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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특검, 김경준씨 소환

    이명박특검, 김경준씨 소환

    “억울합니다. 그리고 국민들께 죄송합니다.” ‘BBK 주가조작’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정호영 특별검사팀의 소환으로 22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신인터밸리 특검 사무실에 들어섰다. 취재진이 소감을 묻자 검푸른 남색 양복에 수갑을 찬 김씨는 준비한 듯 “억울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의 양쪽 팔짱을 끼고 있던 교도관이 발걸음을 재촉하며 강제로 끌어가자 그는 “국민들께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 이어 특검 수사까지 잇따라 받고 있는 김씨는 지친 듯 살이 빠지고 피곤한 기력이 역력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입국 당시 자신감 넘치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이날 김씨는 검찰의 회유·협박 의혹과 관련해 4시간 동안 집중 조사받았다. 그는 “검찰이 ‘수사에 협조하면 재판 때 유리하게 해주겠다.’고 회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도 “검찰이 누나와 아내를 공범으로 처벌하지 않겠다며 협조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BBK 주가조작 사건이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에 앞서 특검팀이 김씨를 상대로 검찰의 협박·회유 의혹을 수사함에 따라 ‘이명박 특검법’이 규정한 모든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게 됐다. 그러나 김씨의 ‘기획입국설’ 의혹을 수사 범위에 포함시킬지는 아직 결론내지 못했다. 특검내에서는 ‘이명박 특검법’이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김씨의 입국 배경은 검찰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과 특검법 제2조에 따라 김씨와 관련한 고소·고발·인지 사건을 두루 수사할 수 있으니 피하지 말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오늘의 눈] 일본 각료와 한국 각료/송한수 국제부 차장급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느끼게 한 일이 있었다. 비행기로 한시간 반이면 가 닿는 이웃이면서도 일제 강점기 때의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오만(?)을 꼬집는 말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오타 히로코 경제재정상은 지난 18일 중의원 개회식에서 “일본은 더 이상 경제 일류국가가 아니다.”라며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지표를 끄집어냈다.199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2위였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6년에는 18위로 추락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경각심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발언인 듯하다.”며 애써 좋게 평가했다. 경제상황을 둘러싼 위기감에 대해 어쩌면 그렇게 우리나라와 정반대일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최근 몇년간 우리나라에선 경제사정을 놓고 비관론도 만만찮았다. 특히 서민들 살기가 나빠져 양극화 해소라는 정부 약속은 헛말에 그쳤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각료들은 물론 최고 정치지도자까지도 ‘정부 흔들기’라며 극구 부인해 왔다. 많은 사람들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게 더욱 큰 문제”라고 얘기한다. 오타 재정상의 발언에 대한 후쿠다 총리의 말마따나 어떤 사안에도 명암은 늘 있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으면 정파(政派)를 가리지 않고 해결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지 않아 어긋난 길로 접어들면 여야를 막론하고 결과에 대해 공범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민과 나라 이익에 해로운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끌어내려 자신을 부각하려드는 해묵은 우리 정치풍토 탓일까. 마치 남의 일인 양 ‘경제파탄’ 운운하며 자극한 사람들에게도 잘못이 없지는 않은 듯하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정부는 물론 여야 안팎에서 자리를 내놓으라는 채찍을 받았을 오타 재정상의 ‘고백’이 바다 건너 던진 교훈은 이래저래 적잖다. 송한수 국제부 차장급 onekor@seoul.co.kr
  • 女경관 성폭행 미수 美軍2명 무죄·감형

    여성 경찰관을 성폭행하려던 미군 2명이 항소심에서 무죄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1심에서 이들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조희대)는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주한미군 베이즐(22) 병장에게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공범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펠드맨(21) 일병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베이즐 병장은 지난해 4월 서울 청담동의 한 건물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사복 차림의 여성 경찰관 A씨를 넘어뜨려 어깨 등에 상처를 입히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펠드맨 일병은 베이즐 병장이 범행하는 동안 망을 본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피해자, 목격자의 진술을 종합할 때 강간 범행을 공모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범행을 공모했다고 본 1심과 다르게 판단했다.목격자 조씨가 사건 직후 경찰에서 조사받을 때 “화장실 안에 베이즐밖에 없었다.”고 진술했고, 피해자 A씨도 법정에서 “펠드맨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사실을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범행 장소인 화장실은 좁은 데다 당시 조명도 밝아 내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펠드맨이 망을 보고 있었다면 목격자나 피해자가 이를 모를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베이즐 병장에 대해서도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고, 이러한 증세를 잊기 위해 술과 담배, 금지 약물을 투약해 현재 알코올 의존 증후군을 앓고 있다. 범행 당일에도 많은 술을 마셔 기억상실증에 빠졌다고 인정된다.”며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여 형을 감량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세계화’ 민족주의 논쟁에 어떤 고민 던지는가

    ‘세계화’ 민족주의 논쟁에 어떤 고민 던지는가

    최근 학계의 가장 첨예한 논쟁 가운데 하나는 민족주의 논쟁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논쟁 리스트 앞머리엔 늘 민족주의-탈민족주의 논쟁이 자리한다. 가속 페달을 밟는 지구화·세계화가 논쟁을 현재화·미래화하는 매개변수다. 세계화는 ‘친일´ 대 ‘반일´, ‘식민지근대화론´ 대 ‘자본주의맹아론´으로 대표되던 기존 민족주의 논쟁에 ‘배타적 민족주의´ 대 ‘국제적 탈민족주의´ 논쟁을 가세시켰다. 세계화는 ‘미완의 친일청산 완성론´ 대 ‘자학적 친일청산 비판론´이란 진보-보수간 논쟁구도에 ‘역사바로세우기´ 대 ‘생존 위한 선진화´란 논쟁을 껴입혔고, ‘저항적 민족주의 유효론´ 대 ‘배타적 민족주의 극복론´으로 진보진영 내부를 분화시켰다. 비판사회학회가 11,12일 ‘지구화시대-탈국가적 상상력’이란 주제로 숙명여대에서 여는 심포지엄은 세계화가 민족주의 논쟁에 어떤 고민을 던지는지 잘 보여준다. 심포지엄은 단일 국가 경계 내에서 인식·실천론을 발전시켜 온 사회과학이 지구화와 조우하는 과정에서 정치·경제·사회적 연구방법을 어떻게 전환해야 하는가 하는 절박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세계화·지구화와 공명할 때 민족주의 논쟁은 더 이상 먹물들의 한가한 말다툼 차원을 넘어선다. 투자자-국가소송제 도입을 명문화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만 해도 ‘탈국가-탈민족적 협정’ 대 ‘국민국가 주권침해’라는 관점이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다. 심포지엄의 민족주의 논쟁엔 대표적인 탈민족주의 역사학자 중 한 명인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와 분단이 개인 삶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온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가 나선다. 임 교수 발표문(‘아래로부터의 지구화와 탈민족적 상상력’)에서 국경으로 상징되는 현 시기 민족주의는 분쟁의 상징이다. 한·일간 독도-다케시마 분쟁, 한·중간의 동북공정 분쟁, 중·일간의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 분쟁, 러·일간 쿠릴열도 분쟁 등 국경을 전제로 한 국가 관계는 ‘지뢰밭’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우리 고유의 영토라는 관념이 시민사회의 역사의식을 지배하는 한 민족주의라는 규율권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배타적 민족주의를 구성해온 국사(國史) 해체’를 주장한다. 국사가 자국에만 유리한 기술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국정교과서와 일본의 ‘새역사교과서’는 적대적 공범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 나라의 일방적 국사 해체가 아니라 동시다발적 국사 해체를 통해 동아시아 차원의 상호비판과 자기성찰적 연대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반면 김 교수 발표문(‘신자유주의 시대의 민중적 민족주의’)은 민족주의가 여전히 낡은 것일 수 없다는 입장에 선다. 그는 “민족주의는 현실적으로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면서 “지구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는 데 수많은 제약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사해동포주의를 갖도록 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전술적 수준에서 민족주의는 활용할 만하다.”고 강조한다. 해외동포와 라이따이한, 외국인 노동자, 국제결혼 여성 등의 문제를 소수자 인권이 아닌 민족 문제와 결부해 풀 때 구체적 실천력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입 다문 총기탈취범… 심리적 압박 여부·1000만원 현금도 의문

    입 다문 총기탈취범… 심리적 압박 여부·1000만원 현금도 의문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강화도 무기탈취 사건의 용의자 조모(35)씨가 ‘우울해서 저지른 충동범행’이라고 진술했다고 13일 밝혔다. 군·경 합동수사본부의 김철주 본부장(인천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인천경찰청에서 이같이 1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조씨는 범행사실만 시인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어 경찰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남아 있다. 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저녁 조씨의 신병을 해병대사령부로 이첩했으며, 군은 조씨를 상대로 범행동기, 공범여부 등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조씨의 집에서 공기총과 전기충격기 각 1정이 발견됨으로써 추가 범죄여부를 캐는 것도 과제다. 첫번째 궁금증은 충동범죄냐는 것이다. 조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 6일 우연히 강화도에 가서 진눈깨비가 날려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비가 오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는 성향이어서 약 7개월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 왔다는 게 경찰 발표다.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우울증에 대한 소견서도 받았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여기다 조씨는 1년 전 사기를 당해 사업이 망하고 10년간 사귀던 애인과 헤어지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기피하는 등 사회폐쇄성 성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동에 따른 우발적 범죄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충동범죄라고 보기는 어렵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훔친 것으로 봐서는 우울증 환자가 저지른 충동적 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코란도 승용차를 훔친 뒤 이를 이용해 초병을 습격했다는 것은 계획된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둘째는 공범 여부다. 경찰은 공범은 없으며 단독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상현 동국대 교수는 훈련된 해병을 살해하고 총기를 탈취한 게 단독으로 가능했겠느냐고 반문한다. 조씨는 W대학 금속공학과와 K대 대학원 금속공학과를 나왔으며, 보석세공사 일을 했다. 특수부대가 아닌 포병 출신인 조씨로서는 감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셋째는 조씨가 왜 총기를 버리고 경찰에 편지를 보냈느냐는 것이다. 조씨는 6일 총기를 탈취한 뒤 화성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로 가져와 보관한 뒤 서울 용산구 한강로 집으로 돌아왔다. 조씨는 10일 오전 차를 몰고 총기류를 가지고 전남 장성으로 출발했다. 경찰은 “몽타주와 DNA 확보 등으로 수사망이 좁혀지자 심리적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씨의 몽타주는 조씨의 친구 조차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엉터리였다. 게다가 경찰은 강화 해병 복무자를 대상으로 DNA 추적작업을 벌여왔다. 조씨가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조씨는 총기류를 전남 장성에서 버리고 다시 승용차를 몰고 부산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그는 경찰에 보내는 편지를 작성했다. 편지를 쓴 것은 경찰에 ‘나 잡아가라.’고 자수하는 것과 다름없다. 편지 작성시 장갑도 끼지 않아 지문이 묻어날 수 밖에 없었다. 넷째는 조씨가 1000여만원의 현금을 왜 마련했느냐는 것이다. 조씨는 자신의 귀금속을 팔아 1105만 5000원을 마련했으며, 경찰은 종로의 귀금속상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조씨는 8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 300만원이 100만원으로 줄어들 정도로 돈에 쪼들렸다. 왜 조씨가 귀금속을 팔아 급하게 현금을 마련했는지도 풀리지 않는 대목이다. 인천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檢 “메모원본 면회때 만들었을 수도”

    檢 “메모원본 면회때 만들었을 수도”

    감형 제안을 둘러싼 메모의 진실공방에 이어 정치권에서는 ‘기획입국’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경준씨 측 메모의 원본이 공개됐다. 회유를 했다는 검사의 실명도 밝혀, 그가 실제 회유를 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씨 가족이 대통합민주신당과 협조하지 말고 검찰과 협조하라는 발언을 했다고 지목한 김모 검사는 9일 “신당 운운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김씨 장모와 어머니가 면회 끝나고 내 방에서 차도 마셨다. 장모 등이 ‘요즘 위에서 압력 많이 받으시죠. 경준이 좀 잘 보살펴 주세요.’라고 얘기하기에 ‘요즘 그런 검찰 없습니다. 우리는 정치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한개의 특수사건이라고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 소리 마십시오’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메모는 ‘한국 검찰청이 이명박을 많이 무서워하고 있어요. 저에게 이명박쪽이 풀리게 하면 3년으로 맞춰 주겠대요. 그렇지 않으면 7∼10년’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미국에서 작성됐을 수 있다면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김씨의 장모 김영자씨가 가져온 종이와 어머니 김영애씨가 가져온 볼펜으로 작성했다는 게 김씨의 장인·장모의 주장이다.A4 절반 크기의 괘지는 김영자씨가 인천공항에 김영애씨를 마중나가는 과정에서 메모할 필요가 있어 가지고 나갔다는 것. 면회실에서 작성됐을 가능성을 배제해 오던 검찰은 9일 취재팀이 김씨 장모 등이 말한 정황을 설명하자 “면회 과정에서 작성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이 원본 제출을 거절하고 있어 의심을 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씨뿐 아니라 면회간 김씨의 장모에게 이보라씨의 귀국을 종용하기도 했다는 새로운 주장도 제기됐다. 검찰은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 부모형제, 부부가 공범이면 한 쪽만 구속하는 관례에 따라 배려해서 수사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혀 이보라씨 귀국과 관련한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김씨 조사과정 전부를 녹음·녹화했다면서 김씨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다만 당장 테이프를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검찰은 “재판 절차에 따라 법원에 모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구치소 구금 기간 형량 산정을 통한 감형 제의도 논란을 불러올 것 같다. 검찰 측은 “미국 구금기간 산정은 검사가 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말했을 리가 없다.”면서 “만약 말했다면 법원 선고에서 감경 사유가 된다는 설명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형량협상 아닌 자백 설득 요청”

    ▶‘회유’메모가 외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는데. -메모 작성일자인 11월23일은 김씨 본인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를 할 때다. 수사 결과발표 하루 전인 12월4일 공개됐는데 의도에 대해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장모 쪽의 주장대로라면 검찰청 면회 때 작성됐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도 알아보려고 메모 원본 제출을 요구했었는데 협조가 안 됐다. 교도관 징계조사도 걸려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설득해서 파악해 보겠다. ▶형량협상 없었나. -김씨가 말을 자꾸 바꾸니까 사실대로 얘기하라는 취지에서 가족들이 왔을 때 설득하려고 했다. 법에도 자수자백하면 감경이 되고 사실대로 얘기하면 좋겠다는 의미였다. 나중에 정상참작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보라씨 귀국 회유 있었나. -억울할 수도 있으니 돌아와서 진술하라는 취지였고, 부부 공범인 경우 한 명만 구속하는 관례에 따라 선처해줄 테니 진실되게 와서 얘기하라는 말이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신당-한나라 ‘BBK 난타전’ 2라운드

    BBK 검찰수사 결과 발표 이후 정치권에서 연일 벌이는 난타전이 ‘정치공작설’과 ‘역공작설’로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이명박-삼성’의 3자 동맹설을 주장하며 “검찰과 수구부패 정치세력, 특정재벌이 결탁한 거대한 음모”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경준 기획귀국설’을 꺼내들며 신당측에 맞섰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정치공작’ 맞불전 양상이다. 신당은 7일 검찰의 ‘김경준 회유설’을 내세워 검찰 수사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급기야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BBK특검법 국회 본회의 직권 상정을 요청했다. ●신당 “검찰 수사 원천무효” 정동영 후보는 전주시청 앞 유세에서 “거대한 수구부패 동맹에 의해 생매장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 날, 국민들의 분노는 폭발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우리당의 변호사 출신 의원들이 김경준을 면회하는 자리에서 김경준이 수사 검사들로부터 ‘검찰을 살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면서 “이번 수사결과가 삼성특검으로 떨고 있는 세력 간의 ‘야합에 의한 결과’임을 입증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검찰의 수사결과를 믿지 못한다는 국민이 늘고 있다.”면서 “변호인단을 구성해 매일 김경준씨를 접견하고 검찰의 허위 진술 강요를 고발할 수 있는 신고센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경준 귀국 공작설’ 카드로 맞대응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씨의 송환과 관련된 정치공작설의 정체가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여권의 ‘실세’가 김경준씨를 미국에서 만나 귀국을 유도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검찰은 즉각 대규모 수사팀을 만들어 국민의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 “김경준 누나·부인 송환” 한나라당은 당 공작정치투쟁위 내에 ‘김경준 기획 입국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과 부인 이보라씨를 BBK 사건의 공범으로 규정하고 검찰에 범죄인 송환 촉구를 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양당은 법사위에서 BBK 관련 특검법 상정과 검찰총장·법무부장관의 현안보고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신당측의 법안 상정 및 출석요구에 한나라당은 “정략이 깔린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응하지 않았다. 신당은 결국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특검법 직권상정을 요청했지만 임 의장은 “국회 운영은 교섭단체가 협의하게 돼있고 절차적 과정이 필요하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구혜영 한상우기자 koohy@seoul.co.kr
  • “무엇을 노리나”…2차범행 초비상

    “무엇을 노리나”…2차범행 초비상

    군·경 수사팀의 늑장대처로 강화도에서 병사의 총기를 빼앗아 유유히 달아난 범인의 행방과 신원이 묘연하다. 범인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범행동기와 탈취한 총기를 이용해 ‘누구’ 혹은 ‘어디’를 노릴지 2차 범행의 윤곽조차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화 혹은 해병대 출신? 대부분의 총기탈취 사건이 해당 부대 전역병이나 특수부대 출신들이 저질렀다는 점에서 수사팀은 이번 사건의 범인 역시 강화에서 해병대로 복무했거나 거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화도는 육지로 통하는 통로가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밖에 없고, 평상시에도 군·경의 합동검문이 24시간 이뤄짐에도 굳이 이곳을 택한 것은 부대 사정 및 지리 등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사건이 발생한 초지리 황산도 인근은 주민들이 아니면 길이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곳이다. 군·경합동수사본부는 범인이 병사들의 근무 시간과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현역병을 상대로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미뤄 이 지역 해병대 예비역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범행에 이용한 코란도 차량을 불태운 경기 화성시 풍무교 주변이 드넓은 논이어서 또 다른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담하면서도 치밀한 범인의 행동을 감안하면, 다른 차량을 대기시켜 놓았거나 공범이 기다리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군·경합수부는 7일 오후 “범인이 지난 10월 범행차량에 쓸 차량을 훔치기 위해 찾았던 경기 이천의 자동차매매센터 주인 등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해 배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범인과 사투를 벌인 이재혁(20) 병장은 이날 오후 8시쯤 몽타주를 들고 찾아온 경찰 관계자에게 “당시 너무 어두워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몽타주를 봐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군·경 안이한 대처 군·경은 이날 “초동대응이 미흡한 게 아니라 범인이 주도면밀해 도주를 막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초기 대처가 안이했다는 지적이 높다. 군·경합수부에 따르면 총기 탈취사건에 대한 첫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6일 오후 5시47분쯤. 범행이 일어난 지 7분 뒤다. 강화경찰서는 30여분이 지난 오후 6시20분쯤 수사비상 갑호를 발령했고, 인근 김포서와 인천 서부서에는 1분 뒤 상황을 전파했다. 하지만 경기경찰청은 오후 8시34분에야 김포, 고양, 일산, 부천 중부·남부, 파주서에 갑호를 발령했고, 도내 나머지 경찰서에는 을호(직원 50% 비상소집)를 발령했다. 용의자가 청북톨게이트를 빠져 나간 지 1시간 가까이 지난 뒤였다. 군 헌병초소에는 오후 5시50분쯤 신고돼 6시15분쯤에야 김포 인근 검문소에서 검문이 시작됐다. 합참은 오후 6시30분쯤 김포·강화·일산·고양 일대에 대간첩 침투 최고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는 등 늑장 대응을 했다. 군·경 합동 검문검색이 시작된 시간은 오후 6시45분쯤.30분 내에 예상도주로인 48번국도를 중심으로 임시 검문소와 경찰을 중점배치했다면 범인을 조기에 붙잡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일영·강화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탈취범 머리에 상처”

    군·경합동수사본부의 배상훈 강화경찰서장은“DNA와 지문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용의자는 30대 중반의 마른 체형의 남자이고, 단독범행으로 보이며,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사진행 상황은. -용의자가 범행에 이용한 코란도 차량을 훔치기 전에 타고 다닌 것으로 추정되는 그랜저 승용차에서 DNA를 확보 중이다. 범행 현장에서 모자와 혈흔도 확보했다. 사건 발생 직후 김포시 양촌면 양곡초교 후문 옆 골목길에서 30대 남자가 흰색 코란도 승용차 뒷면에 붙어 있던 ‘대리운전’이란 글자를 면도칼로 떼어 냈다는 주민 진술을 확보하고 현장에서 대리운전 글자 조각 및 깨진 후미등을 확보, 감식을 통해 지문 채취에 주력하고 있다. ▶용의자 인상착의는 나왔나.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30대 중반의 마른 체격이며 베이지색의 사파리를 입었다고 진술했다. 용의자는 이재혁 병장의 소총 개머리판에 머리·이마 등을 맞아 피를 많이 흘렸다. 약국 등에서 약을 구입하거나 치료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 ▶공범이 있다고 보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 혼자 운전한 뒤 승용차 문을 열고 나와 범행을 저질렀다는 목격자 2명의 진술이 일치한다. 용의자가 전과가 있으며 사전에 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본다. ▶초동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신고는 사건 발생 7분 뒤인 오후 5시 47분쯤 들어왔다. 신고를 받자마자 곧바로 인접 경찰서에 통보하고 인천지방경찰청, 경찰청 등에 보고했다. 사건 발생 현장과 강화도를 벗어나는 초지대교까지는 불과 1.3㎞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다. 초지대교 통과시간은 2분 10초 정도 걸린다. ▶용의자가 어디 있다고 보는가. -강화도 내에는 없는 것으로 추정한다. 강화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김경준 혐의 조목조목 부인

    김경준 혐의 조목조목 부인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김경준씨와 검찰은 발표 하루 만인 6일 ‘장외 공방’을 벌였다. 당초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예고했던 에리카 김은 회견 1시간여 전에 이를 전격 취소했다.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를 밟아 에리카 김을 국내로 송환하겠다는 검찰 방침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씨측 오재원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결과를 대부분 부인하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 변호사는 “김씨는 여전히 혐의 전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BBK의 실질적 이해관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BBK·다스 모두 이후보 것” 김씨는 서울중앙지검 변호인 접견실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송호·김종률·이종걸·이상경 의원,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 김정술 법률지원단장을 함께 만난 자리에서도 “BBK와 다스 모두 이명박씨 소유다. 나는 절대 BBK를 소유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장은 2000년 3월부터 BBK는 이 후보 소유였으며, 다스도 처음부터 이 후보가 자기 거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면계약서에 대해서는 “금감원 조사가 들어오자 이명박씨가 ‘다 뒤집어써라, 그래야 회사 건진다.’라고 말해 향후 권리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날짜를 소급해서 작성하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 사무실에는 레이저 프린터밖에 없는데 이면 계약서는 잉크젯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위조됐다는 검찰의 발표에 대해 처음 사무실을 열 때부터 잉크젯과 레이저 프린트가 모두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레이저·잉크젯 다 있었다” 오 변호사는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는 김씨측 주장이나 김씨 스스로 ‘원하는 대로 진술하면 불구속시켜 줄 수 있느냐.’고 딜(협상)을 시도한 바 있다는 검찰의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재판에 영향을 줄 내용이라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검찰 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검찰은 박수종 변호사가 변호를 맡았던 1,2회 진술조서 때는 검찰 진술녹화 조사실이 수리 중이어서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았고, 이후에는 진술녹화실에서는 녹화를, 검사실에는 모두 녹음을 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구치소 측에서는 메모가 작성된 적이 없다고 하고, 메모가 한국에서 작성됐는지 여부도 의심스럽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김씨의 메모는 팩스를 통해 미국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김씨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동오)에 배당됐으며, 첫 공판은 오는 2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검찰은 이날 김씨를 다시 소환해 한글계약서를 위조한 경위 등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였다. 홍희경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의학박사 학위논문 뒷거래 여전

    지난 2005년 전북 지역에서 의대의 ‘논문 대행 작성’ 행위를 대대적으로 단속했음에도 의학박사 학위 논문 거래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의사들이 박사학위 논문을 위해 현금과 실험 데이터를 맞바꾸는가 하면, 데이터나 논문을 교수가 파는 경우도 빈번하다. 서울 유명사립대 의대의 한 교수는 5일 “의사들은 대학 시절에 실험을 접할 기회가 없다.”면서 “개업한 의사들이 실험을 할 시간조차 없어, 생물학이나 수의학 전공자들이 실험을 대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대신 교수에게 장학금이나 연구비 보조 등의 명목으로 학기당 500만원에서 1000만원가량을 건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방 국립의대의 임모(33)씨는 “제1저자는 5점, 제2저자는 3점, 제3저자는 2점 등 논문 발표 횟수를 점수로 누적해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이름만 붙이는 무임승차도 가능하다.”면서 “실험실에 한 번도 안 나타나고도 다섯 편의 논문에 이름을 올린 의사도 있다.”고 주장했다. 의학계 관계자는 “1만 5000명이 넘는 의학박사 중 임상 논문을 쓴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 실험과 관련된 거래를 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의사가 제1저자로 기재된 경우, 실험과 논문 작성은 제2저자가 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황우석 사태 공론화’의 단초를 제공했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게시판에는 ‘엉뚱한 사람이 논문의 제1저자가 됐다.’거나 ‘실험 데이터를 도용당했다.’는 등의 내부고발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거래의 주체가 교수이다 보니 도용당한 학생이나 연구자가 불이익을 우려해 대부분 공론화하지 않고 무마된다. 지방 국립대에서 근무했던 송모(34)씨는 “최근 지도교수가 내 실험데이터를 다른 의사에게 가공해 넘겨 만든 논문을 발견했다.”면서 “문제제기를 했다가 ‘지도교수가 학생의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뭐가 문제냐.’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송씨는 “간암 실험을 간경화나 간경변 관련 논문에 인용해 영어와 한글로 각각 작성하는 식으로 논문 껍데기만 만들어내는 일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한편 법조계 관계자들은 형사처벌 대상이므로 수사기관들이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국립대의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및 사기죄가, 사립대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된다. 중견로펌의 한 변호사는 “학위 취득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경우 구속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논문의 도용과 잘못된 관행을 논문심사위원이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모두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말했다.박건형 오이석기자 kitsch@seoul.co.kr
  • [BBK 수사 발표] 김경준씨 어떻게 되나

    ‘BBK 뇌관’에서 한순간에 ‘거짓말쟁이’로 전락한 김경준씨 앞에는 이제 검찰의 구형과 재판을 통한 실형 선고가 남게 됐다. 검찰은 5일 김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증권거래법 위반, 사문서위조와 사문서 행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먼저 횡령죄에서 범죄 이익이 50억원 이상이면 5년 이상에서 무기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김씨는 2001년 7월부터 석 달 동안 옵셔널벤처스 회사 자금 31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00년 12월∼2001년 11월 증권계좌 38개를 이용해 가장매매, 고가매수 등으로 612차례에 걸쳐 주가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증권거래법 위반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범죄이익이나 회피 손실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2000만원 이상일 경우 그 금액의 3배 이하의 벌금을 치러야한다. 미국 여권과 법인설립인가서 등을 위조한 혐의에 대한 형법상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한다. 단순 계산으로만 따지면 김씨는 최고 무기징역형에 수백억원대의 벌금형을 치러야 하고, 유기징역이 내려진다면 최고 22년6개월이 선고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무리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판사 출신인 이충상 변호사는 “재산범죄로 무기징역까지는 가지 않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라면서 “하지만 계속 말을 바꾸면서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는 점 등을 볼 때 10년에서 15년 사이의 중형이 선고되고 벌금도 병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검찰은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씨와 부인 이보라씨도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보고 기소중지와 입국시 통보 조치를 했다. 김홍일 3차장검사는 “수사하기 전부터 고소가 돼 있어 기소중지했지만 범죄인인도청구를 하기 위해선 범죄 혐의가 구체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BBK 수사 발표] 檢 “수사 할만큼 했고 의미있다”

    [BBK 수사 발표] 檢 “수사 할만큼 했고 의미있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5일 BBK 수사결과 중간 발표에서 “‘다스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소유가 아닌 것 같다.’가 아니라 ‘다스가 이 후보의 소유라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오늘 발표의 정확한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도곡동 땅의 이상은씨 지분이 제3자 소유로 보인다는 것이 8월 수사 결과인데, 매각대금 중 일부가 이상은씨 명의로 다스에 흘러들어가고, 이 후보와는 연관이 없다는 것은 모순 아닌가. -우리도 같은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1995년 8월에 이상은씨가 이 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소유권 관계 부분이라 9년치 회계장부를 뒤지고, 포괄영장을 받아 다스 법인계좌와 연결계좌를 모두 추적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나간 돈을 쫓아가봐도 우리가 의심하는 이에게 간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스의 BBK 투자경위도 이사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고, 다스의 자금 상황 등을 봤을 때 합리적인 투자라고 판단할 수 있을 정도였다. ▶추가수사 여지는 없나. -할 만큼 했고, 더 했을 때 어떤 가능성이 있나 봤을 때 우리로서는 (지금 수사결과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입증이 안 되면 당연히 불기소할 수밖에 없고, 모두가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BBK 초기 투자자들과 이 후보가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 -BBK 투자자와 이 후보의 관계 가운데 확인된 것은 장로회신학교가 투자한 4억원과 친구 부인의 3억원 등 7억원을 이 후보가 유치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김승유 행장 등 나머지 투자자도 조사했지만, 이 후보가 유치했다고 확인된 것은 없다. ▶해외계좌 추적이 힘들다고 했는데, 외국계 유령회사 계좌로 빠져나간 횡령액 등은 어떻게 확인했나. -해외계좌가 추적이 안 된다는 일반론을 이야기한 것이고, 이 사건은 2002년 정도부터 자금추적이 많이 이뤄졌다. 그 뒤에 미국이 공조요청을 해서 또 상당부분 이뤄진 것이 있다. 거기에 이번 계좌추적 결과까지 합치면 자금 흐름은 명확히 규명된다. ▶김씨가 BBK가 이 후보 회사라고 주장했다가 진술을 번복한 이유는. -설명 못한다.BBK에 대해서는 주식 소유구조 등이 명확히 밝혀지고 객관적 사실이 무너지니 주장을 철회하더라. 결국 김씨의 입장은 미국의 민사소송과 관련한 것이다. 주가조작 등에 있어 (함께 처벌받아야 하는)형사적인 공범이 아니라 (함께 배상해야 하는)민사적 공범이란 것이다. ▶이 후보의 명함도 논란이 됐는데. -BBK가 누구 소유냐가 문제인데, 여러 증거로 볼 때 객관적으로 BBK가 김씨 소유이고 이 후보와 무관하다는 것이 확인돼 더 이상 수사할 필요가 없어 확인하지 않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세무공무원 유령회사 15억 가로채

    서울 용산경찰서는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대기업 회장의 친척이 경영에 참여한 것처럼 속여 투자자로부터 거액을 가로챈 세무공무원 김모(47·6급)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모(51)씨 등 지인 9명을 내세워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유령회사 사무실을 차린 뒤 고교 후배인 치과의사 A씨에게 접근,“유황돼지를 가공·판매하는데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2005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32회에 걸쳐 모두 15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공범 중 한 명인 신모씨를 모 대기업 회장의 친조카로 꾸며 “신씨가 그룹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전국의 백화점 100개 매장에 동시 입점할 수 있다.”고 A씨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또 2005년 9월 한 중소기업에 세무조사를 벌이면서 업체 사장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대가로 “내가 아는 사람이 돈이 필요한데 1억원을 빌려주라.”고 요구한 뒤 자신이 그 돈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도 받고 있다. 서울의 한 세무서에 근무 중이던 김씨는 지난 9월 병가를 내고 잠적한 상태이며 같은 수법으로 지속적인 사기 행각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의 사기에 가담한 공범 중 이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김모(51)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박모(35)씨 등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설탕값 담합 제당3社 기소

    15년 동안 담합을 통해 설탕 유통량과 가격을 통제해 최대 1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CJ, 삼양사, 대한제당 법인과 임원들이 줄줄이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윤진원 부장검사)는 30일 CJ 등 3개 설탕제조사 법인과 임원 각 1명씩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체 조사과정에서 자진신고를 한 CJ를 고발대상에서 제외했으나 검찰은 공범 중 일부가 고발되면 다른 공범에게도 고발 효력이 미친다는 점을 들어 CJ도 기소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어느 명품 중독자의 반성문

    ‘오늘 버스 안에서 우연히 정말 예쁜 여자를 보았다. 커다란 검은 눈동자와 매혹적인 입술, 그리고 숱이 풍성한 검은 머릿결을 가진 여자였다.…버스가 정류장에 서자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는 바람에 자리에 혼자 앉은 그 여자의 전신이 들어왔다. 그런데, 아이고 맙소사, 이게 웬 끔찍한 일! 푸마 운동화를 신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브랜드는 우아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찾지만, 이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은 절대로 모험을 할 만한 용기도 없고 그럴싸한 재주도 없는 사람들이다.…그렇게 아름답게 보이던 여자의 매력이 온데간데없이 다 사라져 버렸다.’ 영국의 이벤트 프로모터로 ‘명품중독자’였던 닐 부어맨이 주위 사람들을 판단하는 기준은 늘 이런 식이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그가 어떤 브랜드를 걸치고 있는가가 근거가 됐고, 대체로 그 평가는 어긋나지 않는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주관적이기 그지없는 일이지만,‘아디다스’ 운동화에 ‘충성’을 바치던 그에게 경쟁상표인 ‘푸마’의 이미지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날 자신이 맺고 있는 인간관계 가운데 이런 부질없는 것을 바탕으로 한 것이 얼마나 많을까 자문하기 시작한다. 다른 많은 것을 제쳐두고 운동화의 브랜드로 사람을 평가하는 동안 소중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기회를 얼마나 많이 날려보냈겠느냐는 자각이었다. ‘캘빈 클라인’ 속옷과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랠프 로렌’ 양말과 ‘아디다스’ 운동화를 신은 뒤 ‘트렉’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여 가판대에서 ‘에비앙’ 생수를 집어들고 ‘루이 뷔통’ 지갑을 꺼냈던 부어맨은 삶을 바꾸어 보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9월17일 런던 도심의 한 광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브랜드 제품을 모조리 불태웠다. 이 광경은 BBC TV를 비롯한 각종 대중매체에 보도되어 대중의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최기철·윤성호 옮김, 미래의창 펴냄)는 부어맨이 명품 브랜드로부터 벗어나고자 분투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으로 소비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반성문이기도 하다. 나아가 체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소비문화가 원인을 추적하고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부어맨은 무엇보다 명품 브랜드에 대한 허상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최고의 명품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루이 뷔통’과 대중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푸마’는 같은 공장에서 생산한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의 상당수는 더 낮은 이미지의 브랜드와 같은 설비와 기술을 이용하여 만든다는 것이다. 또 몇몇 브랜드는 지리적인 신뢰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쓰는데,‘이탈리아풍’의 파스타 소스인 ‘돌미오’가 실상은 이탈리아가 아니라 멀리 떨어진 영국에서 생산된다고 설명한다. 과학적 성과로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해 준다는 선전도 실제로 공인된 기관에서 검증된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한다.‘질레트’의 ‘마하3’면도기의 5중 면도날도 일반적인 1단 면도날보다 피부에 더 밀착된다거나 안전하다는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특정 브랜드의 광고에 등장하는 유명인들이 실제로 그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은데, 수천만달러의 재산을 가진 연예인 모델이 염색약 광고에 출연했다고 해서 그 염색약을 사다가 집에서 직접 머리를 염색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부어맨은 “아무리 유혹적인 광고일지라도 강제로 소비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만큼 명품 브랜드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작동하게 만든 공범은 우리 자신”이라면서 “스스로 이런 문화를 만들어 냈으니, 우리가 원한다면 바꿀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1만 2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사설] 이면계약서 진실 검찰서 가려라

    ‘BBK 주가조작’의 주모자인 김경준씨의 가족이 어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BBK 동업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회견에는 당초 예고했던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 대신 김씨의 아내 이보라씨가 나섰으며, 이 후보의 친필 사인이 기재됐다는 ‘이면계약서’ 원본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가짜 이면계약서의 진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원본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면계약서 존재 자체를 거듭 부인했다. 김씨 가족의 기자회견은 이 사건의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혼란만 더욱 부추겼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김씨측은 이 후보가 공범임을 입증하는 계약서 원본을 23일까지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했고, 이 후보측도 이면계약서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친필 서명을 제출해달라는 검찰의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 양측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계약서 원본과 이 후보의 친필 서명이 검찰에 제출되면 진위 여부는 조만간 가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우리는 검찰이 계좌 추적과 문서 감정 등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까지 아전인수식의 장외공방을 자제할 것을 정치권에 촉구한다. 김씨의 변호를 맡았다가 그제 사임한 박수종 변호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 사건은 유력 대선 후보만 연루되지 않았더라면 단순 금융사기사건에 불과하다. 정치권의 덧칠만 빼면 진상을 쉽게 규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방’ 기대가 상승작용을 불러일으키면서 이번 대선을 소모적 공방으로 몰고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수사결과가 대선에 미칠 영향과 수사 절차상의 어려움 등을 감안할 때 속전속결이 쉽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필요한 혼란을 막자면 수사의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 김씨 가족과 이 후보측도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 [최태환칼럼] 창(昌)의 반격

    [최태환칼럼] 창(昌)의 반격

    대선 격랑이 매섭다.‘창(이회창)’의 반격이 처연하다. 고군분투다. 그는 스스로 죄인이라 불렀다. 집중포화를 받았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김대업 망령을 떨쳐냈다. 거칠 것이 없다는 태도다. 검푸른 파도를 뚫는 노장의 표정이 오히려 편안하다. 마지막 희망을 찾고 싶었던 걸까. 덧칠된 세상의 손가락질을 떨치고 싶은 욕망이 너무 강했던 걸까. 그는 절해고도의 절벽에서 몸을 던졌다. 빠삐용을 떠올린다. 영화 주제가 ‘바람처럼 자유롭게’(Free as the wind)가 귓전을 맴돈다. 출전 3번째의 그다. 이제야 바람과 같은 자유를 즐기고 있는지 모른다. ‘창의 돌출’은 그럼에도 재앙이다. 여야 주자들은 과거로의 회귀라며 무차별 공격했다. 언론도 가세했다. 정당정치, 민주정치의 후퇴라고 공박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누가 창을 불러냈나?기성 정치권이 공범이다. 기존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반감, 불안감이 그를 불렀다. 자업자득이다. 집중포화후에도 그의 지지율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나아가 부동층은 더욱 늘고 있다. 창의 공간이 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앞선 후보들은 부끄러운 빛이 없다. 한나라당이 그의 결행을 유도했다. 이명박 후보의 정치력 부재, 뺄셈정치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한나라당, 이명박후보의 오만의 귀결이다. 그럼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창의 반란’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는 우여곡절끝에 후보 자리에 올랐다. 범여권의 대표주자다. 하지만 지지율이 아니었다. 반등을 예상했지만 제자리였다. 이회창씨가 출마를 선언하자 곧바로 지지율 3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아직도 1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가 20%를 넘는 지지율을 보였어도 창이 나설 수 있었을까. 정동영 후보나 범여권은 그동안 뭘 했단 말인가. 이회창 비난에 앞서 자성하고 부끄러워 해야 할 대목이다. 창은 이번 전투의 승패를 초월했는지 모른다.20%에 가까운 지지만으로도 자유를 다시 찾았다. 방황하던 20%에게 꿈을 준 것만으로도 승자가 됐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실제 그의 지지자들은 지금 모처럼만에 포만감을 맛보고 있다. 다음 총선에서의 세력화는 그 다음 문제다. 통합에 목을 매고 있는 범여권이 안쓰럽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은 통합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됐다. 원칙, 명분을 벗어던진 지 오래다. 지분 다툼의 악취가 진동한다. 정동영 후보는 또다시 리더십 시험에 들었다.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강아지 손이라도 빌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력을 소진한 것일까. 초라한 지지율이 안타까울 정도다. 이명박·박근혜 갈등의 파고를 넘긴 한나라당에는 BBK가 기다리고 있다. 김경준 수사만 지켜보는 신세다. 이명박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흔들리고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했다. 도덕성에 심각한 회의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선거일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하지만 의혹 부풀리기, 네거티브 전략, 정책실종의 선거운동은 여전하다. 어지럽다. 정당의 정체성 상실, 후보들의 난투극이 정당정치, 책임정치 실종을 불렀다. 하지만 누구 하나 책임의 말을 뱉지 않는다.‘불안한 후보’,‘검증 안된 후보’의 심리가 이회창을 다시 불러냈다. 정치권의 창을 향한 손가락질은 자신에 대한 손가락질이나 다름없다. 정글의 대선판이다. 대선 이후가 더 걱정이다.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서울광장] 김경준의 미소/진경호 정치부 차장

    [서울광장] 김경준의 미소/진경호 정치부 차장

    닷새 남았다고 한다. 대선까지는 한 달이지만 25일 대선후보 등록 전에 사실상 모든 게 끝난다고 한다. 이 닷새 안에 뭐가 터지느냐, 터지지 않느냐에 대선 흐름이 결정되고 다음 정권 5년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번 한 주의 그 엄청난 무게에 무릎이라도 꿇어야 할 판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출신의 멀쑥한 실업가(금융사기꾼이기도 하다) 김경준을 직접 본 적이 없다. 잠깐 들어와 금융사기로 300여억원을 챙긴 것 말고는 40년 대부분을 미국에서 살았다니, 이 땅에만 발 붙이고 살아온 처지로 그를 볼 일이 없었다. 그런 그가, 앞으로도 이 땅에서 세금 꼬박꼬박 내며 살아야 할 사람의 대통령을 좌우할 것이라고 한다. 김경준이 거품을 물면 이명박이 울고, 하품을 하면 정동영이 운다고 한다. 김경준 앞에 ○×시험지를 펼쳐 놓고는 답을 찍으라고, 다음 정권을 택하라고 한다. 대체 이게 무슨 경우인가. 내 대통령을 왜 김경준이 뽑나. 학계에선 이번 대선을 20년만의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로 보기도 했다. 민주화 20년을 매듭짓고, 그 이후의 시대를 여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그런 번듯한 선거의 조짐은 보이질 않는다. 정책대결, 이념대결은 BBK라는 블랙홀로 빨려들었다.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은 죄다 ‘김경준’‘BBK’를 무슨 주술처럼 왼다.‘말하소서, 말하소서, 이명박을 말하소서∼’,‘민란이 날지니, 민란이 날지니∼’ 수갑 찬 손을 모포로 가리고 인천공항에 들어선 김경준의 미소에서 이명박, 정동영은 무엇을 봤을까. 뭔가 있다고 봤을까, 별것 없다고 봤을까. 버시바우 주한미대사가 “매우 흥미롭다.”고 한 대선, 이 희극적 상황에 대한 조롱을 그들은 보지 못했을까. 김경준이 무슨 말을 하든 이 굿판은 12월18일 자정, 선거운동이 끝나는 순간까지 갈 것이다.‘이명박과 한패였다.’고 하면 정동영과 짠 게 된다.‘이명박은 죄가 없다.’고 하면 이명박과 여전한 공범이다. 사건의 실체를 가리자고 하지만 오직 표가 되느냐 아니냐만이 지고지선의 가치인 이 정글의 정치에서 진실이 뭔지는 정작 관심 밖의 일이 됐다. 대선까지 남은 30일, 김경준 말고 따져 봐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다. 이명박이 정말 빵을 줄 사람인지, 그 빵은 누가 먹게 되는지 다시 따져야 한다. 빵만 얻을 수 있다면 자녀를 위장전입시켜 가르치고 가짜로 취업시켜 세금을 빼돌린 일 정도는 슬쩍 눈 감아줘도 되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지난 4년 분당, 창당, 탈당, 창당, 합당으로 분주했던 정동영이, 신한국당과 민주당, 자민련, 국민중심당, 민주당을 숨가쁘게 드나든 이인제와 힘을 합쳐 무슨 정치를 하자는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 정계은퇴를 뒤집고 느닷없이 대선 3수에 나선 이회창의 법은 무엇이고, 원칙은 또 뭔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김경준에게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김경준의 한마디를 갈구하고, 이인제의 쥐 눈만한 지분에 목매는 원내 1당 정동영 후보의 모습은 초라하다. 지지자들까지 부끄럽게 하는 일이다. 민란 운운하는 이명박 후보의 오만함은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그를 민란으로 보호해야 할 만큼 국민들은 그에게 진 빚이 없다. 오로지 이명박이 낙마해야 존재의 의미를 지니는 이회창 후보 또한 마치 감나무 밑에서 대권을 찾는 듯해 보기 딱하다. 김경준에 의해 당선되는 대통령을 보고 싶지 않다. 남은 한 달만이라도 자기 이름으로 선거하라. 진경호 정치부 차장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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