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임씨·조 목사 구속/탁명환씨 피살사건/살인증거인멸 혐의
◎조 목사 사주여부 수사/경찰/번행당일 행적 등 밤새 집중추궁/“범인 2명 더있다” 제보 확인작업
종교문제연구가 탁명환씨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22일 하오 대성교회 운전사겸 잡부 임홍천씨(26)를 살인혐의로,이 교회 조종삼목사(32)를 증거인멸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임씨는 지난 18일 저녁 탁씨의 자택인 서울 노원구 월계3동 삼호아파트 31동 206호 복도에서 집에 들어가려던 탁씨의 머리를 쇠파이프로 때린뒤 등산용칼로 목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구속된 조목사는 임씨로부터 전화로 범행사실을 전해듣고 쇠파이프를 감는데 쓰고 남은 달력을 소각장관리인 송명섭씨(26)형제에게 모두 수거,태우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에대한 구속영장청구는 21일 하오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검찰의 재수사 지시로 이날 하오 늦게 이뤄졌다.
경찰은 그러나 그동안 임씨의 범행행적과 목격자들의 진술등을 분석한 결과 이번사건은 구속된 임씨외에 다른 인물이 조직적으로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심증을 굳히고 배후규명등을위해 전면재수사를 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구속된 조목사와 달력을 불태운 송금섭·명섭씨형제가 이번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심증을 굳히고 이들의 범행당일 알리바이를 캐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수사본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제까지는 임씨의 살인혐의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해 왔으나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목사등이 범행을 사주했거나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 조목사등의 범행당일 행적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구나 경찰은 임씨가 『범행에 사용한 쇠파이프는 길을 가다가 우연히 주운 것』,『등산용 칼은 차를 몰고 가면서 한강에 집어 던졌다』고 진술한 점등은 신빙성이 약해 임씨가 조목사등의 개입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진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배후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기로 함에 따라 노원경찰서 형사4개반 30여명을 투입,탁씨가 살았던 삼호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범행당시의 목격자를 찾는 한편 임씨의 범행전 행적에 대한 현장수사도 다시 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범행직후인 18일 하오10시10분쯤 탁씨가 사는 아파트 건물의 바로 뒤편 29동 주차장에서 낯선 남자 3명이 승용차를 타고 시동을 거는 것을 보았다는 주민의 진술과 범행직전인 하오10시쯤 31동 주변에서 낯선 남자 3명이 서성거리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중시,또 다른 목격자가 있는지를 탐문하고 있다.
경찰은 또 「임씨외에 공범이 2명 더 있다」「탁씨와 원한관계에 있는 대성교회 고위관계자가 범행을 사주했다」는 등 10여건의 제보에 대한 확인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함께 임씨로부터 알리바이를 조작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철야기도할때 같이 있었다』고 진술한 교회숙소관리인 이용우씨(29)에 대해서는 증거인멸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한뒤 계속 수사키로 했다.
경찰은 보강수사에서 임씨가 범행에 이용한 서울2주5788호 엑셀승용차는 지난해 2월 군생활때 모은 3백만원으로 산 것으로 확인했다.
또 범행에 쓴 쇠파이프를 자르는데 사용한 그라인더도 대성교회 기사사무실 옆 헛간에서 발견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조 목사 “나는 억울”
○…이날 하오11시쯤 구속된 임씨 구속이 집행되기전 보도진에게 『억울하지는 않다.기자들이 교회이름을 익명으로 해준다고 해놓고 이름을 밝혀 교회에 큰 피해를 끼치게 돼 교회에 미안할 따름』이라고 한마디.
또 조목사는 『단지 교회를 위하는 마음으로 달력들을 치웠을 뿐인데 이렇게 큰 죄가 될 줄은 미처 몰랐다』며 『임씨가 왜 하필 나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고난에 빠지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