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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대법원 “스레브레니차 350명 학살에 책임 있다. 딱 10%만”

    네덜란드 대법원 “스레브레니차 350명 학살에 책임 있다. 딱 10%만”

    네덜란드 대법원이 1995년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에서 350명의 무슬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데 대해 자국 평화유지군의 책임이 있다고 19일(이하 현지시간) 인정했다. 그런데 딱 10%만 책임이 있다며 항소심의 30%를 오히려 깎았다. 지난 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8000여명의 보스니아 무슬림들이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민병대의 인종청소에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학살이었다. 수많은 보스니아 무슬림들이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이 지키고 있던 유엔 안전지대 스레브레니차로 피신했는데 ‘보스니아의 도살자’로 불리던 전범 라트코 믈라디치가 이끄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가 포위하고 포격을 퍼붓자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은 전력에서 절대적 열세라며 피신한 보스니아 무슬림 남성 5000명을 보스니아 세르비아 민병대에 넘겨 이들 가운데 약 350명이 학살당했다. 지난 2002년 스레브레니차 학살에 관한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의 책임론이 대두하자 내각이 사퇴한 일이 있었다. 이에 따라 피해자 단체 ‘스레브레니차의 어머니들’은 학살을 방조한 책임이 두드러진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을 상대로 2007년 소송을 냈다. 네덜란드 하급 법원은 당시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이 보스니아 무슬림들을 세르비아계 민병대에 넘길 경우 생명을 잃을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며 무슬림들이 학살당한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항소법원은 지난 2017년 네덜란드와 관계없이 학살당한 8000명 모두에 책임을 질 수는 없다며 네덜란드군이 세르비아계군에 넘겨 목숨을 잃은 350명에 대한 책임만 인정하며 책임져야 할 몫을 30%로 산정했다. 스레브레니차의 어머니들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이날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하면서 오히려 책임을 10%로 더 줄이고 말았다. 물론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과 관련해 한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긴 하다. 그리고 네덜란드 대법원이 10%의 책임을 인정함으로써 피해자 유족들은 수천 유로씩을 보상금으로 손에 쥘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4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생색내기로 찔끔 보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스레브레니차 어머니들 가운데 한 명인 무니라 수바시치는 이날 재판정에서 다른 두 동료와 함께 판결 내용을 침묵 속에 들은 뒤 “다시 굴욕을 느꼈다. 1995년과 똑같이 네덜란드는 또다른 책임질 일을 만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일이 진행될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대법원 심리에서는 이들 유족들의 증언도 듣지 않았다. 수바시치는 10%의 책임을 인정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BBC 기자의 질문에 “우리 아들의 유골은 3% 밖에 찾지 못했다. 나머지는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의 책임을 기억하기 위해 영국 BBC가 정리한 일지를 통해 24년 전 이 무렵 뜨거웠던 일주일 남짓을 돌아본다. 1995년 7월 6~8일: 보스니아 세르비아 민병대가 스레브레니차를 포위한 채 포격 시작 7월 9일: 세르비아 민병대가 포격을 강화하고 수천 명의 보스니아 무슬림 난민들이 유엔의 안전지대 스레브레니차로 피신 7월 10일: 세르비아 민병대가 네덜란드 평화유지군 진지에까지 포격을 가하자 네덜란드는 유엔의 공습 지원을 요청한다. 난민들이 네덜란드군 주위에 모여듦 7월 11일: 포토카리 마을의 네덜란드 기지에 2만명 이상의 난민이 피신. 네덜란드 공군의 F16 전폭기가 세르비아 민병대 진지에 폭탄을 투하하자 세르비아 민병대는 네덜란드군 포로들을 죽이고 난민들에게 포탄을 퍼붓겠다고 위협한다. 라트코 믈라디치 세르비아계 민병대 사령관이 스레브레니차에 진입해 무슬림들에게 무기를 빼앗아 넘기라고 최후통첩 7월 12일: 2만 3000여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은 무슬림 주거지로 후송하고 12~77세의 남성들은 조사를 한다는 미명 아래 트럭과 창고 등에 수용 7월 13일: 크라비카 마을 근처에서 비무장 무슬림들을 학살하기 시작. 평화유지군은 5000명의 무슬림과 14명의 네덜란드인 포로들을 교환 7월 14일: 학살이 자행된다는 보고가 쏟아지기 시작(350명은 송환에 반대해 땅굴을 파 숨어 있던 이들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더위 식힐 공포물 입소문 타고 인기… 복선 곳곳 깔고 숨은 단서 찾기 ‘쏠쏠’

    더위 식힐 공포물 입소문 타고 인기… 복선 곳곳 깔고 숨은 단서 찾기 ‘쏠쏠’

    아리 에스터 감독 신작 ‘미드소마’가 공포영화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개봉 일주일 만에 6만 관객을 모았다. 블록버스터와 디즈니 영화의 공습 속에서 꽤나 선전하는 모양새다. 관객들이 ‘미드소마’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감독의 전작 ‘유전’(2017) 때문일 것이다. 한 가족의 벗어날 수 없는 비극을 그린 ‘유전’은 첫 영화임에도 복선을 치밀하게 활용한 탄탄한 스토리와 충격적인 반전으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결말이 다소 모호해 영화를 본 누리꾼들이 저마다 흥미진진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드소마’는 주인공 대니(플로렌스 휴 분)와 크리스티안(잭 레이너 분) 일행이 스웨덴 출신 친구 펠레가 살던 오지 마을 ‘호르가’를 함께 방문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해가 가장 긴 날인 하지에 열리는 축제 ‘미드소마’(Midsommar)는 ‘한여름’이라는 뜻으로, 90년에 한 번, 9일 동안 이어진다. 마침 대니 일행이 방문한 때는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이어진다.전작에서 ‘주술’을 소재로 등장인물을 위기에 넣었던 감독은 이번에 ‘환각’을 활용했다. 대니 일행은 외부와 고립된 마을에서 특수한 성분이 있는 음료수를 마시고 환각을 경험한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과 등장인물들의 몽환적인 시선이 겹친 화면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러나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르면서 상황이 서서히 뒤틀린다. 꽃이 가득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신체훼손 장면은 더없이 기괴하다. 웃으며 그들을 반겼던 마을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기행을 벌이며 주인공들을 지옥 속으로 몰아넣는다. 영화 곳곳에 복선을 깔고 적재적소에 단서를 던지는 감독의 특기는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예컨대 대니 집의 그림, ‘사랑의 묘약’ 제작 방법을 그린 천, 마을 주민들이 추는 춤, 마을 숙소 벽화들이 모두 놓쳐서는 안 될 요소들이다. 다소 이해 가지 않던 장면을 뒤늦게 깨닫게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달까. 숫자 ‘9’와 배수인 ‘18’처럼 핵심 코드로 사용한 상징적인 요소들 역시 풍부하다. 이번 영화 역시 결말이 명쾌하지 않다. 모호한 마무리를 두고 영화를 먼저 본 누리꾼들이 벌써부터 다양한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인물들에 초점을 뒀던 전작과 달리 여러 인물이 등장해 집중도는 다소 떨어진다. 와이드 쇼트 장면이 많고, 카메라 워크도 느린 편이어서 지루한 느낌마저 준다. 자극적인 장면과 귀에 거슬리는 현악기 음향 탓에 영화 보는 내내 상당한 불쾌감을 느낄 법하다. 그러나 피가 철철 넘치는 장면으로만 승부하는 여타 공포영화와 달리 잘 짜인 이야기 속에서 퍼즐 풀 듯 영화를 보면 즐길 만한 영화가 될 수 있다. 감독의 세 번째 영화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리비아 이민자 수용소에 포탄 떨어져 40명 죽고 80명 부상

    리비아 이민자 수용소에 포탄 떨어져 40명 죽고 80명 부상

    3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동쪽 외곽에 있는 타주라 이민자 수용시설에 포탄이 떨어져 40명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고 80여명이 다쳤다. 숨진 사람 다수는 아프리카 이민 희망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가다피가 권좌에서 쫓겨나 살해된 뒤 내전과 종족간 갈등으로 사분오열돼 최근에는 유럽 행을 꿈꾸는 아프리카인들이 지중해를 건너기 위해 출발하는 주요 통로로 여겨져왔다. 긴급 구조대 대변인 오사마 알리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120명의 이민 희망자들이 공습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사망자 수 집계가 초기의 잠정치일 뿐이라며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예즈 알세라 총리가 이끌고 유엔이 지원하는 국민합의정부(GNA)는 이날의 공습이 리비아국민군(LNA)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한때 미국의 지원을 받아 세력을 키웠고 이제는 미국조차 좌지우지할 수 없는 군벌 지도자로 커버린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LNA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GNA에 충성하는 무장세력들과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LNA는 이틀 전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전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며 트리폴리 주변을 겨냥한 무차별 공습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LNA 대변인은 자신들이 수용시설을 타깃으로 폭탄을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럽 행을 꿈꾸며 리비아로 몰려든 수천 명은 타주라처럼 무장세력들이 교전하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마련된 난민 수용시설에 머물러왔다. 인권단체들은 그렇잖아도 이들 시설의 열악한 상황과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해왔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이민자들이 탄 배를 중간에 나포하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인신을 매매하는 갱단이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득세하며 이민 희망자 한 명당 수천 달러를 뜯어내 이들을 보트에 태우는 현상도 만연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NYT “트럼프, 드론 격추 뒤 이란 공격 승인했다가 돌연 철회”

    NYT “트럼프, 드론 격추 뒤 이란 공격 승인했다가 돌연 철회”

    미국 무인정찰기(드론)를 격추한 이란에 대해 미국이 보복 공격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보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복 공격을 승인했다가 돌연 철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한 것이다. NYT는 이날 백악관에서 국가안보 보좌진들과 의회 리더들 간의 격론이 벌어졌으며, 늦어도 오후 7시쯤에 군과 외교당국 관리들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예상했었다고 이 회의에 참석했거나 내용을 전달받은 다수의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이란 측 레이더와 미사일 포대 등을 상대로 한 공격을 승인했었다고 밝혔다. 한 고위 정부 관계자는 공격 승인이 철회될 당시 군사 작전이 초기 단계에 있었다면서 항공기는 이미 공중에 떠 있었으며, 전함도 배치됐지만 철회 명령과 함께 미사일은 발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현지시각으로 20일 새벽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남부 호르모즈간주의 자국 영공에서 미국의 정찰용 드론 ‘RQ-4 글로벌 호크’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중부사령부는 격추된 드론이 이란 영공을 침입하지 않았다면서 “이유 없는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인천상륙작전 영웅 ‘켈로부대’를 아시나요

    [밀리터리 인사이드] 인천상륙작전 영웅 ‘켈로부대’를 아시나요

    인천상륙·화천발전소 작전 등 기여했지만전후 ‘신병’ 재징집…기록 없어 서훈 불가학계에서 역사 재조명…보상법 제정 여론도인천에서 직선거리로 9㎞가량 떨어진 작은 섬 팔미도. 면적이 0.23㎢에 불과한 이 섬에는 국내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 등대’가 있습니다. 팔미도 등대는 문화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6·25 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등대의 불빛이 연합군의 길잡이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중심엔 미군이 조직한 첩보부대 ‘켈로(KLO)부대’가 있었습니다. ‘KLO’는 ‘주한첩보연락처’(Korea Liaison Office)를 줄인 것으로, 미국 극동군 사령부가 운용한 한국인 특수부대 ‘8240부대’를 의미합니다. 6·25 전쟁 당시 팔미도 등대 점등 작전, 강원 화천발전소 탈환작전 등에서 큰 공을 세웠지만 비정규군에다 기록이 많지 않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슬픈 역사이기도 합니다. 전후 대원 상당수가 정규군이 됐지만, 6·25 전쟁 당시의 활약상은 대부분 미군의 기밀로 취급돼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6일 켈로부대 규명을 주도한 남광규 고려대 교수가 최근 한국보훈학회에 제출한 ‘6·25참전 KLO한국유격군 보상법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켈로부대는 6·25 전쟁 발발 직후부터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미 8군에 소속됐다가 1950년 11월 중공군 개입 이후 미국 극동군 사령부에 배속됐습니다. ●군번 없는 부대…북한 출신 모집해 적지 투입 켈로부대는 주로 북한군 점령지역 항만을 봉쇄해 북한군과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하는 특수임무를 맡았다고 합니다. 북한군으로 위장해 적지로 침투하는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에 대부분 북한 출신으로 구성됐고 군번도 받지 못했습니다.일부는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이 지휘한 인천상륙작전 당시 팔미도 등대를 접수하는 임무를 맡았고 나머지는 서해한 백령도에 주둔한 ‘동키부대’, 강화도 교동의 ‘월팩부대’ 등에서 활약했습니다. 켈로부대와 비슷한 임무를 수행하던 ‘백골병단’은 미군이 아닌 우리 군에 배속돼 북한 침투 작전을 벌였습니다. 2013~2014년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전문가가 미 특수전사령부를 직접 방문해 자료를 수집한 결과 미군 조종사 구출작전, 이른바 ‘블루 드래곤 작전’의 활약상도 밝혀졌습니다. 대외비로 지난 60여년간 공개되지 않았던 이 작전은 1952년 1월부터 시작됐습니다. 평양 북쪽에 불시착한 미군 조종사 5명을 찾는 임무였습니다. 생환 가능성이 희박했던 작전에 5월까지 켈로부대원 170여명이 투입됐고 안타깝게도 북한군, 중공군과의 교전 끝에 전원이 전사했습니다. 켈로부대는 ‘화천발전소 탈환작전’에도 투입됐습니다. 유엔군은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아 화천발전소를 탈환하려 했지만 중공군 진지와 포병부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습이 쉽지 않았습니다. ●중공군 진지 위장전술 파악해 화천발전소 탈환 이 때 켈로부대원이 투입돼 중공군의 대포와 전차가 실은 유엔군 정찰기를 속이기 위해 만든 가짜라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곧바로 유엔군이 중공군 진지를 공습했고 화천발전소를 탈환할 수 있었습니다.이런 수많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전후 ‘굴곡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1953년 7월 휴전 당시 켈로부대는 30여개 소부대로 늘었습니다. 부대원 중 일부는 전사상자로 기록됐고, 또 일부는 1958년 현재의 제1공수여단인 ‘특전사 제1전투단’ 창설에 투입됐습니다. 간부 700여명은 장교로 임관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병사 1만 2000명은 한국군에 재입대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해산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이등병, 일병 등으로 재입대해 명예를 인정받지 못한 것은 물론 ‘이중복무’를 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유격대원에 대한 아무런 기록이 없다보니 새 군번과 계급만 제공됐습니다. 간부들은 부대 내 계급에 따라 부사관이나 최고 ‘대위’인 위관급 계급을 받았지만, 병사 역할을 맡았던 대원들은 병역법에 따라 ‘신병’으로 재징집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남 교수는 “미 8군이 1954년 1월 뒤늦게 유격대원이 한국군에 배속된 사실을 알고 국방부에 항의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며 “그들이 미군에 배속돼 수행한 활동에 대한 보상은 일체 논의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계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보상법 제정해야” 남 교수에 따르면 현재 켈로부대원으로 활동한 참전용사에게 지급하는 보상은 매달 12만원을 주는 ‘6·25 전쟁 참전 명예수당’이 전부라고 합니다. 전공에 따른 무공훈장이나 참전수당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군에 배속됐었던 ‘백골병단’과 ‘특수임무자’들은 이들과 달리 각각 관련법 제정으로 보상이 이뤄졌습니다. 남 교수는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켈로부대원에 대한 보상은 당연한 일“이라며 “미군에 배속돼 활동한 3년여 기간도 군 복무 기간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남 교수에 따르면 국방부는 과거부터▲켈로부대원을 한국군에 배속시키면서 이미 급여를 지급했고 6·25 참전수당과 현충행사를 지원하고 있는 점 ▲개인 기록이 없어 보상과 서훈이 불가능한 점 ▲국가가 소집한 것이 아닌 자생적 미군 산하 단체로 국가가 보상할 책임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막대한 예산도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2016년 국회예산정책처 추산자료에 따르면 켈로부대원과 유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데 5년간 68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보상법안이 어렵게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원회 문턱은 넘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20대 국회에서도 보상법안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 교수는 “6·25 전쟁 직후 시대적 환경과 당시 제도적 여건 미비로 이들의 희생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현재 생존자 대부분이 80세 이상 고령자임을 감안할 때 더 늦기 전에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 유격대 단체가 절충점을 찾아 보다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英 유력 차기총리 후보, 3년 전 예멘 보복 앞둔 사우디에 무기 수출 허가

    英 유력 차기총리 후보, 3년 전 예멘 보복 앞둔 사우디에 무기 수출 허가

    영국 집권 보수당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3년 전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으로부터 공습을 받은 직후 사우디에 무기 판매를 허용해 민간인 학살 등 반(反)인권범죄가 자행되도록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2016년 8월 12일 영국의 무기 거래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수출통제합동기구가 수신한 이메일에는 존슨 전 외무장관이 페이브웨이 폭탄(미사일)의 부품을 수출하도록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자문한 내용이 담겼다. 가디언은 영국이 사우디에 판매하는 무기가 예멘에 대한 사우디의 보복 공격에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도 존슨 전 장관은 무기 거래를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메일이 발송된 지 하루 만인 13일 예멘 북서부 사다의 한 마을에 위치한 학교가 공습을 받아 어린이 10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12일 예멘 공습으로 사우디의 한 공장 시설에서 민간인 14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 공격이었다. 무기 거래를 반대하는 시민활동가 앤드루 스미스는 “존슨 전 장관이 사우디 공장이 공습을 받은 다음날 미사일 판매를 승인한 것은 그와 그의 동료들이 예멘 사람들의 권리와 삶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걸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존슨 전 장관이 국제인도법을 위반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사우디 주도의 폭탄 테러는 국제인도법을 명백히 위반하지 않는다”며 무기 판매를 옹호했다. 존슨 전 장관은 같은해 11월에도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에 동의했으며 그 다음 달인 12월 예멘 수도 사나의 한 장례식장은 폭격을 당해 수십 명이 사망했다. 영국은 2015년 3월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예멘 정부를 쿠데타로 전복한 반군을 몰아내고 수니파 정권을 수립하고자 군사개입을 감행하면서 내전이 본격화한 이후 사우디에 47억 파운드(약 7조 672억원) 이상의 무기 판매를 하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걸프국은 지난 수십년간 영국제 무기를 가장 많이 구입해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당신이 몰랐던 ‘진짜 영웅’ 이야기

    [밀리터리 인사이드] 당신이 몰랐던 ‘진짜 영웅’ 이야기

    임부택 소장부터 딘 헤스 대령까지나라를 지킨 위대한 6·25 전쟁 영웅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으로 시작된 ‘동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은 3년간 이어지며 한반도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9일 국방부와 국가기록원 등에 따르면 민간인 24만 4663명이 사망하고 학살당한 사람도 12만 8936명에 이르렀습니다. 부상자와 행방불명자 등을 모두 포함하면 99만명이 희생됐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나섰던 군의 피해도 컸습니다. 전쟁 기간 한국군 13만 7899명, 유엔군 3만 7902명이 전사·사망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흘린 피를 잊지 않기 위해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했습니다. 보통 ‘영웅’이라고 하면 영화 속 전쟁 영웅, 스포츠 영웅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저는 6월을 맞아 여러분이 잘 모르는 전쟁 영웅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세월이 지나 잊혀졌지만, 우리가 잊어선 안 되는 그들의 영웅담을 전합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매달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이달의 6·25 전쟁 영웅’을 참고했습니다. ●6·25 전쟁 첫 승리 주역 ‘임부택 육군 소장’6·25 전쟁 영웅을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이가 바로 임부택(1919.9.24~2001.11.13) 육군 소장입니다. 그는 국군경비대 창설 멤버로, 중사 계급으로 교관을 맡아 사병(병사와 부사관) 군번 ‘1번’(110001)을 받았습니다. 이후 국방경비사관학교(현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 1기로 소위 임관을 했습니다. 임 소장은 1950년 1월 6사단 7연대장으로 부임한 뒤 북한군의 남침 징후를 포착하고 강원 춘천 소양강변 인근에 방어진지를 구축해 준비태세를 갖췄습니다. 6월 25일 개전 당일, 그의 예측이 적중해 열세의 화력으로도 춘천으로 향하는 북한군을 3일간 막아냈습니다. 이는 개전 초기 큰 혼란에 빠졌던 국군이 전열을 가다듬어 한강방어선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북한군은 개전 당일 춘천을 점령하고 곧바로 수원으로 진격해 국군 증원부대와 한강 이북의 국군을 포위·섬멸할 계획이었지만, 임 소장을 포함한 장병들의 악착같은 방어로 계획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그는 다음달인 7월 충북 음성 ‘동락리 전투’에서 북한군 15사단 48연대를 기습공격으로 섬멸해 6·25 전쟁 첫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공로로 7연대 부대원 전원이 1계급 특진 영예를 안았다고 합니다. 1951년 4월 6사단 부사단장으로 있던 시기에는 경기 양평 용문산에서 중공군 3개 사단의 공격을 받고도 반격해 2만명을 사살하고 3500명을 포로로 잡아 전쟁 최대의 승리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1953년 7월 11사단장으로 있었던 임 소장은 ‘휴전전투’로 불리는 ‘삼현지구 반격 작전’에서 중공군 4개 사단의 공세를 저지해 현재의 휴전선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중공군 총사령관이었던 펑더화이(팽덕회)가 임 소장을 제거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생전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2차례 받는 등 모두 17개 훈장을 받았습니다.1961년 5·16 쿠데타 당시 1군단장으로 있었던 임 소장은 “반란군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내전에 대한 우려와 ‘국군끼리 충돌하지 말라’는 윤보선 대통령 공문이 상부에 전달되면서 나서지 못했고 얼마 뒤 군복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월 11사단에는 그의 투혼을 기리는 뜻에서 ‘임부택 장군실’이 마련됐습니다. ●공군 역사를 새로 쓴 ‘김신 공군 중장’김신(1922.9.21~2016.5.19) 공군 중장은 우리 공군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분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차남으로, 대를 이어 나라를 위해 헌신했습니다. 그는 6·25 전쟁이 발발하자 바로 다음날인 6월 26일 이근석 대령 등 10명의 공군 장교와 함께 미군으로부터 ‘F-51 머스탱’ 전투기를 인수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당시 미국은 F-51 전투기 인수 조건으로 ‘훈련 없이도 전투기를 탈 수 있는 조종사’를 원했습니다. 당시 중령이었던 김 중장은 10명 중 유일하게 미 공군에서 F-51로 훈련받은 경험이 있어 ‘국군 첫 전투기 인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일행과 쉬지 않고 훈련해 7월 2일 전투기를 이끌고 귀국했고, 휴식도 없이 바로 다음날인 3일부터 출격해 강원 묵호·삼척지구, 서울 영등포·노량진지구 전투 등에서 적 부대와 탄약저장소를 맹렬히 공습했습니다. 1951년 10월에는 한국 공군 단독출격 작전도 주도했습니다. 특히 대령으로 제10전투비행 전대장을 맡은 뒤에는 미 공군이 수차례 출격하고도 성공하지 못한 평양 근교 ‘승호리 철교’ 폭파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승호리 철교는 평양 동쪽 10㎞ 지점, 대동강 지류인 남강에 설치된 철교로 군수물자를 중·동부 전선으로 수송하는 적 후방보급로 요충지였습니다. 그는 “적의 극심한 대공포화 위협을 감수하고라도 고도를 낮춰 폭탄을 투하해야 한다”며 목숨을 건 공격전술을 도입했고, 1952년 1월 15일 3번째 출격에서 승호리 철교 폭파에 성공했습니다. 한국 공군의 새 역사를 쓴 김 중장은 1962년 공군참모총장을 마친 뒤 제9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고 ‘을지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부모님의 나라를 지킨 ‘김영옥 미국 육군 대령’김영옥(1919.1.29~2005.12.29) 미국 육군 대령은 재미교포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이탈리아와 프랑스 전선에서 활약했습니다. 그는 제대 후 자영업을 하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부모님의 나라를 구하겠다’며 자원입대해 대위로 군에 복귀했습니다. 김 대령은 주로 정보 수집 업무를 맡으며 한국인 유격대를 조직하다 1951년 ‘중공군 춘계공세’ 때 직접 부대를 지휘해 혁혁한 공로를 세웠습니다. 특히 1951년 5월 중공군 2차 춘계공세 때는 구만산·탑골 전투와 금병산 전투에서 참전해 사기가 떨어진 부대원을 독려해 승리로 이끌었고, 유엔군 부대 중 가장 빠른 진격으로 ‘캔자스선’(1951년 서울 탈환 뒤 38도선을 전술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마련한 전선)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같은 해 6월 ‘철의 삼각지대 전투’를 수행하다 중상을 입고 일본 오사카로 후송됐지만, 치료를 받고 다시 전선에 복귀하는 투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1952년 9월 미국으로 복귀할 때까지 수많은 전공을 세웠고,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정부로부터 ‘은성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2005년에는 우리 정부는 그에게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서울 수복 후 태극기 휘날린 ‘박정모 해병대 대령’‘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한 박정모(1927.3.20~2010.5.6) 해병대 대령은 1950년 9월 27일 서울탈환 작전 당시 해병대 2대대 6중대 1소대장으로 최전선에 섰습니다. 그는 소대원들과 새벽에 공격을 감행해 치열한 교전 끝에 서울 중앙청(당시 정부청사)으로 들어가 옥상의 인공기를 걷어내고 태극기를 가장 먼저 게양했습니다. 이 역사적인 장면은 사진으로 남아 지금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립니다.이후 1951년 전쟁 최대 격적지였던 ‘가리산지구 전투’에서 최종 목표인 957고지를 야간 기습공격으로 탈취했고, 연합군 총반격 작전인 ‘리퍼 작전’에도 기여했다고 합니다. ‘도솔산지구 전투’에서는 24개 목표 중 적의 최후 방어선인 제9목표를 일주일 만에 탈환하는 공로도 세웠습니다. 정부는 박 대령에게 ‘을지무공훈장’과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했습니다. ●한국 공군의 아버지 ‘딘 헤스 미국 공군 대령’딘 헤스(1917.12.6~2015.3.3) 미국 공군 대령은 6·25 전쟁 당시 우리 공군을 지원하기 위해 창설된 ‘제6146군사고문단’ 책임자로, 한국인 전투기 조종사 양성을 진두지휘한 인물입니다. 한국 공군이 최단 기간에 ‘싸울 수 있는 군대’로 거듭나게 된 것은 헤스 대령의 공로가 매우 컸습니다. 그는 F-51 전투기로 1951년 6월까지 1년간 무려 250회를 출격하는 초인적인 활동으로, 개전 초기 전세를 역전시키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또 ‘1·4 후퇴’ 직전 중공군 개입으로 전황이 악화됐을 당시 적이 눈앞까지 닥친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안고 수송기에 태워 950명의 전쟁 고아와 성인 80명을 제주도로 안전하게 대피시키기도 했습니다. 전후에도 그는 제주도를 찾아 전쟁고아들을 돌봤고 ‘전쟁고아의 아버지’로 불렸습니다.2017년 3월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는 그를 기리는 기념비가 건립됐습니다. 우리 공군은 그를 ‘6·25 전쟁 중 한국 공군의 아버지’로 기리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공로로 미국 정부로부터 ‘은성무공훈장’을 받았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현충일 오전 10시부터 1분간 ‘묵념 사이렌’

    현충일 오전 10시부터 1분간 ‘묵념 사이렌’

    현충일인 6일 오전 10시부터 1분 동안 묵념 사이렌이 울린다. 행정안전부는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이 열리는 6일 오전 10시부터 1분 동안 전국에서 묵념 사이렌을 울린다고 5일 밝혔다. 최계명 행안부 비상대비정책국장은 “현충일 오전에 울리는 경보 사이렌은 민방공 공습을 알린느 것이 아니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의미”라면서 “놀라지 말고 경건한 마음으로 1분 동안 묵념한 뒤 일상 생활로 돌아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꽃보다 라오스, 탑보다 지폐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꽃보다 라오스, 탑보다 지폐

    특정한 미술이 한 나라나 도시를 대표하는 일은 흔하다. 에펠탑이 파리를, 자유의 여신상이 뉴욕을 상징하는 것처럼 미술은 종종 나라나 국가를 상징한다. 숭례문이나 남산타워가 서울의 얼굴처럼 여겨지는 것도 비슷하다. 이들은 단순히 상품화된 관광 명소 이상의 의미가 있다.한국인이 보는 숭례문과 외국인이 보는 숭례문은 다를 것이다. 숭례문 화재 때를 생각해 보면 된다. 한국인에게 숭례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건축물이 라오스에서는 탓루앙이다. 탓루앙은 라오스 사람들이 가장 신성한 곳으로 여기는 사원이며, 라오스 민족주의의 상징이기도 하다. 1991년 제정된 국장(國章) 중앙에 탓루앙이 자리한다. 라오스의 지폐에도 배경처럼 탓루앙이 그려져 있다. 마치 라오스 국민을 항상 같은 자리에서 지키는 든든한 형이자 아버지 같은 모습이다.탓루앙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의 한가운데에 자리한다. 가까이에 라오스 독립기념탑 파투사이가 있다. ‘위대한 탑’이라는 뜻의 탓루앙은 중앙의 황금색 탑 높이가 45m로 우뚝해 멀리서도 잘 보인다. 3층으로 이뤄진 기단 위에 좁고 높은 탑이 세워졌고, 그와 비슷하게 생긴 30기의 작은 탑들이 주위를 둘러싼 모습이다. 기단부에는 탑을 빙 둘러 가며 석가모니의 생애와 불교 교리가 표현돼 있다. 사람들이 탑 둘레를 돌면서 불교를 이해하도록 만든 것이다. 탑의 정상부에만 진짜 금을 입혔고 그 아래에는 금칠을 했다. 같은 황금색이기는 해도 탓루앙은 동남아시아 인근 나라의 탑과 모양이 다르다. 인도 스투파의 영향을 받은 미얀마나 태국의 탑들은 대부분 상부가 바가지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둥글다. 하지만 탓루앙은 폭이 좁아서 유럽식 첨탑처럼 보인다. 오늘날 탓루앙의 자리에는 기원전 3세기에 인도 아쇼카왕의 불교 포교단이 가져온 석가모니의 가슴뼈를 안치하기 위해 세운 탑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라오스에 불교가 아주 오래전에 전래됐다고 주장하기 위해 만든 전설일 것이다. 전설은 증명할 수 없기에 전설이다. 13세기에 크메르 사원이 있었다는 이야기부터는 역사적 사실로 보인다. 이보다 더 신뢰할 만한 탓루앙의 기원은 세타티랏 왕이 라오스 북부 루앙프라방에서 중부 비엔티안으로 수도를 옮기고 1566년 사원을 건립했다는 전승이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호빗 판 베조프는 1641년에 쓴 기록에서 “(탑의) 꼭대기가 1000파운드가량 되는 금잎으로 덮여 있다”고 했다. 그는 탓루앙에서 당시 이 지역을 다스린 란상 왕국의 수린야 봉사 왕에게 후한 대접을 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라오스는 쇠락했고, 1828년 태국의 침략으로 ‘위대한 탑’은 허물어지고 말았다. 탓루앙은 라오스를 식민지로 삼은 프랑스에 의해 재건됐다. 복원의 근거는 당시 인도차이나 일대를 탐험했던 루이 들라포르트의 그림이었다. 그러나 1940~41년 태국과의 전쟁 때 공습으로 또다시 파손됐다가 복원된 현재의 탓루앙은 사실상 20세기의 건축이다. 라오스 민족주의가 자신들의 건축이 아니라 식민 지배자 프랑스의 손으로 복원된 탓루앙을 통해 상징된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한 나라를 대표하는 미술, 혹은 문화재의 가치는 그 외적인 형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의 가치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기억과 그 끝없는 전승에 있는 것이 아닐까.
  • “테러 위협 대응 최고 무기”… 中 군사용 드론 세계 시장 장악

    “테러 위협 대응 최고 무기”… 中 군사용 드론 세계 시장 장악

    지난 1일 밤 반군 리비아국민군(LNA)이 리비아 통합정부군(GNA)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를 향해 야간 공습을 단행했다. LNA가 보유한 전투기는 너무 낡아 야간 공습을 할 수 없는 탓에 드론(무인기)이 투입됐으며 그 드론이 중국산 정찰·공격용 ‘이룽(翼龍)2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유엔 전문가 패널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지난달 24일 트리폴리에서 이룽2호가 발사할 수 있는 중국산 미사일 잔해가 발견된 것이 그 근거라고 전문가 패널이 전했다. 중국항공공업그룹((航空工業·AVIC) 청두(成都)항공기연구소가 개발한 이룽2호는 감시·정찰, 지상공습 등 다목적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대형 제품인 데다 미사일과 폭탄을 최대 480㎏까지 실을 수 있고 비행시간도 32시간에 이르는 고성능 드론이다.●사우디 2016년 이룽2호 30대 구매 ‘최대 규모’ 중국이 세계 군사용 드론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중국 정부가 군수 드론 수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산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까닭에 개발도상국 등 제3세계 국가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년 사이 세계 13개국에 153대의 군사용 드론을 판매해 세계 최대의 군사용 드론 수출국의 자리에 올랐다. 세계 1위 무기 수출대국인 미국을 크게 압도한다. 미국은 10년 동안 영국에 군사용 드론 5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중국산 군사용 드론을 구입하는 나라는 이집트를 비롯해 이라크,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영국 합동국방안보연구소(RUSI)가 발표한 ‘중동지역 무장 드론’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주요국이 중국 군사용 드론을 구입해 군사작전에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서 후티 반군을 상대로 싸우면서 군사용 드론을 활용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사우디는 2016년 이룽2호 30대를 구매했는데 중국이 해외에 군사용 드론을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 테러단체 공격에 中 드론 260회 동원 이라크는 2015년 중국 국유 중국항천과기그룹(中國航天·CASC)이 개발한 ‘차이훙(彩虹·CH)4’의 개량형인 ‘CH4B’를 3대 구입했고 2대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라크 정부가 미국에 ‘MQ1’을 주문했지만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MQ1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극단주의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부 제거 작전에 투입돼 이름을 알린 드론이다. 이라크 정부는 테러단체의 군수품 보관소, 지대공 미사일 구축 지역 공격을 위해 260여 차례에 걸쳐 중국산 군사용 드론을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난티안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연구원은 “군사용 드론은 중국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군사 기술 발전의 결과물”이라며 “중국은 과거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 다른 나라 무기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지금은 AVIC와 중국북방공업공사(北方工業·NORINCO) 등 중국 기업들이 만든 무기를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무기를 만드는 데 자급자족할 정도로 군사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AE는 2013년 미국과 다수의 MQ1 구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막상 지난해 인도받은 드론이 미사일을 장착할 수 없는 비무장 모델이었다. 미국이 무장 드론 판매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UAE는 ‘이룽’을 다수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와 중국 모두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지만 UAE 공군기지에서 중국산 드론이 수차례 포착됐다. 이에 당황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4월 무장 드론 수출 규제를 완화하며 견제에 나섰다. RUSI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정책 변화에도 중동 지역에서 중국 군사용 드론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군사용 드론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5년 전부터 민간기업에 국유 방산업체와 경쟁할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 정부는 군사 기술을 개발하는 민간기업에 3870억 위안(약 67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같은 규모의 투자는 민간기업이 각종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드론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중국 정부가 2009년 민간 드론 규제 지침을 마련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온 점도 드론 기술 발전에 한몫했다. 드론산업은 안보와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규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으면 발전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로랜드 라스카이 미국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위해 반도체와 에너지 솔루션, 드론, 항공우주 등 첨단기술에 특화된 일련의 스타트업(신생 벤처)이나 민간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고 밝혔다.●美 무기 수출 제한 정책도 中 드론 발전에 기여 미국 역시 중국 군수 드론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미국은 그동안 군사 기술 유출을 우려해 선별적인 무기 수출정책을 펴왔다. 이라크와 요르단, UAE 등이 미국으로부터 군사용 드론을 도입하려 했으나 미국이 판매를 거부했다. 중국은 이 틈새를 공략했다. 미국에 뒤지지 않는 기술 경쟁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동국가들을 상대로 무기 세일즈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중국은 특히 군사용 드론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 위협에 이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무기임을 강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크고 작은 안보 위협을 안고 있는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보고 대당 가격 400만~1500만 달러(47억~177억 원) 안팎의 폭넓게 운용해 왔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티머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드론이 정치적 반대파나 소수 집단 등을 살상하는 데 쓰일 것을 우려해 수출에 제한을 뒀지만, 중국은 이런 제한이 없어 누구나 이를 사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군사용 드론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기종은 CH4다. 이라크 정부군은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점령 중이던 라마디를 공격할 때 CH4로 IS 진지를 공습해 상당한 타격을 입힌 적이 있다. CH4는 미 MQ9 리퍼와 유사하다. 항속거리가 3500㎞, 비행시간은 40시간에 이른다. 미국의 헬 파이어 공대지 미사일과 맞먹는 AR1 레이저 유도미사일과 FT9 GPS 유도탄을 장착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이 400만 달러에 불과해 개발도상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 예멘 내전이나 IS 소탕전 등에 투입되면서 실전에서 성능을 검증받았다. 사우디와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UAE, 미얀마, 파키스탄 등이 CH4를 도입해 실전 배치했다. 중국은 현재 CH4의 개량형인 CH5를 개발해 수출 중이다. CH5는 탑재능력이 CH4의 2.5배인 1t에 이르며 미사일 6개를 장착할 수 있다. 중국의 군사용 드론은 미국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값이 저렴해 각국이 앞다퉈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中 ‘스텔스 드론’ 2022년부터 본격 양산할 듯 지난해 11월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 공개된 CH7은 스텔스 드론이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180을 겨냥해 개발한 CH7은 높이 10m, 길이 22m에 이른다. 중량 1만 3000㎏으로 비행할 수 있어 24개의 미사일을 장착한 채 이륙이 가능하다. 10~13㎞ 고도에서 마하 0.5~0.6으로 15시간 비행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춰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적 기지에 은밀히 침투해 타격할 수 있다. 첨단 정찰 장비를 적재할 수 있어 정찰도 가능하다. CH7은 2022년 본격 양산될 전망이다. khkim@seoul.co.kr
  • 美 핵잠수함 男승선원, 女승선원에 외모 별점에 ‘강간 리스트’ 파문

    美 핵잠수함 男승선원, 女승선원에 외모 별점에 ‘강간 리스트’ 파문

    미국 조지아주 킹스 베이를 본거지로 하는 미 해군 잠수함 플로리다호(SSGN-728) 승선원들이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여성 승선원들의 외모와 성적 매력 등을 평가하고 순위를 매긴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은 17일(현지시간) 단독으로 입수한 74쪽짜리 미 해군 조사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정보공개법’(FOIA, 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공개됐다. 미 해군은 조사보고서에서 “리스트는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여성 승선원 32명에 대한 외설적 발언을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밀리터리닷컴은 “할리우드 시스템처럼 여성 승선원들의 외모를 중심으로 별점을 매기고 A급과 B급으로 나눈 ‘스타 리스트’와, 원하는 성행위에 대한 노골적 묘사가 추가된 ‘강간 리스트’ 등 총 두 건이 확인됐다”고 전했다.해당 리스트는 지난해 6월 익명의 승선원이 여성 동료에게 전달하면서 처음 그 존재가 드러났다. 익명의 승선원은 해당 리스트가 잠수함 컴퓨터 네트워크에 저장돼 있으며, 불특정 다수의 승선원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그레고리 커셔 함장은 전산망에서 해당 리스트의 존재를 확인하고, 리스트에 접근하는 선원의 신원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플로리다호와 미 해군범죄수사청 어느 쪽도 별다른 혐의점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후 두 달간 커셔 함장은 물론 그의 선임 모두 공식적인 보고와 조사를 개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미 해군은 “커셔 함장은 인쇄된 리스트가 한 장뿐이라는 이유를 들어 공식 조사를 미뤘다”고 밝혔다. 커셔 함장은 공식 조사관이 파견되기 전 리스트의 출처와 작성자를 파악해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결국 논란이 불거지고 두 달 뒤인 지난해 8월 직위 해제됐다. 미 해군은 커셔의 조치가 최소한의 수준이었으며 사건 규모에 비해 매우 소극적이었음을 인정했다. 또 해당 리스트가 ‘골드 크루’ 쪽에서 나왔으며, 지난해 2월 여성 승선원 32명이 배에 승선한 뒤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미 해군 잠수함은 ‘골드 크루’(Gold Crew)와 ‘블루 크루’(Blue Crew)가 각각 교대로 승선하는 시스템이다. 사건 이후 미 해군 측은 플로리다호의 지휘관을 즉시 교체하고 선내 문화 개선을 위해 외부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멘토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선원들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선원의 사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건 처리에 미흡했던 2명의 선원을 제대 조치했다.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3번함인 플로리다호는 미국이 보유한 잠수함 중 최대 규모인 미시간호(SSGN-727)와 동일한 무장을 갖춘 핵잠수함으로, 2011년 리비아 공습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90여기를 발사해 리비아 정부군의 전쟁 지휘 능력을 마비시킨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군사용 드론 시장을 싹쓸이하는 중국 업체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군사용 드론 시장을 싹쓸이하는 중국 업체들

    지난 1일 밤 반군 리비아국민군(LNA)이 리비아 통합정부군(GNA)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트리폴리를 향해 야간 공습을 단행했다. LNA가 보유한 전투기는 너무 낡아 야간 공습을 할 수 없는 탓에 드론(무인기)이 투입됐으며 그 드론이 중국산 정찰·공격용 ‘이룽(翼龍)2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유엔 전문가 패널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지난달 24일 트리폴리에서 이룽2호가 발사할 수 있는 중국산 미사일 잔해가 발견된 것이 그 근거라고 전문가 패널이 전했다. 중국항공공업그룹((航空工業·AVIC) 청두(成都)항공기연구소가 개발한 이룽2호는 감시·정찰, 지상공습 등 다목적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대형 제품인 데다 미사일과 폭탄을 최대 480㎏까지 실을 수 있고 비행시간도 32시간에 이르는 고성능 드론이다. 중국이 세계 군사용 드론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중국 정부가 군수 드론 수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산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까닭에 개발도상국 등 제3세계 국가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년 사이 세계 13개국에 153대의 군사용 드론을 판매해 세계 최대의 군사용 드론 수출국의 자리에 올랐다. 세계 1위 무기 수출대국인 미국을 크게 압도한다. 미국은 10년 동안 영국에 군사용 드론 5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중국산 군사용 드론을 구입하는 나라는 이집트를 비롯해 이라크,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영국 합동국방안보연구소(RUSI)가 발표한 ‘중동지역 무장 드론’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주요국이 중국 군사용 드론을 구입해 군사작전에 활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서 후티 반군을 상대로 싸우면서 군사용 드론을 활용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사우디는 2016년 이룽2호 30대를 구매했는데 중국이 해외에 군사용 드론을 수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라크는 2015년 중국 국유 중국항천과기그룹(中國航天·CASC)이 개발한 ‘차이훙(彩虹·Cai Hong·CH)-4’의 개량형인 ‘CH-4B’를 3대 구입했고 2대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라크 정부가 미국에 ‘MQ-1’를 주문했지만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MQ-1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극단주의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 지도부 제거 작전에 투입돼 이름을 알린 드론이다. 이라크 정부는 테러단체의 군수품 보관소, 지대공 미사일 구축 지역 공격을 위해 260여차례에 걸쳐 중국산 군사용 드론을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난티안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연구원은 “군사용 드론은 중국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군사 기술 발전 결과물”이라며 “중국은 과거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 무기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지금은 AVIC와 중국북방공업공사(北方工業·NORINCO) 등 중국 기업들이 만든 무기를 수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무기를 만드는데 자급자족할 정도로 군사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AE는 2013년 미국과 다수의 MQ-1 구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막상 지난해 인도받은 드론이 미사일을 장착할 수 없는 비무장 모델이었다. 미국이 무장 드론 판매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UAE는 ‘이룽’을 다수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와 중국 모두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지만 UAE 공군기지에서 중국산 드론이 수차례 포착됐다. 이에 당황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해 4월 무장 드론 수출규제를 완화하며 견제에 나섰다. RUSI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정책 변화에도 중동 지역에서 중국 군사용 드론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군사용 드론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5년 전부터 민간기업에 국유 방산업체와 경쟁할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 정부는 군사 기술을 개발하는 민간기업에 3870억 위안(약 67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이 같은 규모의 투자는 민간기업이 각종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드론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중국 정부가 2009년 민간 드론 규제 지침을 마련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온 점도 드론 기술 발전에 한몫했다. 드론산업은 안보와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규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으면 발전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로랜드 라스카이 미국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위해 반도체와 에너지 솔루션, 드론, 항공우주 등 첨단기술에 특화된 일련의 스타트업(신생 벤처)이나 민간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역시 중국 군수 드론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미국은 그동안 군사 기술 유출을 우려해 선별적인 무기 수출정책을 펴왔다. 이라크와 요르단, UAE 등이 미국으로부터 군사용 드론을 도입하려 했으나 미국이 판매를 거부했다. 중국은 이 틈새를 공략했다. 미국에 뒤지지 않는 기술 경쟁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중동국가들을 상대로 무기 세일즈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중국은 특히 군사용 드론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 위협에 이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무기임을 강조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크고 작은 안보 위협을 안고 있는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보고 대당 가격 400만~1500만 달러(47억~177억 원) 안팎의 폭넓게 운용해 왔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티머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드론이 정치적 반대파나 소수 집단 등을 살상하는 데 쓰일 것을 우려해 수출에 제한을 뒀지만, 중국은 이런 제한이 없어 누구나 이를 사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군사용 드론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기종은 CH-4다. 이라크 정부군은 2015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점령 중이던 라마디를 공격할 때 CH-4로 IS 진지를 공습해 상당한 타격을 입힌 적이 있다. CH-4는 미 MQ-9 리퍼와 유사하다. 항속거리가 3500km, 비행시간은 40시간에 이른다. 미국의 헬 파이어 공대지 미사일과 맞먹는 AR-1 레이저 유도미사일과 FT-9 GPS 유도탄을 장착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이 400만 달러에 불과해 개발도상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다. 예멘 내전이나 IS 소탕전 등에 투입되면서 실전에서 성능을 검증받았다. 사우디와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UAE, 미얀마, 파키스탄 등이 CH-4를 도입해 실전 배치했다. 중국은 현재 CH-4의 개량형인 CH-5를 개발해 수출 중이다. CH-5는 탑재능력이 CH-4의 2.5배인 1t에 이르며 미사일 6개를 장착할 수 있다. 중국의 군사용 드론은 미국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지지만 값이 저렴해 각국이 앞다퉈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 공개된 CH-7은 스텔스 드론이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고고도 무인정찰기 RQ-180을 겨냥해 개발한 CH-7은 높이 10m, 길이 22m에 이른다. 중량 1만 3000kg로 비행할 수 있어 24개의 미사일을 장착한 채 이륙이 가능하다. 10~13km 고도에서 마하 0.5~0.6으로 15시간 비행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춰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고 적 기지에 은밀히 침투해 타격할 수 있다. 첨단 정찰 장비를 적재할 수 있어 정찰도 가능하다. CH-7은 2022년 본격 양산할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동영상] 공습이 끝난 뒤 일가족 스러지고 두 살 소녀만 남았다

    [동영상] 공습이 끝난 뒤 일가족 스러지고 두 살 소녀만 남았다

    똘망똘망한 눈망울의 이 소녀는 시리아의 두 살 배기 소녀 카디자 알함단이다.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공습이 끝난 시리아 북서부 시골 마을 이들립의 잔해 더미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았다. 이들립은 북부 하마, 서부 알레포와 함께 지난 8년 동안 내전을 벌여온 반군과 지하디스트 세력이 마지막 저항을 하고 있는 근거지 가운데 하나다. 유엔은 유혈 충돌을 자제하라고 긴급 촉구하고 휴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은 휴전 협약을 위반한 것에 대해 응징할 뿐이라며 이들의 마지막 은거지에 연일 공습을 가하고 있다. 이 마을에 대한 이번 공습으로 30여명이 목숨을 잃고 40여명이 부상했다고 영국 BBC는 9일(현지시간) 전했다. 알함단의 가족은 닭 같은 가금류를 돌보며 우리 옆 거처에서 지내다 변을 당했다. 할아버지는 말한다. “아들 내외와 두 자녀가 목숨을 잃고 애 하나만 남겨두었다. 죽은 아이들의 시신을 조각조각 모아 장례를 지냈다.” 시리아에서 암약한 지하디스트 하얏 타흐리르 알샴은 이런 공습에 대해 철퇴로 응징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팔 충돌에… 폐허 된 가자지구

    이·팔 충돌에… 폐허 된 가자지구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의 중심지 가자시티 건물들이 처참하게 부서져 있다. 지난 3일부터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650발 이상을 쐈고, 이스라엘은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해 하마스 군사 시설 등 260여곳을 보복 타격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지난 사흘간 30대 임신부와 14개월 된 여자아이 등 민간인을 포함한 29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시티 AFP 연합뉴스
  • 로켓 공격 vs 전투기 공습… 이-팔 또 무력 충돌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에서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며 임신부와 어린이를 포함해 10여명이 사망했다. 5일 AP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난 4일부터 이틀간 450발의 로켓포가 이스라엘로 발사됐으며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전투기와 탱크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와 관련된 목표물 260여곳을 타격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에서 발사된 로켓포 중 250발 이상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틀간 양측의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8명과 이스라엘인 3명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지난 4일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임신 중이던 37세 여성과 14개월이던 그의 딸을 비롯해 4명이 사망한 데 이어 5일에는 4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포 공격으로 58세 남성 모쉐 아가디 등 3명이 사망했다. 이번 공습에 터키 통신사 아나돌루가 입주해 있던 건물도 공격당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비대칭적 행동으로 고조된 이 지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행동을 긴급히 촉구한다”고 규탄했다. 양측의 이번 충돌은 앞서 3일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의 접경 지역에서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저격수의 총격으로 이스라엘군 2명이 다쳤다며 보복으로 하마스 대원 2명을 사살했다. 같은 날 장벽 부근에서 가자지구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대 2명이 이스라엘 저격수의 총격에 사망했다. 이에 지난 사흘간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에 따른 사망자는 최소 15명으로 늘었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중동특사는 “양측 간 갈등의 해법을 찾고자 오랜 시간 노력한 것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끝없는 폭력의 굴레는 끝나야 한다”며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최근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가속화한 미국 국무부는 “미국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임신부·영아도 폭격에 숨져…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중지 합의

    임신부·영아도 폭격에 숨져…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중지 합의

    미국 대이란 압박에 이스라엘 공조 무력시위 분석 사흘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대표가 무력 충돌을 중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충돌로 임신부와 영아 4명을 포함한 최소 29명이 숨지는 참극이 빚어졌다. 알자지라 방송은 가자지구 관계자를 인용,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로 현지시간 4시30분 부로 양측이 교전 중지 합의를 이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측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6일 오전 이스라엘의 공습 작전이 없었고 공습경보에 대피했던 이스라엘 주민도 귀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된 가자지구 무장조직 이슬라믹지하드 관계자는 알자지라 방송에 “이번 휴전 합의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완화하는 조건으로 성사됐다”라면서 “어업 허용 해역을 해안선에서 12해리(약 22㎞)로 늘리고 연료와 전기 공급 상황도 개선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지난 3일 이스라엘 남쪽 경계와 가까운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봉쇄 조처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던 중 인화 물질을 단 풍선을 날리자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4일 팔레스타인을 통제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는 로켓포를 수십발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대규모 공습과 탱크의 포격으로 대응했다.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화력 속에 이런 양측의 공방이 5일까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25명, 이스라엘인이 4명 숨졌다. 팔레스타인 사망자 가운데는 임신부 2명과 영아 2명(생후 14개월. 4개월)이 포함됐다.이스라엘군은 6일 “지난 48시간 동안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의 로켓포 발사대, 훈련소, 무기고, 관측소 등 표적 350곳을 폭격했다”라면서 “이들 테러조직은 690여발의 로켓포를 발사했고 이 가운데 240여발을 요격했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와 관련된 건물에 ‘외과수술식 폭격’을 단행했고 임신부와 영아 사망은 공습이 아니라 하마스의 로켓포 오폭 탓이라고 주장했으나 팔레스타인 측은 민간인 건물도 무분별하게 파괴됐다고 반박했다. 터키는 국영 아나돌루통신의 가자지구 지국이 입주한 건물도 폭격당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5∼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과 전차 포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군이 밝힌 작전의 직접 원인은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무장조직 하마스와 다른 무장조직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가 지난 4일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로켓포를 다량 발사했다는 것이다. 가자지구에서 로켓포가 날아오기 하루 전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반이스라엘 시위를 진압하는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팔레스타인인 4명이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이스라엘군은 이 시위대가 인화 물질을 매단 풍선을 날려 보내는 ‘테러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의 발단으로 볼 수 있는 반이스라엘 시위는 지난해 3월부터 매주 이어지는 일로, 지난주라고 해서 새로울 게 없었으나 이스라엘은 통상적인 예를 벗어난 대규모 공습 작전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은 4∼5일 이틀간 하마스와 PIJ의 근거지와 군사시설 350곳을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비대칭적 대응의 배경에는 부패 혐의로 기소 가능성이 커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고자 가자지구와 충돌을 의도적으로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의 위기를 외부와 갈등 고조로 희석하는 정치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검찰은 3월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 수수, 배임 등 비리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런 악재에도 지난달 9일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 5선에 성공했지만 기소될 경우 총리직 유지가 어려울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그가 국제적 비판과 논란을 무릅쓰고 시리아 골란고원과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을 자국 영토로 선언하고 가자지구에 대해 무력 대응을 강행하는 것은 개인의 위기를 더 크고 예민한 이슈로 돌파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이와 동시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했지만 실제 조준경은 이란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적대적인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가운데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이스라엘이 이란이 지원하는 가자지구를 공습함으로써 일종의 ‘무력시위’를 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첨예해지면 적성국 이란을 직접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곤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 작전 동안 하마스뿐 아니라 PIJ를 노렸다는 점을 부각했다. 하마스도 이란과 우호적이지만 PIJ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무장조직으로 알려진다. 이스라엘군은 “PIJ의 저격수가 평소와 같이 순찰하던 이스라엘군에게 가자지구 분리 장벽을 가로질러 총격을 가해 병사 2명이 부상하면서 이번 무력 충돌 사태가 촉발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은 라디오 방송에 “이란은 미국이 제재하고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그들의 군사자산을 공습하자 ‘우리는 PIJ를 통해 이스라엘에 보복할 수 있다’라고 말하려는 수단으로 팔레스타인의 폭력 사태를 바라본다”라고 비판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5일 하마스의 사령관급 인사 하마드 알코두리가 자신들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그는 이란에서 많은 자금을 반입한 자다”라고 주장했다. 가자지구를 폭격하면서도 시선은 이란에 돌린 셈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팔 무력 충돌에 네타냐후 “대규모 공습” 명령...사망자 30명 넘어

    이-팔 무력 충돌에 네타냐후 “대규모 공습” 명령...사망자 30명 넘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사흘째 지속되자 사망자가 30명을 넘어서며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신들은 이번 충돌은 50일간 이어지며 2000여명의 사망자를 냈던 2014년 가자 전쟁 이후 최악이라고 전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 4~5일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날아온 로켓포가 650발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탱크와 전투기 등을 동원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의 군사시설 목표물 260여곳으로 대대적으로 타격하며 보복했다고 말했다. 가자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과 포격으로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측 민간인 14명을 비롯해 27명이 숨졌으며 15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4일 숨진 민간인 중에는 37세 임신부와 이 여성의 14개월 된 조카도 포함됐다. 이스라엘 측은 이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며 오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자당국은 교전 이틀째를 맞은 5일에도 임신 9개월 차의 만삭인 임신부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에 대해 추가적인 답변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또 공습으로 차에 타고 있던 하마스의 야전사령관인 아흐메드 코다리를 사살했다. 이스라엘군은 코다리가 이란에서 가자지구의 군대로 현금을 수송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의 군 고위 인사가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 것도 2014년 가자전쟁 이후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이스라엘에서는 현재까지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의 로켓포 공격으로 이스라엘인이 숨진 것도 가자전쟁 이후 처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의 병력을 증강하는 한편 하마스 등 주요 군사 거점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지속하라고 군에 명령했다.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가 더 늘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5일 늦게 성명을 내며 이스라엘 측과의 휴전 협상 가능성을 시사?다. 그는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춘다고 약속하면 새로운 휴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슬람의 성월인 라마단과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발생한 이번 무력충돌은 지난 3일 이슬라믹 지하드의 한 저격수가 총격을 가해 이스라엘군 2명이 다치면서 촉발됐다고 이스라엘 측은 주장했다. 하마스와 협력관계인 이슬라믹 지하드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정책 등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3월 말에도 이번과 비슷한 양상으로 로켓포와 보복 공습·포격 등을 주고받으며 다수 사상자를 낳았다. 양측은 이후 이집트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중재로 휴전에 잠정 합의하고 장기적 휴전 협정을 논의하던 중이었다. 이번에 또다시 격렬한 무력 분쟁이 일어남에 따라 휴전 노력이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자지구는 2007년 하마스가 통제권을 장악하면서 이스라엘과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며 ‘중동의 화약고’로도 불린다. 20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는 이곳은 10여년간 지속된 이스라엘의 봉쇄정책으로 실업률이 52%, 청년 실업률은 70%에 이르는 등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유엔 “아프간 민간인, 반군보다 美·정부군에 더 희생”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 수가 탈레반 등 아프간 반군이 살해한 민간인 규모를 처음으로 뛰어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CNN 등은 24일(현지시간)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 분기 보고서를 인용해 아프간 내전으로 올해 1~3월 총 581명의 민간인이 숨졌고 119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전체 사상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2013년 이후 1분기 최소 사상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미군 및 아프간 정부군·친정부세력에 의한 민간인 피해가 크게 늘었다. 305명이 죽고 303명이 다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것이다. 반면 탈레반 등 반군에 희생당한 민간인 숫자는 큰 폭으로 줄어 사망자 227명, 부상자 736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한 것이다. 미군 및 아프간 정부군·친정부세력에 의한 민간인 사망자가 탈레반 등 반군에 의한 사망자 수를 넘은 것은 UNAMA이 2009년부터 아프간 민간인 희생자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주요 원인은 지상 교전(35%), 자살폭탄 공격(28%), 항공 공습(13%) 등 순이었다. 겨울철 혹한과 최근 협상 분위기가 퍼지면서 탈레반의 자살폭탄 공격은 다소 줄었으나,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의 공습이 계속돼 민간인 희생자가 적지 않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다미치 야마모토 UNAMA 단장은 “여전히 충격적인 숫자의 민간인들이 죽거나 불구가 되고 있다”면서 “모든 당사자가 민간인 보호를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일본 새 연호 ‘레이와’ 제안자 “어떤 일 있어도 군국화 막아야”

    일본 새 연호 ‘레이와’ 제안자 “어떤 일 있어도 군국화 막아야”

    다음달 1일 즉위하는 나루히토 새 일왕 시대의 연호 ‘레이와(令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학자가 아베 신조 정권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군국화 경향을 강하게 경계하는 발언을 해 관심이 모아진다. 그는 특히 일본이 한반도 등 다른 나라를 무력으로 점령한 역사가 있다면서 그러한 참혹한 역사는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고대 시가집인 ‘만요슈(万葉集)’ 연구의 1인자로 알려진 나카니시 스스무(90)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명예교수는 20일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레이와’가 새 연호로 선정된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면서 일본의 군국화와 한반도 강점 문제까지 언급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지난 1일 열렸던 연호 결정 전문가 회의 참석자 9명 중 1명으로, 만요슈 제5권에 나오는 ‘매화의 노래’ 32수 서문 구절인 ‘초춘영월기숙풍화’(初春令月 氣淑風和)에서 딴 ‘레이와’를 새 연호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시구는 ‘새 봄의 길월(음력 2월)이 되니 공기는 맑고(아름답고) 바람은 온화(和)하다’라는 의미로 알려져 있다. 나카니시 교수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은 것이라면서 본인의 아이디어였다고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나카니시 교수가 제안한 레이와 등 6개 안이 각료 회의에 올라갔고, 이 중 아베 총리가 레이와를 최종 선정했다고 전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연호를 고안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다음 연호가 결정된 후 관련 문서의 기밀이 해제돼야 밝혀진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신문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나카니시 교수는 “‘레이와’의 출전인 만요슈 ‘매화의 노래 서(序)’는 한 사람이 읊은 것이 아니라 32명이 노래를 매개로 모여 서로 마음을 통하는 모습”이라며 그것이 ‘와’(和)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국가와 국사 사이에 ‘와’가 있는 상태, 그것은 평화”라면서 “레이와에는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했다. ‘레이’(令)에 대해서는 “‘선(善)’이라는 뜻이 있고, 좋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려고 하면 ‘명령’이 되기도 한다”면서 일본어로 ‘레이’에 가장 가까운 말은 곱고 아름답다는 뜻을 가진 ‘우루와시이’(うるわしい)라고 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레이와’가 연호로 결정된 후 자신이 저술한 책을 내놓는 출판사에 ‘아름답고(うるわしい) 평화롭게 살아가는 일본인의 원점(原点)이 만요슈’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이 ‘평화’라는 두 글자를 강조한 이유를 묻자 나카니시 교수는 자신이 중학생 시절 겪었던 미국의 도쿄 대공습 등 전쟁 체험담을 거론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어 “전후(태평양전쟁 종전 후) 약 70년간 일본 국민은 자국의 군국화를 그럭저럭 막아낸 덕분에 평화를 지켜왔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어려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2012년 말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아베 정권과 우파 보수층이 ‘보통국가화’를 내세우면서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 영구 포기와 육해공군 등 전력 불보유를 규정한 기존의 ‘평화헌법’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정치 지도자는 (주변국과의 안보 문제를) 걱정하는 입장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선, 성스러운 하나의 선이 있다고 호소하고 싶었다”면서 그 선은 일본이 군국화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카니시 교수는 일본이 앞으로 독선과 고립에 빠지지 않을 길은 ‘와’를 추구하는 것이라면서 ‘와’와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개념이 폭력적으로 다른 나라로 ‘월경’(越境, 침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이 한반도 등에 무력으로 밀고 들어간 역사가 있었다면서 그런 근대 시기의 참혹한 역사에는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요슈의 일부 시가가 일제가 일으킨 전쟁 당시 일왕을 위해 죽는 것을 미화하는 데 사용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국가주의적, 군국주의적인 편의를 위해 권력자에 의해 고전이 이용된 사례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전전(戰前)의 일본은 ‘신의 나라’로 특별시 하는 풍조가 있어 전쟁이 성전(聖戰)으로 정당화됐다”며 “거짓(fake)이었지만 그런 일본적 특성을 보여주고 싶은 세력에게 만요슈가 이용당한 것이다. 고전을 이용하고자 하는 세력은 지금도 있다”고 경계했다. ‘레이와’ 자체도 발표 직후부터 일본 정치의 우경화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에 따른 비판이 제기돼 왔다. ‘레이와’가 ‘일본다움(和)을 명령한다’로 해석되기도 하는데다가 ‘와’가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히로히토 당시 일왕의 연호인 ‘쇼와(昭和)’에 사용된 글자와 같아 군국주의로의 회귀 움직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스라엘 매체 “지난 13일 시리아 미사일공장 공습 때 북한인 사망”

    이스라엘 매체 “지난 13일 시리아 미사일공장 공습 때 북한인 사망”

    이스라엘이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시리아 군사기지를 공습했을 때 미사일을 개발하던 북한 기술자가 사망했다고 이스라엘의 군사전문매체 데브카 파일이 보도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공군 전투기는 새벽 2시 30분쯤 시리아 중서부 마시아프 소재 무기공장을 폭격해 최대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회계학교로 알려졌던 이스라엘 공군의 폭격 장소가 시리아의 미사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이었고, 이 시설에서 근무하던 북한인과 벨라루스인이 사망하거나 부상 당했다고 이 매체는 최근 보도했다. 또 사망한 북한인과 벨라루스인들은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와 시리아 등에 중거리 미사일 개발과 고체 연료 생산을 위해 고용된 이들이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시리아와 오래 전부터 군사협력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7년 9월에도 북한이 지원한 시리아의 원자로를 비밀군사작전을 통해 파괴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가 시리아 북동부 오지에 비밀리에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는 징후를 처음으로 포착한 것은 2006년 말이었다. 그런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2000년 북한과 계약을 맺고, 2002년부터 북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시리아에 도착해 이 비밀기지에서 일하고 있다는 의심이 짙었다. 2007년 2월 미국에 망명한 이란 고위 관리 출신도 미국에 이런 사실을 알렸고 미국은 즉각 이스라엘에 이를 전달해 오랜 논의 끝에 공습이 감행됐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 이스라엘 외교부에 북한인 사상자 여부를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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