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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리뷰] 세계 최장 공연 연극 ‘쥐덫’

    [공연리뷰] 세계 최장 공연 연극 ‘쥐덫’

    한겨울 여인숙에 차례로 찾아온 5명의 투숙객. 그날 밤 내린 폭설로 고립된 여인숙에 다시 형사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근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의 범인이 투숙객 가운데 있다는 소리에 한바탕 긴장감이 몰아닥친다. 세 마리 생쥐 노래에 얽힌 극적 결말이 드러나고, 공연 후 커튼콜에 나선 배우는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고, 절대 (결말을) 말씀하시면 안 된다.”는 부탁을 늘어놓는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애거사 크리스티 원작의 연극 ‘쥐덫’은 영국 런던과 서울에서 동시에 막을 올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린 작가는 1947년 팔순을 앞둔 메리 왕비의 요청으로 라디오 드라마용 시나리오인 ‘세 마리 눈먼 생쥐’를 희곡으로 각색했다. ‘쥐덫’이란 이름으로 개작된 작품은 1952년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연돼 왔다. 지난달 2일부터 서울 동숭동 대학로의 SH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작품은 초반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영상물로 막을 올린다. 밤길을 홀로 걷던 중년 여성을 해치는 잔혹한 장면은 그림자로 묘사된다. 이어진 무대는 여인숙 몽크스웰의 응접실. 이곳에서 배우들은 두 시간 안팎의 치열한 심리전을 펼친다. 신혼부부 몰리와 가일즈가 친척에게 물려받은 여인숙은 말 그대로 모든 서사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폭설에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이 여인숙을 찾으며 이야기는 속도감을 탄다. SH컴퍼니는 프리뷰 기간에 6000원이라는 파격가를 제시하며 흥행몰이에도 성공했다. 소극장 공연임에도 내로라하는 대극장 공연 사이에서 흥행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서울예술대 연기과 교수인 장두이가 ‘트로터 형사’ 역으로 출연해 정통극의 묘미를 맛보게 한다. 연극 ‘블랙 코미디’에서 진가를 발휘했던 봉두개는 렌 역으로 감칠맛을 더한다. 공연장은 40·50대 중·장년층이 점령했다. 다만 번안극에 정통 추리극인 탓에 배우들의 연기가 관객의 몰입을 유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개가 다소 늘어지다가 결말이 급작스럽게 튀어나온다. 회전식 무대가 아닌 평면적인 무대장치는 극의 깊이를 살리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제작사 측은 “프리뷰 기간의 지적을 바탕으로 극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 ‘쥐덫’은 런던에서도 스타 배우도 없고, 홍보에도 특별히 공을 들이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오픈 런’으로 폐막 시기는 특별히 정해지지 않았다. 오는 18일까지는 60% 할인된 1만 3000~2만원. 이후 3만 5000~5만원이다. (02)747-2265.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재활·공연·도서관…성수복지관 多 되네

    재활·공연·도서관…성수복지관 多 되네

    서울 성동구의 문화·복지 랜드마크가 될 성수문화복지회관이 14일 문을 연다. 성동구는 뚝섬로1길 43에 지하 3층, 지상 7층의 복합문화공간인 성수문화복지회관을 개관한다고 13일 밝혔다. 오후 3시 열리는 개관식은 3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예술단 축하공연 등이 열릴 예정이다. ‘치유, 쉼, 상승’을 테마로 지어진 복지회관은 연면적 9726㎡ 규모로 2010년 9월 착공해 2년여의 공사 기간을 거쳐 최근 완공됐다. 복지회관은 공연장과 도서관, 재활의원, 사회복지관 등을 모두 갖춰 복지·문화·교육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한다. 1층에는 성동 재활의원이 들어서고, 5~6층에는 성수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된다. 성동 재활의원은 15개의 병상을 마련했으며, 치매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체계적인 의료와 간호, 재활 서비스를 지원한다. 2~4층은 고품격 문화공연을 선보이는 전문공연장인 성수아트홀을 운영한다. 총 350석의 복층 객석과 프로시니엄 무대등 최신 장비를 갖춰 차원 높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7층에 들어서는 성수도서관은 자연 채광을 활용해 밝고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역 내 다섯 번째 구립도서관으로 최초로 바코드 대신 RFID 도서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도서 대출과 반납을 자동화했다. 고재득 구청장은 “그동안 문화·복지 시설이 부족했던 성수동 지역에 종합복지기능을 제공하고 주민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면서 온 가족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산업단지와 고급 호텔, 달콤한 동거 시작된다

    산업단지와 고급 호텔, 달콤한 동거 시작된다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진 문화복합산업단지가 국내 처음 강원 춘천 남산면 강촌 인근에 조성된다. 춘천시는 13일 순수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수도권과 가까운 남산면 창촌리 일대 53만 5906㎡에 문화복합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부지 조성을 끝내고 내년에 기업체들과 각종 문화시설이 모두 들어선다. 이곳은 태양광·변전기 등 발전시설을 생산하는 20여개의 전력 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과 K팝 공연장, 고급 레저 아웃렛 매장, 고급 호텔이 들어와 작은 신도시로 만들어지게 된다. 단지는 서울·춘천고속도로 강촌IC와 불과 3분 거리이고 서울 잠실운동장과 40분 거리다. 봉화산 자락 해발 300m의 굴참나무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을 살려 조성된다. 산업단지라기보다 친환경 리조트와 공원 개념에 더 가깝다. 산업단지의 골격은 경기 김포에 있는 KD파워를 주력사로 한 전력IT 관련 업체 20개사가 특수목적법인 ㈜메가시티를 설립해 부지 조성부터 공장 이전까지 모두 4000억원의 민간자본을 투입해 조성한다. 순수 단지조성에만 780억원이 들어갔다. 입주 업체들은 로봇 태양광발전시스템, 고효율전력변환기,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업체들이다. 기초전력연구원의 시험단지까지 조성돼 전력 관련 국내 최대 연구집적단지로 활용된다. K팝 공연장은 단지 하단부 저류지 1만 5000㎡를 활용해 중간에 섬처럼 무대를 만들고 조명시설을 갖춘 뒤 관람석을 계단식 원형극장으로 조성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들도 참여 의사를 밝혀 전망은 밝다. 레저 아웃렛 매장은 K팝 공연장 인근 6000㎡에 2개의 매장을 갖춘다. 또 1000㎡에 2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해 인근 골프장 등과 연계해 휴양지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수도권의 퇴임한 실버층을 끌어들여 수제품을 만드는 공방도 만든다. 이곳에는 상시 500~600명이 머물며 일상 생활용품을 수제품으로 만들어 팔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시행사인 KD파워그룹 유종문 회장은 “문화와 산업이 어우러진 문화복합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새로운 국내 신성장 엔진동력은 물론 강원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3500여 멕시코팬 ‘떼창’…한류, 남미 적시다

    3500여 멕시코팬 ‘떼창’…한류, 남미 적시다

    “야~야~야~ 시엘리토 린도.” 지난 6일 오후 7시(현지시간) 멕시코시티의 ‘젊음의 거리’ 콘데사 지역에 위치한 공연장 아우디토리오 블랙베리. 한국인 최초로 멕시코에서 단독 공연을 펼치는 김준수(25)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3500명의 팬들은 공연 시작 한 시간여 전부터 연인들에게 불러준다는 멕시코 전통민요 ‘시엘리토 린도’(Cielito lindo·아름다운 하늘)를 합창하기 시작했다. 멕시코 관객들은 한국어로 “시아 준수 사랑해!”를 외치고 한글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멕시코를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 가수를 정열적으로 환영했다. 500~1700페소(약 4만~15만원) 하는 티켓 3000장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공연장 앞에는 현장에서 표를 구하려는 400~500명의 팬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관객의 90%는 멕시코인들로 10~30대 젊은 여성들이 대다수였다. 총기 소지가 합법적으로 허용되다 보니 안전 때문에 관객들에 대한 몸수색으로 입장이 지연돼 공연은 오후 8시 40분쯤에나 시작됐다. 김준수가 스틱 퍼포먼스와 함께 ‘브레스’를 부르면서 등장하자 관객들은 공연장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다. 이어 섹시한 안무와 함께 ‘인톡시케이션’과 ‘셋 미 프리’를 선보이자 후렴구를 다같이 따라부르는 ‘떼창’으로 화답했다. 이번 월드투어는 JYJ의 멤버에서 시아(XIA)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낸 김준수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 아이돌 가수 중에서도 수준급의 가창력을 자랑하는 그는 지난 몇년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익힌 표현력에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태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공연 중반 자신이 출연한 뮤지컬 ‘엘리자벳’과 ‘모차르트’의 넘버들을 부르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킨 김준수는 솔로 앨범에 수록된 댄스곡 ‘타란탈레그라’와 감미로운 발라드 ‘사랑이 싫다구요’를 부르며 상반된 매력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김준수는 공연 중간중간 스페인어로 ‘올라’(안녕하세요), ‘무초 구스토’(반갑습니다) 등의 인사를 건네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그가 “멕시코에 팬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왜 이제야 멕시코에 왔는지 죄송할 뿐”이라고 말하자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 과정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두 명의 팬이 실신하기도 했다. 2시간여에 걸친 공연이 끝난 뒤 일부 팬들은 아쉬움으로 눈물을 글썽였다. 공연을 관람한 엘레나(18)는 “김준수가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해서 노래하고 춤을 춰 믿어지지 않는다. 완전한 그의 팬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50명의 팬이 단체로 6시간이나 걸려 공연을 보러 왔다는 몬세(20)는 “그의 노래를 들으면 사랑에 빠지는 느낌이 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준수는 공연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가수로서 최초 공연인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가수로서의 방향성과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멕시코시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이 가을, 농익은 현대무용 즐겨볼까

    이 가을, 농익은 현대무용 즐겨볼까

    공간을 둘러싼 나무판자 위를 한 남자가 아슬아슬하게 서성인다. 발 아래 무대에는 무용수들이 비장한 음악에 맞춰 9인무에서 독무로, 4인무로 변화하며 야성미와 경쾌를 넘나드는 춤을 이어간다. 무용수들이 흰색 분말로 그린 그림, 움직임에 따라 펄럭이는 의상 매듭끈, 깔깔대는듯한 웃음소리 등이 무엇인가를 연상시킨다. 말(馬)이다. 17세 소년이 여섯 마리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 피터 세프의 희곡 ‘에쿠우스’를 무용극으로 만든 ‘말들의 눈에는 피가’는 언뜻 기묘해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꽤 친절한 작품이다. 연극배우 서상원이 원작을 소개하면서 공연을 열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며 문을 닫는다. 중간중간 무용수들이 연극 대사를 치면서 관객의 이해도를 높인다. 홍승엽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이 1999년에 초연한 이 작품은 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작은 공간이라 무용수들의 땀과 호흡, 섬세한 근육의 움직임까지 눈앞에서 느낄 수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을 시작으로 이달에 현대무용 작품이 줄줄이 오른다. 다들 개성 넘치는 작품이라 무용 애호가들의 고민이 깊어질 만하다. 국립현대무용단은 ‘말들의 눈’에 이어 8~9일 ‘ 국내안무가초청공연’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올린다. 중견안무가 전미숙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와 정의숙 성균관대 무용과 교수가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 전 교수는 20세기 천재무용가 니진스키가 스트라빈스키 음악에 맞춰 만든 ‘결혼’(1923)을 재해석한 ‘토크 투 이고르-결혼, 그에게 말하다’를 준비했다. 정 교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으로 인간관계를 풀어낸 동명 작품을 선보인다. (02)3472-1420. ‘무용 문법을 탈피한 파격’으로 평가받는 프랑스 안무가 피에르 리갈과 젊은 한국 무용수 9명이 호흡을 맞춘 ‘작전구역’ 은 14~1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전투 현장을 의미하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리갈은 대립, 파괴라는 극단적인 현상이 벌어지는 전쟁을 모티브로 삼았다. “폭력과 조화의 경계가 매우 모호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리갈과 무용수들은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움직임과 공상과학영화를 보는 듯한 이미지로 작품을 흥미롭게 꾸몄다. 리갈이 창단한 데흐니에르 미뉘트 컴퍼니, 스위스 시어터 비디 로잔, LG아트센터가 공동제작한 이 프로젝트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프랑스와 스위스의 10개 도시에서 28회 공연을 펼친다. ‘영국 무용의 역사’라도 해도 좋을 램버트 댄스 컴퍼니는 20~21일에 같은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1926년 고전 발레단으로 창단해 1966년 현대무용단으로 전향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사도라 던컨, 디아길레프, 미하일 포킨 등을 함께 작업하거나 배출한 무용수만 봐도 20세기 무용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1998년 이후 14년 만에 갖는 내한공연에서는 가정사를 경쾌하게 표현한 ‘허쉬’를 포함해 니진스키의 ‘목신의 오후’, ‘모놀리스’, ‘광란의 엑스터시’ 등을 만난다. (02)2005-0114. 램버트 댄스 컴퍼니가 영국 무용의 역사를 쓴다면 한국 무용 역사의 한 축은 국립발레단이다. 창단 50주년을 맞아 지난 6월에 올린 신작 ‘포이즈’에 이어 두번째 작품 ‘ 아름다운 조우’를 준비했다. ‘포이즈’에서 서양음악과 현대무용 안무가가 만났다면, ‘아름다운 조우’는 우리 음악과 춤, 발레의 만남이다. 참여하는 안무가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에서 활동하면서 2001년부터 안무에 두각을 나타낸 니콜라 폴, 국립발레단의 발레마스터로 안무 실력을 인정받은 박일, 중요무형문화재 92호 태평무 이수자인 서울예술단의 정혜진 예술감독이다. 다른 나라, 다른 무용영역에서 활약한 안무가들은 황병기 가야금 명인이 연주하는 선율 위에 다양하게 호흡을 맞춘다. 황 명인이 해설을 덧붙이는 이 공연은 27~28일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02)587-6181.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과대청사 전북도 ‘해마다 불이익’

    과대청사 전북도 ‘해마다 불이익’

    전북도가 법정 기준면적을 초과한 과대청사로 지목돼 해마다 지방교부세 감액 불이익을 받고 있다. 6일 전북도에 따르면 애초 도청사 연면적은 8만 5913㎡로 당초 청사 기준면적 4만 9867㎡보다 3만 6046㎡ 넓어 과대청사로 지적됐다. 이후 행정안전부가 지자체의 청사 법정 기준면적을 재산정해 전북도의 적정면적을 2만 4695㎡로 낮추는 바람에 전북도는 초과면적 줄이기 대책을 추진했다. 도는 대강당을 주민편익시설인 공연장으로 바꾸고 청사 내 도서관 확장, 공무원연금공단과 전북일자리종합지원센터 사무실 임대 등의 방식으로 초과면적을 상당부분 해소했다. 그러나 아직도 4569㎡를 초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준 초과 면적을 줄이지 못한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지방교부세를 산정할 때 불이익을 준다는 행정안전부 방침에 따라 지난해 32억 8200만원의 교부세 감액처분을 받았다. 올해도 8억 5400만원의 지방교부세 감액 불이익을 받았다. 그러나 전북도는 현재로서는 더 이상 다른 용도로 전환할 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페널티를 안고 가야 하는 실정이다. 한편 행안부는 2010년 8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자체 유형과 인구규모에 따라 청사 기준면적을 정하고 1년의 유예기간을 둬 초과면적을 줄이도록 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한류, ‘강남스타일’처럼 세계무대에 우뚝 서야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미국의 대표적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과 음반 발매 계약을 맺었다. 또 미국의 유명한 대중음악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이 이끄는 SB프로젝트와 매니지먼트 계약도 체결했다. 유니버설뮤직에는 세계적인 스타인 머라이어 캐리와 U2, 제니퍼 로페즈 등이 소속돼 있고, SB프로젝트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아이돌 스타 저스틴 비버가 활동하고 있다. 싸이의 이번 계약은 한국의 대중음악이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싸이의 미국 음악시장 진출은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세계적인 인기 확산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다. 또 보아와 세븐, 원더걸스 등 앞서 미국 시장에 도전했던 가수들의 경험도 밑바탕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세계시장에 진출한 한류 가수들이 대부분 댄스를 앞세운 아이돌 가수인 데 반해 싸이는 랩을 위주로 하는 힙합 가수다. 물론 ‘강남 스타일’의 인기가 뮤직 비디오에 나오는 ‘말 타기 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본격적인 댄스 가수가 아닌 가수가 한류의 전면에 나섰다는 것도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앞으로 댄스 없이 목소리와 감성으로 승부하는 ‘나는 가수다’형 가수들도 한류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중음악계에서 이와 관련한 체계적인 연구와 논쟁을 시도해 볼 만하다. 현재의 대중음악 한류가 김대중 정부 시절 일본 대중문화를 개방하면서 국제경쟁력 육성에 적극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런 측면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강남스타일’의 성공 과정을 살펴보면 역시 가수와 제작자 및 스태프들이 만들어낸 콘텐츠와 유튜브,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어제 1만 5000석 규모의 K팝 상설 공연장 설치 등 한류 진흥 대책을 발표했다. 한류 확산을 위해 그런 식의 간접적인 지원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한류 세계화를 위해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많다.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과도한 심의나 유튜브 등 인터넷 사이트들에 대한 과도한 규제 등이 거기에 해당할 것이다.
  • 지자체 ‘불법 과대청사’ 아직도 그대로

    지방자치단체 건물 가운데 36곳이 여전히 법정 기준면적을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는 5일 244개 지자체 본청 청사 중 16곳, 의회 청사 14곳, 단체장 집무실 6곳이 아직도 법정기준을 초과하는 건물면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2010년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 법령을 개정해 자치단체 유형과 인구규모 등에 따라 청사면적을 정하고 지난해 8월까지 1년간 유예기간을 둬 지자체들이 초과면적을 줄이도록 했다. 지자체들이 무리해 과대 청사를 지으면서 재정건전성이 악화했다는 비판 때문이었다. 지자체들은 공사나 공단 또는 민간기관에 청사공간을 임대하거나 도서관이나 공연장 등 주민편의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초과면적을 줄였다. 지자체별로 보면 대전시청사는 4만 8216㎡로 여전히 기준면적 3만 7563㎡를 1만㎡ 이상 웃돌아 전체 지자체 중 가장 초과면적이 컸다. 대전시의회청사도 8765㎡로 기준면적 5174㎡를 3000㎡ 이상 초과했다. 전라북도는 청사면적이 기준면적 3만 9089㎡를 4570㎡ 초과한다. 전라남도는 청사면적이 기준면적보다 7526㎡ 넘는다. 단체장 집무실은 서울 서초구, 부산진구와 기장군, 강원 춘천시와 삼척시가 기준면적을 넘겼다. 행안부는 초과면적을 줄이지 못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교부세를 산정할 때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의료기관 해외진출 지원 펀드 만든다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전문 펀드가 만들어진다. 캐나다의 ‘인터헬스’와 같은 의료수출 전문회사 설립도 추진된다. 수도권에는 1만 5000석 규모의 K팝 상설 공연장이 들어선다. 정부는 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경기 성남 판교 세븐벤처밸리에서 ‘신성장동력 성과평가 보고대회’를 열고 2020년 세계 10대 서비스 수출국 도약을 위해 이 같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고부가 서비스를 수출 주력사업으로 키워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출액은 2010년 기준 816억 달러로 세계 15위 수준이다. ●의료부문 수출 전문회사 설립 추진 우선 의료기관의 국외 진출 자금을 지원할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가칭) 조성과 국외 진출을 지원하는 전문회사 ‘메디컬 홀딩스’(가칭) 구성을 검토한다. 이 회사는 병원 프로젝트 수주와 투자자 모집, 사업타당성 분석, 프로젝트 관리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오스트리아의 ‘VAMED’와 캐나다의 ‘인터헬스 캐나다’ 등이 벤치마킹 대상이다. 연구중심 병원을 지정해 연구개발비의 비용 처리를 허용하고 연구전담요원의 병역 대체복무도 인정해 주기로 했다. ●수도권에 K팝 상설 공연장도 건설 한류 인기에 걸맞게 ‘체육관‘이 아닌 K팝 상설 공연장도 건설된다. 원형 공연장(아레나형) 형태로 내년부터 전체 사업비 2000억원 규모의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경기 일산, 서울 도봉구 창동·강서구 마곡지구 등이 입지 후보 대상이다. 의료·교육분야 공적개발원조(ODA)는 2015년까지 2010년 지출액(2억 9000만 달러)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가 이렇듯 고부가가치 서비스 사업에 적극 눈을 돌린 것은 이 분야가 ‘블루 오션’이기 때문이다. 2010년 기준 전 세계 서비스 시장 규모는 3조 7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2005년부터 연평균 11%씩 성장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여수엑스포 활용 청사진] “수익·공익성 균형 이뤄야 대전처럼 실패 안해”

    여수엑스포장이 실패를 거듭한 제2의 대전엑스포장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수익성과 공익성’이라는 두 날개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수익성에 치우치면 기업에 대한 특혜시비가, 공익성을 강조하면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지리적 입지 등을 고려할 때 여수가 대전보다 열악해 ‘대안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학계 관계자는 “최근 논란을 보면 대전엑스포의 어두운 그림자가 재연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엑스포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데 (각 부처와 지자체가) 자신의 입장에서 무리한 주장만 남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엑스포는 초기 대기업 참여를 배제시키는 등 공공성에 치우친 면이 있다.”며 “여수엑스포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93년 열린 대전엑스포는 행사기간 1400만명이 방문해 ‘황금알을 낳을 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쇠퇴했다. 대전엑스포는 초기 국가관리 체계로 출발해 재단→민간 위탁→재단 직영→매각 추진→지방공사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 대전시가 정부에서 이관받은 3163억원(현물 2263억원, 현금 900억원) 가운데 지난해 기준 현금 보유액은 150억원에 불과하다. 누적된 적자 행진이었다. 대전엑스포 개최 이후 19년 만에 대전시가 ‘과학’이라는 단일 주제와 공공성을 탈피, 민자유치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전엑스포 재창조 사업이다. 과학공원(59만㎡)과 주변지역을 연계해 첨단영상복합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한빛광장과 남문광장 등을 연계한 13만여㎡는 ‘엑스포기념상징구역’으로 탈바꿈시키고, 첨단영상산업단지(9만여㎡)와 국제전시컨벤션지구(3만여㎡)를 조성키로 했다. 공공성의 균형추로 수익성의 키포인트는 롯데가 추진하는 복합테마파크(33만㎡). 이곳에는 워터파크와 테마파크(영상), 갤러리와 공연장, 영화관과 캐릭터숍 및 패션관 등 문화수익시설이 들어선다. 대전시는 연간 100억원의 임대 수입과 함께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창무 서울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여수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외부에서 수요를 창출하고, 엑스포 이미지와도 부합하는 명품 아웃렛 등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현장 행정] 강서구 “마곡지구에 K팝 공연장 조성을”

    강서구가 마곡지구에 K팝 전문공연장과 전통문화쇼핑거리 등을 조성해 달라고 서울시에 건의했다. 구는 지난달 서울시가 ‘마곡지구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안)’에 대해 검토를 요청함에 따라 주민 의견을 수렴해 이 같은 내용의 검토의견을 시에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구는 지난 20일 시에 제출한 검토의견서를 통해 “마곡 신도시는 세계로 발돋움하는 미래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당초 개발구상과 미래 비전에 흔들림이 없도록 사업을 시행해 달라.”면서 “나아가 한류문화 전파의 관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마곡지구 내에 문화예술, 관광 인프라 조성에도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구는 무엇보다 마곡지구에 K팝 전문공연장인 ‘마곡 아레나 공연장’ 위치를 조속히 결정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K팝 공연장이 마곡지구에 건립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구는 중앙공원 내 6만 6000㎡의 터에 지하 1층, 지상 3층 1만 800석 규모의 공연장 건립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이 일대에 한국의 전통혼례·예절, 사물놀이, 전통음식, 공예품, 서예, 한약재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관람할 수 있는 쇼핑거리와 투금탄 전설 등 향토 소재가 어우러진 테마공원도 함께 조성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와 함께 마곡지구 중앙공원은 수질정화 시설을 갖춘 일정 규모 이상의 청정호수로 꾸며 마곡지구를 상징할 수 있는 명품 수변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것을 요청했다. 양천길 북측의 저류조와 마곡펌프장 유수지에 대해서도 주위 환경을 고려, 상부를 복개하고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기존 폐기물처리시설 용지에 대해서는 자원순환공원 등으로 변경을 검토해 줄 것으로 주문했다. 한편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마곡지구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추진안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갖고, 다음 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변경된 계획을 결정·고시할 예정이다. 노현송 구청장은 “계획 변경 절차가 마무리되면 마곡지구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마곡지구 내 자족기능의 개선, 첨단산업과 호수육상공원이 어우러진 명품도시로 탄생,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요인으로 마곡지구가 차세대 서울을 견인하는 미래의 녹색도시로서 서남권 지역 균형발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대전 동춘당로·동춘당 생애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대전 동춘당로·동춘당 생애길

    대전 대덕의 원래 이름은 ‘덕을 품은 곳’이라는 의미를 지닌 회덕(懷德)이다. 삼국시대에 우슬군으로 불리다 고려 태조때부터 회덕으로 불린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대동여지도에도 대전 일대가 회덕으로 표기돼 있다. 현재의 대덕은 일제강점기에 대전의 앞글자와 회덕의 뒷글자를 따 붙인 지명이다. 대덕은 동춘당 송준길(1606~1672)과 우암 송시열, 청백리로 유명한 설봉 강백년 등 선현들이 우정과 학문을 닦던 곳이다. 대덕을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은 동춘당이다. 회덕은 대덕의 뿌리이고 회덕의 뿌리는 선비정신, 선비정신의 뿌리는 우암과 동춘당에서 시작된다고 회자된다. 동춘당의 상징성은 도로명에도 반영됐다. 법동과 송촌동을 잇는 ‘동춘당로’가 생겼고 지자체가 동춘당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녹색길인 ‘동춘당 생애길’을 지난 5월 23일 조성했다. 두 길은 ‘동춘당’에서 교차한다. ●대덕의 중심길 ‘동춘당로’ 법2동 주민센터에서 송촌고등학교를 잇는 동춘당로(1.7㎞)는 지역 상권의 중심지다. 상권면적은 넓지 않지만 점포가 많이 밀집돼 있다. 동춘당로 입구인 법2동 주민센터(동춘당로 187)와 보람아파트 입구에는 예사롭지 않은 돌장승이 마주보고 서있다. 대전의 민속문화재 1호로 대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돌장승으로 꼽힌다. 거친 자연석에 눈·코·입 등을 다듬어 표현한 남·여 한 쌍으로 높이는 각각 153㎝, 126㎝다. 남장승은 강인하고, 무뚝뚝한 표정이지만 푸근함이 느껴진다. 여장승은 둥글고 넓적한 것이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의 모습니다. 나무장승이었으나 300여년 전 마을의 부자가 사재를 털어 다시 돌로 세웠다고 전한다. 음력 정월 14일에는 마을의 액운을 막고 주민의 건강을 기원하는 거리제를 지낸다. 동춘당 옆 동남쪽에 있는 소대헌(동춘당로 70)은 동춘의 둘째 손자 송병하가 분가해 살던 가옥이다. 큰 사랑채인 소대헌은 증손인 송요화가 지어, 자신의 호로 삼기도 했다. 송요화는 조선후기 회덕의 여류시인 호연재 김씨의 남편이며 김씨는 소대헌 안채(호연당)에 살면서 194편의 시를 남겼다. 대덕이 대전 역사문화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무형문화재 전수관(동춘당로 78)도 위치해 있다. 2009년 39억원을 들여 조성한 전수관은 대전의 무형문화재 17개의 체계적인 전승활동을 목적으로 공연장(200석)과 연습실(2곳),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기·예능보유자와 전수생들의 교육의 장이 마련됐다는 의미와 함께 각종 공연 및 전시에 필요한 장소 섭외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동춘당로에는 해마다 광복절이면 화제가 되는 아파트가 있다. 동춘당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선비마을이다. 은진 송씨 집성촌이던 송촌동과 선비정신의 상징인 동춘당과 어우러져 널리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도 100가구가 넘는 아파트 한 동 전체가 태극기를 내걸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선비마을(1554가구) 주민들은 광복절에 한 집도 빠짐없이 태극기를 단다는 계획을 세워 자체적으로 참여 운동을 벌이고 있다. ●큰 선비의 장구지지 동춘당 생애길 동춘당 생애길은 동춘당의 출생과 학업, 향촌활동 등 전 생애를 길과 연계해 스토리로 표현했다. 하나로병원~봉황마당의 전체 구간은 5㎞에 달하나 동춘당~옥류각 구간이 ‘진미’다. 길에서 처음 만나는 유적은 삼강려(三綱閭)다. 송촌리 마을에 삼강을 지킨 사람이 많음을 알려주는 기념석으로 충신 이시직과 열부 고흥 유씨, 3대가 효자로 유명한 송병창을 기리고 있다. 죽창 이시직과 유씨 정려각이 있는데 유씨 정려비의 비문은 동춘당, 글씨는 우암이 썼다. 동춘당을 거쳐 옥류각으로 가는 길은 동춘당이 ‘짚신을 신고 지팡이를 끌며 산에 오른 길(杖?之地)’이다. 곳곳에 선생의 시를 담은 조형물이 전시돼 있는데 일부 구간의 작품에 붉은색 스프레이가 뿌려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덕구가 동춘당을 상징화하는 것에 대해 다른 문중이 반발하면서 이뤄진 행태로 선비의 고장 대덕을 명소화하겠다는 계획에도 좋지 않은 결과가 되고 있다. 생애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비래암은 동춘이 학문을 닦기 위해 세운 것으로 현재는 사찰이 들어섰다. 비래암 현판은 우암이 썼다고 알려져 있다. 절 입구에는 석주를 세워 건립한 옥류각이 있다. 제월당 송규렴이 동춘을 기념해 1693년 지은 누각으로 누각 아래로 물이 흐르고 있다. 옥류각이란 이름은 동춘이 읊은 시 가운데 “층층 바위에 날리는 옥 같은 물방울(玉溜)”에서 따왔다고 한다. 현판은 ‘팔분체’로 곡운 김수증이 썼다. 옥류각 안에는 ‘來遊諸秀才愼勿壁書以?新齋’(내유제수재신물벽서이오신재)라는 편각이 붙어 있다. 동춘당이 비래암을 짓고 벽에 써 붙인 글이라는데 “놀러오는 아이들아, 삼가서 벽에 글을 써서 새 집을 더럽히지 말라.”는 뜻이다. 옥류각 앞 바위에는 ‘초연물외’(超然物外)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다. 동춘당의 글씨로 획이 정확하고 활달하다. 세속의 바깥에 있고 인위적인 것에 벗어나 있다는 뜻으로 선비의 초연함을 느끼게 한다. 향토사학자 김정곤씨는 “동춘당 생애길에 역사와 문화유적이 집중돼 있다.”면서 “회덕은 예부터 ‘대를 이어 영원히 살만한 곳’으로 다양한 문중 문화와 선비들의 정신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17회는 충북 단양군 삼봉로를 소개합니다.
  • 백발 거장의 첼로선율, 클럽비트를 싣다

    백발 거장의 첼로선율, 클럽비트를 싣다

    “이곳에 서게 된 것이 무척 기쁘다. 클래식은 보수적이고 구식이란 이미지를 벗어던져야 한다. 새로운 팬들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의 시도가 훌륭한 첫걸음이 될 거다.” 지난 23일 오후 8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엘루이호텔의 클럽 무대에 아인슈타인 헤어스타일을 한 백발의 사내가 첼로를 들고 나타났다. 첼리스트 장한나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라트비아(옛 소련) 출신 ‘마에스트로’ 미샤 마이스키(64)가 주인공. 가벼운 검정 재킷을 입은 마이스키는 잠깐 좌중을 훑더니 바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을 연주했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이곳을 찾은 2000명의 웅성거림은 조금씩 잦아들었다. 가벼운 칵테일 또는 맥주를 홀짝거리는 이들도, 담배를 피워 문 사람도 있었지만, 시선은 무대 위로 집중했다. 금·토요일마다 고막과 심장을 들썩거리게 하는 일렉트로닉 음악으로 가득 찼던 지하 공간을 어느새 바로크의 공기가 지배하고 있었다. 마이스키의 두 번째 연주를 기다리는 동안 DJ 하임(haihm)이 무대에 올랐다. 일렉트로닉 음악과 클래식의 괴리를 줄이려고 대중적인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에 드럼 소리를 섞은 음악을 들려줬다. DJ 하임은 “클래식이 익숙치 않은 관객도 지루하지 않도록 재밌고 유머러스하게 클래식에 비트를 넣어 봤다.”고 설명했다. 막간을 이용해 일부 관객들은 요절한 예술가의 무덤이자 새로운 탄생의 공간을 콘셉트로 한 설치미술가 우국원의 작품 ‘홈 스위트 홈’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잠시 뒤 마이스키는 재킷을 벗은 채 목에 치렁치렁한 금목걸이와 자신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검은색 셔츠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첫 번째 연주에서 묵직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던 것과 달리 알베니스의 ‘탱고 에스파냐’, 라벨의 ‘하바네라’ 등 흥겹고 빠른 템포의 곡을 선보였다. 한국 가곡 ‘청산에 살리라’에 이르러선 갈채가 터져 나왔다. 마에스트로를 클럽으로 이끈 것은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이 2004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한 ‘옐로라운지’ 프로그램이다. 클래식 인구의 고령화가 심각한 유럽에서 ‘공연장 밖의 클래식’을 콘셉트로 내걸고 젊은 층을 클래식과 친해지도록 하려는 도발적인 시도다. 클래식은 물론 디제잉과 영상, 설치미술을 접목시켰다. 베를린의 성공 이후 암스테르담과 런던, 잘츠부르크에서도 성황을 이뤘다. 힐러리 한, 안네 소피 무터(바이올리니스트), 베냐민 누스, 유자 왕(피아니스트) 등이 공연의 취지에 공감해 무료 출연했다. 물론 이날 마이스키 역시 무보수로 참여했다. 지난 5월 아시아에서 첫 ‘옐로라운지’(기타리스트 밀로시 카라다글리치 공연)가 열린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박재원 엘루이 기획총괄이사는 “마이스키를 이미 아는, 혹은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격식 없이 좋은 공연을 보여 주자는 게 첫 번째 의도라면 두 번째는 이제 막 성인이 된 젊은이들이 익숙한 공간에서 클래식과 만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달 전쯤 클럽에 놀러 왔다가 공연 포스터를 보고 찾아왔다는 김재연(28)씨는 “처음엔 ‘마이스키가 클럽에서 연주한다는 게 말이 돼?’라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막상 보니까 2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같이 온 친구는 마이스키가 누군지도 몰랐는데 어느새 빠져들더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공연리뷰] 월드비트 비나리

    [공연리뷰] 월드비트 비나리

    객석에 불이 꺼지자 뒤편에서 맑은 피리 소리가 들려온다. 피리 부는 여인의 머리 위로 커다란 나비가 날아다닌다. 선율을 넘겨받은 가야금이 청아한 소리로 신비감을 이어 가고 장구와 징, 꽹과리가 나지막이 박자를 맞추며 공연 시작을 알리는 ‘인사굿 비나리’를 연주한다. 막이 천장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자 ‘월드비트 비나리’가 다섯개 대고로 본색을 드러낸다. 타악 주자 다섯 명이 강약(强弱)과 장단(長短)을 조절해 가면서 가슴을 두드리는 ‘열고’로 몸을 들썩이게 만들다가 사랑을 기원한 황진이 시를 바탕으로 만든 ‘상사몽’으로 관객을 아련한 기억 속으로 안내한다. “오늘 여기 오신 여러분의 무병장수를 비옵니다. 어허엽, 어허어야.” 비나리 소리와 함께 빠르게 북소리를 몰아가면서 절정으로 치닫기까지 ‘월드비트 비나리’는 객석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1시간 10분을 끌어갔다.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 53개국에서 공연하며 극찬을 받은 ‘월드비트 비나리’는 최근 서울 종로 시네코아 2관에 전용관을 만들어 상설공연을 시작했다. 사회적 기업 들소리가 한국 전통 타악기와 관악기, 판소리와 민요 등 우리 음악으로 만든 공연물이다. ‘비나리’는 ‘앞길의 행복을 비는 말을 하다’라는 뜻의 우리말 ‘비나리하다’에서 따왔다. ‘월드비트’는 우리의 소리, 우리의 장단이 세계적이라는 뜻에서 붙인 말이다. 세계 최대 월드뮤직박람회인 워멕스에서 일곱 차례 공연했고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워멕스에서는 21대1의 경쟁률을 뚫고 공식 쇼케이스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로 해외에서 공연을 하다가 국내에 들어와 판을 벌인 것에 대해 들소리의 문갑현 대표는 “우리 토양에 자리를 잡고 우리 음악의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공연은 수많은 해외 무대를 거치면서 덜어내고 확장시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면서 “해외 무대나 야외 공연에서는 단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것들로 채웠지만 이번에는 실내 공연장에 걸맞게 음악을 골고루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출연자는 9명인데 무대에 오른 악기는 대고 5개 등 각종 북 10여개에 가야금, 아쟁, 대금, 소금, 피리, 생황, 장구, 꽹과리, 징 등 모두 30개에 육박한다. 다들 노래를 하다가 대고를 두드리더니 대금과 소금을 불어 젖히고 꽹과리에서 장구로 옮겨 가더니 상모를 돌리는가 하면 생황과 피리, 가야금과 대고 등의 악기를 넘나드는 재주꾼들이다. 이 재주꾼들이 성공을 기원하는 ‘사바하’와 무엇이든 잘되기를 바라는 ‘승승장구’, 풍요를 노래하는 ‘뱃놀이’, 사랑을 믿고 기다리는 이들을 위한 ‘임이 심은 매화나무’, 격정적인 ‘맥놀이’ 등 10여곡을 다양하게 풀어낸다. 흥에 겨울 때는 거침없이 박수를 치고 몸을 들썩여도 좋다. 시간이 갈수록 신명이 더해져 목석처럼 앉아있기가 더 힘들 수도 있다. 오는 31일까지는 프리뷰 기간으로 50%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4만~6만원. (02)744-68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새달 2일 어린이재단 ‘나눔음악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다음 달 2일 오후 3시 서울 용산 아트홀 미르 대공연장에서 후원자의 날 기념 ‘나눔 음악회’를 연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재단 홍보대사인 성악가 최성봉을 비롯해 하피스트 곽정, 바리톤 김진추, 클라리네티스트 이상재 나사렛대 교수와 바리톤 이재준,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재능 기부로 어린이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친다.
  • 러 당국, ‘反푸틴’ 푸시 라이엇 새혐의 조사

    러시아 사법당국이 여성 펑크 록 밴드 푸시 라이엇 멤버들에 대한 새로운 범죄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법원이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멤버 3명에게 각각 징역 2년형을 선고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나머지 멤버 2명 체포·기소될 듯 20일 AFP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경찰 대변인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며, 실제 이들이 불법 행위를 저질렀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푸시 라이엇은 지난 2월 21일 모스크바 크렘린 인근의 러시아 정교회에서 블라미디르 푸틴 당시 총리를 비방하는 공연을 펼치다 난동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에는 공연에 참가한 멤버 5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3명만 체포됐다. 하지만 당국이 새로 수사에 나서면서 나머지 2명도 체포,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동성애 지지 공연’ 마돈나 피소 한편 동성애를 반대하는 러시아 운동가들은 미국 팝스타 마돈나를 상대로 3억 3300만 루블(약 12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러시아 반동성애 운동가 9명은 마돈나가 지난 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 세계 투어 공연에서 동성애자 권리를 옹호하는 퍼포먼스로 자신들에게 피해를 줬다며 지난 17일 소송을 냈다. 소송은 마돈나와 현지 공연기획사, 공연장 측을 상대로 한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시는 지난 3월 미성년자에게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을 물린다는 내용의 조례를 채택했다. 조례를 발의한 비탈리 밀로노프 시의원은 이번 공연에 12세 어린이까지 참석했다며 마돈나가 불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윤형렬 “여성들 ‘훤앓이’ 하는 동안 군 복무하며 ‘속앓이’ 했죠”

    윤형렬 “여성들 ‘훤앓이’ 하는 동안 군 복무하며 ‘속앓이’ 했죠”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만든 ‘배트맨’ 시리즈 최종편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는 프랑스 혁명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가 숨바꼭질하듯 촘촘히 녹아 있다. 극 중 배트맨을 자처한 브루스 웨인이 죽자 배트맨의 협력자로 활약한 고든 형사가 웨인의 무덤 앞에서 그의 유언장을 대신 조용히 읊조린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이전에 내가 했던 그 어떤 일보다도 훨씬 가치 있는 일을 행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제껏 알아온 그 어떤 안식보다도 훨씬 더 평안한 안식을 얻을 것입니다.”라고 말이다. 사실 이 대사는 두 도시 이야기에서 주인공 시드니 칼튼이 귀족에 대한 민중들의 분노와 항거의 결과로 사형을 선고받은 찰스 다네이(시드니 칼튼이 사랑한 루시라는 여성의 남편)를 대신해 단두대에 오르기 전 남긴 독백을 그대로 빌린 것이다. 놀런 감독이 배트맨 시리즈를 만들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 소설 ‘두 도시 이야기’라고 고백한 것도 이러한 맥락 때문이다.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오는 24일 국내 무대에서 첫선을 보인다. 배트맨이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만큼 두 도시 이야기 또한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트맨과 평행이론(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을 띠는 것)의 궤를 함께하는 시드니 칼튼 역에는 배우 류정한과 윤형렬이 더블 캐스팅 됐다. 나날이 시드니 칼튼 역에 몰입하고 있다는 윤형렬(29)을 지난 14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근처에서 만났다. 윤형렬은 2008년 25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꼽추 ‘카지모도’ 역을 따내며 뮤지컬 배우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배우가 아닌 신인 가수의 길을 걷고 있었다. 당시 가수 휘성, 거미 등이 활동한 소속사 엠보트에서 현재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멤버 양요섭과 함께 연습생 생활을 거친 뒤 솔로 가수로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그의 음반을 들은 노트르담 드 파리 제작사 관계자가 그에게 뮤지컬 오디션을 제의했다. 그의 음색이 프랑스 오리지널 팀의 카지모도, 배우 맷 로랑(Matt Laurent)과 흡사해 거칠면서도 구슬픈 매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당당히 배역을 따냈고 데뷔와 동시에 주연을 거머진 것은 물론 호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이후 ‘모차르트’ ‘햄릿’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잘나가는 배우로 거듭났다. 하지만 2010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하게 되면서 2년간의 공백기를 가졌다. 윤형렬은 당시 누구보다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 첫해에는 무대에 너무 서고 싶어 아예 공연장에 발을 들이지 않았어요. 2년차 때는 조금씩 공연을 보러 다녔어요. 같이 무대에 섰던 형들이나 동료가 조연에서 주연으로 치고 나가며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잊혀지는 게 아닐까 불안했죠.”라고 말했다. 특히 누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이훤 역을 맡아 전국 여성들이 ‘훤앓이’를 하게 만든 배우 김수현을 꼽았다. 그는 “수현이랑 예전에 같은 소속사(엠보트)에서 활동했어요. 그때만 해도 수현이는 시트콤에 단역으로 나올 때였거든요. 내가 노트르담 드 파리 할 때 수현이가 공연을 보러 와서 자기도 뮤지컬이 하고 싶다며 대기실을 구경시켜 달라고 해서 데리고 갔던 기억이 나요. 비스트의 요섭이도 연습생 생활을 함께 했고요. 두 친구 모두 스타가 된 걸 보면서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나만 혼자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탄 것 같았어요.”라고 말하며 한참을 웃었다. 그래서 군 복무 이후 첫 주연을 맡은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그에겐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는 “노트르담 드 파리 때는 가수 생활을 하면서 냈던 앨범이 다 망했어요. 힘들었죠. 그래서 노트르담 드 파리 오디션부터 공연까지 매 순간 최선을 다했어요. 그간의 실패 한을 무대에서 풀고 싶었거든요. 두 도시 이야기 또한 그래요. 군 복무 기간 내내 좋은 배우가 될 거라고 칼을 갈았기에 진지하게 임할 수밖에 없죠. 정말 잘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런던과 파리를 넘나들며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단두대에서 죽음을 맞이한 한 남자의 숭고한 사랑 이야기다. 민중과 귀족의 대립 등 프랑스 혁명 당시의 정치적 상황도 엿볼 수 있다. 한국 초연 무대에서는 토니상을 네 차례 받은 무대 디자이너 토니 윌튼의 무대 세트를 그대로 선보인다. 24일~10월 7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2만원. 1577-3363.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싸이 이어 씨엔블루도 세계로…9월 英서 단독 콘서트

    싸이 이어 씨엔블루도 세계로…9월 英서 단독 콘서트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영미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실력파 아이돌 밴드인 씨엔블루(CNBLUE·정용화, 이정신, 이종현, 강민혁 )가 밴드 음악의 본고장 영국에서 러브콜을 받아 케이팝(K-POP) 열풍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씨엔블루는 오는 9월 22일 영국 런던의 3천석 규모 공연장인 인디그02(Indig02)에서 ‘씨엔블루 라이브 인 런던(CNBLUE LIVE IN LONDON)’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CJ E&M 글로벌 콘서트 브랜드 ‘M-Liv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기획사 AEG가 지난 미국 공연에 이어 영국 공연까지 파트너사로 합류했으며 씨엔블루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사례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3월 9일 미국 LA 노키아 극장에서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가 합동 공연을 펼친 M-Live 무대에는 미국 AEG 부사장 수잔 로젠브루스가 직접 관람했으며, “K-POP의 위상을 직접 확인한 기회였다. 아티스트 역량과 무대 연출 모두 대단히 만족스럽다.”는 평을 남긴 바 있다. 당시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등 FNC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LA공연은 80%이상의 현지 해외 팬을 불러 모으면서 티켓 세일즈만으로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M-Live를 담당하고 있는 CJ E&M 음악사업부문 안석준 대표는 “이번 영국 공연은 K-POP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꾸준히 투자한 결실”이라면서 “씨엔블루와 같이 역량있는 아티스트들이 더욱 넓은 세계무대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 갈 것”이라 밝혔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쉽고 친숙한 음악으로 관객 직접 찾아가 소통… 클래식의 대중화 절실”

    “쉽고 친숙한 음악으로 관객 직접 찾아가 소통… 클래식의 대중화 절실”

    올해 들어 국내 클래식 공연 무대에 가장 많이 선 사람을 꼽으라면, 피아니스트 권순훤(32)을 대도 무방할 것이다. 그는 ‘이지 클래식’이라는 큰 틀 안에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시의적절한 주제를 담거나 명화 같은 다른 영역의 작품을 접목하면서 꾸준히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에서도 그는 어김없이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날 저녁 예정된 청소년 실내악 콘서트의 첫 문을 여는 ‘나는 피아니스트다’ 리허설 중 그는 “뭘 좀 먹고 올게요. 배고파서 정신이 없어서.”라면서 대기실로 뛰어들어갔다. 허기를 고작 샐러드 정도로 채웠는데도 꽤 말쑥하고 생기있게 변해 무대로 돌아왔다. 연주 활동뿐만 아니라 음반 녹음과 저술 활동에, 최근 서울종합예술학교 음악예술학부 피아노과 겸임교수로 임명되기까지,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겠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英 로열왕립음악원 합격도 포기 “클래식 음악의 성장 동력이 바뀔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적극적으로 관객층을 넓히고 지역 곳곳에 있는 공연장을 찾아가면서 저변을 확대해야 하죠. ‘클래식 대중화’는 클래식 음악이 가진 격조나 품위를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디딤돌이 되고, 징검다리가 되고 싶어요.” 그가 이다지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이유이다. 2007년부터 체르니 피아노곡 컬렉션, 부르크뮐러 연습곡 시리즈와 소나티네 작품집 등 차곡차곡 음반들을 선보이고, ‘피아노 콜렉션’이라는 책도 내면서 대중을 만났다. 그러던 2008년 굉장한 기회가 왔다. 영국의 음악 명문학교인 로열왕립음악원에 합격했다는 소식이었다. 서울대 음대와 대학원을 나오면서 음악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그에게 유학은 거쳐야 할 다음 차례였다. 그런데 런던으로 떠나지 않았다. “내게는 더 의미 있는 일이 있었다.”고 잘라 말했다. 음반으로, 책으로 대중과 만나는 일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믿음이었다. ●재미있는 해설 곁들인 음악회 빅히트 “사실 걱정도 컸다.”고 고백했다. “왜 그렇지 않았겠어요. 잘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고, 무엇보다도 그동안 쌓아온 평판까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강한 믿음과 노력이 어디 배신을 하던가. 그가 선보이는 다양한 음원들이 관심을 끌고 호평을 받으면서 용기를 얻은 그는 내친 김에 음원기획사인 ‘네오무지카’도 세웠다. 그렇게 지금까지 낸 음반이 50장이 넘는다. 체르니와 바이엘 같은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음악들로 채워 넣은 것이 발상의 전환이었다.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체르니와 바이엘, 하논의 작품을 접하는데 정작 들을 기회는 많지 않아요. ‘내가 배우는 것을 원래는 어떻게 연주해야 하지’라는 궁금증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음반을 냈는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죠.” 쉽고 친숙하게 다가간 음악들을 무대로 올려 2009년에 선보인 것이 ‘이지 클래식’이다. ‘말발 좋은’ 그가 해설을 곁들여 만든 음악회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하는 인기공연이다. 음악에 깃든 사랑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명화를 덧대 적절한 음악을 선곡해 들려 주기도 한다. 명화를 보면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공연은 몇 해 전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 만난 도슨트(해설가)에게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고 했다. “그림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재미있는 거예요. 클래식 공연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도슨트의 도움으로 공연에 이어 서적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내년 초쯤에는 ‘미술관에 간 피아니스트’라는 제목으로 독자를 만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동생 아닌 제 이름만으로 충분” 그는 ‘클래식 대중화’라는 확고한 목표가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을 소개하면서 마냥 즐거워했다. 좋은 분위기를 틈타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늘 ‘가수 보아의 친오빠’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데 기분이 어떤가라는 물음이다. 그는 “동생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니까.”라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공연기획사로서는 분명히 관심을 끌 수 있는 수단이 될 테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기획하는 공연에서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아요. 이제는 제 이름만으로도 충분해져야죠.” 인터뷰 내내 명쾌했던 그는 끝까지 호쾌한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인간형태 로봇 ‘휴보·키보’ 공연장 개관

    인간형태 로봇 ‘휴보·키보’ 공연장 개관

    국립중앙과학관은 우리 기술진이 개발한 세계적 수준의 휴머노이드(인간 형태 로봇)를 매일 시연하는 로봇공연장 ‘꿈이로봇관’을 17일 창의나래관에 개관한다고 15일 밝혔다. 사람 크기에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휴머노이드는 첨단기술의 집약체로, 대형 행사 이외에는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웠다. 중앙과학관이 선보이는 휴머노이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휴보’(왼쪽)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키보’(오른쪽) 등 2종류다. 국내 최초의 2족 보행 로봇인 휴보는 30㎝의 보폭으로 1시간 동안 1.5㎞를 이동할 수 있다. 공연에서 휴보는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을 주제로 해 사람과 비슷한 다양한 몸동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키보’는 감정 표현이 가능한 얼굴을 가진 로봇으로, 초음파 센서를 통해 주변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고관절이 있어 제자리 회전도 가능하다. 키보는 공연의 사회자를 맡아 ‘키보 쇼’를 진행하게 된다. 공연은 하루 3번, 매회 20분씩 펼쳐지며 1부는 오전 10시 30분, 2부는 오후 2시, 3부는 오후 4시 30분에 열린다. 박항식 중앙과학관장은 “10월에는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해 십이지신을 모티브로 한 로봇 동물원도 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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