으켰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 천안함 사태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안보 의식이 높아져 그나마 다행스럽다. 희망적인 것은 전쟁 발발 시 싸우거나 돕겠다는 응답이 77.7%에 이른다는 또 다른 조사 결과다. 나라를 지키려는 의지는 든든한 만큼 이제는 현실성 있는 안보정책에 눈을 돌려야 한다. 안보엔 여야도, 보수·진보도 함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러지 못해 걱정스럽다. 천안함 사태는 최악의 북한 도발 사례로 기록됐다. 그로 인해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남남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오히려 조장하는 꼴이다.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군사도발 규탄 및 대응조치 촉구결의안’이 사태 발생 90일 만인 그저께야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표결 절차를 문제 삼아 ‘날치기’라고 비판하는데 어느 나라 야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은 결의안을 발목 잡는 일이 북한을 편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본회의에서는 만장일치로 채택되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다. 안보에 앞장서는 일은 정치권의 기본 책무다. 우리 내부엔 6·25를 민족 상잔의 전쟁이 아닌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하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들은 평화통일세력으로 포장해 북한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남남 갈등을 부추기는 분열적 행태를 서슴지 않고 있다. 그들로부터 선량한 국민들을 보호하고 건전한 안보의식과 한반도 평화 정신을 조화롭게 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자면 남북 평화공존과 맹목적 종북은 다르고, 3대째 세습독재정권과 핍박 받는 북한 주민들은 동일체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빈틈 없는 안보는 대북 문제를 둘러싼 남남 갈등을 치유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 경복궁 서쪽 ‘한옥지역’ 지정 58만㎡ 보수비용 1억 지원

    경복궁 서쪽 ‘한옥지역’ 지정 58만㎡ 보수비용 1억 지원

    한옥 밀집지역 보존으로 문화 정체성을 되살리는 ‘서울 한옥선언’ 후속조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종로구 체부동 등 경복궁 서쪽 지구단위계획구역 58만 2297㎡를 한옥 밀집지역으로 지정한다고 23일 밝혔다. 한옥 밀집지역으로 지정되면 한옥 신축이나 개·보수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지난해 5월 조례를 개정해 한옥 개·보수 지원액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보조금 6000만원, 무이자 융자금 4000만원)으로 올렸다. 양옥을 한옥으로 새로 지을 때는 보조금을 8000만원(융자 2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시는 2018년까지 3700억원을 들여 4500채의 한옥을 보전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북촌과 인사동, 돈화문로 및 운현궁 주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한옥 밀집지역으로 지정했다. 시 관계자는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 경관이 회복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역사문화도시로서 서울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전문가 긴급진단]Q:월드컵이 남북 해빙무드 기여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46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가해자였던 북한의 존재감이 ‘2010 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달라졌다. 지난 16일 북한과 브라질 전을 앞두고 보여준 북한 축구대표 정대세 선수의 눈물은 ‘남북은 한민족’이라는 인식을 지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일주일만 전쟁을 중단해 달라.’던 코트디부아르의 축구선수 디디에 드로그바의 호소에 5년간 계속된 내전이 거짓말처럼 중단된 코트디부아르처럼 얼어붙은 경색국면의 남북관계도 월드컵을 계기로 해빙 모드로 전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보여 주는 민족애(民族愛)는 일시적인 공감대일 뿐 천안함 사태 등을 둘러싼 강(强) 대 강(强)의 남북관계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22일 “이번 월드컵 경기에서 국민들이 북한팀을 응원하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남북 간 형성된 화해협력 정신의 연장선상이자 남북이 공존, 공영해야 한다는 민족애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현재 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 중에 있고, 이 결과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는 다시 강 대 강의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남북 관계 형성 및 정책은 기본적으로 양측 당국이 주도하기 때문에 천안함 사건 등이 현재 남북의 첨예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월드컵으로 인한 남북 화해 분위기 등이 남북관계 전환을 가져올 만한 동력을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같은 일반 주민에게는 같은 민족이라는 감정을 갖는 데 반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당국자들에 대해선 적개심을 갖는 게 진보와 보수를 떠난 일반 국민들의 정서”라면서 “천안함 사건 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월드컵으로 인한 이 같은 남북 화해 분위기가 직접적으로 남북 간 정책 변화에 영향을 주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월드컵이 경색 국면이라는 남북관계의 큰 틀을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관계개선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월드컵 자체가 대결 상태인 남북관계를 화해와 대화의 구도로 바로 바꿀 순 없지만 국민들 사이에서 민족 간 화해, 협력의 중요성 등이 지속적으로 강조된다면 분명 남북관계 개선의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호모 모빌리스’의 시대/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열린세상] ‘호모 모빌리스’의 시대/오영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체코는 유럽 여행자라면 한 번은 가봐야 하는 필수 코스에 속한다. 중세 유럽 최대의 도시 중 하나였던 프라하에는 바츨라프 광장을 비롯해 고색창연한 명소가 많으며, 오스트리아와 인접한 체스키크룸로프는 중세 마을의 특징이 가장 잘 살아 있는 소도시이다. 이런 중세풍 도시의 백미는 미로처럼 얽힌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인데,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다닐 만한 길 양편을 채운 수공예품점과 카페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그런데 지도에도 제대로 나와 있지 않은 골목길이 종종 관광객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얼마 전 우리 회사 여직원 일행이 체코로 배낭여행을 갔다가 겪었던 낭패감도 그런 것이었다. 일행은 가볼 만한 곳으로 알려진 식당이나 숙소를 찾아갈 때마다 적잖이 발품을 팔아야 했다. 현지에서 구한 지도를 지참하긴 했지만, 가고자 하는 곳의 골목 이름이 제대로 나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그들을 구해준 것은 5월 초 회사에서 나눠준 스마트폰이었다. 지도를 들고 헤매다가 문득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도검색 서비스를 이용했더니 자신의 위치와 목적지가 정확하게 나와 있더라는 것이다. 이 경우처럼 이제 국내에도 스마트폰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모바일 대중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가입자가 연말까지 491만명에 달하고, 내년에는 그 두 배인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2년에는 1600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놀라운 경험을 거듭하고 있다. 필자가 군대에 있던 시절만 해도 수동 타자기를 사용했고, 1980년대 중반 주미 상무관으로 일하면서 전문을 보낼 때도 여전히 타자기를 쓰다가 워드 프로세서란 물건을 처음으로 접했다. 이후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인터넷이 등장해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접하고 메일로 간단히 소식을 전하게 됐는가 하면, 통화기능 위주의 휴대전화를 거쳐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단말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었다.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환경 도래는 비단 이를 이용하는 개인뿐 아니라 경제·산업적 측면에서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단말기와 부품·소재, 무선 네트워크, 콘텐츠 같은 모바일 산업 내 변화는 물론, 무역·고용 등 거시적 측면에서 기회와 위협이 공존하는 새로운 환경으로 우리를 몰아가고 있다. 특히 무형의 콘텐츠가 유형의 상품을 소멸시키는 상황에서 콘텐츠의 위력은 서비스 업종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텐데, 중소무역업계의 지위는 취약하기만 하다. 인력이나 자금이 부족한 중소 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모바일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무역협회를 중심으로 수출입 거래알선, 무역상담 등 현장지원 서비스는 물론, 전자상거래 장터와 오프라인 무역교육 사업을 모바일 환경에 맞도록 구축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21세기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ICT 혁명은 지식의 공유와 축적·확산을 가속화해 지식이 부(富)의 원천이 되는 지식기반 경제를 주도하고 있으며, 모바일 기기가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5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라디오가 50년, TV가 13년이 필요했다면, 인터넷은 단 4년이 걸렸다. 이미 40억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이동통신 분야에서 스마트폰은 어쩌면 인터넷보다 빠른 속도로 보급·활용될지 모른다. 인터넷이 컴퓨터에 기반하다 보니 선과 공간의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반면, 모바일 시대는 시·공간을 불문하기 때문이다. 바로 프랑스의 자크 아탈리가 예견한 ‘호모 모빌리스(Homo Mobilis)’ 시대의 현현을 의미한다. ICT 기술의 발달로 인류가 과거 유목민처럼 디지털 장비로 무장한 채 자유롭게 이동하고 놀 수도 있는 시대다. 현대의 유목민은 한 발짝 더 나아가 공간적 이동뿐 아니라 특정한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가며 창조적인 행위에 바탕을 둔 삶 자체의 이동을 시작했다. 우리는 ‘이동하는 인류’인 것이다.
  • [도시와 길] 서울 서래로·연변거리

    [도시와 길] 서울 서래로·연변거리

    ‘프티 프랑스 인 서울’(서울 속 작은 프랑스). 사람들은 언제부터인지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서래마을을 그렇게 부른다. 한국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절반가량이 모여 사는 동네이기 때문이다. 서래마을은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어우러진 시골 마을이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뒤편에서 이수교를 지나 한강으로 흐르는 지천에서 ‘소래소래’ 하는 개울소리가 난다고 해서 ‘서래’라는 마을이름이 생겨났다는 얘기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설도 있다. 여하튼 80년대 중반 강남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논과 밭은 사라지고 대형 빌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탈바꿈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서래마을은 또 한번 변신한다. 1985년에 지은 프랑스학교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프랑스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지금은 한국 거주 프랑스인의 절반이 넘는 600여명이 이곳에 살고 있다. ‘프티 프랑스’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강남고속터미널 뒤편에서 방배중학교로 이어지는 서래로는 얼핏 지나치면 서울시내의 다른 골목과 다를 바 없지만 속살을 들여다 보면 프랑스를 찾지 않고도 프랑스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통로다. ●낡은 목욕탕·다방… 70년대와 현재가 공존 마을 곳곳을 찬찬히 둘러보면 ‘프티 프랑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Tour Du Vin’ ‘apres midi’ ‘gourmet de coffee’ ‘l’ecole douce’ 등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모를 프랑스어 간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물론 한국 음식점과 중국음식점, 일식 주점 등도 거리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강남 개발이 본격화한 이후 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던 낡은 목욕탕과 동네 다방이 지금도 성업 중이다. 목 좋은 자리에 10평도 안돼 보이는 철물점과 잡화점도 보란 듯이 서 있다. 1970년대와 2010년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래로가 프랑스풍의 와인과 커피, 스테이크와 빵을 손쉽게 맛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곳에서는 수백종의 와인을 백화점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어 구입할 수 없는 와인이 없을 정도다. 먼저 와인을 살 수도, 맛볼 수도 있는 ‘와인숍&바’로는 ‘투르드뱅’(Tour Du Vin, 02-533-1846)과 ‘비니위니’(Viniwini, 02-592-9035)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투르드뱅에서는 500여종의 와인을 소믈리에(Sommelier·와인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구입한 뒤 바에서 직접 시음할 수 있다. 비니위니는 300여종의 와인과 함께 100가지가 넘는 크라상과 델리 등을 갖추고 있어 출출함을 달래는 데 그만이다. 전문판매장인 ‘텐투텐’(Ten to Ten, 02-3477-0303)은 200여종의 와인과 40여종의 치즈, 냉동야채 등을 골고루 진열하고 있다. 단돈 몇 천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다양한 와인이 갖춰져 있다. 특히 이들 와인숍에서는 주문배달도 가능하다. 커피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방문객이라면 대중적인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02-3482-8257)와 탐앤탐스(02-537-8780), 빈스빈스(02-596-9505), 카페베네(02-535-6231)를 찾으면 된다. 커피마니아라면 ‘데일리브라운’(02-536-6123)과 ‘압구정 볶는 커피’(02-537-0187)를 찾아가 보라. 스타벅스 맞은편의 ‘데일리브라운’과 얼마 전 문을 연 ‘압구정 볶는 커피’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볶아 추출해낸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핸드드립, 사이폰, 에스프레소 등 다양한 추출방식으로 50여종의 커피를 뽑아 고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준다. 이 밖에도 우정빌딩에서 오른편으로 난 골목 안 쪽엔 오래된 ‘서래커피’(02-3478-0704)가 자리잡고 있다. 얼핏 다방을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곳이다. 커피값도 착하기 이를 데 없다. 테이크아웃 2000원, 핸드드립 3000원이다. 커피를 직접 내려서 마실 수 있는 각종 핸드드립 기구들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프랑스학교 옆에 있는 ‘거멧드커피’(02-596-9335)다. 이곳은 아이들의 하교를 기다리는 프랑스 엄마들로 북적인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진 해피아워로 커피가 1900원이다. ●와인·커피·스테이크… 프랑스문화가 곳곳에 프랑스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도 있다. 이곳 레스토랑들은 청담동의 대형 음식점들과 사뭇 다르다. 큰 매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주방장과의 거리도 가깝다. ‘라 트루바이’(02-534-0255)에서는 프랑스 사람들과 함께 브런치를 먹을 수 있고, ‘라 싸브어’(02-591-6713)에선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한국 음식점들도 다양하다. 서래로 입구에 자리잡은 한정식집 ‘서래본가’(02-3477-9192)는 유럽 왕궁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실내장식을 자랑한다. 가족 모임이나 회식에 안성맞춤이다. 서래로 안으로 들어서면 ‘담장 옆에 국화꽃’(02-517-1157)이라는 떡집이 있다. 파란 눈의 프랑스인들이 먹기 좋은 크기로 낱개 포장된 전통 떡을 먹는 모습도 서래마을에선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아무튼 서래로는 인사동 길이나 삼청동 길처럼 인파로 북적대지도 않고, 압구정 로데오길이나 홍대 앞 골목처럼 번화하지도 않다. 그다지 화려한 길은 아니지만 부촌의 품격과 프랑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길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與 중진·소장파 당권보다 ‘입각’ 솔깃

    “한나라당 최고위원보다는 장관직이 낫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자리 욕심’이 당 밖으로 쏠리고 있다. 당 중진은 물론 세대교체론의 중심에 서야 할 소장파 의원들까지 당권 도전보다는 입각설에 솔깃해하고 있는 것이다. 6·2 지방선거 참패로 뒤숭숭한 당에 남아 전전긍긍하느니 입각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히는 게 낫다는 손익계산도 깔려 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0일 “당내 쇄신 요구, 민심의 반감 등 당 안팎의 위험 요소를 해결해야 할 의원들의 입각 러시가 현실도피나 자기 정치 욕심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정·청 간 불균형 구조도 이런 이상기류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청와대의 목소리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고, 선거 참패의 책임을 도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당내에 팽배해 있다. 계파 간 갈등도 정치 도피의 한 이유다. 계파 간 대결 구도가 확연한 가운데 만만치 않은 비용을 써가며 전당대회에 출마했다가 망신만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입각은 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행정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누가 쥘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력 쌓기를 통한 경쟁력 확보는 정치 생명의 연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집권 하반기에 접어든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를 다시 잡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중진 소장파 그룹 내 입각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자천이든 타천이든 최근 입각설의 중심에 선 세대교체 대표주자는 나경원(47)·원희룡(46) 의원과 김태호(47) 경남지사 정도다. 재선인 나 의원은 18대 국회 전반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간사를 맡아 미디어관련법 개정에 앞장선 경험과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흥행성’을 높였다는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 거론된다. 그는 아동·장애인 정책에 관심이 많아 보건복지부 장관직에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나 의원도 전대 출마를 통한 당권 도전보다 입각 쪽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소장개혁파의 원조 격인 3선의 원 의원은 환경부장관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2008년 ‘저탄소녹색성장 국민포럼’을 발족, 인류 보편의 상생 공존 모델을 찾는 데 노력해온 경력 덕분이다. 서울시장 경선 이후 국회 외통위 위원장을 맡은 원 의원은 일단 하마평에 부담스러워하면서도 부정하진 않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호 지사도 임기 완료를 이유로 전당대회 출마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때 나돌던 총리 기용설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지만 입각 가능성은 남아 있다. 친이계 핵심 가운데 한 명인 3선의 장광근(56) 전 사무총장도 국토해양부 장관 입각설이 나온다. 4대강, 세종시 등 현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를 마무리하는 데 청와대와 뜻이 통하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 하마평의 이유다. 이와 함께 재선의 진수희(55) 의원과 의사 출신 안홍준(59) 의원이 보건복지부장관, 안보 전문가인 비례대표 초선의 정옥임(50) 의원이 통일부장관, 외자투자 및 금융 전문 변호사 출신인 조윤선(44) 의원이 문화부 2차관 후보 등으로 거론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국내 학자가 본 한국전쟁] “분단과 전쟁 사이에 필연성 없다”

    [국내 학자가 본 한국전쟁] “분단과 전쟁 사이에 필연성 없다”

    박명림 연세대 대학원 지역학협동과정 교수는 세계적 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전쟁 권위자 중 한 사람이다. 박 교수는 17일 “한국전쟁은 우리 역사가 질주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었으며, 1950년은 한국 근대화 혁명의 시기”라고 밝혔다. 또 전후 한국의 발전상에 대해 “거대한 역사적 비극을 생산적·창조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성공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의 연구는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자리매김해온 브루스 커밍스의 수정주의를 뛰어넘는 보편적 분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전쟁의 발발과 기원이 ‘48년 질서’에서 시작됐다고 했는데. -내가 정의하는 ‘48년 질서’란 통일과 분단의 가능성이 공존하는 유동적 체제다. 이는 종전 후 남북간 적대가 강화되고 통일 가능성이 사라진 ‘53년 체제’와 명확히 구분된다. ‘48년 질서’는 한국인들의 주체적인 선택에 따라 분단의 고정으로 갈 수도, 통일의 성취로 갈 수도 있는 역사적 가능의 공간이었다. 그동안 한국전쟁을 설명하던 두개의 지배적 패러다임, 즉 김일성의 남침행위를 강조하는 전통주의와 식민시대부터 쌓여온 사회모순의 폭발로 보는 수정주의를 모두 극복하고 싶었다. →분단의 원인과 전쟁의 원인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나. -분단과 전쟁 사이에 필연성은 없다. 많은 나라에서 분단이 일어났지만 반드시 전쟁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남북 분단이 전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은 목적과 수단이 분리돼 정치행위의 이성적 측면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전쟁이라는 수단을 택함으로써 통일이라는 선한 목적이 무(無)화됐다. 남북한 모두 마찬가지였다. 또 다른 원인은 한국문제의 국제성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사 이래 한반도의 갈등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승만을 제거하면 통일할 수 있다는 김일성의 믿음과 달리 한반도의 분단에는 미국·소련 등이 깊숙이 연관돼 있었다. 전쟁은 민족 차원에서만 통일을 꿈꿨던 전략적 오류의 결과였다. →한국전쟁이 가진 의미는 무엇인가. -국제적·지역적·민족적 차원 3층 수준의 복합적 의미를 지닌다. 국제적 차원에서 한국전쟁은 사실상 세계 3차 대전을 대체하는 냉전시대 가장 큰 전쟁이었다. 미국·일본, 소련·중국 등 세계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 한반도에서 벌인 전면전이었다. 지역차원의 의미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부상하고 일본이 복귀한 것이다. 북한의 든든한 후원자로 미국에 맞섰던 중국은 이후 동아시아 냉전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자로 발돋움했고 일본은 미·일동맹을 통해 전범국가에서 국제사회 일원으로 당당히 복귀했다. 마지막으로 민족적 차원에서는 분단이 항구화·세계화됐다. 남북한이 스스로 통일할 수 없는 ‘53년 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한국전쟁이 한국민들에게 미친 영향은. -한국전쟁은 역설적으로 ‘평화의 절대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겉으로는 상대를 증오하지만 속으로는 상호상멸, 즉 전쟁을 일으키면 양쪽 모두 멸망한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 한국전쟁은 적대와 증오도 낳았지만 분단상태의 평화질서를 가능케 했다. 또 한국전쟁은 삶에 대한 한국민들의 의지를 강화시켰다. 전쟁이 끝난 후 무수히 많은 교회·학교가 설립되고, 신문 발행부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강력한 생존의지와 경쟁의지를 심어준 것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한반도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다. 60년 전 상황과 비교한다면. -우발적·국지적 충돌의 우려는 있지만 전면전쟁의 위험은 사라졌다. 박정희 정권 때의 1·21사태, 노태우 정권의 KAL기 폭파사건 등 한국전쟁 종전 이후에도 남북간 긴장과 갈등은 계속해서 있었다. 그러나 보복과 맞대응을 하지 않고 분단을 평화적으로 관리해 옴으로써 북한은 남북 경쟁에서 나가떨어졌다. 남북간 경쟁은 이미 끝났다. 앞으로는 ‘비판적 포용’의 자세로 어떻게 통일로 갈 것인지를 연구해야 한다. →한국전쟁 발발 60년을 정리한다면. -60년 후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돌아보기’보다 중요한 것은 ‘내다보기’다. 지난 역사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비전과 각오를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60년을 잘 성찰해서 전쟁을 막고, 평화·자유·민주주의 등 정신적 가치를 물질적 가치 못지않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지자체도 국가 의사결정에 참여케”

    “지자체도 국가 의사결정에 참여케”

    국내 지방자치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존을 위해서는 이견에 대한 상호 조정이 쉽도록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지방자치가 정착된 나라일수록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큰 만큼 중앙정부가 열린 마음으로 지역의 목소리를 포용하라고 조언했다. 또 지방정부 단체장들 역시 소속 정당의 이해관계보다는 지역주민을 우선한 대승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장 소속정당보다 주민 우선 정책을” 안성호 대전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지방정부가 국가의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행정부 차원의 국정참여를 현실화한 다음 입법 차원의 국정참여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목단체처럼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한 지방자치단체협의회를 총리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의 정례 회의로 승격시키고 여기서 나온 의견들을 발전시키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세종시, 4대강 등 현재 갈등을 빚고 있는 주요 사안들이 지자체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도록 법안으로 못박는 점도 문제”라며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상원의회처럼 만들어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토록 하는 등 입법적 차원의 근본적 개선안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순은 동의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1색채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일당 독재식의 시대가 아닌 만큼,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로 다른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타협하는 중간 과정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간 걸려도 수렴·타협과정 제도화해야” 정세욱 명지대 명예교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선거로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지방정부가 무조건 중앙정부의 모든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임동진 한국행정연구원 연구부장은 갈등관리 제도를 치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적 정치구조 자체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본의 경우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할 때 정당 크기와 상관없이 1명씩만 참여하는 등 무소속이나 소수파에 대한 배려가 큰데 한국은 한 석이라도 더 많으면 독식하는 구조라 갈등이 해소되기 어렵다.”면서 “지방 단체장이 ‘정당 대표’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치단체 집행부의 대리인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건형·나길회기자 kitsch@seoul.co.kr
  • [서울광장]전쟁보다 더 위험한 선택/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전쟁보다 더 위험한 선택/육철수 논설위원

    요즘 소름 돋는 일이 잦아졌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을 받은 데 이어 전쟁설이 난무했다. 급기야 북으로부터 ‘서울 불바다’ 위협까지 받는 처지다. 우선 천안함 사태 이후 밝혀진 군의 대응태세를 보면 믿는 구석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감사원 직무 감찰 결과 군의 보고와 지휘는 수준 이하였다. 군은 북 잠수정의 침투정보를 간과했다. 폭침보고를 지연·누락·왜곡한 사실도 드러났다. 허둥지둥하느라 군사비밀이 줄줄 새는 줄도 몰랐다. 사건 직후 엉터리 보고를 받은 대통령은 “초기 대응이 잘됐다.” “북한의 소행은 아닌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잘못된 보고에 의한 중대한 실언이 되고 말았다. 나라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 순간에 대통령을 속였다니 아찔하다. 머리가 쭈뼛 서는 일은 또 있다. 천안함 수습 과정과 분열상을 낱낱이 들여다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북한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우리의 전략과 허점을 다 보여 주었으면서 정작 북한의 움직임은 하나도 몰랐다. 우리는 그동안 북한의 손바닥 위에 있었던 셈이다. 북한이 가끔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위협에 필요 이상으로 대응하고 격앙했다. 친북·종북세력은 때를 만난 듯 정부와 군을 몰아세웠다. 북한의 대남전략에 척척 장단을 맞춰준 꼴이니 한심하다. 북한에 친밀감을 갖고 비호하는 게 친북 세력의 전유물이고 자기들만 평화주의자인 양하는 것을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여러 나라 전문가들이 조사에 참여해 동의했고, 명백한 폭침 증거물을 보고도 ‘북한이 그랬을 리 없다.’고 고집부리는 것은 황당하다.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에 들어간 민주당 추천인사는 끝내 ‘좌초’라고 우겼다. 어느 철학교수는 조사결과를 “0.00001%도 못믿겠다.”고 헛소리를 했다. 국가의 보호 속에 자유를 마음껏 향유하면서 망발을 해대는 지식인들에게 실망했다. 표현의 자유에도 정도와 한계가 있고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어느 고교생이 장난삼아 메신저로 띄운 ‘남한 선제 공격’ 유언비어가 불과 35분 만에 전국의 수십만명에게 퍼진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시민단체 두 곳은 유엔 안보리에 짜깁기 수준의 천안함 관련 의혹을 담은 서한을 전달해 말썽이다. 일부 야당 정치인과 언론은 이런 단체를 두둔하니 참으로 가관이다. 이들의 천안함 관련 주장을 종합하면 ‘의혹’을 넘어 ‘조작’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정부가 국민을 기만하고 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조작은 나라가 망할 것을 각오한, 전쟁보다 더 어리석은 선택이다. 국제사회에서 거짓말한 게 들통나면 나라는 한순간에 끝장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정부가 그렇게 멍청한 선택을 했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정부가 싫은 것과 불신을 위한 불신은 가려야 할 것이다. 남북한의 공존공영은 모든 국민의 염원일 것이다. 10년 전 남북 정상 간 6·15 공동선언도 대개 그런 취지였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어떻게든 북한을 달래고 잘해 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북한은 그런 우호적 정부의 집권기에도 예외 없이 도발을 저질렀다. 서울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6월 말 2차 서해교전을 일으켰다. 2005년 9월엔 북핵 6자회담 공동선언을 발표해 놓고 이듬해 10월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했다.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어야 한다. 민족이든 국가든 그게 정상적인 교류다. 쌀을 주고 돈을 줘도 총알과 어뢰와 막말이 되돌아 오면 평온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북한에 번번이 속았고 그 실체를 뻔히 알면서도 ‘북한보다 남한 정부를 더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고체계가 궁금한 것도 그 때문이다. 요즘엔 그런 이들이 이웃이라는 사실조차 소름이 끼친다. ‘천안함은 조작’이란 확신을 가진 사람들에게 억지로 마음을 바꾸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나라의 재앙은 외환(外患)보다 내우(內憂)가 더 위험하다는 점만은 공유했으면 한다. ycs@seoul.co.kr 조작은 나라가 망할 것을 각오한, 전쟁보다 더 어리석은 선택이다. 국제사회에서 거짓말한 게 들통나면 나라는 한순간에 끝장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정부가 그렇게 멍청한 선택을 했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 [대학생 서포터 통신] “승리 응원… 기다려라 요하네스버그”

    [대학생 서포터 통신] “승리 응원… 기다려라 요하네스버그”

    서울신문은 외환은행이 온라인 이벤트로 선발한 ‘2010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서포터스’와 함께 월드컵의 열기를 현장감 있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남녀 대학생 10명의 풋풋하고 발랄한 상상과 남아공의 경험을 통해 월드컵의 즐거움, 한국 축구팀과 대한민국의 성장을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4강의 신화’를 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인들의 뜨거운 열정과 온 국민이 하나된 순간을 경험한 뒤 4년마다 월드컵이 시작되면 몸이 뜨거워진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For the Game, For the World’라는 슬로건처럼, 경기로 세계가 하나가 되는 순간에 참여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2006년 독일월드컵에 이어 ‘2010년 남아공에 직접 가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마침내 꿈이 실현됐다. 지난달 ‘2010 FIFA 월드컵의 승리를 외환은행과 함께!’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 서포터스로 17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한국-아르헨티나전을 관람하며 응원전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남자 6명과 여자 4명으로 구성된 10명의 우리 서포터스는 ‘열정’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베트남을 비롯한 제3지역에서의 봉사활동, K-리그 대전 서포터스, 스포츠지 인턴기자, 붉은악마 응원단을 비롯해 독일 대회에 이어 이번 남아공월드컵에 참여하는 친구도 있었다. 또한 나 역시 세계여행을 끊임없이 해 왔다. 지난 12일 비가 쏟아지는 서울에서 우리는 한데 모여 한국-그리스전을 응원했다. 90분 후 2-0으로 승리 확정! 그날의 비는 더이상 비가 아니라, 땀이었다. 우리의 커다란 승리의 함성이 그곳까지 전달된 것이겠지! 이제 ‘원정 첫 16강 진출’을 위해 아르헨티나전에서 우리의 응원은 더욱더 중요해지게 됐다. 14일 출국하면서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함께 가는 박정윤(24·한경대 행정학과)씨는 “그리스전을 응원하다 보니 2002년이 떠오른다. 승리로 장식한 첫 경기인 만큼 우리가 응원할 아르헨티나전 역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전재성(27·고려대 산업공학과)씨도 “그리스전에서 태극전사들이 열심히 뛴 것처럼 우리도 온 국민의 염원을 남아공 현지에서 태극전사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멀리 가기 위해선 함께 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대학생 서포터스로서 대한민국 선수들과 함께, 그리고 국민들과 함께, 세계인들과 함께 남아공에서 월드컵을 맞이하겠다. 기다려라, 요하네스버그! ●전재훈 1987년생. 협성대에서 광고홍보학과 경영학을 공부한다. 20 06년 독일월드컵 서포터스. 30여개국 여행을 통해 ‘지피지기’를 실현하고 있다. 세계인이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 세계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 여 “일방지원서 탈피” 야 “MB인식 바꿔야”

    15일 10주년을 맞이하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놓고 여야는 시각차를 보였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13일 “6·15 공동선언은 북한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을 통해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통일의 길로 가자는 취지였다.”면서 “남북간 화해협력과 통일을 성취해야 한다는 방향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일방적인 지원과 끌려가기 방식에서 탈피해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야당은 오후 서울광장에서 평화통일 범국민대회를 갖고 6·15의 뜻을 기렸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나 햇볕 정책에 공감했으나, 대통령이 된 이후 마음을 바꿨다.”면서 “이 대통령도 6·15선언 정신으로 돌아올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도 “국민들은 남북관계 위기를 초래한 이명박 정권에게 엄중한 철퇴를 내렸다.”면서 “국민들은 공존공생 관계를 뛰어 넘어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사람]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IT기기로 장애인 학습 도움 e인본주의로 따뜻한 세상을”

    [이사람]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IT기기로 장애인 학습 도움 e인본주의로 따뜻한 세상을”

    11일 서울 등촌동에 있는 한국정보화진흥원 등촌청사 1층에 장애인들을 위한 조금 특별한 공간이 마련됐다. 일명 ‘장애인 IT 생활체험관(랩)’. 지체·시각 등 장애 유형별로 구획된 89㎡(27평) 안엔 장애인이 최첨단 정보통신 보조기기를 활용해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일과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 유사한 랩이 있긴 하지만 동양권에선 최초”라고 강조했다. 2008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랩 개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2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장애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의미도 지닌다. ●亞최초 장애인 IT 체험관 눈길을 끄는 건 이 공간이 가상의 인물이 아닌 실제 장애인의 상황을 모델로 했다는 점. 김 원장은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48) 서울대 교수와 시각장애인용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엑스비전테크놀로지의 황병욱(29·시각장애 1급) 대리,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강완식(33·1급) 팀장 등이 흔쾌히 본인들의 일상 환경 공개에 응했다.”고 말했다. 전신 지체장애인 이 교수의 방은 서울대 자연대 연구실 318호가 그대로 재현됐다. 입으로 움직이는 특수마우스와 음성인식기능, 스마트폰으로 강의자료를 작성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무리가 없다. 프로그래머인 황 대리의 공간은 화면낭독 프로그램인 스크린리더와 점자정보 단말기로 꾸며졌다. 전혀 볼 수 없지만 비장애인도 어려워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업무를 일당백으로 해낸다. ●정부-민간 거버넌스 중요 김 원장은 19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는 단계부터 국가정보화 및 전자정부 구축을 주도한 한국 정보화의 산증인이다. 최근엔 장애인, 노령층 등 정보 소외계층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사이버 세상은 장애로 차별받지 않는 ‘따뜻한 디지털’ 세상이어야 합니다. IT 인본주의라면 정보화사회의 소외계층을 끌어안을 수 있습니다.” 김 원장의 소신처럼 IT 기술은 장애인들에겐 귀중한 선물이다. 보조기기의 힘을 빌려 예전엔 취업이 불가능했던 직종으로 진출하는 장애인들이 늘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랩 개소를 계기로 개도국의 장애인 정보통신 접근성 개선사업 지원도 구상 중이다. “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같은 국제기구와 함께 현지에 지원센터를 내고 우리 업체 기기를 보급하는 모델이라면 1석2조인 셈이지요.” 실제로 그는 올해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세계 1위에 오른 여세를 몰아 IT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 선두에 나선다는 야심을 내비쳤다. 김 원장은 정보격차 해소에 정부·민간 거버넌스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소비자가 존재해야 기업이 존재한다는 간단한 원리를 생각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무가 명확해진다.”면서 “IT 기업은 정부와 정보 소외계층의 정책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리더십을 베풀면서 시민과 공존할 수 있는 전자정부 컨설팅, 소외계층 지원 모델은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약력 << ▲1954년 경남 창원 ▲미 조지아대 행정학 박사 ▲성균관대 행정대학원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상임 자문위원 ▲국제미래학회 미래정치행정위원장 ▲한국정보화진흥원 초대 원장
  • SBS, 2010 남아공월드컵 개막식 생중계

    SBS, 2010 남아공월드컵 개막식 생중계

    SBS는 6월 11일부터 시작하는 2010 남아공월드컵 개막식부터 본격 월드컵중계에 돌입한다.SBS는 우선 밤 8시 5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에서 펼쳐지는 개막식 생중계를 시작으로, 이어 9시 40분부터는 개막콘서트 스페셜에디션을 중계한다. 사전 진행된 이 콘서트에는 유명 팝가수인 샤키라와 블랙 아이드 피스, 존 레전드, 앨리샤 키스 등이 참가해 축하공연을 펼쳤다.그리고 10시 40분부터 1시까지는 이번 월드컵 개막전인 A조 남아공과 멕시코의 경기를 현지 생중계하고, 12일 새벽 1시 15분부터는 2010 남아공월드컵 개막콘서트의 풀에디션을, 이어 3시 10분부터는 A조 우루과이와 프랑스 경기를 생중계한다.이번 월드컵 개막식은 월드컵 공인구인 대형 자블라니의 등장과 함께 ‘상반됨이 공존하는 땅’ ‘우리와 함께 숨 쉬는 아프리카’‘하나 된 아프리카’‘하나 된 세계’등을 주제로, 아프리카 전통과 접목한 공연을 선보이게 된다.한편, SBS는 11일부터 시작하는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본선에 진출한 32개국이 펼치는 64경기중 56경기는 지상파로, 그리고 동시간대 진행되는 8경기는 SBS스포츠로 생중계한다. SBS 라디오는 고릴라를 통해 46경기를 보는 라디오로 중계할 예정이다. 특히, 3D 중계와 더불어 국제신호 자막 한글화를 시도해 보는 즐거움을 더하게 된다.SBS 월드컵 방송관계자는 “남아공에서는 아프리카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 행사인만큼 개막식부터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해왔고,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며 “한국시간으로 11일 밤 공개되는 개막식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사진 =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중랑구, 주민 예술작품 팝니다

    서울 중랑구가 동주민센터 동아리에서 만든 창작품들을 전시·판매하는 장터인 프리마켓을 처음으로 운영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구에 따르면 30일 구청 뒤 봉수대공원에서 1000여명이 만든 아마추어 순수 예술창작품을 공동판매하는 장인 프리마켓을 연다. 서울시 자치구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 프리마켓은 지역사회 주민이 주체가 되어 공익성과 영리가 공존하는 사업모델을 만들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동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취미와 뜻이 맞아 뭉친 사조직으로 참사랑예술단, 개나리 이미용봉사, 서예, 한국무용, 통기타, 문인화, 서각 등 60개 동아리가 현재 개성 넘치는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전시·판매되는 작품들은 한지공예, 천연비누, 서예, 서각 등 동아리마다 특색있는 예술·문화체험 창작품은 물론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소장품, 중고 생활용품까지 선보인다. 구가 환경개선 수익사업으로 운영하는 5개의 녹색가게와 리폼센터, 에코우산, 아트숍 등도 함께 연다. 김승명 자치행정과 팀장은 “지역사회의 동아리가 한마음이 되어 작품을 전시·비교·평가하는 경연의 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만나 소통하는 한마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리마켓시장은 앞으로 중랑구 16개동을 상봉1동·신내1·2동·망우본동 등 4개권역으로 나눠 장미터널, 면목역, 까치공원 등 주민들이 즐겨찾는 공공장소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순회 운영할 계획이다. 구는 이번 전시·판매 수익금의 10%를 기부받아 만성질환자나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불우이웃성금으로 쓸 예정이다. 한편 이날 프리마켓에선 스포츠·댄스·기타 등 20개 동아리들이 개성넘치는 공연도 예정돼 있어 비즈니스와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한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사설] 18대 후반기 국회 전반기 오점 떨쳐내라

    어제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선출로 공식 출범한 18대 후반기 국회는 책무가 막중하다. 무엇보다 전반기 국회의 부끄러운 기록들을 떨쳐버리도록 2년간 매진해야 할 것이다.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박희태 신임 의장이 상생 국회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길 기대한다. 정의화·홍재형 부의장이나 새로 뽑힌 상임위원장들도 여야가 공존하는 국회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모두가 고비용 저효율 국회를 저비용 고효율 국회로 탈바꿈시키는 일이 시대적 소명임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박 신임의장은 취임 일성(一聲)으로 ‘법을 지키는 국회’를 강조했다. 7선의 최다선 의원으로 의장 선거 사회를 본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도 똑같은 주문을 내놨다.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도 안 지키는 지경임을 실토하는 언급들이다.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전반기 국회는 헌정사에 불명예로 남을 기록들을 쏟아냈다. 42일간 국회의장 미선출에 89일간 원구성 지연 등 출발부터 불안했다. 본회의장 및 국회의장실 최장 기간 점거에 폭력과 파행, 7년 연속 예산안 처리 지연 등 한두 줄로는 나열할 수 없을 정도다. 후반기엔 본업인 입법국회는 물론이고 준법국회도 제대로 수행하는 게 중요하다. 전반기 국회가 사상 최악으로 전락한 원인을 냉정히 따져보면 어느 한쪽만의 탓이 아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야당의 저항을 자초했고,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발목잡기식 정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6·2 지방선거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심판한 민심에 겸허하게 다가서려면 야당을 존중하는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 야당 역시 선거 결과에 오만해져 국회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열을 올린다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길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6월 임시국회도 민주당이 ‘MB악법’으로 규정하고 저지키로 한 31개 법안 등으로 앞날이 험난하다. 여야의 원내 사령탑인 김무성-박지원 원내대표는 정치력을 더 발휘해야 한다. 천안함 대북결의안과 국회 진상조사특위 구성 중에서 하나를 양보해주고, 세종시나 4대 강 등에서 다른 하나를 양보받는 등 절충의 묘를 찾아야 한다. 6월 국회에서는 민생법안, 경제법안이 정쟁법안에 침몰되면 안 된다. 6월 국회는 18대 후반기 국회에 기대를 갖게 하는 출발이 돼야 한다.
  • [발언대]농번기 농촌일손돕기센터 운영했으면/남광호 농협 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발언대]농번기 농촌일손돕기센터 운영했으면/남광호 농협 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촌이 일손 구하기에 비상이 걸렸다. 그나마 구하기 힘든 일손이 정부가 추진하는 희망근로와 공공근로사업, 숲가꾸기 사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농가만 속을 태우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가에서는 인력확보를 위해 한두 시간 이상 떨어진 곳에까지 가서 70~80세의 고령자 모셔오기 경쟁을 하게 되고, 인건비를 지난해보다 15% 이상이나 오른 액수로 올려주면서 일손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적으로 인력공급을 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악덕 인력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농촌이 고향인 우리 모두의 문제가 아닌가 여기면서 그 대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농번기(4~6월)와 수확기(9~11월)에는 가급적 사회적 취약계층 및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실시하는 희망근로 및 공공근로 사업을 중단하고, 농촌일손돕기 추진단 또는 농촌일손 지원창구를 운영해 농촌일손 확보·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둘째, 대학에 농촌지원센터를 두고 각 지자체의 농촌일손 지원창구와 연계하여 농과대를 중심으로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일손돕기를 하면 좋을 듯하다.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인 농번기야말로 단 한 사람의 손길도 아쉬운 만큼 말 그대로의 ‘농활’이 필요하다. 소요되는 예산은 정부와 지차체가 일정부분을 보조하면 농가는 최소한의 부담으로 인력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외국인 근로자 확보가 또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국인이 힘들어하고 기피하는 일자리에는 외국인 근로자가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외국인력을 추가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농촌은 고령화와 여성화가 갈수록 심화하여 해마다 농촌일손을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안전한 먹거리의 산실인 농촌을 보존하고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상생의 모델을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우리 모두 모아야겠다.
  • 완주 삼례읍, 공공미술 마을로 조성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농협 양곡창고와 인근 방촌마을 일대가 역사와 공공미술이 조화를 이룬 ‘해피人 미술마을’로 탈바꿈한다. 완주군은 삼례지역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한 생활공간 공공미술 가꾸기 사업에 최근 선정돼 이 일대가 ‘해피人 미술마을’로 꾸며진다고 7일 밝혔다. ‘해피人 미술마을’은 지역 고유의 역사와 지리, 생태, 문화적 특성을 활용해 테마가 있는 공공미술 마을을 조성,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완주군은 국비와 군비 각 6억원 등 총 12억원을 들여 삼례농협 창고에서 인근 방촌마을 일대를 역사와 문화, 미술이 공존하는 테마마을로 조성할 예정이다. 인근에 향토예술문화회관, 문화체육센터, 문화의 집, 청소년수련관, 완주군도서관 등 문화기반시설이 밀집돼 있다. 완주군은 이 사업이 완료되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문화해설사 최옥희씨 “외할머니 품 같은 길 “매일 걸어도 새로워”

    문화해설사 최옥희씨 “외할머니 품 같은 길 “매일 걸어도 새로워”

    “은행나무 길엔 돌아가고픈 고향의 정취와 흔들리지 않는 선비의 기개를 느낄 수 있는 풍경으로 가득합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문화해설사 최옥희(58·여)씨는 은행나무 길은 전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오롯이 보존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잘 보존된 한옥마을과 함께 은행나무 길은 조선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는 것. “전주는 역사의 깊은 향취와 현대적인 멋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지요. 은행나무 길을 걸어보면 전통문화가 현대적인 컨셉트에 맞게 변화하고 있는 맛과 멋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최 해설사는 이제 전통문화의 향기는 책이나 화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보고 느끼고 맛 보는 시대라고 강조한다. 특히 전주 한옥마을과 은행나무 길은 한국인이라면 죽기 전에 반드시 한번쯤 와 봐야 할 마음의 고향 같은 장소라고 그는 자랑한다. “은행나무 길은 옛 선조들의 피와 땀 그리고 혼이 깃들어 있는 유산입니다. 이 고장이 낳은 자랑스러운 소설가 고 최명희 선생이 이 길을 걸으셨고, 지금 우리 세대가 걷고 있으며 미래 우리의 자손들이 길이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우리의 길입니다.” 그는 학창 시절 이 길을 걸어 학교를 다녔고 지금도 이 길을 걷고 있지만 매일 찾아와도 질리지 않는 외할머니 품속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항상 그리운 곳이면서 낯설지 않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느림의 미학을 발견하는 장소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전주를 방문하시면 은행나무 길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풍남동 은행나무는 꼭 보고 가셔야 합니다. 향교와 경기전 역시 전주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선비정신을 느낄수 있는 곳입니다.” 최 해설사는 “쇠잔해 가던 풍남동 은행나무가 6년 전 아들 나무를 얻은 데 이어 최근 손자 나무까지 얻은 것은 전주가 역사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알리는 길조”라며 “봉황의 날갯짓으로 펼쳐지고 있는 풍남동 은행나무에서 역사적으로 회춘하는 전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한국판 ‘사르코지 보고서’ 나왔다

    한국판 ‘사르코지 보고서’ 나왔다

    위기에 처한 신문산업을 살리기 위한 각계의 의견을 총망라해 ‘한국판 사르코지 보고서’라 불릴 만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신문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4개월여에 걸쳐 작성된 보고서를 공개했다. 대토론회는 한양대 김정기 교수를 위원장으로 지난 2월부터 총 50명의 학계 및 언론 전문가들이 참여해 저널리즘과 신문산업, 뉴미디어, 읽기문화 등 총 4개 분과로 나뉘어 작성됐다. 김 위원장은 “신문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집단적 지혜를 모으려고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프랑스에서 추진했던 인쇄매체 대토론회보다 더욱 실효성 있는 정책대안 중심으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은 신문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대토론회를 제안한 데 이어 언론계 총회의 보고서를 제출받고 지난해 초 신문 지원대책을 바로 내놓은 바 있다. 분과별 진단과 대안을 요약해 소개한다. 고품격 뉴스 콘텐츠 갖춰야 저널리즘분과 현재 신문 저널리즘의 위기는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불신, 기자의 전문성 부족, 언론사의 윤리 의식 부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대응책으로 뉴스 콘텐츠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취재원 DB 구축, 탐사보도 등에 대한 연구 지원, 공익성이 강한 아이템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이 이에 포함된다. 전문성·공익성을 갖춘 언론인 양성 전문교육 프로그램도 강화 대상이다.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등 특화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언론인들이 취재 현장을 떠나 전문성과 언론의 역할 등을 성찰할 기회 제공이 요구된다. 구독료 소득공제등 정부대책 마련 신문산업분과 신문산업에 대한 지원의 궁극적인 성과는 신문 독자 및 사회에 돌아가야 한다. 신문판매 정상화를 위해 공정경쟁규약과 신문고시 준수 등 업계의 노력과 신문구독료 소득공제와 초·중·고 및 대학생에 대한 신문 무료 보급 등의 정부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유통 시스템 개선대책으로는 자체 배달과 공동배달을 탄력적으로 공존시키고, 신문 공동수송을 위한 작업 공간 구축 지원, 수송에 사용되는 차량과 유류비 지원 또는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 신문광고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신문광고시장정상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신문 콘텐츠 및 광고에 대한 질적 평가방안을 모색하고 전근대적 광고영업 관행을 단계적으로 근절해야 한다. 유료시장 확대 정책지원 강화 뉴미디어분과 뉴미디어의 도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디지털 시장에서 뉴스 콘텐츠의 유료화에 대한 인식 공유와 대안이 시급하다. 유료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인포그래픽적 기능 및 기획기사 생산 능력 강화, 뉴스 콘텐츠의 품질 향상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공공통계 DB 및 취재지원 DB 등 기사 작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멀티미디어 뉴스 콘텐츠 제작지원센터를 건립해야 한다. 스마트폰 환경에서 뉴스 콘텐츠를 가공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정책 지원 사업도 필요하다. 신문사들이 전자책, 아이패드 등의 플랫폼 환경을 마련하고 전자책 표준 설정 및 보급 확산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신문 친화적 문화조성 시급 읽기문화분과 신문이 독자로부터 외면받지 않으려면 학교와 가정에서의 신문읽기 문화 및 신문의 가치에 대한 홍보와 캠페인이 필요하다. 공익광고 및 다큐멘터리 제작, ‘신문채널’ 출범 등 신문 친화적인 문화 조성, 신문 카페 개설 및 대학에 신문 읽기 강좌 신설 등 읽기문화 진흥 인프라 구축 등이 대안이다. 신문활용교육(NIE)의 보완 방안도 요구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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