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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멜 표류기 제주서 첫선/‘항해·표류의 역사’ 특별전 북적

    남쪽으로는 멀리 한라산이 바라다보이고,북쪽으로 사라봉을 끼고 있는 제주국립박물관은 한여름의 여느 박물관과는 달리 활기차다.반바지에 샌들 차림의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쓰는 말씨도 제각각이다. 전라도에 경상도,충청도에 강원도까지….뜻밖이다.벼르고 별러서 찾은 제주도에서 박물관이라니.이렇게 세상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17세기 스웨덴전함 바사호 재현 제주박물관이 북적이는 데는 지난 8일 막을 연 ‘항해와 표류의 역사’특별전이 한몫을 한다.네덜란드 선원 헨드리크 하멜의 제주도 표착 3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은 한국을 중심으로 한 항해와 표류,동서양 문물교류사를 본격적으로 조명한다.국내는 물론 네덜란드와 일본 등의 국·공립기관 등에서 250여점의 유물을 출품했다. 관람객들은 그러나 곧장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입구에 재현되어 있는 18세기 네덜란드 연합동인도회사 소속 범선의 선장실이 발걸음을 붙잡기 때문이다.어른들에게도 흥미롭지만,어린이들에게는 이것만으로도 박물관이 그리 재미없는 곳은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듯하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먼저 스웨덴 전함 바사호의 모형이 눈에 들어온다.길이 62m,높이 50m의 1300t 짜리 전함은 1628년 처녀 항해에서 침몰했다.1958년 인양됐고,스톡홀름에는 전용 박물관이 세워졌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하멜이 몸담았던 네덜란드 연합동인도회사의 역사가 펼쳐진다. 이 회사의 무역선은 17∼18세기 4700여차례 출항했으나,무사귀환은 3500여차례에 불과했다.그럼에도 엄청난 이익을 남겼다니 동방무역이 얼마나 매력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사슴가죽과 용뇌향,설탕,명반,목향 등 주요 교역품도 전시됐다. 하멜은 1653년 스페르웨르호를 타고 암스테르담을 떠났다.일본의 나가사키를 향하던 하멜 일행은 폭풍에 휘말려 제주 차귀진 해안에 난파했다.그는 일본으로 탈출하기까지 조선에 13년 28일 동안 억류되어 있었다.‘하멜 표류기’는 이 기간의 임금을 청구하기 위한 보고서.6부가 필사되어 각 위원회에 보고됐고,이 정보를 바탕으로 네덜란드는 조선과의 교역을 위하여 코리아(Corea)호를 건조했다.●동인도회사에 청구하기 위해 쓴글 특별전에는 이 6부의 보고서 필사본 가운데 하나가 나와 있다.네덜란드 국립공문서보관소가 소장하고 있는 이 보고서가 전시회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하멜의 육필(肉筆)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한다.코리아호의 존재는 함께 출품된 연합동인도회사의 출항기록부에 나타나 있다. 한국과 중국,일본의 해상활동도 난파에 따른 해저유물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전남 신안과 제주 신창리의 중국무역선과 충남 보령과 태안,전북 군산 비안도,전남 완도 어두리와 신안 방축리의 한국 침몰선에는 도자기들이 주로 실렸다.도자기를 중심으로 한 동서양 및 한·중·일 교역과 한국안에서의 자기 수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조선사람들의 표류기록도 생각보다 훨씬 많아 눈길을 끈다.과거를 보러 서울에 가다 유구국으로 흘러간 장한철의 ‘표해록’(1770)과 중국표류기를 가사로 엮은 이방익의 ‘표해가’(1797),필리핀까지 표류한 문순득의 ‘표해록’(1805) 등이 그것이다.특별전은 10월12일까지 열린다.(064)720-8101. 글·사진 제주 서동철기자 dcsuh@
  • 인천 경제특구 첫 지정

    인천광역시 송도와 영종도,청라지구 6336만평이 첫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오는 2020년까지 인구 49만명의 계획 도시로 개발된다.이 지역은 근로기준법의 유급주휴일제 예외가 인정돼 월차 유급휴가 적용이 배제되고,무급휴일 및 무급 생리휴가가 허용되는 등 ‘무노동·무임금’원칙이 적용된다. 재정경제부는 5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열어 인천광역시가 제출한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안’을 확정,의결했다. ▶관련기사 20면 지정안에 따르면 3개 지구 중 송도지구는 국제업무·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 중심지로,영종지구는 항공·국제 물류단지로,청라지구는 관광·레저 및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2008년까지 1단계,2020년까지 2단계로 건설된다. 이들 3개 지구에 입주하는 외국인 투자기업은 입주 후 3년간 소득세와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이 완전 면제된다.구역내에서는 각종 공문서가 영어로도 접수·발간되고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 규제나 중소기업 고유 업종의 각종 규제도 배제된다.학교는 100여개의초·중·고교 이외에 외국인 학교 5곳과 외국대학 분교 3곳이 들어서며,내국인도 외국인학교에 제약없이 입학할 수 있게 된다. 또 외국인 전용 병원과 약국의 설립이 허용되며,지구별로 1개씩의 종합병원 등이 세워진다. 인천시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이 완료되면 생산유발액 53조 4350억원,부가가치 유발액 22조 4370억원,고용유발 13만명 등의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기업신용보증제도 ‘구멍’/ 허위 공문서에 속아 폐업한 기업 융자 15억 손실

    신용보증기관들이 기업들이 제출한 허위 공문서에 속아 보증을 해주거나 심지어 폐업한 기업에도 신용보증을 해주는 등 신용보증 제도에 허점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산은캐피탈 등을 대상으로 ‘기업 신용보증 및 투·융자 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이같은 문제점을 적발해 개선방안을 강구토록 통보했다. 감사결과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지난 98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매출실적이 적은 13개 업체가 보증을 많이 받을 목적으로 사업자등록증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원,재무제표증명원 등을 위조해 작성한 서류를 그대로 인정해 18억 5500만원의 대출보증을 해 주었다.이후 해당기업들이 3∼15개월 만에 부도가 나는 바람에 15억 4315만원을 대위변제,기금손실을 초래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국세청에서 직권 폐업되거나 자진폐업을 신고한 7개 업체가 보증을 신청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보증을 해 줘 7억 507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 특히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두 기관이신용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한 기관에서 신용 불량으로 보증이 거절된 기업의 보증을 다른 기관에서 취급해 지난 99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모두 547개 업체에서 1192억원에 이르는 보증사고가 발생,734억원의 손실이 초래됐다. 산은캐피탈 모 지점은 지난 2001년 5월 투자 부적격 업체로 결정된 벤처기업의 주식 3만주를 2억 5500만원에 취득해 전액 손실을 보았다. 감사원 관계자는 “신용기관들의 마구잡이식 보증과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 및 불법행위로 인해 기업신용 자체에 대한 불신과 비판이 일고 있다.”면서 “보증심사를 태만히 한 관련자 6명의 문책을 요구하고 21명의 주의를 통보하는 한편 공문서 등을 위조해 보증을 신청한 20개 업체를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부동산시장 ‘봉이김선달’판친다

    가짜 부동산매매계약서로 가정주부나 명예퇴직자 등을 속여 투자금을 가로채는 ‘고전적’인 부동산 사기가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심하는 부녀자들을 노린 부동산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허위 개발 정보를 유포,비싼 값에 땅을 팔아치우는 ‘신종 사기’와 달리 고전적인 부동산 사기는 원천적으로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하거나 투자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다.아예 계약서 자체를 위조한 사기여서 투자금을 몽땅 털리게 된다.사기 대상도 국공유지부터 대기업 빌딩,민통선내 토지,철거가옥 등 다양하다. 원시적인 사기가 먹혀드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로 ‘묻지마 투자’라도 뛰어들어야 하는 투자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역이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청 땅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서울 서대문구청 홈페이지를 열면 ‘허위공문서 유통안내’라는 긴급 창이 뜬다.안내문은 “구청이 국공유지인 연희동 산2번지 일대 임야 3733평을 ㈜민주경찰일보에 팔기로 계약했다는 허위문서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니 재산상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대문구는 “최근 건설업체와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이 땅의 매각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누군가가 부동산 사기 목적으로 허위 공문서를 만든 것 같다.”고 밝혔다. 문제의 땅은 수년 전 국회직장조합 등으로 구성된 한양연합주택조합이 조합아파트를 짓겠다며 서대문구에 건축허가를 요청했던 임야.서대문구는 그러나 이곳에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안산문화쉼터를 조성하기로 하고 서울시로부터 634억원을 지원받아 개인 땅을 사들이고 있는 중이다.구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이라며 조합주택 사기를 벌이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허위공문서는 서대문구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매수신청인에게 지번(地番) 오류를 바로잡아 통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가짜 서대문구청장 직인까지 찍혀 있다.주부나 사회 경험이 적은 사람들에게 매매계약 체결이 있었던 것처럼 믿을 수 있게 만들었다.구는 지난 12일 서대문경찰서에 허위 공문서 발견 수사의뢰를 했으나 아직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 빌딩을 미끼로 사기 영등포 롯데백화점 맞은 편에 있는 금호건설 소유의 업무·상가복합 건물에서도 사기행각이 벌어졌다. 오피스와 점포가 함께 들어선 이 건물은 오래 전 금호건설이 팔려고 내놓은 매물.사기꾼들은 금호건설과 이 건물을 매입하기로 계약한 뒤 계약금까지 치른 것처럼 위조한 계약서를 들고 다니며 부녀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위조 계약서에는 가짜 금호건설 대표이사 인감이 찍혀 있다.이들은 금호건설로부터 사들인 건물의 상가를 다시 분양하는 것처럼 속이고 점포당 5000만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지지구 아파트 입주권 사기 극성 철거가옥 전문 부동산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택지지구 아파트 입주가 불가능한 가옥에 웃돈을 붙여 팔아먹는 사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사기꾼들은 재개발지구 아파트 입주권을 송파 장지택지개발지구 아파트 입주권으로 둔갑시키거나 도시계획확인원에 ‘도로저촉’으로 표시된 가옥을 사들인 뒤 택지지구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며 속여 파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밖에 일산·파주 등에서는 10여년 전에 나돌았던 민통선 이북 토지문서를 들고 다니면서 사기를 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찬희기자 chani@
  • 17세기 네덜란드에 ‘코레아호’/ 하멜표류기 접한뒤 교역시도 제주박물관 새달 8일 특별전

    네덜란드가 17세기에 조선과의 교역을 위하여 코레아(Corea)호를 건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은 하멜의 제주도 표착 35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기록을 발견하여 25일 공개했다. 헨드릭 하멜은 1653년 제주에 표착한 뒤 억류되어 있던 13년28일 동안의 보고서를 통하여 한국을 유럽에 최초로 알린 네덜란드 선원이다. 네덜란드 국립공문서보관소가 소장하고 있는 이 문서(사진)는 1604년부터 1794년까지 연합동인도회사의 이름으로 출범한 모든 선박을 알파벳 순서로 정리한 것이다. 문서에 따르면 코레아호는 연합동인도회사가 하멜의 표류기를 접한 뒤 조선과의 무역을 시도하기 위하여 1668년 제작했지만,1679년 퇴역할 때까지 조선으로 항해하지 못했다. 또 하멜이 1653년 제주 표착 당시 난파한 스페르웨르호와 포르투갈인으로 조선에 표착한 얀 얀스 벨테브레(박연)가 탔던 홀란디아호와 우베르케르크호에 대한 기록도 남아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코레아호 출항기록은 네덜란드 정부의 도움으로새달 8일부터 10월12일까지 제주박물관에서 열리는 ‘항해와 표류의 역사’특별전에 출품된다. 서동철기자 dcsuh@
  • ‘번개’ 남의 이름으로 10년

    ‘번개 배달원 조태훈 강사’로 전국 각지를 돌며 성공담을 강의해온 중국집 배달원 출신 ‘번개’가 10년간 남의 이름으로 이중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번개’는 지난 18일 오후에도 기업연수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기 위해 경기도 안성시청을 찾았다가 공문서 변조 등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정체가 밝혀졌다. ‘조태훈’으로 알려진 번개의 본명은 김모(38·서울시 강서구 화곡동)씨.번개는 지난 94년 4월 중국집 계산대에서 훔친 동료 배달원 조태훈(37·광주 서구 상무동)씨의 주민등록증에 자기 사진을 붙이면서 엉겁결에 조씨로 행세하게 됐다.예비군훈련 불참으로 기소중지자가 되고 잦은 이사로 전입신고마저 하지 못하면서 주민등록증이 말소됐기 때문. ‘번개’의 성공담은 널리 알려진 대로다.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중학교 1학년 때 중퇴하고 지난 86년 무작정 상경했다.검정고시 출신 중졸학력이 전부인 번개는 지난 97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앞 중국 음식점 S반점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면서 뜨기 시작했다.“주문 전화를 끊는 순간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는 신속함과 남학생에겐 소주를,여학생에겐 스타킹을 선물하는 등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매스컴에 이름을 올리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밑바닥 인생에서 일약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면서 이후 ‘번개 배달원 조태훈 강사’의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방송사들이 앞다퉈 그를 초빙했고 IMF체제에서 ‘21세기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초청강연 횟수만 2000차례를 넘었다.강연료도 한달에 1000만원을 웃돌았다.‘번개반점’ 체인망을 거느린 사장이자 ‘번개외식경영컨설팅연구소장’이라는 길다란 직함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조태훈이 된 번개는 이후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불안한 생활이 이어진다.자신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아는 친구를 속일 수는 없었다.자동차운전면허도 따지 못했다. 아무리 멀어도 기차나 버스로 이동했다.멀찌감치 경찰 복장만 보여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아무리 바빠도 무단횡단만은 하지 않았다.더욱이 초등학교 갈 때가 된 큰아들(7)은 물론 둘째(2)도 혼인신고조차 못한 부인의 호적에 올렸다. 지난 98년 을지로에 ‘번개’라는 중국집을 냈다가 쫄딱 망하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번개의 명성은 이어졌을지 모른다. 큰 손해를 보고 중국집 문을 닫고 지금도 빚을 갚고 있다. 문제는 진짜 조태훈씨에게 엄청난 소득세와 의료보험료 미납 독촉장이 수년째 날아들었고 소명자료 제출에 지쳐 견디다 못한 조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번개는 덜미가 잡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떳떳한 아빠로 살아가게 돼 오히려 시원하고 홀가분하다.”고 털어놨다.광주 서부경찰서는 20일 김씨에 대해 공문서 위·변조와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그러나 검찰은 고의성이 없고 그동안의 사회적 봉사활동을 고려해 불구속 수사토록 조치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장군님의 ‘한자예찬’ 30년 / ‘한자교육 전도사’ 이재전 예비역 중장

    이재전(李在田·육사 8기) 예비역 육군 중장은 내년이면 희수(喜壽·77세)인데도 나이를 잊고 산다.현역시절 못지않게 일에 파묻혀 살고 있기 때문이다.어릴 적 친구와 군 동기생들은 대부분 현직에서 은퇴했거나,상당수는 이미 작고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요즘 그에게 가장 신명나는 일거리는 한글세대인 청소년들에게 한자(漢字)를 가르치는 일이다. ●한자 보급 전도사 이씨는 매일 아침 (사)한자교육진흥회가 입주해 있는 종로 5가 기독교회관으로 출근한다.한자교육운동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90년 사재를 털어 이 단체를 만든 뒤 회장을 맡고 있다.10·26 사태 당시 청와대 경호실 차장으로 있다가 군문을 떠난 그는 83년부터 89년까지 성업공사 사장을 지냈다. 그가 한자교육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수십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한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이유도 있지만 약 30년 전 일선 군단장 재직 때 영관급 장교들이 한자를 몰라 신문이나 전문용어가 많은 병서(兵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된 게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이에 따라 우선 장교들에게 교육용 한자 1800자를 마스터할 것을 지시했다.엉성하지만 ‘교재’도 만들어 배포했다.병사들을 위해 가급적 공부할 수 있는 부대내 여건을 조성해 줄 것도 휘하 지휘관들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일부 부하들 사이에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당시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한글전용 5개년 계획이 한창 추진 중이었는데 정부 방침에 역행하는 것처럼 보일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렇다고 물러날 그가 아니었다.그의 입장은 단호했다.한글 전용정책에 숱한 문제가 있는 데도 모르는 체 하는 것은 군인의 도리가 아니라며 오히려 부하들을 나무랐다고 한다. 이씨는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로 구성된 상태에서 한자 공부를 제대로 시키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문맹자를 양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면서 “초등학교부터 한자를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해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표의문자인 한자와 표음문자인 ‘가나’를 적절히 ‘혼용’하는 일본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도 학생들의 교과서와 일선 행정기관 공문서에국한문 혼용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국한문 혼용은 일부 단어에 한해 한글을 쓰지 않고 한자를 쓰는 것을 말하고,병기는 한글을 쓰고 뒤에 괄호를 만들어 한자를 함께 쓰는 것을 말한다. ●새 주민등록증 한자 이름도 그의 작품 진흥회 설립 이후 약 13년동안 한자교육 운동을 추진하면서 적잖은 ‘실적’도 거뒀다. 지난 국민의 정부 때 정부가 주민등록증을 갱신하면서 이름을 한글로만 표기할 계획을 알게 되자 즉각 육사 동기생인 김종필 당시 국무총리를 찾아가 최소한 이름만이라도 한자 병기를 요구해 관철시켰다.그는 “우리처럼 동명이인이 많은 나라에서 어떻게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들면서 이름을 한글로만 적을 생각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또 지난해 월드컵을 앞두고는 고건 당시 서울시장을 만나 도로표지판에 한자 병기를 강력 요구,이 역시 관철시키는 뚝심을 보여줬다. 군 생활을 오래한 때문인지 장병들의 한자교육에 대한 관심은 더욱 각별하다.1999∼2000년 무렵엔 국방부의 협조로 한자교육을위한 벽걸이용 한자교재를 각급 부대에 배포,내무반에 비치토록 했다. 그는 부모의 이름도 한자로 못쓰는 대학생이 태반인 상태에서는 국가 경쟁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프라이드 장군’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그는 소형 승용차인 프라이드를 손수 몰고 다녔다.신장 176㎝인 그가 소형차를 몰고다니는 모습이 다소 이상했는지 주변 사람들은 “예비역 3성 장군이 그게 뭐냐.차 좀 바꾸라.”는 핀잔과 함께 ‘프라이드 장군’이란 별명을 붙여줬다고 한다.요즘은 사업을 하는 아들이 ‘제발 나이를 좀 생각하시라.’며 기사가 달린 차를 대줘 이 차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고령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건강한 편이다.무릎이 약해진 것을 빼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매일 아침 기상하면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근처 공원에서 약 1시간씩 걷기운동을 한다.또 저녁에는 인근 헬스클럽에서 1시간 반 정도 각종 기구를 이용해 체력운동도 한다.그래서인지 70대로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다.그는 “젊게 보이는 것은 아마 쉼없이 일을해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씨는 한자교육운동 이외에도 국방일보에 자신의 군시절 주변 얘기 등을 재미있게 풀어쓰는 ‘온고지신’이란 연재물을 벌써 수개월 째 연재할 정도로 정열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한글만 쓸 것으로 보이는 북한에서도 초등학생들에게 한자교육을 시키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에 대한 한자교육을 강화하지 않을 경우 자칫 동양문화권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中서 제작 위조주민증 사들여 140억대 前장관 땅 매매기도

    위조 주민등록증으로 전직 장관·국회의원의 땅을 팔아치우려 한 일당과 중국에서 활동해온 신분증 위조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7일 위조된 신분증으로 다른 사람 명의의 땅을 팔아치우거나 예금을 인출해 가로챈 조모(45)·김모(61)씨 등 1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또 중국 베이징의 아파트에 작업장을 차려놓고 위조신분증을 만들어 국내에 유통시킨 중국동포 허모(43)씨와 알선업자 등 7명을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조씨는 지난달 2일 전직 장관 김모(79)씨의 위조 주민등록증과 위조 등기필증을 이용,은평구 진관외동에 있는 김씨의 땅 7000평을 140억원에 팔아치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역시 같은 수법으로 전직 국회의원 조모(60)씨의 영종도 땅 2만평을 25억여원을 받고 넘기려 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허모(46)씨 등 국내 알선업자 8명에게 100만∼300만원씩을 주고 중국 현지의 위조업자들이 만든 신분증을 사들여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세영기자
  • [편집자문위원 칼럼] ‘좋은 신문 만들기’ 위한 제안

    대한매일이 더 좋은 신문이 되어달라는 취지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1면에 단기와 음력을 서기, 양력과 병기해 주기 바란다.단기 즉 단군기원(檀君紀元)은 한민족이 반도를 중심으로 국가를 처음 일으켜 세운 해로 그것이 우리 정체의 시작이기 때문이다.한때 미국 흑인들이 자신들의 조상을 찾는 뿌리찾기운동을 전개하였다.외국으로 입양간 아이들이 성년이 되어 친부모를 애타게 찾는 기사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서력기원의 위세 속에서도 단기를 병행하여 명기할 명분은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우리 신문 중에는 대한매일처럼 단기를 아예 안 쓰는 경우도 있고 서기보다 작은 활자를 쓰거나 또는 괄호안에 집어넣어 기록용(?)으로 취급하는 신문도 있다.도대체 왜 그러는가? 이제는 대한매일이 당당히 나서서 ‘같은 크기로 괄호 없이’ 써달라.단기만 써 달라는 국수주의적 항변이 아니다.서기와 함께 단기도 차등없이 써달라는 것이다.음력만 써 달라는 얘기가 아니다.양력을 쓰되 우리 선조들이 수천년 사용한 생활월력이며 지금도 여전히유용가치가 있는 음력도 함께 써 달라는 것이다. 이웃 일본은 서기 외에도,아니 서기보다도 더 많이,자기들 ‘천황’의 즉위를 기리는 고유한 연호 평성(平成)을 사용하고 있다.신문이나 간행물은 물론이고 각종 공문서에도 그 쓰임이 활발하다.중국의 신문이나 잡지,달력에는 중화인민공화국 혁명을 기념하는 중혁(中革)이라는 연호가 쓰인다.일본의 평성이나 중국의 중혁은 우리의 단기와 비슷한 성격과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평성과 중혁이 그들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의 단기는 이제 거의 사라진 사어(死語) 수준이다. 둘째,역시 1면에 대한매일의 존재의 정당성과 시대적 사명을 밝히는 글(mission statement)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는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독자에게 기사화할 가치가 있는 모든 뉴스거리를 제공하겠다(All the news that’s fit to print).”고 약속하고 있다.말하자면,대한매일이 왜 이 시대에 꼭 있어야 하는가를 만천하에 공표하는 나름의 선언문을 제시해주지 않겠느냐는 제안이다.짧게는 ‘독자와 함께 만드는 신문’도 좋겠고…. 셋째,매사에 좀 더 비판적인 신문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필자의 판단으로는 대한매일은 다른 신문들과 비교해서 나름의 장점과 강세가 있지만 정부 비판이란 측면에서 볼 때는 되레 약해보인다.“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국민의 신문”을 자처하고 태어난 독립언론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으로는 다소 의외다.신문은 모름지기 정론직필이 생명이어서 비판성을 잃고서는 바른 논설과 기사는 불가능하다. 작금의 노 대통령 부동산매매 의혹사건도 비중있게 못 다루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비판사설도 더 강도 있게 나가야 한다.100일간의 노무현정부에 대한 비판적 평가기사도 다른 신문에 비해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여러 신문과 방송들이 자체 설문조사 등을 통해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을 저울질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데 비해서 대한매일은 그러한 시도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대북송금특검도 보다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다뤄줬으면 한다.국민 모두에게 북한송금의 진실을 밝히려는 이 역사적 시점에서,특검을 격려하고 또 꾸짖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황 필 홍 단국대 교수 정치철학
  • 육군 ‘공정 인사’ 잣대

    “공문서로 하면 추천이지만,구두나 전화로 하면 청탁입니다.” 육군이 인사 청탁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고강도 인사청탁 근절책을 마련,오는 19일부터 본격 시행한다.육군 관계자는 8일 “공정하고 투명한 군 인사를 위해서는 인사청탁 관행을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보직,진급,교육,포상,평정 등을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청탁과 추천은 달라 이번 대책에는 청탁과 추천,고충처리 등 인사관련 용어의 정의는 물론 이의 유형까지 예시해 놓았다. 인사청탁과 적법 추천을 가늠하는 기준은 인사관련 법규의 준수 여부와 지휘계통을 통한 정상적인 건의 여부,청탁을 받은 인사권자가 부담이나 압력을 느꼈는지 여부 등이다.방법상에 있어 청탁은 은밀하게 담합하고 사신(私信)이나 구두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규정한 반면,적법 절차는 공개적이고 정당한 공문서를 사용하는 것으로 구별했다. 예를 들어 사단장이 보직이 종료된 예하 연대장의 차후 보직에 대해 공문서로 육본 인사참모부장에게 건의하는 것은 추천에 해당되지만,구두나 전화를 이용하는 것은 청탁이 된다. ●청탁의 대표적인 유형은 청탁 유형으로는 ▲인사권자보다 높은 직위와 계급의 군내·외 인사가 인사권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 ▲군내·외 인사가 각종 연고를 이용해 인사권자에게 특정 인사사항을 요청함으로써 정상적인 인사행위를 방해하는 행위 ▲당사자가 지휘계통과 무관한 인사권자에게 ‘잘봐달라.’‘도와달라.’고 요청하는 행위 등을 꼽았다.사단장 등이 진급 추천시기에 진급 대상자의 “자력(이력)을 구하라.”고 실무자에게 지시,실무자가 인사 관련부서에 요청하는 행위도 대표적인 청탁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했다. ●인사청탁하면 어떻게 되나 이 대책에 따르면 앞으로 청탁을 받은 인사 실무자나 인사권자는 청탁행위임을 당사자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그래도 청탁이 계속될 때에는 ‘인사군기 문란자’로 간주된다.인사청탁 발생때 부대별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불이익을 주고,군내 전자게시판에 청탁자 및 청탁대상자 명단과 청탁 내용이 함께 공개된다.조승진기자 redtrain@
  • 노대통령 재산희혹 해명 / 한나라 불·탈법 주장

    노건평씨 재산을 둘러싼 논란에 국민들은 혼란스럽다.여러 건의 부동산과 최소한 20여명의 주변인물들이 뒤엉켜 있다.‘근저당’‘경매’‘차명거래’‘가압류’ 등 금융 및 부동산과 관련한 온갖 거래용어들이 등장하고 거래시점과 관련자도 복잡하다. 연일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들 거래관계의 중심에 노무현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공세는 사실상 ‘숨겨진 노무현 재산 찾기’인 셈이다.한나라당은 부도덕성과 실정법 위반을 문제삼고 있다.노 대통령이 건평씨 뒤로 숨겨놓은 재산이 적지 않고,특히 이 과정에서 7개의 실정법 위반을 비롯해 적지 않은 불·탈법,편법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우선 부동산실명법 위반을 문제삼고 있다.이주영 의원은 ▲96년 6월 진영읍 여래리의 건평씨 명의 부동산 일부가 선봉술씨에게 소유권 이전등기된 것 ▲여래리 부동산 상당수가 건평씨 처남 민상철씨에게 명의신탁된 것 등이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이 의원은 특히 “노 대통령이 회견에서 백승택씨 명의의 신용리 임야 8700평에 대해 ‘그 땅은 형님이 떠도는 개발정보를 듣고 샀다가 깡통을 찼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건평씨 명의로 등기해야지 왜 백씨 명의로 돼 있느냐.”고 부동산실명법 위반을 주장했다.나아가 명의신탁 과정에서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면 조세포탈죄도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공직자윤리법 위반도 논란으로,이 의원은 “진영읍 여래리의 부동산은 적어도 노 대통령 지분으로 봐야 한다.”며 “그러나 해양부 장관 시절 재산신고 때 누락돼 있다.”고 주장했다. 거제시 구조라리의 별장 2채와 카페 1채에 대해서는 건축법 위반과 허위공문서 작성을 주장한다.김문수 의원은 “국립공원에서의 비거주민 신축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특히 관계공무원들이 출장복명서를 쓰면서 건평씨 주소를 구조라리 710에 사는 것으로 기재했다면 이는 허위공문서 작성죄”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탈북자 밀입국 알선조직 첫 적발

    중국에서 탈북자를 모집한 뒤 이들에게 위조여권을 발급,국내로 밀입국시킨 알선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조선족이나 중국인이 아닌 탈북자를 상대로 한 밀입국 알선조직이 적발되기는 처음이다.서울지검 외사부(부장 閔有台)는 위조여권으로 탈북자들을 국내에 입국시키고 6억원을 챙긴 밀입국 알선조직 총책 이윤모(37)씨를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김영열(36)씨 등 조직원 3명에 대해서는 불구속기소했다. 이씨 등은 지난 2000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여권에 탈북자의 사진을 갈아끼우는 수법으로 한국여권을 위조,중국에 있는 탈북자 60여명을 국내로 밀입국시키고 1인당 1000만원씩 모두 6억원을 알선료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 6명,중국 거주 조선족 3명,중국인 1명 등 10여명이 모집책,위조책,행동요령 교육조,항공기 동승 안내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한 뒤 중국에 체류중인 탈북자를 상대로 밀입국 희망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선조직은 북한에 거주하는 주민을 중국으로 탈북시킨 후 국내로 밀입국시키기도 했다.북한 온성군에 거주했던 김모씨 등 6명이 북한을 탈출한 뒤 밀입국한 사례다. 이들 조직은 한국여권을 개당 30만∼50만원에 구입한 뒤 탈북자 사진을 붙여 위조,중국 선양(瀋陽)공항 등을 통해 인천공항에 입국시키는 수법을 썼다.알선조직원은 탈북자와 함께 탑승한 뒤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위조여권을 회수해 다른 범행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씨 등 알선조직은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에게 8주간의 사회적응교육을 마친 뒤 한가구당 주어지는 3700만원의 정착지원금에서 알선료를 받는 외상거래도 했다. 검찰은 그러나 중국 조선족과 달리 탈북자의 밀입국은 생명,신체의 위협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행위라고 보고 이들 조직을 통해 입국한 60여명의 탈북자는 불입건했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 공안당국과 북한의 추적을 피해 어렵게 생활하는 탈북자를 도와준다는 인도적 측면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탈북자의 처지를 이용해 이윤을 추구한 범죄행위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겉도는 도로명·건물번호 부여

    도로 및 건물에 번호를 부여하는 사업이 7년이 지났지만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현행 주소체계를 선진국처럼 생활주소로 바꾸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이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는 곳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행정자치부 주관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시행하고 있는 사업에 관련 부처에서는 혼란만 초래한다며 외면하고 있다.자치단체들은 업무만 떠넘겨 놓고 예산 지원이 따르지 않는다며 아우성이다.1000억원이 넘는 혈세가 길가에 버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도로명 및 건물번호부여사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대안을 찾아본다. ■추진실태 분석 지난 96년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이라는 막강한 조직에서 기획된 이 사업은 내무부(현 행정자치부)가 앞장서 추진해왔다. 정부는 당시 불합리한 주소제도를 개선,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절감시키고 선진화된 주소체계를 갖출 수 있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1000억원 넘는 국민 血稅 낭비 우려 그러면서 현행 주소는 지번체계가 불합리해 시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행정의 비능률 및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당위성도 부각시켰다.이에 따라 내무부는 장관직속으로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 실무기획단’을 구성,이듬해인 97년 서울 강남구와 경기 안양시를 시범사업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어 98년에 안산·청주·공주·경주시가 참여했고 6년이 지난 지금 전국의 63개 자치단체가 사업을 완료했다. 131개 자치단체는 올해 말 목표로 추진중이다. 이 사업에 지금까지 국비와 지방비 등 1196억 4000만원이 소요됐으며,현재 추진중인 자치단체들은 국비 지원없이 6억∼10억원씩의 자체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행자부는 2009년까지 전국의 모든 군지역까지 완료토록 지시를 내린 상태다. ●국고지원도 중단 …언제 끝날지 몰라 그러나 정작 이 사업을 맡고 있는 일선 자치단체들은 썩 내켜하지 않는 눈치다.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2000년부터 국비 지원마저 중단됐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는 월드컵 개최를 앞둔 지난 99년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국비 2억원을 지원받았다.여기에 시비와 구비 3억원을보태 지난해 말 대구지역에서 유일하게 사업을 완료했다. 그러나 수성구를 제외한 대구지역 8개 자치단체들은 2000년부터 국비지원이 끊겨 어정쩡한 입장이다.대구 북구는 올해 도로 명판 제작 및 부착비용 3억여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다른 구청들도 사업 마무리를 위해서는 3억여원이 필요하지만 재정형편이 열악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지적과 관계자는 “당초 사업 초기단계에서는 정부가 국비를 50%이상 지원키로 했으나 갑자기 예산지원이 중단됐다.”면서 “사업 마무리가 상당기간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태부족… 활용도 거의 안돼 군포·의왕 등 16개 자치단체가 추진중인 경기지역도 예산 및 인력부족 등으로 애를 먹고 있다.도로 구간을 설정,도로명칭과 건물기초 번호 등을 정한 뒤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 등을 부착해야 하는데 대부분 지적과 직원 1명이 처리하고 있다.기존 업무에 이 일까지 떠맡게 된 직원들은 “일손이 모자란다.”며 불만이 높다. 지난해 6월 사업을 끝낸 서울시는 직원 6명의 ‘새주소부여 추진팀’이 구성돼 있어 업무추진면에서 지방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다.그러나 2만여개의 좁은길과 골목길 등에 이름판을 붙이고 건물에 번호판을 부착했지만 활용은 지지부진하다. 전국 정리 김병철기자 kbchul@ ■왜 겉도나 수원을 비롯해 화성·오산·평택 등 경기남부지역 63개 우체국에 접수된 각종 우편물을 수집,전국의 우편집중국에 배분하는 수원시 팔달구 영통동 수원우편집중국. 이곳에서는 월 평균 116만통의 우편물을 취급하고 있으나 도로 및 건물번호 등이 표시된 우편물을 찾아보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민원실에서 2년5개월째 근무하고 있는 김모(36·여)씨는 “우편집중국에서 주로 다량의 우편물을 접수하고 있지만 도로명 및 건물번호가 표시된 우편물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가정에서 받는 각종 고지서 등 우편물에 도로명 표시가 있을 리가 만무다. ●공공기관 외면 문제는 이 사업에 누구하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특히 적극 협조하고 나서야 할 공공기관마저 외면하고 있어 이 사업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각 가정에 발송되는 고지서는 지방세·상하수도·전기·전화·가스 납부고지서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생활주소를 병기한 것은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다. 검찰이나 경찰서 등 사법기관의 공문서도 마찬가지다.행자부는 세금고지서 등 공문서 발송시 도로명 등을 함께 사용하도록 했으나 자치단체마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현주소와 도로명 등을 함께 표시하기 위해선 사용중인 전산프로그램을 개별 작업을 통해 수정해야 하는데 천문학적인 행정비용이 소요돼 불가능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대국민 홍보부족 현재의 지번으로는 화재·범죄 발생 등 각종 사건·사고 발생시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며 새주소를 권하고 있지만 일선 경찰·소방서에서는 현행 주소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112·119 상황실에 접수되는 신고가 대부분 현주소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경찰 및 소방·우정 분야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각 부처간 협의가 이뤄진 후 자치단체에 시달돼야 하는데 순서가 거꾸로 됐다는 지적이다. 대국민 홍보가 부실한 것도 이 사업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인천시의 경우 고유명 중심으로 새 주소를 만들다보니 함박뫼길·서달산길·원적산길 등 이름이 생소하고 까다로운 주소가 다수 등장해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산낭비 10대 사업 일선 시·군 관계자들은 “중앙에서는 예산지원도 없이 홍보를 강화하라는 지시만 내린다.당장 활용할 수도 없는데 앞으로 간판 유지비 등으로 수억원씩을 써야하니 답답한 노릇이다.”라고 말했다.경실련은 2001년 이 사업을 대표적인 예산낭비 10대 사례 중 4번째로 꼽았다.당시 경실련 예산감시위원으로 활동했던 김건호 간사는 “구체적인 활용계획이 없는데다 홍보부족 등으로 일반국민의 혼란만 야기하고 있고 관련 부처간의 협조도 미흡해 공공기관에서조차 활용이 부진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제주도의 성공사례 2001년 5월 사업을 끝낸 제주시는 도로명 및 건물번호부여 사업의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2억 8000만원을 들여 주요 간선도로 12개,보조 간선도로 12개,좁은길 1288개,골목길 89개 등 1401개 노선에 대한 도로명칭 등 부여사업을 마쳤다.도로명은 ▲역사성 ▲옛지명 및 지역특성 ▲주요시설 이름 등을 반영해 지었다. 이어 전산안내 시스템을 구축,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본격적인 안내서비스에 들어간 제주시는 지난해 7월부터는 우편번호와 새 주소,기존 주소를 인터넷으로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우편 라벨로의 출력도 가능토록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 행자부로부터 새 주소사업 활용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시가 발부하는 연간 110만통에 이르는 종합토지세,등록세,취득세,주민세,자동차세,상·하수도세 등 16개 각종 공과금 고지서에 새 주소와 기존 주소를 병기해 발송하는 등 적극성을 띠었다. 시청 홈페이지에서는 각 실·과별로 관리하고 있는 음식점·숙박업소·여행사·유아원·사회단체 자료 등 행정정보관리 자료 5만여건에 대해서도 새 주소와 기존 토지지번 중심의 묵은 주소를 병기해 검색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달 16∼17일 강원도 춘천·원주시와 홍천군 등 관내 13개 시·군에서 공무원 20명이 찾아와 사후 관리업무 및 활용 수범사례 등을 수집하고 돌아갔으며 광주 남구청,부산진 구청,인천 연수구청 등 전국 각지에서 활용사례 등을 계속 문의해 오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아직 100%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으나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며 “특히 번지를 찾는데 드는 물류비 절감면에서 과거에 비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 기자 chejukyj@ ■김두수 행자부 지원단장 김두수(金斗洙)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지원단장은 18일 도로명 사업이 우리의 주소체계를 선진국과 같은 국제표준의 주소표시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사업이 왜 겉돌고 있나. -사업 성격상 국책사업으로 국비를 지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00년부터 지방사업이라는 이유로 국비지원이 중단됐다.자치단체의 반발과사업추진 지연 및 유지관리 소홀 등이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업을 지속할 필요성이 있는가. -물론이다.지난해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산학공동연구회의 일본측이 외교부와 산자부를 통해 우리나라 주소체계의 개선을 요구했다.한국의 주소체계가 너무 복잡해 물품 배달 등 물류비용이 과다하게 들어간다는 이유였다.선진국에서도 새 주소를 활용하는데 40∼50년이 걸렸다.우리는 6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활용이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를 지향하고 있지만 선진 주소체계가 확립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부정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은데. -지난해 국회에서 이 사업과 관련해 의원 22명이 49건의 질의를 하며 추궁했다.감사원의 철저한 감사도 거쳤다.그 결과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이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했다. 자구책은 뭔가.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서울대 국토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연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새 주소 병기 법제화,관리프로그램 개발 등 장·단기 발전방안을 강구하겠다.우선 내년 예산에서 국비 164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종락기자 jrlee@
  • ‘신분위조 코너’ 포털에 버젓이

    인터넷에 가짜 신분증이 넘쳐나고 있다.일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신분증 위조 코너’가 버젓이 마련돼 있다.‘신분증 만들기’,‘민증(주민등록증을 가리키는 준말)·면허증 팝니다’ 등의 카페나 동호회도 쉽게 찾을 수 있다.가짜 신분증은 사이버 공간은 물론 실생활에서도 사용되고,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폐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28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적발된 이모(23)씨는 인터넷에 ‘주민증,면허증 위조’라는 제목의 사이트를 개설한 뒤 광고를 보고 찾아온 장모(41)씨에게 주민등록증 4장과 운전면허증 1장을 만들어줬다.경찰은 “주민등록증을 쉽게 변조할 수 있는 방법까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고 밝혔다.이 같은 행위는 형법상 공문서 위·변조죄 또는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일부 네티즌은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주민등록번호생성 프로그램을 다운받은뒤 이를 이용,사이버상에서 자기의 신분을 위장한다.성인사이트 가입 등을 위해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하지만,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있다. 이모(28)씨는 지난 11일 이메일로 여교사 200여명에게 합성 포르노사진을 무차별로 보낸 뒤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협박,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구속됐다.이씨는 신분을 감추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생성 프로그램에서 얻은 가짜 주민등록번호로 이메일 주소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신분을 거짓으로 꾸며 악용하는 행위는 사회 유지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신뢰관계마저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라고 경고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사회 플러스 / 태풍피해 허위보고서 사무관 영장

    광주지검 순천지청 전우정 검사는 29일 태풍 피해액을 부풀려 보고토록 교사한 혐의(업무상 배임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로 행정자치부 사무관 김모(4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8월 행자부 재해대책 업무를 담당하면서 고흥군청 공무원들이 실재로 존재하지 않은 선착장이 태풍피해를 입은 것처럼 허위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의 수법으로 8억여원의 수해복구비를 부당 지급받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 뇌물 납세자·공무원 동시처벌 검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간부들이 14일 이용섭(李庸燮) 국세청장을 면담했다. 이 청장은 최근 발족시킨 세정개혁혁신위원회에 시민단체를 대거 포함시킨데 이어 시민단체 간부들을 면담한 것이어서 이례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면담에는 신철영 경실련 사무총장,황영호 군산대 교수,이대순 변호사,이강원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 사무국장이 참석했다.경실련 간부들이 이 청장과 면담을 한 이유는 두가지다.이들은 이 청장에게 “룸살롱·골프장 등에서의 ‘향락성 접대비’를 경비로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담은 국세청의 세정개혁 조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따라서 법인세법 개정 등 제도개선이 뒷받침되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시민운동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이들은 국세청의 내부개혁도 주문했다.최근 공문서를 위조해 법인세를 부정 환급해 준 중부·대구지방청의 과장과 직원이 구속된 점,지난 8일 부패방지위원회가 공개한 ‘2002년 71개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결과 국세청의 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일반 국민이 느끼고 있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세무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국세청 감사실의 독립성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세무비리를 없애기 위해 금품을 받은 공무원과 뇌물을 준 납세자를 쌍방 처벌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특히 공무원은 외부로부터 청탁을 받을 경우 이를 즉각 신고토록 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징계를 받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오승호기자 osh@
  • 장롱속에 신권 1200만원·양주 200병/ 법인세 부정환급 국세청 간부 구속

    공문서를 위조해 거액의 법인세를 부정 환급해준 국세청 간부와 세무서장 출신 세무사 등 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중부지방국세청 개인납세1과장 유모(55)씨,대구지방국세청 조사2국 공무원 이모(45·6급)씨 등 2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구속하고,포항세무서장 출신 세무사 이모(62)씨와 대구국세청 조사과장 허모(48)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과 짜고 경리장부를 거짓으로 작성,법인세를 돌려받은 R특급호텔 대표이사 주모(49)씨 등 호텔 임원 3명을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유씨는 포항세무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월 R호텔측의 부탁을 받고 허위로 경리장부와 현장조사보고서,세무사 확인서 등을 작성한 뒤 R호텔의 법인세 2억 4967만여원을 환급받도록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지난해 6월부터 7개 주류업체들로부터 “준수사항 위반이나 세금부과 등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0차례에 걸쳐 600만원 어치의 양주와 현금 등을 받았다. 경찰은 호텔측이 법인세부정환급 과정에서 유씨 등 세무공무원에게 금품을 건넸는지 여부와 국세심판원에 법인세 불복신청을 하면서 청탁성 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씨의 집 장롱에서 1만원짜리 신권 다발 1200여만원과 양주 200여병을 압수,여죄를 캐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
  • 5급 팀장·6급 부팀장 경남, 대외용 호칭 마련 “주민 혼란” 직원들 불만

    경남도가 5급 이하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이유로 대외용 호칭을 사용키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시·군은 대외용 호칭이 오히려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대외협상력을 떨어뜨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따라서 도청 공무원만 사용하는 ‘나홀로 호칭’은 주민들을 혼란에 빠뜨릴 뿐이라는 지적이다. 경남도는 5급 이하 공무원들의 대외 직명을 마련,5일부터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직급별 호칭은 5급을 팀장으로,6급은 부팀장,7급 이하는 주임으로 결정했다. 하위직 직급 명칭이 사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돼 대외협상 과정에서 행정의 신뢰성과 협상력이 저하되고,특히 6급 이하는 직명이 없어 의사표현마저 위축돼 왔다는 것이 이유다. 도는 국내외로 보내는 공문서 및 명함에 이 호칭을 표시하는 것은 물론 공·사석에서도 이를 사용토록 지침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시·군은 물론 도청 공무원들조차 거부감을 나타냈다.시·군 공무원들은 대외용 호칭이 오히려 사기를 떨어뜨리고 협상력을 저하시킨다고 주장한다.시·군의 과장급인 사무관(5급)을 팀장으로 부르고,계장이나 팀장급인 주사(6급)를 부팀장으로 호칭할 경우 직책이 평가절하된다는 것이다. 도청 직원들도 주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 실익이 없는 행정낭비라고 지적했다.김모(36·7급)씨는 “주민들은 하위직 공무원들을 주사로 통칭하고 있다.”면서 “이제와서 도청 직원끼리 부팀장이나 주임으로 부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되물었다.ID ‘임팩트’는 직장협의회 홈페이지에서 “내재적인 가치변동없이 이름을 아무리 바꿔봤자 이미지는 개선되지 않는다.”면서 “호박의 지위 향상을 위해 장미라고 부른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도 관계자는 “시·군도 대외용 호칭을 벤치마킹할 것으로 본다.”면서 “굳이 필요없다면 도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공공기관 문서 체계적 관리/보존 기간·방법·장소등 구체적 명시

    공공기관에서 생산되는 각종 문서가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될 전망이다. 정부기록보존소는 22일 지난 97년 제정된 ‘공문서분류번호 및 보존기간표’를 대체한 보존 기간과 방법,보존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공공기관 기록물분류기준표’에 의한 문서관리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는 도서분류 체계가 중앙행정기관 업무 중심으로 이뤄져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기타 행정기관 등에 반영하기가 어렵고 중요한 정책문서의 보존 연한이 짧은 데다 문서수가 적게 책정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적용될 기록물분류기준표는 부처별(처리과별) 고유업무를 책정,업무 설명과 보존기간·보존장소·보존방법·비치 여부 등이 명시된다.이를 위해 기록보존소는 현재 중앙행정기관(70개)과 특별지방행정기관(139개),지방자치단체(248개),교육기관(196개),국공립대학(64개)등 717개 기관(5만 1800여개 과)에 대한 세부적 분류기준표를 작성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제도에 따라 현재 20만건인 영구보존문서가 약 200만건으로 10배이상 늘어나고,보존기간이 지난 문서도 기록보존소가 검토한 뒤에 폐기할 수 있도록 했다.또 공공기관 소장 미술품에 대한 관리규정이 강화되고 인터넷(www.archives.go.kr)에 각 기관의 보유 문서를 공개,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국회와 대법원,헌법재판소,국가정보원,각 군(軍) 등은 직접 기록보존기록표를 만들되 기록보존소가 분류기준표 제정 및 운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재충 정부기록 보존소장은 “문서의 보존기간이 10년에 불과해 지난 60년대 시작된 경제개발계획 문서의 기록들을 대부분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기록물분류기준표는 기록의 정보·역사적 가치를 반영해 보존기간을 책정함으로써 중요 정책기록의 유산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투명하고 책임있는 행정을 구축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김태정씨 ‘옷로비’ 항소심 무죄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李興福)는 3일 ‘옷로비 의혹사건’과 관련해 사직동팀의 내사보고서를 유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김태정(金泰政·사진)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주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검찰총장의 지휘·감독하에 있지 않았으며 내사 결과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관행이 있었다는 근거도 없다.”면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피고인은 직무와 관련된 것보다는 내사결과를 피내사자에게 통보하는 관행에 따라 피내사자 남편의 지위에서 내사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인정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부분은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공문서 변조 및 행사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내사보고서의 표지와 대통령에 대한 건의 사항을 가린 채 복사한 것이 원본을 변조하기 위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99년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당시 경찰청 사직동팀이작성한 옷로비 내사보고서를 박주선 전 법무비서관으로부터 받아 박시언 전신동아그룹 부회장에게 유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이듬해 1월 보석으로풀려난 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의외의 결과로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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