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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학교 vs 한방병원’ 열띤 토론회 초대된 관객들…그 속엔 복잡한 ‘생활풍경’

    ‘특수학교 vs 한방병원’ 열띤 토론회 초대된 관객들…그 속엔 복잡한 ‘생활풍경’

    극장에 들어가기 전 관객들은 팔찌를 찬다. ‘수리구 주민토론회 입장권’이다. 객석은 찬성과 반대를 골라 앉을 수 있다. 한강시 수리구에 세우려는 공립특수학교를 두고 열리는 토론회에 직접 참석하는 기분이 들어 내심 긴장된다. 비틀스의 ‘이매진’이 흘러나오는 무대 위 국회의원, 교육감을 사이에 두고 찬반이 나뉜 토론석에서 팽팽한 기운이 감돈다.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극단 신세계 신작 ‘생활풍경’은 2017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신설을 둘러싸고 열린 주민토론회를 바탕으로 창작했다.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두 시간씩 걸려 통학하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공부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부모들과 수리구에 특수학교는 이미 한 곳이 있으니 국립한방병원을 설립해 누구나 저렴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민 비상대책위원회가 맞붙었다. 아는 이야기라 더 그랬을까. 130분간 토론회가 숨이 막히도록 치열하고 복잡하다. 폐교한 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교육감과 총선 때 한방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국회의원은 양쪽의 대리인이다. 교육감 정해진은 입장이 확고하다. 여기에 인상 푹푹 쓰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던 국회의원 한길만은 중간에 토론회장을 박차고 나가 버리기도 한다. 사이에서 “장애인이라고 더 해달라는 게 아니라 똑같이만 해달라는 거예요”라는 부모들의 절규와 “당신들만 힘든 것 아니에요”라는 비대위의 처절함을 저울질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장애인이든 아니든 학교는 갈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따금 혐오 발언을 쏟아내는 반대쪽보다 훨씬 잘 들린다. 비대위 주민들의 혐오 발언이나 무심코 내뱉은 감정에 곧바로 장애학생 부모들이 “장애우라고 하지 마세요”, “딱한 거 아니에요”라고 바로잡으며 일상에서 잘못 사용하는 표현을 일깨워준다. 그러나 “집값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다”라며 단순히 ‘님비’로 치부하는 일에 억울함을 표시하는 비대위 주민들도 저마다 사연이 있다. “잘살고 싶다는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라며 한방병원으로 동네가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은 그것대로 또 간절해 보인다. 배우들은 무대 위 토론자뿐 아니라 객석 곳곳에서 주민 방청객으로 함께한다. “거짓말하지마!”, “뭐 하는 거야?”라며 쉴 새 없이 화를 내거나 구시렁대다가 발언권을 얻으면 무대로 뛰어나가 울분을 토한다. 객석에선 마스크를 쓰다 무대로 나갈 땐 마스크를 벗고, 다시 돌아오며 마스크를 올리고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모습은 2017년 토론회를 지켜보는 지금 2020년의 또 다른 생활풍경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진 경기도의원, 파주 운정지구 학교신설 현장방문

    이진 경기도의원, 파주 운정지구 학교신설 현장방문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이진 의원(더불어민주당·파주4)은 21일 새터중학교(가칭) 신축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이번 현장방문은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는 새터중학교 신축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향후 추진 일정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파주시 운정지구 내에 위치한 새터중학교는 총 사업비 186억 9900만원을 투입해 건축되고 있으며, 특수학급을 포함 31학급으로 개교 예정이다. 파주 운정지구는 최근 택지개발사업 발표로 약 10만명의 인구증가가 예상되지만 해당 지역에 중학교가 부족하여 학생 장거리 통학 및 한강 신도시의 고질적인 교육문제인 과밀학급 우려를 해소하고자 설립되는 학교다. 이진 의원은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작은 위험도 소홀히 하지 않게 완벽하게 시공해야 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적기에 공사를 마무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향후 통학로 정비 등 학교주변 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 감염이 걱정이지만, 친구들과 선생님 만나니 좋아요”

    “코로나 감염이 걱정이지만, 친구들과 선생님 만나니 좋아요”

    “코로나19 감염도 걱정되지만 대학 진학을 앞둔 고교생들은 수행평가 등 내신관리도 해야하는데 마냥 온라인 수업만 하니 불안했다. 학교에 와서 선생님을 뵙고 수업을 하니 마음이 놓였습니다.”(고교 2학년 A군)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전면 원격 수업했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유·초·중·고 학생들은 약 한 달 만인 21일부터 다시 등교하게 됐다. 추석 연휴 특별 방역 기간인 다음 달 11일까지 등교 인원은 유·초·중은 전교생의 3분의 1 이내,고교는 3분의 2 이내로 제한된다. 이날 학생과 학부모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속에도 대체로 등교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특히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고교생들은 등교,온라인 수업,등교 등 잦은 변화가 수행평가 등 내신 관리에 혼선과 차질을 빚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성남지역 278개 유·초·중·고 학생들 이날 학년별 순서에 따라 등교를 했는데, 등교 전 96명, 등교 후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8명이 귀가 조치 되는 등 모두 104명이 정상 등교를 못했다. 야탑동 중학생 C(14)군은 “학교에 오는 길부터 기분이 좋았고 산뜻했다. 친구들을 오랜만에 보니 웃음이 절러 나고 별거 아닌 일도 신이나다”며 “줌 수업보다 친구들과 함께하니 집중도 잘되고 졸리지 않았다”며 그 동안 집에서의 갑갑함을 호소했다. 중학생 H(15) 군은 “코로나19가 빨리 해결돼 제대로 수업을 하면 좋겠다. 랜선 수업은 눈도 아프고 친구들과 친해지기도 힘들다”며 “학교를 나오면 그 동안 밀린 수행평가를 봐야하니 살짝 부담은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학부형 전 모(46·여)씨는 “고1과 중1 아이들을 둔 엄마인데 코로나19가 부담스럽지만 집에만 갇혀 갑갑해 했는데 학교를 가게되어 다행”이라며 “마스크를 하고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생할을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지만 언제까지 아이들을 집안에만 있게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 2명을 둔 김 모(41·여)씨는 “맞벌이 가정인데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아이들을 돌봐주지 못하고, 특히 ‘인천 초등생 형제 라면 화재 사건’으로 불안했는데 학교에서 점심을 먹고오니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D씨(44·여)는 “오늘부터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니 그동안 친구들도 못 만나고 집안에서만 공부하던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면서 “그런데 한편으론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도 있다”고 전했다. 분당구 소재 한 고등학교의 교장은 “학생들이 오랜만에 학교에 와서 무척 좋아한다. 우리 학교는 월·화는 1학년, 수·목·금은 2학년이 등교한다. 오늘 1학년 학생들이 등교했는데,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들뜬 마음에 마스크를 내린다던지 거리두기를 어기는 일이 없도록 선생님들이 잘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도 코로나19에 대해 잘 인지하고 성숙해서 규칙을 잘 지키려고 노력함이 보인다” 면서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학생, 학부모 등과 소통하고 상의해서 진행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수원시, 전통시장 온라인 주문·배달 플랫폼 연말까지 개발

    수원시, 전통시장 온라인 주문·배달 플랫폼 연말까지 개발

    수원시 전통시장인 구매탄시장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스마트장터로 변신한다. 동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장터 서비스를 통해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시장에 더 쉽게 진입하고, 주민들은 더 편리하게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기 수원시는 전통시장에서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고 배달할 수 있는 ‘온택트 스마트 장터 플랫폼’을 올해 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온택트 스마트 장터 플랫폼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소비자가 모바일 앱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해 전통시장에서 소상공인이 판매 중인 상품을 주문한 뒤 상품을 가지러 가거나, 배달받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판매 후기 작성과 평점 부여를 통해 다른 소비자가 마케팅 정보를 쉽게 보고, 실시간 채팅으로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소통도 할 수 있게 된다. 경기도가 배달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고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다음 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경기도형 공공 배달 앱’과도 연계할 수 있다.플랫폼 개발은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 공공부문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 공모에 수원시와 공동으로 선정된 ㈜엘토브가 맡는다. 수원시는 구매탄시장 상인들과의 협업으로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원시는 지난 16일 수원시 관계자들과 구매탄시장 상인회 임원진이 킥오프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안상근 구매탄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은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취약한 편인데, 이번 스마트장터 플랫폼 서비스가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원시는 스마트장터 서비스를 구매탄시장에 우선적으로 시범 적용한 뒤 향후 더 많은 전통시장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고, 추후 공공 배달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올해 말까지 플랫폼이 개발되면 구매탄시장에 시범 적용한 뒤 추후 관내 다른 전통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인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확산이 용이해 전통시장 비대면 비즈니스의 모델로 효과적”이라며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서비스가 어려움에 처한 전통시장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주호영 “통신비 2만원 고집하는 일 없어야 추경 정상 처리”

    주호영 “통신비 2만원 고집하는 일 없어야 추경 정상 처리”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1일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와 관련, “대통령이 말했다고, 당 대표가 말했다고 해서 (통신비 2만원 지급을) 고집하는 일이 없어야 내일 본회의에서 예산이 정상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이 어려운 시기에 고집부리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취임 후 첫 당정회의에서 통신비 2만원을 건의한 걸로 알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통신비 지원이) 추석을 앞두고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돈을 준데도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을 제외한 국회 내 모든 정당 심지어 당 내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 요긴하게 쓸 데가 있다면 국민들도 십시일반 2만원씩을 모아서 나라에 필요한 일을 하지 않겠나”라며 “만약 돈을 쓸 데가 없다면 예산 규모를 줄이는 게 맞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은 말로는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반대인 전국민 통신비 지원이라는 얄팍한 수단으로 국민 환심을 사려고 한다”며 “이런 얄팍한 술수, 몰인정한 정치를 제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종식 때까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 상가 임대료의 50%를 깎아 줄 것을 제안한다”며 “장사가 안 되고 매상이 줄어서 모두가 울상이고 죽을 맛인데 공공부문조차 임대료를 그 전과 같이 따박따박 받아간다면 얼마나 더 힘들겠나”라고 주장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경부고속철 주역… 임인택 前 장관 별세

    경부고속철 주역… 임인택 前 장관 별세

    경부고속철도와 인천국제공항 건설의 주역인 임인택 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80세. 전남 순천 출신인 임 전 장관은 순천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고, 상공부 차관(1988)을 거쳐 교통부 장관(1990∼1992)을 지냈다. 초대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1999∼2001), 건설교통부 장관(2001∼2003) 등을 역임했다. 교통부 장관 때 경부고속철도 기본노선을 선정하고,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을 출범시켰다. 인천국제공항 건설 계획을 만들 때도 관여했다. 유족은 부인 박경희씨와 딸 임효진·임남희(MBC 콘텐츠협력센터장), 아들 임경묵(CJ 전략기획팀장·부사장)·임태훈(개인사업)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이다. 발인은 22일 오전 8시, 장지는 시안가족공원이다. (02)2072-2011.
  • 자연 닮은 이준관의 동시… 슬픔의 치유자와 만나다

    자연 닮은 이준관의 동시… 슬픔의 치유자와 만나다

    이준관 시인의 눈망울은 선한 사슴의 그것을 닮았다. 하늘 높은 초가을, 한국시인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시인의 눈동자는 동시를 평생 써온 맑음과 깊이를 온전하게 담고 있었다. 올해로 시력(詩歷) 50년째를 맞는 시인은 여전히 수줍은 미소로 자신이 세상에 흘려보낸 아름다운 순간들을 꼼꼼하게 회상해주었다. 척박하기만 했던 우리 아동문학 현장에서 ‘이준관’이라는 이름은 탁하고 거친 세상의 흐름을 역류하여 평생 동시를 써온 뚜렷한 지표로 우뚝하다. 지금 같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그의 동시가 치유의 손길을 건네는 순간이 거기 있었다. 그의 어린 시절은 어떠했을까.“전북 정읍 이평면 하송리, 배들평야라고 부르는 평야 지대가 제 고향입니다. 동학혁명 발상지였고 전봉준 장군 집이 근처에 있었어요. 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던 만석보와 혁명군이 첫 승리를 거둔 황토현도 가까이 있었습니다.” 시인은 동학혁명과 백제가요 ‘정읍사’가 자신의 문학적 젖줄이 되었노라고 고백한다. “어릴 때 통신표를 보면 담임 의견란에 하나같이 온순하고 묵묵하게 자기 일을 하는 책임감이 강한 아이라고 적혀 있어요. 공부보다는 들녘을 뛰어다니는 일에만 정신이 팔렸던 하루하루가 축제와 같던 시절이었지요. 고향의 자연 체험이 훗날 제 동시의 밑바탕이 되어주었습니다.” 시인의 아버지는 온유하고 자애로운 분으로 청빈한 선비의 삶을 살다 가셨다. 어머니는 활달하고 이웃에게 베풀기를 좋아한 분이었다. 어머니의 교육열로 전주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이준관 시인은 가정형편으로 한 학기만 다니고 중퇴했다. “인생의 가장 고통스러운 시절에 시를 만났습니다. 호롱불 밑에서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참으며 아무 종이에나 글을 썼습니다. 그것이 제가 처음 쓴 시였습니다.” 교대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된 뒤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과 그 자신 속에 있는 천진한 동심을 발견했다고 떠올렸다. 글짓기를 지도하면서 자신도 동시를 함께 써보았는데, 그것이 순수서정을 좋아했던 자신의 성정과 고스란히 맞았다고 한다. 그에게 ‘동시’란 무엇이었을까?“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되어 동시인으로 등단했습니다. 어효선 선생이 뽑아주셨어요. 그리고 박목월 선생이 창간한 ‘심상’에 시가 당선되어 1974년에 시인으로도 등단했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자신이 ‘아동문학가’로 남기를 원했다. 등단 후 반세기 동안 그는 동시를 쓰면서 나이도 잊어버리고 언제나 ‘어른 아이’로 살아왔고, 자신은 결국 아름다운 동시를 세상에 남긴 사람으로 기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시는 제게 구원입니다. 제가 시를 통해 슬픔을 치유했듯이 제가 쓴 시를 읽고 사람들이 슬픔을 치유하기 바랍니다. 특별히 저의 동시는 따뜻한 긍정과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 따뜻한 동시가 사람들의 슬픔을 치유하여 삶의 구원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그런데 신춘문예 당선작 ‘초록색 크레용 하나로’는 기존 동시의 틀을 깨뜨린 작품이었다. 마냥 즐거운 동심이 그려져 있기보다는 “휴전선/ 녹슨 철조망 위에도/ 아, 끊임없이 펄럭이는/ 푸르른/ 남북 없는 깃발의/ 물결” 같은 구절은 당대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공동체적 표현을 담고 있었다. 그의 동심에는 남북으로 나뉜 현실에 대한 아픔도 흐르고 있었고, ‘정읍사’도 ‘전봉준’도 다 들어 있었던 셈이다. 그에게 ‘동심’이란 원형적이고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기억과 함께, 아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 힘이기도 했던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을 때 칠판에 썼던 것이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였습니다. 제 시가 추구하는 것은 자연과 인간과 동심의 아름다움입니다.” 그의 동시는 초기에는 고향의 아름다운 자연을 크레파스 그림 같은 이미지로 묘사했다. 그 후에 서울로 직장을 옮기면서는 골목길 아이들의 일상을 대화체와 구어체로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초기에 자연이 친구였다면 후기에는 아이들이 친구가 되어 함께 호흡하는 동시를 쓴 것이다. 서울로 올라와 처음 자리 잡은 곳이 하필이면 초등학교 후문 쪽이었는데 아이들이 늦도록 숨바꼭질을 하고 ‘우리집에 왜 왔니 왜 왔니’를 노래하면서 놀았는데 시인의 귀에는 그것이 소음이 아니라 행복하게 노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후로도 아이들 세계를 알아보려고 퇴근하면 놀이터로 달려가 아이들과 어울렸습니다. 그네도 미끄럼도 함께 타고 잠자리도 함께 잡으러 다녔습니다. 공터에 꽃씨도 함께 심고요. 아이들이 저를 ‘아찌’라는 애칭으로 불러주었을 때가 가장 행복했습니다.” ‘이준관의 동시’는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울고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친구가 되는 맑고 순수한 마음의 동시’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동심을 바탕으로 하되 시적 요건을 갖춘 동시를 그는 지향한다. 아이들의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해주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주는 따뜻하고 사랑으로 가득 찬 동시 말이다. 특별히 마흔 살 때 만난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통해 그는 자연과 삶이 한데 녹아 있는 소박하고 진솔하고 따뜻한 긍정의 세계를 발견한다. 그때부터 자연과 인간과 동심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시를 쓰자고 마음먹었다. 시쓰기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는 일이며 빌딩 창문에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 사람처럼 이 세상 모든 창문의 혼탁한 먼지를 닦아 아름다운 풍경을 찾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고등학교 중퇴하고 암담한 시간을 보내던 때 박목월 선생의 ‘청노루’를 만났습니다. 저에게 많은 위로를 준 그 작품을 통해 저는 청운사에 봄눈 녹듯이 슬픔이 녹기를 바랐던 것이죠.”그는 박목월 선생을 1974년 ‘심상’ 신인상 시상식에서 만났다. 목월 선생은 크고 부드러운 손으로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시와 동시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을 남긴 선생은 그때로부터 이준관 시인의 선행 모델이 돼주었다. 동시의 스승으로는 어효선 선생을 들었다. 신춘문예 심사위원이었던 선생은 정읍까지 오셔서 결혼 주례까지 해주셨다. 선생이 별세하기 하루 전날 인터뷰를 했는데 그게 선생과의 마지막 만남이 되고 말았다. 시인은 스승을 추모하기 위해 해마다 ‘어효선 동요 음악회’를 개최하여 선생이 지은 유명 동요 ‘파란 마음 하얀 마음’, ‘꽃밭에서’, ‘과꽃’을 사람들과 함께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정작 자신의 대표작으로는 무엇을 꼽을까. “‘씀바귀꽃’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초기 동시집이고 ‘우리 나라 아이들이 좋아서’는 골목길 아이들의 일상을 쓴 중기 동시집입니다.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는 자연과 아이들이 조화를 이룬 후기 동시집이고요. 이 세 권이 대표작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아끼는 작품으로는 ‘길을 가다’, ‘별 하나’, ‘나비’,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를 들었다. “길을 가다 문득/ 혼자 놀고 있는 아기새를 만나면/ 다가가 그 곁에 가만히 서 보고 싶다./ 잎들이 다 지고 하늘이 하나/ 빈 가지 끝에 걸려 떨고 있는/ 그런 가을날,/ 혼자 놀고 있는 아기새를 만나면/ 내 어깨와/ 아기새의 그 작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어디든 걸어 보고 싶다./ 걸어 보고 싶다.”(‘길을 가다’) 이준관 동시는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모두 열세 편이 실려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고 정편이 나 있다.또한 그의 ‘구부러진 길’은 ‘광화문 글판’ 30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발표된 시 중에서 독자 투표로 10편을 선정했는데 나태주 시인의 ‘풀꽃’과 함께 뽑힌 명편이다. 들꽃도 피어 있고 별도 떠 있는 구부러진 길처럼 느리고 아름다운 그의 동심이 읽히는 듯하다. 그에겐 “훗날 한국어린이문학관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아동문학을 알리고 어린이들의 종합 문학공간으로 삼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시인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아동문학을 위해 지금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때만 해도 동시를 쓴다고 하면 주변에서 그까짓 것 뭐 하러 쓰느냐고 타박하기 일쑤였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50년을 꾸준히 한눈팔지 않고 동시를 써왔네요. 작은 힘이나마 동시 발전에 기여했다는 보람을 느낍니다.” 시인은 앞으로도 항상 어린이다운 마음과 감성으로 동시를 써서 어린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의 사랑을 받는 서정시의 파수꾼이 되고자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는 삶이 힘들어질 때마다 이준관의 동시를 읽으면서 그가 흘려준 동심의 세계를 통해 잃어버린 시간을 내내 그리워할 것이다. 깊고도 지속적인 그의 치유와 긍정의 시쓰기가 요즘 같은 감염병 시대에 근원적 존재 탐구와 치유로 끝없이 이어져갈 것을 믿게 되는 순간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네 자신은 스스로 지켜라” 스가 ‘신자유주의’ 논란

    “네 자신은 스스로 지켜라” 스가 ‘신자유주의’ 논란

    지난 16일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자조(自助)→공조(共助)→공조(公助)’의 3단계 개념을 새 정권이 지향하는 사회상으로 강조하면서 일본에서 신자유주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개인과 국가의 사회적 역할 균형을 강조한 말이지만 야권과 진보 진영에서는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를 더욱 확산시키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총리의 뒤를 이을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지난 2일 밤 NHK 9시 뉴스에 나와 “자조·공조·공조의 국가를 만들고 싶다”며 이를 선거운동의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이 표현은 원래 지진, 태풍, 해일 등 자연재해 대책에 활용돼 왔던 말이다. 비상시 개인이 위험지역을 떠나 피난소로 스스로 안전하게 이동하고(자조), 피난소 등 집결지에서 서로 힘을 모으며(공조·共助), 정부·자치단체·소방·경찰 등 공공부문의 지원을 받는(공조·公助) 3단계 대응을 뜻한다. 스가 총리는 이를 ‘국민이 최선을 다하면 그 이후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개념으로 확장시켰지만, 많은 사람에게 ‘나라에서 뭔가 해 줄 것으로 기대하기 전에 자기가 치열하게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폭발 피해자 단체인 ‘피난생활을 지키는 모임’ 대표 가모시타 유야는 “공조(公助)의 책임자이자 최고 권력자인 총리가 ‘개인의 자구’를 먼저 입에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런 총리가 등장하면서 국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약해지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야당은 일제히 공격의 포문을 열고 앞으로 이 부분을 국회에서 쟁점화할 방침이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지난 15일 “생활고를 겪고 있는데 모두가 ‘자구 노력과 자기 책임이 중요하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면 그건 너무나도 이상한 사회”라며 스가 총리를 비판했다. 다나카 신이치로 지바상과대 교수는 “스가 총리의 말은 스스로 자신을 지키지 못하면 (사회나 국가에서) 버림받아도 어쩔 수 없다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여성 최초 달고 다닌, 소수자 대변한 ‘진보의 아이콘’

    여성 최초 달고 다닌, 소수자 대변한 ‘진보의 아이콘’

    27년간 미 연방대법관을 지낸 뒤 18일(현지시간) 췌장암 합병증에 87세로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평생 성소수자 등 약자를 보듬고, 여권 신장을 위해 힘써 온 진보 진영의 상징이었다. 동성결혼 합법화, 버지니아 군사학교의 여성 입학 불허에 대한 위헌 결정, 동일노동 동일임금 지급 등 기존 판례를 바꾸는 역사적 판결들로 미국 사회를 진일보시킨 인물이었다. 다수 의견에 굴하지 않고 늘 “나는 반대한다”며 당당히 소수 의견을 밀어붙인 그녀는 젊은이들 사이에선 ‘노토리어스(notorious·악명 높은) R.B.G’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록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렸고, 긴즈버그의 얼굴이 들어간 티셔츠·머그잔 등이 제작될 정도로 그의 존재는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됐다. 약자의 편에 서서 세상을 바꾼 그녀의 결기는 차별로 얼룩진 개인사에서 나왔다. 1933년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발군의 실력을 갖고도 숱한 차별의 벽에 부딪혀야 했다.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며 1956년 하버드 로스쿨에 전체 9명의 여학생 중 한 명으로 입학했지만, 원장으로부터 “남학생 자리를 빼앗으면서까지 들어온 이유를 말하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고, 도서관 출입을 거부당하는 굴욕도 겪었다. 컬럼비아 로스쿨로 옮겨 공동 수석 졸업하지만 ‘유대인이자 여성이자 엄마’라는 이유로 로펌에선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이후 럿거스대 교수 임용 후 ‘남성 동료와 동일한 임금’ 투쟁을 이끄는 등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꾸는 데 직접 나서기 시작한다. 1972년 여성 최초로 컬럼비아 로스쿨 교수에 임용된 데 이어 1980년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된다. 1972년 임신한 장교들을 자동 제대시키는 공군 정책에 대해 대법원 심리를 촉구한 글, 1973년 여군 남편에게 피부양자 혜택을 주기 위한 재판에서 “여성에게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 목을 밟은 발을 치워 달라는 것뿐”이라며 여성운동가 세라 그림케를 인용한 변론은 아직도 회자된다. 1993년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 지명으로 그는 샌드라 데이 오코너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여성 연방 대법관에 올랐다.그의 일대기는 2018년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으로 제작됐다. 같은 해 다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나는 반대한다’에서 그는 “여성 대법관이 몇 명 있어야 충분한지 묻는 이들에게 나는 ‘9명이 될 때’라고 답한다. 그동안 대법관 9명이 모두 남성이었는데, 여성 대법관 9명은 어떤가”라며 반문한다. 그의 별세 소식에 진영을 막론하고 각계에서 애도가 잇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의 거인을 잃은 것을 애도한다. 대법원에서 보여 준 훌륭한 정신과 강력한 반대로 명성을 얻으신 분”이라고 추모하며 연방 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위축되지 않고 맹렬하게 모두를 위한 인권을 추구한 여성이었다”고 애도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우리가 그렇듯 미래 세대 또한 그녀를 지칠 줄 모르는, 굳건한 정의의 수호자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그의 별세는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고 슬퍼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중학생에 수학 공식 세우라며 성기 크기 운운한 교사

    중학생에 수학 공식 세우라며 성기 크기 운운한 교사

    중학생에게 성기 관련 언급을 한 교사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더라도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1부(부장 염기창)는 중학교 교사 A씨가 광주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은 A씨가 지난해 봄 자신이 근무하는 광주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성희롱해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해임 징계를 했다. A씨는 교내에서 학생들에게 뽀뽀하거나 남학생에게 성기 크기를 운운하며 “성기 세우지 말고 (수학) 식을 세우라”고 발언했다. A씨는 피해 학생들이 불쾌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학생은 A씨가 “X년, XX새끼”라고 욕설하고 “옆에 있는 애가 치마를 입어서 흥분했냐?”, “네가 그렇게 입고 와서 짝꿍이 공부를 못한다”라고도 했다고 면담일지에 기술했으나 A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교사로서 A씨의 행위가 매우 부적절하지만 면담지를 작성한 학생들이 피해 진술을 하지 않아 기록만으로는 아동학대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A씨 발언이 성 평등 기본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에서 정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성적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발언의 내용과 정도, 장소, 학생들의 반응을 볼 때 일반적인 중학생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였다. A씨의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교육공무원이 정서적·성적 학대행위를 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문대통령 “채용·교육·병역 등…사회 전반에 공정 체감돼야”

    문대통령 “채용·교육·병역 등…사회 전반에 공정 체감돼야”

    “병역비리 근절 노력 강화…사회전반 공정 체감돼야”“평등사회 위해 전진하지만 여전히 청년 분노” 문재인 대통령이 청년의 날인 19일 “정부는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요구를 절감하고 있으며, 반드시 이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우리 사회의 공정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청년들과 함께하고자 했고 공정과 정의, 평등한 사회를 위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는다”며 “공정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불공정도 있었다. 제도 속의 불공정이나 관성화된 특혜 같은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때로는 하나의 공정이 다른 불공정을 초래하기도 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해소가 한편에선 기회의 문을 닫는 것처럼 여겨졌다”면서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공정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공정이 우리 사회의 문화로 정착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며 다 이루지 못할 수는 있을지언정, 우리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반복된 노동을 거쳐 숙련공이 돼야 성취를 이루는 직업이 있고 치열한 공부와 시험을 통해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직업이 있다. 어떤 일이든 공정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기본일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삶 전반에 존재하는 불공정을 과감하게 개선해 공정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 청년들이 앞장서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청년의 눈높이에서 공정이 새롭게 구축되려면 채용, 교육, 병역, 사회, 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체감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병역 비리, 탈세 조사, 스포츠계 폭력근절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 부동산 시장 안정, 청년 등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 의지는 단호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주택 공급 확대를 차질없이 추진하며 신혼부부와 청년의 주거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공정사회의 기반인 권력기관 개혁 또한 끝까지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청년들이 일자리, 주거, 교육 같은 기본적인 안전망 위에서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기성세대를 뛰어넘어,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달라. 이 자리에 참석한 BTS를 비롯해 모든 청년들이 주인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기회와 공정의 토대 위에 꿈을 펼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청년 눈높이에서, 청년의 마음을 담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달 시행된 청년기본법에 따른 첫 정부 공식 청년의날 기념행사다. 방탄소년단(BTS)과 피아니스트 임동혁 등 다양한 연령과 직군의 청년들이 함께 자리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베스트셀러]‘조국 흑서‘ 강세…3주째 1위

    [베스트셀러]‘조국 흑서‘ 강세…3주째 1위

    ‘조국 사태’를 비판하는 대담집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일명 ‘조국 흑서’가 3주째 1위를 지켰다. 교보문고는 9월 둘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를 18일 발표했다. 조국을 옹호하는 쪽에서 낸 ‘검찰개혁과 촛불시민’, 일명 ‘조국 백서’는 37위로 전주보다 무려 20계단이나 하락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시선을 끈 소설 ‘아몬드’는 지난주 3위에서 한 계단 올라 2위에 올라섰다. 가수 장기하가 쓴 에세이 ‘상관없는 거 아닌가?’(사진)가 8위로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김영민 서울대 교수의 재치 넘치는 문체가 빛나는 ‘공부란 무엇인가’가 5계단 오른 9위로 ‘톱 10’에 진입했다.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7위), ‘완전학습 바이블’(30위) 등 공부를 주제로 한 책이 강세를 보였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가 기업 경영 방침을 설명한 책 ‘규칙없음’은 출간 첫 주에 13위에 올랐다. 다음은 교보문고 9월 둘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다. 1.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천년의 상상) 2.아몬드(창비) 3.돈의 속성(스노우폭스북스) 4.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길벗) 5.심판(열린책들) 6.살고 싶다는 농담(웅진지식하우스) 7.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다산북스) 8.상관없는 거 아닌가?(문학동네) 9.공부란 무엇인가(어크로스) 10.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글항아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로 없으면 안 되는 美中…캘리포니아는 ‘밀월의 땅’

    서로 없으면 안 되는 美中…캘리포니아는 ‘밀월의 땅’

    이민자 수용하던 에인절 아일랜드중국 자본 몰려와 저택 가격 폭등 양국 관계 시험대 된 캘리포니아서로 투자 유치 위해 구애의 손길“미중 관계, 워싱턴·베이징 밖 봐야”트랜스 퍼시픽 실험/매트 시한 지음/박영준 옮김/소소의책/412쪽/2만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에인절 아일랜드라는 곳이 있다. 금문교 옆에 있는 섬이다. 에인절 아일랜드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지평선 저편에는 샌프란시스코 언덕의 상류층 집들과 실리콘 밸리의 수많은 저택들이 늘어서 있다. 이 일대의 집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엄청난 가격 폭등을 경험했다. 부유한 중국 갑부들이 이 ‘새로운 스위스 은행 계좌’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이웃한 베이 브리지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큰 주택과 상업지역이 들어서고 있다. 물론 뒷배가 된 건 막강한 중국 자금이다.한데 시계추를 조금만 뒤로 돌리면 에인절 아일랜드 곳곳에 중국인 이민자의 한과 눈물이 서려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1882년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인들을 막기 위해 중국인 배척법이 제정되고, 이민자 수용소가 세워졌다. 그곳이 바로 에인절 아일랜드다. 과거 미국에 상륙한 초창기 중국인들이 경제적 빈곤과 인종적 적개심에 시달렸던 곳이 오늘날엔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현실이 펼쳐지는 반전의 대지가 된 것이다. 그뿐 아니다. 과거 민주당을 지지했던 선조들과 달리 미국인보다 더 부유해진 새 중국인 이민자들은 도널드 트럼프를 중심으로 연대를 형성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트랜스 퍼시픽 실험’은 이처럼 21세기 두 강대국의 관계 변화를 민간 교류의 시각에서 짚었다. 교육, 기술, 영화, 녹색투자, 부동산, 미국의 정치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어떤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지, 언론인 출신의 저자가 6년간 태평양을 오가며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트랜스 퍼시픽 실험’은 두 나라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민간 차원의 외교적 교류를 일컫는 용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중국 사이에 형성된 역동적인 생태계를 의미한다. 중국 학생이 미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창업자가 중국 투자자를 찾고, 캘리포니아의 한 도시 시장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중국의 성장(省長)이 캘리포니아의 탄소시장을 연구하는 일 등이 모두 이 실험의 생생한 단면들이다. 중국에서도 새 생태계의 모습이 조금씩 감지되는 모양새다. 2012년 할리우드 영화 세 편이 중국 영화산업 사상 최대의 흥행 실적을 올리며 중국 내 시장 지배력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후진타오 주석이 중국으로 침투하는 서구 문명에 심각한 경고를 보냈던 바로 그해에 벌어진 일이다. 중국인에게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경각심을 불어넣은 회사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의 구글이었다. 구글의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2016년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했을 때 중국인들은 열광했다. 대륙 전체가 AI에 눈을 뜨는 순간이었다. 알파고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결국 중국의 AI기술이 도약하는 계기였던 셈이다. 에인절 아일랜드의 현상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미 미국 전역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이제 양국 관계가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곳은 백악관이 아니라 가정집이며,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아니라 학부모 모임이다. 저자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나라가 어떻게 만나고, 협력하고, 경쟁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워싱턴이나 베이징에서 벗어나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수원시, 13개 협업기관 예산·회계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수원시, 13개 협업기관 예산·회계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경기 수원시는 올해 말까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수원시 협업 기관 예산·회계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17일 밝혔다. 대상 기관은 수원도시공사·수원시국제교류센터·수원시정연구원·수원문화재단·수원컨벤션센터·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등 13곳이다. 이들 기관 중 일부는 별도 예산·회계 프로그램이나 정보화 시스템이 없어 엑셀과 같은 일반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으며, 기관별 업무 시스템이 단절돼 업무연계가 안 되는 상황이다. 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되면 13개 기관의 평균 회계·예산업무 처리 시간(22시간)이 10시간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협업 기관 업무 표준화, 자동화된 재무회계 처리, 실시간 통합 모니터링으로 투명한 자료관리, 금융기관과의 연계로 업무처리 자동화 효과도 기대된다. 수원시가 도입하려는 시스템은 전국 최초로 클라우드 기반의 오픈소스 플랫폼 ‘파스-타(PaaS-TA)’를 활용해 표준화된 예산·회계 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어서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전국 공공기관으로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스-타는 정부의 연구개발지원을 받아 국내 5개 기업이 1단계 연구개발에 참여해 만든 것으로, 2016년 6월 1.0 버전이 나온 이후 5.0버전까지 업그레이드됐다. 시스템 구축비는 과학기술정보통신사업부의 ‘공공부문 클라우드 선도 프로젝트’ 공모에 수원시가 선정되면서 받은 국비 3억원으로 충당한다. 조청식 수원시 제1부시장은 “클라우드 기반 협업 기관 예산·회계 통합관리 서비스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자료관리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원시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클라우드 산업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트리니티멤버스, 입학설명회 9월 19일부터 시작

    트리니티멤버스, 입학설명회 9월 19일부터 시작

    (주)앤도버(ANDOVER Inc.)는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만든 영어교육 기관 트리니티멤버스(TRINITY Members)가 2021년 신입생 모집을 위해 예약접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로 인한 제한된 환경과 자세한 설명을 위해 9월 19일부터 10명 단위 그룹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트리니티멤버스 영어유치부만의 커리큘럼과 프로그램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으며, 최근 강남, 서초, 송파의 국제학교 및 학원, 컨설팅, 영어유치원의 추이, 영어유치원 졸업 시 아웃풋 등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트리니티멤버스에서는 이번 유치부 설명회의 미국 명문 K-6 커리큘럼 뿐만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설명회에서 College PREP에 필요한 전 교과 학습 및 진학 진로 전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개개인의 학습 수준이나 성향 등을 고려하여 선택 수업이 가능한 맞춤식 프로그램과 완벽한 친환경 인증 건물 및 안전 관리 시스템 (Eco-friendly Safety Guard System)을 갖추고 있어 기대를 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영어교육기관 트리니티멤버스는 4차산업시대의 교육에 맞는 교육시스템을 갖춘 글로벌종합교육기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모든 임직원이 연구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강남 대치동, 서초, 송파 등에서 20년간 영어유치원을 셋업하고 운영한 대표원장이 중심이 되어 노하우와 해외명문대학 전문 컨설팅 전문가들과 융합해 교육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제주 영어교육도시 인근 단독시설로는 최대규모인 약1,000평의 건물에 기본 교육시설을 비롯 스포츠, 아트, 음악, 야외 미니축구경기장까지 조성해 해외 사립교육시설에 있듯이 공부하고 뛰어 놀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며, 2차 추가 시설까지 계획하고 있다. 곶자왈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트리니티멤버스의 교육시설은 곧 완성될 예정이다. 트리니티멤버스는 단순히 영어공부만 하는 곳이 아닌, 실제 사물을 직접 보고 진지하게 관찰하며 여러 재료들로 직접 만들어 보며 표현하고, 음악을 들으면서 본인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몸 또는 그림으로 다양하게 표현해 기초를 다진다.트리니티멤버스의 입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나 상담전화를 통하여 확인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씨의 대기업 취업 스토리

    민주씨의 대기업 취업 스토리

    “후배 여러분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영진전문대를 졸업하고 올해 2월 SK그룹계열사인 SK인포섹(주)에서 입사한 곽민주 씨(24·여)가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과 취업 준비를 하는 후배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곽 씨의 대기업 도전은 구미 특성화고를 2015년 졸업하고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딘 후 ‘좀 더 전문성 있는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바람으로 시작됐다.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했던 저는 입사 후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전문성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어릴 적부터 관심을 가졌던 컴퓨터에 대해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다.” 그는 컴퓨터 전공을 중심으로 여러 대학교를 조사하던 중 영진전문대에 입학했다. 곽 씨는 “사회생활을 경험한 만큼 대학 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욕심쟁이’였다”고 회상했다. “잠을 줄여가며 공부했다. 학점, 자격증, 아르바이트 무엇 하나 포기할 수 없었고, 학교 행사가 있을 때는 반 부대표로 참여했다. 또 시험 기간에는 밤새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그렇다고 공부에만 매달리진 않았다. 가끔은 친구들과 새벽까지 놀기도 하며 대학 생활을 즐겼다. 그는 “여러 일이 겹칠 땐 저만의 우선 순서와 계획을 세워 최선을 다했다”라고 밝혔다. 컴퓨터정보계열 졸업을 앞두고 솔직히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어차피 후회할 거라면 한번은 도전해보고 깔끔하게 포기하자는 마음으로 취업을 준비했다. 첫 직장으로 프라임엔시스템이라는 SK실트론 협력사에 입사해 보안 운영 업무를 맡았다. 그러던 중 SK인포섹에서 보안 솔루션 구축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업무 협업을 통해 인연이 된 PM(프로젝트 매니저)수석으로부터 “SK인포섹에 입사해 함께 일해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받았다. “아마도 저의 적극적인 업무 태도와 배우려는 자세를 좋게 본 것 같다” 제안을 받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섰지만, 다신 없을 기회라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준비한 결과 올해 2월 SK계열사인 SK인포섹(주)에 입사했다. “전문대는 본인의 마음가짐에 따라 빠르게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특성상 짧은 기간 내 4년제 학위를 가진 사람보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정신없이 바쁘게 보낸 학교생활이었다”고 곽 씨는 밝혔다 . 그는 영진전문대 재학 중 많은 과제와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 한때는 휴학을 진지하게 고민하였으나, 의지가 되어준 친구들과 교수님 덕분에 무사히 졸업하고 취업했다며 “어려운 시기에 학교를 포기하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지도 교수님께 특별히 감사 인사드린다”고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착한 일로 받은 100원’ 모아 마스크 기부한 초1 어린이

    ‘착한 일로 받은 100원’ 모아 마스크 기부한 초1 어린이

    경남 함안군에서 초등학생이 착한 일을 하면서 받은 용돈을 모아 마스크를 구입,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탁했다. 17일 함안군에 따르면 군북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윤아양은 최근 고사리손으로 한 푼씩 모은 용돈으로 마스크 50매를 구매해 군북면사무소에 기탁했다. 이윤아양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면사무소를 방문해 연필로 쓴 손편지와 함께 마스크를 조용히 놓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이윤아양은 편지에서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꼭 써야 하지만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이웃들이 있으실 것”이라며 “공부를 잘했거나 착한 일을 할 때마다 엄마가 100원씩을 주시는데 이 용돈을 모아서 마스크를 샀다”고 전했다. 이어 “꼭 어려운 분들에게 전해져서 코로나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꼭 어려운 분들께 전해 달라”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 때 이 양의 순수한 마음이 잔잔한 감동을 줬다”며 “아이의 욕심 없는 이웃사랑이 지역사회에 따뜻한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문화마당] 독서가 돈이 될까/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독서가 돈이 될까/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독서는 돈이 될까? 책 많이 읽는 사람이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훌륭한 직장도 얻으며, 돈도 많이 벌까? 독서가 진흥되면 국가는 성장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인은 매주 평균 41.50시간 일을 하고, 57.05시간 잠을 자며, 69.45시간 여가를 즐긴다. 2019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독서시간은 매주 3.71시간이다. 전체 여가 중 독서 점유율은 고작 5.34%에 불과하다. 이는 곧바로 독서율로 표시된다. 성인의 연간 종이책 독서율은 52.1%, 독서량은 6.1권이다. 나이 들수록 하락폭도 크다. 사람들은 시험이나 업무에 도움 되지 않는 글을 읽는 건 돈벌이에 나쁘다고 여기는 듯하다. 독서가 학생 때는 공부시간을 빼앗고 나중엔 노동시간을 줄여 부자 되는 데 지장을 준다고 믿는 것 같다. 아니라면 형편없는 이 숫자는 없었을 것이다. 기업도 다르지 않다. 독서는 노동자의 순수 휴식 시간을 줄이고 업무 시간을 침해하며 업무 집중도만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사내 독서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곳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나마 좋은 책을 사이에 둔 지적 대화의 활성화가 아니라 지정 도서의 독후감에 치중해 직원들이 독서에 질리게 만들기 십상이다. 국가도 비슷하다. 해마다 독서율은 떨어지는데, 독서진흥예산은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독서를 시민 역량의 밑바탕을 높이는 사회 투자로 인식하지 않고, 돈 안 되는 일에 세금을 낭비하는 한가한 놀음쯤으로 여기는 게 틀림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매년 한두 차례 책을 추천해 시민들 관심을 불러모으는 것은 멋진 일이다. 아쉽다면 독서 활성화에 가장 도움이 되고 시민 생활에 대한 이해도 높이는 문학, 특히 소설이 없다는 점이다. 독서 진흥엔 이런 일회성 이벤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독서활동의 물리적 근거지인 도서관과 서점을 양 날개 삼아 활동하는 독서공동체를 지원해 비독자를 독자로 만드는 활동을 꾸준히 늘리는 것이다. 요즘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서정가제 근간을 흔드는 게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지시라는 말이 떠돈다. 도서 가격 할인이 일상화하면 2014년 이후 숫자가 늘면서 간신히 자리잡은 동네서점 다수는 폐업 위기에 몰릴 것이다. 소문이 맞는다면 대통령은 축배를 건네면서 독서를 장려하고, 비서실장은 애써 구축한 독서 진지를 망치는 꼴이다. 대통령께서 이 일을 알고는 계시는지 궁금하다. 혹여 독서가 돈이 안 돼서 그런 거라면 오해다. 독서는 돈 버는 데 도움이 된다. 독서는 교양과 지식을 통해 자존감, 리더십, 문제 해결 등 인간 역량을 높인다. 높아진 개인 역량은 업무 효율을 좋게 하고, 업무 성과를 높이는 선순환을 가져온다. 독서 경영은 직원들의 직무 동기 부여와 업무 만족도를 제고하는 효과도 있다. 최근에 나온 김재현·정상철의 ‘독서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독서율이 1% 높아질 때마다 인적 역량은 0.224%, 인적 투자는 0.209% 증가하지만 총여가시간은 0.001% 늘고 노동시간은 0.001% 줄었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독서시간을 늘리면 노동의 질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시간은 적게 들이고 돈은 많이 벌 확률이 높다. 국가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독서율이 높아지면 시민 역량이 강화돼 국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 독서율이 1% 높아지면 생산, 소비, 자본, 투자, 고용 등 거시경제 지표 전체가 실질적으로 0.22~0.23% 증가한다. 따라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독서에 투자하는 것은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옛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는 말은 틀렸다. 독서는 돈이 된다. 국가든 개인이든 기꺼이 투자를 늘릴 만하다.
  • “좋은 글씨란 나를 드러내는 것”

    “좋은 글씨란 나를 드러내는 것”

    고교 시절 석당 현판 매료… 전각 입문서예 90%는 공부, 수십년째 고전 섭렵 “하하 웃고 지나가는 노인의 울림처럼중장년·청년세대 위안과 힘 주고 싶어”서예가 이처럼 다채롭고, 자유분방했던가. 고도의 정신 수양과 절제의 미학으로 상징되는 전통서예의 틀에 갇힌 이들에게 글씨와 그림의 영역을 아우르는 현대서예는 신선한 파격이다. 서예가 하석 박원규는 누구보다 앞서 현대서예의 지평을 넓혀온 한국 서단의 거목이다. 60여년 붓을 든 내공으로 온갖 서체를 자유자재로 풀어내며 다양한 조형미를 시도해 왔다. 그가 지난 2년간 준비한 신작 36점을 서울 종로구 혜화동 JCC아트센터 초대개인전 ‘하하옹치언’(何何翁言)에서 선보인다. 전시 제목이 재밌다. 개막 전날인 지난 15일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옛날에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 하하 웃고 지나가는 노인을 ‘하하 존사’, ‘하하옹’이라고 했다는데 나도 이제 그럴 나이가 아닌가”라고 했다. ‘치언’은 술 취한 이의 두서 없는 말. 올해 일흔넷인 서예가는 “‘하하옹이 늘어놓는 횡설수설’ 정도가 이번 전시에 걸맞지 않나 생각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횡설수설’은 마땅히 겸양일 뿐 작품에 담긴 메시지들은 하나같이 옹골차고, 울림이 깊다. 그는 “서예에서 운필은 10%고, 공부가 90%”라고 강조하는 학구적인 서예가다. 그에겐 다른 서예가들이 쓴 문구를 따라 쓰지 않는 원칙이 있다. 다양한 고전을 섭렵해 자기 것으로 소화한 문장들을 엮어 작품을 완성한다. 수십 년째 해온 한문과 고전 공부를 지금도 게을리하지 않는 이유다. 이번 전시에선 백세시대를 맞은 중장년 세대와 희망을 잃은 20·30대 청년세대에게 위안과 힘이 될 만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단다. 전시장 벽 하나를 차지한 길이 12m 대작 ‘산거지’(山居志)는 권력과 물욕을 좇는 속세를 벗어나 자연에서 안분지족하는 이모작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 달 전, 전시장 바닥에 종이를 펼쳐두고 붓 다섯 자루로 2시간 30분 만에 전문 385자를 완성했다. 갑골문체, 금문체, 한간체, 광개토대왕비체 등 온갖 서체를 손 가는 대로 썼다 하여 ‘하하옹수수체’로 이름 지었다.‘주거’(舟車)는 배를 붉은색 갑골문체로, 수레를 오색 상형문자인 동파문자체로 쓰고 중국 5대10국의 재상 풍도의 시 ‘우작’을 적었다. ‘배와 수레 어디서든 나루에 안 닿을까’라는 시구처럼 당장은 앞날이 불투명해 보이는 청년세대도 결국은 밝은 빛으로 나아갈 것이란 따뜻한 위로다. 항상 “나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인가”를 되뇐다는 그는 “좋은 글씨란 예쁜 글씨가 아니라 나를 드러내는 글씨”라고 했다. 독창적인 글씨는 치열한 자기 수련에서 나온다. 전시장 한쪽에 놓인 글씨 연습 수첩들이 대가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전북 김제가 고향인 그는 고교 때 이종사촌 형님 집에 걸린 석당 고석봉 선생의 ‘인지위덕’(忍之爲德) 현판에 매료돼 전각에 발을 들였다. 대학은 법학과로 진학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2학년 때부터 한문과 글씨를 본격적으로 배우러 다녔다. 강암 송성용, 독옹 이대목(대만), 긍둔 송창, 월당 홍진표가 그의 스승들이다. 대중들에겐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 ‘취화선’, ‘천년학’의 제자(題字)로 친숙하다. 전시는 12월 20일까지.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중앙부처 女 고위공무원 20% 늘었지만… 중기부 등 8곳은 ‘0’

    중앙부처 女 고위공무원 20% 늘었지만… 중기부 등 8곳은 ‘0’

    작년 공공기관 女 임원도 전년比 21%↑정부委 女 참여율 중앙 43%·지자체 41%교육부 등 7곳 장애인·의무고용률 미달지방직 공무원·저소득층 국가직 채용↓“업무평가에 균형인사 반영은 높이 평가”지난해 중앙부처 여성 고위공무원과 과장급, 지방자치단체 여성 과장급, 공공기관 여성 임원 모두 전년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부처 여성 고위공무원은 지난해 122명, 공공기관 여성 임원은 77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 부처는 여전히 여성 고위공무원이 1명도 없어 양성평등 정책 추진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양성평등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공공부문 균형인사정책인 장애인·저소득층 등 고용은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16일 발표한 ‘2020 공공부문 균형인사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1539명 중 여성은 122명(7.9%)로 전년(102명)보다 19.6% 늘었다. 규모와 증가 폭 모두 최대 규모다. 중앙부처 과장급은 전체 1789명 중 여성이 20.8%(372명)로 역시 전년(311명)보다 19.6% 늘었다. 지자체 과장급과 공공기관 임원 여성 비율도 17.8%, 21.1%로 전년보다 19.1%와 19.3%씩 올랐다. 사회 각계 여성 전문가를 참여시키기 용이한 각종 정부위원회의 여성 참여율은 중앙부처 43%, 지자체 41.4%로 집계됐다. 양성평등을 비롯, 장애인·지역인재·저소득층·이공계 등에서 균형인사를 촉진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였다. 청와대에 균형인사비서관을 신설하고 인사혁신처에도 이명박 정부가 폐지했던 균형인사과를 부활시켰다. 인사처는 2018년 7월 ‘제1차 균형인사 기본계획(2018~2022년)’을 수립했고, 2019년 9월에는 ‘범정부 균형인사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균형인사 연차보고서는 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2018년부터 해마다 발간하고 있다. 양성평등 분야는 주요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한계도 뚜렷했다. 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방위사업청·방송통신위원회·조달청·통계청·새만금청·행복청 등 8개 부처는 여성 고위공무원이 1명도 없었다. 특히 중기부·방통위·방사청·새만금청은 아예 최근 3년간 여성 고위공무원 임용 실적이 전혀 없었다. 인사처는 개방형 직위 채용이나 정부 헤드헌팅을 통해 여성 고위공무원을 적극적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공공부문 장애인 고용률은 중앙부처 3.56%, 지자체 3.99%로 법정 의무고용률(3.4%)을 초과한 반면 공공기관은 3.33%로 여전히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중앙부처 중에서는 교육부·국방부·검찰청·해경청·국무조정실·산림청·소방청 등 7곳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했다. 지방직 공무원 채용도 지난해 475명으로 전년(484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저소득층 역시 지방직(605명)은 채용 인원이 전년보다 13명 증가한 반면 국가직(133명)은 4명 줄었다. 조선일 순천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인사처 균형인사과 등을 신설하고 정부업무평가에 균형인사를 반영하는 등 노력하는 것은 평가한다”면서도 “하루아침에 실적이 나올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성평등 분야에 비해 장애인, 지역, 이공계,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등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쳐 아쉽다”며 꾸준한 실천을 강조했다. 황서종 인사처장은 “통계에 기반한 객관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정책 발전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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