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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도 아무 옷이나 입고 싶지 않아졌다’… 영림, 손예진 두 번째 CF 공개

    ‘집에서도 아무 옷이나 입고 싶지 않아졌다’… 영림, 손예진 두 번째 CF 공개

    토탈 인테리어 전문기업 ‘영림’이 지난 1일부터 선보인 TV CF의 반응에 힘입어 ‘영림에서 인테리어를 바꾸고, 집에서도 아무 옷이나 입고 싶지 않아졌다’라는 메세지의 두 번째 CF를 공개했다. 고급스러운 영상과 함께 ‘인테리어가 예쁘다는 말보다, 어디서 했어? 라는 말이 더 듣기 좋았다’라는 카피로 첫 번째 CF가 공개된 지 2주만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존 광고 캠페인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비하인드 영상에서 손예진의 미모와 드레스룸, 샷시 등 영림 제품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던 두 번째 CF를 지난 21일 영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CF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고급스러운 무드의 영상과 함께 손예진이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며, ‘영림에서 인테리어를 바꾸고, 집에서도 아무 옷이나 입고 싶지 않아졌다’라는 메시지로 아름다운 공간에서는 나의 마음가짐, 삶의 방식까지도 변화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으며, 인테리어가 가져다주는 일상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영상에서는 ‘영림프라임샤시’의 발코니창 시리즈와 ‘영림키친바스’의 오픈드레스룸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톤 다운된 인테리어 분위기에 맞게 다크그레이 컬러의 시트로 래핑한 샷시가 적용됐으며, 외부 또한 블랙 ASA 컬러가 적용된 고급사양이다. 샷시 이외에도 △영림키친 스텔라 코타시리즈 △영림바스 리버스톤 △영림프라임샤시 발코니창 시리즈 △영림도어 아펠시리즈 △영림마루엔 원목마루 마롱블랙 △영림월시스템 덴버 △영림 오픈 드레스룸 등의 신제품을 적용했다. 영림 관계자는 “영림의 첫 번째 브랜드 CF였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다. CF에 대한 호응뿐 아니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있는 시장 덕분인지, 시공상담 이벤트 등의 참여율도 높다”면서 “이번 두 편의 CF를 통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믿고 맡길 수 있는 브랜드 영림 이미지와 더불어 고객들의 살아가는 집에 대한 의미를 같이 한번 고민하며 영림의 사람과 공간에 대한 끝없는 진심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엮고 꿰니 풍경 와우… 찍고 먹고 핫플 원더풀

    엮고 꿰니 풍경 와우… 찍고 먹고 핫플 원더풀

    바야흐로 로컬(지역)의 시대다. 이른바 ‘중앙’(中央)의 틀에서 벗어나 지역 고유의 삶과 문화를 톺아보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 ‘관광두레’는 그중 하나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용 중인 지역 관광 활성화 사업이다. 지역의 관광 공동체 발굴부터 사업화 계획, 창업과 경영 개선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기존 공간을 재해석하고, 덜 알려진 구슬 같은 관광지들을 엮어 보배로 만들어 내는 일, 그러니까 ‘묶어 주고 이어 주기’가 관광두레의 모토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지역 주민들이 만든 프로그램 중엔 독특하고 재밌는 것들이 꽤 많다. 이번 여정은 강원 일대에서 명자깨나 날리고 있는 관광두레를 찾아간다.●청년 농부들의 의기투합… 농업·관광 결합한 ‘두레’ 평창 미탄(美灘)의 청옥산으로 먼저 간다. 관광두레 ‘WOW:미탄’(와우미탄)을 찾아가는 길이다. 작지만 강한, ‘강소농’ 청년 농부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동맹체다. 청옥산 농원, 산너미 목장, 연화 농장, 어름치 마을 등이 회원이다. 와우미탄은 농업에 관광이 결합된 형태다. 사업장은 청옥산 육백마지기 자락에 매달려 있다. 육백마지기는 이 일대 풍경의 주인과도 같은 곳이다. 너무 유명해져 발디딜 틈 찾기도 쉽지 않다. 한데 많은 관광객들이 밀려드는 것에 견줘 정작 지역의 향기를 느낄 만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관광객 입장에선 토속 먹거리나 체험 프로그램이 없어 아쉬웠고, 주민 입장에선 가방 가득 먹을 걸 싸와서는 쓰레기만 잔뜩 만들고 가는 관광객들이 야속했다. 이재용(35) 청옥산 농원 대표에 따르면 “차박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도회지에서 먹을 것을 사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미탄우체국으로 배송한 뒤 현지에서 수령하는 방법까지 고안해 냈다”고 한다. 주민과 관광객들 사이에 긴장 관계가 형성된 건 그 때문이다. 와우미탄 회원들은 육백마지기에 머물며 관광객들을 상대로 필요한 게 뭔지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가 반영된 것이 ‘미탄소풍’이란 프로그램이다. 여행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토속 프로그램들과 와우미탄 연계 이벤트가 한가득이다. 주민 입장에선 지리적 이점을 한껏 활용하고, 관광객들로선 여행의 풍요를 만끽할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열매 냄새 NO!… 옆으로 뻗은 청옥산 은행나무 숲 청옥산 농원은 은행나무 숲으로 이름난 곳이다. 평창 남쪽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꽤 ‘힙’한 편이다. 한데 이름에서 어딘가 옛 세대의 여운도 느껴진다. ‘뉴트로’(새로움의 뉴+복고의 레트로)를 중시한 주인장의 의도가 담긴 듯하다. 여기 은행나무는 외형이 독특하다. 보통의 은행나무처럼 위로 솟구치지 않고 옆으로 가지를 펼쳤다. 언뜻 관목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나무를 연상하면 좀더 알기 쉽겠다. 이 은행나무들은 모두 개량종이다. 약재로 쓰이는 잎을 따기 쉽도록 키를 낮추고 옆으로 가지를 펼치게 했다. 열매에서 나는 쿰쿰한 냄새도 없다. 지난해 떨어진 은행이 바닥에 가득해도 숲엔 싱그러운 공기만 머문다. 대신 관리는 어렵다. 옆으로 뻗어나가는 가지들이 서로 얽히거나, 심지어 다른 나무를 죽이기도 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가지치기를 해 줘야 하는데, 이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해야 한다. 은행나무 숲의 면적은 1만평(약 3만 3000㎡) 정도다. 숲 조성 초기엔 한일월드컵 개최 연도에 맞춰 2002그루를 심었는데, 현재 1500그루가 남았다. 은행나무 숲은 산책로와 캐리어 책방, 공연 무대, 해먹과 캠핑 의자를 놓은 힐링 공간 등으로 이뤄졌다. 대부분 ‘인증샷’ 남기기 좋은 공간들이다. 흔히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을 최고라 생각하겠지만, 다양한 채도의 연둣빛과 만나는 요즘 풍경도 그 못지않다. 은행나무 숲 끝자락엔 카페가 있다. 오미자차 등 지역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음료를 맛볼 수 있다. 백태와 오미자, 찰수수, 쥐눈이콩 등의 농산물도 판다. 청옥산 농원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다.●‘시크’한 흑염소 보며 멍~ 차박 명소 된 산너미 목장 이웃한 산너미 목장은 요즘 ‘차박’의 명소로 급부상한 곳이다. 3대째 이어진 흑염소 목장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곳인데, 임성남(34)·성환(31) 형제가 4대째 가업을 이으면서 관광형 목장으로 변신하는 중이다. 아직 흑염소 농축액 등 축산 가공품이 매출 1위지만 차박이나 캠핑, 산상 음악회 등 관광 분야의 매출도 급속히 늘고 있다. 두 형제의 목표는 농장을 ‘팜크닉’(농장의 영어 팜+소풍의 피크닉), ‘카크닉’(자동차 카+피크닉)의 명소로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육십마지기 트레킹, 산나물 체험, 흑염소 관람 등의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도시의 여행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산너미 목장은 면적이 18만평(약 60만㎡)에 이른다. 직접 돌아보지 않고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이 공간에 800여 마리의 흑염소를 방목하고 고랭지 배추와 무, 감자 등을 기른다. 이 목장의 흑염소들은 주인을 닮아선지 ‘개성’이 강하다. 관광객들의 시선을 굳이 피하진 않지만, 바짝 접근하는 것도 거부한다. 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녀석들의 일상을 ‘멍’하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궂은 날엔 제 집에 처박혀 지낸다. 관광객 ‘영업’을 위해 몇 마리쯤 나와 주면 좋으련만 제멋대로다. 임성남씨에게 대관령의 양떼목장처럼 ‘관광형 흑염소’로 활용하면 많은 돈을 거머쥘 수 있지 않냐고 넌지시 물었더니 완강하게 머리를 저었다. “지금처럼 흑염소의 일상을 존중하는 ‘산너미 스타일’로 기르겠”단다. 근미래에 개성 강한 흑염소의 습성이 어떻게 바뀔지 퍽 궁금하다.차박 사이트는 관리실 겸 카페 옆에 있다. 주변에 화장실, 개수대, 샤워실 등을 갖췄다. 온수도 제공된다. 다만 주말 등 사람이 몰릴 때는 불편할 수 있는 규모다. 임씨는 “다행히 내방객들 스스로 지구를 덜 불편하게 하기 위해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문제될 건 없단다. 상수도 시설은 없다. 하지만 임 대표는 “농장 안에 있는 샘물을 정화, 소독해 공급한다”면서 수질에 대한 은근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 목장의 최고 볼거리는 ‘육십마지기’와 ‘양달소나무’다. 육십마지기는 산자락 중턱의 완만한 구릉지를 일컫는다. 농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육백마지기보다 규모가 작다는 뜻에서 지어 준 별명이 그대로 이름이 됐다. 육십마지기까지는 관리실에서 30분 남짓 걸어 올라야 한다.●육십마지기 양달소나무서 굽어본 ‘산평선’ 백미 ‘양달소나무’는 ‘육십마지기’ 중간쯤에 있다. 다른 곳과 달리 늘 햇볕이 머무는 양지에 홀로 서 있어서 예부터 양달소나무라 불렀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홀로소나무’로 알려져 있다. 양달소나무는 수령이 150년 정도다. 임 대표에 따르면 바람이 가장 센 곳에 있는데도 여태 가지 하나 부러진 적이 없다고 한다. 주변의 낙우송 등이 돌풍에 맥없이 넘어질 때도 소나무는 늘 굳건했단다. 소나무 앞에 서면 어마어마한 바람이 불어 온다. 과장 좀 보태 몸이 날릴 정도다. 바람 센 강원 두메 풍경의 정수를 보는 듯하다. 한발 뒤에서 보면 언덕 끝자락과 멀리 산군들의 마루금이 잇닿아 있다. 지평선에 비유하면 ‘산평선’쯤 되려나. 목가적이면서도 장쾌한 경관이다. 육십마지기 일대는 초원이다. 관목 등이 뿌리 내리기 전에 흑염소들이 다 뜯어 먹으니 저절로 풀밭만 남았다고 한다. 이 시원한 공간에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거나, 마루금을 좁힌 산을 보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때리며’ 쉰다. 아, 산너미 목장을 찾았다면 목장 여기저기에 산재한 돌탑을 헤아려 보길 권한다. 숫자는 400개 정도라는데, 아버지가 밑도 끝도 없이 “쌓아라”해서 두 형제가 10년 가까이 “왜 쌓는지도 모른 채 쌓았”단다. 이유를 궁금해하던 아들들을 전북 진안 마이산 등 돌탑 명소로 데려간 아버지는 그저 “이렇게 쌓아라”라고 했다지. 그 사연이 참 ‘웃프’다. 연화농원은 토종다래와 명이나물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산너미 목장과 인접해 있다. 토종다래는 풋대추와 비슷한 토종 과일이다. 단맛이 강하고 껍질째 먹을 수 있다. 연화농원에서는 다래를 활용한 수제청, 젤리 등 가공상품도 맛볼 수 있다. ●동강·기화천 만나 물 맑은 ‘어름치 마을’ 생태체험 마하리엔 어름치 마을이 있다. 다양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갖춘 생태관광마을이다. 어름치 마을은 동강과 기화천이 만나는 합수머리에 있다. 마을 이름은 물 맑은 곳에만 사는 어름치(천연기념물 259호)에서 따왔다. 마을에서 다양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동강 래프팅은 익히 알려진 ‘스테디 셀러’이고, 칠족령 트레킹과 백룡동굴 탐사 프로그램도 찾는 이들이 많다. 생태 펜션, 캐러밴 등 숙박시설도 잘 갖춰진 편이다. 다만 민물고기 생태관과 집라인, 11m 높이의 스카이 점프대 등은 운영이 중단됐다. 평창군에서 운영권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운용 계획 없이 문만 닫은 상태라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힙한 간이역 나전역 카페서 ‘곤드레라테’ 한잔 평창과 이웃한 정선 북평면에는 ‘나전역 카페’가 있다. 정선 일대에서 가장 ‘힙’하다고 소문난 카페다. 정선선의 간이역인 나전역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폐역을 카페로 만든 경우는 있어도, 여전히 열차가 서는 역을 카페로 활용한 건 드문 경우다. 정선역과 아우라지역 중간에 있는 나전역은 1969년 문을 열었다. 강원 일대 대부분의 간이역들이 그렇듯, 나전역도 석탄산업의 사양화와 인구 감소 등을 겪으며 퇴역의 길을 걸었다. 2015년에 관광열차 A트레인이 오가면서 겨우 명맥은 이었지만 멀어진 사람들의 관심까지 되돌리지는 못했다.나전역이 젊은 여행자들의 ‘핫플’이 된 건 레트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감각적인 카페로 변신한 이후다. 나전역 인근에 들어선 로미지안 가든 등 웰니스 명소들도 ‘흥행’에 보탬이 됐다. 카페 주인장은 정현인(52) 목사다. 목회를 이끄는 현역 목사가 카페를 운영하는 모습이 이채롭다.나전역 카페에선 지역 특산물로 만든 독특한 메뉴를 낸다. 시그니처 메뉴는 곤드레라테다. 커피 위에 곤드레 분말이 함유된 크림을 얹어 낸다. 곤드레떡, 곤드레파이도 있다. 나전역 주변에서 소풍 온 기분을 내려는 젊은이들은 곤드레 피크닉 세트를 선호한다. 곰취크루아상, 곤드레와 베이컨 등으로 맛을 낸 아란치니, 곤드레라테 등으로 구성됐다. 나전역이 있는 북평면은 무려 304종에 이른다는 정선의 토속음식 특화지구다. 다만 이제 막 ‘토속음식 맛 전수관’이 생기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단계여서 옛 음식을 맛볼 만한 공간은 많지 않다. 지역 주민의 관심과 정책 지원이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정선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토속음식전수관에서 정선의 다양한 음식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나전역 바로 앞에 있다.●울산바위 안주 삼아 ‘으뜸두레’ 몽트비어 원샷 속초 쪽에선 몽트비어가 ‘핫플’이다. 설악산 울산바위가 훤히 보이는 자리에 터를 잡았다. 몽트비어를 상징하는 로고 역시 울산바위다. 몽트비어는 수제맥주 동호인들이 운영하는 농업법인이다. 2년 연속 ‘으뜸 두레’에 선정될 만큼 내공이 단단하다. 지난해부터 지역상생 프로젝트로 속초 응골딸기마을, 양양 곰마을영농조합 등과 함께 딸기, 복숭아로 수제맥주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과일 맥주는 달달하면서도 상큼해 여성들이 특히 환호한다고 한다. 지금은 주력 상품 반열에까지 올랐다. 샤인머스캣 맥주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경북 상주의 샤인머스캣 농가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몽트비어 김진용 이사장은 “앞으로도 맥주 원료인 홉의 재배량을 늘리고 이를 활용해 토속 맥주 생산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평창·정선·속초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산너미 목장의 차박 가격은 2인 기준 평일 4만 5000원, 주말 6만원이다. 주말엔 목장에서 나는 고구마와 감자, 라면, 즉석밥, 흑염소 진액 등을 제공한다. -평창군에서 관광택시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1인당 5만 1000원을 내면 6시간 동안 평창의 명소들을 돌아볼 수 있다.
  • [서울 인싸] ‘착한소비’ 독려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 인싸] ‘착한소비’ 독려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2020년 7월, 코로나19의 한가운데에서 필자는 서울시의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멈출 줄 모르는 바이러스의 기세에, 서울시장 궐위까지 맞닥뜨리면서 취임 이후 1년간 책임감과 부담감이 차곡차곡 쌓였다. 서울 곳곳의 시장과 골목상권을 돌아볼 때면, 벼랑 끝에 서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다. 청년실업률 27%, 노인 빈곤율 OECD 1위,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주거양극화 등등. 안 그래도 힘든 시국에 서울에 드리운 그림자를 어떻게 걷어내야 할지 서울의 공동책임자로서 깊이 고민했던 시간이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코로나19 이후 “IMF 역사상 이처럼 세계 경제가 멈춰 서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도시의 활기가 멈춘 것을 넘어, 가게와 상권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종로나 명동, 홍대 등 유명 상권에서도 권리금을 포기하고 폐업하거나, 계약기간에 묶여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는 상인이 수두룩하다. 전쟁 속에 총공격을 당한 것처럼, 텅텅 비어가는 상가와 거리가 우리 시민의 삶 또한 얼마나 텅텅 비어가는지 말해주는 것 같아 괴롭다. 유례없는 위기 속에서 공공의 역할은 기존과 같아서는 안 된다. 시민과 도시의 경제적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좀더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자영업자·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공공상가를 포함해 시 공유재산의 임대료 감면을 제안하기도 하고, 소상공인 추가대출이나 긴급고용지원금 시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소상공인의 폐업 행렬과 깊어지는 절망감을 회복시키기에는 어떤 방법도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더 많은 물고기를 풀어주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시민의 소비를 늘려 소상공인의 텅 빈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다. 그렇지만 코로나 시국에 재정이 여의치 않은 우리 시민들이 스스로 착한 소비를 하기는 쉽지 않다. 공공이 소비를 독려할 수 있는 명분은 단 하나, 소비 여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한정된 기간 내에 착한 소비를 독려한다면, 소상공인과 시민이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은 물론 서울 전체에 활기를 돌게 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방역에 동참해 준 우리 시민에게 더할 나위 없는 위로가 될 수 있다. 당장은 확진자 수가 500~700명대 사이를 오가고 있어 무리일 수 있다. 지난 1년간 깨달았듯 무엇보다 방역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국민의 백신접종률이 집단 면역 형성 수준인 70~80%가 되었을 때는 가능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백신 수급에 문제가 없다면, 올해 늦은 하반기를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우리 사회가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통해 단숨에 생명력을 되찾는 날을 고대하며, 올 상반기 의장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 한다.
  • AZ접종한 20대 구급대원 이상증세... “백신 연관성 조사 중”

    AZ접종한 20대 구급대원 이상증세... “백신 연관성 조사 중”

    20대 소방공무원이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24일 전남 나주소방서 등에 따르면, 119 구급대원인 A(28)씨는 지난 3월 12일 사회적 필수 요원으로 분류돼 AZ 백신을 접종했다. 이후 A씨는 고열과 두통 등 증세를 보였으며, 같은달 15일부터는 근육경련 등까지 일어나자 광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A씨는 상급 병원을 찾았고 중추신경계 이상 소견으로 ‘급성 횡단성 척수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거동을 못 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다리 저림 증상 등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현재까지 재활 치료 중이다. 동료 소방관들은 A씨를 위해 300만원 정도의 병원비를 십시일반 모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청은 A씨에게 나타난 이상 증상과 백신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결과와 상관없이 A씨는 공무원연금공단 측에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는 공상 신청을 할 계획이다. 나주소방서 관계자는 “업무상 사회 필수 요원으로서 백신을 맞은 만큼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메타버스

    [이경우의 언파만파] 메타버스

    미국 공상과학 소설가 닐 스티븐슨은 1992년 ‘스노 크래시’라는 소설을 썼다. 가까운 미래의 모습, 가상공간의 구현과 원리를 완벽에 가깝게 표현했다. 이 소설에는 두 개의 새로운 용어가 등장한다. 먼저 가상현실에서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는 캐릭터 ‘아바타’. 아바타는 본래 산스크리트어로 인도 신화에서 인간이나 동물 형상을 한 신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또 하나의 용어는 ‘메타버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시대 더욱 달아오른 말이 됐다. ‘초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가리키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세계’를 의미한다. ‘아바타로 소통하는 디지털 세상’이라고도 한다. 메타버스가 성큼 우리 곁에 와 있었다. 아이돌그룹 블랙핑크는 지난해 9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팬 사인회를 열었다. 전 세계 팬 약 5000만명이 들어와 블랙핑크 아바타와 인증 사진을 찍었고 사인을 받았다. 구찌·나이키·컨버스·디즈니 같은 패션 기업들이 입점을 했다. 순천향대는 지난 3월 메타버스 입학식을 치렀다. 각자 자신의 아바타로 입장한 신입생들은 서로 자기소개를 이곳에서 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자사 메타버스 서비스 ‘점프 버추얼 밋업’을 활용해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자신의 아바타로 접속한 지원자 600여명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사무실 출근을 없애고 메타버스에서 근무하도록 한 업체도 있다. 직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의 사무실로 출근한다. 이 공간에서 동료 아바타와 회의를 하고 업무를 본다. 가상이지만 현실이고, 현실이면서 꿈같기도 한 메타버스. 그 세계도 여전히 낯설지만 용어도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지난 2월 메타버스를 다듬은 말로 ‘확장 가상세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반응은 시원치 않고 ‘메타버스’가 대세를 이룬다. 국어원은 더 이전에 ‘아바타’를 다듬은 말로 ‘분신’, ‘가상 분신’을 제시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아바타’가 널리 퍼졌다. 지난주 국어원에서 ‘메타버스’를 대신할 쉬운 우리말을 찾는 논의가 다시 있었다. 더 적절하고 와닿는 용어를 찾아서 소통을 쉽게 하자는 취지였다. 그동안 다듬은 말들을 놓고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지만, 쉬운 말로 다듬어 정착된 말들도 적지 않다. ‘도시락’(벤또), ‘댓글’(리플), ‘갓길’(노견), ‘누리꾼’(네티즌), ‘대중매체’(매스미디어)…. ‘메타버스’를 대신해 더 쉬운 우리말이 만들어지려면 메타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 wlee@seoul.co.kr
  • 또 AZ 백신 접종 뒤 뇌출혈…이번엔 서울 30대 경찰관

    또 AZ 백신 접종 뒤 뇌출혈…이번엔 서울 30대 경찰관

    기저질환이 없던 30대 경찰관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고 발열 등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A 경사는 지난달 29일 성동구의 한 병원에서 AZ 백신을 접종한 이후 오한과 발열, 왼쪽 다리가 저린 증상 등을 겪었다. 그러나 열흘 넘게 증세가 나아지지 않아 이달 10일 병원을 찾았고, 입원 후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미세 뇌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경사 측은 기저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확한 출혈 시기를 알 수 없어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강원경찰청에서도 AZ 백신을 맞고 사지 저림 증세를 보인 30대 경찰관이 뇌출혈 판정을 받았다.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50대 여성 경찰도 AZ 백신 접종 후 뇌출혈 의심 증상으로 쓰러져 수술받은 바 있다. 경찰은 맞춤형 단체보험 등을 통해 국가 보상 절차와 공상 신청 절차를 지원하고, 재해 전문 노무법인 자문이나 위로금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지구를 망치는 것은 기후변화가 아니다?

    지구를 망치는 것은 기후변화가 아니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마이클 셸런버거 지음/노정태 옮김/원부키/664쪽/2만 2000원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는 아마 굶주린 북극곰 동영상일 것이다. 2017년 말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은 비쩍 마른 북극곰의 모습을 ‘기후변화는 이런 것’이라는 자막과 함께 보여 줬다. 이후 뭔가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지구촌을 휩쓸었다. 한데 실제 북극곰의 개체수가 심각하게 줄어드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이런 기후변화 위기론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해부했다. 주류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뒤집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저자는 “정작 지구를 망치는 건 그들”이라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는다. 일견 ‘도널드 트럼프류’의 황당한 주장처럼 보이지만, 과학적 근거와 논리는 퍽 단단하다. 북극곰에게 위협은 북극의 얼음 면적 감소가 아니라 사냥이다. 현재 남은 북극곰은 2만 6000여 마리로 추산되는데, 1960년대부터 2016년 사이 사냥당해 죽은 북극곰은 두 배가 넘는 약 5만 3500마리에 달한다. 정말 북극곰을 위한다면 사냥을 막아야 한다. 얼음 면적을 늘리는 건 헛다리 짚는 일이란 얘기다. 책은 이후로도 머리가 지끈거릴 이야기들을 이어 간다. “지구를 지키는 건 원자력”, “신재생에너지가 자연을 파괴한다” 등 익숙한 통념과 정반대되는 과학적 사실들 “플라스틱병보다 유리병 생산 과정에 몇 배의 탄소가 발생하고 에너지가 소요된다”는 식의 역설들과 거푸 마주해야 한다. 특히 원자력에 대한 저자의 신뢰는 거의 신앙 수준이다. 탈원전이 근간인 우리로선 거북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곱씹어 볼 필요는 있는 듯하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환경과 기후 위기에 대한 정보 대부분이 부정확하다고 본다. 여기에 과학의 탈을 쓴 공상과 이른바 ‘환경 양치기’들의 극단적이고 과장된 경고가 정보의 왜곡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거다. 저자는 “모두를 위한 자연과 번영이 중요한 가치”라며 “결국 환경 휴머니즘이 환경 종말론을 이겨 낼 것”이라고 말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안방 1열에서 만나는 ‘단막극장’…온라인 관객 위한 ‘팝콘·티켓’ 추억도

    안방 1열에서 만나는 ‘단막극장’…온라인 관객 위한 ‘팝콘·티켓’ 추억도

    마포문화재단과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는 온라인으로 연극 두 편을 공개하는 ‘M단막극장’을 연다. 안방 1열에서 연극을 관람하며 즐길 수 있는 패키지도 준비됐다. 마포문화재단은 다음달 7일 ‘왕중왕’과 14일 ‘차마, 차가워질 수 없는 온도’를 마포문화재단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코로나19로 더욱 불거진 차별과 혐오, 아동학대 문제를 연극의 언어로 과감하게 그린 작품들이다. ‘왕중왕’은 한 해 가운데 가장 더운 날인 대서(大暑)에 벌어진 보건소 폭탄 테러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땅과 재산을 모두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여왕’과 전자파에 통증을 느끼는 ‘통증왕’, 자위 행위를 멈출 수 없는 ‘자위왕’까지 용의자로 지목된 세 명의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를 통해 차별과 혐오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블랙코미디다.‘차마, 차가워질 수없는 온도’는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전염병으로 관계와 소통이 단절된 상황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란 아이들이 성인이 된 2035년을 배경으로 한다. 폭력과 무관심 속에 방치된 유년기를 보낸 네 명이 모노드라마 방식으로 각자 이야기를 풀어낸다. 온라인 상영을 고려해 기획된 작품들인 만큼 영화처럼 몰입도를 높이는 구도로 카메라가 따라와 더욱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안방 1열 관객들도 공연의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공연 티켓과 팝콘, 리플릿 등이 담긴 관람 패키지 ‘M 플레이박스’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신장암 투병 소방공무원 첫 공상 인정

    신장암으로 투병 중인 소방공무원들이 처음으로 공무상 요양을 인정받았다. 인사혁신처는 8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서 소방관 3명에 대해 공무상 요양(공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향후 희귀암을 앓는 공무원들이 업무와의 연관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신장암은 소변을 만드는 세포가 모인 신장의 실질에 세포암이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그동안 뚜렷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공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특수질병 전문조사를 벌여 소방관들이 화재 현장 등 특수한 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에 비소, 벤젠, 카드뮴, 트리클로로에틸렌 등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 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상 인정을 받은 소방관은 28년간 화재 진압과 소방차 운전, 구조, 화재조사 등의 업무를 해 온 A소방관, 31년간 화재 진압과 119특수구조 등의 업무를 한 B소방관, 30년간 화재 진압과 소방차 운전, 센터장으로 화재 지휘를 한 C소방관 등이다. 2018년 제정된 공무원재해보상법에 따라 공무원이 재직 중 공무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 공상이 인정되면 인정 기간 동안 요양·재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인사처는 소방관을 비롯해 특수한 근무환경에 놓인 공무원들이 공상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특수질병전문조사제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희귀암 등 특수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를 입더라도 공무원이 업무 관련성 여부를 직접 입증해야 했지만, 특수질병전문조사제로 부담을 덜게 됐다. 인사처가 전문기관에 자문해 인과관계를 조사하며,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공상 여부를 결정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슈만과 버르토크…짙은 사랑 녹아든 두 작곡가의 마지막 비춘 백건우

    슈만과 버르토크…짙은 사랑 녹아든 두 작곡가의 마지막 비춘 백건우

    지난 12일과 14일, 연달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관객들과 나눈 음악들에는 애틋함이 담겼다. 슈만과 버르토크. 그가 비춘 다른 시대 두 작곡가의 마지막에는 공교롭게도 이들이 사랑한 아내에 대한 감정이 녹아 있다. 올해가 되기 전부터 짜여져 있던 프로그램이었지만 최근 부인 윤정희 후견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인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낸 백건우의 지금과 어쩐지 와닿았다. 12일 ‘백건우와 슈만’은 지난달 26일 대전을 시작으로 대구(4일), 인천(6일)에 이은 앙코르 여정의 마지막이었다. 슈만의 첫 작품인 ‘아베크 변주곡’부터 ‘아라베스크’, ‘새벽의 노래‘ 등을 거쳐 마지막 작품 ‘유령 변주곡’으로 슈만의 생애를 찬찬히 짚었다. 지난해 10월에도 선보인 프로그램이지만 몇 달 새 훨씬 짙은 농도로 다가왔다. 특히 더 깊어진 ‘유령 변주곡’은 연주자도 객석도 숨죽이며 음을 따라갔다.지난해 백건우는 “이제야 비로소 슈만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정신착란에 시달리던 슈만이 라인강에 몸을 던지기 전에 쓴 ‘유령 변주곡’을 두고 아내 클라라와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그 심경을 피아노에 마주앉은 지 65년이 다 돼서야 공감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 음 한 음이 살아 있고 모두 의미가 있다”면서 현실과 공상을 오가면서도 완벽하게 음을 컨트롤한 슈만의 음악성을 높이 평가했다. 자신의 설명대로 한 음 한 음 타건은 가볍지만 소리에는 묵직한 의미를 담아 이어 간 백건우는 모든 연주를 마친 뒤 20초 가까이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다. 객석에서도 마음을 보태듯 그의 침묵을 온전히 지켜줬다.14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드뷔시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환상곡’에 이어 마지막으로 선보인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3번’은 헝가리 대표 작곡가였던 버르토크의 마지막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며 백혈병과 싸운 버르토크는 1945년 봄, 그의 아내 디타 파츠토리를 위해 이 곡을 쓰기 시작했다. 스물세 살 연하 제자이기도 했던 아내의 42번째 생일인 10월 31일에 맞춰 곡을 완성하려 했지만 열일곱 마디를 남기고 그해 9월 26일 숨을 거둬 나머지 부분은 제자 티보리 세를리가 마무리 지었다. 특히 ‘아다지오 렐리지오소’(종교적인 아다지오)라는 지시어가 붙은 2악장은 차분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찬송가 같은 분위기로 시작됐다가 버르토크가 직접 채보한 경쾌하고 맑은 새소리가 이어진다. 자신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버르토크의 마음을 그대로 풀어낸 백건우에게 객석에서도 그의 치유를 기원하듯 화답의 박수가 쏟아졌다. 공연을 마치자마자 백건우는 15일 오후 파리로 돌아간다. 다만 윤정희에 대한 후견인 지정을 두고 윤정희 동생들과 딸 백진희 사이 법정 공방이 국내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아하! 우주] 직녀성 주위에서 해왕성 크기의 ‘외계행성’ 발견

    [아하! 우주] 직녀성 주위에서 해왕성 크기의 ‘외계행성’ 발견

    하늘에서 가장 밝고 가장 유명한 별 중 하나인 베가(직녀성)를 공전하는 타는 듯이 뜨거운 행성 후보가 하나 발견되었다.  해당 천체가 과연 외계행성인지는 후속 관찰이나 분석으로 확인해야 하지만, 이 외계행성 후보는 대략 해왕성의 크기이며 베가와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 행성이 모항성인 베가 주위 궤도를 한 바퀴 도는 데 불과 2.5일(지구 기준)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행성의 표면 온도는 대략 섭씨 2976도 정도라는 계산서가 나왔는데, 이는 모항성과 너무나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당 천체가 실제로 외계행성으로 판명된다면 그것은 지금껏 발견된 외계행성 중 두 번째로 뜨거운 행성이 될 것이다. 현재 가장 뜨거운 행성인 KELT-9b는 약 4300도로 알려져 있다. 직녀성으로도 불리는 베가는 지구에서 불과 25광년 거리에 있으며, 북반구 하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고도에 있으므로 이 후보 행성계에 대한 후속 연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이 해왕성 크기의 행성 후보를 확인함과 아울러 거문고자리에 있는 유명한 베가별 주변에 또 다른 행성들이 있는지 탐색할 예정이다. 베가의 외계행성 후보 발견에 대한 새로운 연구의 대표저자 스펜서 허트는 콜로라도 대학의 천문학 학부생으로, 성명에서 “이것은 우리 태양계보다 훨씬 더 큰 거대한 시스템"이라고 전제하면서, "이 시스템 안에 다른 행성이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을 찾아내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팀원들은 애리조나에 있는 프레드 로렌스 위플 천문대에서 수집한 약 10년간의 데이터를 검토한 후 이 후보 행성을 발견했다. 그들은 별의 움직임에서 약간의 흔들림을 탐지했는데, 이는 궤도를 도는 행성과의 중력 상호작용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천문학자들은 수년 동안 베가 주변에서 행성 탐색 작업을 게속했다. 2013년 연구자들은 베가를 도는 거대한 소행성대가 있다는 증거를 발표하고, 머지않아 행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표명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발견한 행성 후보가 정말 외계행성이지 여부는 올해 10월에 발사될 예정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강력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이 발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베가는 너무 밝은 나머지 첨단 천체망원경으로 낮에도 볼 수 있는 만큼 자유로운 관측이 가능하다. 허트와 그의 동료들은 후속 연구에서 후보 행성에서 직접 방출하는 빛을 찾아냄으로써 해당 천체의 존재를 확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가의 행성들과 외계인은 1951년에 발표된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시작으로 '스타트랙: 오리지널 시리즈' 에피소드 '더 케이지'(The Cage: 1965년에 발표되어 1988년 첫 방영)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에 걸쳐 SF 영화나 텔레비전 쇼의 필수 요소가 되어왔으며, 그밖에도 '콘택트'(1997), '바빌론 5'(1993-98) 등 많은 프로그램에 등장한다. 과학과 공상과학에 있어서 베가의 매력은 대부분 지구와의 근접성 때문이다. 25광년이란 우리은하 크기 10만 광년에 비교한다면 정말 지척이다. 북반구의 여름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견우성 알타이르와 마주보고 있는 베가는 누구라도 쉽게 맨눈으로 발견할 수 있으며, 은하수 위를 나는 백조자리의 데네브와 함께 여름철 대삼각형의 한 꼭짓점을 이루고 있다. 새로운 연구는 3월 2일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지름 2㎜ 공으로 역대 최소 중력장 측정

    지름 2㎜ 공으로 역대 최소 중력장 측정

    오스트리아 국립과학아카데미 양자광학·양자정보학연구소, 빈대학 물리학부, 양자중력간섭(TURIS) 연구 플랫폼 공동연구팀은 금으로 만든 직경 2㎜의 작은 구 2개(사진)로 역대 가장 작은 중력장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월 1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질량 90㎎, 직경 2㎜의 금구와 진공상자 등을 이용해 정전기력, 공기 진동으로 인한 외부 간섭 등을 최소화한 뒤 순수한 중력 분리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뉴턴의 고전물리학에서처럼 미세중력도 두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고 물체 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실험 감도를 높이면 암흑물질의 중력 효과와 양자 세계에서의 중력결합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강동 성내전통시장 숙원 ‘두 토끼’ 잡을까

    강동 성내전통시장 숙원 ‘두 토끼’ 잡을까

    서울 강동구가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사항으로 늘 첫손에 꼽혔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성내전통시장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공영주차장은 총 예산 87억원이 투입됐으며 987㎡(약 299평) 부지에 주차 면수 28면 규모로 조성됐다. 강동구는 성내전통시장 공영주차장 건립에 2015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국비와 시비를 지원받았다. 같은 해 10월 투자심사를 완료하고 2016년 11월부터 2017년까지 토지와 건물에 대한 계약 및 등기를 마친 후 2018년 12월 건축물 철거공사를 완료하고 지난달 주차장 조성을 완료했다. 구는 효율적 관리와 향상된 주차 서비스 제공을 위해 무인 관제 시스템으로 운영할 계획으로 지난달 25일 준공식을 열었다. 시장 상인, 지역주민 등이 참석해 성내전통시장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준공식은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를 감안해 식전공연을 생략하고, 사업추진 경과보고, 유공상인 표창, 준공 세리머니 순으로 진행됐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성내전통시장 공영주차장 조성으로 주차불편이 대폭 해소돼 전통시장을 찾는 발걸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코로나19와 상권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시장 상인들에게 힘이 되고 지역 경제도 살아나도록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내전통시장은 천호대로162길 일원에 있으며 농산물, 수산물, 정육 잡화, 식료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파는 86개의 점포로 이뤄져 있다. 특히 이곳 점포 간판은 인근에 위치한 강풀만화거리와 연계해 만화적 요소가 도입됐다. 상점 이름과 상인들의 얼굴이 ‘캐리커처’로 표현돼 있어 볼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해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시진핑 “애국자가 다스려야”… 中, 홍콩 선거제 뜯어고치나

    시진핑 “애국자가 다스려야”… 中, 홍콩 선거제 뜯어고치나

    중국이 3월 4일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홍콩의 미래’에 시선이 모아진다. 행정부·사법부에 이어 입법부도 친중 세력이 장악할 수 있도록 해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양회를 앞두고 홍콩 선거제와 관련해 여러 제안을 취합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제시한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중국이 이번 양회에서 홍콩 선거제도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칠 것”이라고 전했다. 구의원 절대다수가 범민주 진영인 현 구도에서 이들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국회 격인 홍콩 입법회는 전체 의석 70석 가운데 절반인 35석을 주민들이 직접 뽑는다. 나머지 35석 가운데 30석은 직군별 비례대표로, 5명은 ‘슈퍼 시트’로 불리는 구의원 선출 몫이다. SCMP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오는 9월 열리는 입법회 선거에 대비해 구의회가 선출하는 5석을 없애고 친정부 쪽 인사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선출직 전원을 민주파로 채워도 반중 진영이 입법회를 장악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명보도 중국 정부가 선출직 의원을 뽑는 현 5개의 지역구를 18개로 세분화하고 비례대표 선거방식도 바꾸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야권에서 단일 후보를 내기 어려워져 민주진영 표가 쪼개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행정장관 선거를 위해 뽑는 1200명의 선거인단을 임명하는 방식도 손볼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은 공상·금융계 300명, 전문직 300명, 노사·사회복무·종교계 300명, 정계 300명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정계는 구의원 117명, 입법회 대표 70명, 중국 전인대 대표 60명으로 이뤄졌는데, 중국 정부가 구의원 몫인 117명을 없애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인단 대부분이 친중 진영이어서 구의원 몫이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에 이들의 반대 목소리가 퍼지는 것 자체를 원치 않는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최고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인권·민주주의 공세’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대만 독립 문제가 악화됐다고 본다. 홍콩만큼은 서구세계의 압박에도 반드시 지켜 내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김혜련 서울시의원, 서초 자영업자·소공상인을 위한 1000억원대 신용보증 지원

    김혜련 서울시의원, 서초 자영업자·소공상인을 위한 1000억원대 신용보증 지원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초지점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고 자영업자 위기 극복을 위해 약 1,000억 원 가량의 신규 신용보증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초지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김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서초1)에 따르면, 신용보증재단 서초지점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반영해 2021년도 신용보증 지원 계획 지역밀착형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을 강화하는 등의 운영을 확대한다. 담보력이 부족한 소기업·소상공인 등의 채무를 보증함으로써 자금 융통을 원활하게 하고 서울경제 활성화 및 서민복리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설립된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변화하는 지역 맞춤형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20년 7월 서초지점을 신설했다. 2020년 서초지역 신용보증과 소상공인 경영지원을 위해 신용보증 공급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서초구 출연 관련 특별보증을 시행했다. 또한, 현장수요 파악 결과 정책개발·제안 등 서초지역 맞춤형 지원체계 구축 및 서초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관‧공 업무협약 체결과 서초구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와 협약으로 관내 유관기관과 협업 관계를 형성했다. 작년 개점 초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과가 있었던 만큼 2021년은 코로나19로 위기에 있는 자영업자를 위해 신규보증 1,000억 원을 공급할 예정이고 작년에 이어 210억 원 규모의 서초구 출연 관련 2차 특별보증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서초지역 한계소상공인 사업정리 및 재기지원을 위해 업종전환 등의 컨설팅과 사업 정리 등의 철거 비용 지원 예산을 2020년 대비 6배 높게 마련했다. 김혜련 의원은 “지역상권 활성화 추진 2억 원, 우리동네 아트테리어 1억 원 등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을 위한 예산을 마련했다” 며 “서초지역 신용보증재단은 실질적인 수요자 중심의 소상공인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초지역 자영업자를 위해 1천억 원대 신용보증 지원이 계획되었는데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인투 더 미러’ 거울 통해 다른 차원 이동성공에 집착해 탐욕 휩싸인 4명의 친구 ‘포제서’ 타인 정신 속으로 들어가 암살몸 주인과 침투한 암살요원의 정신 충돌한국형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 ‘승리호’가 개봉 열흘째에도 넷플릭스 인기 영화 10위권 내를 유지하는 가운데, 또다시 SF 영화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스릴러 두 편이 잇달아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평행세계를 넘나들거나 다른 사람의 몸을 도용한다는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17일 개봉하는 캐나다 영화 ‘인투 더 미러’(2018)는 과거와 미래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평행세계라는 설정을 활용해 인간 내면을 들춰낸 ‘SF 타임 스릴러’다. ‘인시던트’(2014), ‘얼굴 없는 밤’(2015) 등에서 시간 개념을 활용해 공포감을 연출한 아이작 에즈반 감독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벤처 창업에 뛰어든 친구 4명이 우연히 다락방에 놓인 거울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거울을 통과하면 똑같은 자신들이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평행세계로 이동한다. 현실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거울 속 세계를 이용해 청년들은 4주가 걸릴 작업을 3일 만에 끝내 업계에서 인정받는다. 거울을 넘나들며 미래에 유명해질 미술작품을 먼저 모방해 평소 꿈꿨던 미술 작가가 되는 등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점차 집착과 탐욕에 휩싸이고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한순간에 이뤄 낸 성공과 욕망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민낯을 그려 냈다. 현실과 거울 속 세계의 차이는 카메라 렌즈와 색감으로 표현했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미를 갖췄다.오는 24일 개봉하는 영국·캐나다 합작 영화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에 침투하는 기술을 이용해 암살 의뢰를 수행하는 조직의 이야기를 다뤘다. ‘크래쉬’(1996), ‘엑시스텐즈’(1999)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아들 브랜던 크로넨버그 감독이 연출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2010)이 타인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훔칠 수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현했다면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을 완전히 뺏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암살 요원은 특수 기술을 이용해 신체를 도용한 뒤 목표 대상 인물을 제거하고,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현장에서 사라진다. 암살 도구로 쓰는 호스트의 몸에 들어간 요원은 자살을 통해서만 그 몸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요원과 호스트의 인격이 충돌하고 호스트의 생존 본능이 요원의 탈출을 막으면서 극의 몰입도는 높아진다. ‘인셉션’과 비교하면 참혹한 장면이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끝없이 질주하는 광기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무료한 일상에 답답했으면 충분히 즐길 만하다. 영화는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불리는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인투 더 미러’ 거울 통해 다른 차원 이동성공에 집착해 탐욕 휩싸인 4명의 친구 ‘포제서’ 타인 정신 속으로 들어가 암살몸 주인과 침투한 암살요원의 정신 충돌한국형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 ‘승리호’가 개봉 열흘째에도 넷플릭스 인기 영화 10위권 내를 유지하는 가운데, 또다시 SF 영화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스릴러 두 편이 잇달아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평행세계를 넘나들거나 다른 사람의 몸을 도용한다는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17일 개봉하는 캐나다 영화 ‘인투 더 미러’(2018)는 과거와 미래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평행세계라는 설정을 활용해 인간 내면을 들춰낸 ‘SF 타임 스릴러’다. ‘인시던트’(2014), ‘얼굴 없는 밤’(2015) 등에서 시간 개념을 활용해 공포감을 연출한 아이작 에즈반 감독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벤처 창업에 뛰어든 친구 4명이 우연히 다락방에 놓인 거울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거울을 통과하면 똑같은 자신들이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평행세계로 이동한다. 현실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거울 속 세계를 이용해 청년들은 4주가 걸릴 작업을 3일 만에 끝내 업계에서 인정받는다. 거울을 넘나들며 미래에 유명해질 미술작품을 먼저 모방해 평소 꿈꿨던 미술 작가가 되는 등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점차 집착과 탐욕에 휩싸이고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한순간에 이뤄 낸 성공과 욕망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민낯을 그려 냈다. 현실과 거울 속 세계의 차이는 카메라 렌즈와 색감으로 표현했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미를 갖췄다.오는 24일 개봉하는 영국·캐나다 합작 영화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에 침투하는 기술을 이용해 암살 의뢰를 수행하는 조직의 이야기를 다뤘다. ‘크래쉬’(1996), ‘엑시스텐즈’(1999)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아들 브랜던 크로넨버그 감독이 연출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2010)이 타인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훔칠 수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현했다면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을 완전히 뺏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암살 요원은 특수 기술을 이용해 신체를 도용한 뒤 목표 대상 인물을 제거하고,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현장에서 사라진다. 암살 도구로 쓰는 호스트의 몸에 들어간 요원은 자살을 통해서만 그 몸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요원과 호스트의 인격이 충돌하고 호스트의 생존 본능이 요원의 탈출을 막으면서 극의 몰입도는 높아진다. ‘인셉션’과 비교하면 참혹한 장면이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끝없이 질주하는 광기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무료한 일상에 답답했으면 충분히 즐길 만하다. 영화는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불리는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코로나 탓 버릴 뻔했던 산천어…축제 대신 가공식품으로 ‘대박’

    코로나 탓 버릴 뻔했던 산천어…축제 대신 가공식품으로 ‘대박’

    특급호텔 셰프 모아 통조림·어묵 개발“참치보다 낫다”… 한 달도 안 돼 66t 팔려최문순 군수 유튜브·홈쇼핑 홍보 주효손질·포장 작업에 주민 일자리도 창출‘위기의 산천어가 금천어가 됐어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강원 화천의 산천어가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축제 취소로 처리 곤란했던 산천어가 가공식품으로 변신하면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화천군은 8일 산천어축제를 열지 못해 버려질 처지에 놓인 77t(약 300만 마리)의 산천어를 고급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완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 낚시축제인 산천어축제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산천어 산업화’에 성공한 것이다. 화천군은 산천어축제를 포기한 지난해 말부터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섰다. 상품 개발에는 특급호텔 셰프들이 참여했다. 산천어가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이 풍부해 상품으로 만들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맛도 애초 비린 맛 등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식회 등에서 ‘참치 통조림보다 낫다’는 호평을 얻었다. 판매는 지난 달부터 시작했다. 다양한 제품을 차례로 출시하며 지난 4일까지 1차 66t을 조기 판매했다. 설 이후 11t의 2차 판매전을 준비 중이다. 2차 판매까지 완판되면 올 산천어축제를 위해 준비했던 산천어 77t 전량이 가공상품으로 모두 판매되는 셈이다. 상품은 반건조 산천어, 산천어 어묵, 살코기 캔, 묵은지 조림 캔, 밀키트(매운탕 요리)로 가공됐다. 반건조 산천어는 비늘 제거 등 손질에서부터 1·2차 숙성, 포장까지 주민들이 직접 가공에 나서 일자리 창출(140명)에도 한 몫 했다. 양준섭 화천군 관광기획계장은 “통조림으로 만들어진 살코기 캔과 묵은지 조림 캔은 산천어축제의 메인 협찬사인 오뚜기와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생산했다”고 말했다. 또 적극적이고 다양한 마케팅도 주효했다. 최문순 화천군수가 동명이인인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유튜브와 공영홈쇼핑을 통해 산천어를 알리는 등 판매에 나섰다. 백화점에도 출시했다. 국내 대기업 임직원 식자재로도 판매됐다. 산업으로 정착시켜 연중 판매에 대비해 주요 판매는 산천어축제홈페이지인 ‘나라’를 통해 이뤄졌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산천어축제 한 시즌 1000억원 이상의 지역경제 활성화효과를 얻어왔는데 지난해 이상기후로 어려움을 겪은 데 이어 올겨울에도 축제를 열지 못해 주민들의 실망이 컸다”면서 “발상의 전환으로 산천어가 가공식품으로 반응이 좋아 연중 지역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조선총독 콧수염’ 비판받은 해리스 “인종차별에 놀랐다”

    ‘조선총독 콧수염’ 비판받은 해리스 “인종차별에 놀랐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가 퇴임 전 마지막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일 갈등과 관련해 인신공격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인종차별에 놀랐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한 인터뷰에서 해리스 전 대사는 “한일간 역사적 갈등이 불거졌을 때 개인적으로 그렇게 많이 시달릴 줄 몰랐다”며 “일부 인종차별엔 놀랐다”고 밝혔다. 해리스 전 대사는 일본인 어머니와 주일 미군인 아버지 사이에서 일본에서 태어났다. 2018년 7월 부임한 해리스 전 대사는 부임 직전까지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을 맡았던 해군 4성 장군 출신으로, 직설적 화법으로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각종 비판을 받았다. 외교관 전직 기념으로 기른 콧수염이 일부 오해를 사 비난을 받기도 했다.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 등은 지난해 여름 그가 면도를 하자 “해리스 대사가 외교적 긴장을 일으킬 수 있는 위협요소였음에도 2년간 유지해온 콧수염을 잘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주한미군 방위비 지원금의 대폭적인 인상을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그에게 쏟아지기도 했다.한 시민단체는 “해리스 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 좌파라 하고, 주한 미군 지원금 5배 인상을 강요하며, 내정간섭 총독 행세를 한다”면서 2019년 12월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해리스 참수 경연대회’를 열기도 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총비서의 세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에 대해선 “어렸을 때 공상과학(SF) 소설을 읽곤 했는데도 이런 일은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남북미 정상 회동은 미리 알았던 당국자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의 미국 의사당 난입 폭동 사태에 대해서는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공격이었고 분명히 끔찍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몇몇 국가들은 당시 사태에 대해서 즐거워하겠지만, 미국은 결국 더욱 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공공 개발, 조합원 총회 없이 절반 찬성 땐 ‘첫 삽’

    공공 개발, 조합원 총회 없이 절반 찬성 땐 ‘첫 삽’

    도심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사업에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주민 참여를 유도하고,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먼저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은 속도를 높이도록 조합원 과반수 요청만 있으면 첫 삽을 뜰 수 있다. 조합총회나 관리처분인가 절차를 생략하고 통합 심의를 적용해 사업 기간을 5년 이내로 앞당긴다. 민간 정비사업 추진 기간이 13년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사업 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개발이익이 공공기관으로 귀속되기 때문에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은 부과하지 않는다. 사업성을 높여 주민들이 공공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유인책이다. 또 종(種)을 1단계 상향 조정하거나 용적률의 120%를 올려준다. 예를 들어 2종 지역은 3종으로 바꿔 용적률을 300%까지 올려 주고 3종은 현행 용적률(300%)의 120%까지 적용해 360%까지 맞춰 준다. 사업 부지를 공공기관이 소유하고 사업을 시행하는 만큼 조합을 해산하기 때문에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의무조항도 사라진다. 땅 주인에게는 기존 정비사업 대비 10~30% 포인트 추가 수익을 보장하고, 분담금 증가 위험도 공기업이 진다. 민간 방식으로 추진하던 사업지구도 공공정비사업으로 돌아서면 그동안 투입된 매몰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공주택복합개발사업지구에서도 10~30% 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고 아파트·상가 우선 분양권을 준다. 20~25%인 기부채납 비율도 15% 정도로 낮춰 수익성이 좋아진다. 역세권·준공업지역 가운데 5000㎡ 이하 소규모 단지는 ‘소규모 재개발 사업’ 제도를 신설해 부지 확보 요건 완화, 도시·건축규제 완화,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소규모라도 역세권에서는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700%까지 올릴 수 있게 해 준다. 용적률 상승분의 절반을 지방자치단체에 기부채납하고 지자체는 이를 공공자가주택, 임대주택, 공공상가로 사용하게 된다. 도시재생사업 인센티브도 강화된다. 공공이 도심 쇠퇴지역에 지구 단위 주택정비를 추진하는 ‘주거재생혁신지구’를 신설해 주민 3분의2, 토지면적의 3분의2만 동의하면 수용할 수 있게 한다. 기반시설과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설치에 국비·기금을 지원하고 주거재생 특화형 뉴딜사업을 도입해 연간 120곳 범위에서 50억~100억원씩 지원한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은 건축규제도 풀린다. 법적 용적률 상한까지 지을 수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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