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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쉴 수 없다” 그 이상의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

    “숨쉴 수 없다” 그 이상의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

    구호와 막말로 살펴 본 ‘조지 플로이드’ 사태백인 경찰의 강압적 체포로 비무장한 흑인 시민이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돼 5일(현지시간)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46)가 숨지기 전 내뱉은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는 호소는 차별에 항의하며 거리에 나선 이들의 구호가 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진압과 해산을 강조하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상황은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서로 맞부딪친 구호와 발언들을 통해 미국 인종차별 시위를 살펴봤다.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 백인 경찰 데릭 쇼빈(43)의 무릎에 짓눌려 제대로 호흡할 수 없었던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가 없다(I can‘t breathe)”가 호소했지만 쇼빈 경관은 무려 8분 46초 동안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결국 그를 숨지게 했다. 플로이드의 호소는 인종차별로 생존의 위협까지 느끼는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좌절과 겹치면서 이번 시위의 대표적 구호가 됐다.이 표현은 앞서 2014년 뉴욕시에서 벌어진 유사한 사건에서 먼저 등장했다. 흑인 에릭 가너는 불법 담배를 판매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목이 졸렸는데, 그 역시 사망하기 전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가너의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마비로, 경찰의 목조르기가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지만 이로 인해 촉발된 2014년의 시위에서 시위대는 “숨을 쉴 수가 없다”고 외쳤다. ‘목 조르기’ 체포술 도마에…일부 경찰서는 폐지 선언 한편 이러한 외침을 낳은 ‘목 조르기’ 체포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 지방정부들은 목 조르기 등 강압적인 체포 방식을 금지하는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다. 전미 유색인종 지위 향상협회(NAACP)는 지난 3일 플로이드 사건이 일어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을 향해 목 조르기 체포 방식을 전면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대부분의 경찰당국은 다양한 형태의 목 조르기 또는 목 누르기를 체포 과정에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에도 일리노이주 시카도에서 쇼핑몰을 찾은 20대 흑인 여성이 경찰관에게 ‘목 누르기’를 당했다는 의혹이 3일 제기됐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경찰은 ‘경동맥 구속’(목 주위 혈관을 압박해 뇌로 흘러가는 피를 차단해 용의자를 실신시키는 체포술)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5일 미니애폴리스 시의회는 목 조르기 체포술을 금지했고,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주 경찰의 목 조르기 체포 훈련을 즉각 중단했다.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BLM)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줄여서 BLM이라고도 일컫는 구호는 2012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벌어진 ‘짐머만 사건’에서 비롯됐다. 동네 방범대원이었던 히스패닉계 혼혈 조지 짐머만(당시 29세)은 순찰 중 후드티를 입고 길을 가던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당시 17세)을 쫓아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을 쏴 살해했다. 당시 마틴은 편의점에선 산 사탕을 들고 휴대전화로 여자친구와 통화 중이었을 뿐이지만, 짐머만은 마틴이 ‘마약과 관련된 것 같은 수상한 흑인’이라고 생각해 뒤를 쫓은 것이었다.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비무장 10대 소년을 범죄자로 간주하고 쫓아가 살해한 것만으로도 인종차별 논란이 뜨겁게 불거졌는데, 짐머만이 ‘정당방위’로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공분이 치솟았다. 곳곳에서 시위가 잇따랐고, 이때 처음으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가 등장했다. BLM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흑인에 대한 공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흑인민권운동 그 자체가 됐다. BLM은 상부 조직이 있는 단체의 형태는 아니지만 지역별로 느슨한 형태로 존재한다. 뚜렷한 가입 절차 없이 다양성·공감 등 몇 가지 원칙을 지키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같이하면 그 일원이 되는 식이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형태로 구호와 주장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 미국을 넘어 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펼쳐지는 등 국제적 운동이 됐다.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All Lives Matter)? BLM이 확산하면서 이를 조롱하거나 반대하는 구호도 나타났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All Lives Matter)’는 문장이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너무 당연한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말을 비틀어 ‘흑인의 생명만 중요하냐’는 조롱이 깔려 있는 표현이다. ALM으로 BLM을 반박하는 이들은 시위 과정에서 흑인이 아닌 경찰관이 희생되고, 한편에서는 치안 부재를 틈타 약탈이 벌어지는 점을 지적한다. 이를 두고 일부의 일탈을 전체로 싸잡아 매도하지 말라는 의견과 엄연히 병존하는 현실이라는 반박이 부딪친다. 그러나 ALM이 지적하는 문제들이 해소돼도 흑인을 향한 공권력 남용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 BLM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것이지 ‘흑인의 생명만 중요하다’고 외치는 게 아니다. ALM에 대해 만화가 크리스 스트라웁은 만평을 통해 “불이 난 집을 놔두고 ‘모든 집이 중요해’라며 멀쩡한 집에 소방호스를 갖다 대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백인 경찰 저격’ 댈러스 사건으로 BLM 운동 상처 차별은 갈등을 부르고, 증오를 싹틔운다. 증오는 사람들의 분노를 잘못된 관행 및 구조가 아닌 무고한 이들로 향하게 한다. 이것이 대립을 키우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2016년 댈러스 저격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BLM 행진이 진행되던 중 벌어진 사건으로, 흑인 마이카 존슨(당시 25세)은 집회를 관리하던 경찰 중 백인만 노려 저격해 5명을 살해했다. 열흘 뒤 루이지애나 주에서 비슷한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BLM 운동은 정당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통합 대신 분열 부르는 트럼프의 말말말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쉽지 않지만 적어도 사태를 진정시키고 통합과 치유를 향한 노력이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짐머만에 대한 무죄 평결 당시 시위가 격화하자 “비극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고 차분히 되돌아보자”면서 판결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댈러스 저격 사건으로 희생된 경찰관 5명의 추모식에서는 “미국은 그렇게 분열돼 있지 않다.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절망에 거부해야 한다”며 통합을 향한 노력을 호소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댈러스 사건에 대해 “우리는 결코 피와 출신 배경으로 묶이지 않았으며 공통의 이상으로 맺어졌다‘면서 서로에 대한 공감을 당부했다. 이처럼 인종차별로 미국이 극심한 갈등과 분열을 겪을 때마다 최고지도자들은 피해자를 위로하고 통합과 희망을 강조했다. “약탈하면 발포”에 담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역사 그러나 최근 플로이드 시위에 대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그는 일단 시위대를 급진좌파(ANTIFA)로 싸잡으며 이념적 편가르기를 시도했다. 또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했으며 “폭력배(Thugs)”라고 칭했다. ‘Thug’는 단순히 폭력배라는 뜻을 넘어 몇 년 전부터는 ‘흑인 폭력배’라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깔린 단어다.분명 시위 사태 속 혼란을 틈타 자행되는 약탈과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그러나 정당한 주장을 앞세운 시위대와 약탈을 일삼는 폭도를 구분하지 않고 모호하게 한데 묶어 비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인종차별적 법 집행을 개선하라는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는 심지어 “약탈이 시작되면 사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시위 진압에 발포를 허가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아무리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이라도 대통령이 자국민을 향해 발포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선을 넘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도 시작될 것(When the r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라는 (운까지 맞춘) 표현은 트럼프가 처음 한 말이 아니다.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NPR)에 따르면 이는 월터 해들리 마이애미 경찰청장이 1967년 청문회에서 썼던 표현이다. 극심한 편견을 갖고 있던 그는 흑인들을 상대로 강경한 진압을 자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 역시 소방호스와 경찰견까지 동원해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던 불 코너 버밍햄 경찰국장의 말을 빌려왔을 것이라고 NPR은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발포’ 발언은 단순히 약탈 범죄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을 넘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역사가 담겨 있는 표현인 것이다.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해!(There Is A Better Way!)” 한편 공권력 남용으로 흑인이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벌어지는 시위에 대해 흑인 사회의 고민도 깊다. 지난 5월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시위에 참가한 45세 흑인 남성이 “형제자매들이 매일같이 죽어나가는데 이제 지쳤다. 난 죽을 각오가 돼 있다”며 강경한 대응을 주장하자 또 다른 흑인 남성 커티스 헤이스(31)가 이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헤이스는 시위에 참가한 16세 소년을 향해 “16살인 네가 해야 할 일은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거야. 왜냐하면 지금 어른들이 하고 있는 이 짓(시위)은 전혀 안 먹히거든”이라고 외쳤다. 그는 “저 아저씨, 46살인데 아직도 분노하고 있다. 나도 31살 먹고 분노하고 있다. 겨우 16살인 너도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위험한 길은 네가 가서는 안 되는 길이다”라고 호소했다. 헤이스는 4년 전 샬럿에서 무고한 흑인 시민이 경찰의 총을 맞고 숨졌을 때 벌어진 시위에 참가했었다며 “매일 밤마다 했는데 전혀 바뀌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년에게 “너와 다른 젊은 친구들은 힘이 있다”면서 “너희들은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같은 윗 세대들은 그러질 못했으니까”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 외침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제가 됐고 #ThereIsABetterWay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확산됐다. 헤이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46년 동안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커져간 그의 가슴 속 구멍을 봤다”면서도 “16세 소년이 복수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싸움에 임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을 거쳐 흑백분리를 법적으로 폐지한 이후 흑인 대통령까지 나왔지만, 미국 흑인 사회는 여전히 차별에 좌절하고 있다. 법적으로 평등해졌지만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로 상당수의 흑인들이 여전히 하위 계층에 머물러 있다. ‘공권력 남용에 희생되는 흑인이 많은 것은 흑인 범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이러한 구조적 차별을 외면한 것에 가깝다. 매번 시위에 나서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더 후벼파고 있는 게 작금의 미국이다. 헤이스가 걱정했던 16세 소년이 31세, 46세가 되었을 때에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는 21세기에도 미국의 중요한 숙제가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만삭 아내 걱정에” 제주 카니발 폭행사건 가해자 호소 안 통했다

    “만삭 아내 걱정에” 제주 카니발 폭행사건 가해자 호소 안 통했다

    징역 1년6개월에 법정구속법원 “피해자에 책임 전가”청원 20만명 국민적 공분지난해 여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일명 제주도 카니발 사건의 가해자가 결국 실형에 처해졌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명 ‘제주 카니발 폭행사건’의 가해 당사자 A(34)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함께 타고 있던 자녀들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이 클 것으로 보이고,피해자 역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만삭의 아내 진료를 위해 이동하던 중 우발적으로 이뤄진 점은 인정된다. 재판부도 양형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지만 폭행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더욱이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7월 4일 오전 10시 40분쯤 제주시 조천읍 우회도로에서 카니발 차량을 몰던 중 급하게 차선을 변경,이에 항의하는 상대 운전자 B씨를 폭행했다.A씨는 폭행 장면을 촬영하던 B씨 아내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던져버리기도 했다. 피해 차량 뒷좌석에는 당시 5살,8살 자녀도 타고 있었다.아버지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아이들은 충격을 받고,심리치료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당시 상황이 그대로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교통사고와 손해배상 전문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지난해 8월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고 20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난폭운전은 타인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는 중대 범죄”라며 “수사가 국민 눈높이에 맞게 진행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공공 전용회선 담합 의혹‘ KT 전 임원 2명 재판행

    ‘공공 전용회선 담합 의혹‘ KT 전 임원 2명 재판행

    공공분야 전용회선사업 입찰 담합을 주도한 KT 법인과 관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김민형)는 전날 KT 임원 출신 송희경(56) 전 미래한국당 국회의원과 신모(63) 전 부사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달 29일 불구속 기소했다. KT 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KT는 경쟁사들과 함께 2015년 4월부터 2017년 6월까지 공공기관들이 발주한 12건의 공공분야 전용회선 사업 입찰에서 담합행위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통신 3사는 서로 돌아가며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방식으로 담합을 해왔는데, 특히 KT가 12건 중 9건을 낙찰받는 등 담합을 주도했다. 송 전 의원은 2015년 2월부터 GiGA loT 사업단장으로 재직하면서 담합행위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6년 5월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전용회선은 전용계약에 의해 가입자가 원하는 특정 지점을 연결하고 그 가입자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신회선을 뜻한다. 초기 구축과 보수에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사업물량을 확보해야 수익성이 담보된다. 이에 통신 3사는 사전에 해당 전용회선 사업의 낙찰자를 미리 정해두고 나머지는 입찰에 일부러 참여하지 않거나 막판에 빠져 ‘들러리’를 서는 방식으로 특정 업체의 낙찰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대신 낙찰사는 나머지 경쟁사와 형식상 회선 임차 계약을 맺고 이용료 명목으로 132억원의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체 조사를 통해 통신 3사의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해 4월 과징금을 부과했다. KT에 57억 4300만원, LG유플러스에 38억 9500만원, SK브로드밴드에 32억 7200만원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됐다. 또 담합을 주도한 KT를 검찰에 고발조치 했다. 검찰은 우선적으로 전직 임원 2명을 재판에 넘겼고 나머지 관련자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실적 나쁘네? 지렁이 먹어” 지렁이 먹는 中종업원

    “실적 나쁘네? 지렁이 먹어” 지렁이 먹는 中종업원

    실적 나쁜 종업원에 ‘산 지렁이·미꾸라지’ 먹여회사 측 “실적 나쁘면 벌 받아야” 중국 환구망은 1일(현지시간) 중국의 한 기업이 실적이 나쁜 종업원들에게 산 지렁이와 미꾸라지를 먹게 해 공분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 온라인에는 구이저우성 비제시의 한 인테리어 기업이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종업원들에게 체벌을 가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이 올라왔다. 동영상을 보면 한 여직원이 살아있는 지렁이가 놓인 휴지를 들고 있다. 얼마 후 이 여직원은 지렁이를 집어 들어 입안에 넣은 후 물을 벌컥벌컥 마셔 지렁이를 꿀꺽 삼킨다. 다른 직원은 차마 지렁이를 손으로 집지 못하고 지렁이가 담긴 휴지 자체를 삼킨다. 실제로 이 회사의 ‘처벌 명세표’를 보면 ‘15분 동안 화장실 청소하기’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도 있지만, 이와 같은 ‘지렁이 삼키기’와 ‘미꾸라지 삼키기’ 등 비인간적 처벌이 명시돼 있다. 지렁이 등을 먹기 싫으면 500위안(약 8만 6천원)의 벌금을 내고 회사 전 직원에게 아침식사를 사면 되지만,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렁이 등을 삼키는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해당 직원은 “살아있는 지렁이를 보자마자 토할 것 같았지만, 매니저는 어떻게 하면 잘 삼킬 수 있는지 시범까지 보였다. 나는 지렁이를 삼키지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렸다”고 전했다. 회사의 한 간부는 “회사에 들어오면 당연히 실적을 올려야 한다”며 “실적이 좋으면 인센티브를 받고, 실적이 나쁘면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공분을 사자 비제시 시장감독국은 사건을 조사해 법규 위반이 있으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음란물 보는 모습 촬영했다. 지금 140만원 송금해라”

    “음란물 보는 모습 촬영했다. 지금 140만원 송금해라”

    “뽑아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클릭하면 악성코드 유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악용해 이메일로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등 사이버 공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3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재택근무나 화상회의 등을 도입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틈을 타 개인 PC의 취약한 보안체계를 노린 악성 메일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가짜 이력서 이메일을 악용한 악성코드 유포 사례가 잇달아 발견됐다. 최근에는 이력서를 위장한 이메일 첨부파일로 유포되는 ‘넴티(NEMTY) 랜섬웨어’가 발견됐다. 공격자는 메일 본문에 ‘공고를 본 지는 조금 됐지만 지원한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같이 보낸다’ 같은 자연스러운 한글 메시지를 담았다. 이는 메일 수신자의 의심을 피하고 모집 기간이 아닌 기업의 담당자도 악성 첨부파일을 열어보도록 유도하기 위해 포함된 내용으로 추정된다. 메일에는 특정인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압축파일(.tgz)을 첨부했다. 압축파일을 해제하면 ‘포트폴리오(200317)_뽑아주시면 열심히하겠습니다’와 ‘입사지원서(200317)_뽑아주시면 열심히하겠습니다’는 제목의 두 가지 파일이 나타난다. 각각 PDF 파일과 한글 문서 파일의 아이콘을 사용해 정상 문서파일로 위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모두 악성코드를 포함한 실행파일(.exe)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이력서를 위장한 정보유출 악성코드가 유포됐다. 또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되는 것을 이용해 학생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범죄도 발생했다. 지난달 원격수업 관련 파일 다운로드를 위장한 피싱 사이트에서 ‘블루크랩 랜섬웨어’를 유포한 것이다.‘긴급재난지원기금 조회 및 안내’ 사칭 스미싱 공격도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조회 및 안내를 사칭한 스미싱 공격도 발견됐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ing)의 합성어로 악성 앱 주소가 포함된 휴대폰 문자를 대량 전송한 뒤 이용자가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금융정보나 개인정보 등을 탈취하는 수법이다. 공격자가 재난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지난달 11일부터 ‘주소가 불분명하여 배달이 불가능하다’는 택배 사칭 내용과 가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인터넷 주소를 첨부해 개인정보를 알아채는 방식의 스미싱이 발견됐다. 또 ‘[긴급재난자금] 상품권이 도착했습니다’란 내용과 함께 인터넷주소를 보내 클릭을 유도하는 스미싱도 있었다. 한편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면서 비대면 소통이 많아진 것을 이용해 온라인 카페로 퍼지는 피싱 위협도 기승을 부렸다. 안랩에 따르면 지난달 피싱 공격자는 사전 탈취한 국내 유명포털 계정정보로 다양한 온라인 카페에 연예인 음란 동영상을 위장한 게시글을 작성했다. 아울러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이 폭발한 가운데 음란물 사용자의 불안 심리를 악용한 범죄도 기승을 부렸다. 사용자 비밀번호를 언급하며 음란물 이용 사실을 퍼뜨리겠다고 협박, 암호화폐를 요구하는 스팸 메일이 유포되기도 했다. 메일 본문이나 첨부된 문서 파일에는 “당신의 계정 비밀번호(유출된 실제 비밀번호 기재)를 알고 있다. 웹 카메라를 이용해 음란물을 보는 모습을 촬영했고 PC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모든 연락처를 확보했다”는 메시지가 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으로 1164달러(140만원)를 송금하지 않으면 음란물 접속 기록과 시청 영상을 주소록 내 연락처로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업계에서는 연일 관련 범죄에 대한 경고를 하며 첨부파일 실행에 주의를 당부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전기자동차 다음은 전기비행기 시대…무사히 첫 비행 완료

    전기자동차 다음은 전기비행기 시대…무사히 첫 비행 완료

    전기자동차에 이어 전기비행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기비행기가 지난 2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주에서 약 30분간 성공적인 비행을 마쳤다고 비행기 개발사가 발표했다. 이캐러밴(eCaravan)으로 명명된 이 전기비행기는 첫 비행 과정을 SNS를 통해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 비행기는 엔진회사 매그닉스(magniX)와 우주항공회사 에어로텍(AeroTEC)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비행기 개발사는 “전기비행기는 환경오염도 측면이나 비용절감 차원에서 기존의 비행기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개발사는 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기비행기가 첫 번째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항공분야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작은 규모의 전기비행기는 2019년 12월 첫 비행에 나서 약 15분간 성공적인 비행을 마쳤다. 이 비행기 역시 매그닉스와 에어로텍의 합작품이다. 승객 9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이캐러밴 전기비행기는 750마력의 엔진이 탑재되어 있어 기존비행기와 비교해도 전혀 힘에서 밀리지 않는다. 한편, 100프로 전기로만 작동하는 전기비행기는 미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 2023년까지 상업용 전기비행기의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허남주 피닉스(미국) 통신원 willbeback2@naver.com
  • “39년 전 고문 트라우마 극복… 민주주의 기념 공간 ‘문지기’ 꿈 이뤄”

    “39년 전 고문 트라우마 극복… 민주주의 기념 공간 ‘문지기’ 꿈 이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박록삼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1976년 지어진 치안본부(현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은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벌어졌던 공간이다. 갓 스물을 넘긴 청년의 죽음은 지독한 비극이었다. 그 비극으로 한국 현대사의 물꼬는 새로 트였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고 있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1976년 작품이다. 김수근은 한국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꼽히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을 둘러보면 일제와 독재정권에 부역한 시인 서정주(1915~2000)나, 나치 당원으로 활동했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연상된다. 지난 26일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남영역 바로 곁에 있어 전철을 타면 늘 무심히 지나치는 곳이다. 대공분실 건물 곳곳에서 실용적 목적과 예술적 감성이 접목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육중한 철문을 지나면 무표정한 검은색 벽돌로 지어진 7층 건물(김수근 건축 당시에는 5층)이 나오고 그 뒤편에 부드러운 곡선을 활용해 사람들 눈에 뜨이지 않게 만든 뒷문이 있다. 거기에서 시작된 나선형 계단은 2~4층을 거치지 않은 채 5층만을 연결한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 작품 층수를 짐작조차 할 수 없이 규칙적으로 빙글빙글 돌며 오르게 했다. 중세의 원형 감옥을 떠올리게 한다. 유신 시절은 중세 못지않은 야만의 시대였다. 눈이 가려진 채 어딘지도 모르는 공간으로 끌려온 이들에게 세상의 끝에 홀로 내몰린 듯한 극도의 공포를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5층에 있는 15곳의 취조실(고문실) 역시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 지그재그로 만들어졌다. 5층의 창문 또한 나머지 층과 다르게 좁게 만들어졌다. 자살 방지 목적이었다. 취조실 문을 열어 놓아도 다른 방에서 고문받는 또 다른 동료와 눈빛조차 나눌 수 없도록 절묘히 만들어졌다. 또한 15개 모두 똑같은 고문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방들이지만 크기와 구조, 색깔을 각기 달리했다. 예술가로서 김수근은 개성 없음과 단조로움은 용납할 수 없었으리라. 그 실용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무수히 많은 ‘무고한 간첩’들이 만들어졌고, 누군가는 주검으로 실려 나가 의문사로 처리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김수근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나기 한 해 전 간암으로 세상을 떴다. 속죄의 기회도, 변명의 시간도 갖지 못했으니 영원한 논란의 대상으로만 남게 됐다. 공포와 불안을 극대화하도록 만들어진 공간. 그곳에서 많은 이들은 세상에 신이 없음을 원망하며 비명을 내질렀고, 살이 찢기고 뼈가 비틀리며 피범벅이 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마저 포기한 채 짐승처럼 바닥을 기어야 했다. ●2022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정식 개관 유동우(71)씨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40년이 흐른 지금 유씨는 이곳의 ‘보안관리소장’이다. 유 소장의 설명을 들으며 공간을 둘러봤다. 2018년 12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경찰청으로부터 남영동 대공분실 부지와 건물을 넘겨받았고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민주인권기념관은 2022년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그냥 직함이 그렇고, 그냥 문지기입니다. 백범 선생이 독립된 정부의 문지기를 하고 싶다 하셨잖아요? 저는 한국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공간의 문지기가 됐으니 백범 선생의 꿈을 대신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네요.” 그는 1980년대 노동자 기록문학의 고전인 ‘어느 돌멩이의 외침’의 작가다. 노동운동, 학생운동 하는 이들의 필독서였고, 금서 목록에 들어 있었다. 또한 그는 1980년대 한국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의 핵심 활동가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동 현장의 밑바닥을 전전하며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을 온몸으로 접하고 스스로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깨쳤다. 이른바 ‘학출’(대학생 출신 노동운동가)의 도움 없이 홀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련 법을 공부했다. 이어 인천의 삼원섬유에서 민주노조를 만들었다. 당연히 해고됐고 구속됐다. 1980년 5월 결성된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의 핵심 지도부인 중앙위원으로서 전국을 돌며 노동자를 교육하고 조직화시켰다. 그는 1981년 8월 예비군 훈련을 받다 남영동으로 끌려왔다. 전두환 신군부는 전민노련과 전국민주학생연맹(전민학련) 등 처음 전국적으로 체계를 갖추고 진행된 노학연대 조직에 용공을 덮어 씌워 와해하고자 했다. 이른바 ‘학림사건’이다. 유 소장은 자신이 끌려왔던 5층 10호실로 데리고 들어가 39년 전 처참했던 기억을 생생히, 하지만 덤덤히 떠올렸다. “벽과 천장 모두 짙은 붉은색으로 칠해진 방이었는데 팬티만 남기고 옷을 다 벗기더라고요. 그리고 풍채 좋고 잘생긴 사람이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너 공산주의자지?’라고 묻고 ‘아니다’라고 했더니 다시 ‘그럼 사회주의자야?’라고 묻더라고요. 역시 ‘아니다’라고 하자마자 주먹과 발이 마구 날아왔습니다.” 조사관들은 그를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한다. 유 소장은 한참 뒤에야 그가 누군지 알게 됐다. 일제 고등계 형사로 ‘고문왕’이었던 노덕술의 부하였으며,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상사였고, 훗날 김근태 고문, 박종철 고문치사까지 모두 깊숙이 개입한 박처원 전 치안감이었다. 그때부터 유 소장에게 시작된 집단구타, 물고문 등은 꼬박 37일 동안 이어졌다. 광주의 피 위에서 집권한 신군부에게는 ‘용공 반국가단체 사건’이 필요했다. 갈비뼈 세 대와 치아 네 개가 부러졌다. 발바닥부터 머리까지 온통 피멍이 들고 퉁퉁 부었다. 경찰병원 응급실로 세 번이나 이송돼야 할 정도였다. 유 소장은 “자살하기 위해 창에 머리를 밀어넣어 봤지만 15㎝쯤 되는 좁은 창폭으로 몸이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욕조 옆 콘크리트에 머리를 두어 차례 찍어 피가 줄줄 흘렀지만 죽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꺼운 철문 밑을 가리키며 “빨갱이가 되길 원하면 빨갱이가 돼야 했고, 국가 전복 음모를 원하면 그렇게 돼야만 이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아니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용공 조작을 시인하면 무조건 사형당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버텼어요. 아내와 당시 갓 한 돌 지난 딸,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며 굴복하지 않았죠. 저들의 의도대로 자백하는 건 동료들에게도 또한 못할 짓이라 판단했죠. 물론 끝내는 항복했지만요.” 고문 후유증은 컸다. 전민노련 사건 구속 이후 1987년 6월 항쟁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의 노동계 상임공동대표로 참여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지만, 87년 13대 대선 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구로구청 사건’으로 다시 구속됐다. 오랜 시간에 걸쳐 몸과 가슴속에 깊숙하게 새겨진 폭력의 트라우마는 곪고 곪아 결국 터지고 말았다. “집에 혼자 있으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졌고, 자꾸 총 들고 누가 잡으러 올 것 같은 두려움이 들어 집을 나가야만 했습니다. 노숙도 하고, 구걸도 하다 뒤늦게 연락받은 가족들이 찾아와서 데려가는 생활이 10년 가까이 반복되곤 했습니다.” ●2012년 재심 전민노련사건 무죄 판결 국가가 개인에 남긴 폭력은 깊고 뚜렷했다.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소장 이화영)의 도움을 받아 집단심리상담을 받는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좀더 정확히 깨달았다. 허리, 머리, 다리 등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국가폭력의 흔적에 대한 치료는 물론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불안과 두려움, 공포의 정체 또한 분명히 알게 됐다. 2012년 재심을 통해 전민노련 사건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힘겨웠지만 고문 후유증 또한 극복해 냈다. 자신의 책 제목처럼 단단한 돌멩이처럼 옛 노동운동가로서의 정연한 논리와 기억력 또한 완전히 복원됐다. 당시 정치 조직 사이 운동 방향을 둘러싼 갈등 및 이론 논쟁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40여년 전 책이 이달 초 다시 복간됐다. 많이 팔릴 것 같으냐는 물음에 그는 “한 글자도 고치지 않은 채 다시 책을 냈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부끄럽기만 하다. 누가 보겠느냐”고 짐짓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 이후 활동을 통해 직접 겪고 느꼈던 부분을 다시 책으로 써내면 어떻겠냐고 묻자 이번에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저야 지금은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지만, 당시 민주화운동 내부에서 있었던 미세하거나 분명한 차이가 지금도 현실 정치 등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민주주의가 한 걸음이나마 진전하도록 하기 위해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성직자가 되고 싶었지만, 민주화운동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복판을 살아온 유 소장의 ‘또 다른 외침’이 기대된다. youngtan@seoul.co.kr
  • 갑질 당한 경비원은 왜 죽음을 택했을까

    갑질 당한 경비원은 왜 죽음을 택했을까

    ‘제도적 보호 못 받아’ 판단에 극단 선택 전문가들 “가해자 처벌 대폭 강화해야”주차 관리를 위해 아파트 입주민의 차량을 밀었다는 이유로 폭언·폭행에 시달리다가 지난 10일 목숨을 끊은 경비원 최희석씨는 딸들을 매우 사랑하는 가정적인 아빠였다. 그가 남긴 마지막 봉투에서는 현금 30만원과 딸의 이름, ‘사랑해’라는 글귀가 발견됐다. 화목했던 평범한 가장, 그는 왜 극단적 선택을 한 걸까. ‘갑’ 위협 반복→자존감 손상→공포·불안감→만성무력감→개인 행복·주관적 삶 포기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갑질 행위를 ‘인격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살 행위는 여러 사건이 누적돼 발생하는데 최씨의 경우는 갑질을 당한 것이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개 갑질에 취약한 사람들은 현실에 순응적이며 참는 성향을 많이 띠는데 이를 악용한 갑질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인격 말살 행위이자 준인격적 살인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갑질 행위는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 중 두 단계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최씨는 매슬로 단계 중 존경받고 싶은 욕구와 사랑(소속감)받고 싶은 욕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연관된 부분이라 견디기가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가정을 꾸려 왔던 최씨의 경우 인격적 착취와 무시를 당하면서 신체적·심리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갑의 위협이 반복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자신의 나약함과 공포감, 가장으로서 힘이 없고 (역고소 등) 되레 피해를 줄 것이라는 판단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무엇보다 ‘제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최씨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국민 10명 중 9명은 ‘갑질 피해 경험’갑질 제도적 해결 불신, ‘언론에 폭로’ 선호 끝없는 ‘갑질 문화’, 개인·사회 모두 망가뜨려“갑질 피해 누적될수록 법·사회 신뢰도 떨어져” 실제 각종 연구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갑질로부터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렇다 보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언론에 기대 ‘폭로’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정한율 한국리서치 전문위원과 조계원 고려대 교수의 ‘갑질 문화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성인 10명 중 9명이 갑질을 경험했고 ‘사법 조치’ 등 제도적 해결보다 ‘피해자 규합 집단행동’, ‘SNS-언론에 폭로’가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가해자에 대한 ‘망신 주기’는 가능하나 여론이 수그러들면 다시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끝없는 ‘갑질 피해’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컸다. 개인에게는 상대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자존감을 손상시키고 수동성을 강화해 행복하고 주관적인 삶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고 봤다. 자신이 당한 모욕을 더 약자에게 되갚는 ‘갑질의 악순환’도 나타났다. 갑질 피해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법의 공정성과 사회에 대한 신뢰도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 교수는 “갑질 문화는 피해자 개인에 그치는 게 아닌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 약화 등 한국 정치사회 시스템의 위기로 전환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인격 살인’인 갑질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고 갑질 관련 중재 제도나 무료 상담실 등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우 교수는 “갑질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반면 갑질 가해자는 자기애적 경계성 장애를 가진 경우들이 많고 공격성이 높아 치료 명령이 필요하다”면서 “갑질 피해자의 경우 자기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방어 훈련과 심리적 치료로 면역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 교수는 “해외에는 커뮤니티내 상담시설이 복지시설처럼 잘 되어 있다”면서 “갑질을 당했을 때 상담시설을 떠올려 찾아오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는 공공분야 ‘갑질피해 신고센터’가 운영 중이며 정부민원안내 ‘국민콜110’ 홈페이지에서도 ‘갑질피해상담’ 코너가 마련돼 있다. 민간분야의 갑질 피해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서 제보와 상담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jurik@seoul.co.kr
  • 당청, 의대정원 확대 검토 “2·3차 팬데믹 대비 차원”

    당청, 의대정원 확대 검토 “2·3차 팬데믹 대비 차원”

    당청이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의사 인력이 부족한 분야·지역이 분명히 있다”면서 “보건복지부가 상황을 조사하고 정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수·공공의료 취약지역 중심 의대 정원 확충은 더불어민주당의 21대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지역별 수급 불균형, 성형외과 등은 넘쳐나지만 예방의학과·감염내과 전공의 부족 등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라며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비 차원에서도 의대 정원 증원 검토는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증원 규모, 의대를 신설할지, 정원을 늘릴지 등 구체적으로 논의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정부와 국회의 소통, 전문가와 각계 의견을 듣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공분야와 일부 진료과목이 상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대 정원은 1989년 이후 연간 3058명으로 묶여 있다. 2019년 현재 인구 10만명당 의대 졸업자 수는 OECD 평균 11.9명보다 적은 7.9명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갑질 당한 경비원, 왜 죽음 선택했을까 [강주리 기자의 K파일]

    갑질 당한 경비원, 왜 죽음 선택했을까 [강주리 기자의 K파일]

    끝없는 ‘갑질 문화’, 개인·사회 모두 망가뜨려아파트 입주민의 폭행을 호소하며 목숨을 끊은 경비원 고(故) 최희석씨는 딸들을 매우 사랑한 가정적인 아빠였다. 그가 남긴 마지막 봉투에서는 현금 30만원과 딸의 이름, ‘사랑해’라는 글귀가 발견됐다. 최씨는 지난달 21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주차 관리를 위해 입주민의 차를 밀었다는 이유로 해당 주민에게서 폭언과 폭행해 시달리다 지난 10일 투신으로 생을 마감했다. 화목했던 평범한 가장, 그는 왜 극단적 선택을 한 걸까. “갑질, 인간 존엄성 짓밟는 ‘인격 살인’” “매슬로 인간욕구 5단계 중 존경·소속감 두 단계에 큰 타격…버티기 힘들었을 것” 이동우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갑질 행위에 대해 ‘인격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이 교수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살 행위는 여러 사건이 누적돼 발생하는데 최씨의 경우는 갑질을 당한 것이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개 갑질에 취약한 사람들은 수용적이고 현실에 순응적이며 반박보다 참는 성향을 많이 띠는데 이를 악용한 갑질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인격 말살 행위이자 준인격적 살인에 해당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갑질 행위는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의 인간의 욕구 5단계 중 두 단계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최씨는 매슬로 단계 중 존경 받고 싶은 욕구와 사랑(소속감) 받고 싶은 요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연관이 된 부분이라 정상적인 생활을 해왔더라도 견디기가 매우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슬로의 인간의 욕구는 1단계 생리적·생명유지 욕구, 2단계 안전의 욕구, 3단계 사회적 및 소속감(애정)의 욕구, 4단계 존중 받고 싶은 욕구, 5단계 자아실현 및 성취의 욕구로 이뤄진다. 사회적 분위기가 폭력을 지양하는 사회로 바뀌면서 최씨가 받았을 상대적 타격이 더 컸을 가능성도 언급됐다.‘갑’ 위협 반복→자존감 손상→공포·불안감→만성무력감→개인 행복·주관적 삶 포기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가정을 꾸려왔던 최씨의 경우 개인의 인격적 착취와 무시를 당하면서 신체적·심리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갑의 위협이 반복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자신의 나약함과 공포감, 가장으로서 지켜나갈 힘이 없고 (역고소 등) 되레 피해를 줄 것이라는 판단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씨는 입주민 A씨의 괴롭힘이 계속되자 지난달 경찰에 고소했지만 A씨로부터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맞고소를 당했다. 곽 교수는 무엇보다 ‘제도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최씨를 죽음으로 내몰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갑의 위치에 있는 입주민에 대항할 수 없었던 최씨는 목소리를 내는 방법으로 죽음을 선택한 듯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최씨는 생전에 남긴 유서에서 “A씨에게 맞으면서 약을 먹어가며 버텼다”면서 “(경비원) 사직서를 내지 않았다고 산에 가서 100대 맞자고 하더라. (A씨가) 길에서 보면 죽여버린다고 했다”며 두려움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27일 상해와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된 입주민 A씨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국민 10명 중 9명은 ‘갑질 피해 경험’갑질 제도적 해결 불신, ‘언론에 폭로’ 선호 “갑질도 ‘모방학습’…당하면 더 약자에 되풀이”“갑질 피해 누적될수록 법·사회 신뢰도 떨어져” 실제 각종 연구에서는 한국사회에서 갑질로부터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갑질을 억제하고 해결할 사회 규범이나 법·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소셜미디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언론에 기대어 ‘폭로’하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들이 빈번해지는 추세다. 정한율 한국리서치 전문위원과 조계원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교수의 ‘갑질 문화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성인 10명 중 9명이 갑질을 경험했고 ‘사법 조치’·‘공공기관 상담·청원’ 등 제도적 해결보다 ‘피해자 규합 집단행동’, ‘SNS-언론에 폭로’가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가해자에 대한 ‘망신주기’는 가능하나 실제적 권력 균형을 가져오기 어렵고 여론이 수그러들면 같은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갑질, 개인·사회 모두에 부정적 영향 끝없는 ‘갑질 피해’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크다고 봤다. 개인에게는 상대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자존감을 손상시키고 수동성을 강화해 개인의 행복하고 주관적인 삶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자신이 당한 모욕을 더 약자에게 되갚는 ‘갑질의 악순환’도 나타난다. 손상된 자존심을 보상 받기 위해 더 취약한 ‘을’에게 갑질로 되갚아 주는 것이다. 곽금주 교수는 “어린 시절 가정폭력이 ‘학습’ 행위를 낳듯이 갑질도 당하면 ‘모방 학습’이 기계적으로 나타나기 쉽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도 갑질 피해를 많이 입은 사람일수록 법의 공정성과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 교수는 “갑질에 순응·굴복하는 경험이 누적될수록 사회의 신뢰자본이 뚜렷하게 약화된다”면서 “이는 갑질 문화가 피해자 개인에 그치는 게 아닌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 약화 등 한국의 정치사회 시스템의 위기로 전환된다”고 우려했다. 문화심리학자 한민 우송대 교수는 이러한 갑질이 지위의 고저, 신분의 귀천 등 서열에 따른 특권과 차별을 당연시 여기는 오랜 한국사회의 권위주의적 문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갑질 처벌 대폭 강화해야…치료명령 필요”“무료 상담실 활성화 등 접근성 높여야” 전문가들은 ‘인격 살인’인 갑질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만성적인 악질 가해자의 경우 치료 명령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갑질에 대비해 중재 제도를 만들고 무료 상담실 등을 활성화해 피해를 당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창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를 충분히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동우 교수는 “갑질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반면 갑질 가해자는 자기애적 경계성 장애를 가진 경우들이 많고 공격성이 높아 치료 명령이 필요하다”면서 “갑질 피해자의 경우 자기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방어 훈련과 심리적 치료로 면역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 교수는 “해외에는 커뮤니티내 상담시설이 복지시설처럼 잘 되어 있다”면서 “갑질을 당했을 때 상담시설을 떠올려 찾아오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는 공공분야 ‘갑질피해 신고센터’가 운영 중이며 정부민원안내 ‘국민콜110’ 홈페이지에서도 ‘갑질피해상담’ 코너가 마련돼 있다. 민간분야의 갑질 피해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서 제보와 상담 등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콜롬비아 원주민 소녀의 몸값은 163만원” 발언 논란

    [여기는 남미] “콜롬비아 원주민 소녀의 몸값은 163만원” 발언 논란

    인신매매를 화제에 올리고는 몸값까지 흥정한 콜롬비아의 라디오방송 진행자와 출연자가 처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콜롬비아 검찰이 라디오방송 진행자 파비오 술레타와 게스트로 출연한 카리브 원주민 부족 관계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대형 사고를 친 문제의 라디오방송은 지난 주말 전파를 탔다. 라디오 프로그램 '파비오와 함께 하는 좋은 오후'의 진행자인 파비오 술레타는 콜롬비아 카리브 지역에 모여 사는 원주민 부족 '와유유' 자치위원회의 위원이라는 로베르토 바로소를 게스트로 초청, 문제의 인터뷰를 했다. 진행자 파비오 술레타는 "'와유유 부족은 어린 소년들을 판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도 소녀들을 파느냐"고 물었다. 이에 부족 자치위원이라는 바로소는 "500만 페소(한화 약 163만원)를 주면 소녀를 구해주겠다"고 답했다. 낯 뜨거운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파비오 술레타는 "성 경험 없는 여성이어야 한다"며 "돈을 주고 소녀를 데려오면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집에 가둬 두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몸에 털이 없어야 한다는 등 노골적인 음란 멘트를 쏟아냈다. 그는 "소녀를 파는 건 와유유 부족의 전통문화"라며 "카리브 원주민 부족의 소녀들을 많이 사주자"고 인신매매를 장려하는 충격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문제의 방송은 큰 파문을 낳으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와유유 부족의 여성들은 성명을 내고 "부족의 전통을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성명에 따르면 와유유 부족사회엔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 측 가족에게 '지참금'을 지급하는 문화가 있다. 부인이 남편과 사별하거나 남자가 가정을 버렸을 때 홀로 남는 여성의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뿌리 내린 전통문화다. 와유유 부족 여성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신부를 위해 신랑이 지급하는 지참금을 라디오방송이 소녀의 몸값으로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부족의 자치위원을 자칭하며 방송에 나간 남자 바로소에 대해서도 "그는 부족에서 어떤 역할도 맡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파문이 계속 확산하자 검찰은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문제의 방송 내용을 확인한 결과 진행자와 게스트가 나눈 대화는 인신매매, 여성의 성노예화, 인종차별 등 매우 중대한 범죄와 연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사가 시작되자 라디오진행자 파비오 술레타는 "농담처럼 나눈 말일 뿐 진짜로 소녀를 사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사회적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지난 20일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보기만 해도 징역형을 받도록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n번방’ 사건의 재발 방지책으로 하나의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n번방 그 이후’를 논하기 위해 지난 26일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한 걸음’이라는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정보보호학과 교수와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 유정미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딸 키우는 엄마로서 ‘n번방’ 사건을 보고 매우 놀랐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워 삽시간에 법을 바꾸고 인식을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최경진 교수 지금까지 아이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대상으로 인식은 하면서도 구체적인 액션은 매우 적었다. 해외에서는 아동 성착취물을 만들면 갱생이 안 될 정도로 강한 처벌을 내린다.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n번방’ 사건이 그런 계기가 됐다.윤정숙 실장 10년 전쯤 아동·청소년음란물 소지죄가 막 도입돼 법무부에서 추가적 조치, 문제점을 고민하며 맡긴 수탁과제를 담당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아동 음란물 자체가 위험하다기보다는, 아동 음란물을 많이 보는 사람들은 조두순처럼 접촉형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논리로 접근했다. 미국 법 사례를 들어보면 ‘아동에 대한 성착취’라는 형법 아래 세부 조항으로 ‘아동 음란물 소지·감상·배포’라는 구분이 있다. 디지털 성범죄를 ‘성착취’와 연결시켜야 이 법 조항이 강화된다. 개념적인 틀 자체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 -이번에 바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기존에 ‘음란물’이라 부르던 것을 ‘성착취물’로 바꿨고 형량도 상한선 대신 하한선을 설정했다. 이른바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생각은. 윤 실장 ‘n번방’ 사태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성범죄자들에 대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유형의 성범죄자들은 조두순, 김수철 같은 성범죄자보다 인터넷 접근 기회가 훨씬 많았다는 특징이 있다. ‘n번방’에 가담한 조주빈과 주변인들을 보면 10대, 20대가 많다. 이들이 성범죄를 행하는 공간이 인터넷으로 이동하면, 범죄자 입장에선 이 자체의 네트워크가 안전해야 한다. 인터넷 공간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인터넷 사업자, 사업자 관리 주체, 아동·청소년 보호법상의 규제가 얼마만큼 따라가고 있었는지 봐야 한다. 랜덤채팅 앱에서 성매매, 조건만남이 이뤄진다는 얘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나왔지만 정부는 이제야 규제하겠다고 얘기한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는 방증이다. 여러 가지 불법 행위, 규제 조치를 위해 정부와 관련된 인터넷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나오니까 관련 메신저 사업자들이 타격이 올까 봐 몸을 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김승주 교수 법보다 선행돼야 하는 건 국민 인식이다. 법을 만들기 전에 충분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 일반 국민들은 아동 성착취물, 불법 음란물, 성인물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런 법안이 나오면 ‘한국은 야동 볼 자유를 구속하는 나라’라는 반론이 나오는데, 이는 법 취지를 잘 모르는 얘기다. 나는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니만큼 텔레그램 이슈를 논하고 싶다. 지금 텔레그램이 엄청 욕을 먹고 있는데 한때는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망명을 떠날 만큼 칭찬받던 때가 있었다. 외국에서는 텔레그램을 보안 메신저라 하지 않고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Warrant-Proof Encryption)라고 말한다. 아동 성착취물 논의 못지않게 프라이버시와 공익 보호 사이에 절충안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 가야 한다. 언론이 계속 중심을 잡아 주면서 공론화해야 한다.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로서의 온라인 메신저에 대해 더 얘기해 보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최 교수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칼에 관한 비유를 많이 한다. 칼이 용도에 따라 요리 혹은 살인에 이용될 수도 있지만 칼 자체를 규제하지는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칼과 텔레그램은 다르다. 칼은 그 자체가 콘텐츠를 담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상의 텔레그램은 그 안에 내용과 의도를 담아서 유통된다. 오프라인에서 범죄가 이뤄졌을 때 영장을 집행할 수 없는 공간은 없다. 그런데 희한하게 온라인 공간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보호해야 할 프라이버시를 주장한다. 어떤 경우라도 범죄가 발생하면 영장 집행이 가능해야 한다.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는 콘텐츠가 같이 결합된 도구라는 논리로 바라보면 일정 규제를 가할 수 있다. 특히나 아동·청소년에 관한 이슈는 전 국민이 모두 보호해야 할 권리로, 다른 것보다도 우선하는 가치다. 윤 실장 사이버 범죄는 어느 한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닌 초국가적 범죄다. 초국가적 범죄가 잘 일어나는 나라를 보면 그 나라 사법 시스템이 약한 경우가 많다. 꾸준한 법 집행력을 높이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동남아시아에 마약 유통망이 지나치게 집중된 이유는 관련 규제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범죄 퇴치에 있어 페이스북·구글 같은 민간 기업, 인터폴 등과 공조해 수사력을 높여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마무리하자.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한 마지막 한 걸음’에는 무엇이 있다고 보나. 김 교수 여성가족부 회의에서 들은 이정옥 장관 얘기가 꽤 일리 있었다. 여가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이걸 지표화해서 각 부서 기관 평가 때 반영하는 걸 국무조정실에 건의했단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안 된다. ‘n번방’ 사건만 하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군까지 다 포괄해서 같이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다.유정미 과장 여가부에서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통해 기존 정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서 교육의 중요성이 얘기되고 있는데 젠더 폭력 기저에는 성 평등 문제가 있다. 이를 성인이 돼 습득하려면 크게 효과가 없고, 어린 시절부터 체화돼야 커서 일상이 된다. 새달부터 교육부 및 17개 교육청과 디지털성범죄특별교육을 전국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1000회 실시할 예정이다. 최 교수 법을 항상 숭고하고 고결하게 바라보는데 현실적이지 않은 시각이다. 법이야말로 고도의 정치적 산물이다. 완벽한 법 만들려고 미루지 말고, 약간은 부족해도 가는 방향이 맞으면 만드는 게 맞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아직까지도 피해자 중심 정책이 부족하다. 사후에 신속하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삭제를 지원하고 더 나아가 가해자에게 과징금, 과태료를 부과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유 과장 말씀하신 긴급지원서비스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 2018년 3월부터 디지털성폭력피해자지원센터가 생겨서 불법 촬영물 피해자가 오면 퍼져 있는 촬영물 삭제를 지원한다. 수사까지 갈 수 있는 채증도 해 주고, 피해자가 소송을 원하면 무료 법률 서비스도 지원한다. 사후 3년까지 지속적으로 사후 모니터링을 하는데 시행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많이들 모른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연락처는 02-735-8994이고 24시간 지원되는 여성긴급전화 1366도 있다. 윤 실장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이 21대 국회에서는 통과되리라고 본다. ‘n번방’ 사건에서 봤듯 디지털 성범죄는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지 않고도 그의 머릿속 구상만으로 피해자를 조종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외국의 그루밍 입법 사례를 보면 “사진 좀 보내 볼래?” 하는 식의 성적 의도를 가진 메시지를 송신할 때부터 무거운 처벌을 하는데 이를 참고해야 한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디지털 성범죄는 ‘성착취’… 피해자 중심 인식 전환 절실”

    지난 20일 20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n번방 방지법’이 통과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보기만 해도 징역형을 받도록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n번방’ 사건의 재발 방지책으로 하나의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n번방 그 이후’를 논하기 위해 지난 26일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한 걸음’이라는 주제로 서울신문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황수정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사회를 맡았고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정보보호학과 교수와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 윤정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국제협력실장, 유정미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 과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딸 키우는 엄마로서 ‘n번방’ 사건을 보고 매우 놀랐다.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워 삽시간에 법을 바꾸고 인식을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최경진 교수 지금까지 아이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대상으로 인식은 하면서도 구체적인 액션은 매우 적었다. 해외에서는 아동 성착취물을 만들면 갱생이 안 될 정도로 강한 처벌을 내린다. 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 컨센서스가 필요한데 ‘n번방’ 사건이 그런 계기가 됐다. 윤정숙 실장 10년 전쯤 아동·청소년음란물 소지죄가 막 도입돼 법무부에서 추가적 조치, 문제점을 고민하며 맡긴 수탁과제를 담당한 적이 있다. 당시만 해도 아동 음란물 자체가 위험하다기보다는, 아동 음란물을 많이 보는 사람들은 조두순처럼 접촉형 성범죄를 저지른다는 논리로 접근했다. 미국 법 사례를 들어보면 ‘아동에 대한 성착취’라는 형법 아래 세부 조항으로 ‘아동 음란물 소지·감상·배포’라는 구분이 있다. 디지털 성범죄를 ‘성착취’와 연결시켜야 이 법 조항이 강화된다. 개념적인 틀 자체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 -이번에 바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기존에 ‘음란물’이라 부르던 것을 ‘성착취물’로 바꿨고 형량도 상한선 대신 하한선을 설정했다. 이른바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생각은.  윤 실장 ‘n번방’ 사태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성범죄자들에 대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유형의 성범죄자들은 조두순, 김수철 같은 성범죄자보다 인터넷 접근 기회가 훨씬 많았다는 특징이 있다. ‘n번방’에 가담한 조주빈과 주변인들을 보면 10대, 20대가 많다. 이들이 성범죄를 행하는 공간이 인터넷으로 이동하면, 범죄자 입장에선 이 자체의 네트워크가 안전해야 한다. 인터넷 공간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인터넷 사업자, 사업자 관리 주체, 아동·청소년 보호법상의 규제가 얼마만큼 따라가고 있었는지 봐야 한다. 랜덤채팅 앱에서 성매매, 조건만남이 이뤄진다는 얘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나왔지만 정부는 이제야 규제하겠다고 얘기한다.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는 방증이다. 여러 가지 불법행위, 규제 조치를 위해 정부와 관련된 인터넷 사업자들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나오니까 관련 메신저 사업자들이 타격이 올까 봐 몸을 사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 김승주 교수 법보다 선행돼야 하는 건 국민 인식이다. 법을 만들기 전에 충분히 소통할 필요가 있다. 일반 국민들은 아동 성착취물, 불법 음란물, 성인물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런 법안이 나오면 ‘한국은 야동 볼 자유를 구속하는 나라’라는 반론이 나오는데, 이는 법 취지를 잘 모르는 얘기다.  나는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니만큼 텔레그램 이슈를 논하고 싶다. 지금 텔레그램이 엄청 욕을 먹고 있는데 한때는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망명을 떠날 만큼 칭찬받던 때가 있었다. 외국에서는 텔레그램을 보안 메신저라 하지 않고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Warrant-Proof Encryption)라고 말한다. 아동 성착취물 논의 못지않게 프라이버시와 공익 보호 사이에 절충안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논의를 이어 가야 한다. 언론이 계속 중심을 잡아 주면서 공론화해야 한다. -‘영장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보안장치’로서의 온라인 메신저에 대해 더 얘기해 보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최 교수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칼에 관한 비유를 많이 한다. 칼이 용도에 따라 요리 혹은 살인에 이용될 수도 있지만 칼 자체를 규제하지는 않는다는 논리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칼과 텔레그램은 다르다. 칼은 그 자체가 콘텐츠를 담고 있지 않지만, 온라인상의 텔레그램은 그 안에 내용과 의도를 담아서 유통된다. 오프라인에서 범죄가 이뤄졌을 때 영장을 집행할 수 없는 공간은 없다. 그런데 희한하게 온라인 공간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보호해야 할 프라이버시를 주장한다.  어떤 경우라도 범죄가 발생하면 영장 집행이 가능해야 한다.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는 콘텐츠가 같이 결합된 도구라는 논리로 바라보면 일정 규제를 가할 수 있다. 특히나 아동·청소년에 관한 이슈는 전 국민이 모두 보호해야 할 권리로, 다른 것보다도 우선하는 가치다.  윤 실장 사이버 범죄는 어느 한 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닌 초국가적 범죄다. 초국가적 범죄가 잘 일어나는 나라를 보면 그 나라 사법 시스템이 약한 경우가 많다. 꾸준한 법 집행력을 높이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디지털 성범죄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 동남아시아에 마약 유통망이 지나치게 집중된 이유는 관련 규제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범죄 퇴치에 있어 페이스북·구글 같은 민간 기업, 인터폴 등과 공조해 수사력을 높여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마무리하자.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한 마지막 한 걸음’에는 무엇이 있다고 보나.  김 교수 여성가족부 회의에서 들은 이정옥 장관 얘기가 꽤 일리 있었다. 여가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이걸 지표화해서 각 부서 기관 평가 때 반영하는 걸 국무조정실에 건의했단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안 된다. ‘n번방’ 사건만 하더라도 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군까지 다 포괄해서 같이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다. 유정미 과장 여가부에서는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통해 기존 정책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해서 교육의 중요성이 얘기되고 있는데 젠더 폭력 기저에는 성 평등 문제가 있다. 이를 성인이 돼 습득하려면 크게 효과가 없고, 어린 시절부터 체화돼야 커서 일상이 된다. 새달부터 교육부 및 17개 교육청과 디지털성범죄특별교육을 전국 초·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1000회 실시할 예정이다.  최 교수 법을 항상 숭고하고 고결하게 바라보는데 현실적이지 않은 시각이다. 법이야말로 고도의 정치적 산물이다. 완벽한 법을 만들려고 미루지 말고, 약간은 부족해도 가는 방향이 맞으면 만드는 게 맞다.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아직까지도 피해자 중심 정책이 부족하다. 사후에 신속하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삭제를 지원하고 더 나아가 가해자에게 과징금, 과태료를 부과해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유 과장 말씀하신 긴급지원서비스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 2018년 3월부터 디지털성폭력피해자지원센터가 생겨서 불법 촬영물 피해자가 오면 퍼져 있는 촬영물 삭제를 지원한다. 수사까지 갈 수 있는 채증도 해 주고, 피해자가 소송을 원하면 무료 법률 서비스도 지원한다. 사후 3년까지 지속적으로 사후 모니터링을 하는데 시행 2년이 다 돼 가는데도 많이들 모른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연락처는 02-735-8994이고 24시간 지원되는 여성긴급전화 1366도 있다.  윤 실장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이 21대 국회에서는 통과되리라고 본다. ‘n번방’ 사건에서 봤듯 디지털 성범죄는 가해자가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지 않고도 그의 머릿속 구상만으로 피해자를 조종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줬다. 외국의 그루밍 입법 사례를 보면 “사진 좀 보내 볼래?” 하는 식의 성적 의도를 가진 메시지를 송신할 때부터 무거운 처벌을 하는데 이를 참고해야 한다.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성폭력 의대생 엄중 처벌 하라” 전북 시민단체 촉구

    전북여성노동자회 등 27개 전북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의료인 성폭력 근절 전북지역 대책위원회’가 27일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자친구를 성폭행한 전북대학교 의대생 A씨를 엄중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1심 재판부는 양형 감경 요소에 치중한 나머지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라는 가벼운 판결을 내려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의 성범죄자가 재판에서 솜방망이 판결을 받은 이후 더 끔찍한 성폭력을 저지르는 모습을 우리는 계속 목격하고 있다”며 “성범죄 사건에서 사법 정의가 실현되지 않으면 또 다른 성폭력 사건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또 “이번 사건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야 할 예비의료인이 벌였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엄정한 판결을 통해 가해자의 행위에 책임을 묻고 성폭력 문제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2018년 9월 3일 전주시 한 원룸에서 여자친구 B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성폭행한 혐의(강간·상해)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건이 불거지자 전북대는 의과대학 교수회의와 총장 승인을 거쳐 A씨에게 출교를 의미하는 제적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6월 5일 열린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에코델타시티 공공분양주택 건립 민간사업자 공모...부산도시공사

    부산도시공사는 28일 ‘에코델타시티(18,19,20BL) 민간참여 공공분양주택 건립사업’에 참여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부산 도시공사는 선도적인 사업시행으로 에코델타시티 조기정착에 기여하고 다양한 아파트 브랜드 유치로 단지 내 민간 공급주택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건설업계에 도움이 되도록 지역업체 의무비율을 40%로 적용하고 3개 블록을 동시 발주한다. 대규모 건설사업 시행으로 지역 중소건설업체의 수주물량 확대 및 고용증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사업대상지는 공사가 참여하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친수구역 조성사업(강서구 강동동 일원, 사업시행자 : 부산광역시, K-water, 부산도시공사) 단지 내 18, 19, 20블록이다. 전체 대지면적 155,799㎡내에 2,962호가 건립될 계획이며, 추정사업비는 9,605억원이다. 부산도시 공사는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사업자는 설계, 시공, 분양업무 등을 수행한다. 신청자격은 주택법에 따른 주택건설사업자로서 건축공사업 또는 토목건축공사업을 등록한 법인(단독 또는 컨소시엄)이어야 한다. 컨소시엄 구성 시에는 5개 업체 이하(최소지분율 10% 이상) 구성 및 지역업체 의무비율 40% 이상을 충족해야 하며 3개 블록 중복신청은 불가하다. 사업설명회는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조치로 생략하며, 참가의향서는 6월 4일, 사업신청 확약서는 18일, 사업신청서류는 7월 27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오는 8월 중에 평가위원회를 개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 중 사업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내년 5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 받은 뒤 2021년 하반기 공사를 착공해 2024년 상반기 준공할 계획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수도권 모든 공공분양 최대 5년간 거주해야

    수도권 모든 공공분양 최대 5년간 거주해야

    분양가상한 주택도 2~3년 실거주 추진 앞으로 수도권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공공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3∼5년 거주 의무가 부여된다. 국토교통부는 27일부터 이런 내용으로 개정된 ‘공공주택 특별법’이 시행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공공분양주택 거주 의무 기간이 부여된 곳은 수도권 주택지구 중 전체 개발면적의 50% 이상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풀어 조성되거나 전체 면적이 30만㎡ 이상인 대형 택지다. 하지만 27일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모든 수도권 공공택지의 공공분양 아파트는 거주 의무가 부여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진 중인 3기 신도시의 경우 모든 공공분양 아파트가 거주 의무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거주 의무 기간은 분양가가 인근 주택 매매가격의 80% 미만이면 5년, 80% 이상~100% 미만이면 3년이다. 공공분양주택을 처음으로 분양받은 사람이 거주 의무 기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해외 이주 등 불가피한 사유로 주택을 전매할 땐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해 공공주택 사업자에게 되팔아야 한다. 이때 매각 금액은 입주금과 입주금에 대한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이자로 제한해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차단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대해 2~3년 거주 의무를 부여하는 주택법 개정도 추진한다. 이 법안은 20대 국회 때 발의됐지만 회기 내에 처리되지 못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공공기관 대상 ‘찾아가는 지식재산 교육’ 도입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은 26일 공공기관의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 및 활용 능력 제고를 위해 ‘찾아가는 지식재산 교육’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공분야 지식재산 역량 강화를 위해 조치로 수요 조사를 거쳐 올해 9개 기관에서 18회 이상 교육을 진행한다. 지재권 기초 강의와 함께 기관별 맞춤형 활용 교육이 이뤄진다. 활용은 사업화 성공사례 중심의 실무형 교육으로 구성해 현장 적응성을 높일 계획이다. 5월에는 코레일과 방사성폐기물연구소, 내달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조폐공사 등에서 열린다. 윤미선 지식재산교육과장은 “공공기관의 특허 출원 및 등록 등 지재권 창출은 뛰어나지만 활용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면서 “핵심 특허가 기술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 컨설팅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 땅 위… 性착취 100년의 비극

    이 땅 위… 性착취 100년의 비극

    1930~1940년대 전쟁 중 일본군이 식민지 한국 여성들의 인권을 잔혹하게 짓밟은 위안부 문제는 아직도 가해자의 사과 없는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시대가 흘러 80여년이 지난 지금의 한국 사회는 또 다른 성 유린 사건으로 충격에 빠졌다. 온라인 조직형 성범죄 ‘n번방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사며 성범죄 처벌 강화 법 개정 요구로 번지고 있다. 이렇듯 여성을 향한 폭력과 범죄의 고리는 시공간을 넘어 이어져 왔다.●1900년대부터 성매매의 역사적 사실 고증 극단 신세계의 연극 ‘공주(孔主)들 2020’은 성매매의 역사를 통해 성매매 체제의 연속성을 고발하고 지금 우리의 삶을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작품은 일본군·한국군·미군 위안부, 베트남 한국군 민간인학살, 기생관광, 집결지, 현대의 성매매, n번방 사건 등 1900년대부터 현재까지 성매매의 역사를 주인공 김공주를 통해 풀어낸다. 작품은 공식적 역사가 아닌 비공식적 역사에 주목했다. 우리가 알지 못했거나, 알고 있었어도 외면했던 역사적 사실이다. 특히 성착취를 당해 온 피해자가 아닌 성을 구매해 온 사람들과 성구매를 하도록 만든 가해자들도 집중한다. 아시아 각국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발췌해 작품에 재구성했다.2018년 초연 이후 2019년 제40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으로 재연해 우수상, 관객평가단 인기상 관객 훈장, 신인 연기자상(배우 양정윤)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출연 배우를 기존 10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고 ‘성범죄의 사연’을 추가했다. 2018년 ‘공주들’에서 김공주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성매매 역사를 들여다봤다면, 2019년 ‘공주들’은 김공주의 삶을 바라보고 듣는 우리의 태도와 입장, 강요된 당사자의 피해자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극단 신세계 관계자는 “2020년 ‘공주들’은 김공주의 삶이 우리의 삶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또 “누군가는 알고 있었지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야기, 누군가는 전혀 몰라서 관심을 가질 수도 없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성구매자, 이런 환경을 만든 자… 신랄히 고발 ‘공주들 2020’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오는 6월 5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거리두기 객석제’를 도입하며 극장 입장 시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오심 논란 심판 리스크 KBO의 고민도 커진다

    오심 논란 심판 리스크 KBO의 고민도 커진다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존 일관성 문제로 논란이 됐던 프로야구 심판이 또다시 황당한 오심을 내놓으며 팬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비시즌 기간 예상치 못하게 퍼진 코로나19에도 땀흘려 시즌을 준비한 선수들의 노력이 심판의 판정으로 물거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LG 정근우는 4-4로 맞선 3회 유강남의 우익수 방면 희생타 때 홈을 밟았다. 주심이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3루심은 정근우의 태그업이 빨랐다고 판정해 아웃이 됐다. LG 벤치가 술렁였고 류중일 감독이 나와 항의했지만 태그업 플레이는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어서 원심 그대로 넘어갔다. 해당 심판조는 개막 시리즈에서 이용규가 스트라이크존 일관성 발언으로 2군으로 강등조치 됐었던 심판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다른 심판조에서 안 생기는 문제가 해당 심판조에서 유독 불거졌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논란에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사람이 하는 만큼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지만 팬들이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KBO는 비시즌기간 심판들이 심판 학교에서 교육을 받도록 하고, 매년 봄 심판들을 권역별로 나눠 구단의 스프링캠프에 파견하는 등 실전 감각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심판들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각 구단의 연습경기에 투입돼 적응 훈련을 하는 한편 시즌 개막 전 자체 교육도 실시한다. KBO가 제공하는 커리큘럼으로는 메이저리그(MLB) 못지 않다. KBO는 지난해 심판위원들과의 협의를 통해 능력 위주의 1군 심판을 기용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모색했다. 주로 연공서열 위주인 1군 심판이 시즌 중 고과평가 등을 통해 능력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변화는 감지됐다. KBO는 시즌 초반 곧바로 강등 조치를 취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허운 심판위원장과 KBO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확실한 신호를 주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덕분이었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도 “심판위원장이 초반부터 확실하게 신뢰를 쌓자고 얘기했다고 들었다”면서 “위축될 순 있겠지만 심판의 숙명이니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지금은 첨단 장비가 있으니 첨단 장비를 통한 시스템 구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투자가 적극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위안부부터 N번방까지…성매매 역사 담은 연극 ‘공주들2020’

    위안부부터 N번방까지…성매매 역사 담은 연극 ‘공주들2020’

    1930~1940년대 전쟁 중 일본군이 식민지 한국 여성들의 인권을 잔혹하게 짓밟은 위안부 문제는 아직도 가해자의 사과 없는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시대가 흘러 80여년이 지난 지금의 한국 사회는 또 다른 성 유린 사건으로 충격에 빠졌다. 온라인 조직형 성범죄 ‘n번방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사며 성범죄 처벌 강화 법 개정 요구로 번지고 있다. 이렇듯 여성을 향한 폭력과 범죄의 고리는 시공간을 넘어 이어져 왔다.극단 신세계의 연극 ‘공주(孔主)들 2020’은 성매매의 역사를 통해 성매매 체제의 연속성을 고발하고 지금 우리의 삶을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작품은 일본군·한국군·미군 위안부, 베트남 한국군 민간인학살, 기생관광, 집결지, 현대의 성매매, n번방 사건 등 1900년대부터 현재까지 성매매의 역사를 주인공 김공주를 통해 풀어낸다. 작품은 공식적 역사가 아닌 비공식적 역사에 주목했다. 우리가 알지 못했거나, 알고 있었어도 외면했던 역사적 사실이다. 특히 성착취를 당해 온 피해자가 아닌 성을 구매해 온 사람들과 성구매를 하도록 만든 가해자들도 집중한다. 아시아 각국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을 발췌해 작품에 재구성했다. 2018년 초연 이후 2019년 제40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으로 재연해 우수상, 관객평가단 인기상 관객 훈장, 신인 연기자상(배우 양정윤)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출연 배우를 기존 10명에서 12명으로 확대하고 ‘성범죄의 사연’을 추가했다. 2018년 ‘공주들’에서 김공주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성매매 역사를 들여다봤다면, 2019년 ‘공주들’은 김공주의 삶을 바라보고 듣는 우리의 태도와 입장, 강요된 당사자의 피해자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극단 신세계 관계자는 “2020년 ‘공주들’은 김공주의 삶이 우리의 삶과 전혀 다르지 않음을 말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또 “누군가는 알고 있었지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야기, 누군가는 전혀 몰라서 관심을 가질 수도 없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공주들 2020’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중장기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오는 6월 5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거리두기 객석제’를 도입하며 극장 입장 시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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