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공명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회식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추석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친필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마약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638
  • 걷기 힘든 생쥐, 자석으로 자극했더니 걸었다…자석으로 운동신경 정밀 제어

    걷기 힘든 생쥐, 자석으로 자극했더니 걸었다…자석으로 운동신경 정밀 제어

    국내 연구진이 자석의 자기장과 유전공학 기술을 결합해 뇌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찾아 걷지 못하는 생쥐를 걷게 만들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연세대 고등과학원 공동연구팀은 자기장을 이용해 뇌 운동신경을 무선, 원격으로 정밀제어할 수 있는 ‘나노 자기유전학’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 29일자에 실렸다. 자기장은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의학장치에 쓰이면서 질병진단에 활용되고 있지만 치료에는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자석의 자기장을 이용해 미세한 토크힘을 발생시킬 수 있는 나노나침반을 개발했다. 토크힘은 물체에 작용해 물체를 회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나침반의 토크힘은 뇌세포의 ‘피에조-1’ 이온채널을 열어 뇌신경 신호전달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온채널은 세포 내부 이온농도를 조절하는 막단백질을 말한다.연구팀은 생쥐의 우뇌 운동신경부위에 나노나침반을 주입한 다음 자기장을 가했다. 그 결과 칼슘이온이 세포 내로 유입돼 원하는 부위의 운동능력을 촉진시키는 것이 확인됐다. 실제로 쥐의 왼발 운동신경이 활성화되고 운동능력이 5배 정도 향상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자기유전학 장치는 중심지름이 70㎝ 정도의 MRI 장비에서도 작동이 가능하고 사람의 뇌를 포함한 인체에 25mT(밀리테슬라)의 자기장을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기장은 인체 침투력이 좋기 때문에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물론 암 같은 난치병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천진우 IBS 단장(연세대 화학과 교수)은 “이번에 개발된 나노자기유전학은 원하는 세포를 유전공학으로 선택한 뒤 무선, 원격으로 특정 뇌 부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자리잡아 뇌의 작동원리 규명과 질환 치료 등 뇌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가사에 시대정신 담은 BTS… 세계가 빠져들다

    가사에 시대정신 담은 BTS… 세계가 빠져들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아이돌 그룹, 보이밴드는 많다. 그런데 왜 유독 방탄소년단(BTS)이 넘보기 힘든 절정의 인기를 끄는 걸까. 동아시아연구원의 ‘BTS의 글로벌 매력 이야기´는 국제정치학, 사회학, 미디어 연구 등 사회과학 분야 교수 8명을 통해 그 비결을 분석해 담았다. 저자들은 미국 팝이 장악한 세계 대중문화 질서 속에 주류로 나서 존재감을 발휘한 방탄소년단을 그저 아이돌 그룹이 아닌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봤다. 대중문화나 문화산업 분야의 좁은 연구에서 벗어나 국제정세, 방탄소년단 노랫말 그리고 소통 등으로 연구 주체를 다양화한 이유다. 방탄소년단의 탄생에는 적절한 시류 분석이 한몫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세기 중반 이후 미국 주도 문화 지형에 변동이 생기면서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위계가 약화했고, 여기에 취향 다변화, 디지털 미디어 개인화 등이 진행돼 한국 아이돌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우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성을 지닌 예술가’로서 차별화 전략을 쓴 게 유효했다.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가 미디어로 분석한 ‘문화 다이아몬드 모형’을 보면 방탄소년단은 고른 역량을 보인다. 퍼포먼스와 실력(텍스트), 케이팝 시스템(생산), 팬덤(소비), 밀레니얼 세대(사회), 소셜미디어(분배)가 골고루 어우러진 것이다. 안미향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도 대중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의 기사 분석을 통해 2017년을 기준으로 방탄소년단의 ‘차별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며 인기 요인을 풀었다. 전 세계 팬들을 끌어모으는 건 공생과 공감의 영역이다. 히트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를 비롯한 음악을 분석한 하영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진정한 자기애와 공생의 모색, 문명의 자기모순 극복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가치를 담아 공명을 준다고 했다. 김수정 국민대 사회학과 객원교수도 진정성, 유대의식, 향상심과 온전한 삶에 대한 열망을 품은 노랫말이 곧 ‘시대정신’이 됐고, 전 세계 청년세대의 공감을 불렀다고 부연했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보편성을 추구하면서도 ‘가끔’ 한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그들이 던지는 보편적 메시지 외에 스토리텔링, 연대의식 고취, 초국적 문화 네트워크 구축 등 전략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홍보보다 공감과 소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제2의 방탄소년단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음악은… 부작용 없는 몸과 마음의 ‘진통제’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음악은… 부작용 없는 몸과 마음의 ‘진통제’

    17~18세기에 활동했던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콩그리브는 “음악은 야만인의 가슴을 달래 주고 돌을 무르게 만들며 옹이 진 나무를 휘어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음악은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켜 주기도 하고 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스위스 취리히대 실험심리학부 신경심리학교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정신·행동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경과학’ 1월 26일자에 음악과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음악가들의 뇌가 음악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의 뇌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절대음감(AP)을 가진 음악가 52명, 상대음감(RP)을 가진 음악가 51명, 음악을 하지 않는 일반인 50명을 대상으로 ‘안정상태 기능성자기공명영상’(rsfMRI)과 ‘확산강조영상’(DWI) 기법으로 뇌신경을 촬영했습니다. 절대음감은 특정 음을 듣고 해당 음의 절대적 높낮이를 본능적으로 판별해 내는 청각적 감각을 말합니다. 상대음감은 특정 음을 들었을 때 음의 조성에 따른 상대적 높낮이를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이들 세 집단의 뇌신경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음악가들과 일반인들의 뇌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고 합니다. 좌뇌와 우뇌 청각영역의 뇌신경 연결 상태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음악가의 뇌신경망이 촘촘하게 짜인 그물이라면 일반인들은 듬성듬성 연결됐다고나 할까요. 음악가들의 절대음감 여부는 뇌의 기능적 연결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지만 음악을 시작한 나이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려서 음악을 시작한 음악가일수록 뇌신경망이 촘촘하고 강하게 연결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높낮이의 음으로 만들어진 음악이 청각기능을 자극함으로써 뇌신경망 전체 발달을 이끌고 강화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악과 관련해서 또 하나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외과, 신경과, 소아외과, 생물통계과, 마취과, 흉부외과 공동연구팀은 음악이 심장수술 환자들의 불안과 통증을 현저하게 감소시킨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BMJ 오픈 하트’ 1월 26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5개의 의학·과학 연구데이터베이스에서 2019년 10월까지 발간된 심혈관수술과 음악에 관한 논문 20건, 설문조사 16건을 찾아 메타분석했습니다. 이들 연구에는 각각 1169명, 987명의 환자가 분석 대상이었습니다. 메타분석 결과 환자의 90%가 관상동맥 우회술, 심장판막 교체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혈관 수술환자들은 진통제를 투여받아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에게 입원 직후부터 수술 후 일주일까지 음악을 들려 주는 것이 불안감과 통증을 실제로 낮춰 주며 진통제 같은 약물 투여 효과도 배가시킨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단 리듬이 강하거나 타악기 연주가 들어간 음악 외에 잔잔한 연주음악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우울감과 불안감,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 쉬운 요즘 조용한 음악으로 마음을 다스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8명의 교수가 분석한 BTS의 8색 매력...“시대정신에 전세계 열광”

    8명의 교수가 분석한 BTS의 8색 매력...“시대정신에 전세계 열광”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많고 많은 아이돌그룹 가운데 왜 유독 방탄소년단(BTS)은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됐을까. 8명의 교수가 각자 분야에서 각자 시각으로 방탄소년단의 8색 매력을 연구한 대중서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동아시아연구원은 국제정치학, 사회학, 미디어 연구 등 사회과학 분야 교수들의 분석을 담은 ‘BTS의 글로벌 매력 이야기(사진)‘를 낸다고 27일 밝혔다. 필자들은 미국의 팝이 장악한 세계 대중문화 질서 속에서 한국 음악인이 주류로 나서서 이처럼 존재감을 확보한 적이 없었다면서, 방탄소년단을 그저 아이돌그룹이 아닌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연구 이유를 밝혔다. 그동안 대중문화나 문화산업 분야 연구에서 벗어나, 분석 분야 역시 국제정세, 방탄소년단 노랫말, 그리고 소통 등으로 다양화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 문화지형 변화를 우선 요인으로 짚는다. 미국 문화 주도 지형에 변동이 생기면서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 위계가 약화했고, 여기에 취향 다변화, 디지털 미디어 개인화 등이 진행돼 한국 아이돌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최샛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한국 아이돌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지닌 예술가’로 차별화한 점을 꼽았다. 방탄소년단의 매력을 다룬 신문 기사를 분석해보니 ‘텍스트(퍼포먼스, 실력)’, ‘생산(케이팝 시스템)’, ‘소비(팬덤)’, ‘사회(밀레니얼세대)’, ‘분배(소셜미디어)’의 이른바 ‘문화 다이아몬드 모형’에서 고루 역량을 보였다.하영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는 방탄소년단의 무게감을 꼽는다. 방탄소년단을 단순한 문화 혼종이 아닌, ‘현대 문명의 한계를 고쳐보려는 21세기 신문명 건축의 전위체’로 결론짓는데, 이들이 복합적인 아름다움을 지녔다는 뜻이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던지는 메시지를 중시했다. 히트곡 ‘FAKE LOVE’를 비롯해 여러 곡에서 진정한 자기애와 공생의 모색, 문명의 자기모순 극복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가치를 담아 공명을 준다는 것이다. 노랫말을 분석한 김수정 국민대 사회학과 객원교수도 진정성, 유대의식, 향상심과 온전한 삶에 대한 열망을 품은 노랫말이 곧 ‘시대정신’이 됐고, 전 세계 청년세대의 공감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이혜은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유튜브 댓글을 분석했는데,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처럼 팬들의 소통이 아닌, 팬인 ‘아미’가 팬심 표현 수단으로 할 정도로 강렬하다고 설명했다. 안미향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는 대중음악 전문매체 ‘빌보드’의 기사를 분석한 결과, 2017년을 기준으로 긍정적 기사가 급증하며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한층 높였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의 ‘차별성’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방탄소년단 사례가 문화강국의 꿈을 꾸는 한국에 시사점이 분명하다고 조언했다. 보편성을 추구하면서도 ‘가끔’ 한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손열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기존 한류 외교도 벤치마크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처럼 보편적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스토리텔링, 연대의식 고취, 취향 공동체, 초국적 문화네트워크 구축, 지역적으로 차별화된 공공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홍보보다 공감과 소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제2의 방탄소년단도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日여당 간부들, 코로나 긴급사태속 ‘여성접대 술자리’ 물의

    日여당 간부들, 코로나 긴급사태속 ‘여성접대 술자리’ 물의

    코로나19 대응 난맥상으로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여당 중진 간부들이 여성 접객업소에서 심야까지 술자리를 가져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주간지 슈칸신초에 따르면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대행을 맡고 있는 마쓰모토 준(71) 중의원 의원은 지난 18일 밤 11시를 넘긴 시간까지 도쿄의 번화가 긴자에 있는 클럽(여성 접객업소) 2곳을 돌며 술을 마셨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도야마 기요히코(52) 간사장대행도 지난 22일 긴자의 한 클럽에 밤 11시 이후까지 머무른 사실이 다른 주간지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지난 8일 도쿄, 가나가와현 등 수도권 4개 광역단체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도시권역에 ‘긴급사태’를 발령한 상태다. 긴급사태 발령의 핵심은 식당·주점 영업시간을 오후 8시까지 단축하도록 한 것이지만, 여권 핵심 간부들이 이에 거스르는 행동을 한 것이다. 두 의원은 이날 밤 국회 기자단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마쓰모토 의원은 “나의 행동이 가벼웠던 점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했고, 도야마 의원은 “시간이 시간인 만큼 끝내고 돌아갔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스가 총리가 연일 국회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야당으로부터 난타를 당하고 있는 와중에 연립여당 간부들의 심야 술자리 파문이 터지면서 스가 총리는 한층 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야권에서 두 의원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말 스가 총리의 ‘고급 스테이크 송년회’도 재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가 총리는 지난해 12월 14일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등 7명과 함께 긴자의 고급 스테이크 식당에서 송년회를 가져 물의를 빚었다. 당시는 일본 정부가 “회식을 통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중 5인 이상 모임이 80%를 차지한다”며 국민들에게 4명 이하로만 모일 것을 당부하던 시점이었다. 그래 놓고 정작 정부의 수장이 이를 따르지 않은 셈이었기 때문이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성남시 저소득층에 특수의료장비 촬영비 최대 70만원 지원

    경기 성남시는 저소득층 대상으로 특수의료장비 촬영비를 1인당 연 1회 최대 7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의료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자기공명영상 촬영(MRI), 자기공명혈관 조영(MRA), 양전자 단층 촬영(PET) 비용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성남시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사는 의료급여 수급자 중에서 희귀난치성 질환자, 중증 질환자, 정신·행동 장애 등 11개 만성고시 질환자, 만 65세 이상 척추질환자다. 지난해 수혜자는 올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대상자가 주소지 동 행정복지센터에 신청서 등을 내고 병원에서 특수의료장비로 촬영하면, 성남시가 해당 병원이 청구한 촬영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성남시는 지난해에도 이 사업을 시행해 177명의 저소득층 환자에게 8764만9000원의 특수의료장비 촬영비를 지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다시 보면 다른 느낌… 난세에 돌아온 삼국지

    다시 보면 다른 느낌… 난세에 돌아온 삼국지

    고우영 삼국지, 올컬러판 출간황석영 번역작, 한시·삽화 더해넷플릭스 압축판 8부작도 인기중국의 대표적 역사소설 ‘삼국지’(원제 삼국지연의)는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정의와 의리, 경영과 처세, 인생에 대한 성찰로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널리 읽힌다. 꾸준히 인기를 끈 ‘삼국지’가 최근 만화, 소설 등 여러 부문에서 다시 출간됐다.문학동네는 고우영(1938~2005) 화백의 생전 대표작 만화 ‘고우영 삼국지’를 개정한 ‘고우영 삼국지 올컬러 완전판’(전 10권)을 지난 15일 출간했다. 1978년 연재를 시작한 ‘고우영 삼국지’는 이듬해 첫 단행본 출간 때 폭력과 선정성 등의 이유로 100여쪽이 삭제·수정됐다 2002년 무삭제 완전판으로 복간됐다. 이번엔 고 화백의 아들인 고성언씨가 컬러판으로 색깔을 입히는 작업을 맡아 의미를 더했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가독성을 높이고자 손글씨로 적었던 해설 전체와 대사 일부를 인쇄체로 바꾸고 주 독자층인 40~60대를 고려해 판형도 키웠다”고 설명했다.창비는 지난달 황석영 작가가 번역한 ‘삼국지’를 17년 만에 개정해 내놨다. 2003년 초판 발행 이후 200만부 이상이 팔린 이 책은 개정판에서 기존 10권을 6권으로 재편집했다. 원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210수의 한시와 중국 인물화의 대가 왕훙시가 그린 컬러삽화 150여장이 수록됐다. 황 작가는 ‘옮긴 이의 말’에서 “삼국지를 찬찬히 다시 보면서 읽을 때마다 자신이 처한 사정과 나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고 밝혔다.교보문고 관계자는 “지난해 삼국지 관련 도서 판매액은 2019년보다 20%가량 늘어났다”면서 “코로나 19로 가정 내 독서 수요도 늘어난 데다 삼국지의 주요 사건들을 골라 쉽게 설명하는 ‘설민석의 삼국지’가 발간된 이후 삼국지 열기가 재점화됐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소설 담당 김효선 과장도 “지난해엔 소설가 이문열의 ‘삼국지’(RHK 발행)가 새로 출간되는 등 삼국지 시리즈는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삼국지의 인기는 온라인 동영상 시장(OTT)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0년 출시된 중국 대하드라마 95부작 ‘삼국지’가 인기를 끌자 이를 8부작으로 압축한 ‘삼국지 극장판’을 지난해 8월 출시했다. 문학평론가인 홍정선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는 “충의의 상징인 관우와 사심을 버리고 공직에 헌신하는 제갈공명이라는 두 등장인물에 공감하는 독자들이 많다”며 “온갖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함께 지식인의 표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꾸준히 읽히게 된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다시 봐도 재밌는 ‘삼국지’…만화·소설 등 콘텐츠 재출간 열기

    다시 봐도 재밌는 ‘삼국지’…만화·소설 등 콘텐츠 재출간 열기

    중국의 대표적 역사소설 ‘삼국지’(원제는 삼국지연의)는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널리 읽히는 고전으로 꼽힌다.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정의와 의리, 경영과 처세, 인생에 대한 성찰로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삼국지 콘텐츠가 최근 만화, 소설 등 여러 부문에서 다시 출간돼 주목된다.문학동네는 고우영(1938~2005) 화백의 생전 대표작 만화 ‘고우영 삼국지’를 개정한 ‘고우영 삼국지 올컬러 완전판’을 15일 출간했다. 모두 10권으로 구성된 세트다. 1978년부터 연재돼 이듬해부터 단행본으로 출간된 고우영 삼국지는 1979년 처음 출간됐을 때 심의과정에서 폭력과 선정성 등의 이유로 100여 페이지가 삭제·수정됐다. 2002년에 무삭제 완전판으로 복간됐지만, 흑백이라는 한계가 있었고, 이번에 컬러판으로 색깔을 입히는 작업은 고 화백의 아들인 고성언씨가 직접 맡아 의미를 더했다. 가독성을 높이고자 손글씨로 적었던 해설 전체와 대사 일부를 인쇄체로 바꿨다.문학동네 관계자는 “원본의 연재 시기가 오래되다 보니 새 책을 발간해야 할 시기”라며 “주 독자층이 주로 40대에서 60대 사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독성을 높이고자 판형을 키웠다”고 설명했다.창비는 지난달 황석영 작가가 번역한 ‘삼국지’를 17년 만에 개정해 출간했다. 2003년 초판 발행 이후 200만 부 이상이 팔린 이 책은 이번 개정판에서 기존 10권을 6권으로 재편집했다. 원작자 나관중의 원본을 황 작가가 정확하고 생동감 넘치는 글솜씨로 옮겨적었다. 개정판에는 원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210수의 한시와 중국 인물화의 대가 왕훙시가 그린 컬러삽화 150여 장이 수록됐다.황 작가는 ‘옮긴 이의 말’에서 “삼국지를 찬찬히 다시 보면서 읽을 때마다 자신이 처한 사정과 나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라면서 “전에는 유비 삼 형제가 모두 죽어버리고 나면 신명도 없어졌는데, 이젠 후반부로 갈수록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이 전해졌다”고 밝혔다.교보문고 관계자는 “지난해 삼국지 관련 도서 판매액은 2019년보다 20%가량 늘어났다”면서 “코로나 19로 가정 내 독서 수요도 늘어난데다, 삼국지의 주요 사건들을 골라 쉽게 설명하는 ‘설민석의 삼국지’가 발간된 이후 삼국지 열기가 재점화됐다”고 밝혔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소설 담당 김효선 과장도 “지난해엔 소설가 이문열의 ‘삼국지’(RHK 발행)가 새로 출간 되는 등 삼국지 시리즈는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면서 “새 학기나 방학, 새해 등의 시즌에 주기적으로 판매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출판사들도 이 시즌에 맞춰 출간한다”고 설명했다.삼국지의 인기는 온라인 동영상 시장(OTT)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0년 출시된 중국 대하드라마 95부작 ‘삼국지’가 인기를 끌자 이를 8부작으로 압축한 ‘삼국지 극장판’을 지난해 8월 출시했다. 2010년 중국 시청률 1위를 달성한 이 드라마를 보기 편하게 압축해 주요 사건을 한층 더 빠른 전개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문학평론가인 홍정선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는 삼국지 열기에 대해 “충의의 상징인 ‘관우’와 사심을 버리고 공직에 헌신하는 ‘제갈공명’이라는 두 등장인물에 공감하는 독자들이 많다”며 “온갖 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함께 지식인의 표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꾸준히 읽히게 된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日스가, 계속되는 ‘코로나 뒷북대응’…정부안에서도 짜증 부글부글

    日스가, 계속되는 ‘코로나 뒷북대응’…정부안에서도 짜증 부글부글

    지난 7일 도쿄도, 가나가와현 등 수도권에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지방의 요청에 떠밀려 마지못해 하는 뒷북대응’이란 혹평을 받았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동일한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13일 오후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는 오사카부·교토부·효고현의 간사이 3개 지역, 아이치현·기후현의 주부 2개 지역 및 후쿠오카현(규슈), 도치기현(간토) 등 7개 광역자치단에 추가로 특별조치법에 따른 긴급사태를 선언할 방침이다. 후쿠오카현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역단체 지사들이 정부에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는 수도권 4개 지역 발령에 이어 이번에도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현장의 요청에 이끌려 뒷북대응을 하게 됐다는 비난을 피할수 없게 됐다.당초 스가 총리는 오사카 등지에 대한 긴급사태 선언 추가에 부정적이었다. 지난 4일 회견에서 “오사카 등 영업시간 단축을 시행하는 지역들은 효과를 봤다”고 했고, 7일 수도권 긴급사태 발령 관련 회견에서는 오사카의 대상 추가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8일 오사카부에서는 역대 하루 최다인 65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는 다음날 교토부, 효고현 등 인접지역 지사들과 함께 정부에 긴급사태 선언 지역에 포함시켜 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 도쿄, 오사카에 이어 일본의 3번째 대도심 권역인 나고야의 아이치현도 인접한 기후현과 함께 정부에 긴급사태 지역 추가를 것을 요청했다. 불과 지난주 금요일 회견 때만 해도 “긴급사태의 추가 발령은 없다”고 했던 스가 총리가 주말이 지난 후 돌연 태도를 바꾼 데 대해 정부 안에서도 “난맥상”, “조령모개” 등 비판이 나왔다. 특히 광역단체 지사들의 결정에 중앙정부가 뒤따라가는 현 상황은 어떻게 봐도 비정상적이라는 한숨이 나온다.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감안해 전국적인 선언 확대는 피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국적인 발령은 없다. 사방에다 인내를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지지통신에 말했다. 그런만큼 광역단체 지사들에 대한 불만도 크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지사들은 긴급사태 선언을 정부에 요청하기에 앞서 자체적으로 할수 있는 것들을 먼저 해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스가 정부의 계속되는 뒷북대응에는 연립여당인 공명당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지난 12일 기자단에 “현장의 요청이 나오고 있는 만큼 정부는 확실하게 응답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국회대책위원장은 “지역으로부터 긴급사태 선언 요청이 나오면 마지못해 이를 뒤따라가는 정부의 행태가 신뢰감을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 고이케 아키라 공산당 서기국장은 “찔끔찔끔 대응, 뒷북 대응, 우왕좌왕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공영방송 NHK가 실시한 1월 월례 여론조사에서 스가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보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처음으로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NHK가 12일 공표한 조사결과에서 스가 정권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지난해 12월 조사 때보다 2% 포인트 하락한 40%,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응답자는 4% 포인트 상승한 41%로 나타났다. NHK 조사에서 정권 지지 여론보다 비판 여론이 높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韓, 병상 1000명당 12.3개 OECD 두 번째… 공공병상은 전체 10%도 안 돼

    韓, 병상 1000명당 12.3개 OECD 두 번째… 공공병상은 전체 10%도 안 돼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불거진 병상 부족 사태는 한국 의료체계의 가장 약한 고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병상 자체는 세계 최고 수준인데 정작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부족하다는 모순된 상황이 계속됐다. 전체 병상은 많으나 그중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병상은 일부에 불과하고 환자를 돌보고 치료할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조화에 있었다. 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보건의료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은 2017년 기준 인구 1000명당 병상이 12.3개로 일본(13.1개)에 이어 두 번째다. OECD 평균(4.7개)과 비교하면 세 배가량 차이가 난다. 자기공명영상(MRI)과 컴퓨터단층촬영기는 인구 100만명당 각각 29.1대와 38.2대로 모두 OECD 평균(17.4개와 27.8개)을 웃돈다. ●간호인력 1000명당 6.9명… OECD 평균 아래 그에 비해 의사는 2017년 기준 1000명당 2.3명(한의사 포함)으로 OECD 평균 3.4명에 한참 못 미친다. 간호인력 역시 1000명당 6.9명으로 OECD 평균(9.0명)보다 적다. 특히 전체 병상 대비 공공병상 비중은 2018년 기준 10.2%로 비교 자체가 민망한 수준이다. 그마저도 2020년에는 9.2%로 더 떨어졌다. 결국 그동안 한국 의료체계에서 가장 취약한 두 영역만으로 1년을 버텨 온 셈이다.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정부가 아무리 신속한 확진검사·역학조사를 하더라도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K방역은 모래성에 불과하다. 결국 지속가능한 의료체계를 위해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공공의료와 인력 확충으로 모인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한국이 인구 대비 병상 자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병상을 마련할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경영이 어려워 매물로 나온 준종합병원이 여럿 있다. 그걸 매입하거나 스페인처럼 임시 국유화 선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공공보건의료 인력 확충이 가장 시급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현재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돌볼 숙련 간호사가 부족해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면서 “공공보건의료 인력을 확충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건의료 연구자는 “공공병원을 늘리려고 하면 당장 예비타당성조사에 몇 년이 걸리고 그나마 통과도 힘들다”면서 “한국은 병원을 짓는 것과 고속도로 건설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한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거나 경제성 평가 항목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교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뇌 우회 공격해 치명상 입힌다

    [사이언스 브런치] 교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뇌 우회 공격해 치명상 입힌다

    2021년 신축년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의 뇌는 심각하게 손상됐지만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할 수는 있겠지만 뇌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 면역반응을 역으로 이용해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 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 미의료사관학교, 미시건대 의대, 국립노화연구소, 미국방부 의무본부, 뉴욕 수석검시관실, 아이오와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뇌를 직접 공격하지 않지만 뇌신경계와 혈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 구랍 30일자에 실렸다. 이번 연구에는 NINDS 소속 한국인 의과학자 이명화 박사도 참여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3~7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19명의 뇌조직 샘플을 심층 검사했다. 검사에 쓰인 뇌조직을 제공한 코로나19 사망자는 5~73세까지 다양한 연령과 성별, 인종으로 구성돼 있다. 19명의 환자들 중 일부는 당뇨, 비만,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건강검진에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기기보다 더 민감하고 출력이 높은 11.7테슬라 MRI로 후각신경구(olfactory bulb)와 뇌간(brain stem) 부위를 정밀 검사했다. 후각신경구는 후각정보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뇌간은 심혈관 기능과 호흡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맡고 뇌 부위이다. 또 연구팀은 현미경 관찰과 단백질 검출기술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물질을 찾아내는 실험도 동시에 진행했다.분석 결과 두 영역 모두 심각한 정도의 염증과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뇌 조직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혈관이 얇아지면서 뇌혈관이 손상됨에 따라 혈액이 뇌신경계로 흘러들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다수 관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같은 관찰 결과는 뇌 신경계의 손상이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공격 때문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의 염증 반응으로 인해 뇌신경계의 미세혈관 손상이 쉽게 일어나면서 나타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으로 구분되지만 많은 환자들이 극심한 두통, 섬망, 인지기능 장애, 현기증, 피로, 후각상실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염증과 혈관 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들의 뇌에서 산소 부족으로 인한 손상 징후가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뇌졸중이나 염증성 신경질환과 비슷한 형태의 다양한 손상 흔적을 관찰했다. 나빈드라 나스 NINDS 교수(신경계 감염학)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에 침투하기는 하지만 뇌 손상의 직접 원인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코로나19가 뇌 혈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단기적, 중장기적으로 어떤 증상을 유발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만질 수 없음을 만지는 언어:촉각의 소노그래피/전승민

    문학의 칼 칼날과 포옹할 수 있을까? 한강에게 언어는 세계와 자신을 가르는 칼이다. 언어는 전체 의미 중에서 표현 가능한 부분만을 잘라 기표에 담으므로 진실은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왜곡된다. 그래서 문학 하는 이들에게 언어는 축복이면서 동시에 영원한 고통이다. 문학의 괴로움은 그것이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비-진실해지는 이 운명에서 비롯한다. 현실의 경험을 기표로 쪼개어 재조합하는 언어로는 그 어떤 실재에도 완벽히 다다를 수 없다. 현실을 조각내지 않는 언어는 과연 가능할까? 한강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문학동네·2011)은 진실을 조각내는 언어의 칼금과 대결하며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포착하려 한다. 그것은 현실을 분절하는 한계로서의 언어가 아니라 현실을 가장 훼손하지 않는 순수한 상태의 언어에 의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언어가 언어이기를 포기할 때 획득되기에 순수를 추구할수록 더욱 비-순수해지는 역설 속에 있다. 그 ‘순수’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사람에게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실은 어떤 인과나 합리적 추론으로 증명되는 참인 명제가 아니라 오직 몸으로 살아낼 때만 느끼는 힘의 압력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남자와 여자는 이 거대한 진실을 유한한 인간의 몸뚱이로 견디는 사람들이다. 남자의 진실은 영원한 실명, 여자의 진실은 계속되는 실어이다. 그러나 그들의 상실과 고통은 보상이나 처벌의 체계에서 비롯하지 않으며 당위나 인과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각자의 진실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 영원히 실패한다. 예정된 실패의 운명 속에서 ‘희랍어 시간’이 길어 올리는 물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인간은 삶을 이해하기 위해 끝없이 발버둥치는가이다. 이 궁극의 물음에 대해 소설은 질문으로 되돌아가 그것을 파괴하는 재귀적인 답을 제시한다. 삶이 인간에게 들이미는 통각은 소거되어야 할 병증이 아니라 그가 살아 있음을 감각하게 하는 생의 반증이기 때문이다. 한강의 소설은 인물의 아픔에 관한 원인을 굴착하기보다 그 아픔을 온몸으로 함께 통과한다. 서사는 플롯의 인과와 시간의 합리적 흐름에 복무하지 않고 다만 고통의 양태와 통각을 소슬히 응시하기 위해 흐른다. 그래서 ‘희랍어 시간’에서의 시간은 선형적이지 않고 소설의 언어 역시 일반의 언어로부터 탈구되어 있다. 요컨대 한강은 인간과 문학이 삶에 대해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 그러나 ‘왜’로 시작할 수밖에 없으므로 언제나 오류일 수밖에 없는 어떤 질문과 대결한다. “인간의 혼은 왜 그 어리석고 나쁜 속성들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 겁니까?”(105쪽) 신성의 잠재태로서의 고통 ‘희랍어 시간’의 시간은 환(環)으로 흐른다. (“세상은 환이고 산다는 것은 꿈꾸는 것입니다.” 26쪽) 소설에서 읊어지는 보르헤스의 말처럼 첫 번째 장은 ‘1’에서 시작해 21번째 장까지 진행된 후 마지막 장에서 ‘0’으로 돌아간다. 시간이 1에서 0을 향해 구부러지는 이유는 남자와 여자의 삶이 전생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전사(前史)는 작가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2013)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1) 남자와 여자는 ‘해부극장’ 연작에 나오는 백골의 전생이며, 백골의 고통은 곧 여자가 느끼는 통증이다. 그것은 말의 소리가 신체의 발음 기관을 경유해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갈 때 발생하는 비릿하고 붉은 통각이다.2) 세 치의 혀와 목구멍에서 나오는 말들, 헐거운 말들, 미끄러지며 긋고 찌르는 말들, 쇳냄새가 나는 말들이 그녀의 입속에 가득 찼다. 조각난 면도날처럼 우수수 뱉어지기 전에, 막 뱉으려 하는 자신을 먼저 찔렀다.(‘희랍어 시간’·165쪽) 여자의 고통이 언어가 파열될 때 발생한다면 남자의 고통은 반대로 무언가가 덩어리로 뭉개질 때 발생한다. 완전히 실명하게 되리라 진단받은 마흔을 목전에 두고, 그는 마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것처럼 16년간의 독일 생활을 접고 모국으로 돌아온다. 사물과 풍경의 날카로운 경계는 그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진다. 그는 실명 이후의 삶에 대한 확신이 없다. 남자의 삶 역시 독일과 한국에서 보낸 시간으로 분절되어 있으므로(“그때 내 인생은 거의 정확히 절반씩 두 언어, 두 문화로 쪼개어져 있었던 셈입니다.” 40쪽) ‘희랍어 시간’은 여자와 남자가 공유하는 고통 그 배면의 시간이다. 여자는 두 번째로 찾아온 실어 증상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강의를 신청하고, 남자는 자신을 둘로 쪼개는 힘을 피해 “수천 년 전에 죽은 언어 (…) 마치 고요하고 안전한 방”(119쪽)과 같은 희랍어 속으로 숨어든다. 이 공통의 시간 너머에 있는 그들의 고통에는 이유가 없다. 백골들이 그러하듯 그들의 아픔은 단지 붉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성에서 비롯한다. 달리 말하자면 그저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으므로 아파야만 하는 것이다. 까닭 없이 고통받는 인간은 신을 찾아 헤맨다.3) 소설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남자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의 고해는 세 통의 편지로 이루어진다. 가장 먼저 발송되는 편지는 독일에서 살던 시절 사랑했던 여자에게 보내는 사과문이다. 그녀는 청각장애인이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장애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녀를 욕망한다.(“우리는 언젠가 함께 살게 될 것이고, 나는 눈이 멀 것이라고. 내가 보지 못하게 될 때, 그때는 말이 필요할 거라고.” 47쪽) 그는 “백치처럼 순진하게”(47쪽) 그녀에게 독순술 수업에서 배운 대로 말을 해 보라고 요청한다. 남자는 그녀의 청각장애를 자신의 예정된 실명과 동등하게 고려하지 못한다. 그녀의 독순술이 그의 ‘결핍’을 보충하는 자질이 될 이유는 조금도 없다. 누군가의 언어 행위는 그의 자발적 선택과 의지에 의한 것이지 다른 이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요컨대 언어는 강요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그가 그녀에게 품는 모든 욕망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정당화되고 그것이 그녀에게도 좋은 것이라 ‘백치처럼’ 그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녀는 사과하는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세계를 두 눈으로 또렷하게 볼 수 있다고 해서 타인의 고통을 왜곡되지 않은 상(像)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외부 사물을 보는 눈과 인간의 고통을 보는 눈은 다르다. 한편으로, 인간이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는 것은 그 또한 다른 인간으로부터 상처받을 수 있음을 내포한다. 두 번째 편지의 수신인은 여동생 란이다. 그는 여동생에게, 앞으로 어둠 속에서 살아가게 될 그의 운명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똑같은 병을 앓았던 아버지였음을 말한다. 그의 시력 상실은 부계 유전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어스름이 정말 완전한 밤으로 이어지는지”(82쪽) 아버지에게 묻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자신과 똑같은 아들을 끝까지 멀리한다. 아버지는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데에 결국 실패하면서 삶으로부터의 자기 소외 속에 생을 마감한다. 그는 어둠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삶의 빛 속으로 한 발짝도 걸어 나가지 못했던 셈이다. 이제, 앞서 소설이 던진 유일한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 도착한다. 인간이 부서지지 않는 이유는 그의 영혼 안에 어리석고 나쁜 것과 함께 어떤 좋음 또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고통을 감각하고 수용하는 능력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새’는 그것의 체현물이며(“그의 얼굴 속에 새 같은 무엇인가가 살아 있다는 것을, 그 따스한 감각이 그녀에게 즉각적인 고통을 일깨운다는 것을 곧 깨닫는다.” 147쪽) 개별 존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혼과도 같은 것이다.(“새 같은 무엇인가가 문득 육체를 떠났고, 그 육체는 더이상 어머니가 아니었다.” 145쪽) 말하자면 새는 인간이 생의 통각에 반응하는 마음의 일부로서 육체와 정신을 이어 준다. 새를 통해 인간은 육체의 통증을 실존적인 고통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뒤에서 논의되겠지만, 인간은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새’로 인해 자기 파멸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새를 두고 인간이 각자 품고 있는 어떤 신성(神性)의 잠재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유한자로서의 운명에 함몰되지 않고 ‘인간적이지 않은’ 차원으로 도약하게 만드는 그 무엇은 분명 신성하다. 요컨대 인간은 선험적인 신성을 배태하므로 고통받는다. 여자는 특히 이 신성의 언어적 측면이 육화된 존재다. 문자가 소리로 변할 때 언어가 겪는 분절의 고통을 그녀는 자기 몸의 통증으로 겪는다. 심장과 혀를 경유하여 귀로 도달하는 모든 파열하는 소리는 여자에게 폭력이다. 그래서 실어증은 파괴하는 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다. 침묵은 그녀를 에워싸고 보호한다. 실어의 원인은 심리치료사가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55쪽)다. 여자는 언어의 신성 그 자체이지만 이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그녀 역시 구원을 바란다. 어머니가 뱃속의 그녀를 지우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현실 속 무언가의 실존이 얼마나 연약하고 위태로운 우연에 기대고 있는지 아는 그녀는, 그래서 무언가의 존재를 위협하거나 변형시키는 힘에 대해 온몸으로 대항한다. 그녀에게 폭력은, 어떤 존재를 그것의 고유한 자리로부터 박탈시키는 모든 종류의 유형력이다. 목소리 역시 그러하다. 음성은 공간을 점유하면서 다른 존재들을 밀어낸다.(“그녀는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싫어했다. (…) 목소리는 훨씬 넓게 퍼진다. 그녀는 자신의 존재를 넓게 퍼뜨리고 싶지 않았다.” 51쪽) 여자에게 말은 육체적인 고통이다. 그러므로 실어는 존재들을 지켜내기 위해 고통을 온몸으로 견디는 사랑의 행위-신의 사랑이다. 그녀는 말하지 않는 대신 언어를 시선으로 번역한다. “신은 보는 존재이거나, 시선 그 자체인 건가요?”(104쪽)라는 대학원생의 물음은 반쯤 정답을 향해 있다. 타인의 고통을 무참히 다룬 죄를 고해하고 받은 상처를 토로하던 남자가 여자를 만나는 것은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남자가 찾던 신의 모습은 여자의 몸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점점 희미해지는 시야 속에서 그는 과연 그녀를 ‘볼’ 수 있을까? 신과 인간의 소노그래피 그녀가 희랍어로 힘겹게 써 내려가는 시는 마치 예수가 부활하기 전 무덤 속에서 썼으리라 짐작되는 것이다. 한 여자가 땅에 누워 있다. 목구멍에 눈(雪) 눈두덩에 흙. (64쪽) 차가운 무덤 속에 묻힌 신의 눈에는 흙이 있고, 입과 목은 차가운 눈으로 막혀 있다. 그녀는, 신은 말할 수 없다. 무덤 안은 남자와 여자가 발 딛고 있는 현실 세계다. 카타콤베 묘지에 갔던 남자의 기억이 떠오른다. 여러분, 왜 관 속에 유골이 없을까요? (…) 박물관에 가져다놓은 거 아니에요? (…) 누군가가 훔쳐갔나요? (…) 다아 여기 있습니다. (…) 관 속에 보이는 흙을 분석하면 칼슘과 인 성분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수천 년이 흐르면, 사람의 뼈가 삭아서 이런 흙이 되는 겁니다.(153쪽) 백골은 전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으므로 남자는 자신이 곧 그 백골이라는 것을 안다.(“수천 구의 육체들이 뼈까지 깨끗이 삭아버린 거대한 무덤 속에, 그토록 따뜻한 몸을 가진 우리가 모여 있었다는 게.” 155쪽) 그는 구토감을 느낀다. 온몸에 묻은 죽음의 흙냄새와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음을 여자에게 고해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 앞에 서 있는 이가 자신을 구원할 수 있음을 전혀 알지 못한다. 마치 부활한 예수를 알아보지 못한 채 그가 정원지기인 줄로만 알고 예수의 시신이 어디에 있느냐 묻는 막달라 마리아와 같다.(요한복음 20:15) 그는 앞으로 펼쳐질 영원한 어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신에게 거듭 질문한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내 말, 거기서 듣고 있나요?(161쪽) 두 사람의 과거로 구부러졌다 돌아오곤 하던 현재는, 남자와 여자가 ‘어둠’ 속에서 서로 마주하게 되는 배타적인 둘만의 시간, 즉 17장부터 21장까지의 시간 동안 직선으로 그러나 더 천천히 흐른다. 건물 안으로 날아온 새를 구하려던 남자는 발을 헛디뎌 안경을 깨뜨리고 강의실로 돌아가지 못한다. 밖으로 나온 여자가 남자의 소리를 듣고 그에게로 향한다. 그런데 그녀가 그에게로 다가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녀는 무언가를 감지하고 밖으로 나간다. 빈자리들이 이상한 통각을 띠고 그녀의 눈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질끈 눈을 감아보았다. 그녀의 시간과 다른 모든 사람들의 시간이 어긋난 것 같았다.(160쪽) 남자의 시간이 그녀에게로 다가갔던 것이다. 그는 점점 흐릿해지는 자신의 시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 있다. 잘 보이지 않으면 가장 먼저 소리가 잘 들릴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감각되는 것은 시간입니다. 거대한 물질의 느리고 가혹한 흐름 같은 시간이 시시각각 내 몸을 통과하는 감각에 나는 서서히 압도됩니다.(39쪽) 두 사람의 대화는 남자의 빈자리가 발생시키는 시간의 진동을 여자가 감지하면서 시작된다. 이 시간의 감각은 파동의 형태로 전달된다. 남자는 여자의 구두 소리를 듣고 난간을 주먹으로 두드려 자신이 있음을 알린다.(“듣지 못하는 사람이라 해도 이 진동은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133쪽) 여자가 ‘들은’ 것은 귀로 들어오는 소리가 아니라 그녀의 몸 전체, 피부 세포에 닿아 그것들을 흔드는 진동이다. 그들의 대화는 시신경에 의한 시선도, 청신경에 의한 소리를 통해서도 아닌 바로 이 촉각의 소노그래피(sonography)를 통해 이루어진다.4) 시인이 존재들에게 엑스선을 투과시켜 백골들의 영상을 얻어낸다면(“검푸른 뢴트겐 사진에 담긴 나는/그리 키가 크지 않은 해골” ‘해부극장 2’)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소노그래피를 통해 육체의 말랑한 조직들, 피부나 혀, 심장에서 반향된 영상을 보여 준다. 엑스선은 말랑한 것들을 찍을 수 없고 초음파는 뼈를 투과할 수 없다. 통증은 말랑하고 붉은 것의 감각이다. 뼈에는 통각 세포가 없기 때문이다. 소설은 뼈가 육신을 가졌을 적의 고통의 서사다. 소노그래피의 언어는 존재 자체가 내뿜는 파동이므로 소리로 쪼개지지 않는 언어다. 이것 역시 몸으로부터 유래하지만 “폐와 목구멍과 혀와 입술을 움직여, 공기를 흔들어 상대에게 날아”(55쪽) 가는 목소리가 갖는 폭력성은 없다. 여자가 말 대신 택한 시선의 언어 역시 그런 점에서 비육체적이다.(“시선만큼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접촉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느꼈다. 접촉하지 않으면서 접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55쪽) 이때 접촉의 감각은 시각이나 청각이 배제된 상태의 대리보충, 즉 실제 피부의 감각만을 의미하지 않는다.5) 소노그래피의 촉각은 오감의 유무와 관계없이 존재가 뿜어내는 살아 있음의 파동, 즉 여자가 말한 ‘시간’의 감각이다. 한강은 특유의 독특한 문체로 두 인물 사이에 반향되는 소노그래피를 형상화한다. ‘희랍어 시간’에는 큰따옴표나 작은따옴표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언뜻 자유간접화법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자유간접화법은 문장 안에서 형식적 서술자와 서술 내용이 담는 의식의 주인을 불일치시키며 서술자보다 인물을 부조한다. 그러나 한강의 문장에서 3인칭 화자는 남자와 여자의 의식 이면으로 유보되지 않는다. 따옴표 없이 곧장 전해지는 말은 인물의 목소리를 3인칭 서술자와 동일한 층위에 위치시키며 그들 간의 위계를 무너뜨린다. 모든 소리는 세계의 일부로 스며들어 있다. 소설은 이 지점에서 자기 안으로 시를 틈입시킨다. 인용부호에 의해 절단되지 않는 하나의 커다란 말뭉치(corpus)를 만들어 내는 서술은 남자와 여자, 그리고 3인칭 서술자 각각의 인격을 부각한다. 목소리들이 어우러지는 한 공간-소설 안에서 인물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시가 되고 그들의 모든 말은 행과 연의 형식으로 배열된다. ‘희랍어 시간’은 세 인격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소리 풍경(soundscape)이다.6) 그녀는 그의 말을 똑똑히 듣고 있다. (…) 그녀는 그를 똑똑히 보고 있다. (…) 그늘진 그의 얼굴을, 그녀는 지금 온 힘을 다해 건너다보고 있다.(169쪽) 촉각의 소노그래피가 만드는 소리 풍경 안에서 듣는 일은 곧 보는 일이며, 보는 일은 곧 듣는 일, 존재의 파동을 온몸으로 감각하는 일이다. 진동은 소리가 글자로 박제되는 것과 달리 발생하고 감각되는 즉시 사라진다. 나타남과 동시에 사라지는 소노그래피는 존재를 파열시키거나 변형시키지 않고 다만 투명하게 통과한다. 모든 인물의 말이 인용부호 없이 제시되지만 특히 여자의 목소리는 서사 세계 안에서도 음성화되지 않는 가장 시적인 목소리다. 여자의 문장들은 기울어지면서 남자의 목소리와 구분된다.7) 19장 ‘어둠 속의 대화’ 후반부에는 이렇게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두 사람의 파동이 중첩되는 대목이 있다.8) 서사 표층에서 실제로 발화되는 음성은 남자의 목소리뿐이므로 소노그래피가 아니라 일반적인 감각으로 읽어낼 경우, 소설은 오직 남자의 독백으로만 가득 찬다. 그러나 여자와 남자의 대화는 각자가 소환하는 기억의 단위들로 교환되며 소리가 아닌 언어, 파동의 접면들이 교차하며 이루어진다.(“잉크 위에 잉크가, 기억 위에 기억이, 핏자국 위에 핏자국이 덧씌워진다.” 155쪽) 언어의 칼금을 막아내기 위해 언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하는 소설은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서로 겹치며 일으키는 간섭을 현상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화해할 수 없었다.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 독한 취기 같은 피로가 그녀의 의식을 둔하게 만든다. 그의 목소리가 마치 꿈인 것처럼, 아주 먼 곳에서부터 토막토막 끊긴 채 울려온다.(166쪽) 여자의 파동은 남자에게로 전해진다.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있어요. 더이상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어요. 그녀는 그의 얼굴을 응시하려 애쓴다. 초점 없는 그의 눈을 또렷이 마주 보려 애쓴다.(167쪽) 여기서 남자의 응답은 여자의 파동과 똑같은 기울임체로 발화된다. 두 존재가 고막을 통해 소리를 교환하지 않고도, 살을 맞대지 않고도 그 무엇보다 깊은 층위에서 교감하는 장면이다.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과거로 여러 통의 편지를 쓰던 인간은 신의 고통 안에서 그와 함께 현재적으로 공명한다. 이 장면에서 남자의 목소리는 여자의 그것으로 중첩되며 같은 기울임체로 서술되지만, 여자의 목소리는 남자의 그것으로, 다시 말해 기울어진 목소리가 평평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여자는 신성의 체현자이기 때문이다.(“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그런 침묵을 본 건 처음이었어.” 78쪽) 구원의 빛이 침묵의 어둠 속에서 새어 나온다. 나를 만지지 마라 이제, 소설의 질문에 대한 두 번째 답이 제시된다.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고통을 감각하는 신성이 서로에게 중간태인 동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대 희랍어에는 수동태와 능동태가 아닌 제3의 태, 중간태가 있다.(18쪽) 중간태는 어떤 행위가 주어에 재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대상에게 했던 행위가 다시 주체로 돌아오는 이 재귀적 운동은 소노그래피의 언어가 보이는 양태다. 소노그래피의 방식은 그 자체로 중간태적 추론이다. 그는 대상에게로 뻗어 나간 자기 파동의 반향을 소노그램으로 읽어 낸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은 그것의 원인을 축자적으로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에게 계속해서 질문하는 일이다. 아무리 유사한 경험을 하더라도 고통은 결코 동일한 정도로 감각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남자의 아버지는 남자와 같은 유전질환으로 인해 시력을 이미 잃은 사람, 그래서 누구보다도 그를 잘 이해할 수 있을 사람이었다. 그러나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은 동일한 조건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주파수를 오롯이 피부로 느끼는 일이다. 그것은 타인의 삶을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그의 삶을 추체험하는 일이다. 가령, 남자가 곧 실명하리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불투명한 비닐봉지를 자기 눈에 갖다 대며 “이건 소파고 이건 책장이야. (…) 이렇게 걸어도 안 넘어질 수 있어.”(146쪽)라며 일부러 왔다 갔다 하던 여동생처럼 말이다. 동생은 오빠를 놀리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닥칠 ‘어둠’이 “생각만큼 끔찍하지 않을 거라는”(147쪽) 위로를 보낸 것이다. 이처럼 타인의 고통은 내가 영영 닿을 수 없는 점근선의 영역이다. 반면 마지막 고해, 요아힘과의 이야기는 남자 역시 언어의 육체성이 자아내는 폭력을 경험했음을 들려준다. 그 폭력은 곧 타인의 고통을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포획하여 해석해 버리는 일이다. 요아힘은 남자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욕망을 타인과 자신의 고통 안에서 어떻게 겹쳐 두어야 하는지 모르므로 남자에게 상처만을 남긴다. 그는 고통의 완전한 극복과 단절을 믿는다. 시한부 선고의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병실의 벤젠 냄새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10쪽) 말하는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와 꼭 같은 경험을 몸의 기록으로 가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어둠과 죽음의 병실을 물리친 그에게 생의 감각은 생동하는 육체의 폭발적인 감각, 물컹하고 뜨거운 것이다. 요아힘은 여자에게는 고통이었던 육체적인 것과의 접촉을 갈망한다. 남자가 어둠을 품은 이라면 요아힘은 빛의 질서를 품은 이다. 남자가 비논리와 모순을 껴안는 문학을 사랑한다면 요아힘은 사고를 명징하게 자르는 철학을 사랑한다. 고통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났다고 믿는 이의 강한 확신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 누구보다도 눈을 멀게 만든다. 자신이라면 완전한 어둠이 다가올 그때를 위해 점자를 배워 두겠다는 철학자의 명랑한 조언은 남자의 신앙인 소멸의 이데아를 산산조각 낸다. 다시 한번, ‘백치처럼’ 순진한 이 조언은 남자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요아힘에게 그것은 단지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소멸의 이데아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면 말이야… 그건 깨끗하고 선하고 숭고한 소멸 아닐까? 그러니까, 소멸하는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깨끗하게, 아름답게, 완전하게, 어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진눈깨비 아닐까?(118쪽) 이것 봐. 죽음과 소멸은 처음부터 이데아와 방향이 다른 거야. 녹아서 진창이 되는 진눈깨비는 처음부터 이데아를 가질 수 없는 거야.(118쪽) 빛이 소멸한 세계에서 앞으로의 생을 계속해야 하는 남자에게 요아힘의 논증, 어둠 속에는 좋음의 이데아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반박은 그의 마지막 희망을 꺼트린다.(“네 말을 들은 순간, 덧없는 전 세계가 빛을 잃었지.” 118쪽) 그래서, 점자를 통해 남자와 진정으로 닿기를 바라던 요아힘의 욕망은 언어의 폭력적인 육체성과 실상 같은 것이다. 남자는 요아힘으로부터 깨닫는다. 자신이 독일에서 여자에게 던진 사랑의 말, 너는 나의 목소리가 필요할 테니 같이 살게 될 것이라는 그 고백이 폭력이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받은 상처로부터 타인에게 준 상처를 깨달은 마리아는 이제 눈앞에 현전한 예수ㅡ언어의 육신을 본다. 신과 인간의 목소리는 구별되지 않고 한데 뒤섞인다. 남자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신의 파편들, 진눈깨비의 이데아는 희랍어 시간의 여자 그 자체다. 그녀의 이름은 “펄펄 내리는 눈의 슬픔”(100쪽)이다. 고통받는 두 인간의 신성은 한데 섞이고 소노그래피는 중첩된다. 말할 수 없는 이와 볼 수 없는 이의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해는 공통원소 없는 그 존재들의 배면에서 투명한 파동을 통해 전해진다. 파동은 한 곳으로 수렴하지 않고 서로의 몸 안을 투과하며 지나간다. 이제, 신은 요아힘과는 다른 ‘접촉’의 방식으로 남자를 구원하고 눈으로 목이 막혔던 그녀 역시 그 구원으로 인해 부활한다. 따로따로 제시되던 목소리는 한 연으로 묶이면서 말을 주고받는 직접적인 대화의 국면에 도달한다. 1인칭 단수 화자들은 ‘우리’를 직감한다. 어두운 초록색 흑판에 백묵으로 문장을 쓸 때 나는 공포를 느껴요. (…) 태연하게 내 혀와 이와 목구멍으로 발음된 모 음운들에 공포를 느껴요.(167쪽) 구원은 끝없이 멀어지는 존재가 내 안으로 들이닥쳐옴을 느낄 때 일어난다. 부활한 예수는 마리아에게 “나를 만지지 마라”(Noli me tangere)는 말을 남기며 떠나간다.(요한복음 20:17) 멀어지는 자신을 붙잡지 말라는 이 말은 타자를 주체의 자기동일성 안으로 납치하지 말라는 명령이다. 타자를 몇 번이고 무한히 떠나보냄으로써 그의 존재를 부조하라는 율법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남자를 부축해 그의 집까지 데리고 온 여자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손바닥에 쓴다. 그녀가 그에게 최초로 대답한 말은 떠난다는 말이다. 첫 버스를 타고 갈게요.(171쪽) 두 사람이 가장 가까워지는 이 접촉은 소설이 시종일관 지양해 온 폭력적인 접촉과 다르다. ‘어둠 속 대화’의 절정 이후 남자는 여자의 어깨를 끌어안는다. 그러나 두 몸의 접촉 이후 다만 ‘모른다’는 진실의 무자비한 범람만이 남자를 압도한다.(“심장과 심장을 맞댄 채 여전히 그는 그녀를 모른다.” 183쪽) 그가 그녀를 안자마자 뒤이어 열네 번의 ‘모른다’가 연속해서 등장한다. 그래서 그가 그녀에게 입을 맞출 때까지도 둘의 접촉은 항구적인 비접촉이 되는 것이다. 강력하게 현전하는 단 하나의 진실은 “맞닿은 심장들, 맞닿은 입술들이 영원히 어긋”(184쪽)나는 ‘시간’이다. 마리아는 이제 떠남 속에서 빛이 아닌 어둠을 본다. 이때의 ‘봄’은 시각과 무관하게 생의 파동을 온몸으로 수용하는 행위다. 그러므로 예수의 부활은 멈추었던 심장이 다시 뛰는 기적을 의미하지 않는다.9) 그것은 죽음 안에서 떠나가는 생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구원은 영생이 아니라 떠나감의 현전 안에서 일어난다. 보르헤스가 말한 시간-존재를 태우는 불(122쪽)이 여자와 남자를 통과하고 나면 새는 날아가고 백골만이 남는다. 개별 존재의 신성이 육신 속에서 체현된 것이 새라면 죽음 이후부터 그 신성은 뼈들이다. 플라톤이 말했듯 진실에 대한 앎은 전생으로부터 온다. 우리는 그것을 다만 상기할 뿐이다. 전생의 기억은 시로 돌아온다. 그때 우리는 바다 아래의 숲에 나란히 누워 있었어요. 빛도 소리도 그곳에는 없었지요. (…) 마침내 당신이 아주 작은 소리를 낼 때까지, 입술 사이로 둥글고 가냘픈 물거품이 새어나올 때까지 우리는 그곳에 누워 있었어요.(185~186쪽, 21장 ‘심해의 숲’) ‘심해의 숲’의 다른 이름은 ‘해부극장 3’으로 부활 이후 무덤가에 나란히 누운 여자와 남자의 그림이다.10) 죽었던 신과 고통받는 인간이 함께 나란히 누울 수 있다면, 인간의 신성은 더는 논증이 불필요한 문제가 아니겠는가. 인간의 혼이 파괴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신의 신성과 달리 인간의 신성은 죽음으로부터 몸을 ‘일으켜’ 고통을 내려다보는 일이 아니라 다만 죽음 안에서 옆에 누운 다른 이의 뼈를 쓰다듬는 일이다.11) 구원을 바라던 신은 부활하여 드디어 입술을 연다. 시종일관 남자의 목소리를 사용하던 1인칭 화자는 마지막 장 ‘0’에서 오직 한 번 여자의 목소리로 발화한다. 현전하는 이 말씀, 로고스는 음성도 문자도 아니다. 그것은 그 무엇도 파괴하고 밀어내지 않는 언어, 촉각으로 전해지는 파동의 말씀이다. 남자와 여자는, 우리는, 그리고 인간은 영원히 어긋나는 방식으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 결국, 구원의 반증은 ‘우리’라는 단어다. 그래서 소설은 ‘0’의 끝에서 다시 ‘1’로 돌아간다. 신은 말한다. 에모스, 에메테로스. 나의, 우리들의.(10쪽) 역설의 구원 한강의 문학에서 시간은 정말로 환(環)처럼 흐른다. 그러므로 ‘희랍어 시간’이 이곳에 당도하기 전에 이미 읽은 이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그는 눈사람이다.(‘작별’12)) 언 몸이 진눈깨비로 흩날리며 조금씩 사라지는 중이다. 눈사람은 남자가 갈망하던 소멸의 이데아의 현현이면서 새와 백골의 중간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가장 많은 것을 안다. 그는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몸 안의 심장을 얼리는 한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 “피와 살과 내장과 근육이 있는 몸을 다시 갖고 싶지 않”(150쪽)다고 확신한다. 아이와 애인과 가족과 작별하며 그가 마주하는 최후의 질문은 “그러니까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가 인간인 건지”(150쪽)이다. 이는 ‘희랍어 시간’이 던지는 질문과 같은 물음이다. “사는 일이 거대한 장례식일 뿐이라면/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13)는 물음이다. 그리고 그 최후까지 남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눈(雪)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소멸하는 것처럼 한강의 인물들은 사랑할수록 점점 멀어져 간다. 그러나 바로 그 닿을 수 없는 거리가 서로의 “진동이 출발하고 도착하는 투명한 접지”(‘작별’, 133쪽)가 된다. 나와 당신은 같아질 수 없으므로, 당신은 언제나 나를 떠나는 중이므로 나는 당신과 연결된다. 눈사람은 두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의 실체는 다만 촉각의 소노그래피뿐이며 그것은 “변함없이 진동하며 두 사람 사이에 고요히 걸쳐져 있”(134쪽)음을 안다. 그리고 이 파동을 타고 전해지는 “무색무취인 데다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는 고요함이어서 거의 인간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134쪽)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사랑은 강렬한 접촉이 아니라 다만 끝없이 멀어지는 ‘사이’에서 전해진다. 언어는 이때 비로소 완전한 순수에 도달한다. 의미는 분할되거나 상실되지 않는다. 따옴표로 분절되지 않는 목소리들이 행과 연을 만들면서 소설 속에 시를 쓴다. 그것은 인간을 구원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그래서 죽음 안에서 삶은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다. ‘작별’과 ‘희랍어 시간’의 마지막 장면이 모두 두 존재의 입맞춤으로 끝나는 것은 붉은 혀와 입술이 인간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지만 또한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인간적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는 뜻일 테다. 우리는 서로를 만지지 않음으로써 서로의 진실을 감각한다. 나의 파동이 쓰다듬을 수 있는 것은 당신의 살이 아니라 다만 당신의 뼈, 시간의 불에 타고 남은 마지막 눈의 결정이다. 내가 당신으로부터 멀어지기에 당신은 나를 구원한다. --------------------------------------------------------------------------------------------- 1) 시집의 해설을 쓴 비평가 역시 한강의 시들은 “말과 동거하는 인간의 슬픔과 고통을 근본적인 차원에서 제시한다”는 점에서 시의 화자들을 ‘희랍어 시간’ 속 남자와 여자로 잠시 연결하며, ‘희랍어’를 “순수한 언어의 능력에 집중하는 소설”이라 평한 바 있다. 조연정, 해설 ‘개기일식이 끝나갈 때’,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142~143쪽. 2) “나에게 혀와 입술이 있다.// 그걸 견디기 어려울 때가 있다.//(…)// 구불구불 휘어진 혀가/ 내 입천장에/ 매끄러운 이의 뒷면에/ 닿을 때//(…)// 나에게 붉은 것이 있다,라고/ 견디며 말한다” 한강, ‘해부극장 2’, 한강, 위의 책. 3) “진심이야./ 후회하고 있어./ 이제는 아무것도 믿고 있지 않아.” 한강, 위의 글. 4) 소노그래피는 초음파를 이용해 시각 영상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5) 양현진은 실명과 실어가 몸짓, 촉각에 의한 소통에 주목하게 한다고 본다. 그러나 피부의 직접적인 접촉과 몸짓만을 대화로 보는 것은 국소적인 독해다. 소설에서 시각과 청각이 배제될 때 도드라지는 것은 시간, 즉 파동의 흐름이다. 양현진, ‘한강 소설의 촉각적 세계 인식과 소통의 감수성’, ‘한국문학이론과비평’, 70집,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 2016. 6) 사운드스케이프는 여러 가지 소리의 구성으로 이루어지는 ‘듣는 영상’으로 단지 소리가 만드는 공간적 환경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을 지각하는 청취자의 지각 속에서 그려지는 풍경이다. 7) 한강은 대상의 목소리를 키우기 위해 기울임체를 사용한다. 시집에 수록된 ‘해부극장 2’의 백골과 ‘조용한 날들 2’에 등장하는 달팽이의 목소리가 그렇게 나타난다. “(건드리지 말아요) (…) (하지만 상관없어, 네가 찌르든 부숴뜨리든)” 8) 서로 다른 두 개의 물질이 동일한 시공간을 점유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서로 다른 두 개의 파동은 동일한 공간에 동시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두 파동이 동일한 지점에서 교차할 때 일으키는 상호작용을 파동의 중첩 현상이라 한다. 9) “죽은 몸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걸 믿는 게 아니라, 죽음 앞에서 꿋꿋한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장뤼크 낭시, ‘나를 만지지 마라’, 이만형·정과리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5, 37쪽. 10) 한강의 시 ‘해부극장’ 연작은 두 편뿐이지만 소설의 ‘심해의 숲’은 남자가 쓰는 또 한 편의 시다. 11) 낭시는 예수의 부활을 수직 변화로 이해하지만 소설이 말하는 인간의 신성은 수평적이다.“이 ‘자세’가 (…) ‘부활’을, 다시 말해 ‘들어올림’이라는 사태를 만든다. (…) 무덤의 수평성과 직각을 이루는 수직성으로서의 들림 혹은 일으켜 세움인 것이다.” 장뤼크 낭시, 위의 글. 12) 한강, ‘문학과 사회’, 2017년 겨울호, 문학과지성사. 13) 한강, ‘회상’, ‘서랍에’, 문학과지성사, 2013.
  • 트로트·부캐 열풍, 지나치면 독 된다

    트로트·부캐 열풍, 지나치면 독 된다

    “음악적으로 일취월장하지 않는 한 스타의 수명은 매우 짧다. 이런 식이면 메가 히트곡도, 명곡도, 명가수도 배출하지 못한 채 동반 침몰할 수 있다.” “유재석이 가수로서 다른 음악가와 경쟁하고 모종의 성취를 얻는 과정은 공정 경쟁인가.” 올해 방송가를 강타한 트로트와 ‘부캐’(부캐릭터) 열풍을 향한 따끔한 지적의 일부다. 올해로 23회를 맞은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수상작이 담긴 비평집 ‘트롯 공화국에서 모두 안녕하십니까?’(한울)는 방송국이 앞다퉈 편성한 트로트 프로그램과 부캐 열풍의 현상과 독을 지적한다. 제목은 비평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박경아씨의 글에서 따왔다. 박경아씨는 ‘트롯 공화국에서 모두 안녕하십니까?’에서 트로트 몰입 현상을 분석했다. 트로트 열풍 현상의 시발점이 된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이 방송사의 기획과 대중의 숨겨 있던 열망이 맞물려 성공할 수 있었다고 봤다. 그러나 송가인을 비롯해 임영웅, 영탁, 장민호, 나태주 등 트로트 가수들이 방송사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모습을 비추고, 광고에도 경쟁적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어 이런 트로트 열풍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현재 트로트계는 기존의 노래를 리메이크하는 데 그치고 가수들의 인기에 기대 성장하고 있다는 지적의 연장선이다. 그는 트로트 열풍의 미래상으로 15년 만에 TV에 얼굴을 비춘 가수 나훈아를 들었다. 평소에 좋은 노래를 만드는 데에 힘쓰고, 대중이 원할 때 이를 선보이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우리가 지금 사는 시대를 노래해야 한다. 과거의 명곡을 비롯해 취직 걱정, 집값 걱정, 노후 걱정 등을 담은 신곡이 조화롭게 공명하는 무대를 바란다”고 당부했다.방송인 유재석과 김태호 PD가 만나 다양한 부캐를 만들어 낸 ‘놀면 뭐하니’에 대해선 시선이 엇갈린다. 우수작을 받은 정한솔씨는 ‘새로운 나가 생기면 뭐하니’라는 글에서 “다양한 상황에 맞게 변화를 줘 프로그램의 확장성을 높였다”고 평했다. 문제는 유재석의 노력이 노동자들의 생계형 도전을 지나치게 낭만화하고,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 ‘스타들의 스타’인 유재석, 비, 이효리가 결성한 그룹 싹쓰리에 대해 ‘공정 경쟁’를 묻고, 새로운 도전이 아닌 1990년대 댄스그룹의 오마주일 뿐이라며 “음악산업을 위한 결정인가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다. 가작을 받은 한재연씨는 ‘놀자, 놀자 한 번 더 놀아보자꾸나’ 비평에서 “바른 생활 사나이였던 유재석이 놀면서 다른 캐릭터로 변하는 모습은 ‘논다’는 의미로서 예능의 의미를 복원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또 “노년기를 맞은 이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놀면 뭐하니?’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 초고령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제2의 삶은 좋아하는 것을 주로 찾는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사회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트로트 열풍, 임계점 지나면 침몰...“나훈아 본받아야”

    트로트 열풍, 임계점 지나면 침몰...“나훈아 본받아야”

    올해 방송가를 강타한 트로트와 ‘부캐(부캐릭터)’ 열풍을 돌아보자는 책이 최근 출간됐다. 방송국들이 앞다퉈 트로트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트로트 가수들도 이곳저곳 출연이 잦아져 시청자의 피로감을 부르는 현상을 지적하고, 이런 현상이 독이 될 것이라 경고한다. 노년기의 삶과 연계해 부캐 현상을 진중하게 생각해보자는 제안도 눈에 띈다.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23회 비평집 ‘트롯 공화국에서 모두 안녕하십니까?’(한울)에 이런 비판들이 담겼다. ●트로트 열풍에 피로감...…“지나치면 지겨워” 2020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트로트 공화국’이었다. 종편은 물론이고 공중파까지 나서서 새 트로트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올해만 해도 MBN ‘트로트퀸’, MBC 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SBS ‘트롯신이 떴다’, MBC ‘트로트의 민족’, KBS ‘트롯 전국체전’ 등이 생겨났다. 최우수상을 받은 박경아씨는 ‘트롯 공화국에서 모두 안녕하십니까?’ 비평에서 지금처럼 트로트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나오면, 변덕스런 대중의 관심의 임계점을 지나 결국엔 트로트가 무대 주변으로 물러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는 트로트 열풍 현상의 시발점이 된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에 관해 방송사의 기획과 대중의 열망이 맞물려 성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당시 인기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10대들 영역이 된 지 오래고,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 ‘비긴 어게인’, ‘쇼미더머니’ 등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러나 트로트 프로그램은 ‘전국노래자랑’과 ‘가요무대’ 외에는 없었고, 그나마 나이 든 가수들만 활동하는 비주류 음악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디션을 통해 젊은 가수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방식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인기에 지상파 방송국까지 나서서 경쟁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타가 된 이들이 TV에 너무 자주 등장해 문제가 생겼다. 송가인을 비롯해 임영웅, 영탁, 장민호, 나태주 등이 방송사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모습을 비추고, 광고에도 경쟁적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이런 트로트 열풍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잖다. 그는 이와 관련 “음악적으로 일취월장하지 않는 한 스타의 수명은 매우 짧다. 이런 식이면 메가 히트곡도, 명곡도, 명가수도 배출하지 못한 채 동반 침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15년 만에 TV에 얼굴을 비춘 가수 나훈아를 좋은 사례로 들었다. 평소에 좋은 노래를 만드는 데에 힘쓰고, 대중이 원할 때 이를 선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트로트에 관해 “일제강점기에는 나라 잃은 설움을, 한국전쟁 당시에는 전쟁의 고통을, 산업화 시기에는 이촌향도의 아픔을 노래한 장르”라면서 “우리가 지금 사는 시대를 노래해야 한다. 과거의 명곡을 비롯해 취직 걱정, 집값 걱정, 노후 걱정 등을 담은 신곡이 조화롭게 공명하는 무대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생태계 교란 우려”, “노년기 우리 삶 참고해야”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필두로 한 부캐 현상에 관한 비판도 눈길을 끈다. 우수작을 받은 정한솔씨는 ‘새로운 나가 생기면 뭐 하니’라는 글에서 프로그램 기획을 높게 샀다. 그는 “무한도전의 김태호PD가 유재석을 고정출연자로 놔둔 채 부캐를 활용해 다양한 상황에 맞게 변화를 줘 프로그램의 확장성을 높였다”면서 “안정적인 틀을 버리고 다양한 부캐로 뛰어든 유재석은 긱 경제 담론을 내포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그는 유재석의 노력은 높게 사면서도, 노동자들의 생계형 도전을 지나치게 낭만화하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그리고 유재석이라는 인물이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한다고 우려했다. 예컨대 그룹 싹쓰리를 결성하고 ‘유두래곤’으로 활동한 일에 관해 “유재석이 가수로서 다른 음악가와 경쟁하고 모종의 성취를 얻는 과정이 공정한가, 나아가 음악산업을 위한 결정인가 의문이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유재석, 비, 이효리라는 스타의 매력을 빼고는 곡의 완성도가 낮은 데다가, 그룹 결성이 새로운 도전이라고 하기에는 1990년대 혼성 댄스그룹 오마주에 그친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한재연씨는 가작 ‘놀자, 놀자 한 번 더 놀아보자꾸나’ 비평에서 “바른 생활 사나이였던 유재석이 놀면서 다른 캐릭터를 노력하는 모습은 ‘논다’는 의미로서 예능의 의미를 복원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부캐의 향연이 허락된 사람들은 ‘저녁이 있는 삶’이 있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소 씁쓸하다”고 했다. 유재석의 활동은 새로운 도전이고 돈도 되지만,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데 따른 비판이다. 그러나 그는 “노년기를 맞은 이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놀면 뭐하니?’를 다시 묻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 초고령 사회를 사는 이들이 제2의 삶을 고민해볼 때 가장 좋아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미로, 여기에서 프로그램의 사회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추미애의 ‘검찰개혁’ 의지(종합)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추미애의 ‘검찰개혁’ 의지(종합)

    “그날이 와야 한다는 것 절실 깨달아”윤석열 징계 집행정지 결정후 공식발언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집행을 정지한 이후 공식 발언을 내놓지 않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마침내 심경을 드러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 알았어도 또한 그날이 꼭 와야 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고 적었다. 추 장관이 언급한 ‘그날’이란 검찰개혁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보인다. 또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가 중단되고, 윤 총장이 업무에 복귀하는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법원이 지난 24일 윤 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조치의 효력을 중단한 이후 추 장관이 공식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 장관은 SNS에서도 열흘 넘게 침묵을 이어왔다. 법무부 검사 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 지난 16일 정호승 시인의 ‘산산조각’이라는 시를 올린 것이 마지막이다.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명령에 이어 징계까지 두 차례나 법원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추 장관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 징계를 제청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그날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고 적었다. 이후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아무 글도 올리지 않았다. 당시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숙고해 판단하겠다. 맡은 소임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만큼 추 장관이 조기 퇴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한편 추 장관은 28일 국회에서 열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추천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올릴 최종후보 2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윤석열 징계실패 추미애 “그날이 쉽게 오지 않아…”

    윤석열 징계실패 추미애 “그날이 쉽게 오지 않아…”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7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자, 약 열흘 간의 침묵을 깨고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10시1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날이 쉽게 오지 않음을 알았어도 또한 그날이 꼭 와야 한다는 것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고 적었다. 이를 두고 추 장관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배경과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추 장관의 게시물에는 “응원한다” “검찰개혁 이뤄야한다”는 등의 글이 한시간 만에 1천여개가 달렸다. 앞서 지난 16일 추 장관은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의 결정을 내리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징계 제청을 하고 장관직 사퇴 의사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재가하자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고 썼다. 이후 추 장관은 서울동부구치소에서의 코로나19 대규모 집단 감염사태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논란, 윤 총장의 징계처분 집행정지 인용 결정과 문 대통령의 사과 등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침묵’을 이어왔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대검 국정감사 중에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란 발언으로 화제가 되자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반박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文케어’ 덕 본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 2.4% 줄어”

    ‘文케어’ 덕 본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 2.4% 줄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 덕에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지급금이 2.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에는 건강보험이 보장해 주지 않던 비급여 항목이 급여 항목으로 전환되면서 실손보험을 판 보험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내년도 실손보험료 인상 폭을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세웠다. ●정부 “내년 보험료 인상폭 줄인 근거”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는 24일 연 공·사보험 정책협의체 영상 회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산출한 실손보험 지급 감소 효과를 밝혔다. 정부는 2018년에도 실손보험 반사이익을 산출했었는데 당시에는 지급 감소 효과가 0.60%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표본자료의 대표성과 조사 시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재산출했다. KDI는 이번에 실손보험 가입자 정보와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모두 연계하고 최신 의료이용 현황도 종합 반영, 분석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덕에 실손보험 지급이 2.42% 줄어들었다는 결과를 얻었다. 비급여 항목이던 하복부·비뇨기계·남성생식기 초음파, 뇌혈관·두경부 자기공명영상(MRI)검사, 수면다원검사 등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된 데 따른 결과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결과를 토대로 지난 22일 보험업계에 내년도 실손보험금 평균 인상률을 10~11% 정도로 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보험업계가 요구한 평균 21% 인상의 절반 수준이다. ●“공보험·사보험 연계” 공동시행령 제정키로 복지부와 금융위는 공보험과 사보험의 연계를 위해 보험업법 및 건강보험법을 일부 개정하고 공동시행령을 제정하기로 했다. ‘복지부·금융위 공동 공사 의료보험연계위원회’를 설치하고 실태조사와 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도 개선에 관한 권고 및 의견 제시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보험과 사보험이 서로 보완해 주는 성격이 있기에 실태 등을 정확히 알아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비급여 현황 등 종합대책 마련안 발표도 복지부는 이날 회의에서 비급여관리강화 종합대책 수립계획도 보고했다. 종합대책에는 비급여 현황을 파악·분석하기 위해 비급여 분류를 체계화하고 비급여 결정 후 평가과정 등 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포토]준법감시위원회 양형 반영 시도 중단 및 공명정대 판결 요구 기자회견

    [서울포토]준법감시위원회 양형 반영 시도 중단 및 공명정대 판결 요구 기자회견

    21일 서울 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경실련,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양형 반영 시도 중단 및 공명정대한 판결 요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0.12.21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암 사망률 1위 폐암 피검사로 조기진단하고 5년 생존률까지 예측한다

    암 사망률 1위 폐암 피검사로 조기진단하고 5년 생존률까지 예측한다

    폐암은 매년 한국인 암사망률 1위로 꼽히고 있다. 조기발견시 생존률이 80%로 높지만 초기에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고 엑스레이, 컴퓨터단충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진단에 의존하다보니 조기진단률은 2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혈액 검사 같은 방법으로 조기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연구진이 폐암을 조기진단할 뿐만 아니라 5년 생존률까지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을 발견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대 의대 폐암연구센터,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폐암환자와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비교해 폐암을 진단하고 생존률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활용 가능한 단백질을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세포 사멸 및 분화’ 17일자에 실렸다. 바이오마커는 몸 속 세포, 혈관, 단백질, DNA, RNA 등을 이용해 체내 변화를 알아내는 생화학적 지표를 말한다. 현재 폐암 조기진단을 위해 제시된 물질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폐암만을 진단할 수 있는 특이성과 민감성이 떨어져 실제 임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폐암환자 104명의 폐암조직과 정상조직에서 차이를 보이는 단백질을 찾아나섰다. 그 결과 트림28(TRIM28)이라는 단백질이 폐암조직에서는 정상조직보다 79.8%나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트림28은 림(RLIM) 단백질을 분해하고 종양억제단백질까지 분해시킨다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101명의 폐암환자의 폐암 조직과 정상조직에서 트림28과 림단백질과 5년 생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트림28 발현량이 높고 림단백질이 농도가 낮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5년 생존률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트림28이 많이 만들어지도록 조작한 세포모델과 생쥐모델을 관찰한 결과 폐암의 증식과 전이가 심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창환 울산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찾아냄으로써 폐암 조기진단에만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폐암의 발병과 진행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진단시약 및 신약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추미애 장관 재신임을 요구합니다” 하루만에 20만 동의

    “추미애 장관 재신임을 요구합니다” 하루만에 20만 동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재신임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단 하루만에 20만, 20일 오전 9시 기준 22만 3303명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17일 등록된 청원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김두일씨가 실명으로 올린 글이었다. 김씨는 현 정부의 주요 개혁과제가 검찰개혁의 성공적인 완성인 만큼 추미애 현 법무부 장관의 재신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유래가 없는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 이를 토대로 한국 검찰이 70년 동안 권력을 남용하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법 위에 올려 놓고 군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김씨는 지적했다. 김씨는 “‘법 앞에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는 헌법을 무시한 대한민국 검찰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통제를 받도록 하기 위해 입법화, 제도개혁, 검찰 조직 내부에서의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저는 그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검찰개혁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에서 가장 헌신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은 각료를 굳이 꼽자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전임자였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조직의 불법적인 검찰권 남용에 의해 본인을 포함한 가족 모두의 인권과 명예가 심각하게 실추된 상황에서 선뜻 그 소임을 이어받아 1년 동안 본인의 정치 생명을 포함한 가족들의 위협까지 무릅쓰고 검찰개혁에 앞장섰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12월16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의 징계는 ‘정직 2개월’이라는 처분이 내려졌지만 저들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법의 허점을 찾아 자신들의 징계를 무력화시키고 나아가 검찰 개혁에 저항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재가와 무관하게 개혁에 저항하겠다는 항명과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김씨는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로 만들어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그 결과에 대한 정무적 판단의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으로 장관의 직무를 사퇴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천만한 일”이라면서 “검찰개혁 시즌 2에 해당하는 공수처의 확실한 출범과 검찰 쿠데타를 주도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주류 세력들이 자신들의 비위나 불법행위에 대한 심판을 받는 과정까지 추미애 장관이 자신의 직무를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재신임해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추미애 장관의 사의를 반려해주세요’, ‘추미애 장관은 반드시 유임되어야 합니다” 등 추 장관의 사의를 거둬달라는 청원글이 계속해 올라오고 있다.추 장관은 지난 16일 오후 5시부터 1시간10분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하며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의 의결 결과를 보고했고, 이 자리에서 사의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재가했다.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 추 장관 본인의 사의 표명과 거취 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숙고하며 판단하겠다. 마지막까지 맡은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추 장관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모든 것을 바친다 했는데도 아직도 조각으로 남아 있다.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 조각도 온전함과 일체로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라는 글로 복잡한 심경을 표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