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공시위반 9개그룹에 45억 과태료
대림·CJ·동양·코오롱 등 9개 중견 재벌그룹이 지난 3년간 1000건이 넘는 대규모 내부거래를 하고도 공시를 하지 않아 총 45억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 기준 22∼34위의 12개 중견 재벌그룹 소속 84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2001년 4월부터 2003년 말까지의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이행 실태를 점검한 결과 9개 그룹의 57개사가 13조원에 달하는 1096건의 대규모 내부거래를 공시하지 않거나 늦게 공시한 사실을 적발하고,이 중 505건에 대해 45억 3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건수 면에서 지난 2002년 조사를 받았던 상위 6개 그룹의 245건과 지난해 조사받았던 10대 그룹(공기업 포함)의 346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또 이들의 공시위반 건수가 전체 내부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7%나 돼 2002년 삼성·LG·SK·현대차·현대·현대중공업 등 6개 그룹의 점유율 3.9%와 지난해 10대 그룹 점유율 18%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동양그룹은 전체 위반건수의 66%인 728건에 달해 29억 98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동양투신운용과 동양종금증권간 유가증권 거래 미공시 등 금융계열사들의 공시 위반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어 CJ 216건(과태료 1억 9800만원),대림 65건(3억 6800만원),한솔 43건(5억 5700만원),코오롱 19건(1억 6100만원) 등의 순이었다.
이들은 자금차입 및 유상증자,대환거래,임대차거래의 계약내용 변경 등에 대해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법은 자본금의 10% 또는 100억원이 넘는 계열사간 자산·금융거래를 ‘대규모 내부거래’로 규정하고,자산 2조원 이상의 재벌 계열사 가운데 상장사는 이사회 의결후 1일 이내,비상장사는 7일 이내 대규모 내부거래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공정위 이병주 조사국장은 “이번 공시위반 사례를 바탕으로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혐의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라면서 “하반기중 48개 재벌 중 나머지 14개 그룹을 대상으로 추가 실태 점검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