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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아베의 치졸한 한국보복 효과는?…참의원 선거 본격 스타트

    日아베의 치졸한 한국보복 효과는?…참의원 선거 본격 스타트

    오는 21일 치러질 참의원 선거가 4일 고시되면서 일본이 본격적인 선거정국으로 들어갔다. 전체 참의원 의석의 절반을 물갈이하는 이번 선거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에 서둘러 착수하게 된 주요 배경이다.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강경대응으로 자신의 지지기반인 보수우파를 결집해 선거에서 승리한 뒤 이를 바탕으로 숙원인 ‘헌법 개정’을 성취한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수면 아래로 잦아들었던 개헌을 선거전 국면에서 대대적으로 유권자를 상대로 이슈화할 계획이다. 일본 국회는 미국의 하원에 해당하는 중의원과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으로 나뉜다. 참의원의 임기는 6년으로, 3년에 한 번씩 전체 의석의 절반에 대해 선거가 치러진다. 지난해 의석 조정으로 6석이 늘어나면서 전체 의석이 242석에서 248석이 된 가운데 이번 선거는 절반인 124석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야권이 힘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1인 선거구’(소선거구)를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를 하는 등 연대하기로 하면서 판세는 자민·공명 연립여당과 야당 연합체의 대결구도로 가고 있다. 지난 1일 NHK가 보도한 정당별 지지율은 자민당과 공명당이 각각 34.9%와 3.8%로 거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5.8%, 공산당 3.4%, 일본유신회 3.0%의 순이다.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은 1.1%의 참담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부동층이 38.3%에 이른다. 지지율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자민·공명 연립여당이다. 연립여당은 선거의 ‘승패 기준선’을 이번에 투표가 이뤄지는 124석의 과반인 63석 이상으로 잡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자민·공명과 함께 개헌에 적극적인 보수정당 일본유신회를 합해 개헌 발의 가능 수준인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가능할 지 여부다. 이번 선거에서 3개 정당이 86석 이상을 얻으면 전체 의석 기준 3분의2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바람과 달리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다. NHK가 지난달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 필요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9%만 ‘그렇다’고 답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도 소극적이어서 이번 선거 입후보 예정자 중 17%만 개헌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단독]양정철 해외로 광폭 행보… 미중 싱크탱크와 업무협약

    [단독]양정철 해외로 광폭 행보… 미중 싱크탱크와 업무협약

    더불어민주당 산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다음주 미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민주연구원 관계자는 3일 “양정철 원장이 9일쯤 출국해 중순까지 미국과 중국을 방문해 미국 CSIS, 중국 당교와 업무협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CSIS는 1962년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낸 데이비드 애브셔가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를 본떠 만들었으며 국제안보, 정치, 경제 및 경영에 관한 정책을 초당적인 입장에서 시의적절하게 건의하는 것으로 이름이 높다. 중국공산당 중앙당교는 공산당의 고급 간부를 양성하는 국립 교육기관으로 마오쩌둥을 비롯해 후진타오 등 중국의 쟁쟁한 실력자가 교장을 맡았을 정도로 권위 있는 교육기관이다 지난 5월 취임한 양 원장은 전국 14개 광역자치단체 산하 연구원과 정책협약을 맺고 해외 싱크탱크와 교류를 확대하는 광폭 행보에 나서며 내년 총선 병참기지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씨줄날줄] 광고판 실종 사건/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고판 실종 사건/이지운 논설위원

    “○○이 솽구이(雙規)를 받았대. 그런 줄 알고 있어.” 만약 외국인이 중국인에게 이런 전화를 받았다면 나름 유력인, 또는 최소한 일정 수준의 정보를 다루는 인사 등과 친분을 쌓았구나 여길 만하다. ‘솽구이’란 단어를 인터넷에 치면 그런 부류의 사람들 이름과 나란히 나온다. 솽(雙)은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장소’ 두 가지를 의미한다. 구이(規)는 ‘의무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도록 규정돼 있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조사를 받는다’는 것이고, ○○은 당분간 만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가깝게는 멍훙웨이 인터폴 총재, 배우 판빙빙이 사라졌다가 나타난 사례가 있다. 멍훙웨이는 사라진 지 13일 만에 “법을 위반해 감시와 조사를 받고 있다”고 중국 당국이 밝혔고, 판빙빙도 종적을 감춘 지 몇 개월 뒤 반성문을 들고 나타났다. 최근의 홍콩 사태를 키운 것은 ‘실종’(失踪)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2015년 10월 어느 날부터 ‘퉁뤄완(銅?灣·코즈웨이베이) 서점’의 주주와 사장 등이 실종되기 시작했다. 이 서점은 중국 대륙에서 출판되지 않았거나 판매되지 않는 ‘금서’(禁書)를 파는 곳으로 유명했다. 과거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 투쟁을 다룬 것이나 중국 고위 지도자의 스캔들을 파헤친 책들이 많이 유통됐다. 당시 홍콩에서 선전으로 넘어가다 붙잡힌 서점 사장 린룽지가 이듬해 6월 홍콩으로 돌아와 이 일을 폭로했다. 뉴스나 블로그도 종종 사라지곤 한다. 얼마 전 한국의 포털 사이트 다음이 접속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네이버의 하위 도메인인 블로그와 카페가 차단됐다. 중국의 사이트 검열은 민감한 시점에서나, 민감한 사안 등에 대해 이뤄져 왔다. 베이징 대로변 옥외 광고판이 무더기로 사라졌다고 한다. 베이징시 산하 공기업이 동원한 철거반 300여명이 광고판 120여개를 하룻밤 새 철거했다는 소식이다. 삼성, 현대 등 한국 주요 기업이 주로 광고하던 공간으로 시내 중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창안제(長安街) 일대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것들이다. 한 한국 기업이 직접 수십억원을 들여 시설 투자를 한 뒤 관리해 왔다. 당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 한 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를 일일이 불러 일으켜 세운 뒤 “미국에 투자해줘 감사하다”고 한 것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광고판은 지난해 7월에도 70여개가 철거됐고, 이번에 나머지를 뜯어 간 것이다. 지난해에도, 이번에도 사전 통보나 사후 설명은 없었다. 일단 광고판만이라도 안전하게 돌아왔으면 좋겠다. jj@seoul.co.kr
  • 중국 공산정권 수립 70주년 맞아 대규모 특사 단행

    중국 공산정권 수립 70주년 맞아 대규모 특사 단행

    중국 정부가 오는 10월 공산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9번째이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9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항일전쟁에 참가하는 등 9가지 분류에 해당하는 죄인들을 특사로 석방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이날 건국 이래 9번째인 특사 결정문건에 서명해 즉각 공포했다. 특사자들은 법원의 결정 즉시 차례로 풀려난다. 이번 특사는 공산당 지도부가 사회주의 정권 출범 70주년을 향한 축하 무드를 고양하고 공산당의 구심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특사 대상은 올해 1월 1일 이전에 확정 판결을 받은 죄수들 가운데 국가의 주권과 안전, 영토를 수호하는 대외작전에 참가하거나 모범 노동자로서 표창을 받은 적이 있는 이들이다. 또한 과잉 방위나 긴급 회피 행위 등으로 3년 이하 징역형을 선고받거나 잔여 형기가 1년 미만인 죄수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부패와 오직 혐의로 복역하는 수형자는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등 정쟁에 휘말려 비리로 낙마한 정치 거물들도 빠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당국은 2015년에도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해 특사를 실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화웨이 직원들, 중국 인민해방군과 공동 연구”

    “화웨이 직원들, 중국 인민해방군과 공동 연구”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연구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해 스파이 노릇을 할 수 있다며 국가안보상 위협을 제기해온 만큼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화웨이 소속 일부 직원들은 지난 2006년부터 10여년 동안 PLA 내 다양한 조직의 인사들과 팀을 꾸려 인공지능(AI), 무선통신 등 분야에서 최소 10건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 프로젝트 중에는 이들 직원이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와 온라인 영상 코멘트를 추출해 감정별로 분류하는 협력 작업을 했고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NUDT)과는 위성 사진과 지리학적 좌표들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업무에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는 화웨이와 중국 PLA가 이전에 알고 있던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파워하우스 분야 이상의 더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10편의 협력 논문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화웨이 임직원이 18만명에 이르는 만큼 실제로 더 많은 협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민감한 연구들은 아예 비공개 분류되거나 온라인에 업로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중국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주로 이용하는 정기 간행물과 온라인 연구 데이터베이스(DB)에서 논문을 살펴본 결과 관련 논문의 저자가 화웨이 임직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웨이가 PLA와 군사·안보적 문제와 관련해 협력, 인민해방군 프로젝트에 참여했음을 방증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연구 논문들이 화웨이 직원 개인의 연구 참여에 불과한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즉각 부인했다. 글렌 슐로스 화웨이 대변인은 “화웨이는 직원 개인 활동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화웨이는 PLA 산하 기관과 연구·개발(R&D) 협력이나,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 않다”면서 “민간용 통신장비만 개발·생산할 뿐 중국군을 위해 어떠한 작업을 하고 있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중국 국방부에 논평을 응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줄곧 부인해왔다. 평소 언론 노출을 꺼려하는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서방을 중심으로 제기된 ‘중국 정부 스파이’ 우려를 없애기 위해 올초부터 공개적 행보에 나섰을 정도다. 올초 미 CBS의 ‘디스 모닝’(This Morning)과의 인터뷰에서 런 회장은 “개인적인 정치신념과 화웨이의 사업은 밀접한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서방에서는 화웨이를 100% 민영기업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런 회장이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자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중국 당국과의 유착 의혹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화웨이가 사명부터 ‘중국을 위한다‘(華爲)는 뜻이며 회사 문화는 군대식이라고 알려지면서 화웨이의 국유기업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화웨이가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릴 장치)’가 설치된 자사 통신장비를 통해 기밀을 빼돌릴 수 있다는 이유로 영국·호주·뉴질랜드 등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 사용 자제를 촉구해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화웨이에 대해 거래중단 조치도 밝히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해 화웨이는 궁지로 몰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 PLA와의 협력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국민들은 관심 없다는데…日아베, ‘자위대 개헌’ 추진 총력전 시동

    국민들은 관심 없다는데…日아베, ‘자위대 개헌’ 추진 총력전 시동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21일 치러질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최대 정치적 목표인 ‘헌법 개정’을 위한 강공 드라이브를 선언했다. 지난달 이른바 ‘2000만엔 보고서’가 결정적인 사유가 돼 중의원 해산과 이에 따른 중의원·참의원 동시선거의 정치적 도박을 포기한 아베 총리는 한달도 남지 않은 참의원 단독선거를 개헌 논의의 장으로 만들 뜻을 분명히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6일 정기국회 폐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등 야권을 지목해 “일부 야당이 개헌 심의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개헌 논의조차 하지 않는 자세가 정말로 좋은지 어떤지 국민에게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개헌을 여야가 격돌하는 선거 쟁점으로 부각시켜 개헌에 좀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국민들의 분위기를 바꿔보겠다는 의미다. 아베 총리는 “레이와(令和·지난달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 시대의 연호)의 일본이 어떤 나라를 지향할지의 이상을 말하는 것이 헌법”이라며 “유감스럽게도 국회 헌법심사회는 지난 1년동안 중의원에서 2시간, 참의원에서 3분 정도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현행 헌법 9조 개정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전쟁 패망 이듬해인 1946년 공포된 일본 헌법은 제9조에서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전쟁 포기)하고 군대 보유를 금지(전력 보유 불가)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평화를 담고 있다는 뜻에서 ‘평화헌법’으로 불린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자위대를 명기하고 군대보유 금지 조항을 삭제하려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자민당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도 참의원 선거와 관련해 “헌법 개정 심의조차 하지 않는 정당을 선택할 것인가, 진지하게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논의하는 정당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은 아베 총리에게 유리하지 않다. 우선 전체 의석의 절반인 124석을 바꾸는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아베 총리 등 집권 자민당 주요 인사들은 “과반수(63석 이상)만 달성하면 승리”라고 말하면서 일부러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개헌 찬반 여부를 떠나 개헌 자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지 않은 것은 더 큰 걸림돌이다. NHK가 지난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9%만 ‘그렇다’고 답했다. 자민당과 연립여당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도 개헌을 내켜하지 않고 있다. 공명당은 이날 발표한 참의원 선거 공약에서 개헌과 관련, “앞으로 신중하게 논의돼야 한다”는 정도로의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미중 G20협상 빅딜? 노딜?… ‘승자 없는 게임’에 휴전 가능성

    므누신 “협상 90% 완료… 연내 타결 기대” 블룸버그 “美 추가 관세폭탄 보류 검토” 美 관세 제안 수용불가 입장에 노딜 존재 中언론 “타협 필요… 관건은 평등한 협상” 오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빅딜’이 성사될지, ‘노딜’로 끝날지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추가 3000억 달러(약 347조원) 관세폭탄 중단설이 흘러나오면서 미중 정상이 빅딜은 아니더라도 최소 ‘휴전’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미중 간 이견이 커서 노딜로 끝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90%는 마무리됐다”며 “(협상을) 완료할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양국 경제에 좋은 결과를 낳고, 미국 경제가 균형잡힌 무역관계를 회복하는 동시에 양국 관계를 제대로 정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협상에 다시 나왔다는 게 반가운 메시지”라고도 했다. 므누신은 이어 “연말까지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적절한 노력이 이뤄져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25일 미중 무역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3000억 달러의 추가 관세폭탄을 보류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계기 회담에서 90일 휴전에 합의했던 미중 정상이 29일 정상회담에서도 최소 휴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각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이전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미중의 이견이 커 노딜로 끝날 가능성도 여전히 제기된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 “협상 재개 전제조건으로 관세와 관련한 어떤 제안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세부적인 무역 협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협상 조건 수용을 거듭 요구하며 공을 넘긴 것이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무역전쟁과 관세 부과로는 자신과 남을 해칠 뿐이고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도 무역담판을 앞두고 대내외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4일 공산당 정치국을 소집해 집단학습을 주재하며 공산당의 장기집권 실현을 위해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논평에서 “미중의 실질적인 이익을 위해서는 타협이 필요하다”면서도 “관건은 평등한 협상에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정가는 미중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관세 부과 취소 등에 대한 합의가 있을지 불투명하나 어떤 형태로든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중은 무역전쟁이 ‘승자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휴전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긁어부스럼 될라” 日아베, 결국 중·참의원 동시선거 포기

    “긁어부스럼 될라” 日아베, 결국 중·참의원 동시선거 포기

    정국의 주도권을 틀어쥐어 숙원인 헌법 개정을 이끌어낸다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때 검토했던 중의원 해산과 이에 따른 중의원·참의원 동시선거는 결국 안 열리는 쪽으로 결론났다. 일본 정부는 26일 정기국회 폐회에 맞춰 개최한 임시 각의(국무회의)에서 참의원의 절반을 물갈이하는 통상선거를 다음달 21일 치르기로 결정했다. 일본에선 중의원 선거는 총선, 참의원 선거는 통상선거로 구분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 정계에서는 아베 총리가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중의원을 해산하고 기존에 예정된 참의원 선거와 포개 중·참의원 동시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해 왔다. 124석을 뽑는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가능성이 떨어지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무리가 따르더라도 중의원을 해산, 양대 선거를 같이 치르는 게 정권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당내 2번째 파벌을 이끄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같은 유력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중의원 해산을 아베 총리에게 권유해 왔다. 그러나 갈수록 반대논리가 우세해지면서 동시선거의 검토는 없던 일로 됐다. 현재 중의원은 자민당이 전체 465개 의석 중 284개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 의석까지 합하면 개헌 발의 의석인 3분의 2 이상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중의원을 해산해 참의원과 동시선거를 치렀다가 외려 개헌 발의 의석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견조한 현 정권 지지율을 바탕으로 참의원 단독선거만으로도 여당이 과반의석을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현재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참의원 전체 의석의 약 60%인 148석을 점유하고 있다. 이번 참의원 선거는 집권 정파인 자민·공명당과 야당 연합체 간 2파전으로 굳어졌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전보다 의석을 일부 잃더라도 과반수(63석 이상)는 유지, 내년에 본격적으로 개헌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산당, 사민당, 사회보장재건국민회의 등 5개 야권 당파는 ‘1인 선거구’ 32곳에서 단일후보를 내세우기로 합의했다. 3년마다 열리는 참의원 선거에서는 6년 임기인 의원의 절반이 교체된다. 지난해 선거법 개정으로 참의원 전체 의석수가 6석 늘어난 248석이 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선거구 74명(1인 선거구 32명 포함), 비례대표 50명 등 모두 124명을 뽑게 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트럼프, 9개국 정상과 양자회담… 29일 시진핑과 무역담판 예고

    트럼프, 9개국 정상과 양자회담… 29일 시진핑과 무역담판 예고

    獨·佛 향해 ‘대이란 제재’ 동참 요구할 듯 시진핑도 브라질 대통령 만나 ‘세불리기’ 다자틀 해법 어려워지자 양자회담 주력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가장 바쁜 정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북한 문제뿐 아니라 대중 무역전쟁, 이란과의 핵 갈등, 터키와 미사일 수입 공방, 인도와 특혜관세 전쟁 등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동안 최소 9개 국가 정상을 만나는 등 각종 안보·외교·무역 이슈의 돌파구 마련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도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이어 가며 세 불리기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기간에 시 주석뿐 아니라 일본, 독일, 프랑스, 터키,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러시아 등 최소 9개 국가 정상과 양자회담에 나설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G20 정상회의 둘째 날인 29일 예정된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양국 간 무역갈등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 휴전과 함께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실무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실무진급이 접촉 중이며, 이번 G20 기간 무역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며 극적 타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겅솽 외교부 대변인도 “회담에서 양국관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의 골칫거리인 이란 문제도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대이란 제재에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 등은 ‘이란을 더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에서도 대이란 ‘최대 압박’ 전략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 밖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과 양자회담도 한다. ‘세기의 담판’을 앞둔 시 주석은 공산당 지도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25일 중국중앙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앙정치국 집단 학습을 주재했다. 이날 집단 학습은 미중 무역 갈등 해법을 놓고 대립이 심한 지도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중국을 비판해 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나서는 등 세 불리기를 본격화한다. 아베 총리는 G20 정상회의 개막 하루 전인 27일 시 주석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28일 트럼프 대통령, 29일 푸틴 대통령과 잇따라 양자회담에 나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G20 정상회의가 출범한 지 10여년이 지나면서 다자 틀 속에서 공통 메시지를 내놓기 어려워지자 각국 정상들이 양자회담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노딜 위기 딛고 핵군축 이룬 美·蘇처럼…북미 톱다운 해법 탄력

    노딜 위기 딛고 핵군축 이룬 美·蘇처럼…북미 톱다운 해법 탄력

    북미, 미사일 발사·화물선 압류 등 위기 김정은·트럼프 고비마다 ‘신뢰’ 재확인 레이건·고르비 두 차례 회담 노딜 극복 2년 만에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 체결 전문가 “북미 정상 유연한 접근에 공감” 일부 “실무협상 통해 꼭 의제 조율해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친서를 교환하고 북핵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톱다운 협상 방식에 다시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톱다운 방식에 회의론이 대두됐으나, 북미 정상이 이달 들어 친서 교환을 통해 신뢰를 확인함에 따라 북핵 해결에 톱다운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북미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등으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 정상은 고비마다 개인적 신뢰와 협상 의지를 재확인하며 서로를 향한 메시지의 수위를 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약속을 어긴 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미국 내 대북 협상 회의론을 불식시키려 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대미 정책 기조는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 협상으로 정리됐다. 정상 간 신뢰로 양국의 오랜 불신과 국내외 협상 회의론을 극복한 사례는 냉전 시기에 존재한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985년 스위스 제네바와 이듬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두 차례 회담을 열고 전략무기 감축 등을 논의했으나 ‘노딜’로 끝났다. 제네바와 레이캬비크 회담은 당시 실패한 회담이라는 비판이 거셌으나, 레이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우정을 쌓는 계기가 됐다며 긍정 평가했다. 두 정상은 결국 1987년 워싱턴에서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INF)을 체결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도 지난 14일 “김정은 위원장이 현명한 결단을 내려 한동안 침체한 톱다운 방식의 정상회담 구조를 되살리는 게 미국의 정책도 바꾸고 남쪽과도 협력해 나가는 길”이라며 톱다운 고수를 강조했다. 다만 하노이 회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톱다운 방식을 유지하면서 정상회담 전에 양국이 실무협상을 통해 두 정상이 합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의제를 정교하게 조율·조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5일 “실무협상을 토대로 (북미) 양 정상 간 회담이 이뤄져야 하노이 회담처럼 합의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의 문제 해결과 북핵 문제의 유연한 접근에 공감하고 있기에 실무협상도 3차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리고 담판을 하는 것이기에 실무협상도 결국 톱다운 방식의 한 부분”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입김에 흔들리는 홍콩의 ‘아시아 허브’ 위상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입김에 흔들리는 홍콩의 ‘아시아 허브’ 위상

    ‘아시아의 허브(중심지)’로 자처하던 홍콩의 위상이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영국의 민주적인 사법시스템 안에서 누리던 홍콩이 점점 ‘중국의 입김’이 커지면서 정치적, 경제적 여건이 갈수록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채널 CNBC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추진으로 대규모 시위에 따른 업무 마비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이곳에 아시아 본부를 두고 있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홍콩 탈출을 고려하고 있다. 타라 조셉 홍콩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몇몇 기업들이 싱가포르로 아시아 본부를 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홍콩에 아시아지역 본부를 두고 있는 것은 홍콩이 ‘법의 지배’를 받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과 별개로 독립적인 사법시스템과 자본시장 친화적인 금융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데다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 본토와 지리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덕분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갈수록 ‘입김’이 확대되는 바람에 정치적 불안이 커지면서 홍콩의 입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 환경 여건에 민감한 글로벌 기업들이 공산당과 정부가 사사건건 개입하는 중국 본토식으로 경영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서방은 ‘중국의 홍콩화’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홍콩이 중국처럼 바뀌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홍콩의 자치권이 훼손되면 홍콩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과 자본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 경쟁력을 평가하는 영국 지엔(Z/Yen)그룹의 평가에서 홍콩의 세계 금융 허브 순위는 3위로 4위인 싱가포르를 앞선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에는 1억 달러(약 1163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가 싱가포르의 2배를 넘는 853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홍콩에 대한 중국 공산당 및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커지면 홍콩의 순위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게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지엔그룹은 금융 허브 순위를 다섯 가지로 평가하는데, 첫 번째가 비즈니스 환경이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적 안정성이다. 홍콩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자치권과 정치적 자유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지엔그룹은 전했다. 특히 홍콩 당국이 중국으로 범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하면서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잇따르면서 상황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지난 9일 100만 명의 시민이 시위에 나선데 이어 16일에는 200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시위에 동참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28~29일)에 앞서 27일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8시에도 대규모 시위가 예고돼 있다. 이 때문에 송환법 추진은 보류됐으나 홍콩 정부의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자리를 지키겠다고 선언하면서 홍콩 정국은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홍콩 시민들이 람 장관의 퇴진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홍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송환법이 다시 추진된다면 홍콩은 법의 지배가 아닌 공산당의 지배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근의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대체지로 보고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판국에 중국 정부는 서방 세력들이 홍콩 문제에 뻗친 “검은 손을 거두라”고 경고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겸 외교부장은 19일 홍콩에서 범죄자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것과 관련해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가 조례 연기를 결정한 것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면서도 서방에 화살을 겨눴다. 그는 “매우 경계해야 할 것이 있는데 일부 서방 세력이 이 문제를 이용해 풍파를 일으키고 대립을 조장하고 있으며, 홍콩의 안정을 해치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파괴하려 한다”며 “당신들의 검은 손을 거두라고 외치고 싶다. 홍콩 사안은 중국의 내정이고 홍콩은 당신들이 날뛸 곳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시위 이후 중국 최고위 관리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 도리어 홍콩의 정치적 불안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홍콩에서 싱가포르 등 홍콩 밖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홍콩 재벌들의 일부가 개인 재산을 싱가포르로 빼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공산당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한 재벌이 홍콩 씨티은행 계좌에서 싱가포르 씨티은행 계좌로 1억 달러 이상을 송금했다고 홍콩 금융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일 뿐이다. 다른 자산가들도 이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를 도피처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를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홍콩에서 93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영국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 등 상당수 기업들이 홍콩 시위를 이유로 현지에서 계획했던 행사를 줄줄이 연기했다. 부동산개발업체 골딘파이낸셜홀딩스는 홍콩 사회 동요와 경제 불안정을 이유로 14억 달러 규모의 부지 입찰 계획을 접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사무소를 싱가포르 등지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증시에 상장하려던 기업들의 상장 연기도 줄을 잇고 있다. 홍콩 최대 재벌인 리카싱(李嘉誠) 일가가 거느리고 있는 CK허치슨 그룹 산하의 제약업체 허치슨 차이나 메디테크는 당초 20일 홍콩거래소에 추가 상장하려고 했으나 이를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연기 배경에 대해 ”최근 시장 불안 속에서 상장을 위한 적절한 때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송환법에 대한 대규모 시위도 투자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허치슨 차이나 메디테크는 시가총액이 35억 달러에 이르는 암 치료제 개발업체로 이번 홍콩 상장을 통해 5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했다. 물류·부동산 개발업체인 ESR 케이먼 역시 “현 시장 상황”을 이유로 홍콩증시 상장을 연기했다. 이 기업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12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었던 만큼 올해 아시아 지역 최대의 IPO로 시장의 주목받았다. 중국 핑안(平安)보험그룹의 핀테크 기업 진룽이장퉁(金融壹賬通·One Connect)도 홍콩증시에 상장하려고 했으나 뉴욕증시로 방향을 돌렸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이 회사는 지난해 자금 조달 때 75억 달러의 시장가치를 인정받았다. 부동산 투자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BI는 홍콩의 대부업체 골딘파이낸셜이 “최근의 홍콩의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불안정” 탓에 111억 홍콩 달러에 낙찰받은 상업용지를 포기했다. 홍콩 정부도 13일로 예정됐던 17억 달러 규모의 옛 공항 부지 매각을 연기하기도 했다. 매각 연기 이유에 대해 도심 시위로 전날 정부청사가 폐쇄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나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시위가 겹치면서 입찰자가 적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홍콩의 이 같은 움직임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홍콩이 싱가포르나 도쿄 등 라이벌보다 중국 본토와의 근접성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금융회사인 킹 앤 우드의 로널드 아큘리 수석 파트너는 “다른 금융 허브가 홍콩의 위상을 넘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렇게 분석했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홍콩, 싱가포르, 도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도쿄는 영어권이 아니다. 결국 싱가포르와 홍콩이 남는다. 이중 중국 본토에 더 가까운 홍콩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한반도 문제 새 동력” vs 美, 대북제재 연장 ‘압박’

    지난 20~21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과 미국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며 긍정적인 평가에 나섰지만 미국은 대북 제재 연장과 인권 개선 요구 등 대북 압박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쑹타오 “한반도 평화에 중요 역할”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22일 인민일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방북이 원만한 성공을 거뒀다”면서 “한반도 정치 대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쑹 부장은 이어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게 논의했다”면서 “시 주석은 ‘대화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며,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대북 압박 기조를 이어 가며 북중 정상회담의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중국의 대북 제재 공조 이탈을 경고하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또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한편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는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압박’과 ‘관여’의 ‘투트랙’ 전략을 이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의회에 보낸 통지문에서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발동된 행정명령 13466호(2008년 6월 26일) 등 6건의 대북 제재 행정명령 효력을 1년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래 세 번째 연장 조치다. 대북 행정명령은 대통령이 효력을 연장하고자 할 경우 1년마다 의회 통지와 관보 게재 조치를 해야 한다. ●美국무부, 北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명시 미 국무부는 또 이날 발표한 ‘2018 국제종교자유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명시했다. 국무부는 전날 발표한 ‘2019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서도 북한을 17년 연속 최하위 등급인 ‘3등급 국가’로 분류하며 북한의 인권 문제를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정은·시진핑, “북중관계 더 발전해야 지역 평화·안정에 유리”

    김정은·시진핑, “북중관계 더 발전해야 지역 평화·안정에 유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회담을 갖고 지역 평화와 발전을 위해 북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통신은 두 정상이 전날 금수산영빈관에서 열린 회담에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을 진행하시고 지금과 같이 국제 및 지역 정세에서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는 환경 족에서 조(북)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깊이 있게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두 나라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던 김 위원장이 회담에서 인내심을 갖고 계속 미국과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시 주석은 북한의 안보와 발전을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고 한 발언은 통신 기사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통신은 두 정상이 “전통적인 조중 친선 협조 관계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계속 활력 있게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두 나라 당과 정부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며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 근본이익에 전적으로 부합된다는 데 대하여 강조하시면서 조중 외교관계 설정 70돌을 더더욱 의의 깊게 맞이하기 위한 훌륭한 계획을 제의하시고 의견을 나누시었다”고 밝혔다. 이어 “쌍방은 또한 조중 두 당과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고 호상(상호) 이해와 신뢰를 두터이 하며 고위급 래왕(왕래)의 전통을 유지하고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심화시켜 나가기 위하여 공동으로 적극 노력할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문에 대해 “조중 친선의 불변성과 불패성을 온 세계에 과시하는 결정적 계기로 되며 새로운 활력기에 들어선 조중 두 나라 사이의 친선관계를 더욱 공고 발전시켜나가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도 “김정은 동지와 또다시 상봉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조선의 당과 정부의 지도 간부들, 무력기관의 간부들 그리고 평양시의 각계층 군중들이 따뜻이 맞이해주고 열광적으로 환영해준 데 대하여 사의를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이 이날 보도한 두 정상의 발언은 전날 CCTV 보도와 달리 ‘유관국’(미국)이나 비핵화 협상에 대한 언급이 없어 통상 양국간 합의로 정상회담 발언을 공개하는 점을 고려할 때 다소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최근 교착 국면에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협상과 관련한 발언을 공개하지 않았거나 수위를 낮췄을 가능성도 있다. 또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논의 내용을 미리 공개하지 않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시 주석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회담에 앞서 리설주·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단란한 가정적 분위기’ 속에서 환담하고 두 나라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회담은 종지적이며 진지하고 솔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으며 논의된 문제들에서 공통된 인식을 이룩했다”고 밝혔다. 회담에는 북측에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이 배석했다. 중국 측에선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중산 상무부장,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마오화 정치공작부 주임이 참석했다. 통신은 별도 기사를 통해 시 주석의 평양 순안공항 도착과 김 위원장 부부의 영접, 무개차 퍼레이드, 환영행사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통신은 “조중 외교관계 설정 70돌이 되는 뜻깊은 해에 진행되는 시진핑 동지의 우리나라 방문은 반제 자주, 사회주의를 위한 공동의 투쟁에서 뜻과 정으로 맺어진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계기로 된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정성장 “시진핑 뒷배 업은 김정은, 정상회담 적극 나설 것”

    정성장 “시진핑 뒷배 업은 김정은, 정상회담 적극 나설 것”

    “김정은 위원장이 향후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중국의 최고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북한을 공식 방문하고 21일 오후 3시 30분쯤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 안돼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이 이처럼 낙관적인 전망을 담은 논평을 내놓았다.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조선이 보여준 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비핵화 추동을 위한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협상을 지지했고 “중국은 계속해서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 중국은 조선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고 밝혀 사실상 북한의 안전 보장을 지원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에 대해 “과거 1년간 조선(북한)은 정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지만 유관 국가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는 보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고 주변 국가들의 반응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조선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밝힘으로써 시 주석의 요구처럼 비핵화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 본부장은 두 정상의 입장 표명을 통해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 협상 지속을 조건으로 대북 경제협력과 안전보장 지원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일련의 정상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정 본부장은 또 북한 엘리트 그룹의 일정한 지형 변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북중정상회담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참가해 그의 특별한 위상이 재확인됐다는 것이다. 과거에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배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회담에는 김재룡 내각 총리와 리용호 외무상,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 김수길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참가해 두 나라의 고위급 교류와 경제협력,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양국 군사교류 및 중국의 대북 안전보장 문제 등이 심도 있게 다뤄졌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정 본부장은 봤다. 북중정상회담에 대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리용호의 이름은 리수용보다 먼저 불려 리용호가 현재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음이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김영철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의 시진핑 영접 행사에는 참석했지만 북중정상회담에 참여하지 못했다. 따라서 그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직과 부위원장직은 유지하고 있지만 비핵화 협상과 김정은의 대외 정상외교에서는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여정이 시 주석과 북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구성원들의 기념 사진 촬영에 빠졌다고 해서 그가 정치국 후보위원직에서 탈락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히려 김여정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급 인사들과 함께 시 주석을 영접해 그가 최근에 정치국 후보위원직에서 위원직으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정 본부장은 파악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북중 정상회담에 일본 언론 “시진핑 영향력 과시 대미 협상카드 활용”

    북중 정상회담에 일본 언론 “시진핑 영향력 과시 대미 협상카드 활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에 대해 일본 언론 대부분은 중국이 북한 문제를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언론은 중국 지도자의 과거 방북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부정적 시각도 드러냈다. 요미우리신문은 21일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 이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에 협조를 할 카드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미중 관계의 심각한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며 “대미관계를 안정시키려는 시 주석이 미중 간 이해가 일치하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서 미국과의 협조를 이뤄내려 한 것 같다”는 한 외교소식통의 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국이 대미협상의 중개자로서 실리가 없다고 보고 중개자 역할을 시 주석에게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도쿄신문은 북중 정상회담의 배경과 관련,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각각 무역마찰과 핵 문제로 대립하는 북중 정상이 서로를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에서 일치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G20 정상회의 때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격렬한 줄다리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시 주석이 북중 정상회담의 결과물을 ‘기념선물’로 가져와 회담의 초점을 분산시키며 대립관계를 타개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의 방북 일정이 최종적으로 굳어진 것은 지난주 중반”이라며 “시 주석이 방북을 결정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문제에서 무언가 긍정적인 태도를 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시 주석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의식해 G20에서 북한을 카드로 활용할 생각이라며 이번 방북을 통해 중국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자세를 명확히 했다고 분석했다. 히라이와 순지 난잔대 교수는 “북중 정상회담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시 주석과 미국과의 협상에서 중국의 지원을 받으려는 김 위원장 사이의 단기적인 생각이 일치해 성사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만 북한과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지 아닌지 등에서 미국에 대한 입장이 원래부터 다르다”며 “미국에 대해서는 북중 간 구조적인 입장차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은 과거 중국 정상들이 북한 방문 후 자국 내에서 곤경에 처했던 상황을 소개하며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산케이는 중국 정상의 북한 방문을 ‘귀문(鬼門)’이라고 표현했다. ‘귀신이 드나드는 문’인 귀문은 나쁜 결과가 나오니 피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산케이는 이어 1978년 화궈펑 중국 공산당 주석, 1989년 자오쯔양 당 총서기 등이 북한을 방문한 뒤 자국 내 정치 상황에서 곤란을 겪다 밀려난 상황을 소개했다. 산케이는 또 한국 일부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해 한국 내에서 북중 정상회담으로 한국의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이 약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하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창조정신 없다” 김정은 비난에 중단됐던 北 매스게임..‘시진핑’용 등장

    “창조정신 없다” 김정은 비난에 중단됐던 北 매스게임..‘시진핑’용 등장

    북한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맞아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대집단체조(매스게임)를 선보였다. 북한의 대표적 외화벌이 수단인 집단체조(매스게임)는 이달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잘못된 창조 정신과 무책임한 태도를 갖고 있다”며 비난해 잠시 중단된 바 있다. 북한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 14년 만에 방북하는 시 주석을 위해 10만여명이 수개월간 준비하는 집단체조 내용을 대폭 수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중국 신화통신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리설주,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전날 오후 9시 30분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매스게임과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했다. 매스게임은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노래들로 채워졌다. ‘조중친선은 영원하리라’ 노래가 울려 퍼지며 양국의 국기가 게양됐고, 카드섹션은 ‘조중 두 나라 인민들 사이의 불패의 친선단결 만세’라는 문구를 만들어냈다. ‘공산당이 없으면 새 중국도 없다’, ‘조국을 노래하네’, ‘나는 그대 중국을 사랑하네’, ‘새 세계’, ‘붉은기 펄펄’ 등 중국 노래와 중국 민속 무용도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사회주의는 우리의 가정’, ‘승리의 함성’,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견고한 우의’ 등 모두 4장으로 이뤄졌으며, 북한 사회주의 성과와 북한 국민의 생활상, 북중 우호관계 계승·발전, 시 주석의 방북 환영을 주제로 펼쳐졌다.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이는 ‘견고한 우의’ 장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에 맞춰 추가된 것으로 관측되며,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상품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국립교향악단, 공훈합창단, 삼지연 관현악단 등 북한 3대 악단이 최초로 한 무대에서 협연하며 시 주석을 위한 특별한 무대를 선보였다.두 정상 부부는 공연이 끝나고 나서 직접 무대에 올라 북한 예술단과 관중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고, 기념촬영을 끝으로 공연 관람을 마쳤다. 당초 이번 매스게임은 ‘인민의 나라’라는 제목으로 지난 3일 개막했으나 개막공연을 관람한 김 위원장이 문제를 지적하며 지난 10일부터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 여행사들은 오는 24일부터 공연이 재개될 것이라 공지했으나 이에 앞서 시 주석에게 새롭게 단장한 공연을 선보인 것으로 보인다. 양국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중국의 국기인 커다란 오성홍기를 배경으로 시 주석의 얼굴을 형상화했고,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무대 배경 중앙에 걸리며 양국을 대표하는 건축물인 북한의 개선문과 중국의 톈안먼이 무지개로 연결됐다. 이날 매스게임 관람을 위해 10만여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모였으며 경기장 곳곳에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평양-베이징’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리기도 했다. 중앙통신은 북측에서 최룡해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총리 등이 공연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중국 측에서는 딩쉐샹(丁薛祥)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관람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中매체들 시진핑 평양 방문 대서특필…“트럼프·푸틴보다 김정은”

    中매체들 시진핑 평양 방문 대서특필…“트럼프·푸틴보다 김정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방북하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최근 블라디미르 푸튼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을 때보다 더 대서특필하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21일 오전 뉴스에 무려 30분가량을 시 주석 부부의 평양 도착과 성대한 환영식, 카퍼레이드, 북중 정상회담, 만찬, 공연 관람 등을 보도하며 북중 수교 70주년에 따른 양국의 우호 관계를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걸어가는 모습과 북한 주민들이 열렬히 환영하는 모습을 집중 보도하며 북한의 환대 분위기를 부각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관영 매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보다 더 수준이 높은 것 같다”면서 “최근 홍콩 시위와 미중 무역전쟁 등 중국이 처한 부정적인 상황을 희석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면을 시 주석의 방북 사진과 기사로 채웠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미소를 지으며 회담에서 악수하는 장면과 더불어 두 정상이 함께 차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벌이는 장면, 부부 동반 공연 관람 등을 사진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또 시 주석이 국빈방문에 나서 평양에 도착하자 평양 시민들이 열렬히 환영했다는 내용도 1면에 실었다. 인민일보는 이날 ‘초심을 잃지 말고 손을 잡고 전진하자’는 제하의 시평을 통해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시기에 북·중 최고 지도자가 우호의 새 장을 열어가고 있다”면서 시 주석이 북한 노동신문 1면에 외국 지도자로는 50년 만에 기고한 점도 언급했다. 인민일보는 또 북중 간 한반도 문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도 강조했다. “시 주석이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북한과 협력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의 영구적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과 소통을 강화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새로운 진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관변 학자들도 시 주석의 방북을 주목하면서 중국이 북한을 보호할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지융(鄭繼永) 푸단대 북한·한국 연구소 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핵심 이유는 북한의 안보 우려에 대해 미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므로 북한은 불안해하기 때문에 양보하기를 꺼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북한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관변 학자들이 제삼자나 새로운 국제협력 메커니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면서 내주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한국 등 북한을 제외한 6자 회담 구성원들이 모두 참석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에 좋은 기회라는 점도 언급했다. 이 매체는 “중국은 G20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독특한 영향력을 미국에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시진핑 “핵 협상 지속적 대화 필요” 김정은 “북중 협력 강화”

    시진핑 “핵 협상 지속적 대화 필요” 김정은 “북중 협력 강화”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평양 목란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최한 환영만찬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여러 사람이 바라고 지지한 것으로 대세이며 평화로운 대화의 기치를 지속해서 높여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 실현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북중 양국의 공통된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중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임을 언급하면서 북중 관계 강화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 70년 북·중 관계를 돌이켜보면 양측의 구세대 지도자들이 북중 전통 우의를 만들어 우리에게 소중한 부를 남겼다”면서 “상전벽해에도 북중 우의는 오랜 세월 더욱 굳건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성과 있는 회담을 통해 북·중 관계의 밝은 미래를 함께 그리며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우리는 북중 양측이 전통 우의를 계승하고 시대의 새로운 장을 계속 써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김 위원장의 경제 발전 및 민생 개선 노력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과 함께 북중 관계와 지역의 영구적 평화, 공동 번영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도 “북중이 사회주의를 공동 건설하는 과정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서로 지지하는 훌륭한 전통을 형성해왔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년간 네 차례 만남을 통해 시진핑 주석과 사회주의 제도를 견지하는 것이 북·중 친선의 핵심임을 확인했다”면서 “오늘 시 주석의 방북으로 북중 우호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열렸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나와 시 주석은 북중 우의의 새로운 발전을 이뤘고 양측은 협력 강화와 깊은 의견 교환을 통해 중요한 공동 인식을 달성했다”면서 “북한은 예전처럼 중국과 나란히 서서 북중 친선 협력의 새로운 장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문이 “사회주의 위업 수행에 떨쳐나선 우리 당원들과 인민들에 대한 커다란 정치적 지지성원으로 된다”고도 평가했다. 이날 시 주석 부부가 만찬장에 들어서자 장내 기립 박수가 장시간 이어지는 등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만찬에는 북측에서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총리 등 당·군·정 간부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한복차림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중국 측에서는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참석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광장] ‘체르노빌‘이 일깨워 준 진리/박홍환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체르노빌‘이 일깨워 준 진리/박홍환 편집국 부국장

    어느 순간 불현듯 머릿속 깊숙이 숨어 있던 옛 기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친구와 대화를 하는 도중에 그럴 수도 있고, 길을 걷다가 우연찮게 어떤 상황을 목격했는데 그게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스라이 들려오는 리듬과 노랫말이 귀에서 뇌로 이어진 신경계를 자극할 수도 있겠다. 최근 큰 기대감 없이 ‘미드’ 한 편을 보면서도 그랬다. 역대 최악의 원자력 사고로 평가되는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의 내막을 다룬 미국 HBO의 5부작 시리즈물 ‘체르노빌’이다. 드라마는 사고 수습 및 원인 조사에 참여한 모스크바 쿠르차토프 원자력연구소 수석부위원장 발레리 레가소프가 모스크바 자택에서 ‘감춰진 진실’을 담은 육성 녹음테이프를 남긴 채 자살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방사능 과다 피폭 후유증에 시달리던 레가소프는 폭발 사고 발생 2주년을 딱 1분 남긴 1988년 4월 26일 새벽 1시 23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우리는 진실을 감췄습니다. 참사는 불가피했습니다.” 레가소프의 이 증언은 자신의 조국인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실체에 대한 신랄한 고발인 동시에 희생자들에 대한 참회의 독백이라고 할 만하다. 실제 소련 공산당 지도부는 주민 피해 최소화보다는 소문의 확산을 막는 데만 급급해했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리틀보이의 400배가 넘는 엄청난 양의 방사성물질이 뿜어져 나왔지만 주민 대피는 하루가 지나서야 시작됐고, 위험 반경 30㎞ 이내의 주민들에 대한 완전한 철수 작전은 같은 해 8월에서야 끝났다. 그동안 진화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등 수십명이 숨졌고, 최대 80여만명의 주민이 고농도 방사능에 피폭됐다. 이 가운데 6000명 이상이 피폭 후유증으로 갑상선암 등에 걸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역 공산당 지도부는 사고 초기 오히려 군인과 경찰을 동원해 주민들의 이동을 봉쇄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배가 침몰하는데 선장이라는 사람이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한 것과 다르지 않다. 적들이 파죽지세로 공략해 오는데도 자신만 유유히 도성을 빠져나간 채 백성들의 유일한 피난 통로인 다리를 폭파시킨 몰지각한 국가지도자가 연상되기도 한다. 사고는 당초 원자로가 갑작스럽게 가동 정지될 경우 관성으로 도는 터빈이 얼마나 오랫동안 전기를 생산해 내 냉각펌프를 작동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도중에 발생했다. 이 같은 ‘무모한 실험’에 착수한 발전소 엔지니어들의 치명적인 실수, 즉 인재(人災)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레가소프는 당시 소련만 유일하게 가동하고 있던 RBMK(흑연감속 비등경수 압력관형) 원자로의 치명적인 설계 결함을 재판 과정에서 증언했다. 과다 출력을 중지시키기 위해 비상중단 스위치를 눌렀을 때 흑연 제어봉이 오히려 메가톤급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동안 소련 당국은 연구 보고서의 관련 내용을 모두 삭제하는 등 설계 결함을 철저하게 은폐해 왔고, RBMK 원자로 가동 매뉴얼에도 이 내용은 빠져 있었다. 결국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는 이미 예고돼 있었던 셈이다. 사실상 논픽션 드라마인 ‘체르노빌’을 보면서 소련 당국의 무지와 무능, 은폐와 조작에 분노가 치밀 수밖에 없었다. KGB는 레가소프를 비롯한 과학자들을 미행, 감시하는 데 혈안이 됐고, 공산당 지도부는 수만명의 군인, 광부, 소방관들에게 방호복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핵재앙 수습을 맡겼다. 게다가 방사능 낙진이 스웨덴에서 확인되고 나서야 마지못해 사고 사실을 시인하는 등 국제적 민폐까지 서슴지 않았다. 낙진은 우리나라와 홍콩, 일본까지 날아오는 등 사실상 전 세계를 뒤덮었다. 당시 소련을 이끌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은 훗날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소련 붕괴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토로했다. 한 해 국가 예산에 맞먹는 막대한 사고 뒤처리 비용 등 경제적 요인도 있었겠지만 국민 생명보다는 국가 위신을 앞세운 공산당과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결국 소련 붕괴의 불을 댕긴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민은 무엇인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속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도 이미 경험했다. ‘체르노빌’은 막을 내렸지만 여운은 길게 남는다. 진실은 감출 수 없고, 종국에는 분출하듯 터져 나오고야 마는 것이다. 위정자들이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만고의 진리다. stinger@seoul.co.kr
  • 양제츠·허리펑 등 외교·경제 핵심관료 대동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수행단은 중국의 외교사령탑 대부분이 포함됐다. 특히 경제정책을 주관하는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을 참여시켜 북한과 외교·경제 두 영역 모두에서 긴밀한 협의를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시 주석 수행단은 딩쉐샹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정치국원,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 발개위 주임 등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중국 외교라인을 평양으로 옮긴 것과 같다는 평가도 나왔다.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양제츠 국무위원과 왕이 외교부장은 시 주석을 수행해 주로 한반도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은 시 주석의 비서실장에 해당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0일 중국의 방북 수행단을 언급하며 시 주석이 얼마나 이번 방북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짐작케 한다고 보도했다. 허리펑 주임은 경제정책과 거시경제를 관리하는 발개위를 이끈다. 이는 우리의 기획재정부에 해당한다. 신문은 시 주석이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경제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북한의 개혁·개방을 지원하기 위해 허 주임을 대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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