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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 이스라엘과 셀카 찍었다가 온 가족 피신한 미스 이라크

    미스 이스라엘과 셀카 찍었다가 온 가족 피신한 미스 이라크

    ‘미스 이라크’의 일가족이 미국으로 피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범이슬람권의 분노가 절정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미스 이라크가 ‘미스 이스라엘’과 친밀한 표정으로 셀카를 찍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 화근이었다. ●미스 이라크, 다정한 셀카 SNS에 올려 지난 15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은 미스 이라크 세러 이단(오른쪽)의 가족이 최근 이라크를 떠나 미국에 있는 이단에게 갔다고 전했다. 미스 이스라엘 아다르 간델스만(왼쪽)에 따르면 이단은 지난달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대회에서 간델스만과 셀카를 찍었다. 이단은 이 사진을 본인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미스 이라크와 미스 이스라엘의 평화와 사랑’이라는 글을 썼다. 이 사진과 글은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강한 이라크에서 반감을 샀다.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후 더 커졌다. 이단의 가족은 비난과 위협에 시달리다가 이단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예루살렘 선언 후 위협 시달려 가족 도피간델스만은 이스라엘 하다쇼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단은 우리(이라크와 이스라엘)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했다”면서 “이단과 내 사진을 보고 우리가 인간 대 인간으로서 연결돼 있음을 사람들이 깨닫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진 때문에 이단이 여러 고초를 당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인류, 개와 손잡고 살아남았다

    인류, 개와 손잡고 살아남았다

    침입종 인간/팻 시프먼 지음/조은영 옮김/푸른숲/388쪽/1만 8500원 4만년 전 유라시아. 험준한 산과 광활한 초원이 교차하는 툰드라 지대에는 네안데르탈인과 동굴사자와 같은 맹수들이 각자 영역을 구축하며 최상위 포식자로 생존했다. 이들은 기후변화와 서식 환경 파괴 등의 요인뿐 아니라 자신의 땅에 침입한 단 하나의 존재로 인해 멸종한다. 그 존재는 20만년 전 아프리카에 처음 출현한 이후 경쟁 종들을 멸종시키고 유일한 지배종이 된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다.세계적인 화석학의 대가인 고인류학자 팻 시프먼이 쓴 ‘침입종 인간’은 왜 네안데르탈인은 절멸하고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나라는 인류학의 오랜 의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고대 동물들의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결과부터 유전학, 고인류학, 생태기후학 분야의 최신 연구들을 총망라하며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는 둘 다 불과 도구를 다루는 데 능숙했고 매머드와 털코뿔소 등 동일한 먹잇감을 사냥했으며 영양분이 풍부한 뼈의 골수를 즐겨 먹는 식습관까지 공통점이 적지 않았다. 시프먼은 ‘가우제의 법칙’(생태적 지위가 같은 두 종은 공존할 수 없다는 법칙)에 기반해 두 종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인 것으로 본다.그리고 미세한 몇 가지 차이는 두 종간 생존 격차를 벌려 나갔고, 시프먼이 주장하는 전략적 선택이 두 종의 운명을 극적으로 갈랐다. 몸집이 더 컸던 네안데르탈인은 에너지 필요량이 현생 인류보다 7~9% 더 높았지만 입맛은 보수적이어서 늘 먹던 것만 먹고자 했고, 추격 사냥꾼인 현생인류와 달리 식량 확보에 어려운 매복 사냥 방식을 고수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새롭고 정교한 가설을 제시한다. 바로 현생인류 이전 종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호모 사피엔스와 늑대의 동맹’이다. 기존 연구는 늑대가 개로 가축화된 건 인류가 농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한 9000년 전으로 본다. 그런데 이 시점이 최근 뒤집어졌다. 벨기에 인류학자 미예제 거몽프레가 2009년 여러 유적지에서 발견된 동물의 화석 연대를 측정한 결과 최초의 구석기 시대로 판별된 개의 화석이 3만 2000년 전의 것으로 확인됐다. 늑대가 개로 탈바꿈한 건 훨씬 오래전이며 호모 사피엔스의 충실한 조력자였다는 점이다. 시프먼은 현생인류와 늑대-개(저자의 표현)의 독특한 동맹은 서로에게 이득이었다고 말한다. 늑대-개는 다른 육식동물과의 경쟁에서 자유롭게 됐고, 호모 사피엔스는 생태계를 착취하며 진화하는 데 유리한 지위를 점유하게 됐다. 현생인류가 늑대를 가축화한 시기와 네안데르탈인과 경쟁했던 시기뿐 아니라 장소까지 일치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인간과 개가 연합하면서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고, 늑대는 개로 진화했다. 현재의 개들이 인간을 응시하는 시간이 늑대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 더 긴 건 가축화의 영향이다. 저자가 인류의 가축화를 최초로 도구를 발명한 것에 비견하며 진화의 커다란 도약으로 꼽는 건 근거가 있는 셈이다. 이 책은 경쟁자를 물리치기 위해 늑대-개와 동맹을 맺는 호모 사피엔스의 행위를 인간 본성으로 본다. 이 시각에서 보면 인류가 이제 생물이 아닌 다른 종, 인공지능(AI)과 손을 잡으려고 하는 것도 오랜 본성의 발현인 셈이다. 저자는 지난 수십만 년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해 온 인류의 다음 표적은 누구일지, 그 표적이 우리 자신이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성찰한다. 그리고 ‘우리는 멸종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가’라는 도발적 질문을 던진다.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실체를 이해할 때가 되었다. 침입자. 언젠가 지구의 적과 마주쳤을 때, 그 적의 정체가 우리 자신이 아니라면 그 자체로 우리는 승리의 축배를 들어도 될 것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창원도심 10분대로 누리는 동창원 ‘서희스타힐스 오늘 공개

    창원도심 10분대로 누리는 동창원 ‘서희스타힐스 오늘 공개

    68㎡, 70㎡, 84㎡ 총 515세대 중 235세대를 일반분양하는 서희건설이 시공하는 ‘동창원 서희스타힐스’ 아파트가 오늘 홍보관을 공개한다. 동창원 서희스타힐스는 동읍우회도로(해원로)가 인접해 있어 창원도심생활을 10분대로 누릴 수 있으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이마트 등 핵심인프라가 밀집되어 있는 창원광장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탁월한 교통망을 자랑한다. 진영시장 등 진영중심지도 가까이 인접해 있으며 KTX창원중앙역도 차량 7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남해고속도로(동창원IC), 국도 14호선으로 김해, 부산 등 이동도 편리한 광역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단지 바로 옆 창덕중을 비롯해 창원국가산업단지·창원일반산업단지·본산공단 등이 인접해 있어 직주근접 아파트로 인기가 높다. 단지 바로 앞 정병산 파노라마 뷰와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등산로로 탁 트인 조망은 물론 건강한 생활도 누릴 수 있다. 또한 주남저수지에서 명칭을 변경한 주남호가 인접해 있으며 단감테마파크, 구룡산, 동읍공설운동장도 가깝다. 2018년 6월 이전완료 예정인 덕산 조차장 개발, 창원신방지구, 제동리 도시개발사업지구 등 다양한 개발도 계획되어 있다. 오는 12월 개통예정인 부산외곽순환도로(동읍-부산 일광신도시)와 2020년 개통예정인 동읍-북면간도로 등 각종 도로망 개통예정으로 미래가치가 뛰어난 입지다. 단지설계도 탁월하다. 최근 내진설계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동창원 서희스타힐스는 내진설계 1등급 아파트로 단지의 안전도를 높였다. 최첨단 내진설계를 도입해 지진 및 재난에도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아파트로 설계된다. 또한 동창원 최고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28층 아파트로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며 넓은 동간거리는 시원한 개방감은 물론 세대 간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탁월하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조경 및 휴게시설 등 지상공원화 아파트를 실현했다. 수준높은 커뮤니티 시설도 돋보인다. 동창원 최초의 입주민 전용 휘트니스 센터를 비롯해 골프연습장, 북카페, 스터디룸, 보육시설, 키즈랜드 등 문화와 휴식, 레저가 공존하는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입주민의 편의를 위한 셔틀버스 2대 무상제공의 혜택도 빼놓을 수 없다. 평면 또한 손색이 없다. 4Bay설계(68㎡, 84㎡)와 현관팬트리(68㎡, 84㎡), 드레스룸(68㎡, 84㎡), ㄷ자형 주방(68㎡, 84㎡) 등 실용과 수납특화를 강조한 설계가 돋보인다. 70㎡ 구조에는 거실2면개방형, 안방붙박이장, 알파룸으로 와이드한 조망과 더불어 넉넉한 주거공간을 실현했다. 특히 84㎡에는 방을 4개를 만들어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동창원 서희스타힐스는 12월 1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0일 1순위, 21 2순위 청약접수를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28일, 정당 계약체결은 2018년 1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계약금 정액제(1차 1,000만원), 중도금 무이자, 무제한 전매가능 등의 혜택으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또한 뜨겁다. 주택홍보관은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마디미로에 위치해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기고] 서울바이오허브 도약을 기대하며/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기고] 서울바이오허브 도약을 기대하며/이영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2030년까지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3대 산업의 3조 6000억 달러를 넘어선 4조 40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바이오를 경제 체질을 바꿀 ‘명약’(名藥)으로 봤다. 미국은 보스턴과 샌디에이고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를 갖추고 있으며, 영국·이스라엘·싱가포르 등도 메디컬 벨리를 조성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 시장 점유율은 1.7%다. 기술지식 집약 분야인 바이오산업은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곳곳에서 싹이 터야 하는데, ‘바이오 스타트업’이 바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서 바이오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바이오 씨앗이 뿌리내릴 수 있는 건강한 ‘토양’이 필요하다. 지난 10월 바이오 스타트업과 예비 창업자를 위해 서울바이오허브가 개관했다. 서울바이오허브는 대학, 병원, 연구소 등과 박사급 인력 5200명이 모여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저렴한 임대료의 사무 공간은 물론 첨단 연구장비 등 인큐베이팅 환경을 만들어 기업들이 연구와 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탄탄한 하드웨어를 더욱 빛나게 할 소프트웨어는 운영 기관의 경험과 전문성으로 채워진다. K헬스케어 멤버십 등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노하우와 네트워크, 중기청의 창업 도약 패키지 사업을 활용해 멘토링, 컨설팅, 교육 등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바이오 창업 기업이 건강하게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 즉 핵심 바이오 클러스터로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준비돼 있다. 특히 인근의 대학, 병원, 연구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 스타트업이 필요한 연구장비 사용을 연계하는 한편 업계 종사자 간의 교류도 활성화한다. 의사, 기업가, 투자자 등 다양한 바이오 산업군의 관계자들이 모이는 ‘의기투합(醫基投合) 네트워킹 행사’를 상시 개최한다. 국내외 바이오 업계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연구개발 및 투자 기회가 공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인 존슨앤드존슨(J&J)과 MOU를 체결하고 J&J 이노베이션 파트너링 오피스를 개소했다. 창업 기업이 글로벌 기업의 노하우를 배우고 세계무대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찾을 수 있게 됐다. 이와 동시에 진흥원은 서울바이오허브를 비롯한 오송, 대구 등 바이오 기관 간 막혀 있던 교류의 물꼬를 터 이제 막 뿌리내린 바이오 기업의 성장에 속도를 내도록 돕는 한편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첨단 의료 인프라 및 기술을 갖추고 있어 산재된 역량을 모은다면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 바이오 창업과 네트워크의 거점이 될 서울바이오허브가 건강한 바이오 생태계를 확산해 나가길 바란다.
  • [열린세상] 경험과 기억/유효상 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열린세상] 경험과 기억/유효상 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저 친구는 2학년 때 소풍 가서 장난치다 선생님께 많이 혼났잖아.’ ‘신입사원 시절에 내가 진짜 술을 많이 사 주고 그랬지.’ ‘그때 당신이 먼저 심한 말을 해서 싸웠잖아? 기억 안 나?’ 당사자들은 전혀 기억을 못 하고 있는데, 상대방은 연신 자신 있게 과거의 일들을 마치 어제 일인 듯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다시 송년회의 계절이 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오랜만에 학창 시절의 동창생들도 만나고, 과거에 함께 일하던 동료와 과거를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런 자리에는 과거의 기억을 마치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고 있는 것과 같이 옛날 얘기를 완벽하게 재생하는 친구들이 한두 명쯤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소위 포토그래픽 메모리(완벽한 기억력)를 뽐내며 분위기를 주도한다. 그러나 그러한 화기애애한 자리가 과거에 대한 기억의 차이로 불편한 상태로 행사나 모임이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경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경험 정보는 망각된다. 이 때문에 오늘 아침 출근길에 마주친 사람들의 얼굴도, 어제 만난 친구의 넥타이 색깔도, 그제 먹은 점심 메뉴도, 심지어 오늘 회의 시간에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쉽게 잊는다. 기억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정의해 주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판단의 기초가 된다. 우리는 이토록 중요한 기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심리학 박사이자 범죄학 교수인 줄리아 쇼는 최근 그녀의 저서 ‘몹쓸 기억력’에서 우리가 확실하다고 여기는 기억이 사실은 얼마나 불완전하며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크리스토 차브리스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보이지 않는 고릴라’에서 사람들이 기억했다고 생각하는 내용과 실제의 차이를 ‘기억력 착각’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기억력 착각은 실제 사실보다 그것을 느끼는 감정에 좌우되며, 인간들은 기억할 때 다른 사람에게 일어났던 일도 마치 자신이 겪은 사건처럼 착각한다는 것이다. 또한 충격적이거나 중요한 사건에 대해 선명하고 상세한 기억일수록 착각이 가장 크게 작동하며, 기억 체계는 사실과는 관계없이 자신을 사건의 중심에 갖다 놓으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했다. 빅토리아대학의 스테판 린드세이 교수는 실험 대상자 몰래 가족들에게 어린 시절 사진을 받아 열기구를 탔던 것처럼 보이게 사진을 조작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보여 주며 기억나는 것을 회상해 보라고 했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 열기구를 탔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했으며, 심지어 조작된 사진에도 없던 세세한 내용까지 이야기했다. 오히려 실험이 끝난 뒤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열기구를 탄 적이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고도 했다. 경험과 기억 사이의 혼동은 강력한 인지적 착각이다. 실제 경험과 기억은 왜곡되기가 쉬운데, 예를 들어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죄책감으로 인해 전쟁에서 적군을 사살했다고 하는 숫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적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과거 실제 경험을 나중에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바꾸곤 하는 것이다. 한편 기억 연구의 전문가인 이반 이스쿠이에르두는 그의 저서 ‘망각의 기술’에서 사람들이 ‘지우고 싶은 기억을 삭제하고, 중요한 사건, 아름다웠던 시절을 또렷이 기억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이 살아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했다. 심리학자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커너먼 교수는 인간에게는 경험자아(experiencing self)와 기억자아(remembering self)라는 두 존재가 공존하고 있다고 한다. 경험자아는 현재 내가 경험하는 것을 느끼는 것으로, 지금 벌어지는 기쁜 일이나 쾌락은 즐기고 고통이나 괴로움은 피하려 하고, 기억자아는 지나간 경험을 회상하고 평가하는데, 이 두 자아는 대부분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만의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 ‘하루의 삶 속에서 기분 좋은 시간이 길면 길수록 행복한 사람이다.’ 대니얼 커너먼의 말이다.
  • “상상력 자극하는 서울, 빛나는 이야기 가득”

    “상상력 자극하는 서울, 빛나는 이야기 가득”

    “서울은 상상이 가능한 도시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공존하고 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움직이는 도시죠.”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작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77)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펴냈다. ‘빛나’라는 이름의 전라도 시골 출신 대학생이 처음 서울에 올라와 불치병을 앓는 40대 여인을 만나고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내용의 ‘빛나-서울 하늘 아래’(서울셀렉션)다.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출판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지난 10년간 서울을 자주 오가며 뭔가를 쓰고 싶었는데, 여행기는 별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 소설을 썼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소설에는 한국의 전통과 역사, 남북 문제, 세대 갈등 등 그가 관심을 기울여 온 주제가 어우러져 있다. 실제 들은 이야기도 많이 녹아 있다. 르 클레지오는 “경찰 출신의 남자가 어릴 때 38선을 넘어왔는데 어머니가 비둘기 한 쌍을 데려왔고 세월이 흘러 이들이 고향인 북한에 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이야기하는 내용이 한 예”라고 소개하며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고향에 가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이 실현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썼다”고 했다. 번역은 송기정 이화여대 불문과 교수가 맡았다. 한글판과 영문판이 동시에 나왔으며 프랑스어판은 내년 3월 현지 출간된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운 르 클레지오는 2007년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지내는 등 수차례 한국을 찾은 ‘지한파’ 작가로 유명하다. 여덟 살 때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접한 제주 해녀에 대해 애정을 품어 온 그는 2011년에는 명예 제주도민증을 받기도 했다. 제주 해녀들과 만난 이야기를 담은 그의 소설집 ‘폭풍우’(서울셀렉션)는 지난 10월 국내에도 출간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잘나가는 日 안경 회사는 왜 사무실 임대업 나섰나

    잘나가는 日 안경 회사는 왜 사무실 임대업 나섰나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안경 회사 ‘진즈’의 본사. 이곳 29층에는 조금 독특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좁고 어두운 길을 따라 들어가면 넓은 사무실이 나온다. 모든 책상이 같은 쪽을 향해 있고, 책상 사이사이에는 커다란 나무가 놓여져 있다. 진즈가 지난 1일 오픈한 공유 사무실(코워킹 스페이스) ‘싱크 랩’(Think Lab)으로, 요즘 일본 샐러리맨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안경을 만드는 회사가 대대적으로 이런 공간을 만든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이 ‘싱크 랩’은 진즈가 ‘세계에서 가장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실험적으로 만든 공간이다. 싱크랩을 만들게 된 계기는 진즈가 2015년 야심 차게 내놓은 스마트안경 ‘진즈 밈’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즈 밈은 안경에 센스를 부착해 눈 깜빡임의 횟수, 안구의 이동, 신체의 움직임을 전용 앱에 기록해 어떤 때에 집중이 가장 잘되는지를 알려주는 디바이스다. 진즈는 이 진즈 밈을 통해 비즈니스맨이 어떤 장소에서 집중력이 높아지는지 사무실, 카페, 도서관, 호텔 로비, 공원 등 여러 장소에서 실험을 했다. 수집한 데이터를 보면 개인차가 있어서 조용한 장소에서 집중이 잘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간의 소음이 있는 곳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것은 가장 집중이 되지 않는 장소가 놀랍게도 사무실이라는 점이었다. 진즈에서 싱크랩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이노우에 가즈타카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공간의 중요성을 간파해 싱크랩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한다. 싱크랩에는 집중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집대성됐다. 싱크랩 건축에 참가한 유명 행동과학자인 이시카와 요시키는 “집중을 잘하려면 스트레스 상태와 릴랙스 상태가 공존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딱 들어맞는 구조물은 바로 신사였다. 신사 입구를 지나 좁은 길을 따라 참배를 하고 본전(本殿)에 들어가는 과정이 집중력이 깊어질 때까지의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에 착안, 싱크랩에 들어가려면 20m의 어두운 통로를 지나야 한다. 그 뒤에 환하고 열린 공간에 들어가는 것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곳에는 모든 책상이 같은 방향을 보고 세 줄로 나란히 놓여 있다. 다른 사람과 눈이 마주쳐서 집중을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최적의 생산성을 산출하는 녹시율(사람의 시야에서 식물의 잎이 점하는 비율)의 정도를 반영해 각각의 자리에서 보이는 녹색의 비율을 일정하게 하고 있다. 혈당이 상승하면 졸음이 오기 때문에 혈당치를 조절하는 음료도 구비돼 있다. 이 밖에도 효율성을 높여주는 낮잠을 위한 침구와, 집중력에 좋은 자세를 유지해주는 의자도 마련돼 있다. 당연히 진즈 밈도 대여해준다. 비용은 월 5회 이용에 3만 5000엔(약 34만원)으로 다소 높은 편인데, 고소득 프리랜서나 원격 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다. 안경회사인 진즈가 안경과 전혀 상관없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든 것은 일본 기업들의 혁신 고민과 맞물려 있다. 사양길에 접어든 제조업 회사가 새 먹을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다. 진즈의 이런 행태는 최근 경영학 분야에서 주목을 받는 ‘양손잡이 경영’과도 관련이 있다. 양손잡이 경영이란, 한 손으로는 기존 사업 중심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또 다른 한 손으로는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영 기법을 말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의 ‘일하는 방식 개혁’ 움직임과 더불어 일정 시간에 사무실로 출근하는 전통적인 노동 방식이 아닌 원격 근무, 유연 근무 같은 다양한 방식이 제시되고 있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진즈도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이다. ‘싱크 랩’이 성공을 거둘지 일본 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이슬람 57개국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수도”

    이슬람 57개국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수도”

    이슬람권 국가들이 지난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에 맞서 본격적인 외교적 대응에 나섰다. 이슬람권 57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이슬람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로 선언했다. 중동 최대의 숙적인 이슬람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이란 등도 예루살렘 문제에 대해서는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1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OIC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반박하는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OIC는 “우리는 이 자리에서 동예루살렘이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는 점을 선언하고 다른 국가들도 이를 인정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기존) 2국가 해법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밝혔다. 2국가 해법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해 두 국가가 각각 독립된 국가로 존재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하자는 방안으로 그동안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아왔다. 예루살렘은 1967년 이스라엘이 장악했지만 팔레스타인은 향후 국가의 수도를 동예루살렘으로 정하려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분할할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는 폭탄선언을 하면서 이스라엘 편들기에 나서자 이 지역의 갈등은 더욱 고조됐다. 이는 예루살렘의 운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미국의 중동 정책까지 뒤집는 것이었다. OIC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무책임하고 가치가 없으며 무효하다”며 “미국은 평화협상 과정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장국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럼프의 결정은 시온주의자들의 사고방식”이라며 “나는 점령지인 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 수도로 인정하기 위해 국제법과 공정함을 중시하는 국가들을 초대했으며 이슬람권 국가들은 이러한 요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모든 무슬림 국가들은 트럼프의 결정에 맞선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일을 해야 한다”고 결집을 호소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예루살렘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팔레스타인의 수도”라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치우친 것이 증명됐으며 우리는 평화중재자로서 미국의 어떤 역할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미 성향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이븐후세인 국왕도 미국을 겨냥해 “예루살렘과 그 도시의 성지 지위를 바꾸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사우디아라비아는 주로 대통령이 참석한 다른 국가들과 달리 외무차관이 회의에 참석했다.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도 선언 일주일 만인 이날 TV 중계 연설을 통해 “예루살렘에 대한 미국의 최근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회의에 대해 “이 모든 발언은 우리를 압박하지 않는다”며 “팔레스타인이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공직자엔 책임의식…깐깐한 소신, 주민에겐 주인의식…끈끈한 소통

    [자치단체장 25시] 공직자엔 책임의식…깐깐한 소신, 주민에겐 주인의식…끈끈한 소통

    광주 서구는 광주의 중심 자치구이다. 10년 남짓 전에 상무지구에 광역시청이 들어섰고, 인근 광천동 시외버스터미널과 지하철 1호선 등이 관통하는 행정, 업무, 교통의 중심지로 탈바꿈했다. 상무·풍암·금호·화정지구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도 밀집해 있다. 양동 재래시장과 달동네인 발산지구 등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다. 주민은 31만여명이다.임우진 서구청장은 “행정, 교육, 문화가 어우러지는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며 민선 6기 돛을 올렸다. 임 구청장은 14일 당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첫째는 주민의 자율과 참여를 통한 자치공동체 구축이다. 둘째는 일하는 공직문화와 분위기 조성이다. 주민에겐 주인의식을, 공직자에겐 책임의식을 심어 주는 게 행정 수장의 몫이란 판단에 따랐다. 주민 사이엔 관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끼리끼리’ 패거리 문화가 공동체 발전을 가로막았다. 무사안일에 젖은 공직사회도 문제였다. 취임 초기에 각급 사회단체 예산 지원을 공개하고, 주민의 자발적 행정 참여를 유도했다. 공직자가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행정고시 22기로 정통 관료 출신인 임 구청장은 초창기부터 노조의 극심한 반발에 봉착했다. ‘원칙주의자’인 그는 ‘불법’인 노조의 성과상여금 재분배를 막았다.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묵은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의 표출이었다. 노조는 고발과 집단 시위로 맞서다가 최근엔 ‘끝장 토론’까지 펼쳤으나 임 구청장은 끝내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선거직인 구청장이 외부에 조직의 갈등을 노출하기보다 대충 덮고 넘어갈 수도 있으나 원칙을 지켰다. 다수 주민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의 원칙주의 소신은 행정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동네일은 주민 스스로 행정·상업·주거·업무 중심지인 상무지구 대우아파트와 중흥아파트 사이 500~600m 구간은 한때 무법천지였다. 금요일마다 240여개 노점상이 몰리면서 왕복 2차선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기존 상가 상인들이 대책위원회를 꾸린 뒤 “장사 못 하겠다”며 잇따라 민원을 제기했다. 서구는 계도와 홍보, 캠페인, 토론회 등을 거쳐 급기야 ‘금요시장’ 정비에 나섰다. 노점상들은 ‘생존권 보호’를 외치며 집단 반발했다. 서구는 고민에 빠졌다. 경제적 약자를 배려하고 주민의 요구도 수용해야 했다. 서구는 주민·노점상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를 꾸리고 합의 도출을 위해 14차례 걸친 마라톤 회의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구는 한 발짝 물러서고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측면 지원했다. 주민들은 지난 8월 자체적으로 구성한 모임에서 노점상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노점상들은 이곳으로부터 1㎞쯤 떨어진 상무시민공원 일대로 이전했다. 공원 주변은 도로폭이 넓고 차량 통행량도 적다. 이후 이곳은 풍물장터, 벼룩시장, 농산물직거래 장터로 변신했다. 서구는 노점실명제를 도입하고 현금영수증과 카드결제도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극심한 갈등으로 치닫던 문제가 깨끗이 해결됐다. 국민대통합위원회는 복잡한 이해관계 갈등을 양보와 타협으로 풀어낸 금요시장 이전을 모범사례로 선정했다. 금호1동 마을자치 활성화 사례는 ‘2017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본선에 진출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금호1동은 기존 주택과 신규 아파트가 섞이면서 주민 간 갈등도 심했다. 서구는 민선 6기 들어 주민자치위원회와 자생단체, 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교육과 워크숍 등을 수시로 열고 주민 간 소통을 꾀했다. 금호1동자치위원회는 ‘2015년 좋은마을만들기 사업’에 ‘호동이네 별밤 캠프’를 응모, 선정됐다. 이후 마을신문 ‘호동이네 이야기’를 창간, 모두 25회가 발간됐다. 이런 활동은 주민 간 끈끈한 유대를 형성했다. 지금은 동 단위 마을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아파트주민 총회, 공유경제 활성화 운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32개 단체가 마을자치 네트워크를 구성, 기존에 산발적으로 열리던 ‘어울림한마당축제’에 6000여명이 참여할 정도인 마을종합축제로 발전시켰다.●돋보이는 복지공동체 서구는 복지비가 전체 예산의 60%를 웃돈다. 예산으로 모든 복지를 감당하기엔 무리수가 따른다. 임 구청장은 주민끼리 스스로 돕는 건강한 이웃관계 형성에 주목했다. 서구는 돈도 들지 않고 복지를 실현하는 ‘이웃사촌 마을 반장’ 제도를 상무2동에 도입했다. 상무2동은 광주 최초 영구 임대아파트 조성 지구로 기초생활수급자가 25%에 달하는 저소득 밀집지역이다. 거주자의 절반 이상이 돌봄 서비스 대상일 정도로 노령인구 비율이 높다. 서구는 ‘이웃사촌’을 부활해 사회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에 있는 홀로 사는 노인 등을 보살피기에 나섰다. 노인을 대상으로 감정코치, 건강교육을 주기적으로 펼치고 매월 25일은 반장 중심으로 이웃과 소통하는 모임을 정례화했다. 마을 반장이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수시로 방문해 안부를 살피고 있다. 또 단지 내 빈터에 텃밭을 만들고, 밭을 가꾸는 과정에서 주민끼리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후 노인 고독사와 자살률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심 공동화로 인해 달동네로 전락한 양3동 발산마을도 놀랍게 변신했다. 2015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발산마을 환경개선 사업과 더불어 ‘샘물 경로당’의 활약이 돋보인다. 서구는 마을 인구의 절반가량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가마솥 부뚜막 공동체’ 구축에 나섰다. 어르신들이 마을을 소개하는 ‘발산마을 투어’, 80세 이상 노인들이 참여하는 ‘할배 할매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노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인들만 사는 활기 없는 달동네에서 지금은 외지 관광객의 ‘도심투어’ 장소로 변했다. 동별로는 주민 스스로 만든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맡고 있다. 협의체는 방문상담, 독거노인 사랑잇기 문안사업, 생필품 지원 등 소외계층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임 구청장은 마을이 스스로 실정에 맞는 복지공동체 사업을 하도록 여건을 조성했다. 또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내 스스로 돕는 우리동네 수호천사와 서구민한가족 나눔운동, 희망플러스사업 등 새로운 복지모델을 완성했다. 그 결과 보건복지부의 2016 지역복지사업 3관왕 및 3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자치분야 역시 전국 최대 우수사례 수상, 보건분야 5년 연속 최우수상 등 정부가 지자체를 대상으로 평가하는 전 부문의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역대 최고인 354개 분야에서 상사업비 등 586억원을 확보했다. 이런 성과에 대한 지자체들의 견학도 잇따르고 있다. ●아동친화도시 인증 임 구청장은 취임 초기부터 아동과 청소년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열중했다. 이는 그가 내세운 구정의 핵심인 ‘명품도시 육성’의 첫 번째 조건이다. 지난 8월 광주·전남 지역에서 최초로 유니세프로부터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앞서 서구는 아동의 참여와 시민권, 놀이와 여가, 안전과 보호, 건강과 위생, 교육 등 6대 분야 58개 관련 사업을 선정해 민선 6기 초기부터 부문별로 추진해 왔다. 2015년 아동의 시민권과 참여권을 보장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청소년 구정 참여단’을 구성해 아동 관련 사업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아동권리 보장을 위한 옴부즈퍼슨 모니터링단, 인권지기단, 무료급식소와 꿈키움배움학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상무지구(전남중·고교 인근)에 아동친화거리와 테마 어린이공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아동들이 직접 제안하고 만들고 디자인하는 공간이다. 임 구청장은 “재정 의존도가 높은 대도시 자치구가 자체 사업을 활발히 펼칠 수 있는 여건은 아닌 만큼 주민 스스로 동네일에 참여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볼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뒀다”며 “지역별 리더 육성과 교육 등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높인 게 가장 큰 성과다”고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타이거JK 윤미래 부부, 첫 음악 리얼리티..래퍼 12명 ‘2박3일 음악여행’

    타이거JK 윤미래 부부, 첫 음악 리얼리티..래퍼 12명 ‘2박3일 음악여행’

    연예계 대표 ‘잉꼬 부부’ 타이거JK와 윤미래 부부가 첫 음악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선다. 타이거JK, 윤미래 부부를 비롯한 필굿뮤직 아티스트 12명이 함께 한 2박 3일간의 음악여행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타이거JK-윤미래는 필굿뮤직 크루와 연말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첫 패밀리 여행을 결심했다. 필굿뮤직 레이블을 설립한 타이거JK와 윤미래, 비지는 소속 아티스트들이 가족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필굿뮤직에는 Mnet ‘쇼미더머니’ 출신 래퍼인 주노플로, 블랙나인을 비롯해 신예 비비, 디노-J, 조이, 마샬 등이 소속되어 있다. 영상에 따르면 캠핑카를 개조해 음악 장비와 악기를 싣고 음악여행을 떠난 멤버들은 가족의 의미를 되찾고 이를 음악으로 완성했다. 이후 4편에 걸쳐 공개될 에피소드에서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가까워지는 패밀리의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올해 필굿뮤직은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대중문화계의 아티스트를 영입, 라인업을 구축했다. 타이거JK, 윤미래, 비지를 중심으로 보컬리스트 앤원, 마샬, 래퍼 주노플로, 블랙나인과 스멜스, 디노-J, 컨퀘스트 등 뮤직 프로듀서진, 신예 비비, 조이, 모델 엠버 등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향후 블랙뮤직을 기반으로 한 장르음악의 다양한 시도, 신인 발굴, 창작 기반을 구축하겠단 각오다. 가능성 있는 아티스트들과 프로듀서들을 대거 영입한 만큼, 필굿뮤직만의 독창적인 음악과 문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전망도 밝다. 제5회 ‘K-HIPHOP 한류힙합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주노플로는 신인상, 필굿뮤직은 힙합 레이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타이거JK와 윤미래 부부는 필굿뮤직 크루와 함께 오늘날 확장된 의미의 가족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지난 8일 SBS 모비딕 유튜브 채널 및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1편이 방송된데 이어 14일, 16일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강감창 서울시의원, 박원순 시장에 석촌호수~고분 명소화거리 조성 제안

    강감창 서울시의원, 박원순 시장에 석촌호수~고분 명소화거리 조성 제안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송파, 자유한국당)과 함께 송파구 석촌고분길을 걸으며 석촌고분길 명소화사업과 서울의 대표보행거리 발굴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했다. 6일, 박 시장은 강 의원의 초청으로 석촌고분 일대를 전격 방문해 석촌고분길 명소화거리 추진현황과 동남권역 대표보행거리 발굴 관련 사항을 보고 받고 주민의견을 청취하는 등 시민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강 의원은 박 시장에게 직접 준비해 간 ‘서울 동남권역 대표보행거리 구상(안)’을 보여주며 “석촌호수길을 석촌호수~석촌고분 명소화 사업과 연계해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서울의 명소로 만들어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시장은 “공감한다. 보행거리 중간중간에 보행자들을 위해 쉬어갈 수 있는 벤치 등의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면서 강의원의 제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태면서 공감을 표시했다. 강 의원의 노력으로 석촌호수 서호남측 일대는 이미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역중심 대표보행거리 대상지에 선정된 바 있으며, 특히 강의원이 관련 예산까지 확보해 이 지역의 명소화 사업이 궤도에 진입한 상태다. 제2롯데월드 건설에 따른 외국관광객의 증가, 석촌호수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진 우수한 자연환경, 석촌고분으로 연결되는 역사적 가치를 활용하며 추진해 온 명소화사업들이 하나씩 현실화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4년 서울시가 지역중심 대표보행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할 당시에는 석촌호수길이 고려대상이 아니었지만, 석촌고분 일대의 명소화사업 추진에 따른 석촌호수변의 발전가능성을 제시한 대표적인 의원제안 사업의 사례가 바로 석촌호수 명소화거리 사업이다. 강 의원이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사업대상 25개 후보지 중에서 송파 석촌호수길이 서울의 지역중심 대표보행거리 사업지로 선정되었고, 2015년 서울시 예산심의 과정에서도 4억의 사업비를 증액확보해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올해 8월에는 ‘동남권역 대표보행거리 조성 마스터플랜수립 제안’에 대한 서면질의를 하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도 ‘걷는 도시 서울’ 정책을 통해 보행환경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지난 5월 ‘걷는 도시, 서울시민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강감창 의원은 “오늘 서울시장과의 대화에서 동남권역 대표보행거리 조성의 정책적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히며, “석촌고분~석촌호수~한강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2천년 역사가 숨 쉬는 서울의 동맥으로 부활시키기 위해 서울시와 함께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의욕만큼 힘 못쓰는 외교·안보 3인방…“부처도 밉보일라” “靑 기세에 빛바래”

    [스포트라이트] 의욕만큼 힘 못쓰는 외교·안보 3인방…“부처도 밉보일라” “靑 기세에 빛바래”

    취임 7개월을 맞은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정세의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올 한해 북한의 6차 핵실험과 15회에 걸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 대화·협력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었다. 북·미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 한반도 정세에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목표로 하는 외교안보 부처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靑과 엇박자 논란에 국방부 “정부 따를 것” 진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강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 정세의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런 소신은 청와대와 조율되지 않은 국회 발언으로 불거지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송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북 해상 봉쇄 가능성에 대해 “그런 요청이 오게 되면 참여하는 것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곧 정부 차원에서 조율되지 않은 송 장관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송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나 대북 인도적 지원 등에 대해 정부 입장과 엇갈리는 국회 발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장관께서는 기본적으로 군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발언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외교부나 통일부 등 다른 부처의 입장까지 고려해서 말씀하시는 건 아니다”라면서 “물론 청와대에서 정부 입장이 결정되면 그에 따르시겠지만 그전까진 북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의 소신 발언에 대해 군의 입장을 솔직하게 대변한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 장관 직책에 부적절한 태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될수록 송 장관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려는 국방개혁에 군심(軍心)을 모으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송 장관과 청와대 간 불협화음은 군 인사가 미뤄지는 상황과 연계돼 의혹을 낳기도 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장관과 각군 총장에게 군 인사권을 보장해 주는 모양새라도 갖춰야 하는데 청와대에서 인사가 자꾸 미뤄지고 있다”며 군 인사 문제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정권 초기 일부 부처의 위원회 인사를 부처 장관에게 맡겼다가 뉴라이트 계열 인사를 선임하는 바람에 청와대에서 주요 인사들을 살펴보게 된 것”이라며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업무가 3개월 이상 밀린 상황이어서 인사가 늦어지는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 외교부 현안 산적… 내부 개혁까지는 시간 필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기존 양자외교 중심의 외교역량을 다자외교 무대로 확장시키는 등 외교부를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혁신의 성과가 채 드러나기도 전에 내부 혁신을 위한 시도들은 외교부 내 저항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한·미와 한·중 간 중대 현안들이 산재한 상황에서 내부 혁신을 위한 행보보다 현 정세 극복을 위한 노력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애초의 외교부 혁신 목표는 문재인 정부 취임 7개월이 되도록 미진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초기 외교 상황에서 외교부보다 청와대의 역할이 더 강해지면서 외교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들이 빛바랜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이슈들이 외교 현안을 넘어 대통령의 국가 통치권적 이슈들이 많았기 때문에 청와대가 조율하는 상황이 오히려 더 자연스러웠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취임 7개월 동안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기여한 외교부의 노력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해 주무 부서에서 어려운 업무를 도맡았던 국장급 인사가 최근 징계 대상으로 몰리고 향후 예정된 공관장 인사에서도 배제됐던 것도 한 예가 됐다. 향후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과 한·중 정상회담 등 외교적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연내 발표 예정인 위안부 합의 태스크포스(TF) 결과도 한·일관계의 새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개혁적 성향을 띠고 외교부 장관에 발탁됐던 강 장관이 혁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 통일부 대북지원·평창올림픽 등 협상카드 노력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의욕적으로 남북 대화·협력을 추진했다.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이라는 정부 기조에 맞춰 추석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제안하는 등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지난 7개월간 북한은 대화·협력에 대한 호응이 없이 군사적 도발을 지속했다. 통일부는 장기적 차원의 한반도의 미래를 이끌어갈 원칙적 비전을 제시하긴 했지만 현 한반도 정세에 대해 주도적 대응을 해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일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과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 등 지속적인 대북 협상카드를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통일부가 정권 초기부터 의욕적으로 일을 벌이려고 했지만 상황이 뜻대로 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 외에 현 시점에서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DJ “중국·베트남식 北개방 목표” 美에 밝혔다

    DJ “중국·베트남식 北개방 목표” 美에 밝혔다

    DJ “당장 목표는 평화적 공존” 클린턴 군사옵션 포기도 재확인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을 중국식 또는 베트남식 개방 정책으로 이끌고 싶다는 뜻을 미국에 공식적으로 밝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부설 국가안보문서보관소가 8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 정부 기밀문서 중 2000년 5월 2일 당시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 미국대사가 김 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내용을 워싱턴 국무부에 보고한 문서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김 전 대통령은 보즈워스 전 대사에게 “이번 남북 정상회담(2000년 6월 13~15일)은 분단 50여년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소박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실질적으로 시장경제 원칙을 수용하고, 더 개방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또 다른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북한을 이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훨씬 더 장기적인 목표”라면서 “당장 목표는 평화공존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가안보문서보관소는 “김 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울~워싱턴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하고, 특히 북한의 개방모델로 중국식 또는 베트남식을 언급한 것이 흥미롭다”고 밝혔다. 실제 김 전 대통령은 중국 또는 베트남을 ‘북한 개방의 롤모델’로 거론해 왔다. 이런 속내를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측에 직접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날 공개된 문서에는 빌 클린턴 행정부가 1990년대 1차 북핵 위기 때 북한과의 전쟁을 실제로 계획했으나, 막대한 인명 피해 우려로 선제타격 논의를 접었다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과 대북 특사를 지낸 윌리엄 페리 전 장관은 1998년 12월 김 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미국이 1994년 북핵 위기 때 전쟁을 계획했다고 털어놓았다. 페리 전 장관은 당시 “물론 한국과 미국의 전력을 합치면 우리가 의심할 여지없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를 낸다”고 강조했다. 당시 미 국방부는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결과 한반도의 전쟁 발발 90일 이내에 주한미군 5만 2000여명, 한국군 49만여명이 사상할 것으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문서보관소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당근과 채찍을 아우르는 제재를 포함하고 있었으나 이후 군사옵션 논의가 미미했다”면서 “이는 1994년 클린턴 행정부가 대북 군사옵션 사용이 미칠 영향을 검토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페리 전 장관은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도 “북한과의 전면전은 핵전쟁이 될 것이며, 이는 중국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세계 1, 2차 대전과 비슷한 규모의 사상자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세계 문화유산인 서민 주택

    [최만진의 도시탐구] 세계 문화유산인 서민 주택

    인류역사상 첫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은 1914년의 일이다. 세르비아의 한 청년이 오스트리아가 주변의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를 점령한 것에 불만을 품고 황태자 부부를 암살한 것에서 발단이 됐다. 당시 최고 강국이었던 오스트리아와 약소국 보스니아의 전쟁은 싱겁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는 일파만파로 번져 결국은 세계대전으로 확전됐고 1918년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은 충격과 허탈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쟁의 규모와 피해 정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컸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과 과학의 발달이 대량살상과 파괴 효과가 엄청난 무기의 개발을 가능하게 한 결과다. 남은 것은 폐허뿐이었으나 도시는 재건되기 시작했다. 서민과 약자들을 위한 주택이 턱없이 모자랐고 당시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패전국이었던 독일에서 건축가들이 나섰는데, 1920년대 베를린에 지어진 ‘모더니즘 주택단지’가 대표적이다. 이를 주도한 것은 발터 그로피우스, 마르틴 바그너, 브루노 타우트 등이 결성한 고전적 모더니즘 건축그룹이었다. 이들은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현대적이고 고품격의 주택을 지어 서민들에게 보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실행에 옮겼다. 대표 설계자인 타우트는 전쟁 내내 도시가 파괴되는 참상을 보면서 대안적 방안을 모색한 사람이다. 그는 기술과 과학이 파괴와 살상이 아닌 미래지향적 건설 도구가 돼야 함을 강조했고 기술, 자연 그리고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를 지향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약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와 도시공간의 제공이라는 사회주의적 공생 개념으로 이어졌다. 그 설계의 중점은 자연과 공존하는 공원형의 개방형 주택단지였다. 이전의 폐쇄적이고 고밀도로 지어진 빼곡한 단지와는 많은 차이를 보여 주는 것으로 서민 주거를 그야말로 전원주택으로 만든 셈이다. 이렇다 보니 주택은 햇빛이 잘 들고, 맞통풍이 용이하며, 소음과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또한 단지를 역세권에 배치해 통근 가능성을 제고함으로써 승용차 교통을 감소시키는 현대적 대중교통 중심의 도시계획도 시행했다. 그리고 이러한 역세권이 있는 핵을 도시 전역에 여러 개 설치해 과밀화를 막고, 인근에는 녹지를 둬 시골풍의 주거단지를 만들었다. 건축물 자체의 미적 수준도 매우 높아 색채 등 디자인은 오늘날에도 큰 관심을 받아 재사용되고 있다. 인간과 자연,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주거를 창출했고,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유네스코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이르렀다. 최근 우리 정부는 서민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100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기본 방향은 과거 공급자 중심에서 개인의 생애 단계와 소득 수준에 따른 지원, 실수요 맞춤형 공급 및 분양 그리고 임차인의 권리보호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수요자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매우 적절한 조치임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건축적 품질이다. 저소득층에게 저품질의 주거를 제공하는 것은 속된 말로 서민과 약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일 것이다. 품질 낮은 주택에 어쩔 수 없이 입주한 사람들은 돈을 벌어 한시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만 할 것이다.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베를린의 모더니즘 주택단지’처럼 유네스코 등재 수준의 품격 있는 건물과 외부 환경을 제공해야만 한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주거복지 완성을 가져다줄 것이다.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중동의 평화 또 짓밟은 광신주의… 우리는 이웃과 함께 울고 있는가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중동의 평화 또 짓밟은 광신주의… 우리는 이웃과 함께 울고 있는가

    또, 트럼프의 한마디에 세계가 출렁이고 있다. 북한 김정은과의 설전 아닌 설전이 모자랐는지, 이번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언하면서 ‘중동의 화약고’를 건드렸다. 트럼프는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덧붙이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의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주장했지만, 국제사회는 중동 지역 긴장만 고조시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강력한 대안이었던 ‘두 국가 해법’이 트럼프 때문에 틀어졌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들린다.이·팔 분쟁은 단순히 종교 차원의 다툼이 아니다. 국제사회가 얽히고설킨 정치공학의 문제이며 결정적으로는 ‘돈’이 결부된 싸움이다. ‘광신자 치유’는 이스라엘 소설가이자 평화운동가 아모스 오즈가, 분쟁 현장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깨우친 ‘평화를 지켜내는 방법’을 전하는 책이다. ‘나의 미카엘’,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도 적잖은 독자를 가진 작가인 아모스 오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자적 국가를 세워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두 국가 해법’을 줄곧 주장”했다. 이슬람 세력과 공존하자는 그의 주장에 시오니스트들은 ‘배반자’라는 낙인으로 화답했고, 줄곧 테러의 위협을 가했다. 아모스 오즈는 종교와 문화, 서로 다른 전통 등이 뒤섞여 이·팔 분쟁이 일어났지만 이제 문제를 단순화해야만 해법이 보인다고 강조한다. 그가 보기에 이·팔 분쟁은 결국 하나의 땅을 두고 두 세력이 다투는 ‘부동산 쟁의’ 성격이 짙다. 한마디로 ‘이 집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단순한 문제라는 것이다. 문제를 단순화하면 ‘공정한 배분’이라는 해법을 얻을 수 있다. 트럼프가 망쳐버린 ‘두 국가 해법’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두 국가 해법은 1967년 6월 5일부터 10일까지 벌어진 제3차 중동전쟁, 즉 ‘6일 전쟁’ 이전 국경선으로 되돌아가 양측이 독자적 국가를 세우고 평화롭게 공존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는 두 국가 해법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갖가지 긴장 상태가 지속되어야 자국의 이득이, 기업의 잇속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모스 오즈는 이·팔 분쟁을 뛰어넘어 전 세계에 퍼진 ‘광신주의’를 분석하고 비판한다. 이·팔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광신주의를 극복해야만 한다. 광신주의는 흔히 상대를 죽여서라도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즉 9·11 테러나 이슬람국가(IS)의 폭주 등 광신자의 신념 정도로 국한된다. 하지만 아모스 오즈가 보기에 광신주의는 문명화된 세계 모든 곳에서 작동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만의 주장이 옳다는 생각”이 바로 광신주의의 시작이다. 그가 보기에 “자식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관리감독하고, 배우자의 나쁜 행실을 고쳐 주고, 흡연이나 음주와 같은 나쁜 습관을 뜯어고치고, 어리석은 종교나 정치 이념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려는 열망”도 결국 광신주의의 단면이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에 광신주의가 배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이·팔 분쟁뿐 아니라 광신주의를 극복할 아모스 오즈의 해법은 간결하다. “전쟁의 반대는 평화”이며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면 평화의 길은 저절로 열린다. “모든 일상에서 서로를 상상하라”는 그의 말은 책상물림 철학자의 고담준론이 아니라 처절한 분쟁의 현장에서 사유한 ‘삶으로 살아낸 철학’이다. 그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 주변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울고 있는가, 하고 말이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유시민 “비트코인 결국 ‘바다이야기’…진짜 손대지 말길”

    유시민 “비트코인 결국 ‘바다이야기’…진짜 손대지 말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초강세를 보이며 2000만원을 돌파한 가운데,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가상화폐 비트코인 광풍에 대해 유시민 작가가 우려를 표했다.유시민 작가는 7일 방송된 JTBC 시사프로그램 ‘썰전’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진짜 손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비트코인은 사회적 생산적 기능이 하나도 없는 화폐”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비트코인이 오직 ‘투기적 기능’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채굴이 끝나면 다른 이름을 가진 비트코인 같은 것을 또 누군가가 만들 것이다. 결국 바다이야기처럼 도박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은 가치의 안정성이다. 가치가 요동 치면 화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물론 지금 다른 화폐도 투기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그 화폐들은 투기로 인해 급등락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한 시간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화폐 기능을 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비트코인을 개발한 사람들이 엔지니어다. 화폐라는 게 뭔지 모른다. 국가는 화폐를 관리함으로써 가치의 안정성도 보증하고, 국내 경기변동도 조절하고, 국민경제를 안정되고 순조롭게 운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유 작가는 “비트코인 같은 화폐가 전 세계를 점령해서 각국 정부의 통화조절 기능이 사라진다면 투기꾼한테만 좋을 것이다. 언젠가는 비트코인에 대해 각국 정부와 주권국가들이 불법화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박형준 교수 또한 “본래 취지는 무정부적이고 민주적인 화폐를 기획한 건데 실제 지난 7년간 거래수단, 결제수단으로서 가치는 없었다. 투기수단으로 가치만 강해졌다”면서 “파티는 끝났다고 보는 쪽과 막차라도 타라는 분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책임은 개인이 지지만 국가가 관리는 해야 한다”며 국가 개입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최근 ‘마이크 헌’이라는 초기 개발자가 비트코인은 실패했다고 밝혔다. 거기에 보면, ‘무정부주의적이어야 할 비트코인이 한 줌도 안 되는 세력에 의해 장악됐다‘고 쓰여 있다. 원래 취지하고 결과가 달라진 거다. 귤이 탱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씨줄날줄] 예루살렘과 지옥의 문/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예루살렘과 지옥의 문/오일만 논설위원

    예루살렘은 예로부터 종교 분쟁의 불씨로 통했다. 세계 3대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가 저마다 성지로 모시고 있는 지역이다. 이곳은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솔로몬왕이 세운 통곡의 벽,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승천한 바위돔 사원과 알아크사 사원, 예수가 묻히고 부활한 곳으로 알려진 성묘교회 등이 자리잡고 있다.16억명의 기독교도와 9억명의 이슬람교도, 1600만명의 유대인들이 현재까지 자신의 지역이라고 주장하며 종교전쟁을 펼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부터 1973년까지 4차례 중동전쟁이 일어났고 지금도 대량 살상이 끊이지 않는, 세계적 화약고가 다시 터지기 직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는 폭탄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국제법상 어느 나라에도 속해 있지 않은 지역이다. 지난 70년간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이를 인정하면서 실낱같이 이어 온 평화공존을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결정에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팔레스타인은 물론 주변 중동 국가들, 심지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도 ‘국제법과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천주교는 물론 개신교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슬람 강경 세력들은 ‘지옥의 문이 열렸다’고 경고하면서 전쟁과 테러의 늪으로 빠져들 위기에 직면했다. 트럼프가 세계적 화약고에 불을 지른 이유를 놓고 설왕설래다.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그가 지지 기반인 백인 기독교인들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정책 뒤에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트럼프에게 가장 영향이 크다는 맏딸 이방카의 남편인 쿠슈너는 정통 유대교 신자로, 이방카 역시 그와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했다. 쿠슈너가 지난 8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밀리에 만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구는 1%에 불과하지만 미국 정치계는 물론이고 경제계를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유대인들을 끌어안겠다는 의미도 있다. 이슬람교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당장 중동 내 친미 국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세계 무기 수입 1위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대미 안보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계의 화약고에 불을 지른 트럼프식 일방주의 뒤엔 미국 군산복합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한상균 특사 가능성…이석기·한명숙은 제외될 듯

    “특정인사 사면으로 논란 안돼” 靑 내부 일부 정치인 놓고 이견 사드·세월호 등 시국사범 검토 법조계 “韓 추징금 사면은 의문” 법무부 “내년 초쯤 구체안 마련” 내년 설(2월 16일)을 전후로 단행될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은 ‘민생·서민 중심, 국민통합 기여’란 원칙에 따라 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과 정치인은 배제하고 일부 시국사범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정치인에 대해서는 청와대, 특히 민정라인 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일괄 배제해야 한다는 측과 보수정권 시절 정치적 의도를 갖고 무리한 사법적 판단이 이뤄진 경우를 분리해야 한다는 이견이 공존한다는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 비리기업인과 정치인에 대한 사면권 제한을 강조하셨던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특정인사에 대한 사면으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는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달부터 사면에 대한 구체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선 검찰청에 사면 대상자를 검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면에 대한 실무 작업이 보통 두 달 정도는 필요한데,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안이 마련되지는 않았다”면서 “속도를 낸다면 내년 초쯤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30일 국회에 출석해 “시기적으로 촉박하고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면 검토 대상에는 세월호 집회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를 비롯해 용산 화재 참사 관련 시위,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 반대 집회 등에 참가했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처벌받은 시국사건 관련자들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중 총궐기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보수진영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사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법조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첫 사면인 만큼 사회통합 등의 이슈에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이 전 의원을 사면하면 불필요한 색깔론과 정치적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받아 2년간 징역을 산 한명숙 전 총리는 현재 추징금 8억 8300만원 중 아직 7억 3000여만원을 내지 않은 상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론상 추징금에 대한 사면도 가능하지만, 추징금은 사면 대상이 안 된다는 판례도 있고, 선례도 없다”면서 “여권에선 정치적 의미가 있겠지만, 전례가 없는 추징금 사면을 현 정부가 추진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예루살렘 폭탄’ 트럼프, 24년 권좌 야심 푸틴…스트롱맨들 폭주

    ‘예루살렘 폭탄’ 트럼프, 24년 권좌 야심 푸틴…스트롱맨들 폭주

    2018년이 ‘초(超)불확실성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함으로써, 중동의 정치 지형은 어느 때보다 강한 변화를 맞게 됐다. ‘중재자’로서 미국의 입지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위축된 만큼의 공간은, 호시탐탐 이를 노려 온 러시아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터키·이란으로 이어지는 세력과 미국·사우디·이스라엘의 또 다른 축이 형성해 온 대립 구도가 더욱 선명해졌다. 중국도 ‘중동 진출’의 꿈을 이룰 여지가 생겼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2000년 이래 지속된 ‘푸틴 시대’의 6년 추가 연장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임기로 볼 때 미국의 트럼프, 중국의 시진핑을 넘어섰다. ‘임기 추가’라는 에너지를 더한 첫 번째 ‘스트롱맨’이 된 것이다. 이 강화된 힘은 우선 미·유럽 간의 고리를 약화시킬 전망이다. 혼돈의 중동은, 트럼프 행정부의 시선을 ‘북핵 최우선’ 정책으로부터 빼앗아갈 수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미국 국무부는 6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미국 공관에 발송한 전통문에서 오는 20일까지 정부 공직자들이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렸다. ‘이스라엘 수도=예루살렘’ 공식 천명이 왜 “중동 화약고에 불을 붙인 것”으로 표현되는지를 보여 주는 하나의 장면이다. 아랍권이 어떤 수준의 반발을 보일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조직적인 저항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73년 미국이 친이스라엘 정책을 내놓았을 때는 대미 석유 수출 금지에 단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 수니·시아파 등 이슬람 내부의 갈등이 워낙 깊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인 ‘예루살렘’ 선언에 나선 것도 중동 국가들의 지지부진한 결집력이 한몫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국가들은 즉각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난했지만, 마땅한 대응책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리아나 이라크, 리비아, 예멘 등 상당수의 국가는 장기 내전 상태로 피로감에 젖어 있다. AP 통신은 “아랍권 국가들이 강한 어조로 미국의 결정을 규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응책을 찾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대신 하마스를 비롯한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 등 테러 세력은 더욱 강한 연대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이번 결정에 유럽 등 모든 국가가 우려와 불만을 나타낸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테러 전선의 유대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 예루살렘 수도 이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으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진 미국의 외교 정책을 뒤집는 것이었다. 국제사회가 호응해 온 이·팔 평화공존 구상인 ‘2국가 해법’(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를 각각 건설해 영구히 분쟁을 없애자는 방안)과도 거리가 있다. 그러나 ‘2국가 해법’은 지난 20여년간 가시적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2국가 해법이 오랜 기간 중동 외교의 정통 교본처럼 인식됐지만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한다. 유대민족과 아랍민족 공동의 성지에 장기간 분쟁을 치러 온 각기 다른 민족의 두 국가가 공존한다는 개념이 발상 초기부터 현실성에 맞지 않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스라엘로선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해 점령한 영토의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스라엘 입장에서 스스로 이를 실행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평화 공존 구상은 점차 탄력을 잃었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발표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국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러시아 스캔들로 로버트 뮬러 특검수사에 탄력이 붙으면서 수세에 내몰리는 상황을 면하는 데 도움을 기대했을 수 있다. 북한의 강력한 반발로 ‘이슈화’가 쉽지 않은 북핵 문제보다 위험성이 적은 ‘예루살렘 선언’으로 러시아 스캔들의 국내 이목을 분산시키려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 선언으로 핵심 보수 지지층 결집과 대선 공약 이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인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도 트럼프 행정부의 친이스라엘 행보에 우호적인 편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을 이행하면서 미국 내 이스라엘 유권자뿐 아니라 보수 지지층 결집이라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현지언론은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중동 ‘지옥의 문’ 연 트럼프…세계가 요동

    중동 ‘지옥의 문’ 연 트럼프…세계가 요동

    사무총장 “이·팔 협상서 결정” 아랍권 반발… 국제사회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곧 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는 1967년 정해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건설, 영구히 분쟁을 없애자는 미국의 외교적 해법인 ‘이·팔 평화공존’ 구상(두 국가 해법)을 정면 부정한 것으로, 중동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발표 직후 환영의 뜻을 밝힌 이스라엘을 빼고, 국제사회는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으며 아랍권은 강력히 반발했다. 영미권의 거의 모든 주요 신문들도 “매우 위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인정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의미 있는 중동평화 절차’를 강조하면서 “이런 노력을 해칠 어떤 행동도 절대 피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지옥의 문을 연 결정”이라고 경고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슬람 세계에 분노를 불러일으켜 새로운 긴장과 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중동 내 미국의 주요 동맹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극단주의를 조장하고 대(對)테러전쟁을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긴급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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