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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om in 서울] 재개발·재건축 ‘아직도 밀실’

    [Zoom in 서울] 재개발·재건축 ‘아직도 밀실’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 조합이나 추진위원회가 현행법상 조합원들에게 반드시 공개해야 할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여전히 밀실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전체 정비사업구역 445곳 가운데 125곳의 사업 진행과정에 대한 정보공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정보 공개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매우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정비구역 125곳(추진위 48개 구역, 조합 77개 구역)은 주민들에게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법정항목 7개를 포함해 공개 대상 24개 항목 가운데 평균 8개(35.3%)만 공개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은 추진위 또는 조합 운영규정 및 정관, 설계·시공업체 등 선정 계약서, 각종 의사록, 사업시행계획서, 관리처분계획서, 해당 정비사업과 관련한 공문서, 회계감사 보고서 등 7개 항목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 7개 항목을 포함해 시가 공개를 권유한 24개 항목을 전부 공개한 조합이나 추진위는 한 곳도 없었다. 법정 정보공개 항목 가운데 설계·시공업체와 계약서를 공개하면서 정보의 일부만 알리거나 겉표지만 내보이는 경우가 70%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비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공업체 본계약서를 공개한 곳은 추진위 15%, 조합 12%에 그쳐 시공사 선정과정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시내 전체 정비구역 445곳의 79.5%(354곳)만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면목 3-1구역, 서강주택재건축, 정금마을 재건축, 노량진 1구역, 하왕 1-5구역, 쌍문 1구역, 무악제2재개발, 미아6구역, 영등포 1-4구역, 동자동4구역 등 10곳의 정보공개 수준이 그나마 좀 나은 것으로 평가됐다. 시는 정보공개 기한과 수준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 앞으로 월 1회 이상 모니터링하는 한편 주민들이 정보를 체계적으로 알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 ‘클린업 시스템’을 구축, 다음달부터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홈페이지에는 용역업체 선정 계약서, 월별 자금 유출입 내역 등을 게시하고 비리 신고, 세입자 상담, 정책 제안 등의 코너를 마련한다. 아직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지 않은 91개 정비구역에 대해서는 소관 자치구에 내역을 통보해 홈페이지 구축 및 정보 공개를 위한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펴고, 필요한 경우 고발 등 강력한 법적 대응도 검토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정보공개가 부실하면 조합에 대한 불신과 각종 분쟁으로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부터라도 모든 조합원이 정비사업 추진과정에 대해 낱낱이 알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사기·절도·공무집행방해도 양형기준 적용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이규홍)는 21일 사기, 절도, 공무집행방해 등 8가지 범죄에 대해서도 양형기준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1기 양형위가 살인·강도·성범죄 등 8대 중범죄에 대해 양형기준안을 마련해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데 이어 2기 양형위가 양형기준을 적용할 추가 대상범죄의 범주를 설정한 것이다. 양형기준 적용 대상 범죄는 사기, 절도, 공문서 범죄, 사문서 범죄, 마약, 약취·유인, 식품·보건, 공무집행방해 등이다. 선거, 교통범죄 등은 새 양형기준 대상에서 제외됐다. 양형위는 연구 및 공청회를 거쳐 대상 범죄의 양형기준을 최종 설정할 방침이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세종시 수정발언 후회 안해”

    “세종시 수정발언 후회 안해”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21일 논란이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 “필요하다면 세종시를 좀 더 자족적으로 만들기 위해 예산을 (기존의) 22조 5000억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그 이상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총리인사청문특위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목표는 자족도시이지 원안이다, 아니다는 중요하지 않다.”며 총리 내정 직후의 ‘세종시 수정’ 발언을 재확인했다. 이어 “이 발언이 사전에 (청와대와) 모의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공주는) 제 고향이기에 이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말한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종시의 취지와 관련, 정 후보자는 “수도를 옮기려 했으나 위헌 판정을 받자 다 옮길 것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반쯤 정도 옮기자고 타협한 것 같다. 혁신도시 또는 세종시 아이디어가 모두 균형발전을 위해 나왔지만 너무 빨리 갔다.”고 주장했다. 자족도시의 내용에 대해서는 “과학 연구기관이 들어갈 수 있고 비즈니스·대학 등 여러 생각이 있다.”고 공개했다. 정 후보자는 ‘세계 최대 모자회사인 Y사 회장에게 지난해 용돈을 받았느냐.’는 민주당 강운태 의원의 질문에 “해외에 나갈 때 ‘너무 궁핍하게 살지 말라.’며 소액을 받은 적이 있다.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 정도 된다.”고 시인했다. 정 후보자는 뒤에 “‘소액’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미국 마이애미대 유학 때 입학신청서에 ‘병역 면제’로 기록한 데 대해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써야 했지만 영어 공문서를 처음 보다 보니 미국 군대는 안 가도 된다는 의미에서 ‘면제’라고 썼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자유주의적 노선에 대해 “자유주의는 좋지만 피해가 있을 수도 있는 만큼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친서민 정책은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법 개정 방향과 관련, “금융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면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지금보다 조금 더 감독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와 여성위는 이날 각각 이귀남 법무부,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보고서 채택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못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검·경 허위전과 조회로 피해”

    창조한국당이 경찰과 검찰의 허위 범죄경력 조회를 믿고 이한정씨를 공천했다가 손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10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창조한국당은 27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접수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3월 총선을 앞두고 강남경찰서가 당시 후보였던 이씨에 대해 ‘무전과’라는 허위 공문서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성공할 인사, 실패할 인사/이종락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성공할 인사, 실패할 인사/이종락 정치부 차장

    지난 2006년에 장관에 오른 A씨는 31년 동안 세종로정부청사 계단을 걸어 올랐다. 거의 매일 새벽 6시30분쯤 청사에 들어섰다. 바로 19층 국무회의실까지 내달렸다.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굳게 닫힌 국무회의실 문 고리를 잡았다. 기도를 올렸다. 반드시 장관이 되게 해 달라고. 이 회의실에서 국사(國事)를 논할 수 있게 해달라고. A씨는 지방대학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근 자신의 무덤앞에 세울 묘비명도 정했다고 한다. ‘공문서의 밑줄 하나, 글자 한 줄까지에도 국가와 국민, 역사를 생각했던 공직자 여기 잠들다.’라고. A씨의 예를 드는 것은 인사철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청와대 개편과 개각이 이르면 다음주 초에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총리와 장관, 수석비서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검증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청와대 인사비서관실에 눈길이 쏠린다. 성공할 총리와 장관, 수석비서관들을 발탁해야 순탄한 이명박 정부의 2기를 맞을 수 있다. 우선 A씨의 경우처럼 투철한 사명감은 성공할 고위 공무원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장관과 수석비서관이 되어야 할 소명의식이 뚜렷한 사람들에게만 기회를 줘야 한다. 정책목표, 정책의 우선 순위 및 정책구도가 담긴 청사진을 지니고 있는지 옥석을 가려야 한다. 소명의식이 뚜렷한 인사들은 퇴임 이후에도 공직에 몸 담은 것을 자랑스러워할 가능성이 높다. 장관의 경우는 정치력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정치권, 이익집단 및 시민사회 등과의 ‘정치적’ 교섭을 발휘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번 개각에 정치인 2~3명의 입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에 비해 대학교수를 중용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어서 다행스럽다. 도덕성은 두말할 필요없다. 불명예스럽게 낙마한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공방과 검증으로 얼마나 많은 행정력을 허비했는가. 언론과의 관계설정도 중요하다. 대통령의 인사는 통치행위의 핵심이다. 언론보도의 주요 대상이다. 인사 과정에서 청와대와 언론은 그러나 이율배반적 요소를 겪게 된다. 청와대는 인사의 적절성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보안을 유지할 필요성도 있다. 언론은 정확한 취재가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비중있는 보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인사 혼선과 후유증을 걱정한다. 언론은 오보의 부담을 고민한다. 이런 측면에서 고려해 볼 만한 방안이 ‘인사예고제’다.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인사 정보를 언론에 적절한 방법으로 사전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언론은 그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인사에 대한 부정확한 보도를 자제한다. 그동안 무분별한 인사기사는 공직사회의 동요와 개인의 명예훼손 등 부작용을 낳았다. 청와대와 언론이 신사협정을 맺어 올바른 인사 보도 관행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성공할 인사를 위해서는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의 인사철학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국정쇄신이니 민심수습이니 하며 ‘깜짝 인사’를 반대하는 이 대통령의 생각에 공감한다. 개인적인 업무능력보다는 정치적 이유로 물러나야 했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총리를 포함한 이명박 정부의 장관 평균 수명은 현재까지 약 13개월이다. 역대 평균 14개월보다 한 달이 짧다. 어떤 이유로 물러나든 대상자가 명예스럽게 퇴진하도록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 뭔가 열패감을 느끼면서 쫓기듯 사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실패한 공직자는 퇴임 후에도 자신이 몸담았던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규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락 정치부 차장 jrlee@seoul.co.kr
  • [메트로플러스] 용인 주요행정기록물 DB 구축

    경기 용인시는 2000년 이전에 생산된 행정기록물 가운데 보존 가치가 있는 공문서 6만 658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화를 완료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따라 행정정보 공개나 열람 신청시 DB 조회·검색을 통해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제공이 가능해지게 됐다. 또 중요 기록물을 원본과 마이크로필름, 이미지 등으로 이중 보존해 기록물 내용의 훼손이나 멸실 위험이 낮아졌다. 시 관계자는 “중요 기록물의 DB 구축으로 행정 투명성이 높아지고 대민 서비스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모닝 브리핑] 법원 “감사원 의혹 폭로한 직원 해임 정당”

    감사원이 1996년 ‘효산콘도 특혜’ 감사 중단 의혹을 폭로한 감사원 직원을 해임한 조치가 위법하지 않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6부(부장 김용헌)는 전 감사원 직원 현준희(56)씨가 감사원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 재심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씨는 1996년 총선 직전 감사원 주사로 일할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효산종합개발 콘도사업이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승인을 받았고, 청와대 등 외부 압력에 의해 감사원 감사가 중단됐다.”고 폭로했다. 이후 현씨는 감사원 명예를 실추시키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파면됐고,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공문서 변조 및 행사 혐의로 기소됐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100대 명반 인터뷰’ 펴낸 박준흠씨

    ‘…100대 명반 인터뷰’ 펴낸 박준흠씨

    아카이브. 옛 기록이나 공문서 또는 이러한 자료를 모아놓은 보관소를 뜻한다. 요즘에는 특정 장르에 관한 정보를 모아 둔 정보 창고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기록은 중요하다. 작은 기록들이 하나하나 모여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나온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인터뷰’(선 펴냄)는 우리 대중음악의 역사를 기록한다는 차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열매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음반리뷰’의 후속. 문화기획자이자 가슴네트워크 대표인 박준흠을 비롯해 음악평론가, 기자, 교수 등 필자 17명이 내로라하는 국내 뮤지션 28명(팀)을 만났다. 지난해 포털사이트 네이버 연재 당시 양의 제한으로 편집됐던 인터뷰들이 완전하게 되살려져 생생함을 더한다. 뮤지션들의 정규 앨범 정보가 곁들여졌다. 사진 150여장도 돋보인다. 사진작가이자 대중문화 평론가인 최규성 등이 새로 촬영한 게 상당수라 가치가 더욱 빛난다. 책임 편집을 맡은 박준흠은 가십성 인터뷰와는 달리 봐달라고 주문한다. 그는 “뮤지션을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대중 예술인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했고, 삶과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기록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인디 레이블’, ‘한국 인디 뮤지션 사진집’, ‘한국 인디 음반 가이드’ 등의 발간도 추진하며 기록을 켜켜이 쌓아가고 있다. 아카이브 작업이다. 이 책에서 거듭 강조하는 점도 국내 대중음악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 8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고 영화 못지않게 시대를 반영하는 장르로 인정받은 대중음악이지만, 그 흐름을 제대로 정리한 책 하나 찾아보기 힘든 까닭은 축적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990년대 말 인터넷 인프라가 생기며 몇몇 마니아와 평론가들이 개인적으로 아카이브 성격의 웹진이나 블로그를 운영하며 숨통이 틔었다. 하지만 1920년대 이후의 방대한 사료를 정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SP음반(초창기 레코드판)을 비롯해 그동안 발매됐던 앨범만 해도 최소 10만장에서 최대 15만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준흠은 “아카이브는 마니아들에게는 정보를, 연구자들에게는 자료를 제공하고, 일반 대중들에게는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면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기획과 정책도 가능하게 해 음악산업 발전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KOCCA 음악아카이브’(www.koccamusic.or.kr)를 열었다. 1960년대 이후 국내 발매 앨범 3만 1000여건과 관련 부가정보 등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평가다. 박준흠은 더 나아가 한국대중음악자료원 같은 곳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대중음악은 우리 문화 유산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료가 소실되고 있는데 더 늦으면 안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음반 목록 정리는 물론, 영상 및 이미지 자료, 주요 인사의 구술 기록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복원하고, 전시하고 연구하고 정책을 세우는 곳이 필요합니다.” 글ㆍ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절대군주 이미지 속 숨은 전략

    프랑스의 루이 14세(1638~1715)는 흔히 절대군주의 전형으로 손꼽힌다. 5세에 즉위한 그는 72년이라는 유례없이 긴 기간 동안 왕위를 지켰다. 조선 왕 중 재위기간이 가장 긴 영조보다 20년이나 더 정치적 지속성을 유지한 셈이다. 이 기나긴 치세에 그는 봉건귀족 세력을 제압함으로써 왕권을 강화하고 65만명의 상비군을 갖춘 거대한 중앙집권 체제를 기반으로 유럽의 패권 장악에 성공했다. 살아 생전에 그는 ‘대왕’이라는 칭호를 부여받았다. 우리에게 알려진 루이 14세는 오만한 독재자이기는 하지만 정치적 신념과 탁월한 통치력을 겸비한 인물이었다. 그와 측근이 남긴 수많은 회고록과 공문서, 법령집은 오랫동안 그 증거 역할을 했다. 전 세계에서 관람객들이 몰려드는 베르사유는 지금도 절대군주 루이 14세의 존재를 웅변해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와 정반대되는 증거도 많다. 베르사유에 거주하며 루이 14세와 그의 치세를 목격하고 경험한 궁정귀족, 외교사절의 회고록과 편지는 그가 보여주고 남기고 싶어 한 것과는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의 기록에 의하면 루이 14세는 새로운 국가 건설의 이상에 불타오른 인물이 아니었다. 백성의 고통을 배려하는 자상한 군주도 아니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절대군주로서의 영광을 과시하는 데 있었다. 치세 내내 전쟁을 계속한 것도, 궁전 건축에 집착한 것도 그 때문이다. 백성의 대다수인 농민들은 잔혹한 전쟁과 무거운 세금에 짓눌린 희생양이었을 뿐이다. 수취 구조와 재정 제도의 모순은 여전하고, 귀족의 횡포와 비리도 근절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루이 14세의 치적으로 일컬어지는 중앙집권화는 불완전한 것이었으며, 절반의 성공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절대군주의 모델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루이 14세는 중앙집권화의 한계와 귀족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그런 그가 전력을 기울인 것은 정치선전 문화이다. 파리의 광장에 설치된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베르사유를 건설하고 엄격한 궁정예절을 체계화한 것은 군주권을 강변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에서였다. 왕과 궁정을 사회 지배의 모델로 선전하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에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동원되고 귀족들도 적극 동참했다. 대신 그들에게는 사회적 지위와 특권, 막대한 부가 보장되었다. 루이 14세의 신화는 거대한 사회적 타협과 치밀한 정치선전 문화의 결과였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 우리의 머릿속에 고정관념처럼 굳어져온 절대군주 ‘루이 14세는 없다’(푸른 역사 펴냄). 루이 14세의 신화를 바로잡기 위해 이 책은 다양하고 상반된 증언과 증거를 길잡이 삼아 베르사유 깊숙이 들어간다. 그곳에서 벌어진 왕과 주변 인물들 사이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엿보고, 궁전의 공간 배치와 실내장식 뒤에 숨은 의도를 분석한다. 루이 14세 시대의 관료제와 상비군 조직, 수치보다는 그 제도를 만들어내고 운영한 인간의 권력 다툼에, 화려한 궁전의 겉모습과 근엄한 군주의 이미지 자체보다 그 이미지를 만든 사람들과 그들의 전략에 더 관심을 기울이며 책을 썼다. 이영림 수원대 사학과 교수
  • “중구청 직원들 한자공부 합시다”

    “중구청 직원들 한자공부 합시다”

    서울 중구가 직원들의 한자능력 향상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중구는 직원들이 한자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자율학습교재인 ‘생생한자900’ 1300여권을 제작, 전 직원에게 배포했다고 5일 밝혔다. 직원들에게 배포된 생생한자900은 227면으로 구성된 실용한자 학습서이다. 강남교육청 장학사들과 초·중학교 교사들이 기획·집필했다. 교재는 강남교육청이 만든 것을 중구에서 손봐 다시 발행했다. 한자의 유래와 필순에서부터 시작해 한자살피기, 활용하기 등 체계적인 구성을 갖췄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타다 넘어졌지만 다행히 외상을 입지 않았다.’는 문장을 제시한 뒤 ‘외상’을 공부하게 하는 식이다. 정동일 구청장은 “우리나라의 어휘의 70%가 한자에서 유래해 한자에 기반한 언어생활을 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공문서가 한자어로 구성됐지만 서구화에 물든 젊은 직원들은 행정용어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배포 이유를 밝혔다. 효과는 만점이다. 이 책을 받아든 일부 젊은 직원들은 벌써부터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누가 한자를 많이 아는지에 대해 게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고교에서 한자교육을 받지 않은 30대 초반 이하의 직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김미경 관광공보과 주임은 “평소 업무를 보면서 한자공부의 필요성을 항상 느껴 왔지만 실천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배부된 교재를 통해 틈틈이 한자를 익히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행정용어가 대부분 한자어로 구성돼 있으나 대학을 졸업해도 기초적인 한자조차 모르는 직원들도 많다.”면서 “한자실력을 향상시켜 더욱 정확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그 시골 배우, 대문호가 맞더라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법률, 의학, 정치, 궁정 생활, 군사, 골동품, 외국 생활 등에 대한 달인이었다. 그의 작품들에서 해박한 지식이 오롯이 드러난다. 그런데 그의 삶 자체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극히 드물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를 밝힌 글, 자신의 일생을 서술한 글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그의 말을 전하는 다른 사람의 글조차 남아 있지 않다. 침례 기록, 재판 기록, 세금을 낸 기록 등 공문서에서 간간이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셰익스피어 생애 연구는 대부분이 5%의 사실과 95%의 억측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점은 셰익스피어가 작품을 직접 쓴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쓴 작품에 이름만 빌려줬다거나 여러 작가들의 합작품이라는 식의 주장을 낳는다. 교육도 그다지 많이 받지 않은 시골 출신의 평민 배우를 그 현란한 작품들의 작가로 보기에 불만족스럽다는 것이다. 이러한 음모론을 담은 책이 5000종 이상 출판됐고, 셰익스피어 후보자만도 50명 이상 제시됐다고 한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잘 알려졌지만 작가 빌 브라이슨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는 ‘셰익스피어 순례’(황의방 옮김, 까치글방 펴냄)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생애를 알기 쉽게 더듬는 한편, 작품의 성격을 파헤치며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우리는 한 사람이 그렇게 많고 현명하고 다양하고 재미있고 또 언제나 기쁨을 주는 작품들을 생산해 냈다는 데 대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1만 2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송파 흉기난동사건’ 검·경 갈등 법정 비화

    검찰과 경찰이 한 112 신고 사건을 놓고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게 됐다. 검·경간의 갈등으로 비화한 이 사건은 지난해 2월17일 새벽 일어났다. 당시 송파경찰서 가락지구대 소속 최모(53) 경위와 김모(37) 경사는 시민 A씨로부터 “내가 탄 택시의 운전자격증명서 사진이 실제와 다르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후 경찰은 운전자격증명서를 임의로 떼내 갖고 있는 A씨의 사무실을 찾아가 현장에 있던 택시기사와 함께 “요금을 내고 증명서를 돌려주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A씨는 이를 거절하고 경찰관들과 언쟁을 벌였고, 급기야 주방에서 30㎝짜리 식칼을 들고 왔다. 경찰은 A씨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를 무혐의로 풀어 주고 경찰관 두 명을 직권남용감금,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그해 6월 불구속기소했다. 경찰이 목격자인 택시기사의 진술을 조작했고 A씨가 칼을 휘두르지 않았는데도 휘두른 것처럼 허위로 조서를 꾸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A씨는 실제로 흉기를 휘둘러 위협을 느낀 최 경위가 두 발짝 물러섰고, 또 택시기사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적도 없다.”고 주장한다. 사건 해결의 열쇠는 A씨 사무실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었다. 그러나 같은 영상을 두고 검찰과 경찰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흉기를 휘둘렀고 이 모습을 택시기사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경찰의 주장에 대해 검찰은 “A씨는 자해를 하려 했고 경찰은 이를 지켜보고만 있었다.”고 말한다. 사건 당사자인 김 경사는 “A씨가 ‘내가 경찰에게 칼을 휘둘렀다.’고 진술한 경찰 피의자 조서는 인정되지 않고, 검찰이 우리 쪽에 유리한 CCTV 결과는 인정하지 않는 등 무리한 기소를 했다.”면서 “수사권 등을 놓고 대립하는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 일종의 희생양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무리하게 경찰을 기소해 ‘경찰 길들이기’를 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난 1년 간 9차례 열린 공판에서 검찰과 경찰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달 말 검찰은 두 경찰관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동부지검 관계자는 “허위 공소장 운운은 본인들 주장”이라면서 “재판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둘 중 누가 옳은지는 오는 6일 서울 동부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서 최종 결정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제주 6급이하 직원 ‘주무관’ 직명 사용

    제주도는 특정한 직위가 없는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에 ‘주무관’이란 직명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6급 이하 실무 공무원은 주사, 서기, 선생, 씨, 양 등의 호칭 사용으로 하위직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직무 책임감이 떨어지는 요인이 돼 왔다는 것. 이에 따라 도는 직종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주무관이라는 직명을 사용하고 각종 공문서나 명함, 명찰, 명패 등에 이를 사용하기로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딸 성적 올리고 급우 성적 깎은 못된 엄마

    이런 일도 모정이란 이름으로 용인될 수 있을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중부 헌팅던이란 곳에 사는 주부 캐롤린 마리아 맥닐(39)은 헌팅던 에어리어 고교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문제는 딸 브리타니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데다 자신은 교내 업무용 컴퓨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  맥닐은 2006년 5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학교 컴퓨터에 휴가간 동료의 패스워드로 접속해 딸의 성적을 고친 혐의로 기소됐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수십번의 성적 조작으로 재미를 붙인(?) 그녀는 지난해에 졸업한 브리타니의 급우 둘의 성적을 ‘깎아내리는’ 몰염치한 짓까지 저질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다행히 졸업 직전 맥닐의 어처구니 없는 짓이 발각돼 이들 학생들은 제대로 된 성적표를 들고 졸업했다.  그녀의 긴 꼬리가 밟힌 것은 2007년 10월의 일이다.이 학교의 진학 담당 직원이 브리타니의 SAT 점수에 모순된 점이 있는 것을 눈여겨본 덕이었다.법원에 제출된 검찰의 기소 서류에 따르면 SAT를 주관하는 컬리지 보드에 보고된 브리타니의 점수는 1370에 불과했는데 한 대학에 제출된 자료에는 1730으로 기재돼 있었던 것.추가 조사 과정에서 맥닐이 자신의 컴퓨터로 접속해 다른 학생들 자료를 입력하기 일주일 전에 이미 브리타니의 점수를 입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세 명의 동료 비서들은 휴가 중에 자신의 업무를 대신 해달라고 패스워드 등을 일러줬는데 막상 맥닐은 딸 성적 고치는 일에 써먹은 것.  학교측이나 교육당국이나 모두 이 일을 감추고 싶어 했지만 결국 검찰에 알려졌고 검찰은 맥닐을 엄벌하겠다는 입장이다.그녀에게 주어진 혐의는 29건의 불법 컴퓨터 사용과 29건의 공문서 조작으로 건당 최고 징역 7년형과 1만 5000달러의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검찰 관계자가 전했다. 이 아주머니 정말 큰 일 났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검찰 수사관행 이것만은 고치자] 3 유죄의 대변자

    1968년 7월3일 오후 목조기관선 태영호가 연평도 근해 해상에서 다른 선박들과 함께 병어잡이를 하고 있었다. 해군함정은 선박들이 북쪽 어로저지선을 넘지 못하도록 보초를 섰다. 갑자기 북한 경비정이 군사분계선을 뚫고 내려오더니 태영호를 나포해 끌고 올라갔다. 선주 강태광(당시 28세) 등 선원 8명이 4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연평도 해상에서 풀려났다. 시련은 그때부터였다. 선원들은 인천·여수경찰서에 34일간 갇혀 구타당하며 조사를 받았다. 태영호가 자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고 자백하라는 것이었다. 고문에 지친 선원들은 월선했다고 진술했고, 검찰은 69년 9월12일 반공법(탈출)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며칠 후 해군본부가 검찰로 공문서를 보냈다. 태영호가 월선한 것이 아니라 북한 경비정이 나포한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태영호 선원들이 무죄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도착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선원들은 징역 3~10년형을 선고받고 ‘간첩’이라는 낙인 속에 살았다. ●검찰은 피고인 억울함도 풀어야 2006년 12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태영호 사건을 조사해 수사기관의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를 밝혀내고 재심을 권고했다. 특히 “무죄를 증명할 해군 공문서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서 “이는 공익의 대변자로서 직무를 저버린 위법 행위로 (검찰이)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지난해 7월 40년 만에 선원들에게 무죄 판결했다. 검찰청법은 검찰을 ‘공익의 대변자’로 규정한다. 검찰이 피고인의 잘못만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억울함도 풀어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법정에서 승소하려고 검찰은 무죄 증거는 감추고 유죄 증거만 선택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태영호 사건’처럼 그 피해는 치명적이다. ‘용산참사’도 그런 경우다. 검찰은 현재 수사기록 1만 5000쪽 가운데 2500쪽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의 진술이 기재된 수사서류, 정보상황 보고 등 경찰의 내부 자료와 경찰 무선교신 자료, 통신사실 조회자료 등이 그것이다. 법원은 이 증거들을 변호인단에게 공개하라고 명령했지만, 검찰은 그 명령마저 거부했다. 그러나 변호인단은 “경찰 진압 과정이 적법했는지, 참사의 원인이 경찰의 과잉 진압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라고 말한다.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죄가 적용된 피고인들이 무죄라는 걸 입증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자료다. ●공개재판 기록도 열람 제한 공개 법정에서 작성된 재판기록까지 검찰은 열람을 제한한다. 1989년 조총련 간부에게서 간첩 지령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재미교포 김철(78)씨는 2006년 9월 재심을 준비하며 검찰·법원의 사건기록을 열람하려 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의 진술서 1500장을 제외하고는 수사에 지장을 준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공개 법정에서 다퉜던 증인신문은 물론 피고인에게 제시·통보됐던 구속영장, 구속통지서, 공소장, 판결문까지 비공개로 결정했다. 다행히 이후 형사소송법이 개정돼 피고인이 확정된 재판의 기록을 열람 요청하면 검찰이 제한할 수 없도록 바뀌었다. 덕분에 김씨는 수사·재판기록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무죄를 입증하려는 피고인에게 엄격하지만, 유죄를 입증하는 증인에게는 관대하다.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수사관들이 ‘조작 간첩’ 사건의 재심 재판에 나와 “피고인을 때리고 자백을 강요한 적 없다.”고 뻔뻔스럽게 거짓 증언해도 위증죄로 처벌한 전례가 없다. 한 변호사는 “검찰의 책무가 불법적 행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라는 기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해외공무원 채용제도는

    해외공무원 채용제도는

    우리나라의 공무원 선발제도는 철저한 공개경쟁을 고수하고 있다. 학력 제한이 없으며, 올해부터는 연령 상한도 폐지됐다. 하지만 단편적인 지식을 묻는 객관식 문제 출제가 많다 보니 수험생들은 암기 위주로 공부를 하고, 실무능력을 측정하는 데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많다. 또 상당수 수험 준비생들은 학교 수업을 등한시한 채 시험 준비에만 매달리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선진국의 공무원 채용제도를 연구하기 위해 작성한 해외 연수보고서를 토대로 타이완·일본·미국 등의 고시제도를 살펴보고, 벤치마킹할 부분을 분석해봤다. ■ 타이완 - 1급 박사·2급은 석사만 응시 기회 타이완의 국가고시는 고등·보통·초등으로 나뉘며, 보통과 초등고시는 우리나라의 7·9급 채용과 비슷하다. 하지만 고등고시는 다시 1~3급으로 구분돼 있는 게 특색이다. 타이완은 우리나라와 달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학력과 경력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고등고시 1급은 박사학위 취득자 또는 고등고시 2급 합격 후 4년 이상 경력자, 2급은 석사학위 취득자 또는 고등고시 3급 합격 후 2년 이상 경력자만이 응시할 수 있다. 응시자격에 제한을 두는 이유는 ‘학교에서 습득한 지식을 시험으로 검증한 후 직무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이른바 교(敎)·고(考)·용(用)·훈(訓) 원칙에 따른 것이다. 타이완의 보통고시는 객관식 140문항을 2시간 만에 풀어야 하는 우리나라 7급 시험과 차이가 많다. 국어 한 과목만 시험시간이 2시간이며, 작문이 60%를 차지한다. 이밖에 헌법(15문항)·법학개론(15문항)·영어(20문항) 등이 출제된다. 타이완 고시원으로 정책연수를 다녀온 행안부 공무원은 보고서에서 “타이완처럼 시험과목에 공문서 작성 등 행정관련 기초지식을 묻는 과목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 일본 - 필기는 자격만… 10일간 현장평가 일본의 고시제도는 Ⅰ·Ⅱ·Ⅲ종 시험으로 구분돼 있다. Ⅰ종은 우리나라의 행정고시, Ⅱ종과 Ⅲ종은 7·9급시험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공채는 합격 시 임용을 보장하는 경쟁시험이지만, 일본은 ‘관청방문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자격시험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필기와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채용 인원의 2.5배를 선발한 뒤, ‘관청방문면접’을 실시한다. 합격자가 10일 동안 직접 근무할 부처를 방문해 공무원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이다. 1차 관청방문면접은 계장급 공무원이 일대일 또는 집단면접 형태로 실시하며, 2차는 과장 보좌급 공무원이 진행한다. 마지막 3차는 인사과장이 직접 나서 심층면접을 실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필기시험도 일본과 우리나라는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문제은행’ 방식을 쓰고 있지만, 일본은 시험위원이 6개월 동안 문제를 개발하고 검토를 거친 뒤 출제한다. 일본의 면접 채점 방식 역시 우리와는 다르다. 일본은 면접시험 결과를 점수화한 뒤, 필기시험 점수 등과 합산해 합격자를 선발한다. ■ 미국 - 수시 충원… 필기 대신 서류·면접 미국의 채용절차는 아시아권 국가에 비해 단순하다. 공직에 결원이 발생하면 주정부 또는 연방정부가 채용공고를 내고, 자격 요건을 갖춘 대학생 및 대학원생 등이 이력서를 등록한다. 채용 담당자들은 별도의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선발 인원의 2배수 가량을 뽑아 면접을 실시한다. 때문에 이력서만 내고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력서 통과 여부는 대학교수의 추천서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이 밖에 유능한 인재를 고위 공직에 유치하기 위한 PMI(Presidential Management Intern)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77년 카터 대통령이 도입한 PMI 프로그램은 석·박사 학위 소지자 중 학교의 추천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2년간 인턴십 과정을 거치게 한 뒤,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제도다. 인턴과정을 통과한 사람에게는 우리나라의 과장급에 해당하는 높은 지위가 주어진다. 행안부 관계자는 “미국의 제도는 기회균등의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대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을 우선 선발하기 때문에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처럼 고시공부를 위해 학교공부를 내팽개치는 모습은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전국플러스] 영천 6급 ‘팀장’으로 호칭 변경

    경북 영천시는 1일부터 하위 직원들의 근무의욕 고취 등을 위해 종전 6급(담당) 직원은 팀장으로, 7급 이하(기능직 포함)는 주임으로 호칭을 변경했다. 이는 지난달 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위직원 호칭 변경 설문조사에서 57%와 45%가 이 같은 호칭 변경을 선호한 데 따른 것. 시는 이날부터 하위직 호칭 변경과 함께 모든 공문서에도 직급 표기를 새로 하도록 했다. 시 관계자는 “설문조사에서 주무관, 실무관, 전무, 주무, 부장, 차장 등 다양한 호칭 개선안이 나왔으나 팀장과 주임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면서 “이번 호칭 개선이 직급·직렬간 위화감 해소는 물론 새 공직문화 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헌재 결정 3제

    ■ 정부 ‘지자체 포괄감사’ 위헌 “권한 넘은 행위… 대상 특정해야”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중앙정부가 포괄적인 감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선 행위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그동안 정부는 지자체의 자치행정에 불법성이 드러나거나 정황이 포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포괄적인 감사를 해와 지자체들로부터 통제행위라는 비난을 받아 왔다. 헌재가 정부의 지자체 사무에 관한 포괄적 사전감사권이 없음을 확인함에 따라 지자체가 중앙정부로부터 더욱 독립된 자치업무를 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된 셈이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8일 서울시가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7대2 의견으로 “행안부의 지방자체단체에 대한 포괄적 합동감사권한이 없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중앙행정기관이 감사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자치사무에 관해 특정한 법령위반행위가 확인되었거나 위법행위가 있었으리라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경우여야 하고, 감사대상을 특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옥외집회 사전 신고제 합헌 “정보 교환… 공공질서 보호 정당” 옥외집회를 경찰에 미리 신고하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8일 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가 “집시법이 집회·시위에 대해 과도한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미신고 시 형사처벌하는 등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돼 표현의 자유 및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한다.”면서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 구 집시법 제6조 1항은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사람은 미리 경찰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19조 2항은 금지를 통고한 집회를 개최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구 집시법은 일정한 신고절차만 밟으면 일반적·원칙적으로 옥외집회 및 시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으므로 집회에 대한 사전신고제도는 헌법 제21조 2항의 사전허가금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전신고에 대해서도 “평화적이고 효율적인 집회를 보장하고 공공질서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집회에 대한 사전신고를 통해 행정관청과 주최자가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하는 것으로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대현·김종대 재판관은 “신고의무의 대상이 되는 집회가 너무 광범위하고 사회질서를 해칠 개연성이 없는 긴급집회·우발적 집회에 대해서까지 신고를 요구하는 것은 위헌이며 행정절차적 협조의무 위반에 징역형을 부과한 것도 과잉형벌”이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서울말만 표준어 인정 합헌 “방언 상대적 불이익 근거 없다” 서울말만 표준어로 정한 현행 표준어규정과 공문서와 교과서를 표준어로 작성토록 한 국어기본법은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표준어규정은 표준어를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8일 지역말 연구모임인 ‘탯말두레’ 회원과 전국 초·중·고교생 및 학부모 123명이 “지역언어의 특성과 기능을 무시하고 서울말을 표준어로 규정한 것은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교육권을 침해한다.”면서 낸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표준어 규정에 대해 “법적 효과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며 표준어의 정의는 서울지역어 가운데 교육을 받은 사람이 구사하는 언어라는 의미일 뿐”이라며 “다른 방언은 표준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교양 없는 사람으로 평가되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각하결정을 내렸다. 이어 표준어를 공문에서 사용토록 한 국어기본법 규정은 “국민들은 공공기관이 작성하는 공문서에 사용되는 언어의 통일성에 대해 일정한 신뢰를 가지고 있어 공문이 표준어로 통일되지 않는 경우 의사소통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점에서 필요불가결한 규율”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과서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지방의 교과서를 지역 방언으로 제작할 경우 각 지역의 방언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표준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를 상실하게 되고 이는 국가 공동체 구성원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공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일제 징용자 미불임금 4조원 받을길 없나

    일제 징용자 미불임금 4조원 받을길 없나

    내년은 대한제국이 군국주의 일본의 식민지로 떨어진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식민지배 하에서 일본이 저지른 만행들은 해방 후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는 게 많다. 강제징용자의 미불임금 문제도 그 중 하나다. 19일 오후 10시에 방송하는 KBS 1TV 시사기획 쌈 ‘공탁금 2억엔의 비밀’편은 한일합병 100년을 앞두고 일제하 강제징용과 미불임금 문제를 집중 취재해 밝힌다. 취재진은 일본 국립 공문서관에 보관된 강제징용자들의 미불임금 자료를 지역별, 탄광별로 우선 확인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14만명 징용자들에게 퇴직금, 후생연금, 예금 등을 지불하지 않은 채 아직 보관하고 있다. 2008년 7월 기준으로 그 잔고가 2억여엔, 시세를 적용해 따져보면 현재 우리 돈으로 4조원에 이르는 돈이다. 1965년 한일 협정 당시 정부는 무상 3억달러, 유상 2억달러를 일본에 받는 대신 개인들의 모든 대일 청구권을 포기했다. 이에 강제징용 피해자들도 미불임금을 받을 수 없게 됐고, 일본 정부 역시 지금까지 피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05년에 들어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리고 강제징용자 지원에 나섰다. 작년까지 접수된 피해 사례가 22만건, 그 중 보상 지원은 1만여건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미불임금을 일본에서 돌려받은 경우는 없다. 역사적 사실 공개를 꺼리는 일본이 관련자료를 넘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90년대부터 있었던 일본 상대 미불금 반환 소송도 대부분 기각됐다. 취재진은 실제 관련 소송을 진행했던 징용피해자를 만나 사연을 들어 보고, 당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끌려갔던 일본 노동현장의 흔적도 따라가 본다. 또 정부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딸 대학 보내려 문서 위조한 ‘中경찰아빠’

    딸을 대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다른 학생의 신분증을 훔치고 공문서를 위조한 중국의 전직 경찰관이 붙잡혔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후난 성 소속 경찰관이었던 왕 자룽은 지난 2004년 딸 왕 자쥔(23)을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다른 수험생의 신분증을 훔치고 공문서를 위조하는 치밀한 범죄행각을 벌였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중앙 경찰 공동 수사팀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샤오둥 현 지구대장이었던 왕 자룽은 대학 입학을 앞둔 딸을 위해 뤄 카이샤(23)라는 딸과 같은 반 친구의 신분증을 훔쳤다. 훔친 신분증으로 왕 자쥔은 뤄 카이샤가 받기로 한 귀저우 대학(Guizhou Normal University) 입학 허가서를 중간에서 가로챘고 인장 등을 위조해 가짜 공문서를 제작해 딸을 입학시켰다. 이 때문에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지만 원하는 대학에서 떨어진 뤄 카이샤는 대학 입학시험을 한번 더 치렀고 그 다음해에 톈진 대학교에 입학했다. 자칫 세월에 묻힐 뻔한 이 사건의 전말은 4년 만에 드러났다. 뤄 카이샤가 올해 3월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은행에 들렀다가 우연히 자신의 모조 신분증의 존재를 알게돼 경찰에 신고하면서 베일이 벗겨진 것. 왕 저룽은 절도와 공문서 위조 혐의를 받고 체포된 상태고 대학을 졸업하고 후난 성의 한 기업에 취업했던 딸 왕 자쥔은 대학 입학이 취소됐다. 신분증을 도난 당해 재수를 해야했던 뤄 카이샤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같은 반이었던 가까운 친구가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환멸을 느낀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수사팀은 두 소녀들이 다녔던 고등학교에서 당시 교장을 역임했던 장 원디도 이 범죄에 연루돼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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