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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시장 ‘3저 1고’ 뚜렷

    주택시장에 ‘3저(低) 1고(高)’ 현상이 뚜렷해졌다. 기존 주택 거래량과 신규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은 급감하고 있는 반면 전셋값만 나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 불황으로 예견했던 기존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주택 거래량은 44만 52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34만 4000가구)보다 9만 6522가구 증가했다. 특히 ‘4·1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4~6월 거래량이 급증했다. 1월 2만 70가구, 2월 4만 7288가구, 3월 6만 6618가구, 4월 7만 9503가구, 5월 9만 136가구, 6월에는 12만 9907가구가 거래됐다. 그러나 ‘반짝 수요’는 6월 말로 그쳤다. 6월 말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와 본격적인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전달의 6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는 26일 기준 1464건으로 지난달 9028건보다 83.8% 감소했다. 지난해 7월 거래량(2783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주택 거래 감소 영향은 신규 주택 공급에도 직격탄을 안겨주었다. 올해 상반기 주택사업 인허가 물량은 18만 26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만 8465가구)보다 24.4% 감소했다. 특히 민간 주택 인허가 물량이 23.3% 감소한 것과 비교해 공공주택 인허가 물량(7926가구)은 42.1%나 줄었다. 정부가 집값 하락폭을 줄이기 위해 공급 물량을 조절하면서 공공주택 분양 시기를 조절한 탓으로 보인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감소폭이 눈에 띄었다. 지난달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1만 9956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8% 감소했다. 이미 인허가를 받은 주택의 착공 실적도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22만 5273가구에 이르렀던 착공 물량은 올해 상반기에는 18만 1984가구로 19.2%나 감소했다. 건설업체들이 분양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착공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택거래와 신규 주택 공급은 크게 감소한 반면 기존 전세시장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매매수요가 전세로 몰리고, 기존 전셋집 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셋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61%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3.3㎡당 전셋값은 평균 900만 19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달에도 서울,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전셋값은 각각 0.44%, 0.36%, 0.57% 올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취득세 인하와 관련한 정책 불확실성 탓에 거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거래절벽 현상은 8월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4·1 부동산대책 후속조치] “미분양 해소 도움” vs “거래 활기 어려워”

    정부가 24일 발표한 4·1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 조치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주택 공급물량을 줄여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건설업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분양 해소에 일시적인 도움은 되겠지만 매매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당장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적인 사항이라기보다는 ‘4·1 대책에 대한 사후관리’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조절을 통해 일부 주택 시장의 재고를 해소할 수 있겠지만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긴 어렵다”며 “주택 매매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수요가 없는 지역에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방안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요와 공급의 순환을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부동산 심리 호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공급 물량을 줄여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시그널이 시장에 전달돼 어느 정도 주택 가격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분양 주택을 리츠가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운용 후 매각하는 방안은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현묵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은 “리츠의 미분양 주택 매입과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전세로 돌리는 것은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세제 혜택 등의 방안이 빠져 있어 아쉽다는 반응이다. 정부 공공물량 축소 방안은 시장에 알려져 있는 데다 물량 조절도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효과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첫 행정사 시험 너무 쉬웠다… 난이도 조절 실패

    첫 행정사 시험 너무 쉬웠다… 난이도 조절 실패

    지난달 29일 1차 시험을 치르고 오는 31일 합격자를 발표하는 제1회 행정사 시험은 ‘너무 쉬웠다’는 평이다. 100일 뒤인 10월 12일 2차 시험에 많은 수험생이 응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법 과목에 대해 서울법학원 이희억 강사는 3일 “행정법총론과 각론의 비율은 7급 공무원 행정법 과목과 비슷하게 7대3의 적절한 비율로 출제됐다”면서 “최근 출제된 각종 행정법의 문제와 달리 난이도 조절 없이 너무 쉬운 문제로 출제돼 행정법 기초지식만 있다면 누구나 큰 고민 없이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행정법 기출 문제를 목차순으로 살펴보면 행정법 일반원칙에서 1문제, 사인의 공법행위에서 1문제, 행정입법에서 1문제, 행정행위에서 3문제, 행정절차법에서 2문제, 정보공개법에서 1문제, 행정대집행법에서 1문제,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서 1문제, 국가배상법에서 1문제, 행정법심판법에서 1문제, 행정소송법에서 1문제, 행정조직법에서 2문제, 지방자치법에서 2문제, 공물법에서 1문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서 1문제가 출제됐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개별법 법조문을 묻는 출제가 비율적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판례의 태도를 묻는 문제였다. 이론을 묻는 문제는 공정력과 관련해 출제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이 강사는 “다른 공무원 시험과 비교해 개별법의 조문을 묻는 문제가 많았던 것은 행정사 업무가 법을 기초로 한 행정대리이기 때문”이라며 “조문에 대한 이해 정도를 테스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행정학개론 과목에 대해 김일 강사는 “무척 쉬웠고, 굳이 난도가 높은 문제를 찾아보자면 감사원의 성격, 국민권익위원회와 관련된 문제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정학 시험은 행정학이론을 세밀하게 분석하기보다는 일반적 관점에서 전반적 성격을 규명하는 문제였다”면서 “1차 행정학 문제가 쉽게 출제됐다고 내년의 제2회 시험이 쉽게 출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1차 시험의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고 판단되므로 제2회 시험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민법 총칙 과목에 대해 김영석 강사는 “기본적인 민법총칙 전반에 관한 이해도를 측정하며 특정 부분에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영역별로 균형된 출제였다”며 “난해한 문제나 지문은 거의 없었고 기본적인 제도의 취지나 민법 총칙의 규정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무난하게 정답을 고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제1회 행정사 시험에는 12만여명이 시험을 신청했으며, 공무원 경력으로 시험이 면제돼 자격증을 신청한 인원은 6만 6000여명에 이른다. 한 수험생은 “행정사도 공인중개사처럼 막 퍼주는 자격증이 될 전망”이라며 “뼈 빠지게 공부해도 무임승차하는 경력 공무원이 6만명이 넘고, 전체 공무원 숫자인 100만명이 잠재적인 자격증 소지자라 행정사 자격증 희소 가치가 떨어질까 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행정사 사무소 개업 신고인은 9000여명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32년 안에 인간 ‘모든 생각’ 컴퓨터에 업로드”

    세계적인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65)이 향후 32년 안에 인간의 모든 생각이 컴퓨터에 업로드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구글의 엔지니어링 이사로 근무 중인 커즈와일은 음악 신시사이저, 어휘 음성인식기등을 만든 발명가로 미국에서는 에디슨의 적자로도 불린다. 커즈와일은 특히 지난달 방한해 서울 코엑스에서 미래창조를 주제로 강연을 펼쳐 청중들에게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커즈와일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컨퍼런스(the Global Futures 2045 International Congress)에서 또 한번 파격적인 주장을 펼쳤다. 커즈와일은 “앞으로 32년 안에 우리 뇌 속에 있는 모든 정보와 생각들이 컴퓨터에 업로드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주장은 국내에서 강연한 내용과 연장선상에 있다. 커즈와일은 국내 강연에서 “인간의 뇌가 컴퓨터를 통해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커즈와일은 마치 할리우드 영화처럼 인간 신체가 기계로 대체되는 시기도 언급했다. 커즈와일은 “쉽게 병드는 우리 신체 기관들은 3D 프린터 등을 사용해 2100년 이면 완전히 기계 부품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커즈와일의 주장은 향후 1세기 안에 인간이 불멸할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한편 지난 2007년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는 저서에서 커즈와일은 2030년 전후에는 인간과 기술 인공물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29일 행정사 첫 자격시험…합격 전략은

    29일 행정사 첫 자격시험…합격 전략은

    1961년 도입돼 1995년 ‘행정서사’에서 ‘행정사’로 명칭이 바뀐 행정사 첫 자격시험이 오는 29일 치러진다. 행정사 1차 시험의 과목은 민법(총칙), 행정법, 행정학 개론이다. 모두 객관식으로 한 과목당 20문제를 한 시간 안에 풀어야 하고, 한 문제당 점수는 5점이다. 19일 행정사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300명을 선발하는 사상 첫 시험에 1만 2842명이 응시했다. 공무원으로 10년 이상 일하거나, 6급 이상 공무원으로 5년 이상 일하면 시험 없이 행정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올해 행정사 자격증을 신청한 공무원은 7만여명에 가깝다. 자격증 시험이 면제되는 공무원들은 기본소양교육 1주, 실무수습교육 3주를 받고 사무소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업무 신고를 하면 행정사로 일할 수 있다. 행정사 자격시험의 민법 과목에 대해 박문각종로고시학원의 조민기 강사는 “국가고시에서 민법 과목은 순수한 이론 문제보다는 실제 분쟁해결 능력을 묻는 추세”라며 “민법총칙은 양이 많고 내용 또한 어려워 꾸준히 공부해야 하지만, 객관식 문제를 잘 풀려면 요령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강사는 “단순한 조문 문제는 반드시 맞혀야 하므로 총 184개의 민법총칙 조문을 자주 반복해 읽어야 한다. 이론 문제는 각 제도의 요건과 효과를 키워드 중심으로 간단히 정리해 두고, 교과서의 판례는 사실 관계를 중심으로 판단의 근거와 결론을 꼭 암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험을 앞두고는 실제 시험처럼 한 시간에 세 과목을 푸는 연습을 하고, 자주 틀리는 지문은 간단히 오답 노트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법 과목에 대해 김욱 교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5의 책임, 국가배상청구절차, 하천구역 편입 토지에 대한 손실보상청구,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인 것과 처분이 아닌 것, 협의의 소익, 행정소송 제기 기간, 경찰 책임의 원칙, 공물의 소멸, 결격사유가 있는 자에 대한 공무원 임용, 공용수용의 일반절차 등을 꼭 암기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또 행정법의 일반원칙, 행정법의 시간적 효력, 공법관계와 사법관계의 예, 시효, 부당이득, 법규명령 형식의 행정규칙과 법령보충규칙, 기속행위와 재량행위, 부관의 종류, 부관의 독립소송 가능성, 불가쟁력과 불가변력, 하자의 승계, 침익적 처분의 절차, 정보공개 청구 거부에 대한 불복, 공법상 의무 불이행과 행정상 강제집행의 가능성, 행정대집행,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의 주요 내용 등도 공부해 두어야 할 사항으로 들었다. 행정학 과목에 대해 이권 강사는 “행정학은 방대하지만 전체적으로 7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방행정에서 1문제, 행정 환류에서 1~2문제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초이론 가운데 정부와 시장에서 2문제, 정부와 시민사회에서 1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크며, 행정이념에서는 1~2문제, 행정학 주요 이론에서는 2문제 정도 출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기초이론 편에서 5~6문제가 출제되면 나머지 정책학, 조직론, 인사행정, 재무행정 분야에서 각각 3~4문제가 출제된다고 봐야 한다. 그는 “인사, 재무보다는 정책학, 조직론에서 좀 더 출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차 시험에 합격하면 10월 12일 논술형 4과목으로 이루어진 2차 시험을 치르게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나무와 풍경으로 본 옛 건축 정신’ 펴낸 도시학자 최종현

    [저자와의 차 한잔] ‘나무와 풍경으로 본 옛 건축 정신’ 펴낸 도시학자 최종현

    건축에서 주가 되는 것은 궁궐이나 집 등 건축물 자체이지 나무와 풍경은 뒷전이다. 최종현 전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런 고정관념에 일침을 가한다. 그는 최근 펴낸 ‘나무와 풍경으로 본 옛 건축 정신’에서 “옛 사람들은 인공물을 자연(나무, 풍경)과 조화시키는 경지를 보여 줬다”고 말한다. 서양 건축이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켰다면 중화문화권의 건축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건축이 하나가 됐다는 것이다. 저자가 조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주 보문단지를 설계하면서 일본인으로부터 나무를 모른다고 타박을 받았고, 이게 계기가 돼 조경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됐다. 고구려인들은 영원불멸을 믿어 왕이 죽으면 생전의 모습을 벽화로 남겼다. 4세기 무용총 고분벽화는 나무로 인해 수렵도(狩獵圖)와 우교차도(牛橋車圖)로 분할된다. 저자는 “이 나무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우주목(宇宙木)이자 신목(神木)으로, 국가와 부족 간 활동영역의 경계를 표시하는 장치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퇴계 이황이 만든 도산서원은 단순히 서당이 아니라 그의 학문세계와 평생의 수도정신이 담겨 있다. 도산서원은 ‘하늘이 명을 내려 부여한 것이 성(性)이며, 성을 따르는 것이 도(道)이며, 도를 수양하는 것이 교(敎)’라는 중용의 경구에 따라 나뉜다. 천연대와 천운대 등은 성, 즉 천리를 깨우치는 장치이고 도산서당과 농운정사 등은 성을 따르는 도의 공간이다. 전교당, 상덕사 등은 도를 익히는 교육의 공간이다. 건축물 주변의 원림은 중요한 요소부터 배치하고 비중이 작은 것을 배치하는 ‘근접성의 사고’를 적용했다. 도산서당에서 정우, 절우, 몽촌 등의 순으로 연못과 뜰, 개울, 나무 등을 배치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건축에서 조경은 배경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왜 배경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그는 “주변을 아우르면서 총체적으로 사물을 봐야 건축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며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되면 모든 게 더욱 풍성해진다”고 말한다. 그러나 배경의 철학적 바탕이 된 주역, 논어 등은 우리 것이 아니고 모두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다. 이론을 제기하자 그는 “우리나라는 깊이 들어가면 막히지만 중국은 막힘이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중국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도 취사선택하는 등 변형시켰다”고 답변한다. 도산서원은 주변의 자연을 받아들여 원림을 확장했다. 천연대와 천운대에서 마주 보이는 금계산은 80여리나 떨어져 맑게 갠 가을에만 보일 정도다. 퇴계는 이를 두고 ‘차경(借景)의 의(義)’라고 설명했다. 먼 곳의 경치까지 끌어들이는 차경은 중국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더욱 발전했다. 경복궁 경회루나 영주 부석사도 차경법을 활용한 것이다. 문화나 문명이 교류를 통해 더욱 풍성해진다는 것을 말해 준다. 경치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주변 것들과 어울려 더욱 빛이 난다. 아름다운 풍광이 아지랑이나 노을, 밤비와 어울려 운치를 더하고, 또 이를 묘사한 시나 글로 묘미가 더해진다. 소동파가 왕유를 칭송했던 ‘시 안에 그림이 있고, 그림 안에 시가 있다’(詩中有? ?中有詩)는 글귀처럼 글과 그림은 서로를 보완하면서 공간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간과 지리, 건축을 연구하면서 글과 그림을 가까이 하며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고 저자는 말한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지하철역과 건물사이 연결통로 도로점용료 상당의 변상금 가능한가

    도로는 공물에 해당하고, 이는 일반인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그런데 일반 사용과는 달리 공물의 특정 부분을 특정한 목적으로 어느 정도 배타적·계속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고, 이를 특별사용이라 한다. 특별사용을 위해서는 도로의 관리청으로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 허가는 재량행위의 성격을 갖는다(대판 2005두1329).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도로점용 허가를 받은 특별사용의 경우 도로점용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못하고, 사실상 도로를 점용하여 특별사용하고 있는 자에 대해서는 도로의 관리청은 점용료의 100분의 120에 상당하는 변상금을 부과할 수 있다(도로법 제94조). 도로의 이용관계 중 일반사용과 특별사용의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지하철역과 인근 건물의 연결통로 부분이다. 지하철역 연결통로는 공중의 교통에 이용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지만, 인근 건물에 출입하는 사람들의 통행로로 이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 경우 어떤 기준에 의해 도로점용 허가를 필요로 하거나,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을 경우 변상금을 부과할 수 있을 것인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과 갑 건물의 연결통로는 갑이 공사를 하여 기부채납하였고, 유지관리를 갑이 담당하고 있으며, 일반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항상 개방하였다. 하급심 판결에서는 갑의 사옥을 통행하는 사람들 외에도 일반 시민이 이를 이용하여 왔으므로, 갑의 독점적 사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도로점용료 상당의 변상금 부과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하 연결통로의 주된 용도와 기능이 주로시민의 교통편익을 위한 것이고 이에 곁들여 원고 건물에 출입하는 사람들의 통행로로도 이용되고 있는 정도라면 일반사용에 해당하지만, 그와 반대인 경우에는 특별사용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즉, 특별사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독점적·배타적 점유·사용 여부가 아니라, 주된 기능과 용도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설시한 것이다(대판 90누8855). 위 판결 외에도 ①도로 위에 건축된 지하 1층, 지상 17층의 낙원상가아파트 건물은 도로 위에 건물이 설치되어 있고, 1층 공간에는 일정 간격으로 지주가 배열되어 있으며, 그 사이로 형성된 터널 중앙에 차도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대판 96누7342), ②차도와 인도 사이 경계턱을 없애고 건물 앞 인도 부분에 차량 진출입 통로를 개설한 경우에 대하여 특별사용으로 보고, 변상금 부과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①선릉역에서 지상 테헤란로로 나가는 일반 시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이에 곁들여 인근 건물에 출입하는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으며, 건물 출입자들로 인하여 일반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지하철 연결통로 중 확장 부분(대판 94누3766), ②을지로입구 전철역과 인근 롯데백화점의 지하 연결통로 설치와 병행하여 통행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연결통로 쪽으로 올라가는 기존 출입 계단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부분은 지하도로의 일반 사용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도로 점용료 상당의 변상금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판례들을 종합하면, 도로 또는 연결통로의 주된 기능과 용도가 건물 출입자들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일반 교통자들을 위한 것인가, 건물 출입자들의 도로 또는 연결통로 사용으로 인해 일반 교통자들에게 불편을 끼치는가 등의 기준에 의해 도로 또는 연결통로의 특별사용, 변상금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사설] 야스쿠니 집단참배, 국제고립 부르는 日 의회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의원 168명이 어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 모임의 참배 인원이 100명을 넘어선 것은 2005년 10월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일본의 우경화가 예사롭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이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이번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하고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이 신사참배한 것에 항의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방일을 전격 취소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한·일관계의 급랭은 아랑곳하지 않고 의원들이 보란 듯이 태평양전쟁의 전범이 포함된 영령 앞에 머리를 숙였다는 점에서다. 우리는 일제의 전쟁 책임을 부인하고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일본의 이런 도발적 행위가 국제 고립을 자초하는 무신경한 행동이라고 본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나섰다가 숨진 이들을 추도하고 제사 지내기 위해 건립된 시설로, 전몰자들 외에 A급 전범 14명의 위패도 합사돼 있다. 지금까지 정치지도자들의 신사 참배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항의를 하고 논란이 될 때마다 당사자들은 ‘개인자격’으로 신사를 찾았다고 해명해 왔지만 이젠 당당하게 바뀌었다. 집권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 정조회장은 어제 참배 후 기자 회견에서 윤 장관이 방일계획을 중지한 것에 대해 “일본의 국책에 따라 순직하고 고귀한 목숨을 바친 분들을 어떻게 기념할지는 일본의 문제다. 외교 문제로 비화하는 것이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고 한다. 피해자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자극적인 발언이며 역사인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이나 중국이 문제삼는 것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 추도가 아니라 전쟁을 계획하고 결단한 전범에 대한 추도이다. 외교적 문제를 해결하고 떳떳하게 전몰영령을 추도하려면 야스쿠니에서 A급 전범 위패를 분사하는 등 다른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정치 지도자들이 앞장서서 국수주의를 부추기는 판국이다. 아베 정부의 이런 행보는 국내용일지 모르나 대외 관계만 악화시킬 뿐이다. 우리를 비롯한 이웃나라에는 엔저 공세로 치부되는 양적 완화와 경기 부양으로 일본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와 정치권은 한국·중국과의 우호 협력을 다지며 대외적 위협요인을 제거해 나갈 때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日의원 야스쿠니 집단 참배] 이제는 대놓고 역사도발… 7월선거 보수 표심몰이 검은 속셈

    [日의원 야스쿠니 집단 참배] 이제는 대놓고 역사도발… 7월선거 보수 표심몰이 검은 속셈

    아소 다로 부총리 등 각료 3명이 지난 21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이어 23일에는 일본의 여야 국회의원 168명이 집단 참배했다. 최근 몇 년간 100명 이하의 의원들이 참배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부쩍 늘었다. 이러한 참배 인원 증가는 일본 정치권의 보수화 추세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치인들은 한국과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왜 매년 춘계·추계 예대제와 패전일인 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것일까. 야스쿠니 신사는 청일전쟁, 러일전쟁, 만주사변, 태평양전쟁 등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나섰다가 숨진 이들을 신격화해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다. 1978년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14명을 연합군에 의해 오명을 뒤집어쓴 ‘순난자’(殉難者)로 규정한 뒤 비밀리에 합사해 놓았다. 신사에는 2만 1000여명의 조선인들도 강제 합사돼 있다. 전범자와 일반 전몰자들이 섞여 있다 보니 우익이 아닌 일반 참배자 대부분도 유족의 관점에서 참배하지만 겉보기에는 A급 전범자들을 용인하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사회가 급격히 우경화되면서 우익들에게는 군국주의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상징적인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부분의 우익들은 A급 전범들을 범죄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일본의 중대 전쟁 범죄인을 재판하기 위해 1946년 실시한 도쿄재판에 대해서도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쟁 책임은 인정하지만 14명만이 특별히 책임질 일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나라를 위해 숨진 영령들을 위로하는 이곳을 국정 최고 책임자인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1985년 나카소네 전 총리가 야스쿠니를 참배한 이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집권한 2001년부터 해마다 참배해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받았다. “지난 2006년 총리 때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못한 게 한으로 남는다”고 말한 아베 신조 총리는 이번 춘계 예대제에는 공물을 봉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해 3년 4개월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자민당은 오는 7월 참의원(상원)에서도 보수층의 지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각료나 의원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배했다고 발뺌하는 형식이 되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3일 “일본에는 신교(神敎)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각료든 초당파 의원이든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익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 대표는 한국 정부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일본 방문을 미루기로 한 것과 관련,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이미 외교에 영향을 미쳤다”며 “정권 핵심에 있는 사람은 대국적 입장에서 행동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진보 언론들도 정치인들이 내정을 위해 외교 분란을 일으키는 것에 비판하고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야스쿠니 문제, 왜 불씨를 만드는가’라는 제목의 23일자 사설을 통해 “이웃 나라들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한 때 아베 정권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야스쿠니 참배는 역사인식에 관한 문제이며, 양국(한국과 중국)의 반발은 당연히 예상된 것”이라고 적었다. 마이니치신문도 사설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 한국과의 협력을 어렵게 함으로써 결국 일본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다”며 “무신경한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지극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아소 부총리 등 日각료 3명 야스쿠니 참배

    아소 부총리 등 日각료 3명 야스쿠니 참배

    일본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아베 신조 내각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잇따랐다. 21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 내각의 2인자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이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2008년 9월부터 1년간 총리를 역임한 아소 부총리는 2003년 5월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한 일”이라고 말했고 2006년 1월에는 일왕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필요성을 주장했다. 후루야 게이지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상도 오전 10시쯤 도쿄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해 참배했다. 후루야 위원장은 “국무대신(장관)으로서 참배했다”며 공인으로서의 참배였음을 밝힌 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 한명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 부(副)장관도 이날 오전 야스쿠니에 참배한 뒤 “개인 자격으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이 야스쿠니에 참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조상이 태평양 전쟁에서 사망해 정기적으로 참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후루야 위원장과 신도 총무상은 한국과의 관계에서 갈등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후루야 위원장은 지난해 5월 6일 야마타니 에리코 의원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미국 뉴저지주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 철거를 요구했다. 신도 총무상은 2011년 8월 한국의 독도 지배 강화 실태를 살펴보겠다며 울릉도 방문길에 나섰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된 바 있다. 아베 내각은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개인 의사에 맡기는 한편 각료의 참배 의사와 참배 여부에 대해 공개하지 않는다는 기조다. 아베 총리는 이번 춘계 예대제에 참배하지 않고 공물 봉납만 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전까지 경제에 전념하고, 외교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안전운전’을 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코레일- 민간출자사, 용산 랜드마크빌딩 ‘빅딜’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선매입하기로 했던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민간 출자사들은 시공권 등 기득권을 포기할 전망이다. 코레일은 지난 22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당초 철회할 예정이었던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업 진행을 위한 유동성 지원의 일환으로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사업계획 변동에 따라 랜드마크빌딩의 규모와 가격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111층에 4조 2000억원으로 책정된 랜드마크빌딩 계약의 세부 내용은 변동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의 최대주주인 코레일은 2010년 용산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건설 예정인 랜드마크빌딩을 4조 2000억원에 선매입하기로 하고 2011년 9월 4161억원의 1차 계약금을 납부하기도 했다. 당초 드림허브는 빌딩 매입 자금을 담보로 다시 은행 대출을 받아 3조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서부이촌동 주민 보상 등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레일은 지난 15일 용산개발사업 정상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무효화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에 29개 민간 출자사 중 일부는 지난 21일 코레일에 사업 정상화를 위해선 랜드마크빌딩 매입 계약을 해지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시공물량 보장 등 기득권 포기도 코레일 안대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코레일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 기존 건설 출자사들에 배당하기로 했던 기본 시공물량 등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설사가 시공권 때문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다”며 “삼성물산도 랜드마크빌딩 시공권을 포기하는 마당에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시공 물량의 20%는 기존 건설 출자사 간의 제한 경쟁이고 나머지 80%도 출자사들이 유리한 위치에서 경쟁하게 된다”면서 “건설사들이 꼭 손해를 보는 게임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레일이 제시한 상호 청구권 포기 등을 두고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민간 출자사들은 “용산개발사업의 주도권을 넘기는 상황에서 청구권 포기 요구는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사업이 성공하고, 소모적 법률 다툼을 줄이려면 상호 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이 맞다”면서 “이번에 작성되는 정상화 이전의 사안에 대해 소송을 할 수 없다는 것이지 앞으로 진행되는 경영상의 모든 결정에 대해 소송을 막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코레일이 요구한 1조 4000억원의 랜드마크빌딩 시공권 반납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25일 밝힐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70억대 국방사업 中企 2곳에 놀아났다

    70억원에 이르는 국방 관련 지리정보시스템(GIS) 구축 사업이 중소기업 두 곳의 짬짜미에 놀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GIS는 각종 자연물과 인공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 가공해 지도 제작 등에 활용하는 종합 정보 시스템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방위사업청·조달청에서 공고한 11건의 GIS 소프트웨어 구매 용역 입찰에 참여한 ㈜선도소프트와 ㈜한국아이엠유에 각각 과징금 1억 7500만원과 3억 4300만원 등 모두 5억 18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6년 3월~2008년 12월 수차례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사전에 낙찰 예정자, 투찰 가격을 합의했다. 낙찰 예정자가 결정되면 다른 한 회사는 들러리를 서며 더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는 방식으로 담합했다. 특히 발주처의 예정 가격을 높이고자 입찰에 고의로 참여하지 않아 유찰을 유도해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당시 GIS 소프트웨어를 이 두 업체가 독점했기 때문에 불법 행위가 가능했다”면서 “최근에는 GIS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많이 생겨나 이런 담합이 이뤄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선도소프트와 한국아이엠유는 미국 소프트웨어를 한국에서 독점 판매하는 기업으로 각각 종업원 수가 178명, 32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2008년 기준으로 국내 국방사업 관련 GIS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150억원 정도로, 이 두 중소기업 때문에 정부가 그 절반 정도를 웃돈을 들여 산 셈이다. 김재신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장은 “(이번 적발로) 국방사업 관련 GIS 조달시장에서의 국가 예산이 절감되고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궁중음식 중요무형문화재 한복려

    [김문이 만난사람] 궁중음식 중요무형문화재 한복려

    ‘그분’이 오실 때면 우리를 항상 설레게 한다. 추운 겨울에 얼었던 마음을 녹여준다. 가족과 이웃을 만나 따뜻한 덕담을 나누게 한다. 어디 이뿐이랴. 한 살 더 먹게 하며 새로운 인생의 길을 걷게 한다. 그러면서 세상이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살 만한 곳이라고 일러준다. ‘입춘’이라는 계절의 선물도 들고 오면서 말이다. 내일모레, 글피가 설이다. 묵은 해를 정리하고 다시 한번 새로운 계획과 다짐으로 새 출발하는 진정한 첫날이 아닐까 싶다.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며 그 뜻을 되새기는 날이다. 자료에 의하면 설은 신라시대 새해 아침에 서로 축하를 하며 왕이 군신에게 잔치를 베풀고 해와 달의 신에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가족 중심의 설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때 4대 명절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설날 조선시대 궁중의 풍습은 어떠했을까. 또 어떤 상차림으로 차례를 지냈을까. 설날을 며칠 앞둔 지난 4일 오전 창경궁 뒤편에 자리한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에서 궁중음식 기능보유자 한복려(66·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씨를 만났다. 그는 궁중음식으로 유명했던 고 황혜성 선생의 맏딸로 1970년대부터 어머니한테 조선왕조 궁중음식을 전수받았다. 정상급 외교행사 때 다과회와 만찬 메뉴에 많은 자문역할을 했다. 2004년 드라마 ‘대장금’에서 궁중음식 차림상을 주도했으며 특히 2003년 1월 설날을 앞두고 조선 정조의 생모인 혜경궁 홍씨가 받았던 떡국 상차림을 200여 년 만에 재현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독보적인 궁중요리 전문가다. 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한씨의 모습이 마당에 쌓인 하얀 눈과 잘 어울렸다. 궁중음식연구원에 대해 잠시 얘기가 나왔다. 1971년 5월 연구원이 설립됐고 제1대 기능보유자로 한희순 상궁이 지정됐다. 이듬해 한 상궁이 별세하자 제2대 기능보유자로 황혜성 교수가 그 뒤를 이었다. 1999년 연구원부설 전통병과교육원을 개관했으며 2006년 황 교수가 세상을 떠나자 현 이사장인 한씨가 제3대 기능보유자가 됐다. 매년 맞이하는 설, 우리의 전통 음식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한씨는 설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가 평소 그리워하는 것들은 설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의 만남, 음식 장만, 덕담, 새해 설계 등이 그렇다고 할 수 있지요. 설은 또 1년의 시작이며 봄과 함께 옵니다. 오늘이 입춘이고, 며칠 뒤 설이잖아요. 우리는 농사짓는 나라여서 모든 것은 농사에 맞춰져 있습니다. 새해 인사를 웃어른한테 올리는 풍습은 궁중이든 서민이든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궁중에는 조하(朝賀)라고 해서 경복궁이면 근정전, 창덕궁이면 인정전에서 백관들이 세배를 올리고 또 표리(表裏·옷감) 같은 것을 선물했지요.” 종묘의 차례상에 대해서는 종묘 제례의 진설(陳設) 양상을 어느 정도 파악해볼 수 있는 ‘일실각절제품명책’(一室各節祭品名冊)의 내용을 일부 인용하면서 “신위(神位)의 가장 앞자리인 제1열에는 술잔 석 잔과 전병, 약식, 탕, 면 등을 진설했고 때때로 탕 대신 만두와 장국을 놓았다”고 설명한다. 또 제2열에는 조청과 초간장, 3열에는 양적과 열구자탕, 4열에는 주로 전 종류와 적, 5열에는 대추, 곶감, 수정과, 양색전 등을 진설했다는 것. 특히 식혜는 제사 시기와 관계없이 오른쪽 가장자리에 놓고 있으며 마지막 열에는 과실류와 다식을 놓았다고 한다. 이런 차례를 지내고 나면 지금처럼 떡국을 먹었다. 이때 마시는 술은 여러 가지 약재로 빚은 도소주(屠蘇酒)로 사악한 기운을 없애준다 해서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는 술’로 여겼다. 궁중의 떡국 형태가 어떠했는지는 그가 재현한 혜경궁 홍씨의 떡국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의 떡국은 멥쌀과 찹쌀을 섞어 가래떡을 만들어 떡 자체가 차지며 국물도 사골이나 양지머리를 쓰지 않고 묵은 닭과 꿩고기로 우려낸 것이 특징이다. 떡을 써는 모양새도 요즘처럼 어슷하지 않고 수저로 뜨기에 편하도록 동전처럼 동그랗게 썰었다. “떡국은 쌀을 제일로 치는 농경국가의 상징이지요. 설 명절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단체로 먹을 식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쌀로 떡을 만들어서 밥 대신 대접해주는 것은 건강을 기원하고 서로 덕을 쌓는 풍습입니다. 가래떡은 길고 둥글둥글하잖아요. 하얀색은 순수한 마음을 뜻하고 둥글둥글한 모양은 돈과 재복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설날 떡국을 먹는 유래는 이러하다. 가래떡의 모양에서 보듯 1년 내내 순수무구함과 길함을 기원하고 가래떡을 돈(엽전) 모양으로 써는 것은 재복을 기원하며, 한날한시에 임금과 온 백성이 떡국으로 시작하는 것은 민족단합, 결속력, 일체감 등 정신적 동질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또한, 떡국은 오늘날의 패스트 푸드에 해당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이 한 번에 골고루 따뜻하게 배불리 먹게 하는 선조의 기지를 엿볼 수 있다고 한씨는 설명한다. 조선 임금의 차림상 스타일에 대해서는 “정조는 절제와 검박한 상차림을 좋아했고 영조는 자신의 몸을 많이 생각하느라 육식을 안 하고 소식을 즐겼으며 고종은 화려한 잔칫상으로 권위를 세우려 했다”고 말한다. 아울러 “궁중음식과 반가(班家)음식은 유사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의례가 많은 궁궐의 잔치가 끝나고 나면 음식을 반가로 보내 먹어보게 하니 자연스럽게 그 음식을 따라했다는 것. 또한, 양반집 부엌에 드나들던 일반 백성에게도 궁중음식이 전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이와 반대로 일반 백성의 음식이 궁중 음식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평민들이 산이나 바다에서 귀한 것을 채취해 양반집에 선물하면 양반은 이를 먹어본 다음 맛이 좋으면 다시 궁궐로 올렸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궁중음식과 향토음식을 서로 나누며 음식문화가 발전해왔다고 말한다. 한씨는 최근 ‘한국인의 장’이라는 책을 펴냈다. 당연히 ‘궁중의 장’도 있을 터. 궁중에서 된장이나 고추장은 어떻게 담갔을까. 조선시대 말까지 매년 장을 담갔으나 전쟁 중에는 3년에 한 번씩 담갔다고 한다. 궁중의 장 담글 때 쓰이는 메주는 궁중에서 직접 만들지 않고 관에서 공물로 받는 품목 중에 메주가 들어 있으며 훈조계(燻造契)에서 맡아 쑤어 궁으로 들였다는 것. 하지만, 궁의 된장은 수라상에 쓰기보다는 궁에 사는 사람들이 먹기 위해 담갔다고 한다. 화제를 바꿔 어머니에 대해 물었다. “어머니는 약 30년 동안 조선 왕조의 마지막 주방상궁을 지낸 한희순 상궁으로부터 궁중음식 조리법을 직접 전수받았습니다. 한 상궁이 가지고 있는 솜씨가 끊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한 상궁이 일러주는 모든 것을 기록했지요. 조리법은 물론이고 그릇의 쓰임새까지 꼼꼼하게 적어놓았습니다.” 그러는 한편 옛 문헌을 통해 궁중음식을 체계적으로 연구했고 사라지는 궁중음식을 차근차근 다시 정리해나갔다. 또한, 한 상궁의 조리법대로 음식을 만든 후 그 과정을 다시 반복해나가는 등 많은 열정을 쏟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1957년 우리나라의 최초의 궁중요리책 ‘이조중정요리통고’를 펴냈다. 또한, 대학과 연구원 등에서 제자 양성에 앞장섰고 대중매체를 통해 궁중음식을 널리 알렸다. 한씨는 이러한 어머니를 스승으로 모시며 함께 살았다. 한씨 역시 어머니의 뜻을 이어 한식의 세계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보여준 고급스럽고 맛깔스런 궁중음식은 전적으로 한씨의 작품이나 다름없다. 연구원 3~4명이 6개월 동안 일주일에 3일씩 촬영하면서 음식을 준비하는 정성을 쏟았다. 남북정상회담 등 주요 국제행사 때마다 인연이 돼 적극적으로 한식의 우수함을 알렸다. 한씨 집안의 세 딸과 아들은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그 뒤를 이어나가고 있다. 맏이 한씨는 궁중음식 문화의 맥을 잇는 일에 앞장서고 있고 둘째 복선씨는 ‘한복선식문화연구원장’으로 건강한 식사법을 알리고 있다. 셋째 복진씨는 대학에서 어머니가 연구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아들 용규씨는 궁중음식 전문식당 ‘지화자’와 ‘궁연’을 운영하고 있다. 40여년 동안 꾸준히 궁중음식 연구에 헌신해온 한씨는 “우리 음식에는 놀라운 우주관이 담겨 있으며 한 그릇 한 상마다 오행의 순환이 연결돼 있다”면서 다시 한번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한복려 기능보유자는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시립대 원예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에서 식품영양학 석사, 명지대에서 식품영양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부터 어머니 고(故) 황혜성 선생한테 궁중음식을 전수받았고 2006년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가 됐다. 현재 궁중음식연구원 이사장,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상임이사, 궁중의례재현행사 음식부분 자문위원,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한국의 집’음식 자문, 아시아나 항공 First Class 기내 한식 메뉴 개발 자문, 제 2기 한식 세계화 추진위원, 한식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추진위원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떡과 과자’, ‘한국의 전통음식’, ‘한복려의 밥’, ‘서울음식과 궁중음식’, ‘한국음식대관 제6권-궁중의 식생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김치 백가지’, ‘집에서 만드는 궁중음식-한글/대만/일본판’, ‘대를 이은 조선왕조 궁중음식’, ‘다시 보고 배우는 음식디미방’, ‘쉽게 맛있게 아름답게 만드는 떡’, ‘쉽게 맛있게 아름답게 만드는 한과’, ‘한국의 장’ 등 다수가 있다.
  •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심사평 “녹색 기술·생태미 실현 주목”

    [대한민국 그린건설대상] 심사평 “녹색 기술·생태미 실현 주목”

    그린건설은 허용된 자원 용량 범위 내에서의 개발과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순수한 자연보존과 차별성을 가진다. 때문에 인공적 생태계의 복원 및 창조를 위한 높은 수준의 기술 및 공학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의 대한민국그린건설대상은 창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첨단 녹색기술의 실현에 주목했다. 삼성물산은 서울특별시 신청사를 현대적 생태건축기술로 건설했다는 평가와 함께 종합대상으로 선정됐다. 여기에는 패시브 형태의 자연 환경시스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중수시스템 등의 대표적인 생태 기술이 사용됐다. 또 유기적 건물 형태 차용, 실내 녹색공간조성, 음영 설계 및 공간구성을 위한 전통건축 원리 도입 등의 생태 미학적 의미도 담고 있다. 올해로 3회를 맞는 대한민국그린건설대상의 다른 수상작들도 눈부시게 발전한 녹색기술을 보여줬다. 대우건설 송도 아이타워는 대담한 커튼월 처리로 초현대성과 국제기구의 요람임을 암시하는 디자인을 보여 줌과 동시에 탁월한 기술력으로 에너지 절감을 이뤘다. 대림산업의 청풍대교는 교각 없는 초경량 사장교 건설로 환경훼손 및 재료의 극소화, 인공물과 자연의 동일화 등의 친환경 철학을 구현했다.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샵 마스터뷰는 단지 내의 녹색 공간창출, 친환경적 배치 및 조망 연출, 바람길 조성 등으로 녹색주거환경의 새 지평을 열어 주택대상으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이 짓는 카타르 천연가스 액화정제시설은 대체에너지시설 건설의 분수령이라는 평가와 함께 플랜트대상을 수상했다. 디자인대상인 GS건설의 일산자이 위시티는 공동주택의 에너지 원격제어시스템 도입 등으로 꿈의 그린 주거를 현실화했다.
  • 내년 전셋값 4% 선 오른다

    내년 전셋값이 4% 정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7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대회의실에서 ‘201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셋값은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의 감소에도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 주택의 입주량 증가에 힘입어 올해(3.8% 추정)와 비슷한 4%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예측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수도권 아파트는 입주물량이 줄어드는 추세인 데다 매매 전환 기피에 따른 전세 압박 요인도 있어 올해보다 상승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아파트 준공물량은 올해 11만 가구에서 내년에는 9만 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주택 준공물량은 올해 35만 가구에서 5만 가구 늘어난 4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매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이 상반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은 공급 과잉과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당분간 약보합세가 이어지겠지만 하반기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다소 회복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지방 주택시장은 최근 호황세가 빠르게 둔화하는 추세여서 내년에는 강보합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아베, 두달만에 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인 자민당의 아베 신조 총재가 17일 도조 히데키 등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차기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아베 총재가 총리가 되면 한·일, 중·일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베 총재는 이날 저녁 야스쿠니신사의 추계대제(10월 17∼20일)에 맞춰 신사를 찾았다. 그는 참배 후 “국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영령에 대해 자민당 총재로서 존경하는 마음을 밝히기 위해 참배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차기 총선거를 앞두고 지지기반인 보수층에 어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일본 종전기념일인 지난 8월 15일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아베 총재는 2006∼2007년 총리 재임 중에는 전임자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참배 문제로 중·일 관계가 악화한 것을 의식해 야스쿠니신사를 찾지 않았다. 다만 춘계대제 때 ‘내각 총리대신’ 명의로 ‘마사카키’라는 신사용 공물을 바쳤다. 그는 고이즈미 내각의 관방장관이던 2006년 춘계대제 직전 참배한 적이 있다. 그는 차기 총리가 된 이후에도 참배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일, 한·일관계가 이런 상태인 만큼 말씀드리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지난 9일 자민당 전국 간사장 회의에서 “지난 총리 임기 중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이 통한으로 남는다.”고 밝혀 총리 취임 시 참배를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서울 삼겹살, 충북 짜장면, 전북 비빔밥 “제일 비싸”

    서울 삼겹살, 충북 짜장면, 전북 비빔밥 “제일 비싸”

    삼겹살 200g을 서울 식당에서는 1만 4028원, 강원에서는 그보다 30% 정도 싼 9889원에 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밥 한 줄도 지역에 따라 3200원(대전)~2527원(경남)으로 700원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23일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8월부터 올 8월까지 1년간 16개 시·도의 서민 생활 관련 30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공개한 결과다. 7개 지방공공물가는 전수조사, 나머지 품목은 표본조사를 했다. 전체 평균상승률은 2.9%로 서울(4.9%), 전남(3.8%) 등의 물가 상승률이 높았다. 지역별 가격 차이가 컸다. 상수도(20㎥)의 평균 이용료는 1만 192원이었지만, 지역별로는 7570(제주)~1만 4100원(울산)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하수도(20㎥) 이용료도 2618(강원)~7100원(부산)으로 2.7배 차이가 났다. 20ℓ 쓰레기봉투가 부산에서는 811원에, 경북에서는 297원에 팔린다. 외식비는 8개 품목 중 4개 품목에서 서울이 가장 비쌌다. 전북에서 5800원이면 먹을 수 있는 냉면 한 그릇이 서울(7636원)에서는 2000원을 더 내야 한다. 삼계탕도 다른 지역 평균(1만 1500원)과 달리 서울은 1만 3136원에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칼국수도 서울(6409원)이 다른 지역보다 1000~2000원 더 비쌌다. 하지만 짜장면은 충북(4500원)이 가장 비쌌고, 비빔밥은 전주비빔밥으로 유명한 전북(7150원)이 가장 비쌌다. 품질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 개인서비스 비용도 서울이 다른 곳보다 비쌌다. 미용실 커트비는 서울이 1만 5727원으로 충북(9857원)보다는 50% 이상 비쌌다. 성창훈 물가정책과장은 “지역 간 품질 차이 등을 반영하지 않아 체감가격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자 최근 물가변동 요인을 반영한 시·도별 가격정보를 매월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수돗물 값싸 펑펑…요금 600원 더 내면 수질·가뭄 걱정 없어”

    “수돗물 값싸 펑펑…요금 600원 더 내면 수질·가뭄 걱정 없어”

    기후 변화로 인해 물의 양적 관리와 함께 질적 관리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월 뜨거운 폭염과 함께 북한강 일대에 녹조가 발생하면서 상수원 수질에 대한 국민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상·하수도관 노후화가 물관리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재정적인 이유로 관거 교체 작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은 5일 민경석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권형준 한국수자원공사 경영관리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보이지 않는 생명줄 수도는 과연 안전한가’라는 주제로 대담을 갖고, 우리나라의 물관리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사회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최근 전국 하천에 녹조현상이 심각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녹조로 인한 수돗물 악취가 문제가 됐었는데 원인이 무엇인가. 민경석 교수(이하 민) 한강에서 녹조가 나타나 국민의 관심사가 됐지만, 사실 낙동강이나 영산강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발생했다. 이번 여름 발생한 녹조 원인은 객관적으로 따져야 한다. 과거보다 갑자기 수질이 나빠져 녹조가 생긴 것이 아니다. 된더위로 인한 온도 상승과 일조량 증가, 질소인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정수처리 공정으로도 수돗물의 독소물질 제거는 가능하다. 녹조 발생을 근본적으로 막아야 하지만 일단 녹조가 발생해도 고도정수처리를 하면 독소, 맛과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물 관리를 둘러싼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안정적 물 공급 대책이 요구되는데. 권형준 경영관리실장(이하 권) 한마디로 투자가 필요하다. 4대강사업으로 물 공급을 늘리는 예산은 증가했다. 하지만 수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물 관리를 위해 투자되는 재원은 국가 재정과 물 사용자가 내는 수도요금이 전부다. 하지만 국가 재정 투입은 한계가 있다. 수도요금도 공공물가 관리라는 명목으로 꽁꽁 묶여 있다. 물값 인상이 아닌 물값 현실화를 추진하면 가구당 600~1000원 정도의 부담이 더 생긴다. 이 정도만 물값을 현실화해도 국민이 양적·질적으로 더 나은 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연례행사처럼 가뭄피해를 겪고 있다. 민 우리나라 급수보급률은 94.1%에 달하지만 대도시의 이야기다. 면 단위 지역은 55.9%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급수혜택의 격차가 커 일부 지역에선 고질적 가뭄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생존에 필수적인 물의 균등 제공, 즉 국민 물 복지 향상을 위해 미급수지역에 대한 수돗물 공급 확대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주목할 점은 올봄 극심한 가뭄에도 광역상수도는 풍부한 수량을 확보해 물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에 긴급 지원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가뭄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4대강 사업 이후 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커졌다.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 권 올봄 4대강에서 떨어진 지역은 가뭄 피해가 컸지만 4대강 인근지역은 가뭄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광역상수도망이 갖춰지면 이런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 2014억원을 투자해 428㎞의 광역상수도 관로를 신규로 설치해 기존의 광역상수도망과 연결하면 올해와 같은 최악의 가뭄에도 총 184곳에 하루 91만㎥의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추가 부담 수도요금도 3.3원에 불과하다. →최근 수도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원인이 뭔가. 윤원철 교수(이하 윤) 1970~1980년대 고도 경제성장기에 묻은 대형 수도관들이 점차 그 수명을 다하고 있다. 현재 광역상수도 관로 4957㎞ 중 22%인 1074㎞가 20년 이상된 노후 관로다. 하지만 개량 실적은 필요수준 대비 39%에 그치고 있다. →결국 재원문제다. 정부가 수자원 인프라 투자에 인색한 이유가 뭔가. 권 복지 등 다른 부문에 예산이 늘면서 인프라 투자에 대한 예산이 줄었다. 또 정부의 재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수도 요금을 현실화하는 게 해답이지만 시민들은 수도요금을 사용료라고 생각하지 않고 세금이라고 생각한다. 인식을 바꿔야 할 때다. 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공공요금을 준조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한다고 해도 지자체의 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근본적인 재원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때문에 관거 개선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소비자의 실제 비용부담으로 해결해야 한다. →수도 요금 현실화에 부정적인 이유는. 윤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이 물가 안정이다. 전기요금이나 수도요금을 올리는 것이 물가를 잡는 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 요금의 경우 가구당 600원 정도만 올려도 서비스의 질이 개선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물가 관리에 큰 부담이 가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이것이 부담이 될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국가에서 복지 차원으로 수도 요금을 안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전체 경제를 생각했을 때도 더 유용하다. 상수도 관거의 노후화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치러야 하는 비용은 수조원대에 이른다. 민 지난해 구미에서 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을 때 경제적 피해가 엄청났다. 관거에 대한 투자를 늦추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결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요금 현실화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좋지 않다. 민 수도 요금을 세금이 아닌 비용으로 생각해야 한다. 1000원 미만의 돈으로 양적·질적으로 더 나은 수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윤 나중에 사고가 터지고 그것을 회복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더 크다. 정부도 수도 요금을 물가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는 자세를 바꿔야 한다. 권 요금 현실화가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측면이 있다. 광역상수도 요금은 2005년부터 7년간 동결돼 있어 생산원가의 81% 수준에 불과하다. 이것으로는 노후시설 개량이나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 등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국민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정리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지자체는 소송중] 부당이득·공공물 부실관리 손배 많아… 소송비 수십억

    [지자체는 소송중] 부당이득·공공물 부실관리 손배 많아… 소송비 수십억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은 크게 보면 두 가지 유형이다. 먼저 전국적인 공통현상으로 부당이득금을 둘러싼 갈등이나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설치한 도로 등 영조물과 관련된 보험회사 등의 손해배상 소송이 여기에 속한다. 산악지역이 많은 강원도는 열악한 도로와 관련된 민사소송이 전체 민사소송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도로의 시설물이나 장마철 도로에 흘러내린 토사로 인한 차량 손상과 관련, 보험료를 물어준 손해보험사가 지자체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면서 민사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사도가 심하거나 굽은 길, 낙석, 빗물에 흘러 내린 토사, 규정보다 낮게 설치된 가드레일 등으로 인한 차량 손상 등 산악지역에서 발생한 피해에 따른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경남도 법무담당관실 관계자는 “지자체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는 보험회사에서 영조물관리 하자를 이유로 제기하는 구상권 청구 소송이 50%에 달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밝혔다. 보험회사는 지자체의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되면 소를 제기한다. <보험회사 구상권 청구 사례> #사례 1. 2010년 2월 23일 오전 11시 경남 창원시 동읍 지방도 35호 도로를 걸어가던 초등학생 2명이 차에 치여 사망했다. 보험회사는 피해자 2명에게 6억원을 보상한 뒤 경남도를 상대로 30%의 책임이 있다며 2011년 2월 22일 구상권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7월 6일 1심 재판에서 경남도가 승소했고 보험회사는 항소했다. 2012년 5월 3일 항소기각으로 경남도가 최종 승소했다. #사례 2. LIG손해보험회사는 지난 6월 19일 울산지법에 경남 양산시를 상대로 양산시 어곡동 지방도 1051호 도로에서 난 대형 교통사고와 관련해 구상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도로에서는 2008년 11월 16일 양산 배내골에서 야유회를 마친 쌍용자동차 엔진공장 노동자 35명을 태우고 창원으로 가던 관광버스가 15m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져 4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보험회사 측은 보상비 등으로 12억원을 지급한 뒤 도로 관리권자인 양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두번째는 각종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수도권에서 인·허가와 보상금을 둘러싼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발사업 관련 소송 사례> #사례 1. 경기 성남시는 골프연습장 인·허가와 취소를 반복했다가 17년간의 소송 끝에 결국 150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1995년 1월 분당구 이매동 서현근린공원 내에 골프연습장을 짓기로 했던 사업자 장모(73)씨는 당시 성남시로부터 조건부 인가를 받았지만 이후 시가 인근 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인가를 취소하면서 지루한 다툼이 벌어졌다. 행정심판위원회 재결과 재인가 신청 등을 반복하면서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장씨는 2007년 3월 투자금과 예상수익, 이자 등 169억 2000만원을 시에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 대법원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사례 2. 2005년 경기 과천시 과천·주암·갈현동 일대 개발제한구역 65만여㎡를 해제하면서 이 가운데 21만여㎡를 주차장과 공원 등의 용지로 지정했지만 용도 변경 전 가격으로 보상을 실시, 토지주들이 과천시가 토지보상비를 적게 주기 위해 용도지구 변경 전 가격으로 토지보상을 했다며 2009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민사소송이 증가하면서 소송기간에 따른 공무원들의 업무 공백과 패소에 따른 예산낭비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소송이 평균 6개월 이상 소요돼 담당 공무원이 이 일에만 매달려 있어야 하는 데다 해마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소송 비용과 패소할 경우 물어야 하는 수백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남시의 경우 지난해 소송비용으로 14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민사소송이 급증하면서 모두 22억원을 사용했다. 부족한 예산 탓에 예비비까지 사용한 것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연초 8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현재 추경을 통해 7억원의 소송비용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창원 강원식·성남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이 여인들의 눈물, 외면할 수 있습니까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을 다룬 ‘학살, 그 이후’(권헌익 지음, 유강은 옮김, 휴머니스트 아카이브 펴냄)는 제사상에 올리는 한 잔의 술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인 저자는 한국인 인류학자다. 인류학자로서 1994년부터 틈나는 대로 베트남을 드나들며 현지조사를 수행했다. 한국인으로서 베트남전 특수로 인해 “내가 살던 가난한 동네에서도 물질적 상황조건이 개선”됐다는, 나중에 깨달은 “도덕적 궁지” 때문이다. 한국인 인류학자로서 저자는 이 책을 “공물(供物)로 내놓는다.”고 해뒀다. 학문적 땀방울 못지않게 인간적 눈물방울이 읽히는 이유다. 저자가 처음 꺼내 놓은 얘기는 1968년 2월 25일 한국군 해병대가 민간인 135명을 학살한 뒤 살아남은 몇몇 주민들이 시체들을 가매장해 둔 것까지 불도저로 모조리 밀어버렸다는 ‘하미 학살’이다.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3월 16일, 미군도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 이는 ‘미라이 학살’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군의 행위가 그에 못지않게 잔혹했고, 노엄 촘스키가 “43건의 미라이 학살들”이라는 복수형 표현을 쓸 정도로 빈번했음에도 왜 미라이 학살만 알려졌을까. “하위 행위자는 폭력적인 마을 평정 작전에서 지배적 행위자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고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쉽게 말해 이름을 떨친 종군기자나 연구자들은 미군만 쫓아다녔지, 한국군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국가 정체성 운운하며 흥분할 필요는 없다. 저자는 베트남전 참전군인들을 대놓고 비난하지 않는다. 그들 역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저자가 만난 학살 생존자들은 시계추처럼 오간 군인들의 극단적 이중성에 곤혹스러워했다. 어제 주민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집 짓는 걸 도와주던 이들이 오늘은 주민들을 모아놓고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총을 난사했다는 것이다. 이 극단적 이중성이 어찌 그들 탓이랴. “전쟁이라는 냉혹한 태엽장치에서 시계추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고 “시계추에는 자체의 동학이 있지만 자신의 운동을 통제할 수 없”었을 뿐이다. 저자는 “전후의 삶을 통해 이런 잔인한 동요의 기억과 싸웠다고 믿는다.”는 수준에서 매듭짓는다. 저자가 힘을 모으는 지점은 학살된 이들을 베트남 사람들이 추모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는 저자가 에밀 뒤르켐의 수제자 로베르 에르츠의 ‘상징적 양손잡이’ 개념을 주된 화두로 붙잡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아노미 개념에서 보듯 뒤르켐은 사회적 유대감에 관심을 가졌다. 에르츠는 그다음 단계, 그러니까 사회적 유대가 격렬하게 깨졌을 경우 어떤 양상이 벌어지고 이를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를 연구했다. 이를 위해 제안한 것이 양손잡이 개념이다. 오른손에게 바른 손이라는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왼손도 함께 바라봐 온전한 양손잡이가 되자는 것이다. 영웅적 군인이 오른손이라면, 학살 피해자는 왼손이다. 저자는 실제 현지조사를 통해 학살 피해자들이 베트남 내부에서도 왼손 취급당했음을 드러낸다. 전쟁 이후 베트남도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수행했다. 전선에서 피 흘리며 죽어간 젊은이들에게 국가는 전쟁영웅이란 칭호를 부여했고 기념비와 묘지를 바쳤다. 그러나 균열도 드러난다. 북베트남 전사들은 전쟁을 위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전장에 투입됐다. 해서 시체를 고향으로 되돌려 보내 웅대한 기념비 옆에 묻으면 된다. 접경지대격인 베트남 중부의 학살 피해자는 다르다. “영웅적 전사자라는 도식 안에서 보면, (학살 피해자들의) 집단 무덤은 재생의 가치가 결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편의 유해와 상대편의 유해가 뒤죽박죽 엉켜 있는 모호한 대상”이다. 그래서 “혁명 열사들의 유해를 모아 마을의 중심부로 가져왔을 때 평범한 마을 사람들의 유골은 논으로 바꿀 예정인 곳에서 외곽의 모래투성이 황무지로 옮겨졌다.” 비극적 죽음에 눈물 흘릴 공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해원을 위해 사당을 짓고 무당을 불렀다. 조선시대 성리학이 교조화되면서 의지할 곳을 잃은 부녀자들이 절과 무당집에 몰려갔듯, 베트남 주민들도 민간전통신앙에 의지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었다. 문제는 국가적 공식 기억에 맞지 않고 과학적 사회주의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베트남 정부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점이다. 이는 딜레마를 낳는다. 전쟁 당시 베트남 인민들이 가장 분노한 것은 외국 군인들이 조상을 모신 사당을 부수고 사람을 함부로 죽였을 뿐 아니라, 장사조차 못 지내게 시체를 마구 훼손하고 뒤섞어 버린 만행이었다. “전쟁 동원 체제에 가장 뚜렷한 기여를 한 조상 사당들이 전쟁이 끝난 뒤에 정치적 불순성과 문화적 후진성의 상징으로 꼽힌 것은 아이러니다.” 이 갈등은 1990년대부터 수면 위로 치솟는다. 여러 가지 형태의 이장운동이 벌어지는 것이다. 국가가 조성한 공식 무덤에서 개인 사당으로 유골을 빼내오거나, 버려졌던 유골을 국가의 공식 무덤에 안치하는 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베트남전은 이데올로기나 박정희 평가 문제,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의원의 반발(2001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자 “6·25전쟁에 참전한 16개국도 북한에 사과해야 하느냐.”고 공격했다.) 등이 있어서 한국에서도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빙빙 에둘러 왔지만, 사실 책의 백미는 이 부분이다. 하나만 꼽자면, 하미 전쟁열사묘지에는 ‘전쟁범죄 희생자 35인의 공동무덤’이 있다. 1986년 9월 하미에서는 하미 근처 하지 마을에서 한국군에 의해 35명이 학살당한 사건을 놓고 논쟁이 벌어진다. 주민들은 이들 역시 열사라 보고 공식묘지에 묻어 달라고 요구하지만, 정부는 이를 거부한다. “열사란 직접 적과 맞서 싸운 이들”이라서다. 주민들 압력으로 결국 무덤은 조성되지만, 정부는 이들 묘를 파내려고 한다. 그때 주민들은 “낫이나 작대기를 무기 삼아 들었다.” “오늘부터 너희가 우리 적”이라면서. 저자는 무차별적인 학살 때문에 그 수많은 뼈와 해골 가운데 어느 것이 누구의 유골인지 모를 지경이지만, 그럼에도 한 구 한 구 파내 정성스럽게 쓰다듬고 정리하고 가지런히 다시 묻는 이장의 과정 자체가 후손들에게는 정신적으로 커다란 치유가 된다는 증언들을 곳곳에서 강조한다. 저자가 끊임없이 길어올리는 것은 ‘농민인지 전사인지 구분 안 되는 악독한 빨갱이 베트콩’ 대신 ‘조상 모시면서 제 땅을 제가 파먹고 살길 원하는, 농경사회라면 흔히 발견되는, 한국에서도 흔히 찾을 수 있는 농민의 얼굴’이다. “농민 전사들이 군복을 입은 정규군 병사들과 악수를 하고, 정치 장교들이 장황하게 늘어놓는 연설을 참고 들으며, 달 없는 밤을 틈타 재빨리 집으로 달려왔을 때, 그들이 여전히 군인이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니까 “체제가 공간의 균질성과 정체성의 불변을 고집한 반면, 삶으로 직접 겪는 냉전의 현실은 모순적 공간이나 변증법적 공간이었고, 이러한 현실 속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 동일자가 아니라 쉽게 변화하는 존재였으며, 이런 변형성이야말로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을 제공했다.” 모두가 베트콩이었으되, 그 어느 누구도 베트콩이 아닌 이런 상황을 저자는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 책으로 2007년 미국 인류학회가 수여하는 클리퍼드 기어츠상을, 후속작 ‘베트남전쟁의 혼령들’로 2009년 미국 아시아연구협회가 주는 조지 카힌상을 받았다. 해서 책 앞에는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의 서문이 붙어 있다. 한 구절 따온다면 이렇다. “전쟁을 수행하는 나라들은 정치적 목적과 이데올로기를 위해 죽은 이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가족들에게서 그들을 앗아가 깊은 상처를 남기고 사자(死者)들을 역사의 행위자가 아니라 도구로 뒤바꾼다.” 한국전쟁과 그 이후 지금까지도 격렬한 이념전쟁을 치르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런 연구가 수행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저자는 한국전쟁 연구 권위자인 박명림 연세대 교수와 손잡고 ‘한국전쟁을 넘어서’라는 국제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다려지는 부분이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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