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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 지형 닮은 韓·대만… 주주친화 정책에 증시 성적표 엇갈렸다 [경제의 창]

    안보 지형 닮은 韓·대만… 주주친화 정책에 증시 성적표 엇갈렸다 [경제의 창]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한국과 비교 대상이 되는 나라가 대만이다. 지리적으로도 동아시아에 있는 두 나라는 비슷한 점이 많다.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경쟁하듯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나란히 3만 달러 초반에 걸려있다. 반도체 등 국가 경제에서 특정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처럼, TSMC는 대만 자취안지수에서 약 24%를 차지한다. 심지어 두 나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닮았다. 잊을 만하면 머리 위로 미사일 쏴대며 전쟁을 외치는 이웃(중국과 북한)과 공존해야 한다는 점도 신기하리만큼 닮았다. 반도체 수출 비중·GDP 규모 비슷지정학적 리스크마저 유사하지만 글로벌 투자 지표·증시 흐름 희비 그런 대만 증시가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지난 15일 대만 자취안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3% 오른 1만 8644.57로 거래를 마감해 2022년 1월 기록했던 종전 사상 최고치(1만 8526.35)를 2년여 만에 넘어섰다. 생각해보면 그리 놀랄 일만도 아니다. 대만 전체 상장사의 시가 총액은 이미 2022년 한국을 넘어섰다. 향후 대만 증시 전망도 밝다. 글로벌 투자 지표로 활용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에서 대만은 15.89로 신흥시장 24곳 가운데 3위다. 해당 지표는 향후 12개월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 우리는 어떨까. 역사상 최고점은커녕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중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다. MSCI 선행 PER도 10.20으로 대만은 물론 인도네시아·필리핀·페루 등 경제 규모가 더 작은 개발도상국에도 밀린 13위에 그쳤다. 정치와 경제를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닮은 우리나라와 대만의 증시 흐름을 갈라놓은 건 무엇이었을까. 서울신문은 19일 대만 현지 전문가와 글로벌 투자자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원인을 분석했다. “외국 투자자가 투자처를 고르는 주요인은 결국 ‘총수익’입니다. 즉 다 합쳐 얼마를 버느냐는 것인데 여기엔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이익은 물론 배당이익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글로벌 경제 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 위베르 드 바로체스 수석연구원의 평가는 간단명료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외국인 투자자 눈에는 한국은 대만에 비해 자본이익도 배당도 떨어져 돈을 벌지 못하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우선 지난 10년간 평균 주가 상승률에서 한국은 대만에 한참 뒤처졌다. JP모건자산운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한국 증시의 연평균 수익률은 3.6%로 대만(12.3%)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12.0%), 유럽(4.7%)은 물론 중국(4.5%·상위 300대 기업으로 구성된 CSI300 기준)에도 밀렸다. 배당 역시 한국은 ‘짠물’ 수준이다. 지난 2022년 우리나라 코스피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 비율)이 2.2%에 그쳤을 때도 대만은 세계 최고 수준에 가까운 5%의 배당수익률을 주주들에게 안겼다. 심지어 배당을 늘리는 속도도 더디다. S&P글로벌에 따르면 대만은 최근 4년(2018~2022년) 동안 총배당금을 2.6배 늘렸지만 우리나라는 1.4배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중국(2.4배)과 인도(1.8배)보다도 상승 폭이 떨어졌다. ‘해외 자본 유치’를 전면에 내세운 대만 정부는 기업들에게 배당을 대폭 늘리도록 하고 있다.韓증시, 자본이익 등 한참 뒤처져“배당을 오너가 재산 뺏기로 인식”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도 하락 모하마드 하산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 이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낮은 배당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우려의 대상”라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한국기업들은 배당을 하지 않는 기업이 많다. 배당금을 지급하더라도 변동성이 크거나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 배당을 정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상장사들이 배당에 상대적으로 인색한 이면에는 지배주주 오너가 위주의 거버넌스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적은 지분만으로 기업을 장악한 사주들이 본인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이 적다는 이유로 주주들에게 배당 늘리는 걸 가로막고, 대신 사내에 현금만 차곡차곡 쌓아놓는 경우가 많다. 이동섭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배당금 지급이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정당한 이익을 분배하는 과정이 아니라, 오너가의 재산을 빼앗는 것처럼 잘못 여겨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20년 전 대만은 한국처럼 기업의 족벌 경영, 불투명한 재무 구조, 과도한 순환 출자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1997년 아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에 이어 2000년에도 연거푸 경제 위기를 겪으며 심지어 “대만은 아시아의 용 아닌 종이 호랑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대만 정부는 재도약을 위해 주주 보호를 목표로 대대적인 제도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과정에서 태어난 것이 대만의 ‘투자자보호법’과 ‘증권 및 선물 투자자 보호센터’(SFIPC)다. SFIPC는 특정 기업이 회사법이나 증권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20명 이상 일반주주를 대신해 해당 이사회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한다. 금융사고가 터지면 투자자를 모아 중재자 역할은 물론 집단 보상을 요구하며 민사소송도 내준다. 센터가 설립된 이후 20년간 개미 투자자 18만명에게 총 75억 대만달러(3188억원)에 달하는 피해 보상지원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금융사고 예방할 제도 재정비 엄격한 투자자보호법·사외이사제 주주 이익 막는 ‘쪼개기 상장’ 억제 SFIPC는 주주이익에 반하는 기업들의 행위도 막는다. 대표적인 것이 무분별한 ‘쪼개기 상장’(물적분할 후 동시상장) 등이다. 린지엔중 대만 국립양명교통대 과학기술법률대학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에서도 한국처럼 쪼개기 상장과 비슷한 사례가 이따금 발생한다”면서 “다만 이런 일이 생기면 SFIPC가 개인 주주를 대신해 민사 소송에 즉각 나서는 등 기업 이사회에 압력을 가한다. 덕분에 쪼개기 상장과 같은 주주 이익 침해 사례가 어느 정도 억제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대만은 2007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1998년 사외이사제를 본격 도입한 한국보다 9년 늦게 시작했지만, ‘회사를 견제하고 감시한다’는 사외이사제의 본래 취지는 우리나라보다 단단하다. 대만 회사법 193조에는 “이사회 결의가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참여한 (사외)이사는 회사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다만 반대 의견이 기록되거나 서면으로 표현된 이사는 책임이 면제된다”는 규정을 뒀다. 린 교수는 “대만의 규제 기관은 소액주주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기 위해 압력을 가해왔다. 현재 대만 대부분 기업의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비중은 3분의 1에서 최대 2분의 1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최근 인수합병법 12조를 바꿔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공정 가격’에 매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하고 소액주주 주식 가격도 대주주와 동일한 가격에 평가하고 있다. 인수 합병과정에서 통상 ‘프리미엄’이 붙는 대주주 주식보다 일반주주 주식을 값싸게 평가해 차별하는 우리나라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미들을 위한 제도 개선은 여전히 먼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안을 2022년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가 아닌 ‘주주의 비례적 이익과 회사’로 개정했다는 점이다. 이사회가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개미들이 소송을 제기할 근거를 마련했지만,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거치지 않고 사실상 폐기됐다. 이용우 의원실 관계자는 “재계의 거센 반대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로 넘겨진 뒤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韓개미 권익 보호책 마련 하세월 재계반대 부딪쳐 논의 없이 폐기소액주주 피해 봐도 소송 어려워 그사이 중국도 지난해 회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주주 권리 보호와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중국은 기존 회사법에 228개 조항을 추가하고 수정했다. 7월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에는 국내 상법엔 없는 ‘주주 이익’ 보호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이상훈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내 법은 이사회의 주주보호 의무가 없다. 단적으로 회사에만 손해가 없으면 개별 주주는 피해를 보더라도 소송을 통해 구제받기 어렵다”면서 “변화가 없다면 한국은 중국보다도 후진적인 법과 제도를 가진 국가로 남게 된다”고 말했다.
  • [경제의 창]‘닮은 꼴’ 대만과 엇갈린 韓증시…주주친화 배당·법이 승패 갈랐다

    [경제의 창]‘닮은 꼴’ 대만과 엇갈린 韓증시…주주친화 배당·법이 승패 갈랐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한국과 비교 대상이 되는 나라가 대만이다. 지리적으로도 동아시아에 위치한 두 나라는 비슷한 점이 많다.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경쟁하듯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나란히 3만 달러 초반에 걸려있다. 반도체 등 국가경제에서 특정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처럼, TSMC는 대만 자취안지수에서 약 24%를 차지한다. 심지어 두 나라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닮았다. 잊을 만하면 머리 위로 미사일을 쏴대며 전쟁을 외치는 이웃(중국과 북한)과 공존해야 한다는 점도 신기하리만큼 닮았다. 그런 대만 증시가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지난 15일 대만 자취안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3% 오른 1만 8644.57로 거래를 마감해 2022년 1월 기록했던 종전 사상 최고치(1만 8526.35)를 2년여 만에 넘어섰다. 생각해보면 그리 놀랄 일만도 아니다. 대만 전체 상장사의 시가 총액은 이미 2022년 한국을 넘어섰다. 향후 대만 증시 전망도 밝다. 글로벌 투자 지표로 활용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에서 대만은 15.89로 신흥시장 24곳 가운데 3위다. 해당 지표는 향후 12개월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기업들의 주식 가치가 시장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 우리는 어떨까. 역사상 최고점은커녕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중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다. MSCI 선행 PER도 10.20으로 대만은 물론 인도네시아·필리핀·페루 등 경제 규모가 더 작은 개발도상국에도 밀린 13위에 그쳤다. 정치와 경제를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마저 닮은 우리나라와 대만의 증시 흐름을 갈라놓은 건 무엇이었을까. 서울신문은 19일 대만 현지 전문가와 글로벌 투자자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원인을 분석했다.외국인 투자 결정짓는 배당…한국 1.4배 늘릴 때 대만은 2.6배 “외국 투자자가 투자처를 고르는 주요인은 결국 ‘총수익’입니다. 즉 다 합쳐 얼마를 버느냐는 것인데 여기엔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이익은 물론 배당이익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글로벌 경제 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 위베르 드 바로체스 수석연구원의 평가는 간단명료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외국인 투자자 눈에는 한국은 대만에 비해 자본이익도 배당도 떨어져 돈을 벌지 못하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우선 지난 10년간 평균 주가 상승률에서 한국은 대만에 한참 뒤처졌다. JP모건자산운용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023년) 한국 증시의 연평균 수익률은 3.6%로 대만(12.3%)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12.0%), 유럽(4.7%)은 물론 중국(4.5%·상위 300대 기업으로 구성된 CSI300 기준)에도 밀렸다. 배당 역시 한국은 ‘짠물’ 수준이다. 지난 2022년 우리나라 코스피 배당수익률(주가 대비 배당 비율)이 2.2%에 그쳤을 때도 대만은 세계 최고 수준에 가까운 5%의 배당수익률을 주주들에게 안겼다. 심지어 배당을 늘리는 속도도 더디다. S&P글로벌에 따르면 대만은 최근 4년(2018~2022년) 동안 총배당금을 2.6배 늘렸지만 우리나라는 1.4배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중국(2.4배)과 인도(1.8배)보다도 상승 폭이 떨어졌다. ‘해외 자본 유치’를 전면에 내세운 대만 정부는 기업들에게 배당을 대폭 늘리도록 하고있다. 모하마드 하산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 이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낮은 배당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우려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한국기업들은 배당 자체를 하지 않는 기업이 많다. 배당금을 지급하더라도 변동성이 크거나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 배당을 정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상장사들이 배당에 상대적으로 인색한 이면에는 지배주주 오너가 위주의 거버넌스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적은 지분만으로 기업을 장악한 오너가들이 본인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이 적다는 이유로 주주들에게 배당 늘리는 걸 가로막고, 대신 사내에 현금만 차곡차곡 쌓아놓는 경우가 많다. 이동섭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배당금 지급이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정당한 이익을 분배하는 과정이 아니라, 오너가의 재산을 빼앗는 것처럼 잘못 여겨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다시 꼬리를 물고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산 이사는 “한국 대기업을 지배하는 오너가로 인해 정작 일반주주들은 (배당 등의 이익 배분에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우려가 있다”고 털어놨다.금융위기 겪은 대만의 절치부심…‘주주 보호’ 제도 개혁 드라이브 “언제부턴가 국제사회서 대만은 ‘아시아의 용’ 아닌 ‘종이 호랑이’로 불린다.” ‘종이호랑이’는 2000년대 중반까지 대만 현지 매체에서 자주 인용되던 자조 섞인 문구다. 종이호랑이라는 단어를 가장 먼저 꺼내 든 것은 1990년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기사였다. 다만 대만은 국제 사회의 비아냥을 흘려듣지 않았다. 이후 정부와 학계는 머리를 맞대고 자국 기업 발전과 증시의 발목을 잡는 근본적인 원인 찾기에 나섰고, ‘부적절한 기업 거버넌스’를 지목했다. 20년 전 대만은 한국처럼 기업의 족벌 경영, 불투명한 재무 구조, 과도한 순환 출자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2003년 이후 대만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일반주주 보호를 목표로 대대적인 제도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대표적인 것이 대만의 ‘투자자보호법’과 ‘증권 및 선물 투자자 보호센터’(SFIPC)다. SFIPC는 특정 기업이 회사법이나 증권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20명 이상 일반주주를 대신해 해당 이사회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한다. 금융사고가 터지면 투자자를 모아 중재자 역할은 물론 집단 보상을 요구하며 민사소송도 내준다. 센터가 설립된 이후 20년간 개미 투자자 18만명에게 총 75억 대만달러(3188억원)에 달하는 피해 보상지원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SFIPC는 주주이익에 반하는 기업들의 행위도 막는다. 대표적인 것이 무분별한 ‘쪼개기 상장’(물적분할 후 동시상장) 등이다. 린지엔중 대만 국립양명교통대 과학기술법률대학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에서도 한국처럼 쪼개기 상장과 비슷한 사례가 이따금 발생한다”면서 “다만 이런 일이 생기면 SFIPC가 개인 주주를 대신해 민사 소송에 즉각 나서는 등 기업 이사회에 압력을 가한다. 덕분에 쪼개기 상장과 같은 주주 이익 침해 사례가 어느 정도 억제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대만은 2007년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1998년 사외이사제를 본격 도입한 한국보다 9년 늦게 시작했지만, ‘회사를 견제하고 감시한다’는 사외이사제의 본래 취지는 우리나라보다 단단하다. 대만 회사법 193조에는 “이사회 결의가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참여한 (사외)이사는 회사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다만 반대 의견이 기록되거나 서면으로 표현된 이사는 책임이 면제된다”는 규정을 뒀다. 린 교수는 “대만의 규제 기관은 소액주주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기 위해 압력을 가해왔다. 현재 대만 대부분 기업의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비중은 3분의 1에서 최대 2분의 1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최근 인수합병법 12조를 바꿔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공정 가격’에 매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하고 소액주주 주식 가격도 대주주와 동일한 가격에 평가하고 있다. 인수 합병과정에서 통상 ‘프리미엄’이 붙는 대주주 주식보다 일반주주 주식을 값싸게 평가해 차별하는 우리나라와 대조되는 대목이다. 국내선 주주 보호 법안 폐기 수순…“韓 주식시장 제도, 이제 중국에도 뒤처져” 우리나라에서 개미들을 위한 제도 개선은 여전히 먼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안을 2022년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가 아닌 ‘주주의 비례적 이익과 회사’로 개정했다는 점이다. 이사회가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개미들이 소송을 제기할 근거를 마련했지만, 법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거치지 않고 사실상 폐기됐다. 이용우 의원실 관계자는 “재계의 거센 반대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로 넘겨진 뒤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사이 사회주의를 지향한다는 중국도 지난해 회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은 오는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일반주주를 보호하고 기업 거버넌스를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중국은 기존 회사법에서 228개 조항을 추가하고 수정했다. 개정안에는 우리나라가 입법에 실패한 ‘주주 이익’ 보호 내용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실제 제192조에는 “회사 지배주주가 이사들에 ‘회사 또는 주주’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지시한 경우 이사와 연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이상훈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이사회의 주주보호 의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물적분할 상장처럼 회사에만 손해가 없으면 개별 주주는 피해를 보더라도 소송을 통해 구제받기 어렵다”며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 제도는 지배주주와 이사 등의 직접 책임을 규정한 중국보다도 후진적으로 남게 된다”고 우려했다.
  • 소프라노 조수미, KAIST 명예 과학기술 박사…“자기만의 아리아 펼쳐라”

    소프라노 조수미, KAIST 명예 과학기술 박사…“자기만의 아리아 펼쳐라”

    KAIST는 16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에게 명예 과학기술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조씨는 2021년부터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초빙 석학 교수로 일해왔다. 그는 ‘조수미 공연예술연구센터’를 설립해 AI(인공지능) 기반 음악 합주기술을 활용한 무대 공연, 가창 합성 기술, 가상의 목소리 연구 등을 자문했다. 또 KAIST 학생을 대상으로 특강과 토크 콘서트를 열고 세계 무대 경험을 공유했다. 조씨는 이날 연설에서 “이광형 총장님으로부터 세계 무대에서 경험하고 느낀 바를 ‘음악과 나의 삶’이란 주제로 과학도들에게 얘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내 음악의 길과 과학기술이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의문이 컸다”면서 “그러나 여기서 일하면서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예술가의 내면을 음향·조명·연출 등 방법으로 청중이 가장 잘 느낄 수 있도록 보여주는 종합 예술로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노래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은 공존하며, 자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즐기며 탐색할 때 통찰은 더 날카로워지고 창의력은 더 풍부해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씨는 1986년 세계 오페라 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전설적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은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그를 극찬했다. 조씨는 “카라얀은 ‘모차르트의 밤의 여왕은 가장 어려운 소프라노 아리아 중 하나로 언제나 도전이 필요한 노래다. 그 만큼 목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목을 아껴 부르라’고 조언했다”며 “제 목소리가 소중한 재능인 만큼 잘 지키고 가꿔서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감동을 전하라는 따뜻한 충고였고, 저는 그 말씀을 늘 새기며 살아왔다”고 카라얀과의 운명적 만남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KAIST 졸업생 모두에게도 자신만의 밤의 여왕 아리아가 있을 것이고, 저와 마찬가지로 모두 자신만의 재능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즐거움과 희망, 행복, 감동을 줄 수 있다”며 “다른 점이 있다면 목소리와 달리 연구자의 통찰과 창의성은 상하거나 소모되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KAIST에서 일하면서 과학기술 인재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즐기며 탐색할 때 통찰과 창의력이 더 날카롭고 풍부해지는 걸 볼 수 있었다”며 “여러분이 자신만의 아리아를 맘껏 펼쳤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혹 탄(Hock Tan) 최고경영자도 이날 조씨와 함께 KAIST 명예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2013년 KAIST 총장자문위원회의 해외위원을 지낸 그는 “KAIST는 한국이 세계적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런 대학에게 인정받아 영광”이라고 말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내 속에는 나무가 자란다(수마나 로이 지음, 남길영·황정하 옮김, 바다출판사) “먼 옛날에는 분명 사람도 나무와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며 나무와 같은 시간을 살았을 것이다.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누군가 태어나고 무언가 시작할 때마다 나무를 심었다.” 2008년 맨 아시아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은 인도 시인이자 소설가가 스스로 ‘나무 되기’를 꿈꾸며 나무를 경험하고, 나무에 대한 각종 경서를 탐독하며 써낸 에세이. 인도의 계급 양극화와 명예 살인, 성차별과 성폭력 문제에 기민하게 목소리를 내 온 그는 나무의 리듬과 본성에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성과 삶의 태도를 찾아 나간다. 359쪽. 1만 6800원.생태시민을 위한 동물지리와 환경 이야기(한준호·배동하·이건·서태동·김하나·이태우 지음, 롤러코스터) “몸에 구더기가 끓게 하는 것, 항문 주변 위 피부를 도려내는 것, 나아가 인간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종을 만들어 낸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폭력적일까요?” ‘최지선’(최선을 다하는 지리 선생님 모임)의 교사들이 ‘세계시민을 위한 없는 나라 지리 이야기’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책.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로 고통받으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적극 분투하는 동물, 인간에게 희생당한 동물을 전면에 소개한다. 동물이 인간과 함께 생태 환경을 만들어 가는 주체임을 각인시키며 공존의 미래를 모색한다. 348쪽. 1만 7600원.어느 노동자의 모험(배명은·구슬·은림·전효원·이서영 지음, 구픽) “침묵의 세상을 깨고, 피에 젖은 깃발을 올리라는 게 직장에서의 주문 아니었던가. 그러려면 오늘 내가 만난 아름다운 소녀는 프록코트 청년의 손이 아니라 피에 젖은 깃발을 손에 쥐어야만 했다.” 노조 활동을 하다 사고사한 망자를 만나고서야 그동안 착취당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삼도천의 뱃사공부터 산업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웹소설의 단역 노동자에 빙의된 회사원까지. 다섯 명의 장르소설 작가가 이 시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장르적 기법으로 풀어낸 기묘한 단편소설들을 엮었다. 앞서 정보라, 곽재식 등 장르소설의 작가들과 협업한 구픽의 여섯 번째 앤솔러지(문집)다. 256쪽. 1만 4800원.
  • 이상욱 서울시의원 “서울시교육청, 장애인 교육공무원 채용 개선책 내놔야”

    이상욱 서울시의원 “서울시교육청, 장애인 교육공무원 채용 개선책 내놔야”

    서울시의회 이상욱 의원(국민의힘·비례)이 15일 조희연 교육감이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고용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은 2%에 그치며, 의무고용 인원보다 600명 이상 미달한 수치다. 일반직 장애인 공무원의 비중은 4%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나 장애인 교육공무원은 1~2%를 차지해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을 심각하게 낮추는 요인이 됐다. ‘사회적 약자’와 ‘인간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교육’을 생각한다는 교육감의 기본 기조와는 동떨어진 고용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 의원은 “장애인 교육공무원 지원자가 적은 것은 진입 장벽 자체가 높기 때문에 응시조차 할 수 없어서 지원자가 부족한 것”이라며 “장벽을 낮추도록 응시 요건 등 제도를 변경하는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조 교육감이 사회적 약자를 생각한다고 하면서 장애인 교육공무원 채용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장애인 교육공무원 채용률을 높이려면 응시 요건 등 구조적인 한계를 타파하는 정책이 필요한데, 서울시 교육청이 장애인 교육공무원을 의무고용 비율의 절반 수준으로 채용하는 현실은 퇴보하고 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장애인 특별전형 제도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으로 바뀌어야 함에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이 의원은 “조 교육감 10년 임기 동안 장애인 교원은 채용 후에도 교육행정업무시스템을 장애인 교원이 이용하기 힘들고 정보 접근성의 불편함, 점자보도블록, 경사로 등 물리적인 편의시설 또한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불이익을 겪어왔다. 채용된다고 하더라도 역차별을 받는 셈”이라고 질타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서울시교육청 장애인 교원 업무 지원인력 편성 예산의 20% 이상이 불용되고 있고, 매년 40억원에 달하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고 있다며, 조 교육감은 장애인 교육공무원 채용 미달 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당장 개선책을 내놓으라고 강조했다.
  • “한국은 기후 바보… 정부, 재생에너지에 관심 가져야”

    “한국은 기후 바보… 정부, 재생에너지에 관심 가져야”

    “역대 정부들도 그리 잘하진 못했지만, 이번 정부는 정말 너무 못하는 거 같습니다.” 최재천(70)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에 쓴소리를 날렸다. 최 교수는 14일 ‘최재천의 곤충사회’(열림원)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기후깡패’나 ‘기후얌체’라고 불리는데, 제가 보기엔 ‘기후바보’ 같다”고 꼬집고 “재생에너지 등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면 나중에 반도체도 자동차도 팔 수 없게 된다. 정부가 빨리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교수의 이번 신간은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사회생물학자로서 통섭적 연구 토대를 마련하고 사회문제에도 목소리를 내 온 그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했던 강연을 추려 묶었다. 미국에서 생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인간을 탐구하기에 이른 삶과 연구 이력, 생각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최 교수는 하버드대 교수직 제안을 받고도 1994년 서울대에 오게 된 사연을 이날 소개했다. 당시 한국에 들어올 때 한국에 대한 특집 기사가 담긴 ‘네이처’ 잡지를 가방에 넣어 왔다. ‘한국이 국민 세금으로 마련한 연구비를 온전히 기초과학에 투자하고, 대기업이 응용과학에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아, 정부가 이제 기초과학에 투자하겠구나’ 기대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며 “솔직히 그때 귀국하지 말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토로했다. 이번 책은 인간과 다른 듯 닮은 사회성 곤충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그는 “아주 어렸을 적엔 제비가 많았지만 못 본 지가 오래됐다. 제비가 먹을 곤충들의 종뿐 아니라 개체수도 줄었기 때문”이라며 “조만간 새들이나 작은 동물이 대한민국에서 대규모로 멸종하는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곤충이 사라지기 시작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방법으로 ‘생태적 전환’을 제시한다. 최 교수는 이와 관련해 “자연을 보호하는 게 우리를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책의 맺음말에서 죽고 사는 문제에 부딪힌 인류를 향해 “호모 사피엔스(현명한 인간)라는 자화자찬은 집어던지고 호모 심비우스(공존하는 인간)로서 겸허한 마음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주 도서관에 가면 인형극 보고 음악감상도 즐긴다

    전주 도서관에 가면 인형극 보고 음악감상도 즐긴다

    “책의 도시 전주도서관에서 인형극도 보고 음악감상도 해보세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의 도서관이 책을 읽고 빌려보던 딱딱한 장소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해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전국 유일의 도서관 여행도 화제다. 전주시는 지난해 1년 동안 12개 시립도서관 147만 1000여명, 12개 직영도서관 50만여명 등 총 197만 1000여명이 도서관을 이용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22년보다 24% 증가한 수치로 전북도민 175만명을 뛰어넘는 것이다. 도서 대출도 142만 2000여권으로, 1년 전보다 5% 이상(6만 9000여권) 증가했다. 전주시의 도서관 이용자가 느는 것은 책과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개방형 창의도서관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도서관마다 특화된 주제가 있다. 전주역 앞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한옥마을도서관, 덕진공원 연화정도서관,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 시청사 책기둥도서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등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도서관이다. 이들 도서관은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책과 함께 힐링하는 공간이다. 올해 더 많은 시민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인형극과 음악회 등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챗봇서비스를 구축해 희망도서 신청 등 편리한 이용환경을 만들 방침이다. 전주시의 ‘도서관 여행’은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의 도시’, ‘인문학의 도시’로 자리잡기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25인승 미니버스 2대로 해설자가 함께 이동하며 주제와 특색이 있는 도서관들을 설명해 준다. 지난해 136회 운영해 1799명이 참여했다. 45%가 외지 여행자다. 올해 새롭게 운영되는 전주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은 총 7개 코스다. 2개의 하루코스(책문화, 예술문화), 4개의 주제로 운영되는 반일코스(이야기, 그림책, 비밀, 정원), 야간 도서관 여행 코스 등이다. 도서관 여행은 전주의 문화를 소개하고 알리는 복합문화공간도 방문해 다양한 주제별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경험하며 전주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최재천 교수 “기후위기 대응, 역대 정부 중 이번 정부가 가장 못해”

    최재천 교수 “기후위기 대응, 역대 정부 중 이번 정부가 가장 못해”

    “역대 정부들도 그리 잘하진 못했지만, 이번 정부는 너무 못하는 거 같습니다.” 최재천(70)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에 쓴소리를 날렸다. 최 교수는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최재천의 곤충사회’(열림원)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환경 관련 연구소를 많이 만들었고, 정책도 발 빠르게 만들지만, 정작 이행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한 생물다양성협약(CBD)에서 직접 겪은 굴욕도 소개했다. 당시 의장을 맡았을 때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도 않는 나라인데, 한국인이 의장을 하느냐’는 지적이 나와 각국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단에서 내려오는 수모를 두 번이나 겪었단다. 최 교수는 “한국은 ‘기후깡패’나 ‘기후얌체’라고 불리는데, 제가 보기엔 ‘기후바보’ 같다”면서 “재생에너지 등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면 나중에 반도체도 자동차도 팔 수 없게 된다. 정부가 빨리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신간은 생태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 사회생물학자로서 통섭적 연구 토대를 마련하고 사회문제에도 목소리를 내온 최 교수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했던 강연을 추려 묶었다. 미국에서 생태학을 공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인간을 탐구하기에 이른 삶과 연구 이력, 생각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최 교수는 하버드대 교수 제안을 받고도 1994년 서울대에 오게 된 사연을 이날 소개했다. 당시 한국에 들어올 때 한국에 대한 특집 기사가 담긴 ‘네이처’ 잡지를 가방에 넣어왔다. ‘한국 과학기술에 동이 텄다. 국민 세금으로 마련한 연구비를 온전히 기초과학에 투자하고, 대기업은 응용과학에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아, 정부가 이제 기초과학에 투자하겠구나’ 기대했는데, 지금까지 제대로 이행이 되지 않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특히 이번 정부가 ‘카르텔’을 운운하며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을 두고 “우리 정부가 국민 총생산 대비 연구비 투자가 세계 최대라 자랑하지만, 규모가 30조원에 그친다. 하버드대만 해도 50조가 넘는다. 300조로 늘려도 시원찮을 마당인데 그것마저 깎았다”면서 “솔직히 그때 귀국하지 말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2019년 세계 동물행동학자 500여명을 이끌고 총괄 편집장으로 ‘동물행동학 백과사전’을 편찬한 일을 두고 “제자들이 다양한 동물에 대해 훌륭한 연구를 해줬기 때문에 편집장을 맡을 수 있었다. 어느덧 학계에서 다양한 동물을 깊이 있게 연구한 사람이 됐다”면서 “백과사전을 완성하고는 정말 많이 울었다”고 제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학자이면서도 사회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 것에 대해 “사회가 조금이라도 변화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했던 일들이 제법 있다. 당시에는 아무 효과 없을 것 같은 느낌으로 했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게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집단적 현명함을 갖춘 나라라는 게 코로나19 겪으면서 밝혀졌다. 당시 ‘며칠만 집에 있어 달라’는 말에 총 들고 나와서 ‘자유를 구속하지 말라’ 했던 미국은 과학의 영역을 이해 못 하는 민도가 낮은 나라이고, 우리는 모두가 다 알아듣고 기꺼이 따랐다. 나 같은 누군가가 끊임없이 노력하면 대다수가 이를 품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며 “이런 게 대한민국 국민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책은 인간과 다른 듯 닮은 사회성 곤충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최 교수는 곤충이 사라지기 시작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방법으로 ‘생태적 전환’을 제시한다. “아주 어렸을 적엔 제비가 많았지만 못 본 지가 오래됐다. 제비가 먹을 곤충들의 종뿐 아니라개체수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조만간 새들이나 작은 동물이 대한민국에서 대규모로 멸종하는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자연을 보호하는 게 우리를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책의 맺음말에서 죽고 사는 문제에 부딪힌 인류를 향해 “호모사피엔스(현명한 인간)라는 자화자찬은 집어던지고 호모심비우스(공존하는 인간)로서 겸허한 마음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으로 ‘마주 앉아 이야기하기’를 꼽았다. “우리 삶을 좀 더 나아지게 해달라고 투표로 뽑고 월급도 주지만 여의도에 계신 분들은 눈 뜨고 있는 순간 싸움만 하는 거 같다” 꼬집고 “토론의 ‘토’의 한자가 ‘두들길 토’라고 생각해 싸움만 하는 것 같은데, 나는 깊이 생각할 ‘숙’자를 써서 ‘숙론’을 하자고 제안한다. 합의점을 찾아내고 성숙의 단계를 거치면 대한민국은 참 멋있는 사회가 될 거 같다. 은퇴 후 그걸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 美, 가자지구 ‘6주 휴전·인질석방 협상’ 제시

    美, 가자지구 ‘6주 휴전·인질석방 협상’ 제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맹공을 퍼부으면서 지역 내 인도적 위기가 커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주 휴전안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회담을 한 뒤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어떤 강제 이주도 반대한다”며 가자 남부 라파로 대피한 100만명 이상에 대한 안전 보장 없이 이스라엘이 대규모 군사작전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에 6주간 휴전을 하고 인질을 석방하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 타결을 두고는 틈이 있다고 밝히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자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다시금 내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평생 지지해 온 사람으로서 이것만이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미 상원은 이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대만을 지원하는 950억 달러(약 126조원) 규모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예산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600억 달러로 가장 비중이 높고, 이스라엘 지원액 140억 달러, 가자지구 지원액 92억 달러다. 공화당 일부 의원의 참여로 상원에서는 안보 지원 법안이 통과됐지만,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이 포진한 하원에서 통과될지는 불확실하다. 한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공격한 이스라엘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민간인 대피 요구에 가자 남서쪽 해안에 대규모 텐트촌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집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텐트 약 2만 5000개를 설치하는 텐트촌 15곳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텐트촌 및 야전 병원 설치 등은 이집트가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까지 나서 이스라엘의 라파 공습을 비판하고 지상군 투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라파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강행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으며, 전투에 앞서 텐트촌을 건립해 민간인을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거듭된 경고에도 라파 지상 작전 의지를 보이자 ‘멍청이’라고 부르며 측근들에게 좌절감을 털어놓았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하마스 측은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질 3명이 사망하는 등 라파 주민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 120년 만에 경부선 철도 지하화… 하나의 영등포, 4차 산업 ‘일등포’ [2024 새해 포부 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120년 만에 경부선 철도 지하화… 하나의 영등포, 4차 산업 ‘일등포’ [2024 새해 포부 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대방~신도림 3.4㎞ 구간 지하로청계천 개발 참여했던 경험 활용지상엔 첨단 일자리·녹지 만들어준공업지 공동주택 용적률 완화문래동에 과학고·카이스트 유치쪽방촌 782호 주상복합 추진 중 “경부선 철도 지하화로 120여년간 쪼개졌던 영등포구가 하나로 될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해당 부지를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나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처럼 개발해 ‘한강의 기적’을 이끈 영등포구를 4차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시키겠습니다.” 영등포구는 서울의 전통적인 관문 도시다. 1899년 경인선 개통 이후 영등포역이 들어서면서 경인공업지대의 시초가 됐다. 여의도를 품은 대한민국의 정치와 금융 중심지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영등포구의 역사가 새로 쓰이게 된다. 지난달 9일 ‘철도 지하화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지하철 1호선 대방역에서 신도림역까지 3.4㎞ 구간의 지하화가 결정돼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지난 6일 구청장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명박 서울시장 정책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청계천 개발을 참여한 경험을 기반으로 철로를 걷어낸 상부공간과 그 주변부를 성공적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경부선 지하화 사업과 관련한 영등포구의 준비 사항은. “정부는 올해 말까지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철도 지하화 노선구간, 상부개발 구상, 철도네트워크 재구조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부공간은 고밀·복합 개발돼 역세권 핵심 거점으로 조성될 전망이다. 영등포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구의회에서 ‘경부선 일대 종합발전 마스터플랜’ 용역비로 3억 5000만원이 통과돼 올해 본예산에 반영됐다.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담은 미래 청사진을 그려 ‘하나의 영등포’로 재탄생하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 구민들이 원하는 바를 제시해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경부선 지하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복안은. “사업의 핵심은 철로를 걷어 낸 상부공간과 그 주변부 개발이다. 소음과 분진 등 생활 불편 해소뿐 아니라 그간 차별을 받아 왔던 철도 주변 지역 발전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뉴욕과 파리 외에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츠프로젝트, 호주 멜버른 페더레이션 광장 등 해외 사례를 이미 검토 중이다. 무엇보다 청계천 개발이 국내의 대표적인 전례다. 고가 철거, 하천 복원과 함께 주변지역 개발이 핵심이었던 점을 참고해 서울 3대 도심 영등포의 위상에 걸맞은 개발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겠다. 구체적으로 창업 공간과 4차 산업 관련 첨단 일자리 유치, 문화·휴식 공간과 대규모 녹지 조성 등 미래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 10년 안에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비용이 아닌 결단의 문제다. 청계천 주변이 개발 이후 어떻게 변모했는지 보면 답이 나온다. 이와 연계해 경인로 지하화도 시에 제안할 생각이다. 경부선 지하화와 주변부 고도 개발에 따른 교통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시가 준공업지역 공동주택 용적률 완화를 추진 중이다. 준공업지 비율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영등포구가 어떻게 변모할까. “서울의 준공업지역의 4분의1이 영등포구에 몰려 있다. 하지만 최근 관내 준공업지역 공장 비율은 10%에 불과한 데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조성된 건축물과 기반시설의 노후가 심각하다. 다만 비주거 용도로는 지금도 최고 400%의 용적률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원룸과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서고, 이는 생활환경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의회는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에도 400%까지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난개발 문제가 해결되고 양질의 주택 공급이 늘게 된 것이다. 구는 양질의 직장과 주거가 공존하는 직주근접의 표본을 제시하겠다.”-문래동 기계금속단지의 통이전 추진 현황은. “문래동 기계금속단지는 과거 제조업의 산실이자 뿌리기술의 원천지이지만 오늘날 산업 구조의 변화로 기반이 약해졌다. 이에 현재 1279개 공장을 통째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그래야 분업과 연결의 제조업 생태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성공적인 이전을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국토교통부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전과 후보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진행하겠다. 대신 문래동 단지 부지는 미래의 먹거리로 개발할 생각이다. 인공지능(AI) 특화 과학고와 카이스트 서울 캠퍼스 등을 유치해 청소년들을 과학 인재로 양성하고, 4차 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 AI,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스마트밸리 중심지로 육성하는 게 목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과 함께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정비 사업을 진행 중인데. “3000평 정도인 쪽방촌엔 400여명의 주민이 거주 중이다. 정부가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3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LH·SH공사·영등포구 3자 간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3자가 공동사업시행자로 올해 말 착공해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해당 자리엔 782호 규모의 대단지 주상복합이 조성된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신안산선까지 개통되면 영등포역을 비롯한 경인로 일대는 새롭게 젊어질 것이다.” -민선 8기 반환점을 맞는 올해 계획은. “오로지 구민만 바라보며 ‘미래를 준비하는 구청장’으로 영등포 미래 100년의 길을 열어 가겠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가의 역할에 주력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정치인으로서의 목소리도 내겠다. 우리 영등포구를 일자리와 주거, 문화와 녹지가 어우러진 ‘서남권 신경제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해 구민과 손잡고 미래 청사진을 그리며 상상하고 도전하는 ‘젊은(young) 영등포’를 만들겠다.”
  • ‘제주의 허파’ 곶자왈 사야(buy) 제주가 산다(live)

    ‘제주의 허파’ 곶자왈 사야(buy) 제주가 산다(live)

    제주도가 ‘제주의 허파’ 곶자왈 매입에 도비 20억원을 투입해 사유지 13만㎡를 매입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핵심 환경자산인 곶자왈의 체계적 보전과 관리를 위해 올해 20억원을 투입해 사유지 13만㎡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곶자왈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용역’을 실시한 결과 곶자왈 면적은 총 95.1㎢이다. 이 중 보호지역은 33.7㎢(35.4%)이며, 보호지역 내 사유지는 22.1㎢로 65.4%를 차지한다. 이에 앞서 산림청은 올해 국비 50억원을 들여 곶자왈 내 사유지 50㏊를 사들인다. 매수대상 곶자왈은 생태등급 1~2등급 등의 산림지대로 조천(선흘)·한경 곶자왈 지역을 우선 매수하며 매수 후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와 협의를 거쳐 시험림으로 지정·관리한다. 이번 곶자왈 매입은 매도신청서 접수를 받은 후 서류검토와 현지조사 및 심의위원회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행정절차와 감정평가 등을 실시해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곶자왈 매도 신청과 자세한 사항은 제주도청 누리집 공고(https://www.jeju.go.kr/공고)를 참고해 이달 29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지난해 제주지역에서는 총 68억원을 들여 29.6㏊의 곶자왈을 매입했다. 지난해 처음 도비를 투입한 도는 20억 원·13㏊를 매입했으며, 산림청에서 46억 5000만원·15.9ha, 곶자왈공유화재단에서 1억 5000만원·0.7㏊를 매입했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산림청은 562억원을 들여 곶자왈 내 사유지 521.4㏊를 매입했고, 곶자왈공유재단이 127억원을 들여 103㏊를 매입하는 등 총 710억원을 투입해 637.8㏊를 매입했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제주도 핵심환경을 지키는 최상의 과제로 여기면서 곶자왈을 보존해 나가겠다”며 “도민자산화사업을 통해 곶자왈 보전과 관리방안에 총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성어로 된 제주어로, 곶은 숲을 뜻하며, 자왈은 ‘덤불’을 의미하는 곶자왈은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돌무더기(암괴) 지대에 다양한 식물이 군락을 이룬 곳이다. 지하로 흘러드는 지하수의 원천이자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원시림 숲으로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 동화 몇 편 읽는다고 혐오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동화 몇 편 읽는다고 혐오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따스한 공감과 배려보다는 날이 선 비난과 공격이 익숙하다. 성별로 갈라지고 세대로 찢어진 우리는 지금 ‘혐오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 혐오가 어린이의 눈으로 옮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때때로 절망적인 두려움도 싹튼다. 지금 여기의 동화 작가들이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보듬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내는 이유다. 이런 문제의식이 담긴 신간 그림책 네 권은 어쩌면 아이보다 어른에게 더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설산의 예티와 친구가 되는 법 예티학계의 떠오르는 샛별 유진은 공석이 된 예티연구소의 새 소장 후보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예티를 인간의 친구로 만드는 것. 이를 위해 유진은 ‘예티 포획 작전’을 계획한다. 함정을 파놓고 예티가 좋아하는 쌀국수를 맛있게 끓인다. 예티를 유인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예티를 붙잡는 데 성공한 유진은 그에게 글자와 인간의 식사 예절을 가르친다. 물론 예티가 이를 알아들을 리 만무하다. 예티와 진정한 친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현민 작가의 그림책 ‘진정한 친구가 되는 법’(창비)은 자연을 타자화하며 그것과 대척점에 서 있다고 우월감을 느끼는 인간과 문명의 위선을 폭로한다. 편집자는 책을 소개하며 “자연에 표정과 감정이 있다면 그것을 세심하게 읽어 내는 것이 곧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임을 생각해 보게 된다”고 적었다. 말똥구리 주제에 행복하다고? 말똥구리는 말똥만 있으면 행복하다. 그런 말똥구리를 바라보는 흰말은 도저히 그를 이해할 수 없다. 똥이나 굴리고 살면서 행복을 논한다고? 나처럼 길고 튼튼한 다리와 멋진 갈기도 없는 말똥구리 주제에. 흰말은 결국 말똥구리를 향해 모진 말을 쏟아낸다. 상처받은 말똥구리는 먼 길을 떠나고 초원에는 조금씩 똥 냄새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이다영이 글을 쓰고 솜이가 그림을 그린 ‘행복한 말똥구리’(다람) 속 흰말은 밥먹듯이 타인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이 시대 어른들의 자화상이다. 나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존재를 깎아내리며 모종의 우월감을 느끼지만, 그것은 사실 내면의 뿌리 깊은 열등감일지도 모른다. 바닷속에선 지느러미가 있어도 괜찮아 아이의 등에는 별난 지느러미가 달렸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별나다며 놀린다. 점점 소외된 아이가 찾아간 곳은 바다. 드넓은 바다 안에서 지느러미는 결코 별난 것이 아니다. 육지보다 따스한 바다에서 아이는 오롯이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다. 이 세상에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다. 쌍둥이조차도 조금씩 다르지 않나. 어쩌면 우리 모두 몸 어딘가에 별난 지느러미 하나쯤 달면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상어 인간’(소원나무)은 박종진이 글을 쓰고 양양이 그림을 그렸다. 박종진 작가의 소개가 퍽 인상적이다. “큰 덩치와 거뭇한 얼굴 때문에 별명이 곰이었습니다. 친구들이 곰이라고 놀리면 때때로 마음의 상처가 됐습니다. 놀리는 이들에게 따끔한 한마디 말도 못하고 곰처럼 생긴 자신을 못마땅해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도 누군가에게 그러진 않았는지. 부끄럽고 반성합니다.” 늑대가 됐다가 용이 됐다가 종이로 된 소년은 친구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한다. 종이를 날려버린다며 바람을 후 불거나 온몸에 마구 낙서하기도 한다. 종이인 나를 원망해 봐도 소용없다. 하지만 어느 날 깨닫게 된다. 종이로 된 나는 접어서 늑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면 숲의 끝까지 달릴 수 있겠지. 어느 날엔 용으로 접어서 동네 위를 날아다니며 나를 놀렸던 아이들을 깜짝 놀라게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니콜라 디가르드가 글을 쓰고 케라스코에트가 그림을 그린 프랑스 동화 ‘종이 소년’(피카)은 다른 가능성을 품고 있을지 모르는 모든 ‘다른 존재들’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을 건네고 있다.
  • “韓 노동시장 비정규직 취약…큰 규모의 일자리 쇼크 예상”[AI 블랙홀 시대]

    “韓 노동시장 비정규직 취약…큰 규모의 일자리 쇼크 예상”[AI 블랙홀 시대]

    “인공지능(AI)에 의한 일자리 대체는 불가피하기에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지만, 경직된 우리나라 노동시장 특성상 일방적 대체가 해외보다 큰 규모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AI 기술을 정부·기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일자리가 늘어날지 줄어들지 결정된다”면서 “만약 기업이 이윤과 생산성만 높이려고 한다면 노동자 해고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교수는 전체 일자리 규모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1900년대 있던 직업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산업화와 정보화 시대에 맞춰 새로운 직군들이 생기지 않았나”라며 “AI가 각종 분야에 접목될수록 활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노동시장 특성상 AI가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윤 교수는 “우리 노동시장은 ‘이중구조’로 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정규직을 보호하는 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 잘 갖춰져 있지만, 비정규직 보호 체계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에서 AI를 도입한 분야 중심으로 대규모 해고가 발생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비정규직 중심으로 언제든지 대규모 해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노동시장이 가장 유연한 편인 미국보다 심각할 것이란 게 윤 교수의 전망이다. 그는 “미국은 재취업률이 높아 해고를 당해도 다른 직업군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면서 “반면 재취업률이 낮은 한국에선 AI에 밀려난 노동자가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는 정규직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노동시장 전반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AI에 의한 생산성 향상을 체감한 기업은 정년퇴직 등 인력이 자연 감소해도 신규 채용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국 정규직 취업률을 포함해 이직률과 재취업률이 모두 낮아진다는 의미다. 윤 교수는 AI의 노동력 대체가 본격화하기에 앞서 노동자와 기업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정부는 노동자 스스로 권리를 지키고 기업과 동등하게 교섭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AI 기술을 학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무조건 첨단 장비를 늘린다고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로봇 밀도(노동자 1만명당 로봇 대수)는 한국보다 낮지만, 자동차 업계에선 여전히 생산성 1위”라고 덧붙였다.
  • AI와의 ‘밥그릇 싸움’에 밀려… 고소득 사무직부터 설 자리 잃는다[AI 블랙홀 시대]

    AI와의 ‘밥그릇 싸움’에 밀려… 고소득 사무직부터 설 자리 잃는다[AI 블랙홀 시대]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1년여 전 직원의 6%에 해당하는 1만 2000명을 감원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한 매체는 구글이 3만명에 이르는 광고 판매 부문의 대대적 개편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색엔진과 유튜브 광고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면서 전처럼 많은 ‘사람’이 필요 없다는 이유에서다. 막연히 미래로 여겨지던 AI에 의한 노동의 대체가 현실이 된 것이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해고 광풍 현실로빅테크 기업들, 업무에 AI 투입구글·MS 등 대규모 해고 단행 구글뿐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게임 부문 직원 2만 2000명 중 9%에 해당하는 약 1900명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도 2500개 일자리를 감축하고 신규 채용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가 활황인 가운데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여념이 없는 것은 순이익을 개선하라는 투자자의 압박 때문이지만 ‘감원 칼바람’이 가능한 것은 AI 때문이다. 한국보다 해고와 고용이 자유롭고 노동시장 규모가 큰 미국에서는 AI와 맞물린 구조조정이 이처럼 ‘뉴 노멀’로 자리잡을 태세다. AI와 인간이 ‘밥그릇 싸움’을 해야 하는 시대가 찾아왔다. AI 석학으로 꼽히는 닉 보스트롬 영국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장은 6일 ‘AI가 노동시장을 어떻게 바꿀 것으로 전망하는가’란 서울신문의 서면 질의에 “인간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인건비로 나가던 비용이 자본에 더 많이 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자리의 소멸작년 1190개 기업 26만명 해고인건비 대신 자본 투자 늘릴 듯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최근 “선진국과 일부 신흥 시장에서 전체 일자리의 60%가 AI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일자리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고 AI가 일자리의 질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술직 노동자의 해고 현황을 추적해 온 스타트업 ‘레이오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세계 122개 기업에서 3만여명의 노동자가 해고됐다. 지난해에는 1190개 기업에서 26만 2735명이 해고됐다. 빅테크 기업에서 진행 중인 구조조정은 AI가 도입된 사무직에 집중됐다. 물류 유통업체 UPS는 올해 1만 2000여명의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놓았지만 물류·운송직은 포함되지 않았다. 기존의 자동화 시스템이 ‘블루칼라’의 단순 반복 노동을 대체했다면 AI는 정형화된 틀 안에서 일하는 사무직 등 ‘화이트칼라’를 대체한다는 의미다. #화이트칼라 위협단순노동 블루칼라보다 타격고학력·고소득자 일자리 대체 지난해 12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분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3년 고용 전망: 인공지능과 노동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비일상적이고 빠른 판단 능력이 필요한 일자리에서 AI가 유의미한 대체 가능성을 보였다. OECD는 “수년간의 정규·고등 교육과 경험 축적이 필요한 직업에서 요구되는 핵심 능력이기도 하다”며 “최고경영자(CEO)와 엔지니어 등의 고숙련 직종이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11월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한지우 조사국 고용분석팀 조사역은 보고서에서 “AI가 반복적이지 않으면서 인지·분석적인 업무에 활용될 수 있어 고학력·고소득 일자리의 대체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며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 비중이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김형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AI법제도센터장은 “학계에서는 간호사보다 의사가 (AI에 의해) 먼저 없어질 것으로 본다”며 “의사는 데이터를 보고 분석해 진단하지만 간호사는 대면 접촉을 하고 돌봄을 하는 직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와의 공존인간 노동력 대체하기보다는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우리나라에서도 ‘AI발 고용 한파’는 머지않은 미래다. 지난해 12월 KB국민은행은 AI 상담원 도입 이후 콜센터 이용자가 줄었다며 충남 대전 용역업체 직원 240명에게 해고를 통지했다. 노조 반발로 해고 노동자들이 KB국민은행의 다른 하청업체로 고용 승계되며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KB국민은행 사태는 시작일 뿐 앞으로 비슷한 구조조정 사태가 반복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AI에 의해 사람 일자리는 소멸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인간이 AI와 일자리를 두고 대결할 게 아니라 대체할 수 있는 업무는 AI에게 시키고 인간은 더 높은 수준의 업무를 수행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스탠퍼드대 에릭 브린욜프슨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은 지난해 미국 예술·과학 아카데미의 오픈 액세스 저널에 기고한 ‘튜링 함정:인간 같은 AI의 가능성과 위험’이란 글에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보다는 ‘증강’하는 방식으로 AI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강화해 이전에 불가능했던 일을 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서로 보완이 된다는 취지다. 브린욜프슨 소장은 “AI의 ‘노동 대체’와 ‘노동 강화’ 선택지 중 노동 대체를 선택할 경우 기술과 경제 권력이 (소수에) 집중되고 다수는 균등하게 불행해진다”며 “노력의 방향을 바꾸면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번영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사람의 역할AI 활용 능력이 경쟁력 될 것정부 차원 ‘고용 안전망’ 필요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연구팀장은 “지금도 보고서 작성이나 일러스트 제작 업무에서는 AI를 잘 쓰는 사람이 더 높은 생산성을 내고 있다”며 “앞으로는 AI 활용 능력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골드만삭스도 “생성형 AI가 10년 동안 미국의 연간 생산성 성장률을 1.5% 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국가경쟁력 도약을 위해서도 기업과 개인의 노력 외에 AI 기술의 발전을 유도하는 사회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아직 걸음마를 떼기 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법제정비단 4기가 막 출범했고 NIA에서는 올해 안에 AI로 인한 국내 노동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생성형 AI가 나오고 사회의 변화 양상이 대략 보이기 때문에 AI가 국내 노동시장과 노동법 체계에 미칠 영향을 포착하는 게 우선 과제”라며 “이미 취업시장에 들어간 20~30대는 AI로 인한 직업 전환이 필요할 수도 있다. 급변하는 노동시장 상황을 반영한 고용 안전망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김영호 장관, 4대 연구원장과 北 도발 의도 해석·대처 방안 모색

    김영호 장관, 4대 연구원장과 北 도발 의도 해석·대처 방안 모색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5일 통일·외교·안보분야 4대 연구원장과 만나 최근 북한의 동향 관련 진단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북한에 대한 확고한 억제체제를 구축하면서 동시에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와 외교의 공간을 열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실현을 위한 2024년 정세 환경 평가 및 전략 구상’을 주제로 신년 특별좌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좌담에는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장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특히 북한은 러시아와의 불법적 무기거래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핵을 개발하면서 체제 생존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대남정책의 전환을 시도하는 한편, 우리에 대한 도발과 심리전도 강화했다”라고 진단했다. 김 장관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국민의 안보불안을 조성하고, 국론 분열을 꾀하는 정치심리전 측면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우리에 대한 심리전은 내부의 어려운 상황을 가리고 체제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또한 “북한은 민족과 통일 개념을 폐기하고 남북 간 단절을 꾀하고 있다. 정부는 헌법 제3조와 제4조를 바탕으로 더욱 확고한 원칙에 기초한 통일·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다각적 노력을 통해 국민 여러분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원장은 ‘과거 동독의 두 국가론과 북한의 두 국가론이 같은가’라는 질문에 “동독은 서독과 평화 공존을 추구했는데 북한은 적대적 관계로서 남한을 핵무기로 초토화하고 점령해서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와 한미 동맹에 변화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박 원장은 “수세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면서 “한미일 협력 체제를 약화하면 중국에 유리한데 그런 선택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고) 과연 (실행)할까”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핵을 용인하거나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질문에는 “(그럴 경우) 한국이 더 많은 안보 자산을 가질 선택지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방위비 분담 압박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서는 “방위비를 더 낸다면 한국이 방위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레버리지(지렛대)로 써야할 것”이라고 했다. 박 소장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한미 핵협의그룹(NCG)를 통해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핵 정보를 공유하고, 핵 운용 계획 관련 목소리를 내며 핵 대응 태세를 갖추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핵 전략의 변화를 동맹국으로서 요청하면서 핵기획그룹(NPG)의 틀 내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협상의 어젠다로 제기할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4월 총선 전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한 원장은 “대응 역량은 충분하다. 다만 어느 방향에 역량을 쓰고 대비를 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남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북한이 한국 선거 때마다 무수히 개입해왔지만 성공한 적은 한번도 없다”고도 했다.
  • 수감복 입은 김남주… 교도소 생활에 ‘충격’

    수감복 입은 김남주… 교도소 생활에 ‘충격’

    교도소에 갇힌 김남주의 모습이 포착됐다. 오는 3월 1일 첫 방송 예정인 MBC 새 금토드라마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이상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원더풀 월드’ 측은 극 중 ‘은수현’ 역을 맡아 6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배우 김남주의 첫 촬영 스틸을 공개했다. 김남주가 연기하는 ‘은수현’은 심리학과 교수이자 작가로 사회에서 성공해 완벽한 가정에서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지만, 어느 날 아들을 잃고 살인범을 직접 처단하며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되는 인물이다.공개된 스틸 속 김남주는 삭막한 교도소 안 허름한 수감복을 입고 있는 충격적인 모습으로 시선을 강탈한다. 교도소 운동장 벤치에 앉아 허공을 응시하는 김남주의 텅 빈 표정 속에 사랑하는 아들과 행복했던 삶을 한순간에 잃게 된 상실감, 동시에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죄책감이 공존하는 듯해 보는 이의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든다. 또한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 애틋한 표정으로 철창 너머를 응시하는 김남주의 모습에서는 잃어버린 아들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듯해, 극 중 김남주를 처절한 비극으로 몰고 간 ‘그날’의 사건에 궁금증이 모인다. 그런가 하면 ‘은수현’이라는 인물의 복잡하고 비극적인 서사를 표정 하나에 담아내는 김남주의 섬세한 연기가 감탄을 자아낸다. 더욱이 지금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김남주의 수감복 차림은 6년 만의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그의 남다른 각오를 드러내는 듯하다.
  • ‘고양이 집단 학대’한 원숭이들 결국…中 동물원 발칵 [핫이슈]

    ‘고양이 집단 학대’한 원숭이들 결국…中 동물원 발칵 [핫이슈]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원숭이들이 고양이들을 집단으로 ‘학대’하는 일이 벌어져 충격과 논란이 되고 있다고 광밍망 등 현지 언론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윈난성(省) 쿤밍에 있는 쿤밍 동물원에서는 원숭이들이 같은 우리 안에 사는 고양이 두 마리를 학대하는 일이 벌어졌다. 고양이와 원숭이가 같은 우리 안에 살기 시작한 것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물원 안에서 빠르게 번식한 쥐들이 원숭이의 먹이를 훔쳐 먹는 등 소란을 일으켰다. 사육사들이 원숭이 먹이를 지키기 위해 쥐를 위한 먹이를 따로 놓아 봤지만 소용 없었다. 또 설치류 방제를 여러차례 실시했지만 쥐 개체수는 줄지 않았고, 결국 동물원 측은 길고양이들을 데려와 원숭이 우리에 넣은 뒤 쥐를 잡아먹게 했다. 동물원 측은 원숭이 우리에 두 차례에 걸쳐 8마리의 고양이를 투입했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원숭이 우리를 뒤덮었던 쥐가 사라졌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새끼 고양이 4마리도 태어났다. 이후 원숭이 무리와 고양이 가족은 서로의 털을 골라주는 등 ‘한 지붕 두 가족’으로 평화롭게 공존하는가 싶었지만, 최근 원숭이 무리의 충격적인 실상이 공개됐다.해당 동물원을 방문했던 방문객들이 우연히 원숭이 무리가 고양이 가족을 학대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이를 촬영해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이를 직접 목격했다는 한 방문객은 “원숭이들이 새끼 고양이의 꼬리를 움켜쥐고 강제로 짝짓기 행동을 했다. 고양이들이 비명을 지르는 것을 봤다”면서 “동물원이 하루 빨리 새끼 고양이들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현지 SNS에는 쿤밍동물원의 원숭이 무리가 같은 우리에 사는 고양이들을 둘러싸고 꼬리를 잡아 끌거나, 우리 구석진 곳으로 끌고 들어가 괴롭히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강제로 짝짓기를 했다는 주장이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의심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같은 우리에 살던 고양이 두 마리가 원숭이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쿤밍동물원은 전문가에게 현장 조사 및 고양이들의 건강상태 체크를 의뢰했다. 동물원 측은 “다행히 고양이들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원숭이 우리 안에 더 이상 쥐가 서식하지도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고양이들을 원숭이 우리 밖으로 옮기고 건강 상태를 추가로 확인한 뒤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보호단체‧방송인도 나서는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 소식을 접한 한 여성은 고양이를 구해내야 한다며 원숭이 우리로 뛰어들려다 동물원 측의 제지를 받았다. 해당 여성이 동물원 측 경비원의 제지를 받는 모습의 동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 ‘집단으로 고양이 괴롭힌 원숭이 무리’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중국의 유명 배우인 장신위는 “원숭이들이 고양이들에게 하는 짓은 고문이나 다름 없다”면서 고양이를 구출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원숭이 우리에 남아있던 고양이 4마리는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고양이들은 베이징에서 전문가에게 건강 상태를 체크 받은 뒤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현지에서는 이번 사건이 동물학대에 해당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는 분위기다. 동시에 쿤밍시의 문화관광부 등 관계 부처까지 나서서 동물 학대 및 동물원 관리와 관련해 소홀한 부분이 없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히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롯데물산, 장재훈 대표 취임…“부동산 전문기업으로 도약”

    롯데물산, 장재훈 대표 취임…“부동산 전문기업으로 도약”

    롯데물산은 2일 장재훈(55)신임 대표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롯데물산은 장 대표의 전문성과 리더십 아래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역량을 강화해 부동산 전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 존스랑라살(JLL) 코리아 대표 출신으로 23년간 국내외 부동산 거래, 투자, 자산운용·관리, 건축, 개발 등의 업무를 폭넓게 경험한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다. 장 대표는 임직원과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만큼 긴장과 설렘이 공존한다”며 “롯데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를 일군 롯데물산의 노력과 열정을 이어가 또 한 번의 도약을 주도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이어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롯데물산의 소중한 자산이자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부동산 사업 영역에서의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몰을 운영하는 롯데물산은 부동산을 개발·운영·관리하는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 랜드마크로 꼽히는 롯데센터 하노이 운영을 맡는 등 해외 부동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자산관리도 담당하고 있다.
  • AI가 시험문제 내고, 학습 평가… 초등부터 컴퓨팅 사고력 배워야 [AI 블랙홀 시대]

    AI가 시험문제 내고, 학습 평가… 초등부터 컴퓨팅 사고력 배워야 [AI 블랙홀 시대]

    인공지능(AI)은 교육계에도 전에 없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수업이 중단되면서 교육의 디지털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현장에서는 AI를 교수학습 지원에 활용하면 더 효율적이고 개인화된 교육이 가능하다고 보고 새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아울러 ‘AI 시대’ 지식과 직업의 패러다임에 맞게 학생들을 길러내고 AI와 공존하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교사가 AI 서비스에 학습 자료를 입력한다. 학생들에게 낼 문제를 만들어 달라고 명령하자 내용을 학습한 AI는 학생들이 수업을 잘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질문들을 순식간에 만들어 낸다. 학습한 내용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인 채점기준표까지 만든 AI는 학생들이 수준별로 할 수 있는 활동까지 추천한다. 기존에 데이터를 요약·정리하는 기능이나 학습 수준을 한 화면으로 보여 주는 대시보드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수업의 핵심 중 하나인 활동과 평가까지 AI가 도와주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학습보조’ AI생성형 AI, 교육자료 만들어코스웨어로 개인화된 학습 지난 24~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에듀테크(교육 정보 기술) 박람회 ‘벳쇼’(Bett Show)에서는 AI가 단연 화두였다. 130개국의 500여개 기업이 가득 메운 전시장에서는 AI를 기반으로 한 교수·학습 소프트웨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스타트업들도 AI, 가상현실(VR)을 접목한 미래 교실의 모습을 선보였다. AI를 최적의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신 기기들도 눈길을 끌었다.●생성형 AI가 바꿀 교육 특히 최근 교육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다. 전 세계 교실에서 이미 자료 요약 등 여러 방면에 챗GPT를 활용하고 있지만 생성형 AI가 교사의 업무를 더 광범위하게 보조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예를 들어 대화형 AI인 MS 코파일럿이나 구글의 듀엣AI는 자료를 학습하고 시험 문제를 출제하며 이를 토대로 평가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AI 기반 도구들을 활용하면 교사들의 교육 활동 관련 업무량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MS 관계자는 “코파일럿의 경우 읽기·수학·외국어·코딩 학습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교사가 보다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태블릿이나 PC에 탑재해 교과서처럼 활용하는 코스웨어(교육 소프트웨어)도 수업 시간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웨어를 이용하면 영어 수업에서는 ‘AI 원어민’과 읽기·말하기·연습을 하며 영어를 익히고, 수학 시간에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문제를 계속 풀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게 학습하고, 교사 입장에서는 AI가 분석해 주는 학생의 학습 상황을 토대로 개개인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학생 간 협업과 다양한 활동도 가능하다. #교사 역할 변화학생과의 소통, AI 대체불가디지털 학습격차 보완 고민 한국 공교육에서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AI디지털교과서도 이런 코스웨어를 활용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교과서 발행사와 기업이 협업해 코스웨어를 만들고 있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에듀테크 선진국인 영국 교육부 관계자도 한국 디지털 교과서 시제품을 보고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기술 발달할수록 교사 역할 더 중요 디지털 기술이 교육에 들어올수록 교사 역량의 중요성도 커진다. 기술이 교사의 업무를 상당 부분 대신할 수 있지만, 수업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는 건 교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가 2030년의 AI 활용을 전망한 ‘인공지능과 2030의 삶’ 보고서는 “학생 교육에 있어서 대면 상호작용은 매우 중요하므로 교실 환경에서의 모든 상호작용을 로봇이 대체하지는 못한다”며 “AI 기술이 대면 교육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더 확보된다면 교육 분야에서 AI 활용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는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교사와 학생의 긴밀한 상호작용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얘기다. 교사의 역할도 다양해진다.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길러 주기 위해 최신 기술을 활용하고 교수 학습 계획을 구성하는 능력도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교육 전환 선도교사단인 ‘터치교사단’ 소속으로 벳쇼를 참관한 김태호 충북 청남초 교사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다 보면 자칫 빠른 학습자와 느린 학습자의 학습 격차가 커질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는 건 교사의 수업 계획과 학급 운영”이라며 “교사의 역할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며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적 소양 필요 AI가 가져올 급격한 사회 변화에 맞게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AI와 인간이 협업하는 시대가 오고 자동화로 인해 직업의 개념도 변화하기 때문이다. AI 관련 산업도 크게 성장한다. 교육부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부터 적용되는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 정보 교과 시간을 현재 초등 17시간, 중등 34시간에서 각각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시도교육청들도 AI 중점학교를 선정해 정보과학·AI 수업을 도입하고 동아리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시대에 더 본격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게 되는 만큼 각 분야를 융합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서정연(서강대 컴퓨터공학과 연구석학교수) 한국정보과학교육연합회장은 “앞으로는 어느 분야든 컴퓨터로 문제를 해결하는 AI를 사용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며 “과학뿐 아니라 의학이나 법학 같은 분야에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융합전문가가 한국에는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이제 전공에 관계 없이 컴퓨팅 사고력과 데이터 개념, AI 기법에 대해 알아야 한다”며 “대학 들어갈 때 모든 학생이 컴퓨팅 사고력을 익힌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초등학교부터 꾸준히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해력 키우기비판적 기술 활용력 길러야종이책과 미디어 균형 필요 태어나면서부터 AI를 접하는 ‘AI 네이티브’ 세대에 맞게 문해력(리터러시)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통적인 의미의 문해력뿐 아니라 AI의 원리와 기능, 한계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조지은 영국 옥스퍼드대 언어학과 교수는 “이제 리터러시 자체가 다변화되는 시대로 종이책 기반의 문해력과 디지털 문해력 모두가 요구된다”며 “둘 사이 균형을 맞추도록 디지털 미디어와 종이책 보는 시간을 조절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을 연구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만능 AI’를 가지고 정답을 맞히는 훈련보다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해결하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준 서울 성남고 정보·기술교사는 “학생들이 사회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실패를 겪으면서 해결하는 프로젝트형 수업이 돼야 한다”며 “그러려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고] 로봇·인간 공존시대를 위한 준비/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기고] 로봇·인간 공존시대를 위한 준비/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식당에서 서빙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풍경이 익숙한 2024년 연초다. ‘로봇’의 어원은 1920년 체코 극작가의 희곡에서 찾는데, 체코어로 노동, 노역을 뜻하는 ‘로보타’(robota)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노동력으로 로봇이 국내 산업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78년 현대자동차의 울산 제2공장에 로봇이 설치되면서부터인데 이후 1980년대 제조환경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이 국산화된 것을 시작으로 2024년 현재 우리는 서빙로봇, 배달로봇 등 서비스로봇이 낯설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제조분야에서 전 세계 최대 로봇 활용국인 우리나라는 국내 로봇산업의 현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또 대비하고 있을까. 지난해 12월 14일 정부가 발표한 ‘첨단로봇 산업 비전과 전략’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실현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K로봇 3대 핵심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로봇 3대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술·인력·기업 육성에 집중 투자한다. 첨단로봇 핵심기술 연구개발(R&D)에 민관합동 3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수요·공급기업 간 협업을 바탕으로 하는 공동개발·제조를 통해 국내 로봇 제품의 가격저감 및 확산을 촉진하고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로봇기업 수요가 높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인력 1만 5000명을 집중 양성하고, 로봇 전문기업 150곳 육성에 나선다. 둘째, 생산성 향상, 인력 부족에 대응하고 국민 생활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산업적 파급이 높은 업종, 국민 일상과 밀접한 5대 사회 분야(국방, 사회안전, 재난대응, 의료, 복지) 중심으로 제조로봇과 서비스로봇을 지속 투입·확산하고 국가 간 협력 파트너십 등을 통해 로봇 협력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등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셋째, 로봇의 안전한 활용 촉진을 위해 사람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법·제도를 정비하고, 국민편익 증진, 기술력 향상 등 로봇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조금 제도를 재설계하는 로봇 친화형 경제 인프라 구축도 함께 추진한다. 정부의 인간과 로봇 공존 시대 로봇산업 리더십 확보를 위한 변화는 지난해 11월 17일부터 시행된 개정 지능형로봇법에서 새롭게 시작됐다. 개정 지능형로봇법은 로봇과 같은 신기술·신산업이 사람 중심의 제도에 수용될 수 있도록 한 변화의 첫걸음이다. 로봇의 확장된 이동성으로 기업의 사업화 추진이 용이해지고, 배달, 순찰, 방역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실외이동로봇이 국민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16개 항목의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고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책임보험 또는 공제의 가입을 의무화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로봇산업의 속도감 있는 성장을 위해 지원할 것이며 이러한 성장이 실물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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