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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장 인사 이례적 靑검증

    검사장 인사 이례적 靑검증

    난항을 겪던 검찰 고위직 인사가 마침내 마무리됐다. 논란의 ‘핵’이었던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은 부산고검장으로 전보됐고, 후임에 임채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인사 갈등의 당사자였던 천정배 법무장관과 청와대·정상명 검찰총장이 자신들의 의지를 절반씩 관철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사법시험 17회 동기인 이 지검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잔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빅4’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공안부장을 모두 호남 출신이 맡은 것은 다소 의외다. 박영수 중수부장은 제주 출신이지만 부친이 목포에서 오랫동안 재조·재야 법조계에 몸담아 호남 인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막판까지 공안부장 인선을 놓고 임명권자가 크게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검찰 행정에 밝은 문성우 청주지검장을 검찰국장에 임명한 것은 지휘권 파동으로 골이 깊어진 법무부와 검찰간 간극을 메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귀남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의 공안부장 기용은 공안 조직의 쇄신을 꾀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구공안’인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 실장은 주로 공안부에서 근무했지만 재야인사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중수부장의 유임은 사정활동의 연속성을 위해 정 총장이 직접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인사가 늦어진 이유로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인사검증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산형성 과정 등을 면밀히 살피다 보니 늦어졌다는 것이다. 기존의 검사장 중 한 명과, 검사장 승진대상자 한 명 등 2명은 이 과정에서 좌천되거나 승진에서 배제됐다. 검사장 8명의 승진은 몇차례의 뒤집기 끝에 사시 22회 1명과 사시 23회 7명으로 낙착됐다. 사시 23회는 동기생 수가 많아 29명이 검사장이 되지 못하고 남았다. 검사장 신규 승진자들 중 공안통은 사실상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공안퇴조’ 현상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홍희경 박경호기자 saloo@seoul.co.kr
  • 신임 고검장·검찰국장 프로필

    정동기 대구고검장 비교적 소수인 한양법대 출신으로 성품이 강직하고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 대구지검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기업경영 혁신기법인 ‘6시그마’를 검찰에 도입했다. 천정배 법무장관과 사시동기이며, 개인적으로도 친하다. 부인 김외숙(51)씨와 1녀. ▲영동지청장▲대구지검 특수부장▲법무부 검찰4과장▲부산지검 형사1부장▲법무부 보호국장▲대구지검장▲인천지검장 정진호 광주고검장호남 출신으로 검찰 조직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군산지청 재직 때 조직폭력배 두목과 주부 등으로 구성된 억대 도박단을 검거하는 등 검찰내 대표적인 형사통이다. 체질상 술을 거의 못 마시지만, 술자리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친화력과 통솔력이 돋보인다. 부인 황미진(50)씨와 2남. ▲대전지검 형사2부장 ▲법무부 관찰·조사과장 ▲서울동부지청 차장 ▲법무부 보호국장 ▲서울북부지검장 박상길 대전고검장 수사 지휘능력과 기획력이 탁월하다. 치밀한 성격에 지휘통솔 능력도 엄정해 차갑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서울지검 특수1·2·3부장과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한 특수통.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한보사건,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 등을 처리했다. 부인 김미애(48)씨와 1남1녀. ▲서울지검 특수부장▲서울지검 3차장▲법무부 기획관리실장▲대검 중수부장▲대구지검장 임채진 서울중앙지검장 ‘과묵한 원칙론자’로 불린다. 법무부검찰 1·2과장 등 다양한 법무·검찰 행정 보직을 거쳤으며, 일선 수사경험도 풍부하다. 검찰국장 시절에는 중수부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 등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객관적인 판단을 토대로 장관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부인 김세경(50)씨와 1남1녀. ▲대검 범죄정보관리과장▲대전지검 차장▲서울지검 2차장▲춘천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 문성우 검찰국장 공안부와 특수부 검사를 거쳐 검찰 1과장까지 두루 거친 기획통.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의 전략을 세우는 역할을 맡았다. 수사와 관련된 선진제도 도입에 관심이 많다. 부인 엄윤경(45)씨와 3녀. ▲부산지검 동부지청 특수부장▲광주지검 공안부장▲법무부 검찰1과장▲서울지검 형사7부장▲서울지검 2차장▲대검 기획조정부장▲청주지검장
  • 서울중앙지검장 임채진·부산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임채진·부산고검장 이종백

    법무부는 1일 고검장급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임채진(사시 19회) 법무부 검찰국장을 승진 임명하고, 부산고검장에 이종백(17회) 서울중앙지검장을 전보시키는 등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찰간부 37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 인사를 오는 6일자로 단행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문성우(21회) 청주지검장, 대검 공안부장에는 이귀남(22회)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박영수(20회) 대검 중수부장은 유임됐다. 법무연수원장에는 홍경식(18회) 대전고검장이 전보됐고, 대전고검장에는 박상길(19회) 대구지검장, 대구고검장에는 정동기(18회) 인천지검장, 광주고검장에는 정진호(19회) 서울북부지검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다. 노무현 대통령, 정상명 검찰총장과 사시 17회 동기인 안대희 서울고검장, 임승관 대검 차장은 유임됐다. 이한성(22회) 성남지청장과 황희철·박한철(이하 23회) 서울중앙지검1·3차장, 차동민 안산지청장 등 8명은 검사장급으로 승진했다. 안기부ㆍ국정원 도청사건과 강정구 교수 사건을 지휘했던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한편 대법원도 이날 특허법원장에 이흥복 대전고법원장을 겸임 발령하고, 광주지법원장에 전수안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임명하는 등 고위법관 42명의 인사를 13일자로 단행했다. 여성 법관 중 최고참(사시 18회)인 전 부장판사는 이영애 전 춘천지방법원장에 이어 여성으로는 두번째로 법원장에 올랐다. 홍희경 박경호기자 saloo@seoul.co.kr
  • ‘이종백 줄다리기’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직 인사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사실상 마무리돼 27일 실시된다는 얘기도 있지만 설 연휴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 23일로 예정됐던 인사가 일주일 가까이 지연됨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인사 지체의 가장 큰 요인은 이종백(사시17회) 서울중앙지검장 인사와 관련한 이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정상명 검찰총장이 검찰조직 안정을 위해 이 지검장을 법무연수원장이나 서울고검장으로 전보하자는 입장인 데 반해 천정배 법무장관은 이 지검장이 인천지검장 시절 대상그룹 비자금 사건을 잘못 처리한 것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관철시키려 한다는 것이다.이 지검장 문제는 검사장 인사의 전체 구도와 맞닿아 있기 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인사안 자체를 확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일부 ‘귀족검사’처리, 지역안배 등과 관련해서도 이견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인사가 늦어지면서 조직이 술렁거리고 있는 가운데 천 장관과 정 총장은 26일 밤에도 접촉을 갖고 줄다리기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법무부 쪽에서 임채진(19회) 법무부 검찰국장의 서울중앙지검장 내정 사실이 퍼졌다. 이는 천 장관이 이 지검장 인사를 자신의 의지대로 관철하겠다는 뜻이다. 서울중앙지검장을 제외한 인사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문성우(21회) 청주지검장, 대검 공안부장에 김수민(22회) 법무부 보호국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박영수(20회) 대검 중수부장은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사장 승진 인사는 차동민 안산지청장, 서울중앙지검의 황희철·황교안·박한철 1·2·3차장과 조근호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한상대 인천지검 1차장, 박영관 광주지검 차장, 박용석 부산동부지청장, 박태규 고양지청장(이상 23회) 등이 확정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0순위’ 인사 1∼2명이 막판 탈락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간첩·조작’ 40년 논란 종지부

    26일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위가 밝힌 동백림 사건의 실체는 ‘공안기관의 무리한 확대적용’과 ‘정권의 정치적 악용’이 빚어낸 공안사건이라는 것이다. ●‘실체’를 확대적용한 공안사건 공안기관이 무리하게 확대 적용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한 사실은 진실위 조사결과 곳곳에서 드러났다. 당시 중앙정보부가 서울대 ‘민족주의 비교연구회’(민비연)를 동백림 공작단의 일부라고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진실위는 “중정은 당시 6·8부정선거로 학생들의 시위가 거세지자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가혹행위를 동원, 민비연과 황성모 교수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재판 결과 민비연 관련자들은 대부분 무죄선고를 받았고 민비연이 국가전복을 기도했다는 공소사실은 무죄 판결됐다. 동백림 수사과정에서 검찰 송치자 66명 가운데 23명에게 간첩죄가 적용됐지만 최종 선고결과 피고인 기운데 단 한 사람도 간첩죄가 적용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3년 뒤인 1970년 12월까지 사형 선고를 받은 정하룡·정규명 박사를 포함, 모두 석방됐다. 단순 대북접촉자까지 간첩죄를 무리하게 적용한 탓이다. 중정이 해외 연행을 위한 ‘GK공작계획’을 수립해 30여명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서독지역 연행자는 모두 자진귀국했고 나머지는 임의동행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강제연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끝나지 않은 동백림 사건 동백림 사건은 ‘건국 이래 최대 간첩단 사건’이라고 불려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먼저 인지한 특이한 사건이기도 하다. 진실위는 비록 ‘정권이 사전 조작하거나 기획하지 않았던’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당시 6·8 부정선거 시위가 이 사건 직후 수그러졌고 사형선고자가 무죄로 석방되는 등 정황상 ‘조작’으로 이해될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중정이 ‘동백림 간첩단’이라고 발표하지 않아 진실위측은 간첩단 여부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방문, 금품 수수, 대북접촉 주선, 대북방송 청취’ 등을 예로 들어 중정은 간첩활동 혐의를 적용해 실정법 위반을 내세웠다. 사실상 간첩단임을 시사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개정 논의에 맞춰 진실위의 적극적인 재해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동백림 사건은 윤이상·이응로 선생 등 세계적인 예술가가 연루돼 조명을 받았던 사건이기도 하다. 지난 40여년 동안 분단으로 인해 ‘간첩’과 ‘조작’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이들의 예술적 성과에 대한 ‘무형의’손실도 역사 속에 묻혀버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동백림 사건 중앙정보부가 1967년 7월 대학교수와 유학생, 예술인, 의사, 공무원 등 194명이 동백림(동베를린)을 거점으로 대남적화공작을 벌이다 적발됐다고 공개한 사건. 정규명씨 등 2명에게 사형이, 강빈구·윤이상씨 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등 34명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천상병 시인은 사건 연루자인 친구로부터 막걸리 값을 받아썼다가 고초를 겪기도 했다. 독일과의 외교분쟁으로 이어질 뻔했고 연루자들은 1970년 광복절 특사로 모두 풀려났다.
  • 檢, 농민시위 과잉진압 수사 착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전국농민대회에서 부상을 입고 숨진 전용철·홍덕표씨 사건을 공안2부에 배당, 본격수사에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14일 전농 문경식 의장과 민중의 소리 김모 기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데 이어 전씨 등의 부검결과 등을 검토한 뒤 시위진압에 개입한 관련 경찰관 등을 불러 조사키로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中경제 발목잡는 ‘성난 農心’

    농민 소요로 전전긍긍하던 중국 지도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소요가 크게 늘고 폭력화 양상을 띠면서 경제개발계획을 지연시키는가 하면 사회불안을 확산시켜 성장의 발목을 잡는 복병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중국 민정부(民政部·한국의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농촌소요는 8만 7000건으로 전년보다 6%나 늘었다. 지난 1994년 중국내 시위 발생 건수는 1만건 정도였다.11년 사이에 9배 정도 늘어나는 등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마구잡이 토지수용 사태악화 다급해진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말 최고위층 회의인 정치국 회의에서 사태의 심각성에 주목하면서 대책을 논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주말판에 전했다.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국가안전이 농촌 문제에 달려있다고 심각성을 경고했다. 원 총리는 특히 “지방정부가 적정한 보상없이 농민들의 토지를 수용,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부패한 지방정부가 보상비를 가로채거나 지역 토호나 기업들과 결탁해 농민들의 토지를 헐값에 수용,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회의에서는 경작지 잠식에 따른 농업생산량의 감소, 수입증가로 인한 농산물 가격 하락 등 농촌 위기에 대해서도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고 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례적인 총리의 공개 경고에는 농민소요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자칫 잘못하면 정권 안보마저 흔들어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강력한 행정력을 지닌 권위주의적인 중국정부조차도 더 이상 사태를 키워서는 안정 유지가 어렵겠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에선 1억 4000만명이 생계를 이유로 농촌을 등지고 도시로 유입, 도시 빈민으로 전락하면서 사회문제를 양산해 왔다.●항의소동이 폭동으로 악화 홍콩 영자지 사우스모닝차이나는 급격한 개발과 성장위주 정책에 따른 무분별한 토지수용과 낮은 보상기준으로 토지를 잃은 농민은 4000만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이같은 농민시위는 지난해 12월 광둥(廣東)성 산웨이(汕尾)시에서 경찰 시위대 발포로 주민 수십명이 숨진 사건처럼 소규모 항의 소동이 경찰이나 무장부대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폭동으로 바뀌는 악순환으로 빠져들고 있다.저우융캉(周永康) 중국 공안부장은 지난해 376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고 민정부 통계에 따르면 한 해 평균 1000만건이 넘는 농민들의 민원서류가 접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광둥성 중산(中山)시 인근 판룽 마을에서 2만여명의 주민들이 적절한 토지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전기곤봉과 최루탄을 사용한 경찰의 무력진압으로 주민 수십명이 다쳤다. 연초부터 토지 보상을 둘러싼 충돌은 계속되는 등 잦아들 조짐을 보이지 않는 셈이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儒林(524)-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14)

    儒林(524)-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14)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14) 금강산으로 입산하는 도중에 지은 율곡의 시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늙은이 하는 말이, 지나온 세상 햇수조차 기억 못해,/편하고 괴로움과 슬프고 기쁨을 다 맛보았다오. 인정은 얄팍한 매미 날개 무상도 하여라,/ 말하고 웃는 그 속에도 칼날이 감춰 있더군. 나는 이제 옹졸한 생활로 여생을 보전하노니,/본래 칭찬이 없는데 누가 헐뜯을 것인가. 그대 만난 김에 세상 일들 묻고 싶노니,/시국 운수가 몇 번이나 통했다 막혔다 했는고. 부디 이름 갖고 속세에 퍼뜨리지 말기를,/나는 지금 숨어 사는 사람이라오. 그리고는, 닭 잡고 기장밥하여 나를 배불리고,/함께 빈 집에 누워 자면서 성리(性理)를 이야기하였네. 기이한 말과 험한 이야기 가끔 상도에 벗어나,/장자(莊子), 열자(列子)쯤은 개미처럼 내려다 보기도, 이른 아침 잠깨어 보니 사람은 간 데 없고,/단지 빈 뜰에 벗어둔 신만 보이네.” 피의자(被衣子),‘세상을 피해 숨어사는 사람’.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도중에 지은 이 시를 통해 율곡은 자신의 입장을 세상과 인연을 끊은 피의자로 노래하고 있음인 것이다. 금강산에서 율곡은 자신을 ‘의암(義菴)’이라고 불렀다. 그런 의미에서 의암은 율곡의 불교적 법명이었다. 또한 율곡의 화두는 ’만법귀일 일귀하처(萬法歸一 一歸何處)’였다.‘모든 것은 하나로 돌아간다. 그런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라는 것이 율곡의 화두였던 것이다. 원래 이 화두는 불가에서 최고의 선승이었던 조주(趙洲)의 유명한 선화에서 비롯되었다. 어느 날 학승 하나가 고불(古佛) 조주를 찾아와 다음과 같이 물었다. “모든 것은 하나로 돌아갑니다. 그러면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그러자 조주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내가 청주에 있을 때 한 벌의 마의(麻衣)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 옷의 무게가 자그마치 7근이나 되었어.” 제자의 질문에 조주가 대답한 청주는 오늘날 산동성에 있는 조주의 고향이었다.7근은 4.2㎏쯤 되는 무게로 옷 한 벌의 무게가 4㎏이 넘는다면 이는 보통 무거운 옷이 아닌 것이다. 이 화두는 1700개가 넘는 화두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고 난해한 공안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화두는 또 다른 조주의 선화와 유사하다. 어떤 중이 조주에게 물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스님께서는 그 유명한 남천(南泉)스님을 여러 해 동안 시봉하였다 하는데, 그것이 사실입니까.” 그러자 조주가 대답하였다. “진주에서는 큰 무(蘿富)를 캘 수가 있다.” 조주가 말하였던 진주는 하북성의 정정(正定)의 땅을 가리키는 말로 예로부터 큰 무가 나오는 명산지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조주가 대답하였던 청주에서 만든 7근이 넘는 베옷이나 진주에서 나는 큰 무와 같은 말은 정답이 아니고 그 어떤 언구에도 얽매이지 말고 오직 ‘모든 것은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러하면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라는 의단(疑團)에 집중하라는 가르침이었던 것이다.
  • 올 행시 평균경쟁률 껑충 47:1

    올 행시 평균경쟁률 껑충 47:1

    ●행정·공안직 49대1 기술직 42대1 올해 행정고등고시 경쟁률이 47대1을 기록, 지난해 39대1보다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수험생들의 필수 요건인 ‘토익 700점’의 부담을 어느 정도는 극복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앙인사위원회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행시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306명 선발예정에 1만 4464명이 지원,4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세부적으로 행정·공안직은 235명 정원에 1만 1510명이 몰려 49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기술직도 71명 선발에 2954명이 지원해 4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21대1에 비해 두 배나 뛰었다. 25명을 뽑는 외무고시는 1297명이 지원,52대1의 경쟁률을 보여 지난해 60대 1보다는 조금 떨어졌다. 행시는 매년 10%씩 지원자가 늘어나는 추세였다. 그러나 영어성적 기준이 처음 도입된 지난해에는 예년보다 30% 급감했다. 토플 530점, 토익 700점 기준 때문에 2004년 사법고시에 이어 지난해 행시에서도 ‘영어대란´을 겪었다. ●토플 530점 토익 700점 기준 극복된 듯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올해 경쟁률이 예년의 증가세를 회복한 것은 수험생들이 그동안 영어에 대한 부담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는 예전의 경쟁률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38명을 선발하는 행시 지역 구분 모집에서는 1001명이 원서를 접수,2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1명을 뽑는 부산과 대전에 각각 54명,53명이 원서를 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반면 울산은 2명 모집에 17명이 지원,9대1의 비교적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北, 중국식 경제개혁 지원 요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을 방문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7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사실상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다. 두 정상은 북한의 달러화 위폐제조 의혹을 둘러싼 미국의 강경대응 및 금융제재,6자회담 재개, 중국의 대북 경제원조 및 투자확대 등을 논의했다고 베이징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16일 밤 광저우, 선전 등 남부 도시 방문일정을 마친 뒤 베이징에 도착했다. 외교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의 행보가 경제 개방에 성공한 남부 도시 시찰에 집중됐다면서 김 위원장이 선전 경제특구와 같은 중국식 개혁·개방 모델의 보다 본격적인 도입을 희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수행단의 절반 가량이 김영춘 인민군 총참모장 등 고위 군 관계자들이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 군부에 개혁·개방을 설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중을 기획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행단에는 전병호 당 중앙위 군사담당 비서, 박재경 대장 등 군부내 실세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일행은 오늘중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이 방문했던 남부 경제특구 선전시 할인매장 카르푸에서 16일 폭탄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폭발사건이 김 위원장의 방문과 관련이 있는지의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j@seoul.co.kr
  • 지방선거 벌써 불법 기승

    오는 5월31일 실시되는 제4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적발된 불법 선거사범이 지난 2002년 지방선거 때보다 2.6배나 늘었다. 이에 따라 검경은 대대적인 선거사범 단속에 나섰다. 대검찰청은 16일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 현재까지 부정 선거운동을 한 선거사범 242명을 적발, 이 가운데 16명을 구속하고 94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입건자 규모로는 2002년 지방선거에 비해 2.6배나 증가한 것이다. 유형별로는 금전선거사범이 16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당내경선 관련 불법행위 ▲금전선거사범 ▲사이버 흑색선전사범 ▲공직수행 빙자 불법선거운동을 집중단속하기로 했다. 특히 당내경선·정당추천과 관련한 금품수수 및 당비대납이 새로운 범죄유형으로 부각된 만큼 이에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권재진 대검 공안부장은 “당내경선 비리수사 등 초동단계에서부터 단속하고 원칙에 따라 선거사범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도 이날 전국 경찰서에 선거사범 수사 전담반과 기동수사팀, 전문 사이버수사요원 등 2200여명 규모의 단속반을 조기 구성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경찰청은 또 선거사범 검거 유공 경찰관에 대해 경감까지 특진 조치하고 선거사범 신고자에게는 최고 5000만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김효섭 유영규기자newworld@seoul.co.kr
  • 정부수립후 사형 998명 집행

    1948년 정부수립 이후 현재까지 사형이 집행된 사람은 모두 998명에 달했다. 또 군사정권시절인 62∼89년 사이에 사형이 집행된 400명 중 국가보안법·내란죄 등 공안사범이 116명에 달해 151명인 강도살인범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최근 국가인권위가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인권 NAP)에서 사형제 폐지를 권고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남부지검 이헌규 부장검사는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공법연구회 발표모임에서 ‘헌법과 사형제 존폐론’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사형관련 통계를 공개했다. 이 부장검사는 “엽기적 살인사건이 뇌리에 남아 여론조사 등에서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것”이라면서 “사형제도는 궁극적으로는 폐지해야 하지만 많은 국민이 사형제 폐지에 반대하는 현 시점에서는 사형대상 범죄축소, 감형·사면없는 종신형, 가석방이 가능한 종신형 등의 제도를 차례로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정일 - 후진타오 주말 회동”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번 주말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12일 “김 위원장이 지방을 둘러본 뒤 후 주석과 회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4년 방중 때에도 평양 귀환 직전 후 주석과 회동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후 주석이 지난해 10월 말 북한을 방문,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불과 몇달 만에 다시 회담을 갖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회담이 열린다면 화급한 상황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김 위원장의 주요 방중 목적은 악화되고 있는 북·미 대치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 방안을 논의하고 북핵 해법에 대한 자국 입장을 지지해 달라는 요구라고 전했다.●김정일의 남순? 12일 중국 방문 3일째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내륙 후베이성 우한을 거쳐 이날 광둥성 광저우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南巡) 코스를 밟고 있는 것 같다.”고 이번 김 위원장 행보의 특징을 요약했다. 이 이동경로는 1992년 1월부터 시작된 덩샤오핑의 남순 코스와 비슷하다. 덩은 당시 개혁개방에 반대하는 보수파들을 설득하기 위해 남부지역 순방을 시작한 뒤 개혁개방에 박차를 가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경제개혁에 대한 북한내 논쟁을 종식시키고 확실하게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우한 공항에 고려항공 출현 우한 공항 관계자들은 “11일 중국 정치 지도자들이 지방출장 때 이용하는 7인승 비행기 ‘걸프 스트림’이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와 나란히 서 있는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고려항공은 우한 공항에 취항하지 않고 있다. 현지인들은 11,12일 오전 우한시내 주요 도로와 둥후 관광지 부근의 교통이 통제돼 심각한 체증현상을 빚었으며 황쥐(黃菊) 부총리의 모습도 포착됐다고 전했다.●광저우의 이상 징후 홍콩 TVB 방송은 김 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포함된 일행이 12일 오후 5시쯤 광저우 바이톈어 호텔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 일행이 검은색 벤츠를 포함해 10여대의 차량을 나눠 타고 호텔 정문으로 난 길을 통해 로비에 도착한 장면을 내보냈다. 일행은 장더장(張德江) 광둥성 당서기와 황화화(黃華華) 성장 등 고위층과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안은 정사복 경찰 100여명을 호텔 주변에 배치,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jj@seoul.co.kr
  • 장애인 의무고용 직종 확대

    올해부터 공안직, 검사, 경찰, 소방, 경호 및 군인을 제외한 모든 공무원으로 장애인 의무고용 직종이 확대된다. 중앙인사위원회는 4일 “장애인 의무고용직종을 늘리고, 장애인 응시자의 연령상한을 연장하며, 장애 수험생에 시험 편의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올해부터 장애인의 공직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올해부터 공직부문의 장애인 의무고용 직종이 대폭 확대된다. 장애인 의무고용 직종에서 제외된 몇몇 직종이 아닌 모든 직종은 소속정원의 2% 범위에서 장애인을 채용해야 한다. 그동안 장애인 의무고용직종에서 제외됐던 광공업·농림수산·물리·교통 등 기술직과 연구직, 유치원·초등학교 교사, 헌법연구관 등도 이번에 의무고용 직종에 포함됐다. 현재 장애인 공무원 비율이 소속 정원의 2% 미만이라면 올해부터 신규채용의 5%를 장애인으로 ‘구분모집’해야 한다. 실제로 올해 시행하는 7·9급 공무원 공채에서 지난해 6개 직렬이던 의무고용직렬이 15개 직렬로 늘어나 장애인 ‘구분모집’채용도 지난해 104명에서 195명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장애인의 응시상한연령도 중증장애인은 3세, 경증장애인은 2세 상향조정됐다. 예컨대 중증장애인의 경우 7급은 35세에서 38세로,9급은 28세에서 31세로 조정됐다. 또 장애인 응시생에게는 올해부터 논문형으로 출제되는 행정고시 2차 시험에서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해 답안을 쓰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한편 현재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이 2%를 밑도는 기관은 경찰청, 대검찰청, 국민고충처리위원회, 국가청렴위원회, 관세청, 통계청, 소방방재청, 특허청, 통일부, 산업자원부 등 10개 기관이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데스크시각] 중국과 일본 사이/ 이석우 국제부 차장

    외교관의 자살, 혼외정사, 외국 공안 당국의 협박과 회유…. 첩보영화에나 나옴직한 사건으로 새해 벽두부터 중국과 일본관계가 시끄럽다.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관 직원이 중국 기관원에게 약점을 잡혀 기밀유출 요구와 협박에 못이겨 자살했다는 게 일본 외무성의 주장이다. 중국 여인과 관계를 맺어온 이 외교관은 두 나라의 소유권 다툼 대상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등에 관련된 기밀 유출을 요구받고 고민끝에 자살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8일 일본 외무성이 공식 유감을 표시하며 사건을 공개한 뒤 두나라 외교부간의 반박과 비난성명이 새해로 이어지면서 양측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자살한 외교관은 상하이 총영사관과 일본 외무성 사이에 오가는 암호의 조합과 해석을 담당하는 ‘전신관’. 민감한 정보를 다루던 자리다. 냉전시절 옛 소련과 미국과의 첩보전을 그린, 흑백 영화라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사건 전개는 근년 들어 꽁꽁 얼어붙고 있는 중·일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 준다. 냉전종식 후 내리막길을 걷던 중·일관계는 지난해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중국내 대규모 반일시위로 이어졌고 잠복해온 두나라의 첨예한 대결 양상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강행과 일본관광객들의 중국내 ‘기생관광’ 등이 베이징·상하이 등에서 대규모 반일 시위를 촉발시킨 것이다. 지난 4월 중국 시위자들에 의해 깨진 상하이 일본총영사관의 유리창들은 중·일 당국간의 책임소재와 관련한 이견으로 여태껏 깨진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도 양측의 감정싸움을 엿보게 한다. 한류에 앞서 1980년대 중국을 휩쓸던 ‘일류(日流)’, 즉 영화와 드라마, 음식과 복장 등 일본 문화에 대한 열광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 자리는 “너희 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채워졌고 일본은 오직 규탄 대상일 뿐이다. 과거 일본의 기술·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중국정부가 취했던 조심스럽고 우호적인 태도도 이제는 “할 말은 한다.”는 자세로 바뀌었다.“힘이 생기니 숨겨온 의도와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오만하고 거친 중국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일본인들의 분개한 목소리도 커졌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미국이 중·일을 견제·경쟁시키는 이이제이(以夷制夷)로 동아시아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신중론이 없지는 않다. 그렇지만 집단 최면에 걸린 듯 양측 모두 불붙고 있는 민족주의 속에 힘의 대결로 달려가는 듯한 모습이 대세를 이룬다. 유럽연합(EU)과 같은 공동체 건설 가능성이나 21세기 새 국제관계의 모습으로 기대됐던 동반상승의 노력은 고사하고 동북아는 영토 분쟁과 안보 불안, 과거사와 자존심 등이 뒤범벅된 채 불신의 벽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은 미·일이 미사일방어체제(MD)를 빌미로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을 강화해 숨통을 죄고, 타이완을 중국서 영원히 떼내려 한다고 분개하고 있다.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을 뜯어고치며 재무장의 길로 나가려는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걱정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구매력평가(PPP)로는 이미 세계 2위에 올라선 중국이 경제적 역량을 패권확보를 위한 군비강화에 쏟아붓고 있다며 세어진 중국의 완력을 걱정한다. 방위청서는 중국을 가상 적으로 올려 놓았다. 양측의 불신은 동북아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군비증가 지역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모습은 100여년 전의 동북아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한반도를 싸움터로 삼고 으르렁대던 청·일의 패권 다툼, 시계의 초침을 돌려놓은 듯한 상황속에서 한국은 부상하는 중국과 재무장을 향해 ‘보통국가’로 변신하고 있는 일본의 틈바구니 속에 끼어 있다. 한 외교관의 애정 행각이 자살이란 파국으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혹여 현재 중·일 관계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중·일이란 두 거인의 각축이 동북아의 더 많은 보통사람들의 비극으로 확대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그런 불안정한 동북아 구조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이석우 국제부 차장 jun88@seoul.co.kr
  • 5592명 부처별 특채… 공채 추월

    내년도 공무원 채용계획을 보면 교사와 경찰·노동·교정 등 국민생활과 관련된 분야에서 주로 충원이 이루어진다. 특히 국가직 공무원은 공채인원 4223명보다 더 많은 5592명을 각 부처가 특채로 선발할 예정이다. 갈수록 각 부처별로 인력 채용이 자율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7·9급 공채 큰 폭 증가 29일 중앙인사위원회가 발표한 2006년 공무원 채용계획의 특징은 7급과 9급의 선발인원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7급은 노동·교정분야 증원으로 660명을 뽑은 올해보다 50.3%% 증가한 992명 선발한다.9급은 올해 2125명보다 36.5% 많은 2900명을 뽑는다.5급 행정고시는 4.4%인 13명, 외무고시는 25%인 5명을 더 선발할 예정이다. 행정고시에서 행정직은 늘어난 반면 공안직(교정·출입국관리)은 줄었다. 또 내년도부터 장애인 의무고용 직종이 확대되면서 공안직을 제외한 모든 직렬에서 장애인을 별도로 선발한다. 이에 따라 장애인 구분 모집인원이 올해 104명에서 87.5% 증가한 195명으로 늘었다. 올해 장애인 구분 모집 대상은 행정·감사·교육행정·세무·관세·전산 등 6개 직렬이었다. 내년부터는 외무영사·기계·전기·화공·농업·임업·건축·토목·전송기술직 등 9개가 추가돼 모두 15개 직렬로 늘어난다. 인사위는 내년 9급 공채시험을 토요일인 4월8일 치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일요일에 시험을 치렀는데 민원이 많아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로 바꾸었다는 설명이다. 장애인의 응시연령도 기존보다 2∼3세 늘어났다. 원서는 인터넷으로만 접수한다. 5급 행정·외무고시는 1월9∼13일 접수받아 2월22일 첫 시험을 치른다.7급은 5월8∼12일 접수받아 8월11일 첫 시험을 본다.9급 공채는 1월2∼6일에 원서를 접수해 4월 8일 시험을 치른다.●국가직은 4238명 늘어나고, 지방직 1211명 줄어 잠정치이지만, 전체 공무원 충원은 올해보다 8.7%정도인 3027명을 더 뽑을 전망이다. 중앙정부에서는 올해 2만 3065명을 뽑았으나 내년도에는 18.37%인 4238명 늘어난 2만 7248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교사가 1만 4275명, 경찰관이 1829명이다. 지방자치단체는 공채로 8054명, 특채로 2555명을 뽑는다. 각 부처가 특채하는 인원 가운데 5급 이상은 법무부 27명, 보건복지부 54명, 특허청 51명 등 모두 216명이다.407명의 6·7급은 농림부 50명, 식약청 82명 등이다. 법무부가 교정직 1000명을 선발하는 등 8·9급도 1504명을 특채한다. 이밖에 연구직 354명, 특정직 918명, 기능직 1902명, 기타 290명 등 여러 직종에서 특채가 이뤄진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中 개혁·개방 ‘야전사령관’

    지난 1월17일 85세의 나이로 사망한 자오쯔양(趙紫陽) 중국 공산당 전 총서기는 1980년대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오른팔로서 중국 개혁·개방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았다. 중학 중퇴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실용주의와 개혁노선으로 최고지도자인 덩의 신임을 받으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부총리, 총리 등을 역임하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무력진압하라.’는 덩의 지시에 맞서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다가 ‘당을 분열시켰다.’는 죄목을 뒤집어쓰고 실각한 뒤 16년 동안 가택연금된 채 쓸쓸한 최후를 맞았다. 자오가 물러나면서 급진적 자유주의자였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 시절부터 추진됐던 중국의 민주화 실험은 중단됐으며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자오의 사망 이후 언론과 인터넷을 통제, 그의 사망 소식을 막았다. 추모 집회를 막기 위해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동묘지와 톈안먼 광장에 군과 공안을 집중 배치했다. 자오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정과 지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반증이다. 지난달 후 전 총서기의 복권이 부분적으로 이뤄지면서 자오의 복권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고개를 들고 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사법부 “과거사반성 자료가 부족해…”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이후 사법부 과거사 반성 차원에서 추진되는 대법원의 시국·공안사건 판결문 분석작업이 국가기록원으로부터 판결문을 모두 넘겨받는 새해초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관계자는 27일 “최근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는 판결문 약 1만부를 받았고 나머지는 새해 1월 말까지 전달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올해 9월부터 지난 1972∼1989년의 긴급조치법, 국가보안법,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화염병처벌법 등과 관련한 판결문 6000여부를 전국 법원에서 수집,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기록원에서 판결문을 넘겨받아도 자료가 부족하다는 사법부의 고민은 여전하다.91년 이전에는 판결문 보존기한이 5년이어서 일부 판결문이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판결문이 모두 보존돼 있어도 판결문만으로는 사법부가 수사과정에서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 등 위법한 사실이 있었는지 밝혀낼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검찰은 형사소송법과 검찰보존사무규칙에 따라 내란·외환죄,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기록은 영구 보존하도록 돼있다.검찰은 대법원이 시국·공안사건과 관련한 재판·사건기록을 요청할 경우 검토 과정을 거쳐 협조할 뜻을 비쳤다.하지만 대법원이 요청하는 재판·사건기록이 검찰에 충분히 남아 있지 않다면 사법부의 과거사 반성이 판결 경향과 흐름만 쫓는 데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강정구교수 불구속 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박청수)는 22일 ‘6·25 전쟁은 북한에 의한 통일전쟁’이라는 내용의 글을 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23일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강정구 교수는 인터넷 매체에 6·25 전쟁을 북한의 통일전쟁으로 평가한 글을 기고하고 반제민족민주전선(반민전) 등 친북단체 등의 주장과 유사한 논문, 칼럼 등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효섭기자newworld@seoul.co.kr
  • 사시·행시 여성이 휩쓸었다

    행정고시와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가 22일 발표됐다. 행시 행정공안직과 사시 수석 합격을 모두 여성이 차지해 예년에 이은 여성파워를 과시했다. 정부는 이날 제49회 행시 최종 합격자 287명과 제47회 사시 최종 합격자 100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행시에서는 조승아(여·23·서울대 중어중문학과)씨와 류대규(27·고려대 기계공학과)씨가 행정공안직과 기술직 수석을 각각 차지했다. 사시에서는 최은경(여·25·서울대 영문학과)씨에게 수석 합격의 영광이 돌아갔다. ☞ 제47회 사법고시 합격자 명단 바로가기 ☞ 제49회 행정고시 합격자 명단 바로가기 올해도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법무부에 따르면, 모두 2만 1585명이 지원해 1001명이 최종 합격한 올해 사시에서 여성 합격자는 323명으로 32.2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여성 합격률 24.38%보다 무려 1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기록이다. 모두 1만 1542명이 지원해 40대1의 경쟁률을 보인 행시에서도 여성 합격자는 전체 합격자의 37.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인사위원회에 따르면, 합격자 287명 가운데 109명이 여성으로, 기술직을 제외한 행정공안직의 여성 합격률은 무려 44%에 달한다. 이밖에 행시 행정공안직의 이승훈(22)씨와 행시 기술직의 이선희(22)씨, 그리고 사시에서는 오대석·전용수(21)씨가 최연소 합격했다. 강혜승 김효섭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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