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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여론이 정상화 촉매로/KBS사태가 수습되기까지

    ◎“방송민주화 의지 충분히 알렸다” 인식/구속자문제ㆍ상호불신등 후유증 우려 사원들의 제작거부및 농성으로 파행방송과 함께 공권력투입 등의 진통을 거듭해온 한국방송공사(KBS) 사태가 제작거부를 주도해온 「비상대책위원회」의 제작복귀 결정으로 꼭 한달만에 정상화 되게 됐다. 「비상대책위」가 11일 「사원총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18일부터 제작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데는 최근 보도국과 아나운서실 등의 부ㆍ차장급 간부및 사내 9개 직능별 협회장들의 잇따른 제작복귀선언과 이날 새벽 보도본부 소속 기자들의 방송참여 결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2차공권력투입이후 사원들간에 『정부의 강경대응방침이 재확인된 만큼 휴업령등 최악의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과 함께 『더 이상의 파행방송으로는 얻을 것이 없으며 사원들의 「방송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대외적으로 충분히 알려진 만큼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온 것이 「제작복귀」의 밑거름이 된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사내여론」과 함께 『국민이 낸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 KBS가 내부문제로 국민의 보고 듣고 알 권리를 한달이상이나 방치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국민여론 또한 보이지 않는 압력이 됐었다. 정부나 회사측 입장에 변화가 없고 1기및 2기 「비상대책위」 핵심간부들에 대한 검거 선풍이 불어 대책위의 활동이나 입지가 크게 약화된 것도 「제작복귀」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시각도 있다. KBS사태의 직접발단은 지난달 9일 임명된 서기원사장이 11일 노조측 사원들에 의해 첫 출근을 저지당하면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서사장은 다음날 다시 출근했다가 노조측 사원들이 들이닥쳐 쫓아내려하자 경찰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노조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강제연행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치달으며 장기화되고 말았다. 「서사장 출근저지」의 배경에는 『정부가 KBS의 직제와 역할및 위상을 재편하려 한다』는 노조측의 전망과 이에따른 사원들의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 있었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검찰이 프로듀서들의비리를 수사한 데 이어 지난해 연말 법정수당의 변칙지출문제로 지난 3월 서영훈 전사장이 해임되는 과정에서 노조측은 서사장의 해임에 반대하여 『서사장의 퇴진등 일련의 사태는 정부가 KBS를 음해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해 왔었다. 이에대해 정부와 회사측은 『서사장은 한국방송공사법에 따라 방송위원회가 추천한 이사들이 사장을 뽑아 대통령에게 제청,임명됐기 때문에 적법절차에 따른 것이며 통치권자의 법집행에 반발,취임저지 제작거부 등 불법행위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뒤 회사측과 노조측은 「선정상화 후수습」방안과 「선사장퇴진 후정상화」 방안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해 왔다. KBS이사회가 「사태수습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실ㆍ국장및 부장단이 노사양측의 중재역을 맡고 나서 중재안을 내는등 자체수습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선사장퇴진」을 주장하는 노조측의 기본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 효과를 거두지 못했으며 국회 문공위와 방송위원회까지 중재에 나섰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었다.이에따라 정부는 혼미를 거듭하는 KBS사태가 현대중공업의 파업을 비롯,우리나라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며 어떤 이유에서라도 공영방송의 기능과 역할이 마비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공권력을 다시 투입해서라도 사태의 장기화를 막으려 했다. 파행방송 17일째인 지난달 28일 「개인자격」의 김용갑 전총무처장관의 중재로 「대책위」가 『방송을 정상화 하겠다』고 밝혀 한때 정상화의 기미가 보이기도 했으나 이틀 뒤 사원총회에서 김 전장관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 논란이 벌어지면서 급기야 투표로 「대책위」의 결정을 뒤집었고 경찰재투입의 악순환을 불렀다. 이후 문화방송(MBC)과 기독교방송(CBS)노조가 동조제작거부에 들어가 KBS사태가 전방송계로 확산되는 듯한 위기도 맞았으나 사내분위기 등을 이유로 MBCㆍCBS노조가 시한부제작거부를 끝내고 정상제작에 참여했고 KBS사원들간에도 「제작복귀」에 대한 묵시적 동조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자체수습노력도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대책위」는 이에 따라 지난 10일 하오 실ㆍ국및 지역대표70여명이 모인 가운데 회의를 갖고 「선사장퇴진」의 기존입장을 확인,내부결속을 다진 뒤 총회에서 이같은 사원들의 동요를 막으려 했다. 이날 회의에서 20여명의 지역국 대표들은 강경입장을 고수했으나 본사 실ㆍ국대표 대다수가 「제작복귀」를 주장,밤이 새도록 격론을 벌였으며 새벽녘 기자들의 「12일부터 제작참여」 결정소식이 회의장에 전해지자 분위기는 급변,「선정상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에따라 KBS는 우선 12일부터 뉴스프로그램이 거의 정상적으로 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18일부터는 대부분의 방송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뉴스를 제외한 많은 프로그램이 1개월여의 공백으로 인한 후유증을 말끔히 씻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여겨져 25일쯤 이후에나 완전 정상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또 노조측이 「제작복귀」이전인 17일까지 「서사장 퇴진촉구 국민서명운동」을 벌이고 방송참여후에도 ▲서사장 퇴진투쟁 ▲구속자 석방운동 등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어 분쟁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또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깊어질 대로 깊어진 간부사원들과 노조측 사원들간의 불신의 골과 「제작참여」를 둘러싼 사원들의 반목과 대립 또한 후유증으로 우려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민생치안ㆍ질서확립 대책 발표의 배경

    ◎흐트러진 사회기강 바로잡기 총력전/민주체제부정 폭력소요에 단호대응/불법분규ㆍ투기봉쇄로 경제난 해소부축 내무ㆍ법무ㆍ문교ㆍ노동 등 4부장관이 10일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은 「총체적 난국」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빠른 시일안에 극복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통해 흐트러진 사회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강력한 뜻을 담고 있다. 안응모내무,이종남법무,정원식문교,최영철노동부장관이 김기춘검찰총장과 김우현치안본부장을 배석시킨 가운데 제시한 현실타개방안은 「극약처방」만은 피하면서 노태우대통령이 지난 7일 「시국특별담화문」에서 강조한 「엄정한 법집행」을 최대한 뒷받침해 악성노사분규나 학원의 폭력소요에는 즉각 경찰력을 투입하는 등으로 강력히 대처할 것임을 밝히는 것이었다. 특히 이날 회견은 6공화국 들어 처음으로 서울 도심지는 물론 전국 곳곳에서 3당 합당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다음날에 있어 그 어느 때 보다도 장관들의 표정과 답변이 결연하고 진지했다. 정부가 지난 8일 경제장관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부동산투기 억제책」등 경제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이날 「민생치안 및 사회안녕 질서확립대책」을 내 놓은 것은 부동산 투기및 치안부재로 대변되는 작금의 위기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정책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의 합동기자회견은 수출부진 등 경제적으로 다소의 문제가 있기는 했으나 「위기상황」으로까지 인식될 정도는 아니던 우리사회가 한국방송공사(KBS)사태를 계기로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급기야는 울산현대중공업 사태와 증시폭락,대규모시위 등 「총체적 난국」의 상황에까지 이른것이 그 동기가 된 셈이다. 정부로서는 이같은 상황을 더이상 간과하다가는 어떤 사태로까지 비화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마침내 KBS와 현대중공업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한편,증시부양대책을 발표하고 재벌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을 강제 매각토록 하는등 총력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일에는 부동산투기를 원천적으로 근절시키기 위한 「부동산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을 확정발표하고 대대적인 부동산 투기꾼 색출작업에 나섰다. 이같은 종합대책이 발표된 뒤부터 기승을 부리던 부동산 투기가 수그러들고 증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불행중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9일 저녁 전국에서 발생한 폭력 및 방화시위는 지난 87년 6월의 시위를 방불케 하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불길한 예감마저 점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심지 한복판에서 화염병과 돌이 난무한 끝에 수백명의 경찰관이 부상하고 경찰버스 여러대가 불탔으며 심지어는 외국 공공기관의 건물까지 방화하는 등 마치 혼란과 불법이 극에 이른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의 이같은 극렬행위와 관련,이날 합동기자회견에 나온 관계장관들은 『폭력ㆍ파괴 및 방화행위는 자유민주체제를 전면 부정하는 것으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면서 한결같이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특히 이날의 기자회견은 앞으로 예상되는 「5ㆍ18광주민주화운동」및 「6ㆍ10대행진」등을 계기로 한 대규모 집회에도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9일 저녁과 같은 격렬한 시위가 그때까지 이어질 경우 국민의 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이며 경제 또한 크게 위축될 것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관계장관과 검찰총장ㆍ치안본부장이 밝힌 내용들은 되도록 극약처방을 피하려는 나머지 모두 원론에만 치우친 감이 없지 않아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이와함께 분규가 발생하거나 시위가 발생할 때마다 공권력 투입만을 능사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안내무부장관은 『공권력을 투입할 때는 사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필요한 범위 안에서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정부측으로서도 공권력 발동에 신중을 기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는 민생침해사범및 불법노사분규ㆍ학원소요ㆍ부동산투기대책 말고도 지금의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공직자들이 앞장서야한다는 각오아래 고위공직자에 대한 광범위한 부조리 수사 등이 폭넓게 제시됐다. 김기춘검찰총장은 『현재 중앙부처의 국실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조만간 비위공직자에게 철퇴를 가할 것임을시사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비리수사는 대검중앙수사부를 정점으로 각지검 특수부에서 엄밀히 진행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청와대사정팀과 국무총리실 제4조종관실에서도 「저인망」식으로 비위공무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민생치안 및 사회안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풀어야 할 문제들도 아직 산적해 있다. 민생치안의 경우,수사인원은 물론,장비가 너무 빈약한데다 경찰관과 수사관들의 사기도 저하돼 있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6공화국들어 민주화추세에 덮여 크게 떨어진 공권력과 법집행의 권위를 회복하는 일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다. 아무리 좋은 대책은 국민들이 호응하지 않고 따라주지 않으면 모두 실패하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민들도 현재 겪고 있는 총체적난국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법질서와 치안확립이 시급하다는 인식아래 스스로 법과 질서를 존중하고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4부장관 회견 일문일답/법집행 엄정히… 어긴사람 꼭 처벌/분규다발업체 정밀근로감독 실시/학원문제 간섭 자제,자율해결 유도 안응모내무ㆍ이종남법무ㆍ정원식문교ㆍ최영철노동 등 4부장관과 김기춘검찰총장ㆍ김우현치안본부장등은 10일 민생치안 및 법질서 확립을 위한 합동기자회견을 한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한국방송공사(KBS)와 문화방송(MBC)에 공권력을 투입한데 대해 언론탄압이라는 주장이 있다. ▲안응모내무부장관=KBS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임명된 사장을 노조원들이 거부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사장취임 거부행위 자체가 노조활동의 범위를 벗어난 것일 뿐 아니라 취임거부 운동과정에서 사장실의 기물을 파괴하는 등 폭력행위가 잇따라 회사측의 요청에 따라 경찰력을 투입했다. 또한 KBS는 어떤 이유로도 중단되어서는 안되는 공영방송이며 국가중요시설이라는 점과 KBS사태가 장기화되면 다른 산업현장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MBC에 경찰력이 들어간 것은 KBS사태 주도자들이 MBC에 도피중이어서 미리 발부된 영장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었지 MBC자체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아니다. ­최근 우리사회에는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풍조와 법질서 문란행위가 만연해 있다. 이에대한 대책은, ▲이종남법무장관=우리사회일각에서는 말로만 민주화를 외치고 행동은 법과 질서를 무시하고 폭력적 행위를 서슴지 않는일이 있다. 법집행을 엄정ㆍ공명하고 일관성있게 함으로써 법을 어긴 사람은 반드시 처벌을 받고 손해를 입는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도록 하겠다. ­공권력과 법질서를 무시하는 풍조는 검찰 등이 재벌이나 공직자는 처벌하지 않고 일반국민들의 범법행위만을 처벌하는 등 법집행의 형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도 원인이 있다고 보는데. ▲김기춘검찰총장=법을 차별없이 집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미흡하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 개인이나 기업의 부동산거래를 일률적으로 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재 이에관한 특별법규가 마련되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경제난국의 가장 큰 요인인 재벌 등의 부동산투기를 철저히 다스리겠다. 법치주의확립을 위해서는 공직자의 기강확립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대검 중수부 등을 동원해 각 부처의 실국장 등 고급공무원의 비리를 집중 수사하겠다. ­현대중공업과 KBS에 대한 연쇄적인 경찰력투입으로 노사문제의 자율해결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의 노사관계를 전망하고 이에따른 정부의 산업평화대책을 밝혀달라. ▲최영철노동부장관=아직까지 노사모두가 교섭경험이 미숙하고 시각차이가 많아 당분간은 전환기적 진통이 계속되겠지만 2∼3년 안에 우리실정에 맞는 합리적이고 성숙된 노사관계가 정착될 것으로 본다. 합법적인 노동운동은 적극보호하되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나 근로자들의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하겠다. 분규다발업체에 대하여는 정밀근로감독을 실시해 노무관리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등 분규요인을 막도록 하겠다. ­9일 전국에서 1백5개대학의 학생들이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학원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정원식문교부장관=지금까지 해온대로 학원문제는 외부간섭없이 대학자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가겠다. 운동권 학생들에 대해서는 해외연수를 확대하고 폭넓은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는등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나 폭력ㆍ파괴행위 교권도전행위등은 교육외적인 방법인 일반형사법차원에서 엄히 다스릴 수밖에 없다. ­최근 교통경찰관의 비리가 드러나 국민에 대한 공신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에대한 대책은. ▲김우현치안본부장=앞으로는 경찰관 모집단계에서부터 인성검사를 실시해 비리유발 경찰관을 제외시키도록 하겠다. 또 장기근속 교통경찰관은 전원교체하고 감찰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비리경찰관은 즉시 파면,구속해 깨끗한 교통경찰관상을 확립하겠다.
  • 지도층이 난국극복에 나서라/노대통령 특별담화에 부쳐(사설)

    총체적 난국사태와 관련한 노태우대통령의 특별담화는 통치권자가 국정의 전면에 나서 국가경영의 위기적 상황을 관리하고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결단을 담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사회는 과거 권위주의체제가 가졌던 그 나름대로의 장점인 능률 실적본위의 경제제일주의가 사라지고 구체제가 남긴 폐단만이 현재화하고 있다. 민주주의 체제가 지니는 장점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채 엄청난 혼란속에서 국력이 극도로 마모되어 왔다. 요즘 공영방송의 분규를 비롯한 산업현장의 노사분규와 3당통합후 민자당의 내분과 개혁의지의 퇴색,그리고 경제주체들의 심리이반현상등으로 우리 경제사회는 총체적 난국 또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게 일반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통치권자의 성찰과 의지 이런 위기적 상황을 맞아 통치권차원의 결단이 요구되었고 실천적 행동으로서 대통령이 국정을 주도해줄 것을 기대하는 여론이 크게 대두되어 온 게 사실이다.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대통령의 긴급명령권 발동과 증시의 파국을 막기 위한 통치권차원의확고한 정부의지를 요구해 왔던 것이다. 노대통령의 지난달 30일 경제관련 특별대책수립지시는 국민들의 광범위한 여론과 의견을 수렴한 것이었고 이번 특별담화는 통치권자의 국민에 대한 비상하고 결연한 의지의 천명이자 난국타개를 위한 공약이라 할 수 있다. 노대통령은 특별담화에서 불안감이 팽배한 오늘의 현실에 대해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제하고 『늦어도 금년말까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정도로 정치 경제 사회의 안정을 이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대통령의 담화에는 총체적 난국에 대한 깊은 자성이 있고 난국극복을 위한 과제별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과제해결에 대한 시한을 분명히 하고 있음에 유의하게 된다. 특히 국민들의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오늘의 난국을 초래한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성찰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상황극복의 전기로 오늘의 사태는 정부의 잇따른 정책실기와 일관성의 결여,그리고 정치권의 소모적 대결과 여당의 내분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표현을 달리하면 정부와 정치권이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난국타개는 불투명하다. 또한 대통령이 난국타개의 처방으로 제시한 4개항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사회지도층을 비롯하여 국민 각계각층이 스스로 책임과 역할을 분담하고 실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첫째로 공직자는 단호하고 엄정한 법질서 확립을 위하여 자체기강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 최근의 부동산투기가 일부 공직자의 기강해이및 부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비판에 대하여 공직자들의 뼈아픈 자성이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공직자들은 통치권자의 확고한 의지를 피부로 느끼면서 우리사회의 법질서 확립에 최대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공직과 관련된 부조리는 과감히 척결되어야 한다. 둘째로 정치권은 오늘의 위기적 상황에 대한 일단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여소야대때의 당리당략에 의한 대결이 오늘의 위기의 한 단면을 잉태시켰고 3당통합 후 여당내의 내분이 국민들에게 심리적 위기감을 조성시켜 주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정치권은 난국타개를 위하여 치안과 민생경제와 관련이 있는 법안을 신속하면서도 밀도있게 처리해야 할 책무가 있다. 더욱이 경제에 위기심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노사분규문제에 대하여 방관적 자세나 중립적 자세가 아닌 국가경영의 위기관리적 차원에서 무언가 일조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일부 야당의원들의 인기영합주의적 발언은 우리사회의 현안과제인 산업평화정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분규를 장기화시킬 뿐이다. 분규의 장기화는 우리사회에 불안심리를 가중시킨다는 점을 정치인들은 각별히 유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최근 정치권의 불안정은 여당내의 내분과 반목에서 비롯되고 있다. 정치권의 불안정이 경제권으로 전리되어 산업현장에서의 분규에 일조를 하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겠다. 따라서 정치권은 파벌싸움을 즉각 지양하고 당리당략적 대결 또한 불식하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기업의 솔선과 분담 셋째로 기업인들은 우리사회의 지도층이다. 기업인들의 재테크에 이은 부동산투기가 우리사회에 인플레를촉발시키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의 폐해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근로자들의 근로심리를 이완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특별담화에서 두번째의 실천적 과제로 제시할 만큼 기업의 부동산투기는 우리사회에 심각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인들은 정부의 강력한 조치에 이끌려 부동산을 매각하기 보다는 솔선하여 처분하는 행동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부동산을 매각한 돈으로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한 시설에 투자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참다운 기업가상을 창출하기를 간곡히 촉구하고 싶다. 기업인과 함께 부유층은 난국타개를 위하여 역할을 분담해야 할 또 하나의 계층이다. 부유층이 과소비를 자제하고 절제한다면 경제난국의 타개는 빨라질 것이다. 위기란 국민 각계각층의 선택여하에 따라 그 이후의 존속이 위태롭게 되고 역사전체가 위기로 점철될 수 있는 순간을 의미한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이 난국과 위기극복을 위해 슬기롭고 현명한 선택과 분담을 해야 할 시점이다.
  • 원점회귀… 완전정상화 “산너머 산”/KBS사태 해결전망과 과제

    ◎공권력투입 고육책에 감정 악화/노ㆍ사,근본문제 대처시각 평행선/「김용갑씨 중재」 수습국면에 찬물뿌린 격 한때 수습의 실마리를 찾는 듯하다 결국 공권력 재투입이라는 최악의 방법으로 일단 수습된 한국방송공사(KBS)사태는 연행사원의 처리문제,조속한 방송정상화문제,서기원사장의 진퇴문제 등 완전정상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나 많다. 공권력 재투입으로 20일 가까이 걷잡을 수 없게 타올랐던 불길이 표면적으로는 잡힌 듯하지만 사태를 불러일으킨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고 노조측과 정부측이 서로 서기원사장 퇴진문제 해결방법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첨예하게 맞선 입장이어서 내부적으로 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정부가 30일 KBS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그동안 거듭 「경고」했던 것처럼 공공시설인 KBS를 보호하고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이 파행적으로 제작ㆍ반영되는 것을 막고 법질서와 국권을 수호한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KBS 파업ㆍ농성사태를 더 이상 방치하면 현대중공업파업사태처럼 산업계 전반에 파업ㆍ노사분규가 확산되면서 이른바 노동절을 기점으로 번지고 있는 「전노협」 「전대협」주도하의 파업움직임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된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특히 KBS사태는 당장 방송계 전체에도 영향을 끼쳐 1일부터 MBC노조가 동조파업에 들어갔고 앞으로 각 언론사노조 활동이 자칫 정부와 대립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분석이다. KBS자체집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광고료및 시청료 손실액이 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같은 재정손해 이외에도 파행적인 방송이 가져올 눈에 보이지 않는 국민들의 불이익은 물론 7천여명이나 되는 사원들 사이에 형성된 불협화음과 갈등ㆍ반목현상이 치유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S사태의 완전해결이 더욱 어려운 이유는 정부와의 타협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볼때 노조원 또는 일반 사원들간에 대화와 협상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노조안에서 강경세력이 주도권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비상대책위 대표와 김용갑 전총무처장관과의 마라톤회의 끝에 극적으로 이루어졌던 「선제작참여 후사장퇴진」협상안이 30일 열린 사원총회 찬반투표에서 거부당한 것은 이미 안동수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집행부및 비상대책위원들의 지도력과 역할이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전체 사원들의 전권을 위임받았던 비상대책위가 자신들이 마련한 수습책을 사원들에게 설득시키지 못하고 급작스레 구성된 실ㆍ국대표자들의 반발에 부딪쳐 협상안을 찬반투표에 부쳐 먼저 거부당한 뒤 사원총회를 열고 이 모임에서도 거부당하자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역시 부결되면서 사태를 최악의 상태로 몰고간 사실은 KBS노조자체의 대표성 시비를 불러일으킬 소지마저 없지 않다. 현재 상태로서는 당분간 KBS사옥에 경찰병력이 상주하면서 시설보호와 집회저지를 계속할 것이고 방송은 역시 파행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KBS사태가 이처럼 수렁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이번 사태가 다른 언론사나 산업현장의 노사분규와는 출발점이 다른 데에도 원인이 있다. KBS노조측이 현재 앞세우고 있는 서사장 퇴진요구의 배경은 정부가 KBS를 어떤 형태로든 장악하거나 지시ㆍ감독하는 행위를 배척하겠다는 노조원들의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KBS노조측은 방송경영ㆍ제작활동 등에 있어서 완전 자율ㆍ독립성을 획득하겠다는 것이고 정부측은 공영방송이라는 원초적인 성격상 최소한도의 「통제」는 당연하다는 주장이며 서사장의 경우도 법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임명됐다는 점에서 조금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측은 「서사장퇴진」주장을 끝까지 고수하는 길만이 앞서 언급한 「위기의식」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고 특히 KBS재편 구도속에는 각 기구의 통합ㆍ축소조정,88올림픽을 위해 증설했던 기구와 인원의 조정및 감축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계획이 실현되었을 경우에는 불이익을 당할 대상자가 많아 「강경대응」쪽으로 기울었던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시작된 KBS사태는 중간과정에서 서사장 출근저지농성을 벌이던 조합원들을 지난 12일 강제 해산ㆍ연행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이 판국에 김 전총무처장관이 느닷없이 나타나 서사장 퇴진문제를 전제로 한 수습책을 제시함으로써 더욱 타결이 어렵게 돼 버렸다. 방송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KBS사태는 현재로서는 노조원들이 방송에는 정상적으로 참여하면서 명분과 주장을 장기적으로 성취하겠다는 새로운 인식이 싹트지 않는 한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부당국도 이번 사태를 법질서에의 도전행위로 보고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을 고수하는 한 양측의 입장과 주장은 상당시간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며 따라서 공권력의 투입과 상당수 사원의 사법처리라는 값비싼 희생에도 불구하고 완전 정상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사설)

    현대중공업 파업으로 시작된 노사분규사태는 지금 우리 사회를 대혼돈의 상태로 급격히 이끌고 있다. 현대계열사 동조파업,전노협 총파업에 노학연계까지 이어져 쉽게 그 앞을 볼수 없는 격동의 불안을 만들고 있다. 이와 줄기는 다르지만 증시의 파국과 공영방송의 파행까지 겹쳐 평범한 시민의 일상적 삶의 질서마저 순조롭게 운행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우리는 지금 어떤 착란상태에 있는 것인가를 진심으로 묻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라는 느낌이다. 노사분규에 의한 파업만 해도 우리는 4년째를 맞고 있는 충분한 경험의 과제이다. 따라서 적어도 쟁점의 성격과 규모에 있어서는 그 분별력이 생겼다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그리고 이 분별력에서 보자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시작한 오늘의 이슈가 과연 전국적 파업으로까지 가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설명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이만한 혼란상태를 만듦으로써 궁극적으로 얻고자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무엇인가를 우리는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되묻는다는 것 조차 어이가 없다. 노조가 아니더라도 민주사회에 있어 집단행동이나 그 압력의 유효성은 단순히 겁주는 힘으로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건전한 요구와 그 요구에 의한 구체적 개선의 효과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명백한 효과에 의해서도 집단압력은 언제나 압력의 일방적 승리가 아니라 그 사회체계와의 균형상태를 유지하는 한계에서 질서를 가질 때에만 존립 의미를 획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일찍이 해리 트루먼이 지적했듯이 어떤 집단이든 모든 국민과 그 사회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포괄적 이익이란 갖고 있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늘 우리의 집단행동과 압력에서는 마치 그 모든 것이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을 위하는 유일한 일이며 방법인 것처럼 쓰이고 있다. 그러면서 또 그렇게 하여 얻고자 하는 것의 실체마저 불투명하다. 그렇다면 왜 이 사회 전체에 충격을 주고 혼란으로 이끄는가에 대한 논리나 가치를 먼저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포괄적으로 민주화라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만일 그것이 민주화라면 그 행동과 압력의 끝에 남는 것이 바로 민주적 가치나 규범이나 또는 민주적 윤리의 재건이 되어야만 옳을 것이다. 그러나 이점에 있어서도 우리는 아직 어떤 결실을 보고 있지 못하다. 어느 파업에서도 공공적 가치나 더불어 같이 사는 삶의 형식을 얻어내지 못했고 아직도 보다 개인적 차원에서 대단히 부분적인 시한적 이익들만을 챙겨 왔다. 그렇다면 또 이 반복되며 더욱 악화되는 집단행동의 누적은 무엇을 위한 과정인가가 더 애매해 질 수밖엔 없는 것이다. 혼란이 없는 질서만이 높은 질의 가치는 물론 아니다. 혼란과 혼돈의 상태에도 질적측면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오늘 우리의 혼돈과 혼란속에는 한번 더 사람에게 생각을 하게 하는 질감이 없다. 무엇보다 새 가치를 지향하는 창조성이 찾아지질 않는다. 단지 한쪽의 잔학한 행위를 비난하면서 다른 한쪽의 잔학한 행위는 모르고 있거나 또는 그것을 정당화하려는 선별적 휴머니즘경향만이 강할 뿐이다. 그러므로 진실로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를 다시 물을 수밖엔없다.
  • 「대세 전환」인가 「일시반등」인가/「주가폭락 하룻만의 폭등」배경

    ◎「투자심리 불안」반영… 장중등락폭 55포인트/“자생력 상실”증시 떠받칠 획기적 조치 시급 증시의 밑둥에 파릇한 새순이 돋아나려는 것인가. 다 썩은 나무인양 금방이라도 푹 고꾸라져버릴 것만 같던 주식시장이 대폭락 하룻만에 훤칠한 상승세의 줄기를 위로 올곧게 치켜들었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22.75포인트 뛰어올라 7백48.86을 마크,7백50대에 육박했다. 하루전인 26일 주가는 증시사상 최대폭인 28.96포인트나 떨어져 7백50대에서 그대로 7백20대로 곤두박질해 증권파동이 필연적인 귀결일 듯 싶었다. 상한가 종목은 물론 상승종목 하나 없었던 장세였고 증시의 기저에서 생기란 생기는 죄다 빨려나가 버렸다는 것이 대다수의 결론이었다. 증시에 새싹을 키워낼 수액이 몇방울이라도 고여 있으리라고 짐직하는 것은 대폭락 앞에서 창백해지지 않는 투자자를 찾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속수무책으로 상실했던 주가지수의 능선을 다음날 즉시 8할 가까이 되찾았다. 이날의 상승세는 과연 증시기저에서 솟구친 것인가. 혹 이 힘찬 반등은 폭락장 후에 「으레껏」생겨나는 현상으로 수액이나 생기하곤 무관한 기술적인 모양에 지나지 않는 건 아닐까. 27일의 폭등장세를 대폭락이 만들어낸 「빛좋은」그림자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드물지 않다. 상승세에 발동을 걸고 추진시킨 힘을 찾자면 증시 「내」보다는 「외」가 더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주가가 저절로 오르지 못하고 바깥바람에 쐬어서 둥둥 떠올랐다는 견해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통령이 경제부처장관들과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고무된 투자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 근기에 대해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는 없지만 대형상승세의 즉각적인 후속으로 주가가 만회된 점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증시사상 미증유의 하락이 기록된 지 하룻만에 그기억을 애써 잊어버리고자 한다면 너무 성급하다고 하겠다. 26일의 주가대폭락은 대국적 견지에서 살펴본 지수동향이나 추세 면으로 논리적일 수 있으나 반면 주가의 하락추세 그 자체는 상식적인 궤적이었다고 볼 수 없었다. 증시침체 시발점인 지난해 4월부터 그해 연말 대폭락까지는 등락이 심한 반면 올들어 주가의 움직임은 이에비해 보다 단일한 선을 그렸다. 하락일변도 였다고 말할수 있으며 이같은 경향은 이달들어 더욱 심해 26일 대폭락까지 포함,21일장 가운데 9번이나 최저지수가 연달아 바꿔쳐 졌다. 그 반면 경제적 상황은 침체성격을 확실하게 탈피하지 못했지만 금년이 작년에 비해 여러면에서 개선되었다고 통틀어 말한대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거기다 증시와 관련된 사항으로서 금융실명제나 경제정책의 성향등이 증시우호적으로 급변했다고 할 수 있다. 주가 움직임이 상식적인 선의 반대방향을 쫓는 것인데 이에 대한 설명으로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 첫째는 최근의 주가 하락추세는 바닥권 을 향한 험난한 도정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상승반전의 대세전환은 바닥권 추락의 과정을 필수적으로 겪어야 하며 바닥이 가까운 만큼 그 추락의 양상은 상식 「논외」가 되는 경향이 있다는 말. 또 하나의 시각은 경제적 반영으로선 약간 비틀린 상인 주가이지만 그 반영의 대상을 사회전반으로 확대시켜볼 때는 아주 정직한 거울이 된다는 이야기다. 즉 우리 사회전반에 걸쳐 얕든 깊든간에 배어들고 있는 불안심리가 여지없이 전달됐다는 것. 이는 단순히 대형제조업체의 노사분규나 공영방송의 파업이란 시사적인 사건에 기인한다기 보다는 사회의 저류를 흐르는 기운이 그렇다는 것으로 정부당국에 대한 불신이 이것을 강화시켜 왔다. 시중자금의 흐름을 왜곡시키는 부동산투기의 실제 크기도 문제지만 이에대해 사람들이 무작정 품고 있는 의식 또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27일의 급등세가 오로지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정부의 재정적 지원 가능성에서 나왔다면 기술적 반등국면에도 못미치는 단기에 끝날 수도 있다. 이날 상승세는 좋은 결과를 이루긴 했으나 그 장중의 과정이나 내면의 힘이 결코 안정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등락폭이 28포인트에 가깝고 지수의 전행정이 무려 55포인트를 오르내렸다는 사실은 상승ㆍ회복에도 불구,「불안」이 깃들여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증시부양 구호 이전에 이것과 싸워야 한다.〈김재영기자〉
  • KBS 자체수습 돌파구찾기 진통/「파행방송」 언제까지…

    ◎중재ㆍ교섭 공전… 노사 극한대립 계속/공권력 투입의 최악사태 빚을지도 서기원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노조원들의 파업및 농성으로 16일동안 파행적인 방송이 계속됐던 KBS사태는 결국 공권력 투입에 의한 해결방법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됐다. 그동안 회사측과 노조측은 「선 제작참여 후 수습」방안과 「선 퇴진 후 제작참여」방법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해 왔으나 수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진통만을 거듭해 왔다. 그동안 실ㆍ국장단,방송위원회 등에서 사태해결을 위해 여러차례 회사측및 노조측과 접촉,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서사장 취임저지및 사장실 점거농성으로 시작된 KBS사태는 지난 12일 낮 경찰병력이 투입되어 본관 6층에서 4일째 농성중이던 노조원 2백여명을 강제로 해산시키고 안동수노조위원장등 1백17명을 연행하면서 시작됐다. 이날 노조원 3백여명은 경찰투입에 항의,보도국을 점거하는 바람에 KBSTV 9시뉴스가 14분만에 중단되면서 일부 TV생방송 프로와 라디오 채널의 정규방송이 불가능해졌다. 또한 노조원들이 연행된 뒤 각 지방사 노조원들도 잇따라 파업농성에 참여,13일부터는 TV 2개채널과 라디오 3개 채널의 정규방송이 불가능해졌다. 13일 이후 노조원들은 서사장 출근저지투쟁을 계속하면서 중앙홀에서 농성을 벌이고 각 국ㆍ실별로도 점거농성을 계속해 왔으며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녹화재방송 또는 음악방송등으로 때워왔다. 더욱이 노조원들 이외에 부장단 3백50여명이 『공권력을 성급히 투입,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서사장의 퇴임을 요구하고 나섬으로써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KBS사태의 근원적인 배경은 노조원들이 『정부가 KBS를 장악하여 직제와 위상을 재편하려고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노조원들은 또 지난달 8일 서영훈 전사장이 해임되고 방송위원회에서 추천한 이사들이 새 사장 선출을 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자 서사장등 특정인사 3명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이들이 선출되는 것은 반대한다고 주장했었고 결국 서사장이 임명되자 곧바로 취임저지 농성에 들어갔었다. 이때 회사측은 『서사장은 한국방송공사법에 따라 이사회가 추천했고 대통령이 적법절차에 따라 임명한 것』이라면서 노조원들의 불법 파업ㆍ농성행위는 위법이라고 지적했고 노조측은 『우리가 반대했던 인물을 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주장을 굽히지 않아 사태는 평행선을 달리게 되었다. 사태가 악화되자 서사장은 13일 담화문을 통해 『KBS가 무너지는 것을 좌시할 수 없으며 방송사와 사장에게 주어진 사회적인 소임과 책무를 다하겠다』면서 『공권력 투입을 요청한 것은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점거ㆍ농성을 계속하여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날 이범경관리본부장 이름으로 안노조위원장등 20명을 업무방해혐의로 서울 영등포서에 고발했다. 또 미국에 외유중이던 강원용방송위원회위원장도 이날 하오 급거 귀국,사태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섰다. 이어 다음날인 14일 상오 당초 구속처리될 것으로 보였던 안노조위원장등 1백17명 전원이 회사측의 요청으로 풀려나고 본관 6층에 있던 경찰 2백여명도 모두 철수하면서 실ㆍ국장급간부 40여명이 중재에 나설 것을 결의함으로써 사태가 호전될 여지가 조성되는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노조측이 여전히 『사장이 퇴진하지 않고는 파업ㆍ농성을 절대 철회할 수 없다』고 표명하고 나서 사태는 다시 혼미속에 빠져들었다. 지난 18일에는 이사회가 4명의 수습소위원회를 구성,4명의 노조대표와 간담회를 가졌으나 『서사장 퇴진이 전제되지 않는 한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강경입장을 고수,강위원장ㆍ이사회는 물론 국회문공위의 중재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그동안 KBS사태 중재를 위해 모두 20여차례의 막후교섭 및 수습을 위한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었으나 전혀 진전된 점이 없이 사장 출근저지ㆍ농성으로만 일관되어 왔으며 이같은 행태로보아 현재 상황에서는 대화와 양보에 의한 해결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당국이 공권력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써서라도 KBS사태를 수습하려는 것은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대중공업 파업사태를 비롯,우리나라 산업체 전반에 미치게 될 악영향을 우려하기 때문이며 특히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이 어떤 이유에서라도 마비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있다. 더욱이 최근 인플레ㆍ주가폭락ㆍ부동산 투기ㆍ경제침체 등으로 국내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어 있고 사회의 불안심리가 팽배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더 이상 방치했을 때 뒤따를 산업체 전반의 노사분규사태 및 사회불안을 없애자는 것으로 보인다. KBS방송이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그동안 준비된 프로그램이 절대부족한 상황에서 당분간 파행방송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KBS의 한 관계자는 『간단한 프로그램은 2∼3일이면 제작이 가능하나 1주일이상 걸려야 되는 것도 많다』면서 『방송이 완전 정상화되는 데는 사원들이 제작복귀 후에도 1주일 이상은 걸려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태로 시청자는 거의 한달 정도는 정상적인 방송을 시청취할 수 없게 된 셈이다.
  • 방송 무조건 정상화 사장 태도변화 촉구/강방송위장

    강원용방송위원장은 26일 상오9시 KBS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KBS사장및 사원들은 그동안의 파행적 방송운영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해야 하며 즉시 무조건적으로 방송정상화를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강위원장은 또 서기원사장의 진퇴문제에 언급,『법적정당성등의 초점에서 벗어나 국가의 유일한 공영방송을 살린다는 대국적 견지에서 지금까지의 태도에 변화가 있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 긴축재정 운용… 올예산 5% 절감/고위당정회의

    ◎2조원 추예도 상ㆍ하 반기 나눠 편성/토지투기재벌 여신 규제/KBS 공권력 재투입 시사 정부와 민자당은 24일 고위 당정회의를 갖고 물가안정을 위해 금년 예산중 5%정도를 절감하는 방향으로 긴축재정을 운영키로 의견을 모았다. 당측에서 김영삼ㆍ김종필최고위원과 주요당직자들이,정부측에서 강영훈국무총리ㆍ이승윤부총리와 관계장관이 참석한 이날 당정회의에서 당측은 금년 예산중 통상적 불용액 1%,내년 이월액 2%에 정부자체삭감노력에 의한 2%를 더해 모두 5%이상의 예산을 절감토록 정부측에 촉구했고 정부측은 이를 받아들일 뜻을 피력했다. 정부측은 지난해 추곡가 인상재원조달과 5대정책사업추진 등을 위해 필요한 2조여원의 추가경정예산도 가급적 신중히 편성하고 이를 상ㆍ하반기로 양분토록 하는등 긴축재정의 기조를 유지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부동산 투기사실이 드러난 재벌들에게는 여신규제등 강력한 응징조치를 취하는 한편 공직자의 부동산투기관련에 대해서는 곧 검찰수사발표에 이어 중벌에 처하기로 했다. 당정은 대기업보유토지의 업무용ㆍ비업무용 심사를 강화해 비업무용 토지가 업무용 토지로 위장되지 않도록 하며 장기적으로는 업무용ㆍ비업무용의 구분을 없애 업무용 토지에 주던 혜택을 철폐키로 했다. 당정은 또 앞으로는 부동산 투자 자체에 대한 유발요인을 없애기 위해 금융관행도 부동산 답보보다는 신용대출을 늘려가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토지거래허가제도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그 확대 시행을 신중히 검토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밖에 KBS사태와 치안확보대책도 논의했다. 민자당의 박희태대변인은 KBS사태에 대한 이날 당정회의 결론을 담은 성명을 통해 『공영방송은 방송인의 방송이 아니라 국민의 방송이므로 제작거부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국민에 대한 의무포기』라고 지적,『즉시 방송을 정당화해 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라』고 KBS노조측에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최병렬공보처장관은 보고를 통해 『정부는 어떤 일이 있어도 KBS사장을 퇴진시킬수 없다는 전제하에 수습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KBS사태가 현대중공업등 여타 노사분규 현장에 그 파문이 파급될 우려가 높아 더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며 공권력투입을 자제하고 가능한 모든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정부가 선택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말해 최악의 경우 공권력 재투입도 불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날 회의에는 두 김최고위원과 강총리 외에 당측에서 박준병사무총장,김용환정책위의장,김동영총무,정동윤ㆍ신진수ㆍ서청원ㆍ서상목 1ㆍ2ㆍ3ㆍ4정조실장등이,정부측에서 이부총리,안내무ㆍ정영의재무ㆍ이종남법무ㆍ권영각건설ㆍ최병렬공보처ㆍ김윤환정무1장관과 청와대의 김종인경제수석ㆍ최창윤정무수석 비서관등이 참석했다.
  • KBS사태 해결책 추궁/문공위/사장임명 절차ㆍ공권력투입등 논란

    국회는 19일 문공위원회를 소집,KBS사태와 관련해 최병렬공보처장관과 서기원 KBS사장으로부터 보고를 듣고 해결대책을 추궁했다. 여야의원들은 이날 KBS노조에서 취임 반대입장을 표명해온 서기원씨를 사장으로 임명한 배경과 KBS에 공권력을 투입한 이유와 경위등을 집중적으로 따지고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서사장이 자진사퇴하거나 KBS이사회에서 서사장에 대한 면직제청을 고려할 용의가 있는지를 물었다. 야당의원들은 특히 이번 사태가 현정권이 방송을 장악하려는 음모에서부터 비롯됐으며 서사장이 공영방송사의 사장자격에 문제가 있고 KBS이사회에서 서사장을 임명 제청하는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공보처장관은 보고를 통해 『이번 사태는 KBS노조원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임명된 사장의 취임을 방해하고 방송제작을 거부한 데서 발단된 것으로 이는 노조의 본래 영역을 벗어난 불법ㆍ부당행위』라고 규정하고 『KBS에 경찰을 투입한 것은 불법집단행동에 따른 질서유지를 위해 유감스럽지만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최장관은서사장의 퇴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임명된 사람이 노조의 반대로 물러날 경우 전체 노동현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쳐 우리 사회가 또 한번 노사관계와 관련한 비싼 대가를 치를 우려가 있다』면서 퇴진건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서사장은 자진사퇴용의에 대한 질문에 『사태해결도 중요하지만 그같은 해결법은 법질서와 제도가 부정되는 심각한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 단계에서는 괴롭고 어렵지만 물러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여야는 앞으로 간사접촉등을 통해 이날 야당의원들이 제안했던 KBS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소위구성,청문회개최,국정조사권발동문제 등을 협의키로 했다. ○강 방송위장 불참 한편 문공위로부터 출석요청을 받았던 강원용방송위원회 위원장은 『조속한 사태수습을 위해 나름대로 방안을 마련중인데 중간에 추진 내용을 공개하면 사태수습에 조금도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를 들어 출석하지 않았다.
  • “적법절차거친 사장취임 방해한건 불법”/KBS사태 문공위공방 중계

    ◎“사장선출과정 외부개입 없었나” 의원들/“집무불가능 판단… 경찰투입 요청” 서사장 ○…KBS사태를 다루기 위해 19일 하오 소집된 국회문공위는 서기원사장의 인사말 청취여부등 회의절차문제를 놓고 여야의원들 사이에 첨예하게 대립,논란을 벌인 끝에 정책질의에는 아예 들어가지 못하고 개회한 지 30분만인 하오 2시45분쯤 정회하는등 초반부터 파란. 이날 문공위에는 KBS사태가 경찰의 공권력투입과 이에 따른 노조원들의 제작거부로 인한 정규방송중단 등으로 국민적 관심사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반영하듯 권오석의원(민자)을 제외한 상위소속 의원전원이 참석. ○…이날 보고는 당초 서기원KBS사장의 인사와 보고로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야당의원들이 『신임사장이 적법하고 타당한 절차를 거쳐 선임되었는지를 따지는 자리이니 만큼 서사장의 인사는 유보해야 한다』고 사장자격을 문제삼아 최병렬공보처장관의 보고로부터 진행. 최장관은 보고에서 『착잡한 심정으로 보고드린다』면서 『공영방송인 KBS가 지난 12일 이후 1주일동안 정상적으로 방송되지 않고 파행적으로 운영된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 최장관은 이어 『이번 사태는 노조원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명된 사장의 취임을 방해하고 방송제작을 거부한 데서 발단된 것으로 이는 노조 본래의 영역을 벗어난 불법ㆍ부당행위다』라고 규정. 최장관은 공권력 투입에 대해서는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따른 질서유지를 위해 유감스럽지만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조. 최장관의 보고가 끝나자 정대철위원장은 서사장에게 인사와 보고를 하라고 말했으나 이철의원(가칭 민주)은 『사장으로서의 적법성ㆍ타당성 여부를 따지는 마당에 사장인사는 부적절하며 사장이 아닌 KBS 일원의 자격으로 보고해야 한다』고 제동. ○…서사장은 『KBS가 이 지경까지 된데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사과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고 그동안의 경위를 보고. 서사장은 『11일 첫 출근을 했을 때 사장실 문을 부수고 몰려온 노조원들에게 에워싸여 물러갈 것을 강요 당했고 이같은 상황에서는 도저히 집무를 할 수 없다고 판단,스스로 물러 나왔다』고 설명. 서사장은 『12일 출근했을 때도 노조원들이 잠겨있던 복도의 셔터문을 뜯어내고 몰려와 복도에 있던 간부들을 끌어낸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방치하면 다시 내쫓기고 집무를 못한다고 판단,영등포경찰서에 경찰투입을 요청했다』고 설명. 이때 손주항의원(평민)이 『공권력 요청을 단독으로 결정한 것이냐』고 묻자 서사장은 『간부들로부터는 상황보고만 받았고 독자적으로 판단해 요청했으며 정부기관과 상이하지도 않았다. 경찰서에는 경비관련 본부장이 전화를 걸어 요청토록 했다』고 답변. 이에 최훈의원(평민)이 『노조와 협의조차 하지도 않고 사장취임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취한 조치가 아니냐』고 추궁. 서사장은 『취임하기 이틀전인 지난 9일밤 9시쯤 사장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노조사무실을 방문해 노조간부들과 1시간정도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하고 『그러나 노조측이 나를 전적으로 부인하고 대화의 상대로 여기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변. 서사장은 『공권력투입이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국가로부터 위임 받은 책임도 있느니 만큼 불가피했다』고 부연. ○…사원대표로 참고인 진술한 KBS프로듀서 고희일씨는 『KBS주변에는 평소 전경들이 배치돼 있지 않은데 서사장이 공권력투입을 요청한지 10분만에 전경들이 달려온 점을 볼 때 사전에 공모한 것이 명백하다』며 공권력투입이 사전계획임을 주장하고 『서사장이 온다는 것은 공영방송인 KBS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는 것이 명백한 이상 유일한 해결책은 서사장이 물러나고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 뿐』이라고 서사장 퇴진을 요구. 이어 질문에 나선 임인규의원(민자)은 『서사장의 임명과정에서 외부의 압력이 있었는지의 여부와 KBS사원들이 출세지향적인 인물로 인신공격을 하고 있는데 과연 KBS사장으로 적절한 인물인지에 대한 장관의 견해를 밝혀달라』고 요구한뒤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는 없었는지를 추궁. 임의원은 이어 서사장에게 『KBS를 명실상부한 국민방송으로 이끌 소신과 방안은 무엇인가』라고 물은뒤 『지난 11일 취임해 그다음날 공권력을 투입했는데 시간상으로납득이 어렵다』면서 공권력투입의 배경와 사원들과의 대화노력을 밝힐 것을 주문. 최훈의원이 『공권력투입으로 TV프로가 중단되고 사원7천여명이 퇴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서사장은 『내가 모자라고 부덕한 탓으로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답변. ○…질의순서에서 이철의원은 『KBS이사회는 적부토론도 하지않고 이미 내정된 서기원씨를 사장으로 임명제청했다』고 주장하고 경위를 밝힐 것을 요구. 손주항ㆍ박석무의원(이상평민)은 『서사장은 공영방송사장으로 부적격한 반민주적 인물로 이미 KBS를 이끌만한 자격과 능력이 없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퇴진시켜야 한다』고 주장. 신경식의원(민자)은 『서사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개입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사실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노조가 서사장을 관변사장이라는 이유로 취임을 거부하였다는데 취임조차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그같은 단정을 내린 것은 다른 의도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질의. 강삼재의원(민자)은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공권력투입을 막아야할 공영방송사장이 스스로 자격을 포기한 것이다』라고 규정,서사장의 자진사퇴용의와 KBS이사회에서 면직제청을 고려할 용의가 있느냐고 추궁. 황철수의원(민자)은 『정부가 춘투와 관련한 노조활동에 대한 기선을 잡기위해 강경조치를 취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고 이윤자의원(민자)은 『객관적으로 제3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로 중재자를 구성해 해결토록 하자』는 방안을 제시. 최장관은 야당의원들이 서사장이 공권력을 조기투입한 문제를 집중 거론하자 『공권력투입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양비론의 입장에서 보지 않는다』면서 『적법절차에 의해 임명된 사장을 취임하지 못하게 하고 사장을 거의 몽둥이로 내쫓다시피한 「원인행위」를 얘기해야 한다』고 반론. 최장관은 『현재 KBS사태가 과거 5공시절이나 그 이전에 정부가 파견한 사장이 KBS를 장악했다는 사실에 대한 조건반사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언론자유의운동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KBS 노조원 사이에 나돌고 있는 유인물에 『몇천명을 경영합리화라는 계획으로 감원한다』는 등 전혀 근거없는 얘기가 나도는 것을 볼 때 언론자유측면과는 다른 측면도 있다고 본다』고 언급. 최장관은 이어 『현재의 방송실정은 사장 한명을 바꾼다고 해서 정부가 방송을 장악할 수는 없다』면서 KBS노조측이 「방송장악음모」의 사례로 내세우는 PD구속사건,KBS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방송제도개편계획등은 「별개의 사건」이라고 강조.
  • 「사태수습위」구성/KBS이사회/분규6일째“방송정상화위해 최대노력”

    ◎서사장,“공권력개입 유감”표명 제작거부및 농성 6일째를 맞고 있는 KBS사태는 17일 하오 이사회(이사장 노정팔)가 이날 하오4시 KBS별관부근 모음식점에서 간담회형식의 긴급회의를 열고 이사12명 가운데 4명으로 「사태수습 소위원회」를 구성키로 하는 등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사회는 『이번 사태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방송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이를 위해 소위원회에 모든 권한을 일임,노사간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앞서 실ㆍ국장급 간부 47명은 이날 상오 「현 사태 수습을 위한 우리의 의견」이라는 결의문을 통해 『KBS 사원들이 추구해 온 평소 방송민주화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고『그러나 제작거부로 방송기능이 마비된 것은 공영방송에 대한 방송인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므로 전 사원들 조속히 방송인 본연의 의무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서기원사장은 이날 상오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임문제를 둘러싸고 KBS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공권력개입 등으로 사내외에 물의를 끼쳐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유감을 표명하고 『그러나 이번 사태는 방송의내부분규 차원을 넘어 국가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무엇보다 방송정상화를 되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KBS 서기원사장 일문일답/“비정상적 방송운영 국민에 죄송”

    서기원KBS사장은 17일 상오10시 본관6층 제2회의실에서 KBS사태와 관련,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서사장은 『취임문제를 둘러싸고 KBS가 비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어 시청자와 국민에게 죄송하다』면서 『사태가 매우 심각해 국가적인 문제로 까지 확대된 느낌이지만 방송은 결코 중단돼서는 안되며 방송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서사장은 이어 『너무 일찍 공권력을 발동했다는 비난도 있지만 합법적절차로 임명된 이상 지체없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부득이한 것이었다』면서 『이같은 요청이 정당하다 하더라도 사원들이 연행되고 사내외에 물의를 일으켜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실·국장들이 『사원들의 민주화노력을 지지한다』고 입장표명을 했는데. 『이는 KBS가 그동안 여러문제로 갈등이 있었고 공영방송으로서 조속히 민주화와 자율화를 이루자는 의지표명이라고 본다. 사장에게 더한층 노력을 해달라는 주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태해결을 위해 사퇴를 고려하고 있는가. 『현단계는 법질서유지차원에서 사퇴를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부여된 책임을 수행해야 하므로 그럴수없다』 ­사태를 원만히 해결한뒤 퇴진용의는. 『경영진은 언제라도 물러설수 있는 각오를 갖고 있어야 하며 나자신은 이제껏 공직에 연연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로 형사입건된 노조간부나 사원들에 대한 조처는. 『최대한 관용을 베풀 것이며 사법적인 처리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 ­공권력투입요청은 서사장 단독으로 판단해 결정했는지. 『KBS간부들과 이에 대해 상의했을 뿐 외부의 간여는 없었으며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늘 이사회 회의가 열려 중재안이 나온다면. 『이사회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지만 이사회는 사장의 임면에 제청권만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 KBS 조속정상화 촉구/최공보처 성명

    정부대변인 최병렬공보처장관은 16일 「KBS방송제작거부사태에 관한 성명」을 발표,『정부는 KBS노동조합원 여러분에게 방송의 조속한 정상운영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KBS사태와 관련,지난 13일에 이어 두번째 나온 정부대변인 성명에서 최장관은 『방송전파는 공공의 것,국민의 것이라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으며 따라서 방송은 정부의 것도 아니고 방송국 노동조합원들의 것도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방송제작과 송출은 국민으로부터 위탁을 받은 방송인이 수행해야 할 움직일 수 없는 의무』라고 강조했다. 최장관은 『더구나 KBS는 국민이 내는 TV시청료로써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며 『지금 대다수 국민들은 KBS노동조합원들의 방송제작거부로 인한 방송의 파행적 운용에 대해 따가운 질책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방송은 정상화돼야(사설)

    KBS사태가 실로 난감하다. 9시뉴스가 진행되던 도중에 황망하게 중단된 지난 12일 저녁의 KBS1TV는 시청자에게 폭력에 준하는 무례를 범했다. 이후 명색만의 방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KBS는 특정정권의 정권옹호 매체로 전락될 수 없듯이 구성원들의 집단이익에만 충실하면 되는 사기업도 아니다. 「정부의 것」이 아니듯 「노조의 것」도 아닌 것이다. 온 국민이 주인인 전파를 매체로,준조세성격을 지닌 시청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그런 방송이 보도도중,아무런 사전양해도 없이 뉴스방송이 중단되는 사태를 부른 것은 KBS에 종사하는 모든 사원들이 다함께 책임을 져야 할 중대한 과오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사태가 더 심각해져서 사실상의 「파업」사태로 돌입하고 있고 타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국민을 노엽게 한다. 이번 사태가 새 사장의 취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더욱 악화되었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에게는 부당감을 준다. KBS의 사장선출은 엄연히 법이 정하는 일이다. 법절차상 하자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잡아야 한다.KBS가 공영방송인 한 모든 절차는 법에 저촉되어서는 안된다. 정부가 법을 뛰어넘어 간섭할 수 없듯이 노조도 법 위에서 주장할 수는 없다. 전임사장을 선출할 때도 법의 기준에 따랐듯이 신임사장도 그렇게 임명된 것으로 안다. 그점은 움직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노조원이 그들의 의견을 모아서 천명할 수는 있을 지언정 물리적 힘으로,절차에 따른 사장의 공식 취임을 방해했다는 것은 온당한 일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는 하지만,그 거대한 규모의 방송사가 신임 사장의 공식직무 수행을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사태수습 능력을 그토록 발휘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우리를 실망시킨다. KBS의 구성원은 수천명에 이른다. 첨단 정보와 과학기재를 다루는,빼어난 인력들의 집단인 것이다. 경영과 관리능력에서도 엘리트중의 엘리트로 구성된 앞서가는 조직체다. 그런 조직이,대화를 통한 타협과 설득의 묘수 한번 발휘하지 못한채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최악으로 몰고갔다는 사실이 유감스럽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절감하는 것은,KBS에 종사하는 일부가족들이 지닌 가히 편집적이라고 할 수 있는 피해의식의 견고함이 그것이다. 국가행정이 하는 모든 것을 「음해」로 단정하는 경직된 사고가 너무도 뿌리깊음에 놀라게 된다. 그러나 지나간 시대가 저질렀던 방송정책의 실패는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그 과거가 KBS구성원에게 남긴 상흔 못지않게 정책담당자들에게도 「악몽」이고 「교훈」이다. 어떤 권력도 공영방송을 「장악할 수도」「해서도」안된다는 것을 다함께 알고 있다. 질 좋은 방송과 언론자유를 위한 노력은 노사투쟁으로 벌이지 않아도,정당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충분히 관철할 수 있게 되었고,시청자와 국민 또한 얼마든지 성원하고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관제니 어용이니 하는 상투적 투쟁언어를 구호삼아 법적 절차를 묵살하고 극한투쟁만 벌인다면 국민적 공감은 받기 어렵다. 유능하고 성숙한 직능인들답게 하루빨리 수습하여 중병 앓는 KBS를 스스로 수습하기를 간절히 당부한다.
  • KBS노­사,팽팽한 “힘겨루기”

    ◎현재의 상황/본관철야농성…“제작거부”움직임 확산/직제ㆍ위상재편우려…일반직원동조늘어 서기원사장 취임문제로 시작된 KBS사태는 12일 하오부터 TV의 「9시뉴스」를 비롯,TV와 라디오의 일부 생방송프로그램이 중단 또는 대체방송되고 13일에는 많은 노조원들이 제작거부에 참여함으로써 사실상 「전면파업」국면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더욱이 노조원들 이외의 각 부서 실무책임자인 부장단 3백50여명이 이날 성명을 내고 사태를 악화시킨 공권력 개입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서사장의 퇴임을 요구하고 나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이번 사태가 극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게될 경우 우리나라 최대의 공영방송인 KBS가 전면 마비되는 방송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을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 KBS사태가 급작스럽게 악화된 것은 직접적으로는 서사장 출근저지 농성을 벌이던 노조원들이 경찰에 의해 해산,연행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더 깊은 배경은 『정부가 KBS의 직제와 역할 및 위상을 재편하려고 한다』는 노조측의 인식과 이같은 인식에많은 직원들이 동조하는데서 비롯됐다. 특히 지난 2월에 있은 프로듀서 비리수사에 이어 법정수당 변태지급문제로 지난달 8일 서영훈전사장이 사퇴,해임되자 노조측은 『서사장을 퇴진시킨 것은 KBS를 음해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어 방송위원회에서 추천한 이사들이 새 사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열자 노조측은 서사장 등 특정인사 몇명을 구체적으로 거론,이들이 사장에 선출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했으나 결국 이중의 한사람인 서사장이 임명되자 취임저지 농성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노조측의 이같은 주장과 행동에 대해 『서사장은 한국방송공사법에 따라 방송위원회가 추천한 이사들이 사장을 뽑고 대통령에게 제청,사장으로 임명되었기 때문에 적법절차에 따른 것이며 통치권자의 법집행에 반발하여 불법행위를 한 노조원들이 공권력에 의해 제지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회사측은 또 노조측이 사장 임명 문제를 시비하는 것은 노사문제에서 벗어난 불법 노조활동이며 이를 빌미로 국민에 대한 봉사임무를 띤 공영방송종사자들이 파업ㆍ제작거부행위를 벌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원 5백여명은 12일의 경찰력 투입이후 본관 2층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각 국ㆍ실별로 연좌침묵 농성에 들어가 제작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전국 25개 지역방송국 직원들도 점차 가세하는 추세여서 최악의 경우 방송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 특히 현재까지는 파업을 유보한채 정상근무를 하고있는 KBS기술본부의 TV기술국과 라디오기술국의 송출기술부직원 3백50여명과 기술본부 방송관리실 산하 전국 송신소ㆍ중계소 직원 1천 1백여명 등이 「파업」에 가담하게 될 경우 KBS는 방송망전체가 마비될 위험까지 안고 있다. 또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현재 주간편성을 골간으로 하고 있는 TV방송은 미리 준비된 프로그램이 1주일분 정도여서 방영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회사측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비노조원과 간부사원들을 동원,프로그램 제작과 외화 필름 재방영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3개 TV채널과 5개 라디오 채널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그러나 노조측의 주장이나 회사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사태가 장기화되면 결과적으로 시청자들만 피해를 입게된다는 것이 많은 시민들의 지적이며 어떤 명분으로도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노조ㆍ회사ㆍ정부가 함께 국민들의 지탄을 받게될 것임에 틀림없다. ◎사측의 입장/“통치권자의 정당한 법집행에 대한 도전/시청자만 피해…방송은 반드시 계속돼야” 정부는 「실질적 파업」으로 치달은 KBS사태를 통치권자의 정당한 법집행에 대한 도전행위로 보고 있으며 그같은 행위는 정부의 권위를 확립하는 차원에서도 합법적으로 해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KBS사장 임명은 한국방송공사법에 따른 것으로 방송위원회에 의해 추천된 이사들이 사장을 뽑고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명백한 법적절차에 해당하는 것이며 노조의 서기원사장 퇴진요구는 당연한 정부의 인사권 권한행사를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KBS에 공권력을 투입시킨 것은 정부의 권한행사가 차질을 빚게됨에 따라 취해진 불가피한 수습이었으며 노조가 주장하는 방송장악음모의 일환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KBS의 경우 과거 MBC의 김모사장이 노조측에 의해 취임하지 못한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파악하고 있다. 즉 MBC는 주식회사로 정관에 따라 사장이 임명되므로 이번과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 노사문제로 간주돼 공권력개입 등 정부의 직접적 영향력 행사는 자제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같은 점에서 KBS 서사장에 대한 임명은 법적 하자가 없는 것이며 따라서 노조의 퇴진요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못박고 있다. 나아가 서사장의 취임과 정상집무를 방해하는 노조의 행동은 공무 및 업무집행방해로 이해하고 있다. 정부는 KBS사태가 장기화돼 정상방송이 계속 차질을 빚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이미지가 흐려지면 여론의 부담을 감내하고서라도 공권력 재투입에 이은 정상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의지는 『근무질서를 확립하고 공정한 인사와 경영합리화를 이루는데 역점을 두겠다』는 서사장의 취임사를 통해 간접 반영되고 있다. 정부는 특히 정부투자기관인 KBS에서 인사권이 노조의 집단행동으로 「침해」 당할 때에는 다른 공기업에도 그 역효과가 일파만파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춘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의 권위 회복을 확실하게 담보해 두지 않을 경우 입지가 약화될 것으로 판단,이번 기회에 노조의 행동반경을 명백히 설정해 두는 한편 노조의 「불법」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대응,사회질서를 바로 잡겠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언론기관에 초유의 공권력을 투입시킨 것 자체가 이같은 정부의 뜻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수당변태지출로 야기된 KBS사태는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진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상황이 반전,제작거부사태로까지 연결되자 적지않게 당황하고 있다. 사태가 어디까지 연결될 것인지는 현재로선 속단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방송정상화까지는 상당시일이 소요될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여기에도 서사장의 진퇴여부가 문제의 핵심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어 정부의 고민은 증폭된 상황이라 하겠다. 정부의 법집행절차와 노조의 방송민주화요구가 맞붙어 극한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KBS의 사태는 분명 이시대의 독특한 시대상황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부인키 어렵다. 공영방송인 KBS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분은 결국은 시청자들인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을 고려해 조속히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본다.
  • 공·민영TV프로의 일정비율 「외부발주」를 의무화

    ◎방송제도위,개혁안 발표 민영방송을 허용하고 KBS채널의 일부 독립및 MBC를 민영화하는 등 9개 주제에 대한 새방송제도개혁안의 보고서가 31일 확정 발표됐다. 방송제도연구위원회(위원장 김규·서강대교수)가 1년간에 걸쳐 마련한 이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민영방송의 경우 TV는 적어도 2개채널(MBC포함)을 허가하되 하나는 전국 네트워크 형태로 KBS와 상호보완적 역할을 담당하고,나머지 하나는 지방독립 채널로 하도록 했다. 기존 KBS는 공영방송으로서의 자주성을 최대한 살리며 TV는 3TV를,라디오는 라디오서울을 독립시키도록 했다. 이와함께 기구도 대폭 축소시키며 자체감사기능을 강화시키도록 했다. MBC는 본사와 지방사를 모두 민간에 불하한다. 불하방법은 MBC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정수장학회의 주식을 인수,단계적으로 매각토록 했다. KBS와 민영 네트워크TV는 일정비율의 프로그램을 외부 프로덕션에 발주,제작토록하는 것을 의무화했으며 민간방송사들은 합자회사형식으로 「프로덕션센터」와 「방송보도회사」를 설립토록 했다. 방송재원은 KBS의 경우 광고방송과 수신료징수로 유지하되 광고방송의 비율을 줄이고,민영방송은 광고방송을 재원으로 한다. 방송위원회는 방송국 개설을 위한 무선국 면허에 관한 권한을 가지며 향후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등과 같은 위원회로 발전시키도록 했다. 무선국의 면허기간은 3년으로 하고 특수방송국으로 새로 인가된 불교방송·평화방송·교통방송은 면허기간이 끝나면 민영방송으로 형태를 변경시키도록 했다. 한국광고공사도 올해 중반까지 방송사광고대행,즉 미디어 랩의 기능을 하도록 개편한다. 방송제도연구위원회의 이 안은 현재 정부에서 별도로 마련중인 방송관련 법안의 개정안과 조정을 거쳐 오는 6월 임시국회에 상정하게 되며 개정방송법안이 통과되어도 준비기간등을 고려하면 민간방송의 개국등은 91년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민영 TV 92년 허용/방송제도연구위,개편안 마련

    민간상업 TV 및 라디오방송이 오는 92년초에 전파를 발사할 것 같다. 또 KBS는 현행과 같이 공영방송으로 존속시키되 TV의 경우 1TV와 2TV를 분리,1TV는 교양교육 프로그램의 편성을 위주로 하고 광고방송을 없애며 2TV는 오락프로그램을 위주로 편성하고 광고방송을 계속하도록 하며 3TV는 교육전담 방송으로 독립시킬 것으로 보인다. 라디오는 AM을 민영방송국에 불하하고 FM과 사회교육방송등 대외방송을 KBS에서 관장하게 될 것 같다. MBC는 TV및 라디오 모두 키스테이션인 본사를 민영화하고 지방사는 현재 가맹사에 한해 민방으로 전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방송제도연구위원회(위원장 김규서강대교수)에 따르면 이같은 방송구조 개편안은 오는 4월10일쯤 방송위원회에 제출하게 되며 방송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면 공보처에 보내져 방송법등 관련법규의 개정안을 마련해 5월 임시국회에 상정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방송제도연구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년간 방송제도 개편안을 연구,지난 27일 운영위원회에서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밝히고 『연구위의 이 안이 거의 대부분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지게 될것』이라고 내다봤다.
  • 공중으로 넘나드는 일본문화(사설)

    고급아파트 동네에서 아파트 건물을 올려다보면 베란다나 창틀에 양산처럼 펼쳐진 은빛이나 흰빛 물체가 보인다. 파라볼라 안테나다. 그 수가 점점 늘어난다. 조만간 국경일에 내거는 태극기숫자를 능가할 것 같다. 고급주택촌도 마찬가지다. 업계의 추산에 의하면 15만개는 보급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한다. 이 안테나는 89년 1월부터 수입자유화되면서 설치비용이 내려 80만원선이다. 이런 비용을 들여 안테나를 설치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대개가 일본TV를 시청하기 위한 것이다. 자국의 난시청지역 해소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일본이 쏘아올린 방송위성에서 보내는 전파가 인접해있는 우리의 머리위에도 닿게 되었고 이 전파를 한발밖에 안될 직경을 가진 접시형안테나로 받아서 수신할 수 있게된 것이다. 잡힐 만한 지점에 전파부터 보내놓고 그걸 받을 수 있는 기구를 수입자유화하게 하는 순서가 사전에 세워놓은 각본에 따르듯 착착 진행된 셈이다. 순치된 소비자처럼 앞다퉈 안테나를 팔아주고 그것으로 그들이 보내주는 그들의 「문화」를 충실히 받아섭취하고 있는 가구가 15만에 이르고 앞으로 더욱 늘어갈 것이다. 이같은 전파문화의 침투를 위해 고의든 아니든 아주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시나리오를 마련해놓은 듯한 심증을 주는 것은 현재 송출중인 NHK종합방송과 교육방송도 마찬가지다. 자국의 난시청치역을 대상으로 한다기에는 너무 고급하고 광범위한 수준의 국제적 정보와 교양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그나라 외상이 잠깐동안의 공식방한을 했을때도 한국의 가요가수를 호텔로 불러 유행가를 함께 부르는 촌극을 서슴지 않았고,주한일본문화원을 통해 일본영화감상회 공세를 꾸준히 펴는 나라다. 대중문화 수출의 기반조성을 위해 치밀한 공략을 짜여진 일정대로 취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안테나 끼워팔기까지 성공적으로 해낸 공영방송의 전파송출로 친화력을 숙성시킨 다음 오는 9월이면 그들의 상업방송이 위성을 통해 미리 닦아놓은 길을 따라 이땅에 들어올 것이다. 그들의 그 무서운 상업주의는 무사도에서 야쿠자문화까지,대화혼에서 포르노상품까지가 자연스럽고도 신속하게 흘러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순치시킨 한국인들을 척후병삼아 그들이 그토록 노려오던 대중문화상품도 거침없이 밀려들 것이다. 그들의 대중문화 침투를 이제까지 방어해온 것은 「민족감정」이라는 둑 뿐이었다. 허약한 지상전의 저지구조물같은 우리의 이 둑을 비웃듯이 공중전으로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국제간의 문화교류를 국수주의적 폐쇄성으로 대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자국의 고유문화가 외래문화의 침투라는 원치않는 방법으로 파괴되는 것을 방어할 권리도 국가간에는 있다. 이웃집 주정꾼의 소음이 담을 넘어오면 삼가도록 요구할 수 있다. 한나라의 미풍양속은 정신적 자원이고 무형문화재다. 그걸 파괴하지 않도록 인접국에 요구할 권리가 우리에겐 있다. 상업방송위성의 송출을 약하게 한다든가,수신료를 물고 보는 자국 수용자에게만 시청이 가능하게 하는 장치를 미리미리 요구해야 한다. 지금 서둘지 않으면 「완성된 것이므로 어쩔 수 없다」는 핑계가 나올 게 뻔하다. 더늦기 전에 강력한 비상대책을 강구하는 일이 화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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