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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새정치연 인천시장 후보 송영길 現시장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새정치연 인천시장 후보 송영길 現시장

    “내가 직접 가서 살아야 입주민이 안심하지 않겠습니까.” 2011년 가을 송영길 인천시장은 관사를 떠나 청라국제도시의 26평형 아파트를 월세로 얻어 2개월간 거주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부근에 들어선 청라국제도시에서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 시민들이 입주를 꺼린다는 소문이 돌자 시장이 솔선수범을 보인다는 취지였다. 시장이 입주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살아본다는 발상은 전례가 없는 파격적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지역에서는 큰 화제가 됐다. 이후 송 시장이 입주한 아파트의 가스 사용 내역이 ‘0’이라는 점을 들어 송 시장이 아파트에서 라면 한 그릇 끓여 먹은 적 없다느니, 아파트 경비가 이사 첫날 빼고는 송 시장을 코빼기 한 번 못 봤다고 말했다느니 하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진정성 논란이 일기는 했다. 하지만 보도의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어쨌든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는 송 시장의 면모를 보여준 사례로 회자됐다. 과거 노동운동을 했던 송 시장은 공사판 등 서민생활 현장을 불쑥 방문하길 좋아한다. 점심때 외빈 접대를 시청 구내식당에서 하고 국외 출장 시에는 3등석(이코노미석)을 이용한다는 얘기도 있다. 송 시장은 항상 바빠 보이고 지나치게 일을 밀어붙이느라 여유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을 듣는다. 피로가 쌓일 때는 링거를 맞아가며 일할 정도로 지독한 성격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너무 빨리 돌아가는 일상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그는 1년여 전부터 배운 서예로 틈틈이 여유를 찾으려 노력할 정도다. 송 시장은 독종이라 할 만큼 자기계발을 위해 집요하게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외국어 공부에 대한 집념이 좋은 사례다. 송 시장은 국회의원이 돼 첫 해외출장으로 몽골 유엔인권위원회 한국 측 대표로 참석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에게 통역이 붙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그는 영어를 못해 내내 너무 창피했다고 한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 북한 대표와 대비돼 더욱 부끄러웠다. 이런 ‘치욕’을 당한 그는 스스로를 채찍질해 외국어 공부에 몰두했고 지금은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까지 배워 활용하고 있다. 지금도 그는 틈틈이 ‘카톡’을 이용해 외국어 공부를 계속하고 있을 정도다. 사실 송 시장은 어릴 적부터 외국어와 외교에 관심이 많았다. 어릴 적 그의 꿈은 고려 때 적장과 담판을 통해 나라를 구한 서희(徐熙)와 같은 외교관이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대학전공으로 외교학이 아닌 경영학을 선택했고 총학생회장이 돼 학생운동을 하다 옥살이를 했다. 이후 위장취업으로 노동운동을 하고 정치인이 되면서 외교관의 꿈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은 “송 시장이 취임 후 ‘국제도시 인천’을 구현하고 있는 만큼 ‘시장 외교’로 외교관의 꿈을 이룬 셈”이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연설이나 특강 때 시를 모두 외워 낭송을 하거나 강의를 하는 공감의 리더십으로 시민들의 정서에 호소하는 경우가 잦다. 차분하게 얘기하고, 표현력이 뛰어나며, 연설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DJ(김대중 전 대통령) 스타일’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반면 거구인 송 시장은 무뚝뚝해 보이는 것을 넘어 상대에 위압적이고 거만하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악수를 하면서 시선은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람을 건성건성 대한다는 얘기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송 시장에 대해 “국회의원 되기 전과 후가 달라진 대표적인 사람”이라는 평가도 적잖이 들린다. 이런 평가를 두고 “고속 출세에 대한 시샘일 뿐”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느냐”며 송 시장의 처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사회정의를 부르짖었던 운동권 출신으로서 도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측근비리는 송 시장을 괴롭히는 요소다. 그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모씨가 인허가권과 관련해 건설사로부터 5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1심 재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자 경쟁 상대인 새누리당 인사들로부터 “측근 관리를 못 했으니 시장 재선에 나설 자격이 없다”는 거센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송 시장이 직접 사과하기도 했지만 논란은 남아 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때 폐허가 된 연평도의 한 가게 앞에서 소주병을 들며 “어!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초선 의원 시절인 2000년에는 광주에서 5·18 전야제 술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에도 술자리 관련한 다른 루머에 그의 이름이 들어간 적도 있다. 하지만 숱한 논란 속에서도 당의 공천을 받아 인천이라는 거대 도시의 시장에 당선되고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까지 오른 것은 송 시장의 내공과 친화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도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송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집중력과 찬스에 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해피투게더’ 접수 김성균…“응사 캐스팅 제의에 화가 났었다” 왜?

    ‘해피투게더’ 접수 김성균…“응사 캐스팅 제의에 화가 났었다” 왜?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 김성균이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캐스팅 비화에 대해 털어놨다. 9일 방송되는 KBS2 ‘해피투게더3’에는 ‘2014년 라이징스타 특집’편으로 꾸며져 배우 김성균, 도희, 서하준, 한주완, 달샤벳 수빈이 출연했다. 이날 ‘해피투게더3’ 방송에서 김성균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촬영 당시 생활이 어려워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했던 일화를 털어놨다. ‘해피투게더3’에 출연한 김성균은 “영화 한 편 한다고 당장 그 출연료로 살아갈 수는 없었다”면서 “당시 아기도 태어났고 병원비, 생활비 등 때문에 계속 일을 했어야 했다”고 밝혀 출연진들의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켰다. 또 김성균은 ‘응답하라 1994’에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처음엔 화가 났던 사연까지 희노애락을 넘나드는 사연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성균의 입담은 9일 밤 11시 10분 KBS2 ‘해피투게더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 In&Out] 공사판 같은 작품? 미래 내다본 투자!

    [문화 In&Out] 공사판 같은 작품? 미래 내다본 투자!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국제갤러리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알려진 화랑이다. 바젤(스위스)·피악(프랑스)·프리즈 런던(영국) 등 이른바 세계 3대 아트페어에 매년 정기적으로 이름을 올리는 거의 유일한 국내 화랑이다. 198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튼실하게 해외시장을 닦아 놨으니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국제갤러리가 요즘 도마 위에 올랐다. 실험적이고 난해한 ‘컨셉추얼 아트’(개념미술)로 전시관을 도배하면서부터다. 그 조짐은 올 초부터 엿보였다. 21세기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미국의 장 미셸 바스키아(2월)를 불러들였고,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포괄하는 퍼포먼스 위주의 젊은 작가 7인전(4월)을 잇달아 소개했다. 그래도 이집트 출신 여성 작가인 가다 아메르전(5월)은 통상적인 관념의 틀은 벗어나지 않았다. ‘빈디’ 작업으로 유명한 인도 출신 여성 작가 바티 커의 국내 첫 개인전(9월)에선 실리콘으로 만든 실물 크기 말과 나무가 등장했고, 브라질의 설치 미술가 칼리토의 내한(10월) 때는 “많이 당황하셨어요”라는 안부 인사를 관람객에게 건네야 할 정도였다. 상파울루에서 배로 실어 온 육중한 전신주 9개가 갤러리 벽을 뚫고 공간을 불규칙하게 가른 탓이다. 전신주들은 수천만원을 들여 운송해 왔지만 전시 직후 모두 폐기됐다. 이어 오토바이 바퀴 자국으로 회화 작품을 만드는 미국 작가 에런 영(11월)과 ‘공사판’ 같은 설치미술 작품을 내건 독일 작가 안젤름 라일리의 전시(12월)는 충격을 고조시켰다. 어두운 전시장 구석에 폐차된 차체와 부서진 액자, 아크릴 유리 파편, 건축 폐자재 등으로 쌓아 올려 만든 라일리의 작품을 두고 미술기자 사이에서도 논쟁이 일었다. 퐁피두센터와 리움미술관에 소장된 작품들이니 예술성이 크게 떨어지진 않는데도 말이다. 왜 이렇게 ‘팔리지 않는’ 전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한 미술 전문가는 미술계 불황과 연관 지었다. “지금 한두 푼에 집착하기보다 통 큰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제3국 작가나 비주류 작가들에게 투자하며 시장의 흐름을 앞서 가는 게 이익이라는 계산에서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유럽에선 개념미술이 인기를 끌고 있으니, 전시를 바탕으로 해외 아트페어 시장에선 일정 부분 수익을 건질 수 있다. 최근 미국 미술잡지인 ‘아트앤드 옥션’이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대표적 등용문”이라며 이 갤러리의 대표를 세계 미술계 100인에 선정한 대목도 눈여겨봐야 한다. 불황이 걷힌 뒤 국제갤러리의 투자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정은 국토관리사업 올인 왜

    북한이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총동원해 위락시설과 주택 홍보에 나서고 있다. 북한 지도부 전체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국토관리사업에 ‘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고위간부들이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주택) 가정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최근 부인 이설주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바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하는 이른바 ‘1호 행사’에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동행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지만, 김 제1위원장이 없는 일반 행사에 고위 지도부가 대거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추진 중인 위락시설과 주택 건설 등을 단순한 ‘치적쌓기용’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신축·보수 중이거나 이미 작업을 끝낸 위락시설은 평양시 문수 물놀이장과 강원도 문천시 마식령 스키장을 비롯해 평양과 강원도 일대에만 10군데에 이른다. 김일성대 교육자 살림집(1000가구)과 평성 살림집(1600가구)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평양 시내가 온통 ‘공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차산업인 농업이나 2차산업인 제조업은 성장이 더디고 빠른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위락시설 건설 등은 가시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런 사업들은 관광업 육성을 위한 기반시설 조성과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위락시설과 주택 건설을 통해 평양 주민들의 만족도를 일시적으로 높여 체제 불만을 희석시키고, 관광 사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염두에 뒀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8월 외국 여행사를 초청, 평양에서 관광사업 투자설명회도 개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외화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제 블로그] 의원님들! 세종시 첫 국감, 당일치기 제발요 ㅠㅠ

    [경제 블로그] 의원님들! 세종시 첫 국감, 당일치기 제발요 ㅠㅠ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만 26명인데 보좌관 등 딸린 식구들까지 내려오면 도저히 감당이 안 됩니다. 당일치기로 하자고 설득을 해 봐야죠.” 한 기획재정부 간부의 하소연입니다. 다음 달 이틀간 예정돼 있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고민이 큽니다. 올해는 지난해 정부세종청사가 문을 열고 나서 맞는 첫번째 국감입니다. 도시 전체가 공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세종시는 국정감사단이 묵을 만한 숙소 등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국감은 통상 해당 부처에서 합니다. 의원들이 아침에 국감장에 왔다가 저녁에 돌아가는 식입니다. 하지만 서울청사나 과천청사와 달리 세종청사는 여의도와의 거리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회에서 국감을 하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이 경우 의원들이 내키지 않아 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세종시로 정부청사를 옮긴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게 걸림돌입니다. 국무회의 등에 이용하는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국감을 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게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의원들이 정부를 향해 연중 가장 크게 목소리를 높이며 ‘갑’(甲) 행세를 하는 자리가 국감인데, 그 절호의 기회를 장·차관이 아닌 스크린에다 대고 질타를 하며 날려버리는 걸 의원들이 받아들일 리 만무합니다. 국회와 협상의 총대는 기재부가 멘 모양새입니다. 국토교통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른 세종시 입주 부처들은 부총리급 부처로서 맏형인 기재부의 기재위와의 협의 결과를 참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예년 같았으면 지금 이맘때 국감 날짜와 장소가 확정됐습니다. 하지만 기재부와 기재위는 아직 어떤 협의도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다 여야의 냉각 정국 등 때문입니다. 기재위 새누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은 “세종시에서하는 첫 국감인 점을 감안하면 의원들이 가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그에 따르는 불편도 상당히 있어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공무원들 입장에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해법은 세종시 당일치기 국감인 것 같습니다. 한 공정위 직원은 “세종청사와 서울을 매일 왔다갔다시피 하는 공무원도 많은데 의원들이 이틀만 출퇴근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26층 옥상 위 산… 中 ‘황당 별장’

    26층 옥상 위 산… 中 ‘황당 별장’

    중국 베이징시 하이뎬(海淀)구 런지(人濟)아파트 B동 26층 건물 옥상 위에 세워진 800㎡ 불법 건축물이 설치 6년 만에 뒤늦은 철거 명령을 받았다고 신경보가 13일 보도했다. 당초 이 아파트 옥상 위에는 건평 100㎡ 크기의 복층 건물만 있었으나 불법 개·증축 이후 암석, 나무 등이 우거진 가짜 산과 별장이 들어섰다. 신문은 증축이 시작된 2007년부터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공사가 멈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사 시작 후 연일 나무 등이 들어오면서 아파트는 흙먼지 날리는 공사판이 됐으며 공사가 끝난 뒤에는 연일 음향기기를 동반한 고성방가 소음은 물론, 무게로 인한 아파트 붕괴 우려로 민원이 제기됐지만 무시됐다는 것이다. 신문은 건물 소유주가 스스로를 경추 치료 명의로 소개하고 유명 인사들과의 관계를 과시하며 인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는 장비칭(張必?)이라고 전했다. 장은 “유명한 사람들이 매일 노래를 부르러 오는 내 별장에 누가 감히 이의를 제기하느냐”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경제 성장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지만 기존 의료 체계에 대한 만족도는 낮다. 이런 환경이 명의나 기인 행세를 하는 ‘약장사’를 양산하고 있으며, 부패 공무원이 이들과 결탁하는 일이 많다는 평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오늘의 눈] 아득하기만 한 서부대개발/임병선 체육부 부장급

    [오늘의 눈] 아득하기만 한 서부대개발/임병선 체육부 부장급

    여름휴가로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사막과 초원을 찾았다가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득한 서부 대개발의 현주소를 목격했다. 수도 후허하오터(呼和浩特)에서 서쪽으로 자동차를 4~5시간 달려 만난 어얼둬쓰(鄂爾多斯·옛 오르도스)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와중이었다. 외몽골의 고비사막에서도 그렇게 멀지 않은 이곳에서 빌딩 높이 올리기 경쟁이라도 벌어진 듯했다. 2002년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집권과 동시에 기치를 든 서부대개발 열풍의 영향이었다. 어얼둬쓰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캉바스(康巴什) 신도시의 광장은 프랑스 파리 근처의 베르사유궁 앞뜰이 연상될 정도였다. 잘 닦인 도로 위에는 벤츠 등 외제 자동차들이 줄을 이었고, 10대 청소년들이 요란한 음악을 쿵쾅거리며 몰고 가는 일본제 모터사이클의 굉음도 심심찮게 들렸다. 네이멍구 자치구의 2400만명 가운데 400만명을 차지하는 몽골족 중에도 사막이나 목초지 등에 묻혀 있던 석탄이나 광물, 희토류 덕에 벼락부자가 된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지역의 총생산은 2001년 150억 위안(약 2조 7399억원)에서 지난해 3218억 위안(약 58조 7799억원)으로 20배 넘게 뛰었다. 2011년 미스월드선발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떵떵거렸다. 일행을 안내하던 옌볜 청년 김철(35)씨는 “이곳은 10년 전에는 아무것도 없는 벌판이었다”며 “이곳 벼락부자들은 집에서 자기 귀찮아 호텔마다 돌며 잠을 청하곤 한다더라”고 전했다. 그러나 2020년까지 이 신도시에 70만~80만명을 입주시키는 계획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입주율이 30%대에 그쳐 낮이나 밤이나 사람을 찾기 힘들었다. 사막이나 초원에서도 ‘런타이둬’(人太多·사람 참 많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데 의아한 일이었다. 온 도시가 공사판이었고 이런 모습은 후허하오터나 중공업 중심인 바오터우(包頭)도 마찬가지였다. 후허하오터 호텔 옆에도 빙 둘러 주상복합건물 공사판이었다. 그런데 주요 도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흉가(凶家)나 다를 바 없는 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얼둬쓰에서 후허하오터로 돌아오는 길 옆의 시골 주택과 주변 여건은 흉측하기조차 했다. 화물 트럭들이 질주하는 도로는 어느 순간 뚝 끊겨 위험천만한 장면을 연출하기 일쑤였다. 후허하오터 호텔 앞에는 포장마차가 성업 중이었고 어디에서 왔는지 짐작조차 힘든 중국 인민들이 한민족에 지지 않겠다는 듯 밤새 노래를 불러 젖혔다. 관광버스들이 정차하면 손님들이 줄지어 내려 거리낌없이 바지 지퍼를 내렸다. 어쩌다 마주친 휴게소나 주유소의 화장실들에는 파리떼가 점령해 정말 눈 뜨고 일을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남한 면적의 7배 가까이 되는 네이멍구 지역을 돌아다니던 일행의 머릿속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마천루와 그 뒤꼍의 조악한 풍경이 겹쳐지며 혼란스러움을 더했다. 어느 게 진짜 중국이고 중국식 사회주의인가? 그러면서도 분명해진 것은 중국 서부대개발의 혼돈과 간극, 문화 지체가 성장 정체에 갇힌 한국경제에 기회가 되리란 확신이었다. bsnim@seoul.co.kr
  • [세종청사는 ‘돈먹는 하마’] 4시간 출퇴근에 허리병… 사방이 공사판 “쉴 그늘도 없어”

    [세종청사는 ‘돈먹는 하마’] 4시간 출퇴근에 허리병… 사방이 공사판 “쉴 그늘도 없어”

    기획재정부의 A과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밤늦게 국회 업무를 끝내고 KTX를 탔다. 피곤해서 잠시 눈을 붙였던 그는 낭패를 봤다. 하차 역인 오송역을 지나쳐 버린 것. 다음 역인 대전역에서 택시를 타 집까지 20여분밖에 안 걸렸지만 택시비는 3만원 넘게 나왔다. 시외 할증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A과장은 “오송·세종·대전이 사실상 같은 생활권인데 택시기사들 민원 때문에 할증구역 조정이 안 되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내년 선거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어 결국 대부분 공무원인 승객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부세종청사가 개청한 지 1년(총리실 기준)이 넘었지만,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불만은 쌓여만 가고 있다. 처음 허허벌판인 세종시로 내몰린 뒤에도 황당함을 겪었지만, 지금도 역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전히 청사 주변은 청사 건물과 아파트 건축 등으로 사방이 온통 공사판이다. 먹거리를 비롯해 주차·의료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데다 푹푹 찌는 한여름이지만 변변한 그늘막조차 없어 공무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31일 장거리 원정 점심을 먹고 들어오던 사회 부처 B사무관은 “겉으로 보기엔 이주 공무원들의 불만이 잦아든 것처럼 보이지만 불편함에 익숙해져 표현을 안 할 뿐”이라면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C(여) 주무관은 부처 입주 후 8개월 동안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그런데 2주 전부터 허리를 펴지 못해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왕복 4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면서 생긴 병이다. 청사 안에 한의원이 있긴 하지만 오전 9시에 맞춰 예약을 못 하면 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주말에 서울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계속 살려고 고생을 자초한 것도 아니다. 아파트를 분양받았지만 입주가 내년 8월이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는 “오피스텔을 얻을까도 생각했지만 요즘 이 지역 방값이 한 달에 45만~50만원 수준으로 너무 비싸 부담이 된다”면서 “1년을 더 참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세종청사 공무원들은 생활의 불편은 물론 업무의 효율성도 크게 떨어진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간부들의 잦은 출장으로 의사 결정이 늦어지고 업무 처리도 늘어질 수밖에 없다. 환경부 D과장은 “일주일이면 반은 서울로 출장을 간다”면서 “소속 과원들과 여유를 갖고 얘기할 시간이 없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구내식당 음식에 대한 불만은 지금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요즘 들어 또다시 ‘음식의 질’에 대한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상동 환경부노동조합 위원장은 “구내식당 음식의 질 개선을 위해 이번 주 금요일 세종청사 공무원노조연합회와 공동으로 토론회를 열고 결과를 통보해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처종합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씨줄날줄] 진드기의 습격/정기홍 논설위원

    미국 국제정책센터 연구원인 셀리그 해리슨은 그의 저서 ‘코리안 엔드게임’에서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봄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진드기와 벼룩, 거미가 강원도 철원과 김화, 북한의 평양지역에 대량 살포됐으며 이로 인해 흑사병과 탄저병이 크게 번졌다”고 적고 있다. 1951부터 4년간 AP통신 남아시아특파원을 지내기도 한 그는 이 책에서 한국전쟁 등 아시아의 잘 알려지지 않은 비사(秘史)를 다루고 있다. 베트남 전쟁 때 초목을 고사시키는 맹독성 고엽제가 대량 살포된 것처럼 진드기가 전쟁터에 뿌려졌다는 게 놀랍다. 진드기 이야기는 현대그룹의 고 정주영 회장의 일화에도 나온다. 그는 서울의 쌀가게에 취직을 하기 전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할 때 잠을 자다가 벽을 타고 천장에 올라온 빈대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하찮은 미물도 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못할 일이 무언가”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유명한 ‘빈대의 교훈’이다. 이후 각색이 된 것인지, 사실인지는 몰라도 이 이야기는 ‘빈대와 진드기의 교훈’으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진드기와 관련된 속담도 적지 않다. ‘진드기와 아주까리 맞부딪친 격’(서로 엇비슷한 것이 맞붙어 옥신각신한다는 뜻), ‘진드기가 아주까리 흉보듯’(보잘 것 없는 주제에 남의 흉을 본다는 뜻), ‘진드기가 황소 불알 잘라먹듯’(자기보다 큰 존재의 급소를 쳐서 이긴다는 뜻) …. 유독 아주까리 비유가 많은 점이 흥미롭다. 소의 배에 찰싹 달라 붙어 피를 빨아먹어 통통해진 진드기는 아주까리씨와 외양이 닮았다. ‘진드기의 습격’으로 전국이 야단이다. 농번기에 밭일을 하던 노령자 두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 사망하고 의심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진드기가 옮기는 쓰쓰가무시 환자도 지난해 8600여명이나 돼 10년 사이 4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벌레의 공격이 시작된 것인가. 세계 곳곳에서 영화 속에서나 봄직한 메뚜기와 벌떼, 해파리 등의 습격도 잦아졌다. 지구의 기온변화(주로 온난화)로 인해 벌레들의 이동이 잦아졌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면서 내성도 강해진 반면 인간은 면역력이 약해진 것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종류가 900개나 된다는 진드기는 대부분 자연 생태계에 필요한 존재다. 인간에게도 유익하다. 이번 바이러스 진드기 사태의 경우도 치사율이 감기 수준인 6% 정도여서 건강한 사람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차분하게 대응하면 된다. 필요 이상으로 진드기 공포를 조장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커버스토리] 세종청사 출범 6개월…공무원들 ‘소리없는 아우성’

    [커버스토리] 세종청사 출범 6개월…공무원들 ‘소리없는 아우성’

    정부세종청사 이전 부처 공무원들의 잦은 ‘서울 출장’으로 연간 출장비 예산이 조만간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세종시 입주 공무원들 사이에선 “이럴 바에야 차라리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불만 섞인 요구가 커지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 세종시 입주 부처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각 부처에 책정된 연간 출장비가 몇 달 안으로 소진될 전망이다. 환경부의 경우 세종청사 입주 후 올 1, 2월에만 출장 건수가 1965건에 달했다. 이 중 70%에 가까운 1365건이 서울 출장이었다. 환경부만 서울 출장이 하루 평균 23건이었다. 법안 설명 등 국회를 방문한 건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2개월간 들어간 출장비(일비·식비)는 1억 362만원. 숙박비와 교통비까지 합치면 이미 2억원 이상 소요돼 예산 절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른 부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규모가 큰 재정부, 국토부, 농림수산식품부, 공정거래위원회, 국무총리실 등까지 포함하면 출장비용만 벌써 10억원 넘게 썼을 것으로 추산된다. 사정이 이렇자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마련해 국회 출장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세종시 입주 부처의 운영지원과 관계자들은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행정요소로 ‘빈번한 외부 출장’을 꼽고 있다. 세종시 입주 선발대인 국무총리실이 이전한 것은 6개월 전인 지난해 9월 16일. 간선급행버스(BRT)가 몇 편 늘었을 뿐 편의시설 부족 등 별다른 변화가 없다. 세종청사 입주 6개월을 맞았지만 세종시는 여전히 거대한 공사판이다. 청사 주변에는 온통 주택과, 올해와 내년에 이전하는 부처 청사를 짓느라 대형 크레인 70여개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입주 초기 공무원들은 황량한 들판에 내몰렸다며 먹거리, 주거문제 등 생활 불편사항들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현장 공무원들은 “지금은 초기보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잦아들긴 했다”면서도 “개선이 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불편한 생활에 적응하게 돼 참고 사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입주 공무원에게 생활하는 데 있어 최대 걸림돌은 주거와 자녀교육 문제다.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더라도 입주까지는 6개월~1년을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임시 거처를 마련하거나 아예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공무원들이 많다. 그러나 세종시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기반 시설이 미흡한 이유가 세종시 이전 문제를 놓고 시간을 너무 끌었기 때문”이라며 “부족한 주거공간과 편의시설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며 느긋한 입장이다. 가족 전체가 이사한 공무원들은 자녀 교육문제로 신경이 곤두서 있다. 초등학교는 2곳(한솔·참샘)이 개교했지만 학생들이 초과 유입되면서 당초 아파트 건설이 끝나면 학생을 유치하려던 학교(도담초교)에 학년당 2개반씩 긴급 수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고교도 신흥 학군으로 소문이 나면서 인근 지역에서 몰려든 학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입주 공무원들은 “봄바람이 불면서 주변 공사판의 비산 먼지도 새로 늘어난 걱정거리”라고 푸념한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12살 지우는 왜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했을까

    열두 살 새침데기 소녀 ‘지우’. 지우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얘기를 좀처럼 꺼내지 않는다. 입을 열면 거짓말부터 해야 하니까. 집에 친구를 데려오는 일도 없다. 가파른 계단과 침침한 가로등 골목을 지나 모습을 드러내는 허름한 집. 단칸방 구석에는 옷가지 외에 낡은 세탁기와 냉장고, 개수대까지 놓여 있다. 엄마는 생선가게와 반찬가게에서, 아빠는 공사장과 편의점에서 종일 일만 한다. 고단한 ‘워킹푸어’다. 남동생 ‘찬우’는 정신지체 판정을 받았다. 친구들에게 동생이 있다는 사실조차 감추고 산다. ‘폭풍소녀 가출기’(리젬 펴냄)는 초등학교 5학년인 어린 지우의 복잡다단한 삶을 담았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등장인물의 사투리에 실어 유쾌하고 잔잔하게 다뤘다. 개구쟁이 삼 형제의 엄마인 최미경 작가는 지우 또래로 시선을 낮췄다. 지우네는 늘어난 빚 때문에 부산에서 포항으로 건너온다. 학원 한 군데 다니지 못한 지우였지만 부산에선 공부면 공부, 미술이면 미술, 못하는 게 없었고 친구도 많았다. 그러나 포항의 학교에선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다섯 살 지능을 가진 짝꿍 진우와 사사건건 시비만 거는 부잣집 딸 미경이, 그리고 지우가 짝사랑하는 ‘완소남’ 민수까지. 지우는 자기소개 시간에 아빠는 의사, 엄마는 교사라고 둘러댄다. 하지만 ‘가정실태조사서’에선 고등학교 졸업장조차 없는 변변찮은 사람들이다. 6개월치 공사판 임금을 떼여도 불평 없이 기다리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잔소리 한 번 안 하는 엄마…. 우연히 엿들은 엄마의 전화통화. 엄마 뱃속에 셋째가 잉태됐다는 얘기를 듣고도 기쁘지 않았다. 형편없는 가정환경에서 동생도 자신과 같이 키워질 거라며 엄마에게 버럭 화부터 낸다. 만 하루 동안 이어진 가출은 이렇게 시작된다. “급식비 안 내도 되는 박지우! 우유 값 안 내도 되는 박지우! 와? 내가 불우이웃이니까!”(72쪽) 지우는 새벽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먹고,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상가 소파에서 밤잠을 청한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집으로 돌아온 지우는 엄마를 꼭 안는다. 엄마 몸에 밴 생선 냄새도 더는 싫지 않다. 포항에 거주하는 작가는 비정규직 방과 후 교사와 도서관 시낭송 강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주인공 지우는 어릴 적 내 모습을 꼭 닮았다”면서 “동화 속 장애우인 찬우와 진우처럼 내가 만나는 아이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지금 세종청사에선] 천안에 둥지 틀었던 부처 공무원들 교통난 못이겨 새 거처 찾느라 고민

    세종시와 가깝고 구도심의 장점을 살려 공무원 유입을 기대했던 충남 천안시의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 천안에 숙소를 잡았던 공무원들이 연계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못해 출퇴근 때 불편을 겪게 되자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는 실정이다. 당초 천안은 세종시 경계 도시로 많은 공무원들이 이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천안에 둥지를 튼 공무원들은 모두 고개를 내젓는다. 교통이 불편하다는 말이 퍼지면서 아예 기피 도시가 돼 버렸다. 환경부의 한 여성공무원은 22일 “KTX를 타고 오송에서 내리거나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천안에 방을 얻었는데 후회막급”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주변이 온통 공사판인 세종시보다 인프라가 더 탄탄하고 교통도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천안을 택했다”면서 “조금 지나면 새로운 버스노선이 생겨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갖고 참고 있는데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종시와 연계되는 대중 교통이 불편해 오히려 서울이나 경기 광명에서 출퇴근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있다. KTX는 천안에 서지 않고, 오송까지 운행하는 일반버스도 하행 8대, 상행은 6대뿐이다. 열차는 무궁화·새마을호가 있지만 조치원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세종청사를 경유해 천안까지 가는 버스도 하루 상·하행 각 10회 있지만, 국도로 조치원과 전의 등을 거치다 보니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자가용도 연료비와 고속도로 이용료 등 차량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다른 직원 역시 “친척의 소개로 천안에 방을 얻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며 “집주인한테 사정해서 다음달 방을 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 출근시간이면 처지가 비슷한 공무원들이 많았는데 요즘들어 부쩍 줄었다”면서 “집값이 많이 오르고 괜찮은 방들은 모두 빠진 상황에서 다시 거처를 구하려니 머리가 아프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다] (4) 자영업자에게 듣다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다] (4) 자영업자에게 듣다

    대한민국은 ‘사장님의 나라’입니다. 자영업자가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30%에 육박합니다. 주요 선진국보다 2~3배 높은 비율입니다. 문제는 대다수 동네 사장님들이 쳇바퀴 속 다람쥐처럼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빈곤의 덫에 갇혀 있다는 것입니다. 비좁은 내수 시장에서 출혈 경쟁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게 자영업자들의 자화상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벼랑 끝에서도 ‘상생’을 꿈꾸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게 아니라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닦아 달라는 게 자영업자들이 이번 대선에 거는 기대입니다.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이번 달에 집사람한테 월급을 갔다 줬다. 사업을 접고 싶어도 끌어다 쓴 빚 때문에….” ●자영업자, 경제활동인구의 30% 경기 수원시에서 컴퓨터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대준(44)씨의 하소연이다. 50㎡ 규모 점포에서 직원 3명과 함께 일하는 김씨는 연매출 10억원을 올리지만 정작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거의 없다고 한다. 김씨는 1일 “과거 10~20% 정도였던 마진율이 지금은 4~5%로 떨어졌다. 대출 이자에 건물 임대료 내고, 직원들 월급 주면 끝”이라면서 “경리 업무를 봐 주던 집사람이 보험설계사를 하려고 알아볼 정도”라고 털어놨다. 대기업에 밀리고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치이면서 자영업자들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수출·대기업 중심 정책은 내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자영업자들을 옥죌 뿐, 낙수 효과를 만들어 낼 대책도 없다.”면서 “온라인 쇼핑몰이 부가가치세 빼기나 배송비 엎어치기 등 ‘눈속임 가격표’를 내놔도 이를 제어할 수단이 없고, 가격 구조를 왜곡시킨 부담은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이 짊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쟁만 부추기는 게 공정거래인지, 약자를 배려하는 게 공정거래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신용보증재단의 높은 보증료 부담, 건물주에 유리한 임대차계약 등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김씨는 “임대료를 제때 못 냈을 때 건물주가 월세의 50%에 해당하는 연체료를 요구해 울며 겨자 먹기로 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보증재단이 요구하는 2% 안팎의 보증료 부담 때문에 저금리를 체감할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직장을 그만둔 뒤 15년째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최승재(47)씨도 올해가 유독 힘들다고 말한다. 최씨는 “예전에는 장사를 하면서 열심히 저축도 하고 돈을 모으면 매장도 늘리고 건물도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희망이 사라졌다.”면서 “과다 경쟁으로 자영업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수입은 줄었는데 운영비나 생활비 등 고정비용은 더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30년 남짓 경기 부천시에서 제과점을 운영해 온 김서중(58)씨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횡포에 불만을 쏟아냈다. 동네 빵집마다 상호를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제과점으로 바꿔 달라고 압박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대기업은 대기업답게 자영업자들이 할 수 없는 업종을 담당하고 자영업자들의 고유 영역을 존중해 줘야 한다.”면서 “헤비급과 플라이급이 같은 링에서 싸우면 그게 공정한 싸움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예전에는 아무리 힘들어도 먹고살 정도는 됐는데 3~4년 전부터는 아예 장사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면서 “주변에서 십년 이상 지켜온 생업을 포기하고 공사판에 가거나 택시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내놓은 자영업자 공약에 대해 이들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최씨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소상공인을 중소기업과 같은 범주로 생각해 비중이 약한 것 같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이제서야 겨우 소상공인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소상공인에 대한 비중은 높은데 너무 이상적이어서 실현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또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공약을 내야 하는데 대출 쉽게 해 주고 이자 깎아 주는 등의 임기응변식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임기응변식 공약 실효성 없어” 김서중씨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무엇보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지정하고 건물 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열심히 장사해도 해마다 임대료를 5~10%씩 올려 달라고 하면 남는 게 없다.”면서 “특히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업체는 동네 빵집이 있는 건물주들에게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기 때문에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이번 대선을 통해 ‘상생’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김대준씨는 “대선 후보들이 적선하듯 몇 푼 주겠다고 공약할 게 아니라,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갑자기 ‘혁명’을 일으켜 달라는 게 아니라 대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더불어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라면서 “상류층, 중산층, 저소득층 등 계층 간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서중씨는 “대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공정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까지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많이 펼쳐 왔으니 이제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서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그의 숨결·호흡 그대로 ‘현대사 질곡’ 투영하다

    그의 숨결·호흡 그대로 ‘현대사 질곡’ 투영하다

    20대에 연좌제에 좌초돼 한국 사회를 쓸쓸하게 또는 필사적으로 떠돌아다닌 그는 소영웅주의자일까, 아웃사이더일까. 한국의 대표적인 번역자, 저자, 소설가로 살다간 이윤기(1947~2010)의 이야기다. 그는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2000년)의 저자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1986년)과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1981년)의 번역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삶은 유명세만큼이나 화려(?)하다. 그는 별스러운 사람이었다. 경북 군위 출신인 그는 대구 칠성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북중에 이어 경북고에 진학했으나 들어간 지 3개월 만에 그만뒀다. 이후 검정고시로 대학 진학 자격을 얻어 1967년 신학대학에 진학하지만 역시 도중에 그만뒀다. 그 후 유학 자격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기회를 얻었지만, 재일교포였던 그의 큰아버지가 조총련계로 재일교포 북송단 모집책이었던 탓에 연좌제에 걸려 포기해야만 했다. 연간 1만 5000장을 번역하는 고달픈 번역 노동자로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던 이유이자, ‘온갖 똥폼을 다 잡는 스타일리스트’였지만 죽는 날까지 학력 콤플렉스에 시달렸던 이유였다. 2010년 8월 27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윤기 사후 2주기를 맞아 그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던 출판사 열린책들이 그의 첫 소설 ‘하늘의 문’을 재출간했다. 원래 3권으로 나왔던 책인데, 읽다가 졸리면 목침으로도 쓸 만한 1085쪽 두께의 한 권으로 내놨다. 1994년 펴낸 이 책은 권당 5500원으로 3권이면 액면가가 1만 6500원이지만, 중고책 시장에서 7만 5000원의 고가에 거래된다. 이번 신간은 2만 8000원이니, 더이상 중고책을 구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겠다. 이윤기의 첫 소설을 재출간하려고 애쓴 책 디자이너이자 이윤기의 경북고 3년 선배인 정병규(66)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처럼 윤색됐으나 그의 삶을 아는 나로서는 이 책이 소설로 읽히지는 않는다. 다만, 그의 삶을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는 한국 현대사의 묘한 얼룩이 삶에 스며든 근대인의 삶으로 이 소설이 읽힐 것이므로, 이른바 ‘한국 현대사 교양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재출간의 이유를 말했다. 가난한 어린 시절과 철저한 양반의식, 연좌제로 좌절된 유학, 베트남 파병 군인의 삶과 공사판을 전전하며 노동자로 살아간 이윤기의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이어 정병규는 “이 소설에는 사전에 안 나오는 말들이 많은데, 노동자들의 현장의 목소리, 지방의 사투리 등이 고스란히 들어 있어 한국 밑바닥의 진솔한 삶을 직접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친구이자 문학평론가였던 황현산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도 이날 “이윤기가 서사가 뛰어난 작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문장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고, 이 소설은 ‘자기 자신을 번역했다’고 할 만한 책”이라고 말했다. 이윤기는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단편 ‘하얀 헬리콥터’로 등단했지만 번역일에 휘둘리다가 이 책을 내놓고서야 비로소 본격적인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문단 데뷔 20년 만의 ‘중고 신인작가’였던 셈이다. 정병규는 “자신의 속살을 다 드러낸 뒤에야 스스로 본격 소설가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의미들이 부여된 까닭에 재출간된 ‘하늘의 문’은 원본을 그대로 살렸다. 강무성 열린책들 편집주간은 “출판 당시의 오자만 바로잡았지,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새로 교정하거나 국문법상으로 쉼표가 올 수 없는 부분에 놓여 있는 쉼표라고 해서 없애거나 하지 않고, 이윤기의 숨결과 호흡 그대로 살려 놓았다.”고 말했다. 180㎝ 가까운 키에 터무니없이 큰 발, 그리고 큰 체구를 지닌 이윤기는 건강이 나빠진 말년에도 하루에 조니워커 레드를 2병씩 마실 정도로 술도 셌다. 심장마비를 일으키기 전에 몸이 비쩍 말라갔지만, 병원에 다니며 병명을 찾고 몸에 주삿바늘을 꼽는 것은 인위적인 삶이라며 거부한 이가 이윤기다. 정병규는 “파커 만년필의 촉이 닳아 날카로운 칼처럼 돼 수북이 꽂혀 있고,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일 것 같아 손가락 부분을 잘라낸 골프장갑을 낀 채 번역하는 그의 모습이 징그러우면서도 그립다.”면서 “문학적 감수성을 가지고 삶을 기록한 이윤기의 모습과 느낌을 ‘하늘의 문’ 표지를 통해 고스란히 살리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책표지를 그가 디자인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장마가 코앞인데… 아직도 수해 복구 중

    장마가 코앞인데… 아직도 수해 복구 중

    “장마가 코앞인데 여전히 공사판 절개지가 벌겋게 맨살을 드러내고 있으니 불안하기만 합니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집중호우와 태풍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 곳곳의 절개지와 경사지 등이 무방비로 장마에 방치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춘천 동면 옥광산으로 이어지는 도로 인근 절개지는 수년째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낙석방지망 등이 낡아 끊어진 지 오래지만 도로와 10m 이상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집중호우를 당하면 토사와 돌더미가 금방이라도 도로를 덥쳐 사고로 이어질 형상이다. 서면 당림리 일대 국도 46호선 수해위험지구 정비공사현장은 더 아슬아슬하다. 국도 46호선 하부구조와 기존 석축이 낡아 지난해 9월부터 내년 9월까지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이미 도로 경계석이 무너져 침하가 시작됐다. 폭우가 내리면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다. 임시로 모래주머니를 쌓고 방수포를 덮어 놓았지만 공사현장 2㎞ 구간 절개지 대부분이 자갈과 모래로 쌓여 있어 집중호우시 토사유실로 인한 도로붕괴가 우려된다. 더구나 방수포로 덮어 놓지 않은 구간은 이미 지난번 내린 비 등으로 일부분 깎여 나간 흔적이 보이는데다, 일부 침하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곳 이외에는 아무런 안전 조치 없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춘천 동면 모 아파트 공사 현장이나 강남동 절개지 공사현장 등에도 산을 깎아 곳곳에 토사로 이뤄진 절개지와 경사지들이 많지만 특별한 안전조치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춘천과 화천, 양구 등의 국도와 지방도 절개지에 낙석이 발생해 방지망에 위태롭게 걸려 있는 등 장마철을 앞두고 도로 곳곳에 유실·붕괴 위험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주민 최종민(51)씨는 “지난해 수해로 봉사활동에 나섰던 대학생들이 춘천에서 10명이 넘게 희생됐는데 여전히 공사판이나 도로변이 장마 대비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슬아슬하기만 하다.”면서 “방수포라도 제대로 깔아 토사로 인한 대형사고는 최소한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동두천 신천이 범람하고 연천군 초성철도교량이 무너지는 등 큰 수해를 입었던 경기도 지역에도 장마철을 앞두고 비상이다. 39명의 인명 피해 등을 입은 경기지역에는 현재 복구 대상 4595곳 가운데 91%에 해당하는 4178곳의 복구를 완료했지만 일부는 장마 이전 복구가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도 도로사업소는 국토해양부로부터 위임받은 87번 국도와 75번 국도 가운데, 7개 구간에 대한 공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주 2곳을 완공하고, 이번 주 4곳에 대한 복구공사를 끝낼 계획이다. 가평천이 범람하면서 석축 및 도로가 40~50m 유실된 75번 국도 가평 북면 재령리 구간은 다음 달 말이나 돼야 공사가 끝난다. 현재 암거박스 설치와 옹벽쌓기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장마철 이전 완공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는 소방방재청에서 지난해부터 수해복구 공구를 분할 발주하지 못하도록 해 공사량이 커지다 보니 예산확보와 설계 등의 절차를 거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이양대 경기도 도로사업소 주무관은 “행정절차를 이행하느라 시간이 필요했고 동절기를 피해 지난 1월에야 착공하다 보니 법적시한인 6월 말 임박해서 준공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글 사진 춘천 조한종·의정부 한상봉기자 bell21@seoul.co.kr
  • 지하철 역사 전전하던 83세 노숙인 한영수씨 화랑무공훈장 다시 받고 ‘새 삶’

    지하철 역사 전전하던 83세 노숙인 한영수씨 화랑무공훈장 다시 받고 ‘새 삶’

    지하철 역사를 전전하던 80대 노숙인이 지자체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고 57년전에 받은 화랑무공훈장도 다시 받게됐다.주인공은 2006년부터 수원역에서 노숙생활을 해왔던 한영수(83)씨. 한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가 노숙인의 자활지원을 위해 설립한 ‘다시서기센터’에서 마련한 추석행사에 우연찮게 들렀다가 그곳에서 이해진 상담사를 만났다. 항상 살갑게 대해주는 이 상담사의 따뜻함에 이끌려 자신의 기구한 삶을 하나씩 털어놨다. 6·25 참전용사로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던 한씨는 1964년 아내가 사망한 이후 내리막 인생을 걸어야했다. 아내를 잃은 충격으로 가족을 두고 가출한 한씨는 30여년간 공사판을 돌아다니며 생계를 꾸렸다. 그러던 중 사람을 잘못 만나 그동안 모았던 전 재산을 빼앗겼다. 대전에 있는 한 고물상에 취직했지만 교통사고를 내는 바람에 보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다. 이때부터 노숙을 시작하게됐다. 이 상담사는 “대부분의 노숙인들이 구걸을 하거나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돈을 받는 ‘꼬지’로 생계를 잇는 것에 비해 한 할아버지는 나물을 캐다 파는 등 자활의지가 있다고 판단, 그를 돕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선 한씨가 노인연금을 받을수 있도록 수원역 인근에 주거공간을 마련해주고 주민등록도 복원시켰다. 또 한씨의 사연을 토대로 병무청에 병적기록과 훈장서훈 기록 확인요청을 했다. 육군본부 측도 1955년 3월 1일 한씨에게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된 기록을 확인하고 훈장증을 다시 발급해 주었다. 한씨가 정식 국가 유공자로 등록돼 연금을 받기위해서는 훈장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다시서기센터는 지난달 26일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주민센터에서 한씨를 위한 조촐한 훈장수여식도 마련했다. 한씨는 “불과 6개월 전만해도 하루 한 끼 밥값이 없어 소주로 허기를 달래야 했다.”며 “경기도의 자활지원 덕분에 새 삶을 찾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경기도 다시서기센터는 2006년부터 노숙인을 대상으로 주민등록복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매년 40여명 정도가 주민등록을 복원해 사회로 복귀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부고] ‘꼬방동네 사람들’ 실제 모델 허병섭 목사 별세

    [부고] ‘꼬방동네 사람들’ 실제 모델 허병섭 목사 별세

    소설 ‘꼬방동네 사람들’의 실제 모델로 평생 빈민운동에 앞장섰던 허병섭 목사가 27일 오후 4시30분 패혈증으로 별세했다. 71세. 1941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고인은 70년대 빈민선교단체 ‘수도권특수지역선교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동대문구 신설동 꼬방동네에서 빈민 사역을 하다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후 월곡동 달동네에 ‘동월교회’라는 민중교회를 세우고 1982년 교회 안에 탁아소 ‘똘배의 집’을 만들었다. 소설 ‘꼬방동네 사람들’,‘어둠의 자식들’에 등장하는 공병두 목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허 목사는 1988년 빈민과 함께 하고자 목회자의 직분을 벗어버리고 공사판 미장이로 변신해 1990년 노동자 공동체 ‘건축일꾼 두레’를 만들었다. 긴 노동시간과 절반에 가까운 노동 알선비 등 노동자의 부당한 대우를 직접 목격하고 이를 극복하려고 만든 것. 1996년 무주로 내려온 허 목사는 생태운동과 후진양성에 매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정진 씨와 딸 미라·기옥·현옥씨와 아들 동섭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발인은 29일 오전 10시. 장지는 모란공원묘지. (02)2072-2020.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 詩는 힘든시절 날 일으킨 전설 인세로 어려운 학생들 도울 것”

    “ 詩는 힘든시절 날 일으킨 전설 인세로 어려운 학생들 도울 것”

    ‘첫눈 오는 날/첫눈에 반해/사랑이 펑펑 내린다/…/달빛 아래 피어나는 선홍색/도발적인 꽃잎/…/하얀 눈 위에 홀로 핀 붉은 사랑/서럽고 황홀하다’(설중매) ●어린시절 상경해 공사판돌며 주경야독 서울시에서 ‘전설’로 불리는 전재섭(58) 상수도사업본부 경영관리부장이 시집 ‘전설’을 펴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 발간해 한달 만에 모두 팔리는 드문 기록까지 세웠다. 그는 19일 “인세를 받아 어려운 학생 돕기에 쓰겠다.”고 밝혔다. 전 부장은 서울시 공무원 모임인 ‘글사랑’ 회장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삶의 역정이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전남 장흥군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965년 초등학교를 나오자마자 상경 기차에 몸을 실었다. 중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가난이 허락하지 않았다. 누군가 여수시 고아원에 가면 공부를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런데 서울로 가는 기차가 먼저 도착해 길을 바꿨다. 품은 꿈을 이루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허름한 여관에서 연탄불을 갈고, 아파트 공사장 함바집에서 물지게를 지는 일로 적으나마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국내 첫 투표행태 연구로 박사학위 주경야독의 열매는 달콤했다. 작정하고 상경한 지 12년째이던 1978년 서울시 7급 행정직 공채에 합격해 영등포구 청소과 주사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배우려는 열정은 더 뜨거워졌다. 1987년 방송통신대를 나와 1990년 ‘도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행정학 석사학위를, 2008년엔 ‘한국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따냈다. 전 부장은 “당시만 해도 국내 사례를 파헤친 자료로 처음이어서 박사학위 논문에 ‘JS모델’이란 별명을 붙인 지도교수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시립대와 경복대 등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데 정성을 쏟고 있다. ●“힘든때 손길 건넨분들에 감사” 전 부장은 “책을 선물한 김씨 아줌마, 늘 따뜻이 격려를 아끼지 않던 최동호 여관집 주인, 겨울날 종일 굶었던 내게 국밥을 사 주신 남대문시장 행상 아주머니 등 어릴 적 손길을 건넸던 분들을 떠올린다.”고 되뇌었다. 또 “고향 떡깔나무 옆에서 장수하늘소와 함께 놀던 때처럼 늘 꿈을 꾼다.”며 “시(詩)야말로 허망함을 밟고 일어선 내 마음의 고향이자 평생을 함께할 화두로서, 내 잠재의식을 휘감고 있는 전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책 출간에 대한 반응을 보고 그래도 헛되이 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안도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을 맺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Weekend inside] 제3세력 유력주자 안철수·하시모토 비교

    [Weekend inside] 제3세력 유력주자 안철수·하시모토 비교

    내년 대선의 유력 주자로 혜성처럼 등장한 안철수(49)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일본 오사카부 지사에 이어 오사카 시장에 당선된 하시모토 도루(42). 2008년 자민당 지원으로 오사카부 지사가 된 하시모토는 지난해 지역정당인 오사카유신회를 만든 뒤 지난달 27일 오사카 시장 선거에 나서 여야 정당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을 제압, 중앙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두 사람의 등장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이 배경이다. 여야 정당들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것은 현재 한국이나 일본은 물론 미국 등 많은 나라의 공통된 현상이다. 국민들이 제3세력, 제3정당, 제3후보를 기대한다. 안철수, 하시모토 두 사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지층을 넓히고 있다. 안 원장은 SNS를 직접 구사하진 않지만 지지자들이 활용한다. 하시모토는 팔로어만 36만명인 트위터 활용자. 안 원장은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앞서가며 대선 판도를 흔들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나 신당 창당설은 전면 부인했지만, 여전히 대선의 유력한 후보다. 하시모토 시장도 오사카부 지사, 오사카시 시장을 거쳐 중앙정계에 진출, 끝내 총리직에 오를지가 국민적 관심사다. 두 사람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많다. 안철수 원장은 점잖고 어눌한 듯한 언변과 진정성이 묻어나는 소통으로 국민들에게 신뢰감이 높다. 하시모토 시장은 달변이다. 변호사로 많은 TV 프로그램의 스타 출연자로 인기를 모으다가 2008년 직접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성장 환경은 판이하다. 안 원장은 서울대 의대 출신인 안영모 부산 범천의원 원장의 아들로 유복한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냈다. 본인은 의사에서 벤처기업가, 교수를 거치며 엘리트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안 원장은 결혼해서 딸 하나만 키우고 있다. 하시모토의 아버지는 차별지역인 부락(部落) 출신의 비주류. 그의 유년기 때 어머니와 헤어진 아버지는 수도공사판 등을 전전하다 그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자살했다고 한다. 도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 고향 오사카로 옮겨가 고교까지 마친다. 재수해 와세다대 경제학과에 입학해 재학 중인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연수원을 거쳐 오사카서 기업, 예능 전문 변호사가 된다. 저출산이 문제라며 3남4녀를 두었다. 안 원장은 내성적이고 남을 배려한다. 시간이 나면 독서에 빠져든다고 한다. 하시모토 시장은 보통 일본인과 달리 자기 목소리를 확실히 낸다. 중·고교 시절 럭비선수를 지냈다. 고교 때는 일본대표 후보에 뽑혔을 정도다. 개성을 중시, 방송인 시절엔 노랗게 머리 염색을 하고 선글라스도 끼었다. 트위터를 활용해 독설, 야유, 조롱을 퍼부어 기득권 세력과 각을 세운다. 대선을 1년을 남기고도 안 원장은 대선출마 문제는 신비한 베일 속에 두고 있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면서 ‘상식이냐 비상식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시모토 시장은 일본 국민들에게 영웅 출현 기대감을 주면서도 “지금 일본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재다.”라는 등의 말로 극우 파시스트 출현 우려도 낳고 있다.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국민의 기대를 모은 40대 안철수와 하시모토 바람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건축 방랑자 유럽 순례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여행의 기본’쯤 되는 명제다. 모르면 보고도 못 본 것과 다름없다. 건축물이 특히 그렇다. 한 나라의 역사나 문화 등은 교과서나 귀동냥으로 들은 얕은 지식으로나마 얼추 얼개 정도는 꿰맞출 수 있지만 건축물은 여간 생경하지 않다. 그저 거대함에 대한 외경이거나, 화려함에 대한 감동 정도에 그친다. 그러니 눈뜬 장님이 될 수밖에. 나라 밖을 여행할 때 이국적이라고 느끼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건축물인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유럽 방랑 건축+畵’(최우용 지음, 서해문집 펴냄)는 꽤 유용한 여행서적의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서른 살 젊은 건축가의 인문학적 ‘건축 방랑’ 에세이다. 독일의 아헨 대성당부터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핀란드, 체코 등 유럽 10개국 40여개 도시와 80여곳의 건축물을 순례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트르담 대성당과 루브르 박물관은 물론 스페인의 세계적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 현대의 건축 철학에도 여전히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르 코르뷔제의 ‘빌라 사부아’, 전설적인 건축가 알바 알토의 공공건축물 등 젊은 건축가의 눈에 비친 다채로운 건축의 세계가 펼쳐진다. 책은 자유분방하다. 건축물이 담고 있는 건축 철학은 물론 근·현대를 아우르는 역사와 각국의 독특한 문화, 그리고 정치적 이념까지 넘나든다. 저자의 발걸음도 교회와 대성당, 박물관, 미술관 등은 물론 공원과 요양원, 심지어 공동묘지까지 찾아 간다. 이처럼 거리낌 없는 관조가 가능했던 것은 필경 저자가 ‘설계와 시공이 동시에 이뤄지는’, 숨막히는 ‘공사판’을 떠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여행이었기 때문일 게다. 책은 건축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의 삶터는 어떠해야 하는가, 도시는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 우리의 삶의 양식은 이대로 괜찮은가 등 건축을 둘러싼 인문·사회과학적 성찰을 녹여내고 있다. 지속가능한 건축을 꿈꾸는 것은 곧 지속가능한 도시와 삶의 양식을 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건축은 자의적 해석으로 가득 찬 소통 불가능한 언어의 ‘고립된 자폐적 작품’이 되기 이전에, 우리의 삶과 얼마만큼 조화롭게 밀착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념사진 수준을 뛰어 넘는 사진과 저자가 직접 묘사한 건축물 스케치 등의 콜라주적 편집도 돋보인다. 아울러 책 말미엔 세계적인 건축가 ‘소개와 건축기행을 위한 쏠쏠한 여행 정보들을 정리해 뒀다. 1만 8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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