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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 역사상 처음 태양계 바깥 본다

    인류 역사상 처음 태양계 바깥 본다

    인류가 만든 인공구조물이 태양계를 벗어날 날이 임박했다. 인류 역사상 처음 태양계 밖의 광활한 우주에 인간이 만든 우주선이 첫발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1977년 발사된 쌍둥이 태양계 탐사위성 보이저 1호와 2호가 태양계 가장자리에 도달했다고 밝히고 5년 안에 성간 우주로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덧붙였다. 보이저 1, 2호가 여행하고 있는 지점은 태양계 외곽 경계선이라 할 헬리오시스다. 태양계와 외부 우주 공간 사이의 경계지대로, 지금까지 그 어떤 우주선도 도달하지 못한 지점이다. 나사 측은 “거대한 태양계를 벗어나기 직전인 두 탐사선이 현재 헬리오시스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나사 측은 이어 헬리오시스를 가리켜 “자기 거품으로 가득 차 태양계 외곽에서만 들리는 저주파 전파가 공명하는 매우 특이한 곳”이라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아주 다르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헬리오시스의 두께가 48억~64억㎞임을 감안할 때 이 쌍둥이 우주선이 대략 5년 뒤인 2016년쯤에는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 성간 우주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플루토늄 238을 연료로 쓰는 보이저 1, 2호는 적어도 2020년까지는 여행을 계속하며 ‘지구별 대사’ 역할을 할 전망이다. 보이저 1, 2호는 그동안 적지 않은 신비를 풀어냈다. 보이저 1호는 1979년, 1980년 연이어 목성과 토성에 도달해 최초로 이들 행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내왔다. 보이저 2호는 천왕성과 해왕성을 방문한 유일한 탐사선이다. 이 두 탐사선은 목성의 위성 이오에 화산이 있다는 사실과 다른 위성 유로파의 얼어붙은 지표면 밑이 예전엔 바다였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선거 밤샘과로死 업무상 재해”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밤샘 업무를 끝내고 귀가하자마자 뇌출혈로 사망한 공무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홍도)는 경북지역의 군청 공무원 이모씨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총무과장·회계과장 업무에다가 공명선거지원상황실 반장까지 맡아 업무량이 급격하게 증가한데다 당시 군수 후보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대립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거 당일에도 새벽 2시까지 선거관리 업무를 처리하면서 과로했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가 극심했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조선왕실의궤, 오늘 日중의원 본회의 가결땐 새달 귀환

    일본이 조선왕실의궤 등 1205책의 조선 도서를 한국에 반환하는 내용의 한·일도서협정이 27일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중의원 외무위는 일본 정부가 제출한 한·일도서협정 비준안을 심의한 뒤 표결을 통해 다수 찬성으로 가결해 28일 열릴 중의원 본회의로 넘겼다. 표결에서 제1야당인 자민당은 당론으로 반대했지만 민주당과 공명당, 사민당 등의 소속 의원들은 찬성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상은 외무위원회에서 “한국도서의 인도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에 도움이 되고 양국 문화교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회의 통과하면 사실상 비준종료 28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한·일도서협정이 가결되면 사실상 비준이 종료된다. 다음 달 초에 열릴 참의원 외무·방위 위원회와 13일 열릴 본회의를 통과해야 일본 의회의 비준 절차가 끝나지만 조약의 경우 중의원 가결 우선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참의원에서 반대해도 협정이 발효된다. 한·일도서협정 같은 조약은 중의원이 비준하면 ‘여소야대’인 참의원이 부결하더라도 일본 헌법 61조의 중의원 우선 원칙에 따라 비준된 것으로 간주한다. 참의원이 심의를 하지 않아도 30일 후 자동 발효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이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해 도쿄를 방문하는 다음 달 21~22일이나 늦어도 6월 안에 우리 정부에 도서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혜문 사무총장은 일본 중의원 제2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약탈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게 된 것이 무척 기쁘다.”며 “조선왕실의궤가 반환되면 정부가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벌이는 것은 물론 이들을 국보로 지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李대통령 방일 맞춰 상반기내 귀환 혜문 스님은 “조선왕실의궤 이외에도 불법성을 입증할 수 있는 몇 가지 문화재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해 8월 10일 한일병합 100년 담화에서 “일본의 통치기간 조선총독부를 경유해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귀중한 도서를 한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가까운 시일에 인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가 열린 요코하마에서 한·일도서협정을 맺었고,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비준을 추진했으나 무산되자 이번 정기국회로 넘겼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강재섭·손학규 0.4%P 접전… 김태호, 이봉수 턱밑 추격

    강재섭·손학규 0.4%P 접전… 김태호, 이봉수 턱밑 추격

    선거 6일 전부터 선거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하는 이른바 ‘블랙박스’ 기간을 하루 앞둔 20일 주요 지역의 판세는 예측불허다. 롤러코스터처럼 여론조사 결과가 들쭉날쭉하고 있다. KBS의 여론조사는 분당을에서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한길리서치에서는 강재섭 41.8%, 손학규 41.4%로 팽팽한 접전을 이뤘다. 김해을도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야권통합 이봉수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강원도는 엄기영·최문순 후보 사이에 10% 포인트 격차가 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막판 변수로 ‘투표율’과 ‘부동층’, ‘네거티브전’을 꼽았다. TV 토론과 공보물 대결 등 공개 변수도 승패의 주요 요인이다. 최우선 변수는 역대 선거에서도 드러났듯 투표율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분당을은 상대적으로 낮고 강원도와 김해을은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대·계층 분화가 날로 뚜렷해진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도 세대별 투표 성향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40대 표심이 관건이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공공기관·공기업 등에 선거 당일 탄력출근제 및 조퇴 허용 캠페인을 할 수 있도록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영향력을 구분하면 30대는 10대와 20대를 자극하지 못하지만 40대는 네트워크성이 강해 위아래 세대를 아우르는 존재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투표율과 부동층은 서로 유기적 관계를 갖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앤폴의 조용휴 대표는 “전체 유권자의 35%는 선거 3일 전에 후보를 결정한다. 아직도 마음을 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 바라봤다. 부동층은 통상 지지 후보를 정했지만 여론조사에서 침묵하는 ‘은폐형’과 투표에 참여는 하지만 지지 후보가 없는 ‘순수형’으로 구분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순수형 부동층은 우세자 편승 효과가 작동되기 때문에 고정층의 비율로 나뉜다. 숨은 표를 가진 은폐형 부동층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고 설명했다. 이 공식에 따르면 김 교수는 “현재 여론조사 추이나 분위기로 보면 은폐형 부동층 내에 한나라당 지지자가 많은 것 같고 순수 부동층에 야당 지지자가 많은 것 같다.”면서 “통상 은폐형 부동층에 야당 성향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학규 후보가 부동층 규모에서 앞선다.”고 말했다. 공보물과 TV 토론 등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TV토론 시청률이 18%였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보다 높다. 조 대표는 “한 유권자가 특정 후보를 지지할 때 동질감을 느끼면 그대로 따라가는 ‘공명이론’이 있다.”면서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동질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 “살고 있는 우리는 뭐냐” 후쿠시마 주민 분통

    간 나오토 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반경 20㎞ 안팎 피난 구역에 장기간 사람이 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주민들은 물론 정치권이 반발하는 등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은 “살고 있는 우리들은 뭐냐.”고 강력히 반발했다. 사토 유헤이 후쿠시마현 지사는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데, 그렇게 보도됐다니 믿기 어렵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계획적 피난 구역’으로 정한 이타테의 간노 노리오 촌장도 “(보도가) 정말이라면 참을 수 없다. 피난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불신감을 나타냈다. 제1야당인 자민당은 “피난 구역 주민의 감정을 거스른 것”이라며 반발했다. 공명당의 이노우에 요시히사 간사장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간 총리를 비난했다. 민주당 간부도 “주민들이 ‘살 수 없다’는 말을 듣는다면 아무런 희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근거 있는 전망을 내놓는 쪽이 좋다.”고 말할 정도다. 간 총리는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13일 밤 “내가 한 말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간 총리의 말을 전한 마쓰모토 내각 관방참여도 “(10년이나 20년 살 수 없다는 발언은) 내가 한 말이다. 총리도 나와 같은 추측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였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취수구 부근 바다의 방사성물질 오염 농도가 옅어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취수구 부근에서 지난 12일 채취한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요오드131이 1㏄당 100㏃(베크렐)로 법정 기준의 2500배에 달했다. 저농도 오염수 1320t이 방출된 5호기와 6호기 방류구 부근 바닷물에서는 1㏄당 1.7㏃의 요오드131이 검출됐다. 이는 법정 기준의 43배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약 35㎞ 떨어진 이와키시 앞바다에서 채취한 까나리에서도 식품위생법상 잠정기준치(1㎏당 500㏃)의 25배에 달하는 1만 2500㏃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방사성 요오드는 기준치의 6배인 1만 2000㏃이 검출됐다. 한편 국토교통성은 중국 등에서 방사선 검출을 이유로 농산물뿐만 아니라 공산품의 하역을 거부하자 수출용 컨테이너의 방사선 수치를 측정해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는 등의 증명서를 지난달 28일 이후 487건 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카이스트는 사회문제… 개혁 계속해야”

    “카이스트는 사회문제… 개혁 계속해야”

    “사회 컨트롤이 잘못된 것이지 대학개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조장희 가천의과학대학교 뇌과학연구소장은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 고등교육에서의 대학연구 및 연구대학 전략’을 주제로 열린 제34회 ‘미래인재포럼’ 강연에서 “대학들은 여전히 개혁해야 할 것이 많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차등수업료제 계속 밀고 나가야” 조 소장은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사건과 관련,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개혁이 실패했다면 그것을 포용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개혁을 멈추는 것은 좋지 않다. 좀 더 개혁하고 개혁을 보완해 전화위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1973년 컴퓨터 단층촬영장치(CT)의 수학적 원리 분석을 시작으로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장치(PET), 자기공명장치(MRI)를 최초로 개발한 뇌영상 연구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노벨상 수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인 중 한명으로 꼽힌다. 조 소장은 “카이스트가 기술학교가 아닌데 목적에 맞지 않는 학생을 뽑은 것은 카이스트 개혁 중 잘못된 점”이라며 “세계 학문을 이끌어 가는 대학이 돼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차등 수업료제’에 대해서는 “대학이 밀고 나가야 할 부분이지 등록금을 받지 말라는 학생들의 말에 따라야 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을 어렸을 때부터 공부만 시켜 월반하게 하고 빨리 대학에 보내 놓으니까 신경쇠약에 걸리곤 한다.”면서 “부모들이 이런 부분을 조장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조 소장은 “한국인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은 당분간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매년 노벨상이 발표되는 기간에는 미국에서만 5000명이 한림원 전화를 기다린다.”면서 “외부적인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한 30년은 더 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수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필요” 그는 “한국이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내려면 국제적인 연구 역량을 갖춘 소수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는 것은 국가의 핵심 성장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프로배구] 꼴찌에서 우승까지… ‘V5’ 삼성화재 축승연

    프로배구 삼성화재 선수들은 지난 9일 대한항공을 꺾고 챔피언에 오른 뒤 오른손을 쫙 펴고 사진을 찍었다. 통산 다섯 번째 우승(V5)이란 의미다. 프로 출범 이후 5연패, 2007~08시즌 이후 4연속 우승이다. 올해엔 감회도 남달랐다. 한때 꼴찌까지 떨어졌다 일궈낸 결과였기 때문. 대체 원동력이 무엇인지 축승연장에서 실마리를 찾아봤다. 이날 저녁 대전 괴산동에서 열린 축승연에는 선수 가족과 구단 관계자, 공식 서포터스 ‘데팡스’ 등이 함께했다. 시작은 여오현의 아들 원영(5)군의 재롱이었다. 사회자가 무대로 불러 “세계 최고의 리베로는 누구냐.”고 묻자 마이크도 없이 쩌렁쩌렁 아빠 이름을 연호했다. 원영군의 서브리시브와 플라잉 디그 폼은 제법 아빠 같았다. 그러나 스타는 단연 가빈 슈미트였다. 가빈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2연패했다. 사회자가 춤을 권유하자 망설이지도 않고 올스타전에서 보여줬던 ‘저질춤’을 선보였다. 술을 받을 때 두손이었고, 거절하는 법도 없었다. 한국인 같았다. 얼굴이 발그레한 그를 밖으로 불렀다. 포스트시즌을 치를수록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준 이유가 뭐냐고 캐물었다. “남들보다 체력이 좋아 그런 것 아니냐.”고 하자 손사래를 친다. 몸집이 큰 선수들은 피로를 회복하는 데에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정신력이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다.” 그는 인생의 스승을 어머니로 꼽았다. 어려서 부모가 이혼한 뒤 형제를 키운 건 어머니였다. 신산한 삶을 헤쳐 나가는 어머니의 강인함을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그의 강인함을 200% 끌어낸 건 팀의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가빈은 “코트에 서면 6명의 형제와 뛰는 것 같다.”고 했다. 정규리그 꼴찌까지 추락한 게 오히려 위기의식을 북돋웠다. “올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배구 테크닉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법이다. 꼴찌까지 떨어졌으면 다음 시즌을 기약할 법도 했지만 우린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우승까지 왔다.”며 가빈은 그게 삼성화재 우승의 ‘일급비밀’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다음 달쯤 고향인 캐나다 서스캐처원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한 뒤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다. 안으로 들어오니 신치용 감독이 와인잔에 소주와 맥주로 만든 폭탄주를 마시며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신 감독이 기분 좋게 취한 건 정말 오랜만인 듯했다. 그는 “2005년 프로 출범 첫 우승보다 이번이 더 기분 좋다.”고 했다. 올해 우승은 예상 밖이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에 팀이 무너진 걸 보고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원래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한 삼성화재지만 “더 많은 훈련밖에 없겠다.”고 생각했다. 과묵한 임도헌 코치도 한번은 “감독님은 유비가 아니라 조조입니다!”라며 모진 소리를 했단다. 못됐다는 얘기. ‘코트의 제갈공명’다운 신 감독의 지도력도 한몫했다. 그는 올 시즌 선수들에게 매주 훈련계획표를 나눠 주면서 책에서 읽은 좋은 구절을 발췌해 같이 끼워 줬다. 그러고는 훈련할 때 간섭하지 않았다. “지도자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집에서 아버지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면 잘 돌아갑니까. 다 알지만 뒷짐 지고 지켜보는 거죠.” 고희진, 여오현 등 고참들이 감독의 뜻을 헤아려 후배들을 다독이고 이끌어 왔다. 그래서 일군 우승이다. 축승연에서 발견한 우승의 비밀. 그들은 ‘가족’이었다. 한편, 여자부는 현대건설이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날 수원체육관에서 흥국생명을 3-1로 누르고 챔프전 4승 2패,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우승 청부사’ 황현주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아마추어 슈퍼리그에서 2000~04년 5연속 우승했지만 프로 출범 이후 2009년까지는 한 차례도 정규리그 2위 이상을 한 적이 없다. 2006~07시즌과 2009~10시즌 챔프전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MVP는 자유계약선수(FA)로 올 시즌 현대건설에 둥지를 튼 ‘꽃사슴’ 황연주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올 시즌 V-리그가 마감됐고, 오는 19일 서울 63시티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대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올 호암상에 하택집·토머스리·최명근·정경화·가정법률상담소

    올 호암상에 하택집·토머스리·최명근·정경화·가정법률상담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씨와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등이 올해 호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호암재단은 2011년도 호암상 수상자로 ▲하택집(43)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과학상) ▲토머스 리(52)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공학상) ▲최명근(52)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학상) ▲정경화(63) 미국 줄리어드음대 교수(예술상) ▲한국가정법률상담소(사회봉사상) 등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과학상 수상자인 하 박사는 물리학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생명현상 탐구 영역을 개척해가는 세계적 과학자로, 형광공명에너지전달(FRET) 현상을 생체 단분자 연구에 최초로 적용해 해당 분야의 연구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점을 인정받았다. 무선통신 분야 권위자인 리 박사는 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무선고주파 집적회로(RFIC) 선도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해 현대 무선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 박사는 하버드대 부속 브라이엄여성병원(BWH)에서 호흡기 및 중환자의학 전문의로 활약하고 있으며, 저농도 일산화탄소 호흡을 통한 난치병 치료법의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정 교수는 1970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한 뒤 탁월한 기량과 뛰어난 음악성으로 세계 음악가와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한국인의 문화적 자긍심과 예술적 위상을 드높이는 데 기여했다. 정 교수의 남동생인 지휘자 정명훈씨도 1997년 같은 상을 받은 적이 있어 호암상 최초로 남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56년 설립된 민간법률구조 기관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을 위해 다양한 무료 지원사업을 펼쳤고 이를 통해 사회의 통합과 균형, 복지 증진에 이바지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6월 1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수상자는 각각 3억원의 상금과 순금 메달을 받는다. 호암상은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을 기려 이건희 당시 삼성그룹 회장이 1990년 제정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몽골 사막의 풍력 서울서 쓸 수 있는 날 온다

    몽골 사막의 풍력 서울서 쓸 수 있는 날 온다

    1993년 대전 엑스포를 기억하시는지. 이때 각 전시관에 ‘도우미’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이후 전국에서 이런 행사가 있을 때마다 도우미들이 등장하게 된 시초가 됐다. 도우미와 함께 대전 엑스포에서 처음 선보인 것이 자기부상열차다. 전시장 600m를 도는 작은 열차였는데, 선로 위를 바퀴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10~20㎜ 정도 공중에 떠서 달리는 열차였다. 이렇게 말하면 자기부상열차가 ‘초전도 현상’을 응용한 것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초전도 현상이 발견된 지 올해로 100년이 됐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을까. 이달 8일이면 발견된 지 100년이 되는 초전도 현상에 대해 알아봤다. 1911년 4월 8일, 네덜란드 레이덴대학의 물리학자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1853~1926)는 극저온 실험장치를 이용하여 온도에 따른 수은의 전기저항 변화를 관찰하다가 절대온도 4.2K(섭씨 영하 269도)에서 전기저항이 완전히 없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카메를링 오너스는 이를 초전도라고 불렀다. 초전도 역사의 시작이었다. 1933년 발터 마이스너와 로베르트 오센펠트는 초전도체에서 전기저항뿐만 아니라 내부의 자기장도 완전히 없어지는 ‘완전반자성’의 성질을 발견했다. 특정 온도 밑으로 온도가 내려가면 나타나는 완전무저항과 완전반자성은 초전도체의 가장 중요한 성질이다. ●일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현상 중간에 장애물이 있어도 초전도 현상이 적용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1962년 당시 22살의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생 브라이언 조지프슨은 두개의 초전도체 사이에 얇은 절연체가 있어도 이를 뚫고 전류가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예측했다. 조지프슨의 예측을 이바르 예베르 박사와 일본인 에사키 박사가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이들 3인은 이 공로로 1973년 노벨상을 공동 수상했다. 지금도 초전도체-절연체 배열을 ‘조지프슨 접합’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처럼 전기저항이 없어지고 자기 반발성을 가진 초전도체였지만 문제도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이 극저온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되도록 높은 온도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1986년 스위스 IBM 연구소의 베드노르츠와 뮐러는 절대온도 35K(섭씨 영하 238도)에서 초전도체가 되는 구리산화물을 발견했다. 1973년 발견된 임계온도 23K(섭씨 영하 250도)를 끝으로 13년 동안 나타나지 않던 더 높은 임계온도의 새로운 물질을 발견한 것이다. 이 연구로 이들은 1987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를 시작으로 봇물 터지듯 새로운 초전도체가 발견되었다. 고온 초전도체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초전도 현상은 양자컴퓨터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후에는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핵융합 발전과 초전도 전력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기존의 원자력발전이 우라늄 분열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한 것이라면 핵융합 발전은 수소 등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하면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한 것이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의 원리와 같아 ‘인공 태양’을 만드는 것에 비유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연구용 초전도 핵융합 장치인 ‘KSTAR’를 개발, 지난해 10월 2000만도에서 6초간 플라스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상태) 상태를 유지해 핵융합에 성공했다. 핵융합 발전은 KSTAR처럼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진공 용기에 넣어야 한다. 하지만 고온이기 때문에 플라스마가 용기 벽에 닿으면 안 된다. 플라스마를 용기 벽에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자기장을 이용하는데, 이 역할을 하는 것이 고자장의 초전도 자석이다. ●핵융합, 저항 없는 전력 전송 가능해져 핵융합 발전이 앞으로도 수십년간 연구가 필요한 장기 과제라면 초전도 전력기술은 당장 지금도 사용할 수 있다. 초전도 전력기술은 특정 조건에서 전기저항이 ‘0’이 되는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기존 구리선을 이용한 전력 수송은 구리선 자체의 저항으로 인해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해 송배전 과정에서 손실된 전력량은 총전력 생산량의 4%로, 원자력발전소 3기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치다. 초전도 케이블을 사용하면 이 같은 전력 손실을 크게 줄이는 것은 물론 현재는 불가능한 원거리 대용량 전력 수송도 가능해진다. 지난달 10년간의 연구를 마치고 연구 성과를 보고하는 대회에서 21세기 프런티어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개발사업단 성기철 단장은 “초전도 기술을 이용하면 원전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 자립을 할 수 있다.”면서 “수송 과정 중 전기 손실이 없고 100㎞ 이상 장거리 전력 수송이 가능해져 기존 전력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나 해상 등에서 신재생에너지를 대량으로 개발해 국내로 바로 끌어올 수 있다.”고 밝혔다. 태양광·태양열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때에는 장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대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만들기 위한 장소도 필요하다. 대규모 단지를 만들면 지금보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좋아진다. 성 단장은 몽골 사막에서 풍력과 태양광 등으로 전기를 만들고 우리나라로 이를 수송하는 ‘초전도 에너지 하이웨이’를 제안했다. 이는 초전도 전력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외에도 시속 55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초전도 자기부상열차나 MRI에 높은 자기장을 만들어주는 초전도 자석이 핵심 부품이다. 또 초전도 전자소자를 이용하면 초고속-저전력의 디지털 회로를 만들 수 있는데 이를 통하면 현재의 컴퓨터 개념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면서도 높은 처리 능력을 갖는 양자컴퓨터도 만들 수 있다. 한편, 오는 5월 20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초전도 발견 10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이 열린다. 한국초전도학회 등이 주관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초전도 연구의 성과 발표는 물론 학생들이 직접 초전도 현상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실험도 계획되어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장수하고 싶다면 오른쪽으로 누워자라”

    ‘매일 8시간 잠잘 것, 오른쪽으로 누워 자기, 절대 폭음(醉)하지 말 것….’ 91년 전 나온 잡지 ‘개벽’(開闢) 창간호(1920년 6월 25일)에 실린 ‘100세 장수법’ 중 일부다. 천도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개벽’은 100세까지 장수하기 위해 지켜야 할 15가지 건강법을 소개하고 있다. 음식 섭취와 수면, 운동에 관한 조언은 물론 공명심(功名心)을 제어할 것, 마음을 비우고 기운을 차분하게 하며(虛心平氣), 속을 태우고 노여움을 감추지 말 것(焦思藏怒) 등 정신 건강에 대한 내용도 들어 있어 흥미롭다. 영국의 한 의학박사가 실험을 통해 알아낸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다분히 민족주의적 가치를 품고 있었기에 ‘개벽’은 창간호부터 일제로부터 혹독하게 탄압받았다. 창간호가 압수된 데 이어 이틀 뒤인 27일에 발행된 호외(號外) 역시 압수돼 사흘 후인 30일에 다시 임시호를 발행했다. 창간 이후 6년 동안 발매금지 34회, 정간 1회, 벌금 1회 등 온갖 고초를 겪다가 1926년 8월 1일 72호를 끝으로 강제 폐간됐다. 올해 창도 152년을 맞는 천도교는 최대 경축일인 천일기념일(4월 5일)에 중앙대교당에 전시실과 자료실을 개관하고 개벽을 비롯해 여성잡지 ‘신여성’, 어린이 잡지 ‘어린이’, 농민잡지 ‘조선농민’ 등 10여종의 천도교 계열 잡지와 3·1 독립운동 선언서, 동학농민운동 사발통문 등을 상설 전시할 계획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대형병원 바로 찾는 경증환자 부담률 30 → 50%로

    하반기부터 대학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 감기 진료를 받을 경우 지금보다 3000원 이상 많은 약값을 내야 한다. 감기·고혈압 등 경증환자가 무분별하게 몰리는 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24일 제도개선소위원회를 열고 의원다빈도질환(경증) 환자의 약제비 본인부담률을 현재의 30%에서 상급종합병원은 50%로, 종합병원은 40%로 각각 올리기로 했다. 규모가 작은 병원과 의원급은 기존의 본인부담률 30%가 그대로 적용된다. 예컨대 상급종합병원의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서 받은 7일치 감기약의 본인부담액이 4850원(2009년 평균)이었다면 하반기부터는 8080원으로 껑충 뛰게 된다. 복지부는 이르면 7월부터 시행령 개정과 함께 바뀐 본인부담률을 적용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대형병원으로 경증 외래환자가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됐다. 경증의 범위는 감기나 고혈압, 소화기계통 염증 등 50개 내외에서 정해질 것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지난 1월 소위원회에서는 질환에 상관없이 본인부담률을 60%까지 올리는 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가입자 단체가 반발하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고경석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에 한해 인상하는 것이며 인상폭은 가입자의 수용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영상장비 수가 합리화 방침에 따라 컴퓨터단층촬영(CT)은 15%, 자기공명영상(MRI) 30%, 양전자단층촬영(PET) 16%를 각각 인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서울대 암병원 25일 문연다

    수주에서 몇달씩 기다려 진료를 받곤 했던 서울대병원(병원장 정희원)이 ‘당일 검사와 진료’를 내세운 암 전문 병원을 개원한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25일 최첨단 신개념의 통합의료시스템을 갖춘 서울대암병원(병원장 노동영)을 개원한다고 22일 밝혔다. 기존 병원 부지에 신축한 암병원은 지하 4층, 지상 6층, 연면적 2만 7677㎡ 규모로, 단기병동 48병상과 낮병동 43병상 등 모두 165병상을 확보했다. 병원 측은 “차별화된 신개념 암전문병원으로, 환자중심 맞춤병원·최첨단 스마트병원·글로벌 연구중심병원 등을 표방한다.”면서 “이를 위해 15개의 종별 암센터와 9개 통합암센터, 암정보교육센터, 종양임상시험센터 등 모두 26개 센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들 센터는 외래 전문, 선진국형 단기입원 형태로 운영되며, 전국의 병·의원과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해 체계적인 진료의뢰 및 회송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와 함께 아시아 최초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PET)와 자기공명영상장치(MR)를 합친 ‘전신 PET-MR’을 도입했으며, 방사선치료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첨단 방사선치료기인 ‘다기능 영상추적체 부정위’ 2대도 도입하기로 했다. 노동영 암병원장은 “암병원에서는 통합진료시스템을 적용, 당일 검사와 판독, 전문센터 간 협력진료로 24시간 내에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원스톱·토털케어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日, 아동수당 예산 복구비 전환… 가용재원 총동원

    일본 정부가 동일본 대지진 복구 재원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당은 핵심 정책인 아동수당과 고속도로 무료화 예산 일부를 대지진 피해복구 예산으로 돌리기로 했다. 간 나오토 정권이 집권에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한 복지공약을 일단 접어두기로 한 것이다. 재난 복구를 위해 새로운 자금을 대거 끌어대면 일본의 재정난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로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대지진으로 최소한 1800억 달러(약 203조원)의 복구자금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진에 따른 복구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5%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민주당은 ‘퍼주기식 복지 정책’으로 재정상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오면서도 표심(票心)을 잃지 않기 위해 선거 당시 발표했던 복지 공약을 고수했다. 하지만 대지진을 계기로 복지정책을 수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셈이다.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여야 간사장 회담에서 피해복구 재원 확보를 위해 아동수당과 고속도로 무료화 예산 일부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자녀수당 예산 전액을 동결해 피해복구비로 돌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제1야당인 자민당은 아동수당과 고속도로 무료화 예산뿐 아니라 농가호별 소득보상 예산과 고교수업료 무상화 예산을 동결하고 예비비 1조 3300억엔을 포함한 5조엔(약 70조원) 규모의 긴급 피해복구 예산을 편성할 것을 요구했다. 자민당은 민주당이 이에 응할 경우 올해 예산관련 법안 가운데 적자국채 발행을 위한 공채발행특별법안에 찬성한다는 방침이다. 자민당이 이처럼 아동수당과 고속도로 무료화 예산 등 주요 복지예산의 동결을 요구하는 것은 지난 2009년 8월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패한 이유가 바로 민주당의 복지 공약이 선거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달 실시될 지방선거를 재해지역에 한해 연기하는 법안을 금명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3현을 중심으로 선거 실시가 곤란한 지자체부터 연기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연장 기간은 지자체의 피해 정도로 따라 2~6개월의 폭으로 조정한다. jrlee@seoul.co.kr
  • [Weekly Healthy Issue] (53) 증상없는 치명적 질환 ‘복부대동맥류’

    [Weekly Healthy Issue] (53) 증상없는 치명적 질환 ‘복부대동맥류’

    생소하지만 치명적인 질환 가운데 복부대동맥류가 있다. 인체의 모든 혈관은 이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만 특히 이 복부대동맥류가 주목받는 것은 증상이 없고 치명적이어서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열명 중 여섯명은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숨지고, 수술을 받는 나머지 네명도 생명을 담보할 수 없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1세대 영화배우 조지 스캇의 목숨을 앗아간 복부대동맥류는 그 위험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유병률이 크게 늘고 있는 복부대동맥류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조진현 교수로부터 듣는다. ●복부대동맥류란 어떤 질환인가. 동맥류란 정상 동맥보다 직경이 50% 이상 증가하는 상태를 말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뱃속에 있으면서, 인체에서 가장 큰 동맥인 복부대동맥의 정상 직경은 약 2㎝다. 그런데 이 복부대동맥이 50% 이상 굵어져 3㎝ 이상이 되면 복부대동맥류로 본다. ●복부대동맥류가 왜 문제가 되는가. 복부대동맥류는 특이 증상이 없어 대부분 자신에게 그런 병증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간다. 그러다가 대동맥류의 크기가 더 커지면 파열되는데, 이 경우 60% 정도가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한다. 또 병원에 도착해 수술적 치료가 이뤄지는 나머지 40%도 사망률이 30∼90%에 이른다. ●국내 유병률과 특징적인 발병 추이는. 전체적인 복부대동맥류의 빈도를 조사한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 유사한 사례를 다룬 영국의 부검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병률이 1.3%에서 많게는 12.7%까지 보고되고 있다. 증상이 없는 복부대동맥류의 유병률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연인원 10만명당 3명에서 많게는 117명까지 보고되고 있다. 이런 복부대동맥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5배나 많은데, 남성의 경우 50세부터 급증해 80세에 가장 많다가 이후 빈도가 낮아진다. 여성은 발병 빈도가 남성보다 10여년이 늦은 60세 이후에 급증한다. 남녀 공히 60세 이상인 사람의 5%가 복부대동맥류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최근 강동경희대병원이 50세 이상 성인 남녀와 복부대동맥류 가족력을 가진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복부대동맥류 유병률은 1.1%로 나타났다. 특히 복부대동맥류 고위험군인 흡연력이 있는 65세 이상 남성의 경우 유병률이 4.9%로 무척 높았다. 발병 추이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심평원에 의뢰해 2004년 이후 5년간 복부대동맥류를 포함한 동맥류로 치료받은 환자를 조사한 결과 2004년 1872명, 2006년 2489명, 2008년에 3658명 등으로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원인은 무엇인가. 동맥류는 인체의 혈류역학적 문제와 생화학적 변화, 유전성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혈류역학적 원인이란 심장 박동에 따른 스트레스가 동맥벽에 지속적으로 전달돼 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동맥류가 형성되는 경우로, 젊은 층보다 60세 이상의 고령층에 많다. 또 동맥벽을 구성하는 결체조직을 분해하는 효소인 ‘기질단백분해효소(matrix metalloproteinase)’가 증가해 동맥류를 만들기도 한다. 물론 인체에는 이런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물질이 있지만, 그 양이 부족하면 적절하게 분해효소를 통제하지 못해 동맥류가 발생하게 된다. 유전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가족 구성원 중에 동맥류 환자가 있으면 다른 가족에게서 동맥류 발생 확률이 무려 18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과 자가검진은 어떻게. 복부대동맥류는 거의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증상을 보일 때면 상당한 병증의 진행이 있다고 봐야 한다. 일부 환자는 배에서 박동성 종괴(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또 간혹 경미한 복통 또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동맥류 후벽의 침식에 의한 증상으로, 반드시 파열 가능성을 확인해 봐야 한다. 복부대동맥류가 파열되면 혈압이 떨어지고, 안색이 창백해지며, 심한 불안감과 함께 점차 의식을 잃는다. 복부대동맥류를 가진 사람에게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수술을 해야 한다. 자가검진을 위해서는 편안히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고 명치 끝과 배꼽 사이를 손으로 가볍게 만졌을 때, 심장처럼 박동하는 멍울이 만져지면 복부대동맥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검사 및 진단방법은. 동맥류는 대부분 건강검진 등 다른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다. 동맥류를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비침습적인 초음파검사가 우선이며, 여기에서 동맥류가 관찰되면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는 어떻게… 치료법 효용과 한계는. 치료는 개복해 동맥류 발생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대체하는 고전적 방법과 방사선으로 투시하면서 스텐트·도관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개복복원술은 개복에 따른 복강 및 폐·심혈관계 합병증이 스텐트·도관삽입술보다 높지만, 안정적인 수술이 이뤄지면 이후 5년 내에 CT검사를 통한 주위 대동맥의 변화를 관찰만 하면 된다. 스텐트·도관삽입술은 개복복원술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조기회복·조기퇴원이 가능하고,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거의 없다. 그러나 시술 후 6∼12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나 CT를 통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위해성과 정책적 대안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건강은 국가사회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당연히 노인들의 건강관리 비용뿐 아니라 그들의 노동력을 사회에 환원시키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복부대동맥류로 인한 노동력 및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전수조사를 통해 유병률과 발병 패턴, 치료 및 예방법을 개발·관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日 정치권 휴전 ‘대지진 화합’

    일본 정치권이 도호쿠 대지진으로 인해 정치휴전을 선언했지만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 대한 정부의 미숙한 대응으로 여야가 휴전상황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12일 오후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를 비롯해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 등 7당 대표와 여야 당수회담을 열어 정부가 피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구했다. 간 총리의 퇴진과 중의원 해산을 요구해 온 야당도 대지진의 피해 상황이 워낙 커 간 총리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자민당은 이날 ‘대지진 긴급대책본부’ 회의에서도 “의회에서 예산처리를 돕겠으니 정부가 전력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명당의 한 간부도 “대지진으로 인해 의회 해산은 할 수 없게 됐다.”며 정쟁을 피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간 총리는 지금껏 여야의 협력을 호소했지만 야당의 외면을 받아 왔다. 그러다가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처음으로 야당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 정치휴전을 이룬 상태다. 지지율 하락으로 낙마 위기에 몰린 간 총리로서는 재기할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 등 당내 반대파도 대지진 피해로 집행부에 대한 비판을 거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야당은 이처럼 협력 자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원전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는 불만을 잔뜩 품고 있다. 13일이 일요일이어서 정부를 비난하는 야당의 논평이나 당 관계자의 발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14일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정부는 12일 오후 3시 30분쯤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서 폭발음이 확인됐지만 3시간 뒤에야 인근 주민들의 대피를 반경 10㎞에서 20㎞로 확대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어떤 폭발이 있었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원자로 자체에서 문제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정부의 위기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간 총리가 대국민 담화 메시지를 발표한 것도 5시간 뒤였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간 정권의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 대응이 24시간 늦다.”며 초조함을 감추지 않았다. 정부의 잇단 실책이 나오면 간 정권에 대한 야당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도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37번 진단 끝에 암판정 받은 ‘억세게 운 없는 아버지’

     영국 길링햄주 켄트에 살던 피터 큐라는 2006년 31살의 젊은 나이에 부인 줄리아와 루이스, 아비게일 등 어린 두아이를 남겨두고 눈을 감았다. 그가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처음 느낀 것은 2002년. 계속되는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들은 여러 가지 검사를 한 후 “별다른 이상이 없으니 진통제를 먹어라.”라는 처방만을 내렸다. 한 의사는 신장 결석이 확실하다며 레이저 시술을 시도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몇 년간에 걸쳐 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10여회 가까이 이어졌지만 그의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다. 총 31명의 의사에게서 37번의 진료를 받은 후에야 큐라는 자신의 병명을 알 수 있었다. ‘신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고작 몇 개월 후 큐라는 세상을 떠났다. 줄리아는 “의사들은 그가 암을 갖기에는 지나치게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능성을 배제해버렸다.”면서 “그는 갔지만, 난 더 이상 그가 병원을 헤매고 다니지 않아야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7일(현지시간) “큐라를 단순히 ‘지나치게 운 없는 사람’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이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영국에서 암에 걸린 사람 4명 중 1명은 정밀검사를 받고도 정확한 진단을 듣지 못하고 있다. 대장암, 간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광범위하게 발병하는 4대암이 아닐 경우 오진 확률은 50%를 넘어간다. 특히 신장암과 갑상선암, 방광암 등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암의 경우에도 초기진단 성공률은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희귀암재단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희귀암 발병자 4분의 1은 이미 다른 장기에 전이가 된 말기 단계에서나 발견된다. 데일리메일은 “영국은 유럽내에서 가장 낮은 암 생존률의 오명을 쓰고 있다.”면서 “가장 큰 원인은 1차적으로 환자를 진단하는 주치의와 일반 의원 의사들이 자신의 환자가 암일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44세인 안젤라 스켈핑톤의 경우도 큐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복통으로 지역병원을 찾았고, 무려 10명의 의사가 그를 진단한 후에야 위암이라는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사이 3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암세포는 스켈핑톤의 간과 림프절에도 퍼진 상태였다. 그러나 병원측은 “암을 초기에 진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현재 정부는 연간 5000명 이상의 암환자를 더 살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여러 가지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시스템보다는 근본적으로 의사들의 마인드를 바꾸지 않으면 힘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문화마당] 소셜 네트워크 속의 아저씨들/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소셜 네트워크 속의 아저씨들/신동호 시인

    얼마간 중국 윈난(雲南)성의 쿤밍(昆明)에 다녀왔다. 쿤밍은 영화로나 보았던 ‘동방불패’의 묘족과 고구려 멸망사와 관련되었다는 백족 등 다양한 소수민족의 도시였다. 고지대의 희박한 공기는 숨을 가쁘게 했지만 하늘은 푸르고 자연은 경이로웠다. 공명에게 일곱 번 잡혔다가 굴복한 맹획의 이야기, 등용문의 고사도 여기서 비롯되었다. 이곳에서 나는 자연과 전설의 현장을 마주칠 때마다 페이스북을 떠올렸다. 평균기온 21도라는 쿤밍의 봄을 통해 친구들의 추위를 덜어주고 싶었고, 좀 시샘을 받을 심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바쁜 일정을 마친 다음날 호텔 식당에 모인 이들의 관심사 또한 소셜 네트워크였다. 처음엔 점잖게, 튀니지에서 촉발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로 확산된 중동의 혁명이 소셜 네트워크의 힘이었다는 얘기가 오고갔다. 그렇지만 이내 우리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접근할 수 없는 중국의 통신망 때문에 투덜거렸다. 밤새도록 실험된 소셜 네트워크의 접근 방법들이 참으로 다양했다. 지인에게 이메일을 보내 트위터에 올리는 고전적 방법부터 VPN(가상사설망)이나 프록시를 통한 전문적 방법까지…. 이 아저씨들 정말! 모바일 시대의 테크놀로지가 이렇게 상향 평준화되었단 말인가. 부지런을 떨어 데이터 10메가 이용에 3만원 하는 로밍 서비스를 신청한 친구는 가만히 앉았다가 “그거 이틀 만에 끝났어.” 한다. 돈으로 때우는 방법이 있었구나…. 페이스북에 계정을 만들면서 처음엔 좀 낯설었던 것이 사실이다. 옛 친구의 얼굴을 마주쳤을 때의 망설임, 그가 나를 잊지는 않았을까 했던. 간혹 불편한 관계로 헤어진 이의 글을 만났을 때,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줄 알았건만. 그러나 오래지 않아 익숙해지고 친숙해졌다. 조심스레 올린 글에 달린 댓글들, 마치 판소리의 추임새처럼 기를 살려주었기 때문이다. 나중엔 댓글이 품앗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라인 안에서도 서로의 불안한 삶을 조용히 북돋아주는 미덕이 있었다. 1980년대를 청춘으로 살았던 이 시대의 아저씨들은 안다, 그 시절이 얼마나 질풍노도의 시기였는지. 자기 안의 욕망을 누르고 전체를 경험했던 충격, 취향과 취미들은 보이지 않고 이념과 동류의식 앞에 모두 희생에 동의했던 시대.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그들의 이면과 마주치는 것 또한 전율이다. 디스크자키 수준으로 오가는 록의 향연(나는 정말 그런 전문적 미감을 어떻게 감추고 살았는지 통탄스럽기만 하다), 결코 시들지 않은 촌철살인의 시 한편(나는 정말 이런 시인들이 기성 매체에서 사라져간 것에 동의할 수 없다), 그 시대에 말하지 못했던 내면의 이야기를 통해 중년의 아저씨들이 다시 꿈을 꾸는 게 놀랍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큰딸과 친구가 되었다. 열 여덟의 딸 친구들이 ‘친구 신청’을 누른다. 녀석들 참, 몇 번 담벼락에 글을 남기고 담벼락을 오가는 사이 청춘들의 내면이 보인다. ‘민증을 받았다.’는 딸의 글에 ‘이제 친구로 지내자. 같이 늙어가는데’라고 댓글을 달았더니 반응이 남다르다. 올해 대학에 합격한 딸의 선배에겐 ‘술 한잔!’ 했다. 내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들뢰즈가 그랬던가, ‘덩이줄기 같은 리좀 구조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라고. ‘이것은 위계적인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 열린 관계망’이다. 소셜 네트워크를 들락거리는 사이, 중년의 아저씨가 어느새 기존의 위계질서를 벗어던지고 있었다. 이게 혁명이 아니면 뭐 다른 게 혁명이겠는가. 좀 철없어 보이는 아저씨들의 관계망 속에서 세상은 많이 변해 있다. 섞이고, 닮아 가고, 달라져 가고. 오늘 나는 아내를 페이스북 친구로 신청할 작정이다. 집안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나와 만나게 해주고 싶다. 그녀의 내면을 낯설게 보고 싶다. 수다 떠는 아저씨들과 전문적인 대화를 나누는 아줌마들이 여기 소셜 네트워크 안에 있다. 이것들이 덩이줄기처럼 엮여야 권위의 토대가 무너진다. 들썩거리는 중동의 사막에 오아시스 하나가 신기루로 떠오른다.
  • 총리 사퇴 VS 의회 해산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의 당원 자격정지 결정으로 촉발된 민주당 내분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총리 사퇴와 의회 해산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자와 진영의 반발로 예산안과 관련법안 처리가 어려워지자 민주당 집행부와 중도파에서조차 간 총리의 퇴진을 공공연히 제기하고 나섰다. 지방조직에서도 지금 상황으로는 다음달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타루토코 신지 국회 대책위원장은 19일 “간 총리는 앞으로 1~2주 안에 큰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간 총리의 퇴진을 촉구했다. 같은 날 열린 도도부현(都道府縣) 정책 담당자 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간 총리를 내세워서 지방선거에서 싸울 수 없다. 간 총리의 정치적 결단을 부탁하고 싶다.”는 의견을 모은 뒤 이를 당 집행부에 전달했다. 이에 간 총리는 ‘중의원 해산’ 카드를 흔들며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간 총리는 지난 19일 “국민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생각해 행동하겠다.”며 중의원 해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19일 열린 ‘세제 및 사회보장 개혁에 관한 집중 검토회의’에 참석해서도 “소비세 인상 문제가 정리돼 실행하기 전 반드시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간 총리가 오는 2013년까지 중의원 4년 임기를 채울 것이며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했던 기존 입장을 바꾼 셈이다. 야권과 오자와 그룹의 압력에 밀려 사임하기보다는 총선을 통해 정치판을 새로 짜겠다는 의미다. 야당도 일제히 중의원 해산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민당과 제3당인 공명당도 민주당의 예산안 처리 협조 요구를 거부하고, 총리 사퇴보다는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라는 쪽으로 당론을 모으고 있다. 총리 사퇴든 중의원 해산이든 간 총리의 운명은 이제 예산안 처리시한인 다음달 말 이전에 판가름 날 듯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추락하는 日 ‘3월 위기설’

    추락하는 日 ‘3월 위기설’

    일본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정치·외교·경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일본은 1968년 이후 42년 만에 세계 2위 경제대국에서 내려앉았다. 일본 내각부는 14일 일본의 지난해 달러 환산 국내총생산(GDP)이 5조 4742억 달러로 중국(5조 8786억 달러)에 비해 4044억 달러 적었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지난해 10∼12월 GDP 실질성장률도 전기 대비 0.3% 포인트 감소했으며, 연율로 1.1%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5분기 만이다. ●中·日 GDP 역전… 3위로 밀려나 외교도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경제협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와의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분쟁을 유리하게 이끌려던 일본의 전략이 러시아의 완강한 태도로 무위에 그쳤다. 일본은 지난해 9월 발생한 중국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후속처리와 관련해 순시선의 수리비 등 1430만엔을 배상하라고 중국에 요구했지만 면박만 당했다. 미국과의 동맹관계도 선결 문제인 주일 미군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지율 10%대 간총리 사임 압박 내정은 더욱 오리무중이다. 3월까지 2011년도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제1, 제2 야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반대하는 데다 참의원이 여소야대여서 정상적인 통과는 이미 물 건너간 상태다. 참의원에서 예산 관련 법안이 부결되더라도 중의원에서 뒤집을 수 있는 의석 3분의2 확보를 위해 간 총리는 사민당의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중의원 전체 479석의 3분의2는 319석이다. 민주당(307석), 국민신당(4석), 민주당계 무소속(2석) 등 연립여권 313석에다 사민당의 6석을 보태야 가능하다. 하지만 사민당은 후텐마의 오키나와 현내 이전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공동 보조가 쉽지 않다. 내각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 간 총리가 정국 운영 능력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이 지난 주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간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19.9%를 기록해 지난해 6월 출범 이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민주당 1기 내각을 이끌었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비롯해 자민당 아소, 후쿠다, 아베 등 최근 5년간 집권했던 역대 총리들도 ‘지지율 20% 선’이 무너진 뒤 모두 조기에 사임했다. 이에 따라 간 총리 조기 사임과 4월 지방선거를 앞둔 각 당의 합종연횡 등 정계 개편이 맞물리면서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3월 위기설’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메디컬 팁]

    조혈모세포 이식 年 300건 돌파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소장 민우성)는 지난해 연간 조혈모세포 이식건수가 318건으로, 국내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300건을 넘어섰다고 최근 밝혔다. 이 기록은 미국 유수의 조혈모세포이식기관인 프레드 허친슨이나 다나파버, MD 앤더슨 등에도 뒤지지 않는 성적이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은 1999년 1000건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한 뒤 2003년 2000건, 2007년 3000건의 수술 건수를 기록했다. 한미약품 영양수액제 시장 진출 한미약품(대표이사 이관순)이 다국적제약사 백스터(Baxter)와 제휴해 국내 영양수액제 시장에 진출한다. 한미약품은 최근 백스터와 영양수액제 공급계약을 맺고, 새해부터 올리클리노멜·클리노레익·세느비트주사 등 3품목에 대한 국내 영업을 전담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이 판매하게 된 백스터의 영양수액 3품목은 올해 250억원대의 매출 규모를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이주형 마케팅 담당 상무는 “올리클리노멜 등 영양수액제가 한미약품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 총 350억원 규모의 매출을 이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개념 웰니스센터 ‘the J’ 오픈 자생한방병원은 기존 피트니스센터에 양·한방 멀티플 검진시스템을 결합한 신개념 웰니스센터 ‘the J’를 최근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 오픈했다. 센터에서는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이용한 척추종합검사는 물론 기초체력검사, 연령별 대표질환검사, 사상의학에 의한 8체형검사 등을 제공하며, 이에 따른 1대1 맞춤식 운동이 가능하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신준식 이사장은 “이제는 치료와 더불어 개인에게 맞는 사후 관리와 운동을 통해 질환을 예방해야 할 때”라며 “단순히 운동만 강조하는데 그치지 않고 척추 정렬을 통한 올바른 맞춤운동을 제공함으로써 치유를 넘어 예방의 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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