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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숨은 구조 변경… 거래 이후 분쟁 사례 늘어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드러나는 숨은 구조 변경… 거래 이후 분쟁 사례 늘어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 이후 인테리어 공사를 준비하던 매수인이 세대 내부의 미신고 구조 변경 사항을 뒤늦게 발견하며 전 소유주 또는 공인중개사와 분쟁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테리어 지원 솔루션 기업 페어피스에 따르면 공동주택 세대 내부에서는 발코니 확장, 비내력벽 철거, 가벽 신설 등 다양한 구조 변경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가운데 일부는 행위허가나 승인 절차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유지되기도 하며, 이러한 내용이 건축물대장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실제 현황과 공부상 정보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벽 신설은 구조와 용도에 따라 반드시 행위허가 대상에 포함되지만, 별도 절차 없이 시공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러한 불일치는 거래 당시에는 확인되지 않다가 매수인이 인테리어 공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는 이로 인해 매수인과 중개사 간에 혼선이 발생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페어피스의 양승호 대표는 “공사 준비 단계에서 구조를 확인하다 보면 기존 상태와 다른 부분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직면하는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부동산 거래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고, 매수인의 권리 의식도 강화되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민감도 역시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 과정에서 실제 구조 변경 여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안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어 양 대표는 “공동주택의 구조 변경 여부는 향후 공사 범위와 비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체계가 보완되어야 한다”며 “현장에서 반복되는 실무적 혼선을 줄이기 위해 공인중개사 교육이나 시험 과정에서도 구조 변경 관련 행위허가 및 대장 일치 여부 확인 사항이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페어피스는 이러한 현장의 고충을 반영해 공동주택 인테리어 과정에서 필수적인 입주민 동의, 행위허가 대행, 승강기 보양 및 공용부 관리 지원 등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며 관련 현장 데이터와 사례를 축적해오고 있다.
  • 김용만 국회의원·오승철 하남시의원, 휴먼시아꽃뫼마을 현장점검… 주민 안전 확보

    김용만 국회의원·오승철 하남시의원, 휴먼시아꽃뫼마을 현장점검… 주민 안전 확보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국회의원(하남시 을)과 오승철 하남시의원이 지난 4월 30일 하남시 덕풍3동 휴먼시아 꽃뫼마을아파트와 풍산근린2호공원을 찾아 시설 개선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점검은 LH 및 하남시청 관계 부서와 합동으로 진행했다. 이날 현장 점검은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보행 환경 및 노후 시설 개선 요구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오 의원은 그동안 수렴한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관계 기관과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협의해 왔다. 김 의원과 오 의원은 현장에서 사업 추진 현황을 꼼꼼히 살피며 주민 안전을 위한 신속한 정비를 당부했다. LH에 따르면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었던 단지 내 보행도로 교체 공사는 관련 협의를 거쳐 완료됐으며, 겨울철과 우천 시 낙상 위험이 제기됐던 단지 입구 경사로에는 미끄럼 방지 시설 설치도 마무리됐다. 이와 함께 단지 내 어린이놀이터 노후 시설 개선 공사도 완료됐다. 해당 놀이터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르신 등 다양한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생활 공간으로 개선됐다. 이날 현장에는 하남시청 관계 부서가 함께 참석해 공원 내 노후 시설 개선 계획과 향후 정비 방향에 대해 설명했으며, 주민들과의 의견 교환도 진행됐다. 김 의원은 “오 의원과 함께 현장을 중심으로 주민 불편 사항을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며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생활 환경 개선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의원은 “앞으로도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세심하게 살피고, 추진 중인 사업들이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 “상의 벗고 금색 튜브 위에서 엄지척”…트럼프, 오밤중에 올린 ‘기묘한 사진’ 정체

    “상의 벗고 금색 튜브 위에서 엄지척”…트럼프, 오밤중에 올린 ‘기묘한 사진’ 정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의 링컨 기념관 앞 연못에서 상의를 벗고 각료들과 함께 수영을 즐기는 인공지능(AI) 이미지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연못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대대적인 복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낙서 테러가 발생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밤 11시 3분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AI로 생성된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그중 한 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링컨 기념관 연못에서 금색 튜브 위에 누워 환하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이 담겼다. 같은 사진에는 JD 밴스 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도 함께 등장했다. 이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처럼 상의를 벗은 모습으로 연출됐다. 이밖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 한 명이 선글라스를 쓰고 파란색과 흰색 무늬 비키니를 입은 채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오염된 연못 사진과 함께, 복원 공사가 끝난 뒤 연못이 어떻게 변할지 보여주는 이미지를 함께 올렸다. 러시모어산의 큰 바위 얼굴을 배경으로 한 이미지도 공개했다.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국의 역대 대통령에 이어 자신의 얼굴을 나란히 배치한 이미지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링컨 기념관 앞의 이 연못을 찾아 부동산 사업가 시절 ‘100개가 넘는 수영장’을 만든 경험을 강조하며 연못 미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50만 달러(약 22억원) 규모의 이번 사업은 연식이 오래돼 누수가 발생한 연못을 보강하고, 미국 국기의 파란색 코팅제를 바닥에 입혀 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5년 만에 진행되는 대규모 보수 공사다.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이 연못 공사 현장에는 스프레이로 ‘86 47’이란 글자가 그려진 대형 낙서 테러가 발생했다. 숫자 ‘86’은 미국 서비스업계에서 메뉴나 물건을 빼버린다는 의미로 쓰이며, ‘47’은 제47대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암살하자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SNS에 조개껍데기로 ‘86 47’을 만든 이미지를 올렸다가 최근 기소됐다. 당국은 코미의 게시물을 트럼프를 향한 위협으로 판단했다.
  • SK 하도급업체, ‘추가 공사비 지급 촉구’…SK ‘협의 중’

    SK 하도급업체, ‘추가 공사비 지급 촉구’…SK ‘협의 중’

    플랜트 대기업이 해외공사 수주 후 국내 협력업체에 하도급 거래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피해 사례가 접수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해외공사 하도급대금 미지급 불공정행위 개선’에 나섰다. 여수에서 전력설비업체 S사를 경영하는 정모 대표는 플랜트 건설회사인 SK에코엔지니어링(SKEE)으로부터 공사 대금 200여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피해 사례를 접수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S사는 2023년 SK온의 ‘헝가리 이반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하도급 공사를 했는데 그해 1월 하청업체 직원의 사망 사고로 공사가 지연되는 등 현지 사정으로 추가 공사를 진행했다. 당시 SK 측은 준공 기일을 맞추기 위해 철야 작업 등을 요구했고 이를 수행했지만 준공 이후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추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그룹 고위층에 수없이 탄원했지만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며 “대기업이 무서워 말을 못 하고 돈을 받지 못한 하도급업체가 많다”고 밝혔다. SK 측은 추가 공사비 산정과 관련해 협의를 해왔지만 액수 차이가 크다며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를 요청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민병덕)는 30일 국회에서 ‘해외공사 하도급대금 미지급 불공정행위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민 의원은 “국내 하도급법의 역외 적용 범위에 대한 불분명한 해석으로 중소기업들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도산 위기에 처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계약 체결 장소나 공사 현장이 해외라 하더라도 거래 당사자가 모두 국내 법인이고 그 거래의 결과가 국내 경제 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면 하도급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임미애 의원은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로 인해 피해를 보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해외공사 실태를 점검하고 하도급법의 실효적 적용 범위 확대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종채 하도급법학회 회장은 “대기업이나 하도급업체가 해외 법인을 설립해 공사를 진행할 경우 실질적 당사자가 국내 기업인 경우에도 국내 하도급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공정위는 실질 내용을 기준으로 법을 적용해야 하고 하도급법과 지침도 정비해 불공정행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대법 “산재 피해, 동일 사업주 지휘 받았다면 구상권 청구 못해”

    대법 “산재 피해, 동일 사업주 지휘 받았다면 구상권 청구 못해”

    공사 업체와 운전 노무 제공 계약을 맺고 작업하다 다른 근로자에게 사고를 낸 경우 가해자에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근로복지공단이 굴착기 기사 A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 판결을 파기자판하며 이같이 선고했다. 파기자판은 상고심 재판부가 원심 판결을 깨면서 원심 법원에 돌려보내지 않고 직접 판결하는 것이다. 굴착기 기사 A씨는 2018년 3월 부산 해운대구 한 복합시설 철거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수행하던 중 철근이 튀게 해 현장에서 일하던 다른 근로자 B씨의 얼굴에 맞게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를 입은 근로자 B씨에게 보험급여 약 8000만원을 지급한 뒤 A씨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했다. 산재보험법 87조 1항은 공단이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재해 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1심과 2심은 해당 조항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조항의 ‘제3자’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는 해석이었다. 다만 대법원은 ‘제3자’에 대한 다른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해당 조항의 ‘제3자’를 판단할 때는 ‘보험관계’가 아니라 ‘사업장에 내재한 같은 위험을 공유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새로운 법리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근로자 A씨와 B씨는 같은 사업장에서 내재한 같은 위험을 공유했기 때문에 공단은 A씨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며 1·2심 판단을 뒤집었다.
  • ‘안전한 은평’… 다중이용시설 점검

    ‘안전한 은평’… 다중이용시설 점검

    서울 은평구는 재난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6월 19일까지 ‘2026년 집중안전점검’을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구는 지난 23일 안형준 부구청장 주재로 대형공사장 등 재난·사고 우려가 있는 시설물 4곳에 대한 현장점검을 하고 안전관리 실태와 위험요인을 살폈다. 점검은 지난 20일부터 두 달간 진행된다. 구청 안전관리과를 중심으로 공무원과 건축·전기·가스 등 분야별 민간전문가, 안전활동 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방식으로 운영된다. 점검 대상은 총 83곳으로 어린이집, 건설공사장, 주택, 교량, 숙박시설, 요양병원, 전통시장 등 다중이용시설이다. 구는 안전취약계층 이용시설과 민생 밀접시설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한다. 이어 점검 결과에 따라 가벼운 사항은 현장에서 시정하고 중대 결함이 있는 시설물은 보수·보강 등 후속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관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파월 의장, 美연준 첫 이사로 남는다

    파월 의장, 美연준 첫 이사로 남는다

    8년간 미국 중앙은행 수장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끌었던 제롬 파월 의장이 임기 종료 후에도 당분간 이사로 남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전통적인 합의 기관이 될 때까지만 이사로 재임할 것이며 주장이 센 반대론자가 아니라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지내겠다”고 밝혔다. 그의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파월 의장이 이사로 남는다면 해고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연준 역사상 최초로 전임 의장이 이사로 남겠다고 결정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때문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연준 잔류 결정에 대해 “나의 우려는 연준에 가해지는 일련의 법적 공격”이라며 “이는 우리가 정치적 고려없이 통화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연준 건물 수리 현장을 찾아 공사비가 과도하다며 압박했고 검찰은 수사까지 벌였다. 파월 의장은 법무부의 수사 종결 선언에도 “검찰이 수사 재개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건물 공사비 관련) 수사가 확실히 종결될 때까지 이사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직접 파월 의장을 임명했으나 이후 금리 인하를 두고 줄곧 대립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출된 정치인은 선거 승리를 위해 항상 낮은 금리를 원하고,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원인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 40년간 미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안에서 관리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자 트럼드 대통령은 독설을 쏟아냈다. 평소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친다며 ‘제롬 투 레이트(Too Late) 파월’이라고 불렀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연준에 남고 싶어 한다.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 ‘자주 근대화’ 열망 흐르던 길… 그 몰락도 돌담은 보았으리라 [서울 로드]

    ‘자주 근대화’ 열망 흐르던 길… 그 몰락도 돌담은 보았으리라 [서울 로드]

    정동 걷기, 조선의 황혼을 걷는 일구한말 외교현장이던 손탁호텔 자리아관파천 고종의 길 끝엔 러 공관탑발굴 중 뒤늦게 발견한 비밀통로도근대 1번지이자 민주화 향한 길목벧엘예배당에선 독립선언서 인쇄성공회회관, 민주항쟁 인사의 거점중정 분실은 사랑의열매 회관 변신시대의 꿈들 피어나던 돌담 아래더이상 나라 설움 없는 사람들이여유 즐기며 무심하게 흘러간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이영훈 작사·작곡 ‘광화문 연가’)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동 13층 정동전망대에 오르면 덕수궁의 날렵한 지붕과 석조전, 빌딩 숲과 어우러진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1980년대 이문세의 명곡이자 이후 뮤지컬로도 유명해진 정동길은 점심때는 직장인들로, 밤이면 연인들로 붐비지만, 곳곳에 굴곡진 근현대사의 흔적이 묻어 있다. 정동(貞洞)이라는 이름은 태조 이성계의 사랑에서 비롯됐다. 1396년 둘째 부인이자 정치적 조언자였던 신덕왕후가 숨지자 태조는 경복궁 서쪽, 현재 영국대사관 자리에 정릉을 조성했다. 사대문 안에 묘지를 둘 수 없지만, 애틋한 마음에 궁 가까이 두려 한 것이다. 하지만 태조의 정실부인인 신의왕후의 소생 태종은 왕자의 난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정종의 양위로 보위에 오른 뒤 신덕왕후를 후궁으로 강등하고 묘를 경기도 양주(현재의 성북구 정릉동)로 옮겼다. 뒤끝이 남은 태종은 명나라 사신의 객관을 수리할 자재를 충당한다는 이유로 정릉의 정자각을 헐고, 봉분을 깎아 무덤의 흔적을 없앴다. 조선 중기 고위 관리와 왕족이 거주하던 고급 주택지 정동은 19세기 말 ‘양인(洋人)촌’으로 바뀌었다. 1883년 미국 공사가 땅을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영국, 러시아, 프랑스 공관이 속속 들어섰다. 인천항으로 이어지는 마포나루와 가까운데다 도성 접근성이 탁월해서다. 서양식 건물이 속속 들어섰고 외국인을 구경하려는 인파가 몰렸다. 이때는 이미 조선의 앞날에 먹구름이 몰려오던 때였다. 소설가 김훈이 무크지 ‘정동이야기’에서 “정동을 걷는 일은 조선의 낙일(落日) 속을 걷는 일”이라 했듯 정동길은 근대화를 향한 열망이 폭발하는 공간인 동시에 왕조의 국운이 낙조처럼 빠르게 저물어간 현장이었다. 일본과 친일 내각을 견제하려던 고종과 명성황후는 러시아 공사의 인척으로 입국한 앙트와네트 손탁을 신임했다. 백척간두에 섰던 조선 왕실은 대외 교섭을 위해 외국어에 능통하고 교양을 갖춘 인물이 필요했는데 프랑스어·독일어·영어에 능통한 그가 적임자였다. ‘외교가의 꽃’이 된 손탁은 고종에게 하사받은 정동 가옥을 리모델링해 사교장으로 만들었고 배일 운동 근거지로 활용했다. 이때만 해도 친러파였던 이완용과 서재필, 윤치호, 이상재 등 정동구락부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1895년 을미사변 이후 일본에 의해 경복궁에 감금당한 고종은 명성황후처럼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1896년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에 성공했다. 손탁의 공이 컸다. 아관파천 1년 뒤인 1897년 고종은 경운궁(덕수궁)으로 환궁해 대한제국, 즉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선포했다. 이듬해 고종은 감사의 뜻으로 서양식 벽돌 건물을 지어줬고 손탁은 이를 ‘빈관(호텔)’으로 만들었다. 손탁빈관은 2018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중요 공간인 글로리호텔의 모티브로 알려져 있다. 러일전쟁 패배로 한반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1909년 손탁이 강제 추방당하면서 호텔도 기울었다. 1917년 이화학당이 사들여 기숙사로 쓰다가 철거했고1922년 새로 지은 프라이홀마저 6·25전쟁 때 폭격을 당했다. 전후 재건됐지만 결국 1975년 화재로 전소됐다. 이곳에 2004년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이 들어섰고, 손탁호텔의 흔적은 표지석으로만 남았다. 1886년 미국 북감리교회 선교사 메리 스크랜튼이 정동에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 여성교육기관인 이화학당은 유관순 열사 등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요람이다. 정동길 로터리를 지나 언덕 끝 정동공원에 있는 옛 러시아공사관은 6·25전쟁으로 훼손돼 탑과 지하 일부만 남은 채 방치됐다. 1973년 탑이 복구돼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고 1977년 사적으로 승격됐다. 1981년 공사관 발굴 과정에서 지하 비밀통로와 밀실이 발견돼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덕수궁 선원전에서 러시아공사관까지 이어지는 120m 길이의 ‘고종의 길’은 아관파천 때 피신 동선이다. 오랫동안 미국 공사관 이면도로로 쓰이다가 2011년 토지 교환으로 복원·개방됐다. 토지 교환은 고종의 길과 맞닿아 있는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과도 맞물려 있다. 1938년 덕수궁 선원전 터를 훼손하고 지어진 사택은 광복 후 주한미국대사관 소유로 넘어갔다. 2003년 대사관 기숙사 건립을 위해 문화재 조사를 하던 중 선원전 유구가 확인되자 양국 정부가 교환에 합의했다. 정동은 ‘근대화 1번지’다. 1885년 북감리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가 세운 배재학당은 교가, 교복 등을 도입한 최초의 서양식 근대 교육기관이었다. 고종은 1887년 ‘유용한 인재를 기르고 배우는 집’이라는 뜻으로 배재(培材)학당이란 이름을 내렸다. 1916년 준공된 역사박물관에는 배재학당 출신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초판본, 유길준의 친필 서명이 담긴 ‘서유견문’, 독일 블뤼트너사가 1911년 제작한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연주회용 피아노가 있다. 같은 해 아펜젤러가 세운 정동제일교회는 최초의 민간 병원 정동병원이 옮긴 자리에 들어섰다. 교회의 역사기념관 역할을 하는 벧엘예배당 내 파이프오르간 안쪽 송풍실은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가 인쇄된 곳이다. 1918년 설치된 한국 최초의 파이프오르간으로 1951년 폭격에 소실됐다가 2003년 원형 복원됐다. 1905년에 지어진 성공회 서울대성당 옆 한옥은 대한제국 당시 귀족 자녀들의 교육공간으로 쓰인 경운궁 양이재다. 현재 성공회 서울교구장 공관으로 사용 중이다. 정동길은 한국 민주화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영국대사관을 향하는 오솔길 초입에서 보이는 베이지색 타일 건물은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이 설계한 성공회회관이다. 1980년대 재야인사들은 세실레스토랑에서 시국을 논의했고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은 한때 악명 높은 중앙정보부 분실이었지만 현재 사랑의열매 회관으로 탈바꿈했다. 김중업이 박정희 정권을 겨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다가 1971년 프랑스로 추방된 것과 달리 라이벌 김수근은 이 건물과 남영동 대공분실(현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설계했다. 열강 침탈의 아픔이 서린 정동길은 서울시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산책로가 됐다. 과거 연인이 걸으면 헤어진다는 덕수궁 돌담길 속설은 1989년 가정법원이 서초동으로 이전하며 시나브로 잊혔다. 한때 정동 일대는 법조타운이었다. 시립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은 옛 대법원청사다. 한국 최초의 법원인 한성재판소 자리에 일제가 1928년 경성재판소를 지었다. 볼거리로 가득해 어디서 시작할지 고민된다면 서울시가 조성한 5가지 테마의 ‘정동 근대역사길’을 추천한다. 평소 보기 힘든 역사·문화 시설을 개방하는 ‘정동야행(貞洞夜行)’은 10월에 찾아온다. 정동야행은 2015년 중구가 시작한 국내 최초 문화재 야행으로 올해 11번째를 맞는다.
  • 파월 연준 의장 “일자리 못구해 이사로 남아” 트럼프 주장 진실은

    파월 연준 의장 “일자리 못구해 이사로 남아” 트럼프 주장 진실은

    “제롬 ‘너무 늦은’ 파월은 다른 곳에서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연준에 남고 싶어 한다.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는다.” 8년간 미국 중앙은행의 수장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끌었던 제롬 파월 의장이 전례 없이 이사로 남아 트럼프 정부의 사법 리스크로부터 연준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이 29일(현지시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케빈 워시 신임 의장의 취임 이후에도 연준 이사직을 이어가겠다고 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독설을 쏟아냈다. 평소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친다며 ‘제롬 투 레이트(Too Late) 파월’이라고 불렀던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일자리를 못 구해서 이사로 남는다고 비난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이 위기에 처했다면서 “연준이 전통적인 합의 기관이 될 때까지만 이사로 재임할 것이며 주장이 센 반대론자가 아니라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지내겠다”고 밝혔다. 그의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파월 의장이 이사로 남는다면 해고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연준 이사를 해임한 사례는 없으며,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한 해고도 현재 대법원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담보대출 서류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쿡 이사를 잘랐지만, 해임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이 승소해 그는 현재 정상적으로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파월 의장을 임명했으나 이후 금리 인하를 놓고 줄곧 대립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선출된 정치인은 선거 승리를 위해 항상 낮은 금리를 원하고, 이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원인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 40년간 미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안에서 관리했다고 덧붙였다. 연준 역사상 최초로 전임 의장이 이사로 남겠다고 결정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연준 건물 수리 현장을 찾아 공사비가 과도하다며 압박했고 검찰은 수사까지 벌였다. 파월 의장은 법무부의 수사 종결 선언에도 “검찰이 수사 재개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건물 공사비 관련) 수사가 확실히 종결될 때까지 이사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올해도 안전하게! 은평구, ‘2026년 집중안전점검’ 본격 추진

    올해도 안전하게! 은평구, ‘2026년 집중안전점검’ 본격 추진

    서울 은평구는 재난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6월 19일까지 ‘2026년 집중안전점검’을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구는 지난 23일 안형준 부구청장 주재로 대형공사장 등 재난·사고 우려가 있는 시설물 4곳에 대한 현장점검을 하고 안전관리 실태와 위험요인을 살폈다. 점검은 지난 20일부터 두 달간 진행된다. 구청 안전관리과를 중심으로 공무원과 건축·전기·가스 등 분야별 민간전문가, 안전활동 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 방식으로 운영된다. 점검 대상은 총 83곳으로 어린이집, 건설공사장, 주택, 교량, 숙박시설, 요양병원, 전통시장 등 다중이용시설이다. 구는 안전취약계층 이용시설과 민생 밀접시설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한다. 이어 점검 결과에 따라 가벼운 사항은 현장에서 시정하고 중대 결함이 있는 시설물은 보수·보강 등 후속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관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코엑스 리모델링 사안 국회 전달… 공대위 “전시장 폐쇄 계획 보완 필요”

    코엑스 리모델링 사안 국회 전달… 공대위 “전시장 폐쇄 계획 보완 필요”

    수출 영향·국제행사 이탈 우려 제기…5월 내 대안 마련 및 일정 조정 요구전시산업 정상화 추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강주용, 이하 공대위)가 코엑스 전시장 폐쇄 계획에 대한 업계 우려 사항을 국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지난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원이 의원과 면담하고 중재 및 대안 수립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면담 과정에서 공대위는 코엑스 리모델링에 따른 주요 전시장 폐쇄가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를 설명하며 현행 계획의 재검토를 요청했다. 특히 2027년 7월부터 약 18개월간 운영이 중단될 경우, 수출 중소기업이 입게 될 손실액은 4조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해당 계획이 업계와의 사전 협의 없이 올해 1월 통보됐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관련 기업 및 기관들이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이 부족해짐에 따라 유관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공대위는 코엑스 전시장 A·C홀 등 주요 시설 폐쇄 방침에 대해 일산 킨텍스 제3전시장 완공 시점인 2028년 말로 공사 일정을 조정하거나 올림픽공원 등 외부 공간을 대체 전시장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무역협회는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공대위는 전시장 운영이 장기 중단될 경우 국제 전시행사가 싱가포르, 상하이, 도쿄, 두바이 등 경쟁 도시로 유출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행사 재유치 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대안이 결여된 폐쇄 계획은 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원이 의원은 면담에서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대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정부가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안이 국회 내부에서도 논의되고 있으며, 당 차원의 검토로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공대위는 앞서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한 호소문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대안 마련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와 함께 5월 내 대안 제시, 2027년 전시장 배정 발표 철회, 정부 및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한 공사 기간 중 전시 운영 유지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공대위는 향후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의 대응을 지켜보며 관련 대응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제다코리아, ‘다목적도로관리 충격흡수차’ 조달청 벤처창업기업제품 선정

    제다코리아, ‘다목적도로관리 충격흡수차’ 조달청 벤처창업기업제품 선정

    특장차 제조기업 ㈜제다코리아의 ‘다목적도로관리 충격흡수차’(물품식별번호: 26068531)가 조달청 벤처창업기업제품으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해당 제품은 창업·벤처기업 전용 상품몰인 ‘벤처나라’에 등록됐으며, 공공기관은 입찰 절차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해당 장비를 구매할 수 있다. 선정된 다목적도로관리 충격흡수차는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로 등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교통 통제 및 유지보수 작업 시 작업 구간의 안전 확보를 위해 설계된 도로관리 전용 장비다. 차량 후면에는 구조 일체형 트럭 탈부착형 충격흡수시설(TMA)이 적용됐다. 이는 후방 충돌 시 에너지를 단계적으로 흡수하여 작업자와 운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2차 사고를 방지하도록 설계된 장치다. 기술적 특징으로는 주행 시 TMA를 적재함에 수납하고, 현장에서는 후방으로 180도 전개하여 외측으로 확장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충격흡수 장치는 특수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여 에너지 흡수 효율을 높였으며,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연구원의 인증을 통해 신뢰성을 검증받았다.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는 프레임 일체형 구조를 통해 TMA 장비를 탈거하지 않고도 자동차 정기 검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부착형 장비가 검사 시마다 탈부착이 필요했던 번거로움을 개선한 결과다. 또한 5톤 트럭 기반의 완성형 TMA3 모델을 적용해 연비 효율을 높였으며, 정부 유류비 보조 지원 대상에 포함되어 유지비 부담을 완화했다. 해당 차량은 자동차 자기인증을 획득하고 국토교통부의 안전 지침 및 자동차 검사 기준을 충족하는 합법적 특수차량이다. 제다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벤처창업기업제품 선정은 기술력과 현장 적용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결과”라며 “이번 인증을 계기로 공공기관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제품 경쟁력에 기반해 공공 조달시장뿐 아니라 전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강기자의 세종실록] 국가고시센터 세종 이전 추진 왜?

    [강기자의 세종실록] 국가고시센터 세종 이전 추진 왜?

    221개 과목 4840문항 출제 300명 보름 합숙에 방 146실뿐 당구대·체력단련실서 자기도 출제 수요 늘면서 합숙기간 30%↑ 44년 된 역량평가센터 등 채용시설 누수에 면접장 천장 두 차례 붕괴 인사처, 세종 국가채용센터 건립 추진 접근성·출제 품질 개선…연 5억 절감 경기 과천에 있는 ‘국가고시센터’를 아시나요? 녹봉을 받으며 나라에서 일할 공무원(5·7·9급)이 되기 위해 매년 수십만명이 응시하는 시험 출제와 채점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함부로 드나들 수 없고 시험 성격상 보안이 매우 중요한 국가보안시설이죠. 공무원 시험을 관장하는 인사혁신처는 지난 23일 4년 만에 이 공간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21년 동안 두 번째 공개입니다. 이유는 ‘더는 이곳에서 못 있겠다’는 겁니다. 인사처는 2030년을 목표로 세종시에 국가채용센터를 지어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중교통을 이용해 현장에 가봤습니다. 시험 출제를 지원하기 위해 인사처 공무원들이 가듯이 말이죠. 세종청사에서 출발해 과천청사역까지 가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세종의 지하철’인 간선급행버스(BRT)를 타고 충북 오송역으로 가서 KTX 기차를 타고 서울역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과천청사역까지 40분 내려오는 방법입니다. 지하철역에 내린다고 끝이 아니죠. 약 30분을 걸어가야 고시센터에 도착합니다. 4시간이 족히 걸립니다. 시험 출제하기 전에 진이 다 빠질 지경입니다. 2005년 문을 연 고시센터는 지난해 시험 출제를 위해 다녀간 인원이 4만 1621명입니다. 고시센터 옆에는 고위공무원과 과장 승진 심사를 위한 역량평가센터, 개방형 직위에 민간 인재를 선발하는 중앙선발위원회, 5·7급 면접을 하는 옛 기숙사를 리모델링한 면접 공간, 채점·집행사무실 등 국가채용 관련 시설이 몰려 있습니다. 1982년 준공된 국가인재개발원의 과천 분원을 수리해 44년간 여러 건물에 부분적으로 입주해 있습니다. 이곳은 최초 언론 공개였는데요. 역량평가센터는 대기 공간이 없어 화장실 앞 협소한 복도에 일렬로 평가자들이 앉아 화장실을 오가는 분리 원칙인 평가위원들과 동선이 계속 겹쳤습니다. 면접 시험의 보안성이나 신뢰성 훼손이 우려되는 부분이죠. 면접 장소는 2023년 천장이 낡아 두 번이나 무너져 내린 사고가 있었습니다. 면접 중에 붕괴됐다면 사람이 크게 다칠 수도 있었겠죠. 면접 공간은 비가 오면 물이 새 벽면 보수 공사가 수시로 이뤄진 상태였습니다. 고시센터와 이곳 채용 시설들에는 20년간 출제위원·면접자·공무원 등 90만명이 생활했습니다. 고시센터 상황은 더했는데요. 이곳은 시험 출제가 이뤄지는 보름간 300명이 철통 같은 감시 속에 외부와 단절된 채 수용 인원의 절반도 안 되는 146개 방에서 동시 합숙해야 합니다. 이 중 60%인 85개가 여러 사람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다인실입니다. 객실이 부족하니 1인실을 2~3인실로 바꾸고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화장실 공간을 비롯해 3.3㎡ 남짓한 2인실부터 최대 5인실까지 함께 써야 합니다. 방이 좁아 트렁크 가방을 열 자리가 없다는 불만이 쇄도한다고 하네요. 지난해 이곳에선 21종의 시험의 221개 과목 4840문항이 출제됐습니다. 2010년 170개 과목, 3460문항보다 출제 과목과 문항은 대폭 늘어났는데 출제와 검토에 필요한 공간은 2005년에 멈춰 있는 상태입니다. 이곳에서 합숙하는 사람은 주로 교수 등 출제위원과 난이도를 검토하는 전년도 합격한 공무원인 재검토위원, 인사처 시험출제과 직원들, 청소·주방 관계자, 생활요원, 간호사 등이 다 포함됩니다. 옷을 갈아입거나 잠잘 때 최소한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3인실은 궁여지책으로 병실처럼 침대 사이에 커튼을 설치했지만 불편하다는 민원은 여전하다고 합니다. 화장실은 타이밍을 잘 잡아 써야 하고요. 2인실은 커튼이 없이 개방된 공간이었는데 예민한 일부 교수는 침대 매트리스를 벽처럼 중간에 세워 놓고 잠을 잤다고 하네요. 이렇다 보니 출제위원 위촉을 거절하는 사례도 늘어 양질의 문제를 출제에 어려움을 많다고 합니다. 고시센터는 스마트폰은 물론 블루투스가 되는 스마트워치나 다이어리는커녕 메모장 하나조차 들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시험 정보를 유출하지 못하도록 숙소 내 창문이 모두 불투명입니다. 거기에 창문을 열지 못하도록 자물쇠에 실내는 물론 복도까지 창문에는 이중으로 테이프를 붙인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창살 없는 감옥 같아 보였습니다. 국가직 7급 공채 시험은 포화율이 200%에 달하는데 2021년 코로나 당시 7급 공무원을 많이 뽑을 때는 잘 곳이 없어 당구대 위와 체력단련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잤다고 합니다. 잘 공간이 부족한 마당에 휴식이나 운동 시설은 더욱 부족해 중앙정원은 이동하는 인원간 부딪히는 걸 막기 위해 요일별로 걷는 방향이 정해져 있을 정도입니다. 이럴 때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라도 발생하면 잘 공간은커녕 격리 공간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채용 업무 대응력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출제 과목과 문항 수는 점점 늘고 있는데 숙소 부족으로 출제 관리나 검토 직원이 부족해지면 자연스럽게 출제 오류가 발생할 위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가 채용의 심장부’ 치고는 2주 넘게 합숙하며 늦은 밤까지 한 치의 오류 없는 문제를 만들기 위한 환경이 가혹해 보입니다. 고시센터는 연간 282일을 사용하고 이 가운데 189일이 합숙 기간입니다. 합숙 기간은 출제 수요가 증가하면서 2010년보다 30% 이상(67일) 늘었고요. 이런 맥락 속에 인사처는 지난해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거쳐 BRT로 오송역에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세종시 6-1 생활권에 연면적 3만 906㎡의 5층 규모로 국가채용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나 다른 기관의 공공부문 위탁 출제 수요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총사업비 1387억원을 들여 현 과천 국가채용시설의 두 배 규모로 지을 예정입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같이 추진 중인데 지난달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됐습니다. 출제부터 면접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고 합숙자들에게도 보다 쾌적한 공간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 세종시에 있다 보니 인사처 직원들이 구태여 출제·채점을 준비하고 마무리하기까지 일주일씩 숙박이나 오가는 교통비에 들어가는 예산 1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차료 1억원을 내고 세종 시내에 따로 있는 역량평가센터도 통합으로 예산을 줄일 수 있습니다. 대규모 공간과 접근성 개선을 통한 이런 각종 행정업무 비효율과 여비 개선 등으로 인사처는 연간 5억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합니다. 인사처의 시험 출제 오류율은 0.02%입니다. 정부 기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좋은 정책을 만들려면 우수한 인재가 제대로 된 양질의 시험 절차를 거쳐 들어와야 합니다. 단순히 보안만 생각한다면 접근성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재는 끊임없이 충원되어야 살아 있는 조직이 되듯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국가 일꾼을 뽑는 과정에서 5만명이 노력해 합심해야 만들 수 있다면 그만큼 미래 인재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필요 이상으로 겉만 화려한 게 아닌 실속 가득한 공간으로서 말이죠.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신라 천재’ 최치원 당나라 뱃길 오른 곳…“덧없는 삶 서럽구나” 술잔 기울이던 곳 [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신라 천재’ 최치원 당나라 뱃길 오른 곳…“덧없는 삶 서럽구나” 술잔 기울이던 곳 [서동철의 이야기가 있는 옛성]

    백제→고구려→555년 신라 영토로당과 본격 교류로 삼국통일 출발점원효대사도 당 유학길에 올랐다가‘일체유심조’ 깨닫고 발걸음 되돌려테뫼식 산성·포곡식 산성 결합 형태조선시대도 서해안 방어 전진기지 경기 화성시의 동쪽은 동탄신도시 중심의 인구 밀집지역과 삼성전자가 대표하는 첨단 공업지역으로 개발된 모습이다. 반면 화성시 서쪽은 자연과 역사가 조화를 이루는 수도권의 대표 휴양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전곡항, 제부도, 궁평항, 화성호는 ‘서해안 관광벨트’를 이루어 휴일이면 교통체증이 빚어질 만큼 많은 탐방객이 찾는다. 화성시청은 서해안 휴양지대와 인구 밀집지역의 중간지점이라고 해도 좋을 남양읍에 자리잡고 있다. 남양읍은 고려 및 조선 시대 남양도호부 관아가 있었으니 지역 행정 중심지로 유서 깊은 역사를 그대로 물려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양도호부 형장이 있던 남양성모성지에 최근 지어진 아름다운 성당은 문화공간으로도 각광받는다. 당성(唐城)은 서해가 바라보이는 구봉산에 자리잡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당성은 신라의 대(對)중국 교류 전진기지였다. 한반도 동남쪽 신라는 한강 유역을 확보하면서 비로소 당나라와 본격 교류할 수 있게 됐다. 당성의 존재 때문이다. 그러니 신라에 당성은 삼국통일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해가 바라보이는 구봉산에 자리 당성은 일찍이 한성백제의 영역이었다. 이때 이름은 당항성(黨項城)이었다. 475년 고구려 장수왕에게 풍납토성을 빼앗긴 백제는 오늘날의 공주 웅진으로 천도한다. 고구려는 당항성 일대를 당성군(唐城那)이라 불렀다. 진흥왕이 555년 한강 유역을 점령하면서 이 지역은 다시 신라 영토가 됐다.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는 759년 이 지역의 이름을 당은군(唐恩郡)으로 바꿨다.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당나라가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한다는 의미겠다. 그런데 새 이름은 신라 사회에서 인기가 없었다. 이 시기 각종 기록은 하나같이 당성이라고 썼다고 한다. 고려가 출범하며 당은군은 당성군으로 돌아갔다. 당성은 12세기 익주(益州)로 승격한다. 조선시대 이 지역은 남양도호부가 됐다. 종3품 부사가 다스렸으니 위계가 높은 고을이었다. 당성은 조선시대에도 여전히 서해안 방어의 전진기지였다. 당성은 발굴 조사에서 해발 165m의 구봉산 정상을 중심으로 시대를 달리하는 테뫼식 산성과 포곡식 산성이 결합된 형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테뫼식이 산 정상을 둘러쌓았다면 포곡식은 능선을 따라 쌓은 산성이다. 학계는 삼국시대 테뫼식 산성을 통일신라가 포곡식 산성으로 규모를 키운 것으로 본다. 지금 보이는 당성 성벽은 통일신라가 당은군 시절 확장한 이후 양상을 반영한다. 당성에 오르면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트여 있는 정상부에 망해루(望海樓) 터가 있다. 삼국시대 군사적 목적의 장대를 고려시대 누각으로 고쳐 지었다고 한다. 고려는 당성을 지방행정의 중심지, 곧 치소로 활용했다. 그런데 당성의 해상교통 기능은 새로운 수도 송악에서 가까운 예성강 하구 벽란도로 넘겨주기 시작한다. 결국 당성의 치소 기능도 고려 중기 이전 오늘날의 남양읍으로 옮겨갔다. 팔각정을 비롯해 망해루 남쪽 평탄지에서 확인된 다양한 형태의 집터도 치소 시절의 흔적이다. 신라는 한강 유역을 개척하고도 제2수도 충주에서 남한강 수로로 곧바로 이어지는 인천 언저리를 항구로 쓸 수는 없었다. 북쪽에 고구려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해안에서 중국 동해안을 오가는 배는 조선시대에도 육지가 보이는 연안을 따라 북쪽으로 크게 우회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신라는 고구려 때문에 이 뱃길도 이용할 수 없었다. 결국 신라는 북쪽 고구려와 남쪽 백제 사이의 안전지대인 당성에서 서해를 건너는 직항로를 이용했다. 먼바다로 나가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신라의 수도 경주와 당나라 수도 장안을 잇는 최단 거리 교통로였다. ●경주~장안 잇는 최단거리 교통로 당성이 신라시대 중국을 오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하는 해양교통의 거점이었다는 사실은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857~?)의 일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최치원은 당나라에서 과거에 급제하고 벼슬을 하다가 귀국했으니 오가는 길 당성에서 배를 탔을 것이다. 최치원은 자신을 높이 평가하던 진성여왕이 세상을 떠나자 좌절하고 유랑하다 당성에 닿았다. 그는 이곳에서 우연히 경주의 궁궐에서 얼굴을 익혔던 악공을 만난다. 그 역시 효공왕이 즉위하면서 따돌림을 당하자 당나라로 가던 길이었다. 최치원은 악공과 술잔을 기울이며 ‘인생이란 성했다가도 쇠퇴하니 덧없는 삶이 참으로 서럽구나…. 선왕을 뵈올 수 없으니 이 몸도 그대와 눈물 흘리네’라는 시를 써서 건넸다. 원효대사(617~686)가 당나라 유학길에 올랐다가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진리를 깨닫고 발걸음을 되돌린 곳도 당성 언저리일 것이다. 앞서 원효대사와 의상대사(625~702)는 한 차례 당나라 유학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고구려를 가로질러 요동으로 가다 변방 수라군에게 붙잡혀 신라로 추방됐다. 두 사람은 661년 다시 유학길에 나선다. 송나라 승려 찬녕(919~1001)이 엮은 ‘송고승전’에 이때 이야기가 실려 있다. ‘당나라로 가는 경계인 해문(海門)에서 큰 배를 구해 바다를 건너려 했다. 중도에서 폭우를 만났다. 길옆 토굴에 몸을 숨겨 회오리바람의 습기를 피했다. 날이 밝아 바라보니 해골이 있는 옛 무덤이었다. 궂은비가 계속 내리고, 땅은 질척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날 밤도 무덤에서 머물렀는데 귀신이 나타나 놀라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원효대사는 “전날은 땅굴이라 생각해 편안했는데, 오늘 무덤에 의탁하니 뒤숭숭하구나. 땅굴과 무덤이 둘이 아님을 알겠구나. 삼계(三界)는 오직 마음일 뿐이고, 만법(萬法)은 오직 인식일 뿐이니 마음 밖에 어떤 법이 없는데 어디에서 따로 구하리오. 나는 당나라에 가지 않겠다”고 외치고는 바랑을 메고 돌아섰다. 깨달음을 얻고자 당나라에 가려고 했지만, 원효는 배에 오르기도 전에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그런데 ‘송고승전’에는 우리가 기대하는 이야기가 없다. 원효가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신 이야기는 북송의 연수(904~975)가 지은 ‘종경록’에 등장한다. ‘원효법사가 갈증으로 물 생각이 났는데, 마침 그의 곁에 고여 있는 물이 있어 손으로 움켜 마셨는데 맛이 좋았다. 다음날 보니 시체가 썩은 물이었다.’ 원효대사가 깨달음을 얻은 곳이 어딘지를 두고는 직산설과 평택설도 있다고 한다. 모두 경주에서 당성으로 가는 길 중간에 자리잡은 고장이다. 하지만 극적인 스토리가 힘을 발휘하려면 오도(悟道)의 현장은 당나라 가는 배에 막 오르기 직전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학계에서도 당성설이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듯하다. ●20세기 각종 간척사업에 멀어진 바다 지금 망해루 터에 서면 바다까지는 제법 멀어 보인다. 20세기 각종 간척사업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과거에는 당나라를 오가는 배가 정박하던 포구가 멀지 않았을 것이다. 고려 말의 대학자 목은 이색의 당성에 대한 묘사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당성은 바닷가에 일산처럼 우뚝 솟아 / 개펄이 빙 둘러서 안팎으로 이루었다.’ 화려한 햇볕가리개, 곧 양산 같은 모양으로 당성이 바닷가에 솟아 있었다는 뜻이다. 망해루에선 화량진과 마산포도 바라보인다. 고려 말부터 주변에 왜구가 출몰한 것은 삼남에서 걷은 세곡을 도성으로 옮기는 조운선의 길목이었기 때문이다. 고산자 김정호는 ‘청구도’에 고려 공민왕 때 왜구가 화량에 침입했음을 적어 놓았다. 조선은 경기수군을 좌도 수군과 우도 수군으로 나누었다. 우도 수군의 본영은 도성으로 이어지는 한강 하구의 교동도에 두었다. 좌도 수군의 본영이 바로 화량진이었다. 마산포는 임오군란 당시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끌려간 항구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있다. 앞서 3000명 남짓한 청군은 군함 3척과 상선 2척에 나누어 타고 마산포에 상륙했다. 이렇듯 마산포는 개항기까지 서해안의 핵심 국제항 역할을 했다. 시화호 개발 사업 이전까지 마산포는 소래·사리와 함께 경기만의 3대 포구로도 각광받았다. 하지만 1987년 간척 공사가 마무리되자 어민이었던 마산포 주민들은 졸지에 농민이 돼야 했다. 당시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고자 포도를 심은 것이 지금은 송산포도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 화성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서동철 논설위원
  • 전남도, ‘2차 공공기관 유치추진단’ 본격 가동

    전남도, ‘2차 공공기관 유치추진단’ 본격 가동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전남도가 29일 도청에서 제2차 공공기관 유치추진단 첫 회의를 열고 총력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황기연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관련 실국이 참여한 유치추진단은 이날 회의에서 공공기관 유치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실국별 유치 목표 기관과 역할을 분담했다. 정부가 올해 하반기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수도권 지방정부 간 유치 경쟁도 커질 전망이다. 전남도는 광주시와 함께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 40개 목표 기관을 발굴하고 기관별 유치 논리를 개발하는 등 제2차 공공기관 유치에 나섰다. 추진단은 오는 6월까지를 집중 운영 기간으로 정하고, 매월 정기회의를 열어 유치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각 실국은 소관 분야별 유치 목표 기관의 임직원과 노동조합을 대상으로 방문 면담을 통해 전남의 정주 여건과 차별화된 인센티브를 홍보하는 등 현장 중심 유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황 부지사는 “추진단을 중심으로 관계 실국이 유기적 협력과 발로 뛰는 유치 활동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거두도록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광주도시공사, 사회공헌 비전 선포…취약계층 ‘밀착 돌봄’나선다

    광주도시공사, 사회공헌 비전 선포…취약계층 ‘밀착 돌봄’나선다

    광주시도시공사가 공사의 ‘주거복지’ 역량을 십분 살린 맞춤형 상생 모델을 대내외에 공표하며 지속 가능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 광주도시공사는 29일 오전 10시 본사 15층 중회의실에서 ‘2026년 사회공헌 종합계획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김승남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올해 입사한 신규 직원들이 함께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시민의 곁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광주도시공사’라는 비전 아래, 올해 핵심 슬로건인 ‘The 모아, The 배려’를 공유하며 전사적인 나눔 실천 의지를 다졌다. 광주도시공사가 발표한 2026년 사회공헌 종합계획은 ▲본업연계 나눔강화 ▲지역기반 상생협력 ▲사회공헌 가치확산 등 3대 핵심 전략을 바탕으로 총 22개의 세부 사업을 담았다. 광주도시공사는 특히, 전형적인 단순 기부를 벗어나 임대주택 관리 역량을 활용한 ‘생애주기 맞춤형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이와 함께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을 돕고, 중장년 1인 가구의 고독사 예방을 위한 소모임을 지원한다. 또한 사회 보호계층의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1인 가구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는 생활안전 돌봄망도 촘촘하게 구축한다. 공헌 활동의 품질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체질 개선에도 나선다. 실무자 중심의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상향식(Bottom-up) 실천 과제를 발굴하고, 연말에는 외부 사회복지 전문가의 엄격한 평가를 거쳐 그 결과를 내년도 사업에 즉각 환류할 방침이다. 김승남 사장은 “올해 사회공헌 마스터플랜은 임직원과 협력기관, 그리고 복지 현장 수혜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해 완성했다”며 “앞으로도 공사의 전문성을 적극 발휘해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든든한 사회 안전망을 만들고, 지역 대표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종태 서울시의원 “명일·상일동 재건축 활성화 위해 서울시장이 현장 나서야”

    이종태 서울시의원 “명일·상일동 재건축 활성화 위해 서울시장이 현장 나서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종태 서울시의원(강동2·국민의힘)은 지난 28일 제335회 정례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강동구 명일동·상일동 일대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한 서울시의 적극적인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의원은 “명일동과 상일동은 강동구의 대표적 주거 지역이지만 상당수 아파트가 준공 후 수십 년이 지나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재건축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에도 복잡한 행정 절차와 과도한 비용 부담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민들이 ‘절차가 너무 어렵다’, ‘언제 시작될지 모르겠다’는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제는 행정이 주민보다 한발 앞서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의원은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신속하고 체계적인 행정지원센터 운영 ▲재정적 부담 완화 대책 마련 ▲기반시설 확충 병행 ▲주민 갈등 조정 시스템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먼저 행정 지원과 관련해 “재건축·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복잡한 인허가 절차”라며 “정비계획 수립부터 각종 심의와 협의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전담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정 지원에 대해서는 “높은 공사비와 금리로 주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공공기여 조정과 이주비 금융 지원, 저소득·고령층 맞춤형 지원, 장기 저리 융자 및 세제 지원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재건축은 주택 공급에 그쳐서는 안 되고 도로, 학교, 공원, 주차장, 교통 등 기반시설 확충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명일동은 학군과 교통 수요가 높은 만큼 통학 안전과 교통대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찬반 갈등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 중심의 공정한 갈등조정기구 운영과 정보공개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재건축·재개발은 낡은 주거지를 정비하는 차원을 넘어 주민 안전을 확보하고 도시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필수 과업”이라며 “명일동과 상일동이 강동구의 새로운 주거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서울시가 행정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시장께서 직접 현장을 찾아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그 목소리가 시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 [열린세상] 특사 파견해 한·러 대화 모색해야

    [열린세상] 특사 파견해 한·러 대화 모색해야

    올해 4월 1일은 충정공 민영환이 고종 황제의 명을 받아 니콜라이 2세 황제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특명전권공사 자격으로 러시아로 떠난 지 130년 되는 날이었다. 민영환은 제물포항을 거쳐 중국 상하이, 일본 나가사키와 요코하마, 그리고 태평양을 건넜다. 캐나다 밴쿠버와 북미 대륙을 거치고 다시 뉴욕에서 대서양을 지나 영국 런던과 도버 해협을 통해 베를린과 바르샤바 등 모두 11개 나라를 경유, 그해 5월 20일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그리고 황제 대관식에 참석한 후 다시 러시아를 횡단해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그해 10월 20일 제물포에 도착했다. 장장 204일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아마 당시 조선인으로서는 최초의 세계 일주를 한 셈이었다. 그 긴 여정에 대한 기록이 민영환의 ‘해천추범’(海天秋帆)으로 남아 후세에 전해지고 있다. 먼저 당시의 한반도 정세를 살펴보면 1895년 10월 일본의 참혹한 만행인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일어났다. 그 뒤 고종 황제가 일본에 위협을 느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 소위 아관파천이 있었던 때이다. 그 무렵 일본은 청일전쟁 승리의 여세를 몰아 조선 침략에 온 힘을 쏟고 있었다. 명성황후를 중심으로 해 이를 알아챈 반(反)개화파 세력들은 새로운 열강의 힘을 빌려 이 난국을 극복하려 했다. 그 타개책으로 청일전쟁 처리 문제와 관련해 프랑스, 독일과 함께한 삼국 개입 이후 조선에서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한 러시아를 끌어들이려 했다. 소위 ‘인아거일’(引俄拒日), 러시아를 끌어들이고 일본을 배척하려 했던 것이다. 당시 러시아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 열강들에 비해 다소 열세에 놓여 있었다. 때문에 안으로는 차르 체제를 강화하면서 밖으로는 유럽 열강들과 경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일환으로 시베리아를 지나 동쪽 태평양으로의 진출을 꾀하기 위해 극동 진출을 적극 모색했고, 그 결과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조선 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은 명성황후 시해라는 참혹하고 극단적인 방법으로 조선을 유린했고, 조선은 을미사변과 아관파천으로 대응했다. 그러던 중 마침 러시아에서는 1896년 5월 니콜라이 2세 황제 대관식이 예정돼 있었다. 러시아는 대관식에 참석할 특사 파견을 조선에 상의했다. 고종 황제는 명성황후의 친척인 예조·병조 판서 출신 민영환을 특사로 임명했다. 민영환의 러시아 특사 파견이 갖는 의미는 무엇보다 일본의 영향력을 벗어나려는 자주 외교와 세력 균형의 시도였다. 당시 복잡한 한반도 상황에서 다자 외교의 서막을 열어 보려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민영환의 이러한 외교 활동은 역설적이게도 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비밀 협상인 ‘로바노프-야마가타 협정’을 촉발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협정 내용은 조선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것을 경계한 일본과 조선에 대한 독점적 권리보다는 일본과의 타협을 택한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양국이 조선에 대한 영향력을 서로 견제하고 공동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민영환의 러시아 특사 파견은 일본의 독주를 막기 위한 필사적인 외교적 승부수였다. 동시에 조선의 지식인이 세계 정세의 거대한 흐름을 직접 현장에서 생생하게 목격하고 근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로부터 13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과 러시아는 러·우 전쟁의 여파로 이렇다 할 정부 차원의 장관급 교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안타까운 입장에 놓여 있다. 그러나 양측의 미래를 생각하면 전쟁 중에도 대화는 끊어지지 않아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특사라도 파견해 향후 두 나라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윤근 법무법인(유)광장 고문·전 러시아 대사
  • 목요일마다 여자가 사라졌다…끝내 드러난 이름, 유영철 [살인마의 얼굴]

    목요일마다 여자가 사라졌다…끝내 드러난 이름, 유영철 [살인마의 얼굴]

    처음엔 강도살인이었다. 다음엔 여성 실종이었다. 따로 놀던 죽음들은 뒤늦게 하나의 이름을 가리켰다. 바로 유영철이었다. ‘살인마의 얼굴’은 충격적 사건을 통해 범죄의 수법과 심리를 추적한다. 똑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놓치지 말아야 할 경고 신호도 함께 짚는다. 2004년 7월 서울에는 이른바 ‘목요일 괴담’이 돌았다. 목요일 새벽마다 출장마사지 업소 여성들이 잇따라 사라지면서다. 한 여성은 일을 나간 뒤 다급하게 “납치당할 것 같아”라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 실종은 그렇게 괴담이 됐다. 처음 한두 건은 단순 실종처럼 보였다. 하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자 업소 측이 먼저 이상함을 감지했다. 관계자들이 장부를 뒤지다 찾아낸 숫자는 ‘5843’. 사라진 여성들이 공통으로 연락한 손님의 휴대전화 뒷번호였다. 그 숫자가 흩어진 실종을 하나로 묶는 첫 단서였다. 이 단서를 따라가자 더 끔찍한 진실이 드러났다. 여성 실종만이 아니었다. 몇 달 전부터 강남 부유층 노인들이 자택에서 둔기에 맞아 차례로 숨졌고 제각각 사건처럼 보이던 그 죽음들까지 결국 한 남자에게로 향했다. 그는 바로 ‘한국형 연쇄살인’의 상징이 된 유영철이다. 국내에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약 10개월 동안 서울 일대에서 20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2005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으나 지금도 미집행 사형수로 복역 중이다. ◆ 출소 13일 만에 첫 살인…살인마의 폭주가 시작됐다 유영철은 절도와 경찰 사칭, 성폭력 범죄 전력이 있던 상습범이었다. 2000년에는 경찰 사칭으로 미성년자를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03년 9월 만기 출소했고 불과 13일 뒤 첫 살인을 저질렀다. 시작부터 섬뜩했다. 경찰은 왜 그런 그를 오래 놓쳤을까. 처음부터 괴물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짧게 정리한 머리와 반듯한 이목구비, 무심한 표정은 어디서나 볼 법한 평범한 남자의 인상에 가까웠다. 눈에 띄기보다 무난한 그 얼굴이 오히려 더 오래 의심을 피하게 만들었다. ◆ 큰 개 보고 옆집으로…첫 살인부터 망설임 없었다 첫 범행은 2003년 9월 24일 강남 신사동 고급 주택가에서 벌어졌다. 유영철은 원래 다른 집을 노렸다. 하지만 대문 앞 공사 인부와 큰 개를 보자 망설임 없이 표적을 바꿨다. 곧장 옆집으로 들어가 그 집에 살던 숙명여대 명예교수와 그의 아내를 둔기로 살해했다. 첫 살인부터 거침없었다. 더 섬뜩한 건 그다음이었다. 그는 재물보다 살인 자체에 더 집착했다. 구기동, 삼성동, 혜화동으로 범행은 이어졌고 노인과 노약자를 가리지 않았다. 같은 방식의 죽음이 반복됐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부유층 노인을 겨냥한 첫 연쇄살인은 그렇게 서울 도심을 휩쓸었다. 혜화동 사건 뒤엔 CCTV 단서도 나왔다. 유영철 뒷모습이 찍혔고 경찰은 그의 키를 160㎝대 후반으로 추정했다. 신발 종류까지 좁혀가자 이제는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화면에 찍힌 사실을 알게 되자 범행을 멈췄다. 이는 끝이 아니라 더 은밀하고 잔혹한 방식으로 돌아오기 위한 숨 고르기일 뿐이었다. ◆ CCTV 찍히자 숨 고르기…다음 표적은 여성이었다 이후 사건은 표적이 젊은 여성으로 바뀌면서 더 복잡해졌다. 특히 신고를 주저할 가능성이 크고 경찰을 사칭하면 쉽게 속일 수 있는 업소 여성들을 노렸다. 거기에는 개인적 분노와 왜곡된 자기합리화가 뒤엉켜 있었다. 유영철은 수사 과정에서 이혼과 여성에 대한 배신감, 종교에 대한 반감,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을 범행 동기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들에게는 “경각심을 주고 싶어서” 죽였다고 밝혔고, 부유층에 대해선 출소 뒤 해머 망치와 칼을 준비해 범행 대상을 찾았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그는 이후 위조 경찰 신분증을 꺼내 들고 경찰 행세를 하며 접근했고 여성을 자신의 공간으로 끌어들였다. 더 끔찍한 건 이 변화가 수사를 더 늦췄다는 점이다. 부유층 노인을 노린 자택 침입 살인과 출장마사지 여성 실종은 사건의 결이 너무 달랐다. 피해자도 장소도 접근 방식도 달랐다. 경찰은 다른 사건으로 봤고 유영철은 바로 그 차이를 이용했다. 사건은 끝내 제때 하나로 이어지지 못했고 그사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 위조 경찰 신분증 내밀고 수갑까지…황학동서 또 참극 2004년 4월 황학동에서는 또 다른 반전이 터졌다. 노점상을 하던 남성이 유영철이 내민 위조 경찰 신분증에 속아 승합차에 탔다가 살해된 것이다. 그는 위조 경찰증을 들이밀고 단속을 핑계로 접근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수갑까지 채워 저항할 틈부터 막았다. 피해자가 신분증이 가짜일 수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하자 유영철은 더 잔혹하게 돌변했다. 승합차 안에서 흉기와 둔기를 함께 휘둘렀고 시신 훼손과 방화까지 시도했다. 정체가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이 오히려 더 큰 잔혹성으로 이어졌다. 살인은 충동적이었지만 접근은 치밀했다. ◆ 장부에 찍힌 숫자 ‘5843’…흩어진 실종 퍼즐이 맞춰졌다 목요일 괴담의 장본인 유영철은 장소를 옮겨 다니며 출장마사지 여성들을 불러냈다. 신촌으로 오라더니 홍대로, 다시 신촌 그랜드마트 뒤편으로 바꿨다. 약속 장소가 계속 바뀌는 사이 업소 관계자들과 경찰도 서울 한복판을 뛰어다녀야 했다. 흩어진 실종처럼 보였던 사건이 실제 추적전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이 대목은 유영철 사건의 상징처럼 남아 있다. 얼굴보다 먼저 떠오른 건 5843, 바로 숫자였다. 현장은 이미 이 실종이 우연이 아니라 반복된 범행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런데도 수사는 한발 늦었다. 경찰보다 먼저 진실을 가리킨 건 장부와 숫자였다. ◆ 평범한 오피스텔 안에서 연쇄살인…아무도 몰랐다 여성 대상 범행의 중심에는 마포 일대 오피스텔이 있었다. 유영철은 여성들을 그 공간으로 불러들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 여기서도 그는 극도로 계산적이었다. DNA 검출을 우려해 11명 가운데 단 한 명과만 관계를 맺었고 나머지는 곧바로 살해했다는 진술이 전해졌다. 더 소름 끼치는 건 그 공간이 너무 평범했다는 점이다. 서울 도심 어디에나 있을 법한 건물, 누구나 지나칠 수 있는 오피스텔 안에서 연쇄살인이 반복됐다. 건물 안에서는 밤마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는 증언이 나왔다. 수도요금이 이상할 만큼 많이 나왔다는 말도 뒤늦게 나왔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 그 소음과 물 사용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공간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괴물은 멀리 있지 않았다. 일상 속 건물 안에 있었다. ◆ 지갑 속 여성 발찌가 들통 냈다…드디어 이름이 떴다 결정적 단서는 결국 제보와 현장의 추적에서 나왔다. 흩어진 여성 실종과 유사한 살인 사건들이 한 사람에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정황이 쌓이면서 유영철이라는 이름도 또렷해졌다. 하지만 그 이름이 수사선상에서 분명해졌을 때는 이미 여러 명이 목숨을 잃은 뒤였다. 유영철 사건의 가장 끔찍한 대목은 정체가 드러난 순간이 아니라 그 전까지 너무 많은 죽음이 방치됐다는 데 있었다. 유영철을 붙잡은 뒤 형사들이 그의 지갑에서 눈여겨본 건 장식처럼 달린 액세서리 하나였다. 그는 황학동에서 1000원 주고 샀다고 둘러댔지만, 형사들은 그것이 여성용 발찌라는 점을 곧바로 알아챘다. 겉보기엔 하찮아 보이던 물건이 연쇄살인의 실체를 드러내는 단서가 된 셈이다. 이후 그는 바를 정(正) 자를 그려가며 수십 명을 죽였다고 자백하기 시작했다. ◆ 사람을 숫자로 셌다…늦게 묶인 사건의 대가는 참혹했다 피해자는 그의 입에서 이름이 아니라 숫자로 불렸다. 몇 번째, 어디서, 어떻게 죽였는지를 읊듯 말했고 사람의 죽음은 끝내 기록처럼 흘러나왔다. 현장검증에선 짜증부터 냈고 법정에선 유족 앞에서도 막말과 난동을 이어갔다. 끝까지 반성보다 오만이 먼저였다. 유영철 사건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은 분명하다. 흩어진 사건을 제때 하나로 묶지 못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연쇄살인의 대가는 희생자 숫자에서 끝나지 않는다. 남겨진 가족들의 삶까지 오래 무너뜨린다. 유영철은 과거의 살인범으로만 남지 않는다. 늦은 수사가 얼마나 참혹한 대가를 부르는지 보여준 이름으로 남아 있다.
  • “프레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K해조류 경쟁력 세계에 알린다”

    “프레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K해조류 경쟁력 세계에 알린다”

    새달 2~7일 개최… 손님맞이 총력전문가·해외 바이어·수출기업 참석해조류 매개로 기후위기 해법 제시프리·메인·포스트쇼 ‘한 편의 영화’전시·공연·학술대회·체험 행사 풍성세계 해조류 산업 현재·미래 한눈에“2026 프레(Pre)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는 글로벌 교류의 장을 통해 완도 해조류 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K해조류의 국제 경쟁력 제고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실현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입니다.” 신우철 전남 완도군수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프레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를 통해 해조류 산업의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고 해조류 산업의 성장 기반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정부 승인 국제 행사인 ‘2028 완도국제해조류산업박람회’로 잇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박람회는 다음 달 2일부터 7일까지 완도읍 해변공원과 신지면 해양치유센터 일대에서 진행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프레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손님맞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박람회 주 행사장인 해변공원 일원의 해조류 이해관과 주제관 등 전시관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내부의 전시 연출과 각종 콘텐츠 준비도 30일까지 최종 점검을 끝낸다. 해조류 체험장과 대나무 바다낚시 등의 체험 행사, 행사장 안내 시설과 사전 예약 시스템 등 박람회 전반의 세부 실행 계획도 막판 점검에 들어갔다. 관람객 동선 등 현장 안전 관리 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이밖에 행사장과 주요 관광지에 대한 환경 정비와 편의 시설 확충, 교통·숙박·음식 업소의 위생 환경 개선과 친절·질서 캠페인을 추진하는 한편 행사 기간에는 전기·급수 등 시설 운영과 안전에 대한 비상 대응체계도 구축·운영된다.” -이번 박람회의 성격은. “2028 완도국제해조류산업박람회의 사전 행사 성격이다. ‘기후 리더, 해조류가 여는 바다의 미래’를 주제로 엿새 동안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해양수산 관련 기관과 국내외 해조류 전문가, 해외 바이어, 해조류 수출 기업 등 200여개 기관 및 단체와 관계자들이 모여 해조류를 중심으로 기후변화 위기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해조류 이해관과 주제관, 산업관 등 3개의 전시관과 해조류 체험존을 비롯해 국제 해조류 심포지엄과 수출 상담회 등이 곁들여지는 산업형 박람회로 진행된다.” -주요 프로그램과 행사를 소개하면. “박람회 하이라이트인 주제관에서는 해조류를 매개로 기후 위기의 해법을 제시하는 3단계 쇼인 프리쇼, 메인쇼, 포스트쇼가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1단계인 ‘바다의 위기’는 빙하 융해와 산호초 백화현상 등 지구 온난화로 파괴되어 가는 해양 생태계의 현실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바다가 보내는 구조 신호’를 생생하게 연출한다. 2단계인 ‘기후 리더, 해조류’는 해조류가 중심이 되어 생명을 품는 미래 해양 도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구현해 인간과 바다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3단계인 ‘내일의 약속’은 해조류를 매개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완도의 미래 비전 조명을 통해 기후변화 솔루션인 해조류 산업의 미래를 제시한다. 해조류 이해관에서는 미역국과 해초비빔밥 등의 먹거리와 해조류를 활용한 마스크팩과 보습 크림 등 뷰티 제품, 생분해 종이와 빨대, 다회용 용기 등 일상생활 속 친환경 대체 제품들을 선보이며 해조류의 다각적인 가치를 조명한다. 산업관·홍보관은 오뚜기, 풀무원 등 수산 식품 대기업과 관내 21개 수출 업체가 참여하는 팝업스토어와 전시·시연·시식·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국립수산과학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한국수산자원공단 등 해양수산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해조류산업 정책 등 복합 콘텐츠가 운영될 예정이다.” -학술대회 등 행사와 공연도 풍성한데. “개막식에서는 세계해양복합수도 선포식과 국악단 공연, 홀로그램 퍼포먼스, 가상현실(VR) 드로잉, 인기 가수들의 축하 공연과 드론 라이트 쇼, 해상 불꽃 쇼가 진행된다. 제4회 장보고 한상 수상자 세계대회와 제14회 바다식목일 국가기념식,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회도 개최된다. 바다식목일(5월 10일)에는 현대자동차의 바다숲 네이밍 프로그램과 잘피 이식 행사가 열린다. 이밖에 박람회 주 행사장에서는 바다낚시와 완도 김 아이스크림 체험, 해조류 찹쌀떡 만들기, 요트 승선, 수상 플라잉 보드 쇼, 해양환경 VR 체험, 청소년 어울림 한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 행사도 펼쳐진다.” -이번 박람회의 개최 의미를 짚는다면. “완도는 물론 세계 해조류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고 완도 해조류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보이는 자리다. 완도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해조류 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글로벌 해양바이오산업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K해조류의 국제적인 위상 강화와 수출 경쟁력 제고, 세계 시장 선점과 해조류 중심지 도약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2028 완도국제해조류산업박람회의 성공 개최에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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