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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임 조사 끝내주겠다”던 브로커 징역형…여권 인사 특보로 소개도

    “라임 조사 끝내주겠다”던 브로커 징역형…여권 인사 특보로 소개도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조기에 종결해주겠다면서 그 대가로 이종필(42·구속 기소) 전 라임 부사장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런데 이 피고인이 금감원 관계자들을 만나 청탁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현직 여당 의원 정무특보라고 소개한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환승)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엄모(4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5000만원 납부 명령을 15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1일 결심공판에서 엄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5000만원 납부 명령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엄씨는 라임에 대한 금감원 검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9월 이 검사를 조기에 종결해주겠다며 금감원 및 금융위원회 관계자 등에 대한 청탁, 알선 명목으로 이종필 전 부사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 기소됐다. 엄씨는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가 이날 밝힌 엄씨의 범죄사실과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 등에 따르면, 엄씨는 이 전 부사장으로부터 돈을 받기 전에 라임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 진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금감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엄씨는 금감원 담당 국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박범계 국회의원 정무특보’라고 적혀 있는 명함을 주고 라임에 대한 선처를 청탁했다. 재판부는 “엄씨를 만난 금감원 관계자들은 엄씨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정무특보로 알고 있었다”면서 “피고인의 명함을 붙여서 적어놓은 비망록이 검찰에 압수돼 피고인의 범행이 드러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청탁이나 알선을 할 의사와 능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전을 수수한 것은 의문”이라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금융기관의 업무를 방해하고 국민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엄씨는 제가 2018년 당 대표 출마 당시 전국을 다니면서 만난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만났지 둘이 만난 적은 없고, 엄씨에게 정무특보 명함을 준 적도 없다”면서 “그때 이후로 엄씨를 만난 적은 없다. 엄씨가 금감원에 청탁한 사실에 대해서는 저도, 제 보좌진들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엄씨는 또 이 전 부사장에게 자신을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제특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과연 이게 진실에 부합하는지는 법원에서 알 수 없지만, 정치적 배경을 이야기하면서 본인의 금전적 이익을 취득해 죄질 매우 나쁘고 수수한 금전의 액수도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재명 지사 측은 “이 지사는 엄씨를 특보로 임명한 일도 없고 엄씨라는 사람 자체를 모른다”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검찰 ‘김봉현한테 금품 수수 의혹’ 기동민 의원 조사

    검찰 ‘김봉현한테 금품 수수 의혹’ 기동민 의원 조사

    ‘라임 사태’(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에 연루된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과거에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기 의원이 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12일 밝혔다. 다만 기 의원을 조사한 시점과 조사 내용 등 구체적인 수사 상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광주 MBC 사장 출신의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소개로 김 전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 기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총선거(총선) 선거운동 기간인 2016년 3~4월 선거 사무실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기 의원은 또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에 김 전 회장으로부터 당선 축하 명목으로 양복을 선물받았다. 기 의원은 지난 5월 자신의 금품 수수 의혹을 제기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양복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기 의원은 지난 8월 입장문을 통해 “분명한 사실은 라임 사건과는 어떤 관계도 없다는 것”이라며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결코 없고, 지난 국회(20대 국회) 임기 4년 동안 김씨와 단 한 번의 연락도, 만남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회장에게 기 의원을 소개해준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소개해준 인물로 지목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이 대표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실제로 피고인을 통해서 금품 로비를 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앞서 이 대표는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정·관계 유력 인사를 통해 라임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무마시키기 위해 친분이 있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인사비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무수석이 강기정 전 정무수석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강 전 수석도 이 대표를 지난해 7월 28일 청와대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강 전 수석은 이날 “김 전 회장과 이 대표를 비롯한 그 누구로부터 라임 사태와 관련하여 검은 돈을 받은 바 없고, 라임 구명을 위한 어떤 활동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강기정 “이강세 만났지만 금품 받은 적 없다”…“5000만원 전달” 김봉현·조선일보에 법적대응

    강기정 “이강세 만났지만 금품 받은 적 없다”…“5000만원 전달” 김봉현·조선일보에 법적대응

    “강 전 수석, 김상조에 전화” 金 진술에“청와대에선 그렇게 안 해” 정면 반박 이 대표 “금감원 검사 빨리 끝내 달라”강 전 수석 상대로 민원 넣었다고 진술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막으려는 코스닥 상장사 대표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인물로 지목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해당 회사 대표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수석은 해당 내용을 진술한 상장사 실사주 등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강 전 수석은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7월 28일 청와대에서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15~20분 정도 만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이 대표도 강 전 수석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강 전 수석은 “전날(지난해 7월 27일) 이 대표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그다음 날 만났다. 원래 알았던 사람이지만 2~3년 만에 만난 사이라 ‘어떻게 지냈느냐’, ‘수석 일은 어떠냐’는 등 안부를 묻는 대화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구속 기소된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 중 하나는 변호사법 위반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스타모빌리티 실사주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회장과 함께 정·관계 유력 인사를 통해 라임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를 무마시키기로 계획하고 친분이 있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무수석이 강 전 수석이다. 이 대표가 지난해 7월 27일 강 전 수석에게 전화해 다음날 만나기로 한 뒤 김 전 회장에게 ‘인사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을 해 김 전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유일한 증거가 김 전 회장의 진술밖에 없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3일 열린 이 대표의 첫 공판에서 검찰과 이 대표의 변호인 모두 강 전 수석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고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라고 직위명만 언급했다. 이 대표의 공소장에도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인 정무수석비서관’이라고만 적혀 있다. 또 지난 8일 이 대표의 두 번째 공판 과정에서도 강 전 수석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다. 강 전 수석은 “만남 당시 이 대표가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라임 펀드 돌려막기 의혹을 제기한 모 경제지 기사 때문에 투자를 받지 못하게 생겼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강 전 수석에게 “금감원 검사가 빨리 끝나야 회사가 라임으로부터 전환사채(CB) 인수 대금을 받을 수 있고, 그래야 회사가 계획했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검사를 빨리 끝내 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전 수석은 “(강 전 수석이) 김 실장(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전화해 ‘억울한 면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들었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에 대해서도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안 한다. 누가 면전에서 그렇게 말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강 전 수석은 “이 사건 때문에 청와대에 있을 때나 나온 뒤에도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전혀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강 전 수석은 지난 8일 자신의 실명을 인용해 김 전 회장의 증언을 보도한 조선일보 기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12일 제기하기로 했다. 또 같은 날 김 전 회장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의혹이 정부를 흔들 대형 악재로 커질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나 “법대로 철저히 수사되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 강기정 “이강세 만났지만 돈 받은 적 없다”…법적 대응 예고

    [단독] 강기정 “이강세 만났지만 돈 받은 적 없다”…법적 대응 예고

    “청와대서 이 대표와 안부만 물어”“라임 사건으로 조사 받은 적 없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막으려는 코스닥 상장사 대표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인물로 지목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해당 회사 대표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수석은 1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7월 28일 청와대에서 이강세(58·구속 기소)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15~20분 정도 만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도 강 전 수석을 만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강 전 수석은 “전날(지난해 7월 27일) 이 대표로부터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그 다음 날 만났다. 원래 알았던 사람이지만 2~3년 만에 만난 사이라 청와대에서 만나는 동안에도 ‘어떻게 지냈냐’, ‘수석 일은 어떻냐’ 등 서로의 안부를 묻는 대화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구속 기소된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 중 하나는 변호사법 위반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스타모빌리티 실사주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회장과 함께 정·관계 유력 인사를 통해 라임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를 무마시키기로 계획하고 친분이 있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김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정무수석이 강 전 수석이다. 이 대표가 지난해 7월 27일 강 전 수석에게 전화해 다음 날 만나기로 한 다음 김 전 회장에게 ‘인사비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을 한 뒤 김 전 회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이 대표는 “유일한 증거가 김 전 회장의 진술밖에 없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다.이 대표 “금감원 검사 빨리 끝내달라”강 전 수석 상대로 민원 넣었다 진술 다만 지난 9월 3일 열린 이 대표의 첫 공판에서 검찰과 이 대표의 변호인 모두 강 전 수석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고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라고 직위명만 언급했다. 이 대표의 공소장에도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인 정무수석비서관’이라고만 적혀 있다. 또 지난 8일 열린 이 대표의 두 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회장을 검사가 신문하는 과정에서도 강 전 수석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지난해 이 대표를 만나 어떤 대화를 했는지 묻는 질문에 강 전 수석은 “대화 내용을 제가 자세하게 기억은 못 하지만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라임 펀드 돌려막기 의혹을 제기한 한국경제 기사 때문에 문제가 생겨 투자를 받지 못하게 생겼다’는 말을 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강 전 수석에게 “금감원 검사가 빨리 끝나야 회사가 라임으로부터 전환사채(CB) 인수 대금을 받을 수 있고, 그래야 회사가 계획했던 일을 처리할 수 있다”면서 “검사를 빨리 끝내달라고 강 전 수석에게 이야기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8일 검사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들은 대로 말하자면, 그때 수석이라는 분이 김 실장(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직접 전화해서 ‘억울한 면이 많은 것 같다’고 본인(이 대표) 앞에서 직접 강하게 말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검사가 이 대표가 금품도 전달했다고 말을 했는지 여부를 묻자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인사하고 나왔다고 말했다”면서 “금품을 전달했다는 취지”라고 답했다.그러나 강 전 수석은 이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김 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며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안 한다. 누가 면전에서 그렇게 말을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전 수석은 “이 사건 때문에 청와대에 있을 때에도, 청와대에서 나온 뒤에도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전혀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강 전 수석은 지난 8일 김 전 회장의 증언을 자신의 실명을 인용하여 보도한 조선일보 기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12일 제기하기로 했다. 또 같은 날 김 전 회장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지은씨 비방 댓글 쓴 안희정 전직 수행비서 벌금 200만원

    김지은씨 비방 댓글 쓴 안희정 전직 수행비서 벌금 200만원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 선고한 재판부“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전형”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실을 알린 김지은씨를 비방하는 댓글을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지사의 전직 수행비서가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기소된 어모(37)씨의 선고공판을 7일 열고 어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어씨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일 열린 공판에서 어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 상태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의 범행 당시 피해자는 근거 없는 말들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는 상황이었고, 그런 와중에 피고인의 범행은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한 것”이라면서 “이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전형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검찰의 구형량은 가볍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어씨는 2018년 3월 5일 김씨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이후 관련 기사에 김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김씨를 모욕하는 댓글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어씨는 2018년 3월 10일 관련 기사에 한 누리꾼이 ‘김씨가 피해자답지 못하다’는 취지로 작성한 댓글에 “게다가 이혼도 함”이라는 내용의 답글을 쓰고, 2018년 3월 17일 다른 관련 기사에는 욕설을 가리키는 초성(“ㅁㅊㄴ”)을 댓글로 작성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으나 어씨가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어씨는 재판 과정에서 댓글을 작성한 사실관계는 인정했지만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욕설을 가리키는 초성을 댓글로 작성해 김씨를 모욕한 혐의에 대해 어씨 변호인은 초성을 쓴 것이 모욕 표현이라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혼 사실을 적시해 김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에 대해서는 김씨가 ‘공적 인물’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했다. 명예훼손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사실 적시라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어씨 변호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게다가 이혼도 함’이라는 표현은 (피고인이 답글을 쓴) 앞선 댓글의 의미에 강력하게 동조함을 나타낸 것”라며 “가치 중립적인 표현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정치인이나 공직자와 같이 국민적인 관심을 끄는 공적 인물은 아니다. 단지 특정 시기(서지현 검사에 의해 ‘미투’ 운동이 촉발한 시기)에 한정된 범위에서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에 불과하다”면서 “그 범위를 벗어난 상황에서는 오직 성폭력 피해자로서 2차 가해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지위에 있을 뿐이다. 피해자의 이혼 전력은 미투 운동과 관련이 없고 공적인 관심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초성을 적은 글이 쓰인 맥락을 보면 피해자를 비방하는 중에 이런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피해자를 욕설한 표현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혼도 함’ 안희정 피해자 관련 댓글 달았다 벌금 200만원

    ‘이혼도 함’ 안희정 피해자 관련 댓글 달았다 벌금 200만원

    ‘게다가 이혼도 함’이란 댓글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 김지은씨 관련 기사에 단 안 전 지사의 측근이 벌금형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진재경 판사는 7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전 수행비서 어모(37)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어씨는 2018년 3월 김씨 관련 기사에 ‘게다가 이혼도 함’이라는 댓글을 남겨 김씨의 이혼 사실을 적시하고, 욕설의 초성을 담은 댓글을 단 혐의를 받는다. 어씨 측은 작성한 댓글이 사실을 전제로 의견을 밝힌 ‘순수 의견’이며 김씨가 방송에 나가 피해 사실을 폭로할 정도로 언론에 대한 접근권을 갖고 있던 공적 인물이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어씨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해당하는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이혼 사실을 적은 것은 가치중립적인 사실을 표현한 것뿐’이라는 어씨 측 주장에 대해 “표현 자체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전후 맥락 속에서 사회 통념상 받아들여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시 댓글이 쓰인 맥락을 보면 가치중립적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성 관념이 미약해 누구와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식의 의미를 내포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생방송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피해 사실을 말한 만큼 김씨가 공적 인물에 해당한다는 어씨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성폭력 피해자의 지위와 미투 운동에 관한 공론장에 들어온 사람의 지위를 함께 가진다”며 “미투 운동이나 성폭력 사실에 대해선 해명과 재반박을 통해 극복해야 하지만 피해자의 이혼전력은 공적 관심사가 아닌 오로지 사적 영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당시 피해자는 이미 근거 없는 여러 말로 인해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는 상황이었고 이는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한 것”이라며 “이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행위의 전형”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법정에는 여성단체 관계자 등이 방청석을 채웠고 한 방청객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행 가방에 아이 가둬 살해” 의붓엄마 항소심, 다음달 시작

    “여행 가방에 아이 가둬 살해” 의붓엄마 항소심, 다음달 시작

    동거남의 아들을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의 살인 등 혐의 사건 2심이 오는 11월 시작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오는 11월 11일 오전 10시 316호 법정에서 살인·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특수상해죄 피고인 성모(41)씨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연다. 성씨는 지난 6월 1일 정오쯤 천안 자택에서 동거남의 아들 B군을 가로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약 3시간 감금했다가, 다시 4시간 가까이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가둬 결국 숨지게 했다. 기소 당시 검찰은 성씨가 피해자인 9세 아동을 가방 2개에 잇따라 감금한 뒤 위에 올라가 짓누르거나 안으로 뜨거운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 넣고, 가방 속에서 움직임이 잦아든 피해자에 대해 적극적인 구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봤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채대원 부장판사)도 지난달 16일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성씨에 대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성씨는 “살인 고의성 여부를 다시 다투겠다”는 주장과 함께 양형 부당을 이유로 변호인을 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에서 “피고인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찰 역시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취지로 항소장을 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량을 요구할 전망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조재범 재판에 나온 심석희...“떠올리기 너무 힘든 기억”

    조재범 재판에 나온 심석희...“떠올리기 너무 힘든 기억”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3년여간 성범죄 피해를 본 심석희 선수가 지난해 증인으로 출석한 지 10개월여 만에 법정에 나와 “다시 떠올리기 힘든 기억”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6일 열린 ‘조재범 성폭행 사건’ 1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심 선수는 비공개로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조씨의 범행 날짜와 수법, 피해 내용 등 검찰의 공소사실과 관련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했다. 심 선수는 “아직도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 끝나는 일인데 왜 인정하지 않는가”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시 떠올리기 너무나 힘든 기억이다”라며 과거의 피해 사실을 끄집어내면서 끝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해 11월 이 사건 1차 공판 때처럼 심 선수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법정이 아닌 화상 증언실로 출석하도록 조처할 계획이었다. 화상 증언실에서 증언한 내용은 비디오 중계 장치를 통해 피고인인 조씨를 제외한 재판부, 검찰, 변호인이 볼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심 선수와 대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증인석에 직접 나올 것을 요청했고, 심 선수가 이를 받아들여 법정 출석이 이뤄졌다. 다만 심 선수의 출석에 따라 조씨는 퇴정한 상태에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선고 전 마지막 절차인 결심공판은 오는 16일 열린다. 한편 조씨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등 7곳에서 3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떠올리기 힘든 기억”... 10개월 만에 법정 선 심석희 눈물

    “떠올리기 힘든 기억”... 10개월 만에 법정 선 심석희 눈물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3년여간 성범죄 피해를 당한 심석희 쇼트트랙 선수가 지난해 증인으로 출석한 지 10개월여 만에 법정에 나와 “다시 떠올리기 힘든 기억”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6일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재범 성폭행 사건’ 1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심 선수는 비공개로 진행된 약 2시간 30분간의 증인신문에서 조씨의 범행 날짜와 수법, 피해 내용 등 검찰의 공소사실과 관련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했다. 심 선수는 “아직도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 끝나는 일인데 왜 인정하지 않는가”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다시 떠올리기 너무나 힘든 기억이다”라며 과거의 피해 사실을 끄집어내면서 끝내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심 선수가 증언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이자, 재판이 몇 차례 중단되면서 휴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초 1시간 30분으로 예정된 증인신문은 2시간을 넘겨 진행됐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해 11월 이 사건 1차 공판 때처럼 심 선수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법정이 아닌 화상 증언실로 출석하도록 조처할 계획이었다. 화상 증언실에서 증언한 내용은 비디오 중계 장치를 통해 피고인인 조씨를 제외한 재판부, 검찰, 변호인이 볼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심 선수와 대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증인석에 직접 나올 것을 요청했고, 심 선수가 이를 받아들여 법정 출석이 이뤄졌다. 다만 심 선수의 출석에 따라 조씨는 퇴정한 상태에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재판 종료 후 심 선수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세종 임상혁 변호사는 취재진을 만나 “심 선수는 각 사건 날짜별로 어떤 피해를 어떻게 봤는지 등을 증언하면서 상당히 힘들어했고, 결국에는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선고 전 마지막 절차인 결심공판은 오는 16일 열린다. 결심공판에는 심 선수의 동료이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 선수에 대한 증인신문, 검찰의 구형, 조씨 측의 최후변론, 조씨의 최후진술 등이 예정돼 있다. 한편, 조씨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등 7곳에서 3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할 말 없다” 50대 등산객 ‘묻지마 살인’ 20대…끝내 반성 없었다

    “할 말 없다” 50대 등산객 ‘묻지마 살인’ 20대…끝내 반성 없었다

    검찰, 법정 최고형 사형 구형“죄질 불량…영구히 격리 필요”피해자 가족 “도저히 용서 안 돼”선고 공판, 다음달 6일 열릴 예정 강원도 인제에서 일면식 없는 50대 여성 등산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사형이 구형된 직후 이 남성은 최후진술에서도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답할 뿐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와 일말의 반성조차 없었다. 6일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 진원두) 심리로 열린 이모(23)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장기간 범행을 계획했고, 살인의 죄질도 불량한 만큼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이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청구했다. 반면 이씨 측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며 치료감호를 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치료감호란 범죄자의 심신 장애가 인정될 경우 치료감호시설에 수용해 치료를 위한 조치를 하는 보안 처분을 뜻한다. 검사는 이씨에 대해 한차례 이뤄진 정신감정 결과 ‘정상’으로 나와 심신미약 감경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치료감호 청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씨는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피해자 가족들은 “마지막까지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며 분노했다. 이씨는 지난 7월 11일 인제군 북면 한 등산로 입구에서 한모(58)씨를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잔혹하게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도권에 사는 한씨는 일행 2명과 함께 등산하고자 이곳을 찾았으나 산에 올라가지 않고 등산로 입구에 세워둔 승용차에 남았고,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차 옆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차량 정밀감식과 탐문 수사를 통해 인근에 거주하는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같은 날 오후 11시쯤 이씨의 자택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까지 투입했으나 뚜렷한 범행 동기는 나오지 않았고, 정신감정 결과도 정상으로 나왔다. 앞서 피해자 가족은 이씨에게 최대한 사형에 가까운 형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해 왔다. 재판 직후 법정을 나선 한씨의 여동생(48)은 “누군가를 살해할 마음을 늘 갖고 있던 이씨에게 죄 없는 언니가 희생된 것 같다. 범행 이유도 잘 모르겠고, 진정성 있는 사과조차 듣지 못했는데 ‘할 말이 없다’고 하니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의 선고 공판은 다음달 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8살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엄마…그 곁엔 학대 부추긴 애인

    8살 아들 때려 숨지게 한 엄마…그 곁엔 학대 부추긴 애인

    남자친구가 IP카메라로 아이들 감시하며 학대 부추겨 8살 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하다가 숨지게 한 30대 친엄마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아이를 감시하며 학대를 부추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의 남자친구에게는 더 무거운 형이 내려졌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 김용찬)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A(38·여)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남자친구 B(38)씨에게는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각각 명령했다. 이들의 학대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간 이어졌다. 친엄마 A씨는 8살 아들을 사망 전날인 지난 3월 11일까지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모두 13차례에 걸쳐 손과 둔기 등으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의 폭행으로 아들과 딸이 얼굴과 온 몸에 심한 멍이 들자 멍을 빼게 하겠다며 줄넘기를 시켰고, 아이들이 잘 하지 못하자 또 폭행했다. 아들은 학대로 인해 종아리 피부가 모두 벗겨져 고름이 찼고, 탈모 증상을 겪는 등 극심한 고통 속에 던져졌다. 남자친구 B씨는 A씨의 모진 학대를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겼다. 그는 집에 설치된 IP카메라로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낮잠을 자지 말라는 지시를 어기더라”는 등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전달하며 폭행을 유도했다. 또 “아들이 동생과 다퉜다”고 전화로 알려 A씨가 때리도록 지시하는 등 수시로 학대에 가담했다. A씨는 B씨를 만나기 전에는 아이들을 때리지 않았는데 B씨가 훈육을 도와주겠다며 학대를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반면, B씨는 본인이 지시한 폭행과 살인의 연관성이 없다며 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사실혼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B씨에게 보호 자격이나 의무가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학대의 정도와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심각하고 아이들이 느꼈을 공포와 배신감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들의 친부가 엄벌을 원하고 있다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해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데 비해 B씨는 책임을 회피하고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학대를 지시한 죄책이 더욱 무겁다”고 판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윤미향 측 “사건기록 방대해 시간 필요”…첫 재판 11월말로 연기

    윤미향 측 “사건기록 방대해 시간 필요”…첫 재판 11월말로 연기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첫 재판이 윤 의원 측 요청에 11월로 연기됐다. 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대연)는 윤 의원 측의 기일변경 요청에 따라 10월 26일로 예정됐던 윤 의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11월 30일 오후 2시 30분으로 변경했다. 법원 관계자는 “(윤 의원 측) 변호인이 사건 기록이 방대해 검찰 측 기록에 관한 열람, 복사를 완료하지 못해서 재판 준비가 다 되지 않았다며 기일변경을 신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판준비기일은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공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쟁점사항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이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는 만큼 공판준비기일에 윤 의원 등은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14일 윤 의원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기부금품법 위반·업무상횡령 등 8개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 정의연 이사이자 정대협 상임이사인 A(45)씨도 일부 혐의의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檢 ‘사자명예훼손’ 전두환 1년 6개월 구형

    檢 ‘사자명예훼손’ 전두환 1년 6개월 구형

    검찰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에게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5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5·18 기간 광주시내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거나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다는 다수의 증인 진술을 확보했고, 국가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당시 옛 전남도청 인근 전일빌딩에 새겨진 탄흔에 대해 헬기 사격이 이뤄졌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전씨는 지난 4월 법정에 출석해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고 전씨 측 변호인도 “검찰이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공소사실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서 왔다. 전씨 측은 이날 최후 변론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재판에 앞서 전씨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사격이 있느냐 없느냐의 진실은 하나”라며 “그동안 나타난 증거만으로 결론을 내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무죄를 자신했다. 한편 고소인인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이번 재판은 5·18 진상 규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속보]“가면 쓴 사탄” 사자명예훼손 전두환에 징역 1년6개월 구형

    [속보]“가면 쓴 사탄” 사자명예훼손 전두환에 징역 1년6개월 구형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검찰로부터 징역 1년6개월을 구형 받았다. 5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3월11일 첫 공판기일에서 전씨는 헬기사격을 부인했다. 지난 4월 27일 법원에 출석한 전씨는 재판부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밀린 임금 때문에 한국 못 떠나는 이주노동자…그 검사는 무얼 했나요

    “근로계약서에서 정한대로 근무시간을 잘 지켜주세요. 일한 시간만큼 최저임금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주세요. 미얀마에 보내겠다고 자꾸 협박하지 마세요.” (미얀마 출신 농업 노동자 ㄱ씨) 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19만 9400여명. 정부는 이주노동자도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현실에선 언어 장벽과 불안정한 지위, 이방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 때문에 임금이 밀리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문제 제기하기 쉽지 않다. 용기 내 형사·민사상 대응에 나서도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차갑기만 하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수사의 ‘구멍’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사건을 다뤄본 시민단체나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에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기본적인 수사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보통 특별사법경찰인 고용노동지청 근로감독관이 기소·불기소 의견을 내면 수사검사도 수일 내에 그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신고액이 700~900억을 넘나들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데 근로감독관 수는 적다 보니 애초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에서 2년간 하루 10시간씩 일하다 갑자기 해고된 캄보디아 출신 따임피 사건도 그랬다. 농장주는 근로계약서에 적힌 ‘8시간 근무’만큼 임금을 지급했고, 휴일은 한 달에 이틀뿐이었다. 체불된 임금을 계산하니 1300만원이 넘었다. 따임피는 농장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지난 6월 불기소 처분됐다.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서 “수기로 작성한 출퇴근 기록부 일부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등 이유로 불기소 의견을 낸 직후 검찰도 별다른 보강 수사 없이 사건을 끝냈다. 이에 반발한 따임피 측 변호인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지만 지난 8월 거절됐다. 변호인이 작성한 신청서에는 ‘따임피가 매일 벽걸이 달력과 노트에 적은 근무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을 확인할 유일한 증거인 상황에서 ▲연필로 지우고 다시 기재한 흔적이 있다거나 ▲출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촬영 시간은 7시 20분인데 일지에는 7시 10분으로 적혔다는 이유로 기록 전체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건 부당하다’는 지적이 담겼다. ‘따임피는 한국어로 소통이 불가능해 통역 조사가 진행됐는데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한마디 한마디 진술 변화에 집중해 부당하게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은 끝내 고려되지 않았다.●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재판의 ‘구멍’ 사업주가 형사재판을 받게 되더라도 공판검사의 무성의한 태도에 이주노동자들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씨우미(가명)를 4년간 고용했던 경기도 여주의 농장주 김모씨는 2600만원 상당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씨우미는 겨울을 제외하고 매일 10시간씩 일했는데 임금은 8시간 근무한 만큼만 주었기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매달 숙식 비용으로 30~35만원씩 씨우미의 임금에서 공제한 것이기 때문에 밀린 임금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24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XXX호. 김씨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ㄴ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공판조서에 따르면 ㄴ씨는 “증인을 비롯한 농장 근로자들에게 오버타임으로 일한 급여 부분은 그때그때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김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현금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씨우미의 말과 달리 김씨가 초과근무 임금을 제대로 지급해왔다고 주장한 것이다. 공소사실에 반하는 증언이 나왔는데도 이날 공판검사는 증인에게 반대신문을 하지 않았다. 같은 날 같은 법원 또다른 재판. 경기도 이천의 한 농장주 신모씨의 임금체불 사건에서도 공교롭게 농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 ㄷ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신씨는 이주노동자 2명에게 2700만원 상당의 임금을 미지급하고, 이들이 불만을 표하자 돌연 해고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ㄷ씨는 이날 “고소인들이 자발적으로 그만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해고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증언이었지만, 이번에도 공판검사는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언어 장벽·불안정한 지위…“이주노동자 특수성 고려해야” 씨우미의 고용주 김씨는 지난달 23일 임금 미지급 혐의가 일부 인정돼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신씨에게는 임금 미지급 혐의에 대해 무죄,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벌금 100만원형이 나왔다. 특히 신씨의 임금체불이 인정되지 않은 데에는 근로계약서의 역할이 컸다. 고소인들은 2015~2018년 근무했는데 최초 계약서에는 숙식 공제에 관한 내용이 없었지만 2017년 4월 재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30만원 숙소비를 노동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열악한 숙소였지만, 2017년 4월 이후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노동자들이 초과근무한 만큼의 임금을 숙소비로 공제해왔다는 신씨 측 주장을 재판부는 받아들였다. 두 사건을 대리한 원곡법률사무소의 최정규 변호사는 “(근로계약서 재작성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 없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중간에 싸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법원 판례에서 노동자의 동의를 얻으면 제한적으로 임금 상계(공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애초 고용주와 대등한 지위일 수 없는 이주노동자의 경우 상계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은 불안정한 지위 탓에 피해 회복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금체불 중재 절차를 밟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기존 고용허가제로 얻은 체류자격이 만류될 경우 법무부는 대개 기타(G-1) 비자를 발급한다. 임시체류만 가능할뿐 노동 활동은 제한된다. 최 변호사는 “법무부 출입국에서는 계속 이주노동자들에게 재판을 한국 변호사에게 맡기고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면서 “민사소송으로 확정판결이 나더라도 고용주가 ‘배째라’ 식으로 나오면 실제 체불된 임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당한 노동처우를 문제 삼았다가 오히려 일자리만 잃고 쫓겨나는 걸 각오해야 하는 현실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무기력을 학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국회 회의 방해죄’ 판례 없는데,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

    ‘국회 회의 방해죄’ 판례 없는데,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

    “민의의 전당으로서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국회는 주요 쟁점사항이 있을 때마다 의사를 관철시키거나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부적절한 행태를 보여왔다. (중략)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국회 회의장 건물 안에서 발생하는 폭력에 관한 처벌을 강화하고, 폭력 행사로 처벌받은 자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등 국회 폭력을 강력하게 제재하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2012년 7월 20일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한 ‘국회 폭력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에 적혀 있는 법안 제안 이유입니다. 그로부터 약 1년 뒤인 2013년 7월 2일 ‘국회 회의 방해 금지’ 의무 조항과 ‘국회 회의 방해죄’ 조항 등이 신설된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13년 8월 13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국회 파행 요인 중 하나였던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및 각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가 있는 경우로 한정하도록 하고 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패스트트랙) 절차를 도입한 국회법(2012년 5월 25일 개정)과 함께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선진화법 제정 취지가 무색하게 지난해 4월 국회 안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4당(당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과 관련한 법안을 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당은 이를 막기 위해 국회 회의장과 법안을 접수하는 의안과를 점거했습니다. 회의 개최와 법안 제출 저지에 나선 한국당과 이 저지선을 뚫으려고 한 민주당 사이에서 결국 물리적 충돌히 발생했고, 이 사건으로 올해 1월 기준 현직 국회의원 총 28명(한국당 23명, 민주당 5명)이 기소됐습니다. 국회법에 명시된 국회 회의 방해죄 조항(제166조) 문언을 보겠습니다.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 체포·감금, 협박, 주거침입·퇴거불응, 재물손괴의 폭력행위를 하거나 이런 행위로 의원의 회의장 출입 또는 공무 집행을 방해한 사람은 징역 5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만일 유형력 행사 유형이 사람을 상해한 경우,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폭행하거나 재물을 손괴하는 경우 등에 해당하면 징역 7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이 조항을 위반하여 최소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면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이 경과할 때까지 피선거권은 박탈, 즉 공직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습니다.’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기소될 때 국회 회의 방해죄(국회법 위반)가 적용된 사람들은 보좌진을 제외하면 옛 한국당의 황교안 전 대표 1명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의원 22명 등 총 23명입니다. 검찰이 국회 회의 방해죄로 의율해 기소한 사건은 이 사건이 처음입니다. 때문에 법원도 이런 종류의 사건을 심리하는 일이 처음입니다. 이 사건 담당 재판부 입장에서는 심리 과정에서 검토할 선례(국회 회의 방해죄로 기소돼 법원의 판단을 받은 사건)가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판례가 없는 사건을 심리할 때는 어떻게 하는지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들에게 물었습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먼저 법률에 사용된 문언이 갖고 있는 의미를 충실하게 해석하고, 그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해당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및 제·개정 연혁 등을 고려한다”면서 “만일 문언에 적힌 범죄의 구성요건이 애매한 경우에는 국회에서 그 문언이 들어간 법을 만들 때 어떤 취지와 목적으로 만들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회 회의록을 참고한다. 또 다른 나라의 입법례를 참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장판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도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대해 우선 생각을 한 뒤에 사건을 구성하는 사실관계가 그 문언에 포섭되는지를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두 변호사는 “비록 선례는 없지만 재판부가 국회 회의 방해죄 사건을 심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밝혔습니다. 국회법 제166조 문언이 구체적이고, 또 이 문언을 구성하는 각 범죄 유형들에 대한 판례는 “차고 넘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첫 번째 변호사는 “입법 취지와 목적을 굳이 보지 않아도 될 만큼 문언이 구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변호사는 “폭행, 체포·감금, 협박, 주거침입·퇴거불응, 재물손괴 등의 폭력행위는 이미 형법에 명시된 범죄 유형들”이라면서 “국회 회의 방해죄 조항으로 의율된 사건이 그동안 없었다는 의미에서만 선례가 없을 뿐이지 이 조항 문언에 명시된 유형력 행사로 형사처벌된 판례는 무궁무진하다. 재판부가 이 사건을 심리하는데 법률 검토 면에서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옛 한국당 쪽 변호인단은 지난달 21일 열린 첫 공판에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는 절차 자체가 부당하고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단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불법 사보임’(바른미래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을 패스트트랙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힌 오신환 의원에서 채이배 의원으로 교제한 일)에서 시작된 국회에서의 불법 상황에 맞선 정당행위였기 때문에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법(국회법)에서 정한 330일(신속처리대상 안건으로 지정된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데 걸리는 최장기간)의 숙려기간도 충분히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소수의 의견이 묵살되고 있는 현실에서 제1야당이 가만히 있는 것은 저희의 직무를 포기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회의실·의안과 등에서 한국당 의원·당직자들을 폭행한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폭행)로 기소된 민주당 전·현직 의원 5명의 변호인들도 지난달 23일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쪽 변호인단은 “이 사건의 본질은 한국당이 물리력을 동원하여 국회의원의 직무인 회의 개최와 법안 제출을 막은 사건이라는 점“이라면서 “의원으로서 정당한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충돌이 있었다고 해도 이를 위법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이 사건에 대해 앞으로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할지 계속 지켜볼 일입니다. 부디 이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국회 안에서의 폭력 행위를 근절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지현 인사보복 의혹’ 안태근 무죄…심경엔 “추석 잘 보내세요”(종합)

    ‘서지현 인사보복 의혹’ 안태근 무죄…심경엔 “추석 잘 보내세요”(종합)

    1심 “인사상 불이익” 징역 2년2심 “엄벌 불가피해” 항소기각대법, 원심깨고 무죄 취지 환송 후배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54·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부장판사 반정모·차은경·김양섭)는 29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른 것이다. 안 전 국장은 지난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뒤, 2015년 8월 서 검사 인사에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았다. 성추행과 부당 사무감사 의혹은 혐의에서 제외됐다. 성추행 혐의는 당시 친고죄가 적용돼 고소 기간이 지나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심은 “성추행 비리를 덮기 위해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부당한 인사상의 불이익을 줬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심도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1월 안 전 국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안 전 국장이 여주지청에서 근무하고 있던 서 검사를 통영지청으로 다시 전보한 것만으로는 인사 제도의 본질이나 인사 원칙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원칙과 기준을 위반한 직권남용죄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당시 안 전 국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저는 서 검사의 통영지청 배치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며 “때로는 듣기 불편하고 믿기 불편한 것이 진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구속 상태인 안 전 국장에 대해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내렸다. 형사소송법 취지에 따라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할 경우 피고인은 석방된다. 검찰은 파기환송심에서 주위적 공소사실을 그대로 두되 직권남용의 상대방을 인사담당 검사에서 서 검사로 바꿔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하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다.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더라도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주위적 공소사실을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무죄 판결하더라도 예비적 공소사실을 토대로 유죄를 선고해달라고 한 것이다. 한편 이날 안 전 국장은 무죄 선고를 받자 재판부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한 뒤 퇴정했다. 취재진이 심경을 묻자 안 전 국장은 “수고가 많으십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라고 말한 뒤 법원을 빠져나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재용에 프로포폴 폭로 협박” 20대...검찰, 징역 2년6개월 구형

    “이재용에 프로포폴 폭로 협박” 20대...검찰, 징역 2년6개월 구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혐으로 구속기소된 남성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25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변민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모(28) 씨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의 첫 공판이었지만 김씨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변론은 이날 종결됐다. 김씨 측 변호인은 “비록 피해자 측에게 협박성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 그런 행동을 할 의도는 없었다”며 “단지 겁을 줘서 돈을 받으려는 마음에 범행했을 뿐이라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직접 “처음 공범의 이야기에 혹해 같이 만나 범행을 저지른 점을 정말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6~7월 공범 A씨와 함께 이 부회장 측에 돈을 요구하면서 “응하지 않을 경우 프로포폴 관련 추가 폭로를 하겠다”는 협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도주해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김씨는 이 부회장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받았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했다. 이후 탐사보도 매체인 뉴스타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내용을 언론에 알리기도 했다. 김씨는 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조무사 신모 씨의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14일 열린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버지 합의, 아이 ‘진심’ 아냐” 초등생 추행 이웃 실형 선고

    “아버지 합의, 아이 ‘진심’ 아냐” 초등생 추행 이웃 실형 선고

    옆집 사는 초등학생 강제추행한 남성‘처벌불원’ 합의에도 징역 3년 실형“피해자의 합의, 진실로 보기 어려워” 옆집에 사는 초등학생을 강제로 추행한 남성이 피해자 측의 합의와 탄원에도 징역 3년의 실형을 살게 됐다. 피해자의 아버지가 추행 남성과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재판부는 피해 당사자인 아이의 ‘진심’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이웃집에 몰래 들어가 집에서 혼자 TV를 보고 있던 초등학생 B양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그는 B양의 아버지가 신문 배달을 하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 1심은 A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B양 측이 A씨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을 고려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B양 측의 처벌불원 탄원을 감형인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용서 의사표시, 주변 시선에 압박받은 탓” 재판부는 B양을 직접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B양이 A씨를 용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은 사건의 조기 종결을 바라는 주변 시선에 압박을 받은 탓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B양은 A씨의 처벌을 바라고 있고 이 사건 탓에 이성 친구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는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B양을 지속해서 면담한 변호사 역시 A씨와 B양의 아버지 간 합의 과정에서 B양의 이익이 우선시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냈다.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B양의 아버지를 통해 B양에게 무리하게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 등으로 B양의 처벌불원 의사가 진실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의혹 재판 재개…5달째 공전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의혹 재판 재개…5달째 공전

    울산시장 선거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한 재판이 약 두 달 만에 열린다.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 재판은 지난 4월 처음 시작됐지만,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며 5개월째 정식 공판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준비기일 단계에서 머무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24일 오전 10시 청와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 13명에 대한 4회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재판부는 그간 기록열람 문제로 미뤄졌던 공소사실 및 증거 인정여부 등 쟁점정리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측에서 수사기록을 열람·등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전됐다. 이후 열린 2회 준비기일에서 검찰 측은 피고인 13명 전부에게 수사사건 기록목록을 교부했다고 밝혔지만 피고인들과 관련된 공범에 대한 연관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일부 수사기록의 열람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검찰 측은 지난 7월 열린 3회 기일에서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그리고 이들과 동일한 변호사를 선임한 피고인 6명에겐 증거인멸 염려 등의 이유로 열람·등사를 허가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송 전 경제부시장이 출석을 하면 다른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열람·등사가 허용될 것”이라며 “변호인 측에서 검찰 출석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조속히 소환조사에 응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월 울산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사건을 이첩받은 뒤 두 달여 만에 이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검찰에 따르면 기소된 송 시장은 2017년 9월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를 청탁하고, 송 전 부시장은 같은해 10월 문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김기현 전 시장 측근 관련 비위를 제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 전 행정관은 이 제보를 재가공한 첩보를 작성했고,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이를 그해 11~12월 경찰청과 울산경찰청에 차례로 하달했다. 황 전 청장은 김 전 시장 관련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인사조치하고 김 전 시장 측근 수사를 하는 방법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가 적용됐다. 송 전 부시장은 2017년 8월~2018년 4월 송 시장 캠프에 합류한 시기 울산시 공무원 4명으로부터 시 주요 업무보고 등 내부자료를 건네받아 송 시장 선거공약 수립에 활용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018년 2월 송 시장의 당내경선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나 공기업 사장 등 고위직을 제안하며 출마 포기를 권유한 혐의가 있다. 한편 황 전 청장은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공천을 받고 출마해 당선돼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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