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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후보자 “수사권 조정 차차 말할 것”… 檢 내부 반발 설득할까

    尹후보자 “수사권 조정 차차 말할 것”… 檢 내부 반발 설득할까

    경찰청 “예측 불가”… 청문회에 관심 쏠려 각 세운 검찰·법무부 관계 회복도 과제 추진해 온 적폐청산 수사도 탄력받을 듯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후보자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의 완수다.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이후 검찰총장부터 검사장들까지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놓을 정도로 검찰 내부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윤 후보자가 어떻게 검찰 내부를 설득하고 리더십을 발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감한 이슈인 수사권 조정·공수처 설치와 관련해 윤 후보자는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최근 사석에서 수사권 조정에 대해 “국회를 상대로 잘 설명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최소 50년은 갈 형사소송법이라는 큰 틀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윤 후보자는 17일 총장 후보 지명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사권 조정에 대해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수사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찰청도 윤 후보자에 대해서는 “예측 불가”라며 조만간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 후보자가 청와대의 의중에 맞춰 순순히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검찰 개혁이라는 큰 방향에서는 청와대와 뜻을 같이하더라도 각론에서는 검찰 조직의 수장으로서 내부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수 파괴 인사로 검찰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검찰 내부의 조직적인 반발만은 막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지난달 문무일 총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처하고 2시간 가까이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검찰 입장을 내놓은 것도 차기 총장에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라는 의견도 있다. 문 총장이 수차례 강조한 “수사의 개시와 종결은 구분돼야 한다”는 대전제는 결코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장은 “윤 후보자가 조만간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해 입장을 정리해 밝혀야 한다”면서 “내부에서도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윤 후보자가 문 총장처럼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드러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틀어진 검찰·법무부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기수를 대폭 낮추면서까지 윤 후보자를 선택한 것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뜻”이라면서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서 성공하느냐 여부는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부터 추진해 온 적폐청산 수사는 보다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문 총장이 추진해 온 검찰 내부 개혁 작업들도 이어받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그동안 검찰의 가장 큰 폐단으로 지목돼 온 특수수사 총량을 줄이는 데 주력해 왔다. 문 총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도 “직접 수사 총량을 대폭 축소하고 마약 수사, 식품의약 수사 등 분권화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혁 입법들을 추진하게 되면 조직을 다스리고 장악하는 데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동안 적폐 수사를 잘 이끌었고 검찰 임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6월 국회 ‘반쪽’ 개문발차… 한국당 반발

    6월 국회 ‘반쪽’ 개문발차… 한국당 반발

    한국당 “불참”… 추가 협상 여지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이 17일 6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선거법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등으로 멈춘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열리게 됐다. 하지만 제1 야당인 한국당을 빼고 일단 열리는 반쪽짜리 국회가 민생법안 등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는 임시국회 소집 요구를 당론으로 결정한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민주·평화·정의당 의원 98명의 동의를 받아 이날 국회 의사과에 제출됐다. 국회의원 재적 인원 4분의1 이상(75석)이 요구하면 임시국회를 소집할 수 있다. 다만 4당 원내대표 가운데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과의 추가 협상 가능성 때문에 동의서 제출에 참여하진 않았다. 앞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의 협상 시한인 지난 주말까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지 못하자 이날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한국당을 제외하고 국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간 협상을 위해서 많은 인내를 해왔고 개인적으로 더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당의 경제청문회 개최 요구는 일종의 반칙”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6월 임시국회에 불참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해 4당이 국회를 열어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관련 날치기 패스트트랙을 원천무효로 하고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게 이날 의총의 결론”이라고 밝혔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향후 협상에 대해 “지금 완전히 결렬된 상태는 아니다”라며 추가 논의 가능성을 보였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야당이 벼르는 쟁점들 보니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야당이 벼르는 쟁점들 보니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여야 정치권은 윤 후보자를 놓고 치열한 검증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은 사정 정국을 이어가기 위한 ‘코드인사’라며 강력 반발,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나섰다. 윤 후보자를 둘러싼 쟁점은 처가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 65억 재산 형성 과정,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코드인사 논란 등이다. 개인 신상과 관련해서는 윤 후보자의 처가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의혹의 핵심은 윤 후보자의 장모가 거액의 사기 사건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윤 후보자의 장모로부터 30억원의 사기 피해를 보았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을 소개하며 “장모의 대리인은 구속돼 징역을 사는데 주범인 장모는 처벌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면서 “배후에 윤 지검장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윤 후보자는 “몇 십억 손해 입은 게 있으면 민사나 형사 고소를 할 텐데 저는 이 사건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65억 9000만원에 이르는 윤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야권의 공세도 예상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찰의 권한 가운데 상당 부분을 경찰에 넘겨주는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검찰개혁은 윤 후보자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난관이다. 조직 내부에서 현 정부의 검찰 개혁에 대한 반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윤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조직 내 반발을 무릅쓰고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힘을 실어줄지, 아니면 조직의 입장을 대변할지 관심이 쏠린다. 윤 후보자는 현재까지 수사권 조정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무엇보다 한국당은 파격적인 기수 파괴를 통해 윤 후보자를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검찰을 장악해 야권에 대한 강압 수사를 이어가기 위한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얼마나 더 크고 날카로운 칼이 반정부 단체, 반문 인사들에게 휘둘려질 것인가”라고 말했다. ‘코드인사’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기승전 ‘윤석열’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전형적인 ‘코드인사’였다”면서 “검찰이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닌 ‘종속’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후보자에 대해 검찰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라고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윤 후보자는 우리 사회에 남은 적폐청산과 국정농단 수사를 마무리하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검찰개혁을 이끌 적임자”라고 엄호했다. 정부는 오는 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안을 의결한다. 문 대통령은 안건이 통과되는 대로 국회에 바로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게 된다.인사청문 절차는 국회가 임명 동의안을 접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임명 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로 인사청문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경우 대통령은 열흘 이내의 범위에서 청문보고서 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어 청문회가 순조롭게 열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과연 자질, 능력, 도덕성 부분에 있어서 검찰총장직을 수행할만한 자격이 되는지 청문회 준비를 철저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예상대로 윤 후보자를 지명했다. 선거공약인 검찰 개혁을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법사위원으로서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총장의 경우 국회 표결 절차가 필요하지 않아 야권의 반대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는다고 해도 문 대통령이 윤 후보자를 임명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선배들 제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선배들 제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 “무거운 책임감 느껴”

    사법연수원 기수 선배들을 제치고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17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여러가지 잘 준비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윤 후보자는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차차 지켜봐 달라”며 말을 아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지명 발표 직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많이 도와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그는 검찰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안과 관련한 질문에는 “차차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현 문무일 총장보다 연수원 5기수나 후배인 점 때문에 적지 않은 검찰 간부들이 옷을 줄줄이 벗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오늘 말씀드릴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차차 지켜봐 달라”고 말을 줄였다. 윤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현재 검찰의 관행대로라면 연수원 19기부터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까지 검사장급 이상 간부 30여 명이 옷을 벗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연수원 동기와 선배 일부가 검찰에 남아 조직 안정에 힘을 보태는 방안이 거론된다. 그러나 동기가 전부 남더라도 현직 검사장 가운데 절반 정도인 20여 명이 교체되는 역대급 후속 인사가 불가피하다는게 중론이다. 윤 후보자는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서울중앙지검에 출근해 집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했다. 대검찰청은 이른 시일 내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마련해 청문회에 대비할 계획이다. 검찰총장은 국무회의 의결과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오는 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안건이 통과되면 청와대는 국회에 바로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게 된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제출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검찰 내 ‘특수통’ 대표주자인 윤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정부패 척결 작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윤 후보자는 2016년 12월 국정농단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한 이후 2년 6개월여 동안 거의 모든 적폐청산 수사에 관여했다.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1994년 서른넷에 검찰에 발을 들였지만 지난 25년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주요 수사 보직을 두루 거치며 탁월한 수사력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2007년 변양균·신정아 사건, 씨앤(C&)그룹 비자금 수사, 부산저축은행 수사 등을 주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오른팔’ 안희정 현 충남지사와 ‘후원자’ 고(故)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 초기이던 2013년 4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지내며 정권 눈치를 보는 윗선의 반대에도 용의 선상에 오른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는 등 소신 있는 수사를 강행했다. 그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이른바 ‘항명 파동’의 중심에 섰고, 이 일로 수사 일선에서 배제된 뒤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으로 취급받는 곳을 전전했다. 당시 국감에서 “(검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하고 있다”면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당 “패스트트랙 사과·무효해야 등원…결렬은 아냐”

    한국당 “패스트트랙 사과·무효해야 등원…결렬은 아냐”

    자유한국당은 17일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와 여권의 사과 전에는 6월 임시국회에 등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다만 협상이 결렬된 것은 아니라고 밝혀 추가 협상 여지는 남겼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선거법과 공수처 법안 관련 날치기 패스트트랙을 원천무효로 하고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게 이날 의총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실질적으로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가 있어야 국회 정상화의 출발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안이 사실상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기조하에 이뤄진 것인 만큼 경제청문회 요구 역시 관철해야 한다는 게 이날 의총에서 나온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향후 협상과 관련해 “지금 완전히 결렬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해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열어놨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소집해 국회 단독개원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참을만큼 참았다”며 오후 의원총회 소집 방침을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원내대표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언제든 단독으로 (국회를) 열 준비를 해 놓고 있다”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국회를 소집하겠다고 하는 것을 우선 적용하고 그것이 안 된다고 하면 우리가 단독으로 여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새 검찰총장은 정치적 중립 지켜낼 인물이어야

    다음달 24일 퇴임하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후임에 관심이 쏠려 있다. 오는 13일 열리는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3~4명의 후보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장관은 이들 가운데 최종 후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추천위는 검찰 안팎에서 추천받은 후보 8명을 놓고 막바지 인물 검증에 들어갔다. 차기 검찰총장에게는 전례 없이 각별한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현 정부에서 두 번째인 새 총장은 역대 어느 검찰총장에게도 부여되지 않았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는 새 검찰총장이 시대적 사명감을 갖고 매듭지어야 할 과업이다. 검찰권의 일부를 공수처와 경찰에 넘겨 검찰 권력의 균형을 잡게 하자는 것은 대다수 국민이 일찌감치 동의한 명제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개혁안을 놓고 문무일 총장과 검찰 상층부가 노골적으로 반발한 일련의 움직임에 우려와 질타가 쏟아진 까닭이다. 어느 조직이든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어려운 작업이다. 하물며 무소불위 권력의 기득권을 행사해 온 검찰이라면 저항과 혼돈은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도 검찰이 명심해야 할 대목은 검찰개혁의 사회적 요구는 검찰 스스로 그 단초를 던졌다는 점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가 제대로 되지 못한 탓에 10년 만의 재수사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두고 검찰의 뿌리 깊은 조직이기주의를 재차 확인했다며 혀를 차는 여론이 무성하다. 새 검찰총장은 정치적 외풍에도 검찰 독립과 중립을 지켜낼 인물이어야 한다. 이 가치를 존중하려는 의지가 최종 인선 책임자인 대통령에게도 과연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 정권에 대한 충성도를 인선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는 의심이 나와서는 검찰개혁의 진정성이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
  • 현직 검사장, 수사권 조정안 또 비판 “중국처럼 된다”

    현직 검사장, 수사권 조정안 또 비판 “중국처럼 된다”

    전주지검장, 내부망에 비판 글울산지검장 이어 두 번째 반발“중국 제도로 변경, 이해 못해”피신조서 증거능력 제한 찬성공수처 막연한 희망 지양해야현직 검사장이 정부와 여야 4당이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방향을 잘못 잡았다”고 비판했다. 윤웅걸(53·사법연수원 21기) 전주지검장은 10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검찰개혁론 2’라는 제목의 글에서 “끊임없이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검찰은 개혁돼야 마땅하다”면서도 “(현재의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되면) 인권보장을 위한 검찰의 순기능은 사라지고 정치 예속화라는 검찰의 역기능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력의 영향력은 그대로 둔 채 검찰권만 약화시키면 개혁은 커녕 검찰의 정치 예속화는 더욱 더 가중될 것이란 설명이다. 현직 검사장이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반발한 것은 지난달 26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비판 글을 담은 메일을 보낸 송인택(56·21기) 울산지검장에 이어 두 번째다. 윤 지검장은 A4 용지 19장 분량에 달하는 장문의 글에서 독일, 일본 등 사법 선진국의 수사권 조정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법제도를 개혁하면서 외국 선진제도를 살피지 않는다는 것은 눈과 귀를 가리고 하는 것과 같다는 말도 서두에 덧붙였다. 지난달 13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들에게 보낸 지휘서신에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외국의 제도를 예로 들면서 주장하는 것은 진실을 호도할 수 있다”고 한 대목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윤 지검장은 서구 선진국과 다른 검경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의 제도를 소개하며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 법안은 중국의 형사소송법 내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면 우리나라 사법 제도가 중국처럼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다. 중국은 수사의 주도권이 경찰인 공안에 있고, 검사의 주된 역할은 수사보다 기소 심사로서 수사권도 일부 범죄에 한정돼 있다고 했다. 그는 “검찰을 개혁한다고 하면서 굳이 법과 제도에 있어서 서구 선진국들과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가진 중국의 제도로 변경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지검장은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검사 작성 조서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입법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조서 증거능력 배제에 대해) 검찰 구성원 중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선진국 검찰처럼 우리 검찰이 직접 수사를 줄일 수 있으며 검찰의 객관화와 공정화를 담보할 수 있다면 어렵지만 가야 할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법안에 대한 의견도 내비쳤다. 윤 지검장은 “검사의 비리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다루기 위해 공수처가 필요할 수는 있다”면서도 “공수처가 기존 검찰보다 권력에 대한 수사를 더 잘 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더 잘 지킬 수 있다는 것은 막연한 희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공수처는 공직자 부패 척결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고 오히려 다른 목적에 활용될 가능성이 많은 제도”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휴업 국회’ 덕 보는 원외 주자들… 황교안·유시민 등 ‘몸값’ 상승세

    ‘휴업 국회’ 덕 보는 원외 주자들… 황교안·유시민 등 ‘몸값’ 상승세

    취임 100일 황교안 장외투쟁 관심 받아 유시민·홍준표 ‘홍카레오’ 토론도 특수 김병준 강연 정치·양정철 일정 등 부각 국회가 선거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후 장기 휴업을 이어 가면서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인사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국회 정상화를 둘러싼 여야 3당의 지지부진한 협상 과정보다 원외 인사의 행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덩달아 ‘몸값’이 상승한 것이다.국회 파행으로 가장 덕을 본 정치인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다. 6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황 대표는 파행 기간 장외투쟁을 주도했고 전국 순회 투쟁은 사실상 그의 대권 행보로 해석됐다. 패스트트랙 지정 직전까지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독무대였지만 한국당이 국회 밖으로 나간 이후부터는 황 대표에게 무게 중심이 쏠렸다. 황 대표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면 우리 당은 즉각 국회에 들어가서 국정 운영에 적극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국회 복귀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가 정상 가동되면 현안이 두드러져 원외 인사인 황 대표가 설 공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에서는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투톱의 경쟁 구도가 정상화를 더 어렵게 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 3일 공개된 두 사람의 유튜브 합동 방송 ‘홍카레오’(홍카콜라+알릴레오)는 100만 조회 기록을 달성했다. 국회가 열리지 않아 여의도에서는 사라진 진보 대 보수의 맞토론에 관심이 쏟아졌다. 특히 홍 전 대표는 SNS를 무기로 원외의 소외감을 극복하는 전략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이스북에 현안에 대한 다량의 글을 쓰는데 하루에 네댓 번 글을 올릴 때도 있다. 홍 전 대표는 경남지사 시절에도 ‘트위터 정치’로 중앙의 관심을 끄는 전략을 구사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4일 귀국 소식도 부각됐다. 황교안 체제 출범 후 미국으로 건너갔던 김 전 위원장이 비수기 국회에 귀국하면서 그의 추후 정치 일정에 관심이 쏠렸다. 김 전 위원장은 귀국과 동시에 영남대를 시작으로 강연 정치에 나섰다. 지난달 14일 공식 취임한 양정철 민주당 민주연구원장도 국회 파행으로 스포트라이트가 두드러진 측면이 있다. 마땅한 현안이 없는 정치권은 양 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민감한 반응을 내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양 원장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대해 “국회가 정상화돼야 기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나경원 “양정철, 대통령 특명 받았나…혈세로 공약짜기 동원”

    나경원 “양정철, 대통령 특명 받았나…혈세로 공약짜기 동원”

    “박원순·이재명, 총선 협조 살펴봤나”“온 나라 친문정렬시켜…오만한 행보”“文대통령, 靑을 ‘갈등 제조기’ 만들어”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대권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를 잇달아 만난 데 대해 “대통령의 특명이라도 받았느냐”면서 “국민 혈세로 정당 공약짜기에 동원하는 오만한 행보”라고 맹비난했다. 또 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한 문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청와대가 나설수록 국회가 꼬인다”면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를 ‘갈등 제조기’로 만든다”고 몰아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몰래 호출한 데서 금권·관권 선거의 흑심을 읽었는데 이제는 대놓고 보란 듯이 한다”면서 “박 시장과 이 지사가 청와대의 말을 제대로 듣는지, 내년 총선에 잘 협조할 것인지 살펴보라는 대통령의 특명이라도 받아든 것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전날 양 원장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 경기도 싱크탱크인 경기연구원과 정책 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양 원장은 각 연구원 원장이 대표로 참석하는 협약식에 앞서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와 별도 환담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 원장은 범여권의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 시장과 이 지사에 대한 칭찬과 함께 단체장들의 성과 홍보들이 이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를 겨냥해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마저 정당 공약과 선거전략을 짜는 데 동원하려고 한다”면서 “온 나라를 친문정렬 시키려는 것으로, 오직 문 대통령만을 떠받겠다는 ‘문주연구원장’다운 참으로 오만한 행보”라고 지적했다.나 원내대표는 이어 문 대통령이 전날 추가경정예산안 등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한 데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는 “정국이 교통체증을 겪는 이유는 날치기 선거법 사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강행 사고 등 문 대통령이 대형 사고를 일으키고 청와대를 ‘갈등 제조기’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북유럽 순방 전 모든 것을 끝내 달라고 하는데 하루라도 국회 탓을 안 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열린다 한들 그 국회가 과연 정상적 국회일지, 아니면 청와대 심부름센터일지, 민생 국회일지, 총선 국회일지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 “각종 선심성 현금 살포 계획이 국회 앞에 줄줄이 서 있는데 민생 국회가 안되고 총선용 돈 풀기 국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와대가 나설수록 국회가 꼬이기 때문에 국회가 제대로 정상화될 수 있도록 민주당의 원내지도부를 청와대가 놓아 달라”고 촉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유시민 “정치 절대 안해”…홍준표 “100% 돌아와”

    유시민 “정치 절대 안해”…홍준표 “100% 돌아와”

    ‘홍카레오’ 공동방송…10가지 쟁점 놓고 평행선柳 “황교안 리더십 몇십년 전 스타일”洪 “문 대통령 퇴임 후 안전하겠나”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3일 유튜브 공동 방송 ‘홍카레오’에서 10가지 주제를 두고 160여분 간 ‘토론 배틀’을 벌였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100분 분량으로 녹화한 방송을 오후 10시 유튜브 채널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TV홍카콜라’를 통해 동시에 공개했다. 두 사람의 주장은 대부분의 주제에서 평행선을 달렸다.한반도 비핵화 해법은 가장 첨예한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유 이사장은 “체제 안전이 다른 방법으로 보장된다면 북한이 굳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지금도 북한 권력층을 완전 비이성적이고 괴물 같은 집단으로 보면 해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이런 체제가 보장의 가치가 있는 체제인가”라며 “핵을 포기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진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여의도 정치권의 최대 현안인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놓고도 뚜렷한 입장차를 나타냈다. 홍 전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군소정당을 위한 제도이지 민의에 부합하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87년 체제가 등장한 후 게임의 룰(선거법)에 관한 것은 언제나 여야 협상을 했다.바른미래당은 위선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패스트트랙에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 올라가 있는 것도 잘못”이라며 “검찰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만 확보해주면 되는데, 검찰을 충견처럼 부리다 그 위에 하나 또 만들겠다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 이사장은 “거대 양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선거제를 30년 넘게 했는데 만족도가 낮다”며 “서로 협의해서 바꿔볼 필요가 있는데, 한국당 빼고 다 동의가 됐다. 패스트트랙에 올린 것이 의결한 것은 아니므로 지금부터 협상을 해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 등은 토론에서 수차례 거론됐다.홍 전 대표가 “나라를 이끌어가는 어른인 대통령이 한국당을 ‘독재의 후예’라고 했다”고 비판하자 유 이사장은 “한국당이 아니라 5·18 민주화운동을 계속 폄훼하고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날조하는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응수했다. 홍 전 대표는 “지금 문 대통령도 내가 걱정이 되는 게 재집권 못하면 안전하겠나”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감옥에 보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잡범으로 재판한다. 저 양반(문 대통령)은 퇴임하면 안전하겠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빨리 성과가 나오려면 더 힘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보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 전 대표는 “시장통 경기가 꽝꽝 얼어붙었다”며 “서민 경제가 이런 상황인데 더 밀어붙여야 한다고 하면 이 정권에 가망이 없다고 본다. 내년 선거는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또 “민주노총과 강성노조는 사회적 먹이사슬의 제일 위에 올라가 있다. 노동개혁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민주노총과 공동 정권이다. 지난번 촛불 사태도 민주노총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피용 근로자 100명 중 노조에 가입된 사람이 10명이 안 된다. 노조를 더 많이 만들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정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유 이사장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보수 쪽에서 자기들이 집권할 때 개인의 자유를 제약했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시원하게 인정하고 지금 확실하게 자유의 가치를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나는 지금까지 대학 시절 유인물 써주다 중앙정보부 끌려갔다는 얘기를 공개 석상에서 안 한다”며 “그것을 훈장처럼 달고 평생 그 훈장 갖고 우려먹으려는 것은 잘못됐다”고 맞받았다.치열한 토론 중에는 두 사람의 향후 거취에 대한 ‘뼈있는 농담’이 오고갔다.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설에 대해 “내 보기에는 100% 들어온다”고 했다. 유 이사장이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하자 홍 전 대표가 “절대는 스님 담뱃대”라고 받아쳐 함께 웃었다. 유 이사장은 대신 ‘여권 잠룡’에 대해 “현재 (대권 도전의) 의사를 가진 분들이 한 10여명 정도로 봐야 하지 않을까”라며 “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저는 패전투수가 돼서 불펜에 들어와 있다”면서도 “주전 투수가 잘하면 불펜 투수가 등장할 일이 없지만, 못 하면 불펜에서 또 투수를 찾아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에게 “모서리를 조금만 다듬었으면 좋겠다”며 “불펜이 아니라 관중석으로 올라와서 저하고 낚시도 다니고 그러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인택 울산지검장 “검찰총장 후보 ‘정권 충성맹세’ 루머… 태생적 한계 고쳐야”

    송지검장, 국회의원에 이메일… 9개 개혁방안 제시 “검찰총장, 법무장관, 청와대 檢권력집중 개혁해야”“법무부장관에 수사, 처리 사전보고를 해야 하나”“민정수석실, 사건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위선”“표만 의식 검찰 해체… 세월호 해경 해체와 같아”송인택(56·사법연수원21기) 울산지검장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세월호 참사 때 해경을 해체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담은 e-메일을 국회의원 모두에게 보냈다. 송 지검장은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혁 방안을 9가지로 정리해 제시했다. 송 지검장은 26일 오후 8시 국회의원 300명에게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 개혁 건의문’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 문서엔 A4용지 14장에 달하는 장문의 건의가 담겼다. 송 지검장은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돼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송 지검장은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개혁방안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다”며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 때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송 지검장은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돼 돈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 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송 지검장은 현재 검찰 권력이 검찰총장, 대검, 법무부 장관, 청와대에 집중되는 구조적 문제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 장관은 정권에 의해 발탁되고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 진행 과정과 처리 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 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이다. 이 한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 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한 송 지검장은 “민정수석실이 우리는 보고 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꼬집었다. 송 지검장은 조만간 이뤄질 검찰총장 인사에 대해서도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가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한다. 현재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 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분이라기보다 코드에 맞는 분,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돼 있다”고 했다. 다음은 송 지검장이 제시한 검찰개혁 분야 9가지 건의다. ▲법무부나 청와대에 수사 정보를 사전에 알리는 현행 보고 시스템 개선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상설특검 회부 요구 장치 마련 ▲부당·인사권침해 수사를 한 검사를 문책하는 제도 ▲청와대 같은 권력기관에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 개선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 검사장 비율 제한 ▲검찰 불신을 야기한 정치적 사건과 하명 사건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 ▲대통령이나 정치 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독립적인 위원회의 인사 제도 등이다. 다음은 송인택 지검장이 보낸 e-메일 전문이다. 국민의 대표에게 드리는 검찰개혁 건의문 저는 진실을 밝혀 옳은 것을 옳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직업,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 직업이 좋아서 검사의 길을 택했고, 가족을 돌볼 겨를도 없이 사건과 기록에 파묻혀 사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제는 집보다 사무실이 더 편한 그런 검사입니다. 공안·기획이나 특수 전담을 제외한 대다수의 검사들은 형사부와 공판부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을 한다는 긍지 하나로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마다하지 않아 왔음을 저는 잘 압니다. 저 스스로가 검사라면 주말도 하루정도는 나와서 근무해야 한다고 강요하던, 후배들이 힘들어 하던 선배였기 때문입니다. 정치적 중립성을 논할 사건보다는 사기, 횡령, 공갈, 폭력, 강·절도 등 보통 사람들 사이에 벌어진 분쟁에서 누군가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할 사건들, 그러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더러는 속고, 더러는 범죄자에게도 마음의 눈물을 흘려야 하는 그런 사건들에 파묻혀 살아왔습니다. 밀려오는 사건의 대다수가 기록만으로 판단이 서지 않거나 보완할 점이 너무 많기에, 때로는 경찰에게 수사방향과 보완할 점을 요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 수사를 통해, 더러는 꿈에서조차 진실을 찾아 헤매면서 죄가 밝혀지면 기소하고, 없으면 불기소하는 일만 해오던 대다수의 검사들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를 일으킨 주범으로 취급되는 작금의 검찰개혁 논의를 보면서 세월호 비극의 수습책으로 해경이 해체되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찰을 개혁하여야 한다는 요구가 권력의 눈치를 보는 수사,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은 수사,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의혹과 불신에서 비롯되었고, 그 책임이 검사에게 가장 많다는 것을 잘 알고 국민께 얼굴을 들기가 부끄러울 때도 많습니다. 누구든 검사를 고발할 수 있고, 경찰이 검사를 수사하는 제도적 장치도 있으며, 상설특검제도도 마련되어 있는 데다가, 이제 공수처까지 더 생긴다니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한다는 논란은 곧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검찰 개혁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시비가 공안, 특수, 형사, 공판 중 어느 분야의 수사에서 생겼는지, 검찰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초래하는 잘못된 사건처리를 가능하게 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검찰의 진지한 반성 위에서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고, 국민의 불편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국민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권력에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 질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구조와 검찰에 대한 개혁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법안들은 애초의 개혁 논의를 촉발시킨, 수술이 필요한 공안과 특수 분야의 검찰수사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는 덮어버리고, 멀쩡하게 기능하고 있는 일반 국민들과 직결된 검사제도 자체에 칼을 대는 전혀 엉뚱한 처방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검사제도 자체가 악은 아닙니다. 검사제도의 근간인 수사지휘제도와 영장통제제도, 검사에 의한 수사종결제도 때문에 검찰수사가 공정성과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요? 검사의 권한이 크고, 그게 문제여서 이를 경찰 등에게 나누어주면 대한민국에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저절로 확보될까요?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형사사건 수사가 왜곡되는 것인가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수사를 초래하는 공안과 특수 분야의 보고체계와 의사결정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정치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는 수사를 하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작금의 개혁안들이 마치 그동안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인 것처럼 추진되는 것을 지켜보자니, 진상을 잘 모르시는 국민께 진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죄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명의 억울한 사람도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에 부합하도록 논의되어야 할 수사구조 개혁이 엉뚱한 선거제도와 연계시킨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되어, 무엇을 빼앗아 누구에게 줄 것인지로 흘러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형사분쟁에 있어서는, 경찰이 수사권 발동에 아무런 제약없이 언제든지 수사를 개시하고, 계좌와 통신과 주거를 마음껏 뒤지고, 뭔가를 찾을 때까지 몇 년이라도 계속 수사하고, 증거가 없이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거나 아니면 언제든지 덮어버려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입니다. 경찰이든 검사든 국민에 대한 수사는 마음껏 할 수 있게 허용해서는 안 되며,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통제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논의 중인 법안들은 경찰에게는 마음껏 수사를 할 수 있다가 언제든지 덮을 수 있어서 좋고,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어 돈을 벌 기회가 늘어서 좋다고 반기는 내용들일 뿐입니다. 평범한 국민들간의 분쟁사건 수사에 있어서 검사가 최종 책임을 지는 수사종결제도와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수사지휘제도 때문에 검찰수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검사가 책임지고 최종 결론을 내기 때문에 경찰 수사단계에서 소위 빽이 통하는 일도 적어지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검사보다 경찰이 더 공정하게 수사하고 검사보다 경찰이 형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진실규명에 더 부합하는 결정을 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안들이 국민에게는 불편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비용은 늘어나게 하며, 수사기관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제도의 잘못으로 인하여 진실과 다르거나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지에 대하여 정치논리를 떠나 진지하게 검토되었는지 의문입니다. 만일 그런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처럼 모든 검사를 적폐와 개혁의 대상인 것처럼 취급하며 검사들의 의견수렴 절차를 생략한 채 추진되고 있는 개혁안들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과 제도를 설계할 때 절대 금물은 일단 시행해 보았다가 문제가 드러나면 그 때 가서 고친다거나,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감수하고 간다는 태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검사들의 개인적 경험과 문제를 제기하는 구체적 사례는 매우 소중하고 반드시 반영해야할 중요한 자산입니다. 특히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형사법의 대 원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준수되어야 할 가치이기에 국가의 수사구조에 관한 제도의 변경이 섣부른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승진을 위해 무고한 국민을 범죄자로 만들어 보도자료만 배포하려는 수사, 유죄를 받아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아니면 말고식 떠넘기기 수사, 범죄혐의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범죄혐의 자체를 발굴하기 위해 수사단서가 나올 때까지 압수수색과 별건수사를 계속하는 수사의 폐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그와 같은 경찰 수사에 대한 정당한 사법통제를 강화하고, 수사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검찰개혁 필요성을 촉발한 가장 큰 이유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고, 저도 비록 개혁의 대상으로 몰린 검사이지만 그런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누구보다도 열렬히 응원하고 기대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수사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논란이 벌어졌고,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인 지에서부터 개혁의 논의가 시작되고 처방되어야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저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전 정권 사람들이나 미운 사람들을 쳐내고 손보려는 소위 하명사건, 정치권에서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사법으로 끌고 들어와 진실보다는 진영논리에 갇혀 사법기관들을 비난하고 국민을 선동하는데 이용하는 사건들에 대한 잘못된 수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사인 저 조차도 일반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정치권이 가장 관심 갖고 싸우는 분야인 공안사건과 특수사건 수사에서 그동안 검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누구에게는 신속하고 가능하면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누구에게는 가급적 천천히 가급적 안 되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한 예가 없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 때로는 증거확보의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는 억울한 비판도 있겠지만, 특검에서 뒤집힌 사건,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된 사건 등 국민들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이라고 지적하는 문제에 대하여 검찰은 진솔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그러한 비판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된 개혁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검사들이 다 정치적이고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들이다. 과연 수사팀 모든 검사가 그럴까요? 검사들은 다 인사에 목을 매고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다. 과연 제도와 시스템은 문제가 없는데 단지 사람만의 문제일까요? 진심으로 개혁을 원한다면, 검사들의 인성을 비난하며 모든 검사가 선비가 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런 인간 본성을 전제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가장 욕을 먹고 개혁의 도마에 오르게 한 정치적 사건이나 하명사건 수사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국민은 물론 심지어 검사들 중에서도 연륜이 짧거나 중요사건 수사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는 검사들은 정치적 사건 등에 있어서 검사의 수사가 검찰청법 제4조의 규정대로 주임검사의 책임으로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검찰청법 제21조에서 규정한 검사장의 책임 하에만 진행되는 줄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수나 공안 사건 중 국민적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사건에서 수사의 개시와 진행 및 종결에 대한 결정이 주임검사 단독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부장검사와 차장검사 및 검사장의 결재를 거쳐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대검의 사전지휘를 받게 되어 있고, 압수수색 영장의 청구나 사람의 소환은 물론 수사에 착수할 것인지 여부도 대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그러한 사건에서 대검은 일선의 수사상황을 법무부에게 보고하고, 법무부는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 보고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권력은 사법의 영역에 있어서 조차 국민의 기대와 달리 내 편인가 아닌가를 구분하고, 내 편에 불리한 수사나 재판을 하면 적으로 간주하고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당연시합니다. 이러한 풍토 속에서 내 편에 대한 수사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법과 원칙에 따라 내편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과연 놔두었던 적이 있었는지 정치권력도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에게 양심고백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와 같은 검찰 수사의 의사결정시스템과 보고시스템 아래에서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에 터 잡아 추진해야만 검찰개혁은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민정수석은 권력의 핵심이고, 법무부장관은 기본적으로 정권에 의해 발탁되며, 언제든지 해임될 수 있는, 정권에 충성해야만 자리를 보전하는 자리입니다. 대통령 아들 수사에 대하여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리를 버린 법무부장관도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일 뿐, “이 한 목숨 다 바쳐 충성을 다하여 정권 재창출을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어느 법무부장관처럼 정권의 이해를 대변하는 분도 많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법무부장관에게 수사진행과정과 처리예정사항을 왜 일일이 사전보고를 해야 합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만일 꼭 그렇게 해야 할 사건이 있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로 한정할 것인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민정수석실에서 사전보고를 받을 사항이 굳이 있다면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는 보고받지 않는다거나 보고는 받았어도 사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초등학생도 믿지 않을 위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총장 후보들이 거론될 시점이 되면 누구누구는 충성맹세를 했다는 소문이 돌곤 합니다. 총장의 임면이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라면 태생적으로 검찰내부의 신망과 국민으로부터 존경 받는 분이어서라기 보다는, 좋게 말하면 코드에 맞는 분, 나쁘게 의심하면 정권에 충성서약을 했다고 인정하는 분은 없을 테니 최소한 정권에 빚을 진 사람이 검찰총장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정권에 빚을 진 검찰총장이 임명권자의 이해와 충돌되는 사건을 지휘함에 있어서 100%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바람대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고 빚을 지면 갚아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과거사위원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대부분의 사건들, 특검에서 결정이 번복된 사건들은 모두 대검의 지휘를 받은 사건임에도 공정성 시비 문제에 휘말렸다는 점에서,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대검의 손을 타는 바람에 망가졌다고 봐야 할 사건들입니다. 지금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와 수사권 조정에 관한 문제인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시비와 권력의 충견이라는 비판을 초래한, 그래서 가장 시급히 개혁해야 할 직접적 분야인 공안, 정치, 특수 사건 수사에 대한 개혁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이들 사건 수사에서 검찰이 국민의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공안·특수 분야에 대한 아무런 개혁방안도 없이, 마치 검사의 직접수사와 검사제도 자체가 문제였던 것처럼 개혁의 방향이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직접수사권 폐지하고, 수사지휘권 폐지하고, 수사권을 어떻게 떼어줄 것인가로 개혁논의가 옮겨간 것은 개혁의 대상과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라 아니할 수 없고, 표만 의식해서 경찰의 주장에 편승한 검찰 해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세월호 사건 때 재발방지를 위한 개혁이라고 해경을 해체한 것과 무엇이 다른지 여쭙고 싶습니다. 집권 경험을 가진 여야 정치권을 포함하여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법안들을 검찰개혁으로 추진하는 모든 분들은 진정한 검찰개혁을 바라는 모든 국민께 다음 두 가지를 분명하게 납득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검찰개혁안이 환부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기초한 환부에 대한 수술인지, 그리고 그 제도가 도입되기만 하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은 저절로 확보될 것인지 입니다. 만일 환부가 아닌 엉뚱하게도 멀쩡한 다른 부분을 수술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귀를 닫고 검사들조차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밀어붙인다면, 진정한 검찰개혁을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집권시 정권의 칼로 검찰을 계속 활용하고 싶은 여야 정치권의 속마음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검찰의 이해와 통제받지 않고 마음껏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경찰의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진 위선이거나, 평소 검찰에 대하여 갖고 있던 불편한 감정을 풀기 위한 정치권의 보복으로 비쳐질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할 것입니다. 저는 비록 공안·특수의 요직을 거친 검사는 아닙니다만, 검찰에서 24년 넘게 근무한 검사장으로서 검사로서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한 심정에서 몇 가지 건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다소 표현이 과하더라도 충정으로 이해해 주시고, 제대로 된 검찰개혁안이 도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면서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서 비롯된 검찰개혁 논의가 본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제대로 깊이 있게 논의되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결과가 도출되었으면 하는 바램뿐 입니다. 첫째, 검찰총장 임면절차를 개선하여 정권에 충성서약하거나 빚을 진 총장이 아니라 국민과 검찰 구성원 모두로부터 신망과 존경을 받는 분이 임명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은 권력의 옷을 벗어버렸을 때 참모습이 드러나 제대로 된 인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검사가 현직에서 총장으로 승진하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고, 가급적 이번 총장부터 당장 개선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직검사가 아닌 사람 중에서 검찰업무에 관하여 능력과 인품을 검증하고,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임명되도록 함으로써, 총장을 바라보는 고검장들, 정치권력과 관계되는 수사를 가장 많이 맡게 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여건을 마련해 주고, 검사장 이상에게는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다가 퇴직하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그렇게 임명된 검찰총장이라 하더라도 지금처럼 구체적 사건마다 모두 만기친람하며 수사의 착수여부, 구속여부, 기소여부는 물론 어디를 압수수색하고 누구를 불러 조사할 것인지조차 총장 또는 총장의 위임을 받은 대검 참모의 사전지휘를 받게 하는 검찰총장의 제왕적 지휘권은 반드시 제한되어야 합니다. 검찰총장이 참모를 내세워 아무런 근거도 남기지 않고 지휘하는 비민주적 의사결정 관행은 총장에게는 편리하나, 문고리권력만 양산하고 책임소재는 불분명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훨씬 큽니다. 총장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은 검찰청법 제4조와 제21조를 형해화시키지 못하도록 그 범위를 대폭 축소하고, 지휘권을 발동할 경우에도 반드시 문서로 직접하고 참모에게 위임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문서로서 지휘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 지휘권을 행사한 때에는 기소나 불기소 결정과 함께 총장의 서면지휘 내용이 그때마다 국민에게 공개되도록 의무화하여 반드시 국민의 감시와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오래전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법률을 개정하여 폐지한 상명하복과 구속승인제도 조차 지금은 그 입법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지침 하나로 사실상 과거보다 훨씬 못한 상태로 부활되어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지침과 예규 제정에 관한 총장의 무제한적 지휘권한도 그것이 조직 전체의 업무와 밀접히 관계된 제도라면 검사장회의와 평검사대표 기구의 심의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는 절차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정치권력에게는 내 편의 사람에 대한 수사정보를 사전에 알려서 개입을 유발하는 일이 불가능하도록 수사에 관한 현행 보고 시스템을 당장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무부나 청와대의 소속 직원이 사전에 보고를 받도록 허용되지 않은 수사 사항에 대하여 보고를 받은 것이 밝혀지면 지위나 보직에 불문하고 보고를 받은 사람은 물론 보고를 한 사람까지 형사처벌을 하는 규정을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수사해야하는 구조로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넷째, 국민의 뜻으로 특별검사제도와 상설특검제도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치권력과 시민단체는 늘 검찰을 비난하면서도 고소·고발장은 검찰에 제출합니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검찰로 집중되는 정치적 사건을 특검이나 경찰로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를 자처해서 검찰을 정치적 분쟁의 하수구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장관이나 총장에게 맡겨서는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므로 차제에 일정 수 이상의 검사장들이나 평검사 대표들이 상설특검 등의 회부를 요구하면 특검에 회부되도록 하여 검찰 스스로가 정치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장치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의욕이 앞서서, 또는 상관의 지시에 굴복하여 부당하거나 인권침해 수사가 벌어진 경우에는 그 검사를 문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검사는 정의로움이 지나쳐 잔인하게 수사할 우려가 있고, 간부는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는 수사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는 1년마다 하고, 재판결과는 몇 년이 걸려야 확정되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대하여 책임지지 않는 현행 인사시스템도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유발하고 있으니, 늦어도 1심 판결 선고 직후에는 반드시 책임소재를 따지는 절차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섯째, 청와대, 국회,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실질적으로 검사를 파견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 파견금지를 위해서는 그러한 기관에 근무한 사람은 아예 검사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사표내고 나갔다가 곧바로 돌아오는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검사의 권력기관 파견제도는 정치권력과의 유착만 조장하기 때문입니다. 일곱째, 현재 검사장 이상은 대부분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들입니다. 지금 같은 공안기획 및 특수 분야 출신 검사를 우대하는 인사제도는 잘나가는 간부에게 잘 보이게 하여 결국 검사들을 말 잘 듣는 검사로 순치되게 하고 있으니, 우수한 검사들이 형사부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공안기획이나 특수 분야 출신의 검사장은 일정비율 이하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덟째, 서민의 생활과 직결된 일반사건이 아니라 검찰에 대한 불신을 야기해 온 정치적 사건과 하명사건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주도하도록 변경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검찰개혁 논의가 촉발되었는데도 이렇다 할 개선책은 없이 검찰에 왜 그대로 남겨두겠다는 것인지 그 뜻을 모르겠습니다. 경찰이 오랫동안 독자적 수사 종결권을 갖고 마음대로 수사하고 싶어하는 영역인 만큼 경찰을 크게 만족시킬 수 있는 반면 설사 경찰이 일차적 수사종결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거나 수사권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국민의 민생과는 무관한 힘 센 분들에 관한 것이므로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니 검사가 그분들의 인권침해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일정기간 이내에 수사를 끝내지 않고 계속할 경우, 그 즉시로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고 송치명령까지 할 수 있게 한다면 부작용도 최소화될 것입니다. 아홉째, 대통령의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내려놓고, 정치권력이 검사 인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도록 검찰이나 법무부 밖에 독립적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실질적인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검사인사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판사에 대한 인사제도와 달리 검사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정작 업무 수준은 검사에게 판사와 같은 정도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검사 인사에서 손을 떼고, 장관이나 총장이 전횡할 수 없도록 프랑스 등 외국처럼 독립적 위원회에 검사에 대한 인사를 맡긴다면 검사장 직급을 강등시킨다 한들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검사들은 대통령의 정무적 인사권 행사가 가능하게 하는 차관급 예우보다는 검찰의 인사독립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검찰 개혁에 관한 사항은 아니지만 이 기회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국민적 관심사건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게 처리되는 원인은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검사에게 그 일차적 책임이 있습니다만 진실을 규명할 방법이 없는 잘못된 영장재판제도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 점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진실을 규명하려면 진실규명에 꼭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국민적 관심사건이 된 당사자들은 잃을 것이 많고 힘도 세므로 스스로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참고인조차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므로 결국 압수수색과 통신 및 금융계좌 추적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판사 들 중에는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한 영장도 구속영장에 대한 재판처럼 범죄사실의 입증부터 먼저 소명하라고 기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범죄혐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핵심자료를 보자는 압수수색 영장 등에 대하여 혐의부터 입증하라는 것이어서 선후가 바뀐 것입니다. 그 결과 수사기관 인지사건도 아닌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까지 그들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결과가 되어, 임의수사로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진실규명이 안되므로 증거부족을 이유로 피의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특히 그것이 국민적 관심사건이고 상식에 반하는 결과일 때 수사기관은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지탄을 받기도 합니다. 수사기관의 인지수사가 아니라면 개인의 주거가 아닌 공공기관 등에 보관중인 자료에 대하여는 범죄혐의 유무 판단에 필요한 압수수색에 범죄혐의에 대한 입증부터 먼저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억울함을 밝혀달라는 국민에게 입증책임을 전가시키는 영장재판 관행은 꼭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늘도둑은 가진 것이 없다보니 주거가 부정으로 구속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은 도망의 염려가 없다고 소도둑도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적용하여 구속영장을 기각함으로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도 현실은 이렇다 할 불복 방법이 없습니다. 검사조차도 구속기준 자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오늘날 영장재판의 현실임을 알아야 합니다. 차제에 법원의 영장기각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결정하게 하여 구속여부든 압수수색이든 국민이 영장심사에 참여하여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도록 영장재판에 대한 합리적 국민통제 제도를 도입해 주시기를 건의드립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원내사령탑 바꾼 바른미래·평화당 변심…더 복잡해진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정식

    원내사령탑 바꾼 바른미래·평화당 변심…더 복잡해진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정식

    지난달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합의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핵심으로 한 선거법 개정안 등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으로 지정됐지만 국회 논의를 시작도 하기 전에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최근 새로 선출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원내사령탑들이 선거제 개편안과 사법 개혁안에 대해 이견을 보여 패스트트랙 처리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특히 지역구 의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여야 4당 수도권·호남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원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처리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졌다.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인 국회 정상화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사태 여파로 장외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패스트트랙 사과와 한국당 선거법 수용’을 요구하고 있어서다.●패스트트랙 4당 공조 균열 움직임 당초 패스스트랙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의석수 확대를 기대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연합으로 성사됐다. 그러나 최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원내대표가 교체돼 여야 4당 공조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바른미래당 새 원내대표에 오신환 의원이 당선되면서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등 패스트트랙 후속 논의에 중대 변수로 등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당초 패스트트랙 추진에 반대하다 당 지도부로부터 사법개혁특위 위원에서 강제로 사·보임(교체)됐던 인물이다. 그의 예상 밖 등장으로 패스트트랙 추진을 위한 여야 4당 공조의 한 축이 허물어질 수 있는 상황을 맞은 셈이다. 게다가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유성엽 의원도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패스트트랙이 현재 안이라면 부결해야 한다”며 느닷없이 의석수 확대를 공식 제안하고 나섰다. 패스트트랙 2주 만에 2야(野)가 이탈 조짐을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여야 4당이 한국당을 포위하는 ‘1대4’ 구도가 민주당·정의당 대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의 ‘2대3’구도로 역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 원내대표는 선거제 개편안과 관련해 “제1야당인 한국당까지 원내 모든 정당이 참여해 합의 후 본회의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해 향후 논의 과정에서 각 당 간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호남 지역 의원 반발… 의원정수 확대 논란 여야 4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상정한 이후 여야 막론하고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석에서 330~350석으로 늘리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안은 전체 의석수를 300석으로 고정하되, 현행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을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으로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이 경우 비례대표는 28석 늘어나는 반면 지역구는 28석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선거제 개편으로 지역구가 사라지거나 변동되는 의원들이 선거제 개편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우선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평화당이 의원수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다. 박지원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연 이후 유 원내대표도 “반쪽짜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로는 절대 안 된다”며 “의원수를 350석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의원수를 유지하려고 지역구수를 줄이는 것은 비례성·대표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어 본회의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며 “지역구를 그대로 두고 의원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의원수 확대에 부정적이다. 이해찬 대표는 또 ‘선 세비 감축, 후 의원수 확대’ 주장과 관련해서도 “국민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세비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권한 있는 의원수를 늘리지 말라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지역구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역구 축소에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상당수 지역구 의원들이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해 선거제 개혁에 반대하면서도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의식해 의견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측은 “의원수를 300석으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패스트트랙에 올려놓고 이제 와서 의원수를 늘이자는 논의는 반칙”이라며 “의원수를 늘리려는 것은 대국민 사기”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국회 정상화부터 풀어야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반대로 장외 투쟁 중이어서 우선 국회 정상화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지난 20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호프 회동’ 등을 통해 국회 정상화 논의를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당은 국회 복귀 조건으로 패스트트랙 사과와 원천 무효, ‘동물 국회’ 국면에서의 고소·고발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중재자로 나선 오 원내대표는 “쟁점 법안들이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상황에서 시간을 끌수록 한국당만 불리해질 것”이라며 한국당에 국회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한국당에 백기 투항을 요구하면 협상이 되겠나”라면서 민주당 측에도 유감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패스트트랙에 올라간 법안들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원안대로 본회의에 상정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도 마냥 국회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외 투쟁만 하다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민생 파탄에 대한 책임의 화살이 한국당으로 향할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당초 패스트트랙에 반대했던 오 원내대표도 이제는 원점으로 돌릴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패스트트랙을 사과하고 한국당 선거법 처리하면 국회에 들어가 민생을 챙기겠다”고 나선 것도 국회 복귀를 위한 명분 찾기로 보인다. 한국당은 비례대표 의원을 없애는 대신 지역구를 270석으로 늘리고 전체 의석수를 10% 줄이는 선거법 개정안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 결과 한국당 선거법 개편안에 60% 찬성, 25% 반대 결과가 나왔다. ‘빈손 복귀’를 하지 않으려는 한국당에 민주당이 어떤 ‘응답’을 할지 주목된다. ●선거제 개편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 할 듯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앞으로 소관 상임위(180일)와 법제사법위원회(90일), 본회의(60일) 등 최장 330일 동안 논의하게 된다. 한국당이 선거법 개편안 논의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여야 4당 합의안을 거부해 지루한 공방이 불가피하다. 우선 공수처 법안과 선거법 개정안을 다루는 국회 사법개혁특위와 정치개혁특위의 활동 기한이 다음달 30일로 끝난다. 특위 이후 관련 상임위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한국당이 자신들의 선거법 개정안을 반영하고자 법안 수정 과정에 적극 나선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극심한 여야 대립으로 패스트트랙 최장 시한인 330일을 모두 채울 경우 내년 3월 24일부터 본회의 표결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때는 4·15 총선을 불과 20여일 앞둔 시점이다. 투표를 앞두고 선거구 확정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야 4당의 선거개편안으로 선거를 치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일각에선 한국당의 국회 복귀로 패스트트랙 자체를 인정한 상황이라면 국회 본회의 표결까지 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결국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에 대한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민주·한국당 기싸움에 5월국회 불발… 또 내팽개쳐진 민생

    패스트트랙 등 철회·추경 분리 협상안에 민주 “한국당 국회 정상화 의지 안 보여” 한국 “유감 표명 안 하면 협상 명분 없어” 선거제 개혁·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검경 수사권 조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여야 대립이 극에 달하면서 6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이달 말까지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호프미팅 이후 원내대표들 한 번도 안 만나 지난 20일 ‘호프미팅’을 계기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 듯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후 단 한 차례도 만남을 갖지 않으며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호프미팅에서 어느 정도 이견을 좁혔다고 생각한 민주당이 이후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한국당이 들고 온 협상안을 보고 크게 실망을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수용 불가능한 안을 갖고 협상장에 나타난 건 애초부터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내세운 패스트트랙 처리 사과·철회 및 고소·고발 철회와 추경안의 재해·재난 예산과 경기부양 예산 분리 처리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한국당 자체적으로) 그 부분을(이견을) 정리하기 전까지 (국회 정상화 합의가) 어려운 부분이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국회 파행에 대한 ‘유감 표명’을 거부하자 추가적인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국당 관계자는 “야당이 국회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유감 표명마저 못 받겠다고 하면 우리로선 협상에 임할 명분이 없다”고 했다. ●체육계 성폭력 방지법 처리 약속도 안 지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번 협상이 두 원내대표 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며 마땅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바른미래당 의원은 “거대 양당 중 어느 한쪽이라도 절박함을 갖고 있어야 협상이 진행될 텐데 지금은 모두 지나치게 여유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1일 6월 임시국회가 열리지만 국회 냉각기가 장기화되면서 추경안은커녕 민생법안 처리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비리 유치원을 막기 위한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다음달 24일까지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에서 심사해야 하지만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 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2월 임시국회 내 체육계 성폭력 방지법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국회가 열리지 않고 있어 관련 법안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격론 끝에 지난 2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는 깜깜무소식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유시민 “거론되는 분 중에 대통령 나오면 좋겠다”

    유시민 “거론되는 분 중에 대통령 나오면 좋겠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 이후 국가 운영을 책임 맡아 나갈 분들이, 자원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지금 거론되는 모든 분들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분들 중에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광주MBC ‘김낙곤의 시사본색’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특집 방송에 출연해 “자연인으로서 장단점도 봐야 하지만 어떤 철학과 정치목표·문화를 가진 세력이 집권하느냐가 일차적으로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이사장은 여권 잠재적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2~23일 유 이사장의 모친상이 치러진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치권 인사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유 이사장의 여권 내 위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보수진영 전원책 변호사는 조문 뒤 “100% 정치를 다시 할 것 같다”며 “본인은 안 하겠다고 해도 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방송에서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위한 패스트트랙 처리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공수처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국민 80% 이상이 찬성한 법률을 못하게 끌어서 자유한국당에도 좋을 게 없으니 총선이 임박해 가면서 절충돼 입법 내용에 물을 좀 더 타서라도 통과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인간에 대한 뜨거운 믿음, 새로운 노무현의 시작이다

    인간에 대한 뜨거운 믿음, 새로운 노무현의 시작이다

    서울 자치구엔 고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하는 5인방이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서양호 중구청장, 오승록 노원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참여정부 출신으로, 노 전 대통령 정신을 풀뿌리에서 실천하고 있다.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노무현의 사람들’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오늘날 갖는 의미, 오롯이 이어 나가야 할 노 전 대통령 정신에 대해 들어봤다. ■박성수 송파구청장 “전략보다 꿈 실천하려던 의지 반드시 계승”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은 23일 “그저 그리운 과거 인물로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무현 전 대통령 철학을 현재, 그리고 미래 사회에 새롭게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감사인 그는 수원지검 검사로 일하던 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참여정부에 합류해 2008년 2월까지 2년 6개월에 걸쳐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2007년엔 법무비서관으로 승진해 국정현안 법률보좌, 권력기관·사법개혁을 다뤘다. 특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나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추진했다. 야당과 검찰 반대로 입법부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친정’에 개혁의 칼끝을 겨눈 셈이다. “2007년 6월 대통령 부부가 민정수석실 비서관 격려 오찬을 마련했어요. 대통령은 ‘박 비서관, 검찰로 돌아가면 왕따 당하는 거 아닌가. 날 도운 것 때문에’라고 농담을 건넸습니다. 따뜻하면서도 씁쓸한 미소가 머리에 맴돌아요. 임기가 상당히 남았는데도 보좌진 앞길을 걱정한 사려, 정치판에서 느꼈을 회한이 담겨서겠죠.” 박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을 ‘인간에 대한 뜨거운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했다. “유독 떠오르는 말씀이 있어요. ‘세계 역사는 전략과 정책에 의해 이뤄지는 게 아니라 인간의 꿈과 의지로 이어진다. 꿈과 의지를 가진 사람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자 할 때 그것을 제시하는 게 전략이다. 전략 이전에 꿈을 먼저 얘기하자’. 인간이 곧 원동력이자 목표라는 점을 잊지 않고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꿈과 실천의지를 갖는 게 그분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입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서양호 중구청장 “서민의 삶 품는 풀뿌리 민주주의 완성할 것”“정치를 하면서 지금도 불쑥불쑥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해요. 그가 걸었던 길을 따르고 있는지 자문하면서요.”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은 23일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고군분투하던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회고했다. 이어 “‘나서지 마라.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현실에 안주하던 나에게 불벼락을 내린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30대이던 서 구청장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알지는 못했지만 “반칙과 특권, 부정과 부패가 아닌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세상을 만들자던 모습을 보며 조용히 운동원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당시 동교동계는 이인제 전 의원을,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은 고 김근태 전 의원을 지지하는 분위기였지만, 서 구청장은 그 이전부터 지역주의에 맞서 싸운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덧붙였다. 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위원회에서 메시지 전문위원으로 일하던 그는 노 전 대통령 당선 뒤에는 청와대로 들어가 정무수석실과 인사수석실 행정관으로 4년간 대통령을 모셨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당선 뒤에도 어떻게든 이기는 것보다 원칙을 가진 싸움이 되도록 항상 고민하며 신념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국가 예산과 방향을 다루는 국회 의석 확보도 중요하지만 서민들 생활과 삶을 직접 책임지는 기초행정 단위인 지자체야말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지방자치실무연구소를 꾸렸다고 소개했다. 서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의 뜻을 계승해 지역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오승록 노원구청장 “쇼맨십보다 반칙·특권 없는 세상 다시 떠올려”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은 지난 19일 구민 400여명과 함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23일 추도식에도 참석했다. 오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과 2002년 선거 때 남다른 인연을 맺었다. 오 구청장은 “국회 비서관을 하고 있었는데 대선 캠프에서 의전 담당을 뽑는다는 말을 들었다. 운 좋게 뽑혀 행사 의전을 맡으면서 함께 일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런 인연으로 결국 노 전 대통령 임기 내내 청와대에 몸담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2007년 10월 2~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때 노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와 나란히 군사분계선(MDL)을 두 발로 넘어서는 장면이다. 오 구청장이 바로 이벤트를 기획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처음엔 노 전 대통령이 “작위적으로 연출하지 말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오 구청장은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에게 졸랐다. 문 실장이 ‘북측과 이미 합의를 마쳤다’며 설득해 성사된 것”이라고 돌아봤다. 오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도 나중에는 분단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세계에 과시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며 흡족해했다. 더군다나 직접 ‘기획한 사람에게 훈장을 주라’고 지시한 덕분에 훈장까지 받게 됐다”며 웃었다. 오 구청장은 “국면 전환을 위해서나 민생을 살핀다는 이유로 전통시장을 방문해 순대도 먹고 하라는 건의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단호히 물리쳤다”고 밝혔다. 이어 “갈수록 활개를 치는 노이즈 마케팅을 보며 노 전 대통령이 꿈꾼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창우 동작구청장 “사람의 가치 우선하는 세상, 그 힘 모으겠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순간도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오롯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려 애쓴 분입니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갈구하고 그런 세상을 이루려고 분투하셨죠. 집무실에 걸린 그분 사진을 보며 그 정신을 이어가자고 늘 각오를 다집니다.”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의 구청 집무실 책상 뒤 벽면에는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두 장 걸려 있다. 하나는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해산 당시 함께 촬영한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고인의 영정 사진으로 알려진, 온화한 미소를 띤 사진이다. 사진들은 “노 전 대통령이 그토록 소망하셨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 구청장의 의지를 다잡게 하는 동력이다. 1996년 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로 정계에 뛰어든 그는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 비서실에서 일하며 각별한 인연을 쌓았다. 2003~2008년 청와대 제1부속실 선임행정관을 지내며 “정치철학이나 사람에 대한 배려, 공직자로서의 역할 등을 빠짐없이 배웠다”고 할 정도로 고인을 정치 인생의 구심점으로 여긴다. 이 구청장은 계승해야 할 ‘노무현 정신’을 그와 생전 함께 나눈 마지막 대화에서 찾았다. “돌아가시기 4개월 전인 2009년 1월 ‘이듬해 지방선거에 출마하고 싶다. 대통령께서 갈망한 사람 사는 세상, 동작구 편을 만들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2010년 경선에서 탈락해 약속을 못 지켰지만 2014년 당선되고 지난해 재선하면서 ‘사람 사는 동작’을 구 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여러 원칙과 결정에서 사람의 가치를 우선하는 세상을 염원했던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현실화하는 데 힘을 모으겠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정순균 강남구청장 “지역주의 타파 힘썼듯… 다른 의견 배려”“여야를 막론하고 여전히 구태 정치가 남아 있다. 정치인들이 아직도 지역 문제를 내세워 반사이익을 취하려 합니다.”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은 계승해야 할 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으로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타파를 들며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현 정치권을 꼬집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3당 합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이후 지역주의 타파에 주력했다. 영남과 호남을 기반으로 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극복에 실패했다고 보고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정 구청장은 “자기와 다른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노 대통령 정신이 살아 있는 한 지역주의는 꾸준히 옅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1991년 정치부 기자 시절 민주당 대변인이던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1년 정계에 입문, 이듬해 5월 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언론특보를 맡았다. 경선 직후 40%를 웃돌던 노 전 대통령 지지도가 ‘김영삼 시계 사건’과 함께 10%대로 주저앉고, 후보단일화 때 당 안팎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도 끝까지 곁을 지켰다. 참여정부 출범 후 국정홍보처장,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사장을 역임했다. 정 구청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자유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라는 방향을 제시했고, 동시에 그 결과를 얻기까지 얼마나 지난한 과정을 지나야 하는지도 깨닫게 해줬다”고 했다. “그분은 우리 사회와 진보의 갈 길을 치열하게 찾았어요. 소신이 뚜렷하지만 다른 사람 말을 듣고 배려할 줄 알았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국민이 주역” 盧의 정신…시민참여 정책·엘리트 정치 타파 밑거름

    “국민이 주역” 盧의 정신…시민참여 정책·엘리트 정치 타파 밑거름

    시민참여형 주민소환·주민투표제 정착 지방분권법 제정… 중앙정부 권력 이양 ‘노사모’ 새로운 정치인 팬덤의 힘 보여줘 공수처 설치·자치경찰제 도입은 ‘미완’ 전문가 “盧의 정신 계승 文정부 성공 달려 대탕평 인사·타협의 문화 정착시켜야”“국민은 더이상 정치의 관객이 아니라 주역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 정치의 수준을 하루아침에 일류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것은 위대한 정치혁명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이 정치혁명을 성공시키겠습니다.”(2002년 12월 18일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자회견 중 한 발언) 역사상 첫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가 되고 시민들이 모은 돼지저금통으로 선거를 치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의 핵심은 시민 참여였다. 스스로를 ‘시민 혁명’의 수혜자로 여긴 그는 제도권 정치에서 시민의 뜻을 실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신념 때문에 정책 기조도 시민의 힘을 강화하는 데 모였다. 그가 뿌린 참여 민주주의와 탈권위주의의 씨앗은 지금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유산’으로 남긴 대표적 시민 참여형 정책으로는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가 꼽힌다. 시민이 권력자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한 이 제도의 시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중요 정책사항을 주민이 직접 투표로 결정할 수 있게 됐고, 주민이 행정처분이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단체장을 소환해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참여정부 때 확립된 ‘주민 참여’ 기조는 이후 보수 정부로도 계승돼 주민참여예산제 시행(2011년 9월) 등으로 이어졌다. 소수 권력자가 결탁해 이해관계에 따라 나눠갖던 예산을 일부나마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원하는 것에 집행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다. 참여정부는 또 장관에게 인사운영 자율권을 부여해 책임행정을 강화했고 지방분권특별법을 만들어 청와대로 쏠렸던 권력도 각 부처와 지방으로 넘겼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급격한 변화를 두고 정권 초기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고 정권 후반부에서는 피로감이나 실망이 겹치기도 했지만, 그가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씨앗을 뿌린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치 문화도 노 전 대통령의 등장을 기점으로 크게 변했다. 일부 엘리트들이 권력을 독점하던 ‘정치 카르텔’을 깼기 때문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라고 하면 ‘검은 양복 입은 사람들이 한 자리씩 차지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이를 바꿨다”면서 “기존의 정치 신화를 무너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평범한 시민과 시민단체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정치인 팬덤을 보여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노무현 정신 속에서 등장했다. 고재순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은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 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을 희망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정치인이야말로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권력 분산과 사회 개혁 비전 중에는 여전히 열매를 맺지 못한 것도 많다.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에 들어 있던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수처) 설치와 국가 경찰 기능 중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자치경찰제 도입 등은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노무현 정신’의 핵심을 어떻게 이어가느냐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을 거치며 권위적 문화로 회귀하는 등 노무현 정신은 그동안 진전과 후퇴를 반복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입법·사법부의 균형 등 권력기관의 분권화에 초점을 맞춰 노 전 대통령의 철학을 계승하고 있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 반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대탕평 인사나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만들려던 특권과 차별 없는 세상은 결국 문 대통령의 과제”라며 “이것이 성공하려면 단지 눈에 보이는 권위주의 타파뿐 아니라 진짜 권력을 내려놓고 자신의 지지층 이외의 사람들과도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국민이 주역” 盧의 정신… 시민참여 정책·엘리트 정치 타파 밑거름

    “국민은 더이상 정치의 관객이 아니라 주역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 정치의 수준을 하루아침에 일류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것은 위대한 정치혁명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이 정치혁명을 성공시키겠습니다.”(2002년 12월 18일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자회견 중 한 발언) 역사상 첫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가 되고 시민들이 모은 돼지저금통으로 선거를 치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의 핵심은 시민 참여였다. 스스로를 ‘시민 혁명’의 수혜자로 여긴 그는 제도권 정치에서 시민의 뜻을 실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신념 때문에 정책 기조도 시민의 힘을 강화하는 데 모였다. 그가 뿌린 참여 민주주의와 탈권위주의의 씨앗은 지금 사회 곳곳에 퍼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유산’으로 남긴 대표적 시민 참여형 정책으로는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가 꼽힌다. 시민이 권력자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한 이 제도의 시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중요 정책사항을 주민이 직접 투표로 결정할 수 있게 됐고, 주민이 행정처분이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단체장을 소환해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참여정부 때 확립된 ‘주민 참여’ 기조는 이후 보수 정부로도 계승돼 주민참여예산제 시행(2011년 9월) 등으로 이어졌다. 소수 권력자가 결탁해 이해관계에 따라 나눠갖던 예산을 일부나마 주민들이 실생활에서 원하는 것에 집행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다. 참여정부는 또 장관에게 인사운영 자율권을 부여해 책임행정을 강화했고 지방분권특별법을 만들어 청와대로 쏠렸던 권력도 각 부처와 지방으로 넘겼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급격한 변화를 두고 정권 초기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고 정권 후반부에서는 피로감이나 실망이 겹치기도 했지만, 그가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씨앗을 뿌린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치 문화도 노 전 대통령의 등장을 기점으로 크게 변했다. 일부 엘리트들이 권력을 독점하던 ‘정치 카르텔’을 깼기 때문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라고 하면 ‘검은 양복 입은 사람들이 한 자리씩 차지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이를 바꿨다”면서 “기존의 정치 신화를 무너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정식 코스를 밟은 권력 엘리트들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치의 틀을 깼다”며 “평범한 시민과 시민단체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정치인 팬덤을 보여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노무현 정신 속에서 등장했다. 고재순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은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 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을 희망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정치인이야말로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권력 분산과 사회 개혁 비전 중에는 여전히 열매를 맺지 못한 것도 많다.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에 들어 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국가 경찰 기능 중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자치경찰제 도입 등은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노무현 정신’의 핵심을 어떻게 이어가느냐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을 거치며 권위적 문화로 회귀하는 등 노무현 정신은 그동안 진전과 후퇴를 반복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입법·사법부의 균형 등 권력기관의 분권화에 초점을 맞춰 노 전 대통령의 철학을 계승하고 있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 반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대탕평 인사나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만들려던 특권과 차별 없는 세상은 결국 문 대통령의 과제”라며 “이것이 성공하려면 단지 눈에 보이는 권위주의 타파뿐 아니라 진짜 권력을 내려놓고 자신의 지지층 이외의 사람들과도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서거 10주기를 맞아 최근 공개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필 메모에는 학벌, 파벌 사회에 대한 그의 고뇌와 언론에 대한 적개심, 개혁 정책 추진 과정에서 느낀 답답함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2일 “우리 사회가 학벌, 네트워크, 연고 이런 게 있는데 연고를 중심으로 움직여본 적이 한 번도 없는 분이 대통령까지 됐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보니 ‘깜이 아니다, 자격이 없다’는 논란이 1년 내내 계속되는 걸 보고 절박한 느낌을 많이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외로이 떠 있는 대통령’이란 메모를 남긴 것에 대한 해석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21일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해 노 전 대통령이 작성한 266건의 친필 메모를 공개했다. 친필 메모에서 노 전 대통령은 학벌 사회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힘을 쏟았으며 이런 고민은 탄핵 정국에서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탄핵안 처리 직전인 2004년 3월 기자회견을 앞두고 작성된 메모에서 노 전 대통령은 “학벌사회, 연고사회, 외로이 떠 있는 대통령”, “예측을 깨고 당선된 죄, 지역구도 극복 죄”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학벌과 연고 없이 당선된 대통령으로서의 외로움을 독백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임기 내내 자신을 향해 집요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던 보수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도 드러났다. 그는 임기 말이었던 2007년 3월 수석보좌관회의 중 남긴 메모에 “언론과의 숙명적인 대척”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또 “식민지 독재하에서 썩어빠진 언론”, “그 뒤를 졸졸 따라가는 철없는 언론”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대통령 이후, 책임 없는 언론과의 투쟁을 계속할 것”,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정부를 방어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밖에도 노 전 대통령의 메모에는 국정 운영 과정에서 느낀 고뇌의 흔적이 나타나 있었다. 임기 초반인 2003년 9월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회의를 하면서 “결단은 상황의 제약을 받는다”, “되게 하는 지혜를 모아보자”라고 적었다. 2005년 규제개혁 추진 보고 회의 도중 “시간이 참 많이 걸린다. 참 느리다는 느낌”이라며 개혁 추진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임기 중반인 2006년 제4기 국민경제자문회의 도중에는 “정부 뭐하냐? 똑똑히 해라”라고 메모했으며 2007년 대학 총장 토론회에서 작성된 메모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강자의 목소리가 특별히 큰 사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열린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도중에 노 전 대통령은 조세와 국민 부담을 줄이지 못한 부분과 교육, 부동산 정책이 미완으로 끝난 게 스스로 아쉽다고 적었다. 노 전 대통령은 각종 업무보고나 대통령 참여 행사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바로 생각나는 아이디어나 느낌을 메모지에 써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롭게 공개된 266건의 메모는 노 전 대통령이 2003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정상회담과 부처 업무보고, 수석보좌관회의를 비롯한 각종 회의 도중 직접 작성한 메모로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필 메모 266건을 주제별로 분류하면 정책·행정 92건, 경제·부동산 53건, 외교·안보 41건, 교육·과학기술 33건, 언론·문화 12건 등으로 구성됐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노무현 서거 10주기] “막하자는 거죠” 기득권과 맞짱 떴던 盧… 공수처 설립·검경 개혁은 아직 미완

    청탁금지법 등 권력 유착 옅어지는 계기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관은 현재진행형 “이쯤 되면 막하자는 거죠?”(2003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12일 만인 2003년 3월 9일, 검찰 개혁 일성으로 마련된 대통령과 평검사들과의 맞짱 토론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됐다. 당시 평검사였던 김영종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은 ‘정작 대통령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노 전 대통령은 쿨(?)하게 응수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기득권 집단의 성역으로 여겨졌던 검찰 조직의 저항에 맞부닥쳤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날 대화에서 그의 파격적인 어법과 격의 없는 태도는 훗날까지 회자됐다. 문재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자서전 ‘운명’에서 “노 전 대통령은 젊은 검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검찰총장 임기 보장 등) 인사 오해를 풀고 검찰 개혁 방안을 놓고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길 원했다”면서 “그러나 젊은 검사들이 천편일률 인사 문제만 따져 물으며 목불인견이 됐다”고 회고했다. 참여정부 당시 검찰과 국가정보원, 국세청 등 주요 권력기관의 부패 및 불합리한 특권 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권력기관 개혁이 야심 차게 추진됐다. 노 전 대통령은 “특정기관의 독점적 권한을 나눠 반칙과 특권으로부터 각 기관이 주어진 역할을 책임 있게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수시로 강조했다고 한다. 권력기관과 정권의 유착도 사라져야 한다고 믿었다. 수사 개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청와대와 검찰 사이 핫라인을 끊어버린 것도 참여정부 민정수석실이다. 국정원의 인권침해, 위법한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척결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다. 노 전 대통령은 국정원의 ‘탈정치·탈권력화’를 위해 국정원이 정보영역 활동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믿었다. 이에 따라 국정원 직원의 관공서, 언론기관 상시출입이 금지됐다. 국정원의 대통령 주례 대면보고, 독대보고도 이 시절엔 사라졌다. 국세청의 표적성·보복성 세무조사가 정권 운용 수단으로 동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민관 합동 개혁이 이뤄졌다. ‘1회 접대비 상한 50만원, 기업 접대 범위에서 골프·유흥업소 제외’ 등이 시행됐는데, 현 청탁금지법의 시초가 된 셈이다. 이후 10년의 세월 동안 노 전 대통령이 뿌린 씨앗은 조금씩 싹을 틔웠다. 우리 사회의 기득권 부패, 권력유착은 투명한 시스템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통과된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및 부패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뜻을 이루지 못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검경 개혁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기본 틀이 잡혀 가는 중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신설안이 지난달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며 밑바탕이 마련됐다. 수사권 조정안은 검찰 권한의 일부를 떼어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수사종결권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경찰에 국가수사본부 설치, 자치경찰제 도입을 통한 경찰권력 분산, 정보경찰 혁신 등이 포함됐다. 공수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범죄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이들 법안이 내년 총선, 선거제 개편과 맞물려 최장 330일까지 논의 가능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어떻게 변형될지는 미지수다. 국정원 개혁 역시 ‘국내정보 담당관제’(IO)와 국내정보수집 전담조직 폐지 등 원칙적으로 정치 개입이 금지되긴 했지만, 대공수사권을 일반 수사기관으로 옮기는 국정원법 개정안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바른미래당 오신환 “주말 지나면 국회 정상화 일정 가시권”

    바른미래당 오신환 “주말 지나면 국회 정상화 일정 가시권”

    지난 20일 저녁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각 원내대표들과 맥주 회동을 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이번 주말이 지나면 국회 정상화 일정이 가시권 안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선출 후 첫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전날 저녁 맥주 회동에서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국회 파행의 장기화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국회 정상화 방안을 전격 도출하는 것이 제 희망이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이라 분위기가 무르익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오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가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로 한 만큼 적절한 시점에 성과를 만들겠다”면서 “‘플레이메이커’로서 판을 깔고 정당 간 협상을 리드해서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나고 취재진에게 전날 맥주 회동에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기간 연장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특위의 활동 기간은 다음달(6월) 30일까지다. 앞서 정개특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선거에서 각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 수를 배분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선거연령을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사개특위는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 등의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및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했다. 오 원내대표는 “특위 연장 문제를 갖고 밀고 당기며 다른 문제까지 해결하지 못할 바에는 각 소관 상임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로 보내 패스트트랙 취지에 맞게끔 협의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조국 “정보경찰 불법행위 항구적으로 막을 법 개정 필요”

    조국 “정보경찰 불법행위 항구적으로 막을 법 개정 필요”

    최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구속과 ‘고 염호석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 등을 통해 정보경찰의 불법행위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여당과 정부, 청와대가 제동에 나섰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과거 정부와 같은 정보경찰의 불법행위가 항구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법률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강 전 청장은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친박계’를 위한 맞춤형 선거정보를 수집하고 선거대책을 수립하는 등 공무원 선거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또 진보적 성향의 교육감 등 박근혜 정부에 반대 입장을 보인 사람들을 불법사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정보경찰이 2014년 5월 삼성의 노조 탄압에 항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염호석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장례 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또 문무일 검찰총장은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게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안이 국회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되자 “특정한 기관(경찰)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런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이에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경찰이 국민의 안전과 범죄예방이 본연의 임무임에도 정권 창출을 위한 선거개입, 국민사찰로 스스로 범죄의 실행자가 되었다“면서 ”땅에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정보경찰 폐지”라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경찰개혁과 관련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검찰개혁을 위한 본격적인 국회 논의가 시작됐다”면서 “패스트트랙에 오르지 못한 자치경찰제와, 일반경찰과 수사경찰 분리 등의 경찰개혁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기관 개혁은 권력 오남용 근절, 집중 권한 분산, 권력기관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따라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수석은 또 “현재 경찰 수사에 대한 공정·엄정성에 여전히 의심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일반경찰과 수사경찰을 분리하는 국가수사본부 신설이 필요하다”면서 “자치경찰제와 정보경찰 외에도 정부 차원에서 챙겨야 할 경찰개혁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당정청 협력을 바탕으로 국회 입법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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