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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혁명 전력수요 반영해도 8차수급 거의 안 변해”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전력 수요를 모두 반영한다고 해도 미래 전력 수요 예측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정책심의회 등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수요를 반영해 2030년 8차 전력수급계획을 다시 짠 결과 전력 수요가 11.3GW 감소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정부는 이런 전망치를 지난 7월 발표했으나 당시에는 4차 산업혁명 수요를 반영하지 않아 전력 수요 감소 규모가 크게 나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에서 전기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은 전기차, 드론 등 배터리 충전용과 광대한 정보를 처리해 주는 데이터센터인데 핵심인 전기차는 이미 100만대(350만㎿)를 가중해 수요로 반영했고 데이터센터는 물리적으로 한국에 둔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스마트공장 등은 자동화를 넘어선 디지털화로 전력 수요가 오히려 줄어드는 부분이 있어서 현재로서는 초안에서 달라질 게 크게 없을 듯하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중요한 데이터센터는 지진이 없고 전기요금이 저렴한 곳에 설치해야 하는데 국내에 둘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독일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과 대만의 최고층 건물인 ‘타이베이101’은 각각 스마트공장과 스마트건물로 정비 이후 전력 소비가 25~3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력정책심의회 관계자도 “4차 산업혁명 수요는 대폭 조정될 내용이 아니며 초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전력 수요가 초안대로 확정되면 이를 토대로 최대 2% 포인트(22%→20%) 낮추기로 한 적정 전력설비 예비율 역시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부는 다음달 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을 최종 반영해 적정 예비율 등을 조정,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고리 응답자 30% 시민참여단 희망

    2만명 전화조사… 응답율 50%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중단·재개를 묻는 1차 전화 조사가 지난 9일 끝났다. 1차 조사 결과는 숙의 과정 비교 자료로 쓰기 위해 오는 10월 20일 정부에 권고안을 낼 때 공개될 예정이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10일 전화 조사 결과와 구체적인 설문을 공개했다. 조사 대행을 맡은 한국리서치 컨소시엄은 만 19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9만 570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이 가운데 3만 9919명(접촉률 44.0%)이 받아 2만 6명이 조사에 응했다. 응답률은 50.1%로 다른 조사에 비해 높았다. 시민참여단 참가 의향을 밝힌 응답자는 총 5981명(29.8%)이다. 공론화위는 건설에 대한 의견과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5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할 계획이다. 첫 번째 질문은 공론화위가 구성돼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가였다. 두 번째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냐’고 묻고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 ‘잘 모르겠다’로 구분해 응답을 받았다. ‘건설 중단’을 답한 응답자에게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고 ▲체르노빌·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위험이 상존해서 ▲핵폐기물은 수십만년간 방사선을 방출해 인류 생존을 위협해서 ▲핵폐기물 처분과 폐로 등 비용을 감안하면 비싼 발전 방식이어서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세계적인 추세여서 ▲기타 ▲잘 모르겠다 중 고르도록 했다. ‘건설 재개’를 택한 응답자에게도 이유를 물었다. 보기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가계와 기업에 부담이 증가할 수 있어서 ▲전력공급 안정성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서 ▲원전 건설이 중단될 경우 2조 8000억원의 피해 비용이 발생해서 ▲일자리 감소 및 원전 수출 기회 등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 같아서 ▲기타 ▲잘 모르겠다 등이었다. 그다음으로 원자력발전을 확대할지·현상 유지할지·축소할지를 묻고, 시민참여단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 역사의식 없는 정부… 천안함 기림비도 “가치 없다” 졸속 반출

    [단독] 역사의식 없는 정부… 천안함 기림비도 “가치 없다” 졸속 반출

    문화재청이 지난해 말 평택기지로 반출을 승인한 용산 미군기지 내 기념물 55점은 대부분 주한미군과 관련된 것들이다. 따라서 얼핏 가볍게 생각하면 ‘미군 기념물을 미군이 가져가겠다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볼 수도 있다. 문화재청도 이런 판단을 토대로 반출을 승인했을 수 있다.하지만 이는 역사의식이 결여된 편의주의적 사고로, 특히 공무원들이 이같이 사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역사나 문화재, 기념물을 통시적(通時的) 관점에서 보지 않고, 단일 물품(item)처럼 사고하는 단편적 시각이 정부의 판단을 지배할 경우 우리 역사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주한미군의 기념물이라고 모두 반출을 허용해 버리면 지난 60여년간 축적된 ‘용산의 현대사’가 통째로 공동화(空洞化)되는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다.서울신문이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용산 미군기지 내 기념물·기념비 이전 평가 결과 목록’을 살펴보면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13일 단 하루 만에 미군 측이 요구한 용산기지 내 기념물 68점 중 55점에 대해 반출을 승인했다.문화재청은 이날 1차 서면평가만으로 미군 측이 요구한 용산기지 내 기념물 68점 중 51점에 대해 ‘주한미군 역사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모두 이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미7사단 소속 코이너 소위의 이름을 딴 캠프 코이너 안내 동판, 첫 미국고문사절단장 윌리엄 로버츠 장군을 기리는 로버츠 광장 안내 동판, 6·25전쟁이 발발하자 미 제8군 사령관으로서 인천상륙작전을 비롯한 낙동강전투 등을 지휘한 워커 장군을 기리는 동상과 안내판 등이 포함됐다.또 이순신 장군 동상과 천안함 관련 기림비, 석탑, 석등 등에 대해서는 “최근에 조성된 것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반출을 승인했다. 문화재청은 같은 날 2차 현지실사를 통해 기념물 4건을 추가로 반출 승인했다. 졸속 심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반면 문화재청이 용산에 보존하기로 결정한 것은 포탄병기념비, 조선시대 남단 유적터, 조선시대 문인석상, 일제시대 초소 등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조사팀 명단 공개 요청엔 “불가” 문화재청이 이처럼 반출을 승인한 55점 가운데 지난 6월까지 윌턴 H 워커 장군 동상 등 12점이 평택기지로 이전 완료됐다. 나머지 43점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용산 미군기지 이전과 함께 모두 이전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반출을 승인한 조사팀의 명단을 공개해 달라는 서울신문의 문의에 대해 “한·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문화재보호분과회의의 ‘주한미군기지 내 문화재 조사를 위한 절차서’ 규정상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신주백 연세대 국학연구원 교수는 “정부의 판단 기준은 단순히 ‘용산기지 조성 후 미군과 관련이 됐느냐, 안 됐느냐’”라면서 “기념물 하나하나로 판단할 것이냐 역사적, 공간적 차원에서 판단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한국 정부는 기념물 하나하나에 대한 판정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김천수 용산문화원 역사문화연구실장도 “결국 기나긴 용산 군사기지 역사에서 미군이 주둔했던 역사는 소거해 버린 것”이라면서 “일제강점기까지의 역사만 용산의 역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역사라는 것은 단편적으로 볼 게 아니라 유적이나 돌 하나도 전체 맥락 속에서 역사성을 지닐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반출을 허가한 캠프코이너 안내 동판의 코이너 소위는 단순히 주한미군 역사와 관련된 인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국전쟁에 참전해 사망한 군인으로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전 승인된 나이트 필드 기념비도 3사단 7보병연대 F중대 소속의 노아 나이트 일병의 이름에서 따왔다. 나이트 일병은 1951년 11월 23~24일 고왕산 부근 고지에서 일어난 전투에서 급조폭발물을 휴대한 채 아군 진지로 돌입하는 중공군을 저지하다 폭발로 중상을 입었다. 미국은 나이트 일병의 탁월한 용기를 인정,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김 실장은 “나이트 필드는 한미연합군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의 주요 의식이 치러졌던 곳”이라면서 “군 수뇌부와 역대 대통령들이 이곳에서 행사를 치렀는데 이를 가져가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1차 서면조사에서 반출을 승인한 한국전쟁 미군 기념비(만주사변 전사자 충혼비)는 미군 역사와만 관련이 됐다고 볼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본래 충혼비는 일본군이 1931년 만주사변에서 사망한 일본군 병사들을 추모하고자 1935년 용산기지 자리에 세웠다. 주한미군이 1953년 용산기지 주둔을 시작하면서 충혼비의 비석을 교체해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전사자 기념비로 재건립했다. 이는 일본군 병참 기지에서 미군기지로 외국군의 주둔지가 됐던 용산의 역사를 반영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화재청은 이에 대해 “주한미군 역사와 관련성이 높고, 원형이 심하게 손상됐다”는 이유를 들어 반출 승인했다. 신 교수는 “충혼비는 한국을 식민 지배한 일본의 역사이기도 하고, 한국을 구해준 미군의 역사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면서 “미군이 여기에 얹혀서 기념비를 만들었으니 미군이 가져가도 된다고 하는 것은 한·미 기억이 공존하는데 우리는 이를 소거시켜 버리고 미국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용산기지 역사화’ 공론화 필요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이처럼 역사에 대한 주체 의식 없이 기념물 반출을 허가함에 따라 용산기지 이전 후 조성되는 국가공원도 ‘미군 주둔의 역사’는 빠진 허울뿐인 국가공원이 될 공산이 커졌다고 우려한다. 신 교수는 “1953년부터 현재까지 미군이 주둔했던 64년간의 세월을 어떻게 역사화할 것인가에 대한 아무런 고민이나 시야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김 실장은 “미군 존재의 흔적을 모두 소거하면 미군 주둔의 역사가 어떻게 설명되겠느냐”면서 “기념물을 되돌려받지 못한다면 이를 기록할 표지석이라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용산기지를 어떻게 역사화할 것인지 공론화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용산국가공원 사업은 국토교통부에서만 맡고 있는데, 다양한 주체가 공원 조성 과정에 참여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국무총리실 산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성남시 청년배당 ‘2017 올해의 브랜드 대상’ 수상

    성남시 청년배당 ‘2017 올해의 브랜드 대상’ 수상

    경기 성남시는 3대 무상복지중 하나인 청년배당이 ‘2017 올해의 브랜드 대상’ 정책분야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통참여도시 분야 대상에 선정되며 2관왕을 달성했다. 2017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성남시의 ‘청년배당’은 서울시의 ‘서울역 7017 프로젝트’, 경기도의 ‘따복공동체’와 경쟁 끝에 최종 대상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청년배당은 우리나라 최초로 기본소득 개념을 적용한 정책이다. 취업난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청년들을 응원하고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청년 복지문제를 공론화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성남시는 SNS 시민소통관제를 도입해 시민불편사항을 신속히 처리하고, 시민예산참여축제를 통해 시민의 시정 제안을 이끌어내는 등 시민과의 소통강화를 위해 노력하며 ‘소통참여도시’ 분야 대상을 받았다. 브랜드 대상은 언론보도, SNS, 주요 포털사이트의 콘텐츠 평판과 전문기관 인증 등 기초조사를 통해 도출된 후보 브랜드 가운데 온라인 및 모바일, 일대일 전화 설문 등 대국민 브랜드 투표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김옥인 성남시 복지국장은 “성남시의 청년배당이 서울시와 경기도의 우수한 정책과 경쟁을 펼쳐 수상하게 되어서 매우 기쁘다”며 “성남시는 청년이 미래를 꿈꾸는 도시, 시민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도시를 위하여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서울대 ‘신고리 공론화委 활동’ 감시한다

    새달 20일 공사 중단·재개 권고안 제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검증한다. 공론화위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무실에서 사회발전연구소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검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연구소는 공론화 과정의 신뢰성·중립성·투명성을 제3자 입장에서 검증하기 위한 독립기구인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검증위원회’를 운영한다. 숙의 과정에서 제공되는 원전 찬반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는 검증위원회와는 별개다. 연구소가 맡는 검증위원회는 공론화위 구성 및 운영부터 시민참여단 선정을 위한 조사 설계, 숙의과정 및 대국민 소통 노력 등 공론화 전 과정을 검증한다. 검증위원회는 김석호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이 대표를 맡고, 박형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법·제도부문), 박민규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조사부문),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숙의부문),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소통부문) 등이 참여한다. 검증위원들은 소통협의회에 참여하는 건설 중단·재개 양측 대표자와 협의해 구성됐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지적과 평가뿐 아니라 공론화 과정 중에 챙길 게 있으면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할지, 재개할지를 물어보는 1차 전화조사는 이번 주말 2만명의 응답을 채워 완료될 예정이다. 공론화위는 다음주 1차 전화조사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 가운데 5·6호기 건설에 대한 의견, 성별, 연령을 고려해 500명을 시민참여단으로 선정한다. 시민참여단은 오는 16일 충남 천안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갖고 10월 13일부터 2박 3일간 합숙토론에 들어간다. 오리엔테이션에서 2차 조사, 합숙 첫날 3차 조사, 합숙 마지막 날 4차 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10월 20일 5·6호기 공사중단 또는 재개에 대한 응답 비율을 포함한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여권의 잇단 ‘김동연 패싱’, 정책 불신 부른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여당 지도부가 연일 부동산 보유세 인상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소득세·법인세 인상에 이어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을 위한 공론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당의 증세 드라이브로 막판에 법인세와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 인상으로 급선회한 지난 7월 정부의 세법 개정 작업 당시와 ‘판박이’다. 그때처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소외되는 이른바 ‘김동연 패싱’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 3일 부동산 후속 대책 발표를 이틀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 방안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튿날인 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에는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부동산 보유세 문제에 대해 기획재정부에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발 더 나갔다. 어제는 우원식 민주당 원대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아 정책조정회의에서 “부동산 다소유자 추가 제재 등 꺼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잇따른 여당 지도부의 보유세 인상 언급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김 부총리가 4일부터 러시아 출장 중이라 아무 입장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 ‘보유세 인상 등 정책의 검토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뒤늦게 선을 그었지만, 여당이 ‘부자증세 2탄’인 보유세 인상을 위해 총대를 멨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집권 여당의 지도부가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근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방법과 시점 역시 중요하다. 경제정책 특히 부동산 대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경제정책 수장이 보유세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히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보유세 인상을 들고나온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정책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 영향을 준다. ‘김동연 패싱’이 되풀이된다면 앞으로 과연 시장에서 김 부총리의 말이 통하겠나. 여당의 ‘조급증’이 당정의 엇박자로 비칠 뿐 아니라 부총리 흔들기로 보일 수 있다는 건 왜 모르나.
  • 서울시 행사 초대 못 받는 대형 프랜차이즈 푸드트럭

    전국 첫 영세상인 보호 조례 제정 앞으로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국·공유지, 공공기관 주관 행사에는 ‘프랜차이즈 푸드트럭’의 참여가 제한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음식판매자동차 영업장소 지정·관리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7일 밝혔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창업이 가능한 푸드트럭 업계로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사업 확장이 이뤄지면서 영세상인의 보호 필요성이 대두된 데 따른 조치다. 푸드트럭은 취업 애로 청년과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2014년에 처음으로 합법화됐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가 점차 푸드트럭 업계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내용은 200여명의 푸드트럭 운영자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처음 알려졌다. 채팅방에 함께 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소상공인지원과에 내용을 확인하면서 공론화됐다. 실제로 서울시 확인 결과 커피, 치킨 등의 프랜차이즈가 신제품 행사 등을 이유로 푸드트럭을 통해 판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례 개정안이 시행되면 서울 시내 6곳에서 열리는 ‘밤도깨비야시장’을 비롯해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각종 축제와 행사, 국·공유지 내 영업장소에서는 프랜차이즈 푸드트럭이 영업할 수 없게 된다. 곽종빈 소상공인지원과장은 “프랜차이즈의 푸드트럭 참여 제한은 서울시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프랜차이즈 업체가 푸드트럭으로 완전히 진출한 뒤에 법을 만들면 취약한 푸드트럭 업계가 견디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선제적으로 조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사유지에 대해서도 프랜차이즈 업체의 푸드트럭 진입 규제를 위해 중앙부처의 법령 개정 등을 협력할 계획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정미 “박근혜 사드는 절대악이고, 문재인 사드는 괜찮은 것인가”

    이정미 “박근혜 사드는 절대악이고, 문재인 사드는 괜찮은 것인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7일 이른 시간에 경북 성주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결정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박근혜 시대의 사드는 절대악이고 문재인 시대의 사드는 아닌 것이냐”면서 강하게 비판했다.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전날부터 성주 사드 기지(옛 성주골프장) 앞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경찰이 농성을 강제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주민 22명과 경찰관 5명이 다쳤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한 오늘 새벽, 소성리의 평화는 무너졌다”면서 “절차도 효용성도 입증되지 않았다며 사드 배치를 반대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의 약속은 어디로 갔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대선 후보 시절 충분한 공론화와 민주적 절차로 사드 문제를 처리하겠다던 문 대통령이었다. 정부 출범 초에도 사드 배치 진상규명, 국회 공론화,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세 가지 약속을 내놓은 바 있다”면서 “그런데 잇단 사드 기습 배치로 모든 약속을 뒤집어놓았다. 정부는 이번 사드 배치가 임시조치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는 말장난이다. 공약 파기를 우습게 여기는 건 박근혜 대통령 하나로 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표는 “국민은 문재인 정부가 이전 박근혜 정부와 한반도 정책이 과연 무엇이 다른지 묻고 있다. 강 대 강 대결로 상황을 악화하는 방식만 남게 된다면 정의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안보 관계자들을 상대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정의당은 다시 한 번 사드 임시배치의 무기한 연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같은 당의 김종대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정부 당시의 사드 조기 배치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국방부를 조사했고, ‘사계절 환경영향평가를 주민 참여 속에 실시하겠다’고 약속하던 두 달 전의 문재인 정부는 온 데 간 데 없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정부의 진정성에 환호했고, 이제 지난 정부의 안보 적폐도 해소되기를 기쁜 마음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불과 두 달 만에 이 약속은 짓밟혔다. 그것도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참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낙연 총리 ‘취임 100일 회견’ 연기…사드 상황 주시

    이낙연 총리 ‘취임 100일 회견’ 연기…사드 상황 주시

    취임 100일을 맞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를 둘러싼 갈등 상황을 고려해 기자간담회를 연기했다.총리실은 7일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사정에 의해 취임 100일 오찬간담회는 연기됐음을 양해 바란다’고 공지했다. 이 총리는 사드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로 밤새 경북 성주에서 반대시위가 벌어지는 등 급박한 상황에서 취임 100일 소회를 밝히거나 축하받는 자리를 갖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순방 중이라 이 총리가 성주 상황을 비롯해 국정 전반을 챙겨야 하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민의 관심이 많고 갈등 소지가 큰 ‘4대 이슈’는 직접 대책을 마련하거나 갈등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가 밝힌 4대 이슈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식품안전시스템 구축 ▲신고리5·6호기 원전 공론화 ▲수능개편 등 교육현안 ▲사드배치 문제 등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 1차 전화조사 1만명 넘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1차 조사 진행 결과 지난 5일 기준 1만 4000여명(목표 달성률 약 71%)이 응답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론화위는 공론화 과정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제3의 독립기구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공론화위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무실에서 제8차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논의·확정했다. 우선 1차 조사 진행 결과 지난 5일 오후 9시까지 1만 4379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2만명 대비 71.9%의 달성률로 이대로 진행되면 오는 10일까지 1차 조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석 공론화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민참여단에 참가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분들에게도 다시 참가 의사를 확인하는 전화를 걸고 있다”며 “이미 시민참여단 500명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명수는 채웠지만, 그럼에도 참여 비중이 늘면 늘수록 최종 선발되는 시민참여단 분들의 국민 대표성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참여를 더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 구성 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재개, 유보 의견의 분포와 성, 연령 등을 고려하기로 했다. 지역분포도 고려하되, 지역주민에 대한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일정 부분 추가 할당은 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 대표성이 무너져 조사결과의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희진 공론화위 대변인은 “가중치를 부여할 지역주민의 개념과 범주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 설정이 어려워 이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 또한 쉽지 않은 과제”라면서 “다만 지역관계자 의견과 입장은 숙의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에게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론화위는 공론화위를 객관적이고 중립적 입장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제3의 독립기구인 검증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숙의 과정에서 제공되는 원전 찬반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는 검증위원회와는 별개다. 공론화위는 소통협의회에 참여하는 건설 중단·재개 양측 대표자와 협의해 검증위원 등을 구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광주지역 순회 토론회가 7일 오후 3시 20분에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다. 행사 주관은 한국지방자치학회이며, ‘지역적 관점에서 에너지정책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정치권, 소년법 개정 논의로 ‘시끌’…류여해 “그렇게 간단치 않아”

    정치권, 소년법 개정 논의로 ‘시끌’…류여해 “그렇게 간단치 않아”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을 계기로 소년법 개정·폐지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지도부도 6일 이를 거론하고 나섰다.대다수는 개정을 신중 검토하겠다고 한 반면, 류여해 한국당 최고위원 등 일부는 개정·폐지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난폭해진다”며 “부산 여중생 폭력사건은 중학생이 저지른 사건이라고 보기엔 수법이 너무 잔인해 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특히 “청소년 범죄가 심각하고 잔인해지는 경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10대의 잔인한 범죄가 연이어 알려진 뒤 소년법 개정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청소년은 청소년 범죄가 저연령화, 흉포화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관련법 개정 논의를 신중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소년법을 개정, 더 큰 범죄를 부르는 데 대해 강력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최고 형량이) 15년으로 돼 있는데 20년으로 늘리는 법안을 저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연 정책위의장 역시 “학교 폭력이 학생 수에 반비례해 증가하고 있다”며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특정 강력범죄를 저지르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지 않도록 소년법을 개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오는 8일 부산 여중생 폭력사건 등 잇단 학교 폭력에 대한 종합대책 마련을 위해 긴급 정책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반면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 연석회의에서 “부산 여중생 사건으로 소년법 논란이 뜨겁다. 표창원 (민주당)의원이 소년법 개정을 주장하고 항간에 폐지까지 나오는데 소년법은 그렇게 간단히 만들어진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공론화하는 건 맞지만 폐지를 쉽게 운운하는 것은 절대 안될 문제”라고 했다. 앞서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유재중 의원은 전날 부산경찰청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청소년이 점점 빨리 성숙하고, 성인 못지않은 범죄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당과 국회 차원에서 소년법을 폐지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특례 대상) 나이를 낮추든지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류 최고위원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청소년은 보호되어야 하지만, 관련 법이 악용돼서도 안 된다”며 “극악무도한 청소년범죄에 대해 예외적으로 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인성교육 강화 등을 통한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곡절 많은 삶’ 마광수…필화 사건 상처로 극심한 우울증

    ‘곡절 많은 삶’ 마광수…필화 사건 상처로 극심한 우울증

    5일 별세 소식이 전해진 마광수 전 연세대 교수는 ‘즐거운 사라’ 필화 사건으로 성윤리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며 곡절 많은 삶을 살았다.고인은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나왔다. 성에 대한 가감없는 묘사가 담긴 소설로 널리 알려졌지만 문학 인생의 출발은 시였다. 윤동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77년 현대문학에 ‘배꼽에’ 등 6편의 시가 추천되며 등단했다. 28세에 대학 교수로 임용되면서 천재로도 불렸다. 고인은 1991년 소설 ‘즐거운 사라’를 펴내고 이듬해 10월 음란물 제작·반포 혐의로 구속되면서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즐거운 사라’는 여대생 ‘사라’가 성 경험을 통해 자기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성 문제를 음지의 영역에서 공론장으로 끌어내야 위선적 성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게 고인의 신념이었다. 그러나 ‘즐거운 사라’가 변태적 성행위와 스승·제자의 성관계 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음란물’이라는 혐의를 받으면서 예술과 외설의 구분, 창작과 표현의 자유로 논쟁이 번졌다. 고인이 구속되자 문학계뿐 아니라 미술·영화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구명운동을 벌였다. 대다수 문화예술인은 고인의 구속수감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권력의 시대착오적 탄압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3년간 재판 끝에 1995년 6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당시 법원은 “정상적인 성적 정서와 선량한 사회풍속을 침해하고 타락시키는 정도의 음란물까지 허용될 수 없다. 이 소설은 그 한계를 벗어난 것이 분명하다”며 ‘즐거운 사라’를 음란물로 판정했다. 고인은 대법원 확정판결로 해직된 이후 복직과 휴직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8월 정년퇴임했다. 해직 경력 탓에 명예교수 직함도 얻지 못했고 필화 사건의 상처와 동료 교수들의 따돌림에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광마집’(1980)부터 ‘모든 것은 슬프게 간다’(2012)까지 시집 여섯 권에서 작품들을 골라 올해 초에 낸 ‘마광수 시선’(페이퍼로드)이 마지막 책이었다. 그는 당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울하다”, “서운하다”라는 짧은 말을 반복했다. 최용범 페이퍼로드 대표는 “책을 내며 강연회를 계획했지만 우울증세가 너무 심해 하지 못했다. ‘사회적으로 학살당했다’며 트라우마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필화 사건 이후에도 작품활동을 했지만 자기검열 탓에 과거처럼 적극적이지 못했다. 소설 ‘광마일기’(1990)와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1989), 에세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1989) 등 필화 이전의 작품들이 대표작으로 남아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그보다 10년 전 쓴 동명의 시에서 제목을 따온 것이다. “화장한 여인의 얼굴에선 여인의 본능이 빛처럼 흐르고/ 더 호소적이다 모든 외로운 남성들에게/ 한층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가끔씩 눈물이 화장 위에 얼룩져 흐를 때/ 나는 더욱 감상적으로 슬퍼져서 여인이 사랑스럽다/ 현실적, 현실적으로 되어 나도 화장을 하고 싶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부분)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영무 국방장관 “미국에 항모·핵잠수함 등 정례적 확장억제자산 배치 요구”

    송영무 국방장관 “미국에 항모·핵잠수함 등 정례적 확장억제자산 배치 요구”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핵 도발 위협 고조에 따른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논란에 대해 “의원들과 언론 일부에서 전술핵 배치 요구가 강하니 정기적, 정례적인 억제 자산 전개를 한반도에 하는 게 좋겠다는 요구를 미국에 했다”고 말했다.송 장관은 4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현안 업무보고에서 최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전술핵무기 재배치가 거론돼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와 같이 답했다. 송 장관은 “부산항, 진해항, 제주항에는 ‘포트 비지트’(항구 접안)할 때 요금도 안 물고, 서비스를 잘할 테니 항모전단, 핵잠수함, 폭격기가 들르는 것이 좋겠다 하는 의미에서, 정례적 전략 자산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그런(일부 의원과 언론 보도) 얘기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한국 특파원들하고 그런 얘기를 하니까 ‘전술핵 얘기도 나왔다, 전술핵 (재배치) 요구를 했다’는 것처럼 확대 해석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 탑재를 한다면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국내에서도 강력히 제기될 것’이라는 지적엔 “강한 요구를 예상하지만, 한미 간 비핵화 문제와 국제 관계, 대북 문제에서 깊이 검토해 나갈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송 장관은 이어 “정책을 바꾸려면 국회에도 설명을 자세히 해야 하고, 단계를 거쳐 공론화도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언근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원장 “토지 종세분화 재정비 시급”

    신언근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원장 “토지 종세분화 재정비 시급”

    서울시가 2003년 주거환경의 악화와 슬럼화를 막기 위해 주거지역을 보다 세밀하게 관리한다는 명목 하에 전격적으로 실시한 일반주거지역의 종세분화가 14년이 흐른 지금, 오히려 주거환경을 악화시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시의회가 이를 재정비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서울시의회 정책연구위원회 신언근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관악4)은 지난 9월 1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 이후 공동주택의 도시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종세분화 재정비 필요성을 공론화 했다. 이 날 토론회에는 주최자인 신 위원장을 비롯한 고세범 한아 도시연구소 이사의 주제발표가 있었고,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박소영 국토연구원 도시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장남종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이석근 관악발전협의회 초대회장, 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과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신 위원장은 개회사와 주제발표를 통해 서울시 도시계획은 5년마다 재정비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2003년도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이후 14년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여전히 재정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처럼 해묵은 종세분화 결과가 ① 바로 인접지 종세분 결과에 차이가 커 지역간 형평성 문제, ② 종세분화 이전 합법적으로 건축된 공동주택에 대한 과도한 밀도규제로 재정비가 어려운 문제, ③ 간선가로 확폭 등 기반시설 정비에도 불구하고 인접 토지의 종세분은 조정되지 않는 문제 등을 낳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로 주제발표를 한 고세범 이사는 현 종세분화는 밀도 중심의 관리 지침으로 인하여 실제 주거환경을 고려한 관리제도로서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대안으로, 지역 특성을 고려한 탄력적 용도 지역제 운영, 형태기반조인 체계도입 검토, 결합건축 등 용적율 이양제도의 활용과 같은 정비방안을 제시했다. 다음으로, 토론자로 나선 박소영 책임연구원은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용적률 인센티브 강화를 위한 2.5종 일반주거지역의 운용을 대안으로 제시했고, 장남종 연구위원은 노후 공동주택의 새로운 재생전략이 필요하다며 단지규모별/노후정도/형태별에 맞는 맞춤형 재생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석근 관악발전협의회 회장은 종 구분을 없애고 그 지역의 문화, 역사, 미관, 지형여건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건축허가를 내줌으로써 밀도와 높이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게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신 위원장은 맺음말에서 지난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종세분화로 인한 피해지역 주민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시의회에 11건이나 되는 청원을 냈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해 대부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면서, 이제는 서울시가 미래지향적인 열린 자세로 생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에 대한 조속한 재정비 계획 수립을 강하게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다이애나 스펜서 전 영국 왕세자비. 이미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뒤였지만 그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높았고, 그녀는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파파라치의 카메라를 피해 다녀야만 했다. ● 다이애나 사망 20주기,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에 불 지핀 언론 지난 31일로 다이애나 사망 20주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편히 쉴 수 없다. 언론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헤집고 들춰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영국 준공영방송 채널4가 방송한 ‘다이애나 다큐멘터리’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언론의 국민 알 권리 보장 논란에 불을 지폈다.해당 다큐멘터리는 다이애나가 생전 연설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찍은 영상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찰스 왕세자와의 불화, 왕실 경호원과의 불륜,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갈등 등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다이애나 측근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방영 취소를 요구했다. 유족이 받을 상처도 염려했다. 그러나 채널4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명분으로 예정된 날짜에 방송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보다 10년이나 앞선 2007년 다이애나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입수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채널4의 판단과 달리 아무리 공인이더라도 그저 사생활에 대한 것이라면 ‘공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인의 사생활과 알 권리라는 두 가치의 충돌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인의 사전적 의미는 ‘공직에 있는 사람’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사람’ 정도로 통용된다. 그래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이 음주운전을 하거나 폭력 시비에 휘말리면 ‘공인으로서’ 잘못을 사죄한다. ‘알 권리’는 법에 명시된 개념은 아니지만 통상 국민이 정치·사회·경제 등 공적인 영역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이를 요구할 권리 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제21조에 근거해 알 권리를 국민이 요구하고 국가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로 두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공인의 정의 자체도 광범위하면서도, 공인의 사생활은 그저 알 권리 보장이라는 주장에 짓눌리며 발가벗겨졌다. 최근의 사례로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의 배우 송선미 남편 장례식장 몰래카메라 방송이 대표적이다. 송씨는 피살된 남편의 장례식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고, 대부분의 매체가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장례식장에 몰래 출입해 영상까지 담아 방송했다.방송 직후 MBC와 제작진은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고서야 유족에게 사과하고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했다. 이는 단순히 과잉취재·보도 논란을 넘어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공인에 대한 관점이 점차 사전적 의미와 가깝게 좁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과거에 비해 언론 보도에 비판적인 수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생활 보호에 대한 대중의 요구 또한 커졌음을 시사한다. ● 프랑스 “사생활이 공직과 무슨 상관?”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과 관련해 주목 받는 국가로는 프랑스가 꼽힌다. 대체적으로 개인 생활과 공직자로서의 능력은 분리해서 본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1981년과 1988년 두 차례 당선될 정도로 프랑스인들의 신망을 얻었다. 1984년 주간지 파리 마치는 그에게 혼외 딸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자 다른 언론사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르몽드는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르 피가로도 ‘하수구 저널리즘’이라면서 사생활 보도를 비판했다. 올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은 39세다. 그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는 현재 64세로 마크롱과는 25살 차이가 난다.마크롱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났다. 트로뉴는 당시 기혼 상태였다. 아이가 셋이었고, 그중 맏이는 마크롱과 같은 학년이었다. 한국사회에선 부도덕하게 보일 수 있는 관계가 프랑스에선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 채동욱의 혼외자, 그리고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 한국에서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충돌에 있어 이중 잣대가 적용되는 등 아직 확립된 문화는 없다. 정치권 혹은 언론의 이중 잣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논란에서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2013년 9월 6일 1면 기사를 통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채 총장이 고위공직자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밝히지 않았으며 혼외 관계의 여성과 아들이 사는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해줬다면 재산 허위 신고에 해당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검찰총장 업무와 직접적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여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초등학생 아들이 다니는 학교 생활기록부까지 까발려졌다. 당시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는 과정에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고, 정치권의 갖은 외압을 채 총장이 직접 막으며 수사팀을 이끌었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채 총장 감사를 지시하면서 결국 자리에서 쫓기듯 물러났다.이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채동욱 혼외자’ 보도에 앞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채 전 총장은 이미 부도덕한 공직자로 낙인찍힌 뒤였다. ‘대통령 혼외 딸’ 보도 이후 프랑스의 상황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 사생활 있다”는 궤변 채 전 검찰총장 혼외자 보도에는 깊이 개입했던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관심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으로 향하자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인 대통령의 평일 집무시간 행적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물음에는 철저하게 입을 닫았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31분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완전히 침몰했지만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은 시간은 오후 5시 15분이었다. 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승객 구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렸는지는 지금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후 박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의 7시간’ 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민 생명권을 보호할 책무가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할 의무는 탄핵 심판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라 탄핵에 직접 인용되지는 않았지만, 탄핵 사유로 거론될 만큼 중대한 일이었다. ●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보장에 대한 자의적 선택에 대해 공론화를 통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국민의 알 권리가 절대적 명제처럼 보장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알 권리를 내세워 선정적이고 비도덕적 보도를 일삼는 황색 저널리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공직자의 경우 보도 내용이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조금이라도 효용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사생활이라도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문협회의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 요강’에는 “공익을 위해 부득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하는 때에는 절제를 잃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만 사실상 사문화 된 게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19년 만에 순직 인정’ 김훈 중위 아버지 김척씨 “가정이 파탄났는데…”

    ‘19년 만에 순직 인정’ 김훈 중위 아버지 김척씨 “가정이 파탄났는데…”

    대표적 군 의문사 당사자인 고 김훈(당시 25·육사 52기) 중위가 세상을 떠난지 19년 만에 순직을 인정 받은 가운데 김 중위의 아버지인 김척(75·육사 21기)씨가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그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들 훈이는 죽었지만, 미력이나마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훈 중위는 지난달 31일 국방부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 결정으로 순직 처리됐다. 세상을 떠난 지 19년 만에 순직을 인정받은 것. 이에 따라 김 중위는 국립묘지에서 영면할 수 있게 됐다. 김 중위의 유골함은 아직도 경기도 고양시 벽제에 있는 육군 부대 컨테이너에 보관 중이다. 김 중위는 1998년 2월 24일 판문점 JSA 소초(GP)에서 머리에 총상을 당해 숨진 채 발견됐다. 군 수사당국은 서둘러 사건을 자살로 결론 내리고 덮으려고 했지만, 타살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서는 타살 가능성을 암시하는 흔적이 나왔다. 김 중위의 손목시계와 사건 현장의 지뢰 박스 등이 부서져 있어 김 중위가 사망 직전 누군가와 격투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심을 낳았다. 김 중위의 왼손에서 화약흔이 발견된 점도 타살 의혹의 근거가 됐다.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방부와 함께 김 중위의 사망 당시 사격 자세로 권총 발사 실험을 했는데 실험 참가자 12명 중 11명이 오른손에서 화약흔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김 중위 소속 부대 일부 장병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군 GP를 오가는 심각한 군기문란 행위를 저질렀고 이를 뿌리 뽑으려던 김 중위가 살해됐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김 중위의 의문사로 유가족의 삶도 송두리째 바뀌었다. 예비역 중장이었던 김척씨는 사건의 진상규명과 아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군을 상대로 지난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타살 의혹이 불거지자 국방부는 특별조사단을 편성해 사건을 재조사했지만, 김 중위가 자살했다는 결론은 바꾸지 않았다. 사건 직후 군 당국이 현장 보존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부실한 초동 수사를 한 탓에 진상규명 자체가 어려웠다. 김척 씨는 1999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2006년 12월 군 당국에 부실한 초동 수사의 책임이 있다며 유가족에게 정신적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주심 재판관은 김영란 전 대법관이었다. 대법원은 군 당국이 초동 수사에서 현장 조사와 보존을 소홀히 하고 주요 증거를 확보하지 않았으며 소대원들의 알리바이 조사도 형식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김척 씨는 “수사팀이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 19년 동안 이 고통을 겪었겠는가, 가정이 파탄이 났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2012년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방부에 김 중위의 순직 처리를 권고했지만, 국방부는 5년이 지나서야 김 중위 사망의 공무 수행 관련성을 근거로 순직 처리하게 됐다. 국방부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진상규명 불능’ 사건도 사망의 공무 수행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순직 처리할 수 있도록 군인사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군 사건 수사에도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제3의 기관’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그는 “의문사도 세상에 알리고 공론화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노력을 통해 제2, 제3의 김훈 중위 사건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고리공론화 1차 조사 6일간 4500여명 참여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25일부터 1차 조사를 진행한 결과 30일 기준 응답 완료자는 4500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론화위는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제7차 회의를 열고 숙의과정 프로그램 기획 추진안 등을 논의했다. 공론화위는 지난 25일부터 집 전화를 통한 1차 조사를 실시했고 29일부터는 휴대전화를 통한 1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묻고 있으며 지난 30일 오후 9시 기준 응답 완료자는 총 4562명이다. 아울러 발신 번호도 공개했다. ‘02-2056-3357’이며 ‘신고리 공론조사’로 전화가 오면 잠시 짬을 내 조사에 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윤석 공론화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우선 첫 번째 가상번호(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한 전화번호) 2만명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실제 응답률이 몇 퍼센트라고 말씀드릴 순 없다”며 “다만, 과거 경험치에 비춰 볼 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도는 응답률이 높은 편이며 최종적으로 제법 높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론화위는 숙의과정 프로그램 기획 추진안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우선 오는 16일 서울에서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다. 공론화의 의미와 시민참여단 역할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아울러 10월 13일 저녁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 시민토론회 종합토론회도 연다. 전문가 설명회와 전체 토의, 분임 토의, 질의응답 등을 거친 후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최종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희진 공론화위 대변인은 “시민참여단이 학습해야 할 내용으로 자료집을 만들고 있으며 제3자 전문가 그룹을 통해 자료의 객관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시민참여단이 오프라인에서 학습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을 고려해 온라인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론화위는 모든 국민의 숙의 차원에서 토론회와 간담회, TV 토론회도 추진한다. 총 7회 지역순회 토론회를 열 예정인데 서울 2회, 광주·대전·부산·수원·울산은 1회씩 연다. TV토론회 개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역관계자 간담회는 지난 28일 경북 울산 울주군 서생면 현장방문 시 열지 못한 만큼 지역 이해관계자와 다시 논의해 연다는 방침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수능 개편 1년 유예…현재 중2, 2022학년도부터 적용

    수능 개편 1년 유예…현재 중2, 2022학년도부터 적용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이 1년 유예됐다.절대평가 확대를 목표로 2021학년도에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1년 늦춰져 현재 중학교 2학년생들이 응시하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된다. 문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지금 중2 학생들이 공부는 개편 교과서로 하고, 수능은 기존 체제로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5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맞춰 2021학년도로 예정했던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 시안 2가지 중 하나를 개편안으로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고교 교육 정상화 등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을 반영해 종합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미래지향적인 대입 정책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개편 유예 배경을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절대평가 범위 등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한 교육주체 간 이견이 크고 사회적 합의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됐다”며 “이런 우려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여 개편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 개편안 공론화와 9월 출범할 국가교육회의 자문 등을 거쳐 새 정부의 교육철학을 담은 종합적인 대입 방안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 방안과 고교 학점제,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단계적 폐지를 비롯한 고교 체제 개편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고교, 대학, 학부모, 정부가 참여하는 (가칭)대입정책포럼을 구성해 수능 개편과 대입 전형 등 교육개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수능 개편 1년 유예에 따라 현재 중3이 응시하는 2021학년도 수능은 현행 수능(2018학년도)과 동일하게 치러진다. 시험 과목은 국어, 수학(가/나형 택1), 영어, 한국사(필수), 탐구(사회·과학·직업 택1), 제2외국어/한문 영역으로 구성되며, 탐구영역에서는 최대 2과목을 택할 수 있다. 평가 방식은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 나머지 영역은 상대평가로 성적이 매겨진다. 다만 문제풀이식 수업 등 부작용 논란이 끊이지 않는 EBS 연계 출제는 원래 계획대로 축소·폐지는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수능을 2021학년도부터 개편하기로 하고 이달 10일 2가지 시안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둘 중 한 가지를 확정안으로 발표할 계획이었다. 시안은 기존 영어, 한국사 외에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을 더해 4개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1안’, 7개 과목 모두 절대평가하는 ‘2안’으로 구성됐다. 시험 과목은 통합사회·과학이 신설되는 대신 탐구영역 선택과목은 종전의 최대 2개에서 1개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단은 2가지 시안을 모두 폐기하고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해 개편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해?…하수구 저널리즘과 알 권리의 경계

    1997년 8월 31일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다이애나 스펜서 전 영국 왕세자비. 이미 찰스 왕세자와 이혼한 뒤였지만 그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높았고, 그녀는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파파라치의 카메라를 피해 다녀야만 했다. ● 다이애나 사망 20주기,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에 불 지핀 언론 지난 31일로 다이애나 사망 20주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편히 쉴 수 없다. 언론이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헤집고 들춰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6일 영국 준공영방송 채널4가 방송한 ‘다이애나 다큐멘터리’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언론의 국민 알 권리 보장 논란에 불을 지폈다.해당 다큐멘터리는 다이애나가 생전 연설 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찍은 영상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찰스 왕세자와의 불화, 왕실 경호원과의 불륜,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갈등 등이 솔직하게 담겨있다. 다이애나 측근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방영 취소를 요구했다. 유족이 받을 상처도 염려했다. 그러나 채널4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명분으로 예정된 날짜에 방송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보다 10년이나 앞선 2007년 다이애나의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입수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채널4의 판단과 달리 아무리 공인이더라도 그저 사생활에 대한 것이라면 ‘공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인의 사생활과 알 권리라는 두 가치의 충돌은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인의 사전적 의미는 ‘공직에 있는 사람’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사람’ 정도로 통용된다. 그래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이 음주운전을 하거나 폭력 시비에 휘말리면 ‘공인으로서’ 잘못을 사죄한다. ‘알 권리’는 법에 명시된 개념은 아니지만 통상 국민이 정치·사회·경제 등 공적인 영역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거나 이를 요구할 권리 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제21조에 근거해 알 권리를 국민이 요구하고 국가가 지켜야 할 헌법적 가치로 두고 있다. 우리 사회는 공인의 정의 자체도 광범위하면서도, 공인의 사생활은 그저 알 권리 보장이라는 논리에 짓눌리며 발가벗겨졌다. 최근의 사례로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의 배우 송선미 남편 장례식장 몰래카메라 방송이 대표적이다. 송씨는 피살된 남편의 장례식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고, 대부분의 매체가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은 장례식장에 몰래 출입해 영상까지 담아 방송했다.방송 직후 MBC와 제작진은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고서야 유족에게 사과하고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했다. 이는 단순히 과잉취재·보도 논란을 넘어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공인에 대한 관점이 점차 사전적 의미와 가깝게 좁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과거에 비해 언론 보도에 비판적인 수용자가 늘어나면서 사생활 보호에 대한 대중의 요구 또한 커졌음을 시사한다. ● 프랑스 “사생활이 공직과 무슨 상관?” 공인의 사생활 보도 논란과 관련해 주목 받는 국가로는 프랑스가 꼽힌다. 대체적으로 개인 생활과 공직자로서의 능력은 분리해서 본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1981년과 1988년 두 차례 당선될 정도로 프랑스인들의 신망을 얻었다. 1984년 주간지 파리 마치는 그에게 혼외 딸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자 다른 언론사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르몽드는 “그래서 어떻다는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르 피가로도 ‘하수구 저널리즘’이라면서 사생활 보도를 비판했다. 올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은 39세다. 그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는 현재 64세로 마크롱과는 25살 차이가 난다.마크롱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났다. 트로뉴는 당시 기혼 상태였다. 아이가 셋이었고, 그중 맏이는 마크롱과 같은 학년이었다. 한국사회에선 부도덕하게 보일 수 있는 관계가 프랑스에선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 채동욱의 혼외자, 그리고 여성 대통령의 사생활 한국에서는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충돌에 있어 이중 잣대가 적용되는 등 아직 확립된 문화는 없다. 정치권 혹은 언론의 이중 잣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과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논란에서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2013년 9월 6일 1면 기사를 통해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채 총장이 고위공직자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인사청문회에서 이를 밝히지 않았으며 혼외 관계의 여성과 아들이 사는 집의 전세자금을 마련해줬다면 재산 허위 신고에 해당한다고도 지적했다. 이는 검찰총장 업무와 직접적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여론의 비난이 빗발쳤다. 초등학생 아들이 다니는 학교 생활기록부까지 까발려졌다. 당시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는 과정에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고, 정치권의 갖은 외압을 채 총장이 직접 막으며 수사팀을 이끌었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채 총장 감사를 지시하면서 결국 자리에서 쫓기듯 물러났다.이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을 통해 ‘채동욱 혼외자’ 보도 과정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채 전 총장은 이미 부도덕했던 공직자로 낙인찍힌 뒤였다. ‘대통령 혼외 딸’ 보도 이후 프랑스의 상황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 사생활 있다”는 궤변 채 전 검찰총장 혼외자 보도에는 깊이 개입했던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관심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으로 향하자 정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대한민국 권력 서열 1위인 대통령의 평일 집무시간 행적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물음에는 철저하게 입을 닫았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31분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완전히 침몰했지만 박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은 시간은 오후 5시 15분이었다. 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승객 구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시를 내렸는지는 지금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후 박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의 7시간’ 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것도 고려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민 생명권을 보호할 책무가 있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직책을 성실하게 수행할 의무는 탄핵 심판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라 탄핵에 직접 인용되지는 않았지만, 탄핵 사유로 거론될 만큼 중대한 일이었다. ●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 공인의 사생활 보호와 알 권리 보장에 대한 자의적 선택에 대해 공론화를 통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한국은 지금까지 국민의 알 권리가 절대적 명제처럼 보장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알 권리를 내세워 선정적이고 비도덕적 보도를 일삼는 황색 저널리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론화를 통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공직자의 경우 보도 내용이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조금이라도 효용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사생활이라도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문협회의 ‘신문윤리강령 및 실천 요강’에는 “공익을 위해 부득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있다. 또한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평론하는 때에는 절제를 잃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존재하지만 사실상 사문화 된 게 우리 언론의 현실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손성진 칼럼] 조선의 ‘대간’ 정치와 소통

    [손성진 칼럼] 조선의 ‘대간’ 정치와 소통

    박근혜 정권의 실패 원인 중 하나는 간언(諫言)을 멀리한 것이다. 대신에 환관과도 같은 ‘문고리 3인방’의 입만 바라봤으니 도통 민심을 알 수 없었다. 최순실의 농간에 놀아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언로를 막아 놓은 탓이 컸다. 최순실이 몰래 들락날락하며 대통령과 부정한 행위를 해도 감히 진언을 할 비서, 관료가 없었다. 이런 맥락의 칼럼을 작년 11월 3일자에 쓴 적이 있는데 그 후에도 박 전 대통령에게 고언을 아뢴 청와대 인사는 없어 보였고 결과는 정권의 몰락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간언’이란 말이 날수로 따져 1456일에 걸쳐 등장하는데 그 10분의1인 141회가 연산군일기에 나온다. 그만큼 간언이 활발했다는 뜻이기도 하고 연산군이 간관(諫官)들의 간언을 받아들이지 않아 임금의 그런 행동을 탓하는 간언을 재차 삼차 올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후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폭군의 실정을 바로잡으려 극력으로 간언을 하다 귀양을 가거나 참형을 당한 간관들이 연산군대에 허다했다. 그럼에도 목숨을 건 간관의 입을 막지 못하자 연산군은 마침내 재위 말기인 12년 4월 사간원과 홍문관을 없애 버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야당으로부터 ‘쇼통’이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을 들어도 국민, 언론과의 소통을 어떤 대통령보다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광화문 1번가’도 민성(民聲)을 직접 들어 보려는 소통 창구로서 목표로 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인 위민관으로 옮겨 비서진들과 가까이 있으면서 거리낌 없는 진언과 간언을 듣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탁현민 선임행정관의 경우를 볼 때는 문 대통령이 언론과 관료의 제언과 고언에 귀를 열고나 있는지 의심스럽게 한다. 언론은 그렇다 쳐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고군분투는 안쓰럽게까지 느껴진다. 탁 선임행정관의 능력을 떠나 언행의 문제점을 잘 알기에 정 장관은 수차 청와대에 간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무력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한다. 정 장관은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젊은 비서실장의 점잖은 질타를 받은 뒤라 더 말을 꺼내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탈원전’에 찬성하는 쪽도 많지만 반대하는 사람도 그만큼 된다. 언론을 포함해 찬성파와 반대파가 각자 자기 논리를 전개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요즘 탈원전에 반대하는 학자나 전문가들은 무엇이 두려워서인지 공개적인 석상에서 소신 밝히기를 꺼린다고 한다. 뭔가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막연한 걱정 때문이거나 아니면 정부 기관의 압력이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탈원전을 놓고 공론화 과정이 진행 중이지만 반대파의 입을 막으면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공론화는 신뢰를 얻기 어렵다. 쓴소리를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차대한 국사(國事)일수록 반대파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나중에 무탈하다. 설령,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는 야당의 주장일지라도 귀담아듣고 혹시 바른 소리가 있다면 받아들이는 게 큰 정치다. 한 눈만 뜨고 한쪽 귀만 열어서야 바른길을 똑바로 나아가지 못한다. 공영방송이 파행에 이른 것도 그런 까닭이다. 제작 거부 사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다음 경영진도 정권과 밀착해 언론으로서 간언과 쓴소리를 하지 못한다면 이후의 정권에서 똑같은 과정을 겪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노조를 비롯한 여러 이익 집단들이 연일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길 위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물론 그들의 원(願)도 합당하다면 풀어 줌이 마땅하다. 그러나 언로를 열어 준다는 것은 ‘해 달라는 것’을 듣는 것만이 아니다. ‘하지 말라는 것’도 들을 줄 알아야 성공하는 정치다. 조선이 왕의 1인 지배로 600년을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대간(臺諫·간언을 맡아 보던 관리) 정치’의 덕이다. 다행히도 문 대통령은 간언을 받아들일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비서, 관료들이 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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