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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경숙 인수위’가 해야 할 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첫 인사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 대변인을 선정해 어제 발표했다.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위원장으로,4선인 김형오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부위원장으로 골격을 짰다는 사실에서, 이 당선자가 민간 전문가와 정치인을 조화롭게 배치해 국정을 이끌어 나가려는 의지를 보였다고 평가된다. 앞으로 남은 인수위원 선정에서도 각 분야 최상급 인재들을 두루 발탁해 정권의 초석을 단단히 다지기를 기대한다. 두 달 남은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10년 만에 맞는 정권교체이다. 따라서 ‘이경숙 인수위원회’의 책임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하겠다. 지향점이 다른, 그래서 개별 정책에 관한 인식이 상충하기 쉬운 정치집단 간의 권력 인수인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정 공백을 방지하고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면 ‘이경숙 인수위’가 냉철한 판단력과 겸손한 자세, 인내심을 갖고 인수 작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자칫 점령군처럼 오만한 자세로 현 정부와 충돌해 갈등을 빚는다면 결국 손해 보는 쪽은 이명박 정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권을 제대로 인수하고 그 토대 위에 새로운 업적을 쌓아 나가야 이명박 정부는 국민 지지를 폭넓게 얻게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노무현 정부에 당부한다.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국민의 공복’으로서 당연한 도리이며, 그 일 가운데는 순조로운 정부 이양 역시 포함돼 있다.‘이경숙 인수위’도, 현 정부도 국민을 위한다는 뜻을 공유해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고 믿는다.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1) 중인 지식인들이 꿈꾸었던 인왕산 공동체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51) 중인 지식인들이 꿈꾸었던 인왕산 공동체

    중인들은 한 집안에서 같은 직업을 이어받으며 배타적인 기득권을 누렸다. 어려서부터 가정교사를 들여놓고 잡과 시험공부를 시켰으며, 자기네들끼리 추천하여 정원을 나눠 가졌다. 혼인도 같은 직업끼리 했다. 그렇지만 이웃과 어울려 즐길 줄도 알았다. 한 마을에서 자라며 같은 서당에서 공부하다보면 형제 이상의 우정이 생겨,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하는 경우가 많았다. 장혼이 중심이었던 옥계사(玉溪社) 동인들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자고 계를 꾸렸으며, 장혼의 서당에서 글을 배웠던 장지완의 친구들도 형제처럼 밤낮 머리를 맞대고 지냈다. ●공동체의 규범인 사헌을 정하다 인왕산에서 태어난 장혼의 친구들이 1786년 7월16일에 옥계(玉溪) 청풍정사에 모여 시사(詩社)를 결성한 이야기는 제1회에 소개했는데, 이들은 옥계사의 정관이라고 할 수 있는 사헌(社憲)을 정해 공동체를 만들었다.22조 가운데 몇 조목만 살펴보아도, 이들이 꿈꾸었던 인왕산 공동체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1. 우리는 이 계()를 결상하면서, 문사(文詞)로써 모이고 신의(信義)로써 맺는다. 그러기에 세속 사람들이 말하는 계(契)와는 아주 다르다. 그러나 만약에 자본이 없다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기 한 꿰미씩의 동전을 내어서 일을 성취할 기반으로 삼는다. 이자돈을 불리는 것은 다섯 닢의 이율로 정한다. 1. 여러 동인들 가운데 우리의 맹약을 어기는 사람이 있으면 내어는다. 그래도 끝까지 뉘우치지 않으면 길이길이 외인(外人)으로 만든다. 1. 한 달에 한번씩 모여 노는데, 반드시 대보름, 봄과 가을의 사일(社日), 삼짇날, 초파일, 단오날, 유두(流頭), 칠석, 중양절, 오일(午日), 동지, 섣달 그믐으로 정하여 행한다. 낮과 밤을 정하는 것은 그때가 되어 여론에 따른다. 회계나 모임을 알리는 글은 다른 사람들이 보거나 듣지 못하게 한다. 1. 시회(詩會) 때마다 만약 시를 짓지 못하면 상벌(上罰)을 베푼다. 1. 우리 동인들이 정원에서 모이는 모습이나 산수(山水) 속에서 노니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내어, 이야깃거리로 삼는다. 1. 우리 동인들 가운데 만약 부모나 형제의 상을 당하게 되면 한 냥씩 부의(賻儀)하고, 종이와 초로 정을 표시한다. 자식이 어려서 죽게 되면 술로써 위로한다. 집안에 상을 당하게 되면 성 밖까지 나가서 위로하며, 반드시 만사(輓詞)를 짓되 그 정을 속이지 않아야 한다. 만장군은 각기 건장한 종 한명씩을 내어 놓는다. 1.(벼슬을 얻어) 출사례(出仕禮)를 치를 때에는 후박(厚薄)에 따라 세 등급으로 한다. 상등은 무명 3필, 중등은 2필, 하등은 1필로 한다. 돈으로 대신 바칠 때는 두 냥씩 바친다. 1. 여러 동인들 가운데 상을 당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날로 각기 비석 한씩을 내어 세운다. 장례 하루 전까지 여러 동인들이 각기 만사(輓詞) 한 수씩을 지어 상가로 보내며, 만장군을 그날 저녁밥 먹은 뒤에 보내되 각기 만장을 가지고 가게 한다. 상가 근처에서 명령을 기다리게 하되, 상여가 떠날 때에 검속하는 사람이 없어서는 안되니, 여러 동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무덤 아래까지 이끌고 간다. 장례가 끝난 뒤에 신주를 모시고 돌아올 때에도 따라오되, 마세전(馬貰錢)은 거리가 멀고 가까움에 따라 곗돈 가운데서 지급한다. 1. 여러 동인들 가운데 기복(朞服)이나 대공복(大功服)의 상복을 입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상복을 처음 입는 날 모두 함께 찾아가서 위문한다. ●인왕산 기슭, 옥계와 필운대 사이에 모여 살다 천수경이 옥계로 먼저 이사오자, 장혼이 찾아와 시를 지었다. “예전 내 나이 열예닐곱 때에/이곳에 놀러오지 않은 날이 없었지./바윗돌 하나 시냇물 하나도 모두 내 것이었고/골짜기 터럭까지도 모두 눈에 익었었지./오며 가며 언제나 잊지 못해/시냇가 바위 위에다 몇 간 집을 지으려 했었지./그대는 젊은 나이로 세상에서 숨어 살 생각을 즐겨/나보다 먼저 좋은 곳을 골랐네그려./내 어찌 평생동안 허덕이며 사느라고/이제껏 먹을 것 따라다느니라 겨를이 없었나./싸리 울타리 서쪽에 남은 땅이 있으니/이제부턴 그대 가까이서 함께 살려네./이 다음에 세 오솔길을 마련하게 되면/구름 속에 누워서 솔방울과 밤톨로 배 불리세나.” 어릴 적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이웃에 살았는데, 이들의 서재 이름은 다음과 같다. 천수경:송석원(松石園) 장 혼:이이엄(而已), 다 허물어진 집 세 간뿐. 임득명:송월시헌(松月詩軒), 이웃에 지덕구가 살았다. 이경연:옥계정사(玉溪精舍). 적취원(積翠園)은 아들 이정린에게 물려주었다. 김낙서:일섭원(日涉園). 아들 김희령에게 물려주었다. 왕 태:옥경산방(玉磬山房). 뒷날 육각현으로 이사갔다. 이들은 인왕산 친구들끼리 모이면서,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은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그랬기에 남들이 보지 못하게 통문을 돌렸으며, 한때 동인이었더라도 일단 쫓겨나면 외인(外人)으로 취급했다. 이들의 계()는 진나라 시인 왕희지의 난정수계(蘭亭修)를 본뜬 문학적 모임이지만, 계(契)의 성격을 살려 기금을 모으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였다. 이들의 직업은 다양해서 만호(차좌일), 규장각 서리(김낙서, 임득명, 김의현, 박윤묵), 승정원 서리(이양필), 비변사 서리(서경창), 훈장(천수경, 장혼), 술집 중노미(왕태) 등이었는데, 시 짓기 좋아하고 술을 좋아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들은 보고 싶을 때마다 이웃 집에 찾아가 시를 짓고 술을 마셨다. 그러나 직장 일에 얽매이다보니 자주 만날 수 없어, 일년에 며칠을 미리 정해 놓고 만났다.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날마다 이들이 모여 시를 짓고 놀았던 것을 보면, 이들은 친척보다 옥계사 동인들과 더 친밀하게 지냈음을 알 수 있다. ●일년 열두달의 모임터 이들은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그날 할 일도 정했는데,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이들이 정한 ‘옥계사 십이승’은 다음과 같다. 7월. 단풍 든 산기슭의 수계(楓麓修) 8월. 국화 핀 뜨락의 단란한 모임(菊園團會) 2월. 높은 산에 올라가 꽃구경하기(登高賞華) 6월. 시냇가에서 갓끈 씻기(臨流濯纓) 1월. 한길에 나가 달구경하며 다리밟기(街橋步月) 4월. 성루에 올라가 초파일 등불 구경하기(城臺觀燈) 3월. 한강 정자에 나가 맑은 바람 쐬기(江淸遊) 9월. 산속 절간에서의 그윽한 약속(山寺幽約) 10월. 눈속에 마주앉아 술 데우기(雪裏對炙) 11월. 매화나무 아래에서 술항아리 열기(梅下開酌) 5월. 밤비에 더위 식히기(夜雨納凉) 12월. 섣닫 그믐날 밤새우기(臘寒守歲) 이들은 이따금 인왕산을 벗어나기도 했는데, 이들이 정한 우선 순위를 보면 역시 단풍 든 가을과 꽃 피는 봄의 모임을 좋아하고, 눈 내리는 겨울이나 더운 여름은 덜 좋아했다. 모일 때마다 자신들이 노니는 모습을 시로 짓고 그림으로 그렸는데,1786년 7월의 모임에서는 12승에 해당되는 달마다 동인들이 1수씩 시를 지었다. 이때 편집한 ‘옥계사(玉溪社)’ 수계첩에는 모두 156편의 시가 실리고, 겸재 정선의 제자인 임득명의 그림이 2월,1월,9월,10월의 시 앞에 실려 있다. ●인왕산 10경을 선정하고 그림 그려 즐기다 이들은 참석자 숫자만큼 수계첩을 만들어서 나누어 가졌는데,1786년 7월16일의 수계첩은 당시 가장 연장자였던 최창규의 소장본이 삼성출판박물관에 남아 있으며,1791년 유두(流頭)의 ‘옥계아집첩’은 김의현의 소장본이 한독의약박물관에 남아 있다. 갑자년(1804) 명단에 세상을 떠난 선배들 이름이 보이지 않더니, 무인년(1818) 수계첩에는 송석원 주인 천수경의 이름마저 명단에 보이지 않는다. 영국 대영도서관에 소장된 무인년 수계첩에는 임득명이 그린 옥계십경(玉溪十景)이 실려 있다. 경치가 아름답다는 것은 주관적인 평가인데, 아름다운 경치의 숫자를 정해놓고 하나하나 의미를 찾아내는 예술적 작업이 바로 팔경(八景), 또는 십경(十景)의 선정이다. 팔경이나 십경 앞에서 시인들은 시를 짓고, 화가는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이 경치에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까지 포함된다.‘아름다운 나무의 무성한 그늘(嘉木繁陰)’은 한여름의 인왕산 모습이고,‘깊은 눈속의 이웃집(數隣深雪)’은 겨울의 인왕산 모습이다. 인왕산은 하나이지만, 철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옥계 외나무다리를 건너 이웃 친구를 찾아가는 시인의 모습에서 인왕산의 문기(文氣)를 엿볼 수 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정책선거 원년으로] 대선후보 공약분석

    [정책선거 원년으로] 대선후보 공약분석

    ■복지분야 ●이명박 후보 복지와 성장은 별개가 아니라는 생각에서 투자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는 ‘빈곤층 계층 할당제’와 같은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산부터 취학까지 ‘Mom & Baby 플랜’ 추진, 질병·빈곤·고독 등 노인의 3대 고통 해결, 기초연금-국민연금 통합의 연금제도 개혁 등 보건·복지·보육 등의 영역에서 주요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7% 경제성장과 300만개 일자리 확충 등 성장친화적 전략으로 경제성장의 선순환 효과를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확충 계획이 불투명하다.2009년에는 20조원의 세출을 절감하고 높은 성장률(6.9%)에 따른 추가세수 4조원을 확충해 총 24조원을 확보하겠다고 하지만 높은 성장률의 조기 달성, 세출예산 낭비요인 척결 등으로 인한 효과가 집권 초기부터 이뤄지지 않는다면 재정균형 달성이 어려워질 것이다.2010년 이후부터 법인세 경쟁국 최저수준으로 인하 등 각종 세부담 완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추가세수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조세수입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회요인은 ‘살아나는 경제’로 중산층을 확대하고 동반 번영을 이루겠다는 기조가 실현된다면 시장경제의 순기능 효과가 발휘되고, 양극화와 소득불평등, 근로빈곤 등이 완화돼 복지정책이 담당해야 할 부담이 감소할 수 있다. 위협요인은 7% 성장이 불투명해지면 경제성장의 순효과가 생기지 않아 복지정책에 과부담이 주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산분리 완화, 자율형 사립고 도입 정책 등으로 사회경제적 양극화 고착화의 우려가 제기돼서다. ●이회창 후보 ‘책임지는 맞춤형 복지’를 내세우면서 사회복지 서비스분야를 중심으로 교육·주거 등 관련분야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에게 일과 건강, 소득을 제공하겠다는 삼중 복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사회보장의 핵심인 사회보험,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와 인력에 대한 공약이 빠져 있고, 복지재정에 대한 공약이 없어 공약 실현 가능성이 의심스럽다. 기초연금과 기초장애연금 도입을 약속하고 보육비를 국가가 책임지고 부담하겠다는 공약, 복지 분권화와 복지 업무 종사 공무원 대폭 확충 등 공공복지 전달체계 확충을 약속한 점은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세금 인하와 국가재정 10% 감축을 주장하면서도 세수 확충에 대한 구상이 없다.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희망보육 시스템’ 등 아동·여성·가족 관련 정책을 제시하면서도 아동수당제도 도입, 공보육 확충 등에 대한 구상이 없어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빈곤, 노후소득보장 등 주요 복지정책 과제들에 대한 개혁 전망도 제시하지 않아 복지정책 담임 능력에 대한 검증이 불가능하다. 이 후보가 제시한 복지 공약은 핵심 중소기업 지원 확대 등을 약속해 경제적 양극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정부 인력운영의 효율성 제고와 필수기능 위주 재편도 복지 관련 정부 행정영역 확충에 기여할 수 있다. 위협요인도 적지 않다.‘작은 정부’ 구상은 각종 정부정책 실행을 어렵게 하고 재정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시장 양극화, 비정규직 확산 등 당면한 노동시장 정책과제들에 대해 대응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사회적 양극화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정동영 후보 ‘가족행복시대’ 실현을 기치로 일자리와 교육, 주거, 노후 등 4대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부 역할을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가의 복지책임을 강화하는 ‘친복지적 정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의료 보장성 강화, 기초노령연금 확대, 무상보육 전면 실시 등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양극화 해결을 위해 일자리 250만개를 만들고, 중소기업 활력화와 사회 서비스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축소를 중심 기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 확보에 대한 구상이 불투명하고, 재정 확대에 대한 구상이 부족하다.‘성과주의 예산제’로 예산을 10% 줄이겠다고 하지만 시범사업 중인 성과주의 예산편성의 제도적 성과가 가시화되는 일정과 그 성과의 수준이 불투명하고, 내국세의 14.5%에 달하는 비과세 감면제도 등의 조세지출에 대한 통제장치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규정 완화 및 최저 생계비의 실효성 확보, 자발적 장기 실업자에 대한 고용보험제도 개혁, 국민연금의 노후보장기능 제고 등에 대한 구상도 없다. 기회요인은 대북관계 개선, 군축 등을 통해 재원이 확충되고 예산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면 복지재정 확충의 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위협 요인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한 평가에 근거한 구상의 차별성과 구체적인 실효성 담보 정책 수단까지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양극화 해소가 단기간에 극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 조세부담률 확대에 부정적이어서 정책 수요에 따른 재정추계와 재정확충 일정 등이 소홀히 취급돼 실행 불능에 빠질 우려가 있다. ●문국현 후보 일관되게 보편주의와 국가책임주의를 지향하는 복지정책을 제시하고 다양한 세부 공약을 담고 있다. 반면 분야별·대상별 정책이 없고 구체적인 재정 확보방안이 미흡한 점이 아쉽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종합적 노후소득보장제도 마련, 공보육 확대, 아동수당제도 도입, 장애연금 도입 등 보편적 복지제도를 확립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GDP 대비 15% 수준으로 복지비 지출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려면 현행 조세부담률을 현격히 늘려야 하는데도 조세부담률을 절대로 늘리지 않겠다고 표명했고 복지비 지출을 위한 구체적인 구상도 제시하지 않았다. 아동수당제도, 기초연금제도, 무상보육, 공보육 등을 위한 재원 확보 전략이 부족하다. 문 후보 공약대로라면 복지부문 재원을 해마다 20조원가량 늘려야 하지만 안정적인 재원 확보 구상 없이는 재정적자가 필연적이다. 사회적 일자리 확대에 대한 세부 전략도 부족하다.5년간 12.5조원을 투입해 사회적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현재 부족한 사회적 일자리를 어느 부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서 만들겠다는 것인지 제시하지 않았다. ●권영길 후보 보편주의, 국가책임주의 등 정책의 지향성을 일관되게 갖추고 있으며, 구체적 정책 의제들에 대한 근거자료도 상대적으로 잘 제시돼 있다. 재정 확충 목표도 구체적이다. 다만 이를 위한 다양한 세원 신설에 따른 국민들의 조세저항과 사회서비스의 공공부문 확대에 따라 축소가 예측되는 민간부문과의 조율이 과제로 남는다. 강점으로는 보육, 여성, 보건, 복지, 주거 등 사회정책의 전 분야에서 일관되게 공공성 확대와 보장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세정의, 소득재분배 등을 통한 복지 관련 재정 확충의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 전략을 일자리 증대 차원으로만 접근해 목표와 구체적인 전략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 조세부담률 목표 등 조세기반 확충에 대한 종합적인 대안도 부족하다. 조세정의 재정개혁 등은 복지 관련 정책에 소요되는 재원을 확충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기회요인이다. 반면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전략적 구상이 부족하다는 위협요인도 있다. ■환경분야 ●이명박 후보 국토균형 발전과 지역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개발과 보전의 균형을 추구하면서 환경과 경제를 연계하려 노력한 점이 특징이다. 전체 공약에서 환경분야 공약의 비중은 약 7%로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중간 정도다.‘클린-그린코리아를 우리 아이들에게’라는 슬로건을 앞세우고, 푸른 한반도 만들기, 온실가스 저감, 음식물 쓰레기수거 및 일회용품 규제 개선 공약을 통해 관련 분야의 정책을 세부적으로 제시했다. 강점은 아름다운 도시와 농촌만들기, 우수한 자연환경 자원을 활용한 관광개발,DMZ 일원의 세계생태환경유산 등록 추진 등 깨끗한 환경조성을 통한 국토 경쟁력 향상을 도모한 것이다. 수변 공간 가꾸기, 도시 숲 조성 등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후발 개도국에 앞선 국내 환경기술을 수출해 경제적 이윤창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 점은 강점이다. 약점은 환경 관리적 측면에서 우수한 자연환경을 포함한 국토보전, 도시개발로 야기될 수 있는 환경훼손 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친환경 산업의 개발을 집중 부각해 보존과 활용의 균형과 조화의 측면에서 개발 압력에 대한 해법 제시가 미흡하다. 기회요인은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등 친환경산업의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경쟁력 향상을 도모한 점이다. 위협요인은 적극적 개발사업 추진 등 개발 중심의 정책으로 인한 환경생태계 훼손 우려가 높은 점이다.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강조하지만 실천적 공약이 부족해 개발중심으로 정책방향이 전개될 경우 다양한 환경 훼손과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이회창 후보 지금까지 국정과제로 추진됐던 ‘선 계획, 후 개발’ 원칙에 기초한 환경정책을 제시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전체 공약 중에서 환경분야 공약의 비중이 8%로 다른 후보와 비교해 중간 정도다. 그러나 정책 공약이 20개로 제한된 내용만을 담고 있어 후보자가 생각하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나 정책 공약의 세부 내용을 알 수가 없다. 강점은 난개발 방지, 환경오염과 교통체증을 저감하기 위한 선 계획, 후 개발의 국토환경조성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또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민·관 합동 기후변화대책 전담반을 구성해 국제협상협약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아울러 환경친화적인 ‘녹색조세개혁’의 적극적인 도입 검토를 들 수 있다. 약점은 원론적 수준에서 환경관련 정책 공약이 제시돼 보다 구체적인 전략제시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 기후변화협약에 대해 구체적 대응방안 및 전략에 관한 정책이 제시되지 못한 점도 약점으로 들 수 있다. 기회요인은 선 계획, 후 개발의 환경보전 원칙을 전제로 국토개발과 환경친화적인 도시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점, 녹색조세개혁을 통해 에너지 효율성 및 친환경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있는 점,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계획을 수립하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추진방안이 부족하고, 예산확보와 집행계획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한 것이 위협요인이라 할 수 있다. 또 각종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환경정책과 관련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해 나갈 방향을 설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후보 핵심 사안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지만 각론이 부족하고 설득력 있는 추진 방법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전체 공약에서 환경 공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3% 정도로 다른 후보들보다 낮으나 각 분야마다 다양한 공약을 밝혔다. 기후변화대책 기본법 제정 등 법 제도 정비를 통한 정책 추진 의지를 밝힌 점이 돋보인다. 강점은 친환경적 국토보전, 생태보전·복원,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 환경산업 육성 등 다양하고 핵심적인 환경정책 내용을 체계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내셔널트러스트 등 민간의 참여를 통한 국토환경 보전,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환경산업 육성을 위한 관련법, 제도 마련 등이 강점이다. 약점은 환경정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내용이 부족하고 실천방안도 구체적이지 않다. 또 개발과 보전의 상충 문제 해소를 위한 밑그림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았다. 아울러 개발과 보전에 대한 균형과 조화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한 구상안 제시가 부족하다. 미래 사회에 대처하는 적극적 방안으로 바이오에너지 등 발전차액 지원제를 확대해 에너지 산업으로 농어촌 신산업을 육성하고, 환경산업 육성을 통한 세계 환경시장을 선점해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한 점 등 환경과 산업을 통합적 관점에서 해결해 나가려는 시도들은 기회요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환경산업을 위한 수단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못한 점과 환경관련 법 제정에 따른 사회적 거부정서, 환경 관련 정책을 추진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 등은 위협요인이라 할 수 있다. ●문국현 후보정책을 추진하는 방향과 실천방안이 상대적으로 구체적이다. 전체 공약에서 환경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14%로 다른 후보들보다 월등히 높다. 경제 활성화와 연계한 환경정책을 공약으로 제안했고, 환경관련 정부조직과 행정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혼선과 갈등을 예방할 치밀한 대책이 부족하다. 강점은 국토환경부 설치 등 환경관련 정부조직과 행정체계 개편으로 일원화된 환경정책 추진을 지향하는 점이다. 약점으로는 국토보전과 개발이 균형되고 조화될 수 있는 환경분야 공약이 미흡한 점, 환경정책과 각종 사업 등 정책추진을 위한 구체적 재원과 집행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기회요인으로는 일관된 환경정책 추진으로 경제·사회·환경의 균형과 조화를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예산확보와 집행 등 실천계획이 없는 정책공약은 청사진 계획으로만 남을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위협요인이라 할 수 있다. ●권영길 후보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공약들을 제시했다. 환경 정책에 강한 의지를 보여 온 민주노동당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환경세 도입(2010년), 탄소세 도입(2020년), 원자력 발전소 폐기 등 다른 후보자들보다 과감한 공약을 제시한 점이 눈에 띈다. 그러나 세밀한 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사회적 반대여론과 갈등요소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강점으로는 기후변화협약 등 최근의 국제환경 정세를 고려해 2020년을 목표로 미래 지향적 환경정책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사회적 약자를 고려한 정책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구체적인 예산·집행 계획이 미흡하다는 점은 약점이다. 핵심공약들인 원자력 발전 폐기, 환경세 도입 등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공약이지만 사회적 합의방식이나 추진방식이 구체적이지 못하다. 기회요인으로는 재생에너지 지원을 통한 남·북 협력체계 구축,2020년까지 전력의 2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에너지 절약형 사회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점이다.
  • [기고] 낡은 법에 발목잡힌 금천패션타운/한인수 서울 금천 구청장

    지난 9월과 10월 국회에선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집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할 수 있는 지원시설의 요건에 판매시설을 넣어 규제를 완화하자는 내용과 입주규정을 현행 대통령이 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시·군·구청장도 포함하자는 내용이다. 취지는 시대흐름에 맞지 않는 법률을 효율적으로 바꾸자는 데 있다. 서울디지털산업2단지에 있는 금천패션타운에 대한 규제를 풀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세계적인 명소로 가꾸자는 것이다.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금천패션타운은 자연적으로 생긴 600여개의 패션의류 아웃렛 매장이 타운을 이루고 있다. 종사자만 4000여명에, 주말이면 쇼핑객 20여만명이 몰리는 패션 중심지이지만 경직된 규제로 인해 불법영업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아파트형공장의 지원시설, 즉 판매시설을 활성화하면 산업단지의 붕괴로 이어져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럼 과연 공익이란 무엇인가. 다양한 정의가 있겠지만 어떤 업종이 활성화돼 많은 사람이 이에 종사하고 있다면 이들을 위한 일련의 조치도 공익이라고 생각된다. 금천패션타운의 의류제조 및 판매를 통한 연 매출액은 2조 1950억원이 넘는다. 종사자도 많다. 값싸고 질 좋은 의류를 사려고 주말에만 20만명 이상이 찾는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지역경제 부활을 견인했다. 이런 지역을 1960·70년대 산업구조에 맞춰 만들어진 규정에만 맞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식의 논리가 과연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진전(眞詮)인지 궁금하다. 현재 산업단지에는 지원시설구역과 아파트형공장 내의 지원시설로 구분돼 있다. 아파트형공장 지원시설은 업종과 면적제한이 심하다. 제한이 심하다 보니 기업종사자들을 위한 문화·복지공간 확충도 힘들다. 또한 현행 산집법 하의 지원시설에서는 공장입주업체 브랜드 외의 제품은 판매행위가 엄격히 규제된다. 국내에서 기획과 디자인을 하고 중국 등에서 제조하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생산된 제품은 수입품으로 분류된다. 결국 국내 상표를 달더라도 자사 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해 법규정을 위반하게 된다. 때문에 경제활동에 전념해야 할 관련 기업들의 정신적·경제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금천구는 산업단지 내 산업시설구역을 지원시설구역으로 바꿔달라는 게 아니다. 단지 아파트형공장 내에 있는 지원시설에 대한 규제완화를 통해 산업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대도시의 산업구조 변화로 유통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건 세계적 흐름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판매업은 제조업 못지않은 고용을 창출한다. 기왕의 지원시설이라면 적극적으로 활용, 지역과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돼야 한다. 금천패션타운은 한국 봉제업에 있어서 역사성이 있는 곳이다. 노동자들의 땀과 노력 속에 국내외에 유명한 의류제조업체가 있는 패션메카이기도 하다. 수십년에 걸쳐 쌓은 명성을 비현실적인 법과 산업단지 관리라는 단순논리로 범법자로 내모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다. 현재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던 산집법 개정안은 계속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개정을 위해선 다음 개회를 기다려야 한다. 내년 4월 17대 국회 임기 말까지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폐기될 위기다. 세계적인 패션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패션메카가 사라지기를 30만 금천구민은 바라지 않는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의 기업들이 성장하려면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는 바뀌어야 한다. 산집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원만하게 통과돼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한인수 서울 금천 구청장
  • 흑색가시세포증 앓는 9~13세 아동

    흑색가시세포증 앓는 9~13세 아동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목에 어느 날 거뭇거뭇한 반점이 생겼다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이 반점은 아이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의 몸에서 ‘흑색가시세포증’이라고 불리는 검은 반점을 목격했을 때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이 이미 상당기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운동 부족으로 비만아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흑색가시세포증은 피부가 거칠고 두꺼워져 불규칙한 주름이 생기고 갈색으로 피부색이 변하는 증상이다. 목과 겨드랑이, 무릎, 팔꿈치, 사타구니 등 피부의 굴곡면에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살이 접혀서 생긴 증상으로 여겨 가볍게 넘기기 쉽다. ●비만아동에게 많아 그러나 이 검은 반점은 비만할수록,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며, 특히 성인형 당뇨병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서 많이 관찰된다. 이는 증상이 제2형 당뇨병(공복시 혈당 126㎎/㎗ 이상, 식후혈당 200㎎/㎗ 이상)의 특징인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증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만 정도가 전체 아동의 상위 85% 이상인 ‘중등도’ 이상의 비만 아동에게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소아 성인병 위험이 극히 높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성인병 4개 이상이면 93% 발견 실제로 최근 대한소아과학회 유재호 전문위원(동아대의료원 소아청소년과)이 고혈압, 고지혈증 등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1개 이상 가진 9∼13세 소아·청소년 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4%(32명)에서 흑색가시세포증이 발견됐다. 특히 비만 합병증이 많을수록 발병률은 더 높아, 합병증이 4∼6개인 소아·청소년에서는 93%,2∼3개는 58.2%,1개는 47%에서 흑색가시세포증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흑색가시세포증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비만도(표준체중을 100%로 볼 때 초과하는 비율)가 42.4%로 비만의 정도가 심했지만 흑색가시세포증이 없는 소아·청소년은 34.3%로 비만도가 비교적 낮았다. 일반적으로 비만도가 20%를 넘어서면 비만으로 진단된다. 유 위원은 “흑색가시세포증이 성인형 당뇨병과 같은 비만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아동을 찾아내는 데 효과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질환 치료 아닌 합병증 치료해야 흑색가시세포증은 피부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이나 레이저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비만과 당뇨 등의 합병증을 치료하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따라서 대사질환 전문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원인을 먼저 밝혀낸 뒤에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이런 환자는 고지방, 인스턴트 음식은 피해야 하며 걷기, 줄넘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다만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을 위한 필수 영양소의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에 체중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더 늘어나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서서히 줄이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비만도가 정상이 되어도 합병증이 치료되지 않으면 흑색가시세포증은 그대로 남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치료도 필요하다. 비만 합병증이 있다면 반드시 관련 전문의와 상담해 대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 교수는 “요즘 아이들은 운동보다 공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잘못된 영양습관에 길들여져 비만 아동이 많다.”며 “흑색가시세포증이 나타났다면 이미 합병증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반드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는 당뇨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2%가 15세 이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목표 낮춰 성과급 챙기는 공기업들

    공공기관들이 성과목표를 애초에 낮게 설정해서 실적을 높인 뒤 많은 성과급을 챙긴다고 한다. 적자경영에도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두둑하게 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한국행정학회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 137곳의 직원 2700여명을 대상으로 성과평가 인식도를 조사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목표 달성이 쉽다.’고 응답한 직원은 100명 중 60∼70명에 이르렀다.‘어렵다.’는 직원은 겨우 서너명꼴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상당수 공기업에서 ‘목표 달성이 매우 어렵다.’고 대답한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결국 땅 짚고 헤엄치기 식 목표를 정해 놓고 성과급 나눠먹기에 급급했다는 얘기다. 일반기업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로 썩어 있을 줄은 몰랐다. 공공복리를 위해 국가적 사업이나 독점사업을 맡겼더니 경쟁력 향상 노력은 눈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기획예산처는 뭘 보고 경영평가를 해왔는지 한심하다. 지난달 정보사회진흥원이 평가에서 엉터리로 1등을 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일으켰다. 성과목표의 질적 수준보다 겉으로 드러난 성과율이 평가를 좌우한 탓이다. 회사야 적자가 나든 말든 징계받은 직원까지 성과급을 챙겨주고, 평가가 낮으면 수당으로 채워주는 게 공기업들이다. 낙하산 최고경영자가 노조와 짜고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병폐 또한 뿌리 깊다. 실로 공기업은 임직원들의 인식부터 경영까지 부실덩어리다. 프랑스처럼 국가지도자와 국민이 합심해야만 이를 뜯어고칠 수 있다.
  • 소아 대사증후군 가볍게 보단 ‘큰 코’

    소아 대사증후군 가볍게 보단 ‘큰 코’

    뇌졸중, 당뇨병, 신부전증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성인병인 ‘대사증후군’이 소아와 청소년 사이에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인 소아·청소년 10명 가운데 4명은 대사증후군 판정을 받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합병증 유발이 문제 소아·청소년 시기의 대사증후군이 위험한 이유는 심근경색, 뇌졸중, 당뇨병, 신부전증, 망막질환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는 20∼30대에 성인병으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년 이후에 대사증후군 상태에 이른 사람들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오더라도 대개 60∼70대 이후지만, 소아대사증후군이 있는 환자는 최소 40∼50년간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야 한다. 식생활 등 환경적인 변화로 청년 시절부터 당뇨병이나 뇌졸중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부모보다 먼저 자식이 성인병을 경험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전체 소아·청소년의 7.4%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가 최근 대한비만학회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자료는 이같은 상황이 이미 근접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박 교수는 보건복지부가 1998년과 2001년,2005년 각각 공개한 한국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국의 10∼19세 소아·청소년 4164명의 건강상태를 분석했다. 박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 환자의 비율은 1998년의 경우 남녀 모두 5.2%였지만 2001년 6.7%(남 9.7%, 여 3.5%),2005년 7.4%(남 11.2%, 여 3.4%)로 매년 1% 이상 증가했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증가율이 뚜렷했다. ●비만이 대사증후군 부른다 소아·청소년 시기에 대사증후군이 급증하는 것은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2001년에는 정상 체중군의 2.2%, 과체중군의 12.3%, 비만군의 38%가 대사증후군으로 판정받았다. 반면 2005년에는 각각 1.3%,16.4%,42.5%로 나타나 특히 비만 환자에서 대사증후군 환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서구식 식생활의 일반화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환자는 1998년 전체 조사 대상자의 15.1%에서 2001년 23.3%,2005년에는 24.8%로 증가했다. 박 교수는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95 이상일 때 비만,85 이상 95 미만은 과체중,85 미만은 정상으로 구분했다. ●국가 관리 시스템 필요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박 교수는 정부가 지원하는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청소년기의 남성이 여성보다 비만 관리에 소홀해 비만과 대사증후군 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을 넘어 범 국가적인 차원에서 소아 청소년의 비만관리와 대사증후군에 대한 조기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용어 클릭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이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높은 중성지방, 낮은 고밀도(HDL) 콜레스테롤 등의 다섯가지 기준 가운데 3가지 이상 해당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미국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에 따르면 허리둘레 90㎝(여성 80㎝) 이상, 중성지방 150㎎/dL 이상,HDL 콜레스테롤 40㎎/dL(여성 50㎎/dL) 미만, 수축기 혈압 130㎜Hg 이상 또는 이완기 85㎜Hg 이상, 공복혈당 110㎎/dL 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 당뇨병 진단 혈당기준 강화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손호영) 산하 진단소위원회(위원장 성연아)는 현행 110㎎/㎗ 미만인 정상 혈당 기준을 100㎎/㎗ 미만으로 강화한 새로운 당뇨병 선별 및 진단검사 지침을 7일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뇨병 직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 기준이 100∼125㎎/㎗로 조정됐다. 공복혈당장애보다 한 단계 발전한 단계인 내당능장애는 이전과 같이 75g의 포도당을 섭취하고 2시간이 경과한 뒤의 혈당(경구당부하 검사)이 140∼199㎎/㎗인 경우로 했다. 이에 따라 공복혈당이 100∼125㎎/㎗일 경우 지금까지는 정상으로 분류했으나 지금부터는 경구당부하 검사를 실시하거나 반복해서 공복 혈당검사를 하도록 했다. 이같은 지침 강화에 따라 공복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당뇨병의 일반적인 증상에 임의 혈당이 200㎎/㎗ 이상인 경우, 또 75g 경구당부하 검사치가 200㎎/㎗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지방간, 뱃살 붙은 당신 노린다

    지방간, 뱃살 붙은 당신 노린다

    간질환, 우리나라 성인들 상당수가 고민하는 문제가 아닐까. 특히 지방간에 대해 걱정을 한다. 지방간이 간경변, 간암으로 진전된다는 식이다. 간암인 경우 오래전부터 40∼50대 남성 사망 원인 1위로 알려져 있다. 간질환은 발견도 쉽지 않고 당장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쉽다. ●지방간이란? 지방간은 간의 지방대사 장애로 중성지방과 지방산이 간세포에 5% 이상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간이 노랗게 변하면서 크기도 정상보다 커져 심한 경우 간의 50%까지 지방이 차지하기도 한다. 지방간은 생기면 오른쪽 가슴 밑이 뻐근하거나 불편감이 느껴지며, 쉽게 피로하거나 소변 색이 누렇고 거품이 생긴다. 또 기운이 없고 잠을 자도 개운치 않지만 이런 증상마저 못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방간의 가장 큰 주범은 바로 과음과 비만. 술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습관적으로 장기간 마실 때 생기는데,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거나 영양실조, 항생제와 같은 약물 과다사용으로도 생길 수 있다. ●간에게 휴식을… 술꾼에게 지방간이 생기는 일은 워낙 흔해 습관적인 음주자의 75%가량이 지방간을 갖고 있다. 이런 경우 금주 상태에서 3∼6주가량이 지나면 부은 간이 완전히 정상을 회복한다. 불가피하게 술자리를 갖더라고 과음하지 않아야 하며, 특히 공복에 술을 마신다거나 폭탄주를 즐기는 음주 습관은 버려야 한다. 안주는 육류 대신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은 야채나 과일류로 하되 가능하다면 음주 횟수를 줄여 한번 술을 마신 뒤 최소 3일 정도는 술을 안 마셔야 간이 쉴 수 있다. ●뱃살빼기가 곧 치료 술과 비만은 가장 흔한 지방간의 원인이다. 따라서 비만한 사람은 금주와 함께 불어난 체중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 특히 복부비만은 몸안에 나쁜 지방의 축적이 심화된 상태이므로 식단을 저지방식으로 바꾸고 조깅,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매일 하는 등 적극적으로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이 지방간의 원인인 경우라면 식사요법과 약물 등으로 혈당을 잘 조절해야 지방 축적을 막을 수 있다. 이런 경우 기름진 음식은 체지방을 증가시키고 혈당을 높이므로 가능한 한 삼가도록 한다. ●간, 미리미리 살펴야 비만인 사람, 예컨대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이거나 허리둘레가 90㎝ 이상인 남자(여자는 80㎝), 중성지방 지수가 150을 넘거나 고지혈증, 당뇨병, 습관적인 음주자 등은 정기적으로 지방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검사에서는 1차로 혈액검사를 통해 간기능 수치 증가 여부를 살피고, 이어 복부초음파를 통해 지방간 여부를 확인한다. 간은 감각이 없는 탓에 증상이 구체적으로 나타날 때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질병 발견이 쉽지 않은 만큼 간의 경고라 할 수 있는 지방간을 간 건강의 마지노선으로 여겨 평소에 지방간을 억제하거나 관리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지방간 예방 수칙 ▲식사는 적은 분량으로 자주 한다.▲정상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과다한 당질(밥 빵 국수 떡 감자 고구마 설탕 등)의 섭취량을 줄인다.▲기름진 음식, 특히 동물성 지방의 섭취량을 줄인다.▲적절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한다.▲항지방간 인자인 콜린(우유 대두 밀 달걀 땅콩 등)과 단백질류인 메티오닌, 통밀과 견과류, 해산물, 살코기와 곡류, 우유 및 유제품 등에 많은 셀레늄과 대두류에 많은 레시틴을 충분히 섭취한다.▲금주, 금연을 실천한다. ■ 도움말:고려대 구로병원 간질환센터 연종은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小食=장수’ 과학적 입증

    칼로리 섭취가 줄면 세포가 덜 늙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소식(少食)이 오래 사는 비결이라는 통념을 입증한 것이다. 하버드 의대가 분자 메커니즘의 규명을 통해 확인했고 이로 인해 노화 극복이라는 인류의 오랜 숙원이 풀릴지 모른다. 미국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는 21일 발행된 의학 전문지 ‘세포(cell)’ 최신호에 이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실었다. 핵심은 아미노산 ‘시트루인’에 있다. 공복상태 땐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가 생존본능을 발휘해 내부 보조효소(NAD)를 증가시키며, 이는 다시 시트루인의 활동을 늘린다. 아미노산 활동에 자극을 받은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 생산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세포의 노화를 차단한다는 것이다. 시트루인을 만드는 유전자 ‘SIRT3’과 ‘SIRT4’는 미토콘드리아에 공급되는 영양분을 생산하는 동시에 세포의 생존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노화와 관계가 깊다. 즉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세포 안에 있는 영양소가 당연히 줄어들고 NAD도 따라서 감소하지만, 미토콘드리아 안에 있는 NAD는 증가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더 강화시키기 때문에 세포 노화를 더디게 만든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변씨, 흥덕사 10억 지원 압력

    변씨, 흥덕사 10억 지원 압력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씨를 교수로 채용한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이 창건한 사찰인 울산 울주군 흥덕사에 특별교부세가 지원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최근 자체 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변 전 실장의 개입 여부를 확인한 뒤 직권남용죄로 사법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흥덕사 특별교부세 집행과 관련,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실의 한 행정관이 검찰에서 집행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청와대는 변 전 실장이(정책실장 재직 시절) 행자부에 흥덕사 특별교부세 집행을 협조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집행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는 검찰이 판단할 것”이라면서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지난 4월 행자부에서 흥덕사에 대해 예산 지원이 가능한지 알아 보라고 연락이 와 실무진에서 관련 내용을 알아 봤다.”면서 “그러나 흥덕사가 전통 사찰이 아니어서 예산 근거가 없었고, 이를 행자부에 알리자 그러면 다른 지역 숙원사업이라도 찾아 보라고 해서 흥덕사 인근 양등교 확장 공사를 위한 특별교부세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울주군은 지난 5월14일 15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신청했으며, 행자부는 신청 열흘 만인 23일 10억원을 확정해 울주군에 내려 보냈다. 특별교부세를 신청한 시점을 전후로 엄창섭 울주군수와 영배 스님이 울주군수 사무실에서 서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울주군은 특별교부세 10억원을 지원받았으나 영배 스님과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흥덕사에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던 영배 스님이 1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미술관 건립에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울주군과 사용처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배 스님은 행자부가 특별교부세를 지원한 직후 열린 동국대 이사회에서 “신씨 학위는 진짜다.”라고 주장한 데 이어 신씨의 학력위조 논란이 한창이던 7월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공식적이고 적법한 채용 절차와 확인을 거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며 신씨를 두둔했다. 이에 비춰 영배 스님이 신씨를 봐주는 대가로 변 전 실장에게 특별교부세를 약속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동국대 관계자는 “흥덕사가 복합문화공간 건립을 위해 협의를 진행했고, 울주군은 이런 취지를 공감해 특별교부세를 행자부에 신청하게 됐다.”면서 “그러나 울주군과 흥덕사가 용도에 대해 몇가지 협의를 거쳤으나 의견 조율 과정에서 논의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서울 서부지검은 이날 흥덕사가 사찰 내에 미술관 건립을 추진한 사실을 포착, 영배 스님과 변 전 실장이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18일 영배 스님과 엄창섭 울주군수, 울주군 문화관광과 송모 과장을 소환 조사한데 이어 이날 오전 10시10분쯤 변 전 실장을 재소환해 미술관 건립 배경과 지원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최근 흥덕사 관계자 등에 대한 계좌추적도 마쳤다. 흥덕사 주지인 무문 스님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미술관 건립 문제 때문에) 주변에 관련된 사람들이 (계좌)추적을 당했다. 두번씩이나 그런 일이 있었다. 나머지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밝힐 수 없다.”고 난처해 했다. 검찰은 또 경기 과천의 보광사가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3억여원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변 전 실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구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특별교부세 지방자치단체에 특별한 재정수요나 재정수입의 감소가 있을 때, 또는 지자체 청사나 공공복지시설의 신설·확장 등을 위한 재정수요가 있을 때 국가가 수시로 지원한다. 지방교부금의 일종이다.
  • [HAPPY KOREA] (21)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승마을

    [HAPPY KOREA] (21)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승마을

    ‘전주한지’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전주한지의 뿌리가 전북 완주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완주는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주산지로, 전국 한지 공장의 80%가 몰려 있고, 한지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화와 함께 전량 기계로 생산하게 되면서 한지가 조상들의 솜씨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기계식’ 한지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완주 대승마을 주민들이다. 전통 한지를 재현하겠다는 이들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는 마을을 찾았다. ●올 닥나무 20만주 심어 한지 5000만장 생산 김한섭 이장은 “조선시대 당시 이곳에서 생산된 한지는 궁중진상품이자 중국에 보내는 조공품에 속할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면서 “하지만 90년대 말부터 한지 생산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한지를 모방한 고려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속칭 ‘짝퉁 한지’가 생길 정도였던 한지가 마을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 때문이다. 주민들은 오·폐수 처리시설을 갖추려는 노력 대신 한지공장의 문을 닫는, 보다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10여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결정은 주민들의 소득 감소와 이주로 이어졌다. 정부 주도의 지역개발사업이 추진된 사례가 한번도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마을이 일순간에 기반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대승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작목반을 구성, 지금까지 닥나무 17만주를 심었다. 올해 말까지 20만주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지 크기 한지 5000만장 정도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김 이장은 “주민 수는 250여명에 불과하지만,100만평이 넘는 마을 땅이 자산”이라면서 “닥나무는 돌밭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토지에 대한 활용도도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작업 필요한 도침방아 원형 그대로 보존 ‘도침방아’는 대승마을이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 자산이다. 전국에 남아있는 도침방아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 훼손됐지만, 대승마을에는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한지 생산전문가인 홍순필씨는 “한지가 명성을 쌓은 비결은 바로 도침방아”라면서 “수작업이 필요한 도침방아는 종이를 질기고 얇고 광택이 나도록 하며,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쓰였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기계로 뽑아낸 한지를 물에 담그면 금방 풀어진다. 반면 손으로 만든 한지는 물 속에서도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홍씨 외에 한지 생산전문가 10여명이 여전히 마을에 살고 있다는 점도 전통 한지를 만드는 데 유리한 측면이다. 이들의 손을 거치면 거칠고 투박한 닥나무가 무려 100여종에 이르는 한지로 둔갑하는 것이다. 홍씨는 “전통은 조상들이 수백·수천년을 쌓아온 삶의 지혜가 응축돼 값진 자산이라는 점을 간과했던 것 같다.”면서 “전통을 해석하고 활용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의 몫이자, 발전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대승마을 주민들은 예원예술대 한지문화연구소와도 손을 잡았다. 주민들은 닥나무를 재배하고, 장인들은 한지를 제작하고, 연구소에서 상품화를 지원하는 ‘3위 일체’를 이뤄 나가겠다는 취지에서다. 문윤결 한지문화연구소장은 “비단은 500년, 한지는 1000년을 간다는 명품성을 되살리려면 수제 방식을 재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지 소비가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기능성을 추가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완주 임송학·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은퇴는 끝이 아닌 새로운 꿈의 시작” ‘인생은 60부터’라는 말 만큼 흔한 표현도 드물다. 그럼에도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성공적으로 살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승마을에는 꿈을 키우는 데 늦은 나이는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주민들이 있다. ●공직은퇴 후 처가 동네 정착한 주종권씨 먼저 올해 환갑인 주종권(사진 왼쪽)씨. 지난 6월 전북도 새만금개발지원단장을 끝으로 공복을 벗은 뒤 처가 동네인 대승마을로 이사왔다. 이후 주씨는 마을 일에 발벗고 나서면서 ‘동네 사위’로 자리잡고 있다. 한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닥나무 가공을 위한 제재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주씨는 30여년의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관련 예산을 찾아낸 뒤 정부부처와 국회 등을 직접 방문하는 ‘발품’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주씨는 “어려운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노력하면 되는 일”이라면서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위한 유쾌한 출발점”이라며 웃었다. 주씨는 또 “은퇴자들은 경험과 의욕은 넘치지만, 실제 할 수 있는 일은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지역 발전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은퇴자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75세 한지생산전문가 홍순필씨 맹활약 고희를 훌쩍 넘긴 홍순필(오른쪽·75)씨의 의지도 남다르다. 한지 생산 전문가인 홍씨는 마을 발전계획보다도 훨씬 큰 꿈을 그리고 있다. 한지의 종류는 100여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홍씨가 직접 손으로 제작할 수 있는 한지만 서화지(미술용 고급 한지)·배접지(병풍용 속지)·장자지(합죽선 등 부채용 한지) 등 20종이 넘는다. 홍씨는 “외교문서 같은 중요한 국가기록을 남기는데 일본에서 수입한 화지를 쓰고 있다니 말이 되느냐.”면서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는 한지 생산시설을 다시 돌려, 우리 손으로 만든 한지에 소중한 국가기록을 담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완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임정엽 전북 완주군수 “주민들 자립 의욕 키울수 있게 지원”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찾아온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임정엽 전북 완주군수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30개 시범마을 중 하나인 소양면 대승마을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논어의 글귀를 인용했다. 임 군수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는 주민들이 스스로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살아있는 정책”이라면서 “‘주민이 먼저 만족할 수 있는 마을이 돼야 방문객도 기대할 수 있다.’는 원칙에 따라 대승마을의 발전 계획을 세밀하게 세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승마을의 전통 한지는 한때 사양산업으로 천덕꾸러기 신세였지만, 지금은 값을 따질 수 없는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선 주민들이 정부에 기대기보다는 의욕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황폐화되고 있는 농촌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임 군수는 “농업 생산물은 지역을 홍보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농업사회 전반을 지탱하는 소득기반으로는 미약한 게 현실”이라면서 “그동안 정부가 농촌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었지만, 대부분 ‘농업 귀족’들의 몫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농촌은 10∼20년 후 마을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일자리 외에 교육·복지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젊은층의 농촌 이주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3) 당뇨병

    [한국인의 질병] (3) 당뇨병

    당뇨병은 우리나라의 성인 10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질환이다. 매년 건강보험에서 충당하는 진료비의 20%가 이 질환에 사용되지만 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혈관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문제를 일으키는 이 질환은 실명을 유발하는 ‘망막증’, 다리가 썩어 들어가는 ‘족부궤양’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일반인들에게 널리 각인돼 있다. 대사질환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서울 도봉구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고경수 교수를 만나 ‘당뇨병’의 실체를 짚어본다. ●내 몸에 쌓이는 ‘당’ 췌장에서 인슐린이 적절히 분비되지 못하거나 제대로 쓰이지 못하면 영양소인 포도당이 분해되지 못하고 혈액에 쌓이거나,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를 당뇨병이라고 한다.“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과도하게 많은 당분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증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특히 인슐린 분비 장애의 원인이 모두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비만’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여기에 유전적인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당뇨병은 크게 1형과 2형, 두 종류로 나뉜다. 소아나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 ‘1형 당뇨병’은 선천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산하는 ‘베타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전체 당뇨 환자의 10%가 여기에 해당된다. 나머지 90%를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은 생산되지만 췌장 속 베타세포의 기능 장애로 충분한 양이 분비되지 않거나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는 경우를 이른다.“당뇨병에 걸리면 우선 소변을 통해 빠져나가는 수분 때문에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고, 음식물을 먹어도 영양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음식을 많이 먹게 됩니다. 구역질이나 구토, 피곤하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팔다리가 쑤시거나 저리기도 하죠. 하지만 병원에서 진단받지 않은 경우 이런 초기 증상만으로 병세를 짐작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당뇨인 ‘400만’ 시대 최근 대한당뇨병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국내 당뇨병 현황과 사회적 비용’ 연구에 따르면 2003년 기준으로 20∼79세 성인이 사용한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16조 5000억원. 이 중 당뇨병 환자의 총 진료비는 무려 3조 2000억원으로 19.3%나 차지한다. 또 당뇨병 환자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평균 220만원으로, 성인 전체 진료비 평균의 4.6배에 달한다. 같은 조사에서 2005년 기준 국내 당뇨인 수는 270여만명으로, 20세 이상 국민의 7.8%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통계에 노출되지 않은 환자까지 합하면 국내 당뇨 환자가 이미 400만명에 육박한다는 보고도 있다. “당뇨병의 경과는 얼마나 혈당의 양을 잘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환자는 전체 환자의 50%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손발 절단을 무서워하는 환자가 많은데, 실제로 당뇨 환자가 혈당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5∼10년 이내에 망막증으로 시력을 잃게 되고, 콩팥 기능이 상실되는 등 더욱 무서운 합병증을 경험하게 됩니다.” ●중요한 영양소 균형 당뇨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사를 통해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체중이 늘면 당뇨가 악화되고 고혈압, 심장질환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한국인의 비만 진단기준은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5 이상, 허리둘레는 남성 90㎝, 여성 80㎝ 이상이다. 육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현미나 채소류, 과일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능하다면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적게 먹기보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열량 음식의 섭취를 피하라고 권합니다. 따라서 패스트푸드를 피하고 채소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인 당뇨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적절한 운동과 금연도 필요하다. 운동은 혈당 조절, 인슐린 감수성 개선, 체중 유지, 심폐기능 강화, 스트레스 해소 등의 도움을 준다. 주로 속보나 수영, 자전거 타기, 에어로빅 등 몸과 팔다리를 활발히 움직이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모든 당뇨 환자에게 운동이 효과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전문의의 조언을 참고해야 한다. ●혈당 관리가 관건 일단 당뇨병으로 진단받았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혈당 관리만 잘하면 일반인과 다름없는 생활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 당뇨병학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공복시 혈당치가 126㎎/㎗ 이상, 식후 혈당치는 200㎎/㎗ 이상일 때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그러나 공복 혈당치 100∼125㎎/㎗, 식후 혈당치 140∼199㎎/㎗ 구간에 속한다면 이미 당뇨 전단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기준치 이하로 혈당을 유지해야 한다. 최근에는 췌장을 자극하지 않고 인체의 메커니즘에 따라 자연적으로 혈당이 조절되도록 돕는 약제가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일부 치료제는 혈당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혈당이 낮아지는 ‘저혈당’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새로 개발된 ‘DPP-4(디펩티딜펩티다제-4) 억제제’ 계열 당뇨 치료제는 이같은 부작용 염려를 덜어줬다. 고 교수는 “기존 치료제처럼 췌장의 베타세포를 직접 자극하기보다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물질 ‘인크레틴’의 파괴를 막아 혈당을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라며 “저혈당 위험도 적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약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고경수 교수는 서울대의대를 나와 미국 유타대 약물제어전달 연구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대한당뇨병학회 교육위원 및 간행물위원, 대한내분비학회 간사 등을 맡고 있다.
  • “사유제한 없어 지역이기에 악용 우려”

    주민소환제를 놓고 자치단체장들의 ‘이유 있는 항변’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은 주민소환제가 님비 현상에 악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13일 법원이 김황식 하남 시장의 주민소환 투표청구 수리를 무효라고 판결한 것을 계기로 주민소환제를 보완하거나 개선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주민소환법은 ‘갈등 야기법(?)’ 서울시구청장협의회는 이날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충용 종로, 홍사립 동대문, 문병권 중랑, 이노근 노원, 노재동 은평, 신영섭 마포, 양대웅 구로, 한인수 금천, 김우중 동작, 김효겸 관악, 김영순 송파, 신동우 강동구청장 등 구청장 13명을 비롯해 시·구의원, 주민 7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주민소환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주민소환제의 개정 의견이 주를 이뤘다. 양대웅 구청장은 개회사에서 “공공복리를 위한 소신 행정이 주민소환으로 이어진다면 행정 마비는 물론 주민소환 투표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면서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도입한 주민소환제가 오히려 포퓰리즘을 유발하고 지방자치의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이노근 구청장은 “최근 정진석 추기경 차량에 계란을 투척한 태릉성당 납골당 반대 주민들이 해당지역 구의원의 주민소환을 거론하고 있다.”면서 “주민소환의 남발을 막기 위해서 법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양대 전기성 교수도 “주민소환법은 제정 때부터 갈등 야기 가능성을 내포한 법률”이라면서 “법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민소환제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인 임승빈 명지대 교수는 “주민소환제가 시행 초기이다 보니 사유가 안되는 것도 전가의 보도처럼 주민소환을 꺼내고 있다.”면서 “주민소환제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나아질 것”이라며 법 개정보다 운용의 묘를 지적했다. 이어 “주민과 지자체간 정책 갈등을 풀기 위해 중간에 이른바 ‘갈등 조정위원회’를 운영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청구권자가 투표 비용 물어야” 토론회에서 지적된 주민소환제의 문제점은 우선 청구 사유에 제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장 등 혐오시설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을 다지려는 ‘소신 자치단체장’들이 주민소환의 타깃이 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지역 이기주의 확산과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소환 요건이 갖춰지면 자치단체장의 직무가 20∼30일간 정지돼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 여기에 주민소환 투표의 모든 경비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것도 열악한 지방 재정을 더욱 어렵게 한다. 구청장협의회 관계자는 “50% 이상의 지지로 당선된 자치단체장이 15%의 반대 세력 때문에 선거 공약을 집행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역으로 선거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자치단체장이 주민소환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청구 사유를 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미국 플로리다주는 직권남용, 의무불이행, 공약 위반과 불이행, 임무 수행의 오류와 태만, 도덕적 해이 등 청구 사유를 법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권한정지 조항의 삭제, 주민소환 청구 자격의 제한 강화, 주민소환 관련 경비의 일부 분담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주민소환 투표가 무효 또는 부결됐을 때 주민소환 청구권자에게 비용을 분담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임기말 누수 시작됐나

    참여정부가 흔들린다. 의혹이나 외압 시비 차원만이 아니다. 국정 공백과 권력 누수의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청와대 인사는 ‘세금 무마 의혹’‘비호 의혹’에 휩싸였다. 현직 장관은 사표를 낸 날 대선 주자 캠프로 달려가고, 국방부는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는 인사를 감행한다. ●장관 선거판 참여… 레임덕 자초 이치범 환경부 장관의 ‘이해찬 캠프행(行)’은 원칙과 정책을 표방해 온 참여정부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참여정부가 레임덕을 자초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 장관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대에 가장 적합한 대통령 후보인 이해찬 전 총리를 돕기 위해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대운하공약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닌 현직 장관의 ‘선’을 넘어섰다. 이 전 총리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이 장관이 내일 캠프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예고’까지 했다. 뒤늦게 청와대는 이날 “이 장관이 30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명했고, 노 대통령은 이를 구두로 수용했다.”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해찬 캠프행은)노심(盧心)이 아니라 본인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권력이 미래 권력에 밀려” 하지만 이 장관의 처신은 단순히 절차상 하자나 개인적 선택의 차원을 벗어난다. 참여정부 임기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현직 장관이 정파적 이해관계를 좇는 것은 명분도 없을 뿐더러 공복(公僕)의 의무를 벗어나는 일이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관직이 누구를 위한 자리인지 회의가 든다.”면서 “대통령의 권력누수와 레임덕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사의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브레이크 없는 범여권의 경선전(戰)에 떠밀려가는 모양새가 됐다. 이 후보측의 한 인사는 “임기말 권력 누수를 우려할 만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이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참여정부라는 ‘현재 권력’이 범여권 후보가 노리는 ‘미래 권력’에 밀려 사실상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당 “정윤재씨 특검 반대 안해”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권력형 비리 의혹과 변양균 정책실장의 학위 변조사건 외압 시비는 이미 참여정부의 도덕성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힘을 싣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도 정 전 비서관의 특검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밝혔다. 국방부 견해와 달리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영해선으로 보기 곤란하다.’고 일간지에 기고한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KIDA) 서주석 연구위원의 소속 부서장이 보직 사임한 것은 권력 누수의 또 다른 사례로 꼽힌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와 통일부의 적극적 접근론에 국방부가 이견을 보인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정책선거 원년으로] 인권·환경 강조… 세금 많이 거둬 복지강화

    [정책선거 원년으로] 인권·환경 강조… 세금 많이 거둬 복지강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민주노동당 경선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권영길 후보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노회찬·심상정 후보의 ‘대선후보 교체론’도 만만치 않다. 진보정당의 세 후보가 내놓은 공약과 비전을 점검해 본다. 1. 3인3색 정책 공약 ‘크고 강력한 정부, 사회 소수자에 대한 관심.’ 민주노동당 대선 경선의 권영길·노회찬·심상정 후보의 공약은 큰 틀에서 전통적 좌파 정책을 계승하고 있다. 세금을 많이 거둬 복지를 강화하고,‘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시장에 강력한 규제를 가해 ‘시장실패’를 극복하겠다고 밝힌다. 부동산 투기 근절,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교육 3불(不)정책 유지 등의 공약에서 이런 기조가 드러난다. 인권·환경의 가치를 강조하는 데서 보수 진영과 차별성을 찾을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에 한목소리를 낸다. ●권영길 후보는 권 후보 공약의 초점은 ‘통일’이다. 남북 긴장관계가 완화된 상황에서 통일의 물꼬를 트는 ‘통일 대통령’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권 후보의 통일공약인 ‘코리아 연방공화국’ 정책은 3단계로 구성된다.2009년까지 ‘통일국가 준비기’를 거쳐 2010년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출범하고 2012년까지 이행기를 거쳐 2013년 통일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권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10대 의제’를 제안하고 있다. 통일을 국시로 명문화하는 ‘통일헌법’ 제정,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 군축과 동북아 협력안보체제 구축 등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권 후보는 남북정상 핫라인 구축, 남·북·미·중 평화협정 체결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3단계 남북관계 공동조치’를 제안했다. ●노회찬 후보는 노 후보는 ‘복지 카드’에 방점을 찍는다. 일자리, 교육, 의료, 주택문제만큼은 모두가 평등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4대 기본권 국가완전책임제’가 핵심이다. 노 후보 측은 “복지는 오롯이 국가의 책임”이라며 “4대기본권 보장을 위해서 사적 소유는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가계부 혁명’ 공약이 눈길을 끈다. 출산, 보육, 노인수발 등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공공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애주기별 공공복지서비스’ 공약이나, 파트타이머와 장기실업자를 위해 최저임금의 80%를 지급하는 실업부조 제도도 주요 공약이다. 복지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유세·사회복지세 등의 세금을 부유층으로부터 걷는 방안도 제시한다. ●심상정 후보는 심 후보는 ‘서민경제’에 초점을 맞춘다. 국내 서민경제, 한반도 평화경제, 동아시아 호혜경제에 집중한다는 ‘세 박자 경제론’이 기본 틀이다. 그중에서 ‘세 박자 주택정책’,‘서민금융 세 박자 방안’ 등 생활에 밀접한 주택·서민금융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다. 임대소득 비과세 특혜를 폐지하고 무주택세대주에게 아파트 분양 청약자격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쪽방·비닐하우스 등에 사는 주거빈곤층을 지원하는 ‘지하방 탈출 사다리 정책’도 눈에 띈다. 고금리 사채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해 서민은행 설립, 서민금융기금 모금, 서민의무대출법(금융기관이 총자산의 일정액을 저소득 서민 지원에 사용하는 제도) 제정을 주장한다. ●“공감대 확보 미흡” 전문가들은 후보 3인의 공약에 대해 “추상적 구호에 그치는 공약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태호 전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증세를 할 때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가 제시되지 않으면 조세저항에 부딪힌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은수미 연구원은 “먹고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구체적인 답변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조건 정규직화를 주장할 게 아니라 ‘비정규직의 결함’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홍식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동시장이 유연화된 상황에서 부자들을 향해 무조건 증세를 외치기보다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복지에 초점을 맞춰 사회보험체계나 인적자본 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 눈길끄는 생활밀착 공약 바야흐로 ‘쩨쩨한 공약’의 시대다. 국가와 민족을 운운하는 거대담론보다 아이디어 톡톡 튀는 생활밀착형 공약이 더 환영받는 탓이다.‘생활 속의 진보’를 지향하는 민주노동당 경선후보들의 공약, 어떤 게 있을까. ●친환경 ‘산소 적립카드’ 권영길 후보는 바이오디젤 연료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산소카드 발급제’를 약속했다. 산소카드란 화물운송 노동자들을 위한 것으로,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에 따라 캐시백이 쌓인다. 이렇게 적립된 캐시백은 고속도로 통행카드를 살 때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안이다. 바이오디젤을 독립적인 수송에너지로 법제화하고, 경유와 바이오디젤의 혼합 비율을 현행 0.5%에서 1%로 높이는 등 재생가능에너지 사업을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동성간 결혼도 가능? 노회찬 후보는 ‘성 소수자의 가족구성권’을 보장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 공약이 실현되면 우리나라에서 동성간 결혼도 법적으로 가능해진다. 노 후보 측은 “성 소수자도 사랑하는 사람과 살 권리가 있고 다른 가족처럼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방송인 홍석천씨 등 성 소수자와 자주 만나며 자연스레 체득한 공약”이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른 성전환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공약도 내놓았다. ●“날씬한 여성만 미인이냐” 심상정 후보는 여성의류 생산업체가 모든 신체사이즈의 옷을 만들어 파는 것을 의무화하는 ‘빅사이즈 옷 제작 의무화’공약을 내세웠다.‘날씬해야 미인’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이로 인해 여성의 건강권이 침해받는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진 공약이다. 이를 어기는 업체에 대해서는 1억원 이상의 벌금이나 공장 폐쇄 등 강력한 처벌조항도 뒤따르게 된다. 심 후보 측은 “진보가 딱딱하고 무겁다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3. 민노당의 과제는 ‘좋은 공약은 민노당에 다 있다.’는 평가는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동시에 ‘그 공약, 실현될까?’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민노당이 공약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대중진보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좀더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게 당 안팎의 지적이다. ●“공감대 형성해야 집권도 가능”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것은 민노당의 집권 가능성과도 연관이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 18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권영길 후보 0.8%, 노회찬 후보 0.4%의 지지율을 보였다. 민노당 법제실장을 지낸 김정진 변호사는 민노당의 비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설득의 문제”라며 “민노당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증세도 우리나라 세금부담률이 높지 않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현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데올로기·거창한 구호 벗어나야” 민노당의 과제는 국민들에게 진보정당의 존재 이유를 납득시키는 데 있다. 하지만 자주파(NL)·평등파(PD) 등 정파 논쟁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념에 따른 정파간 이해관계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당내 최대 정파인 NL이 권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자 노회찬·심상정 후보가 일제히 반발한 것은 전형적인 사례다. 민노당 당원인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진보정당이 아니다.”면서 “국가보안법 폐지나 통일 문제 등에서 구태의연한 정파적 입장을 반복한다면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진 변호사는 “민노당이 삶과 직결된 문제보다는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집중해온 측면이 있다.”면서 “민노당이 학교급식운동,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지지기반을 넓혀온 것처럼 민생활동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용대 민노당 정책위의장은 “당이 언제나 거창한 구호만 내세운 건 아니다.”라며 “서민과 노동자가 당으로부터 혜택받을 수 있는 방안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허기지는 학력위조 보도/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사회 유명인사들의 학력위조 사건은 우리사회 엘리트 계층의 도덕적 치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예술계, 연예계, 학계, 그리고 종교계까지 확산된 학력위조 실태는 한국 사회 엘리트들에 대한 대중의 냉소와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이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시각은 대동소이한 것 같다. 새로운 사실의 발견, 학력위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 지식인 및 엘리트층의 도덕성 질타, 대학 등 제도화된 기관들의 학력 검증시스템의 문제, 흥미를 끄는 해당 당사자의 휴먼스토리 등이 그것이다. 상대적으로 서울신문은 색다른 접근을 시도한 것 같다.8월16일자 ‘씨줄날줄’에 실린 함혜리 논설위원의 “가짜의 경제학” 칼럼은 비용과 이익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루어 재미를 더했다. 특히 8월10일자에 실린 박건형 기자의 “대형포털 인물DB 조작 무방비”와 8월11일자 “중견그룹 회장등 무더기 ‘학력세탁’” 기사는 다소의 아쉬움은 있지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10일자 기사는 인명 데이터베이스의 문제점을 잘 설명해 주었다. 포털 등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들이 자기기입식 조사로 수집되었고 이를 검증할 장치가 없음을 지적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또한 인명 데이터베이스간의 경쟁으로 연예인 인명정보처럼 특정 기업들 간에 데이터를 교류 또는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기사에서 지적한 내용들은 포털이나 인명데이터베이스 회사, 학술진흥재단과 같은 공공데이터베이스 모두가 안고 있는 중요한 문제이다. 기자는 포털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유통되는 인명정보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대학교육의 핵심기관인 학술진흥재단 데이터베이스의 신뢰성 문제이다. 이 부분이 상대적으로 깊이 다루어져 있지 않아 아쉽다. 8월12일자 기사는 훌륭한 탐사보도가 될 수 있었지만, 반쪽짜리로 머문 기사이다. 기자는 국내 주요 인명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김옥랑(62·동숭아트센터 대표) 단국대 교수가 졸업했다고 밝힌 미국 퍼시픽 웨스턴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뒤 국내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김 교수 외에 적어도 5명이 있는 것을 밝혀냈다. 또 이 대학 출신의 국내 중견기업 간부들도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기사는 여기서 머물고 있다. 참조한 데이터베이스가 어디인지 출처도 제시하고 있지 않다. 비인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해서 교수가 되었으면 이는 심각한 위법행위를 암시하지만 기사에는 ‘익명의 5명’으로만 다뤄지고 있고 후속보도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시간에 쫓겼는지 퍼시픽 웨스턴대학만 조사한 것도 안타깝다. 왜냐하면 서울신문은 이미 2006년 10월23일자에 국정감사 내용을 보도하면서,“학술진흥재단이 2005년 10월부터 미국의 ‘퍼시픽 웨스턴대’‘코헨 신학대’와 러시아의 ‘극동 예술아카데미’ 등 4개 외국대학이 고등교육과정 평가인증기관에 등록되지 않아 학위신고 접수를 보류했다.”는 내용을 실은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모든 언론이 이 사실을 다루었지만, 하나같이 특정의원의 국정감사 질의문으로 처리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언론은 학력위조를 파헤칠 구체적 단서를 1년동안 묵히고 있었다. 이처럼 서울신문을 보면서 갖는 아쉬움은 “좋은 기사 아이템은 많지만,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탐사물은 적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 원인은 기자인력의 문제, 탐사비용의 문제, 하루하루의 경쟁에 민감한 편집국의 ‘하루치기 마감문화’ 때문일 수도 있다. 유명 해외 언론사들은 편집국에 리서처가 있어서 기자에게 중요 데이터를 분석한 정보를 제공해서 깊이있는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앞의 두 기사는 리서처가 부재한 서울신문 편집국의 공복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맛있지만 약간은 허기진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사회플러스] 헌재 재판 확정기록 열람 가능

    내년부터 누구든지 헌법재판소에서 심판이 확정된 사건기록의 열람 또는 복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이같은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누구든지 권리구제·학술연구·공익적 목적으로 심판이 확정된 사건기록의 열람 또는 복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비공개로 진행된 변론이나 기록의 공개로 인해 국가의 안전보장·공공복리 등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열람을 제한할 수 있다.
  • [업계소식-새상품]고농도 산소음료 ‘라이브오투’

    [업계소식-새상품]고농도 산소음료 ‘라이브오투’

    한국산소수는 용존산소량이 150에 달하는 고농도 산소음료 ‘라이브오투150´을 내놓았다. 물속에 담긴 산소가 혈액순환, 당뇨예방, 피로회복, 숙취해소, 다이어트 등을 돕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루에 두 병 이상, 공복에 조금씩 수시로 마시면 좋다고 한다. 이 제품은 한국산소수가 자체 보유한 고농도 산소용해장치를 이용, 평형 원통형 관에 물을 통과시켜 고순도 기체산소를 비례 투입하는 방법으로 만든다. 080-050-8898.
  • 11년 끈 장애인 판정 사흘만에 해결

    11년 끈 장애인 판정 사흘만에 해결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혜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더욱 많습니다. 그 틈새에 있는 분들을 살피는 게 공복이 해야 할 일 아닐까요.” 전문계약직으로 서울시 문화재관리과에 근무하게 된 젊은 보신각 종지기 신철민(33)씨는 31일 “공직에 몸을 담은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말이나 행동이 조심스럽다.”면서도 공복의 역할과 소신을 뚜렷하게 밝혔다. 그가 말하는 ‘역할’이나 ‘소신’이 안수만(65) 할아버지의 11년 숙원을 풀어주었다. 신씨가 안 할아버지를 만난 것은 1년 전. 동네 김밥집에서 걷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잡일을 하던 안 할아버지의 모습이 안타까워 대화를 나누던 중 딱한 사정을 듣게 됐다. 안 할아버지는 1996년 공사장에서 목수로 일을 하다가 머리를 크게 다쳐 뇌 수술을 받은 뒤 수술 후유증으로 몸의 왼쪽 부분이 마비되면서 생계에 위협을 느낄 지경에 이르렀다. 장애인 판정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40만원이 넘는 병원 검사비만 요구할 뿐 정작 판정을 받는 방법에 대해서는 누구도 말을 해주지 않아 속만 태웠다. 당시 이벤트 회사에서 근무하던 신씨는 40년간 보신각 지킴이로 일하던 조진호(80)씨가 세상을 뜨면서 후임으로 지난 3월 보신각 관리 업무를 맡게 됐다. 시청에서 근무하며 담당 공무원의 조언을 구하고 다양한 자료를 찾을 수 있었다. 안 할아버지가 뇌 수술을 받은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았다. 근전도,MRI 등 검사 비용은 담당 의사가 소개해준 병원에서 절반 정도에 해결할 수 있었다. “수술 담당 의사에게 수술 후유증으로 인한 장애진단서를 써달라고 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그는 “후유증을 문제삼기 위한 것이 아니니 사심 없이 진단을 내려달라고 설득해 결국 진단서를 받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무려 11년을 끌어온 고민이 사흘만에 해결돼 안 할아버지는 지난 4월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안 할아버지는 “후사를 할 길이 없어 무작정 동네 PC방을 찾아 학생에게 부탁해 글을 올린다.”면서 “이런 훌륭한 공무원이 있다는 게 행운이고 복이다.”며 서울시 홈페이지에 신씨의 선행을 알렸다. 신씨는 “많은 공무원들이 알게 모르게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을텐데 부끄럽다.”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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