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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한자 병용 표기 찬성

    국어사전에 올라있는 표제어의 70%를 한자어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한자가 우리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또 한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는 한글전용은 불가능하다.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문자표기에서 한자 병용은 당연한 것이며 오히려 진작 이런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한자어에서 유래한 문외한(門外漢)과 무뢰한(無賴漢)을 보자.문외한은 글자 그대로 문 밖에 있는 사람이며 무뢰한은 일정한 직업 없이 떠도는 사람을말한다.그러나 초·중등학생은 물론이고 성인 대다수도 두 단어에 공통적으로 쓰인 ‘한’(漢)이 사람을 뜻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한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문외한,무뢰한을 무례한(無禮漢·예의가 없는 사람)으로 잘못 알고 있다. 위의 사례는 한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얼마나 중요하며 한글 전용화란 것도 한자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얼마나 공염불에 그치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한다.어찌보면 한글전용론자들은 누구보다 한자나 한문에 대한 조예가 깊은 분들이다.이들이 한글전용화를 부르짖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누구보다 한문과 한자에 대한 철저하고 정확한 지식이 있기 때문이다. 한자말과 그에 대비되는 순 우리말이 반드시 같은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은아니다.한자어 ‘생명’과 이에 대비되는 우리말 ‘목숨’은 문장이나 문맥에 따라 바꿔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이러한 사실은 한자와 한글 모두 나름대로 우리 언어생활에서 가치를 지니는 것이며 이들 둘을 모두 살려 우리 어휘를 풍부히 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정부의 공문서 한자병기 방침이 발표된 이후 소모적인 찬반논쟁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특히 한글전용론자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한글전용에 관한법률’을 폐지하기 위한 음모라며 강한 불신감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이번논쟁은 지난 50년간 계속돼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정부수립 이후 어문정책의 바탕은 한글전용이었다.이는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초기의 국한문 혼용에서 지난 70년대 이후 30년 가까이 국한문 병용의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새빛’,‘한별’ 등 한글 이름이 등장하고‘철야(徹夜)농성’이 ‘밤샘농성’으로 표현되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상반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언어를 쓰고 있는 국민들의 편에 서서 열린 자세로 접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오늘의 눈-공영 ‘공염불’

    KBS 의학다큐 3부작 ‘암은 정복될 것인가’는 결국 중단됐다. 단순한 ‘비법’으로 암을 진단·치료한다는 예고 방송에 한껏 기대에 들떴던 암환자와 그 가족들은 더 큰 실망에 빠지게 됐다. ‘암은 정복될 것인가’는 첫 방송되던 13일 저녁까지 제목이 ‘암은 정복된다’였었다.그만큼 제작사인 독립제작사 제이프로와 외주제작을 담당하는KBS 편성팀은 ‘안착’을 자신했고 ‘문제없다’고 거듭 강조했다.물론 KBS안에서도 문제를 제기한 곳은 있었다.심의팀이 ‘파동요법’ 검사를 지켜봤던 의과대 교수에게 프로그램 내용을 공개했고 그의 의견에 따라 ‘방송보류’를 권유했던것.그러나 편성팀에선 끝내 “기존 학계에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고집,방송을 내보내게 됐다. 방송이 나가자 대한의사협회(회장 柳聖熙) 임원진이 KBS를 항의 방문,朴權相사장에게 ‘전문가의 시각으로 볼 때 비과학적이고 황당무계하다’며 방송중단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전달하는등 비난이 빗발쳤다. KBS는 올해를 공익성 완성의 해로 선언했다.또 이 의학다큐는 KBS의 10대기획중 첫째 기획이었다.이를 단순한 방송사고라할 수 있을까.이는 국민의알 권리를 위해 다소 물의를 빚더라도 방송할 필요가 있다는 의욕이 빚은 ‘실수’라기보다는 단지 눈에 띄는 선정성을 좇고,입으로는 공영을 외치면서상업적인 태도를 떨쳐버리지 못한 우리 방송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에다름아니다. 최근 세 방송사에는 건강·의료프로가 붐이다.의학정보를 얻는 것은 좋지만 방송 내용을 신뢰하는 시청자들을 생각한다면 건강·의학프로는 아무리 신중해도 부족할 것이다. 이같은 프로그램에 방송위원회가 제작비를 댔다는 점도 놀랄 일이다.공익성 자금 지원에 선별의 눈이 있어야 할 것이다.모처럼 일고 있는 독립제작사에 의한 외주제작 추세가 이번 일로 위축돼서도 안되겠지만 외주제작 프로그램의 품질관리 문제도 깊이 논의돼야 할 문제로 보인다.yukyung@
  • 한반도 空域조정 안팎

    정부가 비행구역을 조정키로 한 것은 우리 영공에 군사상 이유로 비행을 통제하는 ‘특수 공역(空域)’이 너무 많아 민항기의 안전운항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역이 매우 비좁으면서도 남북대치 상황으로 수도권과 서해안 상공에 비행금지구역과 비행제한구역 군작전구역 훈련구역이 기형적으로 편중돼 있다.이런 상황에서 인천국제공항이 개항될 경우 입·출항 관리와 안전운항에 많은제약을 줘 ‘인천국제공항의 허브(중추)화’가 공염불이 될지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공역체계를 그대로 둔 채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연다면 활주로의 용량이 민간항로 부족으로 시간당 40대에 머물 것이란 분석이다.비행기가 1.5분에 1대꼴로 뜨고 내림으로써 김포공항의 이·착륙 용량인 45초당 1대꼴의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는 얘기다. 현재 군사·안보 목적으로 한반도 상공에 설정한 특수 공역은 114곳.안전·국방상의 비행금지구역이 3곳,대공사격의 위험으로부터 항공기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비행제한구역이 57곳이다.원자력발전소나 폭발물처리장 상공의 위험구역이 11곳,훈련구역 6곳,군작전구역이 37곳.군작전구역이나 훈련구역은주로 항로 및 공항 이·착륙로 주변에 설정돼 비상 또는 기상악화때 항로상에 민항기 장기체공을 어렵게 만들 뿐아니라 군작전기와 공중충돌할 가능성도 내재하고 있다. 한반도 상공의 항로 16개(국내항로 5,국제항로 11개)가 대부분 김포공항 중심으로 설정된 것도 문제.전체 항공교통량의 75%가 수도권을 통과,이 지역의 항공교통 과밀화는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9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항공기 상호간 공중충돌 직전의 돌발상황이 67차례나 발생했다.91∼94년에는 연 3∼5건에 그쳤지만 95년 이후 매년 10∼18건으로 늘고 있다.지난 7년간 공중충돌 위기 상황은 김해·제주·광주·여수·울산·사천·오산공항에서 1차례 생긴 반면 김포공항에서는 무려 11건이나발생했다.朴建昇 ksp@
  • 신춘 논단-20세기 남은 한해의 과제

    20세기 남은 한해의 첫날이 밝았다.한국역사상 유례없는 파란곡절의 20세기가 올해로 막을 내리고 새 천년 21세기 여명을 맞게 된다. 세기말과 새 천년의 어간에 선 1999년은 청산과 새 설계의 한해가 돼야 한다.무엇을 청산하고 무엇을 설계할 것인가. 먼저 식민지배와 분단과 독재와 지역갈등과 IMF로 상징되는 민족모순과 그잔재를 청산해야 한다. 우리는 20세기 초입에서 식민지로 전락하고 중간시점에서 동족상잔을 치르고 세기 말에 IMF환란을 겪게 되었다.분단과 독재와 실업사태 등 모든 갈등구조는 여기서 연유한다. 무능한 지도자는 범죄다.대한제국 지도층은 국제정세에는 장님과 같았고 국내문제에는 색맹이었다.밀물처럼 밀려드는 외세의 침략에는 눈뜬 장님처럼허둥대고 개혁과 통합이 요구되는 국내문제는 개화·쇄국으로 나뉘어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사시적이었다.결과는 참담한 식민지 전락이었다. 지도층의‘장님과 색맹현상251은 해방후에도 나타났다.해방정국에서 찬탁과 반탁,단독정부와 통일정부수립을 둘러싸고 또 다시 국제정세에는 눈뜬 장님이었고 국내 권력투쟁에는 이념의 색맹이 되었다.결과는 분단과 동족상쟁으로 나타났다. 장님과 색맹의 정치는 자유당 12년 독재와 30년이 넘는 군사정권 그리고 여기에 뿌리를 둔 사이비 문민정부로 승계되는 반세기 정치권력의 모순으로 이어졌다.이 기간 물량위주의 성장이‘한강의 기적251을 이루었지만 사회정의와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성장은 IMF허상으로 나타났다.색맹권력이 만든 비극이다. 정경유착,지역갈등,도덕타락,강력범죄,가정해체,공직부패 등 반사회 반국가적 현상은 이같은 모순구조가 빚은 산물이다.이런 것들을 청산하지 않고 21세기를 항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분단과 남북적대의 해소없이는 민족모순의 해결은 공염불이다.‘유일한 분단국251이 지구촌의 치욕이지만,남한 150만 실업자 북한 300만 기아자,세계최고의 군사밀도와 북한의 핵개발과 생화학무기개발 등은 자칫 민족 전체의파멸을 불러올 재앙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양측에서 존재하는 극우 극좌세력의 준동은 민족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조선조 때의 극심한 예송논쟁이나 한말 쇄국·개화파 대결이 국난과 망국을 불러왔듯이 지금 남북간의 적대적 이념대치는 한민족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밝은 구석도 보인다.무역수지와 경상수지의 흑자에 이어 외환,환율,물가안정,주식시장의 활성화,국제신용도 향상,재벌의 빅딜과 구조조정 그리고 정경유착의 단절로 우리 경제의‘안개251가 걷히고 있다.실업과 내수부진 등 부정적 요인이 없지않지만,정치·사회불안 등 비경제논리가 경제회생을 억누르지만 않는다면 전망은 밝다.올해는 국가의 모든 역량을 국제경쟁력 향상에기울여야 한다.북한은 부분적이지만 시장경제적 요소확대,암시장 허용,금강산개방,금창리 지하시설 현장 접근 가능성등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남북간에 인적 물적 교류도 활발하고 대북투자 물량도 확대되고 있다. 남북간의 엷은 햇살은 김대중대통령의 햇볕정책의 영향이 크다.정부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일관되게 정경분리 정책을 견지하면서 대북 화해정책을 추진한 결과 아직은 엷지만 화해와 협력의 햇살이 50년 언땅을 녹이게되었다. 차제에 미국의대북경제제재 완화,미·일의 대북수교 등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불러올 서방의 가시적 조처가 나타난다면 한반도의 냉전기류는 크게 바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총성없는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과거처럼 폭력혁명이 아닌변화와 개혁의 혁명이다.5대 재벌이 빅딜과 구조조정을 통해 사실상 재벌해체의 과정에 있으며 정부의 4대 개혁과 공직부패 척결이 진행되고 있다.문제는 정치권이다.낡은 행태와 구습을 반복하면서 고비용 저효율의 틀을 벗지못한 정치권이 지역단위 정당체제, 소영웅주의적 의정활동,총독부형 지방행정구조를 고치지 못하면 국난극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분열적 선거제도와 국회·정당구조를 국민통합형으로 바꾸고무능력자와 부패정치인을 퇴출시켜야 한다.21세기 한국을 20세기적 정치틀에서 19세기형 정치인들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치권이 개혁을 단행하여 정치발전과 경제회생에 앞장서야 한다.정치개혁이 없는 국정개혁은 미봉책일 뿐이다.인류역사상 가장 극심한 변화가 예상되는 21세기를 한해 앞두고올해를 민족사적인 낡은 질서의 청산과 새 세기를향한 새 설계의 준비기간으로 활용해야한다.정치개혁이 선결과제다. [김삼웅 본사주필]
  • 방송 “99년은 공영성 강화의 해”

    ◎지상파 TV3사 선정·상업적 편성 자제키로/시청률보다 좋은프로로 승부 새해에는 텔레비전 방송프로그램이 정말 달라질 모양이다. 최근 방송 3사는 공영성 강화와 함께 건전한 방향의 프로그램 편성을 연이어 선언했다. ‘국민의 방송’을 표방하는 KBS가 가장 먼저 공영성 강화를 내세웠다. MBC는 ‘프로그램 구조조정의 해’를 선언,프로그램의 대폭 개편의지를 표명했다. 실제로 시청자단체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지켰던 ‘경찰청사람들’과 ‘다큐멘터리­이야기 속으로’를 폐지하기로 했다. SBS 역시 ‘편성개혁’으로 방송개혁을 마무리했다. 시사고발프로를 줄이고,불륜시비를 일으킨 드라마 ‘포옹’을 조기종영하는 등 ‘방송의 공적책임’을 따르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전파매체가 갑자기 공영성 강화에 앞다퉈 나선 것은 ●방송개혁위원회의 출범,●청와대의 잇단 방송 프로그램개혁 강조발언 등과 연결돼 있다. 姜元龍 방송개혁위원장의 ‘방송 부정식품론’은 방송개혁의 수위를 가늠케했고,金大中 대통령의 선정성과 상업성에 대한 비판은 방송사들에게 공영성강화가 시대적 요청임을 일깨워준 셈이다. 이와 관련,“시청률 경쟁에서 벗어나 좋은 프로그램으로 승부하겠다”고 이연헌 MBC제작본부장과 안국정 SBS제작본부장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의 개혁이 지속적으로 추진될지는 앞으로 더 두고봐야할 것같다. 지금까지 방송사들은 걸핏하면 건전한 방송과 방송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러나 대부분 공염불에 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례로 올해초 IMF체제를 맞아 ‘자제’를 맹세했으나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온게 방송사들이다. 선정성과 상업성 비난이 올해 더 극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방송이 이렇게 ‘공영성 시늉’을 일삼는 거짓말장이가 된 것은 물론 방송만의 책임은 아니다. 건전한 방송은 바로 재미없는 방송으로 인식되고 시청률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는 시청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시청률 경쟁은 곧 광고수익으로 이어지고,다시 방송사의 경영과 직결되는 게 현실이다. 방송사들이 과연 이같은 ‘태생적 한계’를 돌파하고 ‘공영성확보와 개혁’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 진료체계 환자 중심으로 대수술/여권 ‘보건의료 개혁안’내용­의미

    ◎1,2,3차기관 영역 철저 분할 대학병원 환자집중 막아/병원 외래조제실 폐쇄 등 의약분업 투약전문성 확보 여권이 23일 발표한 ‘보건의료 개혁방안’은 보건의료분야의 ‘혁신적 구조조정’을 겨냥한 것으로 볼수있다.고질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으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최적의 비용으로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개혁방향은 크게 ●보건의료의 질서있는 경쟁 ●보건의료에서의 민주적 절차와 참여 ●작고 강한 보건복지부 실현 등에 맞췄다.국민과 의료인의 신뢰관계를 복원하고 의사와 약사의 직종간 갈등 해소도 꾀할 방침이다. 개혁정책의 핵심은 수가차등제의 도입이다.국민회의 金元吉 정책위의장은 “가장 경쟁력있는 대학병원 등 3차기관에 모든 종류의 환자가 집중되고 있어 고급자원이 낭비되고 국민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선책으로는 1,2,3차로 나눠진 보건의료기관의 영역을 철저하게 분할하는 ‘효율 극대화 방안’을 마련했다.해당기관에서 적합한 진료를 할 경우 ‘이익이 남는 수가’를,적합하지 않을 경우 ‘손해보는 수가’를 적용하는 인센티브제를 도입한다.1,2차 의료기관은 경영부담이 줄어들고 3차기관은 난도가 높은 고비용 환자를 전담,양질의 의료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현재의 진료체제가 환자진료의 책임성과 지속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보고 자발적 차원에서 ‘단골의사 제도’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의·약분업’도 개혁의 핵심 사안이다.모든 의료기관의 외래조제실을 폐쇄하되 3차병원의 경우 3∼5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고 조제와 투약의 전문성을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의료보험 재정에서 보험약가를 대폭인하하고 그 절감분으로 기술료(의사의 처방표 및 약사의 조세료)를 인상해 의료보험의 추가 재정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방문 보건사업의 활성화도 예상된다.보건소를 중심으로 민간부문과의 연계를 강화해 보건·의료·복지서비스를 통합 운영할 방침이며 특히 노인이나 장애인 등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서비스 사업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작고 강한 보건복지부를 겨냥,행정부에 종합적인 조정역을 맡기되 광역·기초자치단체의 보건의료 기획,집행,평가 능력을 배양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대학병원 등 대형진료기관을 선호하는 국민들의 의식구조와 ‘돈벌이’에 급급한 병원운영 실태가 근본적으로 고쳐지지 않는 한 의료 개혁 역시 ‘공염불’에 그칠 공산도 적지않다는 지적이다.
  • 공직개혁 고삐 더 죈다/金正吉 행자

    ◎“공직사회 반드시 변화 시킬것” 金正吉 행정자치부 장관은 2일 “공직사회를 반드시 개혁하라는 것이 金大中 대통령과 국민이 나에게 부여한 책무”라면서 공직개혁을 더욱 강도높게 추진할 방침임을 분명히했다. 金장관은 이날 공직사회의 그릇된 관행을 지적한 자신의 저서 ‘공무원은 상전이 아니다’를 놓고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 비난여론이 일고 있는 데 대한 입장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金장관은 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월례조회에서 전에 없이 강한 톤으로 “책의 내용을 질타하기 전에 정부수립 50년 사상 처음으로 장관이 왜 그런 책을 쓰지 않으면 안되었던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책을 왜 지금 썼느냐는 사람도 있지만 장관을 그만두고 나면 그런 책을 쓸 이유가 없는 것”이라면서 “장관은 부하직원의 잘못을 질타하고,직원들은 부당한 요구를 하는 장관을 바로잡을 때 개혁이 공염불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金장관은 특히 “직원들이 지난달 벼베기 행사를 하면서 이 책을 화제에 올리며 ‘역대최고의 저질 장관’이라며 성토한 것을 알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한 뒤 “공직사회를 변화시키지 못하면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개혁에 임하는 비장한 각오를 피력했다.
  • 교육계의 개혁 반발(사설)

    교육개혁 정책에 대한 교육계의 집단반발은 충격적이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9일 서울에서 전국교육자대표자대회를 갖고 교육개혁 정책이 “교사들을 경시하고 있으며 비현실적인 졸속 정책”이라고 교육부를 집중 성토했다. 전국 초·중·고 교사 2,000여명이 참석한 이날 대회에서는 ▲교원 정년단축 ▲시·도 지사의 교육감 임명제 ▲교원노조 법제화 추진등을 반대하는 결의문이 채택됐다.교총은 이날부터 40만 교원을 상대로 교육개혁 정책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 갔으며 30일 일부 신문에 ‘졸속 교육정책 시정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다. 교총이 정부의 교육정책에 이처럼 강경하게 정면대결 자세로 나오기는 처음이다.교원노조의 법제화에 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측면이 보인다는 분석도 있지만 어찌됐건 주목되는 현상이다.교사가 흔들리면 교육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교사의 참여 없이 교육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지난 문민정부의 교육개혁이 실패한 것도 교사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한탓이었다. 따라서 당국은 교육계의 집단반발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적극 대처해야할 것이다.교육개혁의 필요성과 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각론에 있어서 부작용을 초래하고 오해를 빚는 점이 있다면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특히 교사들이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그 대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자조감을 씻어주어야 할것이다.서울지역 사범대학 학생 대표자 협의회는 30일 수습교사제 철회를 주장하는 ‘예비교사 결의대회’를 가졌고 교원노조도 지난 9월부터 ‘교육개혁과 올바른 교원정책 수립을 위한 전국 10만 교사 서명운동’을 펴고 있어 교육개혁에 대한 반발은 전 교육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그러나 교육계도 개혁에 대한 반발이 기득권을 지키기위한 집단이기주의로 비칠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이날 대회에서 김민하 교총회장도 말했듯이 “교직사회가 가장 정체와 안일에 빠져있다”는 사회와 국민의 따가운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교총과 전교조 모두 교원 정년단축에 반대하고 있지만 사회 전반의 구조조정 바람속에서 65세 정년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다.교직의 안정도 중요하지만 격변의 시대상황 속에서 모든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만큼 교육계도 고통분담을 피할 수 없다.교육개혁의 성공이 제2건국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 美 “금리 당분간 안내린다”/FRB 의장 밝혀

    ◎하반기·내년 경제전망 회의적 미국이 끝내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같다. 금리인하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자는 선진국들의 다짐은 미국의 돌출행동으로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다. 더욱이 미국의 하반기 경제전망은 ‘회의적’이어서 세계 경제가 장기불황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됐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16일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선진국간에 금리인하를 위한 공조노력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미국은 서방선진 10개국(G10) 중앙은행장과 긴밀한 접촉을 갖고 있다”고 애써 강조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은 미국이 당분간 금리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세계 경제위기 해소의 책임을 다른 선진국과 분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의 단기금리는 5.5%로 독일 등 유럽 11개국 평균(3.80%)이나 일본(0.25%)보다 월등히 높다. 한편 중앙은행인 FRB는 제조부문의 퇴조로 올해 말 및 내년도 미국 경제 전망을 ‘회의적’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8월중 산업생산(자동차 제외)이 0.1% 증가에 그치는 등 많은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북한강 물길따라 호텔·별장 건축 러시/팔당 수질개선 공염불

    ◎가평군 96∼97년 무더기 농지전용허가/오·폐수 등 그대로 상수원 유입 불보듯/형질변경·건축허가과정 의혹 투성이 팔당호 수질 보호를 위해 특별대책 1권역으로 지정된 북한강 상류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삼회리 및 대성리 일대 북한강변이 대규모 전원주택과 호텔 신축 등 무분별한 개발 붐에 시달리고 있다. 가평군은 수질에 미치는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96년 8월∼97년 9월사이 1년여의 짧은 기간 동안 이 지역에 건축이 가능하도록 형질변경 및 농지전용 허가를 무더기로 내줘 비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부지 조성공사가 진행중인 곳은 경춘국도에서 북한강 건너편의 7만여㎡로 강 바로 옆이다.러브호텔인 파인하우스모텔이 들어서 있는 이곳에는 가일미술관,대규모 전원주택 단지인 리버사이드그린타운 등 5곳에서 부지조성 공사가 진행중이다. 또 청평대교에서 하류 쪽으로 100m쯤 떨어진 한록리조트호텔 맞은 편 외서면 대성1리에는 지하 1층,지상 4층의 청평제일관광호텔 공사가 한창이다. 이 지역의 토지 소유주 가운데 상당수는 서울등 외지인이다. 가일미술관 부지는 지난해 9월18일 근린생활시설 주택 창고 용도로 농지전용 허가를 받았으며 바로 옆의 임야는 9월26일 대지로 형질변경 허가를 받았다.그 옆의 3필지 임야와 밭은 96년 11월20일 형질변경 및 농지전용 허가를 받았다. 리버사이드그린타운 부지 가운데 밭은 지난해 4월18일 전용허가를 받았다. 곁에 있는 또다른 주택 부지는 지난 해 8월9일과 9월19일 각각 녹지 및 산림 형질 변경허가를 받았다.청평제일관광호텔 부지는 96년 12월19일 임야에서 대지로 형질이 변경됐다. 이들 지역에 형질변경 및 농지전용 허가가 난 시기는 정부가 전국 4대강 수질 개선을 위한 물관리종합대책을 발표한 96년 8월 이전으로,정부가 구체적 규제에 착수하기 앞서 개발을 서두른 인상이 짙다. 가평군은 준농림지역(경지지역 중 농업진흥지역이 아닌 지역,산림보전지역중 보전임지가 아닌 지역,개발촉진지역 중 개간지역) 안에서는 음식점과 숙박시설이 아닌 일반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국토이용관리법의 규정을 근거로 삼회리 일대에 주택부지조성 허가를 내주었다. 또 청평제일관광호텔은 준공시기가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청평하수종말처리장 준공 뒤로 잡혀 호텔에서 나오는 하수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하면 된다는 이유로 건축을 허가했다. 하지만 이들 건물에서 나온 오수는 북한강으로 흘려보내도록 설계돼 있어 수질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리버사이드그린타운에는 120∼300평짜리 전원주택 49가구와 음식점 등 근린생활시설이 건립될 예정이고 청평제일관광호텔은 객실만 50개가 넘는다.따라서 가평군이 수질 오염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관대하게 허가를 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실제로 리버사이드그린타운 분양을 맡고 있는 N모씨는 “지난해 (형질변경 및 건축 허가를 받으면서 가평군청 등에) 로비를 다 해놓은 상태로 앞으로 건축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해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했다.
  • ‘망국병 치유’ 고단위 처방/교육부 과외대책

    ◎당국 실천의지·학부모 의식전환이 관건/대입선발 ‘성적보다 인성’제도 뒷받침을 31일 교육부가 발표한 ‘불법 고액과외 대책’은 우리 사회의 망국병인 과외를 뿌리뽑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혀진다.내용을 살펴보더라도 교육당국이 취할 수 있는 고감도 조치들이 망라돼 있다.서울대 총장의 딸까지 고액과외를 한 사실이 대책 마련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교육부의 과외근절책은 크게 ‘이번 사건에 대한 조치’와 장·단기대책등 3가지로 나눠진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선 과외를 하거나 알선한 교사들에게 파면 또는 해임등의 중징계조치를 내리고 이들의 명단도 공개키로 했다.관련 학교 교장·교감 엄중문책,서울시교육청과 지역교육청 학원담당 공무원의 대폭 교체 및 문책,과외학생을 학칙에 따라 처벌,정도가 지나친 학부모 명단의 공개 등의 내용도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과외교사의 명단 공개와 학생 처벌이다.명단 공개는 해당 교사들에게 ‘사회적 매장’과 다름 없는 조치다.과외 학생 처벌도 지금까지 한번도 실천된적이 없다.따라서 발표대로 해당학생들이 특별교육이나 사회봉사활동 등의 처벌을 받을지 여부가 주목의 대상이다. 이는 교육당국의 실천의지와도 직결된다. 국민정서를 감안한 학부모 명단 공개도 실제 진행과정에서 적지 않은 파열음을 낼 가능성이 있다.자녀를 과외시켰다고 해서 범법행위는 아니기 때문이다.지도층 인사들만 빠지는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도 그런 기류를 감지한 결과다. 장기대책은 역시 대입 무시험제의 확대실시다.성적보다는 인성·특기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면 자연히 과외욕구가 사라질 것으로 교육부는 기대한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같은 대책이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특히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학부모들의 비뚤어진 ‘일류병’이 없어지지 않고서는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 콩죽은 저들이 먹고(金三雄 칼럼)

    선조가 임진왜란으로 의주에서 피난생활을 할때 애타는 심정으로 쓴 한시 한 편이 전한다. 나라 일이 어지러운 때에 누가 옛날 당나라 李光弼 郭子儀 같은 충성을 다하겠느냐? 서울을 버리고 쫓겨는 왔으나 그래도 그것은 나라를 도로 찾자는 큰 뜻을 품고 한 것이니, 나라 회복은 오직 여러 사람을 기다릴 뿐이다. 관산에 달을 봐도 통곡이 나오고 압록강 건너오는 바람 쐬도 맘이 상할 뿐이로다. 여러 대신들아, 이 부끄러움이 쓰라림을 당하게 된 것은 다들 나라 생각않고 당파 싸움만 했기 때문인데, 이런 일 당하고도 또 동인이요 서인이요 하겠는가?(함석헌 선생 번역) 선조는 국난극복을 외면한채 파쟁만 일삼는 중신들을 지켜보면서 이같이 탄식했다. 7년만에 왜란은 종결되었지만, 국난을 겪고도 종결되지 않는 붕당싸움은 제2차 환난인 정묘·병자호란으로 이어지고 삼전도 항복을 불러왔다. 이후 조선은 청나라 속국이 되어 일본식민지가 될때까지 260여년 동안 그들의 종살이를 했다. 부끄러운 역사를 꺼낸것은 국난을 당해 백성과 수도를 버리고 피난지에 가서도 동인 서인하며 싸움질한 꼴이 제2국난을 맞은 오늘의 시대상과 하도 비슷해서이다. 실업자가 200만에 육박하고, 수재로 수백명이 죽거나 재산을 잃고,‘10월대란’이 우려될만큼 수출환경이 한계수위에 이르고, ‘러시아발(發) 세계공황’의 가설이 현실로 다가오고, 국제금융시장의 대혼란으로 제2환란이 우려 되는데도 국난관련자들은 도무지 속죄의식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부패타락 지도층 퇴출 실업으로 이혼율이 급증하면서 파산가정이 늘고, 중산층의 붕괴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IMF고금리 체제의 영향으로 1년 동안 최상위 10%계층을 제외한 나머지 90%는 일제히 소득이 감소되고, 이로 인해 가장 못사는 하위 10% 계층은 가장 잘사는 상위 10%계층보다 20%나 소득이 줄어들고, 이들 계층간 소득격차는 9.8배로 늘고있다. 심각한 계층분화 현상을 기득권층은 외면하면서 ‘이대로’를 즐긴다. 부패타락 지도층 퇴출정치가 더이상 정경유착의 온상이 되거나 타락기업인,부도덕한 지도층이 국민화합의 명분으로 보호돼서는 안된다.국난을 가져온 ‘金泳三 정부의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사과와 반성은 커녕 정부의 사정을 ‘우파에 대한 탄압’이라 억지쓰고, 개혁에 사사건건 발목잡고, 당권쟁탈에나 몰두하는 한심스런 행태를 새체제 출범을 계기로 청산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심스럽기는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여야 정권교체인데 시대적 사명을 읽지 못하고, 일부 의원은 ‘지방토호’가 되거나 부패연루, 무사안일에 빠져 개혁법안도 정치력도 발휘하지 못한 ‘빈수레’정치를 지양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통령의 결단 필요 金大中 대통령은 10월의 정치개혁을 예고했다. 이번 기회를 잃으면 정치개혁은 물건너간다. 부패와 비능률, 개혁의 걸림돌이 되는 정치를 그대로 둔 개혁은 공염불이다. 활기에 넘쳐야 할 정권초기 단계가 무기력하게 움츠러들고 좌고우면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기를 놓치지 말고, 여야를 가리지 말고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 정쟁과 비능률의 국회를 국민통합과 효율의 국회로, 기회주의와 부도덕한 사회지도층을개혁과 참신한 인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실의와 분노에 찬 국민을 달래고 IMF체제를 벗어나 제2건국을 이룰 수 있다. 콩죽은 저들이 먹고 배탈은 국민이 앓는 억울하고 분통나는 일이 더이상 없도록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국난의 원인이 올해까지는 구정권에 귀책되지만 내년부터는 새정부의 몫이 된다. 개혁을 머뭇거릴 시간이 별로 없다. 정쟁을 개탄하는 위정자의 시는 선조의 한번으로 족하다.
  • 성역 남긴 팔당호 단속/李鍾洛 사회팀 기자(오늘의 눈)

    수사나 단속을 할 때면 정부당국자의 입에서 으레 나오는 말이다. 지위에 관계 없이 차별없는 수사나 단속을 하겠다는 공언이었다. 그러나 공염불(空念佛)로 끝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전국 4대강 유역 불법건축물 철거와 오·폐수시설 단속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정부의 27일 단속은 팔당호 상수원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확고해 보이긴 했다. 그래서 굴착기로 불법 건축물을 부수는 강력한 대응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단속은 일부 ‘생계형’ 업소에만 ‘칼질’을 함으로써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리와 금남리에서 있었던 불법증축물 철거 현장에서도 주민들의 볼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팔당호 주변 주민들의 불만은 이번 단속이 ‘큰 물고기’는 내버려두고 ‘피라미’ 몇마리만 두들겨 잡는 전시행정이라는 것이었다. 한강을 따라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별장들은 또 ‘면죄부’를 받느냐는 주장이었다. 현재 남양주시에 있는 별장은 총 113채. 이중 올들어 불법 증건축이나 용도 변경 등의 사유로 1채가 형사고발,3채가 행정처분을 받았을 뿐이다. 별장 소유주들의 면모를 보면 H그룹 J씨,L그룹 회장 여동생 S씨,E회사 H씨,D회사 회장 아들 Y씨 등 부유층들이다. 건전한 기풍조성에 앞장서야 할 지도층들이기도 하다. 당국은 형평성 측면에서라도 부유층들의 별장 등도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단속의 ‘성역’을 깨뜨려야 한다. 단속의 강도도 높여야 할 것으로 본다. 벌금을 부과하는 가벼운 처벌에 그칠 것이 아니라 불법 건물은 헐어내는 강도 높은 대응이 필요하다. 이들이 번번이 단속을 피해나가는 것을 보면 관계 공무원들과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을 떨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공무원들의 묵인 여부도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가진 자들의 편에서 행정을 펼 경우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의지는 이번에도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수밖에 없다.
  • 납득못할 국방부 슬림화/朱炳喆 사회팀 기자(오늘의 눈)

    국방부가 최근 군 개혁의 일환으로 국방부·합동참모본부 등의 기구 및 직제를 과감히 뜯어고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국방개혁추진위원회가 25일 출범 4개월여만에 내놓은 국방부의 직제개편에 관심이 쏠린 것은 그런 측면에서 당연했다. 국장 한자리와 과장 두자리가 줄어 들고 획득본부장(차관급)과 국방정책실장(1급)이 신설된다는 게 직제개편의 주된 골자였다. 그러나 신설된 자리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군의 슬림화’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수가 없다. 옥상옥(屋上屋)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발상부터가 그렇다. 국방부는 획득본부장이 각군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각군 총장보다 직급이 높은 차관급이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상대방을 설득하기 보다는 안되면 직급으로 누르겠다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에 지나지 않는다. 억지논리로 밖에 볼 수 없는 점은 또 있다. 국방부는 타 중앙행정기관과의 조직체계를 비교했다. 연간 국방 예산이 13조9,590억원(20·3%)으로 타 부처에 비해 가장 많고 관리인력도 무려 80만명(사병 포함)이나 된다고 했다. 예산과 관리인력이 많으니 차관이 한명 더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국방정책실장 자리 신설도 설득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현 정부가 출범하기 전 대통령인수위원회에서 인력·정책차관보 등 두자리였던 것을 한자리로 줄이라고 하자 정책차관보 자리를 정책보좌관으로 바꾸었다. ‘눈가리고 아웅하기’식이었다. 그러다 이번에 슬그머니 국방정책실장으로 둔갑시켰다. 물론 직제개편이 ‘축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더 늘릴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하부기구는 줄이면서 상부기구는 늘려야 한다는 ‘슬림화 논리’는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렵다. 군 개혁은 기존의 낡은 사고의 틀로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군이 진정 깨달을 때 ‘국민의 국방’으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 기업 자율빅딜 정부서 측면지원/정부­재계 합의내용과 전망

    ◎“빅딜 미온적” 정부 불만에 재계 “조속 추진”/정유 등 과잉투자분야가 주요 대상으로/자산­부채처리·종업원 승계 등 문제 산적 빅딜(사업 맞교환)에 한층 속도가 붙게 됐다.정부의 금융·세제지원에 힘입어 5대 그룹의 빅딜이 연내 구체화될 것 같다. 휴일인 26일 李揆成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경제장관과 金宇中 대우회장 등 5대 그룹총수,학계인사 등 19명이 자정가까이 7시간30분동안이나 머리를 맞댄 ‘사연’도 사실은 빅딜에 있었다. 한 참석자는 “수출증대나 정리해고 문제도 현안이었지만 간담회 주메뉴는 빅딜이었다”고 전했다.전경련 회장단이 아닌,5대 그룹총수가 참석한 점에서도 이 대목을 엿볼 수 있다. 형식은 지난 4일 金大中 대통령과 전경련 회장단의 회동때 합의했던 ‘정·재계 대화채널’의 첫 모임이었지만 중립적인 학계 인사까지 대거 참석시킨 ‘비밀회동’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회의의 비중이 그만큼 막중했음을 뜻한다.정부나 재계가 기업구조개혁 없이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지만 빅딜 등개별 정책에 이견이 적지 않아 서울대 趙東成 교수 등 중립적 인사를 참석시켜 정책방향을 유도했던 것이다. 정부는 재계가 빅딜에 미온적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물론 재계는 빅딜이 여의치 않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하고 부채탕감과 빅딜시 부채비율 적용유예,양도세 등 세제감면을 요청했다.참석교수들도 빅딜의 필요성을 거들었다.결론은 ▲재계가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 그룹을 중심으로 상생(相生·WIN WIN)전략에 따라 빅딜을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정부가 이를 적극 돕는 것으로 지어졌다. 속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지만 ‘조속히’로 정리됐다.따라서 전경련이 용역을 주어 마련중인 빅딜 초안이 나오는 대로 金宇中 회장대행이 정부쪽과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빅딜 대상은 과잉·중복투자부문.康奉均 경제수석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과잉투자와 적자누적에 시달리는 분야가 대상”이라고 했고,孫炳斗 부회장은 “추진과정에서 대상사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표현은 달랐지만 대상은 자동차 전자 유화 반도체 정유 정보통신 등이 될전망이다. 형식은 당사자간 협상이 중시되며,전경련 중재를 통한 길도 열려 있다.孫부회장은 빅딜을 결혼에 비유,“서로 좋아해야 이뤄지며 형식은 연애결혼이 될 수도,중매결혼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주목되는 것은 그동안 언급됐던 은행중재 형식의 빅딜이 후퇴했다는 점이다.재계 자율이 존중됨을 뜻한다. 한편으론 정부가 재계로부터 빅딜추진 약속을 끌어낸 만큼 금융감독위의 퇴출기업 선정이나 공정거래위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라는 양면전략을 통해 5대 그룹을 빅딜의 테이블로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그러나 자산이나 부채처리와 종업원 승계문제 등 걸림돌이 해소되지 않고 금융·세제혜택 등의 정책지원이 따르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 韓·中 환경협력 ‘공염불’

    ◎황사방지·대기오염 감시 별진전없어/中에 설득당한듯 환경부 대응 미지근 황사(黃砂) 방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중 환경협력이 겉돌고 있다.한국과 중국은 지난 9일과 10일 서울에서 제5차 환경협력 공동위를 개최했으나 중국측의 무성의와 우리측의 지나치게 유연한 태도 때문에 ‘인식을 같이 한다’ ‘함께 노력한다’는 추상적 합의에 그쳤다. 회의에서 우리측은 매년 우리나라에 피해를 입히는 황사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그러나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 관계자는 “황사는 자연현상”이라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또 “고비사막에 인접한 몽골 우즈벡과 변경협의회를 열어 황사를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최근 이들 국가의 형편이 어려워 회의조차 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책임을 몽골 우즈벡에 떠넘겼다. 중국측의 이같은 설명에 대해 우리측도 별다른 주장을 펴지 못했다.회의에 참석했던 환경부 관계자는 “황사를 전적으로 중국의 책임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면서 황사가 자연현상이므로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중국측 논리에 설득당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중국도 기본적으로는 한국과 중국 두 나라 국민이 황사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이 관계자는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의 총국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되기는 했지만 직원 30%를 줄이는 구조조정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 합의가 이루어질 상황이 아니었다”라고 회의가 겉돈 이유를 중국측 내부 사정으로 돌렸다.또 황사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학자들에 따르면 황사는 먼지로 인한 시정(視程) 장애,금속기계류의 마모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아직 중금속 오염 여부는 밝혀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황사 중의 중금속도 토양에서 비롯된 것일 뿐 대기 중의 오염물질을 흡수 또는 침착하지는 않는다”고 중국측을 두둔하는 듯한 말을 늘어놓았다.
  • 오늘의 러시아

    ‘조금은 힘이 없어 보이는 듯한 흰색의 북극 곰.보드카 술병을 옆에 끼고 있는 옐친 대통령과 ECONONY(경제)가 씌어진 블록으로 놀이를 하고 있는 아기옷의 키리옌코 총리’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풍자 만화를 통해 묘사한 러시아의 현주소다. 탈냉전과 더불어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탄생한 러시아는 지금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엄청난 곤경에 처해 있다. 거덜나다시피한 최악의 경제 상황이 이를 말해준다. 러시아는 지난 13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2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야만 했다. 한때 미국과 함께 양극체제의 한축이었던 러시아의 체면이 여지없이 구겨진 셈이다. ‘IMF 신탁통치’에 들어간 러시아 경제와 이로 인해 추락한 러시아의 국제 위상을 짚어본다. ◎경제 현주소/6년 개혁 공염불 ‘북극곰’/이젠 IMF 구제로 지탱/아시아 금융위기 여파 외국자본 ‘썰물’/루블화 폭락… 보유달러만 25% 소진 ‘겨우 급한 불은 껐다’.러시아와 국제통화기금(IMF)이 13일 22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 지원 협정을 체결한직후 국제금융 전문가들의 반응이었다. 시장경제로의 전환 이후 6년동안 쌓아온 개혁 성과가 물거품이 되기 직전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IMF와 합의 직후 러시아 RTS주가는 전날보다 7.18% 치솟아 그같은 기대 심리를 반영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아시아권에 경제위기가 몰아친 이후 줄곧 금융·외환불안에 시달려 왔다.아시아에서 발을 뺀 국제 금융자본이 러시아에서도 속속 이탈하기 시작한 탓이다. 금제금융계의 ‘큰손’들이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러시아 경제를 들쑤셔 놓은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 수출품인 가스와 석유가격마저 급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말 200억달러였던 외환보유고는 최근 150억달러선까지 떨어졌다. IMF지원금 타결전까지 러시아 주가는 연초보다 60%나 곤두박질쳤다. 올해초 달러당 5.998루블이던 환율은 6.212까지 주저앉았다. 정부는 빠져나가는 외국투자자를 붙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21%선이던 단기금리를 150%로 올리는 극약처방을 썼다. 대외부채는 1,450억달러,상환해야할 국채 이자만도 2001년 총예산의 12.3%인 585억루블(97억5,000만달러)이다. 실업문제는 특히 심각하다. 전문가들이 쿠데타로 이어질 만한 위험수위라고 할 정도다. 지난해 말 정부 공식 실업률은 9.3%,실업자 수는 약 650만명이다. 그러나 통계상으로 취업자이나 일거리가 없는 사실상 실업자는 2,000만명에 이른다. 러시아 정부는 IMF의 구제금융을 얻어내기 위해 최근 국세청장을 경질하면서 징세 강화를 천명했다. 특히 65억달러의 정부지출 삭감방침을 발표하는 등 긴급 위기 대응책을 내놨다. 그러나 이 정도로 러시아 경제를 수렁에서 건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실·권력에 좌우되는 낙후된 금융제도의 대수술과 단기적으로 실업난을 악화시킬 수도 있는 구조조정 등을 잘 해낼수 있느냐가 경제회생의 관건이다. ◎바뀐 사회상/월수입 큰 격차… 갈등 커져/모스크바 한끼밥값 월평균 수입 맞먹는 식당 즐비/유색인종에 집단 테러 등 혼란… 공산당 지지 늘어/임금체불 공무원도 파업… 뇌물로 연 수백억불 낭비 남자 58세,여자 71세.러시아인의 최근 5년간 평균 수명이다.종전의 64세,74세에서 뚝 떨어진 이 수치야말로 암울한 러시아 사회의 오늘을 고스란히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미국과 겨루던 초강대국이 부도위기 직전의 나라로 가라앉으면서 러시아인들은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시장경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데 따른 좌절감,높은 범죄율,공공보건 시스템 약화로 인한 열악한 영양상태 등이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더욱이 시장경제의 성과가 일부 신흥재벌과 노멘클라투라로 불리는 옛 소련시절 관료층으로 흘러들어가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만만찮다.모스크바인의 한달 수입은 250달러선.한끼 200달러가 넘는 레스토랑들이 거리에 즐비한 현실이고 보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기에 충분하다. 최근 ‘신(新)나치주의자’들의 유색인종에 대한 적대행위도 꺾인 자존심에서 나온 반발이란 분석이다.지난 4월20일 히틀러 생일땐 이들이 ‘유색인종 살인주간’을 설정,흑인·아시아인들에게 집단테러를 가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최근 러시아 사회를 ‘혼돈 그 자체’로 표현한다.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사회주의체제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실제로 구공산당 지지자들도 늘고 있다.정부의 국영기업체 직원이나 공무원에 대한 임금지불이 가장 큰 문제다.시베리아 횡단열차 선로를 점거한 국영 철도 노동자들의 시위도 일상화됐다.국경수비대가 나라의 파수꾼이기를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사회주의 시절 뿌리내린 뇌물관행도 여전하다.옐친 대통령의 수석 정책보좌관을 지낸 게오르기 사토로프씨는 각종 부패로 한해 수백억달러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적 위상/옛 초강국 위력 핵에만 잔영/G8회원·내년 WTO 가입… 나토의 코소보개입 반대/경제난으로 옛 영화 재현은 꿈… 21세기 미·중에 뒤질듯 국제사회의 초 강대국으로 군림했던 소련의 그림자가 러시아에 얼마나 남아 있을까. 엄청난 국토와 자원,그리고 소비에트연방의 유산이었던 막강한 군사력으로 2차대전 이후 냉전시대에 획득한 국제적 위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후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7년 동안 악착같은 ‘실리외교’를 펼쳐왔다. 좀처럼 성장·안정기미를보이지 않는 경제를 위해 서방과 IMF등 국제 기구들의 자금지원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과거 사회주의의 맹주로서 펼쳐 왔던 힘의 외교는 사라졌다. 단지 핵무기 등 아직도 사뭇 위협적인 군사력으로 강대국의 지위를 그럭저럭 꾸려가고 있을 뿐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5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기본협정서에 서명,나토의 동진을 용인했다. 대신 서방선진 7개국그룹(G7)에 가입을 요구,지난 5월 G8의 이름으로 영국 버밍엄에서 서방선진국들과 형식상으론 어깨를 나란히 했다.내년엔 세계무역기구(WTO)에까지도 가입을 보장받아 놨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이라크 사태에서 프랑스와 함께 미국의 강경제재안에 반대하며 중재에 나섰다.지난달에는 나토의 코소보 무력개입을 경고하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를 만회하기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 위상이 이미 추락한 러시아가 옛 영화를 되찾기란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올초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30년경엔 미국과 중국이 세계 2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러시아는 외교력의 기준이 되는 정부의 효율성과 외교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도,군사력 유지에 필요한 경제력에서 낙제점을 얻었다. 더욱이 미국이 대주주인 IMF 관리체제안에 편입됨으로써 세계 지도국으로 다시 비상하려는 러시아는 한쪽 날개가 꺾인 형국이 됐다. ◎유력 지도자/키리옌코­35살 총리… 기업체 사장 역임한 청년 개혁파/넴초프­유력한 차기 대선후보… 탈세 근절 강력 추진/추바이스­철저한 시장경제론자… IMF지원 이끌어내/주가노프­공산당 당수… 최근 설문 차기 대통령감 1위에 러시아를 이끄는 인물들은 옐친 대통령을 제외하곤 하나같이 젊다.대부분이 30∼40대.지방에서 교수·연구원 생활을 하다 지방정부 및 체르노미르딘 내각에서 시장경제 개혁에 참여해 성과를 본 실전 경험파들이 주류다.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35살.지난 3월 경질된 아나톨리 추바이스 뒤를 이어 총리로 입각했다.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는 보리스 넴초프 부총리와 함께 확실한 청년개혁파로 분류된다.노르시석유회사 사장(96년)과 에너지장관(97)을 거쳤다. ▲보리스 넴초프 부총리=39살.청년 개혁파의 대부.강력한 차기 대선 후보다.고리키 국립대 출신.97년 러시아 제1부총리와 연료에너지 장관을 지냈다.최대 천연가스회사 가즈프롬과 4개 석유업체 등의 탈세근절을 선언하면서 전면개혁에 나섰다. ▲아나톨리 추바이스=43살.낮은 인기 탓에 키리옌코에 자리를 물려준지 석달 만에 부총리급의 국제금융담당 특사로 재임용돼 이번 IMF협상을 타결시킨 ‘돌아온 장고’.해박한 시장경제 이론과 유창한 영어실력,철저한 개혁주의자로 서방에서 인기가 높다.‘시장개혁의 아버지’‘러시아를 서방에 팔아먹는 매국노’등 평가가 엇갈린다. ▲보리스 베레조프스키=52살.러시아 최대 재벌.자금력과 언론 동원력으로 크렘린궁 막후 실력자로 불린다.안보회의 부서기 출신.옐친의 둘째 딸 타티야나의 재정후원자이다.지난 4월 독립국가연합 사무총장으로 임명되면서 정치 전면에 나섰다. 옐친 품안의 이들 외에 그의 잠재적 경쟁자들도 부상중이다.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로 2000년 대선의 강력한 후보인 알렉산드르 레베드 전 안보회의서기,경제난이 악화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감 1위로 거론되는 게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와 유리 루츠코프 모스크바 시장 등이 그들이다.
  • 헌법정신과 국회상(金三雄 칼럼)

    절대군주제와 식민통치를 거쳐 우리 손으로 헌법을 만들고 헌정을 시작한지 50년이 되었다.봉건적 신민사회에서 신분과 권리가 바뀌고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근대적 시민국가로 발돋움한지 반세기가 된 것이다. 헌정 반세기의 역사는 그러나 독재와 반독재 투쟁의 피어린 역정이기도 했다.그 역정의 작용과 반작용의 역학이 50년만의 여야 정권교체로 새 정부가 들어서고서도 국회가 파행을 면치 못하는 후유증으로 남는다. 우리 헌법은 당초 내각제 시안이 이승만의 권력욕으로 대통령제로 바뀐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독재자들의 장식물이 되어 9차례나 뜯기고 찢기는 누더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헌법이란 용어는 중국의 고전에서 유래한다. 중국 고전〈국어(國語)〉의 「진어(晋語)」편에는 ‘상선벌간 국지헌법야(賞善罰姦 國之憲法也)’라 하여 “선을 상 주고 간을 벌하는 것이 나라의 헌법이다”라는 말이 처음으로 쓰여졌다.또 에는 ‘능출호령명헌법의(能出號令明憲法矣)’즉 “능히 호령을 내려 헌법을 밝힌다”는 구절이 있다.그리고 에는 ‘헌자법야(憲者法也)’라 하여 “헌은 법이다”는 말이 있다. 이들 고전에 나타난 헌법이란 말을 명법(明法) 또는 엄법(嚴法)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서는 성덕태자의 〈17조 헌법〉도쿠가와 시대의 〈헌법부류(憲法部類)〉〈헌법류집(憲法類集)〉,복택유길(福澤揄吉)의 〈율례(律例)〉,가등홍지(加藤弘之)의 〈국헌(國憲)〉,이등박문의 〈명치헌법〉등으로 나타난다. ○부끄러운 국회 모습 우리나라의 경우 1894년 제정된 ‘홍범(洪範)14조’에서는 아직 헌법이란 용어가 쓰여지지 않았지만,1919년 상해임시정부에서 ‘임시헌정’이라 하여 헌법의 의미가 함축된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바 있다.1907년 유진오 박사의 부친 유치형이 처음으로 〈헌법〉이란 교과서를 내고, 1918년 신익희가 보성전문에서 비교헌법을 강의했다. 해방조국은 1848년 6월1일 제헌국회 본회의에서 헌법기초의원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의 선출로 헌법제정 작업이 시작돼 7월17일 마침내 헌법이 제정 공포되었다.이렇게 제정된 헌법은 독재자들에 의해 누더기가 되고 헌정은 상처투성이의 고난을 겪었다.이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50년 세월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분단과 전쟁과 혁명과 쿠데타,그리고 경제건설의 어지러운 상황이기는 했지만 우리는 많은 희생을 치르며 민주헌정을 지켜왔다.여야 정권교체도 이루었다.그럼에도 우리 정치는 여전히 한심한 수준이다.몇 달째 원 구성을 못하고 국난극복과 개혁의 앞장은 커녕 발목을 잡고있다.권력형 부정사건에는 약방의 감초격으로 국회의원이 끼어들고 지역감정 조장발언은 국회의원들의 단골 메뉴처럼 되었다. 국민통합과 화합기능은 커녕 분열과 갈등을 부채질한다.정부기관은 물론 공기업과 사기업이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고 있는 터에 유독 국회만은 이를 외면한 상태에서 정쟁으로 날을 지샌다.동해안에 무장간첩이 출몰하고 노동자들이 강경노선으로 선회하는데도 무대책일 뿐인 국회가 제헌 50주년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는단 말인가. ○구조개혁 앞장서라 지난해 외환위기와 증권시장 붕괴를 예측한 바 있는 증권전문가스티브 마빈이 “제2환란이 오고있다”고 경고하고,미국의 여론 주도층은 한국에 투자를 꺼리는 이유를 분단이나 노사불안보다 ‘여소야대 등 한국정치의 불안정성’을 첫째 요인으로 열거한다.정치인들이 각성 발분해야 할 경고의 메시지다. 정치개혁이 선행되지 않고는 어떤 개혁도 성공하기 어렵다.특히 지금처럼 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구조를 그대로 두는 국정개혁은 공염불에 불과하다.150만 실업자와 퇴출당사자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미증유의 국난기에 전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채 정당의 하위기관으로 전락하여 선거지원이나 하는 국회라면 문제는 심각하다.제헌절을 앞두고 “선을 상 주고 간을 벌하는 것이 나라의 헌법”이란 헌법의 의미를 새기면서 국회의 분발을 기대한다.
  • 李憲宰 금감위장 거취 촉각/기업·금융권 구조조정 경험부족 지적

    ◎책임론 추궁땐 ‘집행인’ 자리 버릴수도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차분한 편이다. 말 수도 적고 어눌하다. 행정관료보다는 학자풍이다. 칼자루를 쥐고 기업과 금융기관을 ‘처단’하는 집행인은 더더욱 아닌 인상이다. 그 때문인지 정치권과 증시에서는 적임자가 아니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취임 초부터 그랬다. 그러나 꼭 ‘스타일’때문은 아닌 것 같다. 최근 기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지켜보면 그런 소리가 나옴직하다. 일각에서는 섣부르게 후임자 얘기도 나온다. 퇴출은행 정리과정에서 야기된 금융혼란에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계에서는 李 위원장의 행정경험 부족을 지적한다. 미래 예측과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져 금융혼란을 결과적으로 방치했다고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예금지급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공염불이 돼 정부불신만 증폭시켰다. 대외신인도에 큰 영향을 미칠 노사정위원회 활동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 금감위의 느슨한 조직이나 금융권에 군림하려는 직원들의 구태도 문제다. 부실기업을 퇴출시킬 때도살생부(殺生簿)논쟁을 불러 증시이탈 현상을 심화시켰다. 은행권을 장악하지 못했다고 대통령으로부터 꾸중을 듣고도 은행을 혼낸 것이라고 둘러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6일 李 위원장을 불러 구조조정의 문제점을 추궁할 예정이다. 서릿발같은 의원들의 질문공세에 선비풍의 李 위원장이 의연히 버틸지 의문이다. 자리에 연연해 하지 않는 성격으로 미뤄 ‘집행인’의 자리를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공수표”/公共공사 15조원 규모 상반기 발주 계획

    ◎住公·土公 등 사업기관 “예산없다 “팔짱/件數 되레 10∼30% 줄어 정부 신뢰 먹칠/“정부 립 서비스에 당했다” 업계선 분통 정부의 공공공사 조기발주 계획이 물거품 위기에 몰렸다. 건설경기 부양과 실업난 해소를 위해 상반기 중 15조원 규모의 사회간접자본(SOC)과 공공시설을 발주할 방침이었으나 토지공사나 주택공사 등 정부 투자기관들이 예산부족을 내세워 새로운 사업의 착수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지원책을 내놓는 중앙 정부와 실제 사업을 하는 일선 기관들이 따로 놀면서 공공공사의 조기 발주가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22일 정부투자기관들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많은 건설업체가 공공공사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고,정부도 이를 감안해 조기 발주를 독려하고 있으나 현재 신규 공사는 거의 발주되고 않고 있다.따라서 업체들이 운용하고 있는 건설현장의 수는 IMF체제 이전보다 오히려 10∼30%가 줄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공사가 조기 발주되지 않은 것은 추경예산안이 다른 해보다 늦게 통과된 탓도 있지만,근본적으로는 정부의 긴축예산 편성이 정부투자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이 관계자는 “건설 공사는 될 수 있는대로 조기에 완공해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건설경기 회복을 겨냥해 공공공사 조기발주에 나서고 있으나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공공공사의 발주 부진은 건설물량 축소로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체에 타격을 주고 있다.그나마 공사를 수주한 업체들도 계약만 끝내고 일손을 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 2월 입찰한 서해안고속도로의 경우 공구별 공사 규모는 800억∼1,000억원이지만 올해 집행되는 예산은 공구별로 고작 5억원 안팎이다.따라서 건설업체들은 공기가 아닌,예산에 맞춰 공사를 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공기 지연에 따른 인건비와 뛰는 건자재 값을 메우기 위해 부실시공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하철 사업과 도로·지역개발사업 등 주요 건설사업을 잇따라 중단하거나 보류하는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대전광역시는 지난 3월 2개 공구의 도시철도건설사업을 조달청을 통해 조기 발주까지 해놓고 재원이 없다며 사업시행을 1년 이상 미뤘다.부산광역시도 지하철 2·3호선 건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경남도는 공공공사 200여건의 상반기 발주계획을 없던 일로 했다. ◎조기발주 지연 실태/住公­미분양 적체·중도금 미수 신규공사 발주 하반기로/土公­물량 작년 절반 수준으로 그나마 상반기 1건 발주/道公­올 물량 작년의 30% 안팎.예산없어 공사 자체 중단/수자원公­상반기 6천억 발주 계획.단지 분양안돼 연기 거듭 ◇주택공사=주택공사는 미분양 물량의 적체와 분양대금의 체납증가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신규 아파트공사의 발주 시기를 7월 이후나 늦게는 9월 이후로 늦췄다. 상반기 중 발주 예정이던 화성 발안지구의 2,523가구를 비롯,기흥 상갈(2,761가구) 光州 운남(1,523가구) 대구 칠곡(656가구) 부여 쌍북(474가구) 함안 도항(803가구) 강릉 교동(802가구) 등 9,900여가구의 공사 발주를 7∼9월 이후로연기했다.재개발사업인 부산 만덕지구 360가구분도 발주시기를 하반기로 늦추기로 했다. ◇수자원공사=수자원공사도 올 공사계획 물량 99건,1조283억원 가운데 60% 남짓을 상반기에 발주할 계획이었으나 단지 분양대금의 회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발주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토지공사=올해 공사발주 물량을 지난 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발주시기도 늦춰 당초 5월 초까지 17건 1,516억원어치를 발주하려 했으나 부산녹산공단 송정천 침수대책공사 1건(85억7,0000억원)을 발주하는 데 그쳤다. ◇도로공사=올해 발주물량을 지난 해 3분의 1 수준인 5개 노선(11개 공구) 1조3,000억원으로 줄여 잡았다.대구∼안동 구간과 서울 외곽순환도로,하남∼호법 확장공사도 예산 부족으로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해고속도로 내서(경남 함안군)∼냉정(경남 김해시) 확장공사는 당초 올해 1,600억원의 공사비를 투입,공정률 32.5%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었으나 확보된 예산이 700억원에 그쳐 공사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방자치단체=국고 보조금의 축소로 지역 생산기반 시설과 환경시설 확충사업을 축소 조정했다.서울시는 1·4분기 중 발주 공사가 지난해의 45%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충남도는 정부 보조금 삭감으로 당초 2,158억원으로 잡았던 개발투자 사업비 규모가 1,882억원으로 줄자 도로와 생산 기반시설 등의 지역개발사업 규모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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