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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前공정위원장 김동수 고대 교수로

    김동수(58)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30일 고려대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김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쳐 2011년부터 올 2월까지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냈다. 다음 달부터 2년 동안 학생들에게 강의와 컨설팅을 한다.
  • 증권사 소액채권 금리 ‘메신저 담합’

    삼성·우리·현대 등 대형 증권사 6곳이 집이나 자동차 등을 살 때 반드시 매입해야 하는 소액채권의 금리(수익률)를 담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서영민)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된 대우·동양·삼성·우리·한국·현대증권 등 6개 증권사를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검찰은 공정위가 제출한 고발장 등 서류를 검토한 뒤 증권사 관계자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소액채권 담합으로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던 대형 증권사들이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지 주목된다. 이 업체들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국민주택채권 1·2종, 서울·지방도시철도채권 등 소액채권 금리를 사전에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액채권은 아파트 등기, 자동차 등록, 사업면허 등록 등을 할 때 반드시 사야 하는 채권이다. 소비자는 보통 채권을 산 뒤 다시 은행창구를 통해 팔고, 증권사가 이를 사들여 다시 최종 수요자에게 판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채권을 얼마에 팔지는 증권사가 전날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수익률의 평균으로 정한다. 해당 증권사들은 이를 악용해 인터넷 메신저 대화방 등에서 사전 회의를 가졌다. 여기서 합의된 수익률을 그대로 써 내거나 미세한 차이만 나게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이런 수법으로 싼 값에 채권을 사들여 최종 수요자에게 더 높은 마진으로 되팔아 수천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20개 증권사를 적발해 192억 3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 중 6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있다면 재고해 봐야”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있다면 재고해 봐야”

    “수직계열화가 기술 개발을 가로막는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25일 인천 부평공단의 태성엔지니어링을 방문해 이같이 강조했다. 태성엔지니어링은 대기업 등에 전자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인력의 탈취 방지 등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 첫 현장 방문이다. 중소기업 위주로 현장 방문 일정을 잡아 경제민주화 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노 위원장은 “수직계열화는 효율성 측면 등 장점도 있지만 기술 개발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수직계열화의 원인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연구용역 등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직계열화는 기업이 원료에서 제품까지 일관된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우리 산업의 특징 중 하나다. 대기업이 부품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효율성이 높지만 계열사 등 일부 납품업체와 폐쇄적으로 거래해 신규 기업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단점도 있다. 김태용 태성엔지니어링 대표는 “회사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소량 다품종으로 아이템을 분산하고 싶은데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력을 키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준비하지만 해마다 기준이 더 까다로워지고 높아진다”면서 “아예 해당 분야 납품 경력을 요건으로 따지는 곳도 있어 신규 진입을 막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노 위원장은 핀란드를 예로 들며 우리 부품 납품업체들의 대기업 종속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핀란드의 경우 노키아가 쓰러졌을 때 부품 납품 업체들이 다 죽을 줄 알았지만 건재했다”면서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수요가 독과점화되면서 납품기업들의 자율성이 없어지고 기술 종속으로 대기업이 망하면 부품을 팔 수조차 없는 시스템”이라면서 “민간 기업의 사적 거래 범위로 볼지, 기술 개발 지체를 초래하기 때문에 공적인 영역에서 개입할 수 있을 것인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평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공정위·국세청 공무원들 줄줄이 로펌行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 직원들의 로펌(대형 법무법인)행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 경제민주화가 강조되면서 특수를 누리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2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공정위의 서기관·사무관급 직원 9명이 사표를 냈고 이 중 상당수가 로펌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서기관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 후 로펌으로 이직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사무관급 이하는 그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특히, 변호사 자격증이 있으면 직급에 상관없이 로펌으로 이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고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 “오히려 공정위 출신들이 로펌 등으로 가면 공정거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출신의 로펌행도 잇따르고 있다. 김&장은 최근 이지수 전 국세청 납세자보호관, 최정미 전 조세심판원 조사관 등을 영입했다. 모두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공정위, 국세청 출신 인력의 잇따른 로펌행은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인 경제민주화로 일감 몰아주기 제재나 세무조사가 강화될 것에 대비해 전문 인력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미 100여명의 공정위·국세청 출신이 대형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전관예우 등의 문제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정부의 ‘창’이 날카로워진다면 기업들의 ‘방패’도 더 튼튼하게 만들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로펌이 그 방패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필요해 영입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가맹점 이전·확장 강요 파리크라상 과징금 6억

    불공정 가맹 계약 문제를 놓고 논란을 빚어온 ㈜파리크라상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6억원가량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가맹점 사업자에게 점포 이전·확장을 강요한 파리크라상에 시정명령과 5억 7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 시정명령에 그쳤던 가맹본부의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첫 과징금 부과다. 파리크라상은 2011년 기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시장에서 점유율 78.3%를 가진 1위 업체다. 공정위에 따르면 파리크라상은 2008년 7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재계약을 앞둔 30개 가맹점 사업자에게 점포 이전 또는 확장을 조건으로 한 가맹계약 갱신을 통보하고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이들 사업자는 최대 1억 8800만원, 평균 1억 11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부담해 상점 인테리어를 바꿨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총수가 자녀 회사에 광고·SI 일감 몰아주기 줄어들 듯

    총수가 자녀 회사에 광고·SI 일감 몰아주기 줄어들 듯

    1999년 비상장사인 삼성SDS는 긴급자금 조달 명목으로 230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321만 6738주 모두가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등 총수 자녀 등에게 주당 7150원에 배정됐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BW의 정상 가격은 1만 4536원인데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이를 매입하게 해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58억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정거래 저해성이 없다며 부당지원 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했다. 부당지원의 요건으로 ‘현저히 유리한 조건’과 ‘공정거래 저해성’ 두 가지를 만족해야 하는 공정거래법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공정위의 올해 업무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총수 일가를 규제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허용하지만 예외적으로 규제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규정된 부당지원 금지 조항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 개인에 대한 지원 ▲정상 가격 산정이 어려운 분야의 일감 몰아주기 ▲사업기회 유용 등을 규제 대상으로 들었다. 내부거래에 따른 지원이 금지되면서 총수 일가가 비상장 회사를 이용해 막대한 이득을 얻는 행태는 앞으로 제재 대상이 된다. 일감 몰아주기의 ‘단골’ 대상인 광고대행이나 시스템통합(SI) 업무 등에 대한 부당 내부거래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이노션은 현대·기아차의 광고 물량을 도맡았지만 공정위는 이에 대해 손을 대지 못했다. 광고대행 업무의 특성상 정상 가격의 산정이 어려워 일감 몰아주기가 ‘현저히’ 부당한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업집단 계열사와 거래가 없는 사업기회 유용 행위 역시 공정위 단속 대상이 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과거 자녀와 배우자가 세운 회사에 롯데시네마 내 매점 등을 싼값에 임대해 줬다. 그 결과 가족들은 현금 배당과 주가 상승 등으로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뒀다. 한철수 공정위 사무처장은 “(신설 조항은) 부당한 방법을 통한 일감 몰아주기로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득이 돌아갔을 때 규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벌 지배구조 개혁도 추진된다. 6월까지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입법화하고, 올해 말까지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기존 순환출자는 자발적으로 해소하도록 유도한다. 지주회사 전환 촉진을 위해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만 ‘보험사 포함 금융보험사 3개 이상’, ‘금융보험사 자산규모 20조원 이상’ 등의 조건 때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를 의무화했다. 금융과 비금융사 간 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적용 범위도 부당 단가인하, 부당 발주취소 등으로 확대한다. 재계는 ‘30%룰’이 백지화된 데 대해 안도하면서도 총수 일가를 규제 대상으로 몰아가는 데 대해 반발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모든 내부거래를 사익편취로 전제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면서 “대통령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라고 했음에도 공정위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공정위가 너무 소극적인 건 아니었나요”…朴대통령, 납품단가 후려치기 근절 주문

    “공정위가 너무 소극적인 건 아니었나요”…朴대통령, 납품단가 후려치기 근절 주문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한 측면은 없나”라면서 “이 문제가 왜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는가를 차근차근 돌아보며 대책을 세워 달라”고 주문했다. 공정위의 적극 개입을 사실상 요구한 것이어서 ‘경제 검찰’인 공정위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공정위가 중소기업과 전통시장, 소상공인, 소비자 등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기관인 만큼 그들의 눈높이에서 업무를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공정위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위법 행위가 있어도 거래 중단을 우려한 납품 업체들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적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의 실현을 위해서도 이런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술 탈취 행위의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된 지 2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 실제 사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소송 요건과 절차 등 운영상의 문제는 없는지 철저하게 파악해 개선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와 현실에서 괴리가 생기지 않도록 공정위의 역할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축소와 관련해 “더 많은 대기업이 동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현행법이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공정위가 제대로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 경영활동을 어렵게 하거나 과도한 부담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없도록 균형 감각을 갖출 것”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전속고발제 폐지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은 잘못된 관행 개선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기 바란다”면서 “하도급 거래나 납품 업체, 대형 유통업체 간의 거래,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거래처럼 구조적으로 불공정 관행이 나타나기 쉬운 분야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기업 규제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서로 공동 발전하도록 기업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원칙에 대해서는 “첫째로 경제적 약자에게 확실히 도움을 줘야 하고, 둘째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한 정책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셋째로 대기업의 장점은 살리되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바로잡아 공생의 기업 운영을 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30% 룰’은 제외돼 논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30% 룰’은 제외돼 논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로 경제적 부(富)를 얻는 행위에 대해 별도 규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내부거래의 부당성을 판단할 때 관련 산업 내 파급효과 중심으로 판단해 재벌 2, 3세 등의 특혜성 거래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논란이 됐던 ‘30% 룰’(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넘으면 총수가 부당 내부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이나 거래 정당성 입증 책임을 기업이 지도록 하는 방안 등은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에 따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했다고 비판한다. 공정위는 24일 이런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우선 부당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를 지원할 때 규제가 어려운 현행 공정거래법의 한계를 보완, 별도 법 조항을 오는 6월까지 신설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행위를 제재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광고대행업무 등 ‘정상가격’ 산정이 어려운 경우나 대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은 총수 일가 기업과 거래하는 경우 등도 제재가 가능해진다. 지금은 관련 법 조항이 없어 규제가 어렵다. 앞으로는 부당 내부거래의 지원 주체뿐 아니라 지원 객체도 제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에 대한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대신 부당 내부거래 때 ‘총수 지분이 30% 이상’이면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기로 했던 방안은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과잉 규제라는 재계의 거센 반발과 ‘추정’이라는 애매한 표현이 법 조문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 등을 수용해서다.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 ‘입증 책임’은 공정위가 진다고 분명히 했다. 김준범 공정위 대변인은 “입증 책임을 기업이 지도록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럼에도 기업이 지는 것처럼 오해가 일어났던 점을 감안해 관련 법 조항을 ‘정당한 이유 없이’에서 ‘부당하게’로 명확히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점차 지능화되고 있는 경제범죄 추세로 볼 때 ‘30% 룰’ 없이 총수의 관련 여부를 공정위가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현행법에서도 담합 사건 등에 대해서는 입증 책임을 기업에 두고 있음에도 굳이 일감 몰아주기의 입증 책임을 공정위가 지는 것은 지나치게 기업의 편의를 봐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는 오히려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반발한다. 이에 대해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국장은 “30% 룰이 과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번 규제는 건전한 기업활동이 아닌 불법행위에 대한 규제이기 때문에 ‘기업활동 저해’라는 재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빵집·편의점 가맹주 본사에 단협 가능

    앞으로 편의점·빵집 등의 가맹점주들은 단체를 결성해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단체협상을 할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협동조합에도 납품단가 조정협의권이 부여된다. 지금까지 이런 일들은 담합으로 규정돼 제재됐지만, 경제적 약자임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담합권’이 인정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의 고위 관계자는 “공정거래 정책의 패러다임이 자유경쟁에서 공정경쟁으로 바뀐 것을 보여 주는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 공정위가 24일 밝힌 올해 업무계획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6월까지 가맹사업법 개정을 통해 가맹점주들의 자유로운 단체 결성 및 권익보호 활동을 보장하기로 했다. 가맹본부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단체 결성에 불이익을 주는 방해 행위도 엄격하게 금지하기로 했다. 한철수 사무처장은 “가맹점주들의 협상력을 높이고 불공정한 거래 조건과 관행을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맹본부의 심야영업 강요 행위도 제재된다. 밤 12시~오전 6시 매출이 11만원이 안 되는 가맹점은 심야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전체의 10% 정도인 2000여 가맹점이 대상이다. 또 과도한 위약금 부과 관행을 개선하고자 가맹본부와의 계약해지 시 위약금 수준을 최대 40%까지 낮추기로 했다. 가맹본부의 정보 제공 의무도 강화된다. 가맹본부는 가맹 희망자에게 계약 체결 이전에 점포 개설 예정지 인근 10개 가맹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 리뉴얼 강요 행위를 금지하고자 리뉴얼 시 가맹본부가 비용의 최대 40%를 부담하도록 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에는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대응하기 위해 조정협의권이 부여된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복수응답) 중소기업이 최대 애로사항으로 납품단가 인하 요구(64.4%), 원자재 가격 상승분 납품단가 미반영(56.0%) 등을 꼽은 것을 반영한 조치다. 공정위는 원자재 값이 10% 이상 올랐을 때 등으로 협의권 발생 요건을 정하고, 원사업자(대기업)는 단가 협의 신청을 받은 지 열흘 이내에 협의를 시작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편의점주에 24시간 영업강요 못한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주에게 24시간 영업시간 강요나 과도한 위약금 부과를 금지하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대표적 경제민주화 정책인 가맹사업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및 이용법(FIU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 본회의를 차례로 통과하면 시행된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따르면 심야 영업시간 매출이 크게 낮은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가맹본부가 부당하게 점주에게 영업을 강요할 수 없다. 가맹계약서 체결 때 영업지역을 의무적으로 설정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매장 개선작업을 강요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가맹본부는 개선 비용을 최대 40%까지 함께 분담해야 한다. ‘현대판 소작농’으로 불렸던 점주 보호를 위해 가맹점 사업자단체 설립 및 협상권을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사실상 폐지된다. 감사원장, 중소기업청장, 조달청장 등이 가격 담합, 입찰 방해 행위에 대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검찰에 의무 고발해야 한다. 전속고발권은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당시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공정위가 이 고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아 기업의 담합행위 등이 제대로 규제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던 사항이다. FIU법 개정안은 탈세·탈루 혐의 조사에 필요한 FIU의 의심거래정보(STR), 2000만원 이상 고액 현금거래정보(CTR)를 국세청에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조세범죄 조사 목적에 한해서만 FIU 정보를 제공했다. FIU 정보 공유는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으로 역시 박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이다. 다만 사생활 침해 및 국세청의 권한 남용 우려를 막기 위해 국세청이 탈세혐의를 제시하고 FIU 원장이 승인하는 경우에만 국세청에 정보를 제공토록 했다. 박민식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은 “대기업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제재, 소비자 피해 구제 등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순차적으로 처리해 대·중소기업 동반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공정위, 경제민주화 靑업무보고 방식 ‘오락가락’

    경제민주화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보고가 논란 끝에 다른 부처와 마찬가지로 대통령 대면보고로 진행된다. 하지만 공정위에 따르면 과정은 ‘서면보고→대면보고 결정→미확정→대면보고 확정’으로 이어지는 ‘오락가락’이었다. 청와대와 공정위 간 혼선이 빚어진 것뿐 아니라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관련 후퇴 발언들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공정위의 업무보고는 24·25일 중 대면보고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당초 23일로 예정된 국무조정실의 업무보고는 공정위 이후로 연기된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업무보고 방식을 둘러싼 혼선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오락가락한 것이 아니라 대면보고의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뜻이었는데 이를 놓고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는 공정위 측 해명을 전했다. 공정위의 ‘대면보고 미확정’ 발표를 마치 서면보고로 바뀐 것처럼 보도한 일부 언론의 자의적인 해석 탓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공정위가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오락가락이었다. 공정위는 지난 19일 낮 출입 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다음 주초에 신임 위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대면보고 형태로 업무보고를 하기로 결정됐다’고 공지했다. 이어 같은 날 밤 ‘다음 주초 대면보고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는 보도는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청와대 측은 “업무보고를 시작한 지 한 달이나 됐고, 지난주에는 공정위원장이 공석이어서 서면보고로 대체할 계획이었다”면서 하지만 “국회가 지난 19일 노대래 공정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업무보고 방식에 변수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업무보고 방식을 놓고 청와대와 공정위 간 조율 미숙에 따른 엇박자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 측은 부처 서열을 파괴하는 등 업무보고의 형식과 순서에도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정도였다. 청와대는 업무보고와 관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대화하는 게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도 “한반도 안보 위기 고조로 국민들의 관심이 업무보고에 쏠리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국회 “부당 내부거래시 총수 관여로 간주”… 재계 “무죄추정 위배”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국회 “부당 내부거래시 총수 관여로 간주”… 재계 “무죄추정 위배”

    경제민주화 논란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정치권-재계, 청와대-새누리당, 새누리당-민주통합당 사이에 복잡한 갈등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하도급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 법안을 들여다봤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쟁점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 거래 규제 확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다.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다. 부당 내부 거래 금지 범위를 놓고선 경제력 집중을 유지, 강화하는 거래의 제한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재계는 기업 옥죄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재벌 계열사의 모든 내부 거래를 금지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차원에서도 필요 불가결한 내부 거래는 인정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노상섭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18일 “주력 상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 소재 등을 공급·구매할 때, 비용 절감 또는 품질 개선 등 효율성 증대 효과가 있을 때, 비밀 유지가 곤란할 때 등은 내부 거래가 금지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보다 중요한 것은 사익 편취가 우려되는 계열회사의 신규 편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대기업 집단 내부 거래 현황에 대한 정보 공개’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38곳)의 내부 거래 비중은 13.6%로 총수가 없는 집단(8곳)의 11.1%보다 2.5% 포인트 높다. 계열사-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도 높았다. 특히 2세 지분율이 50% 이상일 경우 내부 거래 비중은 56.3%로 매우 높았다. 총수 일가가 상대적으로 내부 거래가 쉬운 소규모 비상장사를 설립해 일감을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특정 내부 거래가 총수 일가 재산 증식을 위한 사익 편취 목적인지, 건전한 투자 목적인지를 사전에 심사하고, 계열 분리 명령 등의 벌칙 조항에 대한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이면 부당 내부 거래 적발 시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간주하는 법안도 아직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 중이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의 재계와 공정위 쪽에선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발이 거세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선 전속고발권을 존속시키되 감사원, 중소기업청, 조달청에도 추가로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국회 정무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여야 합의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정무위는 보고서 종합의견에서 “노 후보자가 지난 33년간 여러 공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제 정책을 수립·조정하는 데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이라는 국정과제를 추진하려는 확고한 소신이 있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무위는 전문성 결여를 우려하며 보고서에 “공정거래 관련 근무경력이 짧아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공정위 업무를 총괄하기에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적시했다. 또 “노 후보자의 증여세 탈세 의혹, 직무 연관성이 있는 비상장회사 주식투자 의혹, K2전차 핵심부품인 파워팩 전차 구입에 대한 감사원 지적 등은 국민 눈높이에 비춰볼 때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과 자질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뉴스 분석] 정부 vs 재계… 경제민주화 갈등 확산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 선봉장은 “담합하면 기업이 망하도록 규제를 설계하겠다”고 서슬 퍼런 경고를 날렸다. 재계는 “새로 뭘 만들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경제 3불(不)’부터 해소하라”고 맞받아쳤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기업 담합과 관련해 “한 번만 적발돼도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매김되도록 담합 규제 시스템을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자 신분이기는 하지만 경제부처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망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공정위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국정철학’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부처다. 노 후보자는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감소 없이 대규모 기업을 인수하는 행위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 행위를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는 반드시 금지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 추구와 중소기업 영역 침투, 독과점 등 기존 폐해도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 추진은 시장경제를 억누르고 대기업들의 투자와 창조적 경제활동을 옥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제성장 선순환을 저해하는)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 거래의 불공정 등 ‘경제 3불’을 없애는 데 우선 주력하라”고 주문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개별 임원 연봉 공개 등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기존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쓴소리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도 경제민주화 혼선을 키우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민주화가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15일 수석비서관회의)고 했다가 “경제민주화는 공약인 만큼 반드시 지키겠다”(16일 국회 상임위 야당 간사단 만찬)고 하는 등 하루 사이 발언 수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내놓지 못하고 있어 시장 혼선과 경제주체 간 갈등을 더 부추기고 있다”면서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고, 국회는 가장 효율적인 규제 체계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 규제의 부작용도 충분히 감안해 입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내부거래 금지 등으로 신속한 의사결정 등 한국 기업들의 강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커지는 경제민주화 갈등] “창조경제 하려면 불공정 관행 엄히 다스려야” “해외엔 없는 제약… 한국 기업만 역차별당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민주화는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 정책 이슈였다. 경제·사회 양극화에 대한 고민과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고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정책들이 추진되자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각기 입장에 따라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학계에서는 경제민주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을 두고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재계 및 일부 학계에서는 경제민주화가 경제성장과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로 인식해 공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방식을 두고는 입장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정위가 내놓은 일감 몰아주기 방지 대책은 너무 획일적이고 규제적인 측면이 강하다”면서 “기업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는데 총수 지분 30%를 기준으로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민주화의 핵심 중 하나가 중소기업과 벤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들의 불공정 관행에 대해 엄하게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일감 몰아주기를 줄이겠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들도 성향에 따라 입장이 나뉘었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일감 몰아주기 금지와 하도급 거래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기본을 지키기 위한 정책”이라면서 “공정한 거래와 경쟁을 하자는 것인데 이렇게 반발이 심한 것은 역설적으로 대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불공정 거래를 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수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포퓰리즘적인 일감 몰아주기 금지 입법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스럽다. 해외에서는 내부거래도 정상적인 활동의 하나로 보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없는 규제를 우리만 시행하면 결국 한국 기업들이 역차별당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기업활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을 ‘민주화’로 포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전 임원회사도 내부거래자에 포함해야”

    “재벌 친인척 회사뿐 아니라 전직 임원회사까지 부당 내부거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국가미래연구원(미래연)이 17일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규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벌 오너 일가의 친인척 회사는 물론 전직 임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도 엄격히 규제하자는 제안이다. 미래연이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전직 임원 회사까지 포함시키면 ‘사실상의 내부거래’ 규모는 공정거래위원회 통계치를 훨씬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 참여해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 초안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현행 공정거래법 시행령(3조)에는 부당 내부거래 제재 대상을 대기업집단 총수의 6촌 이내 혈족이나 4촌 이내 인척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 기준 13.6%로 ‘총수 없는 집단’(11.1%)보다 높다. 하지만 전직 임원 회사와의 거래는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 신 교수는 “대기업집단이 사업 기회를 계열사에 몰아줘 부(富)가 부당하게 이전되고 기업집단의 사업결정 왜곡이 발생한다”면서 “이 때문에 중소·벤처기업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관련 시장이 형성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노대래 “재벌전담 조사국 필요”

    노대래 “재벌전담 조사국 필요”

    “공정위 내에 재벌전담 조사국 설치가 필요하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16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 후보자는 “대기업집단의 가장 큰 문제는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하고 그 과정에서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 시장을 독과점해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현행 공정위 조직과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대기업집단 부당내부거래 감시·조사 및 공시점검을 전담하는 조직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가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추진 중인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 시도와 같은 맥락이다. 대기업집단 지배주주의 불공정행위 규제 방안도 밝혔다. 노 후보자는 “위법성 요건을 완화하고 통행세 등 새로운 유형의 부당내부거래를 규율하는 등 현행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총수 일가 사익편취 행위도 규율할 수 있도록 새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배력 감소 없는 대규모 기업 인수와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을 막기 위해 신규 순환출자 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공정위, ‘MB 특혜’ 태아건설 솜방망이 징계

    ‘MB(이명박 전 대통령) 특혜기업’으로 지목된 ㈜태아건설이 7억여원의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받았다. 대금을 받지 못한 하청업체인 ㈜경인씨엔엘은 자금난으로 2011년 10월 이미 문을 닫은 뒤다. 과징금은 계약금액의 16%까지 부과될 수 있지만 1500만원만 부과됐다. 지난 3일 태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기 때문이라지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16일 경인아래뱃길 공사에 필요한 골재를 2009~2011년 납품받고 하도급대금 7억 13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태아건설에 밀린 대금과 지연이자(연 20%)를 지급하도록 시정조치하고 과징금 15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태아건설은 부산 소재 건설업체로 이 회사 대표이사 김모씨는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기로 현대건설에서도 같이 근무했다. 이 회사 매출액은 2007년 2023억원이었지만 2011년 3400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싱가포르 주롱섬 해저 원유저장시설 도급계약 해지 문제 등으로 현대건설과 마찰을 빚으면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최근 민주당 등은 이 회사가 경인아라뱃길 공사를 통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09년 SK건설로부터 경인아라뱃길 굴착공사를 188억원에 수행하기로 했으나 공사진행과정에서 62억원을 더 받았다는 주장이다. 보통 80~90%에 불과한 하도급률(낙찰 받은 공사비 중 하도급업체에 지급하는 비중)이 177%에 달했다는 것이 근거다. 피해 기업인 경인씨엔엘의 전 관리부장 윤모씨는 “태아건설에는 큰돈이 아닐지 몰라도 그 돈 때문에 폐업했다”면서 “회사가 폐업위기라서 2011년부터 2억~3억원에라도 합의하려고 했지만 막무가내였다”고 하소연했다. 박상혁(법무법인 로텍) 변호사는 “하청업체의 피해에 비해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이 너무 약하다”면서 “불공정 하도급 관행을 뿌리뽑을 수 있도록 원청업체는 엄하게 처벌하고 하청업체를 구제할 제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기업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 등을 고려해 적법하게 과징금이 부과됐다”고 설명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유통 공룡 ‘인천대첩’ 롯데가 웃었다

    롯데·신세계 두 ‘유통 공룡’의 인천터미널(남구 연남로 소재) 인수 공방전에서 롯데가 일단 승기를 잡았다. 신세계는 추가 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롯데인천개발의 인천터미널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2017년부터 롯데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대부분을 9000억원에 인수하되 대신 인천·부천 지역 롯데백화점 2곳을 매각하는 조건이다. 신영호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기업결합으로 인한 관련 시장 독과점과 소비자 피해를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업결합으로 롯데백화점의 인천·부천 시장점유율이 31.5%에서 63.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롯데 인천점을 포함, 백화점 두 곳을 팔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신세계 인천점의 매출액은 7200억원으로 롯데 중동점(2633억원), 인천점(2315억원), 부평점(1276억원)의 매출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크게 반발했다. 이날 신세계는 “롯데 백화점 2개 점포 매각 조치는 실현 가능성이 작고, 매각된다 해도 롯데의 독점을 견제할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장 가운데 매출 3위를 차지하는 ‘알짜배기’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전원회의에 이례적으로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 “신세계는 외환위기에도 인천점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증축을 했다. 인천점은 신세계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점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두 기업의 갈등은 재정난을 겪던 인천시가 1997년부터 신세계가 임대해온 인천터미널부지 매각공고를 낸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다. 같은 해 9월 롯데와 인천시가 투자 협정을 체결했고, 그 다음 달 신세계가 인천지법과 서울고법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올 1월에는 롯데가 인천시와 본계약을 체결, 곧바로 신세계가 또다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갈등이 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인천지법은 한 번(지난해 12월)은 신세계 손을, 다른 한 번(올 3월)은 롯데 손을 들어줬다. 이번 공정위 결정으로 롯데·신세계 간의 공방전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신세계는 앞으로 인천시·롯데 간 매매계약 무효 확인과 이전등기 말소 등을 비롯한 소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고용창출 우수업체’ 코데즈컴바인의 두 얼굴

    베이직플러스 등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로 유명한 코데즈컴바인은 고용 창출을 많이 해 대통령 상까지 받은 ‘정부 인증 모범 기업’이다. 하지만 하청업체에는 3년간 8억여원의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악덕 기업’이다. 공정위는 11일 하도급법을 위반한 코데즈컴바인에 재발 방지 명령과 7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이 기업은 2009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원대실업 등의 하청기업에 하도급대금 5억 5000만원, 지연 이자 2억 3100만원, 어음 대체 결제수단 수수료 2400만원 등 모두 8억 5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2009년 1438억 8700만원이었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1891억 700만원으로 31.4% 증가했다. 이춘성 서울노무법인 노무사는 “지급 능력에 큰 어려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청업체가 갑을 관계를 이용해 고의적으로 하청업체에 대금을 주지 않는 일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코데즈컴바인은 2010~2011년 2년 연속 ‘고용 창출 100대 우수 기업’으로 꼽혔다. 종업원을 2010년 695명에서 2011년 978명으로 40.7%나 늘린 공을 인정받아서다. 고용 창출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면 정기 근로감독 및 세무조사를 면제받는다. 정책자금 금리나 융자 한도도 우대받을 수 있다. 정부 물품 구매 적격 심사 때는 가산점을 부여받는다. 2년간 이런 혜택을 받은 코데즈컴바인은 2012년 종업원을 24.9%(244명) 대폭 줄였다.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 등 주무 부처가 우수 기업 선정 과정에서 검증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코데즈컴바인이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한 것과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시기가 겹치는 데다 2010년부터 회장 부부의 경영권 분쟁까지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 전문가는 “정부 부처 간 정보를 공유한다고는 하지만 부처 간 칸막이에 막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면서 “한쪽에선 우수 기업으로 포상하고 한쪽에선 법 위반 기업으로 제재하는 일이 자꾸 발생하면 정부 신뢰도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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