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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철환, 투표지 부족사태에 “참담, 유권자께 사죄”…선관위원들 대거 불출석

    위철환, 투표지 부족사태에 “참담, 유권자께 사죄”…선관위원들 대거 불출석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은 2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참담하고 부끄럽다”며 “유권자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뜻을 밝혔다. 위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개혁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2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 드려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 이후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4년여간 여러 노력을 했음에도 미흡한 선거관리 준비로 인해 이런 일이 또다시 발생해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선거관리를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반성하며 엄중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직 내부의 타성에 젖어 효율성만 중시했던 것이 아닌지, 정작 주권자인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하는 기본 책무에 미흡했던 것은 아닌지 겸허히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위 대행은 “관행을 완전히 깨뜨리고 전면적인 조직 쇄신의 길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국회를 비롯한 외부의 엄격한 평가와 기준을 바탕으로 헌법에서 부여한 공정성을 유지하며 선거관리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 구성과 내실 있는 운영체제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조특위는 전날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을 비롯해 현직 중앙선관위원들과 서울시·송파구 선관위 관계자 등 40여명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 노 전 위원장과 위 대행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중앙선관위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오민석 전 서울시선관위원장과 민소영 전 송파구선관위원장 등도 불출석했다. 이에 여야는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사태에 핵심적으로 증언할 분들이 한 분도 나오지 않았다”고 질타했고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확한 말씀이다. (불출석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덧붙였다. 국조특위 위원장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장으로서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임의출석 형식이라 법적 강제성이 없다지만 국민과 국조특위의 진상규명 의지에 너무 합당하지 못한 태도다. 지금이라도 나왔으면 하는 강력한 요구를 전한다”고 강조했다.
  • “원정 출산이 나빠요?”…미국서 출산하려다 날벼락, 한국인이 극혐하는 진짜 이유 [핫이슈]

    “원정 출산이 나빠요?”…미국서 출산하려다 날벼락, 한국인이 극혐하는 진짜 이유 [핫이슈]

    방송인 안영미가 둘째 자녀 출산을 앞두고 ‘미국 원정 출산’ 의혹에 선을 그었지만 사회적 논란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안영미는 자신의 SNS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건강하게 순산하고 돌아오겠다”며 출산 휴가 소식을 알렸다. 소속사 측도 “둘째 아이의 출산은 국내에서 진행될 예정”이라며 “현재 미국에 있는 남편 역시 출산 일정에 맞춰 한국으로 귀국해 아내의 곁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영미는 남편이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 둘째를 출산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의혹이 확산한 배경에는 2023년 안영미가 첫째 아들을 미국에서 출산한 뒤 쏟아졌던 원정 비판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2020년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비연예인 남성과 결혼한 안영미는 장거리 부부 생활을 이어오다, 첫째 출산을 앞두고 남편이 있는 미국으로 향했다. 당시 안영미는 합법적인 체류 조건과 가족의 결합이라는 특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이중 국적 취득을 노린 전형적인 원정 출산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결국 소속사는 “출산이라는 큰 경사를 앞두고 가족이 함께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하며 허위 사실 유포와 악의적인 비방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예고해야 했다. 원정 출산 둘러싼 찬반 논쟁 여전안영미가 둘째 출산을 앞두고 서둘러 ‘국내 출산’을 강조한 배경에는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진 원정 출산의 남다른 시선이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원정 출산을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만 누리는 특권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다고 해석한다. 더불어 병역 의무나 교육, 취업 등에서 자녀가 장기적으로 이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인식 때문에 공정성 논란에 자주 오르내린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은 보고서에서 “원정 출산 논란은 불법성보다 병역과 국적 제도에서 발생하는 형평성 문제가 사회적 갈등의 핵심”이라고 규정했다. 과거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원정 출산은 인력의 국외 유출이라는 측면에서 국익에 해가 되는 행위”라며 “한국에서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서 원정 출산을 하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지난해 5월 줄리아 길롯 미국 이민정책연구소 부국장은 현지 매체에 “원정 출산 등을 단속하겠다는 명분으로 헌법적 권리를 흔드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며 “출생시민권은 이민자 자녀들이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원정 출산이 한국 사회에서 부모의 선택권과 사회적 공정성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국적법을 개정해 원정 출산으로 판단되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는 국적 이탈을 제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규정이 병역 의무의 형평성과 공익을 위한 합리적인 제한이라며 합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 동양생명, 포괄적 주식교환 관련 2차 주주간담회 개최… 주요 쟁점 답변

    동양생명, 포괄적 주식교환 관련 2차 주주간담회 개최… 주요 쟁점 답변

    우리금융그룹의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 중인 동양생명이 포괄적 주식교환과 관련해 소수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주주간담회를 개최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열린 ‘포괄적 주식교환 관련 주주간담회’에는 동양생명 주요 경영진과 우리금융그룹 관계자가 참석해 거래 추진 배경과 개요, 주주보호 방안을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의에 직접 답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5월 개최된 1차 간담회 이후 소수주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고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동양생명은 주식교환 개요와 교환비율 산출 근거를 설명하고, 거래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추진한 절차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대주주 지분 인수가격과 이번 주식교환 가액 간 차이, 자기주식 소각 결정 시점 등 주주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동양생명은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 소액주주들의 질문에 대해 상세히 답변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자세로 간담회의 대부분 시간을 질의응답에 할애했다. 먼저 대주주 지분 인수가격과의 차이에 대해 동양생명 측은 “대주주 지분 인수 거래와 이번 주식교환은 거래 성격과 시점, 대상이 전혀 다른 별개의 거래”라고 선을 그었다. 대주주 지분 인수가격에는 경영권 프리미엄과 전략적 가치가 반영된 반면, 이번 주식교환은 우리금융지주가 이미 동양생명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추진되므로 자본시장법령상 기준시가 방식에 따라 교환가액이 공정하게 산정됐다는 설명이다. 주주의 자기주식 소각 관련 질문에는 “주식교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동양생명은 “주식교환 구조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신주 배정 후 처분, 직접 처분, 소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며 “자기주식을 소각하지 않을 경우 해당 주식에도 우리금융지주 신주가 배정돼 주식교환 이후 신주 발행 규모와 희석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소각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또한 자기주식 소각 시점에 대한 질문에 대해 동양생명은 “자기주식 소각을 주식교환 발표 이전에 별도로 공시할 경우 시장에서 교환비율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조치로 오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교환이 구체적으로 검토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소각 공시는 시세 영향이나 불공정 거래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동양생명은 주식교환과 자기주식 소각 안건을 동일한 이사회에서 함께 의결·공시했다고 밝혔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상향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주 간 형평성 측면에서 임의적인 가격 상향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식교환에 참여하는 주주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를 동일하게 대우해야 하므로 특정 주주에게만 별도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대신 교환비율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위원회 검토와 외부평가기관의 추가 검증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동양생명은 주식교환이 완료되면 동양생명 주주들이 우리금융지주의 주주로서 그룹 차원의 주주환원 정책과 성장 성과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2년간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부족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던 점을 언급하며, 우리금융그룹 편입 이후 기대할 수 있는 주주환원 측면의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우리금융지주 신주 교부를 통해 중소형 보험주에서 MSCI 한국지수 등 글로벌 주요 인덱스에 편입된 대형 금융주의 주주가 됨으로써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 다만 회사의 설명 이후에도 일부 주주들은 교환비율의 적정성 등 특정 쟁점에 대해 같은 취지의 질문을 여러 차례 이어가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다양한 소수주주들이 참석해 주식교환과 관련한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소수주주들은 포괄적 주식교환이 원만히 마무리돼 통합 이후의 성장성과 주주가치 제고가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주주분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 보다 충분히 설명해 드리기 위해 추가 간담회를 마련했다”며 “거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교환비율 적정성에 대한 추가 검증 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정정 주요사항보고서에 충실히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경북도, AI·미래항공·바이오 인재 양성…4년간 600억원 투입

    경북도, AI·미래항공·바이오 인재 양성…4년간 600억원 투입

    경북도는 인공지능(AI), 미래 항공, 바이오 등 전략산업 핵심 인재 양성에 600억원을 투입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영남대, 경운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경일대와 ‘경북 전략산업 앵커 대학’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청년이 인재로 성장해 지역에서 취업하고 정주하는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4년간 600억원을 투입해 이들 특성화 대학을 중심으로 기업, 연구기관을 연계해 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다. 인공지능 분야 핵심 인재 양성과 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은 영남대, 미래항공 분야는 경운대, 바이오 분야는 대구가톨릭대·대구대·경일대가 참여한다. 영남대는 AI 지식 서비스 거점 경산, AI 제조·첨단소재 거점 영천, AI 스마트 농업 거점 의성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융합혁신(AI-X)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경북 AI 융합원을 신설해 인재 4000여명을 양성하고 지역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경운대는 구미 국가산업단지와 연계해 미래 항공 전문 인력 양성, 미래 항공 시험·평가·실증체계 구축, 기업 원스톱 지원 등을 한다. 기업과 연계한 미래 항공 교육과정 75건을 개발·운영하고 6000여명의 미래 항공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경일대는 바이오 특화교육, 바이오 공정·소재 연구, 산학 공동 연구개발, 기업 맞춤형 실무교육 등을 추진해 바이오 혁신 생태계를 만든다. 바이오 공동학위제를 운용하고 고교(인재 조기 발굴)-대학(입학)-기업(약정형 교육)으로 이어지는 바이오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1만여명의 인재를 양성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역 대학 인재가 지역 기업으로 연결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지역이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전략산업 앵커 대학이 역할을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SK바이오팜, 중국 인실리코와 AI 기반 신약 ‘맞손’

    최대 4조원 규모의 계약 체결중추신경계 제품 다양화 추진롯데바이오, 송도공장 수주전K기업, 대형제약사 계약 촉각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인 ‘202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이 22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K바이오 기업의 대규모 수주와 기술 수출 등 ‘빅딜’ 성사에 이목이 쏠린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신약 개발사부터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까지 총출동해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인천 송도 바이오 캠퍼스 제1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사용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업체는 이번 바이오USA 부스에서 송도 1공장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 콘텐츠를 최초로 공개하며 수주전에 나선다. 총 12만ℓ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춘 1공장은 1만 5000ℓ 규모의 배양기 8기를 기반으로 대규모 상업 생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고수율 세포배양, 관류배양 등 최신 바이오 공정 기술도 적용됐다. 주문, 제조, 품질 검증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시운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1공장 건설을 기점으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듀얼 사이트’(Dual Site) 전략도 가속화된다. 미국 뉴욕 시러큐스 캠퍼스에서 글로벌 고객사의 초기 임상 물량을 지원하고, 송도 1공장에서 대규모 상업 생산을 담당하는 이원화 체계다. 듀얼 사이트 연계로 고객사들은 개발 단계와 상업화 단계 간 기술 이전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시러큐스와 송도를 연결하는 글로벌 생산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CDMO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이날 행사를 앞두고 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사 ‘인실리코 메디슨’과 최대 25억 7000만 달러(약 3조 9487억원) 규모의 중추신경계(CNS) 신약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SK바이오팜은 향후 도출될 혁신 신약 후보물질의 소유권과 전 세계 독점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며, 외부의 우수 기술 이전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고 자체 AI 역량 내재화 등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바이오USA에서 K바이오 기업들은 신약 개발부터 생산까지 저마다 독자 기술력을 뽐낸다. 이에 항체·약물접합체(ADC)와 이중항체, 리보핵산(RNA) 등 다양한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킬지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 [서울광장] 청년을 가르치려는 정치의 착각

    [서울광장] 청년을 가르치려는 정치의 착각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큰 것 하나를 안다.” 정치사상가 이사야 벌린은 고대 그리스 시인의 이 말을 빌려 지식인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나눴다. 다양한 변수와 복잡한 맥락 속에서 현실을 보는 이들이 여우라면, 하나의 큰 원리로 모든 일을 설명하려는 이들은 고슴도치다. 지금 청년층을 바라보는 기성 정치, 특히 민주화 세대 일부의 시선은 전형적인 고슴도치다.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하나의 역사관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그 틀에 들어오지 않는 청년을 곧바로 보수나 극우로 몰아붙인다. 6·3 지방선거 뒤에도 그랬다. 민주당이 기대한 만큼 청년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여권 일각에서는 청년 표심을 하나의 병리 현상처럼 간주하는 말들이 나왔다.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은 선택을 독립된 정치적 판단으로 보기보다, 미성숙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기울어진 결과처럼 낙인찍은 것이다. 급기야 2030을 합리적으로 설득할 대상이 아니라 ‘몽둥이’로 제압해야 한다는 망언까지 나왔다. 민주주의를 입에 달고 살면서 다른 세대의 선택을 힘으로 눌러야 한다는 말이 나온 것 자체가 기막힌 역설이다. 그러나 선거 직후 드러난 청년들의 모습은 그런 단정이 얼마나 성급했는지를 보여줬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했다는 문제가 불거지자 초기 항의의 중심에 2030이 있었다. 그들이 거리에서 따진 것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가 아니었다. 시민의 한 표가 국가에 의해 온전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권리에 반응한 것이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그다음이다. 일부 세력이 시위를 음모론과 정략적 구호로 끌고 가려 하자 청년들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참정권 훼손에는 항의하되, 나의 분노를 남의 정치적 계산에 맡기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시민의 모습 아닌가. 많이 안다는 사람이 반드시 현실을 더 잘 읽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나의 이론에 강하게 매인 사람일수록 예측을 그르치고도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슴도치형 사고의 문제는 지식이 부족한 데 있지 않다. 하나의 해석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현실의 복잡한 변화를 보지 않으려는 데 있다.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는 젊은 사람이 정치를 말하려면 더 공부한 뒤에 하라는 식의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비판한 적이 있다. 선거처럼 공동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장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시비를 판단할 수 있는 지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상대의 지성을 일단 믿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성립될 수 없다는 말이다. 청년을 가르치려 들기 전에 먼저 동등한 구성원으로 대해야 한다. 청년은 계몽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판단하고 발언할 권리를 가진 시민이다. 세계 곳곳의 청년들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실업 청년을 바퀴벌레에 빗댄 발언을 계기로 청년들이 ‘바퀴벌레당’이라는 풍자적 이름 아래 기성 질서의 무책임을 꼬집었다. 네팔에서는 SNS 차단과 부패에 항의한 청년 시위가 정권을 흔들었다. 지금 청년들은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세대가 아니다. 오히려 규칙과 절차에 예민한 세대다. 입시에서는 작은 점수 차가 인생의 경로를 바꾸고 취업시장에서는 긴 준비 끝에도 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 어렵게 일자리를 얻어도 집값과 자산 격차 앞에서 출발선의 차이를 절감한다. 그러니 이들이 최소한의 공정, 최소한의 절차, 최소한의 권리 보장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젊은피’를 찾는다. 젊은 인재를 영입하고, 청년 대변인을 앞세우며, 미래세대를 위한 정치를 약속한다. 그러나 청년은 대개 일회용 간판으로 활용될 뿐 결정의 중심에는 서지 못했다. 젊음은 필요했지만 젊은 판단은 불편했던 셈이다. 거리에 나온 2030이 던진 질문은 분명하다. 청년을 언제까지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만 이용할 것인가. 마음에 들 때는 미래세대라 부르고, 불편할 때는 미숙한 세대로 몰아붙이는 정치를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고슴도치의 확신으로는 그들을 읽을 수 없다. 청년을 시민으로 존중하지 못하는 정치가 미래를 말할 자격은 더더욱 없다. 박상숙 논설위원
  • 한성숙 “모두의 창업 정보 유출 사과… 책임 통감”

    한성숙 “모두의 창업 정보 유출 사과… 책임 통감”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 국민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인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했다. 프로젝트를 주최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인 한 후보자는 22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며 “걱정과 불편을 겪은 이용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정부를 믿고 창업에 도전해 준 여러분의 신뢰를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송구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한 후보자는 민간 기업인 경험을 바탕으로 ‘모두의 창업’을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는 “문제를 바로잡고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하고 신뢰받는 사업으로 다시 세우겠다”며 “조사 결과는 국민께 투명하게 공개하고 잘못과 책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기부는 ‘모두의 창업’ 합격자 5000명의 이메일, 아이디어 요약본, 심사평 등이 해킹으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후속 조치로 합격자 전원에게 영업비밀 원본증명 등록을 무상 지원하고 변호사 상담을 제공하는 등 아이디어 보호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영업비밀 원본증명은 영업비밀이 포함된 전자문서의 존재 시점과 보유 사실 등을 입증하는 제도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해당 아이디어의 보유자와 보유 시점을 증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사업자 등록을 한 선정자에게는 핵심 기술 자료를 보관해 기술 개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임치도 무상 제공한다. 중기부는 현재 국가사이버안보센터와 함께 민감 정보 접근이 확인된 9개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중심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이날 오후 경찰청에도 수사를 의뢰했다.
  • 담합 자진신고 해도 과징금 최대 25%까지 물린다

    담합 자진신고 해도 과징금 최대 25%까지 물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후 자진신고 하는 기업에 대해 과징금을 최대 75%만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에는 100% 전액 면제했는데 앞으로는 자진신고해도 일정 부분에 대한 과징금을 물리겠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 추진을 검토한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공정거래법 시행령에는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담합 입증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최초의 자진 신고자에게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모두 면제하는 내용의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가 규정돼 있다.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공정위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거나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담합 입증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최초의 자진 신고자는 현재 과징금을 모두 면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사가 시작된 이후 자진신고를 하면 과징금 최대 감면 폭을 100%에서 75%로 제한할 방침이다. 조사 시작 전 자진 신고자 감면과 관련해선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시작 전에 협조한 업체와 조사 착수 후 협조한 업체에 차등을 줘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최근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를 계속해서 손질해오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4월 ‘반복 담합 근절방안’을 통해 담합을 한 뒤 ‘5년 이후 10년 이내’에 다시 담합을 저지르면 자진신고자 과징금 감경 혜택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담합 제재 후 5년 이내에만 감면 혜택을 박탈하는데, 이를 유지하되 5~10년 사이에 재담합을 벌이면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를 축소하는 내용이다.
  •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감사 축제’ 특수에 풀가동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감사 축제’ 특수에 풀가동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이 반도체 부문의 호실적을 국민과 공유하는 ‘감사 페스티벌’에 힘입어 백색가전 주문이 폭주하며 이례적인 활기를 띠고 있다. 22일 삼성전자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등에서 거둔 경영 성과를 사회적으로 환원한다는 취지 아래 ‘국민과 함께,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을 지난 8일부터 내달 5일까지 4주간의 일정으로 전개 중이다. 이번 행사는 파격적인 혜택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기간 내 삼성전자 제품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구매 금액의 20%에 달하는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며, 특히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군인·경찰·소방 및 교정직 등 ‘제복 공무원’에게는 특별 감사의 의미를 더해 10% 추가된 최대 30%의 환급 혜택을 제공한다. 이러한 대규모 프로모션은 즉각적인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백색가전의 주문량이 기록적인 수치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의 국내 유일 가전 생산 거점인 광주사업장은 밀려드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주말 특근 체제에 돌입했다. 현재 약 3,000명의 임직원이 상주하며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인 광주공장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말에도 생산 라인을 전면 가동하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관계자는 “이번 감사 페스티벌을 통해 가전 주문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현장 기세가 고조된 상태”라며, “단순한 제품 생산을 넘어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응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공정 관리 및 안정적 공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 日 변기·조미료·세제 회사의 반도체 생존법 [와쿠와쿠 도쿄]

    日 변기·조미료·세제 회사의 반도체 생존법 [와쿠와쿠 도쿄]

    소재·부품 경쟁력 앞세워 존재감 부각 변기를 만드는 회사가 AI 반도체에 800억엔(약 7600억원)을 투자합니다. 일본 대표 위생도기 업체 TOTO 이야기입니다. 반도체 회사도 아닌 곳이 왜 이런 투자를 하는 걸까요. 답은 변기에 있습니다. TOTO는 변기와 세면대를 만들며 오랫동안 고순도 세라믹 기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고온에서도 변형이 적고 불순물이 거의 없는 이 기술은 반도체 웨이퍼를 고정하는 핵심 부품인 정전척(ESC) 생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정전척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에 TOTO는 향후 5년간 반도체 제조장비용 부품 사업에 800억 엔을 투자하고 차세대 1나노급 공정에 필요한 부품 개발에도 나선다고 합니다. 실적을 보면 이유가 더 분명해집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반도체 관련 부품을 담당하는 TOTO의 신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 674억엔, 영업이익 289억엔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비중은 10% 수준이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절반을 넘습니다. 반도체 부품이 이제는 회사의 수익을 떠받치는 핵심 사업으로 성장한 겁니다. TOTO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에서 ‘미원’으로 익숙한 일본 최대 식품 기업 아지노모토는 AI 반도체 패키지용 핵심 절연 소재인 ABF(Ajinomoto Build-up Film) 분야의 사실상 독점 기업입니다. 회사 이름을 딴 제품명이 업계 표준처럼 통용될 정도입니다. 비오레와 어택으로 유명한 생활용품 업체 카오는 반도체 공정용 초정밀 세정제를 생산하고 크레파스를 만드는 사쿠라크레파스는 생산 현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특수 마커를 공급합니다. 조미료 회사와 세제 회사, 크레파스 회사가 AI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일본은 오랫동안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강점을 가진 나라였습니다.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는 한국과 중국에 밀렸지만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소재와 부품 분야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AI 시대가 되면서 이런 강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조미료를 연구하며 쌓은 화학 기술은 반도체 소재가 됐고, 변기를 만들며 발전시킨 세라믹 기술은 반도체 부품이 됐습니다. 세정 기술은 반도체 공정으로, 필기 기술은 산업용 마커로 확장됐습니다. AI 산업의 주인공은 엔비디아와 TSMC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AI 반도체 공장의 한쪽에서는 지금 조미료 회사가 만든 소재와 변기 회사가 만든 세라믹 부품, 세제 회사가 만든 화학제품이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AI 시대 일본 제조업의 저력이 뜻밖의 곳에서 다시 빛나고 있습니다. ‘와쿠와쿠’(わくわく)는 일본어 의성어로, 무언가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아 들뜨고 기대되는 느낌을 표현할 때 쓰입니다. 도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일본의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인 현장을 연재합니다. 화려한 뉴스의 이면, 숫자로는 보이지 않는 흐름 속에서 일본의 또 다른 표정을 전합니다.
  • 박정현 시장 인수위원장 “파산 위기 대전시, 특단의 조치 필요”

    박정현 시장 인수위원장 “파산 위기 대전시, 특단의 조치 필요”

    박정현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은 22일 “대전시 재정이 사실상 ‘파산’ 위기에 직면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민선 8기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현 시장을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 업무보고를 통해 점검한 민선 8기 시정의 실태가 매우 심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전시 재정 상황에 대해 “세입이 감소하는 악조건에서도 무리한 사업들을 강행해 지방채를 급증시켰고 2022년 말 약 1조원이던 채무는 2025년 말 1조 58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사실상 ‘부도’ 및 ‘파산’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인수위는 민선 8기 대전시정 핵심 문제로 △검증 없는 무분별한 대형 토목·건축 사업 남발 △국비 확보를 외면한 시비·지방채 중심 무책임한 재정 운용 △무턱대고 저지르고 보는 ‘민선 9기 폭탄 넘기기’ △기준도, 공정성도 상실한 ‘편향적 홍보비 과다 지출’ 등 네 가지를 꼽았다. 박 위원장은 “계획된 사업들을 원안대로 추진하면 2026년에만 5482억원의 부족 재원이 발생하며, 2027년부터는 연평균 6955억원의 세출 초과가 예상되는 참담한 실정”이라며 “민선 8기 시정은 이러한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 9기 앞에 막대한 부채라는 무거운 짐이 놓여 있다”며 “무너진 재정 건전성 회복과 시정 복원을 위해 차기 집행부는 시작과 동시에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작년 1월 인천도철본부 문건에…“청라연장선 개통 지연 선거 후 인수위에 보고”

    작년 1월 인천도철본부 문건에…“청라연장선 개통 지연 선거 후 인수위에 보고”

    인천도시철도본부(이하 도철본부)가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연장선 개통이 장기간 지연되는 사실을 지난해 초 알았음에도 이를 즉각 공개하지 않고 지방선거 이후로 공개를 미뤘다는 정황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국회의원(인천 서구을)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도철본부·인천시 문건을 입수했다고 22일 밝혔다. 도철본부가 지난해 1월 15일 작성한 ‘7호선 청라연장선 건설공사 현안보고’ 문건에는 청라연장선 1~5공구 공사가 1~14개월 지연되고 있다고 적시돼 있다. 문건에는 또 도시가스, 통신관로, 상·하수관 등 이설 지연과 설계 오류·누락에 따른 추가 공사 시행 등이 지연 사유라고 적혀 있다. 특히 문건에는 A 본부장 지시사항으로 “공기 지연 사항은 내년 선거 이후 인수위원회에 보고가 타당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본부장이 공사가 지연된다는 사실을 직원들로부터 보고받고서도 1년 6개월 뒤에 있을 지방선거 이후까지 보고를 늦추라고 지시한 것이다. A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명예퇴직했다. 공기 지연 사실은 A 본부장 명퇴 3개월이 지난 올해 3월에서야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보고됐다. 유 시장은 당시 “작년 연말엔 공정이 이상 없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현재 (공사 지연) 보고 내용이 이해가 안된다”고 어이없어했다. 유 시장은 그러나 “추후 공정이 적정한지 점검하겠다”며 “점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확정되지 않은 보고 내용에 대해 보안이 필요하다”고 말해 공사 지연 사실을 곧바로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일정 지연 문제가 아니라 조직적 은폐 의혹을 보여주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파악한 청라연장선 개통 시기는 1단계 구간(석남역∼청라국제업무단지) 2030년, 2단계 구간(청라국제업무단지∼청라국제도시역) 2033년이다. 이는 민선 8기 인천시가 발표한 1단계 2027년, 2단계 2029년 개통보다 3~4년 지연되는 셈이다.
  • 스포츠·관광 인프라 넓히는 인제…“지역경제 활력”

    스포츠·관광 인프라 넓히는 인제…“지역경제 활력”

    6·3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최상기 강원 인제군수가 후보 시절 약속한 체육과 관광시설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은 종합운동장을 오는 11월 준공한다고 22일 밝혔다. 2023년 9월 첫 삽을 뜬 종합운동장 조성 공사는 현재 80%에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배선과 관로 설치, 조경 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인제읍 남북리에 들어서는 종합운동장은 10만 8712㎡의 부지에 연면적 2만 5900㎡ 규모의 그라운드, 육상 트랙, 관람석 5000석을 갖춘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으로 이뤄진다. 종합운동장은 대한육상연맹의 공인 경기장 시설 기준에 부합해 완공 뒤 대규모 체육대회를 치를 수 있다. 이미 지난해 2028 강원도민체육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1966년 시작된 도민체전이 인제에서 열리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김춘미 군 체육청소년과장은 “종합운동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스포츠 마케팅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군은 청정 자연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휴양지인 스마트 힐링센터도 건립 중이다. 힐링센터는 북면 용대리에 지상 2층 연면적 769㎡ 규모로 연말 완공된다. 1층은 미디어아트로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스마트포레스트와 풋스파카페, 2층은 AI(인공지능) 만해 한용운 선생과 가상으로 차담을 나눌 수 있는 다도체험실과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공간으로 꾸며진다. 군은 힐링센터가 설악산, 백담사, 만해마을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계산성 탐방로도 연내 개방된다. ‘천년의 요새’로 불리는 한계산성은 고려시대 몽고군에 맞서 싸워 이긴 승전지로 안산(해발 1430m) 서북능선 동남쪽과 동서쪽에 걸쳐 약 7㎞ 규모로 조성된 석축산성이다. 군은 2009년 119억원을 들여 탐방로를 정비하고, 탐방센터와 주차장을 짓는 한계권역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 사업을 추진해왔다. 군 관계자는 “역사문화 관광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남은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추미애 경기준비위, “곳간 열어보니 빚만 7조원”…올해 사업비 3132억 편성 못 해

    추미애 경기준비위, “곳간 열어보니 빚만 7조원”…올해 사업비 3132억 편성 못 해

    경기도지사 당선인 추미애의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위원장 김태년)’가 민선 9기 경기도정 출범을 앞두고 현재 경기도의 심각한 재정 현황을 도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강력한 자구책과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김영진 부위원장은 22일 브리핑을 열고 “현재 경기도는 최근 3년간 누적된 채무만 7조 원이 넘고, 지난해에는 20년 만에 지방채를 발행했을 정도로 재정 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곳간을 열어봤더니 빚문서만 가득한 상황으로, 과거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때의 마음이 이와 같았겠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가 쓸 수 있는 가용재정은 채무를 끌어다 만든 1조 원을 포함해 약 3조 5000억 원 규모다. 대부분 기존 사업으로 지출이 예정된 데다 확정된 사업 중 3132억 원은 예산 편성조차 하지 못해 실질적인 가용자원은 마이너스 상태다. 이대로라면 당장 감액 추경이 불가피하다. 재정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전체 지방세 수입(약 16조 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세가 경기 침체로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1조 원으로 약 2조 9000억원 줄어든 데 있다. 여기에 반도체 호황 등으로 국가 세수가 늘어도 경기도는 배분에서 제외되는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 구조적 한계도 지적됐다. 이에 경기준비위원회는 국회 및 정부와 협력해 보통교부세 교부 방식 등 합리적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경기도 자체적인 비상 긴축 경영책을 제시했다. 김 부위원장은 “민선 9기 도정 예산 원칙으로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과 법안 발의 시 재원 확보 대책을 의무화하는 페이고(Pay-go) 원칙 적용, 시·군 기준보조사업 지원 원칙 강화를 권고한다”며 “위기 속에서도 도민을 위한 도정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태희 경기도의원, 경기지방정원 방문자센터·정원지원센터 신축공사 추진현황 점검

    김태희 경기도의원, 경기지방정원 방문자센터·정원지원센터 신축공사 추진현황 점검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김태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2)이 경기도를 대표하는 생태관광 거점이 될 경기지방정원의 주요 기반시설 건립 현황을 직접 챙기며 적기 준공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 19일 경기도의회에서 경기지방정원 방문자센터 및 정원지원센터 신축공사의 추진 현황과 향후 세부 공정 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정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담회는 경기도 건축시설과와 정원산업과 등 도청 핵심 관계 부서 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신축공사의 현재 진행 상황과 향후 공정 단계별 로드맵, 예산 집행 현황 등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애 요인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원활한 사업 추진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일원에 둥지를 트는 경기지방정원 방문자센터 및 정원지원센터는 향후 지방정원의 효율적인 운영과 이용 활성화를 견인할 핵심 지원시설이다. 총사업비 288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연면적 3912㎡에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내부에는 도민들을 위한 교육·전시 공간과 행정 사무 공간을 비롯해 카페, 가든숍, 매표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촘촘히 들어설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6월 본격적인 착공에 돌입한 이후, 현장사무소 설치와 필수 자재·장비 조달 등 초기 공정을 차질 없이 소화하고 있으며, 2028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김 의원은 “경기지방정원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녹색 문화·생태관광 자원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사업”이라며 “도민들이 정원의 가치를 체감하고 다양한 정원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이 계획된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공정 관리와 안전 확보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경기지방정원이 도민들의 휴식과 여가를 위한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경기지방정원의 성공적인 조성과 도내 정원산업 활성화를 위해 수목원·정원 전문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 구축, 시민정원사 양성 규모 확대, 아동·청소년과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 교육 공간 확충 등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정책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제안하며 정책 주체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 박유진 서울시의원, 오세훈 시장의 언론 정책 행보 비판

    박유진 서울시의원, 오세훈 시장의 언론 정책 행보 비판

    박유진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3)은 지난 19일 서울시가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를 보도한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한 데 대해 “시정질문을 통해 명백한 책임 소재를 밝혔음에도, 이를 인정하기는커녕 소송으로 언론의 입을 막으려 한다”며 규탄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10일 열린 제336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의 법적·행정적 최종 책임자가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이 아닌 오세훈 서울시장 본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시에 박 의원은 서울시 행정기구 설치조례와 공사 위·수탁 협약서의 공식 직인 등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서울시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짚어낸 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시정질문 이후에도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지난 17일 해당 사안을 보도한 MBC와 보도본부장, 담당 기자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서울시가 정책적 소명 대신 언론을 향한 법적 대응을 택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내가 시정질문에서 물은 것은 단 하나, 이번 사태의 책임자가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이냐, 서울시장이냐는 것이었다”며 “서울시는 조례와 직인이라는 명백한 근거 앞에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보도한 언론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중대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정정보도 청구와 3억원 손해배상 소송으로 되돌려준 것”이라며 “이는 오 시장을 비판하는 보도에는 재갈을 물리겠다는 신호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 시장이 서울시 출연기관이었던 공영언론 TBS에 대한 지원을 끊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한 전례를 거론하며 “4선 때는 TBS를 무너뜨리더니, 5선이 되자 이번엔 MBC를 겨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하는 언론을 ‘불공정 언론’, ‘특정 진영과의 공작’으로 규정하고 소송이라는 수단으로 압박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서울시 행정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 잘못을 언론 탓으로 돌리려는 낡은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블랙리스트’ 관리 작업을 하였고, 그 책임자들은 결국 법의 심판대에 섰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는 오 시장이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을 다시 ‘불공정 언론’으로 몰아세우는 행태를 시작하려는 것이라면, 이는 930만 서울시민의 삶을 살펴야 하는 공직자의 책임을 망각한 처사”라며 “시민의 혈세가 오 시장 비판을 억누르기 위한 소송 비용으로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끝으로 “삼성역 지하 5층 기둥에 178t의 철근이 빠진 사태에 대해 ‘아무 문제 없는 일을 국토부와 MBC, 민주당이 공작하여 부풀린다’는 음모론으로 맞서며 시민의 상식과 안전을 갈라치기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서울시정을 도구로 삼는 것과 다름없다”며 “오 시장에게 서울시는 개인의 대권 가도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은 회피하고, 비판은 탄압하고, 갈등은 조장하는 리더는 서울시의 최대 리스크”라며 “지금 서울시민이 듣고 싶은 것은 국토부·MBC·야당을 향한 음모론이 아니라 왜 철근 178t이 누락됐는지, 왜 서울시는 사태 파악 후 국토부와 17차례나 공식 대면 회의를 가졌음에도 단 한 번도 철근 누락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최종 책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진실한 답변”이라고 강조했다.
  • 선관위 원포인트 개헌? 민주적 기본질서는 상호 존중부터[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선관위 원포인트 개헌? 민주적 기본질서는 상호 존중부터[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직무감찰서 선관위 빼려 한 민주당878건 채용 비리도 별 언급 않다가국민들 지탄에 李 ‘개헌’까지 거론공정 선거 ‘민주주의 충분조건’ 아냐민주공화국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한계 고민하며 더 나은 제도 찾아야22대 총선 민주 50%·국힘 45% 득표‘국민의 뜻 정확하게 반영’한다면 양당 의석수 50대 45 나눠야 마땅李대통령 행정 수반 앞서 국가 원수투표지 부족 대국민 사과부터 하고민주당 그간의 입법 독주 반성해야“헌법이 너무 명징하게 독립기관으로 해놨기 때문에 감시·통제·견제 법 제도를 만들면 위헌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필요하다면 여야간에 의견 일치가 된다면 선관위에 대한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합니다.”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유럽 성과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한 말이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심각하고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라면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李대통령·민주당 그동안 정반대 행보 문제는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정반대의 행보를 걸어왔다는 데 있다. 2025년 2월 27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감사원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상 직무감찰이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위헌·위법한 결정이라고 판시했다. 그러자 전용기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2명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 바로 다음 날인 28일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에서 선관위를 제외하는 내용의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때까지, 그리고 그 후로도, 민주당은 총 878건에 달하던 선관위 채용 비리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사원이 선관위를 감사하지 못하도록 법을 고치려고 했다. 대체 민주당은 선관위를 왜 이렇게까지 두둔하고 있는 걸까. 그러다가 선관위가 역대급 부실 행정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자 이 대통령은 비난의 손가락을 정치권 전체로 가리키면서 개헌 카드를 언급하고 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고 도의에도 맞지 않아 보인다. 선관위가 정신을 차리고 정상 작동해야 하는 이유는 선거가 민주적 기본질서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선거는 민주적인가? 공정한 선거가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일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충분할까? 오히려 선거에만 너무 집중하면 민주주의를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때로는 선거를 앞세운 비민주적 처사, 심지어 폭거가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 너무도 도발적인 질문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민주주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많은 이들은 ‘선거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은 제도’라고 답할 것이다. 우리는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고 형식적 민주화를 이룬 것에 대한 큰 자부심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북한이나 중국 등 명백히 민주주의가 아닌 나라의 반례를 보더라도 그렇다. 선거로 국민의 대표를 뽑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 요소다.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선거는 민주공화국을 이루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오히려 선거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민주주의의 본질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프랑스 출신으로 뉴욕대에서 정치학을 가르쳐온 민주주의 연구의 대가 고(故) 버나드 마넹의 주저 ‘선거는 민주적인가’를 통해 선거와 민주주의의 오묘한 관계에 대해 살펴볼 때다. “왜 우리는 추첨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스스로를 민주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일까?” 마넹이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검토하면서 던지는 질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 고대 그리스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모든 일을 민회에서 모든 사람이 모여 투표나 토론으로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잠시 자신의 생업을 미뤄두고 공동체를 위한 업무에 종사할 사람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컨대 ‘대의제 민주주의’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나 상황이 있다. 그럴 때 아테네인들이 택한 방식은 후보를 내서 선거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선착순으로 지원자를 받은 후, 그 지원자 중 누가 공직자가 될지는 추첨으로 결정했다.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정치라는 어렵고 복잡한 일을 어떻게 추첨으로 뽑힌 ‘아무나’에게 맡긴단 말인가. 하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은 우리의 생각을 보고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정치는 가장 가난한 사람부터 부유한 사람까지, 가장 잘생기고 똑똑한 사람부터 못난 사람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것을 아무나에게 맡기지 못한다면, 그게 과연 올바른 정치일 수 있는가? ●선거 집착 민주주의 본질 잊을 수도 고대 아테네 사람들에게 “민주정은 결정적인 권력을 비전문가들, 즉 아테네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hoi idiotai)라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것”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평범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사람 중 그 누구라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선거란 돈이 많고 기존에 명성이 높은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이상과 거리가 멀다. 선거가 아닌 추첨에 바탕을 둔 민주주의는 바로 이런 발상으로 인해 가능했던 것이다. 마넹의 논의는 선거를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선거를 민주주의와 동일시하는 관점, 선거만 있으면 민주주의가 저절로 성립하는 것처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함으로써, 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다. 선거는 분명 세습보다 낫다. 투표를 통한 민주주의는 투표조차 하지 않는 일당독재보다 국민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선거로 정해진 것이니 그 어떤 의문도 표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선거 근본주의 또한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의 형식을 잘 지켜나가되 그 한계를 고민하며 보다 나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마넹의 지적은 그런 면에서 지금까지도 깊은 울림을 지닌다. “선거에 대한 근본적인 사실은 선거가 동시에 그리고 확고하게 평등주의적이고 불평등주의적이며, 귀족주의적이고 민주주의적이라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선거의 귀족주의적 측면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왜냐하면 이 측면은 잊혀지거나 아니면 잘못된 원인들 탓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치러진 22대 총선 결과를 되짚어 보자. 선거 직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거대 정당이 가져간 지역구 의석수는 71석이나 차이가 났다. 민주당은 개헌선에 육박하는 175석의 의석을 차지하는 거대 야당이 되었고, 그 후 대선을 치르며 거대 여당으로 거듭났다. 이 결과는 과연 ‘민주적’일까?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그렇다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세부 내역을 뜯어보면 그렇게 말하기 어렵다. 전국 투표를 종합해 보면 약 50%의 국민이 민주당에 표를 던졌고 그보다 조금 못 미치는 약 45%의 국민이 국민의힘을 뽑았다. 만약 민주주의가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라면 양당의 의석수 역시 50대 45로 나뉘고 나머지 5를 그 외의 정당이 차지해야 마땅할 것이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권력 기관간 견제·균형 원칙 지켜져야 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수를 바탕으로 그간 관례적으로 제1야당에게 주어졌던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갔다. 시민사회와 법조계의 우려와 반발을 무시한 채 검찰의 기능을 마비시켰고, 이 대통령에게 제기된 공소를 취소하기 위한 특검법 발의를 고집하고 있다. 설령 민주당의 의석이 선거를 통해 주어졌다 한들, 그렇게 얻은 의석을 바탕으로 이렇게 법과 질서를 망가뜨린다면,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닌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은 완벽하지 않다. 선관위뿐만 아니라 선거 그 자체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라는 이상 역시 현실 속에서 얼마든지 왜곡되어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권력 기관 사이에는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민주국가의 시민과 정당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존중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런 노력이 없다면 아무리 선거를 치러도 민주주의는 점점 더 멀어질 뿐이다. 이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기에 앞서 국가 원수다.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국민을 향해 직접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후반기부터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양보하고 그간의 입법 독주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선거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중요한 축이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다.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길고 긴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반도체장비 수주 3배 껑충… AI 투자 훈풍 확산 본격화 조짐

    반도체장비 수주 3배 껑충… AI 투자 훈풍 확산 본격화 조짐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증설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장비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주요 장비업체의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가 지난달보다 3배에 육박하면서 AI 투자의 효과가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단일판매·공급계약 공시는 총 1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같은 기간에는 5건이었다. HBM 적층 핵심 장비인 TC본더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는 지난 8일 SK하이닉스로부터 442억원 규모의 HBM4(6세대) 제조용 TC본더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 반도체 후공정 자동화 장비업체인 제너셈은 SK하이닉스 중국 충칭 법인에 73억 7000만원 규모의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고, 메모리 검사장비 전문기업인 디아이는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법인과 223억원 규모의 검사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는 이런 수주 증가에 대해 메모리 업황 회복을 넘어 AI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결과로 본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면서 장비 발주도 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AI PC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5년 안에 전체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장비 업황 개선에 대한 전망이 이어졌다. UBS의 티모시 아르쿠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장비 업계가 슈퍼사이클 초기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업계를 분석하면서 이런 사례는 처음 본다”고 진단했다. UBS는 올해 전체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27% 증가한 1470억달러(약 225조)를 기록하고, 이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용 장비 매출은 50%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장비 기업의 주가도 강세다. 한미반도체는 AI 반도체 투자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1월 2일 종가 14만 4500원에서 지난 19일 29만 5000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관계자는 “확실히 작년보다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며 “공시로 집계되지 않는 계약도 상당수 존재하는 만큼 실제 수주 규모는 공시 수치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 강대국 권력 옹호하는 한국 극우… 조롱과 혐오를 분출하다

    강대국 권력 옹호하는 한국 극우… 조롱과 혐오를 분출하다

    북한 빼놓고 말할 수 없는 특수성반중 정서는 누적된 경험과 학습특정한 해석과 역사 재구성 결과 사실의 왜곡과 부정을 앞세운 극우 정치가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제되지 않은 혐오와 조롱의 ‘폭력적 언어’가 무차별적으로 분출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역사 계간지 ‘역사비평 155호’(2026 여름)는 ‘혐오의 역사와 극우 정치’를 주제로 한국 사회를 살폈다. 조은성 서강대 사학과 교수는 ‘증오와 혐오-한국 극우의 북한 활용법과 정동의 재편’에서 한국 극우 정치가 북한을 필요한 적으로 활용해 온 방식을 정동(외부 자극에 대한 정서적 반응 이전에 일어나는 신체적 반응을 탐구하는 문화이론)의 측면에서 진단했다. 냉전과 전쟁의 시기에 북한은 실존적 위협으로 증오의 대상으로 규정됐다. 이는 권위주의 정권의 총동원 체제와 국가폭력을 정당화하는 기제였다. 그러나 지구적 탈냉전과 신자유주의로의 전환 이후 북한은 즉각적 공포의 대상이기보다는 ‘혐오’라는 정동이 주요한 매개로 작동했다. 그러면서 조롱과 비하, 경멸의 대상으로 재현되는 경향이 짙어졌다. 한국에서 극우를 말할 때는 북한을 빼놓고는 성립할 수 없다. 이 특수성 때문에 보수 혹은 우파를 극우와 구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서구의 극우가 대체로 자민족 제일주의에 입각한 내셔널리즘과 반이민, 반세계화 담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한국의 극우는 민족주의와 거리가 있고 미국 중심 세계화나 일본의 국가주의에 오히려 찬동하며 강자의 권력을 옹호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분단이라는 구조와 극우가 애초에 북한이라는 적을 활용해 우파 세력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북한 혐오가 여성 혐오, 이주민 혐오, 성소수자 혐오, 중국 혐오 등 여타 혐오 담론들과 맞붙어 순환하면서 한국 극우의 복합적 혐오 정치 지형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급속한 확산으로 혐오의 생산 유통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조 교수는 ‘밈’이라는 형태의 연성화된 혐오를 젊은 세대들이 놀이처럼 소비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없다면 한국 극우는 스스로를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종석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한국 사회의 중국 인식 변화-기대, 환멸, 혐오의 복합적 양상’에서 한중 수교 이후 한국 사회의 중국 인식이 기대에서 환멸과 혐오로 이동해 온 과정을 분석했다. 윤 교수는 최근 반중 정서는 일시적 반응이나 고정된 민족주의 감정이라기보다 동북공정부터 산업 경쟁, 코로나19와 문화 갈등 등을 거치며 누적된 경험과 학습의 결과라는 점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비판적 중국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편집주간(순천대 사학과 교수)은 “우익의 성장은 돌발적, 일시적 현상이 아닌 그들이 발 디딘 정치경제 질서의 변화, 논의 지평의 재편, 세력 관계의 변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이들의 입지는 단순한 정치 구호와 선동 차원을 넘어 과거에 대한 특정한 해석과 역사의 재구성을 통해 정당화되어 왔다는 점에서 더욱 세밀한 포착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 서울, 재정비 조합 온라인 총회 비용 100% 지원

    3년 내 착공할 수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전자투표와 온라인 총회를 도입하면 관련 비용 10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동의서 수집부터 총회 의결까지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우선 ‘2026 정비사업 전자투표·온라인 총회 활성화 사업’에 참여할 조합을 22일부터 모집한다. 시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전자투표와 온라인 총회를 쉽게 도입하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면서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 사업에 참여한 조합의 총회 사전투표 기간은 평균 4주에서 13일로 단축됐다. 서면결의서 제출 비율도 64.5%에서 15.8%로 줄었다. 지원 대상은 시가 선정한 ‘핵심공급 전략사업’ 85곳 중 조합과 시·구 공정촉진회의를 통해 2026∼2028년 착공 가능한 곳이다. 이들 조합이 전자 총회를 도입하면 비용 전액을 지원한다. 이외에는 50%를 지원하되 전자 방식 최초 활용과 중요 안건 심의, 비용 절감 노력 등 기준을 충족하면 최대 100%까지 늘릴 계획이다. 사업 초기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절차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정비사업 전자서명동의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지원 대상은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재건축, 공공재개발·재건축 추진 지역이다. 시는 자치구에서 추천받은 대상지 중 8곳을 선착순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최진석 시 주택실장은 “전자 방식으로 동의서 확보부터 총회 의결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 안정적인 주택 공급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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