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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주민 하소연 듣는 구청장 될 것…편중된 복지·문화시설 안배”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주민 하소연 듣는 구청장 될 것…편중된 복지·문화시설 안배”

    “주민이 하소연할 수 있는 구청장, 언제든 항의할 수 있는 구청장이 되고 싶습니다.” 이승로 서울 성북구청장은 22일 구청장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이라는 단어를 유독 많이 썼다. 현장을 중요시하는 그의 신념은 1995년 30대 중반 처음 구의원이 됐을 때부터 시작됐다. 평범한 주민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 개선 방안 등을 내놓을 수 있도록 주민이 있는 곳, 삶의 현장을 찾아다니겠다는 게 그의 오래된 약속이다. 민선 7기 성북구청장으로 일하면서도 이 구청장은 ‘이동하는 현장 구청장실’ 등 주민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선거 소회가 있다면. -정말 많은 표(득표율 64.4%)를 주셨기 때문에 만족의 기쁨보다는 주민들의 기대치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더 컸다. 무겁고 조심스럽다. 지금까지 열 개의 일을 했다면 이제는 열다섯 개, 스무 개의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순수하게 가진 것 이외의 것(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이 많이 작용을 했기 때문에 겸손하게 구청장직을 수행하려고 한다. 앞에 서서 지휘봉을 휘두르는 구청장이 아닌 어렵고 힘들 때 근거리에서 의지하고 하소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유세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가 “구청장과 쉽게 면담할 수 있으면 좋겠다”였다. 구청에 알아보니 구청장 업무가 굉장히 빡빡하다 보니까 사전에 면담 일정을 조정하는 게 힘들다고 들었다. 그래서 주민이 구청을 찾아오는 것보다 내가 주민을 만나러 가야겠구나 생각했다. 매일은 어렵겠지만 동별로 이동하는 현장 구청장실을 운영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선거 기간 중 어려운 점도 있었다. 매우 많은 단체, 관계자가 민원을 제기했다. 그중에는 이기적 요구와 함께 “우리의 요구를 들어 줘야 당선될 수 있다”고 말하는 단체도 있었다. 하지만 표를 빌미로 한 님비(NIMBY)에 대해서는 과감히 반대 의사를 밝혔다. 대신 다른 성북구민의 지지를 받겠다는 각오였다.→우선적으로 처리할 현안은 무엇인가. -전임 김영배 구청장이 워낙 잘했다. 김 전 구청장이 해 왔던 사업 중 공동체 사업, 마을 사회적기업 등 관련 부서와 협의해 승계할 부분은 이어 나가려 한다. 그 밖에 성북구의 고질적인 민원을 우선순위로 처리하려고 한다. 먼저 지역 내 편중된 시설들에 대한 안배가 필요하다. 가령 복지시설의 경우 ‘성북 을’ 지역에 편중돼 있다면 문화공간의 경우 ‘성북 갑’ 쪽에 몰려 있다. 4년 내 빠른 속도로 시설들을 안배하려고 한다. 이 밖에 공공 주차장 문제, 폐쇄회로(CC)TV 문제 등은 추경해서라도 우선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재개발 문제의 경우 과거 시의원하면서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서 일해 봤지만, 행정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다. 6부 능선을 넘어선 곳의 경우 시간을 지체하면 할 수록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최대한 지원을 해서 시간을 단축하려고 한다. 반면 지지부진하게 조합원 갈등이 커지는 곳의 경우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4년간 구 발전 구상은. -크게 세 가지로 사람 중심 가치를 실현하는 주거환경 및 교통체계 개선, 소외 없이 이웃과 행복한 복지·문화 공동체 조성, 활력이 넘치는 살맛 나는 경제도시 구현이다. 주거환경과 교통체계 개선의 경우 유해환경 업소 정비, 내부순환로 월곡 하향 램프 설치, 골목길 안심 프로젝트, 정릉 북악산 생태 탐방로 조성 등 10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사람과 숲이 공존하고 교통체계가 개선된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에서 성북구 주민들이 질적으로 개선된 주거환경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복지·문화 조성은 구체적으로 노인복지관 건립, 건강100세 지원센터 조성, 성북동 근현대 문학기념관 조성 등 10대 사업이 포함된다. 고령화·저출산 극복을 위한 수요자 맞춤형 복지정책 다각화는 물론 생활공간과 밀접한 곳에 체육 문화 활동 증진 인프라를 조성해 전 세대, 모든 계층이 소외 없이 이웃과 즐기고 누리는 행복한 도시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경제도시 구현은 창조지식 문화벨트 조성,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제작지원센터 건립, 청년창업 지원,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의 활성화, 정릉천 만남의 광장 조성 등이 포함된다. 성북구에 8개 대학이 있는데, 이를 활용해 청년 인재들이 지역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고 더불어 골목상권이 활성화돼 도시 전체가 활력이 넘치도록 하고 싶다. →문재인 정부에서 지방분권을 강조하는데 향후 가야 할 방향은. -국세를 지방세로 대폭 전환해야 한다. 총 조세 대비 20%인 지방세의 비중을 40%로 확대해 독자적인 재정 운영이 가능하도록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중앙에서 재원과 권한을 쥐고 있다 보니 지방정부만의 특성을 살리기가 힘들다. 지방분권은 대통령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출직 지방자치단체장, 구의원들이 국회의원들과 교감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청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오랜 시간 지역에 머물면서 주민과 소통하며 형님처럼, 아저씨처럼 남고 싶다. 마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민들이 쉽게 찾아와 자문을 구하는 어른이 되는 게 목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주민과 끊임없이 만나 소통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이승로 구청장은 30대에 2대 지방선거 구의원 무소속 당선…“모든 것은 현장에”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1959년 전북 정읍 시골 마을 농사꾼의 2남 4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급격히 기우는 집안을 살리기 위해 학업과 농사일을 병행해야만 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정읍농림고등학교(현 정읍제일고) 농기계과에 진학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등학교 시절 늘 반장을 맡았고 동아리에서도 리더를 맡아 활동했다. 이후 생활고로 대학 진학을 미룬 채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식품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고향을 떠나 1986년부터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서 정치 입문 직전까지 냉동식품 유통업을 하면서 석관동이 제2의 고향이 됐다. 1995년 실시된 제2대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석관·장위동 지역 성북구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30대 중반으로 6명의 후보 중 가장 젊은 후보로 성북구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그가 초선의원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민생현장’이었다. 민원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일의 해결 과정을 주민에게 소상히 설명했다.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주민이 원하는 건 자신들의 의견과 주장이 정당한 절차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그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초선 구의원 당시 스스로 다짐한 ‘모든 것은 현장에서’라는 약속을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두 번의 구의원 이후 2002년 서울시의원, 2006년 성북구청장 등에 도전했지만 낙선했다. 2007년 당시 정동영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 2012년 건강진단에서 위암 2기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1년여의 항암치료 기간을 견디고 암을 극복해 냈다. 이후 54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서울시의원이 됐으며 뉴타운 사업이 해제된 장위 13지구를 도시재생사업에 포함시키는 등의 현장 정치로 주민의 호응을 얻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창업가 정신 잃은 재벌3세에 반감… 상생 생태계 만들어 공존해야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창업가 정신 잃은 재벌3세에 반감… 상생 생태계 만들어 공존해야

    ‘기업 보는 눈을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기획이 마지막 회에 도달했다. 서울신문은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조사하고 부정적 인식에 대한 원인과 극복 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가깝지 않은 길을 돌아 10회에 걸쳐 짚어봤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는 기업이 존경받지 못하는 게 누구의 탓인지,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은 무엇인지 등을 전문가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자국민의 가장 열렬한 존경과 사랑을 받는 스웨덴 재벌가 발렌베리 그룹도 살펴봤다.22일 서울신문 취재에 응한 전문가들은 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부정적인 것은 우선 기업 스스로의 탓이지만 정치권력 등 외부적 원인도 존재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 스스로의 원인으로 ‘불공정 경쟁’을 꼽았다. 그는 “기업 활동이 주주의 이익이 아닌 오너 일가 이익을 위해 이뤄진다”면서 “기업 경영은 폐쇄적이고 한진그룹에서 보듯 오너 일가의 전횡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보단 일부 개인의 부 축적 수단으로 전락한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창업 세대의 2세, 3세들은 기업가가 아니면서 기업가가 누려야 할 것을 누리고 있지 않으냐”면서 “초기 창업가 정신은 사라지고 사회에 대한 긍정적 기여보다는 지금까지의 유산을 누리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 인식에도 일부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일자리 창출, 투자를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는 기본 단위이며 이런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기업가인데 이 둘을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업가들이 하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 느끼는 반감이 반기업 정서로 흐른다”고 말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기업을 노동자 반대편에 선 상대자로 생각하는 대결구도로 보고 있다”면서 “서구에서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 좋은 성과를 내는 존재로 인식 전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치권도 일부 원인을 제공했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경제적 성취를 통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그 과정에서 정부가 자원배분에 직접 개입한 경우가 많았으며, 그 때문에 정경유착이나 부정부패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는 데는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가 혁신과 성장을 통해 사회와 공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법 잘 지키면서 돈 잘 벌어 사회에 기여하라는 단순명료한 얘기다. 최 교수는 “옛날 말로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기업이 잘 안 될 때 갑질을 더 하고 협력업체를 쥐어짜는 것”이라면서 “기업 생존이 어느 정도 되고 글로벌화되면 내부거래를 끊고 협력업체들도 매출을 몇 조원씩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매출만 늘렸다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고, 소비자가 열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원가 절감을 하면서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을 두고 ‘일자리 킬러’라고 공격했지만 소비자들이 ‘내게 혜택 주는 기업’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주식은 2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성 교수도 “기업이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자본에 단순히 비례하는 수익이 아니라 보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인식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게 기업의 가장 본질적인 역할이면서 그런 기업과 기업가가 늘어날 때 경제성장의 원천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큰 틀에서 최 교수, 성 교수와 비슷한 의견이었지만 ‘공존’에 더 무게를 뒀다. 그는 “사회와 공존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건 단순히 욕 안 먹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면서 “사회에서 ‘기업은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이 있어야 기업도 오랫동안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의 경우 기업이 특정 지역에 터를 잡고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에 기여를 하다 보니 주민들이 ‘지역을 위해 일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면서 “그래서 가족끼리 상속하더라도 상속세를 면제해 주자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고 예를 들었다. 정부 규제가 기업의 성장을 일정 부분 막고 있다는 주장에도 대부분이 공감했다. 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경제를 성장시켜야 국민 인식도 나아질 텐데 규제 탓에 제약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안 교수는 “기업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대로 사업할 수 있는 자유인데, 현재 우리나라의 관련 정책 규제는 그걸 가로막고 있다”면서 “규제들이 줄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증가해 왔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규제 때문에 젊고 새로운 기업이 크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을 위협하는 새 기업들이 글로벌로 떠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규제 덕분에 오히려 재벌 기업이 보호받고 있다”면서 “대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으면 설 자리를 잃기 때문에, 대기업을 때려잡을 게 아니라 새로운 기업을 키워나가는 게 중요한데 정부가 우물 안 개구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 규제 역시 기업이 사회와 공존하는 활동을 하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기업의 성장이 결국 사회적 책임으로 환원될 때 그 성장을 지지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서 “어차피 사유재산 축적을 위한 사적인 기업으로만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있어서 ‘성장해야 하니 규제를 풀어 달라’고 하면 ‘누구를 위해서?’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가 성장을 실제로 막느냐 안 막느냐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근본적으로 기업을 성장시켜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있느냐에 답을 할 수 있어야 규제 완화를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용연 의원, 서울시 산하 13개 병원의 재정 적자 혁신적 해결 촉구

    김용연 의원, 서울시 산하 13개 병원의 재정 적자 혁신적 해결 촉구

    서울시의회 김용연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4)이 제10대 서울시의회 개원 후 첫 행보로서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보건복지위원회 소관부서 업무보고에 참석하여 서울시 보건복지 현안에 대해 확인하고 질의 답변을 통해 의정 활동의 포문을 열었다. 김용연 의원은 7월 17일 시민건강국 업무보고에서 서울시 산하 13개 병원의 재정 적자 심화로 매년 600~650억 규모의 보조금이 투입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기존 정책의 혁신적 변화를 통해 재정 자립도를 확보하여 재정 적자 해결을 촉구하였다. 김 의원은 “매년 천억에 가까운 보조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병상 수 150개 미만의 소규모 병동 통합, 시민들이 부담을 느끼는 MRI 등 고가검사 비용의 파격적 절감, 의료진 개편, 의료진 동기부여를 위한 인센티브제도 도입 등 현 정책 자체의 과감한 변화를 통해 적정진료와 의료 서비스 수준 개선으로 공공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재단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7월 19일에 진행된 서울의료원 업무보고에서는 강남분원의 경우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진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장례식장 운영을 위해서만 존치되고 있기 때문에 장례식장 기능을 본원으로 통합하고 의료진들의 의식 개선을 통하여 적극적인 재정 적자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 외에도 복지본부 업무보고에서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장애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강서구의 경우 대다수가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초등학교 폐교 등 각종 인프라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다양한 계층의 공존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신혼부부 및 사회초년생 등 청년층 대상으로 한 임대아파트 입주조건 완화를 요구하였다. 또한 정신질환자들의 사회복귀가 사회적 쟁점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낮병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 지고 있으며, 저변 확대를 통해 우울증 환자부터 중증 질환자까지 그 대상자와 가족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빠는 고속철 타고 서울~개성 출퇴근…아들 軍복무는 딱 6개월

    아빠는 고속철 타고 서울~개성 출퇴근…아들 軍복무는 딱 6개월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면서 분단 73년째인 남북 관계는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문 대통령이 “연내 종전선언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이런 훈풍이 20년간 계속되면 한반도는 어떻게 변할까. 남과 북이 하나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휴전선을 허물고 자유롭게 오가며 평화롭게 공존한다고 상상할 수 있지는 않을까. 20년 후인 2038년 한반도의 모습을 각종 보고서와 북한 전문가 인터뷰로 재구성했다.삼성전자 입사 3년차 김정훈(34)씨는 서울에서 개성으로 출퇴근한다. 삼성전자는 2034년 개성공단 가동 30주년을 맞아 이곳에 국내 10번째 사업장을 설치했다. 개성은 서울과 가깝고 수출 창구인 인천과도 인접해 국내 주요 대기업 대다수가 생산기지를 세웠다. 서울에서 개성까지는 약 50㎞의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웬만한 수도권과 출퇴근 시간이 비슷하다. 시속 350㎞의 고속철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개성, 평양, 신의주로 달리는 고속열차는 2030년부터 운행됐다. 2018년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과 북이 손잡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과거 두만강역에서 평양역까지 900㎞를 이동하는 데 무려 27시간이 걸리던 북한은 ‘철도강국’으로 탈바꿈했다.부산에 사는 나상진(45)씨는 여름휴가로 평양 여행을 계획 중이다. 부산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평양 순안공항까지 1시간이다. 첫날은 을밀대, 부벽루, 영명사 등 평양 8경과 주체사상탑,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 만수대, 개선문 등을 둘러본 뒤 저녁에 대동강 맥주축제를 찾을 계획이다. 대동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야경과 함께 7가지 맥주를 즐기는 이 축제는 2016년 첫 개최 당시 외국인 5000명 등 4만 5000명이 참가할 정도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매년 7월 말~8월 초에 열리는 한반도 최대 맥주 축제로 자리잡았다.숙소는 평양의 랜드마크인 류경호텔을 골랐다. 지하 4층, 지상 101층 규모의 이 호텔은 삼각뿔 형태로 객실만 3700개에 달한다. 이 호텔은 원래 김일성 주석 80회 생일(1992년)에 맞춰 개장하려 했으나 경제난으로 완공식을 미루다 2019년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먹거리 1순위는 옥류관 평양냉면이다. 1960년 문을 열어 어느덧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옥류관은 1·2층 면적이 1만 2800㎡로 한번에 2000명이 식사할 수 있지만, 수백명이 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평양 관광을 마치면 함흥 마전해수욕장에서 서핑 강습을 받을 예정이다. 마전해수욕장은 유달리 맑고 푸른 바다에 백사장이 6㎞나 뻗어 있어 이국적인 경치를 뽐낸다. 북한을 찾는 관광객 수는 2016년 10만명에 불과했으나 현재 2000만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대학생 김진수(20)씨는 지난달 입대했다. 남과 북은 사실상 하나가 됐지만 병역의 의무는 아직 그대로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을 허문 독일도 지난 2011년까지 22년간 징병제를 유지했다. 군생활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휴전선 사이로 북한과 총부리를 맞댔다는 건 교과서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양측 정부는 남북 연합훈련의 정례화를 논의 중이다. 이를 두고 일본도 중국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군의 주요 임무는 동북아 평화 유지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중국 접경지대에 배치된 북한 병사는 중국어를, 경상도와 전라도 남한 병사는 복무기간 동안 일본어를 의무적으로 배워야 한다. 남과 북을 합쳐 한때 185만명에 달했던 병력은 50만명으로 줄었다. 복무기간은 6개월이다. 정부는 30년 이내에 모병제 전환을 완료하고, 전체 병력도 20만명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역사부터 언어, 교육, 의료 등 각 분야마다 남북 통합을 위한 공동 기구들이 생겨나고 있다. 남북한이 하나의 체제로 통일됐을 때 사회적 충격을 줄이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특히 의료분야의 경우 발 빠르게 움직여 ‘남북 보건의료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으로 북한이 국제적 수준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남북 공동기구가 설치됐다. A대 병원 정신의학과 김정현(55) 교수는 10년째 이 기구에 참여해 북한 의료진에 선진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실제 2012년 남한의 7배에 달하던 북한 산모 사망률은 절반으로 감소해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 북한 영아와 아동 사망의 주요 원인이던 조산, 감염성 질환도 50%나 급감했다. 하지만 이주민들의 경력 인정을 놓고 빚어지는 갈등도 있다. 북한에서 의과대학을 나와 20년간 외과 의사로 활동해 온 류경진(45)씨는 얼마 전 서울로 이주했지만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남북 정부는 미래 통일 대한민국 일자리 기구를 만들어 서로 다른 시스템 속에서 양성된 전문가들의 경력을 어떻게 통합해 나갈지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지속 중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도움 주신 분 고경빈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병욱 북한개발연구소장
  • ‘빨리빨리 통일’ 강박 버려야…남북, 잦은 왕래 통한 신뢰부터

    ‘빨리빨리 통일’ 강박 버려야…남북, 잦은 왕래 통한 신뢰부터

    “통일은 멀지 몰라도 다시는 전쟁 걱정을 하지 않도록 확고한 평화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오찬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를 만나 “남북이 서로 교류하고 오가면 김구 선생의 간절한 꿈이 이뤄질 거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핵문제 해결 및 항구적 평화 정착, 지속 가능한 남북 관계 발전,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추진 등을 추진하다 보면 언젠가는 궁극적 목표인 남북 통일에 닿지 않겠냐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통일을 하려면 ‘통일 강박’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이 하나의 주권을 가진 국가가 되는 것만을 통일이라고 정의하면 ‘평화 공존’이 힘들어진다고 했다. 남북이 오랜 기간 왕래해 상호 신뢰가 구축된 후대에 상황에 맞는 ‘통일 모델’을 결정하면 된다는 의미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지난달 말에 발간한 저서 ‘평화의 규칙’에서 “통일에는 단일민족 국가, 연방제, 낮은 단계의 연방제, 남북연합 등의 네 개의 길이 있다”며 “꼭 단일민족 국가로 통일을 해야겠다면 흡수 통일이거나 무력 통일밖에 없는데 남북이 원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이 평화롭게 살며 자유롭게 왕래하면 통일’이라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이나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도 통일 모델 중 하나라는 뜻이다. 실제 통일은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분단을 극복한 지리적 측면에서의 ‘국토 통일’, 정치적인 ‘체제 단일화’, 경제적인 면에서 ‘두 경제권의 통합’,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민족 고유의 동질성 회복’ 등이다. 남북이 그간 진행한 통일 논의 중 가장 발전한 모델은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이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 1조에서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라고 선포했다. 여기서 ‘자주 통일’은 7·4 남북공동성명(1972년)에서 언급한 통일의 3대 원칙(자주·평화·민족대단결)에서 나왔다. 판문점 선언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도출한 ‘6·15 선언’의 정신도 담고 있는데 이 선언에는 통일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들어 있다. ‘남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했다’는 대목이다. 연방제는 통일 국가의 중앙정부가 군사권과 외교권을 행사하고 지역정부는 내정에 관한 권한만 행사한다. 연합제는 각각 군사권이나 외교권을 가진 주권 국가의 협력 형태다. 이 둘의 공통점은 군사권과 외교권은 남북이 각각 보유하고 점진적으로 통일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베트남(1975년), 독일(1990년), 예멘(1994년) 등의 통일 사례도 향후 남북이 발전시킬 통일 모델을 위한 중요한 교과서다. 우선 독일은 동독이 자발적으로 서독에 편입되면서 통일을 이뤘다. 이들은 ‘평화 통일 및 주변국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 박경서 대한적십자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통일을 위해 무거운 의제 보다 ‘서로 접촉하며 서로 변하자’는 기치 아래 자주 만났다”면서 “프랑스와 영국이 세계전쟁을 떠올리며 독일의 통일을 반대하자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는 ‘평화가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평화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유명한 말로 주변국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국민적 합의도 필수적이다. 소수 권력층에 의해 통일을 이룬 예멘의 경우, 북예멘의 이슬람 문화와 남예멘의 공산주의가 공존하지 못해 내전이 일어났다. 무력 통일을 한 베트남도 북베트남의 공산주의 체제를 급격히 도입하면서 남베트남에서 많은 난민이 발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文대통령 ‘新베를린 구상’ 이후 급물살 비핵화와 북·미 수교 등 포괄적 논의 中 쌍중단 등 주변국과 로드맵 공감대도“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려면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 재단에서 지난해 7월 ‘신베를린 구상’을 밝히며 ‘평화체제 로드맵’을 이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하던 당시에는 현실성이 낮아 보였다. 하지만 돌아보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새롭고 명확한 청사진이었다.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가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한 뒤 종국에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평화체제가 유지, 심화돼 평화 공존 상태가 공고화·제도화된 상태)을 이루겠다는 뜻이었다. 실제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서 올해 내 종전선언을 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따라서 9월 유엔총회 등 정전협정 65주년인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1953년 7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듬해인 1954년 제네바 정치회의에서 처음 논의됐다. 정부는 ‘한국 통일 14개 원칙’을 제안했지만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거 실시 범위, 외국군 철수 등에 대해 한국·유엔 참전국과 북한·중국·구소련(현 러시아)의 이견이 커서 결렬됐다. 남북은 1990년부터 2년간 진행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발효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서 “정전 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이런 평화 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1997년부터 2년간 실시한 ‘4자회담’(남·북·미·중)은 북한이 ‘미·북 간 평화협정 체결’ 및 ‘주한미군 철수’를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결렬됐다. 평화체제의 관문 격인 종전선언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10·4 선언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평화체제 로드맵은 11년 후 판문점 선언에서야 구체화됐다. 처음으로 북 비핵화 문제를 포함시켰고 전쟁의 종식과 단계적 군축을 담았다. 정전 체제 종식을 위한 청사진도 명시했다. 한마디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합판’인 셈이다. 그간 주변국도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을 내놨다. 지난해 남북에 전한 러시아의 방안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비확산을 공약하고 한·미 양국이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서 대화에 나서는 식이었다. 중국은 더 나아가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쌍중단’(북 핵·미사일 개발 및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의 병행)을 주장해 왔다. 실제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발표하고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한·미 양국도 오는 8월 진행하려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을 유예했다. 어느 정도는 주변국의 제안이 현실화됐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설명하지만 군사적 신뢰 구축, 군비 통제가 또 다른 축”이라며 “이런 점에서 그간 한반도의 분단, 전쟁, 냉전은 동북아 지역 질서를 대립으로 나가게 하는 계기였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의 다자 간 안보협력이 함께 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에서 ‘한국과 아세안,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를 주제로 열린 ‘싱가포르 렉처’ 연설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 번 만나보니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 전문. ◇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북미 정상회담은 평화의 길을 밝혔습니다. 먼저, 세기적인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해 주신 싱가포르 국민들과 정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연구에 있어서 세계 최고이며, 이를 통해 아시아의 가치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렉쳐에 초청해 주신 동남아시아연구소에 각별한 우정을 느낍니다. 작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센룽 총리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서로 방문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고대하던 만남이 이뤄져 아주 기쁩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곧 평화입니다.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싱가포르를 말할 수 없습니다. 작은 어촌에서 시작한 싱가포르의 역사는 평화를 일궈가며 번영에 이르렀습니다. 냉전과 콘프론타시로 반목하던 시기 싱가포르는 아세안 창설을 주도하고 대화를 이끌었습니다. ‘아세안 중심’이라는 가치를 세워냈고, 아세안+3,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통해 아세안의 외연을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동남아시아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세안이 있었습니다. 지역협력이라는 제3의 길을 개척하며 지역의 안정을 유지했고,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는 가장 앞장 서 평화를 추진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곳입니다. 무슬림과 불교, 기독교와 힌두교, 도교와 유교에 사회주의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세안은 이처럼 다양한 문명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싱가포르가 아세안과 함께 달성한 평화는 아세안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21세기를 평화와 공존의 세기라 부를 수 있다면 21세기는 아세안의 세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 중심에 싱가포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그 누구보다 평화를 원합니다. 한국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었고, 늘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며 많은 고통을 감내해왔습니다. 저 또한 삶의 터전을 뒤로한 채 빈손으로 피난선을 탄 전쟁 피난민의 아들로서,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한 싱가포르의 일관된 노력이 이곳을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평화를 일궈온 싱가포르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했다고 여깁니다. 평화를 향한 아세안과 싱가포르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평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더 큰 번영으로 함께 가자고 말씀드립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에게 아세안은 평화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갈 동반자입니다. 함께 경제발전을 이뤄낼 교역파트너이자 투자대상국입니다. 이제는 이웃을 넘어 가족과 같은 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세안과 함께 미래를 열어가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작년 5월 취임 직후, 역대 최초로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하여 아세안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9월에는 제 고향인 부산에 아세안 대화상대국 중 처음으로 아세안 문화원을 건립했습니다. 11월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순방하여 ‘신남방정책’을 선언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베트남을 다시 방문해 쩐 다이 꽝 주석과 함께 역내 평화증진과 상생번영을 위한 실질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곳에 오기 직전 인도 모디 총리와도 역내 다자협의체에서 더 깊은 공조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1975년 수교 이래,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 역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통의 지향점을 가지고 함께 협력해왔습니다. 양국은 모두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수많은 도전을 극복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부존자원이 없지만 ‘사람’을 희망으로 여겼고 인재를 양성했습니다. 국민들의 힘으로 ‘적도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어제 리센룽 총리님과 나는 싱가포르와 한국 간의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합의했습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교류가 확대될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협력이 이뤄질 것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미 싱가포르의 주요 랜드마크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시대를 함께 준비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이 한층 긴밀해질 것입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관계입니다. 평화와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최적의 동반자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과의 관계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의 주요 국가들 수준으로 격상, 발전시켜 간다는 전략적 비전을 갖고 있고, ‘신남방정책’을 역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남방정책’은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더 많이 더 자주 사람이 만나고, 실질적 협력을 위해 상생 번영의 기회를 넓히며 한반도와 아세안을 넘어 세계평화에 함께 기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금년도 아세안의 의장국으로서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있으며, 한국의 ‘신남방정책’ 핵심 파트너입니다. 싱가포르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가 심화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균형추이며 동서양 문명의 용광로입니다. 작지만 아주 거대한 품을 가진 나라입니다. 불교의 절과 힌두교의 사원, 기독교의 교회와 이슬람의 모스크, 도교의 사원이 하나의 거리에 어울려 있고 9000여 개의 다국적 기업 회사원들이 이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다인종, 다문화의 화합과 조화에 있어서 세계 최고입니다. 무엇보다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이념의 편견이 없고, 이념에 끌려 다니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이념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력 위주의 실용을 우선하는 사회이며 그 어느 나라보다 청렴합니다. 또한 사법체계가 가장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화합과 조화를 이룬 싱가포르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한국은 이념의 대결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아 왔습니다. 남북 분단은 이념을 앞세운 부패와 특권과 불공정을 용인했고 이로 인해 많은 역량을 소모했습니다. 그런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도 지금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에게 배워야 할 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싱가포르의 대담하게 상상하고 대담하게 실천하는 힘도 바로 실력과 실용, 청렴과 공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으로 세계 환적량 7분의 1 이상을 처리하며, 컨테이너를 바다로 띄워 보내는 세계 2위의 항구를 이뤘습니다. 싱가포르의 차세대 국가비전인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선제적 대응입니다. 그 혁신 프로젝트의 하나가 자율주행 택시입니다. 좋은 대중교통으로 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싱가포르의 목표는 자가용 차량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생각까지 바꿀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혁신적인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의 도전을 보면서 아시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나는 한국도 대담한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는 싱가포르에는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 남북 경제협력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그 시작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누구나 꿈이라고 여겼던 일입니다.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리게 될 것입니다.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의 실력을 공정하게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 위에 번영이 꽃피는 한반도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한반도가 평화를 이루면 싱가포르, 아세안과 함께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남북 간의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미 정상들은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았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자신에 찬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인식을 함께해왔습니다. 이러한 공동의 인식하에 한미 양국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양국의 특사단 왕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는 “역사적 대전환”의 모든 과정을 함께해왔으며, 앞으로도 함께해 나갈 것입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남북 관계의 정상화는 북미 관계의 정상화에 이어 북일 관계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북일 관계의 정상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일본과도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자 합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일본과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고, 판문점 선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베이징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는 공동의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준비하기로 합의했고, 한반도와 유라시아가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나는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 만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지만 정상 간 합의를 진정성 있게 이행해 나간다면 분명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국과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한다면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평화체제가 이뤄져 경제협력이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과 ‘센토사 합의’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합의로 기록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까지 지지해 주신 것처럼 싱가포르와 아세안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합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그동안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왔습니다. 특히 아세안은 2000년 이후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을 통해 북한과 국제사회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회의로서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일관된 목소리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돌아오도록 독려해왔습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가는 여정에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달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아시안게임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화합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한국과 아세안 간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내로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 협력이 강화되길 바랍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에 아세안은 북한과 호혜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한-아세안 FTA를 통해 개성공단 상품에 한국산과 동일한 관세혜택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여 남북 간 경제협력을 지원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통해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한때 활발했던 북한과 아세안 간의 경제협력이 다시 활성화될 것입니다. 북한과 아세안 모두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세안과 한국, 북한과 유라시아 경제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어 아세안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싱가포르가 이룩한 화합과 조화는 21세기 인류의 이념입니다. 동과 서, 남반구와 북반구, 세계가 만나는 지금 싱가포르는 그 교차점에서 용광로가 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가 지난 50년의 성취를 넘어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내리라 확신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며,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정착이라는 한반도의 목표에도 항상 함께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아시아의 평화로 아시아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아시아의 번영으로 인류의 희망을 만들어 냅시다. 감사합니다. 싱가포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고] 아일라, 전장에 뜬 달/ 신지영 국가보훈처 사무관

    [기고] 아일라, 전장에 뜬 달/ 신지영 국가보훈처 사무관

    ‘아일라’는 이름 그대로 은은한 달빛 같은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잔잔한 감동이 달빛처럼 켜켜이 내려앉기 때문이다. 지난 봄, 기적 같은 남북정상회담과 연이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로 한반도에 모처럼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이런 시기에 전쟁영화를 본다는 것이 시의적절한지 의문이 들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런 편견을 불식시키듯, 영화는 시작부터 숨 막히게 아름다운 한반도의 산하를 조망하며 의연한 장관을 연출한다. 손에 잡힐 듯 펼쳐지는 농가의 평화로운 일상은, 곧 깨어질 운명의 서막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더욱 위태롭다. 평온하던 일상이 적의 포탄에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 마침내 전쟁의 참혹함이 온몸으로 훅 끼쳐온다. 6․25 전쟁은 비단 우리만의 아픔이 아니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맺어지기까지 전장에 뛰어든 세계 21개국 젊은이들이 함께 짊어진 아픔이자 씻을 수 없는 상처였다. 전쟁과 함께 고국에 남기고 온 그들의 꿈과 사랑은 포말처럼 흩어진다. ‘아일라’는 그렇게 사라진 그들의 청춘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6․25를 다룬 숱한 영화들 가운데 이 영화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우리의 전쟁을 남과 북의 대립적 시선이 아닌, 이역만리 터키의 관조적 시선으로 응시하기 때문이다. 특유의 신파를 넘나들면서도 담백한 진정성을 담고 있어 오히려 애잔하다. 터키는 6․25전쟁이 나자 유엔결의에 따라 신속하게 파병결정을 하고 연인원 2만 명이 넘는 병력을 보낸다. 이들 가운데 우리의 주인공 ‘슐레이만’이 있다. 개미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거친 바다를 건너 이름도 모르는 낯선 항구, 부산에 도착한다. 그렇게 발 디딘 한반도는 이미 살육이 일상화 된 전장의 한복판이었고, 죽은 자에게도 살아남은 자에게도 이를 데 없이 처절한 비극의 땅이자 속절없는 혼돈의 땅이었다. 그 속에서 천여 명의 터키군이 목숨을 잃었고, 462명이 고국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한 채 부산에 잠들어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50년 11월 평안남도 군우리도 중공군의 파상공세에 쑥대밭이 된다. ‘아일라’는 울 수조차 없는 극한의 공포 속에 덩그러니 남아 차갑게 식은 엄마의 손을 필사적으로 잡고 있다. 피붙이를 잃은 어린 짐승처럼 겁에 질린 눈이 어둠 속에서도 애처롭게 빛난다. 슬픔의 여운이 오래 남는 장면이다. 슐레이만은 그 죽음의 나락에서 하얀 박꽃 같은 아이를 건져 올리고는 ‘아일라’라 이름 짓는다. ‘아일라’는 터키어로 달을 뜻한다.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전쟁 속에서도 차츰 웃음과 삶의 희망을 되찾는다. 전쟁이 끝나고 60여년의 세월이 흘러 헤어졌던 슐레이만과 아일라가 다시 만날 때, 그리고 그 모습이 실사(實寫)로 이어질 때, 먹먹한 감동과 함께 결코 가볍지 않은 역사의 무게가 오롯이 전해진다. 6․25는 우리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처참한 전쟁이었지만, 또한 도처에 크고 작은 기적들을 전설처럼 꽃피웠다. 흥남에서 메러디스 빅토리호로 무려 14,000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알몬드 장군의 결단이나, 1․4후퇴를 앞두고 천명의 고아들을 무사히 남하시킨 딘헤스 대령과 블레이즈델 군목의 용기, 천막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고 사단 첫 전사자인 카이저 중사의 이름을 따 가이사라 명명한 미40사단 장병들의 노고 등 눈물겨운 미담들이 곳곳에 스며있다. 영화 속 터키군 또한 수원에 앙카라 고아원을 세워 전쟁고아들을 돌본다. 우리정부가 유엔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마침 다가오는 7월 27일은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평화야말로 진정한 보훈이고 진정한 추모”라고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셨듯이, 오늘의 이 평화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전쟁의 상흔은 6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서,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긴 기다림 속에서 엄연히 진행 중이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더 이상 이산의 아픔을 견딜 수도 길들일 수도 없다. “아빠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산다”는 슐레이만의 대사가 귓전을 울린다. 슐레이만과 같은 이 땅의 무수한 아버지들을 떠올리며, 다시는 전쟁의 아픔 없는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기약해본다.
  • 김진태 “김성태, 가르치려 들지 말고 당무 손 떼라”

    김진태 “김성태, 가르치려 들지 말고 당무 손 떼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새로운 보수’ 발언에 대해 반발하며 “가르치려 들지 말고 즉각 당무에서 손을 떼라”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김성태 의원이 류근일 전 주필 발언을 수구냉전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보수 이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평등과 평화를 강조하는 걸 보니 민주당이 부러웠나보다. 그런데 솔직히 몇번을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된다. 본인도 알고나 하는 얘긴지 모르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는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이 ‘김성태 권한대행이 보수이념을 해체하려 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김성태 권한대행이 11일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평화와 정의, 공존과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라면서 “고정불변의 도그마적인 자기 이념에 갇혀 수구 냉전사고를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보수의 자살이자 보수의 자해”라고 반박한 것을 가리킨 것이다. 김진태 의원은 “원내대표로부터 이념교육을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본인은 원내협상을 하라는 원내대표로 추대된 거지, 당 대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선생님이 안 계신 틈에 반장이 수업하자고 하면 학생들이 따르겠나? 그냥 선생님 오실 때까지 자습이나 시켜야 한다”며 반발했다. 김진태 의원은 “아무런 권한도 자격도 없는 분이 기회만 있으면 보수이념이 어쩌고 하니 민망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비대위원장 추천에 관여하지 않겠다면서 이국종 교수에게 왜 비대위원장을 권유했나. 이것부터 약속 위반”이라면서 “즉각 당무에서 손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인사]

    ■법무부 ◇3급 승진△법무부 출입국기획과장 이재유△수원출입국·외국인청장 배상업◇4급 승진△법무부 출입국기획과 문수용△인청공항출입국·외국인청 총무과장 이인숙△법무부 외국인정책과 공존행△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심사2국장 백석현△서울출입국·외국인청 관리과장 안동관△부산출입국·외국인청 관리과장 류인성◇4급 전보△법무부 이민조사과장(주태국대사관 주재관 부임일 전까지) 이재형△법무부 이민조사과장(주재관 귀임일부터) 이기흠△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지원국장 김현채△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심사1국장 심준섭△법무부 출입국심사과 나현웅△서울출입국·외국인청 총무과장 구본준△인천출입국·외국인청 안산출장소장 강수근△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 김병조△화성외국인보호소장 최영길 ■행정안전부 ◇국장급 승진△국가정보자원관리원 운영기획관 박덕수△혁신도시발전추진단 지원국장 김장호◇국장급 전보△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장 성기석◇과장급 전보△행정한류담당관 고웅조△전자정부정책과장 이세영△지역공동체과장 명창환△주소정책과장 김정훈△재정정책과장 김성기△회계제도과장 김종범△지방세정책과장 김영빈△지방세특례제도과장 서정훈△환경원자력협업담당관 박현용△재난대응훈련과장 박용중△국가기록원 행정지원과장 박후근△국가기록원 공개서비스과장 김형국△대전청사관리소 시설과장 강광혁△이북5도 황해도 사무국장 이길영△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기획과장 김석현 ■전남도 ◇실·국장급 승진△공무원교육원장 이기춘△동부지역본부장 송경일△관광문화체육국장 직무대리 김명원◇실·국장급 전출△광양 부시장 방옥길◇준국장급 전보△대변인 최형열◇준국장급 전입△심남식△유현호◇준국장급 전출△곡성 부군수 김선호△보성 부군수 유영관△장흥 부군수 한동희△함평 부군수 나윤수△영광 부군수 강영구△신안 부군수 박경곤◇연구관 승진△보건환경연구원장 박종수
  • 김생환 서울시의원, 10대 서울시의회 부의장으로 선출

    김생환 서울시의원, 10대 서울시의회 부의장으로 선출

    서울특별시의회는 7월 11일, 제282회 임시회에서 10대 전반기를 이끌어갈 부의장으로 3선의 김생환 의원(노원4, 더불어민주당)을 선출하였다. 부의장으로 선출된 김생환 의원은 그동안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하여 인권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다양한 의정활동에 앞장서 온 관록과 집행부 및 의원들과의 협치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김생환 부의장은 10대 서울시의회 출범에 발맞춰 공정하고 투명한 의회운영, 정책보좌관제 관철을 통한 의정활동의 전문성 강화, 의원별 공약 이행 지원, 초선 의원들의 다양한 의정활동 지원과 질적 향상 도모, 그리고 소통과 협력을 통한 함께 행동하는 의회상을 구축하는데 노력할 것임을 부의장 선출 소감으로 밝혔다. 이에 덧붙여 김 부의장은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 그리고 서울시의회는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은 존재로서 시정운영에 있어서 서로 협력하고 견제하면서 균형을 맞춰 나아갈 것”이라고 하면서 “지방자치의 핵심과제인 지방분권이라는 헌법적 과제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동료 의원님들과 함께 시민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현장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끝으로 김 부의장은 “저를 부의장으로 지지해 주신 동료 의원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독선과 독단의 리더십이 아닌 항상 경청하고 협력하는 공존과 공생의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반기 집값 0.3%·전셋값 1.2% 떨어질 것”

    “하반기 집값 0.3%·전셋값 1.2% 떨어질 것”

    서울 소폭 상승·지방은 하락주택산업연구원은 9일 ‘2018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서 매매가격은 0.3% 떨어지고, 전셋값은 1.2% 하락해 주택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 1.5% 올랐던 수도권 주택 가격은 하반기에 서울 주택 가격의 상승 기조에도 불구하고 경기 지역의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평균 0.1% 상승에 그쳐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상반기 주택 매매가격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적용된 2분기를 기점으로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포인트 상승했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회피하려고 1~3월에 가격이 급등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했다. 지방은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는데 새 아파트 입주 시기가 도래하면서 입주 물량에 따른 가격조정 효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하반기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서울 집값 상승세에 힘입어 0.1% 오르겠지만, 지방은 0.8% 하락해 전국적으로 0.3%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셋값 하락폭은 상반기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가격 하락으로 시장에서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전세금에 대한 주거 불안이 공존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주택 거래량은 지방의 거래 감소가 두드러진 가운데 하반기에는 전국적으로 41만건 정도 사고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거래량은 지난해(95만건)보다 10% 정도 감소한 85만건 정도로 예측했다. 하반기 주택 공급은 상반기 대비 20~50% 감소가 예상된다. 준공(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7% 증가한 34만 5000가구로 집계돼 전세가격 하향 안정화에 기여하겠지만, 입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급증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세난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김덕례 연구실장은 “하반기 서울 집값 상승폭도 둔화하고, 지방 집값 하방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 금융규제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하고 입주 지원책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발표 그 후 정책 체크] ‘甲’의 주52시간 위반… ‘乙’이 고발할 수 있을까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일터에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여전히 공존하고 있습니다. 정시 퇴근, 점심 회식 확산 등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체감하는 노동자도 있지만 업무량은 유지되면서 시간만 줄어들어 업무부담이 가중되거나 임금 감소에 대한 걱정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지 않아 진정이나 고소·고발장이 접수된 경우는 1건도 없습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아직까지는 별 탈 없이 정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사가 장시간 노동을 방치하거나 암묵적인 강요로 인해 52시간을 넘게 일해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근로시간 위반은 정부의 근로감독이나 노동자, 노동조합의 고소·고발로 적발 가능합니다. 고소·고발을 하려면 출퇴근 관리시스템, 업무 관련 수기나 메모, 동료들의 증언, 출퇴근 교통카드 사용기록 등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했다는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런 증거들을 다 모은 뒤 가까운 지방노동청으로 신고하면 됩니다. 하지만 ‘갑’의 위치에 있는 회사를 실제로 고발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진우 법무법인원 노무사는 “출퇴근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입증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노동자 개인이 재직 중인 상태에서 회사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고소·고발보다는 근로감독을 통한 적발이나 시정이 빈번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정부의 근로감독에만 기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고용부는 지난해 사업장 495곳에 대한 근로감독을 통해 장시간 노동 사업장 148곳을 적발했습니다. 또 마지막까지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은 2곳은 사법처리를 했습니다. 2016년에는 495곳을 점검해 법 위반 사업장 202곳을 적발했고 6곳을 사법처리했습니다. 이달부터 제도가 시행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 3627곳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전방위적인 근로감독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둔 지난달 20일 근로감독으로 적발하는 법 위반 사업장에 대해 최장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처벌보다는 제도의 현장 안착이 우선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노동계의 우려처럼 처벌이 면제되는 6개월 동안 편법과 꼼수를 설계하는 기업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처벌이 능사는 아닌 만큼 근로문화 개선을 비롯해 노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노동시간 단축은 이전에도 처벌 위주의 법 집행이 이뤄지지는 않았다”며 “유예기간 동안 노동시간 단축에 어려움이 있다면 노사 협의를 거쳐 보완책을 마련하고 이후에는 엄격한 단속을 통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北 김정은, 일주일째 ‘두문불출’… 김일성 주석 사망일에도 모습 감춰

    北 김정은, 일주일째 ‘두문불출’… 김일성 주석 사망일에도 모습 감춰

    북미 간 비핵화 해법을 둘러싸고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작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일주일째 ‘두문불출’이다. 9일 북한은 김일성 주석 24주기를 맞아 추모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김 위원장의 동향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서 김일성 사망일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상을 찾아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보도했다. 전날(8일)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 고위 간부들이 8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참배자 명단에 김 위원장은 없었다. 북한 매체들은 이튿날인 이날 오전까지도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여부 등 동향에 대해 보도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2년부터 23주기인 지난해까지 매년 이곳을 찾아 참배했다. 김 위원장의 동향 보도는 지난 2일 신의주방직공장과 신의주화학섬유공장 등 신의주 일대 공장 현지지도가 마지막으로 이후 일주일째 별다른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일에 치뤄진 남북 통일농구대회도 관람하지 않았다. 이어 6~7일 북미 비핵화 후속회담을 위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면담도 성사되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비핵화 수순과 관련, 일방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 미국을 상대로 전략을 가다듬고 있거나 또는 이같은 미국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공존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이민장벽 욕하면서 우리 앞 난민은 외면… 공존 배울 때”

    “美이민장벽 욕하면서 우리 앞 난민은 외면… 공존 배울 때”

    “고작 500명이 왔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혐오하고 거부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묵살하는 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일 제주시 가톨릭회관 3층 교구장실에서 만난 강우일(73)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700만이 넘는 한국인들이 지금 해외 시민들의 관대한 수용으로 외국에서 더부살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민자 가족의 부모와 아이를 분리하는 미국의 모습에 분노했으면서 정작 우리 마당에서 벌어진 일은 외면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강 교구장은 지난 1일 “난민 배척은 인간 도리를 거부한 범죄”라는 내용의 사목서한을 발표했다.→사목서한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생명이 위태로운 사람이 내 집 문을 두드릴 때, 그 문을 열기를 거부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는 일이다.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묵살하는 것은 범죄라는 말이었다. →종교적·윤리적 호소임을 감안해도 난민 반대를 주장하는 정서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일제강점기 연해주와 만주로 이주한 선조들, 임시정부를 꾸린 독립운동가들, 4·3 사건으로 일본으로 떠난 제주도민들이 모두 난민이었다. 수많은 난민을 양산한 6·25 전쟁은 아마도 1951년 체결된 난민 협약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난민 협약에 가입한 대한민국은 당연히 난민을 받아야 하는 국제법적인 의무가 있다. 예멘인 500여명 들어왔다고 해서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도리를 저버리는 위법적인 행위다. →그동안 다른 나라 이야기로 알았던 난민 문제가 우리 앞에서 벌어진 현실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10여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이주의 큰 흐름이 나타났다. 이것은 고대부터 생존을 찾아 이어져 온 민족 이동이라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 위정자들도 단순히 예멘 사람 500명만 생각할 게 아니라 지구촌 전체에서 벌어지는 ‘메가 트렌드’에 대한 이해 속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지금은 500명이지만, 더 많은 난민이 유입될 것이다. ‘인도주의’만으로 감당할 수 있나. -물론 무한정으로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난민 수용 비율(4%)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다. 당분간 더 받아들여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하면 최하위 수준일 것이다. 처음부터 갑자기 많이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지금 단계에서의 우려는 그야말로 ‘기우’다. →경제적인 이유로 이주해 온 사람들도 받아들여야 하나. -우리가 다 먹여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한국의 경제구조 속에서 그들이 스스로 일해서 먹고살 수 있도록 해 주면 되는 거다. →독일이나 이탈리아 등에서도 난민 배척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유럽의 많은 국민과 지도자들은 지중해에서 조각배와 함께 가라앉는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제적인 부담과 반대 여론 속에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도우려는 정책을 펴고 있는 국가와 지도자들이 많다. →제주 난민 배척 국민청원이 60만을 넘었다. 일부 의견이 아니라 대세로 자리잡는 느낌이다. -일부 의견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계적인 시야에서 난민 문제를 바라보고, 다른 민족에 대한 연대·공존의식을 터득해야 하는 시대라고 국민께 말씀드리고 싶다. 편협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넘어야 하는 시대인데 오히려 벽을 더 높이 쌓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난민과 이주민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주노동자들이 담당하는 영역은 대부분 한국 사람이 기피하는 곳이다. 제주에서도 감귤을 따는 일에는 국내 노동력이 제대로 충원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산업도 이주노동자 없이는 작동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불안감을 넘어 잘못된 정보에 기반을 둔 혐오도 많다. -이슬람에 대한 가짜 정보가 굉장히 많은 것 같다. 물론 이슬람 중에 극단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이슬람 신자들은 우리처럼 평범하게 가족 간의 끈끈한 정을 갖고 산다. →출도(제주 밖으로 이동)제한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폐기했으면 한다. 지리적으로 좁은 제주는 일자리가 많지 않고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도 드물다. 예멘인들이 좀더 다양한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게 하고 한국 사회에 적응할 길을 더 폭넓게 터 줘야 우리가 우려하는 문제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제주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특별한 동행] 개들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날, 모두 웃었다

    [특별한 동행] 개들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날, 모두 웃었다

    “뜬장 아래로 빠진 갓 태어난 새끼 한 마리가 배설물에 빠져 죽어가고 있었어요. 어미는 스트레스 때문에 더 이상 새끼를 낳지 못하는 상태였죠. 녀석을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서 제왕절개를 시도했지만, 안타깝게 새끼들이 다 죽었습니다.” 6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개농장에서 만난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 더 벌어질지 우려하며 최근 목격한 충격적인 한 사례를 전했다. 이날은 오전부터 동물권단체 케어가 개농장을 폐쇄하고 200여 마리의 개를 구조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케어 활동가와 수의사, 자원봉사자 등 25명이 구조에 동참했다. 홍보대사인 배우 김효진도 현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김효진은 “이곳을 폐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왔다. 한 생명 한 생명 귀하게 살리는 마음으로 열심히 아이들을 구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효진은 지난 4월에도 해당 농장을 찾아 20여 마리의 개를 구조한 바 있다. 충격적인 현장을 마주하고 눈물을 터뜨렸던 그녀는 “치료가 필요한 몇 마리밖에 구조하지 못해서 마음이 불편했다. 이제 바라던 대로 농장을 폐쇄하고 개들을 모두 구조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야산 비탈길에 위치한 개농장은 입구부터 악취가 코를 찔렀다. 수십 개의 뜬장 안에는 여러 마리의 개들이 뒤엉켜 있었다. 개들의 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다. 피부병에 걸려 털이 듬성듬성 남은 상태는 물론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개들이 서로를 물면서 코와 입이 찢어지기도 했다. 구조원들이 다가가자 개들은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며 뒷걸음질치거나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 버텼다. 직접 뜬장 안에 들어가 개들을 꺼내 케이지로 옮긴 김효진은 “나오면 죽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나오려 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이곳 폐쇄를 위해 케어는 2년여의 시간 동안 꾸준히 농장주를 설득한 끝에 개농장 폐쇄와 업종 전환을 약속받았다. 구조된 200여 마리 개들은 케어가 운영 중인 포천의 보호소로 이동한 뒤 건강 검진과 입양을 위한 사회화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케어는 현재 충청권의 한 개농장을 폐쇄해 보호소로 탈바꿈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개농장을 보호소로’라는 이름을 붙인 이 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개농장이 유기동물 보호소로 탈바꿈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박소연 대표는 “개농장을 보호소로 바꿀 수 있다면, 사람들이 식용이라고 생각했던 개들도 얼마든지 반려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개농장에서 일하셨던 분들도 이제는 동물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전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며 희망을 내비쳤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문성호, 곽재순 ssoon@seoul.co.kr▷ ‘특별한 동행’은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인터뷰 형식의 짧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하면 공존하며 행복하게 살아갈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위험에서 구조된 동물들의 사연과 현재 모습을 통해 개선되어야 할 점들을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 신과함께2, 인랑, 공작...올 여름 관객 저격할 한국영화 3편

    신과함께2, 인랑, 공작...올 여름 관객 저격할 한국영화 3편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장이 곧 막을 올린다. 7~8월은 연간 관객의 4분의1이 몰려드는 계절. 올 상반기 마블의 공습으로 외화의 기세에 눌렸던 한국영화가 주요 배급사들을 중심으로 ‘대작’들을 포진시키며 명예 회복에 나선다. 지난 겨울 ‘1000만영화’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한국형 판타지 영화 ‘신과함께2-인과 연’을 비롯해 과거와 현재의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를 반추할 수 있는 ‘인랑’, ‘공작’이 잇따라 개봉한다. 세 작품 모두 서사가 강렬한 데다, 김용화, 김지운, 윤종빈이라는 개성과 화법이 뚜렷한 감독들이 지휘를 맡았다. 연기력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배우 군단들까지 배치돼 관객들로서는 ‘풍성한 선택의 기회’를 가진 셈이다. ●1편은 2편의 예고편일 뿐? ‘쌍천만’ 기록할까...‘신과 함께2-인과 연’ 지난 겨울 1440만 관객을 모으며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신과 함께’ 속편이 8월 8일 극장가에 걸린다. 지난 6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출연진(하정우, 주지훈, 김향기, 마동석, 김동욱, 이정재)과 연출을 맡은 김용화 감독은 2편인 ‘…인과 연’의 서사과 감정들이 더 깊어지고 흥미진진해졌음을 거듭 강조했다. 김용화 감독은 “2편을 만들기 위해 1편을 시작했다”고 운을 떼며 “각 인물 간의 인연을 통한 성장, 그들의 깊은 감정, 빛나는 연기 등 파편화된 조각을 하나로 맞추다 보니 ‘정말 내가 만든 게 맞나?’할 정도로 좋았다”며 속편의 완성도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초에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가 나올 때가 됐다는 기획에서 출발했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프랜차이즈 영화 전통이 약한 국내 영화계에서 ‘신과 함께’는 1편의 기록적인 흥행으로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시리즈 영화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통상 시리즈 영화들이 몇 년이 지나 선보이는 데 반해 ‘신과 함께’는 두 편을 동시에 촬영했다. 속편을 7개월 만에 선보이는 덕에 관객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여전히 뜨거워 흥행에 대한 기대감과 부담이 공존한다. 속편은 신이기 전 인간이었던 저승 삼차사의 과거, 원귀에서 귀인이 된 수홍(김동욱)의 지옥 재판 과정 등 저승과 이승,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강렬한 드라마로 엮였다.●통일 앞둔 한반도를 바라보는 SF적 상상...‘인랑’ 오는 25일 개봉을 앞둔 ‘인랑’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전설 오시이 마모루 대표작인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한국적 상황으로 재해석한 실사 영화다. 전 세계적으로 ‘열렬한 덕후들’을 거느린 작품인 데다, ‘조용한 가족’,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 등 개성 강한 작품을 내놓는 김지운 감독의 첫 SF영화라 영화 팬들의 기대가 유독 높다. “장르가 비주얼”이라 할 만큼 강동원, 정우성 등 외모로 기선을 제압하는 배우들의 조합도 흥미를 끈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인 2029년을 배경으로 설정했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에 우익정부가 잇따라 들어서며 영토 분쟁이 일어나자 남북 두 정상은 5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통일 국가를 이루자고 합의한다. 위협을 느낀 열강들은 이를 견제하고, 나라 안에는 통일 반대 세력들이 생겨난다. 무장테러단체인 섹트, 정보기관 공안부 등이 펼치는 갖가지 암투와 충돌 속에 경찰조직 특기대 정예요원 ‘인랑’들의 활약을 그렸다. 인간병기 인랑의 강도 높은 액션 속에 내적 갈등과 고뇌 등을 풀어낸다. 김지운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때와 드라마틱하게 바뀐 한반도 정세를 감안하면 관객들에게는 영화의 상황과 포개며 곱씹어볼 감상 포인트가 많아졌다. 이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통일이 민족의 염원이지만, 분단 상황에서 이해관계나 권력이 존재한다면 통일을 바라지 않는 세력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옳은 길, 우리가 바라는 세상으로 가는 데 청산하지 못한 것들이 있다면 그것들과 대결해야 한다는 생각, 영화적 상상으로 만든 영화”라고 ‘인랑’을 소개했다.●속고 속이는 ‘구강 액션’을 주목하라...‘공작’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등으로 날선 시각과 통찰을 보여준 윤종빈 감독의 신작 ‘공작’은 8월 8일 관객과 만난다. 영화는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면서 벌어지는 첩보극이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 연기파 배우군단이 뭉친 작품은 지난 4월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미리 공개됐다. 이때 ‘첩보극’이라는 외피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긴박한 액션 장면보다 인물들의 말과 말이 얽히고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작품의 요체라는 평가가 나왔다. 칸영화제 시사 직후 한 외신이 “말은 총보다 더 강렬하다”고 평한 게 한 예다. 안기부 스파이 흑금성 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은 이를 “구강 액션”이라고 소개했다. “저희는 상대방을 속고 속이는 사람들이라 주로 ‘구강 액션’으로 장면을 만들었다. 진실을 얘기하지 않고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관객들은 또 그 속내를 알아야 한다. 그런 중첩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황정민) 윤종빈 감독은 ‘총이 아닌 말로 싸우게 한 이유’에 대해 “일반 싸움이 시작되면 사람들이 몰입해서 보기 때문에 연출자로선 기댈 데가 있어서 편한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거라 정공법으로 가자, 억지로 액션을 넣지 말고 대화가 주는 긴장을 콘셉트로 잡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포토] ‘핫팬츠 교통단속’ 여경, 너무 섹시해서

    [포토] ‘핫팬츠 교통단속’ 여경, 너무 섹시해서

    레바논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핫팬츠’ 차림의 여경을 배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에 따르면 레바논 여경들은 도로에서 호루라기를 불고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이들은 ‘POLIOCE’가 적힌 검은색 반소매 셔츠에 다소 짧은 검은색 핫팬츠를 입고 있다. 엄숙한 느낌을 주는 일반적인 여경 제복과 많이 다르다. 아흐카르 시장은 “지중해 관광객의 99%는 짧은 바지를 입는다”며 “서양 세계의 레바논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서양 관광객을 유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여경들의 복장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여경들의 반바지가 그렇게 짧은 것도 아니다”라는 옹호적인 반응과 “여경들이 성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삼겹살 굽는 애묘인 ‘차별의 그늘’

    [김초엽 작가의 과학을 펼치다] 삼겹살 굽는 애묘인 ‘차별의 그늘’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마고 드멜로 지음/천명선·조중헌 옮김/공존/616쪽/3만 5000원우리는 동물들에게 둘러싸여 살아간다. 인스타그램의 추천 게시물을 살펴보면 고양이 사진이 가득하다. 실제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도 항상 동물들이 있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가 돌 때마다 대규모로 행해지는 살처분과 생매장은 늘 반대 여론을 모은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 소비의 일환으로 소개된다. 그러나 여전히 금요일 저녁 문을 활짝 열어둔 음식점들의 고기 굽는 냄새는 퇴근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동물들은 사람들의 침대 옆에도 있지만 도축장, 과학 실험실과 서커스 무대에도 있다.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는 ‘인간동물학’이라는 학문을 소개하는 개론서다. 인간동물학은 인간과 비인간(nonhuman) 동물 사이의 복잡한 관계와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다학제 융합학문으로 사회학, 역사학, 생물학, 동물행동학, 생태학과 같은 수많은 학문 영역들을 넘나들며 인간 문명 속의 동물에 관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 책은 인간과 동물 사이의 복잡한 결들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왜 어떤 동물은 인간들에게 소중히 여겨지고 다른 동물들은 그렇지 않은지,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으며 그 착취를 어떤 방식으로 정당화해 왔는지를 살핀다.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은 궁극적으로 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으로 확장된다. 이 책은 인간을 위해 비인간 동물을 착취하는 ‘종차별주의’가 인종차별, 성차별,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과도 연관돼 있음을 제시한다. 동물들은 도구를 제작하고, 협동하고, 무리 속에서 배우고 가르친다. 동물들은 행복해하고 놀라고 슬퍼할 뿐만 아니라 질투하고 갈망한다. 고릴라 ‘코코’는 새끼 고양이에게 ‘올볼’(All Ball)이라는 이름을 직접 붙여 주었고, 올볼이 사고로 죽자 비통함을 표현했다. 과학은 인간이 그동안 스스로 여겨왔던 것보다 더 동물과 닮은 존재임을 증명해 가고 있다. 동물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비인간 존재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 서초, 양재천 옆 동물사랑센터 9월 개관

    서울 서초구는 오는 9월 양재천 인근에 서초동물사랑센터를 개관한다고 5일 밝혔다. 유실견은 보호자를 찾아 주고, 유기견은 전문가 상담을 통해 조건이 맞는 입양 희망자에게 분양해 준다. 동물보호센터 설립은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민선 7기 공약 중 하나다.센터는 구가 예산 5억원을 투입해 양재천로 19길 22에 263㎡(약 80평) 규모로 지었다. 보호자 교육실, 입양 상담실, 유기견 보호실, 놀이터, 미용실, 접견실 등으로 이뤄진다. 관련 업종 경험자 6명이 근무하며 운영 시간은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조 구청장은 “서초에 등록된 반려견만 1만 3000마리가 넘는 등 반려동물 천만시대를 맞아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을 목표로 반려동물도 행복한 서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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