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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주빈 공범’ 前공무원, 첫 재판서 “모든 혐의 인정”

    ‘조주빈 공범’ 前공무원, 첫 재판서 “모든 혐의 인정”

    여성 성착취물을 만들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으로 지목돼 파면된 경남 거제시청 소속 8급 공무원 천모씨(29)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16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제작·배포등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천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이 낭독한 공소사실에 따르면 천씨는 ▲ 미성년자 등과의 성관계를 촬영한 혐의 ▲ 음란물을 촬영하도록 권유한 행위 ▲ 피해자들에게 성매매를 하게 협박을 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 ▲ 132개의 아동 음란물을 소지한 혐의 ▲ 미성년자에게 동영상을 전송하는 방법으로 성희롱을 한 혐의들이 적용됐다. 천씨는 공소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공소사실 모두 인정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조씨와 수원 영통구청 사회복무요원 출신 강모씨(24), ‘태평양’ 이모군 사건도 지난 14일 천씨와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다. 검찰은 조씨를 중심으로 한 ‘박사방’ 일당이 ▲ 피해자 물색·유인 ▲ 성 착취물 제작 ▲ 성 착취물 유포 ▲ 성 착취 수익금 인출 등 4개 역할을 나누어 수행한 ‘유기적 결합체’라고 보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성폭행 아닌 합의” 교회 목사에 징역 8년 선고

    “성폭행 아닌 합의” 교회 목사에 징역 8년 선고

    여성 신도들을 수십년 동안 성폭행, 성추행을 하고도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한 한 교회 목사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16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김동혁 부장판사)는 강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A 목사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도덕성이 높아야 할 직업을 가진 피고인이 신앙심 깊은 신도들을 강간하거나 추행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들 진술이 일관되고 모순되지 않아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들이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A 목사는 1989년부터 최근까지 교회와 자택, 별장, 승용차 등에서 여성 신도 9명을 상습 성폭행 또는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일부 신도들은 성폭행 당하고서도 지속해서 성추행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중 일부는 미성년자였으며, 모녀가 추행을 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 목사는 행위를 거부하는 신도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으로 하는 거니 괜찮다”, “이렇게 해야 천국 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 목사는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부터 “성도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성행위는 합의로 이뤄졌다”고 말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2회] “인사모 없애라는 게 아니었다”…이수진 또 거론되자 침묵한 이규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2회] “인사모 없애라는 게 아니었다”…이수진 또 거론되자 침묵한 이규진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혐의를 받는 전직 고위 법관들이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관련 조치들은 법관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던 것이 아니라 전문분야에 맞게 활동할 수 있도록 일부 활동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라고 잇따라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10일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61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인사모가 큰 부담을 줬으니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지난달 27일부터 다섯 번째 증인으로 나온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해 이날 오후부터는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이뤄졌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공소사실 가운데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 와해 조치와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지시를 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문제는 내 임기 중에 정리해야 한다, 후임 대법원장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 인사모를 정리해야 한다.” 이 전 상임위원은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으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2017년 초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연세대 법학연구원과 법관 인사를 주제로 한 공동학술대회를 열기로 한 것을 알게 되자 양 전 대법원장이 불편함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양 전 대법원장)은 그런 말을 증인에게 한 기억이 없다는데 증인은 언제, 어떤 자리에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 기억나느냐”고 물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언제, 어떻게 들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인사모가 큰 부담을 줬으니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이해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증인으로 나온 김민수·박상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통해 이러한 대법원장의 뜻을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인사모 큰 부담…매듭지으라”는 대법원장 발언… “와해 지시 아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가 큰 부담을 줬으니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양 전 대법원장의 말을 이렇게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저는 그 취지를 어떻게 이해했냐면 인사모라는 소모임을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이 없앨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사모가 국제인권법연구회 이름으로 대외 행사, 특히 정치색이 있는 행사를 하는 것을 대법원이 우려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인사모와 협의하든 어떤 방안이 있든 인사모가 대외활동을 하는 측면을 매듭을 짓자, 거기에 (행사를) 못하게 하자는 것도 포함돼 있을 수도 있고 잘 설득해서 제가 제시했던, 수위를 낮춘다든가 아니면 국제인권법연구회 단독으로 학술대회를 하든가 이런 식으로 매듭을 지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말씀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매듭을 짓는다’는 의미가 그걸 꼭 막아서 없애자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지만 그대로 활동을 하되 문제는 안 되는 방식으로 유도를 한다는 그런 것도 포함되는 것인가“ 물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라는 소모임은 자생적 모임이라 대법원에서 없앨 수 없고 처장도 못 없앤다”며 앞서 밝힌 설명을 반복했다. 변호인은 이어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인사모와 관련해 대법원장의 지시가 있었다면 실장회의에서 당연히 실행을 위한 논의가 있었을 텐데, 실장회의에서 대법원장의 지시가 있었음을 전제로 구체적인 실행 논의가 이뤄지고 그 결과가 대법원장에게 보고된 기억이 있는가” 물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없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를 와해시키기 위한 각종 방안들이 담긴 보고서가 몇 차례 법정에 공개됐지만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 측은 “와해나 해체를 시키려던 게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해왔다.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던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한 증인신문이 계속되면서 이날 재판에서도 사법개혁을 주장하며 총선에 출마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와 이탄희 전 판사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이탄희 전 판사의 경우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전보된 뒤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판사들을 뒷조사한 파일이 있으니 놀라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는 것을 알리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이 전 판사는 2017년 3월 예정됐던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연세대 공동학술대회를 축소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에 강하게 항의한 뒤 사의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은 “이탄희 판사가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그런 말을 했다는데 저는 기억이 나지 않으니 이탄희에게 그런 말을 안 했다고 증명할 수는 없고 후배 법관이 말하는데 부인하는 것도 모습이 그렇고…”라면서 “이탄희도 특별조사단에서 저한테 그런 말을 들었다고 하면서 그 문건이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관련 문건이라든가 정말 뒷조사한 파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이규진 실장이 말한 (뒷조사) 파일이 있다면 국제인권법연구회 공동학술대회 관련 문건일 것’이라고 이 전 판사도 특조단에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이 전 상임위원은 이수진 전 부장판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번에는 입을 굳게 닫고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처음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27일, 이 전 부장판사는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서기호 전 의원을 이 전 부장판사를 통해 만났고 법원행정처 입장을 전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재판에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공동학술대회와 관련해 이 전 부장판사에게 하소연했다”고 말했고, 이 같은 증언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피해자’를 자처한 이 전 부장판사를 향한 논란을 키우는 듯 했다.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서 이 전 부장판사와 맞붙은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수진 후보는 ‘블랙리스트 판사 명단’에 이름이 없으며 ‘사법농단’의 피해자가 아닌 오히려 공범에 해당되는 인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수진 역할 또 거론되자 한숨… “선거 영향 줄까봐 난감” 이날 오전과 오후 반대신문을 한 고 전 대법관 측은 지난 1일 검찰의 주신문 과정에서 나왔던 이 전 상임위원의 증언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이 전 부장판사를 다시 거명했다. “주신문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 공동학술대회와 관련해) 증인의 입장이 난처해서 이수진과 상의하며 개인적인 우려를 전했고, 이수진이 자기 의견을 말한 것은 기억 안 난다고 했다가 ‘이수진이 학술대회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기억은 있다고 하셨다”면서 “그런데 메모에는 ‘이수진이 학술대회는 너무 나가는 것 같다, 연대 학술대회에서 인사 비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하는 것 같다’ 등이 적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자신의 업무일지에 적은 이 전 부장판사의 생각과 법정에서의 증언이 서로 다르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은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업무일지에) 대화를 나눈 형식으로 기재가 돼 있어서… 혹시 거기에… (이 전 부장판사의 답이 적힌 게 맞는지 묻는 취지로 풀이된다)”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 (이 전 상임위원) “정확히 기억이 안 납니까? 아니면 기억이 나는데…”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 (이 전 상임위원) “질문 내용을 다 이해하셨지요?” (재판장) “예, 이해했습니다만…. (한동한 계속 침묵) 그렇게 기재된 것은 맞습니다. 기재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침묵과 흐린 말끝이 반복되자 고 전 대법관 측은 몇 차례 더 물으려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재판장이 “답변을 듣고 넘어가야죠”라고 제지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다시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 “재판장님, 이게 제 진의하고 다르게 자꾸 언론보도가 나가서 진술하기 곤란합니다. 이 부분 관련해서 지난 기일에도 제가 한 증언과 언론보도가 다르게 나가서 자꾸 선거에 개입하는 인상을 줘서 뭐라고 진술하기가 난감합니다.” 그러자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네, 그 정도 답변한 것으로 하겠다”고 진행을 이어갔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 와해 조치 관련 공소사실을 계속 부인하면서 하나의 전문분야 연구회에만 가입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한 행정처의 조치인 ‘중복가입 해소조치‘ 에 대해서도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겨냥한 것이 아닌 예산 문제 등의 이유로 시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다섯 차례에 걸쳐 증인신문을 갖기로 했던 이 전 상임위원은 양 전 대법원장 측의 반대신문을 다 마치지 못해 다음달 6일에도 법정에 나오게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광훈 측 ‘선거법 위반’ 혐의 부인 “맥락 보고 판단해야”

    전광훈 측 ‘선거법 위반’ 혐의 부인 “맥락 보고 판단해야”

    광화문 집회 등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구속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9일 전광훈 목사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과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맞지만 피고인이 했던 무수한 발언 중 몇 개만 집어 편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취지와 맥락을 보고 판단해야 하니 전체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 목사 측은 “행위가 능동적이거나 계획적이지 않고, 그 이후 일련의 과정을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선거운동이 아니다”라며 “(지지 정당이) 특정되지 않았으니 법리적으로도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이 적한 부분은 사실 적시가 아니라 의견 표명”이라며 “이 전제 사실은 전부 진실이고, 대통령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비판이 가능해야 하니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 목사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변호인은 “증거가 광범위한데 굳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피고인의 건강도 좋지 않으니 고려해 방어권도 보장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의 증거 수집 등 수사 절차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다”며 “수사가 적법했는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어 전 목사는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한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인 전 목사는 총선을 앞두고 광화문 광장 집회 등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 우파 정당들을 지지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집회에서 전 목사가 ‘대통령은 간첩’,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도 추가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장용준, 음주운전 혐의 인정...父 장제원 “마음 아파”

    장용준, 음주운전 혐의 인정...父 장제원 “마음 아파”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장용준(20·예명 ‘노엘’) 측이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 11단독(권경선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후보) 아들인 장씨는 지난해 9월 7일 오전 2∼3시 서울 마포구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사고 직후 지인 A씨에게 연락해 운전자를 ‘바꿔치기’ 하려고 시도하거나, 보험사에 A씨가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며 허위로 교통사고 신고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올 1월 장씨를 불구속 기소했다.이날 장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씨 부탁으로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A(29)씨는 범인도피·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장씨와 같은 승용차에 타고 있던 B(25)씨는 음주운전방조 등의 혐의로 이날 장씨와 함께 피고인석에 섰다. A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B씨는 음주운전방조 등 혐의는 인정하면서 “사고 당시 장씨와 A씨가 보험사에 연락한 것이 보험사기라는 점을 전혀 알지 못했고, A씨를 운전자로 지목한 적도 없다”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방조 혐의는 부인했다. 장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승합차에 올라 법원을 빠져나갔다.이날 재판에 앞서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로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용준이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벌이던 나라가 주는 벌을 받고 나면, 법을 잘 지키는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보살피겠습니다”라며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1회] “실행했으면 웃음거리 됐을 것” 헌재 무력화 ‘비상적 대처방안’ 적극 부인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1회] “실행했으면 웃음거리 됐을 것” 헌재 무력화 ‘비상적 대처방안’ 적극 부인

    “그걸 추진했으면 웃음거리가 됐을 겁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헌법재판소의 위상을 약화시키기 위한 이른바 ‘비상적 대처 방안’은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단순한 아이디어를 모은 보고서였다고 당시 행정처 고위 간부들이 거듭 주장했다. 실제로 실행된 내용도 없다는 강조가 이어졌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60회 재판에서는 네 번째로 증인으로 나온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한 고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박 전 대법관에 이어 2016년 2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이 전 상임위원을 통해 헌재에서 심리 중인 사건의 진행 상황이나 추진 중인 정책 관련 내용 등 내부 정보를 보고받고 헌법재판소장을 비판하는 대필 기사를 내보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규진 전 양형실장 네 번째 증인신문… “헌재 비상적 대처방안 문건, 실현가능성 없어” 두 차례 재판에 걸쳐 이뤄졌던 박 전 대법관 측 반대신문을 이날 오전 마치고 고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시작됐다. 변호인은 2015년 10월 1일자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지원실에서 작성한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방안(대외비)’ 문건을 언급했다.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업무방해 사건에 대해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를 확인한 뒤 만들어진 이 문건에는 ‘헌재 역량을 약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안들이 담겼다. 특히 헌재를 비판하는 내용의 광고를 하거나 헌재소장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활용하는 방안, 대법관보다 ‘급이 낮은’ 지방법원 부장판사급을 헌법재판관으로 앉히거나 헌법재판관 출신을 다시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증인은 이 법정에서 문건에 ‘대외비’를 표시하는 기준에 대해 ‘정해진 기준은 없고 꺼림칙하거나 제3자가 안 봤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있는 것에 붙였다’고 했는데, 대외비가 표시된 문건을 작성자 기준에서 보더라도 실현가능성을 전제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가감없이 기재한 차원의 보고서라 과격하거나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는 문건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그렇습니다. 제가 직접 작성한 보고서는 문성호 전 사법정책심의관이 작성한 보고서를 불러와서 덧씌우기를 한 것이라 거의 대외비가 표시돼 있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구체적, 현실적 방안을 검토해서 작성을 지시한 것은 아니죠?”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그걸 지시한 것이라기보다는 하도 방안이 없으니 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얘기한 내용과 저하고 얘기한 내용을 그냥 주욱 정리해 본 것입니다.” (이 전 상임위원)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어 문건 속 구체적인 방안들을 언급하며 문건 속 내용들은 단순히 비현실적인 아이디어까지 모두 모아놓았을 뿐이고, 실제로 추진된 적도 없다는 점을 이 전 상임위원을 통해 역설했다. “보고서 내용 중 ‘만 40세 간신히 넘긴 법관 (헌법재판관으로) 지명’ 이런 내용도 터무니없어 보이는데 어떤가요?”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그래서 제가 ‘어느 심의관이 이런 생각을 했냐’고 웃으며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헌재소장의 좋지 않은 소문을 이용한다는 것도 실제로 논의된 적이 없죠?”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없습니다. 소문 내용을 알고 있는데 저와 문 심의관 둘 사이 오간 것을 그냥 적어둔 것입니다.” (이 전 상임위원) 이 전 상임위원은 2015년 10월자 보고서에서 실현가능성이 있는 방안들을 추려서 다시 정리를 해보기로 한 뒤 그해 11월 9일자 보고서가 다시 작성됐는데, 이 문건에서도 실행된 방안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2015년 10월 말과 11월 초는 업무방해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이 가시화되는 얘기들이 많이 나와 당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 차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위기감이 굉장히 컸다”면서 “비상적 대처방안을 한 번 검토해보라고 한 것으로 이해했고 한정위헌 결정과 관련해 어떤 방안이 있을지 답답하니까 (정리를) 지시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저 보고서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를 비판하는 광고를 게재하는 등의 방안에 대해서는 “실제 추진하면 웃음거리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문건에서 실제로 이뤄진 방안은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장에게 보고되는 보고서에 실현가능성이 없는 방안들이 올라와서 놀랐다”, “한정위헌 결정과 관련해 법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취지로 작성된 보고서라면 헌재를 방해한 게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증언도 이어졌다. “행정처 보고서라는 것이 헌법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고 저희들끼리 아이디어 차원에서 공유하는 보고서도 상당수 있다”는 강조도 더해졌다.헌재에 파견된 법관인 최희준 부장판사를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확인한 데 대해 고 전 대법관 측도 ‘사법신뢰’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 3일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도 법원과 헌재의 판단이 엇갈리면 겪게 될 국민들의 혼선을 막기 위해 헌재의 내부 상황을 확인하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날 “(국민들의) 갈등 해소 및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법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헌재와 교류, 협력하려고 했던 것을 증인은 알고 있는가“ 물었고 이 전 상임위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지난 재판에서 파견 법관이 헌재의 동향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는 것이 오랜 관행이라고도 말했다. “대법원장과 전임 처장이 (과거부터 해온) 전통적으로 허용된 수집 범위를 벗어나서 무리하게, 또는 많이 헌재 내부의 정보를 수집하라고 했거나 그 밖에 다른 지시를 할 동기나 달라진 사정이 있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변호인 질문에 이 전 상임위원은 “위법한 지시를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헌재 내부 정보 수집은 관행…위법 부당한 ‘윗선’ 지시도 없었다” 헌법재판관들의 평의 내용 및 결과가 법원행정처로 보고된 것을 두고도 고 전 대법관 측은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평의 결과를 보고하지 않을 수 없었고, 처장도 정보 수집을 하지 말라거나 (정보 수집에) 불법적 방법을 동원하라는 지시도 없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끌어냈다. 그러면서 “피고인(고 전 대법관)이나 심지어 증인이 없어도 그런 정보 수집 활동이 행정처가 파견 법관을 통해 관행상 해오던 정보들의 수준 범위를 초과했다고 인식하지 않아 정보수집을 중단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부적절하거나 위법한 부분을 알고도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지 않느냐”고 확인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렇게 설명하며 계속해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네. 그래서 제가 검찰 조사 때도 검사님께 ‘파견 공무원이 그 기관에서 진행하는 내용에 대해 알아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검사님이 ‘헌법재판연구관 보고서는 좀 부적절하지 않느냐’고 해서 ‘그건 좀 부적절하다. 그것에 대해선 제가 징계를 받았다’고 했고, 검찰에서도 파견기관이 그렇게 하는 것은 맞지만 이렇게 이메일로 다 남긴다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메일로 한 것은 잘못된 게 맞다고 답변한 적이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경심, 檢에 배신당했다며 PC 은닉 지시”

    “정경심, 檢에 배신당했다며 PC 은닉 지시”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지시로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과 동양대 등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자산관리인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선처를 구했다. 자산관리인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 부부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7일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38)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정 교수는 당시 김씨에게 “검찰에 배신을 당했다. 집에 압수수색이 들어올 수도 있다”며 하드디스크 은닉을 지시했다. 정 교수는 그간 “입시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확인차 컴퓨터를 가져온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었으나 김씨가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증거은닉 혐의’ 조국 가족 자산관리인 “혐의 모두 인정”

    ‘증거은닉 혐의’ 조국 가족 자산관리인 “혐의 모두 인정”

    “법이 허용하는 최대 관용 베풀어달라” 요청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지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택과 동양대 등에서 컴퓨터 등 증거를 은닉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자산관리인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7일 증거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장관 가족 자산관리인 김경록(38) 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인은 “증거은닉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김씨의 프라이빗뱅커(PB)라는 직업과 정경심의 지위 등을 고려해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증권사 PB인 김씨는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자 정 교수의 지시를 받고 정 교수 자택의 개인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3개와 정 교수가 동양대 교수실에 놓고 쓰던 컴퓨터 1대를 숨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부부가 지난해 8월 27일 검찰의 첫 대대적인 압수수색 뒤 추가 압수수색 등에 대비해 컴퓨터 등을 숨기기로 하고 김씨에게 은닉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는 김씨에게 자택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반출하고 교체하도록 한 혐의(증거은닉 교사)의 공범으로 불구속기소 된 바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광주법원, 전두환 전 대통령 다시 소환

    광주법원, 전두환 전 대통령 다시 소환

    고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또다시 광주의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부장 김정훈)은 6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해 3월 11일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 법정에 선 지 1년여 만이다. 이날 재판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로, 전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추후 진행될 공판기일에는 전씨가 최소 한 차례 이상 출석해 피고인 신원 확인을 위한 인정신문을 해야 한다. 김 부장판사는 “판사 경질에 따라 공판 절차 갱신이 필요하게 됐다”며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재판장은 피고인이 틀림없는지 확인하고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등에 진술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불이익 등을 막기 위해 필요하면 불출석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며 “불출석 허가는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기도 하지만 방어권 보장에 있어서 불이익이 되는 측면도 있다. 법의 절차에 따라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소환장을 송달하고 다음 기일에 공판 갱신 절차와 피고인 인정신문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주장,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8년 5월3일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속보] 전두환, 13개월 만에 광주 법정 선다

    [속보] 전두환, 13개월 만에 광주 법정 선다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또다시 광주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5·18 민주화운동 39년 만인 지난해 3월 11일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지 1년여 만이다. 6일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전씨의 공판 준비기일이 열렸다. 공판 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으나, 추후 진행될 공판기일에는 전씨가 최소 한 차례 이상 출석해 피고인 신원 확인을 위한 인정신문을 해야 한다. 김 부장판사는 “판사 경질에 따라 공판 절차 갱신이 필요하게 됐다”며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재판장은 피고인이 틀림없는지 확인하고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등에 진술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불출석 허가는 취소할 수밖에 없고 다음 기일에 인정신문을 할 예정”이라며 “다만 피고인이 출석한 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 그 이후에는 가부를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입마개 안한 반려견에 물렸는데 “피해자가 자해”…견주 벌금형

    입마개 안한 반려견에 물렸는데 “피해자가 자해”…견주 벌금형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반려견을 풀어놓아 행인을 다치게 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김세현 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오전 7시쯤 서울 서초구 양재천 근린공원 산책로에서 말티즈 종의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말티즈가 갑자기 지나가던 B씨의 종아리를 물었고, B씨는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1심 재판 내내 A씨는 “B씨는 자해를 한 것”이라며 “B씨가 종아리에 이미 있던 상처의 딱지를 뜯어 피가 난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B씨가 사건 직후 112에 신고를 한 점 ▲B씨가 이 사건 이전에 종아리 상처로 치료를 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피해자와 경찰 등의 진술이 일관된 점 ▲A씨가 애완견 산책 시 취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사실은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는 B씨에게 미안해하지 않을 뿐더러 이 사건을 B씨 탓으로 돌리고 있다”며 “B씨가 입은 피해 내지 고통이 가볍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은 점을 들어 A씨에 대한 B씨의 배상명령 신청을 기각했다. 형법 제266조 과실치상죄에 따르면 과실로 인해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0회] “헌재 내부 동향 파악, 국민 혼선 막기 위한 것…파견 법관은 공식 정보원”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0회] “헌재 내부 동향 파악, 국민 혼선 막기 위한 것…파견 법관은 공식 정보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핵심 고위 법관은 대법원에서 헌법재판소의 내부 정보를 파악하도록 한 것은 헌재를 견제하려던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며 사법행정권 남용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대법원과 헌재의 판단이 서로 엇갈릴 경우 국민들이 혼선을 겪기 위해 조율을 위해 내부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취지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의 59회 재판에는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세 번째로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1일 오후 재판부터 시작된 박 전 대법관 측 반대신문에서 이날 오후에는 헌재에 파견된 법관들을 통해 헌재의 평의 결과 등 내부 정보를 파악하도록한 공소사실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다. 이 전 상임위원은 헌재 파견 법관을 통한 정보 파악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만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2015년 2월부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그의 업무일지에는 부임 초반 ‘헌재 관련 일(내부 동향 파악)’, ‘이진만(이 전 상임위원자의 전임 양형위 상임위원) 일 계속?’이라는 메모가 적혔다. 누가 말한 것을 적은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적은 것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양형위 상임위원이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하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상임위원은 2015년부터 헌재에 파견된 최희준 부장판사를 통해 헌재 동향과 관련된 정보를 얻었다. ●“법원-헌재 권한 문제 있어…판단 다르면 국민들 혼선”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 법원의 재판은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명시됐는데도 헌재가 사실상 헌법소원의 범위를 확대해 명령, 규칙에 대한 심판도 강행해 수십 년간 대법원과 갈등을 빚었지 않느냐”고 역설했다. 특히 “재판소원의 경우 대법원이 이미 확정한 판결을 취소해달라고 헌법재판소에 낸 재판소원이 받아들여져 법원의 확정 판결이 취소될 경우 판결의 집행이나 재심 등 후속 절차에서 일선 법원과 당사자들에 큰 혼선이 야기될 우려가 있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그런 우려가 있고 실제로 (혼선이) 야기된 적도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법원과 헌재 간 권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어떤 판결에 대해 재판소원이 제기됐는지 법원에 알려주는 절차가 없고 헌재에서도 아무런 통보를 해주지 않았죠?”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네. 통보해주지 않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헌재에서 대법원 판결과 상충된 결과가 나오면 법적 안정성에 큰 문제가 되고 관련 쟁점을 포함한 다른 사건들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죠?”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맞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그래서 대법원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었죠? 특히 위헌심판 사건은 더욱 그렇지 않습니까. 재판부가 위헌신청 제청한 사건과 달리 재판절차가 정지되지 않아 위험시판 사건에서 한정위헌 결정이 나면 문제가 생기지요?”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네.” (이 전 상임위원) “대법원이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파견 법관 외에 실질적으로 마땅한 방법이 없죠?”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네, 없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2001년에도 헌재 파견돼 사건 정보 전달… ‘공식 정보원’ 역할” 이러한 이유들로 헌재 파견 법관을 통해 헌재에 접수된 사건의 내용을 체크했던 것이 오래 전부터 해온 실무절차였다고 변호인은 거듭 확인했다. 이 전 상임위원도 “2001~2002년 제가 헌재 파견 법관 가있을 때도 실제로 (헌재에서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정보를 대법원에) 전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헌재에서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중 법원과 헌재에서 상충된 판단이 나오면 재판 당사자를 비롯해 국민 등에게 생길 혼란을 방지하고 피해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변호인은 강조했다. “(헌재 내부 동향을 파악한 것이) 대법원의 위상을 제고할 목적에서 한 것이었습니까?”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그건 아닌데 일부 보고서에 헌재를 비판하는 취지의 문건이 있어서 검찰이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희준 부장판사는 파견 법관이 대법원과 헌재 사이에서 긴밀히 연락하여 서로 모순된 판결이 나오는 것을 방지해온 것을 증인이 잘 알고 있죠? (사건에 대한) 결론이 모순되지 않고 조화로운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정보 교류가 필요하고 파견 부장판사 연구관이 주로 그 역할을 담당해 온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는데 증인도 마찬가지로 인식했습니까?”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네, 그렇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이 전 상임위원 “당시 헌재 연구관들이 농담삼아 파견 법관들을 ‘공식 정보원’으로 불렀다”면서 “(파견 법관이 대법원과 헌재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 아주 자주 있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최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이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2015년 3월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법원 관련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를 바로 전달해 달라”고 이 전 상임위원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평정권자는 법원행정처 차장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말해 압박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권을 들이대면서 정보를 요구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부인했고 “가정적 질문이라 답변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다만 “재판소원이나 한정위헌 등 사법부와 헌재 간 권한분쟁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분명히 얘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기강을 잡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였다”면서 “인사평정에 대한 언급도 2001~2002년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 헌재에 왔을 때 인사권 문제로 헌법 연구부장에게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어 그 경험담을 말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이 전 상임위원이 헌재를 방문했을 때 헌재 수석연구관이 파견 법관들의 근무 태도 등을 언급하는 것을 들어 이를 당시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하자 강 전 차장이 화를 내 파견 법관들과 오찬자리에서 기강을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전 상임위원은 “헌재 내부 기밀 등 동향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나 임종헌 기획조정실장에게 들은 적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도 부인했다. 2015년 7~9월 최 부장판사는 헌재에서 심리 중인 민주화운동보상법 위헌심판제청사건의 주심재판관과 쟁점, 재판관 평의 일정, 헌재 연구관 보고서 등을 이 전 상임위원에게 보고한 것을 비롯해 관습법 헌법소원 사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업무방해 사건, GS 칼텍스 사건, 과거사 소멸시효 사건 등 헌재의 주요 사건들의 배당 현황과 재판연구관 토론 결과 및 보고 내용 등을 지속적으로 이 전 상임위원을 통해 법원행정처에 보고했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은 양 전 대법원장은 물론 법원행정처장이던 박 전 대법관 등이 직접 헌재 내부 기밀과 동향을 보고하도록 하라고 지시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억 뇌물수수 혐의‘ 김영만 군위군수 재판서 무죄 주장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김영만 경북 군위군수에 대한 재판이 3일 재개됐다. 김 군수측은 이날 대구지법 형사11부(김상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김 군수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현금 수수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데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범행 시기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한 군위군민 등의 관심이 높은 만큼 재판 기일을 집중해 잡아 이른 시일 안에 결론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오는 27일 열린다. 김 군수는 2016년 3월과 6월쯤 전 군위군청 공무원 A(46)씨를 통해 취·정수장 관련 공사 업자 B씨로부터 관급 공사와 관련해 2차례에 걸쳐 2억원을 받고, 같은 해 12월부터 진행된 공사 비리 수사 및 재판에서 A씨가 1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허위 자백하도록 요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대구공항 이전지 결정을 앞둔 지난 1월 “공항 유치 활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해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편 대구지법 형사1단독 주경태 부장판사는 지난 1월 30일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혐의(알선수재 등)로 구속기소된 김 군수의 친척 B(72)씨에게 징역 10월에 추징금 500만원, 측근 C(59)씨에게 징역 10월에 추징금 4500만원을 선고했다. B씨 등은 김 군수를 위해 A씨가 진실을 밝히지 못하도록 회유하고,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 건설업자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아 김 군수에게 선거자금으로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9회] 행정처 곳곳 인사모 와해 시도 정황… “대법원장은 어떤 지시도 안 했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9회] 행정처 곳곳 인사모 와해 시도 정황… “대법원장은 어떤 지시도 안 했다”

    “대법원장께 보고를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 “대법원장은 제게 어떤 조치를 지시한 적은 없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고위 간부들이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소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을 와해시키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핵심 간부였던 전직 법관은 거듭 부인했다. 관련 의혹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피해자이자 폭로자를 주장해 온 이수진 전 부장판사도 잇따라 거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1일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58회 재판에는 지난달 27일에 이어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두 번째로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4기 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이 전 상임위원에게 당시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들이 인사모 와해 조치를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상고법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를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없애려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인사모 없애자고 아무도 지시 안 했다”는데 기록들엔 ‘불편함’ 역력 이 전 상임위원은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인사모 와해 방안을 지시하거나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 전 대법원장 뿐 아니라 박 전 대법관이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고위 간부들이 직접적으로 “인사모를 없애자”는 등의 뜻을 모았거나 구체적인 방안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의 진술과 당시 핵심 간부들이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대한 불편함이 곳곳에서 드러났고 이 전 상임위원도 이러한 시각을 연구회에 속한 여러 법관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존경하는 실장님께. 말씀하신 소모임 개설에 관해 법관윤리 위반사항이 있는지 검토한 보고서를 첨부했습니다. 보고서의 결론은 법관윤리 위반사항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15년 7월 초 당시 김세윤 윤리감사관이 이 전 상임위원에게 보낸 메일이 ‘인사모 와해’ 의혹과 관련된 검찰 공소사실의 시작이다. 박 전 대법관이 “법관들이 사법행정에 관한 논의를 하는 소모임이 있는 것 같다”며 이 전 상임위원에게 알아보라고 했고, 이 전 상임위원이 윤리감사관에 검토 지시를 해 “법관윤리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 회원들의 동향을 파악해 법원행정처장 및 차장 주재 실장회의에서 이 모임이 부적절하다고 보고했고, 이후 양 전 대법원장 등에도 사실을 알렸다. 양 전 대법원장은 과거 우리법연구회와 연관성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했다. 이미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등에게 인사모는 신경쓰이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소모임이 공식 출범하기 전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에는 ‘어느 시기에 손볼 것인가‘라는 메모가 적혔다. 그는 다만 이 메모가 구체적으로 인사모를 손본다거나 조치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2015년 8월 중순 인사모는 예비모임에서 ‘상고법원 끝장토론회’를 열상고법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행정처에서는 본격적인 인사모 활동에 대한 검토가 이어졌다. ‘국제인권법연구회의 방향(2015년 8월 19일자)’,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대응방안 보고서(8월 24일자)’ 등의 보고서가 심의관들을 통해 만들어졌다. 특히 인사모 대응방안 보고서에는 ‘인사모 활동 부분에 대해서만 예산 및 전산자원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일반 회원과 분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는데, 이 전 상임위원은 당시에는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고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행정처 문건과 일치한 업무일지… “보고서도 수사 이후 처음 봤다” 그 즈음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에는 ‘소모임 회장이 나선다. 회원들 의사존중. 예산지원 전산지원 중단, 커뮤니티 내 활동 불가. 법원문화 태스크포스(TF) 개방, 행정처 소통 모습 보이라.인권 관련 출장’ 등의 메모가 담겼다. 인사모 대응방안 보고서와 대부분 유사한 내용이다. 보고서 내용이 실제로 간부들 사이에 논의가 이뤄졌고, 이를 이 전 상임위원이 업무일지에 기록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는 오히려 “문건(보고서)으로 실장주재 회의에서 토론하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저 내용으로 논의했다면 (업무일지에) 중복 기재를 안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 다음해 3월 이 전 상임위원은 김연학 인사총괄심의관에게 인권법연구회 회원 명단을 넘겨주기도 했는데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인권법연구회에 대응하기 위한 문건을 만들기 위해 명단을 달라고 한 것인지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자료라 해도 회장이 준 건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나 싶어서 마음으로 꺼려지는 것이 있었”을 뿐, 행정처에서 대응조치를 위해 명단이 필요한 줄은 몰랐다며 “제가 알았다면 저렇게 주지 않고 인쇄해서 줬겠죠”라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후 행정처와 인권법연구회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했다. 2016년 4월 인사모 새 회장과 일부 법관들과 점심식사를 한 내용을 임 전 차장과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에게도 보고했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임 전 차장은 “그 쪽에 얘기를 잘 해서 원만하게, 특별한 문제 없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반응이 나왔고, 고 전 대법관에게는 이 전 상임위원이 “인권법연구회 소모임에 대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인권법연구회 측에는 “중간에서 조정 역할을 잘 할 테니 여러 문제가 있을 것 같은 건 나에게 상의해주고, 나도 행정처에서 걱정하고 우려하는 걸 연구회 측에 전달하겠다. 소모임을 어떻게 할 생각도, 불이익을 줄 생각도 없으니 걱정말고 잘 이끌어서 인사모를 운영해 달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이 점심식사 후 정리한 ‘국제인권법연구논의 보고’ 문건 말미에는 ‘인사모가 잔존하는 경우 커뮤니티 관리 차원에서 불이익 주는 것 필요’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아무런 불이익도 없었고, 윗 분들을 설득하기 위해 그냥 쓴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인사모 간부들을 만난 것 아니냐는 검찰의 물음에도 아니라고 했다. 이어 “수사 단계에서 임 전 차장께서 다른 루트로 (인사모 관련) 검토시키며 저에게 잘 설득하라고 하신 걸 느꼈다. 제게 그런 지시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임 전 차장은 인사모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인권법연구회가 전문분야 연구회로 설립된 취지가 있는데 그 안에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사법행정을 논의하는 것을 우려했고 더 나아가 대외적으로 외부 단체와 공동으로 법관들 수십 분이 어떤 의사 표현을 하거나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한다는 것이 법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우려를 했다”는 것이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이다. 특히 2017년 1월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가 연세대 법학연구원과 법관인사를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열기로 한 것은 당시 행정처 간부들에겐 비상이었다. 대책 보고서가 만들어졌고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에도 ‘괜히 오해받지 않도록 대통령 선거 이후 천천히 ’는 등의 메모가 적혔다.이 전 상임위원은 그 무렵 대법원 재판연구관이었던 이수진 전 부장판사에게 연락해 공동학술대회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고 한다. 또 이를 들은 이 전 부장판사가 이탄희 판사에게 전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인사모 쪽은 이 전 부장판사가 잘 알고 있으니, 저로선 얘기할 사람이 이수진 말고 없었습니다. 이수진에게 공동학술대회 열린다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나 상의한 적은 있습니다. 지시나 요청은 없었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이 전 부장판사에게 실장회의에서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했습니까? 아니면 증인의 개인적 우려를 전하는 것처럼 얘기했습니까?” (검찰) “개인적 우려지만 이 전 부장판사 입장에선 제가 실장회의 구성원이니까 실장회의에서 논의됐나보다, 그렇게 생각했겠죠. 제가 이 전 부장판사에게 그런 얘기를 한 것은 개인적으로 난처하고 힘들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하소연 겸 얘기한 거지 이렇게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그런 말을 한 건 없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공동학술대회를 우려하고 있고 중복가입 문제 해소조치까지 말한 적 있다고 이 전 부장판사는 진술했는데 맞습니까?” (검찰) “그런 취지의 말은 맞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당시 이 전 부장판사는 어떤 반응을 보였죠?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 있습니까?” (검찰) “이수진 판사는 자기의 의견을 특별히 말한 것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공동학술대회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은 기억납니다. 이수진 재판연구관의 말을 듣고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들어가게 됐고 그러면서 당시 김명수 회장(현 대법원장)을 만나서 제가 회장이 된 거기 때문에. 이수진 연구관에게 인권법연구회 관련해선 상의를 많이 했습니다. 제 입장이나 고민, 특히 공동학술대회 부분에 대해 상의 또는 하소연했다는 취지로 얘기해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당시 이 전 부장판사가 증인의 말을 듣고 그런 내용을 이탄희 판사에 전한 다음 증인에게 다시 ‘이탄희에게 법원행정처의 우려를 전달했다’는 걸 다시 알려줬습니까?” (검찰) “저는 이수진이 이탄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들은 기억도 없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공동학술대회 개최에 대해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한 적 있습니까?” (검찰) “나중에 보고드린 것 같습니다. 바로는 안 드린 것 같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대법원장이 ’강경대응‘ 주문한 것은 아냐” 양승태 지시 전면 부인 2017년 1월 23일자 이 전 상임위원의 일정표에는 ‘14:30 인사모 CJ(대법원장) 보고. (강경대응 주문)’라는 기록이 있다. 공동학술대회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를 했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은 ‘강경대응’이라는 메모에 대해선 “검찰에서는 대법원장이 그런 취지로 주문한 것 아니냐고 질문해서 ‘그럴 수 있다’고 답한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건 제 일정을 미리 적어놓은 거라 강경대응을 하자는 취지로 제가 보고드린 것인지 아니면 실장회의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고 보고드린 건지 전혀 맥락이 이해가 안 간다”고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공동학술대회 개최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문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제가 일정파일에 대법원장이 강경대응하라고 쓸 이유가 없죠. 물론 대법원장님이 그걸(공동학술대회를) 유쾌하게 받아들인 건 아니죠. 그런데 강경대응을 주문하셨다고 제가 이해하고 저기에 썼다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뒤에도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 관련해서 “대법원장은 제게 어떤 조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장의 지시는 없었지만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 소속 송오섭·이탄희 판사에게 전화해 “공동학술대회는 법원 내부행사로 개최하고 특히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송 판사는 2016년 3월 인사모 토론회에서 ‘법관의 사법행정참여 방안에 관한 소고’를 발표하고, 그에 앞서 판사회의 활성화를 주장하는 취지의 ‘법관의 사법행정참여 제도화에 관한 건의문’을 코트넷에 게시하는 등 사법행정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 목소리를 냈다. 당시 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는 송 판사에 대한 검토 문건도 작성됐다. 2016년 12월 말, 이 전 상임위원의 일정표에 ‘송오섭 판사 연수기간 만료. 행정처 포섭’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송 판사가 워낙 능력있고 뛰어나다고 해서 행정처로 데려오자는 얘기를 적은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당시 인사모 활동하면서 사법행정에 대한 반대의견을 개진해 온 송 판사가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면 행정처가 말 그대로 포섭해야 한다는 그런 논의가 있었던 것 맞느냐”고 검찰이 물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저 용어(포섭) 때문에 항상 말씀하시는데 행정처에 있다 보면 공격적인 용어를 쓸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행정처 인사’ 이렇게 안 쓰고 ‘포섭’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알기 쉬워 제가 편하게 쓸 수 있는 말이라 그렇게 쓴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음해 법관 정기인사에서 송 판사는 양형위원회 운영지원단장으로 발령받았고 2018년 법관 정기인사에서 사법지원심의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 전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등의 뜻이 담긴 인사냐는 취지의 검찰의 질문에 이 전 상임위원은 “이수진 연구관이 송 판사가 얼마나 뛰어난 판사인지를 저에게 이야기해줬기 때문에 제가 추천한 것”이라고 답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한 증인신문이 계속 길어지자 재판부는 재판 시작 시간을 30분 당겨서라도 조금씩 시간을 버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초 재판부는 이 전 상임위원을 다섯 기일에 걸쳐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걱정과 달리 양 전 대법원장 측은 “5회 안에 다 마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증인신문 내용을 보니 저희가 반대신문을 꼭 해야할 내용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지난달 27일 재판에서부터 핵심 의혹들에 대한 “차장, 처장께는 보고드렸는데 대법원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 양 전 대법원장의 직접적인 관여 의혹에 대해선 철저히 선을 긋고 보고한 기억이 없다거나 지시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 양 전 대법원장 측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해외도피 21년’ 한보 4남 정한근, 1심 징역 7년·추징금 401억 선고

    ‘해외도피 21년’ 한보 4남 정한근, 1심 징역 7년·추징금 401억 선고

    해외 도피 21년 만에 붙잡혀 법정에 선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 정한근(55)씨가 1심에서 징역 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윤종섭)는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7년과 추징금 401억 3000여만원을 선고했다. 1심 판결 선고는 2008년 정씨가 기소된 지 12년 만이다. 사건이 발생한 1997년을 기점으로 하면 23년 만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한다. 다른 공소사실도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의 범행 동기는 사익 추구이고, 피고인은 구속을 우려해 타인에게 범인도피죄를 저지르도록 교사한 데 더해 도피 중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1997년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가 보유한 러시아 석유회사 주식 900만주를 5790만 달러에 매각하고도 2520만 달러에 넘긴 것처럼 꾸며 320억여원을 횡령한 뒤 해외에 은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국의 허가 없이 외국으로 돈을 지급한 혐의(외국환관리법 위반)도 있다. 부친인 정 전 회장 등 정씨 일가는 외환위기 이후 해외 도피 생활을 해 왔다. 검찰은 정씨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2008년 9월 그를 불구속 기소했고, 에콰도르·미국 등과의 공조를 통해 지난해 6월 정씨의 신병을 21년 만에 확보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속보] ‘제2 n번방’ 로리대장태범 범행 인정…여중생 성 착취물 유포

    성 착취물 공유방의 시초인 텔레그램 ‘n번방’을 모방한 ‘제2 n번방’을 운영하면서 여중생 등을 협박해 성을 착취한 닉네임 ‘로리대장태범’ 배모(19)군이 31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변호인 측은 배군 등이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영상 중 일부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모두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배군은 “네 맞습니다”고 짧게 답했다. 배군 등 일당 5명은 피해자 26명의 트위터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탈취해 타인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들 일당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피싱 사이트를 통해 유인한 여중생 등 피해자 3명을 협박, 성 착취 영상물 등 76개를 제작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n번방 사건 오덕식 판사 빼라” 국민청원 30만명 넘어

    “n번방 사건 오덕식 판사 빼라” 국민청원 30만명 넘어

    “조주빈과 살해모의” 공익요원 신상공개 청원도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만들어 공유한 ‘n번방’ 사건 담당 재판부에서 서울중앙지법 오덕식 부장판사를 제외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30만명을 넘어섰다. ‘n번방 담당 판사 오덕식을 판사자리에 반대,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에는 29일 오후 4시 현재 37만 6000여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오 판사는 수많은 성범죄자에게 벌금형과 집행유예로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 국민이 크게 비판했던 판사”라면서 “제발 그를 이 법정에서 볼 수 없게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 부장판사는 가수 고 구하라씨를 불법 촬영하고 폭행·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구씨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에게 공소사실 중 협박·강요·상해·재물손괴 등만 유죄로 인정,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구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에 대해서는 “촬영이 구씨의 의사에 반한 것은 아니다”라며 무죄로 판단했다.한편 ‘n번방’ 중 하나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한 여자아이의 살해를 모의한 공익근무요원 강모씨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은 청원이 시작된 이날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을 제기한 사람은 자신이 살해 모의의 대상이 된 여자아이의 엄마이자, 강씨의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교사라고 소개했다. 청원인은 강씨가 학생 시절 사회적 상호작용을 못해 진심 어린 태도로 상담해주었지만 그가 점점 자신에게 집착하기 시작해 거리를 두기 시작하자 증오가 시작됐다고 적었다. 청원인의 고소에 강씨가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복역했지만, 출소 후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며 청원인과 그 가족의 신원을 알아냈고 아이를 살해할 수도 있다는 협박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n번방’ 사건맡은 판사는 고 구하라 2차 가해자”…교체요구 봇물

    “‘n번방’ 사건맡은 판사는 고 구하라 2차 가해자”…교체요구 봇물

    고(故) 구하라씨를 폭행하고 사생활 동영상으로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전 남자친구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사가 ‘n번방’ 사건을 맡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로 해당 판사를 담당 재판부에서 제외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28만명을 넘었다. 해당 판사의 교체를 요구하는 비슷한 청원은 전날 세 건이 동시에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군(16)의 첫 공판기일을 4월 20일 오전 10시에 진행한다. ‘박사방’ 유료회원 출신인 이군은 운영진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텔레그램 안에서 최소 8000명~최대 2만명이 가입된 ‘태평양 원정대’를 별도로 운영하며 성착취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 부장판사는 이전에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다는 비판을 받았다.지난해 8월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가수 구하라씨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29)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했다. 오 부장판사는 당시 최씨가 2018년 구씨의 신체 일부를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에 대해 “두 사람의 관계를 종합하면 사진촬영 당시는 명시적으로 동의를 받진 않았지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찍은 것으로 보이지 않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협박과 강요 부분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가 할퀸 상처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협박과 강요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했다. 이후 구씨가 11월 극단적 선택을 하자 녹생당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여성단체는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는 판결은 2차 가해”라며 “사법부는 여성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그 중심에 있는 오 부장판사는 스스로 법복을 벗어라”고 규탄했다. 오 부장판사는 고(故) 장자연씨를 술자리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조선일보 기자 조희천씨에게도 지난해 8월 무죄를 선고했다.그는 “(증인인) 윤지오씨의 진술만으로는 조씨에게 형사처벌을 가할 수 있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오 판사는 3년간 결혼식장 바닥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해 하객을 대상으로 불법촬영 범죄를 저질러온 사진기사에 대해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판사를 ‘n번방’ 사건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요구한 청원인은 “수많은 성 범죄자들을 어이없는 판단으로 벌금형과 집행유예 정도로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줬던 과거가 밝혀져 국민들에 큰 비판을 받았던 판사”라고 주장했다.한국여성단체연합도 전날 태평양 사건의 재판부 재배당을 요구했다. 지난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 사회 성평등 실현에 악영향을 끼친 ‘성평등 걸림돌’ 중 하나로 오 부장판사를 선정한 이 단체는 지난 16~17일 법원행정처와 사법연수원에 이러한 사실을 통보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그래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격노했다’는 말을 들었습니까?”, “격노까진 아니고 불쾌하셨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쾌함’을 느낀 뒤 법관들을 통해 헌재에 대한 ‘비상대처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당시 사법부 핵심 고위관계자가 증언했다. 다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여러 방안들을 정리하도록 했을 뿐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선을 그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57회 재판에는 이 재판의 핵심 증인 가운데 한 명인 이규진(58·사법연수원 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나왔다. 공소사실에 연관된 내용이 워낙 많아 강형주·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해서는 여러 날에 걸쳐 증인신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판부가 예고한 바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부터 앞으로 네 차례 이상 더 재판에 나올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사실 가운데 헌재에 대한 위상 강화를 위해 법원행정처가 헌재 내부 정보를 빼내거나 관련 재판에 개입하려 한 의혹들이 주로 언급됐다. 통합진보당 의원들 및 서기호 전 의원의 행정소송에 개입하려 한 혐의,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원의 대응 과정에서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도 거론됐다. 2015년 7월, 이 전 상임위원은 문성호 당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에게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0월 16일 36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던 문 판사는 “(대법)원장님 지시사항이라는 말과 함께 여러 방안을 불러주셨다”고 말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이 전 상임위원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일정 파일에 기재된 것을 보고 추정한 것이 대법원장께서 2015년 7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비상적 상황에 대비해 검토해 보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전 상임위원의 그해 7월 13일자 업무일지에는 ‘大(대법원장). 헌재의 적극적 시기 도래. 우리도 적극적 대처 필요. 합리적 대처수단 아닌 비상적 극단적 대처 방안. 시간 얼마 안 남았음’이라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문 판사와 함께 석 달 가까이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뒤 그해 10월 1일 대외비 문건을 완성해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헌재 역량을 약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 ‘좋지 않은 소문 활용’, ‘통진당 행정소송 재판 적절히 활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비상적 대처 방안’ 아이디어 차원에서 짜낸 것…실현 의도 없었다” 이와 관련 이 전 상임위원은 “저 보고서 작성은 기본적으로는 저하고 문 심의관하고 둘이서 여러 이야기를 해왔던 것인데 거의 대부분은 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라면서 “제가 첨언하고 싶은 것은 저것은 대법원장께서 비상적 상황으로 가정해서 검토해 보라는 것이라 실행 가능한 방안이 없고 그저 아이디어 차원에서 비상적 방안을 검토하라고 해서 짜낸 것이지, 저걸 무슨 정책적으로 실현 의도를 갖고 작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양 전 대법원장이 ‘비상적 대처’를 주문한 결정적인 계기는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조 업무방해 사건으로 꼽힌다. 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이 2010년 3월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업무방해죄로 기소돼 2012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자 노조 간부들은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에서 한정위헌 결정을 한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판단이 되고, 대버?의 위상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우려를 했다는 것이다. 한정위헌은 법률 자체의 효력이 아닌 법의 해석에 대한 위헌을 판단하는 것으로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하면 대법원이 판단을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모양새가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2015년 4월 헌재에 파견된 법관 등을 통해 이 전 상임위원이 다수의 헌재 재판관들이 한정위헌 의견을 갖고 있다는 평의 결과를 보고하자 양 전 대법원장이 ‘격노’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 전 상임위원은 또 “5~6월쯤 교대역에 헌법재판소 광고판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며 “당시 행정처 회의에서도 안국역에 헌재에 대한 비난 광고를 게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도 나왔다”며 당시 고위 간부들의 헌재에 대한 반감을 전하기도 했다. ●“통진당 행정소송 문건, 재판부엔 전달하지 말라고 했다” 헌재에서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뒤 통진당 의원들이 낸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에 개입한 혐의와 관련해서 이 전 상임위원은 앞선 증인들과는 다른 증언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6일 42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015년 5월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때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전 상임위원과 점심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 전 상임위원에게 서류봉투를 하나 받았다고 했다.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문건으로, 해당 재판부가 헌재의 결정과 연관된 이 사건을 각하 판결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조 부장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이 이 문건을 서울행정법원 재판부에도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걸 어떻게 재판부에 주느냐”고 반발하자 “그럼 잘 읽어본 뒤 법리를 전달해 주면 어떻겠느냐”고 이 전 상임위원이 말했다고도 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3회] “재판부에 법리 전달 좀…” 동기법관의 ‘찜찜한 요청’ 거절못한 이유는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 “저는 문건을 주면서 ‘이걸로 공부를 좀 해주고, 재판부에 이러한 법리도 있다는 걸 간단하게 얘기를 해주면 좋겠다. 그런데 문건은 전달하지 말라는 게 기획조정실장(임 전 차장)의 지시’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조 부장판사의 법정 증언을 확인한 뒤 다시 조 부장판사와 통화하며 “문건은 주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도 한다. 임 전 차장이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하진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그 이유를 묻자 “왜냐고 묻진 않았지만 문건을 주는 게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명확히 기억했기 때문에 재판부에 문건을 전달하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행정처가 수립한 판단의 방향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것에 대해선 “조금 무리는 되지만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법리가 있다는 정도는 알려줘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부장판사는 당시 재판장이었던 반정우 부장판사에게 행정처의 입장을 전달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감지했고 이 역시 행정처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상임위원은 “(전해들은 반 부장판사의 반응을) 대법원장께는 보고하지 않았고 법원행정처 차장과 기조실장에겐 했다. 처장께는 보고했는지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고, 양 전 대법원장이 누구를 통해서든 전달을 받았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양승태 사법부에서의 블랙리스트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뒤 총선에 출마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도 거명됐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행정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접촉할 당시 2015년 4월 이수진 전 부장판사(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서 전 의원과의 “다리를 놔달라”고 해 함께 만났다는 게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이다.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상고법원에 반대 입장인) 서기호·서영교 의원을 접촉하라는 말씀이 있으셨던 것 같고, 제가 서기호 의원을 만난 적은 없지만 인권법연구회와 관련돼 있어 제일 말하기 편하다고 해서 제가 만난 것”이라면서 “이수진 연구관에게 ‘서기호 판사를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상고법원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데 다리를 좀 놔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전 상임위원은 서 전 의원과의 대담 내용을 담은 파일을 작성해 이 전 부장판사에게 보내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메일 내용에 따르면 서 전 의원은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법원의 노력과 입장을 이해하지만 상고법원이 최선의 방안은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 전 부장판사 측은 28일 “상고법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인권법위원회 초기 활동을 같이 한 선배가 만남을 조율해 달라는 것까지는 거절할 수 없어 서기호 전 의원에게 이규진 전 상임위원의 면담 신청 목적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서라] 7년 전 ‘위조 잔고증명서’로 법정 서는 윤석열 총장 장모

    [법서라] 7년 전 ‘위조 잔고증명서’로 법정 서는 윤석열 총장 장모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가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과거 동업자와 공모해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 등으로 27일 불구속 기소된 것입니다. 공소시효를 나흘 남기고 이뤄진 기소에 ‘늦장 수사’라는 지적과 함께 그 배경에 윤 총장의 영향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죠. 7년 전의 일이 왜 이제서야 검찰에서 마무리 됐는지, 사건의 내용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의정부지검 형사1부(부장 정효삼)는 이날 최씨와 최씨의 과거 동업자였던 안모(58)씨를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2013년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잔고증명서를 허위로 만들어 행사한 혐의입니다. 잔고증명서 위조에 가담한 혐의로 최씨의 지인 김모씨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최씨와 안씨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에게 자금력을 보여 부동산 정보를 얻기 위해 잔고증명서를 위조하기로 하고 이들의 부탁을 받은 김씨가 2013년 4월 1일쯤 신안저축은행 명의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하는 등 2013년 10월 11일까지 총 4장을 위조했다”는 것이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입니다. ●최씨와 동업자 안씨 분쟁에서 불거진 ‘350억원대 가짜 잔고증명서’ 위조 잔고증명서 의혹은 2015년 최씨가 안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피고인(안씨)은 2013년 1월쯤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숍에서 피해자 최씨와 피해자 강씨에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10년간 근무하다가 임원인 선배의 비리를 대신 책임지고 퇴직했다. 그 선배로부터 캠코 관리 부동산 정보, 수의계약이나 입찰 혜택을 받고 있어서 부동산 전매를 통해 수개월 안에 굉장한 수익을 볼 수 있다. 한나라당 예산실장을 지낸 양오빠가 곧 캠코 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고 내 앞으로 걸려있는 100억 상당 공탁금도 있어서 나중에 문제되더라도 돈을 회수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 최씨가 안씨를 고소한 사건의 공소사실의 전제가 되는 내용입니다. 안씨가 자신을 캠코 출신의 인물로, 주변에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공매가 진행되고 있는 시가 177억원 상당의 경기 성남시 도촌동의 땅을 40억원 정도로 매수할 수 있다고 최씨에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 가평요양병원, 파주 부동산 등을 캠코를 통해 정보를 얻어 큰 수익을 내 매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수십억원을 받아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1심에선 모든 혐의가 유죄로 판단돼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안씨는 2심에서 도촌동 땅을 비롯해 여러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됐고 이 형이 대법원에서도 확정됐습니다. 문제가 된 잔고증명서는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2013년 4월 1일자(100억여원), 6월 24일자(71억여원), 8월 2일자(38억여원·10월 2일자로 날짜를 바꾼 것으로 추정), 10월 11일자(138억여원) 4장으로 총 350억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최씨는 2016년 안씨에 대한 검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잔고증명서가 위조됐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왜 허위 잔고증명서를 만들었는지는 최씨와 안씨의 진술이 그 때에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두 사람이 2016년 1월 검찰에서 가진 대질신문 내용을 바탕으로 보면 서로의 입장은 이랬습니다. ●4년 전 대질신문에서도 “안씨 요청으로 만들어” vs “최씨가 먼저 가져와” - “최씨가 저에게 잔고증명서를 보여주면서 ‘나는 이렇게 돈이 많으니까 물건을 가져오라고 하면서 잔고증명서를 보여줬습니다. 2013년 4월 1일자 100억원 잔고증명서는 기억이 가물하고, 6월 24일자 잔고증명서는 제가 가평 요양병원 관련 잔금이 필요하다고 하자 최씨가 (가짜) 잔고증명서를 갖고 돈을 빌려서 잔금을 내라고 해 제가 임모씨에게 잔고증명서를 보여준 뒤 임씨 소개로 25억원을 빌렸습니다. 10월 2일자(8월 2일자) 38억원 잔고증명서는 김씨가 자기 회사에 돈이 이렇게 많다며 보여준 것입니다.” (안씨의 설명) - “안씨가 거짓말을 하는 것입니다. 안씨가 캠코 선배가 부동산을 하려면 잔고증명서에 금액에 맞는 물건을 작업해야 한다며 먼저 잔고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4월 1일자 100억원 잔고증명서는 안씨가 경기 김포시의 한 미분양 아파트를 싸게 사려면 잔고증명이 있어야 한 것이고, 6월 24일자 71억원 잔고증명서는 평택시에 캠코가 땅을 갖고 있는데 이걸 싸게 살 수 있다고 해서 필요하다고 했고, 10월 2일자(8월 2일자) 38억원 잔고증명서는 분당의 주상복합 아파트 미분양 세대를 50% 싸게 살 수 있다며 필요하다 했고 10월 11일자 138억 잔고증명서는 캠코 선배가 반포의 아파트를 분양가의 45%에 사는데 필요하다고 해 잔고증명서를 준 것입니다.” (최씨의 설명) 결국 부동산 투자를 위해 잔고증명서를 조작한 것은 맞는데 그것을 누가 먼저 지시했는지, 어떤 목적으로 사용이 됐는지는 전혀 상반된 입장입니다. 안씨는 지난 19일 의정부지검에 출석하며 “최씨에게 위조를 요청하지 않았고 최씨가 마음대로 위조했다”는 취지로 말했고, 함께 투자를 하게 된 것도 최씨가 검사 사위와 교수인 딸의 영향력을 언급하며 먼저 접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최씨 측 변호인은 이날 “최씨는 수십 억 사기 피해자로 사기 피해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안씨의 말에 속아 잔고증명서를 만들어줬다”고 반박했습니다. 최씨는 지난 21일 의정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검찰은 이날 최씨와 안씨를 모두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하면서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행사한 혐의(위조사문서 행사)로도 기소했습니다. 2013년 1월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하지 못해 계약금이 몰취(법원이 소유권을 박탈해 국가에 귀속시키는 결정)되자 계약금 반환소송을 제기하면서 2013년 4월 1일자 잔고증명서를 냈다는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가 최씨와 안씨에게 모두 적용됐고, 2013년 8월 임모씨에게 돈을 빌리는 데 위조된 잔고증명서(2013년 6월 24일자)를 사용한 혐의에 대해선 최씨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고 안씨에게만 적용됐습니다. 잔고증명서가 위조된 지 2~5개월이 지난 뒤에 안씨가 임씨 등에게 돈을 빌리는 데 사용했고, 임씨가 최씨에게 잔고증명서가 맞는지 확인하려고 하자 안씨가 말리는 등 독단으로 한 행동이라고 본 것입니다. ●‘잔고증명서 위조 공모’ 고발된 윤 총장 부인은 “증거 없다”며 불기소 처분 또 이들이 냈던 계약금 반환 소송은 기각됐는데, 검찰은 소송에 위조한 증명서를 낸 두 사람에게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당시 판결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판단해 기소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나머지 2장의 가짜 잔고증명서는 사용을 했는지, 어디에 사용했는지 모두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검찰은 두 사람이 2013년 10월 도촌동 땅을 매수하면서 안씨의 사위와 한 업체 명의로 계약을 체결했고 두 달 뒤 이들의 명의로 등기를 하는 등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도 위반했다며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최씨와 함께 잔고증명서를 위조했을 거라며 고발된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각하)했습니다. 워낙 등장인물도 많고 복잡하게 돈 문제가 얽혀서 사건에 대한 설명이 길어졌습니다. 사실 잔고증명서 의혹의 핵심은 검찰이 왜 수사를 하지 않았느냐입니다. 혹시 윤 총장이 장모 사건에 개입해 후배 검사들에게 영향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게 가장 의심받고 있는 대목입니다. 게다가 최씨는 2016년에도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사실 자체를 인정했고 법정에서 “그걸로 말미암아 제가 처벌을 받으면 받겠습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최씨의 변호인도 기소 직후 입장을 내고 “2015년 안씨를 고소한 사건 수사과정에서 문건이 허위임을 인정하고 ‘잘못한 부분은 처벌받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다”고 말했는데요. ●최씨가 위조 인정했는데…검찰은 왜 수사 안 했나 최씨 측이 이해한 바와 일부 검찰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검찰이 최씨를 수사(또는 처벌)하지 않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위조 잔고증명서로 피해를 입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의 고소가 없었다 ▲최씨와 안씨의 주장이 완전히 상반된다 ▲당시 수사 중인 사건은 최씨가 안씨를 고소한 것으로, 최씨는 사기 사건의 피해자였던 구도에서 일부 불법행위를 인지해 수사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럼 여기에 대해선 “언제부터 검찰이 꼭 고소·고발이 있어야만 수사를 했느냐”는 반론과 함께 특히 최근엔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과정을 비교해 무엇이 다르냐는 반론이 따라오는 모양새입니다. 검찰의 수사 관행상 입시비리나 채용비리와 같이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사건의 경우 고소·고발이 없어도 인지 수사를 하지만 사인 간의 분쟁이 얽힌 재산 범죄의 경우 그와 같은 인지 수사를 하면 사건의 전체적 구도가 흔들리거나 아예 바뀔 수 있고, 상대방의 ‘청부·청탁 수사’가 가능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제한이 있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지금까지도 위조 잔고증명서의 피해자나 이해관계자들의 고소는 없습니다. 잔고증명서가 위조된 신안저축은행이나 안씨에게 잔고증명서를 보고 돈을 빌려줬다는 임모씨 등 아무도 최씨를 고소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검찰 수사가 계속 이뤄지지 않았다가 지난해 9월 최씨의 측근과 추모공원 시행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소송 중인 노덕봉씨가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에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냈습니다. 사건은 대검찰청을 통해 의정부지검에 보내졌는데, 의정부지검은 배당 5개월 만인 최근 관련자들을 조사했습니다. ●윤 총장 “전혀 알지 못한다…수사 상황 보고도 말라” 윤 총장은 이날 최씨의 기소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합니다. 최근 의정부지검이 수사에 들어가자 자신에게는 보고하지 말라고 했던 윤 총장은 이 사건에 아예 관여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고 이날도 공식적으로 어떠한 의견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재직할 때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불거졌고 지난해 검찰총장 청문회에서도 일부 의혹 제기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오히려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공세를 펼쳤고 여당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옹호했던 사안입니다. 윤 총장은 2018년 국감에서 최씨의 잔고증명서 의혹 관련 질의를 한 장제원 의원에게 “국감장에서 이런 말씀하시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 저는 정말 모르는 일이고 중앙지검에는 제 친인척 관련 사건이 없다. 왜 도덕성의 문제가 되나. 제가 관여했다는 증거가 있나. 몇 십억 피해를 입을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민사 소송을 걸거나 형사 고소를 할 텐데 저는 그 사람이 어디에 고소했는지도 모른다. 해당 검찰청에 왜 수사가 안 되는지 물어야지 너무 하신 것 아닌가“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최씨 측도 “윤 총장이 최씨가 자신의 사건 관련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들어줄 사람도 아니고 딸에게도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윤 총장의 관여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의 직무와 무관한 과거 사건을 들어 정치적 공세를 벌이는 것”이라는 불만도 내비쳤습니다. 이제 사건은 법원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집니다. 다만 윤 총장과의 연관성까지 법원에서 정리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누군가에겐 끝까지 석연치 않은 의심으로 남을 수도 있겠습니다. 최씨 변호인은 최씨가 앞으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제3자(노덕봉씨)가 진정서를 낸 사건에서 제 의뢰인이 입건돼 기소되는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라며 불편한 기색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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