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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민주화운동 때 고문·성범죄 처벌할 法이 없다

    5·18민주화운동 때 고문·성범죄 처벌할 法이 없다

    ‘특별법’에 공소시효 배제 조항 없어 “발포 병사 가해 인정 땐 사면 건의 공소시효 불분명한데 ‘용서’는 모순 양심선언 처벌 완화 등 더 보완해야”#61항공대 지휘관 A씨는 1980년 5월 27일 새벽 4시~5시 30분 광주 동구 금남로 전남도청 진압작전 이전에 UH1H 헬기조종사 B씨에게 도청과 바로 이웃한 전일빌딩 옥상에 설치된 시민군 기관총 제압을 명령했다. B씨는 사격을 가했고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는 이를 공식 확인했다. #같은 해 5월 23일 오전 9시쯤 광주~전남 화순 간 도로 봉쇄를 맡은 11공수여단 지휘관 C씨는 병사 D씨 등에게 광주 동구 지원동 주남마을 앞 도로를 지나던 미니버스를 총격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10여명이 사망했고, 일부 남성 부상자들은 뒷산으로 끌려가 총살을 당했다. 이런 사실이 향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진실로 밝혀지면 A·B·C·D씨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16일 김재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가능하다. 그는 최근 공익인권 세미나에서 ‘헌정질서 파괴범죄 공소시효 배제를 통한 정의 회복’이란 발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김 교수는 “1995년 12월 제정된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과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해 5·18 내란사건에 참여한 이들을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껏 검찰 수사와 대법원 판결 등을 통해 ‘5·18 내란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전두환, 노태우, 유학성, 황영시 등 군 간부 16명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들의 명령을 받고 양민 학살이나 시민에 대한 발포를 수행한 사람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김 교수는 “내란목적 살인 등 헌정질서 파괴범죄에 참여한 병사 등도 형사소송법과 군사법원법의 공소시효를 적용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의 범죄가 입증될 경우 수괴급인 신군부 핵심 간부들과 똑같은 죄를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란죄 등에 해당하지 않은 고문, 성범죄 등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여부는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에 제정된 ‘진상규명법’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법안 제48조(가해자를 위한 사면 등)에는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내용이 진실에 부합할 경우 위원회가 사면을 건의할 수 있도록 했다. 가해자의 범죄 행위에 대한 공소시효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사면 건의’ 조항을 둔 게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데도 용서하는 모순점을 품었다는 지적이다. 또 위원회가 가해자나 참고인 등이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또 불응하면 과태료 3000만원을 물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직접 형사책임을 묻는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실제로 최근 광주지검이 전두환씨 사자명예훼손 사건 수사과정에서 헬기조종사 등 40여명을 소환했으나 대부분 버텼다. 김정호 변호사(민변 광주전남지부장)는 “내란·집단살인 등 헌정질서 파괴범이 아니라면 공소시효 배제를 적용할 수 없고 소급입법도 불가능하지만 진상은 규명돼야 한다. 위원회를 꾸리기 전에 강제조사권 강화, 공익제보나 양심선언에 대한 처벌 완화 등 시행령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김학의 구속영장 발부 “도주 우려”…‘별장 성접대 의혹’ 6년 만에 신병 확보

    김학의 구속영장 발부 “도주 우려”…‘별장 성접대 의혹’ 6년 만에 신병 확보

    건설업자 등에게 뇌물과 성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됐다. 2013년 3월 ‘별장 성접대 의혹’ 불거지고 김학의 전 차관이 임명 엿새 만에 자진 사퇴한 지 6년 만에 검찰이 김학의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한 것이다. 이로써 검찰 수사도 중대한 고비를 넘고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3시간 동안 김학의 전 차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주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이나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 사유도 인정된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김학의 전 차관은 곧바로 수감됐다.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지난 13일 건설업자 윤중천(58)씨로부터 1억 3000만원 상당의 금품과 100차례가 넘는 성접대를 받고,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를 적용해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뇌물은 대부분 2008년 이전에 건네졌지만 검찰은 그 액수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공소시효가 15년인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김학의 전 차관은 2006~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서 3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비롯해 1억 3000여만원 상당의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학의 전 차관은 검사장으로 승진한 2007년 “승진을 도와준 인사에게 성의 표시를 하라”면서 윤중천씨가 건넨 500만원을 받았고, 그 밖에도 ‘명절 떡값’ 등의 명목으로 현금 2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2008년 초에도 윤중천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 걸려 있던 감정가 1000만원짜리 서양화 1점을 가져간 정황도 파악됐다. 또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윤중천씨가 여성 이모씨에게 받을 상가보증금 1억원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경우에는 김학의 전 차관이 돈을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서 검찰은 이 혐의에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윤중천씨와 보증금 분쟁을 겪은 여성 이씨는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에 들어가 김학의 전 차관을 모시라’는 윤중천씨의 지시를 받았고, 2006년 말부터 2008년 초까지 매주 2~3차례 김학의 전 차관이 오피스텔로 찾아왔다고 주장한 여성이다.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성관계와 동영상 촬영이 일어났다면서 2014년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씨를 특수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이 윤중천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부분도 ‘액수가 특정되지 않은 뇌물’로 적시했다. 윤중천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씨 등 여성 6명 이상이 성접대를 하도록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성접대 장소를 원주 별장, 속초 골프장 내 숙소, 역삼동 오피스텔 등으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의 전 차관은 2007~2011년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3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최씨가 김학의 전 차관에게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하고, 용돈과 생활비 등을 대주며 일종의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김학의 전 차관이 끝까지 ‘모르쇠’ 또는 혐의를 부인하는 전략을 유지한 것이 패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학의 전 차관은 검찰 조사 내내 “윤중천을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구속심사에선 “윤중천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검찰 내에서 윤중천이 안 좋은 사람이라는 얘기가 돌아 조심했다”는 등 윤중천씨와 친분이 두텁지 않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뇌물수수·성접대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오랜 지인인 사업가 최씨에게 차명 휴대전화와 용돈·생활비 등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선 ‘별건 수사’라는 주장을 폈다. 제3자 뇌물 혐의에 대해선 공소시효 때문에 검찰이 무리하게 구성한 것으로,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이 지난 3월 22일 해외 출국을 시도하다가 긴급출국 금지를 당한 점을 들며 도주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학의 전 차관 측이 과거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씨와 사업가 최씨 등에게 접근해 입단속·회유를 한 정황 등을 토대로 증거인멸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학의 전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에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면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나흘 뒤 출국을 시도했다가 법무부로부터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이로부터 일주일 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이 발족됐다.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의 구속영장에 뇌물 혐의만 포함하고, 사건이 재조명받게 된 가장 큰 계기인 ‘별장 성접대 사건’과 관련한 성범죄 혐의는 제외했다. 공소시효가 만료와 증거 부족이라는 난제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김학의 전 차관이 구속되면서 2013·2014년 있었던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씨의 특수강간 혐의를 두 차례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게다가 뇌물수수 의혹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꾸려진 수사단은 김학의 전 차관과의 골프 약속 등을 적어놓은 윤중천씨의 수첩과 통화·문자 내역 등 2013년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이 확보했던 기록을 토대로 뇌물 의혹 수사를 벌였다. 현재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은 6년 전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학의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하게 된 검찰은 구속영장에 범죄 혐의로 적시하지 않은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검찰과거사위가 수사 의뢰한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2013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 내용을 정리해 이달 안으로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온라인/ 이재명 무죄...도정 부담 덜었다

    직권남용·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일단 경기지사직 상실에 대한 부담을 덜고 도정에 전념할 수 있게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 지사가 친형 강제 입원에 대한 직권남용을 비롯해 대장동 개발 업을 과장, 검사 사칭 등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절차관여 행위 일체를 직권남용 구속 여건이라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친형 이재선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사항이 터무니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지사의 단체장으로써 정당한 업무였다며 직권남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법률상 의무없는 일을 하게했다고 볼 수 없다고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또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 3개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도 허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업적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표현을 통해 유권자에게 확정이나 혼돈을 주기위한 의도로 공소사실과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또 검사사칭과 직권남용과 관련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서도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검사사칭에 관해서도 “판결 억울하다는 평가적표현으로 이 지사 발언이 구체성이 없다”며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지사는 무죄선고를 받은 후 “먼저 사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확인해 준 우리 재판부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우리 도민들께서 저를 믿고 기다려주셨는데 제가 우리 도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큰 성과로 반드시 보답 드리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먼길 함께해주신 우리 동지들, 지지자 여러분 앞으로도 서로 함께 손잡고 큰 길로 함께 가기를 기대합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죄가 선고되자 법정에 있던 지지자들이 “이재명 만세”를 외쳐 제지 받기도 했다. 법정 밖에서도 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구호를 외쳤고 이 지사가 손을 흔들어 답례를 했다. 한편, 수원지검 성남지청 관계자는 선고 직후 “황당하다. 상식적으로 무죄판결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판결문을 받아 본후 항소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재명 무죄...도정 부담 덜었다

    이재명 무죄...도정 부담 덜었다

    직권남용·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일단 경기지사직 상실에 대한 부담을 덜고 도정에 전념할 수 있게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 지사가 친형 강제 입원에 대한 직권남용을 비롯해 대장동 개발 업을 과장, 검사 사칭 등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 “절차관여 행위 일체를 직권남용 구속 여건이라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친형 이재선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사항이 터무니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지사의 단체장으로서 정당한 업무였다며 직권남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법률상 의무없는 일을 하게했다고 볼 수 없다고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또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 3개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도 허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업적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표현을 통해 유권자에게 확정이나 혼돈을 주기위한 의도로 공소사실과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또 검사사칭과 직권남용과 관련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서도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검사사칭에 관해서도 “판결 억울하다는 평가적표현으로 이 지사 발언이 구체성이 없다”며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지사는 무죄선고를 받은 후 “먼저 사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확인해 준 우리 재판부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우리 도민들께서 저를 믿고 기다려주셨는데 제가 우리 도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큰 성과로 반드시 보답 드리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먼길 함께해주신 우리 동지들, 지지자 여러분 앞으로도 서로 함께 손잡고 큰 길로 함께 가기를 기대합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죄가 선고되자 법정에 있던 지지자들이 “이재명 만세”를 외쳐 제지 받기도 했다. 법정 밖에서도 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구호를 외쳤고 이 지사가 손을 흔들어 답례를 했다. 한편, 수원지검 성남지청 관계자는 선고 직후 “황당하다. 상식적으로 무죄판결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판결문을 받아 본후 항소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김학의 최후진술 “창살 없는 감옥서 살아”… 오늘밤 구속여부 결정

    김학의 최후진술 “창살 없는 감옥서 살아”… 오늘밤 구속여부 결정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출석 3시간 만에 종료됐다.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 6년 만에 다시 피의자가 된 김 전 차관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았다”는 취지의 심경을 토로하면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전 10시 30분쯤부터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했다. 김 전 차관은 오후 1시 26분쯤 영장심사를 마친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법원을 떠났다. 김 전 차관은 ‘어떻게 소명했나’, ‘윤중천씨는 모른다고 했나’, ‘최후진술 어떻게 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구속영장에 기재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영장심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속영장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선 대체로 부인했다”며 “(뇌물을) 받은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또 제3자 뇌물혐의에 관해선 “법리적 문제를 지적했고, 공소시효 문제로 무리하게 구성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며 “기본적으로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인정되더라도 내용 자체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관해선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김 전 차관의 변호를 맡은 김정세 변호사는 “김 전 차관이 (영장실질심사에서) 윤씨를 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잘 아는 사이도 아니라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자 최모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관해선 별건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한다. 김 전 차관 측은 또 지난 3월22일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법무부의 긴급 출국금지로 무산된 것과 관련 출국금지 조치가 부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차관은 30여분간 계속된 최후 진술에선 “모든 일로 인해 참담하다”며 “그동안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번 사건으로 느낀 감정을 천천히 말했다고 변호인이 전했다. 김 전 차관은 전날 영장심사 출석 여부를 놓고 고민했고, 진술할 내용을 직접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릴 전망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2013년 3월 ‘별장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지 6년여 만에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기각된다면 2013년, 2014년에 이어 진행된 세번째 수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 13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차관은 2006~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총 1억 6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차관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학의, 영장실질심사 출석…이르면 오늘 밤 구속 여부 결정

    김학의, 영장실질심사 출석…이르면 오늘 밤 구속 여부 결정

    총 1억 6000만원대 뇌물수수·성 접대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6일 밤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 전 차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수사의 필요성에 대해 판단한다. 이날 오전 10시쯤 법원에 도착한 김 전 차관은 “윤중천씨와 정말 모르는 사이인가?”, “다른 사업가에게서도 금품을 수수한 적 있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들어갔다.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데다 심야 출국을 시도한 적도 있어 구속수사 방침을 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건설업자 윤씨에게서 1억 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2007년 ‘승진 청탁용’으로 윤씨에게서 5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명절 떡값’으로 2000만원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초에는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 걸려있던 박모 화백의 감정가 1000만원짜리 서양화 한 점을 가져간 사실 또한 파악됐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가 최모 씨에게서 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최씨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한 끝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김 전 차관에게 회사 법인카드를 건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게 하고,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하거나 생활비 등을 대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씨가 뇌물을 건넨 시점보다 상대적으로 최근인 최씨의 뇌물 공여 의혹으로 인해 검찰은 제한된 공소시효를 늘릴 수 있게 됐다. 이밖에 김 전 차관은 윤씨와 이모씨 간 보증금 분쟁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윤씨는 지난 2008년 2월 ‘명품판매점 보증금 1억원을 돌려주지 않는다’며 이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하자, 김 전 차관이 고소 취하를 종용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서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이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날까 염려해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다만, 성폭행 혐의는 이번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서 제외됐다. 대신 성 접대를 뇌물로 간주해 포함시켰다. 김 전 차관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강원 원주시 별장에서 윤씨가 불러들인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을 성 접대로 판단한 셈이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성폭행 혐의에 대해 계속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문무일 검찰총장 “수사권 조정안 민주적 원칙 반해” 거듭 주장

    문무일 검찰총장 “수사권 조정안 민주적 원칙 반해” 거듭 주장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된 검찰개혁안이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다. 문무일 총장은 16일 대검찰청 중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국회에서 신속처리법안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형사사법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길 우려가 있다”면서 국회에서 진행 중인 수사권 조정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패스트트랙을 탄 검찰개혁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은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게 모든 사건에 대한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인정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반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특정 분야로 한정해 검찰이 일반송치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집중하도록 했다. 그러나 문 총장은 “수사를 담당하는 어떠한 기관에도 통제받지 않는 권한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검찰개혁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1일에도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면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검찰은 수사를 직접 할 수 있고, 법원은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사건은 심리할 수 없다. 이렇게 검찰이 수사권과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기소독점권(기소독점주의)과 기소재량권(기소편의주의)을 모두 독점하며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를 검찰이 주도하는 있는 실정이다. 이런 과도한 권력 집중 탓에 검찰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불리고 있다. 이날 문 총장은 검찰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개선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의 직접수사 총량을 더욱, 대폭 축소하겠다”면서 “수사착수 기능의 분권화를 추진하겠다. 마약수사, 식품의약 수사, 조세범죄 수사 등에 대한 분권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에 있고, 검찰 권능 중에서도 독점적인 것, 전권적인 것이 있는지 찾아서 바꾸고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또 “검찰이 종결한 고소·고발사건에 대한 재정신청 제도를 전면적으로 확대해 검찰의 수사종결에도 실효적인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일부 중요사건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었고,억울함을 호소한 국민들을 제대로 돕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것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형사부, 공판부로 검찰의 무게 중심을 이동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학의 오늘 구속영장 심사…‘별장 성접대’ 이후 6년 만에 구속 갈림길

    김학의 오늘 구속영장 심사…‘별장 성접대’ 이후 6년 만에 구속 갈림길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별장 성접대 의혹’이 일어난 지 6년 만에 구속 기로에 섰다. 그러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과거 수사 부실 의혹 속에서 출발한 검찰의 세 번째 수사가 타격을 받게 된다. 1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학의 전 차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 수사의 필요성 여부를 심리한다. 앞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뇌물은 대부분 2008년 이전에 건네졌지만 검찰은 그 액수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공소시효가 15년인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김학의 전 차관은 2006~2008년 건설업자 윤중천(58)씨에게 3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비롯해 1억 3000여만원 상당의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학의 전 차관은 검사장으로 승진한 2007년 “승진을 도와준 인사에게 성의 표시를 하라”면서 윤중천씨가 건넨 500만원을 받았고, 그 밖에도 ‘명절 떡값’ 등의 명목으로 현금 2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2008년 초에도 윤중천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 걸려 있던 감정가 1000만원짜리 서양화 1점을 가져간 정황도 파악됐다. 또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윤중천씨가 여성 이모씨에게 받을 상가보증금 1억원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경우에는 김학의 전 차관이 돈을 직접 받은 것이 아니라서 검찰은 이 혐의에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김학의 전 차관의 구속 여부를 가를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중천씨와 보증금 분쟁을 겪은 여성 이씨는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에 들어가 김학의 전 차관을 모시라’는 윤중천씨의 지시를 받았고, 2006년 말부터 2008년 초까지 매주 2~3차례 김학의 전 차관이 오피스텔로 찾아왔다고 주장한 여성이다.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성관계와 동영상 촬영이 일어났다면서 2014년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씨를 특수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이 윤중천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부분도 ‘액수가 특정되지 않은 뇌물’로 적시했다. 윤중천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씨 등 여성 6명 이상이 성접대를 하도록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성접대 장소를 원주 별장, 속초 골프장 내 숙소, 역삼동 오피스텔 등으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의 전 차관은 2007~2011년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3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최씨가 김학의 전 차관에게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하고, 용돈과 생활비 등을 대주며 일종의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김학의 전 차관은 “윤중천씨를 모른다”면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사업가 최씨만큼은 알고 지낸 점 정도만 인정했다고 전해졌다. 구속심사 때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이 2005년 말쯤부터 윤중천씨와 알고 지냈다는 다수의 진술과 정황이 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 3월 태국 방콕으로 출국하려다 좌절된 시도를 근거로 ‘도주 우려’에 대해서도 강조할 방침이다. 김학의 전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과 경찰에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면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나흘 뒤 출국을 시도했다가 법무부로부터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이로부터 일주일 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이 발족됐다. 검찰은 김학의 전 차관의 구속영장에 뇌물 혐의만 포함하고, 사건이 재조명받게 된 가장 큰 계기인 ‘별장 성접대 사건’과 관련한 성범죄 혐의는 제외했다. 공소시효가 만료와 증거 부족이라는 난제를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일단 김학의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한 뒤 조사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정 선 LG 사주 일가…양도세 포탈 혐의 부인

    가족 간 주식거래를 제3자와의 거래로 위장해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LG 사주 일가가 줄줄이 법정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는 15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LG 사주 일가 14명과 재무관리팀 2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본능(70) 희성그룹 회장은 이날 건강 문제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고 구인회 회장의 3녀,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녀 및 차녀를 포함한 나머지 피고인은 모두 법정에 나왔다. 재판 시작 10여분 전 출석한 이들은 서로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대기했다. 검찰은 “LG 재무관리팀이 사주 일가 주식을 매매할 때 다른 사주 일가에 매매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위장했다”면서 “사주 일가가 불특정 제3자에게 주식을 매도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으로 신고해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사건”이라고 공소 요지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변호인은 “이 사건의 주식 거래에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없었다”며 피고인들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이재명 지사 운명의날…16일 1심 선고

    이재명 지사 운명의날…16일 1심 선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법정에 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 운명이 달린 1심 선고가 16일 내려진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이 지사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 입원’에 대한 직권남용을 비롯해 대장동 개발 업적을 과장, 검사 사칭 등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선고 공판에서는 이른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형법상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검사 사칭’·‘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과 각각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 4개 혐의에 대한 유무죄를 판단하고 유죄의 경우 형량을 정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죄와 다른 죄에 대해서는 분리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각각 구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직권남용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따로 선고하게 된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결심공판에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6월을, 3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6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이 지사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개전(改悛)의 정’이 없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이 지사는 최후진술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친형 강제입원 사건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4∼8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 고 이재선씨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해 문건 작성, 공문 기안 등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 등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사 사칭과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지사가 TV토론회, 선거공보, 유세 등을 통해 ‘검사 사칭은 누명을 쓴 것이다. 대장동 개발이익금을 환수했다’며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각각 기소된 사건이다. 지방공무원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 지사가 직권남용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거나 허위사실공표죄로 벌금 100만원형 이상이 확정되면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공직선거법 제270조는 ‘선거범에 관한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히 해야 하며, 그 판결의 선고는 제1심에서는 공소가 제기된 날부터 6월 이내에, 2심과 3심에서는 전심의 판결의 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월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늦어도 올 11월 이전에 확정 판결이 나야 한다. 다만 1심의 경우 6개월 이내 선고 원칙이 지켜지고 있지만 2심과 3심은 심리 등을 이유로 기한이 연장되는 경우가 많아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성 접대 포함 뇌물수수 혐의’ 김학의, 16일 구속 여부 결정

    ‘성 접대 포함 뇌물수수 혐의’ 김학의, 16일 구속 여부 결정

    총 1억 6000만원대 뇌물수수·성 접대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6일 밤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 김 전 차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수사의 필요성에 대해 판단한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달 1일 수사단이 꾸려진 지 42일 만이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앞서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윤중천씨를 알지 못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함에 따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수사 방침을 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건설업자 윤씨에게서 1억 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2007년 ‘승진 청탁용’으로 윤씨에게서 5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명절 떡값’으로 2000만원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초에는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 걸려있던 박모 화백의 감정가 1000만원짜리 서양화 한 점을 가져간 사실 또한 파악됐다. 그뿐만 아니라 사업가 최모 씨에게서 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최씨를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한 끝에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김 전 차관에게 회사 법인카드를 건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게 하고,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하거나 생활비 등을 대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씨가 뇌물을 건넨 시점보다 상대적으로 최근인 최씨의 뇌물 공여 의혹으로 인해 검찰은 제한된 공소시효를 늘릴 수 있게 됐다. 이밖에 김 전 차관은 윤씨와 이모씨 간 보증금 분쟁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윤씨는 지난 2008년 2월 ‘명품판매점 보증금 1억원을 돌려주지 않는다’며 이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하자, 김 전 차관이 고소 취하를 종용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서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이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날까 염려해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다만, 성폭행 혐의는 이번 구속영장 범죄 사실에서 제외됐다. 대신 성 접대를 뇌물로 간주해 포함시켰다. 김 전 차관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강원 원주시 별장에서 윤씨가 불러들인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을 성 접대로 판단한 셈이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성폭행 혐의에 대해 계속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송하진 전북지사 벌금 70만원…직위 유지 가능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송하진 전북지사가 항소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아 직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황진구)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송 지사는 직위를 유지할 수 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아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송 지사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2월 15일 업적 홍보 동영상 링크가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40만여 통을 도민에게 발송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잼버리유치 성공에 대한 언급을 업적 홍보로 판단, 공직선거법 86조 1항을 적용해 송 지사를 재판에 넘겼다. 공직선거법 86조 1항은 공직자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업적을 홍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대해 송 지사는 도지사 신분으로 개인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냈으며 문자발송 비용은 개인이 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북지사로서 전북도의 성공적인 활동상황을 포함해 의례적인 설 명절 인사말을 한 것을 넘어 업적을 홍보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항소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공직선거법 86조 5항을 추가, 공소장을 변경했다. 공직선거법 86조 5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자체의 사업계획·추진실적 그 밖에 지자체의 활동상황을 알리기 위한 홍보물을 분기별로 1종 1회를 초과해 발행·배부 또는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각각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13개월 재조사하고도 방씨 일가 ‘수사권고’조차 못했다

    13개월 재조사하고도 방씨 일가 ‘수사권고’조차 못했다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최종 결과 보고 공소시효 지난데다 직접 증거도 못 찾아 장씨 소속사 대표 위증 혐의만 수사 권고 조선 기자들 경찰 외압 행사 보고서 포함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13일 ‘장자연 사망 의혹 사건’ 관련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해 4월 사전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 13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인 성접대·성폭행 의혹은 수사권고 대상에 들어가지 않아 결국 미완으로 남게 됐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따르면 조사단은 이날 장자연 사건을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 ▲검경 부실수사 의혹 ▲조선일보 외압에 의한 수사 무마 의혹 등 12가지 쟁점으로 정리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배우 장자연씨는 2009년 3월 기업인, 언론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경찰과 검찰 수사가 진행됐으나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와 매니저 유모씨만 기소되고, 성상납 의혹을 받은 나머지 상류층 인물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13개월간의 재조사에도 술접대·성접대 강요 및 성폭력 의혹은 최종 수사권고 의견에서 제외됐다. 대신 ‘검찰에 기록을 넘겨 수사개시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일부 조사단원 의견이 보고서에 포함됐다. 장씨가 폭로한 소위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단 내부 의견이 엇갈렸다. 조사단은 의견을 통일하지 못한 쟁점에 대해선 A안과 B안으로 나누어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조사단은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등 80명이 넘는 참고인을 조사했지만, 공소시효를 극복하고 성폭행 관련 수사권고를 요청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장자연 리스트의 목격자로 알려진 윤지오씨 등 핵심 증인의 진술도 신빙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됐다. 조사단 관계자는 “중요 참고인이 소환에 불응하는 등 협조를 해주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사단은 장씨 소속사 대표 김씨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명예훼손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선 수사권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씨는 2012~2013년 관련 재판에서 “장자연 등 소속 연예인을 폭행한 적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부실수사를 하거나 조선일보 소속 기자들이 경찰에 외압을 행사한 부분도 일부 사실로 판단돼 최종 보고 내용에 포함됐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지난 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민사재판에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집무실로 찾아와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판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과거사위는 조사단에 일부 문구 수정 등 보고서 보완을 요청한 한편, 이르면 오는 20일 조사 및 심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13개월 재조사 하고도 방씨 일가 ‘수사권고’조차 못했다

    13개월 재조사 하고도 방씨 일가 ‘수사권고’조차 못했다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13일 ‘장자연 사망 의혹 사건’ 관련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해 4월 사전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 13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인 성접대·성폭행 의혹은 수사권고 대상에 들어가지 않아 결국 미완으로 남게 됐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따르면 조사단은 이날 장자연 사건을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 ▲검경 부실수사 의혹 ▲조선일보 외압에 의한 수사 무마 의혹 등 12가지 쟁점으로 정리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배우 장자연씨는 2009년 3월 기업인, 언론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경찰과 검찰 수사가 진행됐으나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와 매니저 유모씨만 기소되고, 성상납 의혹을 받은 나머지 상류층 인물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13개월간의 재조사에도 술접대·성접대 강요 및 성폭력 의혹은 최종 수사권고 의견에서 제외됐다. 대신 ‘검찰에 기록을 넘겨 수사개시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일부 조사단원 의견이 보고서에 포함됐다. 장씨가 폭로한 소위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단 내부 의견이 엇갈렸다. 조사단은 의견을 통일하지 못한 쟁점에 대해선 A안과 B안으로 나누어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조사단은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등 80명이 넘는 참고인을 조사했지만, 공소시효를 극복하고 성폭행 관련 수사권고를 요청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장자연 리스트의 목격자로 알려진 윤지오씨 등 핵심 증인의 진술도 신빙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됐다. 조사단 관계자는 “중요 참고인이 소환에 불응하는 등 협조를 해주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사단은 장씨 소속사 대표 김씨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명예훼손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선 수사권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씨는 2012~2013년 관련 재판에서 “장자연 등 소속 연예인을 폭행한 적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부실수사를 하거나 조선일보 소속 기자들이 경찰에 외압을 행사한 부분도 일부 사실로 판단돼 최종 보고 내용에 포함됐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지난 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민사재판에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집무실로 찾아와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판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과거사위는 조사단에 일부 문구 수정 등 보고서 보완을 요청한 한편, 이르면 오는 20일 조사 및 심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과거사위 ‘장자연 사건’ 다음주 최종 발표…‘성폭행 수사권고’ 조사단 의견 분분

    과거사위 ‘장자연 사건’ 다음주 최종 발표…‘성폭행 수사권고’ 조사단 의견 분분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13일 ‘장자연 사망 의혹 사건’ 관련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해 4월 사전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 13개월 만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인 성접대·성폭행 의혹은 최종 수사권고 대상에 들어가지 않아 결국 미완으로 남게 됐다.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에 따르면 조사단은 이날 장자연 사건을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 ▲검·경 부실수사 의혹 ▲조선일보 외압에 의한 수사 무마 의혹 등 12가지 쟁점으로 정리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배우 장자연씨는 2009년 3월 기업인, 언론인,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경찰과 검찰 수사가 진행됐으나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와 매니저 유모씨만 기소되고, 성상납 의혹을 받은 나머지 상류층 인물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13개월간의 재조사에도 술접대·성접대 강요 및 성폭력 의혹은 최종 수사권고 의견에서 제외됐다. 대신 ‘검찰에 기록을 넘겨 수사개시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일부 조사단원 의견이 보고서에 포함됐다. 장씨가 폭로한 소위 ‘장자연 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단 내부 의견이 엇갈렸다. 조사단은 의견을 통일하지 못한 쟁점에 대해선 A안과 B안으로 나누어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조사단은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 등 80명이 넘는 참고인을 조사했지만, 공소시효를 극복하고 성폭행 관련 수사권고를 요청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특히 장자연 리스트의 목격자로 알려진 윤지오씨 등 핵심 증인의 진술도 신빙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됐다. 조사단 관계자는 “중요 참고인이 소환에 불응하는 등 협조를 해주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사단은 장씨 소속사 대표 김씨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명예훼손 사건에서 위증한 혐의에 대해선 수사권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씨는 2012~2013년 관련 재판에서 “장자연 등 소속 연예인을 폭행한 적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부실수사를 하거나 조선일보 소속 기자들이 경찰에 외압을 행사한 부분도 일부 사실로 판단돼 최종 보고 내용에 포함됐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지난 8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민사재판에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집무실로 찾아와 ‘이명박 정부가 우리 조선일보하고 한판 붙자는 겁니까?’라고 말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과거사위는 조사단에 일부 문구 수정 등 보고서 보완을 요청한 한편, 이르면 오는 20일 조사 및 심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별장 성접대 의혹’ 김학의 구속영장 청구…억대 뇌물수수 혐의

    ‘별장 성접대 의혹’ 김학의 구속영장 청구…억대 뇌물수수 혐의

    뇌물수수와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검찰이 13일 1억 6000만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달 1일 검찰이 별도 수사단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한 지 42일 만이다. 과거 부실수사 의혹, 별장 성접대 동영상 의혹 등 국민의 비판 여론이 뜨거운 가운데 ‘모르쇠’로 일관하는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이날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13년 3월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 전 차관이 자진 사퇴한 이후 검찰은 2차례 무혐의 처분을 거쳐 6년여 만에 신병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 12일 2차 소환 조사에서 김 전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6시간 동안 건설업자 윤중천(58)씨 등에게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정황과 성범죄 의혹을 추궁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지난 9일 첫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윤중천(58)을 알지 못한다”고 잡아뗀 뒤 “윤중천을 모르니 별장에 같이 간 적도, 돈을 받은 적도 없다. 별장 성접대 동영상 속에 나오는 남성도 내가 아니다”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은 금품거래 의혹이 제기된 또다른 사업가 최모씨도 전혀 모르는 인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최근 두 차례 소환 조사에서 “윤씨를 알지 못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함에 따라 증거인멸 등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수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수사단은 당초 윤씨 등 금품공여자들과 김 전 차관을 대질신문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이 두번째 조사에서도 이들과 관계 자체를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대질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에서도 윤씨를 모른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해왔다.검찰은 그러나 윤씨와 최씨가 내놓은 진술, 김 전 차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과거 동선분석과 계좌추적 결과 등을 토대로 김 전 차관에게 1억원 이상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은 2007∼2008년쯤 건설업자 윤씨에게서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을 비롯해 1억 3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2007년 “승진을 도와준 인사에게 성의표시를 하라”는 명목으로 윤씨가 건넨 500만원을 받았고 이밖에도 명절 떡값 등으로 모두 2000만원 안팎의 현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초에는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 걸려있던 박모 화백의 감정가 1000만원짜리 서양화 한 점을 가져간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검찰은 또 김 전 차관이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와 윤씨 사이의 보증금 분쟁에 개입해 이씨가 1억원의 이득을 얻었다고 보고 김 전 차관에게 제3자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윤씨는 2007년 이씨에게 명품판매점 보증금으로 1억원을 줬다가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윤씨는 2008년 2월 이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가 취하했다. 윤씨는 검찰에서 “김 전 차관이 이씨에게 받을 돈을 포기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윤씨로부터 수차례 성접대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뇌물수수 혐의에 포함했다. 다만 이씨에 대한 특수강간 등 성범죄 혐의는 구속영장에서 제외됐다. 김 전 차관은 사업가 최모씨에게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최씨가 2006년쯤부터 김 전 차관에게 차명 휴대전화를 제공하고 용돈과 생활비 등을 대주며 일종의 ‘스폰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씨가 제공한 뇌물이 3000만원을 넘고 2009년 5월 이후까지 금품거래가 이어진 사실을 확인해 공소시효가 10년인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윤씨와 최씨가 특정한 형사 사건을 부탁하지 않았더라도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였던 김 전 차관에게 향후 청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품을 건넸다고 보고 대가성·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뇌물수수와 성범죄 정황을 다시 추궁할 방침이다. 이씨가 제출한 정신과 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정치자금법 위반 은수미 성남시장 첫 재판서 전면 부인

    정치자금법 위반 은수미 성남시장 첫 재판서 전면 부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13일 오후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7형사부(부장판사 이수열)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은 시장이 직접 출석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은수미 성남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여간 정치 활동을 위해 코마트레이드측과 운전기사 최 모씨로 부터 95회 걸처 운전 용역을 기부 받았다. 이는 법에서 허용하는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기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변호인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은 최씨가 운전하는 차량을 이용한 것은 맞지만 (최씨가) 자원봉사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이 주장하는 95회 차량 이용도 학교 강의, 방송 출연과 병원에 간 것으로 대부분 정치활동과 관계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앞서 1시50분쯤 성남지원에 도착한 은 시장은 취재진에게 “혐오가 아닌 위로와 공감, 이해와 배려를 가지고 나아가겠다. 저 역시 정의롭게 살아남아 시민 옆에서 응원하고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헌신하고 봉사하는 정치인으로 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남지원 앞에는 은 시장의 지지자와 반대자 수백 여명이 찬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열어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7일 오후2시에 열린다. 차량을 운전한 최씨 등 2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수십억 횡령한 전주완산학원 설립자 구속

    교비 수십억원을 횡령한 전주 완산학원 설립자와 사무국장이 구속됐다. 전주지검은 계약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십억원대의 교비를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횡령 등)로 전주 완산학원 설립자이자 전 이사장 김모(74)씨와 법인 사무국장 정모(52)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공사와 설비 업체 등과 계약하면서 계약액을 높여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30억원대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각종 공사와 시설 용품 구매 과정에서 단가를 부풀려 수십 개 업체와 계약한 뒤 차액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지난달 “예산을 부정한 수법으로 빼돌리고 학교를 사유재산처럼 사용한 설립자 일가와 교직원의 비리를 포착했다”면서 감사 중간결과를 발표한 뒤 검찰에 고발했다. 교육청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완산학원의 비리는 ‘사학 비리의 결정판’이다. 적발 대상은 설립자와 이사장 등 학교법인 이사 8명, 행정실 직원 10명 등 20명에 달했다. 김씨 아내는 이사로 활동했고 아들은 이사장, 딸은 행정실장을 맡았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들은 계약한 업체에 대금을 송금하고서 실제 공사는 행정실 직원에게 맡겼다. 대금의 차액은 김씨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김씨 부부는 중학교 특별교실에 드레스룸과 화장실, 욕실을 설치해 ‘사택’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완산학원 설립자와 관계자들의 비리는 전형적인 사학 비리”라며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수사하고 있으며 이달 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수사 대상자는 10여명에 이른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사법농단 판사 감싼 대법원장의 직무유기

    대법원이 ‘사법농단 판사’ 10명을 추가로 징계 청구한다. 검찰이 사법농단 연루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3월 대법원에 통보한 현직 판사가 모두 66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징계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대법원은 징계 시효 3년이 지났거나 징계 사유가 미미하다는 등의 이유로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검찰의 명단 통보 이후 두 달 동안 늑장을 부리며 징계 시효를 넘기는 걸 방치한 탓이기도 하다. 특히 권순일 대법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공범으로까지 적시됐음에도 이번 징계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사법부 개혁과는 먼 결과를 내놓고도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추진하는 개혁 방안에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니 무슨 염치인가. 사법농단 연루 판사에 대한 ‘탄핵’ 목소리가 높았지만, 김 대법원장의 개혁 의지를 믿었던 시민사회는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법관징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1차 징계로 사법농단 연루 법관 3명에게 정직 3~6개월, 4명에게 감봉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을 때처럼 어이없다. 상고법원 설치라는 이익을 위한 재판거래나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등이 자행된 사법농단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적인 국정농단이자 적폐 중 하나였다.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헌법적 전제를 무너뜨린 사법농단을 대법원이 결자해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어 낼 때만이 재판부에 대한 신뢰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여러 차례 주장했다. 적당한 봉합이나 징계 시늉으로는 사법 신뢰를 회복할 수 없는 만큼 연루자에 대한 철저한 징계와 재발 방지책 등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이 아닌, 판사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제 식구 감싸기에만 골몰했음을 확인시켰다. 독립적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는 시민으로서 김 대법원장에게 주장하는 바 10명 징계 대상 판사는 물론이고 66명 사법농단 연루 판사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재판을 받는 당사자뿐 아니라, 변호사들조차 재판부가 ‘사법농단 연루 판사’인지 여부를 두고 ‘이유 있는 논란’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 정황증거 그를 지목하는데… 15년 만에 잡힌 범인, 정말 누명 썼을까

    정황증거 그를 지목하는데… 15년 만에 잡힌 범인, 정말 누명 썼을까

    ‘부산사상 다방 여종업원 강도 살인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 1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양모(48·당시 31세)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사건 발생 15년 만에 검거돼 1,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이 선고된 양씨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는 걸까. 법조계 안팎에서는 간접증거만 있는 이 사건의 파기환송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씨는 12일 현재 미결수 신분으로 부산구치소에 수감돼 있다.●대법원은 왜 파기환송했나 양씨는 2002년 5월 21일 부산 사상구 괘법동 태양다방 여종업원 A(당시 21세)씨를 납치해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마대 자루에 담아 바다에 버리고 798만원 상당의 A씨 예·적금을 찾은 혐의로 16년 만인 지난해 재판에 넘겨져 1,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15년 9월 재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2년여의 끈질긴 수사 끝에 양씨가 범인임을 밝혀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십수년이 지나 범행에 사용된 흉기 등 직접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했다. 양씨는 검경 수사 과정에서 한결같이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A씨 가방을 주웠는데 안에 통장이 들어 있어 돈을 찾았을 뿐 자신이 A씨를 살해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경찰은 탐문수사, 증인진술 등 정황증거를 통해 양씨가 범인임을 확정 지었다. 지난해 1월 부산지법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이뤄진 1심과 같은 해 7월 열린 2심에서 양씨는 모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양씨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1심에서 배심원들은 7대2로 양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간접사실과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양씨가 피해자인 A씨를 살해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며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형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간접증거만으로는 양씨를 범인으로 확신할 정도로 범죄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특히 제3의 인물이 진범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대법원은 “중대한 범죄에선 유죄 인정에 매우 신중해야 하고 그 과정에 한 치의 의혹도 남겨선 안 된다는 점에서 볼 때 의문스럽거나 심리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따라서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양씨가 아닌 제3자가 진범이라는 내용의 우편 제보가 대법원에 접수됐다. 수사 초기 유력하게 거론된 용의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증거조사가 필요한 만큼 추가 심리가 필요한지도 검토해야 한다”며 파기환송 취지를 설명했다.●재심 첫 공판 열려… 법원 보석 신청 기각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 김문관)는 지난달 11일 열린 양씨의 파기환송심 첫 심리를 열고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을 들었다. 재판부는 우선 1, 2심에서 범행 동기인 양씨의 경제적 상황을 들여다보고자 당시 그의 대출 상황 등을 다시 다루기로 했다. 경찰은 당시 조사에서 양씨가 도박에 빠져 카드빚이 연체되는 등 채무가 많아 돈을 뺏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씨의 동거녀와 최초 용의자도 증인으로 출석하도록 할 예정이다. 첫 공판에서 양씨 변호인은 “증거를 없애거나 도주 우려가 없고 모친이 위급해 임종을 지킬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보석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씨 보석 신청이 형사소송법상 필요한 보석 제외 사유에 해당하고 보석을 허가할 특별한 사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형사소송법에는 피고인이 사형, 무기징역,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을 때와 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보석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오는 16일 오후 3시 2차 심리를 진행한다. 재판부는 양씨 구속 만기일인 7월 14일 안에 심리를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간접증거만으로 유죄 인정될까 이번 파기환송심의 쟁점 사항은 피고인의 범행 방법, 피해자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 등 직접적인 증거 없이 오로지 정황 증거와 증인 진술 등 간접증거만으로 양씨를 범인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한 것도 양씨가 숨진 피해자의 통장으로 예금과 적금을 인출했다는 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강도살인에 대한 간접증거가 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원심에서 채택한 증거 중 피고인과 함께 마대 자루를 옮겼다는 동거녀의 진술이 양씨의 강도살인 범행을 입증하는 유일한 간접증거인 만큼 다시 심리를 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는 제3자가 범인이라는 제보성 우편물이 대법원에 접수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검찰과 변호인 측 간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부산고법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이 1, 2심 심리가 미흡했다는 판단이었지 양씨가 무죄라는 취지의 파기환송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경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도 대법원에서 원심대로 유죄가 확정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이번 파기환송 판결문에서 “살인죄 등과 같이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는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죄를 인정하려면 간접증거들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또 간접증거는 사실관계에 모순이 없어야 하며 논리와 경험칙, 과학법칙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원심 심리가 다소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수사를 한 부산경찰청 미제수사팀은 직접증거는 없지만, 재수사를 통해 양씨가 진범임을 확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재판 진행 경과 등을 지켜보고 파기환송심 공소 유지를 위해 보강수사 등을 펴는 등 검찰과 적극적으로 공동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도 “오래된 사건이어서 직접증거 확보는 어렵지만 보강수사 등을 통해 혐의 입증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17년 전 그날… 미제로 끝날 뻔한 사건 ‘부산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의 발생 시계는 한·일월드컵이 열렸던 17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2002년 5월 21일 오후 10시쯤 사상구의 한 다방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A씨가 실종됐다. A씨는 열흘 뒤인 31일 부산 강서경찰서 뒤편 바닷가에서 마대 자루에 싸인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 검의 결과 피해자는 옷을 입고 있었지만 흉·복부에 집중된 17개를 포함해 흉기로 찔린 40여곳의 흔적이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강력계 형사들로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바닷속에서 이미 시신이 부패돼 범인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뜻밖의 장소에서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 A씨가 실종된 바로 다음날인 22일 A씨가 일하던 다방 인근 은행에서 빨간색 야구모자를 눌러쓴 양씨가 A씨 명의의 예금통장에서 돈을 인출했던 것이다. 20여일 뒤 A씨 행세를 하고 비밀번호를 잊어버렸다며 두 여자가 다른 은행에서 A씨 명의로 된 적금통장에서 또다시 돈을 찾았다. 경찰은 용의자인 양씨를 공개수배했지만 결정적인 제보가 없어 사건은 답보 상태였다. 영원히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부산경찰청 미제 전담수사팀은 재수사와 시민 제보 등을 통해 사건 발생 15년 만인 2017년 8월 양씨를 용의자로 검거하고 법정에 세웠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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