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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람사르총회와 ‘녹색성장’/윤성윤 한국습지연구소장

    [시론] 람사르총회와 ‘녹색성장’/윤성윤 한국습지연구소장

    제10차 람사르총회가 28일 경남 창원에서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을 주제로 8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1999년 한국습지학회 창립 세미나에서 람사르총회 유치를 제안한 지 10년만의 결실이다. 한국 개최는 2005년 11월 제9차 아프리카 우간다 총회에서 창녕 우포늪 등 경남지역이 ‘습지의 메카’란 점이 주목받아 결정됐다. 우리나라는 강원도 대암산 용늪을 습지로 지정하면서 1997년 101번째로 람사르 습지협약(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에 가입했다. 모두 12곳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있다. 습지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며 하천의 물 저장 및 수질 정화, 홍수 조절, 해안지역 보호, 기후변화 완화 등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무차별적인 개발로 지난 100년간 전 세계 습지의 50% 이상이 훼손되고 남아있는 습지의 10% 정도만 국가 차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습지가 관리 소홀 등으로 기능을 상실했거나 소실 위기를 맞고 있어 보전 및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 앞으로 습지보전계획을 수립하고, 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 습지를 광범위하게 지정함으로써 습지 생태계의 집중적인 관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토지이용정책과 습지보전정책의 효과적인 연계가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이번 람사르총회에서 습지의 핵심 추진과제 및 국가주도 전략의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와 별도로 한국습지학회에서 국제적 습지연구를 주도할 ‘세계습지학회’를 출범시키는 발기인대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예산의 뒷받침이 없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습지 가치에 대한 여러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는 습지가 지닌 생태보전 및 환경적 측면과 아울러 경제적인 측면이 동시에 강조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습지의 다양한 기능과 가치가 실증적으로 연구되면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제기되는 경제논리가 매립과 같은 개발 측면에서 제기되는 이득의 논리를 누르거나 이와 어느 정도 경쟁을 갖추어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향후의 기후변화는 우리나라의 농림수산, 해양 및 육상 생태계, 재해, 건강 등 여러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해당 분야별로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천변 저류지 등 인공습지를 활용해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방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습지는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여 급격한 기후변화를 방지하는 자연스러운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수와 가뭄을 해소하고 수질도 상당히 개선시킨다. 특히 인공습지는 비점오염원 발생을 억제하고 하수를 고도처리할 수 있으며 오염된 소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데 유용하다. 규모가 크다면 녹색댐의 역할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람사르총회는 이러한 녹색성장을 밑받침하는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개최된다. 따라서 이번 총회는 습지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인식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 람사르총회 개최 의미는 국내 최대 내륙습지인 우포늪 등 생태적으로 우수한 국내 습지를 세계에 알리고, 공유수면 매립 등 개발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는 갯벌의 보전을 위한 국가적 대사이다. 이번 람사르총회를 통해 어떤 성과를 얻고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 지켜볼 만하다. 윤성윤 한국습지연구소장
  • 1조원 투입 팔당호 수질 되레 악화

    2500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 최근 1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으나 수질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팔당호의 올 1∼8월 평균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5㎎/ℓ로 2006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의 평균 BOD 1.3㎎/ℓ보다 0.2㎎/ℓ 높아졌다. 유입 하천별로는 남한강의 BOD가 2006년 1.6㎎/ℓ에서 올해 2.1㎎/ℓ로 높아졌고 북한강의 BOD도 같은 기간 1.0㎎/ℓ에서 1.3㎎/ℓ로 높아졌다. 경안천의 BOD만 2006년 4.4㎎/ℓ에서 올해 2.9㎎/ℓ로 낮아졌다. 도는 팔당수질개선종합대책에 따라 2006년부터 올해까지 하수관 정비, 하수처리장 건설, 인공습지 조성, 축산폐수 관리 등 팔당호 수질 개선을 위한 각종 사업에 1조 2000억원을 투입했다. 도는 팔당호 수질이 악화된 이유 중 하나로 2006년보다 적은 올해의 강수량을 꼽았다. 비가 적게 오면서 하천의 유수량이 감소, BOD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북한강 상류인 강원도와 남한강 상류인 충북도와의 수질개선사업 공조 어려움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도는 팔당댐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물질 배출량의 22.4%를 충북지역에서,50.7%를 강원지역에서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양구서 새달 9일간 배꼽축제

    강원 양구군은 다음달 1∼9일 종합운동장과 서천변 인공습지 일대에서 국토의 정중앙(正中央)을 소재로 한 ‘배꼽 축제’를 연다고 5일 밝혔다. 한반도와 부속 섬을 포함한 국토의 정중앙점(배꼽)은 동경 128도 2분 2.5초, 북위 38도 3분 37.5초 지점인 양구군 남면 도촌리 봉화산 기슭 7부 능선이다. 올해 처음 열리는 배꼽 축제는 ‘생명, 자연, 상생의 중심’을 주제로 백토 및 습지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축제에서는 탄생의 의미에서 행사기간에 국내 최대 규모로 한반도 모양의 인공습지(4만 2000㎡)를 조성해 황금알 전시 및 닭과 오리 등의 부화 장면을 관람객에게 선보이기로 했다. 또 조선시대부터 명성을 떨친 방산면 지역의 백토를 활용해 서천변 야외 풀장에 돔을 설치하고, 놀이 및 체험을 하면서 아토피 체질에 대한 처방과 마사지, 족욕 등을 즐기도록 했다.양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용인 금학천에 인공습지 만든다

    용인 금학천에 인공습지 만든다

    신세계는 경기도와 공동으로 팔당 상수원 수질을 개선하기로 하고 경기도 용인의 금학천에 인공습지를 만든다. 신세계는 19일 용인 금학천에서 김문수 경기지사, 신세계 구학서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공습지 조성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신세계는 경기도가 주관하는 팔당 상수원 수질 개선 사업에 민간 기업 최초로 참여해 4년 동안 7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이미 1단계 사업인 경안천 생태공원 사업에 10억원 이상을 투입했었다. 이번 2단계 사업에서는 내년 4월까지 11억원을 들여 종합운동장 앞 금학천 둔치를 따라 자연친화적 인공 습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친미파 자르다리 美軍에 발포 명령

    파키스탄군이 미군에 대한 발포 명령을 내렸다. 영내에서 미군의 작전이 계속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과 파키스탄의 군사동맹에 균열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파키스탄군이 영내에서 미군의 공습이나 작전이 계속될 경우 발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파키스탄 국내 여론이 좋지 않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3일, 미군 공습으로 민간인 20여명이 사망했고 지난 8일에도 민간인 7명이 숨졌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은 지난달 중순 이후 최소 7차례나 파키스탄 국경지대를 공격했다. 국내 지지기반이 확고하지 않은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신임 대통령으로서는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파키스탄 국경을 넘는 공습을 더 이상 수행하지 않을 걸로 본다.”고 밝혔다. 미군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미군 당국은 “반군들이 국경지역 부족들을 훈련시키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지자체 가을 축제로 물든다

    지자체 가을 축제로 물든다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지만 올 가을은 추석날을 전후해 비키니를 입고 해수욕을 즐기는 두 얼굴의 계절이다. 하지만 고장의 먹을 거리 등을 소개한 전국의 가을축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준비되고 있다. 추석 연휴 뒤끝이 허전하지 않은 것도 이처럼 보고, 듣고, 즐길 자리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후면 수확의 계절에 맞춘 가을맞이 축제가 쏟아진다. 강원 동해안에서는 어촌문화와 송이채취 체험 관련 축제들이 열린다. 동해시는 20∼21일 묵호항 매립지에서 ‘오징어축제’를 연다. 동해의 대표 어종인 오징어를 맨손으로 잡고 회까지 썰어 먹을 수 있다. 오징어 요리경연대회를 비롯해 오징어 가면무도회 등의 체험행사가 흥미를 끈다. ●강원 동해안, 어촌·송이채취 체험 행사 국내 최고의 송이(松珥) 품질을 자랑하는 ‘양양송이축제’는 26∼30일 강원 양양군 남대천변과 송이산지 등에서 열린다. 양양송이는 동해안 바닷바람을 맞으며 소나무숲에서 자라 향기가 진하기로 유명하다. 축제에 참가하면 양양송이를 직접 채취하고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강원 양구군에서는 국토 정중앙을 알리는 ‘배꼽축제’가 처음 개최된다. 새달 1일부터 9일까지 양구 인공습지·종합운동장 등에서 열려 양구군이 우리 국토의 정중앙임을 알린다. 축제 기간에 관광객들은 인공으로 만든 습지안의 한반도 섬에서 닭·오리와 희귀 조류들의 부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 더구나 조선백자의 원료로 유명한 방산 백토(白土)를 활용해 백토마사지, 백토를 활용한 먹을거리 코너 등 이색적인 이벤트가 열린다. 국토 남단 제주에서는 한라산 오름군락인 새별오름에서 새달 11일부터 12일까지 ‘억새꽃축제’가 열린다. ●제주선 말고기 요리 시식회 말(馬)의 고장을 알리는 ‘제주경마축제’도 새달 9∼12일과 18∼19일 두차례에 걸쳐 제주경마공원에서 열린다. 축제에서는 제주마 밧줄 던져잡기, 마상 무예, 로데오경기, 멋진 제주마 선발대회·제주마 전시, 제주마 영상관 제주마의 역사, 제주마 자료관 말복장 입어보기, 말고기 요리 시식회가 열린다. 조선시대 동래부(東萊府·현 부산 동래구)의 생활상과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의 전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동래읍성 역사축제’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새달 10일 부산 동래구 동래읍성 북문광장에서 3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된다. ●경산 갓바위에 소원 빌어볼까 경북에서는 전국 유일의 소원을 비는 축제인 ‘경산 갓바위축제’가 19∼20일 경산 와촌면 대한리 갓바위주차장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9회째다. 올해 행사는 20일 오후 2시부터 각계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개인 및 국가 번영을 기원하는 소원기도회를 갖고 불교, 기독교, 천주교, 천도교 등 5개 종교 단체 합창단을 초청해 소원기원 합창제를 갖는다.19일 경축식 행사에는 주한 외교사절단과 결혼이주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 500여명의 외국인이 초청된다. 경북 문경에서는 ‘문경오미자축제’가 20∼21일 문동로면 일원에서 열린다. ●제천 한방축제선 건강 다지고…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10월1일부터 39일간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진다. 한국 오페라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통해, 오페라 만세’라는 주제로 수준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부내륙권 최대 약초 집산지이자 한방도시인 충북 제천시는 제천한방건강축제를 새달 2∼8일 연다. 제천은 전국 3대 약령시장인 제천약초시장이 운영 중이다. 황기는 올 상반기 유통량 전국 1위(80%)를 차지한다.12번째 맞는 박달가요제도 열린다. ●하동 국내 최대 꽃단지는 어때요 경남 하동군 북천면에서는 19∼28일 꽃 축제가 열린다. 메밀꽃·코스모스 꽃단지는 31㏊로 단일 꽃밭으로는 전국 최대이며 체험 위주다. 꽃밭 면적이 지난해보다 10㏊ 늘었다. 전국 관광객을 위해 임시 관광열차도 운행한다. 인근 이명산에 위치한 이병주 문학관에서는 26일 전국 문인이 참가한 심포지엄도 갖는다. 전국종합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친미’ 자르다리 美공습에 곤혹

    파키스탄에서 미군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군의 아프가니스탄 전황이 악화되면서 파키스탄-아프간 접경에 미군 공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테러전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지속하겠다는 친미성향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일이다. 국내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AFP 통신은 8일(현지시간) “미군 무인정찰기가 뜬 뒤 파키스탄 북서부 북와지리스탄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져 2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국영통신은 “이슬람 신학교인 마두라스와 주변 민간가옥에 대한 폭격으로 여자와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7명이 숨졌고 나머지 사망자 14명은 무장반군”이라고 전했다. 파키스탄 서북부 마을에서는 지난 3일에도 미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사망자 20여명이 발생했다.9일 취임한 자르다리로서는 진퇴양난이다. 정권 유지를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가 필수적이지만 파키스탄 군부의 눈치도 봐야 한다. 최근 미군의 월경과 민간인 오폭이 늘어나면서 군부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자 자르다리는 지난 6일 미군이 주도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파키스탄 내 보급로를 차단해버렸다. 민간인 사상자 발생에 대한 항의 표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미군 아프간 폭격 피해 속출 올 민간인 최소 119명 사망”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세력을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미군의 폭격이 잦아지면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가 8일(현지시간) 우려했다. HRW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민간인은 최소 367명이 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고, 적어도 119명이 미군 공습으로 죽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프간에서 다국적군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321명으로 2006년보다 세 배나 늘었다.HRW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군이 공습에 사용한 폭탄은 2006년보다 두 배가 늘었다. 이에 대해 미군은 “민간인 희생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항변했다. 무장단체들이 민간인 가옥에 은거하면서 주민들을 ‘인간방패’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영국 일간 타임스 인터넷판은 지난달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폭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수십명의 민간인이 사망했음을 입증해 줄 8분 분량의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동영상이 폭격 다음날 피해 현장을 찾아간 아프간 의사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이라고 타임스는 설명했다. 앞서 미군이 이끄는 다국적군은 지난달 22일 아프간 서부 헤라트 주(州) 신단드 지역의 아지자바드 마을을 폭격했다. 미군은 사망자가 무장세력 35명, 민간인 7명이라고 주장했으나, 아프간 정부와 유엔은 60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90여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오키나와에 위안부 추모비 건립

    오키나와에 위안부 추모비 건립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7일 2차 세계대전의 격전지였던 일본의 오키나와섬 부근 미야코지마섬에서 일본군 위안부 추모비인 ‘아리랑비’ 제막식을 열었다. 제막식은 이날 오후 미야코지마측 일본인 대표 나카라 미쓰쿠(74)와 정대협 윤정옥 전 공동대표의 개회인사로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추모비 건립에 대한 소감을 발표하고 향후 추진할 추모공원 건립에 대한 호소문을 낭독했다. 이후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추모비 앞에서 헌화 및 참배 행사를 가진 뒤 일제 시대에 성노예로 끌려간 조선 여성들을 기리기 위해 추모비 근처에 도라지꽃을 심었다. 미야코지마섬은 태평양 전쟁 당시 위안소 설립이 확인된 곳만 16곳에 이르는 ‘아픔의 땅’이다. 또 이 섬에 미군이 직접 상륙하지는 않았지만 폭격과 공습으로 수많은 군인과 주민이 사망했다. 정대협에 따르면, 이 섬에 살고 있는 요나하 히로토시가 “어린 시절에 본 ‘위안부’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본인 소유 땅 4628.12㎡를 추모비 건립을 위해 미야코지마시에 기증했다. 이를 계기로 정대협을 비롯한 한국과 일본의 관련 단체들은 건립조사단을 구성해 지난해부터 미야코지마섬 위안소 조사활동과 추모비 건립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날 제막식에는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와 피해 생존자 박모(84) 할머니 등 9명이 참석했으며,8일까지 생존자 증언대회와 위안소 현장조사를 마치고 귀국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새만금 산업복합용지 70%로

    정부가 ‘한국의 두바이’로 개발하려는 새만금 간척지의 개발 밑그림을 공개했다. 산업·복합 용지 비율이 70%로 늘어나고 신항만 건설 사업도 포함됐다. 사업비는 19조원이 투입된다. 국토연구원 등 5개 연구기관은 4일 농림수산식품부와 국토해양부가 용역을 의뢰한 ‘새만금 간척용지 토지이용 구상안’을 발표했다. 새 구상안에 따르면 농업용지와 산업·복합 용지의 비율이 30대70으로 조정됐다. 지난해 4월 참여정부가 발표한 토지이용 계획의 72대28과 정반대이다. 구체적으로는 호수를 제외한 새만금 내부토지 283㎢ 가운데 30.3%인 85.7㎢는 농업용지로 사용된다. 산업용지 비율은 6.6%(18.7㎢)에서 10.2%(28.7㎢)로 높아졌다. 신재생에너지 연구시험 용지 비율도 1.5%(4.3㎢)에서 2.9%(8.3㎢)로 확대됐다. 관광용지 비율은 3.5%(9.9㎢)가 유지됐다. 생태계 보전과 수질 확보를 위한 인공습지·저류지 등 환경용지 비중은 10.6%에서 21.2%(60.0㎢)로 2배가량 커졌다. 또 장래에 수요가 발생할 경우 어떤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한 ‘유보용지’로 27.8%(78.8㎢)를 남겨놓았다. 당분간 농지로 활용한다. 또 전라북도의 요청대로 고군산군도 부근에 배 16척이 한꺼번에 정박 가능한 부두가 포함된 신항만을 짓기로 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美 국무장관 55년만에 리비아 방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4일 미 고위급 외교관으로는 55년 만에 리비아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2003년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한 이후 재개된 양국관계의 진일보를 의미한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3일 전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역사적 방문”이라면서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최고지도자를 만난다. 이어 7일까지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포르투갈도 들를 계획이다. 카다피는 지난 1일 집권 39돌 기념행사에서 “리비아와 미국의 갈등은 완전히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앞으론 전쟁도, 공격도, 테러행위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 관계복원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은 1981년 핵 개발과 국제 테러 지원 의혹을 이유로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끊었다. 미 국무장관으로는 존 포스터가 1953년 리비아를 방문한 게 마지막이었다. 지난달 14일에는 리비아가 270명이 사망한 1986년 팬암기 폭파사건 유가족들에게 배상하고, 미국은 카다피 최고지도자의 입양딸을 비롯해 미 공습으로 희생된 41명에게도 배상하기로 최종 합의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씨줄날줄] 탈레반의 부활/우득정 논설위원

    ‘자칼의 날’ ‘오데사 파일’‘전쟁의 개들’ 등 테러리스트들을 소재로 베스트 셀러를 잇달아 내놓았던 프레드릭 포사이드는 2006년 탈레반과의 전쟁을 소재로 한 ‘아프간’을 발표했다. 그는 이 소설에서 탈레반 전사 이즈마트 칸의 성장과정을 기술하면서 탈레반의 생성 배경을 설명한다. 미국의 지원으로 소련 침공을 물리친 뒤 아프가니스탄은 수도 카불을 중심으로 한 친미정권과 지역 군벌이 발호하는 파키스탄 접경 남부지역으로 나뉘어진다. 나지불라 정권이 무너진 1994년 여름 아프간 남부 잘랄라바드 계곡 주변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군벌 헥마티아르의 지배에 들어간다. 난민 캠프촌의 이슬람사원에서 가르치는 것은 오로지 ‘무관용’과 ‘전쟁’이다. 계곡 곳곳을 피로 물들인다. 어느 날 칸다하르 외곽 마을에 일단의 정부군이 들이닥쳐 10대 소녀 2명을 집단강간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마을에서 종교학교를 운영하던 무하마드 오마르(뮬라 오마르)는 16정의 소총으로 무장한 제자 30명을 이끌고 정부군을 격퇴한 뒤 그 지휘관을 탱크 포탑에 목 매단다. 그 소식이 퍼지면서 인근 주민들은 앞다퉈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기 시작한다. 오마르의 제자들은 군벌과는 달리 아무런 대가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해 12월까지 1만 2000명이 합류하면서 전투에서 한쪽 눈을 잃은 오마르를 본떠 머리에 검은 색 터번을 둘렀다고 한다. 이들이 파슈토 말로 ‘제자’라는 뜻의 ‘탈리브’, 복수로는 탈레반이다. 극단 이슬람국가인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아 이들이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아프간은 노래와 춤, 음악, 스포츠는 말할 것도 없고 여자들의 외부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칼’과 ‘잔혹함’,‘전쟁’이 지배하는 사회로 탈바꿈한다. 부패와 강간, 범죄가 사라진 대신 오로지 광적인 교리만 난무한다. 포사이드는 탈레반을 ‘중세의 추종자’라고 했다. 아프간에서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50명과 여자 19명 등 민간인 90여명이 사망함에 따라 반미감정이 고조되면서 탈레반의 부활 조짐이 뚜렷하다고 한다. 탈레반의 부활이 아프간인에게는 축복일까, 재앙일까. 결국 모든 것은 인샬라(신의 뜻대로)인가.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열린세상] 李대통령이 처칠에게 꼭 배워야 할 것/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열린세상] 李대통령이 처칠에게 꼭 배워야 할 것/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나라가 안팎으로 어렵다. 지금 국민들의 마음은 마치 IMF 위기 때를 연상케 할 정도로 어둡다. 글로벌 경제 불안, 수입쇠고기 문제, 유가앙등, 물가불안, 금강산 민간인 피격사건 등등 문제는 많고 시원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올림픽 승전보만이 그나마 국민들을 가끔씩 웃음짓게 할 뿐이다. 지금 한국 국민들이 따르고 지지하는 지도자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수영 영웅 박태환과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인 것 같다. 그러나 누군가 대한민국 60년사에 지금만큼 어렵지 않은 적이 언제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에 곧 궁해지고 만다. 그렇다. 사실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난제 중 어떤 것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고, 또 어떤 것들은 힘을 합쳐 해결하면 풀릴 수 있는 일이다. 정작 큰 문제는 현재 위기의 가장 핵심적 내용이 리더십의 위기라는 점에 있다. 정부도, 그 어떤 정치지도자도 이 어둡고 불안한 상황을 ‘규정’하지 않고,‘설명’하지 않고,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가리키지 못한다. 그러니 민심과 시장이 동시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돌파의 CEO 윈스턴 처칠’은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휴가 때 읽어 보라며 선물했다는 책이다. 제목부터 작금의 국정 위기를 극복해서 성공한 정권을 만들자는 의지가 전해져서 좋다. 또 ‘결코 실패하지 않겠다.’니 적이 안심이 된다. 어느 국민인들 자기 나라 정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럼에도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참모들이 ‘도대체 무엇을 시도해서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일까.’라는 점이다. 국민에게 말해준 적이 없으니 도무지 알 길이 없다. 그러니 제발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지금부터 무얼 할 것인지 말 좀 해달라는 것이다. 노력하다가 실패해도 좋으니, 돌파하다가 막혀도 좋으니, 국가의 장단기 목표를 제시해 달라는 것이다. 영국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처칠을 존경하는 이유는 위기 때 특히 빛을 발하는 그의 리더십 때문이다. 많은 역사가들에 의하면 처칠의 리더십은 ‘공동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 능력’과 함께 그것을 ‘말로서 표현하는 능력’에 뿌리내리고 있다고 한다. 독일과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 처칠은 승리를 향한 신념은 있었으되, 이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정직하게 말했다.“나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밖에는 달리 드릴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우리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한 마디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승리입니다. 승리, 어떤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어떤 폭력을 무릅쓰고라도 승리, 거기에 이르는 길이 아무리 길고 험해도 승리, 승리 없이는 생존도 없기 때문에 오직 승리뿐입니다.” 또 처칠은 싸움의 목적을 명확히 밝혔다. 독일과의 전쟁이 악과 싸우는 전쟁임을 거듭 설명했다. 그는 말로서 사람들을 고무했을 뿐 아니라, 뚜렷한 의견을 제시하고 상황을 쉽게 설명했다. 공습하의 런던시민들은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그의 연설을 듣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영국의 싸움이 지금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문명의 생존은 이 싸움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영국의 생존, 우리나라의 제도들, 우리 제국의 긴 역사가 이 싸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영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가 역사의 주인공임을 자각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부디 이명박 정부가 ‘결코 실패하지 않고’, 오늘의 위기를 ‘돌파’하기 바란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이루고자 하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그 필요성을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처칠에게 가장 먼저 배워야 할 덕목은 바로 이 것이다. 김무곤 동국대 신방과 교수
  • 러-그루지야 ‘확전 vs 휴전’ 기로

    러-그루지야 ‘확전 vs 휴전’ 기로

    2000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남오세티야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남오세티야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총공세에 나섰고, 그루지야는 점령지에서 철군하는 등 휴전을 모색하고 있다. 또 다른 친러 성향 자치공화국 압하지야도 10일(이하 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러시아에 병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9일 “전쟁이 끝나더라도 남오세티야가 그루지야로 재통합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혀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루지야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전투기들이 이날 오전 5시30분쯤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의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군 비행장에 세 발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수호이(Su)-25 전투기 생산시설이 있는 트빌라비아스트로이 공장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이 폭격으로 엄청난 폭발음이 트빌리시를 뒤흔들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러시아 해군도 이날 그루지야의 흑해 연안 항구도시 포티로 통하는 길목을 완전 봉쇄했다. 앞서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8일 남오세티야의 수도 츠힌발리에서 군 병력의 철수를 명령하는 등 러시아에 휴전 협상을 제안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휴전제의를 거부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그루지야군이 여전히 남오세티야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휴전이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부참모장은 아예 “현재까지 그루지야로부터 휴전에 관한 어떤 공식적인 제안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군은 그루지야 국경에 보병 1만명과 장갑차, 전차 등을 배치하고 압하지야의 흑해 연안 항구 아참치라에도 해군을 파견했다. 그루지야는 지난 7일 ‘영토회복’을 공언하며 남오세티야를 공격했다. 그루지야군과 러시아군의 교전으로 츠힌발리에서만 모두 1600여명의 민간인이 숨졌고,3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일부 마을에서는 그루지야군의 ‘인종청소’설이 흘러나오면서 난민들이 러시아로 피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과 피란길에 나선 류디밀라 오스타예바는 “건물 주변과 승용차 안 등 곳곳에서 시신들을 봤다. 얼마나 많은지 셀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현재 츠힌발리에는 온전한 건물이 거의 없으며, 불에 탄 탱크와 시체들이 거리에 널브러져 있다. 일부 민간인은 전기와 가스가 끊긴 상황에서 공습이 중단된 틈을 타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놈놈놈’ 뒤에 ‘웃기는 놈’ 온다

    ‘놈놈놈’ 뒤에 ‘웃기는 놈’ 온다

    ‘포스트 ‘놈놈놈’은 바로 나!’ 여름 성수기를 맞은 8월 극장가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후광을 노리는 한국영화의 2차 공습이 시작됐다.‘놈놈놈’의 선전으로 한 자릿수 대까지 내려갔던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지난 7월 47.7%선까지 회복했다. 이같은 상승세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오는 14일에만 한국영화 세 편이 잇따라 개봉하며 흥행몰이에 나선다. 8월 선보이는 신작들의 특징은 무거운 소재와 대형 블록버스터에 지친 관객들을 대상으로 가벼운 ‘코믹 반전’을 노리는 작품이 많다는 것. 특히 올해 극장가에 ‘추격자’‘숙명’‘눈에는 눈, 이에는 이’ 등 남성배우들을 주연으로 내세운 스릴러 영화가 많았던 만큼 코미디물의 약진은 한층 기대를 모은다. 예지원, 탁재훈 주연의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로맨틱 코미디의 부활을 예고하는 작품이다.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통해 ‘국민노처녀’라는 타이틀을 얻은 예지원과 코믹 애드리브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탁재훈이 독특한 ‘취중 코미디’를 내세워 승부를 건다. 영화의 관전포인트는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여자 유진(예지원)과 10년 넘게 그녀의 뒷수습만 해온 남자 철진(탁재훈)의 코믹 연기 대결. 첩보 액션영화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 열차를 타라’는 연출자인 류승완 감독이 아예 웃기기로 작정하고 만든 오락영화다. 류 감독이 자신이 영감을 받은 70년대 한국 액션영화들을 패러디하고 일종의 오마주(헌사) 형식으로 엮은 이 작품은 부조화를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다.2001년 35분짜리 인터넷 영화와 극장판 장편 영화에 차이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서울 시내를 주름잡는 협객에서 전 세계를 넘나들며 활약을 펼치는 스파이로 바뀌었다는 것.“조국과의 사랑을 배신한 넌 간통죄야.”라는 식의 코믹한 대사를 진지하게 읊어내는 주인공 임원희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간드러진 목소리의 여배우들은 복고풍 영화의 멋을 듬뿍 안겨준다. 불량 고등학생의 좌충우돌 육아기를 그린 ‘아기와 나’는 꽃미남 배우 장근석을 원톱 주연으로 내세웠다. 부유한 집안에 얼굴도 잘생기고 싸움도 잘하는 열아홉 청춘 준수(장근석)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진다. 어느 날 생후 13개월의 아기 우람(문메이슨)이 자신의 아기라며 배달된 것. 때마침 준수의 부모님마저 속썩이는 아들을 혼내준다며 가출해 버리자 말 그대로 아기와 둘만이 남는다. 아기를 몰래 버릴까 고민하던 준수는 젖동냥까지 해가며 미혼부 생활을 시작한다. 동명의 일본만화 ‘아기와 나’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지만, 시트콤 연출자 출신의 김진영 감독은 아기를 통해 철들어가는 십대 청춘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렸다. 하지만 이같은 한국영화의 코믹 반전이 얼마큼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8월에 들어서도 ‘다크나이트’‘미이라3’‘월·E’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고,8일 개막한 베이징올림픽도 영화계에는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영화 ‘다찌마와 리’의 배급을 맡고 있는 쇼박스의 박진위 팀장은 “광복절을 전후한 시기는 마지막 여름 성수기 시장으로, 대작영화 개봉 이후 장르 안배 차원에서 코미디 영화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공급 과잉을 보이던 한국 코미디물이 한동안 조정기를 거쳐 선보이는 만큼 관객들의 웃음 코드에 얼마큼 부합하느냐가 흥행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러시아·그루지야 전면전 돌입

    전 세계인의 축제인 베이징올림픽이 개막한 8일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전면전에 돌입하면서 지구촌 화합의 의미가 퇴색됐다. 그루지야와 자치 영토인 남오세티아 공화국간 영토 분쟁이 그루지야와 러시아간 전쟁으로 확대됐다고 이날 AP, 로이터 등 외신들이 타전했다. 러시아 전투기들은 이날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25㎞ 떨어진 바지아니 공군 기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어 러시아 군 병력과 탱크들도 남오세티아 수도 츠힌발리로 진격했다. 이에 앞서 8일 새벽 그루지야는 남오세티아와 휴전에 합의한 지 수시간 만에 공격을 재개했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그루지야에서 츠힌발리쪽으로 박격포가 발사돼 가옥들이 불탔다.”고 전했다. 그루지야 수호이-25 전투기들도 밤새 민가를 폭격한 것으로 전해졌다.CNN은 러시아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이 공격으로 러시아 평화유지군 소속 1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공습이 있은 직후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을 선포했다.”면서 “최악의 악몽에 직면했지만 전 국민이 맞서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러시아 전투기 4대가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그루지야는 자신들이 장악한 츠힌발리에서 3시간 동안 한시적 휴전을 선언한 뒤 민간인들이 모두 빠져나가도록 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한편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참석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남오세티아에서 전쟁이 시작됐다.”면서 전쟁 발발을 인정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남오세티아 내 러시아 시민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즉각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날 남오세티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열기로 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도 무력 충돌 중단과 즉각적인 협상을 촉구했다. 미국과 영국도 양국이 폭력사태를 즉각 종식하라고 요구했다. 고든 존드로 미 백악관 대변인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당사국들이 즉각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오세티아는 1991년 그루지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계속 전쟁을 벌여 왔다. 러시아는 최근 친러 성향의 남오세티아와 협력을 강화하며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그루지야를 압박해 갈등이 고조됐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여름 극장가 ‘개봉일 전쟁’

    여름 극장가 ‘개봉일 전쟁’

    ‘대학 입시 ‘눈치작전’은 저리 가라.´ 여름 성수기를 맞은 극장가에 ‘개봉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통 목요일부터 그주 개봉작을 상영하던 극장가가 수요일로 ‘첫날 승부처’를 바꾸고 있다. 경쟁작들의 눈치를 살피며 이미 고지된 개봉일을 변경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올여름 극장가가 ‘개봉일 전쟁’ 양상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하루씩 당겨 ‘유료전야제´로 관객 탐색 한국영화 대작이 일제히 개봉되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2차 공습’이 시작되는 올해 7월 말∼8월 초 극장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님은 먼곳에’ 등 화제작들이 관객몰이에 한창이고, 해외에서 호평받은 외화들이 일제히 개봉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의 방학과 직장인의 휴가가 겹친 여름 성수기를 맞아 개봉일을 둘러싼 영화 배급사들의 ‘신경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배급사들은 공식 개봉일보다 하루 앞선 전날 저녁 일부관에서 영화를 공개하는 ‘유료전야제’를 실시하거나, 보통 한두 달 전에 정해진 개봉일을 일주일 전에 변경하기도 한다. 극장 측은 화제작을 먼저 보고 싶어 하는 관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고, 배급사들은 주말 관객수 집계에 도움이 되는 만큼 ‘윈윈’이라는 것이다. 한 예로 원래 지난달 31일 개봉 예정이던 한국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외화 ‘미이라3’는 개봉일을 30일로 앞당겼고,7일 개봉 예정이던 ‘다크나이트’와 ‘월·E’도 하루 앞선 6일 개봉하기로 했다. ●비슷한 관객 대상 영화 많아 더욱 치열 지난달 31일에서 개봉일을 한주 가량 늦춘 애니메이션 ‘월·E’의 경우는 5일 저녁 전국 50여개 관에서 외화로서는 흔치 않은 유료 전야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배급사인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의 석송자 과장은 “여름 방학 기간에는 워낙 비슷한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영화가 많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유료 전야제도 잘못하면 극장과 영화사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작품에 대해 자신이 있을 경우에 실시한다.”고 말했다. 멀티플렉스 CGV의 윤여진 대리는 “본래 수요일이 휴일일 경우 개봉일을 수요일로 잡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놈놈놈’ 등 화제작의 인기가 점차 수그러들고, 여러 작품이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양상이 벌어지면서 과열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관객 몰이를 위해 개봉 첫주 말 성적에 관심을 보이던 배급사들은 요즘엔 개봉 첫날 성적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주말이 지나야 입소문이 퍼지던 과거와 달리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엔 개봉 당일 한두 시간이면 관객 평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첫날 개봉 성적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개봉변경 맞대응도 하지만 이같은 화제작들 틈새에서 어쩔 수 없이 개봉일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 본래 ‘다크나이트’와 ‘월·E’와 같은 7일 개봉 예정이었던 한국 공포영화 ‘고사:피의 중간고사’는 최근 급히 6일로 개봉일을 앞당겼다. 영화사측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 개봉 변경에 맞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본래 7일에서 14일로 개봉일을 바꾼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제작사인 KM컬쳐의 심영 이사는 “요즘은 워낙 개봉 첫날 관객 입소문에 따라 영화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은 만큼 개봉일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마케팅 기획안이나 영화 컨셉트보다 배급 시장 상황이나 극장 분위기 파악이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기고] 안전하고 건강한 식탁을 위하여/김주수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사장

    [기고] 안전하고 건강한 식탁을 위하여/김주수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사장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때부터 /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 밥상에 오르내리며 / 나를 키워준 것들 / 아주 어릴 땐 잘 몰랐지만 / 이제는 알 것 같아 / 어머니의 손맛이 배인 / 그 소중한 밥상을’. 환경, 통일, 아이들의 일상을 노래하는 어린이 노래패 ‘굴렁쇠 아이들’의 ‘밥상’이라는 노래 가사이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기 위한 참살이(Well-being)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떠오른 지 오래다.‘잘 먹고 잘 살기’의 중심에 ‘먹거리’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유전자변형농산물, 미국산 쇠고기 등 외국 농수축산물의 유입으로 우리의 식탁은 바야흐로 무한경쟁의 각축장이 되면서 ‘먹거리의 안전성’ 문제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서울시민 먹거리의 55%를 공급하는 가락동 도매시장과 강서 도매시장의 관리자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은 갈수록 무거워진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무·배추 등 농수산물이 연간 236만t,1일 평균 7600t이 반입된다. 즉 매일같이 5t 차량으로 1500대 분량의 농수산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현장에서의 하루, 하루는 안전성 강화를 위한 치열한 전쟁이다. 전국 각지, 세계 각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농수축산물로부터 건강한 식탁을 지키고 유지해 나갈 방안은 없을까. 도매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안전성이 검증된 친환경·우수 농산물에 대해서는 유통을 보다 활성화시키고 일반 농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확대·강화해 부적합한 농수산물의 유통을 차단함으로써 ‘도매시장을 경유한 농수산물은 안전하다.’라는 확고한 원칙의 정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은 지난 2003년 36만t에서 지난해에는 178만t으로 최근 4년 사이 5배 가까이 늘었다. 친환경 농산물은 대부분 직거래나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유통되면서 슈퍼마켓이나 식료품점에서는 구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이면 가락동 도매시장에 친환경 농산물 전문 경매장과 직판장이 설치된다. 친환경 농산물의 대단위 안정수요처로는 학교급식이 최우선으로 꼽히는데 서울시는 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켜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학교급식의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마련한 상태이다. 이에 발맞추어 2010년 강서농산물 도매시장 내에 친환경 농산물 급식 센터가 건립되어 단체급식시설에 친환경 식자재를 원활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가락시장은 전국 도매시장 최초로 안전성 검사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그 구조는 촘촘한 그물망과 같다. 원산지를 속일 수 없도록 하는 원산지 표시 단속이나 산지에서부터 농약을 관리하는 산지안전성검사 등이 그물망의 씨줄과 날줄이다. 그물망에 걸린 부적합 판정 농수산물은 즉시 유통이 차단되며, 이를 출하한 자는 도매시장에 농수산물을 출하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산지 출하단계부터 안전성 검사가 중요한 만큼 최근 산지 안전성 검사 체계 구축에 특별히 노력하고 있다. 산지 안전성 검사에 참여하여 출하되는 품목은 일반 품목에 비하여 10% 정도 높은 가격에 경매되어 농가소득 증대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유통인의 의식변화를 유도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인 고객서비스헌장 제정·선포,CS 교육, 워크숍 실시, 유통아카데미 운영 등이 그 일부이며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서는 향후 ‘유통전문 교육기관’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전방위적인 노력은 시장개방확대로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는 해외농산물의 무차별적인 공습으로부터 우리국민의 안전한 식탁을 지키고 우리나라 농업경쟁력을 확보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주수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사장
  •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변혁의 중동을 가다](상) 이란은 ‘이슬람 혁명 중’

    중동은 세계 분쟁의 최전선이다. 이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자살폭탄 테러,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공습, 헤즈볼라의 로켓포 반격 등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이렇게 중동을 분쟁지역으로 만든 것은 서구 열강들이 인위적으로 국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동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분쟁의 시간은 아주 짧고 문명의 시간은 길었다. 기름진 초승달이란 뜻의 중동은 고대문명과 종교의 발상지였으며 문명의 교차로, 교통의 요충지였다. 중동의 대표적인 적대 국가인 이란과 이스라엘, 그리고 국제자본의 블랙홀인 두바이를 넘어서려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인 아부다비를 돌아봤다. |테헤란·콤 최종찬특파원|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자 여성들은 서둘러 루사리(머리카락을 가리는 히잡)를 쓰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젊은 아가씨들도 자유분방 모드에서 엄숙 모드로 전환했다. 이처럼 여성들이 군기가 든 것은 신법국가인 이란 땅을 밟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는 이슬람법에 따라 여성들의 옷차림이 규제를 받는다. 공공장소에서 얼굴 외에는 신체를 드러내면 안 된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루사리를 쓰고 망토를 걸친다. 차도르(온몸을 가리는 검은색 통옷)를 입기도 한다. 이런 옷차림은 이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여성들은 옷차림 외에 다른 제약도 받는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남성과 신체접촉을 못 하게 되어 있다. 대중버스를 탈 때도 지정된 여성 칸을 이용해야 한다. 수영장과 헬스장은 이용 시간과 요일을 다르게 해서 남성과의 접촉을 막는다. 이것은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이렇게 얼핏 보면 이란은 여성인권을 억압하고 1979년 이슬람혁명이전의 상황에 멈춰 있는 정체된 나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서방의 시각이란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페르시아제국의 후예로, 시아파의 나라로 1906년 중동 최초로 입헌혁명을 일궈내고 중동 역사를 사실상 주도해온 이란의 참모습이 들어온다. 먼저 여성들의 옷차림 규제만 해도 그렇다. 여성들은 이를 인권을 탄압하는 상징으로 더 이상 여기지 않는다. 테헤란 파스다란거리에서 만난 마하즈 샤할리자드(27)는 “문화적인 의무 때문에 차도르를 입는 것은 아니다.”라며 “입기 편하고 덥지도 않고 색깔도 다양해 좋다.”고 말했다.1980년대엔 타파해야 할 대상이었지만 2001년 9·11테러 이후는 패션코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색깔의 루사리도 자신들의 미를 부각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테헤란 북부에 가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란의 부유층들이 몰려 사는 이곳에는 고급아파트와 고층빌딩도 많고 영화관, 백화점, 쇼핑몰이 밀집돼 있다. 테헤란판 압구정동인 타즈리시거리는 이란의 ‘날나리’ 신세대들의 아지트이다. 진한 화장에 머리 염색은 기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머리카락은 모두 노출돼 있다. 심지어는 머리를 고슴도치처럼 만들어 루사리가 고목의 매미처럼 달려 있는 여성도 있다. 힙합바지를 입은 남자들도 보인다. 이슬람율법의 해방구처럼 보인다. 테헤란대학 한국어과 객원교수인 최인화(37)씨는 “루사리의 색상과 착용방법이 해마다 달라진다.”며 “몸에 착 달라붙는 망토와 실루엣을 강조한 옷들이 최근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도 다른 중동국가들보다 휠씬 높다. 혁명 후 여성의 참여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덕분이다. 대학생의 60%, 공무원의 40%가 여성이며 올 총선에서도 강경 보수파의 테헤란 공천후보 가운데 20%가 여성이었다.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사우디와는 달리 여성운전자도 자주 눈에 띈다. 모피드대 부총장 아마드 자데히(45)는 “팔레비 정권 때보다 정치와 경제가 발전한 것은 물론이고 여성의 사회참여도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일반서민들의 생활은 서방의 예상과 달리 큰 고통을 받고 있지 않다. 식료품이나 공공요금을 정부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주식인 빵은 정부보조금을 받는 빵집에서 일반서민들에게 아주 싼 가격으로 판다. 우리돈으로 300원(3000리알)을 내면 4인 가족의 하루치를 준다. 또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싼 가격에 공급한다. 세계4위 산유국답게 기름값도 싸다. 최근 올라서 1ℓ에 1000리알이다. 더불어 서민들을 위한 대중교통수단도 잘 발달돼 있다. 도로체계도 뛰어나고 동네 어귀의 작은 골목 하나하나에도 표지판이 걸려 있어 길을 찾기가 수월하다. 버스노선이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 1500리알을 내면 번화가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서방엔 눈엣가시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은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는 청렴결백한 생활로 유명하다. 남부의 빈민가에서 생활하며 20년 된 차를 몰고 다니며 매달 소외지역을 방문한다. 이슬람혁명 후 가장 강력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런 지지를 바탕으로 반미 전선의 선봉에 서 있다. 테헤란 남부 페르도시호텔 벨보이인 하산 지아리안(32)은 “아마디네자드는 서민들의 살림을 나아지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지도자”라며 치켜세웠다. 물론 이란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란핵을 둘러싸고 서방의 경제제재로 경제 상황이 어려운 점도 사실이다. 물가가 올 들어 25%나 뛰었다. 특히 집값은 가파르게 올라 10년 새 무려 6배가 올랐다. 테헤란 북부의 고급아파트는 140㎡의 방 2개짜리가 4억∼5억원을 호가한다. 문맹률과 실업률이 40%에 달하고 공식 마약중독자만 전 인구의 15%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현정부의 반미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고고학박물관에서 일하는 질라 노힘네자드(37)는 “세계가 다 미국의 눈치를 보는데 우리만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다.”며 “반미정책으로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지금의 시련은 이슬람혁명의 완성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테헤란대 정치학과 교수인 알리 모흐세니(48)와 “지금은 진보와 개혁을 위해 전통과 근대를 결합시켜 나가는 과정”이라는 모피드대 정치학과 교수인 샤피에이(40)의 말 속에 이란의 현상황을 이해하는 단서가 들어 있다. siinjc@seoul.co.kr
  • 日 “2차대전 피해사실 집중 교육”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는 초등학교의 도덕교육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국의 피해 사실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기로 했다. 때문에 전쟁의 가해 사실이 빠진 교육에 따라 편향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30일 오는 2011년부터 적용될 초등학교의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확정,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 교육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해설서에는 처음으로 2차 대전 때의 오키나와전투 및 집단 자살, 도쿄 공습,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등의 사실을 구체적으로 지도하도록 명기했다. 문부성은 지난 3월28일 공개한 초·중등학교 학습지도요령의 총칙에 ‘우리나라와 향토를 사랑하고’라는 문구를 새로 추가,‘애국심 교육’의 강화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었다. 지난 1945년 3∼6월 일어난 오키나와의 집단자살과 관련, 지난해 고교의 교과서 검정 때 ‘군의 강제에 의한 집단자살’이라는 부분을 삭제했다가 오키나와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밀려 검정 의견을 철회한 뒤 ‘군의 관여가 주요한 원인’이라는 견해로 정리했다.‘강제’가 아닌 ‘관여’로 수정, 군의 개입을 인정했다. 해설서는 학습지도요령과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교과서 출판사들이 해설서를 기준으로 교과서를 만드는 만큼 초등 도덕교과의 내용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교육계의 일각에서는 “피해의 역사뿐만 아니라 가해의 역사도 분명하게 교육시켜야 균형 잡힌 역사적 인식 아래 세계를 바른 눈으로 볼 수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독도의 영유권에 대한 기술 여부를 놓고 한·일간의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중학교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는 오는 14일쯤 발표된다.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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