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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으로 ‘짜장면’ 당당하게 발음하세요

    앞으로 ‘짜장면’ 당당하게 발음하세요

     이제는 당당하게 ‘짜장면’이라고 발음해도 될 것 같다. 애써 혀에 힘을 빼고 ‘자장면’이라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국립국어원은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표준어 대접을 받지 못한 ‘짜장면’ 등을 포함해 39개 단어를 표준어로 추가 인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새 표준어는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stdweb2.korean.go.kr)에 이미 올랐다.  추가 인정된 표준어는 크게 두 종류다. 첫째, 같은 뜻으로 복수 인정된 예다. ‘간질이다’라는 뜻의 ‘간지럽히다’, ‘복사뼈’를 뜻하는 ‘복숭아뼈’, ‘쌉싸래하다’는 뜻의 ‘쌉싸름하다’ 등이다. 표준어보다 일상적으로 더 많이 쓰여 기어코 표준어로 승격된 경우다. 그중에는 ‘토란대’, ‘남사스럽다’처럼 기존 표준어(고운대, 남우세스럽다)보다 훨씬 많이 쓰이는 단어도 있다.  ‘짜장면’도 비슷한 사례다. 기존 표준어는 ‘자장면’이지만 실생활에서는 방송인이나 쓰는 표현으로 여겨져왔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짜장면’도 동반 표준어로 인정한 것. ‘태껸’(택견)과 ‘품세’(품새)도 마찬가지다.  둘째, 표현은 비슷하지만 뜻이 아예 다르거나 미세한 어감 차이가 있어 별도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다. 예컨대 ‘괴발개발’은 고양이 발과 개의 발, ‘괴발새발’은 고양이 발과 새의 발이다. 둘 다 글씨를 아무렇게나 어지럽게 쓴 모양새를 가리키는 표현이지만 지금까지는 전자(前者)만 표준어로 인정받았다. ‘눈꼬리’(눈초리), ‘손주’(손자), ‘먹거리’(먹을거리), ‘나래’(날개)도 마찬가지다.  ‘아웅다웅’(아옹다옹), ‘맨숭맨숭’(맨송맨송) 등은 어감 차이를 인정받은 경우다.  권재일 국립국어원장은 “1999년 표준국어대사전 발간 이후 사전 상의 표준어와 생활 속의 단어를 꾸준히 비교 검토해왔다.”면서 “추가 인정된 표준어는 교과서나 공문서에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 표준어는 지난해 2월 국어심의회(위원장 남기심) 의결에 따라 꾸려진 어문규범분과 전문소위원회에서 세 차례 심의를 걸쳐 확정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기고] “한자 우리 글로 인정해야”-‘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에 대한 반박/구창서 전국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 지도위원

    [기고] “한자 우리 글로 인정해야”-‘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에 대한 반박/구창서 전국한자교육추진 총연합회 지도위원

    국어기본법 제14조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로 쓸 수 있다.’라는 조문에서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로 쓸 수 있다.’는 조문대로라면 한자가 외국 글자인가. 국어기본법은 한자를 국자로 인정하지 않는 원천적 모순을 갖고 있다. 영어나 중국어 등이 외국 글자이지 한자는 2000년 이상 사용해온 우리 글이다. 서울신문 8월 12일 자 30면 기고란에 실린 구법회 전 연수중 교장의 기고문 중 첫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한자어는 이미 한글화되어 한자로 쓰지 않아도 그 뜻을 알 수 있고 더 어려운 한자어는 국어사전을 찾는 것이 빠르며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는 말은 참으로 답답하다 못해 한심하기 짝이 없는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제·검찰·문화·철학·학문 같은 한자어는 한글로 표기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한글 전용을 해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국자가 많이 있는 것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자를 알면서 한글로 쓰인 한자어를 읽어 보면 금방 이해가 되지만 한자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한글로 쓰인 뜻을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한자어를 국어사전에서 찾는 것이 빠르다고 하였는데, 물론 공부하는 학생들은 국어사전을 찾아 보고 그 뜻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국민이 평소 국어사전을 거의 소지하고 있지 않은 현실에서 그 뜻을 어떻게 국어사전을 찾아 보고 알 수 있을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한자는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는 것은 한자에 대한 무지 때문으로 궤변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어린아이의 나이가 12세 전인 초등학교나, 초등학교보다 유치원·유아원에서 한자를 가르치면 소리글자인 한글이나 영어보다 뜻글자인 한자를 그림으로 인식하여 더 쉽게 배우고 오래 기억할 수 있으니 성인이 되어 모르는 한자어를 일일이 국어사전을 찾아 보는 우(愚)를 범하는 것보다 얼마나 경제적인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셋째, 한자어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동음이의어가 구별이 안 되면 말과 글에서 앞뒤의 문맥을 보아 구별할 수 있다는 주장은 신속성이라는 경쟁력이 절대로 요구되는 현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으로서의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넷째, 중국의 임어당 박사가 한자를 동이족이 만들었다는 주장을 믿고 한자는 국자이니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초등학생에게 한자의 짐을 지우는 것은 가혹한 일로서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커서 중·고교에서 가르치는 상용한자 1800자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국어생활의 가장 근간이 되는 국어기본법이 개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즉, 김광림 의원 대표(총 111명 의원)발의안인 국어기본법 제14조 ‘공공기관 등이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되 한자어의 경우에는 한자를 쓸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외국어를 쓸 수 있다.’라는 조문으로 차제에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6) 행정용어 순화 어디까지 왔나

    [테마로 본 공직사회] (16) 행정용어 순화 어디까지 왔나

    국어학자들은 우리말 사용의 본보기가 돼야 할 행정용어가 잘못 사용돼 오히려 우리 말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어법에 맞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연석’(경계석), ‘용이하다’(쉽다) 같은 일본식 표현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법령에는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귀책사유(歸責事由), 분장(分掌) 등과 같은 한자어도 숱하다. 특히 최근에는 ‘바우처’, ‘테마파크’ 등 외래어 사용이 크게 늘고 있으며, ‘중소氣UP’ ‘중랑천愛놀자’ 등과 같이 정체 모를 ‘외계어’까지 등장해 흔하게 쓰이고 있다.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국어기본법’에 따라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춰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표현들은 모두 규정 위반이다. 정부가 행정 용어 순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광복 이후부터 지금까지 ‘행정용어 순화정책’을 변함없이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행정용어 순화정책’ 변천과정과 향후 과제 등을 진단해 본다. ●광복~1960년대 국·한문 혼용기 1948년 ‘한글전용법’이 제정됐고 민간인을 중심으로 사회 곳곳에서 일본 잔재 털어 내기 운동이 일어났다. 1946년 6월 군정청 편수국에서도 ‘우리말 도로 찾기 운동’을 벌였고 1948년에는 국어정화위원회를 통해 선정한 938개의 안을 심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당시 바뀐 말이 벤토(도시락), 혼다데(책꽂이), 하코(상자), 간스메(통조림), 가리누이(시침바느질), 요비링(초인종), 엔소쿠(소풍) 등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행정용어에서는 국·한문이 혼용되고 일본식 용어까지 버젓이 남아 있었다. 1970~1990년대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행정용어를 순화한 시기다. 1976년 박정희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간판·방송용어·축구 중계 해설에서 외국어가 9할”이라면서 국어정화운동을 벌이라고 지시, 같은 해 7월 치안본부(현 경찰청)는 관광지·고속도로의 외국어 간판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1978년에는 경찰이 서울 중심부인 충무로와 명동 등지에서 외국문자간판 강제 제재 권한을 발동했다. 문교부 국어심의회에 국어순화분과위원회가 설치됐고 1977년에는 국어순화 자료집이 발간됐다. 1979년에는 9년 동안 검토한 끝에 어문규범 개정안이 마련됐다. 황용주 국립국어원 연구사는 “1970년부터 1997년까지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행정용어 순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던 시기였다.”면서 “용어나 구성 자체가 굉장히 권위적이었던 일본어·한자표현의 행정용어를 바꾸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권위적이었다.”고 평가했다. ●1970~1990년대 정부주도 순화기 정부가 주도한 행정용어 순화운동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진다. 1981~1984년 4차례에 걸쳐 ‘행정용어 순화편람’이 발간됐다. 이 편람에서 객담은 ‘가래’로 , ‘누가기록하다’는 ‘보태 적다’로, 박피율은 ‘깐밤’으로, ‘신병인수’는 ‘사람 넘겨받음’으로 순화했다. 1998년부터는 이전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각 부처나 기관으로 순화대상 용어를 모으는 일은 없어졌다. 2000년에는 총리훈령도 폐지됐다. ‘그간 추진된 성과로 행정용어 순화가 정착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시기 형식적으로는 법제처가 법령을 심사하고,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행정용어 순화 업무를 맡았지만, 행정용어 순화는 대체로 부처마다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2000년~현재 ‘방임기’ 남영신 국어문화운동대표는 이 시기에 어려운 한자말이나 일본어 잔재는 행정용어 순화정책의 효과로 힘을 잃었지만, 국제교류 확대로 영어 등 외래어가 물밀듯이 들어왔다.”면서 “공무원들이 외국에서 배운 영어를 그대로 써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던 시기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의 행정용어 순화정책도 추진력을 잃어 외래어 유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지금의 행정 언어의 문제는 한자가 아니라, 영어 등 외국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T)을 접목한 행정용어 순화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각 부처는 물론 광역자치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결재 프로그램 ‘온나라’에 부적절한 행정용어를 자동으로 전환해 바로잡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데 이르면 올 연말부터 실제로 활용된다. ●부처 총괄기구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상위 기구에서 행정용어 순화 정책을 맡아, 각 부처 용어 사용에 대한 평가점수 반영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남영신 대표는 “국민의 국가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소통을 강화하려면, 각 부처의 행정용어 순화를 총괄할 수 있는 기구를 미국 등 선진국처럼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실과 같은 보다 상위기관에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도 “각 부처마다 국어책임관을 두고 자율적으로 행정용어를 순화하도록 했지만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면서 “행정용어 사용에 대해 평가점수를 반영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한강서 무료 요트교육 받아보세요”

    세계를 주름잡는다는 경제대국 미국에서도 요트는 아직 부(富)의 상징이다. 그런 요트 세일링 교육을 무료로 해주겠다는 자치구가 나타났다. 은평구 보건소는 서울시와 한국해양소년단 서울연맹과 함께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요트 세일링 무료교육을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요트 세일링 교육은 구명조끼 착용법, 구조 신호법, 한강 특성 등에 관한 수상안전교육을 시작으로 요트의 기초, 요트의 조작법 등에 관한 지상 교육과 한강에서의 실전 세일링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평소 접하기 힘든 수상스포츠인 요트 세일링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청소년들에게 색다른 생활체육을 경험하게 하려는 취지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소외 가정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교육이다. 1차 교육은 오는 20일까지다. 지역아동센터의 박경진 교사는 “무더운 여름에 부모님과 휴가를 떠나는 평범한(?) 행복조차 누릴 수 없는 아이들이 함께 한강에서 요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게 돼 기쁘다.”며 “아이들이 새로운 것을 접할 때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하고 싶은 개인은 한국해양소년단 서울연맹(883-2346)이나 홈페이지(www.seksel.or.kr)에서 신청하면 되고, 공공기관이나 시설은 공문서로 단체신청을 하면 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고] 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구법회 한글학회 정회원·전 연수중 교장

    [기고] 국어기본법 흔들지 말라/구법회 한글학회 정회원·전 연수중 교장

    공문서에 한자를 혼용하자는 내용의 국어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비슷한 내용으로 국회에 두 건이나 발의되어, 지난 제헌절을 맞아 한글단체들이 성명을 냈다. 현행 국어기본법 14조는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글자를 쓸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이것을 김광림 의원 대표 발의안(111명)에는 ‘……한글로 작성하되 한자어의 경우에는 한자를 쓸 수 있다.’라고 했고, 이강래 의원 등의 발의안(22명)은 ‘한자를 오른쪽 괄호 속에 병기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여 한자어에 한자를 함께 적도록 하는 강제성을 띠고 있다. 이 두 법안의 공통 핵심은 공문서에 한글과 한자를 혼용 또는 함께 적자는 것이다. 이 두 개정안은 온 국민이 오랜 세월 동안 함께 쓰고 지키고 가꾸어 온 우리 말글을 뿌리째 흔들겠다는 심각한 사안이다. 이들 개정안의 제안 이유를 보면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로 되어 있고, 그중 동음이의어가 90% 이상이어서 한자로 쓰지 않으면 의미 구별이 안 되며, 한자는 국자(우리나라 글자)이므로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 등이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로 되어 있다는 말은 일제강점기 때 국어말살정책에 따라 만든 ‘조선어사전’(1920)에 바탕을 둔 것이고, ‘표준국어대사전’(1999)에는 한자어가 57.3%를 차지하고 있다. 사전의 올림말에 한자어의 비율이나 수효가 많은 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한자어는 이미 한글화되어 한자로 쓰지 않아도 그 뜻을 알기 때문이다. ‘학교’를 한글로 써도 한글을 깨우친 어린이라면 그 뜻을 알게 되며, ‘경제, 검찰, 문화, 철학, 학문 …’ 따위의 한자어를 한자로 쓴다고 해서 그 뜻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도 아니다. 더 어려운 한자어는 국어사전을 찾는 것이 빠르며, 배우기가 어려워 시간과 경제성에서 이득이 없다. 한자어 중 동음이의어가 90% 이상이어서 한자로 쓰지 않으면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궤변이다. ‘정당(政黨)과 정당(正當)’, ‘공기(工期)와 공기(空器), 공기(空氣)’, ‘하수(下水)와 하수(下手)’ 등 일상생활에서 쓰는 동음이의어들은 말과 글에서 앞뒤의 문맥을 보고 구별할 수 있다. 한자가 국자이니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 이것도 국한혼용론자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똑같은 말인데, 한자가 국자라고 하는 것은 중국의 임어당이 한자를 동이족(동쪽 오랑캐)이 만들었다고 말했다는 것을 믿고 하는 말이다. 의무교육과정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한자의 짐을 지우는 가혹한 일이다. 현재 상용한자는 중·고교에서 가르치는 1800자로 충분하며 초등학교부터 한자를 가르치면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다. 공교육에서 한자교육은 현재 상태로 충분하다. 공문서에 한자를 섞어 쓰도록 하겠다는 위 두 개정안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공무원의 업무를 과중시키는 개악 안이다. ‘국어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모두 철회해야 마땅하다.
  • 감사로 드러난 공무원 비리백태

    동료의 업무 실적을 가로채 승진한 경찰, 외교 행낭에 술 선물 담아 보낸 외교관, 청소용역비를 자신의 주머니에 챙긴 공기업 직원…. 공직사회 비위 백태가 22일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 허위 실적 특별승진 경찰관이 성과 가로채고 심사도 제대로 안해 감사원에 따르면 인천지방경찰청의 A 경위는 평소 알고 지내는 기자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기사를 인터넷에 내보낸 뒤 이를 근거로 행정발전 유공이 있는 것처럼 공적 조서를 올려 지난해 8월 경감으로 특별 승진했다. A 경위는 경찰수련원 부지 확보 업무에서 자신은 대상 부지를 찾아보기만 했을 뿐 직접적으로 부지 확보를 위한 노력은 다른 직원이 했음에도 자신의 성과인 것처럼 꾸민 것으로 나타났다. 범인 검거 유공에 따른 승진심사도 규정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이나 간첩행위 사범 등을 검거한 경우에만 특별승진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지방청은 절도범과 성폭력사범 검거 실적만 있는 B 경위를 경감으로 특별승진시켰다. ■ 외교행낭에 술 배달 재외 공관서 공적 운송규정 어기고 사적 이용 주핀란드 대사관 등 19개 재외공관에서는 공문서와 공용물품 운송에만 사용하도록 규정된 외교 행낭을 개인 용도로 이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 1월 26일 주노르웨이 대사관에서 행낭에 담아 보낸 13개 물품을 조사한 결과 관서 과장에게 보내는 와인 따개 선물세트 등 13개 물품 모두가 개인 선물용으로 확인됐다. 세금으로 운용되는 운송 수단을 사적 용도로 쓰고 있는 것이다. 주핀란드 대사관의 한 2등 서기관은 행낭 이용 금지물품인 술(보드카 5병)을 행낭에 넣어 친구에게 선물로 보냈고, 주러시아 대사관에서는 로또복권 5000원에 당첨된 직원이 교환을 위해 행낭에 로또복권을 담아 한국으로 보냈다. ■ 현금 받고 인사청탁 교통안전공단 본부장 파면… 용역비 등 유용 교통안전공단 감사에서는 인사 청탁 금품수수와 청소용역경비 유용 등이 적발됐다. 공단 경영지원본부의 A 본부장은 2008년 9월 B 지사장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고 지인의 계좌를 통해 200만원을 전해 받았다. A 본부장은 계좌 거래 명세가 남는 것을 우려해 돌려준 뒤 다른 직원을 통해 다시 챙겼다. A 본부장은 또 같은 해 C 소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현금 1000만원이 들어 있는 고기상자를 받았다. 하지만 C 소장은 청탁 이후 1년 4개월이 지나도록 인사 발령이 나지 않자 A 본부장에게 항의, 1000만원을 돌려받았다. A 본부장은 감사원에 “나는 인사청탁과 현금 1000만원이 든 고기상자를 받지 않았지만, 감사에서 시끄러워질 것을 우려해 C 소장에게 1000만원을 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C 소장이 혐의를 인정했고, A 본부장도 감사원 제출 확인서에 “고기상자에 현금 1000만원이 들어 있는 것을 나중에 발견했다.”고 자술한 점을 반영, 공단 이사장에게 A 본부장을 파면하라고 통보했다. 또 C 소장에게는 정직을, B 지사장에게는 별도의 징계를 내리라고 요구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수험생 부모가 수능 출제’ 관련자 처벌하라

    대입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11명이 지난 4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을 맡았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그들은 수험생 학부모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허위 확인서까지 제출했다. 이는 도덕적인 뻔뻔함을 떠나 범죄 차원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다. 그들이 부적격자임에도 불구하고 수능 문제에 관여할 수 있었던 제도적인 맹점 또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수능 시험 출제를 담당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 누구도 예외 없이 관련법이나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서 처벌해야 마땅하다. 수능 관리 규정에 따르면 수험생의 학부모는 출제위원이나 검토위원을 맡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해당 연도의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2명은 출제 위원을, 9명은 검토위원을 맡았다. 그들은 출제·검토 위원으로 부적격임을 알면서도 응시 자녀가 없다는 가짜 확인서까지 냈으니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기관에 내는 공식 문서를 허위로, 그것도 고의로 제출했다면 명백히 위법이다. 사기죄이든, 공문서 위조죄이든 엄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부적격 위원들을 방치한 책임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있다. 평가원의 잘못 역시 크다. 첫째, 허위 확인서를 검증하지 않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가족관계 증명서만 받았어도 그들을 가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유출 가능성이 없다는 등 실체도 없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사태 축소에만 급급하고 있다. 평가원은 이른바 ‘물수능’ 등 현실과 동떨어진 대입 정책으로 가뜩이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안이하게 대처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분노와 절망감을 더 키웠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관련 책임자는 전원 문책해야 하며, 평가원장도 관리 감독에 소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부적격 위원들과 평가원의 불량·불법 합작품이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시험문제 사전 유출을 걱정한다. 평가원은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믿을 수 없다. 유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 유출됐는지, 안 됐는지를 아직 알지 못하는 단계인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신뢰를 뿌리째 뒤흔든 사안인 만큼 검찰이 나서야 한다. 즉각 수사에 착수해 모든 불법 여부를 가려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 서울시 직인 49년만에 교체

    서울시 직인 49년만에 교체

    서울시 공식 도장의 글꼴이 49년 만에 바뀐다. ‘한글 전서체’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체’로 변경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공인(公印) 전체를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글자체로 변경하는 것은 시가 처음이다. 시는 11일 최근 공인을 공모해 인장공예 전문가인 조규호(54)씨가 응모한 훈민정음 해례본체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당선 작품이 훈민정음 해례체를 기본으로 한글의 정통성을 강조했으며, 글자체가 간결하고 전체적으로 중후한 감이 있는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시장 직인을 비롯한 산하사업소장, 실·국장, 각종 위원회 등 199개의 공인 제작에 당선된 인문 177자를 활용할 예정이다. 시는 또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당선된 인문의 보완·수정 과정을 거친 뒤 한글날인 10월 9일부터 새 공인을 사용할 방침이다. 전서체는 1948년 총리령 1호 관인 규정에 따라 모든 공공기관 도장에 사용돼 왔다. 1962년에는 관인 규정이 ‘한글전서체를 사용한다.’로 개정돼 모든 공공문서에 한글전서체 도장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1971년 시도 도장에 한글전서체를 사용한다는 조례를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저축銀 정·관계 수사 새달 ‘2R’

    지난 4일 김준규 검찰총장의 전격 중도 사퇴 이후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저축은행 정·관계 비리 수사가 ‘1차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새 지도부가 들어서고 국내외에 도피 중인 핵심 로비스트들이 검거되면 2라운드 수사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화저축은행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이석환)는 10일 금융감독원의 검사 편의를 봐주고 은행 측으로부터 뒷돈과 향응을 받은 혐의(뇌물 수수)로 김장호(53) 금감원 부원장보를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 은행 검사 때 한도 초과 등을 발견하고도 묵인해 주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한 금감원 국장 이모(1급)씨와 3급 홍모·윤모씨도 직무 유기와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부원장보는 2006년 9월~2009년 10월 삼화저축은행 신삼길(53·구속 기소) 명예회장으로부터 금감원 검사 때 편의를 제공해 주는 등의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골프 접대 등의 향응과 백화점 상품권, 현금 등 22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국장 등 3명은 2007년 1월 삼화저축은행에 대한 금감원 검사에서 신용공여한도 초과 등을 발견하고도 묵인해 줬는가 하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7.49%에 이른다는 내용의 허위 검사보고서를 작성했다가 들통났다. 당시 신용공여한도 초과 등이 사실대로 보고서에 반영됐을 경우 삼화저축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이 5.07%에 불과해 임직원 해임 권고와 직무 정지 등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 이로써 검찰은 삼화저축은행 정·관계 주요 로비 대상자에 대한 사법 처리를 마무리했다. 부산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도 지난달 27일 서갑원(49) 전 민주당 의원 소환을 끝으로 ‘새판’을 위한 휴지기에 들어갔다. 검찰 안팎에서는 차기 총장이 선임되고 수뇌부 인사가 마무리된 8월 말~9월 이후에 캐나다로 도주한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72)씨나 국내에 잠적 중인 삼화저축은행 로비스트 이철수(52)씨가 검거될 경우 검찰의 정·관계 비리 수사가 2라운드에 돌입할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5억 부당지원 前정선군수 구속

    녹색체험마을 지원사업과 관련해 거액의 군비를 부당 지원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체포된 전 강원 정선군수 유모(58)씨가 구속됐다. 1일 춘천지법 영월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법원은 “증거 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유 전 군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전 군수는 민선 4기 정선군수 재직 당시인 2006년 8월 정선군 정선읍 인근에 녹색체험마을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군비 5억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유 전 군수가 해당 사업이 전액 군비 지원 사업임에도 1억원의 도비가 지원되는 것처럼 공문서를 허위로 꾸미고 군의회에서도 거짓으로 설명했다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수사권 악용” 경찰 3명에 실형

    불법 게임장 업주를 도피시키고 바지 사장으로 범인을 바꿔치기한 경찰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곽부규 판사는 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모(41)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남 경사와 함께 공문서 위조에 가담한 조모(43) 경사는 징역 10개월, 남 경사에게 게임장 업주를 바꿔 달라고 부탁한 진모(54) 경감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대형 게임장 업주가 적발되자 이를 바지 사장으로 바꿔치기한 이들 경찰관의 범행은 묵묵히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는 대다수 경찰관의 명예에 치명적 오점을 남겼고, 경찰을 신뢰하는 국민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감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 경사는 수사권을 악용해 피의자의 임의동행 동의서에 자신의 지장을 찍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범행을 저질렀고, 조 경사는 사건이 불거진 뒤 다른 경찰관의 동태를 알아보려고 이전에 알던 유흥업소 종업원 박모씨의 전화를 빌려 사용하는 등 계속해서 경찰관으로서 기대에 어긋나는 언행을 일삼아 선처의 여지가 없다.”고 꾸짖었다. 다만 진 경감에 대해서는 “게임장 업주의 부탁으로 남 경사로 하여금 범행에 이르게 한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나 직접 범죄 실행 행위까지 분담하지는 않은 점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금품수수 징계 공무원 5년새 5.5배 급증

    지난 5년간 뇌물을 주고받다가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금품수수로 파면·해임 등 징계를 받은 국가·지방공무원은 모두 624명으로 2006년 114명에 비해 5.5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110명이 파면된 것을 비롯해 56명은 해임, 140명 정직, 165명 감봉, 152명이 견책 처분을 받았다. 국가공무원은 419명, 지방공무원은 205명이었다. 금품수수로 인한 징계는 2007년 130명, 2008년 146명, 2009년 282명으로 늘어 지난 5년간 1296명이나 됐다. 공금횡령이나 공금유용 등 다른 사유로 인한 징계도 늘어나 지난해 공무원 징계 대상은 5818명으로 2006년 2870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파면·해임 수준의 중징계는 433명으로, 금품수수가 166명(38%)으로 가장 많았다. 품위손상(99명), 공금횡령(23명), 복무규정위반(37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5년간 징계받은 2만 2330명 가운데에서는 품위손상이 1만 183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복무규정 위반 2841명, 직무태만 2296명, 금품수수 1296명, 감독소홀 473명, 공금유용 316명, 공금횡령 248명, 공문서 위변조 208명, 직권남용 96명, 비밀누설 67명 등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지방공무원 징계율 6년만에 가장 높아

    지방공무원 징계율 6년만에 가장 높아

    파면, 해임 등의 각종 징계를 받은 지방공무원의 비율이 최근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7만 9390명의 1.05%에 해당하는 2960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았던 2004년의 1.1%와 비슷한 비율이다. ●지난해 수뢰 등 2960명 지방공무원의 징계 비율은 2005년 0.9%, 2006년 0.5%, 2007년 0.6%로 꾸준히 낮아졌다가 2008년 1.03%로 올라선 뒤 2009년 0.94%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다시 상승했다. 지난해 징계 유형별로 파면이 50명, 해임이 49명이고 강등 15명, 정직 430명, 감봉 787명, 견책 1629명 등이었다. 기관별로 서울시에서 파면 17명 등 226명이 징계를 받았고 부산 106명, 대구 110명, 인천 104명, 광주 79명, 대전 48명, 울산 37명, 경기 558명, 강원 159명, 충북 108명, 충남 291명, 전북 223명, 전남 234명, 경북 340명, 경남 263명, 제주 74명이다. 징계 사유로는 뇌물 주고받기가 205명, 공금횡령이 3명, 공금유용이 109명이었고 공문서 위·변조가 44명, 직무유기 및 태만이 255명, 직권남용이 15명, 복무규정 위배가 193명, 품위손상이 1951명 등이다. ●경기道·일반직 가장 많아 직군별로 고위공무원 중에는 징계대상이 없었고 일반직이 2127명(1.1%)으로 가장 많고 특정직 247명(0.7%), 기능직 511명(1.2%), 별정직 52명(1.5%), 계약직 23명(0.6%) 등이다. 지난해에는 특히 6·2 지방선거에 개입하거나 불법 무질서 행위를 방치한 지방 공무원들이 무더기 징계를 받기도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주노동당에 가입해 불법 정치활동을 한 지방 공무원을 징계토록 지난해 각 지자체에 요구했지만 절차 등을 밟는 데 시간이 걸려 작년 징계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씨줄날줄] 타자기/박홍기 논설위원

    ‘일단 전원을 연결하면 탱크의 캐터필러에서 나는 것 같은 소리가 음산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한 줄이 쳐지면 간단한 키의 조작으로 포탑이 움직이듯 ‘철커덕’ 하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후우웅…타타타타…철커덕…투타타타…철커덕, 콰광. 그렇게 해서 무수한 문자와 글과 이야기가 생겨나고 사라졌다. 하염없이, 거침없이, 쉼없이’ 소설가 성석제의 책 ‘즐겁게 춤을 추다가’에 나오는 ‘레밍턴 전동타자기’의 한 대목이다. 실용 타자기는 1874년 기관총을 만들던 회사인 레밍턴사가 처음 제작했다. 글쓰기 기계의 효시다. 발명가 크리스토퍼 숄스가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기계식 필기장치를 가지고 레밍턴사를 찾아간 지 2년 만이다. 레밍턴사는 ‘톰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에게 ‘홍보’ 차원에서 타자기로 작품을 쓰도록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1874~1880년에 팔린 타자기는 5000대에 불과했다. 개인을 판매 타깃으로 잡은 탓이다. 당시만 해도 개인적인 서신은 직접 손으로 써야 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던 때다. 이후 기업에 접근한 결과, 1886년까지 6년간 5만대가 팔렸다. 사무실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사무 혁명의 출발이다. 우리나라에 타자기가 소개된 것은 1914년이다. 재미교포인 이원익이 영문타자기에 한글활자를 붙인 한글타자기를 고안했다. 그 이래 몇 가지 한글타자기가 나오긴 했지만 실질적인 한글타자기는 1950년 공병우에 의해 개발됐다. 한글타자기의 시초다. 1938년 우리나라 최초의 안과개인병원인 공안과를 개원한 의사다. 이른바 ‘공병우 세벌식타자기’는 한글의 원리를 타자기의 자음·모음·받침의 글쇠로 구현한 것이다. 정부는 1961년 모든 공문서를 타자기로 작성토록 제도화하기에 이르렀다. 한때 작가들 사이에서는 ‘글쓰기 도구가 아닌 서구 신문명의 매개물’로 입에 오르내릴 만큼 널리 사용됐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품 타자기도 1980년 말부터 컴퓨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100년 영광’을 내주었다. 시대에 뒤떨어진 유물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 타자기 생산은 1996년 중단됐다. 고물상,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다.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타자기를 생산하던 인도 뭄바이의 ‘고드레지 앤드 보이스’라는 회사가 주문이 없어 문을 닫았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그제 보도했다. 최후의 타자기 공장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기술 발달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인데 어쩌랴. 굿바이 타자기!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市기록관에서 보관중인 가장 오래된 공문서 아시나요

    市기록관에서 보관중인 가장 오래된 공문서 아시나요

    서울시에서 보관 중인 가장 오랜 공문서는 한 세기 조금 미치지 못하는 97년 전 것이고, 공문서에서 ‘서울특별시’라는 명칭은 60여년째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시 각 부서에서 생산된 행정기록물을 이관받아 보존·관리하는 서울시기록관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기록물은 ‘인감증명규칙’이 시행된 다음 날인 1914년 7월 8일 영등포에 등록된 ‘1호 인감대장’(사진①)이다. ●‘서울, 경기에 편입’… 일제 문서 발견 1호 인감은 영등포구 영등포동(당시 경기 시흥군 북면 영등포리)에서 작성된 것으로, 1개 면에 4명의 인감이 등록돼 있다. 인감대장은 등록 순서에 따라 등록일자와 성명, 주소, 본적지, 생일 등이 함께 기재돼 있다. 인감대장 이름난에는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4글자의 한자가 유난히 많았다. 인감대장에 이어 오래된 문서는 당시 서울시 토지대장과 측량원도, 면적측정부 등 지적관련 대장과 도면으로 현재 시민들의 재산권 확인 등에서 여전히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기안문 형태로 된 시 최초의 공문서는 1945년 4월 27일 경성부 도시계획과에서 작성한 ‘환지처분 인가 신청의 건’(換地處分認可申請ノ件②)이다. 1937년 경성시가지 계획사업 돈암토지구획정리지구의 제1공구 사업이 완료돼 경성부에서 당시 상급기관인 경기도에 환지처분 인가를 요청하는 내용의 문서로 부부윤(副府尹·부시장)을 거쳐 부윤(府尹·시장)까지 결재가 이뤄졌다. 당시 일제가 조선시대 한성부를 경성부로 이름을 바꾸고, 수도(首都)로서의 개념을 없애려는 음모 아래 격을 낮춰 경기도에 편입했다는 사실이 공문서에서도 발견된다. 1946년 8월 15일 미군정이 서울시헌장을 선포하면서 공문서에서 ‘경성부’라는 명칭을 ‘서울시’로 바꿨고, 1949년 8월 15일 시행된 지방자치법에 따라 이후 문서부터는 ‘서울특별시’(사진③)라는 명칭이 사용됐다는 점도 알 수 있다. 특히 1960년대 이전 공문서는 상신문서체와 하달문서체로 나뉘어, 상급기관에는 ‘~하고저 재결을 앙청(仰請·우러러 청함)하나이다’와 같은 경어를 사용했고, 하급기관에 보내는 문서는 ‘~차질 없도록 바람’ 등 권위주의적 표현을 사용했다. 이후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행정간소화 지시로 타자기 사용에 대비한 가로쓰기 채택과 한글전용 쓰기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이후에는 타자기를 사용한 공문서들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1990년대 이후 컴퓨터로 만든 문서들이 나왔다. 공문서 규격도 B5에서 현재의 A4로 바뀌었다. 1990년 정부 공통 기안용지에 타자기로 작성된 기안문서를 보면 당시 원세훈 주택기획과장(현재 국가정보원장)의 전결로 처리됐으며, 통제관이 있어 외부로 발송되는 문서에 대해 시장 직인 등을 통제했다. ●1961년 한글전용·가로쓰기 단행 1997년부터 서울시에 전자결재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결재를 받기 위해 상사의 사무실 앞에서 문서판을 들고 길게 줄서는 풍경이 사라졌으며, 2004년부터 전자문서시스템이 도입돼 종이문서를 출력해 캐비닛에 보관하는 관행이 급격히 줄었다. 한편 지금까지 생산된 서울시 공문서는 200쪽 분량의 책자 13만권으로 경북 청도서고와 남산서고, 서울서고 등 3곳에 분산해 보관하고 있다. 경북 청도군청 인근 지하 3층에 마련된 시 문서보관소는 1968년 김신조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비상사태에 대비해 공문서를 분산 배치하라는 정부 지시로 설치돼 명맥을 잇고 있다. 홍순성 기록정보팀장은 “공문서에서는 당시의 행정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서울의 역사를 담고 있다.”면서 “앞으로 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라 서울시에 영구기록물관리기관이 설립되면 보다 체계적으로 기록물을 보존·관리·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내 부인 알고보니 남자네”…황당 사건

    “내 부인 알고보니 남자네”…황당 사건

    인도네시아의 남자가 부인을 경찰에 고발했다. 멀쩡한 남자가 여자행세를 했다는 혐의로다. 현지 언론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황당한 사기를 당했다고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남자는 자카르타에 살고 있는 한 남자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부인을 만나 최근 결혼했다. 프란시스카라는 이름의 부인은 그러나 남편과 한 방을 사용하면서도 잠자리를 한사코 거부했다. 남편은 차츰 부인의 성을 의심하게 됐지만 프란시스카는 병원에 발부한 증명을 보여주며 완강히 여성임을 주장했다. 하지만 부부가 사는 아파트에 이 소문이 돌면서 결국 진실이 드러났다. 이웃주민들이 “옷을 벗기고 성을 확인하겠다.”고 덤벼들자 문제의 부인(?)은 마침내 사실을 고백한 것. 그는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사기행각을 모두 자백했다. 남편은 바로 부인을 경찰에 고발했다. 현지 언론은 “그가 사기와 공문서(신분증) 위조 등의 혐의를 받고 있어 최장 7년의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남자는 수개월 전 페이스북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을 결심한 후 성을 속이기 위해 가짜신분증을 마련하고 돈을 주고 사람들을 고용, 남편 앞에서 부모 행세를 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한·일외교, 이토 히로부미 후손에…

    한·일외교, 이토 히로부미 후손에…

    재일 한국인 장옥분(72)씨로부터 정치 헌금 20만엔을 받아 물러난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의 후임에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 부대신이 9일 취임했다. 마쓰모토 신임 외무상은 4선의 중의원 의원으로 이토 히로부미 전 조선통감의 외고손자다.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에 을사조약을 강요하고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켰다. 일본에서는 근대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되지만, 조선 식민지화를 주도한 원흉으로 1909년 중국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행위에 대한 역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쓰모토 외무상의 등장은 한·일 외교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외교에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실제로 한·일 관계는 민주당 출범 이후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왔지만 여전히 난제가 쌓여 있다. 이달 말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할 예정이어서 양국 관계에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조선왕실의궤 등 일본이 강탈한 한국문화재 반환도 계속 미뤄지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될 조짐이 있다.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겪게 되면 마쓰모토 외무상은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한국 내에서 더욱 혹독한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마쓰모토 외무상은 9일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일 양자 간 대화도 거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마에하라 전 외상의 외교 노선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 핵, 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과 관련해 “(북한이) 적극적으로 성의 있게 대응한다면, 마찬가지로 (성의 있게) 대응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마쓰모토 외무상은 외고조 할아버지와 안중근 의사 간에 역사적인 화해를 이끌 기회를 맞기도 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안 의사의 묘를 찾기 위해 일본 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각종 공문서를 소장하고 있는 국회도서관 관할은 당시 중의원 운영위원장이던 마쓰모토 외무상이 책임을 맡고 있었다. 나가시마 아키히사 방위성 정무관은 지난해 5월 “한국에서 안 의사 유골과 매장 장소 등 관련 정보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마쓰모토 의원이 관련 자료를 찾으면 전부 공개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쓰모토 외무상은 당시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나가시마 정무관의 발언은 과장됐으며 한국과 일본 정부의 공식 요청에 의해 조사를 벌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들은 일본 정계와 외교가를 주름잡는 명문의 맥을 잇고 있다. 이토의 사위 니시 겐지로와 손녀의 남편인 후지이 게이노스케는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증손자이자 마쓰모토 외상의 아버지인 마쓰모토 주로는 방위청 장관과 중의원 의원을 역임했다. 마쓰모토 외상의 이종사촌형인 후지사키 이치로는 현재 주미 일본대사다. 마쓰모토 외무상은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뒤 부친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서울대 나왔는데” 한마디에 수억 뜯긴 여성들

    서울 도봉경찰서는 22일 인터넷 결혼정보사이트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명문대 출신을 사칭, 억대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로 건설기사 정모(39)씨를 구속했다.  정씨는 2009년 9월 결혼정보사이트에서 만난 회사원 위모(27·여)씨에게 “난 서울대를 나온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인데 형은 검사고 여동생은 판사”라며 “결혼을 전제로 사귀자.”라며 접근했다. 이어 “경륜장에 있는 선수들을 관리하는 사업을 하는데 우리 회사에 5000만원을 투자하면 매주 500만원씩 주겠다.”고 속여 1억 88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정씨는 이외에도 오모(28·여), 이모(27·여)씨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접근해 각각 1000만원과 8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는 자녀 3명을 둔 유부남으로, 혼인빙자 간음 등 전과 22범이며 경륜장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동생의 주민등록증을 부정 사용하는 등 공문서위조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명문대를 나왔다고 얘기한 다음 결혼을 전제로 사귀자고 하면 피해자들이 잘 속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고양, 서울 기피시설 13곳 추가 철거 추진

    경기 고양시가 서울시 불법 기피시설 13곳에 대해 추가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기로 해 마찰이 확산되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달 11일 서울시와 자치구가 운영하는 시설물 60곳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통보한 데 이어, 9일 난지물재생센터 내 13개 시설에 대해서도 다음달 10일까지 자진 철거를 요청했다. 2차 행정대집행 대상은 전기실, 녹조류제거펌프실, 분뇨 투입동, 창고, 작업장, 공장 등이다. 이 시설들은 하수고도처리(수질개선시스템)를 담당하는 것으로, 허가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게 고양시 논리다. 전기실과 녹조류 제거 처리시설 등이 멈출 경우 서울시는 법정 수질기준을 맞출 수 없어 하루 100만t의 생활하수를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기피시설에 대한 고양시의 고강도 대응은 1차 행정대집행 통보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1차 행정대집행 통보 이후 은평구청 등은 자진 철거가 곤란한 3개 시설물에 대해 구청장이 직접 고양시장에게 철거 기간 연장 등을 간곡히 요청하는 등 성의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땅 주인인 서울시에서는 구에만 책임을 전가할 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경우 직영하는 난지물재생센터 내 불법 기피시설 15곳을 합법적 시설물로 인정해 달라는 공문서만 팩스로 전달했을 뿐이라고 고양시는 덧붙였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민선5기 임실군수도 검찰과 악연

    전북 임실군과 검찰의 질긴 악연이 민선 5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역대 민선군수 3명이 검찰에 구속돼 낙마한 데 이어 현직 군수가 또다시 법정에 서는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전주지검 특수부는 강완묵 임실군수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28일 불구속 기소했다. 강 군수는 지난 6·2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측근인 방모(39·구속)씨가 업자인 최모(53·구속)씨로부터 8400만원을 받는 과정에 깊이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부터 강 군수 자택과 군청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3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를 벌이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인 끝에 기소했다. 이로써 역대 임실군수 모두 검찰에 의해 사법처리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임실군민들은 과거의 악몽이 또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며 탄식하고 있다. 민선 1기 이형로 군수는 3년간의 임기를 채운 뒤 1998년 2기 재임에 성공했으나 2000년 12월 쓰레기매립장 인허가 과정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구속돼 중도 사퇴했다. 2001년 보궐선거에 당선된 이철규 군수는 전임 군수의 잔여임기를 채운 다음 2002년 3기 단체장 선거에 당선됐지만 인사비리에 연루돼 2004년 2월 사퇴했다. 민선 3기 군수 취임 1년 8개월 만이었다. 이후 보궐선거에 당선된 김진억 군수 역시 민선 4기까지 재임에 성공했지만 2007년 7월 특가법상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돼 중도 하차했다. 김 전 군수는 뇌물과 범인도피 혐의로 5년 3개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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