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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소송문의 전화 3000통”… 소비자 권리찾기로 번지는 누진제 논란

    “하루 소송문의 전화 3000통”… 소비자 권리찾기로 번지는 누진제 논란

    ‘절전 강조’ 정부 설득력 잃어 한국전력 민영화에 따른 당연한 흐름일까. 가계에 불리한 전기요금 산정 방식에 항변하는 목소리가 마치 부당행위를 당한 소비자들이 집단적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모습을 닮았다. 소비자 단체가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가정용 누진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내용의 집단소송에서는 ‘소비자 간 차별’이 주요 논거로 제기됐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이 단체 강당에서 전기요금 누진제 관련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서울과학기술대 유승훈 교수가 ‘누진제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발표한다. 정윤경 네트워크 사무총장은 “국내 전체 가정의 97%가 누진제를 적용받는데 전기요금이 (등급제 구간별로) 11배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이로 인한 (가계) 소비자 불만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권리’로서 전기료 논란이 다뤄지며, 과거처럼 절전 습관(합리적 사용)을 설득한 산업통상자원부는 냉랭한 반응만 얻었다. 물이나 공기와 같은 공공재로서 전기를 양껏 쓸 수 있는 ‘인권’이 아니라, 다른 소비자(기업)보다 비싼 가격을 매긴 전기를 강매하지 말라는 식의 ‘소비자 권리’를 주장하는 방향에 여론이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서울남부·광주·대전·부산지법 등 전국 5개 법원에서 한전을 상대로 동시 진행 중인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은 ‘한전의 (가계) 소비자 기망’이란 관점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대변한다. 6500여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집단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인강 측은 “하루 문의전화가 3000통 이상 쏟아진다”면서 “이르면 연내 서울중앙·부산지법에서 1심 판결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집단소송 소장에서는 “전기공급약관에 따라 전기를 공급하는 독점기업인 한전이 운영하는 총 6개 용도의 전기요금 중 가정용에만 누진제라는 징벌적인 제도가 도입됐다”는 점이 부각됐다. 기업의 경우 심야시간에 전기를 쓰면 요금 할인을 받고 여름철 피크시간 전력소비를 줄이면 지원금을 받는 등 인센티브를 받는데, 가정용 전기요금 사용자는 징벌적인 누진제 선택권만 강요받는 게 부당하다는 논거다. ‘산업용 전기료가 가정용보다 싸다’는 내용으로 수십년간 이어진 비판에 한전이 ‘공장 등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발생해 전기공급가가 싸다’는 식으로 대응하자 ‘산업계엔 인센티브 조항을 두고 가정용엔 징벌적 조항만 두었다’는 소비 집단 간 차별 문제를 거론한 셈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도입된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가 저유가 시대인 1980년대 폐지되지 않은 점, 이익단체를 구성하지 않은 다중의 이익에 정부가 무관심했던 게 전기료 논란에 대한 여론의 태도를 바꾼 근본원인이란 지적도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시의회 박마루의원 장애인기업지원센터 광고모델 선정

    서울시의회 박마루의원 장애인기업지원센터 광고모델 선정

    박마루 서울시의원이 중기청산하 (재)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공익 광고모델로 선정되어 장애인기업 창업과 홍보에 앞장서는 역할을 하게 됐다. 또한 박마루 의원은 현재 복지TV에서 장애인 기업을 알리는 프로그램“베스트 탐방”MC로도 활동 하고 있어 더욱 기대가 된다. (재)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중소기업청 산하로 장애인의 창업을 돕고 장애인기업의 활동촉진을 위한 정보·기술·교육·훈련·연수·상담·연구조사 및 보증추천 등의 종합적인 지원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박마루의원은“최근 7월28일 공포된 장애인기업활동촉진법 개정안 시행령를 보면 공공기관에서 장애인기업 생산품을 1%를 의무구매 해야 하는데 이는 장애인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식업체 온실가스 감축 확대…환경부, 3개 대형체인과 협약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2014년 전국 커피매장 916곳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가이드라인을 보급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5.2%(4075t)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내 적정한 실내온도 유지와 공조기기 필터 청소, 조명 관리, 절수기기 사용 등 간단한 개선으로 매장당 4.4t, 전기요금 환산 시 121만 7857원이 절약됐다. 환경부가 온실가스 감축 비용은 적게 들면서 감축 효과는 즉각 발생하는 비산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10일 전국적인 매장을 보유한 파리크라상·엠즈씨드·농협목우촌 등 3개 대형 식음료 체인업체와 한국여성소비자연합·소비자공익네트워크 등 소비자단체 2곳과 ‘온실가스 자발적 감축협약’을 체결한다. 우리나라는 외식문화 발달로 전국에 매장을 보유한 외식업체가 많고 업소마다 냉·난방, 냉장시설, 조명 등 에너지 사용이 많아 작은 노력만으로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체인업체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52%는 전기사용에서 발생한다. 3개 체인의 전국 매장 수는 총 4100개로 이 가운데 12.4%인 수도권 중심 매장 509곳이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한다. 업체별로는 파리바게뜨 140개, 커피전문점 폴바셋 69개, 치킨점 또래오래 300개 등이다. 환경부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소비자단체 회원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진단·컨설팅 교육을 실시해 50명의 전문 컨설턴트를 양성하고 컨설턴트가 각 영업점을 방문해 진단 후 맞춤형 실천 방안을 제안하게 된다. 최민지 기후변화협력과장은 “감축매장이 온실가스를 5% 감축하면 연간 6억 2000만원의 전기료를 줄일 수 있다”면서 “향후 대형 유통매장과 편의점 등으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장재연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올여름 폭염과 더불어 국민을 열 받게 만든 것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다. 합헌 결정이 난 직후 기자협회는 자유로운 취재를 방해하고 언론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수많은 직무 관련성을 확인해야 하니 사람을 함부로 만날 수 없다는 주장, 서민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강조하는 언론 기사들이 뒤를 이었다. 정치인들도 나섰다. 김영란법은 국회에서도 오랜 기간 세세하게 검토되어 압도적 지지로 통과된 것이다. 그런데 시행도 해 보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식사 5만원, 선물 10만원으로 상한선을 올리자고 주장하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했다. 농축수산업에 대한 대책은 김영란법과 별도로 다룰 경제 문제이고 그에 반대할 국민도 없다. 그러나 비논리적 핑계로 법의 근본 취지를 무력화하려고 하니 국민의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먹던 밥과 한우와 굴비, 자기 돈으로 사 먹으라고. 그러면 경제에 타격이 있을 리가 없지 않으냐고. 접대만 받아 온 ‘갑’들 입장에서는 음식을 함께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미풍양속이지만, 힘없는 ‘을’들에게는 지긋지긋한 접대문화다. ‘갑’들은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이다. 3만원, 5만원으로 가능한 식사와 선물을 따지고 있으니 말이다. 상한선을 정한 것은 그 한도까지는 공짜로 얻어먹어도 괜찮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혹시나 해서 소소한 선의의 피해자들을 막기 위한 상징적인 기준일 뿐이다. 친하지 않아도 같이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우리 사회의 특징을 고려해서, 자장면 한 그릇과 커피 한 잔 먹은 것까지 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좀 심하다는 정도의 의미다. 우리보다 소득 수준이 훨씬 높은 나라들도 이해관계자 간의 개인적인 식사는 아예 생각할 수도 없고, 선물도 약 2만원에서 5만원 사이가 상한선이다. 그러니 물가가 많이 올랐으니 식사와 선물 상한을 각각 5만원과 10만원으로 올리자는 정치인들의 주장이 얼마나 황당한가. 김영란법을 만들면서까지 얻어먹지 말라는데, 참으로 지독하고 악착같이 남의 밥 얻어먹으려 한다는 비난을 자청하는 꼴이다. 더구나 1인분에 5만원짜리 식사라니, 험한 욕설의 댓글이 넘치고 있다. 대한민국 ‘갑’들은 무심코 ‘을’에게 얻어먹던 밥과 술에 서려 있는 억울함이나 불쾌감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한다. 웃는 얼굴로 주던 선물에도 굴욕감과 경멸이 담겨 있을 수 있다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법에 어긋나는 것이니 당연히 “내 돈으로 사먹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그런데 입 딱 다물고 ‘어떻게 빠져 나갈 방법이 있겠지’라며 ‘을’이 알아서 편법을 찾아내겠지 하는 ‘갑’, 부당한 접대를 합법화하고자 상한선을 올리려고 용을 쓰는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들은 절망하고 분노하는 것이다.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은 공무원,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교사 및 언론인 등의 공직자로서 갖고 있는 영향력과 권한 때문에 남으로부터 대접받고 살아가는 집단이다. 깨끗하고 공정해야 하고, 그래서 국민의 존경을 조금은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국민으로부터 가장 심한 지탄과 불신의 대상 집단으로 추락한 것은 대접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무너진 도덕심과 오만함에 큰 원인이 있을 것이다. 공익을 위해 써야 할 권한을 국민의 고혈을 빨아먹는 데 악용하면서도 잘못인 줄 모르는 뻔뻔한 공직자들, 정말 위험천만하다. 정부에 대한 극도의 불신, 가진 자들에 대한 심각한 분노가 여기서 출발하고 계층 갈등과 사회 불안의 근원이 될 것이다. 김영란법은 정당한 실력 경쟁과 공정한 평가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을’들을 일상적으로 괴롭혔던, 연고주의에 기반을 둔 접대 문화를 깨부수고 부패를 척결하자는 것이다. 적용 대상에서 빠져 있는 중요한 ‘갑’들은 시급히 추가하고 기준은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 국민 절대다수가 지지하고 있다. 이제라도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특권의식을 버리고, ‘갑’과 ‘을’이 호혜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나라의 미래가 있다. 대한민국 ‘갑’들 이제 고마 해라, 그동안 마이 묵었다 아이가~.
  • [열린세상] ‘김영란법 양극화’가 발생하지 않으려면/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김영란법 양극화’가 발생하지 않으려면/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7월 28일 헌법재판소에서 이른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대상으로 제기된 헌법 소원이 기각되고 합헌 결정이 내려지면서 9월 28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이 이뤄진다. 헌재의 결정은 공직자를 비롯한 공공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부패를 방지하고 청렴한 직무 수행을 장려해 공정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물론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면 김영란법 시행 과정에 몇 가지 고민을 해야 할 측면도 있다. 우선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 등이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는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공익’이라는 개념을 명백하게 확정 짓지 못한 상태라면 법 시행과정에서의 혼란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또 고민을 해야 할 것은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 특히 ‘가진 자’들에 의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권력, 교육, 소득, 이념 등 모든 것이 양극화되어 가고 있고 지역 간, 세대 간, 이념 간 갈등이 극단적으로 치달으면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일부 법률기술자들의 법률 지식 악용은 이미 사회적 양극화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 이른바 ‘가진 자’는 다양한 법률 지식을 악용해 김영란법을 교묘히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법률 지식이 부족한 ‘갖지 못한 자’는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최근 대형 법무법인에서 김영란법을 대상으로 컨설팅 붐이 일고 있고 학원가에서는 김영란법 신고포상금을 노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강좌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게 한다.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법이다. 김영란법이 특히 ‘가진 자’들에 의해 훼손이 된다면 이 법은 실패의 가능성도 높다. 김영란법의 실패는 결국 또 다른 사회적 양극화와 함께 엄청난 갈등 비용을 유발할 것이다. 따라서 김영란법의 성공을 위해서는 법의 세부적인 적용 범위에 대한 규정과 지침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법률 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의도하지 않은 범법 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란법의 핵심인 직무관련성과 공익에 대해 보다 알기 쉬운 기준을 마련하여 법률 지식의 격차와는 무관하게 공정한 법 적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법 적용 기준을 마련함에 있어 과도하게 세분화할 경우 법의 적용은 용이할지 모르지만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법 적용 기준이 구체화되고 세분화될수록 법률 지식이 부족한 일반 국민들은 자신에게 적용되는 법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은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잣대다. 또한 법은 억울한 범죄자를 낳아서도 안 된다. 따라서 김영란법 시행에 있어 논쟁의 핵심인 ‘직무관련성’과 ‘공익’에 대한 규정과 지침을 만들 때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적용 가능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소수의 법률전문가들에 의해 기준이 마련되는 이른바 독점적 작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법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법률 지식 부족으로 인한 억울한 범죄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사회의 모든 영역이 양극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김영란법을 우리 사회 양극화 현상의 핵심인 ‘가진 자’들에 의해 훼손되지 않게 하는 것이 김영란법 성공의 핵심이다. ‘가진 자’에 의한 비리는 최대한 적발하고 억울한 범죄자를 최소화해야 김영란법 적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보다 청렴하고 투명한 사회, 양극화가 해소되어 가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김영란법 시행까지 앞으로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았다. 김영란법의 성공 여부는 결국 김영란법을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의 양극화 횡포로부터 얼마나 보존하는가에 달려 있다.
  • 대형개발 무덤 되나, 도시재생 기회 되나…묘지의 경제학

    대형개발 무덤 되나, 도시재생 기회 되나…묘지의 경제학

    ‘도시의 성벽으로부터 10마일에 이르는 지역 내 무덤들은 서울의 특징이다. 죽은 사람들은 남향과 명당을 독점한다.’ 120여년 전 스코틀랜드 출신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 조선을 여행한 뒤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에서 묘사한 묘지 풍경이다. 지금 풍경과 사뭇 다르다. 어쩌면 역사의 질곡을 겪으며 가장 이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묘지에 관한 우리의 태도일지 모른다. 산 사람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많은 무덤이 후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관리된 것이 19세기 말의 풍경이라면, 매장에서 화장으로 문화가 바뀐 지금은 무덤의 절대량은 줄었으되 방치되는 사례가 늘어났다. 전국 공동묘지 규모에 관한 가장 최근의 공식 통계는 1987년으로 30여년 전에서 멈춘다. 당시 국토연구원의 보고서 ‘묘지제도의 과제와 개선방안’에 따르면 전국의 공동묘지 수는 9980곳(분묘 약 355만기), 면적은 121㎢에 달했다. 도로 건설, 아파트 건축, 산업단지 개발, 혁신센터 편입 등으로 인해 사라진 묘지를 감안하면 현재 3000여곳의 공동묘지가 남았을 거라고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공동묘지 외 108개 시·군에 373곳의 공설묘지, 70개 시·군에 159곳의 사설법인묘지가 있고 개인이 관리하는 묘지도 있다. 모두 합치면 전국 묘지 수가 2100만기에 이르고, 이는 주거 면적의 3분의1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묘지 형태는 산 자의 생활 방식을 따라 변화했다. 한국조경학회장인 김성균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는 5일 “1950년대까지 공동묘지가 주를 이뤘다면 1950~1990년대엔 공설묘지에 시신을 매장했고 1990년대에는 장묘시설이 호응을 얻다가 2000년대 이후 공원묘지가 대세가 됐다”고 분류했다. 공동·공설묘지 모두 집단묘지이지만, 공설묘지는 광역 또는 자치단체에서 관리한다는 점이 다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묘지는 풍수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산줄기에 개별적으로 분포됐지만 일제강점기 때 공동묘지 형태로 도시 주변에 분포하기 시작했다”면서 “집단화 과정을 거친 뒤 최근 묘지는 죽은 자의 아파트처럼 규칙적으로 배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설묘지 시대만 해도 묘지의 터를 바꿀 수 없다는 후손(연고자)의 저항 때문에 도로를 우회하거나 건물 설계를 바꾸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1979~1993년에 건립된 정부과천청사는 총 5개 동인데, 1~4동이 남향인 반면 5동만 서향으로 지었다. 근처 뒷산에 묘를 쓴 연고자가 주변 땅을 파는 조건으로 “묘를 바라보는 건물을 짓지 말라”고 요구해 방향을 틀었다고 전해진다. 1976년 ‘용인자연농원’이란 이름으로 개장했던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와 호암미술관 근처에는 용인 이씨 중시조인 청백리 이백지 선생의 묘가 있다. 역시 연고자들이 이장을 거부한 것인데, 지금은 용인시 향토유적으로 지정됐다. 공설묘지에서 장묘시설, 공원묘지로의 묘지 형태 변화는 장례 방식이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뀐 시점과 궤를 같이한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전국의 화장률은 1993년 19.1%에서 2013년 76.9%로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급격한 변화는 풍수나 조상숭배에 깃든 기복성이 약화된 대신 합리적인 사고가 확산된 데 기인한다. 이처럼 묘지를 둘러싼 인식과 생활 방식 모두 바뀌었지만 묘지로 인한 분쟁상은 여전하다. 묘지에 대한 경외가 사라진 자리를 보상금 갈등이 차지하며 협의되지 못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사례도 최근 빈번하다. 2012년 강원 춘천시 근처에 골프장을 조성하던 사업자가 이전 협상이 안 된 묘지 주변을 절벽처럼 깎아 낸 일도 있었다. 이후 사업이 좌초돼 진입로 없는 묘지로 몇 년째 방치되고 있다. 강원도골프장 문제해결 범대위의 박성율 집행위원장은 “골프장 건립 붐이 일던 몇 년 전까지 골프장 부지 내 묘를 파헤치거나 유골을 꺼내 훼손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연고자들이 고향이 유지되기를 희망하며 묘지를 둘러싼 임야 강제수용을 완강하게 거부하면 사업자들이 묘지 주변을 둘러 깎아 내거나 반대로 묘지 근처에 20m 넘게 흙을 쌓아 비가 오면 묘지가 침수되게 만든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연고자들이 과도한 보상금을 요구, 공장 설립이나 택지 개발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몇 년 전 600여 가구 규모로 경북 포항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A건설사는 부지 내 묘지 60여기에 대해 이장 비용 등을 보상했다. 그러나 부지 안에 묘지 4개를 모시던 한 연고자가 높은 보상을 요구, 결국 1억여원을 주고 협상을 끝냈다. 일종의 ‘묘지 알박기’인 셈인데, A건설사는 협상 중 설계를 바꿔 해당 묘지 근처로 도로를 내는 방안까지 고민했다고 한다. 장사법(장사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도로, 산업단지와 같은 공익시설용으로 수용될 경우 묘지 1기당 300만원 안팎의 보상금을 지급한 뒤 이전 협상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협상액과 장사법 규정액이 10배 정도 차이가 난 셈이다. 공익시설용 수용이 아닐 때 묘지 수용에 따른 보상액 산정 기준을 찾기 어렵다는 대목은 법적 미비로 지적된다. 사설법인이 운영하는 공동묘지라면 이전 지체로 인한 개발사업자 부담이 천정부지로 커질 수도 있다. 2007년 말 미니신도시용택지개발 예정지구가 된 파주운정3지구 택지 개발사업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례가 그렇다. 지구 내 1만여기 규모의 일산공원묘지를 이전해야 하는데, 일산공원묘지 측에서 매입한 대체부지에 대해 파주시는 “장례문화가 화장문화로 바뀐 데다 파주에 서울시립묘지까지 있는 상태여서 추가로 매장 묘지용 부지를 조성하기 어렵다”며 묘지 사용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그래도 공공기관이 하는 택지 개발사업이어서 행정대집행을 발동할 수 있기에 LH는 올해 안에 사업 착수가 시급한 지역에 위치한 600여기에 대해 연고자들과 이전 협의를 우선 마무리할 계획이다. 2014년 3월 부지 조성공사에 착수해 2017년 말 완공한다는 목표가 틀어지면서 이미 지급한 2조원대 토지보상금에 대한 금융비용이 불어나는 국면에서 내린 결정이다. 서울 근교에 위치해 화성, 용인 등과 함께 묘지가 많은 곳으로 꼽히는 파주는 한때 ‘묘지 이전 관리’를 통해 새롭게 부흥한 곳이기도 하다. 파주는 2003년 LG필립스(현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유치했는데, 지방산업단지 지정 승인부터 터를 다져 공장 착공까지를 8개월 만에 마무리하는 ‘스피드 행정’이 펼쳐졌다. 이때 관건으로 해당 부지에 위치한 430여기의 묘지를 이전하는 문제가 꼽히자 파주시뿐 아니라 경기도까지 나서 묘지별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연고자를 설득하는 작업을 감행했다. 2000년 760여곳이던 건면적 500㎡ 이상 파주 소재 공장 개수는 최근 3800여곳으로, 파주 인구는 1996년 16만여명에서 최근 43만여명으로 늘었다. ‘묘지 이전 경제학’을 보여 준 셈이다. 묘지 이전 문제가 극한 갈등의 소재로 비화하기도, 도시 개발의 단초로 작용하기도 하는 상황에서 묘지 이전 보상에 대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개발사업자와 묘지 연고자의 이해가 모두 존중받는 해법, 망자를 격리하는 공간이 아닌 산 자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게 공통적인 지적이다. 묘지이장전문회사인 건국공영의 문일현 대표는 “연고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동시에 개발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의 묘지 이전 보상금에 대한 합리적 판례가 많이 정립돼야 하고 분쟁이 생겼을 때 재판을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복 한국토지행정학회장은 “국토 발전의 관점에서 묘지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지금은 관리가 되지 않는 공동묘지를 중심으로 묘지의 경관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묘지 경관개선 특법조치법 제정을 추진 중인 파주 지역구의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피시설이란 이유로 묘지에 대한 논의를 더이상 피하면 안 된다”며 “무연고 묘, 방치된 묘들에 대해 전국적 차원의 일대 정비를 하는 동시에 지상 도서관과 지하 납골당이 결합된 건물처럼 망자와 산 자가 공존할 수 있는 묘지를 구상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생환 교육위원장 “동구마케팅고 적반하장식 고소 남발”

    서울시의회 김생환 교육위원장 “동구마케팅고 적반하장식 고소 남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김생환 위원장(더불어민주당, 노원4)은 최근 동구마케팅고 행정실장이 김문수 前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북2)을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한 것과 관련하여 동구학원 비리 관련자들이 적반하장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6월 21일, 동구마케팅고를 방문하여 서울특별시교육청의 감사처분 미이행과 공익제보 교사에 대한 파면・복직 그리고 이에 따른 직위해제 등에 대한 일련의 사태와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조속히 수습하여 학교운영의 정상화를 도모하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 학교 측의 학교장과 행정실장은 교육위원회 방문을 동행한 여러 언론사 기자의 출입을 전면 거부하고, 회의시에는 학교장이 준비한 원고만 읽고 일방적으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등 교육청의 지도・감독을 받는 교육기관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 동구마케팅고는 지난 2012년 9월과 2015년 11월에 실시한 두 차례의 서울시교육청 특별감사 결과 회계비리 등 총 17건의 문제점이 지적되었으며, 그에 따라 동구학원 이사장의 이사 임원 승인 취소와 학교장에 대한 파면 및 교감에 대한 강등 처분, 그리고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행정실장에 대한 당연퇴직 처분을 명령 받았다. 그러나 동구학원은 서울시교육청의 감사처분을 여전히 이행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학원의 비리를 공익제보 한 교사를 2차례에 걸쳐 직위해제하는 등 비리 사학의 전형적인 행태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구마케팅고 행정실장이 그동안 사태를 조속히 수습하여 학교운영의 정상화에 노력해 온 시의원의 의정활동을 문제삼아 명예훼손 운운하며 경찰에 고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김생환 교육위원장은 “공금횡령 등의 비리로 실형을 선고 받아 형 집행까지 당한 행정실장이 여전히 학교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것도 교육적 상식에 맞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면서 “여기에 더 나아가 당사자가 적반하장식의 고소를 남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기관의 구성원으로서 파렴치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고소사태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에 덧붙여 “시민의 대표기관인 서울시의회의 정당한 의정활동에 제동을 걸려는 행위 자체도 문제지만, 사립학교의 교육행정을 총괄하는 행정실장이 공금횡령 등의 비리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계속 남겠다는 억지를 부리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라며 “사학이 공교육기관으로서 신뢰성을 회복하고 학생들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동구학원은 조속히 비리 관련 당사자를 파면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복지부, 서울시 청년수당에 시정명령 이어 직권취소 처분

    복지부, 서울시 청년수당에 시정명령 이어 직권취소 처분

    보건복지부가 서울시의 ‘청년수당’ 지급에 대해 시정명령에 이어 직권취소 처분을 내렸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복지부는 “전날 시정명령을 내렸으나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직권취소 처분을 내렸다”면서 “서울시는 청년수당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복지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날 청년수당 약정서에 동의한 2800여명에게 활동지원금(50만원)을 우선 지급했다. 정기소득이 없는 미취업자 중 구직 등의 활동 의지를 가진 청년들을 위해 서울시가 마련된 것이 ‘청년수당’이다. 청년수당 제도는 서울에 1년 이상 거주(주민등록 기준)한 만19~29세 중 주당 근무시간 30시간 미만인 청년에게 최장 6개월간 월 50만원의 활동비를 현금으로 주는 제도다. 서울시는 올해 예산 90억원을 들여 청년 3000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서울시의 청년수당 제도를 반대, 전날 대상자 선정을 취소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현저히 부당해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되면 복지부 장관이 그 지자체장에 서면으로 시정할 것을 명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이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약 지자체장이 취소·정지 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처분을 통보받은 지 15일 이내에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청년수당 제도를 둘러싸고 복지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갈등을 빚고 있다. 복지부는 이 제도에 대해 “청년들에 대한 현금 지원은 실업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도 아니고 도덕적 해이 같은 부작용만 일으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청년유니온 등 청년 노동인권 단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청년 실업문제를 포함해 청년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일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복지부는 청년정책을 내실화하고 신규 도입하기는커녕 청년정책을 새롭게 시도하는 지자체를 억압하고 있다”면서 “복지부가 ‘도덕적 해이’를 말할 자격이 없다. 정부의 도덕적 해이로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동안, 청년들은 고군분투하며 어떻게든 취업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온전히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 컷 세상] 권력에 맞서는 자… 정의와 인권의 수호자… 검사의 원래 이름입니다

    [한 컷 세상] 권력에 맞서는 자… 정의와 인권의 수호자… 검사의 원래 이름입니다

    지난 1일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신임검사들이 검사 선서문을 낭독하고 있다. 검사 출신 인사가 곱지 않은 뉴스를 장식하며 검찰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평소 ‘갑’과 ‘을’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 신뢰를 잃더니 결국 부당한 한탕주의에까지 발을 담그는 추악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헬조선’에서 못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초임검사는 임용 때 영광스러운 선서를 한다. 공익의 대표자로 권력의 부조리에 맞서는 용기 있는 검사, 소외된 사람에게 따뜻한 검사, 진실과 신뢰를 생명처럼 지키는 공평하고 믿음직한 검사가 되어 정의와 인권을 지키겠다는 약속이다. 그 약속을 다시 가슴에 새겨야 한다. 권한과 권위에 어울리게 존경받는 검사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톡!톡! talk 공무원] 전성식 감사원 감사관

    [톡!톡! talk 공무원] 전성식 감사원 감사관

    “한때 함께 일했던 사이인데 그럴 수 있느냐고 더러 따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을 제대로 하자는 취지이니 도리어 제가 서운하죠.” 예비역 중령인 전성식(42) 감사원 방산비리특별감사단 제2과 감사관은 3일 이렇게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2012년 6월 6급 특채로 감사원에 발을 들여놓았다. 옛 일터에서 벌어지는 잘못을 파헤쳐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1998년 방위사업청 창설 멤버로 들어가 2005년까지 이지스함(KDXⅢ), K2 전차, 함대지유도탄 등의 연구개발에도 동참했다. 해군으로 드물게 다양한 경험을 쌓은 셈이다. ●전역 군인 피복비 반환 이끌어 뿌듯 전 감사관은 “2009년 인천 해역방어사령부 감찰실장으로 근무하며 함정·선박을 조사하는 일을 맡아 감사의 중요성을 느낀 뒤 더 넓은 무대로 진출하고 싶어 감사원에 지원서를 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010년엔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그래서 더 감사원 업무에 애착을 갖게 됐다. 그는 “과거엔 나무를 봤다면, 이제야 숲을 보는 느낌을 갖는다”며 “공익을 위한 감사이니 좀 억울하게 생각되더라도 널리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되뇌었다. 자신의 감사 탓에 군 선배 가운데 구속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전 감사관은 가장 뿌듯한 일로 군용 피복비 반환을 성사시킨 일을 손꼽았다. 보통 1년치를 연초에 미리 받는데 중간에 전역할 때도 반납하지 않아 국고에 손실을 입히기 때문에 시정에 나섰다는 내용이다. 본인의 경험에 비춰 감사를 건의한 사안이다. 예컨대 6월에 전역한 자신의 경우 20만원 중 10만원을 내놓아야 하지만 실행하지 않는 게 관행이라고 한다. 그는 “감사원이라고 모든 것을 다룰 순 없고 그게 바람직하지도 않은데다 해당 기관에서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비록 감사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방탄복 비리 국방부 전 간부 적발 올 3월 방탄복 감사에 참여한 일도 잊을 수 없다. 전 감사관은 “장병들로선 자신을 지켜주리라고 확신하는 장비인데, 뚫리는 방탄복을 최전방에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보고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2014년 6월 강원 고성군 군부대에서 임모(당시 24) 병장의 총기난사 사건이 터졌을 무렵 수색작전에 참여한 장병들이 왜 방탄복을 입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품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런데 철갑탄을 막는 방탄복은 물론이지만 보통탄만 막는 방탄복에다 형태도 갖가지라는 점을 밝혀냈다. 방탄복을 아예 입지 않은 장병도 숱했다. 2010년 이미 철갑탄(전차·군함·토치카 등의 장갑을 관통시키는 데 사용되는 포탄)도 견딜 수 있는 국산 방탄복이 개발된 터인데, 특정 업체로부터 청탁을 받은 국방부 전임 간부의 입김으로 보급계획을 변경해 검증되지 않은 외국제품으로 대체한 것이다. 한 업체가 독점하도록 짰기 때문이다. 전 감사관은 “아무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싶어도 군부대에서 입을 굳게 닫는다면 불가능할 것”이라며 “소통을 중시하는 등 그만큼 달라진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中 관료사회 ‘환경 감찰’ 저승사자 떴다

    中 관료사회 ‘환경 감찰’ 저승사자 떴다

    오염원 관리 못한 관료까지 처벌 정저우시 공무원 41명 문책받아 감찰조 조장은 장관급 고위 간부 “부패 적발 기율위보다 더 무서워” 중국에 ‘환경 감찰’ 태풍이 불고 있다. 2013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후 계속되는 반부패 사정 드라이브에 이어 중앙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환경 감찰로 관료들은 더욱 몸을 낮춘 채 숨을 죽이고 있다. 오염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관료가 잇따라 처벌받자 공무원 사이에서는 공산당원 부패를 적발하는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보다 환경보호부 산하 중앙환경보호감찰조가 더 무섭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인민일보는 2일 ‘새로운 환경보호 감찰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환경 관련 특집을 1면 머리기사로 게재했다. 통상 시 주석의 동정을 1면에 다루는 인민일보가 환경 기사를 내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달 7일 환경감찰조는 허베이성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했다. 감찰조는 “스자좡 가오청현에는 환경 관련 주민 민원이 77건이나 들어왔으나 현 정부는 이 중 70건을 기각했다”며 “감찰조가 재조사를 한 결과 77건 모두 심각한 오염과 관련이 있어 현서기와 현장을 면직하라”고 밝혔다. 허베이성 감찰 결과를 접한 관료 사회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오염물질 배출 업체를 넘어 공무원에게까지 책임을 묻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고를 접한 시 주석은 “감찰 방향이 아주 정확하다”며 감찰조에 힘을 실어 줬다. 환경감찰조가 사실상 공무원 징계권까지 갖게 된 데는 시 주석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7월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는 ‘신(新)환경감찰방안’을 의결했다. 새 방안의 주요 내용은 감찰 범위를 모든 공무원으로 확대하는 것과 최종 책임을 해당 지방정부의 수장에게 묻기로 한 것이다. 이 영도소조의 조장은 시 주석이 직접 맡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장쑤, 허난, 윈난, 헤이룽장 등 8개 성에 환경감찰조가 깔렸다. 허난성 정저우시에서는 공무원 41명이 벌써 문책을 받았다. 허난성 상웨시에서도 70여명이 관리 부실 책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8개 감찰조의 조장은 전·현직 성부급(장관급) 고위 간부가 맡고 있다. 대부분 중앙기율검사위에서 감찰 업무로 잔뼈가 굵은 이들이다. 부조장은 환경보호부 국장급이 맡고 있다. 헤이룽장성 감찰에 나선 제2감찰조 조장 양쑹(楊松)은 허베이성 부서기직을 끝으로 은퇴한 인물이다. 그는 2014년 기율위 재직 시 간쑤성 부패 감찰에서 고위 관료 50여명을 낙마시켜 간쑤성의 ‘저승사자’로 불렸다. 정부가 환경오염 방지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자 환경단체의 파워도 커지고 있다. ‘중국녹색발전회’는 닝샤 감찰조가 적발한 사막 오염 기업 8곳을 상대로 환경 공익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21일 산둥성 더저우시 중급법원은 ‘중화환경보호연합회’가 유리생산 업체를 상대로 낸 공익소송에서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 줬다. 손해배상액 2198만 위안(약 37억 5677만원)은 더저우시 대기환경 개선사업에 쓰인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클릭! 여의도] ‘의원 밥그릇 챙겨주기’ 급급…권익위, 쪽지예산 묵인 유감

    [클릭! 여의도] ‘의원 밥그릇 챙겨주기’ 급급…권익위, 쪽지예산 묵인 유감

    국회의원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는 건 명백한 오해입니다. 의원들도 부정청탁을 하면 처벌을 받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자 상식입니다. ‘공익적 고충 민원’은 부정청탁이 아니라는 규정을 법안에 살려둔 것도 이해합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의원의 기본 책무니까요.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일 의원의 ‘쪽지예산’을 부정청탁이 아니라고 속전속결로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유감입니다. 현재 법제처의 심사가 진행 중이고 시행령 손질 작업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신중을 기해도 되는 상황인데도 권익위는 1일 오후 쪽지예산의 부정청탁 가능성을 지적한 서울신문 보도가 나간 지 단 몇 시간 만에 이런 단정적인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무언가에 쫓기듯이 말입니다. 또 권익위가 쪽지예산의 개념을 제대로 알고 이런 해석을 한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쪽지예산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정상적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예결위원을 통해 뒷거래식으로 끼워 넣는 예산을 말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국회법 위반입니다. 하지만 국회법에 처벌 규정이 없다 보니 위법 행위임에도 암묵적인 관행으로 굳어져 온 것입니다. 이 쪽지예산 때문에 정권의 실세 지역구에는 예산 폭탄이 내려지고, 초선 의원의 지역구에는 보잘것없는 예산이 배정되기도 합니다. 국민의 혈세가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얘깁니다. 결과적으로 지역의 균형 발전도 저해됩니다. 이것이 과연 공익을 위한 것일까요. 또 쪽지예산 규모는 매년 7000억원대에 이릅니다. 선거가 있는 해가 되면 2배 이상 치솟습니다.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 2012년에는 무려 1조 7000억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내용을 보면 입김 센 지방 토호 세력들의 민원이 상당수입니다. 쪽지예산이 선거 당선, 즉 의원의 사익(私益)을 위한 선심성 예산이라는 증거입니다. 그런데도 권익위는 이런 쪽지예산을 너무도 쉽게 ‘합법화’해버렸습니다. 또 의원실에 날아드는 ‘비공익적’ 민원은 하루에만 수십개가 넘습니다. 심지어 인사 청탁을 할 담당자의 이름과 연락처까지 의원에게 적어 보내 전화 한 통 해 달라는 민원도 수없이 오가는 현실입니다. 권익위에 묻습니다. 의원들의 이런 뒷거래 민원까지 ‘고충민원’으로 포장할 것입니까.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인사 청탁을 하다 적발되는 의원을 형사처벌할 자신은 있습니까. 김영란법으로 청렴한 세상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칼을 뽑았으면 정치권에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 음습한 민원 관행도 싹을 잘라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더민주, 법인세 22→25% 원상회복·고소득자 최고 41% 과세

    더민주, 법인세 22→25% 원상회복·고소득자 최고 41% 과세

    페이퍼 가족기업 추가 과세...‘우병우 방지법’ 마련 더불어민주당은 2일 이명박 정부에서 내렸던 법인세를 원상회복시키고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최고 41%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더민주는 이날 “공평 과세와 조세 정의를 실현하고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한 부자 감세를 철회하면서 근로소득층의 활력을 제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증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여 향후 정기국회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우선 더민주는 법인세와 관련해 20대 총선 공약대로 과표 500억원 초과 법인의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원상 회복시키기로 했다. 과표 5000억원 초과 구간 기업의 최저한세율도 17%에서 19%로 올렸다. 박근혜 정부의 중점 세법인 기업소득환류세제도 개편해 임금 인상분에 대해 50%의 가중치를 부여해 임금 인상을 유도하는 한편 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 항목에서 배당을 제외키로 했다. 더민주는 최근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의 가족기업 운영 의혹을 겨냥한 이른바 ‘우병우 방지법’도 내놓았다. 주주가 본인 또는 가족·특수관계인이 부동산 임대 및 자산소득 절감 목적으로 법인을 운영할 경우 법인세를 15% 포인트 추가 과세하는 조항을 마련한 것이다. 또 더민주는 과표 5억원 초과 구간에 대한 소득세율 구간을 신설해 41%의 세율을 매기는 방향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키로 했다. 과표 1억5000만원 이상 소득자에 대해서는 과표기준 세액공제·감면 한도제(7%)를 도입한다. 소득세법상 자본이득 과세도 강화해 대기업 대주주의 상장·비상장주식의 양도차익 세율을 현행 20%에서 5% 포인트를 인상한다. 연간 1000만원∼2000만원 이하의 금융·배당 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세율(분리과세)도 14%에서 17%로 올렸다. 정부가 세법 개정안에서 유예키로 한 주택 임대소득 과세제도(2주택 이상 2000만원 이상 임대소득 14% 분리과세)도 시행키로 했다. 특히 더민주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신용카드 회사가 부가가치세를 대리 납부하는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더민주는 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연간 5조3000억원∼7조100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더민주는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현실과의 괴리 등 부작용을 우려해 대형마트 및 백화점, 유흥주점업종 등 일부 업종에 대해서만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더민주는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 기준금액도 현행 10만원에서 3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더민주는 자산가에 대한 상속·증여세를 강화하기 위해 저연령자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세를 높이고, 고연령자에게 증여할 경우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가업상속공제제도는 부의 집중 문제 등을 개선하고 중소 가족기업 육성이라는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 대상기업을 현행 매출액 3000억원 이하에서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재벌 대기업의 편법적 지배력 남용을 막기위해 상속·증여세 혜택을 받는 성실공익법인을 폐지하고 자기 주식에 대한 분할신주 배정 시 양도차익을 과세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교육비 세액공제 및 환급을 확대한 기회균등장려금(최대 200만원)을 도입하고 근로장려금 지급 기준 완화 및 지급액 10% 인상도 추진키로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공익이냐 수익이냐… ‘빈차 투어’ 시티버스의 고민

    공익이냐 수익이냐… ‘빈차 투어’ 시티버스의 고민

    지역 홍보와 경제활성화를 위해 앞다퉈 도입한 시티투어가 만성 적자로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수억원의 예산을 지원·투입하는 지자체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1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시티버스는 2002년 도입된 이후 지난해까지 14년간 총 19만 7511명이 이용했다. 도입 첫해인 2002년 5842명을 시작으로 2014년 1만 6079명, 지난해 1만 4573명 등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지난 6월 현재 1만 61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다. 평일에는 빈 차 운행도 있다. 시티투어 버스 운행 비용은 대부분 혈세다. 울산시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원한 운영보조금만 25억 1954만원이다. 수입금은 6억 413만원에 그쳤다. 경제성만 놓고 보면 벌써 중단해야 했다. 경기도는 14개 지자체에서 시티투어 버스를 운행하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이 10명 안팎인 곳도 많다. 고양시는 민간업체에 위탁해 4개 코스에 3대를 운행하면서 2년간 1억 56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티투어 버스 이용객은 3116명에 불과했다. 운행 횟수도 1년의 절반이 안 되는 141회에 그쳤다. 인천도 이용객이 2012년 1만 8093명, 2013년 1만 2827명, 2014년 1만 1815명, 지난해 9636명으로 매년 준다. 이에 따라 2014년 3억 9200만원, 지난해 1억 6600만원, 올해 2억 7900만원의 예산이 빠져나갔다. 반면 서울과 부산 등은 효과를 본다. 부산은 2014년 24만 3383명이 이용해 4억 6200만원의 흑자를, 지난해 27만 6447명이 탑승해 2억 5100만원의 흑자를 냈다. 서울은 시의 예산지원 없이 투어 버스를 운행한다. 이들 지역의 시티투어 버스 이용객은 40% 이상이 다른 지역이나 외국에서 온 관광객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만족도도 높이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티투어 버스는 영리를 목적이 아니라 지역의 관광지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수익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홍보 효과가 더 커 적자에도 운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용객을 늘리려면 야간시티투어, 2층 버스 운영, 테마형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만성 적자 지역 이용객 대부분이 체험학습 학생이나 지역 주민들이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지역 관광객 수가 10%에도 못 미치는 곳도 많다. 운행을 중단해 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시민감시팀장은 “시티투어가 애초 목적과 달리 다른 지역이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실패했고, 지역 이용객도 학생이나 군인 등이 많다”면서 “이런 사태는 각 지자체가 사전에 경쟁력을 가진 프로그램 준비 없어 다른 지역에 편승해 너도나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정세균 “1년 반 동안 뭐했나, 김영란법 지금 고치면 세계적 웃음거리”

    정세균 “1년 반 동안 뭐했나, 김영란법 지금 고치면 세계적 웃음거리”

    정세균 국회의장은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과 관련, “다른 법과 달리 준비 기간이 1년 6개월이나 됐다”면서 “이제 와서 개정할 수는 없다. 이 법이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도록 정부는 시행령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법리적인 문제를 떠나 국회 비준을 받았어야 후유증이 없는 사안”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비리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국민을 좀 편하게 해주시면 안 되겠느냐”며 사퇴를 촉구했다. 집무실 책상 위에 놓인 ‘세균맨’(일본 애니매이션 ‘날아라 호빵맨’의 캐릭터) 인형처럼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던 정 의장은 유독 사드와 우 수석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을 비판할 때 단호했다. 인터뷰는 이종락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의장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영란법 시행령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과 법안 자체를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데. -원래 탄생 과정에서 진통이 많았다. 순수하게 박수받으면서 나온 법이 아니다. 그래서 준비기간을 1년 반이나 둔 것 아닌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를 했어야지 지금에 와서 고치자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시행도 하기 전에 고치면 세계에서 웃음거리가 된다. 도저히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때 고치면 된다. →‘쪽지예산’(지역구 예산 끼워넣기) 또한 법에 저촉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국회의원이 자기가 대표하는 지역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의정활동이다. 그렇지 않으면 직무수행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지역 민원을 전달하는 건 어떤가. -예를 들어 시험을 다 같이 봤는데 한 명 점수만 올려 달라고 하면 부정청탁이다. 하지만 지역의 장애인 단체에 예산을 지원해 달라고 전달하는 행위는 공익 목적에 맞는 청탁이다. 권익위원회가 매뉴얼을 정확하게 만들어야 한다. 대충 만들면 검찰이 ‘미운 놈’에게 시비 걸 수 있고, 운이 나쁜 사람만 피해를 볼 수 있다. →자칫 검찰국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소수 정치검찰이 문제이지 대부분 열심히 하고 사회정의를 위해 일한다. 소수가 악용하지 못 하도록 잘 준비를 하면 된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국민의당 등에서는 국회 비준 동의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과거부터 (사드 배치 문제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국회, 국민과 소통해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주변국과의 외교적 노력을 충분히 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 느닷없이 배치를 결정한다고 했다. 내가 정부라면 이렇게 중차대한 일은 법리와 상관없이 비준을 받았을 것이다. 그게 소통이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누리과정 예산과 맞물려 오는 12일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해 보인다. -국회가 양심적이고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여든 야든 권력자나 배후 세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국민만 보고 대화하고 타협해야 한다. 누리과정도 어떤 게 정답인지 아는데 배후 세력 때문에 못 하는 것 아닌가. 청와대가 국회를 존중해야 한다. 추경도 (정부·여당이) 그런 자세만 가지면 금방 해결된다. →2년 내에 개헌을 마무리하자고 했다. 가능하겠는가. -노력해 봐야 한다. 어느 때보다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크다. 개헌 논의는 2005년 본격적으로 시작돼 10년이 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하기도 했다. →권력구조 개편 방향은 어떤 게 바람직한가.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다. 권한만 조정한다면 어떤 형태든 괜찮다. 우리나라처럼 정부가 법안발의권, 예산편성권 등 모두 가진 나라는 없다. 4년 중임제 개헌을 한다면 대통령 권한 조정이 전제돼야 한다. →개헌이 이뤄지려면 차기 대통령 임기든 국회의원 임기든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무리하게 맞출 필요는 없다.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큰 선거가 3개인데, 대선과 지방선거를 맞추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는 중간평가 성격이 있다. →국회법 개정안(상시청문회법)에 대한 생각은. -나는 법에 찬성했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유감이다. 다만 과정도 중요하다.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논란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시시비비를 가려 재발의하는 게 맞다. 정부 현안에 대해 필요하면 청문회를 열고, 국회가 더 일을 하도록 하는 게 좋다.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 때문에 국정이 난맥상이다. -대통령이 국민을 좀 편하게 해주면 안 되나. 여당에서도 조치를 하라는 것 아닌가. 국민과 소통하고 국회를 국정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2년 뒤 임기가 끝나는데. -난 욕심이 없는 사람이다. 헌법 정신이 구현되는 국회를 만드는 게 소망이다. 2년 뒤에는 종로(지역구)로 돌아가야지…. 대담 이종락 정치부장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신동빈이 쥔 롯데캐피탈, 대주주 심사대상은 신동주?

    신동빈이 쥔 롯데캐피탈, 대주주 심사대상은 신동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이달부터 전(全) 금융권으로 확대된 가운데 구체적 지침 미비로 현장과 당국 모두 우왕좌왕하고 있다. 큰 줄기만 적용할 경우 실질적인 최대 주주와 심사 대상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1일부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적용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대기업 금융계열사 64곳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게 됐다. 그동안 은행·저축은행에만 적용되던 심사 범위가 보험·증권·금융투자·비은행지주회사로 확대된 것이다. 법률을 보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은 최대 주주 1인이다. 최대 주주가 법인이면 해당 법인의 최다 출자자인 개인이, 순환출자형 지배구조 아래 있는 금융회사는 총수가 적격성 심사를 받는다. 그러나 실제 최대 주주를 가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캐피탈의 경우 지분 92.60%를 보유한 호텔롯데가 최대 주주다. 호텔롯데의 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이고, 일본 롯데홀딩스 대주주는 광윤사다. 광윤사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1주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신동빈 회장의 영향권 아래 놓여 있는 롯데캐피탈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개인 최대 주주가 이건희(특수관계인 포함 20.76% 보유) 삼성그룹 회장으로 심사 대상은 명확하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삼성물산과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등의 삼성생명 지분을 합치면 모두 26.2%로 이 회장보다 많다. 따라서 법의 실효성을 살리려면 이 부회장이 실질적인 심사 대상이 돼야 한다. 지난 29일 열린 ‘바뀐 법’ 설명회에서 이런 지적이 속출하자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금융회사의 최다 출자자 1인을 찾기 어려운 때에 대비한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 시행 전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10월 말까지 3개월 유예 기간을 둔 후 본격 시행된다. 해당 회사의 최대 주주가 5년 이내에 조세범 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시정명령을 받거나 10% 이상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최대 5년간 제한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관치는 필요악… 분야 정하고, 기록 남겨 공개하라

    “권한과 책임 일치시켜야” “목적에 맞게 최소한 개입” 관치는 두 얼굴을 가진다. 미국에서도 ‘도덕적 설득’(Moral suasion)이라는 이름으로 정책적 개입이 이루어진다. 공익의 목적 아래 설득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설득보다는 강압에 가까웠다. 국가 주도 경제개발 전략을 택했던 1960~1970년대에는 정치와 관료가 금융을 산업발전에 이용하고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은행장 선임, 금리 결정, 구체적인 자금 집행까지 전방위적으로 정부가 힘을 발휘했다. 그러나 정부 주도 경제개발 전략의 한계가 드러나자 1980년대 ‘금융 자율화’ 바람이 불었다. 그럼에도 국제수지 악화, 경기 침체, 부실기업 등 대내외적 위험요인이 이어지면서 관치 역시 지속됐다. 이런 금융의 후진성이 1997년 외환위기의 한 요인이 됐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IMF 구조조정에 따라 관치금융의 영역이 줄어드는 듯 보였으나 금융, 경제 관료가 기득권화되면서 관치가 퇴행적인 양상을 띠게 됐다”고 말한다. 경제발전 등의 공익적 목적보다는 사익추구의 수단이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치금융의 원인은 다양하고 가변적이며 필요악적 존재”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대표적 예가 청와대 서별관회의다. 관치의 폐해가 드러났으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처 간 조율과 소통을 위해 컨트롤타워는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천문학적 액수가 오가고 그에 따른 거래기법이 시시각각 변하는 금융산업에서 모든 사항을 법령에 기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추상적인 원칙만을 정하되 그것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금융 당국의 재량에 맡기는 게 원칙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시장이 성숙된 미국은 이런 신뢰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낙후한 금융 산업 환경에서 정부가 과도한 힘을 발휘해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등 충돌 구조가 생긴다. 이를 막기 위해 김 교수는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장 기본이 서별관회의 같은 주요 사항엔 기록을 남겨 감사원이나 국회가 추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에 충분한 재량권을 주되, 정보 수집이 불충분하거나 신중하게 결정하지 못해 큰 손실을 끼쳤다면 전후 사정을 고려해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다. 김 교수는 “우리 현실에 맞게 투명성과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도 “외국에서 금융 당국은 하늘의 명령과 같은 존재로 한번 명령을 지키지 않으면 과징금이 엄청나고 제재도 강하다”며 “우리도 점차 그런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관치금융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관치는 기본적으로 시장자율 기능으로 해결이 어려운 금융시장 안정, 소비자보호, 자금세탁방지, 불공정경쟁 등 명확한 목적에 국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데서 오는 소비자 피해 가능성, 불충분한 경쟁으로 인한 혁신 부족 및 소비자 피해 가능성 등 어쩔 수 없이 정부 개입이 필요한 상황을 특정한 뒤 목적에 맞게 적절히 최소한 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복지부동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 분야는 규제적 성격이 강해 일반적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동일하게 다룰 수 없다”면서 “정부 감독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명시적 절차(프로세스)에 의한 것이 아닌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정책금융 자원 배분, 국책금융기관 인사 역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크지만 서별관회의처럼 공개하지 않는 것이 더 큰 폐단을 만든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과거의 관치금융이 일을 너무 해서 문제가 됐던 반면 지금은 책임과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보니 책임 추궁을 두려워해 금융 분야 전반적으로 일을 안 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여·야 원내대표 “김영란법 고칠 생각 없다”

    ‘의원 예외’ 반대 정무위 6명뿐 헌법재판소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합헌 결정에도 정치권 일각에서 보완 입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여야 원내대표가 31일 ‘원안 고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에서도 소속 의원의 절반 이상이 부정청탁 금지조항에 국회의원을 예외로 두는 방침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현재 국회에는 총 4건의 김영란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8·9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모두발언에서 김영란법에 대해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국민의 열망이 담긴 법으로,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이 가장 앞서서 이 법을 지켜 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영란법은 한 자라도 고치면 끝나는 법”이라며 “내 임기 중 고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농축수산업의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가 현재 3만·5만원인 식사 대접 및 선물 상한액을 (5만·10만원으로) 조정하더라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의원을 예외로 둬 ‘면죄부 논란’이 인 부정청탁 금지조항에 대해서는 정무위원 대다수가 현행 유지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무위원 24명 가운데 전수조사에 응한 19명 중 9명(새누리당 6명·더민주 2명·국민의당 1명)은 ‘국회의원에 대한 부정청탁 예외조항’을 없애는 쪽으로 법을 개정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국회의원 예외조항’을 삭제하면 국회의원들이 선출직 공직자로서 ’공익적인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찬성한다는 의견은 6명(새누리당 2명·더민주 2명·국민의당 1명·정의당 1명)이었다. 또 조사에 응한 19명 가운데 10명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법조계 김영란법 온도차

    법조계 김영란법 온도차

    법원 “사회관행 뒤엎는 법 기준 마련 고민” ‘고심’ 로펌 “기업 자문팀 꾸려 이미 교육 열어” ‘분주’주부부터 노인까지 수강 파파라치 학원 ‘호황’ 헌법재판소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합헌 결정 이후 법조계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법원은 판단 기준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고, 대형로펌 등 변호사 업계는 김영란법이 창출할 ‘새 시장’에 대한 기대감 속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31일 법원 등에 따르면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김영란법에 대비해 직무 관련성 판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시행 전까지 법 적용에 참고할 만한 교육자료를 만들어 일선 법원에 배포할 계획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31일 “국민권익위원회 해설집 등을 참고해 교육자료를 준비 중”이라면서 “그러나 세부 지침이나 기준을 만들 경우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개별 사건 판단은 결국 판사들의 재량에 맡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란법은 현재 사례별 위법 여부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만큼 처벌 대상이 광범위하고 의미가 모호한 조항이 많다. 이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곧 향후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어서 판사들의 고심도 깊다. 법원 고위관계자는 “김영란법은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졌던 (향응이나 접대의) 기준을 뛰어넘고 있어 기존 판례가 큰 도움이 안 된다”며 “특히 부정청탁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인 ‘사회상규’에 대해 종전 판례는 상대방의 신뢰에 반하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는 ‘신의 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면 처벌하지 못한다고 보고있으나 김영란법은 기존의 사회관행을 뒤엎겠다고 만든 법이라서 새로운 관점에서 사회상규를 들여다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기자와 사립학교 등은 기존 판례에서 거의 검토되지 않은 민간영역”이라면서 “직무 관련성을 어떻게 적용할지 불분명해 개별 사건을 검토하며 기준을 만들어 가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반면 대형로펌 등 변호사 업계에는 김영란법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자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회계법인 딜로이트 안진과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종합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법무법인 화우는 ‘부패방지 태스크포스(TF)’를 새로 만들었고 관련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많은 로펌들이 한두 달 전부터 관련 TF를 운영하고, 기업 맞춤형 특강도 열고 있다”고 전했다. 법 위반을 막기 위해 내용을 숙지시킨다는 취지지만, 일부에서는 ‘김영란법에서 빠져나갈 편법을 알려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수를 노리는 또 다른 업계는 ‘파파라치’다. 김영란법은 법 위반자 신고에 최대 20억원의 보상금과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파파라치 양성 학원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전국 각지에 총 20여개의 파파라치 학원이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도 ‘공익신고 전문요원 양성’을 표방한 사설 학원들이 최근 새롭게 생겨났다. 한달 수강료는 30만원 안팎에 카메라 등 관련 장비는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 파파라치부터 가정주부나 노인 등 ‘생계형’ 파파라치까지 보상금을 목적으로 다양한 이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창일 변호사(법률사무소 이루)는 “개인 간의 관계에 대한 지나친 법적 간섭과 불신감이 커지면서 자칫 ‘신고 사회’가 조성될 수 있다”면서 “법 시행 전까지 면밀한 검토와 보완을 거쳐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김영란법’ 보완해야 헌재 결정 취지 살아난다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김영란법)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패의 먹이사슬에서 본다면 누구보다 감시받아야 할 국회의원은 정작 법 적용 대상에서 빠지고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등 민간인들이 엉뚱하게 포함되는 등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의 모호함과 자의적 해석 여지로 법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까지 제기된다. 깨끗하고 청렴한 사회를 위한 법 제정 취지에 공감하지만 ‘졸속입법’, ‘과잉입법’이라는 비난까지 받는 이 법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부패척결도 좋지만 위헌성 논란이 있는 얼치기 법이 법치를 훼손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국가 위상에 비해 청렴도가 낮은 게 사실이다. 후진적인 접대, 회식, 청탁 문화를 근절하지 않고는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을 수 없다. 그렇기에 김영란법 제정은 어찌 보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법의 엄중함과 무게를 생각한다면 조항 하나하나 정교하게 만들어야 뒤탈이 없다. 법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저항감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법은 반부패법의 핵심인 ‘이해충돌방지’ 부분을 아예 빼버리는 우를 범했다. 애초 정부가 이 법의 이름을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으로 한 것도 공직자의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 조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공직자가 자신과 4촌 이내 친족과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영란법이 ‘반쪽 법안’, ‘절름발이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더구나 부정청탁 금지 조항의 예외 조항에서 국회의원을 넣은 것은 입법 취지에 반하는 몰염치한 일이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은 ‘갑 중의 갑’이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취업 청탁을 하는 문자를 주고받다가 걸린 의원이 한두 명이 아니다. 그런데도 의원들의 청탁을 ‘공익 민원’으로 둔갑시켜 ‘셀프 면죄부’를 준 것은 의원들에게 앞으로 맘껏 청탁하라고 멍석을 깔아 준 것이나 다름없다. 공공성이 있는 직업군의 청렴성 문제는 자정 노력으로 가능한데도 공직자와 같은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과잉입법이자 위헌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 등 민간인을 법의 대상에 넣은 게 합헌이라면 시민단체 관계자나 변호사도 포함해야 마땅하다.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조항 역시 우리 형사법 체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일이다. 법 시행 이후 나타날 부작용이 뻔히 보이는데도 9월 28일 법 시행을 지켜보자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정치권은 이 법을 놓고 “위헌 소지를 포함해 문제가 많으니 추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실책을 인정한 바 있다. 정치권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하루빨리 법 보완 작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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