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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2표제·석패율이 최대난제

    여야가 18일 선거구 획정위 운영에 합의함에 따라 선거법 재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그러나 개정 방향과 대상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주요 쟁점을 간추린다. ◆선거구 획정위 선거구 획정위의 위원 구성과 권한 등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3당 총무는 19일 국회의장과 4자회담을 갖고 위원 인선 문제와 획정위 지침 등을 논의한다. 획정위원 7명 가운데 여야 각당 의원 3명을 뺀 법조계,언론계,학계,시민단체 대표 등 4명의 인선문제를 놓고 여야간 물밑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인선 내용과 절차가 획정위의 객관성,중립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특히 획정위에 인구상하한선과 도농통합선거구의 존속 여부 등 핵심사안을 조정할 권한을 부여할 것인지를 놓고 여야간 이해관계가 맞물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여야 지도부는 일단 획정위의 활동에 무게를 실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획정위에서 의원 정수 등을 결정하면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도 “획정위의 의견이 상당한 구속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인2투표제 여야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린다.여당은 이미 3당 총무간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므로 재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한다.특히 국민회의는 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정당명부식 1인2표제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한나라당은 재협상의 대상에 1인2표제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석패율 한나라당이 1인2표제와 함께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는 조항이다.석패율의 전제조건인 이중후보등록제도 재협상의 도마에 올릴 태세다. 반면 국민회의는 석패율과 이중후보등록 등 기본 골격은 재협상의 대상이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선거사범 공소시효 4개월로 줄인 공소시효를 현행 6개월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에 여야가 의견을 같이 한다.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이총재 등 여야 지도부가 이날 선거사범 공소시효의 6개월 환원을 주장,여야간 절충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고보조금 50%P 인상안을 철회한다는 원칙에는 여야가 공감한다.그러나한나라당은 국고보조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법인세 1%의 정치자금 의무기탁방안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방침이다.여당은 한나라당이 정치자금 문제를 다른 선거법 쟁점 사안과 연계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따라 신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자세다. ◆100만원 이상 수표사용 의무화 다른 사안에 비해 여야간 이견이 크지 않은 대목이다.그러나 법인세 의무기탁 방안 등 다른 정치자금법 조항과 맞물려있어 여야간 재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구기자 ckpark@
  • 金대통령, 선거법 재협상 지시 안팎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7일 여야가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재협상을 지시한 것은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여망을 감안한 조치다.이날 오전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과 당 3역을 청와대로 불렀다.예정에 없던 일정이었다.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호된 질책과 함께 개정해야 할 부분을 일일이 열거했다. 시민단체의 선거개입을 금지한 선거법 87조의 삭제를 포함,국고보조금 50%증액,도농 복합선거구 예외인정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4개월로 줄이기로한 선거사범 공소시효도 6개월로 유지토록 하고 100만원 이상 정치자금의 투명성 보장방안도 강구토록 했다. 김대통령은 이러한 지적은 이번 선거법 협상이 지나치게 여야 합의에 집착한 나머지 당리당략에 치우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실제 김대통령은 의원정수 확대 등 주요 쟁점들이 막판 타결되는 바람에 선거법 협상 전체에 대한구체적인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협상의 구체적 내용과 여론의 동향을 보고받은 뒤 유감을 표명하고재협상을 지시하기에 이른 것이라는 게 청와대 정무수석실 관계자의 전언이다.박준영(朴晙瑩)대변인도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치변화,지역구조 해소,공명선거라는 정치개혁의 3대 목표가 실종됐다는 게 김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에따라 여야간 재협상이 곧 이뤄질 전망이다.한나라당은 1인2투표제 재검토를 요구하고,자민련은 선거법 87조의 개정을 반대하는 등 각 당의 이해관계가 여전히 얽혀있으나 일단 ‘백지상태’에서 재협상이 이뤄질 것만은 분명하다.18일까지로 예정된 임시국회의 회기연장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제약된 시간 안에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하는 것이다.의원들의 마음은 이미 ‘표밭’에 가 있는 상태다.중앙당 역시 지구당 창당대회 등 조직책 선정 등에 속도를 높여야 할 판이다. 이렇게 볼 때 상징적인 부분,의원수 증가·시민단체 선거개입 반대 등 위헌 요소를 안고 있는 일부 반개혁적인 조항에 대한 개정이 이뤄진 뒤 미봉될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김대통령이 거부권 등 권한을 행사할지는 불투명하다.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도 “국회가 새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데,행정부가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유보적인 태도다. 그러나 여야가 국민 여론에 부응하기 위한 개혁의지를 보인다면 이를 존중할 가능성이 높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여야 선거법 전면 재협상

    정치권이 합의한 정치개혁법안에 대해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17일 선거법 등 정치개혁법안을 원점에서 다시 다루기로 하고 재협상에 착수했다.국민회의와 자민련,한나라당 3당 사무총장과 총무들은 이날 저녁국회에서 선거법 재협상 대상과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여야는 이에 따라 18일 본회의에서 정치개혁법안을 처리키로 했던 당초 방침을 취소했다.이와 함께 재협상이 완료되는대로 ‘새천년민주당’창당일인20일 이후 임시국회를 다시 열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선거구재조정,1인2투표제와 중복출마 등에 대한 입장이 엇갈려 최종 합의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대행과 당3역을 청와대로 불러 선거법 합의안이 개혁정신은 실종된 채 당리당략적으로 마무리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시민단체 등의 선거개입을 금지한 현행 선거법 87조를 폐지할것도 함께 지시했다.선거법개정안 등이 개혁정신에 미치지 못할 경우 김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박대변인은 덧붙였다. 김대통령은 정치관계법의 시정 대목으로 ▲도농통합구 예외조항 삭제 ▲정치자금 국고보조금 현행유지 ▲선거사범 공소시효 4개월에서 6개월로 환원▲정치자금 100만원 이상 수표사용 의무화 ▲여성에게 비례대표의 30% 할당법제화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자민련은 “선거법 협상에 대한 국민의 냉엄한 지적을 바탕으로 원점에서재검토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3당3역회의를 열어 재협상할 것을제의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총재단·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서“진정한 정치개혁을 위해 백지상태에서 협상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선거법 전체를 놓고 일괄협상을 다시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민 박준석기자 rm0609@
  • 都農통합 예외인정 조치‘위헌소지’ 재검토 불가피

    여야간 선거법 담합이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정치개혁입법 재협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리당략과 개악(改惡)의 전형이라고 비난받는 다음과같은 조항이 손질대상이다. [도농통합 예외 인정] 군산,순천,경주,원주 등 4개 도시의 분구 상한선 예외인정 조치를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4곳의 갑·을지역구가 각각 통합되면지역구는 당초 협상안보다 4곳이 줄어 254석으로, 전국구는 4곳이 늘어 45석으로 조정된다. 의원정수 삭감은 물건너 갔다 하더라도 전문성 위주의 비례대표 의석을 몇석 더 늘리는 체면치레는 할 수 있다. 위헌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여야가 임의로 25만명이라는 별도 상한선을정해 일부 지역의 도농통합 예외인정 조항을 살린 조치는 철회해야 한다는의견이 많다. 도시와 농촌이 통합된 지방 도시에 한해 유권자수 등 특수성을 감안,분구 상한선을 일반 선거구보다 낮춰 잡는 예외인정 조항은 15대 국회때만 한시적으로 적용키로 했기 때문이다.기존 도농통합 지역 가운데 25만명에 미치지 못해 갑·을구가 합쳐질 처지에 놓인 춘천,강릉,안동 지역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인구 상·하한선 현행 유지] 15대 총선 이후 4년이 지났는데도 인구 상·하한선을 15대와 동일한 30만∼7만5,000명으로 설정한 것은 기존 지역구를 지키기 위한 각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인구의 자연증가 수치를 감안하더라도 상·하한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 법조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이다. [인구 기준일 임의 조정] 여야가 당리당략에 따라 지난해 9월로 정한 선거구인구 기준일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 선거법에는 선거일에가장 가까운 달의 통계를 인구 기준일로 사용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구통계를 확보하고 있는 여야가 굳이 9월 통계를 기준으로 삼은 것은 일부 유리한 지역구를 사수(死守)하기 위한 게리맨더링의 전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무산] 비례대표 선출방식과 관련,현행 ‘전국단위’를유지하기로 여야가 합의하는 바람에 ‘권역별 선출에 의한 지역구도 완화’라는 개혁 의지는 상당 부분 퇴색했다.그러나 ‘전국단위’ 당론을 힘들게관철시킨 한나라당이 재협상 과정에서 해당 조항 재조정을 수용할 가능성은별로 없다는 분석이다. [군소정당 의회진출 통제] 전국구 의석배분 요건을 현행 ‘5석 또는 5% 이상득표 정당’에서 ‘3석 또는 3∼5% 이상 득표 정당’으로 완화, 군소정당의의회진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기득권 유지에 집착하는 여야가 해당 요건을 완화할지는 불투명하다. [선거사범 공소시효 단축] 공소시효를 2개월 줄인 여야 협상안을 백지화하고현행 6개월로 환원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공소시효를 단축시키는 것은 국회의원이 선거 이후 법적 규제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려는 이기주의가 작용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치자금 국고보조금 인상] 현행 유권자 한사람에 800원인 국고보조금을 50% 인상,1,200원으로 늘린 협상안을 철회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협상안대로라면 국고보조금이 현행 252억원에서 397억원으로 늘어난다.정치권이 자체 개혁에는 등을 돌린 채 국민의 세부담만 가중시키려 했다는 비난을 사고있다. [100만원이상 정치 후원금 수표처리 의무화 무산] 여야가 자기 잇속부터 챙기려는 속셈으로 수표사용 의무화 방안을 협상안에 반영하지 않았다.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조항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
  • [‘개혁’없는 정치개혁 입법] 당초 개혁안과 비교

    지난 98년 12월부터 13개월 남짓 지루하게 이어진 정치개혁입법 협상은 여야간 나눠먹기식 담합과 밥그릇 지키기로 막을 내리게 됐다.특히 여야는 밀실협상 과정에서 당리당략을 앞세워 정치개혁이라는 대국민 약속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당초 여야는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를 지향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30석쯤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전체 의원의 3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호언했다.그러나 협상결과 현행 299석을 그대로 유지하되 비례대표 수는 오히려 줄여 비례대표 의석수 확대를 통한 지역구도 희석과 전문가의 국회 진출확대라는 취지를 무색케 했다.여당으로서는 1인2표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정치개혁의 주요골자를 ‘포기’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여야는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을 현행 30만∼7만5,000명으로 유지하면서 15대 국회에 한해 예외를 인정한 경주,원주,군산,순천 등 인구 25만∼30만명의 도농복합선거구 상한선을 이번에도 25만명으로 설정,분구를 계속 인정하는편법을 동원했다.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이 사이좋게 유리한 선거구를 2개씩 확보한 것이다. 게다가 선거구 조정과정에서 지난해 11월말이 아니라 9월말 인구집계를 적용,부산 남갑·을의 통합을 막고 전남 곡성·구례와 경남 창녕을 살리는 등여야가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게리멘더링의 전형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선거 국고보조금을 50%인상,국민 혈세(血稅)의 부담을 늘리고선거사범 공소시효를 현행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하는 등 ‘챙길 것은 다챙기는’ 이기주의를 드러냈다. 전국구 의석 배분 요건을 현행 ‘5석 또는 5% 이상 득표 정당’에서 ‘3석또는 3∼5% 이상 득표 정당’으로 완화하려던 방침도 현행 유지쪽으로 기울었다.여야가 의석을 하나라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원화된 사회의 욕구를대변할 군소정당의 의회진출을 차단하는데 한통속이 된 것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사설] 개혁 외면한 정치개혁입법

    무려 13개월의 우여곡절끝에 내놓은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정치개혁법안들이과연 무엇을 개혁했는지 모르겠다는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3당이 철저한 나눠먹기를 했다는 지적속에 개혁이아니라 개악(改惡)을 했다는 비난마저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혁법안들을 이처럼 누더기로 만들어놓고도 야당의원들의 의장공관 앞 농성이란 해괴한 해프닝이 있었고 자기 선거구 획정에 불만이 있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15일 통과마저 무산됐다.이제 18일까지 이틀의 시간이 있다고하지만 무엇하나 건설적으로 손질되리라고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당초 의원 정족수를 30%정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가 나중에는 10%로 좁히더니 끝내는 한명도 줄이지 않고 말았다.의원 정족수문제는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나 문제는 개혁의지이고 국민과의 약속의 문제다. 여야는 또 상향 조정키로 했던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도 현행대로 두었고 지역구 의석수는 현재보다 오히려 5석을 늘려 놓았다.각당이 자당 의석확보를위해 기득권중시의 입장을 고집한 결과이다. 특히 인구수 산정기준시점을 지난해 11월이아니라 9월말로 잡아 부산남 갑·을의 통합을 막고 전남의 곡성구례와 경남의 창녕 선거구를 유지시키는 등 게리맨더링의 극치를 보였다.경주 원주 군산등지에서는 상한선 30만 아닌 25만을 특별히 적용,분구를 지속시키는 편법을 동원하기도 했다.위헌논란을 일으킬 대목들이다.반면에 선거보조금은 유권자 1인당 현재의 800원을 1,200원으로 50%나 올려 국민세금부담을 늘렸고 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는 현행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시켰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 임명동의를 요하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제도를 도입한 것은 그나마 성과를 거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정치권 이기주의는 그렇지 않아도 선거법 87조를 무시하고 의원후보의 낙천,낙선운동을 강행하겠다고 벼르고있는 시민단체들에게 ‘양심적 반대’의 명분을 주어 16대 총선이 자칫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대립을 심화시키는 불행한 사태를 부르게 될 지 모를 일이다. 시민운동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이런때에 정치권이 오히려 시민운동을 격화시킬 이번 정치개악 작업은 총선과정은 물론 선거가 끝나고도 정치권이 시위,위헌소송 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소지를 만들어 놓았다. 불과 이틀의 짧은 시간이지만 여야는가능한 범위에서라도 개혁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 시민단체들과의 마찰을 피하는 쪽으로 법안 손질을 해주기 바란다.정치파괴의 극한 상황은 피해야 한다.
  • [사설] 임시국회에 바란다

    18일 끝난 정기국회에 이어 20일부터 임시국회가 열리게 됐다.곧바로 임시국회를 여는것은 정기국회에서 필히 처리됐어야 할 각종 법안들이 정쟁(政爭)에 휘말려 처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임시국회도 불과 11일간의 짧은 미니국회인 데다 여야간 시각차가 큰 법안들이 많고 언론문건 국정조사문제,정기국회 말미에 불거진 과거정치자금문제와 국가정보원의 야당의원 미행문제 등이 임시국회마저도 여야간 정치싸움으로 지새다 말게 할 여지를 얼마든지 안고 있다. 총선을 앞에 두고 있고 정쟁에 이골이 난 국회에 정쟁은 말고 법안심의를충실히 해달라는 주문이 쇠귀에 경읽기식이 될지도 모르겠으나 임시국회가다루어야 할 법안의 중대성이 워낙 커 다시 한번 강조해 두지 않을 수 없다. 인권법 통신비밀보호법 부패방지법 국가보안법 개정안 등은 새천년을 맞는이 나라 국가운영의 기본틀이 될 주요법안들이다.이런 법안들이 정쟁으로 처리되지 못하게 되거나 졸속 처리되는 사태는 15대 국회가 시대의 흐름을 망각하고 국가발전을 후퇴시켰다는 비난을 자초하게 될것이다. 이번 임시국회를 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 선거법만 해도 선거구제,의원수조정 등 새세기를 여는 정치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될 중대 사안이다.그동안 국회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소선거구제+권역별 정당명부제로 가닥이 잡힌듯하나 도·농 복합선거구제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선거구 조정도 이해가 엇갈려 어떻게 귀결될지 궁금한 일이 아닐수 없다. 지금 논쟁거리가 돼있는 선거공영제 확대실시,선거사범에 대한 공소시효 환원 문제도 관심거리다.이제 총선을 불과 4개월여 남겨놓은 시점에서도 이런현안에 대한 해결의 가닥이 잡혀있지 않으니 총선에 쫓기는 국회가 막판에가서 허둥지둥 졸속 처리하고 말 개연성(蓋然性)이 크다. 민생·개혁법안의 경우 정기국회에서 상당부분 처리됐으나 통합방송법 부패방지법 인권법등이 그대로 남아있다.법사위를 거친 통합방송법은 그런대로정리가 됐다는 평가는 받고 있으나 지나치게 비대해진 방송위의 위상,방송정책권의 조정문제라든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등 손질이 가능한것은 차제에 손질해 통과시키면 더욱 좋을 것이다. 20세기의 낡은 유산들은 이제 훌훌 털어버리고 가야 한다.말로만 ‘21세기’‘새천년’을 들먹일 게 아니다.시대가 바뀌면 그에 상응하는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이번 209회 임시 국회의 마지막 분발(奮發)을기대한다.
  • 정형근씨‘김근태고문’개입

    지난 85년 민청련 의장 김근태(金槿泰·현 국민회의 부총재)씨 고문사건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단장이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수사에 개입한것으로 드러났다.또 김씨 고문 사실이 폭로된 직후 검·경 및 안기부는 합동대책회의까지 갖고도 고문의 진상을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근안(李根安) 전 경감의 도피행적 등을 수사해 온 서울지검 강력부(부장文孝男)는 16일 이같은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치안감으로 당시 대공수사를 담당했던 박처원(朴處源)씨는 김씨를 연행한 다음날인 85년9월5일 당시 안기부 정형근 대공수사단장이남영동 대공분실을 방문,김씨가 묵비권을 행사한다는 얘기를 듣고 ‘혼을 내서라도 철저히 밝혀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이에 따라 박씨는 이씨에게수사팀에 합류할 것을 지시했으며,이씨는 수시로 수뇌부와 정의원 등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 조사는 본인을 고문사건의배후로 얽어 넣어 매장시키기 위한 기획 조작 수사”라고 반박했다.한편 검찰은 이씨가 김씨 고문 사건외에 ‘반제동맹사건’과 ‘함주명 간첩사건’등에 가담해 고문을 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공소시효가 완료돼 ‘내사종결’또는 ‘공소권 없음’처분을 내렸다.그러나 검찰은 박씨가 이씨에게도피를 지시했고 98년 6월29일 이씨 부인에게 생활비조로 1,500만원을 지원한 사실을 확인,범인도피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박처원씨 진술… 검찰, 정형근의원 출석 요구

    지난 85년 9월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의장이던 김근태(金槿泰·국민회의 부총재)씨의 고문사건과 관련,당시 치안본부 대공수사 간부들이 안기부 대공수사2단장이던 정형근(鄭亨根) 한나라당 의원을 수시로 만나 수사내용을 보고하거나 협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문기술자’ 이근안(李根安) 전 경감의 고문 비호세력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강력부(文孝男 부장검사)는 3일 김씨 고문사건의 배후인물로 드러난 당시 치안본부 대공수사단장 박처원(朴處源) 전 치안감 등 경찰 관계자들로부터 이같은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정 의원을 상대로 당시 경찰의 수사 상황을 협의하게 된경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오는 8일 오전 10시까지 나와달라는 출석요구서를보냈다. 임양운(林梁云) 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박씨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정의원에게 수시로 수사상황을 보고하거나 협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면서“김씨 고문사건의 진상을 규명한다는 차원에서 공소시효와는 상관없이 정의원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정의원이 반제동맹사건과 함주명(咸柱明) 간첩사건에는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검찰은 박씨가 김근태씨 수사와 관련,당시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이던 전희찬(全熹贊)씨와 전씨에 앞서 대공수사국장을 지낸 성용욱(成鎔旭)전 국세청장을 만났다고 진술함에 따라 최근 이들을 잇달아 소환,‘고문 수사’를 협의했는지 여부를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반면 당시 치안본부장이던 박배근(朴培根)씨로부터는 “고문 수사를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이 전 경감 등이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김씨를 고문한 사실을알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이근안씨, 김근태의원 고문 시인

    ‘고문기술자’ 이근안(李根安·61) 전 경감은 납북어부 김성학(金聲鶴·48·강원도 속초시)씨 고문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난 김근태(金槿泰)국민회의 부총재에 대한 고문혐의는 시인했다. 이전경감은 25일 오전 10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1호 법정에서 형사합의1부(재판장 具萬會부장판사)심리로 열린 납북어부 고문사건 첫 공판에서 “지난85년12월 간첩혐의자에 대한 수사 관행상 김씨를 불법 연행,70여일 동안 감금한 것은 사실이지만 폭행하거나 고문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피고인은 또“당시 상부의 빗발치는 요구로 김씨를 철야조사하는 과정에서 잠을 제대로 재우지는 못했으나 김씨가 혐의사실을 순순히 자백해 고문을할 이유도 없었고 경기도경찰국 대공분실에는 전기고문을 할 만한 시설이나기구도 없었다”며 고문혐의를 부인했다. 이피고인은 그러나 공소시효가 만료된 김근태 국민회의 부총재에 대한 고문혐의를 묻는 백오현(白五鉉)공소유지 담당변호사(특별검사)의 신문에는“지난 85년9월 5∼13일까지 당시 김근태씨 수사 팀장을 맡고 있던 박처원 전 치안감의 지시를 받고 차출된 뒤 4차례 조사과정에서 처음으로 전기고문을 했다”고 고문사실을 시인했다. 이피고인은 전기고문 기술을 익힌 경위에 대해“85년6월 중순 직원들이 AN2모형비행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형 전동기를 구했는데 전동기를 통해 감전된 경험이 있었다”며 “실험결과 위험하지도 않고 짜릿짜릿한 점에 착안,처음 사용했다”고 말했다. 전기고문 방법에 대해서는“전동기에서 나온 전선을 사람 발가락에 한줄씩묶고 회전축을 돌려 전류를 통하게 했으며 전기 막대기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납북어부 김씨와 민주화실천운동가족협의회(민가협)회원 등70여명이 나와 재판시작 전부터 붐볐으며 일부 민가협 회원들이 소란을 벌여 재판이 20여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다음 재판기일은 12월16일 오전 10시.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종교계 고문근절운동 본격 나선다

    지난 89년 서경원(徐敬元) 전 의원의 밀입북 사건 수사과정에서 반인권적인 고문이 저질러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종교계가 진상규명과 고문근절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각 종교계는 최근 연일 대책회의를 갖고 향후 고문근절 운동방향에 관해 논의하면서 종교간 연대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19일 정기총회를 열어 사형제도 폐지서명운동을 결의하고 고문피해 사례 추적과 고문방지 대책에 대한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와관련,가톨릭농민회와 천주교 인권위원회도 조만간 고문에 관한 입장표명과 함께 고문근절 운동에 나설 것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는 구체적인 성명이나 행동대책을 내고 있진 않지만 곧 교계내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고문피해 사례 수집과 범 교단 활동지침을 마련키로 했다.특히 KNCC는 고문 피해자들의 피해상황을 생생하게 알림으로써 일반인들의 고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방침이다. 불교 인권위원회도 아직 뚜렷한활동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다른 사회단체등과 연대해 나간다는 내부적인 입장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오는 25일 오후 6시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는 지난 89년 국민대 학생 때 고문을 당한 김정환씨의 사례와 후유증을 드라마로 재현하는 이벤트가 열린다.KNCC와 고문피해자들이 공동주최하는 이날 행사는 불교 가톨릭등 각 교계가 모두 참여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앞서 ‘제2의 이근안 정형근을 심판하는 제사회단체 연석회의’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정형근 의원 즉각 사법처리 ▲고문 가해자 처벌에 공소시효 배제 ▲과거 독재정치권하의 고문피해자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고문 가해자들의 배후조종자 색출 엄벌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고문조작사건의 진상규명위원회를 즉각 설치할 것 등을 요구했다.연석회의는 각 종교와 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고문대책 모임의 구성을추진하고 있다. 김성호기자
  • [인터뷰] 고승우 한겨레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해직언론인 문제는 정부는 물론,언론계에서도 절대 지나쳐서는 안될 언론개혁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지난 80년 언론 검열거부 등 ‘자유언론운동’을 벌이다 신군부에 의해 강제해직됐던 고승우(高昇羽·51)한겨레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부국장).그는 최근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 등에 의해 다시 제기된 ‘80년 해직언론인 배상 특별법’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고 위원은 “20년 가까이 방치되어온‘해직언론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일이며 진정한 언론개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직 당시 합동통신(연합뉴스 전신)에서 기자로 근무하다가 ‘언론검열 철폐운동’에 뛰어들었던 고 위원은 84년 1,000여명의 해직기자들과 함께 ‘80년 해직언론인 협의회’를 만들었다.지난 85년 월간 ‘말’과 88년 한겨레신문 창간멤버로 언론계에 다시 투신했으며 3년째 협의회의 총무를 맡고 있다. 고 위원을 비롯한 해직언론인들은 5·6공 때 대량해고의 진상규명과 원상회복을 외쳐왔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그러던 중 95년 5·18특별법 제정과 97년 12·12,5·18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통해 해직언론인 문제가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위원은 “6공화국 이후 해직언론인들이 제기한 민·형사 소송은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번번히 패소했다”면서 “지난해 국민회의 국회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국회에 제출한 ‘80년 해직언론인 배상 특별법’은 이번 정기국회에 반드시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최근 해직언론인 문제와 관련,언개연과 함께 9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공개질의서를 보냈던 고 위원은 “언론사마다 ‘역사 바로잡기’에 나서는 자율적 움직임이 없다”고 아쉬워하면서 “중앙일보 사태와 ‘언론대책 문건’ 등 일련의 사태를 볼 때 언론개혁은 언론사 내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매체비평]“왜 이제냐”와 “이제라도…”

    ‘고문경관’이근안 전 경감이 자수하고 나자,그간 우리 언론이 그 사람의체포에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궁금했다.한 개의 신문과 방송에서 캠페인 비슷한 것을 벌인 기억이 나는데,정작 신문기사 데이터베이스(94년치부터 수록)를 뒤져보니까 ‘이근안’을 언급한 사설은 12건,한겨레신문을 빼면 6건에불과했다.그것도 지난해 납북어부 2명이 재정신청을 낸 일을 계기로 한 것이었다. 언론은 이씨의 자수 배경에 관해 궁금증을 한껏 부풀렸다.현재까지도 고문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사건이라든가 그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게 조명을 비추기보다는,어떻게 숨어 있었는지,왜 지금 자수했는지 하는데에 지면을 더 썼다.흥미를 자극하기는 했지만,고문에 대한 경각심과 사회적 여론을 환기한다든지 고문 범죄의 공소시효 불인정 같은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한다든지 하는 일은 뒷전이었다. 특히 “왜 이제냐”는 문제 제기는 음미해 볼 만한 대목이다.어떤 사건이나 행위에 대해 발생 시점을 문제삼아 본질을 흐리고 추측과 의혹을 부추기는수법은 우리 언론이 잘 해온 일이다.정부나 기업의 어떤 발표가 있으면 “왜 지금이냐”는 것이고,비리나 탈세의 조사가 시작되거나 당사자가 소환,구속되어도 “왜 이제냐”는 것이다.사실 자체에 대한 판단은 뒤로 밀리기 마련이다.읽는 사람에게 재미는 있으되,사회 전체로는 음모론이 번성한다. 서경원 전의원이 자신의 밀입북 사건 수사에서 고문을 당해 ‘고정간첩’으로 몰렸다며 정형근 의원을 고발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이에 대한 주요 신문들의 반응은 역시 “왜 이제냐”는 것이다.그래서 “석연찮고 개운치 않으며”(동아일보),“보기 딱하다”(중앙일보)면서,“정권이 바뀌면 간첩사건도 재수사하느냐는 냉소적 시각”(한국일보)을 전달한다.그들이 보기에 이 사건은 여권의 “정형근 때리기와 연관된 정치적사건”이며(문화일보),“결국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마땅하다”(중앙일보).이런 글을 쓰신 분들에게는 국회 의사당 앞거리에서 1년 넘게 농성을 벌이고있는 ‘의문사 및 민주화운동 유가족’ 사람들을 한 번 만나 보기를 권한다. 그래서 고문조작 의혹 사건을 “이제라도” 재수사하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고 결코 정치적으로 흐지부지되지 않기를 바라는 시각도 있음을 확인하고전달해주기를 바란다. 정치적 타결에 단호히 반대하는 신문이 있어 눈길을 끈다.한겨레가 아니라조선일보라는 점이 놀랍다.이 신문은 “모든 것은 철저한 법리에 의거해 진행돼야지 추호라도 정치적인 주변정세에 이용당하거나 영향받아서는 안 된다”고 한다.법리에 의한 해결이 무엇인지는 그 다음 대목을 읽어보면 짐작이간다.“10년 가까이 지난 옛 사건의 수사과정에 고문행위가 있었는지를 무슨 방법으로 판별할 수 있으며,설령 있었다 해도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존해서만 수사할 경우 과연 증거능력이 있는지 알 수 없다.”수사하나 마나한 사건이니 기각하라는 이야기로 들린다. 왜 그래야 하는가?“서경원 사건은 우리 사회의 그 동안의 준거 전체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도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다.진실도 규명해야겠지만 “다만,다른 것도 아닌 간첩죄 해당사건까지 정권이 바뀌면 재수사로 가야 하는지” 심각하게 숙고해 보아야 한단다.이에 대해 고문 범죄는 밀실에서 자행되기 때문에 다른 사건보다 진술과 정황증거가 중요하다는 점,흉악범이든국사범이든 수사과정에서의 고문이 자행되었다면 기소조차도 효력을 잃는 외국 사례 따위를 지적하는 것은 부질없을 것 같다.다만 조선일보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우리 사회의 준거가 무엇인지,간첩은 고문해도 된다는 것이 그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솔직히 겁이 난다.조선일보가 서경원 사건을 놓고“전 사회적인 탈권 투쟁의 하위 차원”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탈권투쟁’에 조금만치도 관심이 없고 오히려 겁이 나는 필자로서는 같은 신문의 2월 22일자 사설의 요지를 인용하는 것으로 그만두겠다.“총풍 사건 피고인들의 고문 주장을 검찰은 수사팀을 교체해서라도 재수사에 착수하고 철저히조사해 실체를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엄주웅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
  • 이근안 수사 전망

    고문기술자 이근안(李根安)전 경감의 도피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이씨를 도운 배후인물은 대공업무의 최고 책임자였던 박처원(朴處源)전 치안본부대공5차장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씨가 검거될 당시부터 이씨의 도피행각에 의심을 품어왔다.도피생활 10년10개월 가운데 초기 1년여를 제외하고는 줄곧 집에서만 지낸 데는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검찰 심증대로 이씨는 박씨의 지시로 도피생활에 들어갔고 도피생활 중 동료를 만나 위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박씨는 이씨 가족에게 ‘생활자금’까지 건넸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는 앞으로 두 갈래로 나눠질 전망이다.이씨를 도운 인물이 박씨말고는 없느냐는 것과 박씨가 이씨 등에게 고문 지시를 했는지 여부다.그러나 고문 지시 여부는 박씨가 이씨를 비호한 혐의를 확인한 뒤에야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씨를 비호한 인물이 박씨 외에 더 있을 것으로 나름대로 자신하는분위기다. 박씨가 개인적으로 이씨를 도왔다기 보다는 조직보호 차원에서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은 당시 경찰이 박종철(朴鍾喆)군 고문치사사건과 부천서 성고문사건,김근태(金槿泰)씨 고문사건 등으로 ‘만신창이’가 됐던 상황에 비추어볼 때 궁지에 몰린 경찰 수뇌부가 이씨를 도피시켜 고문사건의 전모 및 배후세력을 은폐하려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박씨가 이씨에게 김근태씨 고문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시점을 알려주었는지와 2년여가 지난 뒤 이씨에게 도피자금을 건넨 이유 등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1차로 박씨가 이씨 가족에게 도피자금으로 건넨 1,500만원의 출처와 이씨를 도피시킨 경위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주병철기자 bcjoo@
  • [사설] 이근안 배후와 고문시효

    검찰이 ‘고문기술자’ 이근안(李根安·61)전 경감에게 고문을 지시한 ‘배후인물’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검찰은 85년 민주청년연합 김근태(金槿泰·현 국민회의부총재)의장 고문사건과 86년 ‘반제동맹’ 고문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당시 치안본부 대공분실 간부들을 불러 이씨의 고문에 안기부나 경찰의 윗선이 개입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조사 결과는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이근안 배후’에 대한 검찰의 본격 수사는 몇 가지 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끈다. 첫째는 고문행위의 비인도성과 반인륜성이다.고문기술자 이씨가 김의장에게 가했던 그 잔혹 무비한 고문 사실은 이미 보도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그러나 며칠 전 어느 텔레비전에 나온 ‘자수 간첩’ 함주명(咸柱明·68)씨의 경우는 이 나라에서 다시는 고문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각성을 새롭게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지난 8·15특사로 풀려난 함씨는 거의 폐인이 돼 있었다.오랜 수감생활 때문이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이씨가 가한 고문의 후유증 때문이라고 했다.극심한 고문으로 폐인이 된 사람이 어찌 함씨뿐이겠는가.고문의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에 시달리다가 마침내 자살을 한 경우도 있다. 다음으로 지적할 것은 이씨가 어떤 배경을 믿고 공안사범 수사에서 ‘저승사자’로 악명을 날릴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이씨는 ‘고문기술’을 통해 많은 표창을 받고 승진을 거듭했다.배후에 고문을 부추긴 세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군사독재 시절 이씨가 맡았던 굵직굵직한 공안사건들은 번번이 위기에 몰린 정권의 국면 전환에 이용됐기 때문이다.이씨가 10년 넘게 잠적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같은 배후세력과 관련이있을 수 있다.검찰은 이씨에게 고문을 지시한 세력과 그의 잠적을 도와준 사람들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것은 고문 행위에 대한 공소시효 문제다.검찰은 이씨의고문 행위가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진상규명’ 차원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그같은 발상에는 문제가 있다.함씨를 불법감금하고 고문한 혐의로 이씨를 고발한 ‘민변’ 소속 변호사들을 비롯해 인권단체들과 일부 법학자들은 “고문 등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는 국제관습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헌법 제6조 1항은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고문에 관한 한 국제관습법에 따라 시효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고문자를 처벌하지 않고 어떻게 고문을 근절시킬 수 있겠는가.
  • 서경원씨 재수사 정가 파문

    서경원(徐敬元)전의원 밀입북 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방침이 알려진 12일 여야는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야당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발끈하고 나섰고 반면 여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연루의혹이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환영하는 눈치다. 국민회의는 이날 “검찰권 행사에 정치권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면서도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은 “재수사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 김대통령이 관련된 사안인 점을 감안,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말했다.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도 “서전의원 사건은 고문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며 진상규명을 기대했다.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재수사가 과거 용공음해,인권유린 사건의 재발을 막고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현 경색정국에 또다른 장애물이 될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시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으로 수사 책임자였던 정형근(鄭亨根)의원을 ‘죽이기’위한 수순으로 규정,강력 대처할 방침이다.주요 당직자들은 ‘정권을 잡으면 역사도 바꿀 수 있다는 발상’,‘과거의 통치권을 부인하는 태도’라며 비난했다.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정형근의원은 언론탄압사실을 알리고 평생을간첩을 잡고 국가를 위해 노력했다”고 항변했다.이부영(李富榮)총무도 “현재 쟁점사항이 합의되더라도 여권이 정의원을 잡아넣겠다고 하면 정국은 다시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형근의원은 “당시 서경원이 북한 허담으로부터 받은 5만달러 중 1만달러를 DJ에게 준 사실은 검찰이 밝혀냈다”고 강조했다.또 “나는 당시 안기부수사국장으로 얼굴만 몇번 봤을 뿐 직접 신문하거나 취조하지 않았다”며 고문의혹을 부인했다. 박준석기자 pjs@ *徐전의원 사건 검찰 문답 서울지검 임승관(林承寬) 1차장은 12일 서경원(徐敬元) 전 의원 등의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국민회의와 서 전의원이 정형근(鄭亨根) 의원에 대해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한 내용의 범위에서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수사의 핵심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1만달러 수수 주장에 대해 어느쪽이 맞는지 밝히는 게 관건이다. 서 전의원 밀입북 사건과 당시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불고지 사건에 대해전면 재수사하나 전면 재수사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국민회의가 정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한 내용의 범위에서 수사한다.공소시효가 지난고문부분도 명예훼손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수사할 것이다. 서 전의원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은 역사적 사명의식을 갖고 북한 당국자와 만나 통일 등 여러가지 방안을 논의했는데 정 의원이 고정간첩이라고 표현한 부분과 5만달러를 받아 1만달러를 당시 평민당 총재이던 김대통령에게 줬다는 부분이다.서 전의원은 고문수사에 못이겨 허위진술을 했다고 주장한다. 김 대통령도 참고인 조사를 받나 대통령은 당시 완벽하게 진술했기 때문에 다시 조사할 필요가 없다. 지난 4월 서 전의원의 고소장이 접수됐는데 뒤늦게 조사를 서두르는 이유는 최근 국민회의가 정 의원의 ‘빨치산식 수법’ 발언과 관련,새로운 고발장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당시 안기부 관계자들도 참고인으로 조사하나 조사할 수 있다. 정 의원 조사계획은 언론문건 사건과 관련,형사3부에도 사건이 걸려있는만큼 그쪽과 협의해서 하겠다. 정의원 소환 시기는 중요 참고인들의 조사가 끝나봐야 안다. 이종락기자 jrlee@
  • [독자의 소리] 이근안 철저 수사…도피배후등 밝혀야

    고문기술자 이근안이 잡혔다.형식상으로는 자수였지만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과 이근안을 법정에 세우기 위해 노력한 민가협을 비롯한 민주시민단체가 애쓴 결과이다.이근안의 지난 행적은 보통사람에게도 치를 떨게 한다.하지만 그는 79년 청룡봉사상을 비롯해 81년 내무부장관 표창,82년 국가안보기여 표창,86년 옥조근정훈장 등 표창을 받고 기업의 노조탄압에도 관여를 한 사람이다. 이런 자의 수사가 공소시효 만료에 밀려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이 땅의 역사는 또다시 암흑으로 물들 것이다.좁은 수사실에서 민주화를 위한 신념으로싸운 이들에 대한 감사는 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이는 이근안에 대한 철저한 처벌로 이루어질 것이다.11년 동안 그의 수배생활을 방조했던 자들을 밝혀내 이를 처벌함으로 역사에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 김정환[서울 강동구 천호동]
  • 문건파동 장기화…국회 텅벼

    ‘언론 문건’을 둘러싸고 정기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조짐이다.이에 시민단체들은 국회 실종을 질타하면서 등원(登院)을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여야는 문건을 폭로한 정형근(鄭亨根)의원의 ‘빨치산 발언’과 한나라당의 9일 수원 장외집회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국회 정상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야가 이처럼 극한 대립을 보임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현재 국회에 계류중이거나 제출된 550여개 법안 및 일반안건 심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민회의는 지난 4일 한나라당의 부산 집회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겨냥해 ‘빨치산 수법’ 등 색깔론을 제기한 정의원을 8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국민회의는 7일 오전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긴급간부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정의원의 과거 인권탄압 사례를 들어 인권탄압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애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대행은 “인권탄압에 앞장섰던 정형근씨가 지금도 정치의 중심에 서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면서 “한나라당은국민의 여망을 저버리고 장외로 돌아다니지 말고 국회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은 이날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가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부총재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수시로 만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청와대 비서진 및 핵심실세와 최근까지도 통화·연락하는 등 긴밀하게 접촉해 왔음을 확인하는 자료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의원이 문기자와 전화통화를 한 상대라고 지목한 청와대 비서관들은 “이의원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여야의 정치공방에 대해 정치개혁시민연대는 “새 천년을 여는 첫해의 예산을 얼렁뚱땅 정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졸속으로 통과시키고 정치개혁을 비롯한 각종 개혁법안을 마냥 방치하려고 하는가”고 반문하고 “특히 한나라당은 의회권력이라는 게 본질적으로 야당의 권력일 수밖에 없는데 의회를 놔두고 장외로 떠돌아다니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참여연대는 “언론 문건의 진상규명은 검찰이나 국정조사를 통해 하되 국회는 곧바로 정상화시켜 산적한 민생현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같이 들끓는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9일 오후 수원에서 부산에 이어 제2차 ‘언론말살 규탄대회’를 강행한다는 계획이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이근안 전 경감 고문사건] 검찰·경찰수사 이모저모

    ?이근안(李根安) 전 경감은 성남지원에서 신문받기 위해 29일 오후 2시10분쯤 서울지검 청사를 떠났다.이씨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씨의 모습이 드러나자 민주화실천가족 운동협의회(민가협) 회원 10여명은 이씨에게 달려들어 “고문 경관을 처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몸싸움을 벌였다. 민가협은 검찰총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이 전 경감이 저지른 극악무도한 범죄와 고문을 지시하고 배후조종한 세력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한점 의혹없이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지검 임양운(林梁云) 3차장은 “도피기간 중 국내에만 있었다는 이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김근태(金槿泰)씨 고문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나재수사가 불가능하다”면서도 “국민의 관심이 높고 역사적 진실을 밝힌다는 차원에서 공소 여부와는 상관없이 고문실태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임차장은 또 지난해 6월 이씨가 중국 북경의 호텔인 한경빈관에서 사장을행세하고 다니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한 두달 전 들어와 해외도피 여부도 집중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부인 신옥영씨는 아침 8시쯤 집에서 나와 미용실로 가던중 “경찰이 얼마나 자주 찾아왔느냐.비호해 준 사람이 있는 게 아니냐”는 등 질문공세를 받았으나 입을 열지 않았다. 신씨가 지난 95년 7월 현재의 집으로 이사온 것으로 드러났다.그러나 이웃주민들은 한결같이 “이씨 집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가끔 집을 찾아가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집 창문과 담에는 방범 창살이 촘촘히 쳐져 있어 내부를 들여다 보기가 어렵다. ?이씨가 서울 동대문구 용두2동 집에서 숨어 지낸 것으로 확인되자 관할 동대문경찰서는 초상집 분위기였다.경찰의 이씨 집에 대한 수색보고서에는 ‘특이사항 없음’이라고만 빼곡히 적혀 있었다.수사전담반 형사들조차 이씨의 집 위치도 몰랐음에도 현장조사를 다녀왔다며 엉터리로 된 집 내부도를 기자들에게 제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락 장택
  • [이근안 전 경감 고문사건] 경찰수사 문제점

    신출귀몰한 것으로 알려졌던 ‘고문기술자’이근안(李根安) 전 경감이 10여년동안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온 것으로 확인돼 구멍뚫린 경찰 추적망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경찰은 잠적기간 내내 ‘안잡나,못잡나’는비판 여론에 쫓겨 전국 6개 지방경찰청 14개 경찰서에 79명의 전담수사진을배치하는 등 겉으로는 법석을 떨었지만 ‘등잔밑’조차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구멍뚫린 추적망 경찰은 수배자 검거를 위한 기초 수사인 자택탐문조사도하지 않았다. 경찰청은 이씨를 ‘중요 수배자’로 분류,자택과 친·인척 등 연고자 관할경찰서 수사 전담반에 한달에 한번씩 반드시 동향보고를 하도록 했다.그러나 최근까지 이씨가 숨어 지낸 용두동자택의 전담반인 동대문경찰서 수사반에서 올라온 월보(月報)에는 줄곧 “특이 동향 없음”으로 기록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이나 집 근처 가게 주인 등에게 ‘이씨한테 연락이 왔는가’‘이씨를 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어 본 것으로 확인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씨의 자택을 관할하는 서울 동대문경찰서 수사2계 직원들은 이씨가 자수한 뒤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집 위치 조차 몰라 허둥댔다. ?비호세력은 없나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씨를 ‘시대가 낳은 희생양’으로보는 시각이 경찰내에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검거하더라도 동료들로부터 눈총을 받을 분위기였다는 설명이다. 도피 초기 동료 경찰들이 가족들을 통해 월 30만원가량의 생활비를 제공한사실도 드러났다.검거 의지가 없는 것은 물론 도피 행각을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앞으로 검찰 수사에서 이씨에게 도피자금을 대주거나 은닉처를 제공한 ‘이근안 리스트’가 돌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주석기자 joo@ * 사법처리·재판절차 이근안(李根安) 전 경감은 납북어부 김성학(金聲鶴)씨 등 3명에 대한 고문사건으로만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전 경감은 자수했기 때문에 29일 오전까지만 해도 임의출두 상태였다.귀가하겠다고 하면 보내줘야 했다.이 때문에 납북어부 고문사건의 공소유지 변호사인 백오현(白五鉉) 변호사는 이날 수원지법 성남지원 담당재판부로부터 이 전 경감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받았다. 서울지검 강력부는 이날 3시쯤 발부받은 구인장으로 이 전 경감을 재판부에 인계했다. 재판부는 이 전 경감에 대한 신분확인 절차를 거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체포·감금 등의 가중처벌)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이 전경감을 성남지청 구치감에 잠시 수감한 뒤 이날 저녁 서울지검으로 불러 그동안의 행적 등을 조사했다.조사 과정에서 해외체류 기간이 2개월 15일 이상으로 드러나면 85년 9월 당시 민주화청년운동연합(민청련)의장김근태씨에 대한 고문사건의 공소시효도 만료되지 않았으므로 검찰이 직접이 전경감을 기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성남지원은 앞으로 공판기일을 잡아 이 전 경감에 대한 재판을 속행하게 된다.이 때 검찰 직접신문은 백 변호사가 담당한다.그 뒤 이 전 경감은결심공판과 선고공판을 거쳐 최종적으로 형이 확정된다. 이 전 경감은 형사처벌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국가는 지난 9월28일 이 전 경감 외 다른 고문기술자 4명에 대해 구상금 청구소송을 내논 상태다. 강충식기자 ch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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