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政협의 팽팽한 ‘기싸움’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2일 국회에서 ‘미묘한’ 긴장 속에서 고위 당정협의를 열었다.6월 임시국회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는 초반부터 ‘당정 관계’가 최대 화두가 됐다.
문희상 의장은 이해찬 국무총리의 ‘노타이’ 차림을 가리켜 “무장해제한 것 같은데, 저희는 단단히 무장하고 나왔다.”며 ‘의미심장한’ 농담부터 건넸다. 이어 “양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지만, 문제는 당정협의의 내용”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자영업자·재래시장 대책 등을 가리켜 “유감”이라고 말했다. 재래시장 ‘퇴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인들의 ‘아픔’을 사려깊게 배려하지 못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앞으로는 국민생활에 부담이 되거나 중산층과 서민의 삶에 직결되는 정책은 당이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정세균 원내대표도 “여당이 제 역할을 하려면 정부의 협력과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결정한 내용은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건너편에 앉은 이 총리도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그는 “참여정부의 당정협의는 예전 정부와 비교해 3배 가까이 되며, 내용도 충실해졌다.”고 전제,“의원들의 150명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하고, 의원들끼리 의견도 달라서 (부처가)협의 기준을 잡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국민연금법·공수처법·학술진흥법처럼 중요한 법이 (당정간)다 합의가 됐는데도 4월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했다.”며 도리어 여당을 압박했다.
한편 이목희 제5정조위원장은 이날 “복지부는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하기로 여당과 협의해놓고도, 정부 혁신지방분권위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선 이를 폐지하는 데 동의했다.”며 성토했다. 지병문 제6정조위원장도 “교육부가 당정협의도 거치지 않고 교원평가제를 추진해 당이 문제제기 했다.”고 항의했다.
선병렬 의원은 개인성명을 통해 “경제 장관들만 모여서 여당과는 협의조차 하지 않고, 정책의 기조를 정해 여당의 위상에 치명타를 가했다.”고 비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