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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우크라이나 ‘국제여단’/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우크라이나 ‘국제여단’/임병선 논설위원

    스페인 내전(1936년 7월 17일~1939년 4월 1일)은 파시즘과 민주 진영이 맞닥뜨린 국제 전쟁이기도 했다.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의 군부를 중심으로 한 파시즘 진영이 민주선거를 통해 집권한 좌파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키자 공화파 시민군이 맞서 내전으로 번졌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15만명을 보내 프랑코를 지원했지만, 2차 세계대전 비화를 우려한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불간섭 원칙을 고수했다. 반면 나치와 불가침 조약을 추진하던 소련은 공화파 지원을 위해 700명을 독일 몰래 파병했다. 유럽 각국 군대의 발이 묶이자 좌파 지식인 등이 의용군 ‘국제여단’을 결성해 공화파 시민군과 연대해 싸웠다. 앙드레 말로, 조지 오웰,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블로 네루다 등 지식인들과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등 남미의 젊은 혁명가들이 스페인으로 향했다. 프랑스인 1만명 등 53개 국가의 3만 2000명이 무기를 들었다. 공화파가 패배했지만 유럽의 지성과 양심을 일깨운 일이었음은 물론이다. 오웰이 스페인 내전의 경험을 통해 혁명을 가로막는 것은 공산주의란 사실을 깨닫고 소설 ‘동물농장’에 옮겼다. 종군 기자 생텍쥐페리는 “내전은 전쟁이 아니라 병(病)이다. 적(敵)이 내 안에 있고, 사람들은 거의 자기 자신과 싸운다”고 짚었다. 알베르 카뮈는 “정의도 패배할 수 있고, 무력이 정신을 굴복시킬 수 있으며, 용기를 내도 용기에 대한 급부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바로 스페인에서”란 소감을 남겼다. 국가 존망의 위기에 몰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차 세계대전 비화를 우려해 유럽 각국이 파병을 꺼린다면 개인 자격으로 국제여단에 참여하는 일은 막지 말라고 호소했다. 영국과 캐나다, 덴마크 외무장관, 라트비아 의회가 우크라이나로 달려가는 자국민들의 출국을 막지 않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조국을 도우려고 달려오는 외국인들을 무장시키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동부에 캐나다인, 미국인 등이 집결하고 있다고 전한다. 일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의용군을 모집했는데 자위대 출신 등으로 70명이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외무성은 자국민이 어떤 목적으로든 우크라이나로 가는 일은 막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이들 자원자들이 첨단 무기로 무장한 러시아군의 파상공세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군의 국제여단에 배속돼 실질적인 도움을 줄지 모르겠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범죄에 세계 지성과 양심이 맞서 싸우는 상징적인 의미는 결코 작지 않을 것 같다. 걱정되는 대목들 https://peacemaker.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303500069
  • “깡통”·“짐승”…여야 대선캠프 ‘막말 경계령’

    “깡통”·“짐승”…여야 대선캠프 ‘막말 경계령’

    “역대 최악의 대선” 평가 증명?갈수록 격해지는 발언 수위대선을 보름 앞두고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현장 유세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여야 대선캠프는 나란히 ‘막말 경계령’을 내리고 입단속에 나섰다. 그럼에도 과격한 표현과 조롱성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네거티브 공방도 격해지고 있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란 미국 워싱턴포스트 지적을 증명하듯 갈수록 원색 비방전으로 흐르는 형국이다. 박빙의 대결 구도에서 강한 수위의 언사를 통해 우선 지지층을 결집하고 보자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비판하며 “깡통”, “짐승” 등의 표현을 썼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경제 분야 TV 토론 이후 SNS에 윤 후보가 ‘무지’하다고 주장하며 “빈 깡통이 요란하단 걸 확인한 토론회”라고 했다. 같은당 허종식 의원은 인천 유세에서 윤 후보의 ‘집권시 전 정권 적폐는 수사’ 인터뷰 발언을 거론하며 “배신까지는 이해한다 치고 상대 당 후보가 돼서 문재인 정부를 적폐로 몰아 문 대통령을 죽이겠다고 한다”며 “사람과 짐승이 다른 건 딱 한 가지다. 은혜를 알면 사람이고 모르면 짐승”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측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수위 높은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최근 수도권 유세에서 자신의 ‘전 정권 적폐 수사’ 원칙을 두고 여권이 ‘정치 보복’을 주장하는 것을 두고 “파시스트들, 그와 비슷한 공산주의자들 이런 사람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경제 분야 TV토론 당시 이 후보의 ‘기축통화국’ 발언을 두고 “대선을 2주 앞둔 후보가 찰 수 있는 똥볼의 드라마 중 최고치”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 두고 국민의당과 책임 소지를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기사를 공유하며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고 적었다. ’ㄹㅇㅋㅋ‘은 영어 ’리얼(real)‘과 웃음 의성어를 표현한 인터넷 용어 ’ㅋㅋ‘를 합친 말이다. 흔히 특정 주장에 강한 동조를 표하는 의미다. 다만 이와 반대로 상대를 비꼬며 희화화할 때도 사용된다.
  • ‘남의 땅’ 소유권 우기는 푸틴 “우크라, 러 공산혁명으로 만들어”

    ‘남의 땅’ 소유권 우기는 푸틴 “우크라, 러 공산혁명으로 만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반군 세력의 자치 조직을 독립국으로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자리잡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다. 남의 나라에서 반정부 투쟁을 벌이는 반군 세력을 정식 국가로 인정할 권한이 러시아에 있는 걸까. 푸틴과 러시아는 이 지역 주민 대다수가 러시아어를 쓰는 자국 출신이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포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국민 보호를 위해 러시아가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푸틴은 이날 55분에 걸친 TV 대국민 담화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대해 거듭 강조하면서 돈바스 긴장사태의 원인을 우크라이나 정부 탓으로 돌렸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는 단순한 이웃이 아니라 역사, 문화, 영적 공간을 공유하는 뗄 수 없는 부분”이라며 “우리는 친구이자 가족, 혈연으로 연결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 우크라이나는 전적으로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으로 창조된 나라”라면서 “우크라이나가 탈공산주의를 원한다면 진정한 탈공산이 무엇인지 보여 줄 준비가 돼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 돈바스 지역에서 벌어지는 모든 적대행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소행이며, 잠재적인 유혈사태의 책임 또한 현 정권에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화약고로 불리는 돈바스에선 2014년 4월 분리독립 세력의 봉기 이후 정부군과의 교전으로 7년간 1만 4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는 각각 230만명과 150만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 다수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러시아는 거주민 80만명에게 자국 여권도 발급해 줬다. 국제위기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7년 DPR 예산의 50%, LPR 예산의 80%를 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향후 3년간 두 곳에 124억 달러(약 14조 8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실효 지배하는 지역인 셈이다.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했던 것처럼 돈바스를 흡수할 경우 서구의 반발을 불러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책이 가속화할 수 있다. 앤드루 로젠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은 “DPR과 LPR을 인정하면 나토 확대 저지, 무기 배치 철수 등 러시아의 요구사항을 서방이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며 “두 공화국에 대한 비용 지출 부담에 서구의 경제 제재까지 겹치면 러시아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독일 이어 영국도 러시아 제재 본격화… 푸틴 측근 러 은행 5곳·개인 3명 제재(종합)

    독일 이어 영국도 러시아 제재 본격화… 푸틴 측근 러 은행 5곳·개인 3명 제재(종합)

    존슨 “제재 공세 시작에 불과, 추가 제재할 것” 푸틴 최측근 기업 팀첸코, 로시야 은행 제재자산동결·여행금지 제재 부과… 러 대사 초치EU외무장관, 러시아 제재 비공개 긴급 회의 獨, 노르트스트림-2사업 인증 절차 중단 조치푸틴, 우크라 돈바스에 군 진입 명령…“서방 탓”영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에 러시아군을 파견하자 “제재 공세의 시작”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을 포함해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을 제재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것은 우리가 준비한 제재 공세의 시작”이라면서 “추가 제재가 준비돼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 장관들은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관해 결정하기 위한 비공식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AP, AFP 통신이 보도했다. 英 “푸틴, 우크라 침략 세계가 대비해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면 침략을 위한 기반을 만들고 있으며, 세계가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재 대상에는 로시야 은행 등이 들어가고, 개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인 겐나디 팀첸코 등 초부유층 자산가들이 있다. 팀첸코는 로시야 은행의 주요 주주이다. 영국은 로시야 은행이 크림반도 합병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번 제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군대를 보내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푸틴 “우크라, 역사적으로 러시아 일부”NYT “푸틴 인식은 역사 오독”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들에 러시아군을 파견해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이어 곧바로 크렘린궁에서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국영방송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단순히 이웃 국가가 아니라 러시아 자체 역사와 문화, 정신세계의 분리될 수 없는 일부”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자신의 인식을 드러냈다.또 “현대 우크라이나는 전적으로 러시아, 더 구체적으로는 볼셰비키, 공산주의 러시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 레닌의 발명품이며 레닌이 당시 자주권을 부여함으로써 실수로 우크라이나에 국가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런 푸틴 대통령의 인식은 역사를 오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영국 의원들은 러시아 재벌을 영국에서 추방하고 러시아 자금을 런던 금융시장에서 빼내는 등 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존슨 총리 대변인은 앞서 외무부가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독일도 대러시아 제재 시작1230㎞ 러 가스관 사업 중단 존슨 총리 대변인은 또 독일의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승인 절차 중지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이다. 독일은 대(對)러시아 제재를 위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길이 1000㎞가 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AP·AFP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위한 인증 절차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 밑을 통과해 독일 해안에 이르는 장장 1230㎞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독일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2012년 이 사업을 개시했었다.EU “러시아, 불법 공격에 대한 경제적 결과 분명히 느끼게 될 것” 미국와 유럽 등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독립 승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판단하고 이번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유사시 제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러시아 제재를 위한 비공개 긴급 회의 개최 예정과 관련, 취재진에게 “당연히 우리의 대응은 제재의 형태가 될 것이다. 그 규모는 장관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목표는 EU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를 대비해 준비한 제재 전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DPR, LPR의 독립 승인을 다루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의 이번 결정은 “불법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날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 뒤 제재의 첫번째 패키지가 공식적으로 상정될 것이며, 적절한 기구에서 이 패키지를 지체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두 사람은 이번 제재 패키지에는 “이번 불법적 결정에 관여한 사람들과 이들 영토에서 러시아군과 다른 작전에 자금을 대는 은행을 겨냥하기 위한 제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러시아 정부가 EU 자본과 금융 시장, 서비스에 접근하는 능력을 겨냥하고, 긴장 고조와 공격적인 정책의 자금 조달 제한을 위한 제안이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책임있는 자들이 그들의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행위에 대한 경제적 결과를 분명히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두 지역에서 EU를 오가는 무역을 겨냥하기 위한 제안도 패키지에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EU는 추가적인 진행 상황을 고려해 필요할 경우 이후 단계에서 추가적인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美, 신규 투자·금융 금지 행정명령 발동”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러한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칭 DPR과 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와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내 두 분리주의자 영토 승인은 국제법과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 민스크 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EU와 그 파트너들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해 단합되고 단호하고 굳은 의지를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러 안보 “역사가 정당성 확인해줄 것,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이러한 서방의 제재에 대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2일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미 (서방의 제재를) 겪었고, 이를 두려워하지 않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미국 등이 제재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우리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면서 “또 다른 측면으로부터의 제재와 위협, 정치적 압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험상 조만간 서방은 우리에게 모든 문제에 관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면서 “국제관계 속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이는 불가피한 것이며, 역사가 우리의 정당성을 확인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80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 시민을 포함한 돈바스 지역 민간인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강조하고, “(독립 승인) 결정은 어려웠지만 가능한 유일한 결정이었다. 우리는 시민을 버릴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고 주장했다.
  • [속보] 대러시아 제재 시작…독일, 1230㎞ 러 가스관 사업 중단

    [속보] 대러시아 제재 시작…독일, 1230㎞ 러 가스관 사업 중단

    獨, 노르트스트림-2사업 인증 절차 중단 조치푸틴, 우크라 돈바스에 군 진입 명령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에 러시아군을 파견하자 독일이 대(對)러시아 제재를 위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길이 1000㎞가 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AP·AFP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행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위한 인증 절차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에서 발트해 밑을 통과해 독일 해안에 이르는 장장 1230㎞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이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독일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천연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2012년 이 사업을 개시했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들에 러시아군을 파견해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이어 곧바로 크렘린궁에서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푸틴 “우크라, 역사적으로 러시아 일부”NYT “푸틴 인식은 역사 오독”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국영방송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단순히 이웃 국가가 아니라 러시아 자체 역사와 문화, 정신세계의 분리될 수 없는 일부”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자신의 인식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선포한 LPR과 DPR의 독립을 승인하겠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자체는 원래 옛 소련의 일부였으며 독립국으로서의 기반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대 우크라이나는 전적으로 러시아, 더 구체적으로는 볼셰비키, 공산주의 러시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은 사실상 1917년 (사회주의)혁명 이후 곧바로 시작됐다. 레닌과 그의 동지들은 러시아의 역사적인 영토 일부를 분리하고 떼어주는, 러시아에는 아주 거친 방식으로 이 과정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이어 “대조국전쟁(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는 스탈린이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에 속했던 일부 땅을 우크라이나에 넘겼고, 1954년에는 흐루쇼프가 왠지 모르게 러시아에서 크림반도를 떼어내 우크라이나에 선물했다”면서 “실제 우크라이나 영토는 이렇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 레닌의 발명품이며 레닌이 당시 자주권을 부여함으로써 실수로 우크라이나에 국가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런 푸틴 대통령의 인식은 역사를 오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미·유럽 “러시아 무역·금융 제재할 것” 미국와 유럽 등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독립 승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판단하고 이번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유사시 제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러한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칭 DPR과 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와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내 두 분리주의자 영토 승인은 국제법과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 민스크 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EU와 그 파트너들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해 단합되고 단호하고 굳은 의지를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러 안보 “역사가 정당성 확인해줄 것,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 이와 관련, 22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미 (서방의 제재를) 겪었고, 이를 두려워하지 않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미국 등이 제재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우리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면서 “또 다른 측면으로부터의 제재와 위협, 정치적 압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험상 조만간 서방은 우리에게 모든 문제에 관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면서 “국제관계 속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이는 불가피한 것이며, 역사가 우리의 정당성을 확인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80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 시민을 포함한 돈바스 지역 민간인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강조하고, “(독립 승인) 결정은 어려웠지만 가능한 유일한 결정이었다. 우리는 시민을 버릴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고 주장했다.
  • [속보] 푸틴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일부”

    [속보] 푸틴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일부”

    “우크라, 러 역사·정신세계 분리될 수 없어”우크라 동부 군 파병 정당성 설파푸틴, 우크라 돈바스에 군 진입 명령러 “서방 제재? 두렵지 않아, 책임은 서방”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국영방송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단순히 이웃 국가가 아니라 러시아 자체 역사와 문화, 정신세계의 분리될 수 없는 일부”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자신의 인식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선포한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독립을 승인하겠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자체는 원래 옛 소련의 일부였으며 독립국으로서의 기반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대 우크라이나는 전적으로 러시아, 더 구체적으로는 볼셰비키, 공산주의 러시아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 과정은 사실상 1917년 (사회주의)혁명 이후 곧바로 시작됐다. 레닌과 그의 동지들은 러시아의 역사적인 영토 일부를 분리하고 떼어주는, 러시아에는 아주 거친 방식으로 이 과정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이어 “대조국전쟁(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는 스탈린이 폴란드, 루마니아, 헝가리에 속했던 일부 땅을 우크라이나에 넘겼고, 1954년에는 흐루쇼프가 왠지 모르게 러시아에서 크림반도를 떼어내 우크라이나에 선물했다”면서 “실제 우크라이나 영토는 이렇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 레닌의 발명품이며 레닌이 당시 자주권을 부여함으로써 실수로 우크라이나에 국가 지위를 인정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런 푸틴 대통령의 인식은 역사를 오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앞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들에 러시아군을 파견해 평화유지군 임무를 수행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이어 곧바로 크렘린궁에서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미·유럽 “러시아 무역·금융 제재할 것” 이에 맞서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밝혔다.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돈바스 독립 승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판단하고 이번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유사시 제재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러한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칭 DPR과 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와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내 두 분리주의자 영토 승인은 국제법과 우크라이나의 영토보전, 민스크 협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면서 “EU와 그 파트너들은 우크라이나와 연대해 단합되고 단호하고 굳은 의지를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러 안보 “역사가 정당성 확인해줄 것, 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 이와 관련, 22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미 (서방의 제재를) 겪었고, 이를 두려워하지 않은 지 오래”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미국 등이 제재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우리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면서 “또 다른 측면으로부터의 제재와 위협, 정치적 압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험상 조만간 서방은 우리에게 모든 문제에 관한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면서 “국제관계 속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이는 불가피한 것이며, 역사가 우리의 정당성을 확인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80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 시민을 포함한 돈바스 지역 민간인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였다고 강조하고, “(독립 승인) 결정은 어려웠지만 가능한 유일한 결정이었다. 우리는 시민을 버릴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책임은 전적으로 서방에 있다고 주장했다.
  •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4년반 만에 무죄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고영주, 4년반 만에 무죄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73)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까지 갔다가 돌아온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판결하자 검찰이 재상고를 포기한 것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고 전 이사장의 무죄 판결에 대한 재상고 기한인 지난 18일까지 법원에 재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고 전 이사장의 형사 재판은 검찰의 기소가 이뤄진 지 4년 6개월여 만에 무죄로 마무리됐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당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문 대통령이 재심 변호를 맡았던 부림사건도 “민주화 운동이 아닌 공산주의 운동이었으며 문 후보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 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뒤인 2017년 9월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그를 재판에 넘겼다. 1심은 무죄였다. 고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해당 발언이 표현의 자유 범위를 벗어났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다시 이 판단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11일 “공산주의자 발언은 피고인의 경험을 통한 피해자의 사상 또는 이념에 대한 피고인의 입장 표명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만한 구체적 사실 적시라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 “3억 5000만원이 8500억 됐다” 尹 ‘李안방’ 성남서 대장동 직격

    “3억 5000만원이 8500억 됐다” 尹 ‘李안방’ 성남서 대장동 직격

    “증인들은 원인 모르게 죽어 나가文정부, 악의적으로 집값 올려”“파시스트 수법” 히틀러 언급도김건희, 봉은사 찾아 차담 나눠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7일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한파 속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정치적 고향’으로 적진(敵陣) 격인 성남 등 경기도와 서울 강남을 파고들었다.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수도권 민심을 가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을 겨냥해 맹폭했다. ●“내가 후보 된 건 與에 파산선고” 윤 후보는 오전 10시 경기 안성 중앙시장 앞 서인사거리 유세에서 민주당과 이 후보를 독재자들에게 빗댔다. 그는 “(이 후보가) 경제에 유능한 대통령 후보라고 자화자찬하는데 이 위기를 누가 만들었나. 자기 개인 사법 위기는 검찰 수사를 무력화해서 넘어가더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고 하니까 자기들에 대한 정치 보복을 한다고 한다. 누가 정치 보복을 제일 잘했나”라고 묻자 일부 지지자들이 “문재인”이라고 소리쳤다. 윤 후보는 “옛날에도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이 뒤집어씌우는 건 세계 최고였다”며 “자기가 진 죄를 남에게 덮어씌우고 만들어 선동하는 것이 파시스트들과 그와 비슷한 공산주의자들의 수법”이라고 했다. 용인 유세에서 윤 후보는 “정치인이 아니었던 제가 정치를 시작하고 대통령 후보로 이 자리에 섰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에는 파산선고”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28번을 (수정)한 것이 머리가 나빠서 그런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아주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집값을 올려 국민을 가르고 집 없는 사람이 민주당 찍게 하려고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후보는 성남 야탑역 1번 출구 앞에서 80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을 상대로 연설하는 28분 내내 원고도 보지 않고 이 후보에 대해 비난을 쏟아 냈다. 그는 “대장동 게이트 때문에 성남 시민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면서 “도시 개발을 한다고 해 놓고 3억 5000만원 넣은 사람이 8500억원 받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떠나 지구상에서 본 적이 없다. 인구 100만 성남시를 (이 후보가) 이렇게 운영했는데 5000만 대한민국을 이끌면 나라 꼬라지가 어떻게 되겠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증인들이 원인 모르게 죽어 나가는 이런 세상에서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이 안전할 수 없다”고 했다. ●“내가 민주당 사람들 실체 잘 안다” 이어 윤 후보는 서울로 들어와 서초구 아이스링크장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제가 법 집행을 수십년 해 왔기 때문에 민주당 사람들의 실체를 누구보다 잘 안다”며 “부정부패는 망국병이다. 과거 선거에서 여러 차례 국민의힘을 심판해 주셨듯이 (민주당을) 심판해 달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민주노총, 전교조하고만 연대해서 마치 자신들이 전체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다는 위선을 떨어 왔다”고도 했다. 현장에는 8000여명의 시민이 운집했고,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얼굴 사진과 ‘건희 사랑’이라는 문구가 적힌 핑크색 풍선을 든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윤 후보는 이날 저녁 마지막 유세 현장인 동묘 벼룩시장에서 “대한민국이 뒤처지고 못살 이유가 전혀 없다. 국민들은 위대하고 누구보다 똑똑하고 세계 어느 국민보다 부지런하다”며 “정부만 잘하고 사고 안 치면 우리 국민은 다 잘살 수 있다”고 끝까지 정부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이날 윤 후보 부인 김씨는 비공개로 강남구 봉은사를 찾아 원명 스님과 차담을 나눴다. 김씨가 “좋은 말씀을 들으러 왔다”고 하자 스님들이 “상생하고 봉사하라”는 등의 덕담을 했다는 전언이다.
  • 북한, 김정은 참석한 ‘김정일생일’ 보고대회

    북한, 김정은 참석한 ‘김정일생일’ 보고대회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80주년 생일을 기념해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보고대회를 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일 동지 탄생 80돌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2월 15일 혁명의 성지 삼지연시에 높이 모신 위대한 장군님의 동상 앞에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보고대회에 참석하시었다”면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동상에 김정은 동지께서 드리는 꽃바구니가 진정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은 동지께서는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함께 주체의 영원한 태양이시며 사회주의 조선의 거룩한 영상이시며 혁명의 대성인이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의 동상을 우러러 삼가 인사를 드리시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이 행사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별도 연설이나 메시지 등을 냈는지는 보도하지 않았다. 행사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가 참석했고,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도 자리했다. 리일환 당 비서는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하자’라는 제목으로 ‘보고’를 했다. 리 비서는 “우리는 앞으로 100년이고 200년이고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주체혁명 위업 계승 완성의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그것을 구현해나가는 길에서 사회주의 완전승리도 공산주의사회도 맞이할것”이라며 “이 하늘아래 이 조선은 백두의 혈통을 받들어야만 살고 백두의 붉은기 아래서만 강해지고 부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군님께서 헤쳐가신 선군장정의 피어린 길에서는 사탕알이 없이는 살수 있어도 총알이 없이는 살수 없으며 후대들을 위해서라도 우선 사회주의를 지키고봐야 한다는 신념의 메아리가 울리였으며 그 자욱자욱을 따라 무적필승의 강군이 자라나고 조선노동당의 혁명공업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여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과 인민군장병들이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의 영도를 열화같은 충성심과 드팀 없는 혁명 실천으로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두산 인근에 있는 삼지연시는 북한이 주장하는 ‘백두혈통의 뿌리’를 상징하는 곳이자 김정일의 고향이 있는 곳이어서 이번 중앙보고대회 행사 장소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백두산 일대인 양강도 삼지연 군의 밀영(密營)을 김정일의 출생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삼지연시에서 중앙보고대회와 함께 야간 불꽃놀이 행사도 진행했다. 통신은 ”김정일 동지의 탄생일에 즈음하여 15일 태양의 성지 삼지연시에서 축포 발사가 있었다“면서 ”‘축포’의 노래선율이 울려 퍼지며 백두 대지의 하늘가에 경축의 축포가 터져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삼지연시를 ”인민의 마음의 고향“, ”혁명의 성지“, ”혁명 전통 교양의 위력한 거점“, ”문명한 산간 도시“ 등으로 표현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삼지연시문화회관에서는 216사단기동예술선동대 합동공연이 열려 최룡해 상임위원장과 김덕훈 총리를 비롯한 간부들과 양강도·삼지연시의 간부, 노동자 등이 관람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행사에 리일환 당 비서와 김재룡 조직지도부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오일정 군정지도부장, 허철만 간부부장, 박태덕 규율조사부장, 김형식 법무부장, 박명순 경공업부장, 리철만 농업부장, 김성남 국제부장, 전현철·양승호 내각부총리, 리선권 외무상, 리태섭 사회안전상, 우상철 중앙검찰소장 등 당 간부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김여정 부부장을 김재룡·김영철·정경택 바로 뒤에, 정치국 위원인 오일정보다 앞에 호명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는 김정은·김여정 남매 부친 생일 행사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박정천 당 비서는 참가자로 호명되지 않아 불참 여부와 배경 등이 주목된다. 리영길 국방상을 비롯한 군 간부들과 조선인민군, 사회안전군 장병들도 행사에 참석했다.
  • 닉슨·마오처럼… 바이든은 악수로 신냉전 악수 피할까

    닉슨·마오처럼… 바이든은 악수로 신냉전 악수 피할까

    1972년 2월 21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미 공군 1호기 ‘에어포스원’이 착륙했다. 리처드 닉슨(1913~1994) 당시 미 대통령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트랩을 밟으며 걸어 내려왔다. 마중 나온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악수로 그를 맞이했다. 이날 닉슨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마오쩌둥(1893~1976) 중국 국가주석과 1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전쟁(1950~1953)으로 적이 된 두 나라 사이에 일어난 ‘대변화’였다. 닉슨 전 대통령이 중국을 전격 방문해 미중 화해의 서막을 연 지 정확히 50주년이 됐다. 미국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했고, 중국은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하며 패권을 넘보고 있다. 미중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외신들은 닉슨과 마오쩌둥의 만남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언론들은 두 나라가 체제와 이념의 벽을 허물고 변화와 화해를 위해 손잡았던 유연함을 다시 보여 달라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닉슨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1972년 2월 21∼28일)을 두고 “20세기 후반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가장 중요한 사건이었다”며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깬 두 정상의 결단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닉슨은 대표적인 ‘반공주의자’였다. 그러나 누구보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다. 소련의 팽창을 봉쇄하려면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내 ‘천하삼분지계’를 구현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과 손잡으면서 역설적으로 공산주의 도미노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감안해 ‘균형자’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미 우드로윌슨센터에 따르면 김일성 당시 북한 국가주석은 1975년 4월 중국을 찾아가 한반도 공산화를 위해 두 번째 남침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덩샤오핑 당시 부주석은 “더이상 한반도에서 군사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미국과 중국의 우호적 관계를 상징했던 판다외교는 50년 후 위기를 맞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닉슨의 중국 방문 50주년을 맞아 미 공화당 하원의원이 중국의 판다외교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우호국에 천연기념물인 판다를 임대하는 중국의 외교 전략은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낸시 메이스 의원은 “판다외교가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가리고 있다”며 “이를 바꿔야 한다”는 법안을 냈다. 미중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양국 모두 닉슨의 중국 방문 50주년을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당시 닉슨 대통령이 합의한 상하이 코뮈니케는 ‘하나의 중국’ 등 양국 관계 발전의 원칙을 확립했다”며 “중미 양측은 가까운 시기에 닉슨의 방중과 상하이 코뮈니케 발표를 기념하기 위한 활동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중국으로 돌아가!” 인종차별 美 교사·공무원 부부, 각각 해고·정직

    “중국으로 돌아가!” 인종차별 美 교사·공무원 부부, 각각 해고·정직

    아시아계 남녀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내뱉은 미국 백인 부부가 직장에서 중징계를 받았다. 2일(현지시간) ABC뉴스는 일면식도 없는 아시아계 남녀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며 시비를 건 백인 부부가 직장에서 해고 및 정직 처분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가해 부부는 얼마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시의 한 쇼핑몰에서 지나가던 아시아계 남녀에게 다짜고짜 시비를 걸었다. 피해 남녀가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는 갑자기 나타난 부부가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가해 부부는 이어 “계단 난간 만지는 것 좀 봐. 중국 바이러스가 당신들을 잡아먹을 거다. 코로나 바이러스 그만 퍼트리고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당신들과 같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여기는 미국이다. 중국인은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비아냥거렸다. 가해 부부의 괴롭힘은 아시아계 남녀가 쇼핑몰 밖 주차장에서까지 계속됐다.이후 온라인상에서는 가해 부부 ‘신상털기’가 시작됐다. 누리꾼들은 기어코 두 사람의 직장까지 알아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아내는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카운티 테메큘라시 소재 기독학교 교사였으며, 남편은 샌디에이고카운티 코로나도시(市) 정부 소속 공무원이었다. 학생과 시민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교사와 공무원이 저지른 만행에 현지에선 분노가 들끓었다. 파문이 일자 부부 중 아내가 다니던 기독학교는 “해당 교사와 면담 끝에 고용관계를 해지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의 발언은 우리 학교의 믿음과 사명에 어긋나는 것이며, 학생들에게도 본보기가 되지 않는다”고 해고 사유를 설명했다. 공무원인 남편 역시 징계를 당했다. 남편은 현재 정직 상태로 코로나도시 정부의 자체 감사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미국 내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립대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CSHE) 발표에 따르면 2021년 미국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전년 대비 339% 증가했다. 2020년 아시아계 증오범죄 증가율은 전년 대비 124%였다.
  • 우크라이나 사태 ‘핀란드화’ 논의되는데 의미와 한계

    우크라이나 사태 ‘핀란드화’ 논의되는데 의미와 한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취재진에게 ‘핀란드화’를 언급했다가 나중에 번복한 것으로 보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낀 핀란드처럼 미국과 일본-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낄 수 밖에 없는 통일한국이 이런 외교적 태도를 강요받을 수도 있어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보통 이 표현은 큰 나라들 사이에 낀 작은 나라가 생존하고 주권을 유지하기 위해 취하는 중립적인 외교를 가리킨다. 중립을 표방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행태를 깎아내리는 표현이기도 하다. 1960년대 냉전 시기 핀란드가 소련을 상대로 취했던 외교적 중립을 의미하며, 1871년부터 1940년까지 덴마크와 독일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가리키기도 한다. 독일 정치인들은 미군이 철수한 뒤를 두려워하며 중립을 표방한답시고 애매한 태도를 취하곤 하는 상대를 깎아내릴 때 이 표현을 썼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국가 정상들이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을 비판할 때나, 독일이 나토의 상호주의 전략을 의심할 때도 써먹었다. 소련이 해체된 뒤에 1968년 이후 대(對) 소련 정책을 가리킬 때도 마찬가지였다. 1917년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이 망명했던 핀란드에서 귀국할 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핀란드역에 도착했을 정도로 국경을 맞댄 두 나라는 문화적으로도 가까웠다. 핀란드가 공산화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일상을 짓눌렀다. 가까울수록 공포는 배가돼 지금의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공유하는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기도 했다. 이런 작은 나라는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타협해야 했다. 그 때마다 외교 정책은 표변했다. 1917년 독일 제국의 힘을 빌려 러시아로부터 독립했고,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삼국 협상과 함께 러시아 내전에 선전 포고도 하지 않고 참여했다. 1922년 폴란드와 동맹을 맺었으며, 그 뒤 1939년까지 중립이었던 스칸디나비아 국가와 노선을 공유한 뒤 1940년 소련에 유일하게 대항할 수 있었던 나치 독일과 손잡고 이듬해 ‘계속 전쟁’을 벌였다. 1940년대 후반 이오시프 스탈린과도 협상을 해야 했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될 때까지 핀란드의 여러 정당들은 이를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다른 나라의 모욕도 견뎌내야 했다. 자기들 딴에는 ‘서방 세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동구권과 친하게 지내기 위한 예속’으로 표현했지만 ‘예속은 예속이었다.’ 소련의 압박에도 핀란드는 1947년 파리 조약을 통해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부터 소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유호 쿠스티 파시키비의 정책을 따라 이듬해 협정을 체결했다. 핀란드는 독일 및 동맹국의 핀란드 및 소련을 향한 공격에 저항할 의무가 있고, 필요하면 소련의 힘을 빌릴 수 있었다. 이 협정에 의거해 마샬 계획에 참가하지 않았고, 소련의 대외 정책에 대해서도 중립을 취했다.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기에 바르샤바 조약에 참가하지 않아도 됐다. 소련에 반대하는 대중매체를 검열했고, 정치인과 기자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행동이나 정치범 억압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소련에 반대하는 책은 유통도 안되고 금서 목록이 관리됐다. 소련에 반대하는 영화도 상영할 수 없어 1962년 존 프랑켄하이머가 연출한 ‘더 만추리안 캔디데이트’, 1970년 카스파 뢰데가 연출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1986년 레니 하를린이 감독한 ‘본 아모리칸’ 등이 상영되지 못했다. 유엔 인권선언이 보장한 정치인 망명도 러시아인에 대해 허용하지 않아 망명을 원하는 러시아인을 돌려보냈다. 1985년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집권한 뒤에야 핀란드의 대중매체는 소련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고르바초프는 중부유럽에 비(非)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용납할 수 있다면서 핀란드를 하나의 예로 들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데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참석 차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를 ‘핀란드화’하는 것이 긴장 해소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다음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서는 이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핀란드화는 이미 우크라이나 위기를 풀 해법으로 외교가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소련의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거부한 채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점점 더 서방에 기울고 있고,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나토의 동진에 민감한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의 나토 가입을 배제하고, 인근 국가에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담은 안전보장 협정을 최근 미국과 나토 측에 요구하고, 우크라 접경 지대에 13만명에 이르는 병력을 배치해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NYT는 이런 상황에서 핀란드화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안나 비슬란더 대서양국장은 “이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가 열망해 온 것과는 어긋나는 것”이라며 “(핀란드화는)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는 장기적인 정치적 목표에서 크게 선회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의 리처드 휘트먼 연구원도 마크롱 대통령이 제기한 방안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침공했던 2014년에 이미 해결 방안 중 하나로 핀란드화를 제안한 바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당시 언론 기고문에서 “우크라이나가 살아남으려면 어느 쪽에 붙어서 상대를 향한 교두보가 되기보다 양측을 연결하는 다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확실한 독립국가로 서방과 협력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적대 관계는 조심스럽게 피하고 있는 핀란드를 본뜨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의 안전이 없다면 유럽의 안전도 없다”고 말하면서 러시아의 우려를 인정할 필요가 있음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는 유럽이다. 유럽을 믿는 사람이라면 러시아와 협력하는 방법을 알고 유럽의 미래를 건설하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는 핀란드와 달리 사실상 외부 강대국들에게서 중립국 지위를 취하라고 요구받게 되는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험난한 관계, 동부 돈바스의 무력분쟁을 고려하면 우크라이나가 제2의 핀란드가 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또 협정 이행을 위해서는 2014~2015년 러시아에서 분리를 주장하는 공화국들을 통합하기 위해 마련된 우크라이나 법과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에 국내외 정책을 컨트롤할 수 있는 지렛대를 줌으로써 자국 주권을 심각히 침해할 수 있으며 이 협정은 인기가 없어 그것을 이행하려고 하는 어떤 정부도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그나마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반겼다. 그것만으로도 미국과 유럽이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될 것 같다.
  • 에스파 닝닝 ‘노터치’ 논란에도 “中 쇼트트랙 금메달 기뻐” 분위기 싸늘

    에스파 닝닝 ‘노터치’ 논란에도 “中 쇼트트랙 금메달 기뻐” 분위기 싸늘

    걸그룹 에스파(aespa)의 중국인 멤버 닝닝이 모국의 쇼트트랙 금메달 획득 축하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누리꾼들은 ‘경솔하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출신인 닝닝은 지난 5일 오후 프라이빗 메시지 플랫폼 ‘디어유 버블’에서 모국의 쇼트트랙 혼성 계주 금메달 획득을 기념했다. 그는 “와우. 오늘 밤 첫 금 받았다니...기뻐”라는 글과 함께 축하의 의미가 담긴 이모티콘을 첨부했다. 중국은 이날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계주 20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중국은 준결승에서 3위에 그치고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미국이 페널티를 받아 탈락하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심지어 선수교대 당시 ‘노터치’로 봐도 무방한 장면을 연출했으나, 무리 없이 결승에 올라갔다. 이후 각국 언론은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에선 “공산주의자들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강도 높은 비판도 쏟아졌다. 그 와중에 나온 닝닝의 자축 글은 온라인상에서 연일 후폭풍을 일으켰다. 누리꾼들은 “편파판정 논란이 있는데 이런 글을 올리다니 경솔하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걸그룹 멤버로서 한국 분위기를 읽었어야 했다”라며 비난을 이어갔다.닝닝의 자축 글이 본격 확산한 7일이 하필 한국 선수들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실격된 날이라 논란은 더 거셌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는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조 1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당했다. 둘 다 레인 변경 시 반칙을 했다는 게 실격 사유였으며, 그 덕에 조 3위였던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을 따냈다. 결승전에서도 중국은 헝가리 리우 샤오린 산드로가 실격당한 덕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닝닝이 소속된 에스파는 S.E.S, 소녀시대, 에프엑스 등 유명 걸그룹을 키워낸 SM엔터테인먼트가 레드벨벳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4인조 걸그룹이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출신인 닝닝은 모국에서부터 유명 오디션 참가자로 얼굴을 알렸으며, 2016년 SM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해 2020년 에스파로 한국 연예계에 진출했다.
  • 외신도 “공산주의자들의 속임수”, “페널티 지원사격이 만든 금메달” 中 비판

    외신도 “공산주의자들의 속임수”, “페널티 지원사격이 만든 금메달” 中 비판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나온 또 한 번의 편파판정에 대해 외신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8일(현지시간) 캐나다 야후 스포츠는 중국이 ‘페널티 지원사격’으로 두 번째 쇼트트랙 금메달을 거머쥐며 많은 논란과 혼돈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매체는 7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헝가리의 리우 샤오린 산드로 대신 중국의 런즈웨이가 금메달을 가져갔다고 전했다. 헝가리 리우 샤오린 산드로가 실격당하면서 중국 런즈웨이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끝에 헝가리 리우 샤오린을 실격 처리했다. 두 번의 레인 변경 반칙을 범했다며 옐로카드(한 레이스에서 두 번의 실격 사유가 거듭됐다는 판정)를 던졌다. 하지만 심판진은 결승선 앞에서 양손을 사용하며 노골적으로 헝가리 리우 샤오린을 밀친 중국 런즈웨이에겐 아무런 판정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그 덕에 중국은 헝가리를 제치고 금메달과 은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헝가리는 실격당한 리우 샤오린의 동생 리우 샤오앙의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피해를 본 건 헝가리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대표팀은 아예 결승에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같은 날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는 조 1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당했다. 둘 다 레인 변경 시 반칙을 했다는 게 실격 사유였으며, 그 덕에 조 3위였던 중국 선수들이 결승에 진출했다. 캐나다 야후스포츠는 중국이 이런 ‘페널티 지원사격’ 등 편파 판정 덕을 본 게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2000m 혼성계주에서도 석연치 않은 판정 끝에 중국이 금메달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대표팀 곽윤기(고양시청)의 작심 발언을 소개했다.매체는 계주 경기에서 중국이 터치 없이 결승에 진출한 이후 곽윤기가 심판 판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선수 간 터치 없이 계주 경기를 치른 중국은 준결승에서 3위에 그치고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미국의 페널피 실격으로 결승에 진출했으며 결국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이후 곽윤기는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까”라고 꼬집었다. 캐나다 야후스포츠는 아직 남은 쇼트트랙 경기가 있는 만큼, 비슷한 논란이 생길 소지는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도 “공산주의자들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판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기로 했다. 헝가리도 자국의 금메달을 앗아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CAS 제소를 예고했다.
  •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한 부산 청년, 국민MC로 날다...허참 별세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한 부산 청년, 국민MC로 날다...허참 별세

    허참을 만난 것은 2016년 11월 말 그의 남양주 농장에서였다. 농장을 자신만의 휴식, 휴양 공간으로 활용하다가 외부 손님을 받는 전원형 레스토랑으로 리뉴얼해 ‘참스팜스’라는 간판으로 새로 문 연 직후였다. 마당 한켠에서는 아직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당시 자기 분야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사들의 삶을 긴 호흡으로 조명하는 기획 시리즈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를 담당하고 있던 나는 MC계 거목인 그를 연예담당 기자를 통해 어렵사리 섭외할 수 있었다. 그는 농장 건물 내부를 1층부터 2층까지 안내하고 자신이 아끼는 뒷마당 텃밭도 구경시켜 주었다. 밭에서 채소들을 직접 길러 먹고 손님들에게도 내놓는다고 했다. 2층에는 MC, 가수, 배우로서 다양한 인생 궤적이 담긴 사진과 포스터 등이 전시돼 있었다. 수많은 전시물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25년간 진행했던 KBS ‘가족오락관’의 네온사인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쉴새 없이 풀어내는 인생 이야기는 3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다른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았다. 잠시 쉬어갈 때에는 오랫동안 쌓아온 자신의 건강지식을 풀어놓았다. 당시 그는 종편채널에서 ‘엄지의 제왕’이라는 건강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특정 제품 홍보가 될 수 있어서 방송에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김 기자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는 것”이라며 몇가지 ‘건강비책’을 일러주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질 때에는 “언제 가족들과 한번 놀러 오세요. 우리 농장에는 없는 게 없어요. 꼭 오세요 꼭.”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가 1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73세. 그가 5년 전 풀어 놓았던 자신의 인생역정을 약간의 가필을 거쳐 다시 싣는다. 기사의 지면 게재일은 2016년 12월 8일이었다.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1>MC계의 ‘팔방미인’ 허참 허참(67)은 얼마 전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자기 농장을 일반에 오픈했다. 음식을 먹고 노래를 듣는 전원형 레스토랑으로 꾸미고 ‘참스팜스’라는 간판을 세웠다. 2층은 일종의 기록실로 만들었다. 자신의 예능 40여년 역사가 담긴 사진, 포스터, 앨범들을 한데 모았다. 자신이 직접 그린 회화 작품들도 걸었다.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서울 여의도 KBS 녹화홀에서 25년 동안 실제로 썼던 ‘가족오락관’ 네온사인이다. “창고에 처박아 두면 그냥 썩는다고, 방송국에서 선물로 주더군요. 그걸 여기 가져와서 전원을 연결하니까 불이 들어오는데, 눈물이 납디다. 그 오랜 시간 등 뒤에서 나를 지켜보느라 고생했다. 이제는 내가 널 지켜봐 줄게, 이렇게 다짐했어요.”●1973년 여동생 결혼 밑천 3만원 들고 ‘무작정 상경’ -기차가 덜컹거리며 부산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속으로 웃음이 났다. 아무 대책 없는 ‘무작정 상경’의 주인공이 내가 되다니. 군에서 막 제대한 1973년의 어느 날이었다. 지갑 속엔 3만원이 들어 있었다. “오빠가 나중에 돈 벌면 몇 배로 갚아줄게.” 결혼 밑천 삼는다고 고이 모아 온 여동생의 돈이었다. -서울살이는 예상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애초부터 내집 같은 것은 없었으니 군대나 고향 친구들 집을 번갈아가며 하루하루 전전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후 정동 MBC 근처에서 구멍가게를 하는 친구 집에 얹혀살게 됐는데, 자전거로 채소나 생선 같은 것들을 배달해 주며 공짜 숙식의 대가를 치렀다. 그러고 있다 보면 코미디언이 됐든, MC가 됐든, DJ가 됐든 뭐라도 하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그해 겨울 군대 친구와 함께 종로에 나갔다가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를 지나치게 됐다. 문앞에 탄산음료 ‘오란씨’ 시음 행사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공짜 음료수 한 잔 얻어먹을 요량으로 안에 들어갔다. (입구에 유난히 코가 큰 사람이 서 있었는데, 쉘부르의 주인이자 당시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PD 겸 DJ로 활동하던 이종환 선생이었다) 무대에서는 이태원, 전언수씨로 구성된 통기타 듀오 ‘쉐그린’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노래를 마친 그들이 객석 손님들에게 경품을 나눠주는 행운권 추첨을 시작했다. 내가 당첨됐다. -“무대로 잠깐 올라오세요.” 나는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내 말 몇 마디에 공연장은 폭소와 박수로 가득 찼다. 정신없이 웃던 이태원씨가 물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아, 그게…기억이 안 나네요.” “허 참, 자기 이름도 몰라요?” “앗, 제 이름을 어떻게 아셨나요? 저는 허참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이종환 선생이 나를 불렀다. “여기에서 일해 볼 생각 없나?” -월급은 없었다. 먹여주고 재워준다니 그걸로 감지덕지였다. 청소나 허드렛일을 하면서 틈틈이 손님들 신청곡 받아 노래를 틀어주는 게 나의 일이었다. 그러다 잠깐씩 무대에 올라 짤막하게 MC를 볼 일이 생겼는데, 차츰 “쉘부르에 명물이 하나 들어왔다”고 입소문이 났다. 날 보러 오는 손님들이 하나둘 늘면서 몇 달 후에는 어니언스, 쉐그린, 김정호, 김세화, 권태수 같은 포크 스타들의 공연을 진행하는 정식 MC로 승격이 됐다. 스탠딩 코미디와 노래를 섞은 ‘허참쇼’라는 코너도 만들어졌다.-MBC의 라디오 PD 겸 DJ였던 박원웅 선생이 어느 날 나를 불렀다. “우리 회사에서 ‘청춘은 즐거워’라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DJ 한번 해 볼 생각 없나.” 정신이 아득해졌다. ‘자전거에 동태 궤짝이나 채소 꾸러미를 싣고 지날 때 그토록 높게만 보였던 MBC 사옥. 그곳에 내가 입성한다.’ 나는 그때까지도 쉘부르의 객석에서 소파 몇 개 붙여놓고 슬리핑백에서 잠을 자는 신세였다. 노래 ‘편지’의 성공으로 형편이 나아진 어니언스 임창제가 물려준 슬리핑백이었다. 방송 DJ를 시작하면서 동대문 근처에 방을 얻은 나는 임창제의 슬리핑백을 의기양양하게 다른 친구에게 물려주고 쉘부르 시대를 마감했다. ●남다른 입담…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에서 운명의 MC 제안 -우리 집안의 뿌리는 황해도다. 나도 1949년 거기에서 태어났는데, 이듬해 6·25 전쟁이 나자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월남을 했다. 어쩌다가 땅끝인 부산까지 와서 부민동에 터를 잡고, 부산지방 법원에 주사로 취직을 했다. 공무원 아버지를 둔 덕에 생활은 적당히 풍족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소고기 반찬을 싸 주면 나보다 못사는 아이가 배급받아온 옥수수빵과 바꿔 먹기도 했다. -그 당시 법원 주사 정도면 마음 먹기에 따라 엄청난 재산을 모을 수 있었지만, 아버지는 그런 쪽과는 거리가 멀었다. 부정한 청탁으로 위에서 압력이 들어오자 신분증 집어던지고 며칠 동안 출근을 안해서 같은 부서 동료들이 와서 겨우 모시고 갔던 기억도 있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대쪽처럼 살면 뭐하냐. 실속 좀 차리지”라고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었다.-나는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1956년 부민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교 대표로 미술대회에 나가 여러 번 상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에는 크리스마스 카드를 직접 그려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다. 미술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이었다면 남다른 끼와 말솜씨는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었다. 소풍 가서 사회를 보는 일은 늘 내 차지였다. 그래선지 말이나 행동에 남다른 스타 의식이 강했다. 이를테면 아침에 교문에서부터 영화배우처럼 겉멋을 부리며 걸었다. 저 멀리 3층 교실 창문에서 나를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여자애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과장되게 폼 잡으며 사진 찍히는 것도 좋아했다. 그때 사진을 지금 보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주위 사람들을 가장 즐겁게 만들었던 것은 나의 성우 흉내였다. ‘삼국지’, ‘수호지’,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라디오 드라마를 듣고 외워 성대모사를 하면 식구들, 친구들이 자지러지게 웃었다. 국어 시간에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에 미망인 모씨는~’으로 시작하는 고전 ‘조침문’을 ‘전설 따라 삼천리’의 성우 유기현씨 목소리로 읽어주면 교실은 난리가 났다. -웅변도 좋아해서 영도섬 등대 앞에 가서 소리 높여 목이 쉴 정도로 연습했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한번은 중학교 때 ‘북괴 공산주의’를 타도하자는 주제의 웅변대회에 나가 목청 높여 “이 어린 연사 소리높여 외칩니다”를 말하고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가는데, 어떤 아저씨들이 학교 바깥에서 철조망에 개를 매달아 놓고 사정없이 몽둥이질을 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 때 개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정신 팔고 멍하니 서 있다가 고배를 마신 적도 있다.-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할머니가 등대 쪽에서 꼼장어 장사를 하셨는데 매일 같이 달려가서 꼼장어 먹고, 딱딱한 알사탕 입에 넣고 책가방 던져 놓고 물놀이를 했다. 앙장구(성게), 해삼, 멍게 이런 게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중학교 입학 이후 가세가 기울었다. 초등학교 때는 아무렇지 않게 싸가지고 다녔던 소고기 구경을 중학교 때부터는 거의 할 수가 없었다. “크면 반드시 정육점을 할 거야. 그래서 소고기를 실컷 먹으리라.” 공부도 못했고 가세도 기울어서 대학 진학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영남상고에 들어갔는데, 막상 졸업을 할 때가 되니 아버지는 “네가 장남인데 대학을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재수를 시작했는데, 길게 하지는 못했다. 안 한 것이든 못한 것이든 공부에 대한 아쉬움은 지금도 크다. -1972년 군 복무 중 ‘10월 유신’이 선포됐다. 박정희 정부는 전군에 ‘문화선전대 경연 행사’를 열어 유신의 필요성을 병사들에게 홍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시 사단 웅변대회 선수로 뽑힌 나를 대대장이 불렀다. “이상용, 너는 오늘부터 웅변 대신에 유신헌법을 홍보하기 위한 문선대 경연 준비를 해라.” -유신헌법이 뭔지 내가 알 리 없었다. 나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우리 몸에는 우리 옷을 입어야 하는데, 유신헌법이야말로 우리 몸에 맞는 옷이다’란 내용을 주제로 코미디를 구성해 연기했고, 그걸로 사단에서 1등을 했다. 그때부터 MC 겸 코미디 담당으로 예하부대를 돌며 유신 홍보 공연을 다녔다. MC와 코미디언으로서 능력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얼마 후에는 사단 내 방송 DJ도 맡게 됐는데, ‘쌀’을 ‘살’로 발음하고 ‘의사’를 ‘어사’라고 말하는 억센 부산 사투리가 문제가 됐다. 문선대 공연에서야 사투리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수단이었지만, 방송에선 아니었다. 교정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매일 책과 신문을 소리 내어 읽었다. 이 또한 나중에 사회에 나와 큰 도움이 됐다. ●‘수그려라’가 제 좌우명… 저를 방송인으로 남게 한 건 8할이 ‘노력’ -박원웅 선생의 스카우트로 MBC 라디오 데뷔를 한 이후 몇몇 프로그램이 나를 더 따라왔다. 사람들은 나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리듬감 있는 말투를 좋아했다. 하지만 얼마 안 돼 위기가 찾아왔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가요계를 평정할 때였으니 1976년쯤인 듯한데, MBC 라디오의 간부 한 분이 나를 호출했다. “라디오 진행자를 모두 전문 아나운서로 교체하라는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다. 미안하다.” 교통정보 프로그램 ‘푸른 신호등’에서 하차하라는 말이었다. 방 한 칸 신혼살림에 아내는 첫아이를 임신한 상태. 세간이라곤 쌀통 하나뿐이고, 찬장도 없어 사과상자로 대신하고 있던 우리 부부였다. “저, 좀 더 잘하겠습니다. 이거 그만두면 생계가 막막해집니다.” 소용 없었다. 다시 실업자가 됐다. 폭음을 하고 들어가 아내의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방송하는 사람은 방송국에서 안 불러 주면 끝이다. ‘푸른 신호등’에서 졸지에 잘린 뒤 나는 장사를 하기로 했다. MBC 근처에 신발가게를 차렸다. 동대문 시장에서 패션구두 같은 것을 떼어다 아내와 같이 팔았다. 조용필이나 이은하 같은 당대의 스타들이 찾아와 도와주기도 했다. 하지만, 6개월도 안 돼 망했다. 장사는 말주변만 갖고 하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었다. 묘하게도 신발가게를 폐업하자 연달아 방송 요청이 들어왔다. 잠깐 동안의 실업자 생활과 신발가게 실패를 통해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세상에 간단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필사적으로 해야 한다.’ -라디오로 주가가 오르면서 TBC ‘7대 가수쇼’ MC로 TV 데뷔를 했다. 운현궁 공개홀에서 남진, 나훈아, 이미자 등 당대의 스타들과 인사를 했다. ‘내가 여기까지 왔나.’ 가슴이 벅차올랐다. 당시 고려진씨와 짝을 이뤘는데 최초의 남녀 공동 MC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150명 정도의 여성 MC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얼마 후에는 MBC ‘토요일 밤에’와 함께 주말 저녁을 양분하고 있던 TBC ‘쇼쇼쇼’의 MC로 위키리(이한필)의 뒤를 이어 발탁됐다. 쇼쇼쇼에서 나와 최고의 콤비를 이뤘던 정소녀씨를 만났다. ‘허참’ 하면 ‘정소녀’, ‘정소녀’ 하면 ‘허참’이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나와 같이 MC를 보던 정혜경씨는 내 이름에 이어 자기 이름을 말하는 순서에서 돌연 ‘정소녀’라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보기 드문 방송사고를 내기도 했다. -한창 때에는 새벽부터 심야까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방송을 했다. 아침에 ‘푸른 신호등’ 2시간 진행하고, 잠깐 쉬었다가 ‘싱글벙글쇼’ 2시간, 좀 있다가 ‘허참의 가요앙콜’ 2시간. 이런 식이었다. 방송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극심한 스트레스다. 수십년을 해도 마찬가지다. 거기에서 오는 긴장과 피로, 고독감을 술로 달래면서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 무교동 식당들에서 배달시킨 짬뽕, 짜장면에 소주를 마셔가면서 방송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청취자들은 내 옆에 배달음식 빈 그릇과 소주병이 수북이 쌓여있는지를 전혀 몰랐을 것이다. 방송이 끝나면 심신이 헛헛해져 또다시 무교동 낙지골목 등을 훑고 다녔다. 그렇게 일에 술에 파김치가 돼서 집에 갔다가 새벽에 나오는 생활이 이어졌는데, 방송국에서 쓰러져 응급차로 실려간 적도 있었다. -나를 대표하는 ‘가족오락관’은 1984년 4월 3일 벚꽃이 한창일 때 처음 전파를 탔다. 내 나이 서른다섯이었다. 공교롭게 마지막 1237회 녹화일이 2009년 4월 2일이었다. 하루도 어긋나지 않는 만 25년. 나의 청춘과 중장년이 그대로 녹아 있는 사반세기와 좀 더 따뜻하게 이별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은 참 아쉽다. 새로운 포맷의 참신한 가족오락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해서 갑자기 관두게 됐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KBS는 가족오락관 후속으로 ‘가정오락관’이란 프로그램을 편성했지만, 몇 번 내보내고는 시청자 반응이 안 좋다며 폐지해 버렸다. 지금은 온 가족이 모여 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수그려라’가 나의 좌우명이다. 남을 존중하고 경청하려고 애쓴다. 남들 앞에 과하게 나서지 않으려 한다. 나는 항상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염두에 두고 무대에 오른다. 후배들한테 말한다. 분위기 뜨고 흥겹다고 해서 객석에 마이크 들이대며 반말하는 것도 해서는 안 된다고.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방송인으로서 나의 능력이 선천적인 것인지, 후천적인 것인지. ‘끼’는 타고났을지 몰라도 나머지를 채운 것은 나의 부단한 노력이었다고 말한다. 나는 젊어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 위해 시중에 있는 거의 모든 유머집을 구입해 외우고 또 외웠다. 소설이건 수필이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중요한 부분을 메모해 암기했다. 교수, 의사, 성악가, 요리사, 언론인 등 자기 분야의 고수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겼다. 그들과의 얘기는 모두가 살아 있는 공부였고, 나는 그 속에서 끊임없이 단련될 수 있었다. ■허참은 누구 본명은 이상용. 1949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MC’ 중 한 명이다. TBC 동양방송, KBS 한국방송, MBC 문화방송에서 수많은 TV 및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26년 동안 진행한 KBS ‘가족오락관’은 그의 이름과 동일시된다. 코미디언, 가수,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영남상고, 동아대, 중앙대 국제경영대학원 수료 ▲TV 프로그램 TBC ‘7대 가수쇼’ ‘쇼쇼쇼’ ‘전국 TOP10 가요쇼’, KBS ‘가족오락관’ ‘도전! 주부가요스타’ ‘왕건오락관’ ‘지구촌 노래자랑’, MBC ‘젊음은 가득히’ ‘지붕뚫고 하이킥’, 대전MBC ‘허참의 토크&조이’, SBS ‘빙글빙글 퀴즈’ ‘잉꼬부부 재치부부’, MBN ‘엄지의 제왕’ ▲라디오 프로그램 MBC ‘싱글벙글쇼’ ‘푸른 신호등’ ‘청춘은 즐거워’, SBS ‘허참의 즐거운 저녁길’ ▲음반 ‘왜 몰라주나’(1976년) ‘추억의 여자·소낙비’(2007년) ▲제29회 한국방송대상(2002년) 제12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2005년) KBS 연예대상(2006년)
  • 닉슨·마오쩌둥 악수 뒤엔 패권다툼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

    닉슨·마오쩌둥 악수 뒤엔 패권다툼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

    엄혹한 근현대사에서 미국과 중국은 적과 동지의 관계를 넘나드는 묘한 사이다. 1844년 마카오 인근에서 왕샤(望廈) 조약을 통해 첫 공식 관계를 맺은 이후 올해로 178년간 애증의 관계를 이어 왔다. 복잡한 국제질서 속에서 양국 모두 이이제이(以夷制夷)와 원교근공(遠交近攻) 전략을 멋지게 구사했다. 멀리 떨어진 나라와 협력하고 오랑캐로 오랑캐를 제압하는 대전략을 통해 국익 극대화를 관철시킨 나라들이다. 미중의 대립과 갈등이 커져만 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의 외교 전략을 모색해 본다. 1840년 1차 아편전쟁에서 패한 중국은 굴욕적인 난징조약(1842년) 체결 뒤 최강국 영국 견제를 위해 미국을 끌어들였다. 중국은 영국을 격퇴하고 독립을 쟁취한 미국을 서구 열강의 방패막이로 활용했고 미국 역시 시장 확대를 위해 왕샤조약을 체결했다. 6·25 전쟁 당시엔 전쟁까지 벌여 숙적이 되기도 했던 양국은 20세기 냉전 당시 손을 잡고 소련을 무너뜨렸다. 물고 물리는 양국이 21세기 패권전쟁에 돌입한 것은 냉엄한 국제질서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한국전쟁 이후 20년간 죽의 장막에 갇힌 중국을 극적으로 국제무대로 이끈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제국주의자 미국’이었다.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과 갈등을 빚어 온 중국은 1969년 소련과 무력 충돌 이후 새로운 국가안보 전략을 수립한다. 1971년 7월 9일 낮 12시 15분, 베이징 난위안(南苑) 비행장에 두꺼운 뿔테 안경의 미국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 파키스탄의 칸 대통령과 만찬 도중 복통을 이유로 사라졌던 인물이 돌연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것이다. 바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외교안보 보좌관, 헨리 키신저였다. 마오쩌둥·저우언라이 등 중국 수뇌부와의 극비 회동을 위한 것이다. 1950년 6·25전쟁 이후 철천지원수로 지냈던 미중 양국이 화해의 첫발을 뗀 순간이었다.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말부터 닉슨 대통령은 공산진영의 넘버2, 중국을 끌어들이는 구상에 착수했다. 중소 국경 분쟁에 휩싸인 중국과 손을 잡고 당시 주적인 소련 견제에 나서야 한다는 키신저의 ‘세력균형론’을 수용한 것이다. 미국은 700년 전 중국 땅을 밟았던 마르코 폴로의 이름을 딴 ‘폴로 프로젝트’라는 극비 계획을 가동했다. ‘키신저·저우언라이 극비 회동’을 통해 미중 수교의 큰 그림을 그렸고 이듬해인 1972년 2월 21일, 골수 반공론자 닉슨 대통령과 미 제국주의 타도를 외쳤던 마오쩌둥 주석이 역사적인 회담을 가진다. 미국은 중소 분쟁의 틈을 노려 중국과 손을 잡고 일거에 힘의 균형을 역전시켰고 `1979년 국교를 수립한다. 소련 붕괴와 냉전체제의 종식은 세력균형을 통해 패권국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키신저 외교’의 결정판이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라는 기본 틀을 유지했다. 미국은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도우면서 ‘아름다운 동반자’로 불렸다. 미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자본주의 분업체제의 틀 속에서 중국은 경제개발에 나섰고, 중국은 그 대가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배적·군사적 우위를 인정한 것이다. 1979년 미중 수교를 주도했던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韜光養晦·힘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 전략이 나온 배경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국민당 장제스 정권과 연합해 대일 태평양전쟁(1941년)을 치른 전우의 사이였다. 큰 틀에서 미국과 중국이 국교를 단절하고 불구대천의 원수가 된 것은 한국전쟁(6·25전쟁) 이후 20년에 불과하다.양국은 2018년 7월 출구조차 보이지 않는 갈등기로 접어들었다. 관세·무역 전쟁의 외피를 둘렀지만 갈등의 본질은 세계 경제 주도권을 둘러싼 기술 전쟁이란 시각도 강하다. 트럼프·바이든 정권이 3년 넘게 공세를 취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면서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미국으로서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것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다. 미국이 중국을 ‘잠재적 적국’으로 간주해 본격적으로 움직인 시기는 2010년부터다. 중국은 그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일본을 처음으로 추월, 주요 2개국(G2)으로 발돋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소홀히 했던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권은 2011년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전략’을 공식선언했다. 대중 포위전략이 본격화되면서 퇴로 없는 패권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중국 역시 세계 강대국으로 우뚝 서려는 대국굴기의 욕망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2년 11월 당 총서기에 오른 시진핑 국가주석이 세계 최강국의 꿈, 즉 중국몽(中國夢)을 전면에 내걸었다. 미중 모두 ‘투키디데스 함정’(패권국과 신흥 강대국 간의 대결)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 정용진, ‘멸공’ 지우고 ‘장발’ 올렸다

    정용진, ‘멸공’ 지우고 ‘장발’ 올렸다

    최근 ‘멸공’(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함)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엔 ‘장발’ 사진을 올렸다. 25일 정 부회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장발 YJ’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 두 장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 속 정 부회장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두 손으로 햄버거를 베어 물고 있는 모습이다.다른 사진에서는 지난해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의 반려견 ‘실비’를 품에 안은 채 옅은 미소를 띠고 있다. 정 부회장의 단발머리는 2주 전 헤어스타일에 비교하면 갑작스러운 변신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첫 번째 사진은 짧은 머리에 ‘헤어 피스’를 부착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사진은 실제로 과거 정 부회장이 긴머리였을 때 찍은 사진으로 추측된다. “저항정신이냐”…정용진, ‘멸공’ 논란 이후 여전한 관심 해당 사진을 접한 네티즌은 “억압 속에서도 자유로움을 표현하신 듯”, “저항정신이냐”, “사진도 마음대로 못 올릴 듯”, “멸공 얘기 못 해 요즘 힘드시나”등 큰 관심을 보였다. 앞서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여러 차례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는 “사업가로서 내가 사는 나라에 언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매일을 맞는 국민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며 “나는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대한민국 국민. 쟤들이 미사일 날리고 핵무기로 겁주는데 안전이 어디 있냐?”고 북한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는 정치권 갈등으로까지 번졌고,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 등은 스타벅스, 이마트 등 신세계 그룹에 대한 불매 운동을 시작했다.상황이 격화되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 불안감을 느낀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여파가 수만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본인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간 사업가로서의 걸어온 발자취를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조는 “회사는 수년간 임금협상에서도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지 않으냐”며 “더 이상 사원들의 희생은 없어야 할 것이다.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해도 오너 리스크라는 말이 동시에 나오고 있어 노조와 사원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결국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며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제 부족함입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 ‘멸공’ 발언 논란 정용진 고객·임직원에 사과...“전적으로 제 부족함”

    ‘멸공’ 발언 논란 정용진 고객·임직원에 사과...“전적으로 제 부족함”

    멸공 논란 일단락 될 듯신세계측 “고객과 임직원에 대한 사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틀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하며 자신의 ‘멸공’(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정 부회장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날 이마트 노조가 발표한 “기업인 용진이형은 멸공도 좋지만 본인이 해온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는 성명서 발표 기사 사진을 게재했다. 동시에 정 부회장은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며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제 부족함입니다”라며 사과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고객과 임직원에 대한 사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 불안감을 느낀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그 여파가 수만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본인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간 사업가로서의 걸어온 발자취를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조는 “회사는 수년간 임금협상에서도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지 않으냐”며 “더 이상 사원들의 희생은 없어야 할 것이다.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해도 오너 리스크라는 말이 동시에 나오고 있어 노조와 사원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정 부회장은 다수의 게시글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며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게재했다. 그는 “사업가로서 내가 사는 나라에 언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매일을 맞는 국민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마음을 얘기한 것”이라며 “나는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대한민국 국민. 쟤들이 미사일 날리고 핵무기로 겁주는데 안전이 어디 있냐?”고 북한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멸공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지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8일 SNS에 서울 동작구 사당동 소재 이마트 이수점에 방문해 약콩 등을 구입하는 사진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렸다. 이마트가 신세계그룹 계열사이고 멸콩(멸치·콩)은 멸공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멸공’ 논란에 휩싸인 정 부회장을 지지하는 행보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가 지지율 반등을 위해 때 아닌 색깔론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 “설강화 비판, 국제 시청자들은 못 들어” 학자들, 디즈니에 공개서한

    “설강화 비판, 국제 시청자들은 못 들어” 학자들, 디즈니에 공개서한

    한국학자 32명, 디즈니 측에 공개서한“설강화 배급할 때 역사 신중히 고려해야”방영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9회까지 방영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진 JTBC 드라마 ‘설강화’와 관련해 국내외 한국학자들이 방영 재고를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월트디즈니 컴퍼니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JTBC는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가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1일 조지아 공대, 조지워싱턴대, 이화여대 등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학자 32명은 루크 강 디즈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설강화를 배급할 때 드라마 속에서 한국 근현대사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신중하게 고려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설강화 방영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아니다”라며 “사회적으로 중요한 현대사인 1987년을 다루는 미디어를 방영할 때 관련 정보를 듣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당초 설강화 여주인공 이름이 민주화 운동가였던 천영초씨의 이름을 딴 ‘은영초’였다가 논란이 되자 ‘은영로’로 바꾼 점, 천영초씨의 남편인 정문화씨가 민청학련 사건 때 공산주의자이자 북괴의 추종자로 몰려 고문을 당했음에도 여주인공이 남파 간첩과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 등이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또 드라마에서 안기부 부장으로 등장하는 인물인 ‘은창수’의 약력이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진압한 박준병 장교와 유사한데도, 그가 독재 정권에 마지못해 협력하는 인물로 그려졌다고 주장했다.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은영로’(지수)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그룹 ‘블랙핑크’ 지수의 출연과 글로벌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 공개 등으로 방영 전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역사 왜곡 의혹에 휩싸이며 논란이 됐다. 학자들은 “한국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대한 역사학자 등의 비판을 들을 수 있지만, 국제 시청자들은 그런 환경에 있지 않다”며 “어마어마한 접근성과 영향권을 갖춘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는 그에 따른 책임감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JTBC는 “설강화는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고 희생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며 “설강화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 의도가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법원이 설강화의 상영을 금지해달라는 시민단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현재 설강화는 9회까지 방영된 상태다. 지난달 29일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 박병태)는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이 드라마 제작사인 JTBC스튜디오를 상대로 제기한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 조국 “尹, 왜 이수 이마트서 멸콩?” 이준석 “할인카드 있나 보지”

    조국 “尹, 왜 이수 이마트서 멸콩?” 이준석 “할인카드 있나 보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멸콩’이 다분히 친재벌, 강경 보수를 의식한 행위라며 왜 사는 동네가 아닌 멀리 떨어진 이수 이마트까지 갔는지 말하라고 압박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마트 할인카드가 있나 보지”라며 응수했다. 조 전 장관은 10일 트위터에 “기자들은 왜 묻지 않는가. (윤 후보가 사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인근에 이마트 아닌 대형마트도 많은데, 왜 동작구 사당동에 있는 이마트를 갔냐고”라고 적었다. 이와 함께 윤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집에서 가까운 데고”라고 말한 장면을 캡처해 올렸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수 이마트 할인카드가 있나보지”라며 이러한 의심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앞서 윤 후보는 지난 8일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이마트 이수점에서 멸치, 콩을 구입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멸치+콩=멸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에선 윤 후보 거주지인 서초동 아파트 지하에 홈플러스 마트가 있고 인근에 롯데마트, 킴스클럽 등 대형마트가 있는데도 굳이 집에서 3㎞나 떨어진 이마트를 찾은 것은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잇따른 ‘멸공’(滅共·공산주의자를 멸한다) 발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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