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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우치다 시게루 디자인전 26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우치다 시게루가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가구와 조명을 비롯한 다양한 공간설치 작품 등을 선보인다.(02)395-0331. ■ 로버트 인디애나 11일부터 4월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2층. 미국의 대표적인 팝 아티스트이자 ‘LOVE’의 작가로 잘 알려진 로버트 인디애나의 1960년대 이후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회고전. 작가의 대표 조각작품인 ‘LOVE’, 아트와 숫자 시리즈들로 이루어진 입체작품,6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회화 및 판화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02)2124-8938. 뮤지컬 ■ 아이다 4월16일까지 LG아트센터 화려한 무대와 주옥같은 노래,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로 사랑받고 있는 디즈니뮤지컬. 제작비 130억원을 들여 지난해 8월부터 장기공연중인 초대형작으로 최근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옥주현 문혜영 이석준 출연. 화∼금 7시30분, 토·일 3시·7시30분.4만∼12만원.1588-7890. ■ 명성황후 30일까지 화∼금 7시30분, 수 3시·7시30분, 토 3시·7시, 일 2시·6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외세의 침략에 시달린 구한말을 배경으로 격동의 역사를 그린 국민뮤지컬. 윤호진 연출, 이태원 이상은 출연.3만∼12만원.(02)575-6606. ■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4월9일까지 화∼금 8시, 수 3시·8시, 토·일 3시·7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영화 ‘와이키키브라더스’의 줄거리에 대중가요, 팝을 입힌 편집뮤지컬. 이원종 연출, 이휘재 춘자 안정훈 등 출연.3만∼12만원.1588-7890. 어린이 ■ 노노이야기 16일부터 무기한 화∼금 3시, 토·일 1시 상상나눔시어터. 춤과 노래로 배우는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서승만 작·연출.(02)762-0810. ■ 시계 멈춘 어느 날 19일까지 화∼목 3시·5시30분, 금 5시30분, 토·일 1시·5시30분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전쟁에 관한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1만5000∼2만원.(02)382-5477. 클래식 ■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 독주회 17일 오후 8시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25일 오후 5시 고양 어울림극장. 타르티니의 ‘악마의 트릴’등 연주. ■ 이연희 가야금 독주회 21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 연주. ■ 오혜숙 첼로 독주회 2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쇼스타코비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등 연주. 연극 ■ 날 보러와요 17일~4월 9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 초연 10주년을 맞아 최용민, 권해효, 김내하, 류태호 등 원년 멤버들이 출연한다. 화성연쇄살인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는 4월2일이다. 김광림 작·연출. 화∼금 8시, 토 3시·7시, 일 3시.2만∼5만원.1544-5955. ■ 상당한 가족 17일∼4월16일 화∼목 7시30분, 금·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배우 인생 45주년을 맞은 전무송이 딸(현아), 아들(진우)과 함께 서는 무대. 사위 김진만이 연출을 맡았다.1만5000∼3만원.(02)741-6779. ■ 주공행장 17∼26일 화∼금 7시30분, 토 4시·7시30분, 일 3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금주령을 내린 왕에게 술을 권하는 소년 주공의 이야기. 배삼식 작·손진책 연출, 윤문식 김종엽 출연.1만5000∼3만원.(02)747-5161. ■ 선착장에서 4월2일까지 화∼금 7시30분, 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6시 소극장 축제. 섬이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광기를 그린 작품으로 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박근형 작·연출, 엄효섭 이규회 등 출연.1만2000∼2만원.(02)741-3934.
  • 공정위 ‘삼면초가’

    공정위 ‘삼면초가’

    ‘경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가 ‘삼면초가(三面楚歌)´에 몰렸다. 강철규 전 위원장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아 10일부터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된 가운데 ‘3·1절 골프 파문´의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때마침 여당에서는 공정위 재벌정책의 핵심인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골프 파문과 관련해서는 이해찬 국무총리와 함께 골프를 친 영남제분의 류원기 회장이 밀가루 담합행위 검찰 고발대상에서 왜 빠졌는지가 논란의 초점이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하자 공정위는 연일 해명자료를 내며 진땀을 흘리고 있다. 한철수 공정위 카르텔조사단장은 10일 “류 회장이 2000년 2월 공급물량 담합을 위한 첫 대표자 회의에는 참석했지만 류 회장이 수감 중이던 2002년 2월 부사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새로운 담합이 형성됐다.”며 “류 회장이 출감한 뒤에도 부사장이 담합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담합과 관련된 류 회장의 공소시효는 보수적으로 봐도 2005년 2월까지라는 것이다. 이어 한 단장은 “부사장이 주도적 행위자라는 것에 대해서는 공정위 조사관 3명 및 파견 검사의 의견이 일치했으며,S제분도 담합을 주도하지 않은 대표를 고발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수감 중이었다 해도 회장의 승인없이 부사장이 담합을 결정할 수 있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면서 “이에 따라 공소시효와 처벌대상도 달라질 텐데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면 공정위가 류 회장을 검찰 고발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 사건을 2∼3주 안에 검찰에 고발하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류 회장의 담합 관련 혐의가 적발돼 검찰이 고발을 요청하면 추가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후임 공정위원장 인선도 길어질 조짐이다. 당초 늦어도 20일쯤에는 후임자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골프 파문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 총리의 거취문제가 정리되기 전까지 총리 소속기관인 공정위의 수장(首長)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원장은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정위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이달 말쯤 돼야 새 공정위원장이 임명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9일 “출총제는 선진국에서 하지 않는 제도”라며 재계의 출총제 폐지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도 공정위에는 부담이다. 재계에서는 ‘출총제가 기업의 투자를 저해한다.´며 끊임없이 출총제 폐지를 요구해왔다. 공정위는 ‘순환출자의 폐해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계속 필요하며, 출총제 폐지 문제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이 끝난 뒤 내년에 검토해볼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野4당 반대로 비정규직법안 처리 무산

    노동계와 재계의 반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비정규직 관련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2일 야 4당의 반대로 무산됐다.비정규직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의 법사위 점거 농성으로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 등 30여건의 법안도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처리가 미뤄졌다. 국회는 앞서 본회의에 상정된 60건의 법안을 이날 오후 늦게 처리한 뒤 제258회 임시국회를 폐회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김원기 국회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을 갖고 비정규직 관련 3개 법안과 금산법 등을 다음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키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이들 법안의 처리는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이 가운데는 영세상점가의 지원과 재래시장 재개발의 규제 철폐를 담은 재래시장 특별법 개정안,살인죄의 공소시효를 15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료기관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선택진료의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한 의료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도 상당수 포함됐다.때문에 일부 쟁점 법안과 5·31 지방선거를 둘러싼 각당의 이해관계와 힘겨루기가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나라당 안경률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민노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 등 야 4당 원내대표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갖고 비정규직 법안의 회기내 처리와 본회의 직권상정에 반대키로 합의했다.안 부대표는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여당이 직권상정 처리에 협조를 요청했으나,야 4당은 당초 합의대로 4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1년6개월 이상 이동전화 단말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2년에 한차례 보조금을 지급토록 허용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파산·개인회생 절차 중에 있다는 이유로 취업 제한과 해고 등의 불합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채무자 회생과 파산법 개정안,파산 선고를 사법시험 응시기회 박탈 사유에서 제외한 사법시험법 개정안 등을 처리했다. 전광삼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시론] 성폭력 단죄로 근절될까/홍성열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

    [시론] 성폭력 단죄로 근절될까/홍성열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

    나라가 온통 성문제로 야단법석이다. 발발이와 빨간모자가 성폭력의 대명사처럼 인식된 듯하다. 때에 맞추어서 누구에게 뒤질세라 정부와 국회는 물론이며, 각 성폭력 상담소들도 한마디씩 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하며 힘주어 말하고 있다. 전자팔찌를 채워야 한다, 생활공간을 제한해야 한다,1년 고소와 7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자 등 일일이 열거하려니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러나 어떤 제도가 만들어져도 성폭력의 근절이나 또는 완전해결과 같은 말을 감히 입에 올릴 수 없을 것이다. 여하튼 성폭력을 둔화시키기 위해서 우선 알아야 하는 것은 폭력자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다. 성폭력자들은 어릴 적부터 짙은 성적 환상에 깊이 빠져 있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머리에 그리는 환상의 대상은 엄마, 누나, 친척 등 자신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동네 아줌마, 연예인, 스포츠우먼 등으로 옮겨 간다. 그러는 사이에 점점 더 거칠어지고 대담해지면서 현실과 환상 사이에 약한 경계선을 갖게 되어서 실행으로 옮긴다. 그러나 이들의 대부분은 성적으로 강하지 못하고 조루의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자신의 성적 능력을 평가하지 못할 어린이 또는 할머니들을 찾는다. 이런 사람들의 성폭력은 성적 만족보다는 힘의 과시 또는 통제감을 얻는 것이 목적이다. 성폭력자들은 시각적 쾌감을 즐긴다. 이들은 피해자로부터 팬티, 음모, 브래지어 같은 것을 취해서 게임의 트로피처럼 보관하고 그때 그 멋진 상황을 즐긴다. 또한 이런 폭력자들은 성적 쾌감보다는 피해자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이 일차적 목적이다. 그러므로 성폭력때 치욕적인 과거가 회상되거나 또는 피해자가 인격 모독적인 말을 하는 경우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성폭력자들의 또 다른 특성은 자신의 성행동이 동일한 방식으로 수행되고 그리고 결과 또한 동일해야 한다는 강한 신념을 갖는다. 그래서 성행위때 피해자에게 동일한 말과 체형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성행위가 기대하는 것과 동일한지를 확인한다. 대부분의 성폭력자들은 또 충동적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강압적 힘에 영향을 받는다. 이들에게 성적 충동이 나타난다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상은 다름아닌 여자일 뿐이다.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그 욕구는 점점 더 부풀려지게 된다. 성폭력자들의 특성을 설명하고 나서도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지적할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물론 각 성폭력자에 따라 적합한 원인이 숨겨져 있을 것이지만, 그것을 찾는 일이 간단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의 행동을 형성하게 만든 수많은 요인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고 또한 그들 중에서 족집게 같이 찍어 낼 수도 없는 일이다. 설혹 그 어떤 원인이 찾아졌다 해도, 현재에는 손댈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여간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혹은 저렇게 하면 성범죄가 근절될 것이라는 주장은 너무 안이한 생각이다. 성폭력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폭력자의 생활반경을 제한하고 늘 감시하거나 혹은 타인과 멀리 격리시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 사람의 성폭력으로 그의 가족들이 일생 동안 부끄러운 멍에를 메고 살아가야 하니, 그 또한 문제가 되고 만다. 성욕자체가 동물적, 이성적 감정을 동시에 표출하는 것이니, 해결 방법 또한 그리 쉽게 찾아지지 않나 보다. 이런저런 이유에서 우리들은 어쩔 수 없이 성폭력자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조심 또 조심하며 사는 길밖에 없는 듯하다. 홍성열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
  • 비정규직법안 처리 무산

    노동계와 재계의 반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비정규직 관련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2일 야 4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비정규직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의 법사위 점거 농성으로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 등 30여건의 법안도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처리가 미뤄졌다. 국회는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 59건과 특별위원회 활동 보고 1건을 이날 오후 늦게 처리한 뒤 제258회 임시국회를 폐회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김원기 국회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을 갖고 비정규직 관련 3개 법안과 금산법 등을 다음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들 법안의 처리는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이 가운데는 영세상점가의 지원과 재래시장 재개발의 규제 철폐를 담은 재래시장 특별법 개정안,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15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의료기관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선택진료의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한 의료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도 상당수 포함됐다. 때문에 일부 쟁점 법안과 5·31 지방선거를 둘러싼 각당의 이해관계와 힘겨루기가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나라당 안경률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 민노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 등 야 4당 원내대표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갖고 비정규직 법안의 회기내 처리와 본회의 직권상정에 반대키로 합의했다.안 부대표는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여당이 직권상정 처리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야 4당은 당초 합의대로 4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1년6개월 이상 이동전화 단말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2년에 한차례 보조금을 지급토록 허용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파산·개인회생 절차 중에 있다는 이유로 취업 제한과 해고 등의 불합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채무자 회생과 파산법 개정안, 파산 선고를 사법시험 응시기회 박탈 사유에서 제외한 사법시험법 개정안 등을 처리했다.전광삼 황장석기자surono@seoul.co.kr
  • ‘개구리소년’ 영영 묻히나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사망사건의 공소시효가 임박해 영구미제사건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1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91년 3월26일 우철원(당시 12)군 등 소년 5명이 대구 와룡산에서 실종된 이른바 ‘개구리 소년 실종·사망사건’의 공소시효가 오는 25일로 만료된다. 이는 2002년 9월 소년들의 유골 발굴 당시 ‘사망 시점이 실종 당시로 추정된다.’는 경북대 법의학팀의 감정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공소시효 만료일 이후 범인을 잡아도 처벌이 불가능하게 됐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시론] 성범죄대책, 피해자의 기본권 중시부터/오호택 국립한경대 법학부 교수

    [시론] 성범죄대책, 피해자의 기본권 중시부터/오호택 국립한경대 법학부 교수

    며칠 전 용산에서 11세 초등생을 성폭행 후 살해한 사건의 범인이 검거되었다. 이 사건으로 언론에서는 며칠 간 빠짐없이 관련 기사를 실었다. 이 사건이 충격적인 것은 범인이 지난해 5월에 4살 된 어린이를 성추행했다가 구속됐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또다시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때문이다. 성범죄는 어느 정도 정신병적인 요소가 있어서 재범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예방책이 절실하고, 강력한 처벌과 사후 감시를 해야 한다는 데 이론이 없다. 국회에는 이미 여러 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전자위치확인제도(이른바 전자팔찌)를 도입하는 안과 함께, 아예 성기능을 제거하자는 의견도 있다. 경찰청도 아동 성범죄인 경우 대개 성추행이므로 성폭력(강간)에 준하는 형벌로 강화하고, 보호관찰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성범죄자 사진까지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법원도 성폭력 사범은 구속하도록 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여성단체들은 현재 범인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고소해야 하는 조항 때문에 피해자의 신분공개를 무릅쓰고 고소할 것인지 고민하다 보면 기간이 지나서 처벌하지 못하므로 이 기간제한을 늘리거나 없애자고 한다. 현재 공소시효는 7년 정도인데(유형에 따라 다름) 이것도 아예 없애자고 한다. 그러면 이러한 대책들이 시행되면 성범죄, 특히 어린이에 대한 성범죄가 없어질까? 그게 가능하다면 우리는 왜 여태까지 해결하지 못했을까? 화성연쇄살인 사건에서부터, 재작년 40여명의 가해자에 의한 1년여에 걸친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수년에 걸쳐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60여 차례 부녀자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이른바 ‘발바리’ 사건의 범인은 올 초에 검거되었다.‘발바리’ 사건 직후에도 여러 가지 처벌강화 방안과 더불어 범인이 택시기사였던 점에 착안해 택시기사 취업을 제한하는 운수법 개정안을 내기도 하였다. 다른 나라는 우리보다 더 강력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어린이 성폭력 사범에 대해 20년 이상의 장기형이 일반화되는 추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성범죄자에 대한 전자팔찌 제도가 많이 도입되었고, 덴마크 등은 아예 성기능을 제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미국 뉴저지주 메간법(Megan’s Law)은 재범 이상 청소년 성범죄자의 거주지, 사진, 차량번호 등을 공개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성범죄자의 사진을 고속도로 변의 광고판에 게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공소시효도 아예 없애고 성범죄자는 평생 감시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우리나라는 이런 나라들에 비하여 처벌이 좀 느슨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법규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성의식이 폐쇄적이어서 신고율도 낮고 신고되더라도 실제 실형을 선고받는 비율도 매우 낮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들은 다 가능한 것들이지만 이러한 무성한 논의가 실효성을 거두려면 진지하고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기본권을 절대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성범죄는 그 피해자의 인간의 존엄을 말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일벌백계 식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의 익명성과 준법정신의 약화가 그 원인이다. 따라서 피해자의 보호와 가해자에 대한 재교육과 정신과 치료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법을 지키고 서로를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태도를 지켜나갈 때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오호택 국립한경대 법학부 교수
  • 성폭력범 구속수사 원칙

    초등학생 성추행 살해 사건 이후로 일선 법원들이 성폭력 사범에 대한 구속수사 원칙과 기준을 잇따라 마련했다. 법원은 성폭력 범죄에 대해 불구속 재판 원칙의 예외로 해서 구속을 원칙으로 엄중히 다루기로 했다. 성폭력 사범의 구속기준을 마련한 법원은 23일 현재 전국 18개 지방법원 중 12곳이고 나머지 법원들도 비슷한 기준을 정해 영장실질심사에 활용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성폭력 사건은 재범의 위험성이 높으며 피해자를 피의자로부터 격리해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면서 구속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부산지법과 의정부지법도 “성폭력 범죄, 마약범죄, 조직폭력 범죄 등은 반복의 위험성이 크다.”면서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동부지법과 전주지법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소년범들에 대한 영장 발부는 신중히 결정하겠지만 집단 성폭행 사건에 연루된 소년범들은 반드시 구속 수사하도록 기준을 정했다. 한편 장하진 여성가족부장관은 2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 성범죄 예방대책’을 발표했다.대책에 따르면 성폭력특별법을 개정,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의 형량을 강간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를 없애는 방안도 법무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성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전담 치료감호소도 설치한다. 아동 대상 성 범죄자는 징역형과 함께 치료감호 처분을 내리고, 집행유예나 가석방되는 경우 의무적으로 교정교육을 이수하도록 성폭력특별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도 개정, 청소년위원회에 등록된 성 범죄자를 검찰이나 경찰 등 사법기관에 등록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특히 ‘최고 위험군’의 범죄자는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우편으로 신상을 알리는 방안도 관련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서울과 대구, 광주 등 3곳에 불과한 아동 성폭력 피해자 전담 치료기관을 전국 주요 지역에 확대 설치할 방침이다.김재천 김효섭기자 patrick@seoul.co.kr
  • [사설] 아동 성범죄자 신상공개는 필수다

    열한살 소녀가 이웃에 사는 어린이 성범죄 전과자에게 잔혹하게 피살된 뒤 우리사회가 재발 방지 방안을 논의하느라 들끓고 있다. 그동안 이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각종 예방책을 요구해 온 사회 일각의 목소리를 외면하다가 이제서야 대책 수립에 분주해진 정부·국회 등의 행태를 보면 분노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제라도 법과 제도를 완비해 같은 범죄의 재발을 막는 길만이 어린 넋을 그나마 위로해 주는 일이 될 것이다. 어린이 성범죄 전과자의 재범을 막는 방안으로는 현재 전자팔찌 강제 착용, 신상정보 공개 확대, 형량 강화, 공소시효의 연장 또는 폐지, 심지어는 화학적 거세까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대책이 가해자 신상을 널리 공개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 악랄한 성범죄는 그 특성이 최소한의 자기방어 능력조차 없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부모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우선 아이를 보호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얼굴과 정확한 주소 등 실질적인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다면 범행 재발을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가해자 신상공개 확대는 범행 예방에 필수적인 수단임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또 어린이 성범죄의 공소시효를 현행보다 대폭 연장해야 한다고 본다. 피해 어린이들의 사례를 보면 본인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 자체를 당시에는 자각하지 못하는 일이 많고, 가해자 고소 여부도 웬만큼 나이가 든 뒤 결정하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아울러 어린이 성폭력에 대한 형량을 늘려 가해자를 장기간 격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미 각국의 예를 봐도 우리사회가 그들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가 물론 처벌만이 능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 성범죄자에게도 자신을 반성하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게끔 기회를 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교육과 정신적 치료를 병행해서 할 일이지, 지금처럼 방치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다같이 인정해야 할 것이다.
  • 아동성폭력 초범도 공개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사진과 주소, 근무지 등 세부 신상정보를 공개해 지역주민들이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모든 성범죄자에 대한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를 없애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부처 협의도 본격화된다. 청소년위원회는 21일 ‘2006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최근 초등학생 성폭행 살해사건과 관련해 이런 방안을 마련해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영희 위원장은 “현재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는 사진이나 구체적인 주소가 공개되지 않아 지역 주민들이 성범죄자를 알아보기 어려운데다 오는 6월30일부터 시행되는 재범자들의 세부 신상기록 열람 대상에서도 일반 주민은 제외됐다.”면서 “성범죄자의 사진 등을 지역 주민에게 공개하는 내용의 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 이달 안에 국회에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성폭력 재범자의 사진과 실제 거주지 및 근무지의 상세한 주소 등 상세 신상 정보를 5년 동안 위원회에 등록하되 13세 미만의 아동 대상 성범죄자는 초범이라도 등록된다. 지역 주민이 원하면 그 지역에 사는 등록 성범죄자의 사진과 주소 등 상세 정보를 언제든지 볼 수 있게 된다. 지금도 성범죄자 관련 정보는 신상공개제도를 통해 심사를 거쳐 관보와 인터넷에 연 두 차례 공개된다. 그러나 사진을 제외한 이름과 시·군·구까지의 주소, 직업, 범죄사실 개요만을 공개하기 때문에 정작 주민들은 누가 성범죄자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말 개정돼 6월30일부터 시행되는 청소년성보호법도 피해 청소년 및 가족, 청소년 관련 교육기관의 장 등에 대해서만 사진을 비롯한 자세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는 이와는 별도로 모든 성범죄자에 대한 고소기간과 공소시효를 없애는 방안도 마련하기 위해 법무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현재 성범죄자에 대한 고소기간은 현재 1년에서 6월30일부터 2년으로 늘어나며, 공소시효는 현재 7년 이내로 규정돼 있다. 이와 함께 성범죄자 가운데 신상공개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기소유예,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자를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재범방지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수강명령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법무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성범죄 발생 이후 신상 공개 등의 조치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려 이 기간 동안 성범죄자가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재천 박지연기자 patrick@seoul.co.kr
  • 사형제 폐지 ‘징벌 vs 인권’ 논란클듯

    사형제 폐지 ‘징벌 vs 인권’ 논란클듯

    법무부가 21일 발표한 변화전략계획은 ‘인권´과 ‘개혁´을 기본철학으로 깔고 있다. 급진적이라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던 국가인권위원회의 국가인권정책(NAP) 권고안을 기본으로 올해 6월까지 NAP 초안을 만드는가 하면, 그동안 언급을 자제하던 사형제 폐지 논란이나 과거사 문제도 정면으로 다뤘다. ●과거사 진상규명에도 적극 나서 사형제를 폐지하고 가석방이 불가능한 절대적 종신형 도입을 지원한다는 내용은 반발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사형선고의 징벌효과를 내세우며 사형제 폐지에 반대하는 여론이 만만찮다. 일부 수형자에게 선거권을 부여키로 한 것은 교정업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역시 정책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현행 선거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지 않았다면, 선거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수형자에게 선거권을 박탈하도록 규정한 현행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오스트리아는 1년 미만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수형자들에게, 캐나다는 2년 미만, 호주는 5년 미만의 수형자들에게 선거권을 인정하고 있다. 법무부는 과거사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재심 절차가 진행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공판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민·형사적으로 무한 책임을 지게 한다는 의미에서 공소시효 연장·배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에 대해 법률적으로 정비할 계획도 갖고 있다. 과거 검찰의 잘못이 있었다면 적극적으로 반성하겠다는 것이지만, 검찰 내부의 반발을 살 수도 있는 대목이다. ●서민 지원책은 강화 이번 전략계획은 서민의 눈높이에서 마련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보증인 보호를 위해 금융기관에서 채무자의 채무 현황을 보증인에게 미리 알리도록 의무화한 것이나, 법률구조 대상자를 늘린 게 대표적이다.2008년까지 전국민의 절반이 민·형사상 법률구조 대상자가 되도록 적용범위를 넓혔고, 영세민·가정폭력 피해여성·장애인·범죄 피해자까지 무료 법률구조 대상에 포함시켰다. 소외계층뿐 아니라 일반 민원 서비스도 개선돼 2007년까지 민원안내 등이 개별통보되는 시스템이 갖춰지게 된다. 온라인으로 발급되는 증명서류도 현행 출입국사실증명, 외국인등록사실증명, 국내 거소 신고 사실증명 외에 사법시험 합격증명, 국적선택 및 이탈신고 사실증명까지 확대된다. 또 앞으로 피내사자를 포함해 검찰 조사를 받는 사건 당사자들에게도 검찰 조사과정과 처리결과가 즉시 통지된다. 자신에 대한 수사가 종결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현재 모습과 비교해보면 수사기관의 정보독점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무부 내에 ‘법교육 전담부서´가 설치되고 법무연수원에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알기쉬운 법교육´‘우리활 국궁´ 등을 강의하는 등 일반인들에 대한 법률교육도 강화된다. ●고소사건 조정제도 도입도 검토 최장 5년간의 중장기 전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략계획은 검찰의 달라질 미래상을 보여준다. 우선 검찰의 공판역량 강화를 위해 재판부마다 전담 공판검사가 배치된다. 재산분쟁·명예훼손 등 사적분쟁에 관한 사건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되면 조정에 회부할 수 있는 ‘고소사건 조정제도´ 도입도 검토단계에 있다. 법무부 김준규 법무실장은 “한해 고소되는 인원 60만명 가운데 기소되는 사람은 17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민사사건으로 해결될 일이 형사사건으로 비화됐기 때문”이라며 도입 배경을 밝혔다. ●출입국 정책 등은 인식전환 틀 제시 올해 상반기 동안 자진 출국하는 불법체류 동포에게 출국후 재입국을 허용하는 제2차 동포자진귀국 프로그램을 실시하거나 중국과 구소련 지역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방문과 취업을 동시에 하도록 5년 유효의 복수비자를 발급하는 ‘방문취업제´를 도입한 것은 법무부의 개혁행보와 관련 시민단체의 의견이 조율된 결과로 풀이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반인권 국가범죄 시효배제가 옳다

    서울고법 민사5부가 최종길 교수의 유족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국가는 18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쟁점이 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해 재판부는 “어떤 불법이 저질러졌는지도 모르는 원고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을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민법상의 원칙인 신의칙(信義則)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가조직이 사실을 조작·은폐하고 고문 피해자를 범죄자로 만든 사건에서는 소멸시효를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인권에 반하는 범죄에는 시효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최종길 교수 사건은 유신정권에서 발생한 의문사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이다. 당시 중앙정보부(국정원 전신)는 ‘유럽간첩단’ 사건을 수사하는 도중 최 교수가 사망하자 투신자살을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02년 ‘유럽간첩단’ 사건은 조작된 것이며 최 교수는 수사관들의 가혹행위 또는 이를 피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가 이를 그대로 인정해 국가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엄혹한 독재정권 아래서 국가기관의 폭력에 목숨을 잃거나 삶을 희생 당한 사람이 우리사회에는 적잖게 남아 있다. 그 희생자와 유족들이 소송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고 일부나마 보상 받도록 해주는 일은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의무일 것이다. 아울러 반인권 국가범죄를 직접 저지른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원칙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정치권은 현재 국회에 계류된 ‘반인권 국가범죄 공소시효 특별법’을 적극 심의해 제정함으로써 우리사회가 갈등 없이 과거사 문제를 정리하는 토대를 조성해 주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다테마에/이목희 논설위원

    “일본인은 두 개의 혀를 갖고 있다.” 내심을 감추고 감언이설로 포장하는 국민성을 꼬집은 말이다. 혼네(本音·속내)와 다테마에(建前·겉치레 혹은 가식). 다테마에가 좋은 쪽으로 나타나면 예절·배려가 되고, 반대라면 속임수가 된다. 근대외교는 다테마에의 이중성과 통하는 측면이 있다. 국가간 분쟁이 발생하면 강제로 조정할 상위기구가 없다. 전쟁으로 화끈하게 결판내면 시원하겠지만 위험부담이 크다. 서로 속셈을 감추고,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는 것이 외교 기술이다. 때문에 외교관은 물론, 협상에 나선 국가지도자는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노골적 비판이나 “예, 아니오.”식의 어법을 피해야 한다. 엊그제 공개된 김대중(DJ) 전 대통령 납치사건 관련 외교문서는 일반 상식을 깨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1973년 당시 다나카 가쿠에이 일본 총리가 한국 정부의 2인자 김종필(JP) 국무총리를 만나 혼네를 마구 털어놓았다. 주일한국대사관 김동운 서기관의 DJ납치 관련 행위에 한국 공권력이 개입한 사실이 판명되면 새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가 “그것은 다테마에”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수사본부는 서서히 눌러가면서 없애겠다. 그런 자(DJ)는 일본에게도 곤란하다. 장래성이 없는 사람이다.” 일본 국민성에도, 외교관례에도 맞지 않는 직설어법이 계속되고 있다. 한·일 고위층간 정치유착 노출을 우려한 언행이라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다나카와 JP는 골프 용어를 섞어가며 정치적 봉합에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시로 골프정치, 요정정치를 함께하지 않고서는 오가기 힘든 대화다. 그렇더라도 피해국이라고 여겨지는 일본 총리로서 뜻밖의 반응이었다. 일각에서는 정치자금 제공설이 나온다. 한국측이 다나카에게 상당액의 정치자금을 사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일본 정치인이 있었다. 수사를 지휘했던 전직 일본 경시청 간부는 “수사를 종결한다는 당시 회담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다나카가 일선 부하들에게는 다테마에로 일관한 셈이다. 경시청 공안부에는 DJ납치사건 수사본부가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공소시효 중지상태로서 수사를 다시 시작할 여지는 있다.DJ납치 과거사조사 과정에서 다나카 혼네의 진정성도 규명돼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反인권범죄 공소시효 공직재임기간은 배제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9일 논란이 됐던 반인권적 국가범죄에 대해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범죄에 한해 가해 공무원의 퇴직 때까지만 시효를 ‘정지’시키는 방안을 도입키로 했다. 이 법이 시행되면 현직 공무원이 과거 반인권적 국가범죄를 저지르고,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경우 퇴직 때까지 시효가 정지된다. 즉 형사소송법을 기준으로 범죄 사실을 인지한 시점부터 퇴직 때까지 공소시효가 연장된다는 의미다. 물론 전직 공무원은 기존의 공소 시효 절차를 따르게 된다. 현행 가장 긴 소멸시효 기간이 15년인 점을 감안하면 허원근 일병 사망조작 사건 등 90년대 이후 일부 사건만 형사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인권적 범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어 과거사를 철저히 진상규명하겠다는 당초 검토 내용에 비해 후퇴한 것이다. 그러나 민사 손해배상 문제에서는 소멸시효가 끝나도 피해자나 유족이 배상받을 수 있도록 국가의 소멸시효 이익포기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 피해자가 불법행위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장기간 통치로 시효완성 책임을 피해자에게만 묻기 어려운 사건 등은 배상받을 수 있게 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공무원 정치활동 확대 논란

    공무원 정치활동 확대 논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는 9일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 범위 확대, 비정규직 노동자의 제한적 고용, 쟁의행위에 대한 규제완화,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제도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tional Action Plans·인권 NAP)을 전원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인권위는 오는 20일 인권 NAP를 정부에 공식 제출하며 정부는 ‘인권 NAP 조정기구’(가칭)를 설립해 최종안을 확정, 올 6월까지 유엔에 보고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관련부처간 세부계획을 세워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이행하게 된다. 그러나 인권 NAP는 인권정책의 가이드라인으로 각 부처가 반드시 수용할 의무가 없는데다 일부 권고안은 관련 부처에서 벌써부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실제 이행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또 정부가 수용을 하더라도 법률 제·개정 및 폐지 등 국회 입법과정에서 여야간 충돌로 관련법안이 표류할 가능성도 많다.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에는 ▲사회적 약자 소수자 인권보호 영역 11개 분야 ▲시민 정치적 권리보호 9개 분야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증진 7개 분야 등 27개 분야별로 인권위의 권고 사항이 담겨 있다.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 범위 확대 말고도 인권 NAP는 반인도적 범죄 공소시효 배제, 주민번호 무분별 수집·사용 방지, 정부에 의한 일률적 인터넷 내용 규제 최소화 등을 권고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사형제 폐지, 대체복무제 도입 등 이미 인권위가 입장을 밝힌 사안도 들어있다. 또, 장애인을 위한 관련법을 정비하는 등 장애인 인권도 핵심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성적 소수자 보호를 위해 성전환 수술을 건강보험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을 검토하라고 제안하고, 동성간 강간 방지를 위해 강간죄의 객체와 행위의 범주를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형법을 개정할 것을 주문했다. 전의경 인권 개선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정복 경찰로 구성된 경비경찰 조직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수사권싸움 재점화?

    검찰이 새해 초부터 잇따라 경찰의 잘못을 지적하는 등 지휘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경찰과의 기싸움에서 검찰이 경찰의 자질부족을 집중 부각시키려는 홍보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않다. ●검찰 “피해자 인권보호 차원” 대검찰청은 8일 경찰이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대상자로 지명된 사실을 당사자들에게 알려주거나 소환 등의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3개월 이상 무단방치한 2349건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32건은 1년 이상이나 방치된 것들이다. 특히 경찰이 방치하는 동안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하지 못한 사건도 92건이나 됐다. 경찰의 무단방치로 공소시효를 넘긴 사건 중에는 피해액수가 2500만∼3500만원인 39건의 사기사건도 포함돼 있어 사기 피해자들이 보상받을 기회를 잃기도 했다. 검찰은 경찰이 소재를 발견하거나 자진출석한 피의자의 지명 통보를 해제하지 않아 2차례 이상 검문에 적발된 경우도 210건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경찰관은 이같은 사실을 감추려고 공문서까지 위조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이 이처럼 경찰의 문제점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배경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검찰은 비슷한 사례를 예방하고 피해자와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겠다고 설명했으나 검찰 역시 경찰이 사건을 방치하는 동안 일반적인 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독 소홀 자인한 꼴” 비판도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검사의 구속 전 면담지휘를 거부한 경찰관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이 시위농민 사망 등으로 인해 경찰청장이 교체되는 등 경찰이 어수선한 틈을 타 잇따라 경찰의 흠을 드러내 지휘감독의 필요성을 부각하려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청와대와 정치권에서 수사권 조정문제를 이달 안에 마무리하고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법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나온 이같은 검찰의 홍보전략이 향후 수사권 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안타까운 死연

    안타까운 死연

    ■ “지옥의 7년…” 사업실패를 비관하던 친형을 살해한 사실을 7년간 숨겨오다 경찰에 자수한 A모(32·서울 송파구)씨는 3일 “죽은 형이 꿈에 나타나고 환청에 시달리는 등 하루도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은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전북 임실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98년 전북 정읍과 충남에서 병원을 운영하다 연이어 부도를 낸 친형(당시 32세·의사)으로부터 “나를 죽이고 미리 들어놓은 보험금을 타서 가족이 받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A씨는 “무슨 소리냐.”며 계속 거절했으나 “도와주지 않아도 어차피 자살하겠다.”는 형의 설득에 넘어갔다. 그는 이어 지난 1998년 1월18일 새벽 1시30분 전북 임실군 덕치면의 국도에서 빌린 승용차로 형을 친 뒤 달아났으며 형은 사망했다. 죽은 형의 계획대로 형수(39)는 남편이 생전에 들어놓은 7억∼8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았으며,A씨도 보험금 중 5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이후 매일 밤 형이 꿈에 나타나고 수시로 환청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형이 수척한 모습으로 들어와 원망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거나 무서운 표정으로 방문을 마구 두들기는 꿈에 시달렸다.”며 “평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도 ‘형을 죽인 놈’이라는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환청과 꿈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게 된 그는 성격마저 난폭해져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직장 동료와 걸핏하면 다툼을 벌였다.A씨는 결국 괴로움과 죄책감을 견디다 못하고 지난 1일 경찰에 자수, 친형을 죽인 사실을 털어놨으나 촉탁살인죄의 공소시효(7년)가 지난해 1월로 만료됨에 따라 불구속 입건돼 살인죄 성립 여부에 대해서만 추가로 조사를 받게 됐다. 임실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답답한 법…” 아버지로부터 자살하겠다는 전화를 받은 딸이 위치추적을 요청했으나 법 규정으로 인해 자살을 막지 못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3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쯤 정모(50)씨의 딸(21)은 아버지로부터 “남해 바닷가인데 먼저 떠난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정씨의 딸은 아버지가 삼촌과 친구에게도 같은 내용의 전화를 한 것을 확인하고 이날 오후 8시쯤 부산 사하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동통신사의 위치정보시스템을 통해 정씨의 위치를 찾기 위해 부산지검 당직검사에게 긴급통신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범죄 수사와 관련 없는 자살기도건에 대해서는 긴급통신 조회를 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다급해진 정씨의 딸은 119상황실에 신고를 하고 위치추적을 요청했으나 소방본부 역시 “자살시도는 긴급구조 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며 법 규정상 자살기도자 본인이 직접 위치추적을 의뢰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정씨의 딸은 울먹이며 “아버지가 지금 목숨을 끊으려 한다. 법규 타령만 하지 말고 도와달라.”며 눈물로 하소연했지만 허사였다. 결국 오후 9시30분쯤 정씨의 딸은 아버지로부터 죽기 전 마지막 전화를 받은지 5시간 만인 2일 오전 2시30분쯤 경남 남해경찰서로부터 “자살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됐으니 확인하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제때 위치추적만 되었더라면 자살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에 자료제공을 요청하려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한 뒤 영장이 발부되어야만 집행할 수 있으며, 자살 등 범죄수사와 연관이 없는 사안에 대해선 영장청구가 불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대검 칼날’ 중수부 초라한 성적

    ‘대검 칼날’ 중수부 초라한 성적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가 올해 들어 시작한 수사에 이렇다할 성과가 없어 ‘최고의 사정기관’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법무부 국감자료 등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는 올해 말까지 인지수사결과 30여명을 입건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31명,2003년 104명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내용면에서도 부실하다는 비판이 있다. 검찰은 검찰조서 증거능력이 약화되고 뇌물사건 수사 등에서 관련자들의 진술보다 확실한 물증을 요구하는 사법부의 변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중수부는 21일 공사 수주와 관련해 4000만원의 현금과 7000만원어치의 향응을 받았다며 청렴위가 고발한 권철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중수부 관계자는 검찰이 현 중수부 체제로 들어서면서 이전 중수부와 부패방지위원회, 감사원 등에서 남겨놓은 일들을 뒤치다꺼리만 했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수사를 시작한 지 오래되다 보니 증거·진술은 희미해지고 피의자들의 방어도 탄탄해졌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은 해외로 도피한 지 5년8개월만에 돌아와 이미 대법원에서 확정된 혐의만 인정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건강상태 등 악재 탓으로 출국배경 등 의혹들을 들추지 못했다. 로또 비리도 감사원으로부터 넘겨받았지만 정·관계 로비설은 손도 못댔다. 중수부 관계자는 “변호인의 수사과정 입회 등 피의자의 인권이 강조되는 만큼 유죄협상제도나 참고인 강제구인제도 등 보완이 없다면 앞으로 인지수사는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중수부의 한 검사는 “올 초부터 형사소송법 개정, 수사지휘권 파문, 검·경수사권 조정 등으로 검찰 안팎이 어수선했던 것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놨다. 검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수사가 치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포 비리와 관련해 정찬용 전 청와대인사수석의 부적절한 처신을 처벌할 법률을 찾지 못했다. 김 전 회장 수사 당시 핵심참고인이던 전직 계열사 임원들이 김 전 회장의 귀국을 앞두고 출국했거나 수사하는 도중에 출국해 차질을 빚었다. 검찰은 지난 11월 오포 비리와 관련해 10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한현규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구속기소한 뒤 ‘사돈에 팔촌’까지 계좌추적을 벌였지만 혐의 가운데 4억원은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처벌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종결한 삼성채권수사에서도 허점이 있었다. 지난해 5월 대선자금수사를 마친 뒤 증권예탁원에 삼성채권이 입고되면 검찰에 통보토록 하는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아 미흡함을 드러냈고, 지난해 9월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의 채권을 돈으로 바꿔 준 대학후배를 조사하고도 12월이 되어서야 이 의원을 소환조사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사법처리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고3 만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보다 어렵네”

    “황우석 박사 논란은 어떻게 보시나요.” “X파일 수사는 재벌 봐주기 아닌가요.” 정상명 검찰총장이 때아닌 질문에 진땀을 뺐다. 정 총장은 20일 대검찰청에 견학을 온 고3 수험생 80명과 자리를 함께했다.학생들의 송곳 같은 질문이 이어졌고 정 총장은 “인사청문회보다 어렵다.”고 너스레를 떨며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수능시험을 갓 끝낸 학생들은 교복과 자율복 차림으로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정 총장을 맞이했다. 노강산(청담고3)군은 “황우석 박사 논란을 검찰은 어떻게 보고 있느냐.”며 첫 포문을 열었다. 정 총장은 “수사 책임자로서 과학계에서 시시비비를 가린 뒤 검찰이 모든 자료를 수집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처리하겠다.”며 답안을 냈다. 송시원(서울고3)군은 최근 잇따른 수사에서 검찰이 삼성을 봐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 총장은 공소시효제도 등을 거론하며 삼성을 무혐의 처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의 수사관행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지혜(경기여고3)양은 아직도 검찰에 강압수사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최유석(가락고3)군은 “검찰은 그동안 권력의 시녀라고 불렸다.”면서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물었다.정 총장은 “검찰총장의 임기제와 수사지휘를 검찰총장에게만 내릴 수 있도록 한 검찰청법 8조 등 제도적 장치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라고 답했다. 또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사형제를 지양해야겠지만 국민의 법감정 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수험생들에게 “법조인은 상식적이고 균형 있는 보통사람이 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추구할 잣대를 현재에 들이대면 국민들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라고 조언했다.그는 또 법조인 외에도 다양한 직업과 가치관이 통하는 사회라면서 “고정관념을 버리고 책을 벗삼아 여행을 많이 다녀 보라.”고 덧붙였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면죄부만 준 ‘삼성채권’ 수사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6일 삼성채권 수사결과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김인주 삼성구조조정본부 부사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후보의 법률고문 서정우 변호사 등 관련자 모두를 사법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2년여에 걸친 검찰의 삼성채권 수사는 처벌 없이 면죄부만 준 꼴이 됐다. 검찰은 수사결과 삼성이 대선을 앞두고 사들인 채권은 모두 837억원어치며 이 가운데 361억 1000만원을 정치권에 건넸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대선자금 수사를 일단락하며 추정했던 금액보다 30억여원이 늘어났다. 검찰은 삼성이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의 기획팀장이었던 이 의원에게 채권 6억원어치를 건넸고 한나라당측에도 서 변호사를 통해 24억 7000만원을 채권으로 전달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하지만 이미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았다.검찰은 이 의원이 채권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사용했다하더라도 횡령죄를 적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삼성이 임직원들을 격려하거나 오너 일가의 사적인 용도 등으로 32억 6000만원을 썼고 443억 3000만원을 보관했다고 발표했다.이 과정에서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도 드러났지만 검찰은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이 모든 돈이 이건희 회장 개인 돈이라는 삼성의 주장을 뒤집지 못했다. 검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대선자금 수사를 일단락하면서도 삼성채권들이 증권예탁원에 입고되는 즉시 검찰에 통보토록하는 조치조차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을 전방위로 압박했다고 밝혔지만 이달이 돼서야 삼성측으로부터 협조를 얻어냈다.또 이 의원에게 채권을 받아 돈으로 바꿔준 대학 후배 최모(40)씨를 이미 지난해 9월 조사했으면서도 올 12월 최씨를 다시 조사하고나서야 이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이미 정자법 공소시효는 지났다. 서 변호사 역시 공소시효가 지난 뒤에야 삼성이 추가로 채권을 건넨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 주변에서는 최근 안기부·국정원 도청사건와 관련해 이 회장의 조사문제와 맞물려 협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등의 문제와 맞물려 정치권과 검찰이 모종의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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