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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2차 예고편 공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2차 예고편 공개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신작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2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슈퍼볼 게임 결승전에서 2차 예고편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CGV 페이스북에서 최초 공개됐다. 전편 ‘쥬라기 월드’의 인간적인 히어로 오웬(크리스 프랫)과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다시 조우해 파괴된 ‘쥬라기 월드’ 사건 그 이후의 상황을 볼 수 있다. 특히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하이브리드 공룡(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공룡)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파괴된 쥬라기 월드 섬이 화산으로 대혼란을 맞으면서 오웬과 클레어가 멸종 위기의 남은 공룡들을 구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쥬라기 월드, 그 섬은 다 과거일 뿐입니다. 이제 미래를 보여드리죠”라는 새로운 세력의 숨겨진 계획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슬라 누블라 섬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를 궁금케 한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 총괄을, ‘쥬라기 월드’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가 각본을, 스페인 출신의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와 함께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멤버 이안 말콤 박사 역의 제프 골드브럼이 캐스팅에 합류했다. 영화는 오는 6월 6일(수) 현충일, 전 세계 최초 개봉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와우! 과학] 거미 잡아먹는 거미…펠리컨 거미 이야기

    [와우! 과학] 거미 잡아먹는 거미…펠리컨 거미 이야기

    거미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포식자 가운데 하나다. 극지방을 제외한 지구 거의 모든 장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냥을 하는 거미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거미라고 하면 거미줄을 쳐서 먹이를 잡는 모습이 연상되지만, 매복했다가 뛰어올라 먹이를 덮치는 거미, 물속에서 먹이를 잡는 거미 등 그 사냥 방법 역시 거미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먹이 역시 다양한데, 심지어 거미를 먹는 거미도 있다. 펠리컨 거미 (Pelican spider)는 거미는 물론 거미가 속한 절지동물의 큰 그룹인 협각류에서 가장 독특한 포식자 가운데 하나다. 거미, 전갈 등을 포함하는 협각류는 입 앞에 작은 다리 같은 협각(chelicerae)이 있어 독을 주입하거나 혹은 먹이를 잘게 자를 수 있다. 그런데 펠리컨 거미는 집게 같이 긴 협각을 지녔을 뿐 아니라 다른 거미에서 보기 어려운 매우 긴 목을 가지고 있다. 이 독특한 사냥 도구 덕분에 펠리컨 거미는 다른 거미를 쉽게 잡을 수 있다. (사진) 펠리컨처럼 긴 목과 주둥이처럼 생긴 협각 때문에 이 거미는 펠리컨 거미라는 별명을 얻었다. 스미스소니언 미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과학자들은 이 독특한 거미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마다가스카르의 오지를 탐험했다. 사실 펠리컨 거미는 살아있는 화석 가운데 하나로 그 기원은 1억65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한때 멸종된 거미로 생각되었던 적도 있지만, 호주와 남아프리카에서 신종이 발견되어 절지동물 가운데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고 있다. 사실 흔한 거미는 아니지만, 이번에 연구팀은 마다가스카르에서 여러 표본을 수집하면서 무려 18종에 달하는 신종 펠리컨 거미를 발견했다. 이렇게 많은 펠리컨 거미가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마다가스카르의 독립된 환경 덕분으로 보인다. 대륙에서는 멸종된 생물이 섬과 같은 독립된 장소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펠리컨 거미 역시 그런 경우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펠리컨 거미가 특히 긴 목과 협각을 지닌 것을 확인했는데, 거미 같은 독특한 먹이를 전문적으로 잡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공룡 시대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살아남은 펠리컨 거미지만, 사실 이들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이들이 서식하는 숲이 벌목과 개발로 인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멸종 위기를 겪으면서도 후손을 남긴 생물에게도 인간은 버거운 존재임이 분명하다. 펠리컨 거미를 비롯해 다양한 생물 종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겨울에 만나는 과학 놀이터 - 국립과천과학관 어때요?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겨울에 만나는 과학 놀이터 - 국립과천과학관 어때요?

    “아름다운 여인의 마음에 얻으려 노력할 때는 1시간이 마치 1초처럼 흘러 간다. 그러나 뜨거운 난로 위에 있을 때는 1초가 마치 1시간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상대성이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1879?1955)은 자신이 증명한 일반 상대성 이론이 어렵다고 불평하는 기자들에게 이렇듯 간단히 그의 이론을 설명해 주었다. 기존의 과학을 뒤집으려 한 젊은 유대인 과학자의 용맹무쌍한 도전은 결국 보수적인 런던 왕립 학회의 검증까지 받게 된다. 1919년 기니 만에 있는 프린시페 섬에서의 일식 관측은 결국 상대성 이론의 증명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세계에 알렸고, 이 결과로 그는 1921년 노벨과학상을 받게 된다. 이제 인류는 뉴턴이 주창하였던 고전역학의 세계에서 드디어 빠져나오게 되었고, 상대성 이론을 앞세운 현대 물리학이라는 새로운 과학 앞에 서게 되었다. 과학은 세상을 바꾼다. 미세먼지로 인해 집안 창문을 꼭꼭 닫아두고 있는 겨울, 가족들과 함께 과천에 있는 국립과학관으로 가보자. 2008년 11월 14일에 과천에 개관한 과천국립과학관은 서울대공원 앞 24만3970㎡ 의 부지에 연면적 4만9464㎡, 전시면적 1만9127㎡ 규모로 4500억원이나 투입하여 근 2년 6개월 만에 완공한,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관이다. 또한 과학관 내부와 외부에는 한나절을 꼬박 보아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에 이를 정도로 볼거리는 풍부하다. 우선 내부에는 상설전시관이 제일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곳에는 어린이탐구체험관, 기초과학관, 자연사관, 전통과학관, 첨단기술관, 미래상상SF관이 있어 초등학교 자녀들의 눈높이 딱맞는 관람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프론티어 창작관에는 노벨상과 나, 명예의 전당, 무한상상 메이커 랜드가 있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또한 천문우주관에는 천체투영관, 천체관측소, 스페이스월드가 있어 바로 오늘 밤하늘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해 시간대별 밤하늘의 별자리 위치와 그에 얽힌 신화 이야기를 전문 요원이 들려준다. 이외에 야외전시관에는 곤충생태관, 자연생태공원, 공룡역사광장, 옥외전시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직접 손으로 만질 수가 있으며 나비와 곤충의 생태에 관한 심도깊은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과천국립과학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미세먼지 가득한 겨울 가족 나들이로는 최적의 장소다. 2. 누구와 함께? -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3. 가는 방법은? - 13817 경기도 과천시 상하벌로 110 국립과천과학관 / 02-3677-1500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6번 출구 바로 앞 4. 눈여겨 볼만한 것은? - 천체투영관, 지진체험관, 태풍체험관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말은 명성대로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중은 한산한 편. 6. 꼭 봐야할 장소는? - 천체투영관, 어린이체험관, 곤충생태관 7. 먹거리 추천? -곤드레밥 ‘예밀’(504-2822), 한정식 ‘좋구먼’(502-0999), ‘봉덕칼국수’(502-7952), 막국수 ‘선바위메밀장터’(504-0122), 쭈꾸미볶음 ‘한소반’(503-7124), ‘옛날생돼지김치찌개’(507-0016) / 지역번호 02 8.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sciencecenter.g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서울대공원, 렛츠런파크, 현대미술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관이다. 어린 학생이 있는 가정이라면 방학 때 필수적으로 방문해야할 코스. 미리 체험할 전시관을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고 가길 권유.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 다시 머물고 싶은 곳

    !… 다시 머물고 싶은 곳

    올해도 ‘서울신문 렛츠고’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쉼 없이 돌았습니다. 렛츠고의 여정은 늘 혼자였으되, 발걸음은 여럿이었습니다. 등 뒤로 늘 독자들의 시선이 따라오는 듯했지요. 그 때문에 발견의 기쁨도 좋았지만, 공유의 행복은 더 좋았습니다. 올해 찾았던 곳 가운데 되새길 만한 곳들을 추리려 합니다. 당시 최적화됐던 풍경 몇몇을 가려내 보자는 거지요. 지난 시간의 단순 복기가 아닌, 발견의 기쁨을 공유하는 자리여서 느낌이 더욱 각별합니다. 허물어져 가는 100년의 기억 ① 고흥 소록도한 해를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기별로 나누는 것입니다. 굳이 경중이나 의미 등을 따질 필요가 없어서 좋습니다. 한데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전남 고흥의 소록도입니다. 외형이 아름다워서는 아닙니다. 시나브로 허물어져 가는 100년의 기억을 서둘러 붙잡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지요. 올해의 여행지 가장 윗줄에 소록도를 세운 건 그 때문입니다. 소록도 안에서도 몇몇 곳은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너머에 있는 금단의 땅입니다. 그곳엔 1916년 세워진 자혜의원과 병사(病舍)들이 있습니다. 한센인들이 100년에 걸쳐 치료받고 생활했던 공간입니다. 그 공간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식량저장고, 소록도 등대 등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들은 늘 살뜰한 보살핌을 받습니다. 하지만 용도 폐기된 병사 건물은 다릅니다. 우리의 역량이 시험받아야 할 곳은 바로 여기, 그리고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록도 서생리 마을 옛터 보존사업’을 이끈 조성룡 성균관대 교수 등을 중심으로 소록도를 보존하려는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이제 갓 발걸음을 뗀 이들에게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세계를 울린 역사에 감동받다 ② 정선 아리랑 박물관정선아리랑박물관은 ‘한류 원조’ 아리랑이 세계를 울린 역사에 놀라고 감동받았던 곳입니다. 박물관 전시물은 사진 두 장을 제외하고 모두 진본입니다. 진용선 관장이 젊은 날을 통째 바쳐 수집한 것들입니다. 아리랑을 번안한 미국 장로교단의 찬송가 229장(Christ, You Are the Fullness), 유엔이 아리랑을 담아 아프리카 나라들에 보급한 음악책 등 진귀한 전시물과 만날 수 있습니다. ‘대지’의 작가 펄 벅이 아리랑을 담아낸 소설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 일본 여가수 고바야시 지오코의 아리랑 앨범 ‘금색가면’ 역시 이곳에 있습니다. 한국전쟁은 사람과 국토를 산산조각 냈지만, 역설적으로 아리랑이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위문 공연차 한국을 방문한 뮤지션들이 세계에 다양한 장르로 아리랑을 소개했기 때문입니다. 야전화장실에서 통역관의 아리랑 휘파람 소리를 듣고 이를 재즈풍으로 재해석한 오스카 페티포드의 ‘아디동(아리랑) 블루스’, 종군기자가 기록한 아리랑 멜로디를 편곡한 미국 여가수 엘리 윌리엄스의 ‘아디동’, 미국 포크 음악의 비조로 꼽히는 피트 시거의 ‘아리랑’ 앨범, 그리고 1970~80년대 폴 모리아 악단의 ‘아리랑’ 등과도 만날 수 있습니다. 완벽한 섬 산행을 원하는 당신③ 통영 사량도중국발 미세먼지 탓에 여정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오래전 찾았던 경남 통영의 사량도가 그랬습니다. 빼어난 암릉미의 명산이 청아한 옥빛 바닷물 위로 솟았지만 당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 아쉬움에 사량도를 다시 찾았습니다. 마침 사량도 윗섬과 아랫섬을 잇는 사량대교가 놓인 터라 의미가 더했습니다. 하늘은 먼지 한 톨 없는 공기를 허락했고, 그 덕에 이전의 것들은 무효라 할 만큼 멋진 풍경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량도를 찾는 이들은 대부분 섬 산행이 목적입니다. 윗섬 가운데를 지리산(398m)과 불모산(400m), 옥녀봉(303m) 등이 가로지르는데, 공룡의 등뼈를 닮은 암릉을 따라 걷는 재미가 각별합니다. 풍경전망대를 꼽으라면 윗섬의 향봉과 연지봉을 잇는 출렁다리 주변입니다. 사량도의 거의 모든 풍경을 담을 수 있습니다. 아랫섬은 아직 여행 불모지입니다. 칠현산 등산로 외에 뚜렷하게 개발된 관광지가 없습니다. 윗섬과 아랫섬에 각각 17㎞짜리 일주도로가 놓여 있습니다. 차를 가져가면 사량도 전체를 속속들이 엿볼 수 있습니다. 과장 좀 보태 ‘별유천지’ 그곳④ 서천 비인만충남 서천의 비인만은 이름만으로 관심을 끄는 곳이었습니다. 그리 흔한 이름이 아닌 데다, 어딘가 맑은 풍경을 가만히 숨겨 두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줬습니다. 비인만은 활처럼 휘었습니다. 어린아이가 그린 갈매기 그림을 연상하면 알기 쉽습니다. 날개 위는 마량포구입니다. 전어축제로 이름난 홍원항, 붉은 동백이 예쁜 춘장대가 이 언저리에 있습니다. 아래는 장항입니다. 서천의 명물이자 ‘JSA’ 등의 영화 촬영지로 이름난 신성리 갈대숲이 이쪽에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그러니까 갈매기의 몸통에 해당되는 곳이 바로 비인만입니다. 마량포구 인근 산자락에 올라 굽어보면 이 모습이 확연히 보입니다. 비인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단연 월호리 월하성 포구와 비인면 선도리 해변입니다. 월하성은 이름 그대로 ‘달 아래 성’이란 뜻입니다. 일대 풍경이 바다에 비치는 달빛만큼이나 아름답다네요. 선도리 해변의 해넘이는 단연 압권입니다. 해가 월하성 쪽으로 떨어지며 사위를 붉게 달굽니다. 이때면 하늘도, 바다도 죄다 짙은 주황빛이지요. 기러기 날자 풍경 떨어지더라⑤ 완주 비비정먼 길 날아온 기러기가 쉬어 가는 정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북 완주의 비비정(飛飛亭)입니다. 1998년 복원된 비비정은 건물 자체로는 별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깃들지 않은 탓입니다. 한데 주변 풍광은 정말 멋들어집니다. 만경강이 뱀처럼 휘돌아가고, 그 너머로 드넓은 호남평야와 억새 무성한 습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저물녘엔 더 멋집니다. 사위가 시뻘겋게 물듭니다. 불 칼처럼 빛나는 만경강 위로는 기러기들이 ‘차르르’ 소리를 내며 내려앉습니다. 완산8경의 하나인 ‘비비낙안’(飛飛落雁)이 펼쳐지는 거지요. 이건 뭐 딱 ‘한 폭의 그림’입니다. 비비정 오른쪽엔 옛 만경강 철교(등록문화재 579호)가 남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온전히 기억하고 있는 문화재입니다. 비비정 뒤편 마을 언덕엔 카페 비비낙안이 있습니다. 옛 물탱크를 리모델링한 전망대와 도회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카페 건물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기껏해야 ‘동네 뒷산’ 정도의 야트막한 언덕이지만 사방이 훤히 트인 덕에 비비낙안에서 굽어보는 미감은 아주 색다릅니다. 비비정 레스토랑에서 ‘엄마의 레시피’로 만든 농가 집밥을 맛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백제의 고도를 새로 보았지요⑥ 익산 미륵사지고백하자면, 그간 무지했습니다. 백제의 고도인 전북 익산을 개성 없는 중소도시쯤으로 여겼으니 말입니다. 이런 오만불손은 미륵사지 돌탑 앞에서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여명의 긴장이 사라지고 햇살이 게으른 소의 발걸음처럼 느릿느릿 퍼질 무렵이었습니다. 익산의 아침을 깨우던 햇빛이 동원구층석탑 여기저기를 비췄습니다. 그때마다 화강암 돌탑은 스스로 빛을 냈습니다. 풍경 소리를 곁들여서요. ‘자체발광’의 몽환적인 풍경이랄까요. 해와 돌탑의 앙상블은 그처럼 오묘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아마 오래전, 이 자리에 돌탑을 세웠던 백제인 역시 이 장면을 염두에 뒀겠지요. 동탑 맞은편은 저 유명한 미륵사지 석탑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겠지요. 그때면 얼마나 더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질까요. 나바위 성당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초저녁 달을 이고 선 한옥 성당은 기이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인근 마을을 보듬고 있는 듯한 피에타 조각상도 감탄을 자아냈지요.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던 건 예배당에 불이 켜질 때였습니다. 깜빡하며 주황색 불빛이 팔각창을 뚫고 나왔습니다. 그 장면이 달빛과 어우러져 얼마나 그윽하던지요.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고군산군도 국가지질공원 인증 추진

    전북도가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고군산군도에 대해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한다. 전북도는 21일 “풍부한 지질자원과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 등을 간직한 고군산군도 일대에 대한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군산군도는 군산시에서 남서쪽으로 50㎞ 떨어져 대열을 이루고 있는 6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선유도, 신시도, 무녀도, 장자도, 방축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천혜의 경관을 자랑한다. 도는 이를 위해 14곳의 대상지를 발굴했다. 오는 24일 열리는 전북도 지질공원육성지원위원회에서 발굴된 지질명소 대상지를 토대로 국가지질공원 추진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교육과 관광산업에 활용하기 위해 국가가 인증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고군산군도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으면 관광객·탐방객이 증가해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도내 첫 국가지질인증공원은 지난 8월 환경부로부터 인증받은 서해안이다. 고창의 운곡습지·고인돌군·선운산 등 6곳과 부안의 직소폭포·채석강·모항 등 6곳을 합해 총 12곳으로 규모는 520여㎢이다. 이들 지역은 4년간 4억원을 지원받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섬, 가을과 썸타다

    섬, 가을과 썸타다

    사량도에 가는 방법은 대략 세 가지다. 통영 가오치항, 고성 용암포, 사천 삼천포 신항 등이 들머리다. 그중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가오치항이고 용암포에서도 자주 페리가 운항한다. 뱃삯은 편도다. 왕복이라 해서 할인되는 건 없다. 따라서 들고 나는 곳을 달리하는 것이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방법이 된다. 예컨대 입도할 때는 고성, 나올 때는 통영을 이용하는 식이다.고성 용암포를 들머리로 이용할 경우 인근에서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학동마을이다. 전주 최씨 집성촌으로 아름다운 옛 담장을 두르고 있어 등록문화재(258호)로 지정된 마을이다. 마을의 돌담은 고택 사이를 굽이쳐 돌아간다. 돌담의 재료는 판석(납작돌)이다. 판석을 쌓고 황토를 덧대 담장을 만들었다. 기와가 아닌 판석으로 덮은 돌담은 전국에서 이 마을이 유일하다고 한다. 최씨종택, 최영덕 고가 등 볼만한 고택도 남아 있다. 학동마을 끝자락엔 서비정이 있다. 일제강점기의 우국지사 최우순(1832∼1911)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924년 세운 사당이다. 외모로만 보면 사당보다는 멋들어진 정자에 가깝다. 서비정 정문엔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마을 주민들의 표현처럼 “아주 잘생긴” 소나무다.학동마을에서 상족암군립공원이 멀지 않다. 상족암은 상다리를 닮은 바위라는 뜻이다. 시루떡처럼 쌓인 해식단애의 형상이 꼭 개다리소반을 보는 듯하다. 파도의 침식으로 형성된 바닥면의 평평한 파식대도 인상적이다. 이 일대를 덕명리 공룡과 새 발자국 화석산지(천연기념물 411호)라고도 부른다.상족암은 날물 때 찾아야 한다. 상족암 일대와 공룡 발자국 화석 등은 썰물 때라야 온전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상족암에서 맞은편 제전마을로 갈수록 지층이 점차 젊어진다. 마을 앞에도 수많은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다. 특히 촛대바위 앞은 수많은 공룡이 ‘발자국의 성찬’을 벌인 곳이다. 소을비포성은 왜구 방비를 위해 고성만에 축조한 옛 수군기지다. 해안에 돌출된 구릉 위에 돌을 쌓아 만들었다. 현재 둘레 200m, 높이 3m의 성벽과 성루 한 곳이 복원돼 있다. 소을비포성까지 가는 해안길이 인상적이다. 남해의 고즈넉한 풍경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간다. 다소 거리는 있지만 무이산 아래 문수암도 가볼 만하다. 절집 뜨락에 서면 멀리 사량도 등 다도해의 빼어난 풍경이 걸개그림처럼 펼쳐진다. 통영 가오치항에 내리면 길이 갈린다. 왼쪽은 통영 시내, 오른쪽은 도산면 쪽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도산면 일대를 돌아보길 권한다. 남해를 따라 해안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인적 드문 해안길을 주행하는 맛이 각별하다. 도산전망대에 서면 사량도 등 남해의 수많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통영 나가는 길에 북신만해양공원에 들러도 좋겠다. 바다 쪽으로 산책로가 나 있다. 대단한 볼거리는 아니지만 ‘인증샷’ 찍기 좋은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다.가오치항에서 가까운 통영의 명소는 미륵도다. 전혁림미술관, 김춘수 유품 전시장, 달아공원, 미래사 등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들이 죄다 이 섬에 깃들어 있다. 한려수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도 이 섬에 있다. 먼저 박경리기념관부터 찾는다. 다른 명소들에 견줘 비교적 최근 들어선 곳이다. 이름 그대로 통영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박경리(1926~2008)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의 대표작인 ‘토지’ 친필 원고, 편지 등의 유품이 전시돼 있다. 또 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실, 자료실 등도 마련돼 있다. 입장은 무료다. 기념관 뒤편엔 그가 묻힌 묘가 있다. 미래사는 미륵산 아래 편백나무 숲 사이에 고즈넉하게 들어앉았다. ‘무소유’의 맑은 삶을 실천한 법정 스님이 1954년 출가한 절집으로 더 잘 알려졌다. 고은 시인이 일초라는 법명으로 스님 생활을 했던 곳도 이 절집이다. 미래사의 대표 볼거리는 역시 편백숲이다. 일제강점기 때 가장 먼저 편백나무 시험 식목을 한 곳이라고 한다. 광복 후 사찰에서 매입해 산책로로 조성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이 만든 수직 세상을 오가며 삼림욕을 즐기는 맛이 각별하다. 평일에도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절집을 찾는다. 미래사에는 일주문이나 불이문, 천왕문 등이 없다. 대신 삼회도인문(三會度人門)이 있다. 미래에 찾아올 미륵불이 세 차례에 걸쳐 중생을 제도한다는 뜻이다. 미래사 옆으로 미륵산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가 나 있다. 1시간 안쪽에 오를 수 있지만 제법 발품을 팔아야 한다. 미륵도는 가급적 오후에 찾기를 권한다. 한 굽이 돌 때마다 해안 절경을 토해 내는 산양일주도로는 해질녘에 달려야 제맛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가 다도해의 섬들 뒤편으로 사라지고 난 뒤 만들어 내는 붉은 기운은 그야말로 몽환적이다. 글 사진 고성·통영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 통영 가오치항(647-0147)에서 사량호가 하루 6회 왕복 운항(3~11월)한다. 오전 7시~오후 5시 사이의 홀수 시 정각에 출항한다. 사량면 중심지인 금평항과 아랫섬의 덕동항을 거쳐 돌아온다. 금평까지 40분 남짓 소요된다. 주말에 승객이 많을 경우 1시간 간격으로 증편한다. 통영 시외버스터널 등에서 배 시간에 맞춰 시내버스를 운행한다. 고성 용암포(673-0529)에선 하루 8회(주말 12회) 윗섬의 내지마을까지 왕복 운항한다. 주말의 경우 오전 7시 40분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 매시 40분(마지막 항차는 오후 5시 30분)에 출항한다. 내지마을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사천 삼천포 신항(832-5033)에서도 하루 5회(주말 6회) 내지마을까지 운항한다. 섬 안에 콜 택시와 가이드 투어를 겸하는 관광 종사자들도 있다. 사량도에 닿으면 먼저 배 시간과 사량도 마을버스 운행시간 등을 확인한 뒤 등반 시간을 짜야 한다. 사량면사무소 650-3620. →잘 곳 : 금평과 내지마을 등에 펜션, 민박 등이 몰려 있다. 배가 닿지 않아 조용한 대항마을에도 로시난테 펜션 등 숙박업소가 있다. →맛집 : 섬 특성상 생선회를 파는 집들이 대부분이다. 우리식당(642-6103)이 밑반찬이 정갈하고 양도 푸짐한 편이다. 면사무소 앞에 있다. 내지마을엔 포장마차촌이 형성돼 있다. 일반 식당보다 늦게까지 운영한다. 값은 별 차이가 없고 다소 저렴한 정도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삶, 사량에 흔들리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삶, 사량에 흔들리다

    중국발 미세먼지 탓에 여정을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초봄에 특히 그렇습니다. 오래전 다녀온 경남 통영의 사량도가 그랬습니다. 그 섬엔 빼어난 암릉미의 명산이 있었고, 청아한 옥빛의 바닷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빼어난 풍경 위를 누런 미세먼지가 짓누르고 있었던 거지요. 그 아쉬움에 사량도를 다시 찾았습니다. 마침 하늘은 먼지 한 톨 없는 맑은 공기를 허락했고, 그 덕에 이전의 것들은 모두 무효라 할 만큼 멋진 풍경도 만났습니다.사량도는 크게 윗섬(上島)과 아랫섬(下島), 수우도 등 세 개의 유인도로 이뤄져 있다. 세 섬 주변에는 농개섬 등 크고 작은 8개의 무인도가 점처럼 딸려 있다. 가장 큰 섬인 윗섬과 아랫섬 사이엔 ‘동강’(桐江)이라 불리는 해협이 흐른다. 예전 이 해협은 ‘뱀 사’(蛇)자를 써 ‘사량’(蛇梁)이라 불렸다. 갈지자로 흐르는 모양새가 뱀을 닮았다 해서다. 섬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 2015년 말 사량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아랫섬은 가깝고도 먼 곳이었다. 불과 수백m 떨어진 곳인데도 배 없이는 오갈 엄두를 못 냈다. 더욱이 사량도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은 외지인이 하루 몇 차례 오가는 뱃시간에 맞춰 아랫섬을 돌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이제는 달라졌다. 걸어서도 오갈 수 있다. 관광지 측면에서 보면 사량도가 두 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아랫섬은 아직 여행 불모지다. 칠현산 등산로 외에 뚜렷하게 개발된 관광지가 없다. 대신 그만큼 적요하다. 차 없는 도로는 하품이 날 정도로 따분하다. 하루 몇 차례 들르는 페리에서 외지 차들이 내릴 때만 잠깐 배기음 소리가 들릴 뿐이다. 이런 절해고도의 풍모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사량도를 찾는 이 가운데 열에 아홉은 섬 산행이 목적이다. 윗섬의 한가운데를 지리산(398m)과 불모산(400m), 옥녀봉(303m) 등이 가로지르는데, 이 공룡의 등뼈 같은 암릉을 따라 걷는 재미가 각별하다. 사실 예전엔 사량도 하면 으레 윗섬을 일컫는 말로 여겨졌다. 당연히 사량도 섬 산행 역시 윗섬의 지리산과 옥녀봉 등을 종주하는 것을 뜻했다. 하지만 이제 아랫섬의 칠현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됐다.윗섬은 암릉들이 ‘바다의 용아장성’으로 불린다. 설악산의 용아장성을 연상케 하는 외모에 빗댄 표현이다. 하지만 보다 정확히는 팔영산 국립공원의 암봉과 닮았다. 암봉의 모양새가 그렇고 주변 풍경 역시 그렇다. 종주산행의 총거리는 얼추 8㎞ 정도다. 5시간은 족히 걸린다. 면사무소가 있는 금평리에서 옥녀봉과 출렁다리, 가마봉까지만 간 뒤 옥동마을로 하산하거나, 아예 옥녀봉만 오른 뒤 대항마을로 내려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산행시간은 2~3시간 안팎으로 확 줄어든다. 대신 지리산에서 불모산, 달바위, 가마봉 등을 거치며 맞는 장쾌한 풍경은 포기해야 한다. 산행 들머리는 수우도 전망대다. 돈지마을에서 내지마을로 가는 언덕 위에 조성된 전망대다. 사량도에서 손꼽히는 일몰 명소이기도 하다. 소가 드러누운 듯한 형상의 수우도를 일별한 뒤 발걸음을 옮기면 곧바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30분 남짓 숲길을 오르면 난데없이 하늘이 뻥 뚫린다. 바로 여기부터 풍경의 잔치가 시작된다. 고만고만한 섬들과 포구가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암릉들이 어깨를 겯고 도열해 있다. 장쾌한 풍경이다. 발 아래를 굽어보면 바다가 옥색으로 빛난다. 몇 해 전 눈앞에 두고도 제대로 보지 못 했던 바로 그 물빛이다.지리산은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칼날 같은 암릉 사이를 기다시피 해야 하는 구간이 수두룩하다. 불모산 쪽도 마찬가지다. 밧줄을 타고 오르내리거나 직벽에 세워진 계단을 아슬아슬하게 내려가야 할 때도 있다.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지리산은 한때 지리망(望)산으로 불렸다. 바다에서 지리산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지금은 지리산으로 통일해 부르는 추세다. 가마봉 역시 등산객들에게 그리 친절하지 않다. 수직에 가까운 바위에 걸린 철제 계단을 내려가면 보도 현수교(출렁다리)가 나온다. 향봉과 연지봉 등 2개 구간에 각각 39m, 22.2m 길이로 놓여졌다. 출렁다리 가운데에 서면 늘 세찬 바람이 분다. 바람을 맞으며 휘청휘청 걷다 아래를 내려 보면 그 까마득한 높이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종주 구간의 마지막 봉우리는 옥녀봉이다. 딸이 자신을 범하려는 짐승 같은 아버지에게 맞서다 끝내 몸을 던졌다는 곳이다. 그런 전설이 깃들어선지, 다른 곳과 다름없는 암릉 구간인데도 정상에 서면 유난히 목덜미가 서늘한 느낌이 든다. 옥녀봉은 예부터 섬 주민들이 경원시했던 공간이다. 정상 표지석을 보면 대략 짐작이 간다. 어지간한 산들이 표지석 하나 달랑 세운 것에 견줘 바닥에 월대를 쌓고 사방을 돌탑으로 둘러싼 뒤 묘비 비슷한 형태의 표지석을 가운데 세웠다. 이쯤 되면 거의 ‘태백산급’의 영산 대접이다.섬 일주도로도 잘 조성돼 있다. 윗섬 일주도로의 길이는 17㎞쯤 된다. 걸어서는 4~5시간, 차로는 30분 남짓 걸린다. 자전거로 돌아보는 이들도 많다. 돈지와 내지마을 사이의 시야가 트인 언덕마다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수우도 등 주변 섬들을 굽어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이 일대에서 아름다운 해넘이 풍경과 마주할 수도 있다. 사량도는 예부터 수군의 전략 요충지였다. 고려 때부터 왜구의 잦은 침범을 막기 위해 수군진이 설치되기도 했다. 최영 장군 사당이 사량도에 있는 건 이 때문이다. 고려 말에 사량도에 부임한 최영 장군은 섬 곳곳에 진을 치고 왜구를 격퇴했다. 사당은 그 공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금평항 사량도여객선터미널 인근에 있다. 아랫섬 일주도로 역시 길이는 비슷하다. 사량대교를 넘어서면 난생 처음 딛는 땅들이 이어진다. 문어가 많이 난다는 먹방마을, 물색 고운 능양마을 등을 줄줄이 지난다. 주민들에 따르면 먹방마을은 유배 온 선비들이 많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글깨나 읽은 ‘먹물’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먹방마을 앞에선 문어가 잘 난다. 문어 역시 이름에 ‘글월 문’(文) 자가 들어가는 ‘양반 고기’다. ‘먹물’과 문어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이 어딘가 후대에 스토리텔링이 얹혀진 느낌이다. 능양마을은 걸어서 돌아보는 게 좋다. 잔잔한 옥빛 바닷물이 예쁜 곳이다. 마을 안쪽으로 들면 갯마을 특유의 조용하고 낡은 풍경을 엿볼 수 있다. 담벼락에 벽화로 장식을 한 집도 있다. 벌써 뭍의 습속이 사량대교를 타고 들어온 게다. 마을 이장도 담장에 글을 남겼고, 주민들도 그랬다. 특히 ‘아낙과 오징어’란 글이 인상적이다. 꽃다운 처녀 때 시집와 “밥 짓고 빨래하고, 뱃멀미, 사내들 속의 ‘볼일’은 고역의 연속”이었지만 “집어등을 따라 줄줄이 올라오는 오징어에 아낙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었”단다. 할머니가 됐을 그 아낙은 오늘도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다 구조된 서방을 생각하며 오징어를 질근질근 씹고 있”을지 궁금하다. 애초 사량도를 여정의 목적지로 선택한 건 날씨 때문이었다. 기상청 홈페이지가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상청 예보는 어긋났고, 사량도는 아무것도 보여 주지 않았다. 장엄한 일출도, 서정적인 해넘이도 없었다. 그래도 볕은 있되 미세먼지는 없는 사량도의 자태는 빼어났다. 이전 방문은 무효로 할 만큼 확연히 달랐다. 떠나올 때의 사량도 하늘은 활짝 갰다. 솜사탕 같은 흰구름 몇 점 떠가는, 그야말로 동화 그림 같은 날씨였다. 저물녘엔 필경 서럽도록 아름다운 해넘이가 펼쳐지겠지만 그건 다른 이의 몫인 거다. 대신 같은 배를 타고 나가는 이들 모두의 머릿속에 공룡 등뼈를 닮은 암릉과 옥빛 물색의 기억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지 싶다. angler@seoul.co.kr
  • 여자만의 더께…세월 품은 비경

    여자만의 더께…세월 품은 비경

    섬달천, 저물녘 붉은 일몰 일품 사도, 공룡 발자국과 켜켜이 쌓인 해안 절리 추도, 일 년에 한두 번 열리는 ‘모세의 기적’여수반도 동쪽에 오동도, 향일암 등 대표적인 관광지들이 몰려 있다면 서쪽에는 소박한 풍경을 품은 갯마을이 많다. 대개 독특한 풍경을 갈무리하고 있는 섬들이다. 그 가운데 사도와 추도, 섬달천 등을 여름철 명소로 꼽을 만하다. 지도를 보면 여수는 나비를 닮았다. 대개의 명소들은 오른쪽 날개 끝에 매달려 있다. 왼쪽은 다소 덜 알려졌다. 그래서 한갓지고 생경하다. 여수의 서쪽은 여자만(汝自灣)이다.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의 바다를 일컫는 말이다. 만 한가운데 여자도라는 섬이 있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너른 갯벌과 구불구불한 해안이 일품이다. 무엇보다 저물녘 노을이 빼어나다. 장판 같은 바다가 붉게 물들 때면 나라 안 어느 일몰 명소에 뒤지지 않을 만큼 절경을 펼쳐 낸다.여자만은 크고 작은 섬들을 여럿 품었다. 그중 하나가 달천도다. 소라면에 속한 달천마을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육지에 있어 육달천, 다른 하나는 섬에 있어 섬달천이라 불린다. 1980년대 초 두 마을 사이에 연륙교가 놓였고, 이후 육달천이란 명칭은 점차 쓰임새를 잃어 가는 중이다. 연륙교를 건너 옛 섬 지역은 여전히 섬달천이라 불린다. 섬달천은 그리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다. 내세울 만한 명소도 없는 편이다. 하지만 소박하고 고즈넉한 갯마을 풍경 덕에 마음은 어느새 나긋나긋해진다. 섬달천 해안을 따라 짧은 도로가 나 있다.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퍽 유명하다는 도로다. 승용차로 돌아보기에도 그만이다. 연륙교를 건너면 길은 둘로 나뉜다. 오른쪽은 양식장, 왼쪽은 마을과 선착장으로 가는 길이다. 해안절벽 탓에 두 도로는 여태 연결되지 못한 상태다. 오른쪽 길을 따라 분위기 좋은 카페와 여자도로 들어가는 선착장 등이 늘어서 있다. 바다가 잔잔한 저물녘이면 사위가 붉게 물드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선착장에선 여자도로 가는 배가 오간다. 주로 도보 여행객과 낚시꾼이 이용한다.사도는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본섬인 사도를 중심으로 중도와 증도(시루섬), 장사도, 추도, 나끝, 연목 등 7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공룡 화석이 수천 점 나오면서 천연기념물(434호)로 지정됐다. 사도의 이름을 풀면 ‘모래섬’이다. 하지만 사도의 매력은 딴 데 있다. 힌트는 섬 초입에 생뚱맞게 선 공룡 조형물에 있다. 사도는 공룡섬이다. 수천만 년 전에 이 섬에 살던 공룡들이 3000여점의 발자국을 남겼다. 시루떡을 닮은 퇴적층은 격렬했던 지각 변동의 현장이다. 섬 어디서나 이 같은 세월의 더께를 목격할 수 있다. 마을을 벗어나면 곧 공룡 화석지다. 층층이 겹쳐진 절리들이 해변을 덮고 있다. 퇴적층은 바위 물결을 닮았다. 공룡알처럼 생긴 둥근 바위가 여기저기 널렸다. 화산 활동의 부산물이다. 바닥엔 크고 작은 공룡 발자국이 찍혔다. 어디서나 시계는 공룡 시대에 멈춰 서 있는 듯하다. 간대섬과 시루섬을 잇는 양면 해변을 지나면 곧 시루섬이다. 바람과 파도, 그리고 시간이 조탁한 바위들이 거대하게 펼쳐져 있다. 무엇보다 얼굴바위가 인상적이다. 먼바다를 호시하는 전사의 옆 얼굴을 빼닮았다. 끝자락엔 거대한 암맥이 절벽 아래로 펼쳐져 있다. 길이가 얼추 30m에 이른다. 용암이 바다로 흘러가다 급히 식으면서 생성됐다. 용꼬리 모양을 하고 있어 용미암이라고도 불린다. 추도는 사도와 이웃하고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모세의 기적’이 펼쳐질 때 본섬과 연결된다. 추도는 사람 손을 덜 탔다. 그 덕에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원형의 비경과 마주할 수 있다. 감동으로 보자면 본섬인 사도보다 윗길이라 해도 틀리지 않겠다. 굳이 비교하자면 사도는 영화관 스크린, 추도는 작은 모니터다. 그 덕에 한결 명징한 화면과 마주할 수 있다. 가장 감동적인 곳은 선착장 왼쪽의 ‘용궁섬 내궁 가는 길’이다. 장작 쪼갠 듯 수십 길 절벽이 날카롭게 갈라져 길을 냈다. 절벽은 시루떡을 정교하게 잘라 놓은 듯하다. 그 너머로 새파란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다. 글 사진 여수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여수… 찬란한 밤의 여로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여수… 찬란한 밤의 여로

    혹시 전남 여수를 여행 삼아 다녀오셨다면, 그 마지막 여정은 언제였는지요. 여수세계박람회 이전이었다면 여수에 대한 당신의 기억은 리셋되어야 할 겁니다. 당시 마주한 여수와 지금의 여수는 아주 많이 다르니까요. 정확히 언제부터 변화가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도시 전체가 낭만으로 가득 찬 건 분명합니다. ‘낭만버스’가 밤드리 오가고, 옛 여수항 일대 ‘쫑포’(종포의 현지 표현)엔 ‘낭만포차’가 빼곡합니다. 야경이야 더 말할 게 없습니다. 돌산도, 종포해양공원 등 여수 밤바다 위로 로맨틱한 불빛이 넘실댑니다. 경관조명이 빛나는 소호동동다리를 걷는 재미도 각별합니다. 바다 위로 놓인 도보 전용 다리를 따라 걷는데, 꼭 SF영화의 한 장면 속에 머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돌아볼 만한 주변 섬도 여럿 있지요. 여름철이라면 여자만의 붉은 낙조가 인상적인 섬달천, ‘공룡의 섬’ 사도와 추도를 그중 앞서 권할 만합니다.여수는 밤이 곱다. 요즘에 특히 그렇다. 여기저기 경관조명을 설치한 덕에 곳곳에서 로맨틱한 밤이 흐른다. 낮 풍경도 빼어나지만 밤의 여수는 그야말로 환골탈태다. 조만간 밤의 여수를 돌아보는 ‘낭만버스’도 생긴다. 대구의 ‘김광석 음악버스’처럼 시티투어에 각종 문화예술 공연 프로그램을 접목시킨 융합형 관광 콘텐츠다. 2층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이순신광장을 출발해 여수의 야경 명소인 돌산대교, 소호동동다리, 예울마루 지역 등을 돌아보고 온다. 일반적인 시티투어 버스가 원하는 곳에서 타고 내린다면, ‘낭만버스-시간을 달리는 버스커’는 군데군데 거리 공연이 열리는 곳에서 잠시 정차할 뿐 승객이 바뀌는 경우는 없다. 투어 시간은 90분 정도다.낭만버스가 시내를 도는 동안 버스 안에선 공연이 열린다. 하멜과 ‘신지끼’ 이야기, 독립만세 운동에 나선 남녀의 사랑이야기 등이 대체적인 프로그램의 얼개다.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뮤지컬 형식으로 꾸며진다. ‘신지끼’는 거문도 녹산곶 일대에 전해오는 전설 속 인어다. 큰 풍랑이 일어나기 전날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이를 섬 주민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여수시가 주관하는 ‘낭만 버스’는 오는 8월 5일부터 매주 금, 토요일과 공휴일 저녁 7시 30분에 각 1회씩 운행된다. 요금은 어른 2만원. 예약제로 운영된다. 예약은 여수시청 누리집(ok.yeosu.go.kr)에서 받는다. 평일에는 일반적인 야간 시티투어 버스로 운영된다. ‘낭만버스’가 오가는 동안 거리에선 버스킹 공연이 열린다. 여수시에선 이를 ‘여수 밤바다 낭만버스킹’으로 브랜드화해 4~10월 매주 금~일요일에 거리 공연을 연다. 종화동과 중앙동, 해안산책로 등 5곳이 주무대다. 휴가철에 맞춰 새달 4∼6일에는 국내외 버스커들의 공연과 아트 마켓, 거리 퍼레이드 등이 어우러진 ‘여수 국제 버스킹 페스티벌’도 열 예정이다.바다 위를 오가는 해상케이블카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인기다. 오동도 쪽 자산공원과 돌산도 돌산공원 사이 약 1.5㎞ 구간을 오간다. 돌산대교, 거북선대교, 여수해양공원 등의 명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을 타면 더욱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낮엔 날이 뜨거운 데다, 야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각별한 만큼 저물녘에 타길 권한다. 밤 10시까지 운행한다. ‘낭만포차’는 여수의 ‘맛있는 밤’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저물녘이면 포장마차들이 ‘쫑포’해양공원 내 버스킹 공연 무대 주변으로 길게 늘어선다. 새벽녘까지 밤바다를 안주 삼아 술추렴을 즐길 수 있다. ‘쫑포’ 뒤 산자락엔 색채 마을이 조성돼 있다. 고소동 천사벽화마을이다. 마을 옹벽과 담장 등에 아기자기한 벽화를 그려 넣었다. 색채 마을이 대개 그렇듯, 천사 날개가 그려진 곳이 ‘셀카’ 포인트다.여수의 밤바다는 화사하다. 과유불급의 경우도 드물게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남도의 멋을 담고 있다는 평가다. 다양한 빛깔의 조명들이 밤을 밝히는 곳은 7곳 정도다. 여수 구항 일대의 하멜등대와 종포밤빛누리, 종포해양공원, 여객선터미널, 이순신광장과 남산동, 소호동동다리 등이다. 소호동동다리는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바다 위로 난 다리를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고려시대 장군 유탁이 왜구를 물리치자 군사들이 이를 기리기 위해 불렀다는 ‘동동’ 노래에서 다리 이름을 땄다. 밤이 되면 다리는 파란빛과 초록빛, 핑크빛 등으로 시시각각 변한다. 넘실대는 파도 소리 들으며 밤드리 노니는 재미가 아주 각별하다. 거리는 742m 정도다. 야경은 가까이서 즐겨도 좋지만 멀리서 볼 때도 퍽 로맨틱하다. 여수의 밤풍경을 멀리서 담을 수 있는 장소가 몇 곳 있다. 가장 접근하기 좋은 야경전망대는 돌산공원이다. 차로 오를 수 있다. 여수 하면 연상되는 돌산대교 야경과 마주할 수 있다. 돌산공원 바로 위는 해상 케이블카 승강장이다. 이 건물 3층에 야외 전망대가 있다. ‘쫑포’를 비롯한 옛 여수항 일대가 한눈에 잡힌다. 화려한 거북선대교와 주변을 오가는 케이블카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구봉산은 최고의 야경전망대다. 여수 시내와 밤바다가 발아래로 시원스레 펼쳐진다. 다만 30분 정도 걸어서 올라야 하는 게 부담이다. 구봉산 중턱의 한산사까지 차로 간 뒤, 절집 옆으로 난 둘레길을 따라 오른다. 둘레길 주변에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 밤늦게 산행을 즐기는 주민도 드물게 만날 수 있다. 끝으로 팁 하나. 웅천친수공원 해변에서 9월 30일까지 해양레저스포츠 무료체험행사를 연다. 여수시에서 시민과 휴가객을 위해 벌이는 이벤트다. 카약과 고무보트, 딩기요트 등 다양한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낭만버스와 동일하게 여수시 통합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 있다. 무료로 진행되는 만큼 많은 이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패들링 등 각종 교육은 시내 곳곳에서 분산 진행된다. 누리집에 자세히 게재돼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사도까지 가는 선편은 태평양해운에서 운영하고 있다. 여수여객선터미널(662-5454)과 백야도여객선터미널(686-6655)에서 각각 출발한다. 여수터미널에선 1시간 40분, 백야도에선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추도는 사도마을의 유어선(사도민박, 666-9199)을 이용해야 한다. 사도에는 상점과 식당이 없다. 음료수 등을 파는 구판소가 한 곳 있지만 문이 잠긴 때가 많다. 식사는 마을 민박집에 하루 전 예약해야 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여름방학을 맞아 ‘호기심 바다로 떠나는 바캉스’를 주제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감만족 페이퍼토이’ 패키지는 페이퍼토이와 입장권을 하나로 묶었다. 페이퍼토이는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마스코트 흰고래 벨루가와 바다거북의 종이장난감으로 100개 한정판매다. 24일~ 8월15일 해양 생물들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출발! 호기심 바다여행’이벤트도 준비했다.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8월 15일까지 오전 9시~오후 8시(입장마감 7시) 연장 운영한다.→맛집:여름철엔 갯장어 샤부샤부가 보양식으로 인기다. 촘촘하게 칼집을 낸 갯장어를 끓는 국물에 살짝 익히면 꽃송이처럼 활짝 벌어진다. 경도회관(666-0044)이 널리 알려졌다. 다만 국동항에서 도선을 이용해 대경도까지 가야 한다. 국동항 주변에 장어구이 거리, 게장백반 거리가 조성돼 있다. 이순신광장 쪽엔 새콤달콤한 서대회집들이 많다. 여수1923은 정갈한 여수 한정식으로 이름을 얻고 있다. 여수 지역의 다문화결혼이주여성들이 주축이 돼 운영하고 있다.
  • 공룡 뺨치는 거대 악어 포착

    공룡 뺨치는 거대 악어 포착

    미국의 한 골프장에서 공룡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크기의 악어가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미국 매체 UPI는 5일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리프 섬의 한 골프장에서 제시카 밀러가 촬영한 거대 악어 모습이 담긴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악어 한 마리가 골프장을 가로질러 성큼성큼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런 녀석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놀라운 듯 주변에 있는 사슴들이 두 눈 크게 뜨고 바라본다.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영상을 공개한 리조트 측은 “사람과 사슴 관객들이 지켜보는 동안 녀석은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고 연못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며 녀석의 느긋한 반응을 전했다. 한편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녀석은 미국 악어(American Alligator)로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파충류다. 주요 분포지는 앨라배마주, 캐롤라인주, 플로리다주, 오클라호마주, 루이지애나주, 텍사스주 등지의 미국 동남부 지역이며, 강가나 늪지, 호숫가에 서식한다. 사진 영상=ViralHog 유튜브 채널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백악기말 최상위 포식자였던 거대 익룡 발견

    백악기말 최상위 포식자였던 거대 익룡 발견

    공룡 영화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거의 예외 없이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거대 수각류 공룡이다. 비록 백악기 말에 잠시 등장한 공룡이지만, 어떤 시대 배경의 공룡 영화에서도 빠지지 않는 인기 스타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백악기를 비롯한 중생대의 생태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훨씬 복잡했다. 그리고 현재와 마찬가지로 고립된 대륙이나 섬에서는 독자적인 먹이 사슬이 진화했다. 지금으로부터 7000만 년 전 현재 루마니아의 하체그 지방은 독립된 섬이었다. 고생물학자들은 이 지역의 지층에서 거대한 익룡의 화석을 발견해 이를 하체고프테릭스(Hatzegopteryx)로 명명했다. 이 익룡은 대형 익룡 그룹인 아즈다르키드(Azhdarchid)에 속하는 것으로 날개 너비가 10m에 달하는 거대 날짐승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익룡과는 달리 하체고프테릭스의 화석은 이 지역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고생물학자 팀은 하체고프테릭스의 목뼈 화석을 발견해 이 익룡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하체고프테릭스는 다른 아즈다르키드와 달리 목이 짧고 두꺼웠다. (복원도 참조)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이 익룡이 당시 섬에서 최상위 포식자의 위치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섬 같이 좁고 고립된 환경에서는 기존의 최상위 포식자는 살아남기 어렵다. 어느 정도 개체 수가 유지돼야 안정적으로 번식을 통해 후손을 남길 수 있는데 상위 포식자일수록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대형 육식 동물이 사라지고 대형 초식 동물 역시 먹을 것이 부족하고 대형 포식자가 없는 환경에 맞춰 크기가 줄어든다. 이렇게 생태학적 틈새가 생기면 의외의 동물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하체고프테릭스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대형 익룡은 가늘고 긴 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실 공룡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과는 달리 큰 먹이를 한 번에 삼키기 어려우며 상대적으로 작은 물고기처럼 삼키기 쉬운 먹이를 주로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체고프테릭스의 짧고 두꺼운 목은 제법 큰 먹이도 한 번에 삼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작아진 초식 공룡을 한 번에 집어삼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섬에서 당시 하체고프테릭스를 위협할 대형 육식 공룡은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차지한 하체고프테릭스는 식단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하체고프테릭스의 존재는 당시 다양했던 생태계의 단면을 보여준다. 공룡이 살았던 중생대는 유명한 공룡 몇 종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공룡 영화와는 달리 오늘날처럼 생물학적 다양성이 넘치던 시대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곳곳마다 깃든 구국정신… 저마다의 삶에 스민 예술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곳곳마다 깃든 구국정신… 저마다의 삶에 스민 예술

    1년간 연재해 온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이 어느덧 마지막 마을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아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전남 해남 우수영 마을은 많은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는 가장 뜨거운 역사의 현장을 관통했던 곳이다. 세계 3대 해전으로 꼽히는 명량대첩(1597)이 치러졌던 곳이다. 당시 조선 수군 사령부인 우수영이 있었던 이곳을 중심으로 명장 이순신과 조선군은 일본군에 맞서는 전쟁을 준비했다. 조선 수군에게는 단 12척의 배만 남아 있었지만 이순신 장군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쳐 일본에 맞섰다. 마을에서 3㎞ 떨어진 울돌목에서 133척의 배를 갖고 있던 일본 수군을 대파했다. 명량대첩의 격전지였다는 것은 마을 한복판에 위치한 ‘명량대첩비’가 증명한다. 전쟁이 끝난 후 숙종 14년(1688년) 세워진 이 기념비는 마을의 자랑이자 마을 주민들의 자긍심을 상징한다. 대첩비는 이후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서울 경복궁에 버려지는 수난을 당했고 해방 후 주민들이 이를 다시 찾아오기도 했다. 대첩비를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는 마을의 영광과 수난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마을사이기도 하다. 해남 우수영 마을이 갖는 군사요충지로서의 역할은 조선시대를 끝으로 사라졌지만 진도를 비롯한 주변 섬과 목포 등을 잇는 선박 교통 요지로서의 역할은 근현대까지 이어졌다. 우수영 마을이 속한 문내면은 인구가 한때 1만 5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큰 마을이었지만 진도대교 개통(1984년) 이후 급격히 쇠락해 갔다. 도로와 다른 교통편의 발달로 배 운항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목포와는 하루 왕복 14회, 수시로 배가 드나들던 포구는 이제 제주나 흑산도 등을 오가는 배가 하루 서너 차례 드나들 뿐이다. 인구도 5000여명으로 3분의2가 줄었다. 그러던 마을은 2014년 영화 ‘명량’의 대성공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명량대첩에 관심을 갖던 이들이 현장을 찾아왔다. 울돌목 부근에 우수영 관광지가 있지만 실제 해전을 준비하던 사령부가 있던 마을도 보조를 맞췄다. 마을에는 격전지 당시에 마을을 형성했던 성터가 남아 있고 무엇보다 명량대첩비가 있다. 우수영 마을은 명량대첩 이후 퇴각하던 일본군에 대패의 분풀이로 유린당했던 참혹한 역사도 갖고 있다. 마을과 주민들은 마을을 알리기 위해 ‘예술’을 끌어들였다. 마을 미술 프로젝트 공모전에 선정돼 전문 예술가들과 마을이 협력을 시작했다. 한창 번화했던 시기 큰 번화가였던 길을 중심으로 마을의 이야기를 담은 예술작품들을 설치했다. 2015년 1차 프로젝트에는 16개 팀이 40점의 작품을, 올해 진행된 2차에는 12개 팀이 12점의 작품을 남겼다. 우수영 마을 미술의 가장 큰 특징은 비어 있는 건물을 최대한 활용해 집에 잠자고 있던 스토리에 예술을 입혔다는 것이다. 과거 여관, 잡화점, 문방구, 분식집, 복덕방, 포목점, 가정집 등이었던 곳이 예술과 결합해 색다른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50년 된 여관은 생활사 갤러리 겸 카페, 전시 공간으로 바뀌었다. 몸만 겨우 누이던 작은 방들은 전시관이 됐고 오가는 사람들이 모였던 큰 방은 1920년대 지역 초등학교 교실을 재현한 공간이 됐다. 과거 술집 등으로 이용됐던 집은 마을 미술에 대해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관으로 변했다. 1938년 지어져 상점 등으로 사용되던 건물은 술래공작소라는 간판을 달고 도자기를 이용한 전시관과 체험 공방으로 변신했다. 비디오와 만화 등 첨단 예술 장르가 결합한 것도 인상 깊다. 옛날 복덕방이었던 집은 복덕방 간판을 그대로 남긴 채 명량대첩 때 왜군을 교란시키기 위해 사용했던 강강술래를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공연으로 형상화한 비디오아트를 전시하는 곳이 됐다. 한 건물에는 마을 이야기를 만화로 엮은 백아형, 이강산 작가의 ‘울다 피다 날다’를 소재로 한 만화갤러리가 들어섰다. 올해 만들어진 ‘불멸의 이순신’관에는 이순신 장군을 형상화한 철제 작품을 만들어 머리와 몸통에 모니터를 달았다. 머리에선 우수영 마을 주민들의 얼굴을, 가슴 모니터에서는 우수영 마을 풍경이 보인다. 이순신도 빼놓을 수 없는 마을 미술의 소재이지만 영웅만을 형상화하기보다는 마을 주민들의 다양한 삶과 이야기를 작품들로 그렸다. 민족사에 길이 남는 대첩 이후 수난당했던 마을 주민들의 역사도 오롯이 마을 미술로 기록돼 마을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2차 프로젝트에는 시각 예술뿐만 아니라 소리 예술도 한 작품으로 포함됐다. 강강술래, 부녀농요, 들노래 등을 부르던 마을의 소리꾼들을 전문가의 도움으로 조직화해 정기적으로 공연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녁이면 모여서 연습을 하고 5일장 등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공연을 해 주목받았다. 이전한 마을의 초등학교에서는 주민들과 어우러지는 아트캠프가 열리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우수영 마을은 2016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400여년 전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구했던 이들의 역사를 간직한 해남 우수영 마을은 또 다른 울림을 던진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자동차로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고하대로, 관광로 등을 이용해 우수영 마을에 이른다. 우수영 여객선터미널에서 우수영 예술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해남읍 종합터미널까지 시외버스로 이동 후 우수영 마을까지 해남군내 버스를 이용한다. 해남에서 출발해 진도까지 가는 버스도 우수영 마을을 경유한다. 광주송정역에서 출발해 나주역과 해남버스터미널을 거치는 시티투어도 우수영 마을을 경유한다. 격주 토요일마다 운행한다. 관광안내소 532-1330. 마을 생활사갤러리에는 마을 문화해설사가 상주해 있다.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넬 만큼 적극적이다. 마을과 예술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해 준다. →함께 둘러볼 곳:명량대첩 격전지인 울돌목이 바로 보이는 우수영 관광지가 마을에서 차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다. 충무공 유물전시관과 명량대첩기념공원, 강강술래전수관 등이 있다. 매년 10월 명량대첩 축제가 열린다. 진도대교 건너 진도타워에서 울돌목과 주변을 바라볼 수 있다. 우수영 마을에서 차로 15분 거리의 우항리 공룡박물관은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기 좋은 곳이다. 공룡 발자국을 따라 지구의 역사를 배워 볼 수 있다. →맛집:우수영 마을 안쪽의 선두식육식당(532-1206)은 관광객이 아닌 마을 주민들이 즐겨 찾는 맛집이다. 삼겹살과 돼지갈비, 돼지불고기 등 돼지고기 요리가 푸짐하고 맛있다. 특히 점심으로 내놓는 김치찌개는 두툼한 돼지고기를 듬뿍 넣어 칼칼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문내면사무소 앞 삼거리에 있는 둥지식당(533-5595)은 소고기국밥이 맛있다.
  • 코코넛 크랩의 ‘집게발 힘’ 알고보니 동물 최강급

    코코넛 크랩의 ‘집게발 힘’ 알고보니 동물 최강급

    과거 SBS ‘정글의 법칙’에서도 방영돼 화제가 된 코코넛 크랩의 놀라운 비밀이 밝혀졌다. 최근 일본 오키나와 추라시마 재단 연구팀은 코코넛 크랩의 집게발 힘이 육상 포식자만큼이나 강력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오키나와와 태평양, 인도양 일대 섬에 서식하는 코코넛 크랩(Coconut crab)은 땅 위에 사는 게로 지구 상에서 가장 큰 절족동물이다. 몸무게 3~4kg, 크기는 최대 1m에 육박할 정도. 주식은 코코넛과 열매로 거대한 집게를 이용해 딱딱한 껍질에 구멍을 내고 살을 파먹는다. 이 때문에 미식가들 사이에서 코코넛 크랩은 탱글탱글하고 달콤한 맛으로 인기가 높다. 이번 연구는 오키나와에 서식하는 29마리 코코넛 크랩의 집는 힘을 측정해 이루어졌다. 이 크랩들의 몸무게는 33g~2.12kg 사이였고, 집게의 힘은 29.4~1765.2뉴턴(n)으로 측정됐다. 이 기록을 4kg에 달하는 코코넛 크랩에 적용하면 그 힘은 무려 3300뉴턴으로 계산된다. 인간의 무는 힘이 340뉴턴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강한 지 알 수 있는 대목. 연구를 이끈 신-이치로 오카 박사는 "코코넛 크랩의 힘은 놀랍게도 사자가 무는 힘에 필적한다"면서 "몸무게 대비 90배 이상의 힘을 가져 가공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코넛 크랩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것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딱딱한 열매를 먹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존하는 동물 중 가장 무는 힘이 센 동물은 악어로 1만 6000뉴턴 수준이다. 지구촌 최강의 포식자였던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경우 전문가들은 3만~6만 뉴턴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쥬라기월드2’, 더 커지고 비싸진다

    ‘쥬라기월드2’, 더 커지고 비싸진다

    영화 '쥬라기월드2'가 전편보다 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서 만들어진다. 제작비만 무려 2억 6000만 달러(약 2920억원)다. 전편(1억 5000만 달러)보다 1억 달러 이상을 더 투입해서 만들 예정이다. 감독을 맡은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은 지난 17일 스페인 잡지 '엘 파이스 세미날'과 가진 인터뷰에서 "쥬라기월드 속편에는 2억 6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이며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프랭크 마셜과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2월 하와이에서 첫 촬영에 돌입해 2018년 6월 22일 개봉할 예정인 '쥬라기월드2'는 섬 바깥에서 펼쳐지는 공룡들의 이야기를 다룰 전망이다. 그는 "아직 공식적인 타이틀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총 3부작으로 계획됐으며 모두 새로운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쥬라기월드' 1편은 지난해 '쥬라기공원3'의 흥행 참패 이후 14년 만에 제작돼 젊은 층과 올드팬의 관심을 함께 받았다. 기대 만큼 관객도 몰려들어 16억 7000만달러(약 1조 8700억원)의 흥행수익을 거뒀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네시의 조상?…1억 7000만년 전 ‘어룡 화석’ 발굴

    네시의 조상?…1억 7000만년 전 ‘어룡 화석’ 발굴

    지금으로부터 2억 5000만 년 전 지구상에 등장해 바다를 지배한 어룡의 화석이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BBC등 현지언론은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서 약 1억 700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어룡 화석이 완전히 복원됐다고 보도했다. 서구에서는 ‘익티오사우루스’(ichthyosaurs)라 부르는 어룡은 ‘물고기 도마뱀’이라는 뜻으로 전체적인 생김새는 지금의 돌고래와 비슷하다. 그러나 몸 구조는 공룡과 유사하며 폐로 숨을 쉬기 때문에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미는 것이 특징. 또한 지금의 상어같은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어 물 속에서 빠르고 힘차고 헤엄쳐 바다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이번에 제 모습을 드러낸 어룡은 익티오사우루스의 한 종으로 길이는 4.3m 정도다. 이 화석은 지난 1966년 바위 속에서 처음 한 아마추어 수집가에게 발견됐다. 그러나 바위에서 화석을 떼어낼 시 훼손될 가능성 때문에 최근까지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에 보관돼오다 최근에서야 원래 모습을 찾게 됐다. 작업을 이끈 에딘버러 대학 스티브 브루사테 박사는 "쥬라기 시대 스코틀랜드는 공룡의 섬이었지만 어룡 화석이 발견된 것은 거의 없었다"면서 "매우 희귀한 화석이면서도 상태가 좋아 연구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성과는 50년 전 한 아마추어 수집가의 공로 덕"이라면서 "과학적인 대발견에는 박사학위는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언론은 이번 어룡이 네스호 네시의 조상뻘이 아니냐는 '호들갑'을 떨고 있다. 전설의 네시가 산다는 네스호는 이번에 어룡이 발견된 지역에서 약 100km 떨어져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중국에 ‘철강 공룡 그룹’ 탄생한다

    중국에 ‘철강 공룡 그룹’ 탄생한다

     중국 철강 공룡 그룹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가 철강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철강 업체들을 인수·합병(M&A) 하는 방식을 통해 거대 국영 철강그룹의 육성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중국 반관영 펑파이(澎湃)신문 등은 1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북쪽과 남쪽에 각각 1곳씩 대형 철강생산 기업을 키우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국 철강산업 재편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철강산업 재편방안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말 합병을 추진한 상하이 바오산(寶山)철강과 우한(武漢)강철을 ‘난팡(南方) 철강그룹’으로, 허베이(河北)철강과 서우두(首都)철강을 합병해 ‘베이팡(北方)철강그룹’으로 각각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남쪽과 북쪽에 각각 대형 철강그룹을 키워 중국 철강산업을 양강(兩强) 체제로 재편해 생산성과 국제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인 셈이다. 이에따라 남은 군소 철강 기업들은 양대 철강공룡 그룹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철강산업 재편방안이 최종 확정되면 중국 철강 기업들은 세계 1위인 룩셈부르크 아르셀로미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철강 공룡 그룹으로 굴기(崛起·우뚝 섬)할 전망이다. 허베이철강과 서우두철강의 합병을 통해 태어날 ‘베이팡 철강그룹’의 조강(粗鋼) 생산량 7629만t에 이른다. 아르셀로미탈(9714만t)에 바짝 추격하는 글로벌 2위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또 바오산철강과 우한철강이 합쳐진 ‘난팡 철강그룹’은 조강 생산량 6071만t으로 글로벌 3위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등 글로벌 철강 시장에 일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일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조강 생산량 4637만t)과 한국 포스코(4197만t)는 순위가 각각 4·5위로 밀려날 전망이다.  중국의 철강 기업들의 구조조정 방안은 철강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중국철강협회(CIS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조강 생산능력은 8억 400만t에 이른다. 하지만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월 과잉생산을 해결하기 위해 2020년까지 철강 생산량을 현 수준에서 1억 5000만t 가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헬렌 라우 홍콩 아고넛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철강산업 양강 체제가 구축되면 이들의 경쟁력과 고객 기반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경쟁력이 떨어지는 군소 철강회사들을 압박할 것”이라면서 “과잉생산 문제의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두 철강 공룡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안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중국 정부의 최종 검토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두 철강공룡 그룹의 탄생으로 중국 철강업계의 과잉 생산 설비 해소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철강 감축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기준 1300여만t 감산에 그친 점에 비춰볼 때 실제 큰 폭의 감산 여부 등은 합병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초과 생산능력은 생산량 8억t의 절반 가량인 4억t에 이르고 있고, 대형 철강 기업들이 합병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생산능력을 감축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바오산강철이 2018년까지 920만t의 설비폐쇄 계획을 밝혔지만 지난달 기준 900만t급의 신규 제철소가 가동되면서 실질적인 생산능력은 유지되고 있다.  각 지방정부의 이해 관계로 통폐합의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형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바오산강철과 우한강철은 중앙정부 직속이기 때문에 통폐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허베이강철과 서우두강철의 경우 허베이성과 베이징시 지방정부가 각각 소유하고 있는 만큼 설비 폐쇄,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의 문제나 지역내총생산(GDP), 세수 등과 관련해 지방정부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05년 안산(안산)철강과 번시(本溪)철강이 통합을 발표했지만, 이후 흐지부지돼 지금껏 독자 경영을 하고 있다는 점과 상반기 급격히 개선됐던 중국 철강수요 지표가 5월을 고점으로 하락 반전하고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1만3600개 섬들의 유혹… ‘환상의 섬 나라’ 인도네시아 관광

     인도네시아 관광하면 떠올리는 곳이 발리다. 특징적인 볼거리가 별로 없는 수도 자카르타와는 달리 발리는 우리나라 신혼 부부들이 허니문 여행지로 많이 찾는 까닭이다. 하지만 발리보다 더욱 멋지고 아름다운 관광지가 인도네시아에는 적지 않다. 1만 3600개가 넘는 각각의 섬들에는 저마다 색다른 풍미와 신비감을 간직한 채 세계인들을 유혹한다. 인도네시아 동부의 플로레스 섬이 그 대표적이다. ‘반지의 제왕’ 등 영화에서 가상의 종족 ‘호빗’으로 알려진 소인족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살았던 플로레스 섬은 태고의 신비함이 감춰져 있다. 현지에서는 뱀처럼 생겼다고 해서 ‘누사니빠’라고 부른다. 선사시대의 문화유산과 전통 마을, 다양한 동굴 탐험, 트레킹, 수중 다이빙 등 다양한 에코 투어(생태관광)을 마음껏 누려볼 수 있는 곳이다.  플로레스 섬의 서쪽 끝에 자리한 자그마한 항구도시 라부안 바조는 매력 덩어리 그 자체이다. 연푸른 바다 위에 열대수가 가득 들어찬 작은 섬들이 두둥실 떠 있는 풍경은 아름답고 평화롭기가 그지 없다. 세계에서 가장 큰 파충류인 코모도드래곤(코모도왕도마뱀)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코모도 국립공원이 자리잡고 있는 라부안 바조의 작은 섬들은 트레킹과 스노클링, 수중 다이빙을 만끽하거나 아름다운 해변의 고운 모래밭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힐링하려는 지구촌 관광객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라부안 바조는 작은 어촌 마을에 가깝지만 갖가지 산호초와 형형색색의 열대어 등 250종이 웃도는 동·식물과 1000종이 넘는 수많은 어종들을 만나볼 수 있을 만큼 자연 경관이 빼어나다. 전통시장에서는 시골 특유의 따뜻함과 정겨움, 순진함이 묻어나고, 포장이 안된 울퉁불퉁한 도로는 산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낸다.  라부안 바조는 배를 빌려 인근 섬으로 나가 수중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마음껏 맛보거나 하얀 모래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려는 이들로 늘 북적거린다. 주변 해안의 수심 깊이가 들쭉날쭉한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미덕이다. 수심이 얕은 지역과 깊은 지역이 골고루 배치돼 초보자부터 마니아에 이르기까지 한 자리에서 흥미로운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이 덕분에 얇은 수심에서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작은 형형색색의 작은 물고기부터 수심 깊은 곳에 둥지 튼 다 큰 대형 어류들까지 노니는 수중 생물의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물 속에 들어가면 최고의 볼거리는 산호다. 물고기들이 서식하기 알맞은 환경을 만들어준 산호들은 그 자체로 황홀한 자태를 연출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산호 안에 숨어 있는 산호 색깔과 비슷한 작은 물고기를 만나는 것도 흥미거리다. 스노클링을 위해 찾은 이곳에 일광욕에 흠뻑 빠져들 만큼 아름다운 해변은 덤이다. ‘핑크비치’로 불리는 황홀한 빛깔의 모래가 펼쳐져 있는 것이다.  핑크비치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호 모래는 색다른 추억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라부안 바조의 주변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핑크비치는 푸른 빛의 바다와 산호, 분홍빛 모래를 감상하며 수영을 만끽할 수 있다, 스노클링으로 본 산호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파도에 휩쓸려 조각나고 이것이 모래와 뒤섞인다. 붉은 산호는 모래에서도 색깔이 그대로 남는데 바로 이 산호 가루가 해변을 분홍빛으로 보이게 한다. 국제자연보호기구인 자연보호협회에서 산호초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풍광이 뛰어나 스노클링과 수중 다이빙을 즐기는 이방인들이 많이 찾는다. 산호 모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멀리서 바라볼수록 푸른 바다의 색깔과 분홍빛까을 띠는 모래가 절묘하게 대조를 이뤄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날카로운 산호와 조개 껍질이 조각난 형태인 탓에 맨발로 해변을 걸을 때 주의해야 한다. 인도네시아의 산호 모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보드랍고 고운 입자를 자랑한다. 붉은 산호는 적었지만 모래 찜질, 모래성 쌓기 등을 즐기는데 부담이 없고 맨발로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라부안 바조에서 둘러볼 수 있는 특별한 관광지로는 코모도 섬이다. 코모도 섬을 향해 쏜살 같이 나아가던 조그마한 배가 일순 멈춘 뒤 하얀 모래 해변이 바라보이는 얕은 연푸른 바다에 닻을 내린다. 원초적인 상태로 잘 보존된 바닷 속은 이 일대의 또다른 눈요기감이다.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 않은 발리섬 인근 해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보존 상태가 훌륭한 생태계로 눈이 호강한다. 커다란 조개와 화려하고 아름다운 산호, 거북이, 그리고 조금 더 깊은 바다로 나아가면 가오리와 상어 등의 어류들도 수시로 만난다. 아쉬움과 미련을 뒤로 하고 코모도 섬으로 달려간다. ‘공룡과 가장 가까운 파충류’,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코모도드래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다 자라면 길이 2~3m, 무게도 70~140㎏나 되는 거구의 코모도드래곤은 마치 전설 속의 용과 악어가 합쳐진 듯한 생김새를 지녔다. 꼬리가 길어서 몸길이 가운데 60% 정도를 차지한다. 이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을 통해 전설처럼 내려오던 이 ‘용’의 존재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10년. 네덜란드 식민지 관리인 리위테난트 스테인 반 헨스브뢰크가 섬을 탐험하던 도중 2.2m짜리 거대한 파충류를 사로잡으면서 이 파충류가 코모도드래곤, 실제로는 거대한 도마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드래곤이라고 불릴 만큼 겉보기에는 도마뱀보다는 ‘용’에 가깝다. 길고 두툼한 꼬리로 한 번 치면 사람의 다리뼈 정도는 쉽게 부러뜨린다. 몸집이 거대해 움직임이 둔할 것 같지만 수영도 잘하고 이동할 때는 개처럼 빠르다. 입안에 2.5㎝의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있지만, 평소에는 이빨을 잇몸 속에 완전히 감추고 있다가 사냥감을 물 때만 드러낸다. 가장 무서운 것은 코모도드래곤의 침에 들어 있는 치명적인 세균들. 한 번 물리면 50가지가 넘는 세균의 독이 온 몸에 퍼져 용케 도망을 치더라도 하루 이틀 만에 죽음에 이른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을 물어뜯는 장면은 실제로 목격된 바 없지만 현지 주민들은 실종되면 코모도드래곤을 제1 용의자로 지목한다. 코모도드래곤은 뼈까지 먹는 식성을 가지고 있어 잡아먹히면 시체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덥고 건조한 곳을 좋아하는 까닭에 탁 트이지 않은 건조한 초지와 사바나, 저지대의 열대림에 주로 서식한다. 인도네시아의 수많은 섬 중에도 코모도와 린카, 갈리모탕, 파달 섬 등 5개의 지역에만 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모도드래곤을 천연기념물, 이들이 서식하는 코모도 섬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코모도 섬은 1991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코모도 섬 관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코모도 국립공원의 코모도드래곤을 만나보는 일이다. 국립공원은 코모도와 린카, 빠다르의 3개의 큰 섬을 비롯해 그 주변의 작은 섬들로 구성돼 있다. 총 면적은 1817㎢이고, 육지 면적은 603㎢에 이른다. 섬에 도착해 공원 사무실로 가 등록을 한 다음 가이드를 배정받아 코모도드래곤 탐험에 나선다. 사무실 근처에서 걸어다니는 어린 것들은 도마뱀처럼 작고 날씬해 그다지 무섭지 않다. 다 큰 것은 무섭게 생겼지만 대부분 잠에 취한 듯 꼼짝 않고 엎드려 있다. 2009년 나무열매를 따던 현지인이 코모도에게 물려 죽은 사건을 포함해 몇 년에 한 명씩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 현지 가이드의 얘기다. “가장 위험한 건 코모도드래곤들이 뭔가 먹고 있을 때에요. 그럴 때는 절대 자극하면 안 됩니다. 먹이를 먹을 때는 아주 예민하고 난폭해진 상태니까요.” 그러나 애석하게도 코모도드래곤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코모도 섬에서는 호신용으로 보이는 기다란 막대기를 든 가이드와 함께 여러 명이 움직인다. 트래킹 중에 코모도드래곤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에 나타날 리도 없겠거니와 해가 쨍쨍 내리쬐는 한 낮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숲속이나 동굴에 들어가 열을 식히고 있을 것이다. 지구촌에서 유일한 그들의 낙원에서 한가하게 노니는 코모도드래곤들의 모습이다.  여행 팁  라부안 바조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발리로 가야 한다. 대한항공과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등이 발리 직항편을 운항한다. 인천에서 6시간 소요.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까지 가는 방법은 3가지. 발리에서 라부안 바조·코모도 공항까지의 항공기 이용, 발리나 쿠팡에서 라부안 바조 항구까지 페리호 이용, 마지막으로 엔데나 마우메레에서 라부안 바조까지의 육로 여행도 가능하다.   글사진 라부안 바조(인도네시아)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新국토기행] (65) 전남 해남군

    [新국토기행] (65) 전남 해남군

    대한민국 최남단에 있는 해남은 ‘한반도의 땅끝’이란 브랜드 이미지로 유명하다. 삼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반도 형태로 동서 간 44.2㎞, 남북 간 54.8㎞, 1013.3㎢ 면적의 전남에서 가장 넓은 지역이다. 특히 면적의 34.5%인 349.5㎢의 광활한 농경지는 전국 최대 규모로 청정 땅끝 바다와 함께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명품 농수산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전국 12대 고품질 브랜드쌀에 최다 선정된 대표 명품 쌀 ‘한눈에 반한 쌀’을 비롯해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해남배추, 전국 최초 수산물 유기인증을 획득한 해남김, 지리적 표시제로 품질을 인정받는 전복 등 농수산물은 풍요로운 해남을 대표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땅끝마을, 신비스러운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문화유산 등 발길 닿는 곳마다 보석 같은 관광지들이 산재해 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합계 출산율 전국 최고를 기록하면서 최근에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언론까지 비결을 취재하러 오고 있다. 땅끝이란 심리적 거리감이 있지만 교통망이 발달하면서 호남고속철(KTX)을 이용하면 넉넉잡아 3시간 안에 서울에서 닿을 수 있다. 당일로도 오감만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 볼거리 한반도의 남쪽 끄트머리이자 대륙의 시작인 땅끝마을은 한 해 8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망망대해 바다에 맞서 또 다른 희망을 담아 간다. 땅끝 바다가 마주 보이는 사자봉 정상에 선 전망대를 통해 아련한 서해의 섬과 오가는 고깃배, 노을 물드는 바다 등 그림 같은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높이 400여m의 사자봉까지는 바다의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올라갈 수 있는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있어 땅끝의 또 다른 명물이 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46만 2000㎡(약 14만평)에 이르는 매실농원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선 1만 4000여 그루의 매실나무에서 일제히 희고 붉은 꽃을 피워 낸다. 홍매화, 백매화, 청매화 등 각양각색의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은 영화 ‘너는 내 운명’, ‘연애소설’ 등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땅끝 주변에는 고운 모래로 이뤄진 유명 해수욕장이 곳곳에 있고 체험어장, 해양자연사박물관 등도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다. 송호리 해수욕장 인근에는 땅끝오토캠핑리조트가 조성돼 있다. 캐러밴 10대, 오토캠핑장, 야영장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땅끝에서 북평, 북일면을 잇는 해변도로도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졌다. 한자리에서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두륜산 대흥사 일원은 연간 70여만명이 찾는 해남의 대표 관광 명소로 전남도가 최근 발표한 ‘전남 으뜸경관 10선’에 선정됐다. 두륜산 중턱에 자리잡은 대흥사는 백제시대 창건돼 서산대사의 법맥을 이은 13대 종사와 13대 강사를 배출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1000개의 옥불이 모셔진 천불전과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끌었던 서산대사의 유품이 보관된 표충사, 조선 차의 중흥기를 만들어 낸 초의선사의 일지암 등 발길 닿는 곳마다 찬란한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대흥사까지 오르는 십리 숲길 또한 각양각색의 난대림이 터널을 이루고 있고 계곡과 물이 어우러져 구곡구유의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또한 1.6㎞ 거리의 국내 최장 두륜산 케이블카를 타고 고계봉에 오르면 새순이 돋아나는 두륜산의 봄과 멀리 다도해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은 제주도 한라산까지 볼 수 있다. 해남읍 연동리에는 국문학의 비조라 일컬어지는 조선시대의 시인인 고산 윤선도의 종가가 있다. 고산 윤선도 고택은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인 종택이자 전통 고가로 잘 알려져 있다. 500년 된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녹우당’으로 불리는 사랑채와 한때 아흔아홉 칸에 달했던 수백년 된 고택 곳곳은 그 자체로 오랜 역사와 전통의 고즈넉한 멋을 풍기고 있다. 고산 윤선도 전시관에서는 국보 240호인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과 고산의 어부사시사 등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녔던 윤씨가 인물들의 가보들을 둘러볼 수 있다. 고산 문학의 배경이 된 금쇄동과 수정동이 있어 파란만장한 삶 속에서 자연 속에서 은둔하며 살아갔던 고산의 심경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산재해 있다. 2007년 개관한 우항리 공룡박물관은 400여점의 공룡 관련 화석과 희귀전시물들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공룡박물관이다. 아시아 최초로 전시되는 알로사우루스 진품화석, 높이 21m에 이르는 조바리아, 공중에 재현된 우항리 익룡 등 45점의 공룡 전신화석 등이 갖춰져 있다. 각종 전시물의 거대한 위용은 타임머신을 타고 공룡의 세계에 도착한 듯한 착각을 들게 하기 충분하다. 박물관은 시대별 공룡실, 중생대 재현실, 해양파충류실, 익룡실, 새의 출현실, 거대 공룡실 등 전시실과 공룡 관련 영상을 상영하는 영상실, 어린이 공룡교실 등이 있다. 공룡박물관과 연결된 황산면 우항리는 천연기념물 394호로 세계 최대의 익룡 발자국 등 희귀한 공룡유적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 일대의 해안가를 따라 5㎞에 이르는 공룡 화석지는 공룡 발자국 등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살아 있는 생물 교과서다. 이곳은 세계 최대 익룡 발자국(25~30㎝)과 세계에서 유일하게 익룡·공룡·새 발자국 화석이 함께 발견된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새 발자국 화석 등 화려한 수식어를 몰고 다니는 세계적인 화석지로 알려졌다. 야외공원에도 실물 크기 공룡들과 놀이시설이 넓게 조성돼 가족단위 관광객과 어린이 체험학습 장소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내면의 우수영 앞바다는 거센 물살로 인해 조류의 흐름이 우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해 ‘울돌목’이라고 부른다. 울돌목에서 1597년 음력 9월 16일 이순신이 이끌던 조선 수군은 단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격파해 세계 해전사에 유례없는 대전승으로 기록되고 있는 명량대첩을 이끌었다. 이순신 장군이 강조했던 ‘필사즉생 필생즉사’(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다) 전투 장소다. 이를 기념해 조성된 우수영 기념공원에는 명량대첩비와 임진왜란 당시 사용했던 각종 전술 장비들을 보여 주는 전시관 등이 마련돼 있어 소중한 역사체험의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근에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충무사도 있다. 명량대첩 시기를 즈음해 매년 가을 명량대첩제가 개최된다. 해상전투 재현, 조선시대 문화 체험 등의 행사가 열려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우수영은 임진왜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 우수영 강강술래가 전해 내려오는 고장이기도 하다. 해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먹거리 한국 대표 하얀 명품쌀… 해풍이 키운 초록 배추… 국민 간식 노란 고구마 <명품쌀> 해남 옥천농협의 ‘한눈에 반한 쌀’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소비자가 뽑은 전국 고품질 브랜드 쌀에 선정됐다. 13년 연속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쌀로 선정된 우리나라 대표 명품 쌀이다. 재배 초기부터 고품질 생산과 품종 혼입 방지를 통한 엄격한 유통관리로 2005년에는 전국 최초 러브미 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영국·독일 등 유럽에 수출을 개시했고 올해는 중국 쌀 수출 가공공장으로 선정되는 등 외국에서도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배추> 해남은 전국 최대 배추 주산지로 겨울배추 기준으로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해남배추는 중부지역의 작기가 짧은 배추에 비해 70~90일을 충분히 키워 내 쉽게 무르지 않고 황토땅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미네랄이 풍부하다. 특유의 단맛도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절임배추로 김장 문화가 확산되면서 해남산 절임배추의 인기도 상종가를 보이고 있다. <고구마> 노오란 속살에 달짝지근한 맛으로 늦은 저녁 시간 출출할 때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 간식거리로 그만인 게 바로 고구마다. 고구마의 명성을 지켜 온 지역인 만큼 웰빙 자연식으로 영양도 듬뿍 담겨 있다. 해남고구마는 전국 생산량의 12%, 전남 생산량의 52%가량을 차지한다. 생육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은 물론 전국 최초 조직배양 무병묘 육성 등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은 해남고구마를 전국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게 했다. 해남고구마는 2008년 지리적 표시 42호로 등록됐다. <김> 청정한 땅끝바다에서 나는 김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담은 바다의 선물이다. 전국 최대 물김 생산지인 해남군은 지난해 8만 9000t의 물김을 생산해 사상 최고액인 660억원의 전체 위판액을 기록했다. 특히 전통 지주식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황산면 지주식 김은 2014년산 김이 전국 최초로 친환경 유기수산물 인증을 받은 데 이어 2015년산 김도 인증을 획득하면서 고품질 해남 수산물의 위치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토종닭> 해남읍에서 삼산면으로 넘어가는 돌고개를 중심으로 토종닭과 오리 요리 전문점이 단지를 이루고 있다. 이곳은 육회에서부터 불고기, 백숙, 닭죽까지 토종닭을 이용한 코스 요리로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한 음식점마다 한방전복탕, 닭날개구이, 묵은지 삼계탕, 소금구이 등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해 선보이는 해남의 대표 먹거리촌이다. 해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필리핀의 순결 팔라완Palawan

    필리핀의 순결 팔라완Palawan

    팔라완은 필리핀 최고의 청정지역, 최후의 미개척지로 불린다. 희귀한 멸종위기 동물들과 전 세계에 존재하는 산호종의 75%가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다. 필리핀의 또 다른 선물 어두운 저녁, 팔라완의 푸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 공항에 내렸다. 밤이라곤 해도 명색이 공항인데 너무 깜깜하다. 공항을 나서니 바로 시골길이다. 사람도 별도 보이지 않았다. 푸에르토 프린세사를 ‘숲의 도시’라고 부른다더니 공항은 ‘숲속의 공항’ 같다. 필리핀 서쪽 끝에 위치한 팔라완은 접힌 우산처럼 가늘고 긴 섬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7배. 동서 길이는 40km에 불과하지만 남북 길이는 600km에 달한다. 마닐라에서 팔라완의 주도인 푸에르토 프린세사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10분 거리다. 시간은 얼마 안 걸리는데 제 시간에 가기란 쉽지 않다. 필리핀에서 국내선 연착은 늘 있는 일, 아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속 편하다. 배를 타고 팔라완으로 갈 수도 있다. 마닐라에서 ‘슈퍼 페리’라는 배를 타면 27시간 정도 걸린다. ‘슈퍼’ 페리가 꽤나 느리다. 필리핀 하면 많은 이들이 보라카이부터 떠올린다. 팔라완은 해운대 같은 보라카이에 싫증난 여행자들을 위한 필리핀의 또 다른 선물이다. 필리핀 최고의 청정지역, 최후의 미개척지로 불린다. 팔라완의 1,780개 섬 중 관광객이 접근할 수 있는 섬은 24개에 불과하다. 고유한 자연생태를 지키려는 필리핀 정부의 의지다. 팔라완은 필리핀에서 전기 트라이시클을 운행하는 유일한 도시이기도 하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초록바다거북, 바다코끼리, 고래상어 같은 희귀하고 이국적인 멸종위기종을 볼 수 있다. 7,000여 개의 섬을 가진 필리핀에서도 이런 동물을 볼 수 있는 곳은 팔라완밖에 없다. 팔라완의 산호지대에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산호종의 75%가 서식한다. 지구 전체 바다에서 산호초가 차지하는 면적은 0.1%에 불과한데 바다생물의 25%가 산호초에 의지해 살아간다고 한다. 그만큼 산호초는 바다 생태계에서 중요하다. 2015년 6월 E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하나뿐인 지구>는 팔라완을 찾아 팔라완의 종 다양성을 확인했다. <하나뿐인 지구>는 이렇게 말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종 다양성 집중 지역은 지구 표면의 단 2.3%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팔라완은 육지와 바다 생태계를 모두 볼 수 있는 자연의 보고다.” 문화도 다양하다. 팔라완 주민들이 쓰는 방언은 52개에 달한다. 주민 중 단 28%만이 필리핀 공용언어인 타갈로그어를 사용한다. 다른 도시와 달리 치안도 좋다. 팔라완의 범죄발생률은 필리핀에서 가장 낮다. 땅 속의 강을 따라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 199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Puerto Princesa Subterranean River National Park은 팔라완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이름 그대로 땅 속을 흐르는 지하강이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지하강 전체 길이 8.2km 중 1.5km 구간이 일반인에게 개방되는데, 배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하루 입장객은 1,200명으로 제한한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내에서 지하강 국립공원행 배를 타는 사방 비치Sabang Beach 선착장까지는 자동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한가로운 도로를 달리며 울창한 석회암으로 이뤄진 산간을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지났다. 선착장에서 필리핀 재래식 보트인 ‘방카’를 타고 20분, 국립공원 입구에서 다시 작은 배를 갈아타고 지하강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석회암 산이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입구로 들어가자 이내 칠흑 같은 어둠이 앞을 가렸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서 다양한 형상의 석회암 석순과 종유석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지하세계, 암석세계다. 가이드는 이리저리 랜턴을 비추며 설명을 시작했다. “여기 보세요. 예수님이 있습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종유석을 바라보니 정말 예수의 모습이다. “성모 마리아도 있습니다. 아, 저기에는 샤론 스톤도 있네요. 고개를 돌려 보세요. 공룡도 있고, 썩은 가지도 있고, 거대한 땅콩도 있네요.” 저마다의 상상에 따라 지하강은 무수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 막막한 어둠 속 지하 세계에도 생명이 살아간다. 박쥐들이다. 동굴 천장에 수많은 박쥐가 매달려 있고, 때로는 머리 위를 스치듯 손살같이 날아간다. 동굴뱀도 있다. 지하강의 유일한 파충류이자 박쥐의 천적이다. 육지의 강물이 바다와 합쳐지는 지점과 가까워질수록 다양한 생명이 등장한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은 몇해 전 제주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에선 상업적 캠페인이란 이유로 의견이 분분했지만, 팔라완 사람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현지인들은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이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베트남과 라오스 국경의 퐁 나케방 국립공원과 멕시코 등에 더 긴 지하강이 있다. 시간이 찬찬히 흐를 때 맹그로브 숲 리버크루즈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북부도로Puerto Princesa North Road를 타고 15km 정도 달리면 산카를로스강이 나온다. 산카를로스강은 혼다베이로 흘러들어 가는데, 바로 이 구간에서 맹그로브 숲 리버크루즈가 이뤄진다. 어찌 보면 그저 강을 따라 배를 타는 것뿐이었는데, 맹그로브 숲 리버크루즈를 경험하는 동안 나는 팔라완 여행에서 가장 평화로운 시간을 가졌다. 우리 일행이 탄 배를 제외하면 그 숲에는 어떤 인공적인 것도 없고, 승객의 말소리 외에는 어떤 소음도 없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맹그로브 숲은 풍요롭고 단정했다. 하루하루 도시에서 일희일비하며 사는 사람들과는 다른, 변하지 않는 자연의 영속성을 느낄 수 있었다.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는 “사람들은 뚜렷한 관점이 없기 때문에 거리나 저녁 식탁에서 이야기되는 것들에 귀를 곤두세우며 불행해진다.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건 새, 냇물, 수선화, 양 같은 자연뿐”이라고 말했다. 나는 그가 말한 자연에 팔라완의 맹그로브 숲을 추가하고 싶다. 맹그로브 나무는 큰 이파리로 소금기를 걸러내기 때문에 바닷가에서도 잘 자란다. 맹그로브 숲은 새들에게 둥지를 틀 자리를 제공하고, 초식동물에겐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인간에게도 중요하다. 갯벌에 빽빽이 들어선 맹그로브는 태풍과 파도를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환경 파괴로 인해 지난 40년 동안 세계 맹그로브 숲의 30~50%가 황폐해졌다. 안타까운 일이다. 앞서 팔라완을 필리핀 최고의 청정지역이라고 말했지만 이곳 생태계라고 인간의 위협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팔라완 지역 전체가 ‘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음에도 불법적인 벌채와 낚시, 공해, 오염 등으로 인한 문제는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팔라완의 맹그로브 숲은 필리핀 생태환경의 바로미터다. 별빛, 달빛 그리고 반딧불 빛 이와익강 반딧불 투어 때로는 어둠과 침묵이 더 많은 것을 말해 주고, 사진으로 남길 수 없는 순간이 마음에 더 깊이 남는다. 이번 여행에선 이와익강IWahig River의 반딧불 투어가 그랬다. 캄캄한 밤, 반딧불이를 찾아 맹그로브 나무가 빼곡한 강 위를 노를 저으며 나아갔다. 반딧불이는 배 아래에 노란색 빛을 발광하는 기관을 갖고 있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건 오로지 짝을 찾기 위해서다. 흥미로운 건 반딧불이가 내는 빛이 전혀 뜨겁지 않다는 것. 오히려 차가운 편에 가깝다. 차가운 빛으로 짝을 유혹하는 셈이다. 강을 타며 내려가던 중 어느 순간 어둠 속에서 명멸하는 반딧불 빛이 보였다. 한두 마리가 아닌 수백 마리가 맹그로브 나무에 매달려 크리스마스트리의 전구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가이드는 마치 반딧불이들과 신호를 주고받듯 랜턴 불빛을 비추었다. 나도 스마트폰으로 빛을 보내니 반딧불이들이 기다렸다는 듯 박자를 맞춰 빛을 내 줬다. 그러고 보니 잠깐이나마 짝을 찾으려는 녀석들의 노력을 헛되게 만들었단 생각이 들어 좀 미안했다. 반딧불이를 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내게 팔라완의 반딧불은 별빛, 달빛보다 밝게 느껴졌다. 내가 그 시간을 단순한 반딧불 투어가 아닌, ‘반딧불 별빛 달빛 투어’라고 칭하고 싶은 이유다. 혼다베이의 무인도를 찾아 혼다베이 호핑투어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30분이면 호핑투어의 출발지인 ‘혼다베이’에 도착한다. 아름다운 해변과 산호초로 둘러싸인 혼다베이 주변에는 크고 작은 무인도가 100여 개에 달한다. 혼다베이의 호핑투어는 동남아의 다른 지역에서 하는 호핑투어와는 좀 다르다. 배를 타고 바다 위 포인트를 옮겨 다니는 대신, 서너 개 무인도를 순회하면서 스노클링과 수영을 즐기는 방식이다. 섬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취향에 맞게 가고 싶은 섬을 정하면 좋다. 방카를 타고 첫 번째 목적지인 카우리섬Cowrie Island을 찾아갔다. 무인도라고 해 정말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관광객을 상대하는 작은 매점 등이 있다. 두 번째 목적지는 바다 위의 스노클링 포인트다. 여기서 본격적으로 스노클링을 즐긴다. 세 번째 목적지는 아름다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판단섬Pandan Island이다. 그 밖에 스네이크섬Snake Island도 스노클링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팔라완 섬 주변의 해협은 아주 깊어서 대형 선박이 섬과 섬 사이를 오갈 수 있을 정도다. 해변 근처에서 수영을 할 땐 수심이 낮아 보여도 조금만 더 바다쪽으로 나가면 바로 절벽이라고 한다. 팔라완 북부인 엘 니도 해양보존구역에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서식할 수 있는 이유다. 팔라완 주도 반나절 여행법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티 푸에르토 프린세사는 인구 53만명이 거주하는 팔라완의 주도다. 2010년까지만 해도 팔라완에서 ATM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푸에르토 프린세사밖에 없었다고 한다. 작은 도시이지만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고 트라이시클이 많은 탓인지 간혹 교통체증도 있다. 최근엔 대형쇼핑몰 ‘로빈슨’이 푸에르토 프린세사의 메인 스트리트인 리잘 거리Rizal Ave.에 문을 열기도 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내에도 반나절 정도 둘러볼 곳들이 있다. 1924년 미국인들이 세웠다는 이와익 교도소Iwahig Prison and Penal Colony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교도소의 모습과 완전히 다르다. 죄의 경중에 따라 다른 티셔츠를 입은 범죄자들이 수감되어 있지만, 교도소라기보다 대농장 같은 분위기다. 수감자 대부분은 가족과 함께 쌀이나 채소를 재배하면서 지낸다. 다른 일반 교도소에 비해 갱생률이 높다고 한다.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도 수감자들이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팔라완 야생동물 구조·보존센터Palawan Wildlife Rescue and Conservation Center에서는 희귀종인 바다악어를 보고 악어의 생태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과거 악어사육장이었던 곳을 야생동물 보존센터로 바꾸었다. 악어뿐 아니라 섬의 다양한 동물들도 보호한다. 이곳에서 악어를 구경할 때는 악어 탱크 안쪽으로 손을 넣어선 안 된다. 어린 악어들이 점프를 해 손을 물 수도 있다.베이커스 힐Baker’s Hill에서는 정원을 거닐며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보고, 전망대에서 혼다베이와 팔라완 들판을 내려다볼 수 있다. 입구의 베이커리에선 갓 구운 팔라완 스타일 빵을 맛볼 수도 있다. ▶travel info PALAWAN Airline필리핀항공은 취항 이래 75년째 동안 국제선 무사고를 자랑한다. 인천에서 오전 8시10분 출발, 마닐라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오전 11시25분 도착한다. 팔라완행 국내선 비행기는 제3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모든 한국 운항 노선에는 한국인 승무원이 탑승한다. 2014년 금호건설은 GS건설과 함께 푸에르토 프린세사 공항 확장 공사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17년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 한 해 30만명을 수용하는 공항에서 200만명 수용 가능한 국제공항으로 새롭게 오픈한다. CLIMATE온난하고 햇빛이 좋지만 6월 말부터 8월까지는 비가 자주 내린다. 필리핀의 여름인 3월부터 6월 초까지는 쾌적한 날씨가 이어져 섬의 매력을 한껏 즐길 수 있다. SAFETY종종 뉴스에 등장하는 필리핀 소식은 유쾌하지 않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마닐라의 치안에 대해선 말이 많다. 나 역시 필리핀 치안에 대한 의심이 많았다. 필리핀을 떠올리면 무작정 권총을 든 택시강도가 떠올랐을 정도로 선입견이 깊었다. 하지만 며칠간 직접 경험해 본 마닐라의 치안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다만 유흥지는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스마트폰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면 우버Uber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지 교민들도 우버 택시를 한 번 타보니 일반 택시는 이용하지 못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안전하고 친절하다. PUBLIC TRANSPORT트라이시클Tricycle은 오토바이의 한쪽 면을 개조해 승객이 탈 좌석과 짐을 실을 짐칸을 만든 것이다. 얼핏 보면 오토바이 위에 미니봉고의 절반을 씌어 놓은 것 같다. 미군이 남기고 간 지프를 개조해 만든 지프니와 더불어 팔라완의 양대 대중교통 수단이다. 시내에서 기본요금은 8페소.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필리핀항공 www.philippineair.co.kr, 클럽코리아 02 774 3842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묵은 후회 털고 새 기운 품어 오다, 이곳에서

    묵은 후회 털고 새 기운 품어 오다, 이곳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연말연시. 삶이 나를 삐치게 할 때마다 찾았던 그 산, 그 바다, 그 들녘이 새삼 그리워지는 때다. 저마다 새해를 설계하는 때이기도 하다. 어디가 좋을까. 자신만의 송구영신 의식을 치를 만한 곳은. 강원 태백 검룡소, 한강 발원지에서 시작하는 새해 첫 여행 태백 검룡소는 한강 발원지다. 지난 한 해의 후회를 털어내고 새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여행지로 제격이다. 검룡소는 하루 2000t의 지하수가 솟구치는 곳이다. 석회암반을 뚫고 나온 물은 주변 바위를 깎으며 흐르다 20여m에 이르는 계단식 폭포를 만들었다. 그 형태가 꾸물대는 용을 닮았다 해서 ‘용틀임폭포’라고도 부른다. 검룡소까지는 주차장에서 20여분 정도 걸어야 한다. 길이 완만하고 아름다워 산책하기 좋다. 태백 시내의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 석탄도시 태백의 옛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철암역두, 고생대 전문박물관인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 태백산도립공원 등과 함께 일정을 짜면 새해 가족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1. 경북 영덕 블루로드, 쪽빛 바다와 나란히 걷다 부산에서 강원 고성에 이르는 688㎞의 해파랑길 가운데 영덕 구간을 블루로드라고 부른다. 짙푸른 동해의 희망찬 기운을 품을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영덕의 남쪽 대게누리공원에서 강구항, 축산항을 거쳐 고래불해수욕장까지 64.6㎞ 거리다. 대부분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어 시원스레 펼쳐진 동해를 마음껏 호흡할 수 있다. 블루로드 4개 코스 가운데 풍광이 빼어난 곳은 ‘푸른대게의 길’(B코스)이다.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제철 맞은 영덕 대게의 집산지 강구항, 물가자미가 맛있는 축산항, 일출 명소인 해맞이공원과 풍력발전단지, 축산항을 굽어보는 죽도산전망대, 초록빛 현수교가 보기 좋은 블루로드 다리 등 볼거리도 숱하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5. 인천 무의도 호룡곡산, 수도권에 펼쳐진 멋진 산과 바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대중교통도 편리하며 깨끗한 숙박시설과 맛있는 음식이 있는 인천 무의도는 새해 첫 여행지로 제격인 섬이다. 영종도에서 연도교를 따라 잠진도 선착장까지 간 뒤 배를 타면 10분 만에 닿는다. 섬 한가운데 ‘서해의 알프스’라 불리는 아름다운 호룡곡산과 국사봉이 은빛 물결 일렁이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솟아 있다. 40~50분가량 쉬엄쉬엄 걸어 호룡곡산 정상에 오르면 자월도, 영흥도, 승봉도 등 주변 섬들과 인천대교, 송도국제신도시 등이 한눈에 보인다.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 하나개해변은 겨울바다의 낭만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인도교로 연결된 소무의도에는 무의바다누리길이 조성돼 바다를 바라보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인천 중구청 관광진흥실 (032)760-6492. 전남 해남 도솔암, 신선의 눈높이에서 굽어보다 해남은 우리나라 뭍의 끝이다. ‘땅끝’이라고도 불린다. 부드러운 능선을 가진 두륜산과 하늘을 뚫을 듯 우뚝 솟은 달마산이 남쪽으로 치달으며 땅끝으로 이어진다. 육중한 산세가 땅끝의 바다로 가라앉기 직전 불끈 솟은 달마산에 신선들이나 살 법한 도솔암이 있다. 암자로 가는 중간쯤, 완도의 섬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과 도솔암이 어우러진 일몰이 펼쳐진다. 이 풍경 보자고 도솔암을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잦다. 해남의 너른 들녘과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도솔암만의 특별한 선물이다. 해남공룡박물관은 8500만년 전 공룡과 익룡의 지상낙원이었던 곳이다. 공룡 발자국이 생생하게 남아 있어 영화 ‘쥬라기공원’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해남군청 문화관광과 (061)530-5918. 충남 태안 만대항, 솔향기길에 새기는 ‘희망 발자국’ 태안 만대항은 태안반도 가로림만 북쪽 끝자락에 있는 포구다. 호젓한 만대항에서의 새해 설계는 솔향기길이 어우러져 분위기를 더한다. 만대항은 태안 솔향기길 1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바닷가 비탈 위로 조성된 길을 걸으며 한 해를 보내고 맞는 느낌이 색다르다. 솔향기길 1코스의 저녁노을 트레킹은 ‘명품’의 반열에 올라 있다. 해안경관과 함께 솔향, 갯바위를 벗 삼아 걷는 길은 북적이지 않아 상념에 젖기에 더욱 좋다. 만대항의 솔향기길은 삼형제바위, 당봉전망대, 용난굴 등을 거쳐 꾸지나무골 해변까지 이어진다. 만대항의 겨울은 굴이 푸짐하게 쏟아질 때다. 신두리사구, 마애삼존불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태안군청 관광진흥과 (041)670-2772.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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