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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 상하이공연…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었다?

    비 상하이공연…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었다?

    가수 비가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지만 이날 공연장을 찾은 상하이 시민들이 어느 정도 충일감을 느끼고 돌아갔는지는 의문이다. 가수 비는 중국의 국경절 연휴 끝자락인 6일 오후 8시부터 2시간동안 상하이 훙커우축구경기장에서 그의 열성팬들과 상하이 시민 등 1만5천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을 했다. 이날 공연이 이뤄진 홍커우축구경기장은 7-8만명이 수용 가능한 대형 축구장이다. 공연장을 찾은 상하이 시민들 수가 적지 않았지만 고가 티켓에 대한 부담으로 대부분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관람석에 자리를 잡았고 상당부분은 빈 좌석으로 남아있어 보기에도 안좋았다. 2-3층 관람석에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공연내내 망원경이 없으면 육안으로 무대에서 가수 비의 모습을 찾기 위해 숨바꼭질을 해야했으며 모호한 사운드로 그의 노랫말을 구분하기조차 힘들었다. 반면 티켓비용이 1천580위안(19만원 상당)에서 3천위안을 호가하는 무대 주변 1층은 일본, 호주 등에서 날아온 그의 열성팬들 중심으로 자리를 메워 멀리 떨어진 관람석에서 그의 모습을 찾는 팬들과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회사원 왕(王.27.여)모씨는 “무리를 해서 관람석 티켓 가운데 가장 비싼 580위안짜리 티켓을 구매했지만 3층에서 가수 비의 모습을 찾기는 여전히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수 비의 상하이 공연은 공연기획사와의 마찰 등 여러가지 악재들로 4개월 이상 지연돼온 ‘월드투어(RAIN’s coming)’의 연장선상에서 개최됐고 가수 비도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4일부터 상하이에 와서 리허설 준비 등에 진력했다. 하지만 드넓은 축구경기장에서 ‘봉이 김선달 대동강 물 팔아먹듯 하는’식의 티켓판매가 일체감을 떨어뜨리고 그의 이번 공연이 ‘그들만의 공연’이 되게하지는 않았는지 의문이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제작·투자·운영 등 공연 전분야 본격 진출”

    “제작·투자·운영 등 공연 전분야 본격 진출”

    지난주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서울 한남동 ‘대중음악과 뮤지컬 공연장 건립 민자사업자’ 사업 공모에서 인터파크-행정공제회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남동 옛 면허시험장 부지에 1500석의 뮤지컬 전용관과 1200석의 대중음악 뮤지컬 전용공연장을 짓는 이 사업에 국내 최대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ENT는 48%의 지분을 갖고 대표사업자로 참여했다. 인터파크ENT는 지난해 12월 종합쇼핑몰 인터파크에서 자회사로 분할되면서 티켓사업자에서 공연계에 직접 발을 담겠다고 공언했다. 공연 제작·투자, 공연장 운영, 창작 뮤지컬 지원 사업 등 공연 전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것.2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인터파크 사무실에서 만난 김동업(40) 대표는 “공연시장을 키우기 위해 자본유통을 활성화하고 제작·공연장을 운영해 자본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공연이 될지 안 될지 판단을 내리는 ‘병아리 감별사’라고 소개했다. 공연기획사들의 입장에서는 예매사이트가 제작·기획에 공연장까지 손을 대는 걸 보면 두려움이 생길 법하다. 김 대표는 ‘자선’의 속성을 지닌 정부 지원이나 대기업 후원보다 공연의 산업적 가치나 신용 평가를 제대로 해주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한남동 공연장 사업에 뛰어든 것도 그 때문이다. “공연장은 공익적인 부분과 비즈니스를 결합시키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전국에 500여개의 공연장이 있지만 다 공익시장이죠. 시장에 맡겨두면 수익이 안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처참합니다. 이번 한남동 공연장은 정부의 땅을 임대하고 민간이 극장을 지어 20년후 기부채납해 운영에서만 승부를 보게 만든 좋은 모델이지요.” 인터파크 ENT는 지난 1월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로 제작에 처음 나섰다. 그러나 김 대표가 염두에 둔 작품 성향과는 달랐다.“소규모 창작 뮤지컬이나 오프브로드웨이 등에서 수입 안 된 재기넘치는 작품을 라이선스로 제작하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실제로 인터파크ENT는 내년 하반기 창작 뮤지컬을 공연기획사와 함께 제작해 올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공연장의 실제 가동에 따라 향후 아카데미나 케이블TV 사업 진출도 고려 중이다. ‘예술’의 관점이 아니라 ‘산업’의 시각으로 공연을 보는 김 대표에게 국내 공연시장은 아직 작고 불투명하다.“작년 공연 예매시장을 보면 2000억원, 올해는 2200∼3000억원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중에서 500억원은 기업 후원이나 단체 판매로 이뤄진 시장이죠. 한마디로 투명하지 못하고 외부 투자가 활발하지도 못합니다.” 공연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만들기 위해 뮤지컬뿐 아니라 연극, 오페라도 산업화의 길을 타도록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는 김 대표. 그는 지금은 공연이 산업화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주장한다. “요즘은 회계투명성이 보장되는 공연이 늘어나고 관계자들이 흔쾌히 동의하는 흥행 공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소규모 작품을 만드는 젊은 연출가나 프로듀서들의 제작 역량과 자본유치 활동이 부쩍 늘어난 걸 보면 공연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희망이 생기죠.”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브로드웨이의 황제’의 삶 무대 올리는 송한샘 쇼팩대표

    ‘브로드웨이의 황제’의 삶 무대 올리는 송한샘 쇼팩대표

    10살 때부터 죽기 직전까지 평생 뮤지컬에 몸을 바친 브로드웨이의 황제 조지 엠 코핸(1878∼1942).51개의 뮤지컬,500개의 싱글 넘버를 작곡하고 노래 사이를 대사로 잇는 현재 뮤지컬의 포맷을 구축한 그는 지금도 동상으로 남아 브로드웨이를 지키고 있다. 그의 이야기 ‘조지 엠 코핸 투나잇’이 9월7일 동양아트홀에서 개막한다. 지난해 3월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이 작품을 보고 다음날 바로 계약했다는 쇼팩의 송한샘(33) 대표를 만나 작품 얘기를 들어봤다.‘헤드윅’‘벽을 뚫는 남자’ 등을 성공시키고 지난해 공연기획사 쇼팩을 차린 송 대표.270석 규모의 동양아트홀도 운영하는 그가 첫 작품으로 ‘조지 엠 코핸 투나잇’을 선택한 이유는 행복 뒤의 쓸쓸한 뒷맛, 앞만 보고 내달리는 인생의 발걸음을 늦추라는 메시지 때문이다. “배우라면 맘 먹으면 얼마든지 커튼콜을 할 수 있는 존재 아닌가요?그런 그가 죽는 순간 커튼콜은 없다고 말합니다. 한 시간동안 단 한 번의 퇴장도 없이 관객을 웃기며 잘난 척하던 그가 사라진 빈 무대를 페이소스와 슬픔이 꽉 채우죠.” ‘조지 엠 코핸 투나잇’은 뮤지컬 팬들에게 솔깃한 작품이다. 브로드웨이가 형성되고 뮤지컬이 틀을 잡아가는 20세기 초 뮤지컬 장인의 이야기이기 때문. 임춘길, 고영빈, 민영기 세 배우가 코핸이 되어 원맨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인다.100분간 A4용지로 60장을 가득 메우는 대사와 30곡의 노래, 현란한 탭을 소화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이다. 배우 한 명이 극을 이끌어가는 모노 뮤지컬이 국내 관객에게 낯설지는 않을까.“모노 뮤지컬은 호감 있는 배우를 90분간 해바라기로 바라보며 즐기고 배우가 긴장과 이완을 조절할 수 있어서 리드미컬합니다. 기본적인 연출 동선만 받아 배우가 다시 요리하는 거죠.”기존 작품들은 초 단위로 약속할 정도로 꽉 짜여져 있지만 ‘조지 엠 코핸 투나잇’은 배우가 마음껏 쥐락펴락한다. 연출은 ‘헤드윅’의 이지나씨가 맡았다. 우연의 일치인지 10월 개막하는 여성들의 모노 뮤지컬 ‘텔미온어선데이’도 그가 지휘한다.“이지나 연출은 자타가 공인하는 모노뮤지컬의 1인자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진행으로 속도감 있게 몰아부치죠.” 쇼팩의 차기작은 내년 3월 개막할 ‘이블데드’. 코믹 호러의 고전, 이블데드 1·2편을 합친 작품이다.“좀비들이 나오고 피가 난무해요.3번째 줄까지는 피 맞으러 오는 관객이죠.” 내년 하반기에는 핀란드의 유명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기발한 자살여행’을 임도완·이수연의 공동 극작으로 재구성한다. 한국, 북한, 장가계를 이어 통일된 미래의 한 시점을 배경으로 삶의 소중함을 보여줄 생각이다.“뮤지컬 판권도 사들였는데 라이선스로 다시 파는 게 목표예요. 요즘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논버벌이 해외로 많이 진출하는데 우리 뮤지컬도 영화처럼 되팔고 우리의 언어로 무대화하는 게 꿈입니다.” 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공연플라자]

    [대중음악] ■ 프린스 ‘플래닛 어스(Planet Earth)’ 나이를 묻기 전 음악에 먼저 취하라!‘웬 도브스 크라이’ ‘퍼플 레인’ 등의 히트곡으로 1980년대 팝 시장을 이끌었던 프린스의 새 앨범. 전성기를 함께했던 웬디(기타ㆍ만돌린), 리사(키보드) 등이 합류해 프린스 특유의 복고풍 록과 솔 음악을 전한다. 강력한 그루브의 첫 싱글 ‘기타’를 비롯,10곡의 보석 같은 노래들로 가득찼다.SonyBMG. ■ ‘그레이티스트 히츠(Greatest Hits)’ FM 라디오,CF, 드라마 배경음악 등 각종 대중매체에서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에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스위트박스(Sweetbox)의 베스트 음반.CD 3장으로 이뤄진 이 음반은 스위트박스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돈트 푸시 미(Don’t Push Me)’‘라이프 이스 쿨(Life Is Cool)’‘킬링 미 DJ(Killing Me DJ)’등 히트곡이 실렸다. 독일 출신 프로듀서 지오가 이끄는 프로젝트 밴드인 스위트박스는 제이드 빌라론이 2001년 2집부터 보컬로 가세, 현재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다. 클래식 선율과 팝을 결합한 쉽고 친근한 사운드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콘서트] ■ 노영심 전제덕 조인트 콘서트 피아니스트 노영심과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조인트 콘서트를 연다. 서로의 무대에 게스트로 참여하다 모처럼 자리를 함께했다. 공연기획사 라이브플러스가 벌이고 있는 ‘빈티지 콘서트 시리즈’ 3탄. 가을의 초입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적 색을 지닌 노영심과 전제덕이 전하는 ‘아날로그’의 따뜻함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듯하다.9월7∼9일. 서울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전석 6만원.(02)522-9933. ■ 노브레인&크라잉 넛 조인트 콘서트 록그룹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이 처음으로 합동 공연을 펼친다. 홍대 인디밴드 시절부터 근 10년간 동료이면서 경쟁자였던 두 그룹이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가수 하하와 개그맨 노홍철이 도우미로 나서 분위기를 돋운다.18일 오후 7시. 서울 쉐라톤 워커힐 리버파크 야외수영장.7만 7000원.(02)3453-7279. [무용] ■ 조승미발레단 ‘피터와 늑대& 발레하이라이트’ 17∼18일 오후 2·5시 서울 도봉구민회관. 어린이를 위한 여름방학 특별공연. 해설 곁들인 유명 발레작 하이라이트와 동화 발레 ‘피터와 늑대’. 전석 1만원.(02)3437-7385.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진혼춤극 ‘꽃은 피어 웃고 있고’ 13일 오후 8시,14일 오후 4ㆍ8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위안부 피해자들의 수모와 한을 풀기 위한 진혼 의식 등. 임응희 안무, 김진환 연출.2만∼5만원.(02)522-1793. ■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2007 16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공휴일 오후 4시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국립무용단 실험무대. 박기환, 김선영, 태혜신, 유영수.(02)2280-4285. [음악] ■ 소프라노 김인혜와 함께하는 클래식 여행 11일 3·6시 노원문화예술회관. 청소년을 위한 오페라 아리아, 가곡, 뮤지컬 노래 메들리. 전석 1만원.(02)3392-5721. ■ 2007 여름실내악 10∼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바로크에서 고전, 낭만을 지나 현대음악까지 8개 실내악 단체가 공연.8000∼1만 5000원.(02)580-1300. ■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브람스 스페셜-관현악 시리즈Ⅲ 19일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1일 8시 고양 아람누리 음악당, 22일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와 리즈 콩쿠르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협연.1만∼10만원.(02)3700-6300. [뮤지컬] ■ 펌프보이즈 8월4일∼10월14일, 대학로 예술마당 1관. 주유소 청년들과 식당 웨이트리스들의 유쾌한 인생예찬. 배우들이 직접 연주를 선보인다. 이지나 연출. 화·목·금 오후 8시, 수·토 오후 4시·8시, 일 오후 3시·7시.3만 5000원∼4만 5000원.(02)3485-8711.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8월 24일∼9월 16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2000년 초연 배우들이 재연하는 롯데에 대한 베르테르의 서정적인 사랑. 김광보 연출. 화∼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3시·7시.3만원∼7만원.(02)742-9881∼2. [연극] ■ 내 동생의 머리를 누가 깎았나 8월10∼26일, 게릴라 극장. 먹거리 개를 팔아 사는 어미와 세 딸이 공유한 가족에 대한 수치심과 내밀한 끈끈함. 박근형 연출. 화∼금 오후 8시 토 오후 3시·6시 일·공휴일 오후 3시.2만원.(02)763-1268. ■ 갱스터 no.1 8월8일∼9월30일, 예술극장 나무와 물. 이기는 게 행복이라 생각했던 깡패, 돌아보니 회한과 눈물뿐. 전용환 연출. 화∼금 오후 8시 토·일·공휴일 오후 4시·7시.2만 5000원.(02)741-2124. [국악] ■ 서울 시민을 위한 국악한마당 11일 7시30분 시청앞 서울광장. 국악 공연과 비보이, 가수 인순이의 만남.(02)709-7551.
  • [20&30] 비정규직의 애환과 희망

    [20&30] 비정규직의 애환과 희망

    외환위기를 거치며 확산된 ‘비정규직’은 20대와 30대에게는 미래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달 초 비정규직보호법안 시행과 이랜드 파업 사태 등을 거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장밋빛 꿈’을 안고 살아야 할 ‘2030’ 젊은 세대에게 비정규직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삶의 최일선에서 현재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있는 20∼30대들의 애환과 희망을 함께 들어봤다. ●차별과 냉대라는 보이지 않는 벽 회사원 황모(28·여)씨는 비정규직이다. 취업난이 한창이던 2004년 겨우 지금 회사에 ‘업무 보조’라는 이름으로 입사해 일을 해오고 있다. 정규직 업무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그는 심한 ‘차별’을 실감하고 있다. 노조 가입도 하지 못하고, 정규직들이 다 받는 상여금 한 번 받은 적도 없다. 최근 회사가 큰 폭의 흑자를 내면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그씨에게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상여금은 회사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원들에게 이익의 일부를 배분하는 거잖아요. 비정규직은 회사를 위해 기여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성과급이나 상여금에서 배제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속감을 못 느끼는 건 당연한 거죠.” 2005년부터 올해 1월까지 계약직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직업전문학원에 다니는 권모(24·여)씨는 계약종료 한 달 전부터 ‘매년 재계약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는 경험을 되풀이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부터 회사 사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한 번은 밀린 월급 일부를 지급한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정규직한테만 급여를 주더라고요. 항의를 했더니 업무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단순한 실수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 바로 입금해 주기는 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불쾌해요. 차별받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솔직히 항의를 안 했으면 안 줬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나마 그 회사는 ‘양반’이었다. 이전 회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급날도 달랐다고 한다.“정규직이야 노조가 있다 보니 회사 사정이 어려워도 월급날을 어긴 적이 없어요. 하지만 비정규직에게는 ‘회사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1∼2주씩 지나서 월급을 주는 일이 다반사예요.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정규직이 꺼리는 ‘3D 업무´ 떠맡아 수많은 차별은 물론 비정규직들은 오히려 정규직 업무에 ‘플러스 알파’의 업무도 떠맡는다. 정규직들이 하기 싫어하는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업무도 비정규직들의 몫이다. 한 대기업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사보 교열업무를 보던 박모(37)씨는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처음에 그가 맡기로 한 일은 교열업무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일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신사 뉴스의 재가공과 취재 기자의 초벌기사 정리는 물론 나중에는 사보의 한 섹션을 맡기며 직접 취재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취재에 교열까지 하다 보니 사내 취재기자들보다 하는 일이 더 많아지더라고요. 나한테는 취재비도 안 주면서 취재하라는데 정말 참기 힘들었어요. 정규직 직원의 절반도 안 되는 급여를 받으며 내 돈 써가며 취재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많이 비참했어요.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제 상관이 ‘조금만 더 성실한 모습을 보였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수도 있었는데 자네 복이 여기까진가 보다.’라며 오히려 저를 힐난하더군요. 전 속으로 ‘사람 마음속에 피멍 들게 한 당신은 얼마나 오래 회사에 남아있나 두고 보겠다.’고 생각했죠. 근데 진짜 그 상관도 저 그만두고 3개월 뒤에 실적부진을 이유로 ‘잘리고’말더라고요.” 비정규직 김모(32·여)씨는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한다. 그럼에도 회사 간부들은 김씨에게 바닥 청소를 시키기도 한다. 정규직에게는 커피 심부름을 시키지 않는다. 정모(30·여)씨는 1년 계약 후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한 공연기획사에 들어갔다. 입사하고 11개월이 되자 회사는 자신의 본업인 디자인 업무 대신 티켓 관리 업무를 맡겼다.‘그만두라.’는 무언의 압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정씨는 꾹 참고 두 달을 버텼지만 결국 제 발로 회사를 그만뒀다. 기초자치단체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신모(30)씨는 “사무실 앞에 붙여놓는 직원명단은 보통 이름과 직급을 쓰는데 유독 내 이름 옆에는 ‘계약직’이라고 써 놨다.”면서 “정규직 공무원들은 그런 식의 표현이 기분 나쁠 거라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계약직은 연말에 연봉재협상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내부게시판에 연봉협상이라는 제목으로 이름과 액수가 올라왔어요. 개인정보 유출도 그렇지만 연봉협상을 한 적도 없는데 결정이 다 돼버린 거예요. 담당 계장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며 사과를 했습니다만 기분은 정말 씁쓸했지요.” ●“직장이동 자유로워… 다양한 경험 쌓아 좋기도” 비록 소수이기는 해도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을 오히려 ‘인생의 기회’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현재 사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황모(27)씨는 용산전자상가, 반도체 수입업체, 홍보대행사, 영업사원 등 다양한 ‘비정규직’을 해왔다. 황씨는 지금껏 일궈온 경험을 밑천삼아 대학 졸업 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만약 정규직 직원이 10년 동안 직장을 10번 넘게 옮겼다면 다들 그를 ‘사회 부적응자’로 보겠지만 비정규직에게는 그런 통념에서 자유로운 면이 있거든요.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비정규직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비정규직이 각 기업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편의점 운영노하우를 알고 싶어 편의점 ‘알바’도 3개월가량 해봤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의 한 맥주회사 사장이 맥주맛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유럽의 한 맥주회사에 청소부로 취직해 결국 맥주제조 기밀을 훔쳐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우리 사회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은 사회로 알고 있어요. 즉 대부분은 원치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에서 일해야 한다는 뜻이잖아요.‘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 현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미래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경험을 쌓는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적극적으로 회사의 노하우와 핵심역량을 배워 두면 결국 내 자산이 되잖아요.” 강국진 류지영기자 betulo@seoul.co.kr ■ 민노총 비정규직 활동가 박종민씨 “노동계의 양대 산맥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기득권에 안주해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큰 죄를 짓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들이 외면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곳이 사실상 노총밖에 없는데 이마저 두 개로 쪼개져 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득권 보호에 안주하는 단체로 전락해 버렸어요. 양대 노총이 진정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지금이라도 조직과 이념을 넘어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지난 20일 공권력에 의해 강제 연행된 뉴코아·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한 ‘매출타격투쟁’을 마치고 돌아가는 박종민(32·민주노총 비정규실 활동가)씨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바람이 가득 차 있었다. 2001년 중앙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박씨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대졸자의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으로 평생 고용불안과 불평등 계약 속에 힘들게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후배들이 학교를 졸업 뒤 비정규직의 설움과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현실을 눈감아야 한다는 사실을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지난해 민주노총에서 전업 활동가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매달려온 박씨. 그동안 뉴코아 강남점에서 점거농성 조합원들의 지지 시위를 벌여온 그는 최근 공권력 투입을 통한 정부의 사태 해결을 바라보며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한다. “전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고 제 예비 장인도 목사님이십니다.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볼 때도 ‘기독교기업’을 자처하는 이랜드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전 교회에서 늘 기독교인은 약하고 가난한 자의 편에 서라고 배워 왔는데 왜 이랜드는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의 희생을 통한 성장을 당연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때는 ‘약자에 대한 위선적 태도를 취하는 게 기독교의 본질이 아닐까.’라는 회의론이 들기도 해요.” 끝으로 박씨는 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양대노총의 대승적 협력과 정부의 적극적 참여를 촉구했다. “비정규직은 ‘밥줄’을 지키기 위해 자기의 ‘밥줄’을 걸고 싸워야 합니다. 이번 사태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점거농성 등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 전에는 들은 척도 않는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가 비정규직을 더욱 극단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2002년 대선 당시 인간 노무현을 대통령 노무현으로 만든 시대적 사명은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라.´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뿐 아니라 양대 노총도 손을 맞잡고 나서야 합니다. 지금도 눈물 흘리고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 보이시나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단식 18일째’ 한혜주 KTX승무원 “비정규직 하면 ‘서글프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다른 사람들 보기에 별난 사람처럼 보일까봐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가끔 ‘나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다.’라면서 자기 일이 아니니 귀찮게 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어요. 어떤 사람은 ‘그래도 나는 월급 잘 받고 있다. 데모할 생각 말고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하죠.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파요.” 지난 20일 오전 서울역광장 농성장에서 만난 한혜주(26·여)씨는 인터뷰 내내 물병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단식 18일째라고 했다. 노조 홍보차량에서 나오는 안내 방송에 목소리가 묻힐 정도로 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한씨는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털어놨다. 그는 “신문에 얼굴사진이 최대한 예쁘게 나오게 ‘뽀샵질’을 해야 한다.”는 농담을 건넬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2004년 KTX가 개통하면서 승무원으로 입사할 때만 해도 한씨는 ‘준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다.“채용 공고도 공무원 분야로 돼 있었고요. 회사에선 ‘자회사이긴 하지만 철도청이 공사로 바뀌면 직접 고용과 정규직화가 될 것’이라고 얘기해 우리도 그렇게 믿었죠.” 한씨에겐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이었다. 하지만 환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2005년에 공사로 바뀌었지만 승무원들은 여전히 저임금에 시달리며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새로 써야 했다. 한씨는 “병가 때문에 일을 쉬거나 하면 사측에서는 ‘이런 식으로 나가면 내년 계약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하곤 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준공무원 대우라는 말이 말짱 거짓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입사 초기에 가졌던 자부심은 속았다는 분노로 바뀌었다. 노조라고 다 같은 노조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노조가 자신들을 보호해 주지 않자 승무원들은 철도노조 KTX승무지부로 노조를 옮겼다. “처음엔 노조가 뭔지도 잘 몰랐죠. 어려운 일이 생기니까 자연스레 노조에 가입하게 됐죠.” ‘투쟁’을 시작한 지 500일이 넘었다. 한씨는 부모님께 가장 미안하다.“부모님이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처음엔 반대도 많이 하셨죠. 지금은 기왕 하는 거 맘 편하게 하라고 하셔요. 부모님이 저보다 더 속상하시겠죠.” 남자친구 얘길 꺼내자 한씨 표정에 미소가 번진다.“처음에는 소신을 갖고 하는 거니까 잘될 거라고 했어요. 나중에는 몸과 마음이 힘드니까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지금은 제발 단식만은 말아 달라고 하죠.” 한씨는 인터뷰 말미에 “이철 철도공사 사장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칼자루는 사장이 쥐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그 칼자루를 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원칙을 그렇게 따지시는데,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원칙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한때’ 민주화 투사라고 하던데 그런 열정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요.”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무대장치·의상도 없는 빈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 공연 30만~45만원 귀족 티켓

    45만원이란 입장료만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공연이 있다. 오는 9월19·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빈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티켓가격은 3만∼45만원이다.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으로는 2005년 베를린 필의 45만원과 동일한 최고가이고,2003년 오페라 ‘아이다’의 60만원과 ‘투란도트’의 50만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빈 슈타츠오퍼는 13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최고의 오페라단으로 손꼽힌다. 이번에는 6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오페라 가수 등 모두 100여명이 일본 출신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와 함께 내한한다. 우리나라에는 빈 필을 이끌고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한 친숙한 지휘자다. 공연 형태는 무대 장치와 연기, 의상을 대부분 삭제한 오페라 콘체르탄테.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형태이나 무대 장치가 거의 없는데도 입장료는 여전히 비싸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 공연기획사인 크레디아측은 “항공분담금, 원천소득세, 부가세 등을 합하면 2회 공연에 9억원이 든다.”며 “전석이 매진돼도 남지 않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입장료 가격에 대한 논란을 감안, 학생들에게는 20일 공연의 합창석을 3만원에 개방하고 선예매하는 회원들에게는 10∼15% 할인해 줄 방침이다. 하지만 45만원짜리 VIP석과 35만원짜리 R석이 4800석 정도 되는 2회 공연 전체 좌석수의 절반에 이른다. 한국의 빈약한 클래식 애호층 때문에 순회공연이 불가능하고, 공연횟수가 1·2회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가의 입장료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 하지만 후원을 맡은 기업에 적자분을 떠넘기는 걸 감안해 책정하는 고가의 티켓 가격이 클래식 공연팬층을 더욱 얇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 애호가들의 주장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30~45만원 귀족 티켓

    45만원이란 입장료만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공연이 있다. 오는 9월 19·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빈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티켓가격은 3만∼45만원이다.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으로는 2005년 베를린 필의 45만원과 동일하고,2003년 오페라 ‘아이다’의 60만원과 ‘투란도트’의 50만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빈 슈타츠오퍼는 13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최고의 오페라단으로 손꼽힌다.이번에는 6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오페라 가수 등 모두 100여명이 일본 출신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와 함께 내한한다.우리나라에는 빈 필을 이끌고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한 친숙한 지휘자다. 공연 형태는 무대 장치와 연기,의상을 대부분 삭제한 오페라 콘체르탄테.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형태이나 무대 장치가 거의 없는데도 입장료는 여전히 비싸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 공연기획사인 크레디아측은 “항공분담금,원천소득세,부가세 등을 합하면 2회 공연에 9억원이 든다.”며 “전석이 매진돼도 남지 않는 사업”이라고 말했다.입장료 가격에 대한 논란을 감안,학생들에게는 20일 공연의 합창석을 3만원에 개방하고 선예매하는 회원들에게는 10∼15% 할인해 줄 방침이다.하지만 45만원짜리 VIP석과 35만원짜리 R석이 4800석 정도 되는 2회 공연 전체 좌석수의 절반에 이른다. 한국의 빈약한 클래식 애호층때문에 순회공연이 불가능하고,공연횟수가 1·2회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가의 입장료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하지만 후원을 맡은 기업에 적자분을 떠넘기는 걸 감안해 책정하는 티켓 가격이 클래식 공연팬층을 더욱 얇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 애호가들의 주장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in] 이문세 독종이지만 괜찮아

    [강태규의 연예in] 이문세 독종이지만 괜찮아

    지난 10년간 그의 공연을 본 사람은 40만명.10배로 관객이 늘었고,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단일 공연으로 기록적인 수치를 일궈낸 주인공은 바로 가수 이문세이다. ‘명품공연’임이 입증된다. 티켓값이 없어 고추를 팔아 어머니를 공연장에 모셔왔던 경북 구미시 한 아주머니의 공연관람기, 이혼을 앞둔 부부가 마지막으로 공연장을 찾았다가 새로운 삶을 시작했던 사연, 남루한 삶을 포기하고 세상과 작별을 결심한 중년이 공연을 보고 삶의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는 편지 등…. 그의 공연을 끌고온 공연기획사 ‘좋은콘서트’ 앞으로 보내진 눈물겨운 사연들이었다. 1978년 기독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세븐틴’의 재치있는 진행자로 청취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이문세는 이후 장기집권 체제를 구축하며 8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문세는 10집 음반 ‘조조할인’을 통해 가수로서 평생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곧 열정적 무대위에서 관객과 교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터득했다. 늙지 않는 가수로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노력, 트렌드를 읽어내는 섬세함에서 출발한다.‘독종’으로 불리는 악역도 모두 대중을 위한 배려다. 그러나 그 ‘독종’은 결국 철저한 ‘의리’로 치유함으로써 이문세 사단을 구축하는 원동력으로 꽃핀다. 10년전 이문세의 공연 무대를 못질했던 30살의 청년은 이제 무대이동 업체의 사장이 됐고, 조명 스태프도 조명업체 대표로서 성장했다. 그와 함께 일하는 작가도 아직껏 호흡을 맞추고 있고, 매니저 역시 13년째 달리고 있다. “이문세는 앞만 보고 달리는 무소불위의 야생마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좋은콘서트 최성욱 대표는 스물넷의 나이에 그를 만나 국내 대표적인 공연업체를 일군 제작자로 성장했다. 지난 22일부터 서강대 메리홀에서 열리고 있는 ‘이문세 동창회´ 공연은 그간의 공연기술을 축약해 놓은 무대다. 공연장 로비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이미 공연이 시작되었음을 직감케 하는 섬세한 연출은 공연이 끝나고 자막이 오르는 동안까지 관객을 영악하게 묶어둔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문세의 공연을 추억하는 일이 빛바래지 않는 까닭에는 그렇게 남모를 이유가 숨어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이색&뜨는 新직업] (7) 컨시어지 레클레도르

    [이색&뜨는 新직업] (7) 컨시어지 레클레도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1층 로비. 투숙객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로비 안내 데스크로 다가왔다. 이때 이 호텔 ‘컨시어지(Concierge)’인 남정희(46) 주임이 고객의 요청에 앞서 먼저 라이터를 건네 이 남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담배를 꺼냈다가 주머니를 뒤지는 손님을 멀리서 보고 데스크로 오실 줄 알았다.”고 말했다. ●고객을 위한 개인 비서 역할 남 주임과 같이 VIP고객 등 호텔 투숙객들의 곁에서 개인 비서와 같은 친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는 다소 생소한 직업이다. 컨시어지는 중세 프랑스에서 귀족들을 보좌하며 뭐든 다 해주는 집사를 칭하는 것으로 ‘촛대지기(comte des cierge)’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고급 호텔이나 휴양지 등에서 정보와 지리에 익숙하지 못한 고객들에게 자동차 렌트부터 유명 식당 및 공연 소개, 항공권 예약, 관광지 안내, 우편물 발송 등의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VIP 고객의 취향에 맞는 객실 배치와 기기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남 주임은 ‘컨시어지의 꽃’으로 불리는 ‘레클레도르(프랑스어로 황금열쇠)’로 세계컨시어지협회가 공인한 국내에 몇 안 되는 사람이다. 이들에겐 제복 깃에 두 개의 황금열쇠 배지를 달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레클레도르는 전세계 560명, 우리나라에는 서울에 11명과 부산에 3명 등 14명밖에 없다. 서울 시내 17개 특급 호텔 중 레클레도르를 고용하고 있는 곳이 7군데밖에 없어 앞으로 고용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레클레도르는 다양한 지식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갖춰야 한다. 신문과 잡지를 꼬박 챙겨 읽고 괜찮은 레스토랑은 직접 가서 맛을 보고 식당 지배인과 안면을 튼다. 공연기획사 직원들과도 인연을 터 둬야 한다. 손님이 미리 예약하지 못해 표를 구하기 어려운 공연 티켓을 알음알음으로 구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손님에게 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관할 경찰과 보험사 등에도 인연을 맺어둬야 한다. ●다양한 지식·폭넓은 인간관계 필수 남 주임은 18년 전 컨시어지가 됐고 5년 전 현재 국내 레클레도르 가운데 6번째로 황금열쇠를 달았다. 남 주임에겐 손님과의 추억이 하나 둘이 아니다.10여년 전에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인 노신사가 찾아와 당시 친분을 쌓았던 한국 병사와 찍은 빛 바랜 사진을 내밀며 “이 사람을 꼭 만나고 싶다.”고 했다.‘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였지만 남 주임은 사진을 보고 자신이 군 생활을 했던 곳과 비슷한 풍경임을 떠올린 뒤 직접 이틀 동안 휴가를 내 전북 김제 일대를 훑은 끝에 50년만의 재회를 이끌어냈다. 대를 이어 손님이 찾아오기도 한다. 최근엔 한 손님이 오더니 대뜸 이름을 부르며 “아버지가 수년전 여기 와서 당신의 서비스를 받고 감동해 한국에 가면 꼭 찾아가라고 했다.”고 말해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처음에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답도 기대했었는데 이젠 손님의 요구뿐만 아니라 먼저 알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손님이 기뻐한다는 사실만으로 나도 함께 기쁠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글로벌 시대 수요 급증 레클레도르가 되는 길은 험난하다. 적어도 호텔리어 경력이 7년 이상이어야 한다. 여러 개의 외국어 구사능력도 갖춰야 한다. 남 주임은 영어와 일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면서도 요즘 중국어를 따로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우리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남 주인은 “우리말을 조리있게 하지 못하면 외국어도 서투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말하기 연습을 통해 손님이 신뢰할 수 있는 어투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클레도르는 호텔리어의 상징이자 명예일 뿐 자격을 땄다고 해서 급여 수준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남 주임은 “레클레도르가 되고싶은 사람은 젊을 때 배낭여행을 다니며 전세계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사는 방식을 존중하며 겸손함을 배우하고 권하고 싶다.”고 설명했다.“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을 무대로 한 국제 비즈니스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호텔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납니다. 외국인들이 머무는 숙소에서 한국의 진면목을 소개하는 ‘최일선 민간외교관’ 역할을 우리 레클레도르가 해야죠.”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색&뜨는 新직업] (2) 하우스매니저

    [이색&뜨는 新직업] (2) 하우스매니저

    지난 4일 오후 대보름 맞이 ‘달 넘세 달 넘세’ 공연이 펼쳐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공연장.500여명이 넘는 관객들 사이로 한 남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2개의 무전기를 휴대한 채 연신 무엇인가 중얼거리며 여기저기 살폈다. 처음에는 이날 출연하는 유명 국악인의 보디가드로 느껴졌다. 그러나 몸놀림은 특정인 보호보다 공연장 전체의 질서유지와 안전관리에 신경을 더욱 쏟는 것 같았다. 한쪽 귀퉁이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청소년들에게는 조용히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또 다른 통로의 60대 후반 할머니에게는 좌석을 찾아 친절히 안내했다. 국립국악원의 유일한 ‘하우스매니저’ 최찬호(35)씨였다. 도박꾼들에게 하우스는 도박장을 의미한다. 그래서인지 최씨는 종종 도박장이나 게임장 관리자로 오해 받는다. 하우스매니저는 모든 공연장의 총지휘자를 말한다. 관객의 안전에서부터 매표, 입장, 원활한 진행 등을 세밀히 준비하는 일을 맡는다. 무대 감독이 무대 위의 공연만을 책임진다면 하우스매니저는 공연 이외의 모든 상황을 지휘해야 한다. 안전사고 예방과 관리도 그의 몫이다. 지난해 10월 공연장에서 50대 여성 관객이 갑자기 호흡 곤란으로 졸도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가 직접 인공 호흡을 시도하고 119 구급대에 연락해 목숨을 구해낸 적도 있다. ●국내 90여명 활동 최씨와 같은 전문 하우스매니저가 국내에 알려진 것은 1999년 예술의전당에서 하우스매니저라는 명칭으로 직원을 공개 채용하면서부터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90여명이 활동한다. 서울에는 예술의전당 6명, 국립극장 1명, 세종문화회관 1명,LG아트센터 1명 등 3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로 소극장과 지방자치단체 문화예술회관 등에서도 하우스매니저를 채용하고 있다. 하우스매니저의 공통점은 풍부한 문화적 소양에 있다. 최씨는 대학원에서 예술경영학을 전공한 데다 줄곧 한·중·일 민간문화 교류활동을 해왔다. 일본어와 영어 등 외국어에도 능통하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공연에서도 외국인 관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외국어 구사 능력은 필수가 됐다. ●전문직 대우에 특이한 근무시간 최씨는 지난해 4월 공개 채용으로 국립국악원에 입사했다. 당연히 전문직으로 특별 대우를 받는다. 최씨의 신분은 현재 문화관광부 산하 국립국악원의 전문직 공무원이다. 연봉은 공무원 규정에 따라 3000만원이 조금 넘는다. 사설 공연장에서 활동하는 하우스매니저의 경우 소속사 규모에 따라 연봉은 천차만별이나 3000만∼5000만원선이 보통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일반 직장인들과 근무시간이 다르다. 공연이 주말 오후에 집중되다 보니 하우스매니저의 근무시간도 오후 1시부터 밤 10시가 보통이다. 휴일도 월요일뿐이다. ●국내 수요 갈수록 늘어 현재 국내에는 400여개의 크고 작은 공연장이 있다. 아직 공연장에서 필수 인원으로 채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우스매니저의 수요는 날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1000석 이상 대규모 공연장은 2∼3명 이상의 하우스매니저가 필요하다. 공연장 이미지가 곧 작품의 흥행과도 연결될 수 있어 작품 홍보만큼이나 공연장 홍보나 서비스도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2007 한국직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문화예술 관련직 전문가의 52.8%가 앞으로 5년간 관련 직업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문화적 소양과 원만한 대인관계가 자격요건 하우스매니저가 되기 위한 전공이나 학력 제한은 없다. 현재 하우스매니저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도 없다. 대학의 공연 관련 학과, 경영학과, 서비스 관련 학과 등을 졸업하면 유리한 정도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하우스매니저들이 중심이 돼 ‘하우스매니저그룹’ 전문프로그램을 통해 기본 교육은 받을 수 있다. 채용도 특정한 시기가 있는 게 아니라 수시로 이뤄진다. 자원봉사나 인터넷으로 활동하다 발탁되는 예도 있다. 공연기획사 등에서 홍보나 기획업무를 통해 경력을 쌓은 다음 도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질면에서는 공연을 좋아하고 성실성과 서비스 정신, 급박한 순간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결단력, 인내심을 고루 갖춰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문화적 소양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in] 귀하신 스타 초상권, 팬 안전 위에 있나

    1000원을 들고 집에서 가까운 영화관을 찾는 일도 마음먹어야 가능한 일이다. 하물며 5만원을 상회하는 티켓을 들고 청소년이 특정공연장을 찾을 때는 이미 몇달 전부터 온 집안이 시끄러웠을 터. 팬의 마음이 그렇다. 그 마음을 읽지 못했으니 생각지도 못한 큰 사고를 쳤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지난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동방신기의 공연장은 아시아투어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기 전에, 가요계가 공연장을 찾는 팬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치부 그 자체이다. 스타의 초상권과 공연저작권 보호라는 이유로 공연장을 찾은 팬들의 신체와 소지품 검사까지 하면서 휴대전화마저 수거했다. 결국 공연이 끝난 후 이를 돌려받으려는 관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 올라온 어린 학생들이 물건을 돌려받기 위해 밤을 지새우기도 했고, 많은 청소년들은 지하철 대신 택시로 귀가를 해야 했다. 연락이 두절된 부모들은 부랴부랴 공연장으로 달려와 자식과 상봉하는 진풍경이 밤새도록 연출되었다. 매니저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연예인과 팬은 우열을 나눌 수 없는 공존의 관계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러한 논리가 적용되었다면 아마도 관객의 불편을 초래하는 휴대전화 수거사건을 대책없이 감행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이번 사건의 중심이 SM엔터테인먼트였다는 사실이다. 오래전부터 아이들 스타 그룹을 양산하고 전형적인 스타시스템을 구축한 대형기획사의 첨예한 기술축적도, 결국 성숙하고 진정성이 농축된 팬 관리보다 더 중요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유감없이 드러난 셈이다. 공연준비를 공연기획사에 맡긴 뒤 진행과정을 챙기지 못했다는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의 궁색한 변명도 대형기획사에 걸맞지 않은 수준이다. 리스크 매니지먼트 역시 실패했다. 행여 동방신기를 추종하는 팬들의 탄탄한 결속력과 충성도만을 믿은 채 이 총체적 문제를 쉽게 풀어낼 생각이었다면, 그것은 ‘팬과 음악 중심’이라는 음악적 진정성에 심대한 생채기를 남긴 것이다. 동방신기의 한 팬이 언론사로 보내온 장문의 편지는 이를 대변한다. “정말 불쾌했습니다. 티켓값을 내고 정당하게 들어왔는데, 왜 이런 취급을 당해야 하나요? 저희들은 단순히 돈버는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가요? 저희들은 존중받을 자격이 있고, 즐겁게 공연을 관람할 권리가 있습니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여성&남성] 나이 어린 선배 女상사 vs 나이 많은 男후배

    남성들이 군 복무를 하는 탓에 남성과 여성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는 시기는 보통 2∼3년 정도 차이나게 마련이다.‘장유유서’ 관념이 뼛속깊이 박힌 일부 남성들에게 자신보다 나이 어린 여성 상사를 모시는 일은 자못 곤혹스럽다. 나이 많은 남성 후배들을 거느려야 하는 여성 상사들도 골치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직장 내에서 터놓고 말하기 힘든 이들의 속마음을 살짝 들여다 봤다. 외국계 제약회사에 다니는 최모(30)씨는 나이 어린 여자 선배들과 부딪칠 일이 많은 편이다. “재수를 해서 그런지 어린 선배들을 대하는 것에 익숙하다. 하지만 깍쟁이처럼 ‘난 바쁘니까 부탁 좀 할 게.’라는 식으로 나올 때 좀 얄밉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씨는 입사 직후 혹독한 ‘통과의례’를 거쳤다.2005년 최씨는 경기도 A시의 의사들을 상대로 신약 임상결과를 설명하는 강연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 달 동안 초대장을 제작해 돌리고, 병원 70곳을 방문해 확답을 얻는 등 매일 야근을 해가며 힘겹게 일을 마쳤다. 강연회는 전 부서에 준비 과정이 회람될 정도로 성공했지만 정작 공은 여자 선배의 몫이었다. 그 선배는 상사들에게 보고하면서 최씨에 대해 ‘후배가 옆에서 도왔다.’고 한 마디 한 것밖에 없었다. ●부딪치거나 혹은 화해하거나 신모(28·회사원)씨도 “선배 대접을 하는 편이지만 깍듯하게 대해도 자격지심 탓인지 ‘내가 어려도 빨리 들어왔으니 뭐 어떻게 할 건데.’라는 식이다. 이럴 경우 마음이 많이 상한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스트레스가 쌓이겠지만 신씨는 술 한잔 기울이며 풀어내는 나름의 해결책을 찾아냈다. “‘제가 후배니까 선배 대접을 확실히 할 테니 선배도 스트레스를 받고 갈구지(?) 말라.’고 말하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직장 특성상 여성 상사들을 많이 모시고 있는 노모(28·H은행)씨는 ‘조금만 비굴해지면 인생이 행복해진다.’는 주의다. 괜히 선배들에게 잘못 보여서 찍히는 것보다는 꾹 참는 것이 몸과 마음이 편하다는 것. “나이 어린 선배들이 반말을 막 할 때는 기분이 상하죠. 그래도 괜히 덤비다가는 국물도 없어요. 여자 선배들이 똘똘 뭉치는 조직력에 당할 수가 없거든요.” 준비된 애교(?)로 평소 선배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 놓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소개팅 공세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 유형도 있다. 고모(31·회사원)씨는 “여자 선배들이 오히려 애교에 약하다. 선배들이 기분이 나쁠 때는 영화를 보러가자고 조르기도 하고, 가끔은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자고 한다.”고 말했다. 고씨는 “전에 어떤 선배가 ‘나잇값도 못 한다.’고 해서 무척 기분이 상했지만 그때도 비슷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당시 선배가 솔로였는데 소개팅을 해 줬더니 나에게 무척 호의적이고 잘 대해 줬다.”고 말했다. ●채찍 우선, 당근은 나중에 나이 많은 남자 후배의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는 호칭 문제다.‘선배!’라고 부르지 않고 말끝을 흐리든지 ‘저기요’‘○○씨’라고 부른다면 백발백중 나이 어린 여자 선배들을 조금은 고깝게 여기는 셈. 입사 4년차인 김모(29·여·회사원)씨는 호칭 문제를 바로잡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대놓고 나이를 말하지는 않지만 ‘제가 대학생일 때 ○○씨는 고등학생이었다.’는 식으로 끊임없이 나이 차를 상기시키면서 은근슬쩍 말을 놓는 후배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후배들에 대해 김씨는 “오히려 존댓말도 꼬박꼬박 해주고 그 사람에게 편하게 대할 빈 틈을 안 주는 거예요.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서 말을 놓는다든지 어리다고 얕보는 경우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정모(33·여·A항공사 승무원)씨는 “남자 후배들이 ‘누구 누구씨’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무시하는 것 같아서 기분 나빠요. 심하다 싶을 때는 다른 연차가 있는 선배에게 이야기를 해서 혼을 내죠.”라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될 경우에는 ‘조직의 힘’을 동원한다. 동료들에게 얘기해 그 사람이 어린 선배를 얕본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동맹(?) 같은 것이 형성된다. 정씨는 “비행할 때 말도 안 시키고 밥도 따로 먹어요. 그러면 보통의 경우에는 백기 들고 투항하죠.”라고 설명했다. 사회 경험이 짧은 후배일수록 나이 어린 선배에 대한 적응도 떨어진다. 이럴 경우 선배들에게 대접받기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 기대하기 어렵다. 김성희(30·여·공연기획사)씨는 “일도 못하면서 대접만 받으려는 남자 후배에겐 특효약이 있어요. 업무 실수를 한다든지 일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에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을 낸다.”고 말했다. 물론 채찍만이 능사는 아니다. 김씨는 “기회가 있을 때 ‘나이가 많더라도 내가 이 분야에서는 뭘 알아도 더 알고 하니까 따라 달라.’고 다독인다.”고 노하우를 공개했다. 평소 김씨의 말을 건성으로 듣던 남자 후배가 공연 장소를 잘못 섭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확실하게 길(?)을 들였다고 한다. 자기가 잘못한 일을 뒷처리해 주고 일처리도 확실하다는 것을 인식한 뒤에는 그 후배도 “선배!선배!”하며 잘 따르는 편이란다. C공사에서 일하는 김기윤(29·여)씨는 입사 1년차인 2004년 나이 많은 남자 후배 두 명을 한꺼번에 받았다. 한 명은 세 살, 또 다른 한 명은 일곱 살이 많았다. 내심 나이가 더 많은 남자 후배를 대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겨우(?) 3살 위인 남자 후배는 인사도 먼저 안하고 업무상 필요할 때를 제외하면 먼저 말을 거는 법이 없었다. 선배라는 호칭도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고 필요한 용무가 있으면 십중팔구 “저기요…”라고 운을 뗐다. 반면 7살이나 많은 남자 후배는 미안할 정도로 인사도 허리 굽혀 하고 아주 싹싹했다. 알고 보니 7살 많은 후배는 다른 직장을 2년 정도 다니다 입사했고,3살 연상의 후배는 고시를 준비하다 입사한 사회 초년병이었다. ‘사회 경험이 있었던 후배라 조직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구나.’란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반면 3살 많은 후배는 한동안 또래 여자 동기들은 물론 남자 선배들에게도 시쳇말로 씹혔다. 그 후배는 주위에서 싫은 소리를 계속 듣더니 결국 본인도 느낀 바가 있는지 몇 달 후엔 태도가 많이 나아졌다. “두 후배의 입사 초기 상반된 인상은 아직까지도 남아 있어요. 직장생활에서 나이가 자기 자리매김을 해주는 게 아니라는 걸 저 역시도 절실히 느낀 셈이죠.”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 매진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오는 12월 갖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의 패키지 티켓 600장이 매진됐다고 공연기획사 크레디아가 6일 밝혔다. 백건우는 12월8일부터 14일까지 7일 동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8차례에 걸쳐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곡을 연주한다는 계획이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물리적 폭력서 ‘자본 폭력’으로

    서방파의 옛두목 김태촌이 탤런트 권상우를 협박한 혐의로 구속 기소됨에 따라 조직폭력배와 연예인의 끈질긴 ‘악연’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권상우 사건과 관련해 폭력조직만 세곳이 거론되는데다 이들이 연예기획사와 얽혀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연예인과 조폭과의 연계는 시대를 거치면서 폭력→처첩→매니저→기획사 순으로 ‘물리적 폭력’에서 ‘자본의 폭력’ 게임으로 진화화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돈과 이권이 결부돼 있다. 이들의 악연이 처음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잘 나가던 희극배우 김희갑의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폭력을 저지르고도 벌금 3만환의 형을 받은 임화수. 그는 자유당 정권시 영화계의 황제로 군림했던 정치깡패로 수많은 여배우를 자유당 권력자에게 소개하면서 정권과 결탁하고, 평화극장을 아지트로 삼아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이런저런 이유로 당시 유명했던 배우 김승호를 비롯해 김진규, 윤일봉 등을 구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로부터 시작된 조직폭력배의 그늘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이다. 1970∼80년대 중반까지는 조폭들이 일부 인기 연예인의 유흥업소 출입을 관리하고 매니저 겸 보디가드로 기생을 해왔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후 건설업과 사채업을 해오다 2000년대 초반에 일부가 이름을 하나 둘씩 OO연예기획사 식으로 바꾸면서 양지(?)를 지향하게 됐단다. 바로 이때 벤처 캐피털과 건설업계 등에서 비축한 엄청난 ‘자금’이 연예산업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일부 폭력조직은 막강한 자본력과 물리적 힘을 바탕으로 급속히 세를 확장해 어엿한 연예기획사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연예계와 폭력계는 빛과 그림자처럼 하나가 되어버린 경우가 있다. 지난해 2월 부산에서 유명가수 J씨의 공연이 끝난 뒤 뒤풀이에서 공연기획사 대표가 폭력배들을 동원해 술자리에 오라며 J씨를 위협하자,J씨 역시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두 조폭의 행동대원들이 충돌했다. 또한 서울 신촌 이대식구파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연계된 사실이 드러났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거물급 조직폭력배가 시의원 출마자의 선거운동을 돕는 과정에서 기획사를 통해 연예인들을 동원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각종 연예인 관련 성매매 사건에서도 조폭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 일본 등지에 부는 한류의 바람을 타고 해외 조폭조직과 국내 조폭과의 연계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마당이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관객들은 봉?

    연말 특수를 맞은 공연계는 무대에 올리기만 하면 흥행은 떼놓은 당상이다. 게다가 인기공연은 좌석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일부 공연기획사는 인터넷 예매사이트를 통해 입장권까지 팔아놓고 공연을 취소해 연말연시를 뜻깊게 보내려던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있다. 공연 취소 사례는 한 달 넘게 준비하는 뮤지컬이나 연극보다는 가수 한 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콘서트의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가수 장혜진은 23일 올림픽 공원 내 역도경기장에서 ‘4시즌 스토리-파트2 윈터’ 콘서트를 연다며 인터넷 예매사이트 인터파크를 통해 입장권을 판매했다. 하지만 공연 2주를 남겨놓고 관객들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취소됐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장씨의 소속사 사장이자 남편인 강승호씨는 “우리도 기획사로부터 취소한다는 통보만 받았다. 원래 내년 봄에 콘서트를 할 계획이었는데 기획사측에서 준비가 미흡했는지 공연을 안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알려왔다.”고 말했다. 공연기획사인 포이보스측으로부터는 취소 사유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뮤지컬 가수와 탤런트로 바쁜 박해미씨의 경우도 마찬가지.25일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첫 단독콘서트 ‘마이 러브, 마이 라이프-도나의 노래’를 연다며 포스터를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하지만 역시 취소됐다. 박씨의 매니저는 “우리는 일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콘서트 기획사에서 취소하겠다고 알려 왔다.”고 말했다.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비사발)’ 부산공연은 출연진과 기획사의 갈등에다 준비 미흡으로 취소됐다. 비사발의 출연진이었던 ‘고릴라 크루’는 기획사인 SJ보이즈와 재계약 문제로 따로 떨어져 나와 타기획사와 12월1∼31일 부산 공연을 기획했었다. 성인영화 전용관으로 사용중인 범일동 삼성극장을 비보이공연 전용관으로 개조하려 했으나 자금과 저작권 문제 등에 부딪혀 결국 공연은 취소되고 말았다. 이번 성탄절 연휴에는 3일 동안 입장권 가격을 15% 올리거나,3시 낮공연 횟수를 늘려 배우들의 원성을 사는 등 연말특수를 노린 시도가 많았다. 공연업계가 수익을 내는 것도 좋지만 특별한 날을 계획한 관객들도 잊지 말아야 할 때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 in] 연말 대중가요 공연 ‘풍요속 빈곤’

    12월이 되면 으레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엔 시야를 가득 채우는 공연 현수막과 포스터가 차고 넘친다. 그 많은 공연이 한날 한시에 막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얼핏 보면 가수들의 공연이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 보면 ‘풍요속의 빈곤’이 여실히 드러난다.12월이 한해 중 가장 큰 공연호황기라는 이유 때문에 준비없이 대박을 노리는 일부 공연기획사들의 관행은 한탕주의와 제살 깎아먹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음반 판매가 부진하고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음원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 손쉽게 음악을 골라 듣는 편리성과 경제성까지도 시스템화됐다. 이런 가운데 공연 관람료는 호황을 누리던 지난 2000년에 비해 무려 40% 가까이 인상됐으니, 웬만큼 검증된 공연이 아니고서야 공연장을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빠듯한 지갑에서 10여만원을 꺼내 공연장을 찾는 일. 가수에 대한 애정과 공연문화를 향한 열정도 뜨거워야겠지만 그렇더라도 경제적 여건이 발목을 잡을 것임은 묻지 않아도 알 일이다. 우리 대중음악 공연계의 메커니즘도 해마다 발전해 볼거리로 넘쳐난다. 그에 발맞춰 가수들의 개런티도 고공 행진을 거듭하며 공연기획사의 숨통을 죄고 있다. 우리 공연계의 하드웨어-음향, 조명, 특수효과 등의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그동안 투자에 박차를 가해 관객의 눈높이를 높여 놓았다. 응당 수천명의 유료 관객이 들지 않으면 공연은 투자비도 건지지 못하는 악순환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 정작 하드웨어는 혁혁한 발전을 거듭했으나 가수들이 쏟아내는 소리는 기술의 진보 속도를 누르는 감동과 성찰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것이 오늘 우리 대중가요 공연이 ‘풍요 속 빈곤’이라는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시월에 눈내리는 마을’ ‘이문세-독창회’(좋은콘서트 제작) ‘박강성 세가지 소원’(라이브플러스 제작) 같은 공연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흥행까지 성공한 좋은 사례다. 양희은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30·40대 팬들의 예매율이 가장 높았다는 사실도 ‘현란한 무대’가 중심이 아니라 가수가 내뿜는 ‘소리의 깊이’가 관객을 부르는 큰 요소임을 증명해 보인다. 지난 92년이었던가.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는 200여명의 관객이 촘촘히 어깨를 기대고 보잘 것 없는 무대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광석의 기타 소리에 얹어진 그의 울림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으랴.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www.writerkang.com
  • 재미동포 피아니스트 벤 킴 獨 뮌헨 ARD 콩쿠르서 우승

    재미동포 피아니스트 벤 킴 獨 뮌헨 ARD 콩쿠르서 우승

    한국인이 독일에서 가장 명성 있는 국제 콩쿠르를 휩쓸었다. 지난 3월 첫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는 재미교포 피아니스트 벤 킴(23)이 지난 10일 열린 제55회 독일 뮌헨 독일 공영 제1방송(ARD)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했다고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가 13일 밝혔다. 벤 킴은 1983년 미국 오리건주 태생으로,70년대 미국으로 이민 간 부모 밑에서 태어난 교포 2세이다.5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8세 때 첫 독주회를,12세 때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볼티모어 심포니, 오리건 심포니, 컬럼비아 심포니 등 미국 내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2000년 영 아티스트 월드 피아노 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2004년 피바디 음대에서 열린 예일 고든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2004년 피바디 음대에서 학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연주자 과정을 밟으면서 레온 플라이셔와 문용희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한편 이 콩쿠르 성악 오페라 부문에서는 바리톤 양준모(32) 씨가 1위를 차지했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주말화제] 세상을 향해 날린 그녀들의 ‘아우性’

    [주말화제] 세상을 향해 날린 그녀들의 ‘아우性’

    #장면1 “아유∼ 또 본다 또 봐. 날 보고 얘기해.(고개 숙인 뒤 잠시 침묵하다 두 손으로 가슴을 쥐고 흔들며) 왜 내 가슴 보고 얘기하는 거야. 난 눈을 맞추고 얘기하고 싶다고.” #장면2 “나의 20대는 가슴 크기와 사랑의 크기가 비례한다는 것을 알아가던 암울했던 시기였어.(중략)내가 이 가슴보다 얼마나 더 큰 가슴으로 사랑하는지 알아?” 8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6층 공연기획사 쇼노트 사무실에서 열린 연극 ‘굿바디’ 오디션 현장. 지원자 200명에서 추린 40여명의 여자 배우들이 온 몸을 던져 펼치는 연기에 심사위원들은 “까르르…” 넘어간다. 이지나 연출가는 숫제 발까지 동동 구른다. 배우들의 연기가 코미디여서가 아니라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어서다. 여자로서 20∼30년 이상 살면 누구나 한번은 겪었던 경험들이 총망라되어 있어서다. 남자들치고 배우들이 날리는 대사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얼마나 될까.“아∼ 그래.”라고 낄낄대며 무릎칠 수밖에. ‘굿바디’는 얼짱, 몸짱, 피부짱 등 신체에 열광하는 사회를 여성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작품으로 여성의 성기를 다룬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로 유명한 이브 앤슬러의 후속작. 남자와 세상의 눈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 자신의 몸을 긍정하자는 주제를 담고 있다. 그만큼 이날 오디션은 말 그대로 여배우들의 ‘살풀이’이자 ‘해방구’였다. 오디션에 참가한 배우들이 1∼2분짜리로 준비해 온 자유대본은 드러내놓고 말 못했다뿐 자기 몸에 대해, 그리고 그 몸을 바라보는 남자들에게 많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가슴이 작고 몸매가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선이 안 살아난다.”는 주변의 눈총, 똑같이 대본분석하고 고생해도 예쁘고 섹시하기에 “쟤는 뺀질댄다.”는 시샘을 받아내야 했다. 이지나 연출가는 “오늘 오디션 자체가 한편의 연극”이라며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특히 “(윗옷 윗부분을 내리며)이 찾기 힘든 쇄골뼈는 은밀한 맛이 있고 가슴 허리 엉덩이 둘레는 완전히 일자라인으로 완전히 심플한 데다 (옆으로 돌아서서는) S라인보다 더 완벽한 B라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엉덩이가 평평해서 완벽하게 B라인을 받쳐주죠.”라는 작고 통통한 참가자의 연기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다. 여성들과 실제 인터뷰를 토대로 11명의 배우가 자신의 몸에 대해 얘기하는 ‘굿바디’의 한국 공연에는 11명의 캐릭터를 3명으로 압축해 무대에 올릴 예정. 오디션을 통해 1∼3명을 뽑아 11월17일부터 내년 1월까지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빠알간 피터’ 천상서 웃고 있겠지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게 모노드라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무대를 채워야 하는 만큼 탁월한 연기력은 기본이고 체력과 정신력까지 세 박자가 제대로 들어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모노극의 선구자는 연극 ‘빠알간 피터의 고백’으로 유명한 추송웅이다.1977년 초연 당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8년 동안 1000회를 넘는 공연 기록을 세웠다. 추송웅은 모노극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빠알간’외에 ‘우리들의 광대’‘검은 고양이’ 등 세 편의 모노극에 출연했다.81년에 등장한 ‘품바’의 김시라도 대표적인 1인극 배우로 꼽힌다. 두 배우를 떠나보낸 지 올해로 각각 20주기와 5주기를 맞아 특별한 행사가 마련됐다. 제1회 모노 페스티벌이 9일부터 11월11일까지 대학로 일대 소극장과 홍익대앞 떼아뜨르추 소극장에서 열린다.70·80년대 모노드라마의 붐을 되살려보자는 취지다. 추송웅의 장남인 추상욱 가을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김시라의 미망인인 박정재 상상소극장 대표가 의기투합했고, 때마침 모노드라마를 준비 중이던 대학로 공연기획사들이 힘을 보탰다. 참가작은 6편. 올해 서울연극제에서 인기상을 수상한 유순웅의 ‘염쟁이 유씨’와 장영남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성병숙의 ‘발칙한 미망인’을 비롯해 극단 가가의회의 ‘품바풀이-날개없는 천사’, 극작가 다리오 포의 ‘호랑이 아줌마’, 극단 띠오빼빼의 ‘명성황후, 내가 할 말이 있다’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무대에 오른다. 추상욱 대표는 “‘모노드라마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아버지는 배우로서 모든 걸 걸고 모노극을 하셨다.”면서 “이번 페스티벌이 침체된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는 첫해라 별다른 부대 행사가 없지만 내년부터 창작 모노드라마 공모전과 해외 우수 모노드라마 초청, 모노드라마 학술 세미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02)31412-053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소아암 어린이돕기’ 가수들 뭉쳤다

    유리상자·안치환·박학기·김현철·조규찬 등 실력파 가수들이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다. 공연기획사 트리플이 주최하고 한화리조트가 후원하는 라이브 콘서트 ‘숲 속의 프러포즈’가 4∼5일과 11∼12일 총 4회에 걸쳐 경기도 양평 한화리조트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한여름 밤 푸른 숲 속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소아암 어린이와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주최측은 입장료 수익을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기부할 예정이며, 출연하는 가수들의 소장품 경매를 통한 수익금도 이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먼저 4∼5일에는 유리상자와 안치환, 박학기, 라이어밴드, 바비킴이 출연하며 11∼12일에는 김현철, 조규찬, 박강성, 박학기, 라이어밴드가 등장해 라이브 공연의 진수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숲 속의 프러포즈’ 홈페이지(www.tripleevent.co.kr) 및 연계된 사이트에 연인·친구·동료 등을 대상으로 감동적인 프러포즈 사연을 올린 관람객 중 선별해 콘서트 무대에서 프러포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또 온·오프라인에서 참가신청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별도 이벤트 무대에서 고공 리프트를 타고 마음을 고백하는 행사도 마련된다. 매회 공연이 끝난 뒤 열리는 ‘출연가수 소장품 경매’에서는 가수들과 당첨자들의 이름으로 수익금 전액이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입장료는 4만∼6만원이며 미취학 어린이는 무료, 초등·중학생은 50% 할인된다. 티켓링크·인터파크에서 예약할 수 있다. 문의는 ‘숲 속의 프러포즈’사무국 (02)557-4840.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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