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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원전 속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 땐 年 4조원대 더 든다?

    “가구당 전기요금 18만 9000원↑” 공사가 중단된 신고리 원자력발전 5·6호기를 신재생에너지 등 다른 발전으로 대체할 경우 연간 최대 4조 6000억원 규모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가구당(가계·기업·상가 포함) 많게는 해마다 18만 9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를 백지화하고 이를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대체하면 석탄은 연간 6201억원, LNG는 1조 5548억원, 신재생에너지는 4조 6488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자력과 다른 발전원의 연료비 단가 차이를 신고리 5·6호기 설비용량(2800㎿)에 맞춰 연간 상승분을 계산한 결과다. 산업부가 지난해 공개한 원별 발전원가는 1㎾h당 원자력이 5.53원, 석탄 35.35원, LNG 80.22원, 신재생에너지는 228.85원이다. 원자력보다 석탄이 29.82원, LNG 74.69원, 신재생에너지는 223.32원이 비싼 셈이다. 한전은 이러한 전력구입비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면 석탄발전으로 대체 시 지난해보다 1.4%, LNG 3.6%, 신재생에너지는 10.8%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가구당 전기요금이 석탄의 경우 연간 2만 5000원, LNG 6만 3000원, 신재생에너지는 18만 9000원 정도 인상된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정부는 공론화 과정에서 국민과 기업이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 인상분을 가감 없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탈원전 속도] 원전마피아 겨눈 靑 “공론화는 국민의 뜻 알자는 것”

    [탈원전 속도] 원전마피아 겨눈 靑 “공론화는 국민의 뜻 알자는 것”

    지난 27일 정부가 발표한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과 공론화 절차 착수 방침에 대해 일부에서 비난과 우려를 쏟아내자 청와대가 적극 방어에 나섰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일부에서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안전한 에너지원을 찾으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 한국사회의 고뇌를 공론화의 장에 올리지 않으려는 의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등의 주요 직을 독식해 온 원자력 엘리트들인 이른바 ‘원전 마피아’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강한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저의’란 표현을 사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자력 전문가들에 대한 강한 불신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여러 언론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문제를 어떻게 비전문가가 결정하느냐고 지적했는데 원전 전문가의 결정이 가장 좁은 지역에 가장 많은 원전이 모인 현재 상황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당 원전 설비 용량은 물론 단지별 밀집도, 반경 30㎞ 내 인구 모두 세계 1위인 원전 밀집국이다.그는 “대통령의 고뇌, 혹은 우리 사회가 원전 발전에 대해 가진 고뇌를 잠정 중단이라는 어려운 결정으로 끌고 가게 됐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전기요금이 상승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원전 중단 등) 전력 수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어떤 결정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전력난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2031년까지의 전력 수급계획을 담은 ‘제8차 전력 수급계획’을 올해 말까지 확정해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8차 전력 수급계획에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비롯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부족해질 전력을 어떻게 수급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 로드맵이 담기게 된다. 이 계획에 따라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액화천연가스(LNG) 전력 단가가 석탄화력 발전 단가의 2.5배인데 그 이유는 대부분 세금 때문”이라면서 발전용 에너지원 세금 조정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고리 5·6호기 최종 공사 중단 여부를 전문가가 아닌 시민배심원단의 공론화 과정에 어떻게 맡길 수 있느냐’는 비판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중단 여부를 비전문적으로 결정하자는 게 아니라 국민의 뜻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공론화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에 불만을 가진 분이 더 많을 것임에도 이런 절차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합당하다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군인권센터, 군 검찰 비판…“위법행위 조사 대신 고발자 색출”

    군인권센터, 군 검찰 비판…“위법행위 조사 대신 고발자 색출”

    육군 사단장이 부하들을 상대로 가혹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군인권센터가 “육군이 위법행위를 조사하지 않고 내부고발자를 색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군인권센터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군 검찰이 피해자로 알려진 전속부관 A씨를 소환 조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해 통화 내역을 조회했다”며 “가해자 조사가 아닌 내부고발자 색출이 먼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전속부관 A씨가 군인권센터에 피해 사실을 제보한 적이 없다”며 “외부기관에 진정을 했다는 이유로 처벌하려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범죄사실이 없음에도 외부진정을 이유로 핸드폰을 압수하는 등 전속부관 A씨를 피의자 다루듯 한 사실에 대해서도 국가인권위에 추가 진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군 검찰은 A씨가 전역한 병사들을 조종해 의혹을 공론화한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국가인권위 조사가 예정됐음에도 군 검찰이 황급히 조사에 나선 것은 조직적으로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은 내부고발자 색출이 아닌 해당 소장을 보직해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군인권센터의 내부고발자 색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군 검찰이 지난 27일부터 관련 사건 조사를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 진정성 있는 조사의지와 노력을 훼손하는 의혹제기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오전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모 사단장이 병사와 전속부관 A씨를 대상으로 폭언과 욕설 등 가혹 행위를 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6兆 들인 신고리 5·6호기 운명 시민배심원에 달렸다

    1.6兆 들인 신고리 5·6호기 운명 시민배심원에 달렸다

    보상비 포함 땐 2조 6000억 손실… 지역경제 미치는 영향 적지 않아 ‘사회적 합의로 결정’ 바람직 판단… 공론화위가 일체 기준·내용 결정 2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이 결정됐다. 공정률이 3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영구 중단이냐, 건설 계속이냐’는 문제가 시민배심원단의 손에 넘어갔다. 대선 공약을 실행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부는 “공사 일시 중단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론화 작업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한수원 “계약자 줄소송 땐 대처 난감”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중단되면 총 손실 규모는 이미 집행한 공사비 1조 6000억원에 보상비용까지 합쳐 2조 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때문에 공약 그대로 ‘공사 중단’을 하기보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 그 결정에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공론조사 방식 설계 등 일체 기준과 내용은 공론화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공론화위원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나갈 계획”이라며 “한국전력이 최근 1~2년간 수조원대 수익을 내고 있고 전력예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여건이 좋은 상태에서 진행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측은 “앞으로 4~5년 뒤에는 전력예비율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연내 8차 수급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들어 보고 합리적인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를 내준 원전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정책적 판단으로 공사가 중단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결정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원 측은 “정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고 검토해 보겠다”면서도 “만약 중단할 경우 매몰비용(2조 6000억원)에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 계약사업자들의 줄소송이 이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수원 측은 산업부로부터 국무회의 결정 전 어떤 얘기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역 건설사 일감 사라져 타격 클 듯 신고리원전 5·6호기 공사 중단에 대해 시공을 맡고 있는 건설사들은 “일단 정부의 판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고리원전 5·6호기는 2015년 삼성물산(지분 51%), 두산중공업(39%), 한화건설(10%) 컨소시엄이 사업을 따내 현재 약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공론화 작업이 어떻게 되는지 기다려 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한수원과의 논의를 통해 이후 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사 중단으로 인한 건설사들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공사를 한 부분은 정산을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예정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손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그나마 괜찮지만, 지역 협력업체들은 바로 일감이 사라지는 것이라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신고리 3·4호기, 신한울 1·2호기 등이 있다. 이 중 신고리 3·4호기와 신한울 1·2호기는 공정률이 90%를 넘었다. 정부는 이날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을 발표했으나, 건설 공정률 90%가 넘은 원전들에 관해서는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신고리 5·6호기 중단 공론화한다

    신고리 5·6호기 중단 공론화한다

    사회적 합의 위해 3개월간 운영… 고리 1호기 이어 탈원전 가속화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원자력발전소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영구 중단이냐, 계속 건설이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공론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27일 발표했다. 지난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에 이어 탈원전 대책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은 시민배심원단에게 맡겨졌다.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사를 일시 중단할 때 일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공론화 작업을 보다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공론화 기간 중에 공사를 일시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공론화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 뒤 선정된 일정 규모의 시민배심원단에 의한 공론조사 방식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공론화위원회를 이해관계자나 에너지 분야 관계자가 아닌 사람 중 국민적 신뢰와 덕망이 높은 중립적 인사를 중심으로 10인 이내로 선정,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공론화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은 국무총리가 임명하되 남녀 비율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1~2명은 20~30대로 할 방침이다. 공론화위원회는 3개월을 원칙으로 공론화 종료 시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공론화위원회는 결정권이 없으며 공론화를 설계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공론조사 방식 설계 등 일체의 기준과 내용 등을 결정한다. 최종 판단은 공론화위원회가 구성한 시민배심원단이 내린다. 배심원단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공론조사란 특정 이슈에 대한 상반된 시각과 주장을 담은 정보를 토대로 대표성 있는 배심원단의 토론을 통해 형성된 공론을 확인하는 기법을 말한다. 독일의 ‘핵 폐기장 부지선정 시민소통위원회’(2017년), 일본의 ‘에너지 환경의 선택에 대한 공론조사’(2012년) 등의 사례가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신고리 5·6호기 중단 공론화한다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원자력발전소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영구 중단이냐, 계속 건설이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공론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27일 발표했다. 지난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에 이어 탈원전 대책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무회의에서 신고리원전 5·6호기 문제 공론화 방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결과다. 정부는 공사를 일시 중단할 때 일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공론화 작업을 보다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공론화 기간 중에 공사를 일시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공론화 작업은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한 뒤 선정된 일정 규모의 시민배심원단에 의한 공론조사 방식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공론화위원회를 이해관계자나 에너지 분야 관계자가 아닌 사람 중 국민적 신뢰와 덕망이 높은 중립적 인사를 중심으로 10인 이내로 선정,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론화위원회에 남녀 비율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특히 1~2명은 20~30대로 선임하겠다는 계획이다. 공론화위원회는 3개월을 원칙으로, 공론화 종료 시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공론화위원회는 결정권이 없으며 공론화를 설계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공론조사 방식 설계 등 일체의 기준과 내용 등은 공론화위원회가 결정한다. 공론조사란 특정 이슈에 대한 상반된 시각과 주장을 담은 정보를 토대로 대표성 있는 배심원단의 토론을 통해 형성된 공론을 확인하는 기법을 말한다. 독일의 ‘핵 폐기장 부지선정 시민소통 위원회’(2017년), 일본의 ‘에너지 환경의 선택에 대한 공론조사’(2012년) 등의 사례가 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정부 “공정한 공론화 위해 신고리 5·6호 공사 일시 중단”

    정부 “공정한 공론화 위해 신고리 5·6호 공사 일시 중단”

    정부가 27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사를 3개월 정도 일시 중단하고, 공론화 작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이사회를 열어 일시 중단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공사는 공식적으로 중단된다.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후 4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사 일시 중단 시 일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공론화 작업을 보다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해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 중단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홍 실장은 “새 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일환으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대선공약으로 발표했으나, 5월 말 기준 종합공정률이 28.8%”라고 말했다. 그는 “공사를 영구 중단할 경우 이미 집행한 공사비와 보상 비용까지 총 2조 60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신고리 5·6호기 건설공사가 지역 경제, 지역주민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공약 그대로 건설 중단을 하기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그 결정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정부는 먼저 국민적 신뢰가 높고 중립적인 인사를 중심으로 10인 이내 ‘공론화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결정권이 없지만, 공론화를 설계하고 국민과 소통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론화 위원회에서 여론조사와 TV 토론회 등 공론조사 방식 등을 마련한다. 공론화 위원회는 최종 결정을 내릴 시민배심원단을 구성한다. 시민배심원단이 공사를 영구히 중단할지, 재개할지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되며 아직 시민배심원 구성이나 의사결정 원칙은 정해지지 않았다. 총리실은 공론화 위원회 구성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원조직을 구성하는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미 FTA, 부분 개정만 있을 듯

    한·미 FTA, 부분 개정만 있을 듯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나선다면 그 형태는 ‘현대화’(업데이트) 내지는 부분 개정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적자만 안겨주는 한·미 FTA는를 최소한 재협상하거나 아니면 종료할 것이란 주장에서 후퇴한 것이다. 코트라(KOTRA) 워싱턴무역관이 26일(현지시간) 펴낸 ‘미 통상정책 현황과 한·미FTA 재협상 전망’ 보고서에서 “한·미FTA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추진 방향과 유사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하면서 “전면적 개정보다는 일부 미흡한 이행과 디지털 교역과 환율조작 금지 등 신규조항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제프리 쇼트 미 피터슨연구소 연구원은 자동차(원산지, 유해가스 배출기준), 쌀을 포함한 농산물, 금융(국경간 데이터 이전 금지) 부분에서 미국 측 요구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의 입장에서 무역적자가 큰 부분에서 일부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무역관은 “우리도 미국 측에 요구해야 할 미이행 또는 신규조항을 공론화하면서 ‘한·미 FTA 2.0’ 방안을 선제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 협정문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개정협상’이라면 우리에게도 나쁠 것이 없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28일 의회에 공식 서한을 보내 나프타 재협상 의사를 밝히고, 캐나다와 멕시코 정부에 재협상 개시를 통보했다. 무역관은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서한에서 ‘재협상’(renegotiation)을 ‘현대화’(modernization)로 톤 다운했다”며 “이는 전면 개정이 아닌 기존 틀 안에서 수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사랑에 왜 찬반이 필요하죠?”…동성애 향한 시선의 폭력

    “남자친구 있어요?”, “괜찮은 여자 소개해줄까?” 사람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다. 이 일상적 대화가 어떤 이들에겐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성 소수자들,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렌스젠더)의 이야기다. 그들에게 연인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지 않는다. 같은 남자, 같은 여자 혹은 남자와 여자 모두 연인이 될 수 있다. 애인을 지칭하는 단어에 성별이 당연하듯 붙는 이유는 이성애자가 다수여서 그렇다. 다수의 가치관에 따라 법과 질서를 만드는 사회다. 그 속에서 소수자의 목소리는 배제되어왔다. 결혼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한국 동성애자들은 법적으로 혼인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는 2013년 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매년 혼인신고를 시도했지만, 좌절됐다. 해당 구청은 혼인신고 접수를 거부하고 있다. “혼인이 기본적으로 남녀의 결합 관계라는 점에 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지금까지 혼인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정의해 온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종합해 현행법의 통상적인 해석으로는 동성인 신청인들 사이의 이 사건 합의를 혼인의 합의라고 할 수 없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2016년 서울 서대문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한 법원의 판단 근거다. 동성혼에 대한 한국 주류사회의 인식을 보여준다.지난 5월 대만은 아시아국가 중 처음으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대만은 한국보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이다. 그럼에도 합법화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86년 대만의 인권운동가 치자웨이(59)가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성 소수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앞서 2015년엔 미국이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미연방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그간 성 소수자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의 소망은 문명의 가장 오래된 제도 중 하나로부터 배제되어 고독함 속에 남겨지지 않는 것이다” ●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이어 금기시된 것들을 앞장서 깨뜨렸다. 성매매와 안락사를 합법화했으며, 대마초도 지정된 장소에서 피울 수 있다. 모두 시민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다. 이처럼 네덜란드가 사회 갈등요소를 드러내 공론화하는 이유는 ‘다원주의’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는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는다. 차이를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법을 모색한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시몬느 소스는 타인과의 차이를 부정하는 것을 ‘시선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은 어떨까. 지난 19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동성애가 주요 이슈였다. “동성애를 찬성하냐”는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 질문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토론 말미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동성혼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대학가 성 소수자들이다. 대자보가 연이어 붙기 시작했다. 대부분 자신이 동성애자란 사실을 고백하는 글이었다. 가렸던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저항한 셈이다. 고려대 정경대 후문에 붙은 ‘좋아해 마지않는 너에게’란 제목의 대자보는 페이스북에서 1000회 이상 공유됐다.●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의장 심기용씨는 “동성애에 대한 인식 차이는 세대 갈등의 양상”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동성혼, 동성애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세대 간 견해 차이가 뚜렷하다. 동성혼 법제화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19~29세 응답자 6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면 60대 이상 응답자 중 찬성은 16%에 불과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을 “세대 간 교육과 가치관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사회가 불평등을 야기하는 구조적 조건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기성세대들은 아직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 부족하다”면서 “차이가 차별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별을 반대하는 측에서도 엇갈리는 지점이 있다. 동성애와 동성혼에 대한 인식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적 지향성으로 차별한다면 이는 왼손잡이란 이유로 차별하는 것과 같다”면서 타고난 성 정체성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동성혼 법제화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성혼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결혼을 인정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금 의원은 “간통죄가 인식이 변하면서 위헌이 된 것처럼 동성혼도 법제화에 앞서 토론과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현재 한국사회에도 동성 부부들이 실재하고 있다. 이들이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불이익이 있다는 게 문제다. 당장 복지 사각지대가 생긴다. 동성 부부들은 배우자가 응급수술을 받을 때 보호자 동의란에 사인할 수 없다. 자녀를 입양해 기를 권한도 없다. 주택을 마련하는 데도 신혼부부 혜택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김조광수씨는 “그런 제약을 차치하고서라도 평등의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면서 “평등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데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강조했다. ●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됐다.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물론 성별, 장애, 인종, 국적을 빌미로 행해지는 포괄적 차별에 대한 법안이다. 하지만 발의될 때마다 좌초되고 있다.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협약(PACS)’을 도입했다. 전통적 결혼제도가 아닌 동거를 택한 부부에게도 법적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서다. 한국도 2014년 유사한 형태의 ‘생활동반자법’이 발의된 적 있다. 동거가족들도 기존 가족 관계와 같은 법적 보호를 받게 하는 법안이다. 이 역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잔인하지 않은 사람들의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잔인한 사회를 가능케 한다”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이다. 사람들은 나의 일이 아니라서, 다수가 겪는 문제가 아니라서 어떤 이들이 겪는 고통을 모른 척 넘긴다. 황인찬 시인은 “소수자란 이유로 차별받는 현실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흑인 성 소수자의 삶을 다룬 영화 ‘문라이트’에 헌시를 바치기도 했다.대한민국은 아직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찬반을 물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사회 속에서 그들은 끝없이 배제된 채 살아가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국가 핵심 기능 집결… 2000년 역사 헤쳐온 ‘한국의 얼굴’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국가 핵심 기능 집결… 2000년 역사 헤쳐온 ‘한국의 얼굴’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4차 탐사가 지난 17일 광화문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종대로의 동쪽과 서쪽을 오가면서 진행됐다. 답사단은 세종문화회관 돌계단을 출발해 세종대왕·충무공 동상~대한민국역사박물관~종로구청~비전~서울역사박물관~경희궁 방공호까지 두 시간의 일정을 빠듯하게 소화했다. 해설을 맡은 이기훈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차분하고 진지하게 세종문화회관의 전신 시민회관 화재사건부터 요즘 방영되는 사극 ‘칠일의 왕비’의 주인공 단경왕후 신씨에 이르기까지 흥미진진한 역사의 씨줄과 날줄의 세계로 30여명의 답사단을 끌어들였다.“신이 인간을 창조했고, 인간은 도시를 창조했다”라는 말이 맞는다면 도시는 인간이 만든 최대의 걸작이다. 그중 한국인이 세운 최고의 도시는 서울이다. 서울은 의심할 여지 없는 대한민국의 종주(宗主)도시이자 의사(擬似) 이상향이다. 2000년의 생성사를 가진 기원전의 고도이며,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세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메갈로폴리스이다. 프랑스의 역사가 토크빌이 “파리는 프랑스 그 자체”라고 표현한 것에 빗대 한때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미국의 정치학자 그레고리 핸드슨은 “서울은 단순히 한국의 최대 도시가 아니라 서울이 곧 한국이다”는 말을 남겼다. 서울올림픽과 월드컵 개최 이후 ‘서울’이라는 도시명은 ‘코리아’라는 국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 브랜드가 됐다. ●정치·행정·사법·문화예술의 원조 역할 수도 서울이 한국의 얼굴이라면 서울의 얼굴은 어디인가? 한국인 열에 여덞, 아홉은 주저 없이 광화문을 꼽을 것이다. 광화문은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을 포함, 국가의 중추기능이 총집결된 수도 서울의 1번지이다. 한국인과 서울사람의 삶과 꿈이 교차하는 역사무대이다. 역사는 발-글-발의 순서로 쓰여진다. 발로 쓴 글을 본 이가 다시 발로 현장을 밟았을 때 비로소 역사는 살아 움직인다. 답사단은 광화문 구석구석을 발로 밟으면서 ‘도시 중의 도시’라고 쓰여진 광화문의 역사를 재확인했다. 광화문은 정치, 행정, 사법, 교육, 언론출판 그리고 대중문화와 예술의 ‘원조’였다. 이 나라 모든 사회담론과 문화현상의 생산지이자 소비처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식민통치의 본거지화하면서 왜곡된 배치와 구역 조정이 이뤄졌고 현재의 광화문이 이를 이어받은 것이 현실이다. 건국 이후 왕조와 식민시대의 잔재 일소 정책 때문에 국적 불명의 현대화가 진행됐다. 최소한 강점기 이전 대한제국기로의 회복을 시도했어야 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다. 비록 행정과 공론이라는 최소한의 핵심 기능만 남았지만 서울이라는 도시를 존재하도록 떠받치는 광화문 뒤 경복궁과 청와대 그리고 백악(북악)의 위엄은 여전하다. 광화문 동쪽 전면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미국대사관, KT빌딩, 교보빌딩이 청진동과 수송동, 종로길로 이어지고 서쪽 전면부 정부청사와 세종문화회관이 도렴동, 당주동, 내수동을 거쳐 새문안과 정동, 서대문까지 펼쳐진다. 이곳을 스쳐간 모든 사람들이 광화문의 주인이다. 서울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삶과 추억의 많은 부분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광장으로 뛰쳐나와 ‘대~한~민~국’을 외쳤고, 촛불을 높이 들어 암흑을 밝혔는지도 모른다. ●광화문광장, 삶의 새 방향 제시할 수도 광화문이 재조명되고 있다. 부활이 회자되고 있다. 왕조시대 절대왕권의 상징이었고, 일제강점기와 권위주의 시대 체제의 선전장이었던 곳.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2.2㎞ 구간에 횡단보도가 단 하나도 없던 그 시절, 광화문은 국가독점의 공간이었다. 30년 전 6·10항쟁 때도, 15년 전 미선·효순 추모집회 때도, 9년 전 광우병 파동 때도 광화문사거리는 금역이었다. 제2의 ‘명박산성’이 등장할 수 없는 연원이 있다. ‘민의의 분출지’라는 유전자가 내재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선비와 유생들의 상소 시위지였고, 동학교도들이 교조 최재우의 신원(伸寃)을 요구하면서 사흘 동안 곡을 한 장소였다. 광화문의 조선 개국 당시 지층은 무려 8m 아래에 있다. 1394년 한양천도 이래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사건과 사고가 8m 깊이로 쌓이고 쌓여 현재의 지표를 형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종로의 4m보다 갑절 깊다. 그만큼 많은 것들이 들어섰고, 덮거나 뜯고, 또 새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광화문의 땅켜는 증언한다. 육조거리는 너비 50m의 보기 드문 한마당이었다. 현재의 광화문광장 자리가 조선시대의 육조거리라고 보면 된다. 왕조의 설계자 정도전이 제일 잘한 일 중 하나가 광화문 앞 광장을 제후국의 상징인 ‘칠궤(七軌)도로’가 아니라 황제의 수레 9개가 지나갈 수 있도록 ‘구궤(九軌)도로’로 만든 일이다. 박정희 정권이 1962년 50m 너비의 세종로를 현재의 100m로 넓힌 것도 그 이상의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답사단은 8m 깊이의 광화문에 또 하나의 지층이 생기지 않길 바라는 심정으로 서울역사박물관 방공호 앞에서 이날의 그랜드투어를 마무리했다. 어쩌면 면모를 일신한 광화문광장이 한국인과 서울사람의 삶을 바꿀 방향을 제시할지도 모른다. 인간이 잘 만든 도시가 다시 인간을 만드는 선순환의 원리 때문이다. 노주석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대검, 성희롱·향응 검사 2명 면직 ‘자진 납세’

    대검, 성희롱·향응 검사 2명 면직 ‘자진 납세’

    제 살 도려내기에 인색했던 檢 개혁 대상 지목 후 ‘뒷북 징계’사건 브로커로부터 수백만원대의 향응을 받거나, 여성 검사와 검찰 여직원들을 성희롱한 간부급 검사 2명에 대해 면직 징계가 청구됐다. 모두 3년 전 있었던 일들이 최근 자체 감찰에서 들통났다. 언론 등에 노출되기 전엔 ‘제 살 도려내기’에 극도로 인색했던 검찰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개혁 대상 1호’로 꼽히자 ‘자진 납세’를 한 셈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0일 3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정모 고검 검사(부장검사급)와 여검사 등 3명을 성희롱한 강모 부장검사에 대해 법무부에 면직 징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면직은 검사징계법상 해임에 이은 중징계 처분이다. 면직된 검사는 2년 동안 변호사 개업이 제한되지만 연금은 삭감되지 않는다. 정 고검 검사는 2014년 5월부터 10월까지 사건브로커로부터 식사 3회와 술 4회, 골프 1회 등 총 300만원의 향응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다. 그는 동료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과 관련해 사건브로커에게 특정 변호사의 선임을 권유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대검 관계자는 “정 검사가 브로커와 어울려 지속적으로 향응을 받아 왔고, 이를 빌미로 브로커는 사건관계인 3명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8900만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브로커는 최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강 부장검사는 여검사와 여실무관에게 성희롱 언행을 해 품위를 손상했다. 그는 2014년 3~4월 야간과 휴일에 “영화를 보고 밥을 먹자”는 등의 내용으로 여러 차례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 다른 피해자에게는 지난해 10월에는 “선물을 사 주겠으니 만나자”고 제안했고, 올해 5~6월에는 다른 여직원에게 ‘따로 보자’고 하거나 승용차 안에서 손을 잡기도 했다. 감찰본부는 “의도적, 반복적으로 여검사들과 여실무관들에게 접근해 성희롱 언행으로 괴롭혔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들의 비위 행위는 검찰 내에서 수년 전부터 문제 제기가 됐는데도 이제서야 징계가 이뤄지면서 ‘보여주기식 징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의 한 검사는 “어느 정도 알려졌던 일들인데 이제사 ‘뒷북 징계’가 이뤄졌다”고 꼬집었다. 사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검사 관련 스캔들에 대한 검찰 징계는 언론 등을 통해 공론화된 이후 조직보호 차원에서 부랴부랴 이뤄진 경향이 크다.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돈 봉투 만찬’ 사건 역시 처음에는 “별 문제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감찰 지시 이후 면직 처분으로 크게 방향을 틀었다. 김대현 전 부장검사의 후배검사 폭언·폭행 논란이나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사건 등에 대한 대응 역시 ‘사후약방문식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뮤지컬 ‘햄릿’ 잇단 취소, 돌려막기 병폐 어쩌나…

    뮤지컬 ‘햄릿’ 잇단 취소, 돌려막기 병폐 어쩌나…

    연이어 공연을 취소해 파문을 일으킨 뮤지컬 ‘햄릿’ 사태로 공연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돌려막기’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뮤지컬 ‘햄릿’은 두 차례나 일방적으로 공연을 취소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7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던 ‘햄릿’은 지난 15일과 마찬가지로 관객이 모두 입장한 상황에서 공연 취소 사실을 알려 관객들의 원성을 샀다. 제작사인 더길의 고원영 대표는 이날 직접 무대에 올라 “스태프들과 저희(제작사)가 문제가 있다”면서 “어떻게든 설득해서 공연을 하려고 했으나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사는 당초 기술적인 문제를 공연 취소 이유로 들었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일부 배우와 스태프들의 임금 체불 문제를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지난 18일 공연을 재개했지만 공연 취소에 따른 파장이 적지 않아 오는 7월 23일까지 예정된 공연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제작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임금 체불, 돌려막기 문제로 인한 공연 취소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임금 체불 문제로 인한 배우들의 출연 거부로 공연이 중단됐다. 지난해 뮤지컬 ‘록키’ 역시 임금 체불, 대관료 미납 문제로 공연 개막 직전에 취소된 바 있다. 이런 상황은 공연계의 고질병인 ‘돌려막기’식 제작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단 빚을 내 공연을 무대에 올린 뒤 다음 공연의 수익금이나 투자금으로 이전 공연의 빚을 청산하는 식의 ‘돌려막기’는 공연계의 해묵은 관행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제작자들이 충분한 제작비 없이 공연을 올린 이후 스타 배우들에게 일단 개런티를 지급하고 나머지 앙상블 배우나 스태프들의 임금은 나중에 정산하는 식의 안일한 접근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교수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경우처럼 공공 단체나 협회 차원에서 전체 제작비의 일정 비율을 공탁금으로 내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혜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공연예술산업론 교수는 “반복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사도 제재해야 하지만 뮤지컬 전체 시장의 건강을 위해 앙상블 배우나 스태프들의 최저 근로조건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한국뮤지컬협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경영지원센터 등 중립 기관들이 나서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창작자, 배우, 스태프들을 대변할 수 있는 제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실직공포 느껴봤나… 책상위 정책 치워라”

    “실직공포 느껴봤나… 책상위 정책 치워라”

    “우리가 언제 실직의 공포를 느껴본 적 있습니까? 몸담은 조직이 도산할 것이라고 걱정해 본 적 있습니까? 장사하는 분들의 어려움이나 직원들 월급 줄 것을 걱정하는 기업인의 애로를 경험해본 적이 있습니까?”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재부 직원들에게 작심하고 쓴소리를 했다. 탁상공론을 벗어나 현장에서 작동하고 국민을 감동시키는 정책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다독(多讀), 다작(多作)으로 익히 알려진 김 부총리는 아래 직원이 준비한 원고를 곧이곧대로 읽는 법이 없다. 전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인도 재무장관과 회의를 마친 뒤 바로 옆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밤늦게까지 취임사를 직접 쓰고 다듬었다. 이날 오전 일자리 간담회를 위해 서울 서초구의 정보통신 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사전 원고 없이 즉석에서 ‘미니 강연회’를 열었다. 김 부총리는 취임식을 위해 세종을 향하는 고속열차 SRT 안에서도 취임사를 막판까지 손질했다. 김 부총리의 취임사는 기재부 직원들을 향한 호소문에 가까웠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새로운 생각과 행동으로 일해달라는 부탁이었다. 김 부총리는 “이제 책상 위 정책은 만들지 말자”면서 “현장에서 작동하는 정책, 국민이 이해하고 감동하는 정책을 만들자”고 했다. 이어 “그러려면 기재부 내 실·국 간 벽부터 허물고 경제 문제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재부 특유의 ‘엘리트 의식’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 부총리는 “겸손한 마음이 진짜 실력이며 진정한 실천력은 겸손한 마음에서 나온다”면서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하고 다른 부처와 현장의 이야기를 크게 듣자”고 말했다. “다수 국민은 소수 엘리트보다 옳게 판단한다”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김 부총리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계적인 근면성을 지양하고 보고서는 반으로 줄이자”면서 “일의 집중도를 높이고 주말이 있는 삶을 살도록 하자”고 말했다. 취임식에 참석한 기재부 과장은 “마음이 뜨끔해지는 지적이었다”면서 “일하는 방식부터 정책 철학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과열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선별적 맞춤형 대책을 만들되 실수요자 거래는 위축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부동산 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 같아서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을 낸 뒤 시장 상황에 맞도록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현 단계에서)투기과열지구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문제 등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실직·도산 걱정해봤나” 김동연, 취임식서 기재부 직원에 쓴소리

    “실직·도산 걱정해봤나” 김동연, 취임식서 기재부 직원에 쓴소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식에서 기획재정부 직원들에게 이례적인 쓴소리를 했다.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 부총리는 국민의 시각에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재부 직원들에게 역대 부총리 취임사에서 보기 힘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취임사는 김 부총리가 전날 저녁 인도 재무장관과 회의를 한 뒤 밤늦게까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취임사는 실무진이 작성하고 부총리가 일부 수정하지만, 이번의 경우 대부분을 김 부총리가 다시 써 거의 새로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사 상당 부분은 기재부 직원에게 하는 당부 발언으로 채워졌다. 짧거나 형식적인 얘기에 그쳤던 지난 취임사와는 대조적이다. 김 부총리는 기재부 직원들에게 새 자세로 임해달라며 “우리가 언제 한번 실직의 공포를 느껴본 적 있습니까? 우리가 몸담은 조직이 도산할 것이라고 걱정해본 적 있습니까? 장사하는 분들의 어려움이나 직원들 월급 줄 것을 걱정하는 기업인의 애로를 경험해본 적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간의 경제 정책이 ‘탁상공론’의 결과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저부터 반성한다”며 이제 책상 위 정책 대신 현장에서 작동하는 정책,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는 실·국간 벽을 허물어야 한다며 “경제 문제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자”고 강조했다. 국민이 감동하는 경제 정책을 만들기 위해 현장과 다른 부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는 당부도 곁들였다. 김 부총리는 경제 패러다임을 새롭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며 “시장과의 관계에서 끊을 것은 끊고 도울 것은 돕고 요구할 것은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 초반 “새 정부 경제팀은 일자리 중심 선순환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정책으로 기업을 상대로 한 규제가 늘어날 것이란 기업들의 우려에는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며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타파하는 것도 시급하다. 공정한 시장 경제의 룰 위에서 하는 기업 활동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역사와 반성 잊은 日… 이번엔 “도쿄 전범재판 역사관 극복해야”

    일본 정국의 ‘우편향’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 등이 헌법에 자위대에 대한 법적 지위의 명문화를 시도하는 와중에 자위대를 통괄하는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도쿄 전범재판 역사관을 극복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져 온 패전국 및 전범국가라는 전후 체제를 뒤엎고, 자랑스러운 과거 역사만을 강조하는 수정주의 입장을 방위상이 대변한 셈이다. 이 같은 발언은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퇴위를 허용하는 특례법안을 지난 9일 참의원에서 통과시켜 짐을 던 아베 총리가 ‘전쟁가능국’을 향한 개헌 드라이브의 페달을 더 세게 밟을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10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나다 방위상은 월간 ‘하나다’ 7월호에 기고한 와타나베 쇼이치 조치대 명예교수에 대한 추도문에서 “그가 말한 도쿄재판사관의 극복을 위해서도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고, 전쟁 중 민간인 학살 등 비인도적인 행위를 자행한 일본의 전쟁 범죄자와 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한편 그들을 애국자로 공인하려는 일본 국수주의 입장을 대놓고 반영한 것이다. 각료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란 비판을 받았지만, 아베 총리의 복심인 그가 일본 정부의 국수주의적인 입장을 공론화했다는 지적이다. 극동군사재판으로도 불리는 도쿄재판은 1946~1948년 태평양전쟁의 전범자들을 단죄한 재판으로 일본의 전쟁 책임 및 전쟁 범죄를 인정했다. 국수세력 등 일본 우익들은 이에 대해 “힘이 없어졌을 뿐, 범죄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기존 역사관을 부정하면서 일본의 군국주의 역사를 미화하고 합리화하려는 수정주의적 역사관이다. 와타나베 명예교수는 대표적인 역사 수정주의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생전 이나다 방위상의 후원조직인 ‘도모미 구미(組)’의 회장을 맡기도 했다. 또 도모미 구미 팸플릿에 “일본 정치가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도쿄재판사관을 부수는 지적 능력을 기초로 한 용기”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나다 방위상은 이번 추도문에서 이 문구를 자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추도문에 대한 비판이 일자 이나다 방위상은 기자들에게 “방위상으로서 이전의 전쟁(태평양전쟁)에 대한 인식을 묻는다면 아베 총리 담화 그대로”라며 “(스스로를) 역사수정주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아베 총리는 2015년 8월 14일 ‘전후 70년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며 ‘과거형 사죄’를 했다. 또 지난해 8월 15일에는 일본의 가해 책임에 대한 인정 없이 “전쟁의 참화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런 일련의 흐름은 국수주의 세력들이 헌법 개정을 더 힘있게 밀어붙이면서, 역사적 책임을 부정하는 목소리를 높일 것임을 보여준다. 아베 총리 등 국수주의 세력들은 올 연말까지 자민당의 헌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내년 9월 중의원을 해산하고, 2018년 초 일왕 퇴위 전까지 총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해 국회 장악력을 높이는 방안도 관측되고 있다. 도쿄 이석우특파원 jun88@seoul.co.kr
  • [이공현의 공론장] 촛불집회와 한국적 민주공화정

    [이공현의 공론장] 촛불집회와 한국적 민주공화정

    지난해 10월 29일 시작한 광화문 촛불집회는 올해 4월 29일 23회 집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6개월간 국민의 직접적 참여로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책임자들의 구속을 통하여 새 정부를 출범시켰다고 자평하였다. 우리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정하여 국민주권 원리를 천명하고 있다. 오로지 국민만이 주권자의 지위에 있고 통치의 정당성은 국민에 바탕을 둔다는 뜻이다. 원래 민주주의는 국민이 권력을 갖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여 국민에 의한 지배가 이루어지는 제도이다. 근대에 이르러 국가의사를 국민이 직접 결정하기 어려워진 까닭에 대의민주제가 시행된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한다는 면에서 이념적으로만 국민의 자기지배가 관철된 셈이다. 대의민주제에서는 대표자가 전체 국민의 대표이기에 선거구민이나 지지자 등 특정한 집단이 아니라, 전체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신의 사적 이익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추구할 위험성이 항상 있다. 작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실망감 때문에 투표율이 떨어질까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로부터 채 1년도 안 되어 촛불집회와 대통령선거에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끌어낸 변화가 놀랍기만 하다. 공동체의 존속과 안정이라는 공화정의 목표가 무너지는 순간 시민적 덕성이 일깨워진 것이다. 국민의 대표자인 대통령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국민이 대의정치로부터 소외되었다고 느낀 나머지 주권자로서 다시 일어선 것이다. 200만 시위대의 일사불란한 집회와 산회는 우리 국민의 공동체 의식과 국민주권에 대한 신념을 보여 준 것이고,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우리 헌법에는 저항권에 관한 규정이 없다. 저항권은 국가권력이 불법적으로 행사되어 헌법 질서를 파괴할 경우 이를 타도할 권리를 국민이 갖고 있다는 사상이다. 동서양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온 것이고 미국의 독립선언서나 독일, 프랑스의 헌법에서 볼 수 있다. 공동체의 존속·유지와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후 수단이기에 폭력적 방법까지 허용된다. 촛불집회와 새 정부의 출범은 우리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헌법 질서가 회복된 것이기에 저항권 행사와는 다르다. 따라서 외신들은 놀라운 시민 정치를 보여준 것이고, 민주주의 선진국들이 배워야 한다고까지 밝히면서 경외감을 표시하였다.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국가라는 공동체보다는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관계를 우선 추구하느라 분열과 대립을 일삼아 왔다. 이념적으로 보수와 진보, 계층적으로 부자와 빈자 또는 자본가와 노동자, 그리고 지역적으로도 나뉘어 있었다. 그런데 촛불집회에서는 청소년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학력과 소득에 관계없이 사회 각층이 참여하여 국민주권을 선언하였다. 나라가 위급하기 때문에 정치권력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절박한 신념을 모두가 굳게 지켰다. 국가의 정치적 운명에 공동책임을 진다는 연대의식을 공유하였다. 그렇기에 6개월간 한파가 몰아치는 광장에서 분노와 절망을 쏟아내면서도 질서 있게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공동으로 분출한 것이다. 광화문 촛불집회는 공동체의 존속과 안정을 바라는 시민의식을 깨우고 한국적 민주공화정을 여는 시발점이 되었다. 공동체의 과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시민적 덕성을 갖춘 시민들이 참여하였다. 결국 통치의 정당성이 국민에게 있다는 국민주권원리가 회복되었다. 이제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국민의 의사와 참여를 존중하는 정치체제를 이루어 가야 하는 숙제가 우리에게 남는다. 우리 헌법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뿐만 아니라 국민의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규정하고 있다. 즉 국민에게는 국가의 존속과 안정에 필수불가결한 의무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공동체의 구성원이기에 공동선을 지향하고 사회적 덕성을 갖추어야 하는 책임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진다는 뜻이다. 국민주권을 지켜내려면 국민 개개인이 국가라는 공동체와 함께 존재한다는 공동체 의식 또한 절실하게 요청된다는 것이다.
  • 코미 치밀한 작전에도… ‘물증’ 없어 장기전 될 듯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장(FBI)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진실 대결’을 위해 상당히 치밀하고 은밀하게 준비해 왔음을 8일(현지시간) 열린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보여 줬다. 예컨대 코미 전 국장은 청문회에서 “내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잘 보존해서, 상원 정보위가 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자신의 메모 내용을 일부러 ‘기밀’로 분류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 것들이 기밀로 분류된다면 언젠가는 일이 꼬여 (공개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 메모를 “부국장과 나의 비서실장, FBI 변호사, 부국장의 변호사, 조직 내 서열 3위이자 국가안보 분야 책임자인 부국장보와 공유했으며 전격 해임된 뒤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렸다”고 했다. ‘특별검사’ 임명을 끌어내기 위한 작전이었다. 그는 언론에 공개한 친구를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로 있는 좋은 친구”라고만 밝혔으나 NBC 뉴스는 해당 교수가 코미 전 국장이 2013년 이 대학에 연구직으로 잠시 몸담았을 때 함께 일했던 대니얼 리치맨이라고 전했다. 그는 “내 판단은 이 문제(수사 중단 압력)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내 친구 중 한 명에게 그 메모를 기자와 공유하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특검이 임명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의도대로 ‘로버트 뮬러 특검’ 임명이 이뤄졌다. 코미 전 국장은 ‘메모 유출’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해임한 직후인 5월 12일 트위터에 ‘코미는 대화 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면서 “그 이후 나는 5월 14일 한밤중에 잠이 깼다. 처음에는 우리 대화에 관한 확실한 증거물이 있는지 없는지 분명하지 않았으나 테이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1월 6일(트럼프타워에서의 첫 만남)의 대화 때문에 처음부터 좋지 않았다”면서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정부 때는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를 기록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기업을 경영할 때 카지노 규제 담당자나 연방관료들과 비밀 협상으로 수사를 끝내려고 시도했으며 상대방에 대한 공격이 항상 성공적이었다고 주변에 자랑했으나, 자신의 해임 등을 미리 예견하고 철저하게 준비한 코미 전 국장과의 일전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코미 “트럼프의 수사중단 요구 매우 충격적…거짓말 우려해 기록”

    코미 “트럼프의 수사중단 요구 매우 충격적…거짓말 우려해 기록”

    임기를 6년 넘게 남겨두고 지난달 9일(이하 현지시간) 돌연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청문회는 공개적으로 이뤄졌다.앞서 코미 전 국장은 서면 증언 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의 중단을 요구하고 충성을 강요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러시아 스캔들이란 지난해 미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당시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6월 ‘구시퍼2.0’이라는 이름의 해커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선 후보가 속한 민주당의 전국위원회 내부 자료를 해킹해 공개했는데, 이 일을 놓고 미 언론은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를 도와 클린턴 후보를 궁지로 모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해 7월 FBI는 러시아 스캔들 내사에 착수해 국가정보국(DNI), 중앙정보국(CIA), 국가안보국(NSA)과 함께 지난 1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미 대선 개입을 지시했다”는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이날 3시간에 걸친 공개 청문회에서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정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메모로 남기게 된 이유와 그 메모를 언론에 공개한 과정, 청문회에 나서게 된 배경 등도 자세히 밝혔다. 코미 전 국장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회동 때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그의 핵심 측근인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의 중단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코미 전 국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에서 “마이클 플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나는 당신이 이 사건을 놔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나는 이것을 수사를 중단하라는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요청이 “매우 충격적이었다”는 소회도 드러냈다. 사실상 수사 중단 압력으로 받아들였다는 주장이다.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해서는 “러시아 수사와 관련해 법적으로 유죄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태”라고 말했다. 당시 문제의 대화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각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왜 반박하지 않았느냐는 위원의 지적엔 “훌륭한 질문이다. 내가 더 강했더라면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나는 당시 그와의 대화에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고 답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법적으로 FBI 국장을 해임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트럼프 정부는 ‘(코미 리더십 아래의) FBI는 아주 혼란스러웠고 형편없이 이끌어져 왔으며, 직원들이 코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비난함으로써 나의 명예, 그리고 더 중요한 FBI의 명예를 훼손하는 길을 선택했다”면서 “그런 것들은 거짓말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해임한 사유에 관해 설명을 바꾸는 것을 보고, 특히 러시아 관리들에게 ‘러시아 때문에 엄청난 압력에 직면했는데 이제 덜어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워지고 매우 우려스러워졌다”고 언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반복적으로 나한테 ‘일을 아주 잘하고 있다. 계속 일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다”면서 “그런데 TV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때문에 해임했다고 내게 말했다’는 것을 보고 혼란스러워졌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해임당한 사유에 대해선 “확실하지는 않다”고 전제한 뒤 “내가 러시아 수사를 하는 방식이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압박을 가하고, 그를 화나게 했기 때문에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됐다는 게 내 판단이다. 어떤 면에서는 러시아 수사가 진행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의도에서 내가 해임된 것이다.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한 이른바 ‘코미 메모’를 남긴 이유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우리 만남의 성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했다.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나는 나와 FBI를 방어하기 위해 기록을 해야 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처음 알려진 코미 메모의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과정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해임한 직후인 금요일(지난달 12일) 트위터에 ‘코미는 대화 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면서 “그 이후 나는 월요일(지난달 14일) 한밤중에 잠이 깼다. 처음에는 우리 대화에 관한 확실한 증거물이 있는지 없는지 분명하지 않았으나 테이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판단은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내 친구 중 한 명에게 그 메모를 기자와 공유하라고 했다. 여러 이유로 내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친구에게 부탁했다. 그렇게 하면 특별검사가 임명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코미 전 국장은 코미 메모를 기밀로 분류하지 않은 데 대해선 “내 입장에선 이 충격적인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잘 보전하며, 상원 정보위가 이 기록을 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언젠가 이런 것들이 기밀로 분류되면 그때는 일이 꼬여 그들도 얽매여 (공개가)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선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손성진 칼럼] 탈원자력, 탈석탄 그후

    [손성진 칼럼] 탈원자력, 탈석탄 그후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탈원자력, 탈석탄이다. 반핵,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이다. 원자력과 석탄의 매력은 무엇보다 발전 원가가 싸다는 데 있다. 원가 순위를 보면 대체로 원자력, 석탄, LNG, 태양광(대), 풍력(육상), 바이오매스, 석유 순이다. 그러나 러시아 체르노빌과 일본 후쿠시마 사고에서 보듯 원전 사고의 피해는 원자폭탄 폭격에 버금가는 재앙이다. 발전 원가가 가장 싸지만 위험도 가장 큰 두 얼굴을 지닌 에너지가 원자력이다.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에 무력하게 붕괴되면서 원전에 대한 불신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독일, 스위스, 대만 같은 국가들이 원전을 포기했다. 세계 최대의 원전 국가인 프랑스도 원전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우리도 같은 길을 걸으려 한다. 왜곡과 과장 논란 속에서도 40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원전 재난 영화 ‘판도라’도 반핵주의에 힘을 실어 줬다. 원전은 국가의 선택 문제이며 이념과도 결부돼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어느 나라에서나 반핵 시위는 격렬해졌다. ‘원전 제로’를 내걸고 당선된 진보 성향인 대만 차이잉원 총통은 2025년까지 전력 생산의 14%를 담당하는 원전 3기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역시 탈원전을 공약한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률 28%인 신고리 5, 6호기의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0년간 운전연장 허가를 받았던 국내 최고(最古) 고리 1호기도 오는 18일 영구 정지된다.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도 2022년 5월까지 임기 내에 모두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전력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석탄 화력 34.1%, 원자력 28.8%로 둘을 합치면 63%에 이른다.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발전 원가가 싼 두 전력원의 포기는 전기요금 상승이라는 필연적인 부담이 따른다. 17기의 원전 가동 중단을 결정한 독일은 지난 12년 동안 전력요금이 78%나 올랐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도 LNG나 태양광으로 대체하면 대략 20%가량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위험과 건강 피해를 회피하는 대가로 그만한 부담을 질지 국민적 동의를 구해야 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친환경 에너지임이 틀림없지만 부산 같은 대도시보다 더 큰 부지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경제·산업적인 측면에서의 원자력의 중요성이다. 25기의 원전을 가진 한국은 건설·운영에서도 원전 강국이다. 원전 기술과 인력을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함으로써 총 76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과 같은 막대한 경제적 이득은 거의 포기할 수밖에 없다. 국내 원전 관련 기업도 500개가 넘는다. 짓고 있는 원전 건설에 이미 투입된 매몰 비용도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다. 그런 한편으로 후쿠시마 사고 후 전체 원전 54기의 가동을 중단했던 일본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참고할 만하다. 일본이 다시 원전을 재가동하는 데 걸린 기간은 23개월에 불과했다. ‘모든 원전의 가동 중단은 일본의 집단자살’이라고 한 센고쿠 요시토 전 관방장관의 발언이 결코 과격하지 않았음을 깨달은 시간이다. 이가타 원전 등 4기는 이미 재가동에 들어갔고 모두 12기가 재가동 합격 판정을 받았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 당시 2030년까지 ‘원전 가동 제로’를 실행하겠다고 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약속을 아베 신조 정부가 뒤집은 것이다. 일본의 원전 정책 전환 배경은 앞서 말한 두 가지 이유와 같다. 원전 가동 중단 이후 일본의 전기요금은 가정용이 20%, 산업용은 30% 급등했다. 반면 원전 관련 회사들의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다. 142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의 대표 기업 도시바는 원전 건설 자회사 웨스팅하우스의 경영 악화로 반도체 사업마저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탈원전을 선언한 이상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원전과 석탄화력을 제외할 때 어떤 에너지 믹스를 선택하는 게 최선인지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관련 산업의 손실을 어떻게 줄일지 지금부터 깊이 고민해야 한다.
  • 강경화 “사드 공론화 부족… 국회 논의 필요”

    강경화 “사드 공론화 부족… 국회 논의 필요”

    김이수 “시민군 판결 지금도 고통” 김동연 “종부세 강화 검토 안 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일제히 열린 7일 여야는 적격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당초 이날 예정됐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도 진통 끝에 연기됐다.강경화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위장 전입과 부동산 투기 등의 의혹과 관련, “저와 제 가족의 사려 깊지 못한 처사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에 대해 “핵심은 국내 공론화가 부족했고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라면서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와 관련해서도 비핵화 진전과 국제사회의 대북 기조 변화를 전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국가들과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이수 후보자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처벌에 앞장섰다는 논란에 대해 “제 판결로 지금까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당시 반대 의견을 낸 것과 관련, “헌법해석 범위 내에서 쓴 것이라 특별한 부담감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동연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대해 “해마다 15.7%씩 올려야 하는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문제가 있어서 같이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법인세 인상에는 “비과세·감면 등 다른 측면을 고려한 다음 생각할 것”, 종합부동산세 강화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각각 답변했다. 여야는 이날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를 논의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9일 재논의하기로 했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의 대치 전선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대부분 해소됐다”며 후보자 모두 적격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강경화·김상조·김이수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 또는 지명 철회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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