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공연장
    2026-04-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112
  • [한가위 TV-다큐멘터리] 호수와 이어진 ‘가바타’·’요리 당번’ 마을… 각양각색 삶의 공간 ‘부엌’

    [한가위 TV-다큐멘터리] 호수와 이어진 ‘가바타’·’요리 당번’ 마을… 각양각색 삶의 공간 ‘부엌’

    풍성한 먹을거리가 가족들을 반기는 한가위, 다채로운 세계 각국의 부엌을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가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16, 17일 오후 11시 20분 2부작으로 방영되는 MBC 추석 특집 다큐멘터리 ‘기적의 공간, 세상의 모든 부엌’이다. 화로 하나가 전부인 원시 부엌부터 최첨단 가전으로 무장한 시스템 키친까지, 부엌은 가족의 삶과 꿈을 요리하는 기적의 공간이다. 1부 ‘삶을 요리하다’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에서부터 미국, 유럽까지 각 지역의 문화와 자연환경을 반영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부엌과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을 살펴본다.  일본에는 호수와 이어진 물의 부엌 ‘가바타’가 있다. 마을의 수로는 집집마다 부엌과 바로 연결되는데 요리도 설거지도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를 먹어치우는 마을의 청소부, 수로에서 키우는 잉어가 시선을 잡아끈다.  2부 ‘꿈을 요리하다’에서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부엌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서로 다른 꿈을 담은 각양각색 세계의 부엌을 들여다본다. 미래에는 부엌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3차원(3D) 그래픽으로 구현해 본다. 중국 베이징에는 식구들이 먹는 식재료 100%를 자급자족하려는 상상 초월의 갑부 가족이 있다. 1인 가구가 47%에 달하는 스웨덴에는 공동 부엌이 있다. 요리 당번을 맡은 날 외에는 이웃이 차려주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 덕에 주민들의 만족도 역시 꽤 높은 편인데. 대한민국 1인 가구 450만 시대, 공동 부엌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3년 전 아프리카에서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의 헌신적인 삶을 전했던 다큐멘터리 ‘울지 마 톤즈’ 그 후를 만나본다. 오는 22일 오후 4시 KBS 1TV에서 방영될 ‘브라스밴드 한국에 오다!’를 통해서다.  이태석 신부가 가르쳤던 남수단의 돈보스코 브라스밴드가 이 신부를 다시 만났다. 제자들은 스승의 무덤에 손을 얹고 그의 숨결을 느껴 보지만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오열하고 만다. 밴드는 이 신부의 어머니, 형제들과도 눈물의 상봉을 한다. 밴드는 KBS 열린 음악회 무대에도 섰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눈물, 박수, 함성으로 가득한 공연장, 그 감동의 순간을 공개한다.  아리랑TV는 K팝 문화에 이어 새롭게 조명받는 한국 식문화의 대표 주자인 전통 발효 음식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19일과 20일 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각각 방송될 다큐멘터리 ‘테이스트 오브 위즈덤’(Taste of Wisdom) 6부작이다.  한국 대표 음식인 김치, 비빔밥, 불고기 등의 맛을 내는 우리 전통 장류의 산지, 명인, 다양한 요리법 등을 소개하며 서양 발효식품과 차별화되는 한국 발효식품의 우수성과 특징을 소개한다. 외국인 요리사들이 직접 맛을 체험하면서 한국의 장류가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한식으로 재창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가위 볼만한 문화 행사] 공연

    [한가위 볼만한 문화 행사] 공연

    한가위 황금연휴. 모처럼 모인 가족, 친지, 친구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데 제격인 문화 프로그램들이 올해도 상다리 휘어지게 푸짐하다. 어느 때보다 길어서 마음 한편이 더 넉넉해지는 연휴기간을 어떤 문화 이벤트로 채울까. 극장, 공연장, 전시관, 고궁 등 눈만 돌리면 곳곳에 알찬 프로그램들이 즐비하다.한가위를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감동의 공연무대가 기다린다. 무대 속으로 빨려들어갈 듯 신명나는 전통 공연과 가족 간 정이 담뿍 묻어나는 연극, 뮤지컬 등이 푸짐하다.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할인 혜택도 풍성하다. 이청준 작가의 소설,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감동을 안겼던 ‘서편제’(21일까지·국립극장 해오름극장)가 창극으로 거듭났다. 오롯이 소리 하나에 매달려 기구한 여정을 걷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 양방언 작곡가의 음악과 안숙선 명창의 작창이 더해졌다. 어린 송화부터 중·노년의 송화까지 3세대에 걸친 송화가 등장해 세대별로 인물의 감정선을 세심하게 살린다. 가족과 함께 관람하거나 고향에 다녀온 열차·버스 탑승권이 있으면 20~30% 할인받을 수 있다. (02)2280-4114~6. 옛 선조들이 장터의 놀이판에서 흥성거리며 삶의 고단함을 씻어냈던 민속 연희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신명나는 판굿, 사물놀이, 강강술래, 줄타기 등이 신명나게 어우러지는 ‘연희 난장트다’다. 19~20일 국립국악원 야외극장 연희마당 무대에서 무료로 만날 수 있다. (02)580-3300. 19~20일 남산국악당에서는 갖가지 가무악희를 모은 잔치마당이 열린다. 조선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장인인 윤택의 대감의 잔치를 배경으로 한 공연으로, 관객들이 직접 잔치의 주인장이 되어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도 만끽할 수 있다. (02)2261-0501. 전통연희집단 ‘The 광대’는 재기 넘치는 놀음극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을 20일 북서울 꿈의숲아트센터에 올린다. 윷놀이, 널뛰기, 투호놀이 등 명절 기분을 한껏 북돋워줄 전통놀이도 펼쳐진다. (02)2289-5402. 연극 무대는 웃음과 감동, 눈물로 가족 관객들을 손짓한다. 50년 연기 내공의 신구와 손숙이 부부로 호흡을 맞춘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흰물결아트센터 화이트홀)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3만~5만원으로 19일과 20일 낮 공연을 20% 할인한다. (02)577-1987. 올해 32주년을 맞는 ‘품바’(상상아트홀)는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유쾌한 웃음으로 풀어낸다. 전석 3만원으로 18~20일 공연은 2만원에 볼 수 있다. (02)747-7491. 하일권씨의 웹툰을 바탕으로 한 ‘삼봉 이발소’(JH아트홀)는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를 유쾌하게 꼬집는다. 전석 3만원으로 18일과 20일 공연은 1만 2000원이다. (070)4355-0010. 뮤지컬 무대도 풍성하다. 1930년대 미국의 2인조 갱의 실화를 다룬 ‘보니 앤 클라이드’(충무아트홀)는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유명하다. 20~22일 일부 공연은 30% 할인된다. 1588-0688. ‘잭 더 리퍼’(서울 디큐브아트센터)는 1888년 런던에서 일어난 미해결 연쇄 살인사건을 흥미진진하게 파고든다. 20일 오후 7시 공연은 30% 할인된다. (02)764-7858. 창작 뮤지컬들은 더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연극과 영화로도 만나볼 수 있는 ‘김종욱 찾기’(쁘띠첼시어터, 1588-0688)와 8년째 공연 중인 ‘오! 당신이 잠든 사이’(대학로예술마당, 1577-3363)는 50% 할인돼 각각 1만 5000원, 2만원에 볼 수 있다. 심청전과 춘향전을 한데 엮은 ‘인당수 사랑가’(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는 연휴기간 동안 30% 할인된다. (02)749-90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유람선 이동 어떻게 알고… 놀랍다, 유럽 ‘한류 사생팬’

    취재를 다니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세계 각국의 한류팬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아시아의 끝자락이자 유럽이 시작되는 터키에서 만난 한류팬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서울에서 무려 8000㎞나 떨어진 곳에서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에 푹 빠진 젊은이들을 만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 6일 KBS ‘뮤직뱅크 인 이스탄불’의 취재차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내리자마자 이미 입국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한국어로 ‘은혁(슈퍼주니어 멤버)아 케밥 같이 먹자’ 등 코믹한 플래카드를 든 터키 소녀부터 FT아일랜드를 상징하는 노란색 깃발을 든 팬들까지 마중 나온 팬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한국 가수들이 빠져나가자 이번에는 기자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서투른 한국어로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거나 페이스북 계정과 이메일을 묻기도 했다. 이스탄불의 바그다드 거리에서도 독특한 한류팬을 만났다. 이곳은 터키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곳으로 아시아 관광객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거리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순간 프레임에 들어온 한 소녀는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이란에서 온 갈색눈의 소녀였다. 가족들과 공연을 보기 위해 비행기로 3시간을 날아왔다는 로진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유튜브와 KBS 월드 등의 채널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그녀는 “수지(미쓰에이 멤버) 언니의 팬”이라면서 활짝 웃었다. 터키 최초로 K팝 콘서트가 열린 율케르 스포츠 공연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현지에서 한창인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몰칸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졌다”면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시크릿 가든’, ‘추노’ 등의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함께 온 20대 터키 여성의 입에서는 소지섭, 현빈, 장혁, 이민호 등 한국 배우들의 이름이 줄줄 나왔다.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외국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메르비. 그녀는 요즘 즐겨 보는 한국 드라마를 묻자 영어로 ‘Master’s Sun’(SBS ‘주군의 태양’), ‘Monstar’(tvN ‘몬스타’)를 주저 없이 적었다. 모두 한국에서 최근 종영했거나 방영 중인 최신 드라마다. 메르베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무리의 소녀들이 한국어로 “이번 공연에 왜 빅뱅이 오지 않았느냐”, “슈퍼주니어의 시원이 오지 않은 이유를 아느냐”는 질문을 쏟아내는 통에 공연장을 도망치듯 빠져나와야 했다. 스타의 사생활을 쫓는 ‘사생팬’은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터키를 떠나던 날 호텔 앞에는 루마니아에서 온 소녀 두 명이 한국어로 “루마니아에 오길 바랍니다”라는 조그만 피켓을 들고 관계자들이 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가수들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오가는 유람선을 타고 내릴 때도 성능 좋은 카메라를 든 현지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KBS 관계자는 “경호상의 문제가 있어서 극비리에 유람선에 탄 것인데 팬들이 선착장까지 나타날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공항에도 어김없이 나타난 팬들은 경찰의 제지 속에서도 K팝 가수들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유럽에서 만난 한류팬들에게는 K팝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비친 한국의 문화는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한류의 열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질적으로 우수한 콘텐츠와 문화적 포용력, 겸손하고 친근한 팬서비스가 꾸준히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eri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재즈 인생 50여년…국내 남성 재즈 보컬 1세대 김준

    [김문이 만난사람] 재즈 인생 50여년…국내 남성 재즈 보컬 1세대 김준

    전설의 재즈 뮤지션 루이 암스트롱에게 묻는다, 재즈가 무엇이냐고. “궁금해도 절대로 알 수 없을걸”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러면서 “생각하면 생각한 대로 비비디 바비디 부”라고 한다. 아마도 재즈가 느낌으로 전해져 오는 음악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재즈의 역사는 어떻게 될까. 재즈는 원래 블루스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아프리카와 유럽 문화권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프랑스인과 흑인의 혼혈인 크레올들의 음악적 요소가 뒤섞이면서 탄생했다. 1800년대 후반 농장에서 불리던 노동요나 뱃노래 등이 발전해 1900년대 초반 블루스적 특징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재즈음악이 들어왔을까. 흥미롭게도 대한매일신보 기자를 지낸 바 있으며 ‘봉선화’ 등을 작곡한 홍난파 선생이 재즈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1930년대 미국에 유학해 재즈를 익혔던 그는 지금의 KBS 전신인 경성중앙방송국에서 관현악단을 만들어 재즈를 연주했다. 1940년대 재즈 스타일 곡들이 대중음악에 조금씩 섞이면서 박단마가 부른 ‘나는 열일곱살이에요’가 국내 최초로 스윙 사운드를 사용한 재즈 스타일의 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광복 이후 미군 문화가 국내에 유입되면서 재즈가 클럽에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1950년대 루이 암스트롱이 각종 영화를 통해 모습을 드러내면서 본격적으로 재즈가 등장했다. 1960년대 미8군 쇼 무대는 가수 지망생들의 생활의 터전이었고 경음악단들이 앞다퉈 재즈를 받아들였던 것이다. 가을바람이 선선해지는 계절, 이쯤 해서 음악을 얘기해 보자. 음악은 귀로 마시는 황홀한 술이라고 했다. 이는 음악이 즐거움을 주는 것과 동시에 일상사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재즈는 어떨까. 재즈 인생 50여년, 우리나라 남성 재즈 보컬 1세대로 알려진 김준씨를 지난 5일 오후 만났다. 장소는 경기 남양주 호평동에 위치한 김준 재즈클럽이다. 3층 건물에 1층은 한식당(부인이 운영)이고 2층이 김준 재즈클럽 공연장이다. 단체 예약이 있을 때만 김씨가 직접 출연해 여러 곡을 선사한다. 클럽에 들어섰더니 ‘시작은 그 끝과의 약속이다’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신뢰에 대한 겸허함을 보여주는 듯하다. 피아노와 드럼이 있다. 벽에는 재즈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미국 흑인 가수들의 공연 사진이 붙어 있다. 잠시 우리나라 재즈 1세대 뮤지션들의 얼굴이 나타난다. 1970~1980년대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수사반장’의 배경음악을 담당했던 재즈 드러머 유복성씨, 미8군 무대에서 비밥과 쿨 재즈를 다지면서 ‘영자의 전성시대’ ‘어제 내린 비’ ‘겨울여자’ ‘깊고 푸른 밤’ 등의 영화음악을 맡아 명성을 떨친 정성조씨, 피아니스트 신관웅씨, 트럼펫 연주가 강대관씨 그리고 보컬리스트 김준씨 등으로 이어진다. 클럽 내부를 잠시 구경한 뒤 야외에 마련된 의자에서 마주 앉았다. 주변에는 푸른 산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바로 앞에는 승마장이 있다. 자연의 치유에 대해 잠시 생각하면서 궁금한 것을 물었다. “여긴 언제 문을 열었나요?” “2002년부터 10년 동안 서울 평창동에 있다가 작년에 여기 왔어요. 재즈를 좋아하는 팬이 제공한 공간입니다.” “공연은 일주일에 몇 번 하는지요?”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모임이 있을 때, 그렇게 모인 분들을 위해 재즈 한마당을 선사합니다. 재즈는 즉흥적이라 그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다 좋아합니다. 누구나 어울리기 좋지요.” “요새 한강에서 공연도 하고 있지요?” “여의도 쪽에서 합니다. 물빛무대라는 곳이 있는데 매주 수·금·토요일 저녁 7시에 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예술총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관객이 700~800명쯤 모이는데 남녀노소 구분 없이 찾아와 재즈를 즐깁니다. 한번 오세요, 이 가을에(웃음).” “재즈는 사계절 중 언제 가장 듣기가 좋습니까?” “사계절에 다 맞출 수 있습니다. 가을에는 가을대로 맛이 있고요.” “국내 재즈 1세대는 몇 명이나 있나요?” “(잠시 생각하더니) 10명쯤 되지요. 공연 때 가끔 만납니다.” “국내 재즈 뮤지션은 어느 정도 됩니까?” “한 200~300명쯤 됩니다. 미국파가 있고 유럽 유학파가 있습니다. 우리 같은 1세대도 있지만 현재는 30대 전후인 재즈 3세대로 교체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재즈란 무엇인가요?” 지체 없이 답이 나온다. “가장 자유스럽고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음악입니다. 또한 가장 합리적이고 영적인 치유가 있는 음악이지요. 그래서 재즈는 영원할 겁니다. 혼이 담긴 음악, 흥이 녹여진 음악이라서 재즈만 가지고 있는 DNA가 있습니다. 재즈는 또 지구 상의 어떤 음악과도 협연이 가능합니다. 포용력이 있는 음악이지요.” 그는 재즈 보컬리스트 외에도 작곡가로 많은 활동을 했다. 그동안 무려 1000여곡이나 작곡했다. ‘사랑하니까’(패티김)를 비롯해 1984년 TBC세계가요제 금상 수상곡 ‘나 이제 여기에’(박경희), ‘내 마음은 풍선’(장미화), ‘그래도 설마하고’(임희숙), ‘청바지 아가씨’(박상민)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그는 남성 4중창단 ‘쟈니 브라더스’의 멤버(리드 김현진, 테너 양영일, 바리톤 김준, 베이스 진성만)로 그 유명한 ‘빨간 마후라’를 불러 히트시켰다. 잠시 당시 얘기를 해 본다. 평상시에는 각자 점잖은 의상의 노신사들이지만 무대의상만큼은 반드시 화려하고 밝은 색상으로 통일했다. 김씨는 데뷔 시절부터 의상, 액세서리 등의 코디를 도맡았다. 그들에겐 ‘빨간 마후라’가 잘 어울렸고 정겨운 화음은 세월을 뛰어넘어 중장년층으로부터 깊은 공감을 얻었다. 김씨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1940년 1월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논밭 30만평을 소유한 대지주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탄 자전거 짐받이에 앉아 신의주 시내를 구경했다. 가죽 장화를 신고 허리에 긴 칼을 찬 일본 기마경찰의 모습도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러다 1945년 광복을 맞이했다. 소련군이 진주했고 조선 노동당이 들어섰다. 재산은 모두 몰수당했다. 아버지는 숙청 대상 1호로 낙인찍혔다. 가족들은 할 수 없이 진남포에서 배를 타고 인천으로 월남했다. 남산초등학교에 입학했으나 곧 원주로 이사했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강원 영월과 경북 문경 등으로 피란을 갔다. 이어 1·4후퇴 때는 목포를 거쳐 제주로 피란 갔다. 현재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산방산 인근이었다. 사계초등학교 6학년을 거쳐 대정중학교에 입학했다. 이때 미군 부대 전용 교회의 찬양대에서 활동했다. 도내에서 열리는 음악 콩쿠르에서 ‘가고파’ ‘고향생각’ ‘고향이 그리워’ ‘달밤’ ‘봉선화’ ‘바다로 가자’ 등을 불러 우승을 휩쓸었다. 대정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단거리 육상과 마라톤 시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는 한편 음악 교사에게 피아노, 트럼펫, 바이올린 등을 배웠다. 합창단에서 바리톤도 맡았다. 1959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사관학교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고등학교 교장 선생의 권유로 나간 ‘전국 남녀 고등학생 음악경시대회’(경희대 주최)에서 3위를 차지해 경희대 성악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의 음악 인생은 이때부터였다. 하지만 대학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4·19로 인해 잦은 휴강이 이어지다 결국 휴교령이 내려졌다. 갈 곳이 없었던 그는 종로2가 ‘뉴월드 음악감상실’에서 DJ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5·16 후에는 예그린가무단의 합창단원으로 강제로 뽑혀 갔다. 당시 가무단장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였다. 그러나 1년여 만에 예그린합창단이 해체되면서 쟈니 브라더스를 결성하게 된다. 쟈니 브라더스는 1962년 당시 TBC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주말 프로그램 ‘쇼쇼쇼’에 전속 가수로 출연하면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 ‘방앗간집 둘째딸’ ‘니가 잘나 일색이냐’ ‘마포 사는 황부자’ 등의 히트곡을 쏟아냈다. 신영균이 주연한 영화 ‘빨간 마후라’의 주제곡을 부른 것도 이때였다. 1968년 쟈니 브라더스가 해체된 이후 각자 솔리스트로 변신한다. 김씨는 멤버 중 가장 먼저 독립했다, 스탠더드 팝과 재즈 번안곡이 주를 이룬 음반을 발표하면서 솔로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1970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음반을 발표하지 않은 해가 없을 정도로 ‘음악은 곧 인생’이라는 일관된 삶을 살아 오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저는 재즈 뮤지션으로서 더욱 열정적으로 재즈 음악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이뤄 나갈 꿈은 ‘김준 재즈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입니다. 재즈 아카데미, 재즈 박물관도 생각하고 있지요.” 헤어지면서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이 나이보다 젊게, 해맑게 느껴진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김준은 1940년 평안북도 신의주 출생으로 경희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1962~1968년 ‘쟈니 브라더스’의 일원이었으며 KJC(한국재즈모임) 창립 회장과 고문을 역임했다. 이후 수원여대 대중음악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김준 재즈클럽을 운영하면서 극동방송 운영위원과 ㈔한국재즈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공연으로는 ‘김준 디너콘서트’(1995년), ‘김준 재즈콘서트’(1996년), ‘서울 솔리스트 재즈 오케스트라 공연’(2007년), ‘아름다운동행 재즈콘서트’(2010년), ‘영화 브라보 재즈라이프 출연’(2010년), ‘브라보 재즈라이프 콘서트 출연’(2010, 2011년) 등이 있다.
  • [학교 밖에서 배운다] (5) 문화예술진흥원 가족 나들이 오케스트라

    [학교 밖에서 배운다] (5) 문화예술진흥원 가족 나들이 오케스트라

    “자, 어려운 부분입니다. 탁탁, 딱딱딱. 박자 잘 맞추세요.” 주말인 지난 7일 경기 광명시 시민문화회관 지하 1층 연습실. 스틱으로 연습용 드럼 패드를 두드리던 이상민(11·하안북초교 5년)군이 옆자리에 앉은 엄마를 툭 치며 “박자가 틀렸잖아” 하고는 킥킥거린다. 박자를 놓친 엄마 신경희씨가 부끄러운 듯 웃는다. 신씨와 아들 상민군은 지난달 10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광명시민회관에서 함께 드럼을 배우고 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수업이다. “드럼 연습이 처음이라 어렵지만 아주 재밌다”고 한 신씨는 “무엇보다 토요일 오전을 아이와 함께해 더 즐겁다”고 말했다. 아빠와 엄마, 아이들 12명으로 구성된 드럼반은 한 달째 기초 리듬을 배우고 있다. 대부분 드럼 스틱을 잡아본 적이 없는 초보들이다. 이들을 가르치는 윤명준(32·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씨는 “가족반은 처음 가르치는데 아이들이나 성인들로만 구성된 반과 분위기가 아주 다르다”며 “엄마 아빠가 아이들과 장난도 치고 즐겁게 배우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했다. 신씨와 상민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가족오케스트라’의 ‘가족 나들이 행복 오케스트라’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시작해 오는 11월 9일까지 15주 동안 진행되며, 광명시를 비롯해 전국 18개 기관에서 가족들이 매주 토요일 오전 악기를 배우고 마지막 16주차에 오케스트라 합주를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배우는 이들은 모두 20가족 47명이다. 엄마는 13명, 아빠는 7명이 참여하고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 OST를 비롯해 뽀로로, 태권브이 등 만화영화 OST, 사랑의 인사, 백조의 호수 등 클래식 곡을 배우느라 주말 오전을 바쁘게 보낸다. 온 가족이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 최현우(20·호서대 수학과 2년)씨와 동생 현경(10·하일초교 4년)양은 호른을 배운다. 아빠 최철웅씨는 색소폰을 배우고 엄마 강희경씨는 첼로를 배운다. 가족이 함께 배우다 보니 대화 주제도 바뀐다. 현우씨는 “연습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가족들이 오전에 배웠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서 “솔직히 처음엔 온 가족이 함께 배운다는 게 쑥스럽고 내키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주 즐겁다”고 했다. 혼자서 더블베이스를 배우고 있는 지효섭씨는 소문난 ‘연습벌레’다. 자기 키보다 큰 더블베이스를 빌려 매일 40분씩 집에서 혼자 연습을 한다. 한 달 가까이 연습을 하다 보니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지씨를 가르치는 이준일(36·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씨는 “물집이 생겼다 터지는 것을 세 번 정도 반복해야 익숙해진다”며 웃는다. 지씨는 “딸인 경현이가 다른 교실에서 클라리넷을 배우고 있다”면서 “아이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빠, 엄마가 함께 배우면 학습효과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오히려 반대라는 게 가르치는 이들의 말이다.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김승복(52) 상임지휘자는 “3개월 동안 초보자들을 가르쳐 어떻게 오케스트라 합주를 할지 처음엔 단원 모두가 회의적이었는데 한 달이 지나니 생각이 바뀌었다”며 ”분위기가 아주 좋고 기술도 생각보다 빨리 늘고 있다. 악기를 배우고 합주를 향해 가는 그 과정 자체가 바로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강사들 역시 “색다른 경험”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빠 3명으로 구성된 색소폰반을 이끄는 김설(33·광명오케스트라 단원)씨는 “다른 성인반과 달리 태도가 굉장히 진지하고, 쉬는 시간에도 악기 연주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가족 오케스트라는 오는 11월 16일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발표회를 연다. 지금은 미숙하지만 멋진 ‘피날레’를 위해 가족들은 토요일마다 구슬땀을 흘린다. 이들을 지휘할 김 상임지휘자는 “감동적인 과정을 거친 이들의 소리가 모여 어떤 음색을 만들지 벌써부터 설렌다”며 웃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깔깔깔]

    ●외국어와 거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공연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불량스러워 보이는 거지가 멀구에게 다가와 한 푼 보태 달라고 했다. 멀구는 급하기는 했지만, 너무 무례하게 대하기는 싫어서 그가 못 알아듣는 중국어를 흉내 내며 돈이 없다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거지가 물러서며 중얼거렸다. “이거 참, 이제는 구걸해 먹으려도 2개 국어는 해야 되니 말이야.” ●난센스 퀴즈 ▶둥근 얼굴에 꼬리만 달린 것이 놓으면 하늘로 도망치는 것은? 풍선. ▶내려가기만 하고 올라오지 못하는 것은? 폭포. ▶동그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은? 포도.
  • 히잡 쓴 1만여 소녀들 ‘떼창’… 터키의 청춘, K팝에 물들다

    히잡 쓴 1만여 소녀들 ‘떼창’… 터키의 청춘, K팝에 물들다

    “세니 세비요룸, K팝!”(사랑해요, K팝) 동서양의 문화가 만나는 도시, 터키 이스탄불. 서울에서 8000㎞ 떨어진 이곳에도 K팝 열풍이 불어닥쳤다. 터키의 K팝 팬들은 한국어 노래 가사를 따라부르는 ‘떼창’을 연출했다. 각양각색의 히잡을 쓴 10대 소녀들은 한국 가수의 노래에 맞춰 방방 뛰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율케르 스포츠 아레나 공연장에서 열린 ‘KBS 뮤직뱅크 인 이스탄불’의 공연 현장 모습이다. 터키에서 한국 가수들이 대규모 공연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장은 터키를 비롯해 불가리아, 그리스, 이란 등 유럽과 중동에서 몰려든 1만여명의 팬들로 가득 찼다. 10~20대 중반의 젊은 여성팬이 대부분이었고, 5만~25만원짜리 티켓은 일찌감치 동났다. 이들은 엠블랙, FT아일랜드, 미쓰에이, 비스트, 에일리, 슈퍼주니어 등 6개 팀이 등장할 때마다 공연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를 보냈다. 그동안 유튜브와 SNS 같은 인터넷으로만 보던 K팝 스타들이 실제로 눈앞에서 공연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한국 가수들이 터키 전통춤과 터키 민요를 K팝에 접목한 무대를 선보이고 터키어로 인사말을 하자 더욱 뜨겁게 호응했다. 엠블랙의 힘찬 오프닝으로 시작한 공연은 FT아일랜드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이어 미쓰에이와 비스트, 슈퍼주니어의 연이은 출연으로 절정에 달했다. 3시간이 넘게 기립해 공연을 즐기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 듯 공연장 출구에 몰려들어 K팝 가수들이 탄 차량을 끝까지 배웅했다. 터키에서 처음 공연을 한 가수들도 예상 밖의 뜨거운 환호에 놀란 반응이었다. FT아일랜드의 이홍기는 “공항에서 우리 그룹을 상징하는 풍선과 깃발을 든 팬들이 몰려들어 깜짝 놀랐다. 유럽 공연이 처음인데 터키의 열정적인 팬문화가 놀라웠다”고 말했다. 엠블랙의 소속사인 제이튠의 구태원 이사는 “이번 공연으로 터키의 한류 공연 시장성을 확인해 유럽 월드투어 때 공연을 오는 K팝 가수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의 총 책임자인 박태호 KBS 예능국장은 “아티스트들과 팬들의 열정도 뜨거웠고 터키에서 K팝 및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높인 것 같아 기쁘다”고 만족해했다. 터키에서 K팝이 인기가 있는 것은 ‘형제의 나라’라고 불리는 한국에 대한 호감에다 새로운 음악을 원하는 젊은층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한국전에 참전한 부모 세대는 한국을 ‘혈맹’이라고 여기고 있고, 젊은 층은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과 터키의 3, 4위전에서 보여준 양국의 우애를 통해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터키 최대 국영 방송인 TRT 뮤직 채널장인 이스마일 균교르는 “K팝은 특색있는 음악과 역동적인 안무로 터키의 젊은층을 사로잡고 있으며, 터키에서도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모델로 삼아 따라가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 아버지도 한국전 참전 용사인데 터키와 한국은 60년 동안 밀접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젊은 층에도 이런 분위기가 전달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버지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베르나(15)양은 ”월드컵 한국전 이야기를 듣고 한국이 좋아졌고 K팝의 리듬감과 퍼포먼스, 노래공연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터키의 음악잡지 블루진의 오스게 오스폴랏 기자는 “4~5년 전부터 11~35세의 K팝 팬이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터키의 팝 음악은 전통적인 것이 많지만 K팝은 미국팝 형식을 갖추면서도 멋진 퍼포먼스와 의상으로 호감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터키의 한류팬은 최대 30만명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류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은 사극을 필두로 한 한국의 드라마다. ‘해신’을 비롯해 ‘주몽’, ‘동이’ 등 역사 드라마가 초반 인기를 주도했고 최근에는 ‘꽃보다 남자’, ‘시크릿 가든’ 등 트렌디 드라마도 인기가 높다. 전태동 주이스탄불 총영사는 “터키의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에 전통과 역사를 소개하는 작품에 관심이 높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극적이고 터키 드라마에 비해 방영 기간이 짧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류팬인 메르베(24)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한국 사람이나 문화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로맨틱하고 깨끗하고 순정적인 사랑을 표현한 드라마 내용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현지 관계자들은 터키가 유럽, 중동, 중앙아시아의 문화와 교통의 요지인 만큼 한류 전진 기지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태동 총영사는 “터키는 이슬람권이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뿌리내렸기 때문에 개방적이고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있다”면서 “신선한 음악으로 무장한 한국 가수들이 터키에 진출하면 K팝이 더욱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탄불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학교, 여전히 약육강식의 정글”

    “학교는 지금 정글이다. 일진 학생들과 일진 근처에 있는 학생들, 보통 학생들까지 차례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이다.” 한 남학생의 발언이 끝나자 학생과 학부모 200여명이 한동안 말을 잃었다. “학교폭력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됐다”는 이 학생은 정부의 학교폭력 예방 대책이 대대적으로 시행된 지 1년이 넘은 현 시점에도 학교는 여전히 위험한 곳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광진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지난 6일 열린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합동 콘퍼런스’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다양한 학교 구성원의 눈으로 학교폭력의 실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토론자로 무대에 오른 중학생 3명과 고등학생 2명은 “학교폭력 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았고 교내에서 광범위하게 폭력적인 문화가 일상화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방청석에 앉은 학생들도 “교실에서 이뤄지는 현행 학교폭력 예방 교육과 각종 설문조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소년부 법정 방청이나 스포츠를 활용한 문제 학생 선도 프로그램 등 실효성 있는 대안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동부지법 주최로 열린 이날 콘퍼런스에는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경찰과 검찰, 교육청, 법원 등의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동부지검 소년사건 담당 정가진 검사는 “내 자녀도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적이 있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검찰에서는 ‘결정 전 교사 의견 청취제도’를 통해 담당 교사의 의견을 듣고 학생 상황에 맞는 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문수 동부지법 공보판사는 “사법기관과 교육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학교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정기적으로 열어 효과적인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실내공기만은… 깐깐한 종로구

    종로구가 주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지역 다중이용시설의 공기질 관리에 나선다. 종로구는 법적 관리대상이 아닌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관리대상을 확대한다고 5일 밝혔다. 관리대상을 지난 3월 70곳 늘린 것에 이어 이달부터 152곳을 추가했다. 관리대상 기관은 실내체육시설과 지역아동센터 등이다. 구는 2011년부터 주민들이 쾌적한 실내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소규모 어린이집(430㎡ 미만)과 경로당, 소공연장을 포함한 205곳의 실내공기질을 관리해 왔다. 올 상반기에는 유치원, 주민들이 찾는 작은도서관, 동주민센터·보건소 민원실, 자치회관 교육장 등 70곳을 포함시켰다. 이로써 구는 사각지대에 놓인 427곳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을 관리하고 있다. 공기질은 측정기를 사용해 미세먼지(PM10), 이산화탄소(CO2), 일산화탄소(CO), 포름알데히드(HCHO), 휘발성유기화합물(TVOC), 온도와 습도 등 6개 항목을 평가하게 된다. 구는 연 2회 해당시설의 공기질 측정 결과를 토대로 개선방안 등을 제시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지난 2년간 실내공기질 컨설팅을 통해 관리의식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앞으로도 건강 취약계층과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을 추가 발굴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상생+나눔+소통=‘노원의 드림’

    노원구가 7~12일 ‘2013 지역복지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페스티벌 첫날인 7일 2시 중계근린공원에서는 ‘함께하면 기뻐요!기쁨 드림축제’를 주제로 지역내 민간복지시설과 단체 50여개가 참여한 가운데 통합 박람회가 열린다. 이날 박람회에선 기관별로 ▲고령자 직업상담과 체험을 통한 ‘나눔 & 감동’ ▲주민참여 게임과 천연비누 만들기 체험의 ‘행복한 마음들, 찾아오는 박람회’ ▲자살예방사업 홍보를 위한 ‘상계와 함께하는 건강한 마을만들기’ ▲나눔 이웃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 등 체험과 전시 부스를 마련해 주민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이외에도 민간기관과 봉사단체, 주민자치회관, 주민공모를 비롯해 재능 나눔 무대공연도 펼쳐진다. 11일 오후 3시 노원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선 ‘수고하셨어요! 새 출발 희망 노원’이라는 주제로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이날 행사에선 지역복지 증진에 기여한 복지기관과 시설 종사자 등 복지유공자 54명과 9개 단체 등에게 구청장 표창과 기념패가 주어진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日, 여 아이돌그룹 왕따 의혹…“서서 밥 먹어!”

    일본의 유명 여자 아이돌 그룹 NMB48에 왕따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4일 일본 오사카시 난바의 NMB48 전용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던 중 멤버 중 한 명인 니시무라 아이카가 “오늘 대기실에서 죠니시 케이와 야마구치 유우키가 제게 ‘너는 일어서서 밥 먹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다른 멤버와 극장에 모인 팬들이 당황하기 시작하자 죠니시와 야마구치는 웃으며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니시무라는 “의자에 앉으니까 ‘왜 앉느냐’며 괴롭혔다”며 폭로를 멈추지 않았다. 죠니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멤버 모두 사이가 좋아서 할 수 있었던 단순한 농담이다”라며 “오해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지 네티즌들은 “혼자만 밥을 서서 먹으라는 건 확실히 괴롭히는 행동이다”라며 대체로 ‘왕따가 아니냐’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너무 친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며 옹호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바로크 음악 속으로

    바로크 음악 속으로

    주요 클래식 공연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가을의 문턱, 고음악 고수들이 이끄는 ‘바로크로의 음악 여행’이 잇따라 펼쳐진다. 바로크 음악은 17세기 초부터 18세기 중반 사이의 유럽 음악 양식으로 바흐, 헨델, 비발디가 대표 작곡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영감을 주며 바로크 음악의 중흥기를 이끈 작곡가는 ‘단순하다’ ‘뻔하다’고 저평가됐던 아르칸젤로 코렐리(1653~1713)였다. 국내에서 듣기 힘든 바로크 레퍼토리를 꾸준히 소개해 온 무지카글로리피카가 올해 주목한 주인공이다. 무지카글로리피카는 코렐리와 그를 사랑한 후대 작곡가들의 곡을 통해 관객을 17세기 말 로마로 이끈다. 다음 달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코렐리 서거 300주년 기념 음악회 ‘코렐리 찬가’에서다. ‘영광을 돌리는 음악’이라는 뜻의 무지카글로리피카는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진이 2002년 창단한 국내 최초 고음악 연주 단체다.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김윤경과 하프시코드(쳄발로) 연주자 벵자맹 알라르, 테오르보 연주자 헤지나 아우바네즈가 앙상블을 이룬다. 3만~5만원. (02)392-0088. ‘바흐의 메신저’ 헬무트 릴링은 4년 만에 내한 무대를 갖는다. 다음 달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8일 충남 천안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한화 클래식’ 콘서트다. 올해 여든인 릴링은 평생을 바흐 연구에 헌신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1981년 국제바흐아카데미를 설립한 이후 1985년 바흐의 칸타타 전곡을 최초로 녹음하고 2000년 바흐의 교회음악 전곡을 녹음했다. 1965년 그가 창단한 바로크음악 연주 단체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도 함께 내한해 깊이가 더해진 연주를 들려준다. 소프라노 미렐라 하겐,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조성환, 바리톤 정록기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5만~10만원. (02)729-5369.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⑧ 싱가포르 사례에서 배운다 - 카지노 관광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 ⑧ 싱가포르 사례에서 배운다 - 카지노 관광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내려 택시로 30분 정도를 달리면 사람 인(人) 자 형태의 3개 건물과 이들을 연결하는 거대한 배 모양 건축물을 만나게 된다. 사자 머리에 물고기의 몸을 가진 ‘멀라이언’을 밀어내고 싱가포르의 새 랜드마크가 된 마리나베이샌즈(MBS)다. 특히 이 건물은 ‘도덕국가’ 싱가포르에 파란을 일으킨 카지노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지난 20일 MBS 내 초대형 카지노에는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도 테이블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갬블링(내기)에 몰두하는 중국인들로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카지노 도시’의 원조인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컨벤션 행사와 엑스포 등에 참석하는 비즈니스맨들이 주로 찾는 지역이라면 이곳은 순전히 카지노를 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루이비통 가방과 롤렉스 시계 등 명품을 온몸에 걸치고 현찰이 불룩한 전대(纏帶)를 허리나 가슴에 두룬 기이한 패션으로 중국식 도박을 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돈을 쓰고 가려고 이곳에 온 것이다. 도덕을 중시하는 싱가포르는 1963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로 카지노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보다 빗장을 단단히 걸었다. 초대 싱가포르 총리였던 리콴유(1959~1990년 재임)는 수시로 “도박은 사람을 나태하게 한다”며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전용 카지노도 철저히 반대해 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중국과 인도가 부상하자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때마침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아시아 전역에 퍼지면서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70% 가까이 급감했고, 같은 시기 ‘카지노의 나라’인 마카오가 관광산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자극제가 됐다. 결국 리콴유 전 총리의 아들이자 2004년 싱가포르 3대 총리에 오른 리셴룽은 카지노를 내국인에게도 허용해 국가적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아버지인 리콴유마저 반대했지만 “모두가 변하는데 우리만 변하지 않는다면 20년 뒤 싱가포르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며 자신의 정책을 밀어붙였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차이나파워’ 앞에서 사회적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실리를 택한 것이다. 당시 카지노 정책 입안을 주도했던 탄기지압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국운을 걸고 하는 사업이었던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카지노 노하우를 가진 기업이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을 짓도록 해 싱가포르의 국가 이미지를 단박에 바꿀 수 있게 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2010년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샌즈(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와 리조트월드센토사(말레이시아 겐팅그룹) 등 두 곳의 복합리조트(IR)에 처음으로 카지노를 열었다. IR은 카지노를 기본으로 호텔, 명품 쇼핑몰, 공연장, 컨벤션센터, 전시장, 놀이시설 등을 한곳에 모아 유기적으로 운영하는 시설을 말한다. 우리나라가 ‘새 먹을거리’로 육성하려 하는 ‘마이스’(MICE·국제 규모의 회의, 전시회 관련 산업)의 핵심 인프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코엑스몰이 IR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리조트 시설이 없고 이들 전체를 한 몸처럼 움직이게 하는 구심점이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도덕’을 버리고 ‘도박’을 감행한 싱가포르의 모험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곳의 리조트 카지노에서만 2010년 51억 달러(약 5조 7069억원), 2011년 59억 달러(약 6조 6021억원)를 벌어들여 GDP 성장률을 1.7% 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카지노를 개장한 2010년 GDP 성장률이 사상 최고치인 14.8%를 기록했다. 직접 고용 2만명을 포함해 약 5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를 내면서 인구 100명 가운데 1명이 카지노 덕분에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됐다. 한때 한국보다 적었던 관광객 수도 2010년 1160만명을 기점으로 다시 추월했다. 지난해 싱가포르를 찾은 관광객은 1440만명으로 싱가포르 인구의 세 배 수준이다.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호텔난이 심해지자 최근 싱가포르 정부는 저가 패키지 관광 상품들을 없애는 등 ‘수요 조절’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컨벤션센터를 갖춘 이 두 복합리조트 덕분에 싱가포르는 단박에 미국을 제치고 국제회의 개최 건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이스 국가’가 됐다. MBS의 경우 협력업체의 93%가 싱가포르 기업이고, 이 가운데 51%가 중소기업이다. 카지노로 만들어지는 일자리의 60%가량이 35세 이하의 젊은 취업자들에게 돌아간다. 김홍주 주싱가포르대사관 상무관은 “싱가포르의 체제 특성상 구성원들이 창조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정치인들이 국가 현실을 냉철히 파악하고 이를 통해 IR이나 항공기 MRO(정비, 수리, 점검) 등 자신들 역량에 맞는 독창적 신산업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창조경제의 좋은 사례로 배울 게 많다”고 했다. 다만 우리도 싱가포르의 IR 아이디어를 들여와 ‘잭팟’을 터뜨릴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카지노 시설은 전체 IR 면적의 3%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 IR 전체 수익의 80~90% 정도를 창출한다. 호텔과 명품숍, 리조트, 전시장 등 나머지 97%의 면적은 냉정하게 말해 카지노를 덜 유해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포장지’다. IR이라는 거대한 열차가 어떤 악조건에도 쉼 없이 달릴 수 있게 만드는 ‘엔진’은 카지노다. 우리나라에 IR을 짓고 싶어 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카지노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현행 법을 고쳐 가면서까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일본과 러시아, 타이완 등이 잇따라 카지노 산업을 육성하려는 상황에서 자칫 국내 IR들은 ‘반쪽 카지노’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증세 없는 복지’를 달성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내국인 카지노를 허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마리나베이샌즈 한 곳이 정부에 내는 세금이 한 해 7억 달러(약 7833억원)가 넘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카지노 허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그야말로 ‘카지노 딜레마’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싱가포르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슈&이슈] ‘명품 예술도시’ 꿈꾸는 대구시

    [이슈&이슈] ‘명품 예술도시’ 꿈꾸는 대구시

    대구의 문화예술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대구시가 심혈을 기울여 구축한 테마형 명품 문화인프라들이 하나씩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미술, 공연예술,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시설들이 건립되면서 관람객이 단순히 증가한다는 차원에서 벗어나 질적 변화까지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대구 문화르네상스를 꽃피우고, 문화예술도시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문화인프라 구축의 선봉장은 대구예술발전소다. 중구 수창동 58의 2, KT&G 별관창고를 개조해 지난해 12월 개관했다. 사업비 160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5층에 연면적 1만 2150㎡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은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과 교육공간, 지원공간 등을 갖춘 복합공간이다. 창작 공간은 음악, 미술, 미디어, 문학, 의상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예술가들이 상주하면서 창작 및 전시·공연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오픈 스튜디오 형태로 일반인에게 공개돼 아트페어나 워크숍, 교육, 판매 등의 역할도 한다. 또 전시장은 작가들의 특별전과 상설전이 열리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창고형 극장은 연극, 콘서트, 영화, 이벤트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장으로 운영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예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도서관 개념의 미디어테크, 어린이 대상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는 ‘키즈 스페이스’와 아트숍, 레스토랑 등 상업공간이 층별로 들어서 있다.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서 전시, 공연, 신진작가 육성 등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은 물론이고 역사와 문화 예술산업을 중심으로 대구의 옛 도심 탈바꿈 사업도 시작됐다. 특히 올 상반기 추진한 ‘문화살롱’, ‘문화사랑방’ 등을 표방한 ‘만권당 프로젝트’는 파격적 장르에 대한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 하반기에는 젊은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할 ‘Ten-Topic Project’와 국내외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참가할 ‘ZKM ART FACTORY’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홍성주 시 문화예술과장은 “대구예술발전소는 장르를 초월해 모든 예술가들에게 개방된 문화예술창작의 테스트 베드를 지향하고 있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시민회관은 오는 10월 개관을 목표로 리노베이션 공사가 한창이다. 사업비 559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5층에 연면적 9670㎡인 건물을 지하 3층, 지상 6층에 연면적 2만 6791㎡ 규모의 복합 문화명소로 증개축하는 것이다. 연면적이 2.5배로 넓어진다. 대공연장은 건축사적 의미를 반영해 현재의 이미지와 골격을 유지하면서 외부 시설의 현대화, 내부공간의 최신화를 통해 1333석 규모의 국제적인 콘서트 전문홀로 탈바꿈한다. 기존 공연지원관(별관)은 철거 뒤 206석 규모의 소공연장과 전시실, 공연지원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갖추게 된다. 지상주차장은 지하화하고, 지상은 2개의 프라자를 설치해 만남의 장소로 제공된다. 대구시민회관에는 대구시립합창단과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옮겨오고 오는 11월 초 재개관 기념 ‘아시아 교향악축제’를 시작으로 시민들에게 다시 다가선다. 홍 과장은 “시민회관 리노베이션은 지역 문화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출신 문인들의 면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구문학관도 내년 5월 개관한다. 시인 이상화·이장희, 소설가 현진건 등 대구 출신 문인들의 자료를 전시한다. 문학관은 중구 향촌동 옛 상업은행 부지 1300㎡에 건평 3348㎡,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선다. 문화예술관, 북카페, 전후문화 체험실, 영상기기 전시관, 음악감상실 등이 들어서는 것은 물론 전후 도심 상점가도 재현돼 건물 전체가 문학과 역사, 예술의 공간이 될 전망이다. 대구에서 활동했던 작고한 작가와 대구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모든 자료를 수집해 전시한다. 각계각층의 기증 등으로 문화사적 가치가를 지닌 1만여점이 넘는 방대한 콘텐츠가 구축된다. 홍 과장은 “전국 최고의 문학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면서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대구문학관 개관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말했다. 출판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달서구 남대구IC 일원에 24만 5413㎡ 규모의 출판산업단지도 개발된다. 민자 1248억원을 들이는 출판산업단지에는 문학인 전용 레지던시 공간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차세대 문인 육성과 문학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대구문화재단을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대구가 배출한 유명 문인들의 전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대구시민의 오랜 숙원 사업인 대구미술관은 개관한 지 두 돌이 넘었다. 수성구 삼덕동 대구대공원 내 7만 1202㎡ 면적에 건축면적 8만 808.27㎡, 연면적 2만 1701.44㎡,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675억원이 들어간 대구미술관은 1~5전시실, 어미홀, 강당, 교육시설, 정보센터,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로 구성돼 있다. 대구미술관의 상징을 고려해 만든 어미홀(가로 15m, 세로 55m, 높이 20m)은 연간 한 차례 아티스트의 창의적인 영감을 실현하는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3전시장은 실내와 자연 풍경이 접점을 이루는 전시장으로 고정된 곳이 아닌 율동있고 교감하는 장소로 사용된다. 대구미술관은 국내외의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는 물론, 미술 강좌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의 운영과 시민의 문화예술 욕구에 부응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는 일본이 낳은 최고의 미술가인 ‘구사마 야요이’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까지 전국에서 관람객이 이어지고 있다.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 건립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우환 화백과 안도 다다오 건축연구소 등과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5월까지 기본·실시설계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달서구 성당동 두류공원 안 2만 6705㎡ 터에 들어선다. 2016년 6월 개관할 예정이다. 현대미술의 세계적 거장인 이 화백 작품 외에도 동시대 아시아·유럽 등을 대표하는 작가 8∼9명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변 코오롱 야외음악당, 이월드 등 기존 문화시설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권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테마형 명품 문화인프라 구축으로 지역 문화의 역동성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서울 중심의 문화인프라가 앞으로 대구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너훈아·태쥐나, 두 모창 가수의 10여년 앙금 그리고 화해

    너훈아·태쥐나, 두 모창 가수의 10여년 앙금 그리고 화해

    ‘너훈아’ 김갑순씨는 활동을 시작한 지 20년 넘은 중견 가수다. 그가 주로 노래를 부르는 곳은 나이트클럽 등의 ‘밤무대’이지만 가수 나훈아를 빼닮은 얼굴과 모창 솜씨로 나훈아보다 바쁜 일상을 보낸다. 그가 처음부터 모창 가수를 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다. 부모가 키우던 소까지 팔아 가며 무리해서 냈던 1집 앨범이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생계를 위해 모창 가수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모창’보다 ‘가수’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그가 무엇보다 섭섭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에게 ‘짝퉁’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일이다. 밤무대 사회를 보던 윤찬씨에게 서운한 감정이 쌓였던 것도 그래서다. 인천의 공연장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가까워지지만 윤씨는 매번 김씨를 ‘짝퉁 가수’라고 소개했다. 윤씨 덕분에 모창 가수로서의 입지는 다져졌지만 김씨는 자신을 가짜 취급하는 윤씨에게 미움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된다. 김씨는 “나중에 두고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은 결정적인 사건은 2001년에 벌어졌다. 윤씨가 오토바이 사고를 크게 당하면서 일을 계속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윤씨는 가족도 명성도 잃는다. 그러나 앙금이 쌓여 있던 김씨는 “150만원만 빌려 달라”는 윤씨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한다. 이후 두 사람은 10년 이상 연락을 끊고 지냈다. 윤씨는 김씨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았다. 윤씨는 1년 반 전 김씨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살 길이 막막해지자 모창 가수로 활동할 방도를 찾게 된 것이다. 김씨에게 사과한 윤씨는 ‘태쥐나’라는 이름으로 밤무대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윤씨의 속마음은 달랐다. “김씨를 밟고 일어나야 하니까 거짓으로 사과했다”는 윤씨의 머릿속에는 보란 듯이 성공해서 김씨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이들의 사연은 15일 밤 9시 50분 EBS ‘용서-가면을 벗은 우정, 모창 가수 너훈아와 태쥐나’ 편에서 방송된다. 두 사람은 베트남을 함께 여행하면서 10년 넘게 쌓인 앙금을 풀어놓는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꺄악~” 2000여 관객 기립박수… 뮤지컬 한류 通했다

    “꺄악~” 2000여 관객 기립박수… 뮤지컬 한류 通했다

    지난 10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자리한 오차드 홀. 뮤지컬 ‘삼총사’ 공연 도중 달타냥 역의 준케이(투피엠)가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 통로에 섰다. 삼총사가 달타냥에게 총사 자격을 시험한다며 아름다운 여성의 이마에 키스를 하라고 지시한 것. 준케이는 몇 걸음 걸어가더니 현지의 여성 관객 가와모토 리사(17)양 앞에 멈춰 이마에 키스를 했다. ‘꺄악~’ 하는 함성이 대번에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크기의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뮤지컬 ‘삼총사’는 국내 공연기획사 엠뮤지컬컴퍼니가 두 번째로 일본 무대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첫 번째 일본 진출작인 ‘잭 더 리퍼’는 지난해 일본 전체 뮤지컬 흥행 7위를 기록했으며 주연배우인 김법래는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스타로 떠올랐다. ‘삼총사’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체코 뮤지컬로 2009년 국내 초연됐다. 이날 일본 공연에서도 2000석이 매진됐다. 공연 시작 후 내내 조용하던 관객들은 준케이가 처음 등장하자 일제히 술렁였다. 이내 신성우, 김법래, 민영기 등 삼총사로 분한 배우들의 개별 무대에 환호했고,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한국적 유머 코드에도 즉각즉각 반응했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는 관객들이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쳤고 2, 3층의 관객들은 무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프랑스 소설이 원작인 체코의 뮤지컬을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연기하고, 이를 다시 일본어 자막으로 봐야 하는 무대. 이런 공연이 일본에서 흥행한다는 사실은 특이하다. ‘삼총사’의 일본 측 기획사인 후지미디어홀딩스 산하 ‘쿠아라스’의 마쓰노 히로후미 국장은 “한국에 성량이 풍부한 배우가 더 많고, 일본 연출자는 원작을 개작하는 데 조심스러운 반면 한국 연출자는 원작을 과감히 바꿔 리메이크에 능하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화려한 춤 솜씨와 가창력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사이타마에서 온 사이토 가즈코(50)는 “준케이를 좋아해 한 번 더 예매했다”면서도 “한국 뮤지컬은 처음 보는데 준케이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노래와 춤이 뛰어나다”고 감탄했다. 아직은 뮤지컬 작품 자체가 아닌 K팝 아이돌 열풍에 의존하는 한계도 있다. 달타냥 역에 캐스팅된 배우 5명 중 엄기준을 제외하고 준케이, 규현(슈퍼주니어), 이창민(투에이엠), 송승현(FT아일랜드) 등 4명이 아이돌 그룹 멤버다. 이날 공연에서도 준케이를 보러 온 K팝 팬들이 상당수였다. 기획사 측은 ‘삼총사’가 K팝 아이돌을 동원한 이벤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마쓰노 국장은 “아이돌 가수는 10대 후반인 주인공의 연령대에 맞으면서, 무대 경험이 많아 다른 뮤지컬 배우들에게 밀리지 않는다”면서 “관객들은 아이돌을 보러 와서 한국 뮤지컬의 팬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라이선스 뮤지컬뿐 아니라 창작 뮤지컬들도 이미 일본에 진출했다. 도쿄 롯본기에는 1년 내내 한국 뮤지컬을 올리는 ‘아뮤즈 뮤지컬 시어터’가 문을 열기도 했다. 한국 뮤지컬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쓰노 국장은 “한국 드라마는 일본에 이미 안착했고, K팝 아이돌 그룹도 일본 팬들에게 익숙하다”면서 “한국 뮤지컬계의 좋은 연출가와 작품이 일본에 소개돼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도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운 오리’ 인천AG 클레이사격장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1년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클레이사격장이 착공조차 못한 채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12일 인천시 아시안게임지원본부에 따르면 당초 수도권매립지 3매립장에 건설하려던 클레이사격장을 서구 문화체육공원 예정지로 변경하기로 했다. 아시안게임 사업계획 변경 때 클레이사격장이 임시시설에서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는 영구시설로 전환되면서 위치를 바꾼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제3매립장은 유수지였던 자리라 체육시설을 짓기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사격장을 문화체육공원에 지을 경우 다른 놀이시설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본부는 문화체육공원 내 10만 4000㎡ 부지에 127억원의 시비를 들여 사격장을 지으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는 다음 달 말 착공, 내년 7월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서구는 이 계획의 부작용을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사격장에서 나오는 탄환이나 소음 등이 문화체육공원과 성격이 맞지 않는 데다 사격장이 경인아라뱃길에 접해 있어 관광객 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구는 경인아라뱃길 주변(매립지 남측 유휴지) 55만㎡에 문화, 체육, 관광을 연계한 공원을 만들 계획이다. 642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준공될 이 공원에는 오토캠핑장, 록공연장, 자전거 테마공원, 녹청자 체험마을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구 관계자는 “공원에 사격장이 들어서면 산탄 등으로 아라뱃길 자전거 이용객 등에 안전문제가 제기될 뿐 아니라 소음이 55㏈로 분위기를 해치게 된다”고 말했다. 총기 소음은 인근에 지어질 아시안게임 승마경기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드림파크 환경문화단지’ 사업을 추진하며 공원 조성비를 지급하기로 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역시 공원에 사격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사격장이 아시안게임 때만 쓰고 철거할 임시시설이 아니라면, 탄환과 소음을 흡수할 수 있는 산 근처에 조성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흥행 부진한 스타 다독이는 팬… 호텔방 몰카 찍어 괴롭히는 광팬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흥행 부진한 스타 다독이는 팬… 호텔방 몰카 찍어 괴롭히는 광팬

    ‘팬은 스타를 닮아간다.’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 요즘 입을 모으는 말이다. 스타의 성향에 따라 팬덤의 성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고, 가수나 배우 등 장르에 따라 팬덤의 활동 영역도 다르다. ‘스마트 팬덤’으로 팬들의 정보교류가 빨라지고 욕구도 그만큼 더 다양해졌다. 연예기획사에서는 팬들만 관리하는 팬매니저나 팬 관리 부서를 따로 두고 이들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처한다. 빅뱅, 2NE1 등 개성 강한 아티스트들을 둔 YG 소속 가수들의 공연장에 가면 유독 예술적 성향이 강한 팬들이 몰려든다. YG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나이대는 10대부터 다양하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고 예술적 성향이 짙은 팬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적이고 자유분방한 팬들은 스타의 위기 앞에서는 한마음으로 뭉친다. 2011년 빅뱅은 대성의 교통사고로 중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때 빅뱅의 팬들은 똘똘 뭉쳐 이들이 MTV 유럽뮤직어워드에서 한국 최초로 수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황민희 YG 과장은 “당시 전 세계의 팬들이 합심해 네티즌 투표에 참여했고, 빅뱅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북미 대표였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수상으로 멤버들은 컴백에 큰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타와 팬덤은 함께 성숙해 가는 공생 관계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와 봉사활동을 함께 하면서 사회 공헌의 의미를 배워 나간다. 대부분의 기부나 봉사활동은 스타들의 권유나 그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10~20대 팬층이 두꺼운 아이돌 그룹 비스트가 대표적이다. 윤두준이 ‘일밤-단비’에서 아프리카에 우물을 지어주는 봉사 활동에 참여하자 그의 팬들은 이후에도 꾸준히 아프리카 봉사 활동에 나섰고, 양요섭은 평소 팀 내에서도 소아암 어린이 돕기 활동에 앞장서 ‘개념 아이돌’로 불린다. 특히 양요섭은 최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는 팔찌를 차고 나왔고 한순간에 팔찌를 구입하려는 팬들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빅뱅의 멤버인 태양과 지드래곤은 자신들의 생일을 앞두고 SNS에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 대신 좋은 일에 써달라”며 사회 기부를 독려하기도 한다. 팬덤은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이돌 가수나 배우의 경우 20~40대 팬들이 폭넓게 포진해 있고 이들의 세심한 활동이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상당한 주부 팬까지 확보한 이들은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더욱 세심하고 적극적인 팬덤으로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한다. 가수 김범수는 콘서트를 앞두고 ‘겟 올라잇 서포터즈’를 모집했는데 10명 정원에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30~40대 누님 팬들이 몰렸고 이들은 직접 SNS를 배워 김범수의 공연 소식 등을 리트위트하는 열성을 보였다. 재력을 갖춘 50~60대 팬덤도 영향력이 크다. 한 대형 가수의 소속사 관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신보를 수십장 사서 직원들에게 돌리는 사장님이나 판매가 부진한 시야 장애석을 단체 구입해 직원들의 문화 체험 기회로 삼아 일석이조를 노리는 기업 회장님도 있다”고 귀띔했다. 배우들의 팬덤은 작품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가수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세 과시보다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려는 실속형 팬들이 많다. 영화배우들의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스타의 영화가 개봉되면 첫주에 관객수를 올려주기 위해 영화관을 통째로빌려 작품을 관람하는 전술을 구사하기도 한다. 배우의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거나 스타의 공백기가 길어질 때도 팬덤은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준기의 팬들은 그의 군 제대 후 컴백작 ‘아랑사또전’이 예상보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는데도 달동네에 연탄나르기 봉사활동을 함께 하며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했다. 비의 팬클럽은 그의 입대 중에도 데뷔일에 맞춰 언론사에 떡을 돌렸다. 걸그룹 원더걸스의 팬덤은 친언니나 가족처럼 다정다감한 것이 특징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국내활동 공백기에도 온라인 중심으로 활동하며 원더걸스 멤버들을 응원해 준다”고 말했다. 배우에게만 팬덤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상어’의 경우 이례적으로 연출자인 박찬홍 감독의 팬클럽이 움직였다. 이들은 박 감독의 캐리커처가 그려진 단체 티셔츠와 도시락, 음료 등을 들고 촬영 현장을 찾았다. 박 감독의 전작 ‘부활’ ‘마왕’을 거치며 1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팬들이다. 이들은 촬영장 주변과 화장실 청소까지 도맡았다. 드라마 관계자는 “감독의 작품을 변함없이 응원하는 팬들이 있어 정말 고맙고 힘이 났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런 날엔 피로가 싹 풀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똑똑해진 팬덤에는 그늘도 있다. 팬덤이 진화한 만큼 부정적 파급력도 커졌다. 팬덤 내부에서도 자정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보다는 스타에 대한 맹목적 애정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한 스타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배우 A의 팬들이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에 대한 비방글을 올려 피해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한 아이돌 그룹이 해외에서 불성실한 인터뷰로 논란이 되자 한 극성팬이 “온라인에서 이 그룹에 대한 자살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허위 글을 올려 동정론을 이끌어 내려 했던 것도 단적인 예다. 팬덤 간의 소모적인 싸움도 반복된다. 다양한 아이돌 그룹이 동시에 출연하는 대형 콘서트의 경우 좌석 경쟁 때문에 상호 비방전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행사 뒤에는 트위터 등 온라인을 통해 “B그룹의 팬들이 C그룹의 팬을 무차별 폭행했다더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기도 한다. 한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어떤 작품이 물망에 올랐더라도 회사 내부적인 스케줄에 따라 출연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회사로 전화를 걸어 경쟁 팀과 비교하면서 출연 여부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막무가내형 팬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상에서 비대해진 팬덤의 영향력 행사로 시장이 왜곡될 우려도 있다. Mnet 아시아 뮤직 어워드, 서울 드라마 어워즈 같은 시상식의 투표 참여 등에 특정 팬덤의 조작 논란이 반복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 선정 기준에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가 포함되면서 논란은 점차 가열되고 있다. 해외의 팬덤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저작권 침해다. 자체 자막 제작을 통한 드라마 공유에만 열을 내면서 저작권이나 공식 수입 자료 등은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태국에서 유통 중인 국산 콘텐츠 가운데 음악과 영화의 불법 콘텐츠 비율은 9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 남성 배우의 소속사 대표는 “해외에서 상대배우 매니저나 보조 출연자로 둔갑해 나타나기도 하고 호텔에 수술용 내시경을 몰래 카메라로 넣는 사생팬이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및 일본 팬들 등 사생팬들도 비슷한 양상으로 변해가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꽃 대신 쌀화환 기부… ‘팬질’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진화하다

    [커버스토리-대중문화 시장 주무르는 ‘스마트 팬덤’] 꽃 대신 쌀화환 기부… ‘팬질’이 사회공헌 활동으로 진화하다

    ‘오빠 바라기’는 노( NO)! 스타를 받쳐 주고 끌어 준다’ ‘구식 팬덤’과 ‘신식 팬덤’을 구분하는 바로미터 하나. 과거의 팬들은 스타들에게 비싸고 독특한 선물을 안기며 ‘날 한 번만 쳐다봐 달라’고 아우성쳤다. 그러나 요즘 팬들은 스타의 주변인을 먼저 챙긴다. 자신들이 손수 준비한 먹거리로 스타를 받쳐 주느라 고생하는 스태프들을 격려한다. 팬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의 이미지 관리에 물심양면 팔소매를 걷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남양주시의 KBS 수목 드라마 ‘칼과 꽃’ 촬영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은 배우 엄태웅의 팬들이 보내온 전복갈비탕과 화채 디저트로 몸보신을 제대로 했다. 팬들은 푹푹 찌는 무더위를 감안해 휴대용 손선풍기까지 준비하는 세심함까지 보였다. 인기 배우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의 관계자는 “기획사가 스태프들을 접대하기도 하지만 스태프들은 팬들의 접대를 훨씬 더 반긴다”면서 “촬영 현장에서 배우가 기죽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고 귀띔했다. 스마트해진 팬들은 스타의 홍보담당자를 자처한다. 드라마나 영화의 제작발표회, 뮤지컬의 기자간담회 등이 열리면 취재진의 손에는 팬들이 준비한 종이가방이나 상자가 하나씩 들려 있다. 쿠키나 빵, 음료 등 간단한 간식거리와 함께 “좋은 기사 부탁드려요”라는 애교 섞인 문구가 빠지지 않는다. 좋아하는 배우의 새 드라마가 시작되면 직접 홍보에 뛰어들기도 한다. 배우 이준기의 팬들은 MBC 새 수목드라마 ‘트윅스’의 첫 방송을 앞두고 지하철 역사 내부와 스크린 도어와 버스에 대형 포스터 광고를 붙였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에게 자랑할 일이 생겼을 때 기자들에게 직접 제보 메일을 보내는 팬들도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팬들은 스타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조언을 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20대 이상으로 전문적 지식과 정보력을 갖춘 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일부 팬들은 배우의 극중 역할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조언이나 선물을 해 주기도 한다. 최근 첫 방송을 탄 KBS 월화 드라마 ‘굿 닥터’의 주인공 주원도 그런 배려를 받았다. 의료계에 몸담은 팬들이 그가 맡은 의사 배역에 도움이 되도록 청진기 사용 요령 등을 직접 훈련(?)시켜 줬다. 스타들의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시작된 선행은 스마트 팬덤의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 중반 시작된 팬들의 기부는 스타의 이름으로 복지시설이나 단체에 모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꽃 대신 쌀을 전시하고 행사가 끝난 뒤 이를 기부하는 아이템이 인기 있다. 기부 물품도 기저귀, 계란, 연탄 등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6월 2PM의 공연 때는 팬들이 무려 28t이나 되는 쌀을 기부해 단일 행사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스타의 이름을 딴 숲을 조성하거나 개발도상국에 우물이나 화장실을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7월 2NE1의 월드투어를 기념하기 위해 팬들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 망고나무 1300여 그루를 심은 ‘2NE1 숲’을 조성했다. 목적은 아프리카 숲을 조성해 사막화를 막는 동시에 망고로 식량난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였다. 소녀시대 팬들도 식수 개선을 위해 캄보디아에 소녀시대 멤버 이름이 새겨진 우물 9개를 만들었고, 가수 로이킴은 팬들이 만들어 준 ‘로이킴숲’에서 새 앨범을 녹음했다. 지난 3~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신화의 콘서트에서는 팬들이 보낸 쌀, 연탄, 라면 등 각종 기부 선물이 공연장 입구를 빼곡히 에워쌌다. 이날 ‘쌀 화환’ 이벤트 작업에 참여한 한 팬은 “화환은 스타에게 축하와 응원의 뜻을 보여 주고, 대외적으로도 좋은 이미지를 선물하는 능동적 활동이다. 좋은 일에 쓰이기 때문에 팬들의 참여율이 높아 자연스럽게 기부문화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팬이라고 해서 마냥 ‘스타 좋고 나 좋은’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스타와 연예기획사에 쓴소리를 하기도 한다. 스타의 작품 선택이나 콘셉트, 홍보 활동 등 기획사에서 추진하는 일에 팬들의 지적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2PM, 원더걸스 등이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크리에이티브, 홍보, 마케팅, 의상 등 전방위에 걸쳐 팬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이에 따라 최근 팬과의 온·오프라인 만남 등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연예기획사 홍보담당자는 “방송이 나가고 나면 어떤 눈빛, 어떤 장면이 좋았으며 어떤 대사가 아쉬웠는지 등 방송 모니터링 내용이 팬 커뮤니티에 실시간으로 올라온다”면서 “방송에 입고 나온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스타일리스트를 바꾸라는 지적이 빗발친다”고 말했다. 이처럼 팬들은 더이상 연예기획사가 만들어 낸 상품을 순순히 소비하는 ‘착한 소비자’가 아니다. 이제는 스타와 업계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유명 가수가 소속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팬들은 확실히 주도면밀해졌다”면서 “고맙기도 하지만 가끔은 부담스러울 번도 있다. 팬들의 목소리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스마트 팬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1990년대 후반까지의 팬클럽은 기획사가 직접 조직하고 관리했으나 인터넷 커뮤니티가 발달하면서 팬들은 자신들의 관심과 취향에 따라 자체적으로 팬클럽을 만들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단 하나의 ‘공식 팬클럽’ 중심에서 자생적이고 점조직화된 ‘모임’의 개념으로 변화한 것. 이곳에 모인 팬들은 자체적으로 질서와 규칙을 만들고 소통하면서 머리를 맞댄다. 이런 변화에는 대중문화를 향유하며 ‘팬질’에 나서는 이들의 연령층이 다양해진 배경이 한몫한다. 지금의 40~50대는 조용필과 나훈아 등을 응원한 ‘오빠부대’의 원조였으며, 20~30대는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신승훈을 비롯해 H.O.T, 신화 등 1세대 아이돌로 촉발된 팬덤의 조직화와 거대화를 경험했다. 나이가 들면서 좋아하는 대상은 바뀌거나 늘어날 수 있지만 이들의 활동 경험과 노하우는 그대로 축적돼 인터넷과 SNS를 통해 더 어린 팬들에게 전수된다. 한 아이돌 그룹의 팬인 윤모(25·여)씨는 “새 앨범이 발표되면 10대들은 부지런히 음원 스트리밍을 하고 음악 방송에 찾아가 응원하며, 20~30대는 다양한 응원 이벤트를 준비하고, 40대는 음반을 다량 구매해 지인들에게 선물한다”면서 “20~30대는 1세대 아이돌 때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40~50대는 인맥과 재력으로 뒷받침해 주지만 행동력만큼은 10대가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포털 사이트의 팬카페나 팬사이트, 디씨인사이드 등에서는 팬들이 무수히 글과 댓글을 올리며 활동에 관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행에 옮긴다. 디씨인사이드에서 활동하며 드라마의 팬 상영회, 책자 제작 등의 행사에 참여했던 정모(27·여)씨는 “활발히 활동했거나 유명하지 않은 팬이라도 아이디어와 의지만 있다면 나서서 ‘총대’를 멘다”면서 “디자인, 글솜씨, 아이디어, 현장 봉사 등 저마다 할 수 있는 것들을 내놓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팬들이 모여 스스로도 생각하지 못했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고 귀띔했다. SNS는 걷잡을 수조차 없는 정보 전파를 가능하게 한다. 스타들의 소식, 팬클럽의 이벤트 공지, 심지어 다른 팬덤과의 분란과 갈등까지 SNS를 통해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간다. 10대에서 50대까지 걸친 광범위한 팬들이 인터넷과 SNS로 결집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팬덤의 사회적인 영향력이 가장 극대화된 사례가 바로 공정거래위원회의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시정명령이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동방신기에서 독립해 결성된 JYJ가 음악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는 등 제재를 받자 한 팬사이트의 주도로 팬 연합이 결성돼 구명 운동이 시작됐다. 팬들은 JYJ의 활동을 보장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기획해 지하철과 버스에 광고를 게재했고, 이들은 팬 연합의 이름으로 공정위에 SM엔터테인먼트의 외압을 고발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세계 각국의 팬들이 가세해 18만명이 넘는 팬들이 탄원서를 제출했고, 결국 지난달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아 냈다. JYJ의 소속사인 시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팬들의 폭이 전 연령대로 확대되고 해외 팬들과 실시간 정보를 교류하는 제반 여건이 갖춰지면서 팬덤 조직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면서 “전 세계 팬들이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류하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돼 스타의 모든 일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마카오=카지노는 잊어라”…이젠 ‘복합 가족리조트’로 탈바꿈

    “마카오=카지노는 잊어라”…이젠 ‘복합 가족리조트’로 탈바꿈

    영화 ‘도둑들’의 배경이 되었던 마카오, 대형 호텔들의 화려한 야경과 그 안에서는 희뿌연 담배 연기 속에 ‘한 방’을 기다리는 회색빛 얼굴들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우리에게 익숙했다. 그러나 이번 여름부터 마카오에서는 좀 더 다양한 색깔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마카오=카지노’의 공식에서 벗어나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마카오에 드림웍스의 유명 캐릭터들이 찾아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슈렉과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드래곤의 주인공들을 마카오 리조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마카오 최대 복합 리조트 회사인 샌즈 차이나의 ‘샌즈 코타이 센트럴 리조트’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합작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테마파크나 놀이공원이 아닌 호텔 리조트와 함께 합작을 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샌즈 코타이 리조트 소속 호텔들은 드림웍스 캐릭터들로 꾸며진 하나의 가족 놀이공원이 됐다. 리조트마다 캐릭터 장식을 해놓은 것은 물론이고 호텔 숙박 프로그램까지 바꼈다. 홀리데이인 호텔 로비에서는 네 종류의 캐릭터를 오전과 오후에 직접 만날 수 있다. 흥겨운 애니메이션 주제곡과 함께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귀여운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팬미팅’인 셈이다. 호텔 안 쇼핑몰에서는 매일 오후 4시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놀이공원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춤을 추면서 쇼핑몰 안의 분위기를 돋운다.  쉐라톤 호텔에서는 9월 30일까지 ‘드림웍스 패밀리 스위트룸’ 숙박 패키지를 판매한다. 호텔에는 슈렉,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드래곤 등 네 종류의 캐릭터 스위트룸이 만들어져 있다.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는 2인용 스위트룸에 2명의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방이 함께 있다. 어린이방에는 각각의 캐릭터룸에 따라 슈렉이 그려진 침대, 쿵푸팬더 세면도구 등 캐릭터별로 꾸며져 있다. 비용은 평일 기준 1박에 2668 마카오 달러(세금 30% 별도). 우리 돈으로 약 40~50만원 선이다.  리조트에 묵는 어린이들은 캐릭터들과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 슈렉이 “굿모닝~”하고 모닝콜을 해주고 호텔의 아침식사는 ‘breakfast’가 아닌 ‘Shrekfast’로 변신한다. 슈렉과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어린이들의 아침식사를 함께하는 이벤트다. 메뉴도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춰 달콤한 간식들과 햄버거, 샌드위치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특히 슈렉 모양의 팬케익, 쿵푸팬더 모양의 찐빵 등 재미있는 간식들을 맛볼 수 있다. 아침식사 중에는 캐릭터들이 나와 음악에 맞춰 율동을 보여주고 무대 밑에 내려와 아이들과 만난다.  호텔 안내데스크 옆에는 ‘줄리엔의 오두막(King Julien’s jungle hut)’으로 불리는 간이 매점이 있다. 체크인을 마친 어린이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찾아와 팝콘과 젤리, 주스 등의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유럽의 베니스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베네시안 마카오는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가진 동시에 대형 쇼핑몰도 갖췄다. 인공하늘로 된 천장과 곤돌라가 움직이는 물가를 따라 베네시안 리조트 안의 의류, 화장품 등 가게가 300여개가 있다. 여기에 포시즌 호텔의 150개를 비롯해 리조트 안에만 600여개의 상점이 있다. 샌즈 코타이 센트럴 리조트의 호텔들은 모두 구름다리 등 통로로 실내가 연결돼 있어 편하게 움직이며 쇼핑이 가능하다.  베네시안 리조트는 우리나라의 코엑스나 킨덱스처럼 전시관, 공연장도 함께 있어 마카오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3000평 규모의 전시관이 6개 있고 대형 공연장 ‘Cotai Arena’ 한 곳 있다. 현재 전시관에서는 공룡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형을 전시해 놓은 공룡 특별전이 열리고 있고, 공연장은 올 가을 저스틴 비버가 이 곳에서 공연을 하는 등 세계의 유명 뮤지션들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또 뮤지컬이나 오페라 극장으로 사용되던 공간도 영화관으로 탈바꿈해 지난달 13일부터 드림웍스의 신작 3D 애니메이션 ‘터보’가 상영되고 있다. 개봉 첫날 시사회에서는 마카오의 유명 배우들이 레드카펫 행사도 진행했다. 샌즈 차이나 관계자는 “마카오가 카지노 뿐 아니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가족 여행지가 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어린이, 여성들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카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