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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90년대생’이 왔다/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90년대생’이 왔다/김세연 전 국회의원

    새로운 권력은 변방에서 나온다. 비주류도 언제든 주류가 될 수 있어야 건강한 사회다. ‘86세대’는 한때 우리 사회의 가장 변방에 있었고 이단아 취급을 받았지만, 전두환 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쟁취하는 데 가장 앞장섰던 공로를 인정받아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치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만들어 낸 담론과 영향력이 이전 세대가 만들어 놓은 대한민국의 모습에 변화를 준 결과 우리는 이전보다는 좌우 균형이 잘 잡힌 정치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이 점을 보면 한국 사회는 나름 건강하게 성장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제 86세대는 퇴장해야 한다. 그럼 그 이후 한국 사회의 주도권을 담당할 세대는 어디가 될 것인가? ‘90년대생’, 보통 ‘Z세대’라고 부르나 정작 이들 스스로는 ‘MZ세대’ 따위의 용어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한다. 향후 20~30년 동안 이들에 앞선 1970년대생 ‘X세대’와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감히 말하겠다. 각 세대는 저마다의 결핍과 욕구가 있다. 산업화 세대는 가난과 풍요가, 민주화 세대, 즉 86세대는 독재와 자유를 꼽을 수 있겠으나, 90년대생은 불공정과 기회를 꼽을 것이다. 1980년대에 정치적 자유가 바닥을 쳤을 때의 결핍이 86세대의 민주화운동 에너지로 전환됐던 것처럼 2020년대에 경제적 번영이 바닥을 칠 때의 결핍이 90년대생들이 결집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이러한 에너지가 공동체 전체를 위해 긍정적으로 쓰여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 정치적 에너지가 자칫 잘못 분출되면 오랜 기간 우리 사회를 가로지르는 균열선으로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더 유의해서 봐야 한다. 우리는 기술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성숙이 선순환을 이루며 한국이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라 왔다. 건강한 공동체가 되려면 건강한 공론의 장이 운영돼야 한다. 시민의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정치 참여와 정치적 의사 형성이 이루어지는 민주공화국의 모습은 이미 기술의 발전 덕분에 구현되고 있다. 먼 미래의 일로 생각했던 실시간 초연결 집단지성이 실제로 형성되고 있다. 이성과 감성이 교차하며 여론의 작은 물줄기가 만들어지고 이내 시내가 되고 강이 돼 흐른다. 정치적 여론 형성의 장은 한때 트위터, 페이스북을 거쳐 이제는 주로 커뮤니티 사이트로 옮겨 간 모양새다. 과거의 신문 독자들은 뉴스의 소비자 역할에 머물렀던 반면 오늘날에는 시민 각자가 적극적인 여론의 생산자가 되고 있다. 기술의 도움으로 일상 속의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사 형성까지도 수평화ㆍ실시간화한 것이다. 요즘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핫하다는 ‘펨코’ 등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면 이들은 댓글을 통한 논쟁을 넘어 온라인에서의 행동으로 의지를 실천하는 것에 익숙하고 자유롭다. 최근 5개월간 국민의힘에 새로 당원으로 가입한 26만명 중 2030세대 가입이 8배 가까이 늘어난 것만 봐도 그렇다. 특히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6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거치며 2030세대, 특히 90년대생들은 정치 참여의 효능감을 체감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구축했고 이를 자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권력자 90년대생들이 왔다. 앞으로 이들이 분절적이면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소통하며 우리 사회의 새로운 모습을 어떻게 그려 나갈지 궁금하다. 산업화 시대에 익숙해진 선배 세대가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미래 모습을 디지털 원주민답게 90년대생들이 훌륭하게 그려 내고 이끌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86세대의 사례에서 보듯이 주변부에서 시작해 중심부를 장악한 권력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권력의 핵심이 된 이후에도 자신들은 권력자가 아니라 여전히 예전의 약했던 존재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90년대생은 증오와 갈등을 동력으로 삼았던 86세대의 권력자들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아마도 지금은 자신들에게 해당 사항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10년, 20년이 흘러도 이 점은 꼭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권력에는 책임이 따른다.
  • ‘스우파’ 로잘린 피해 학생 1년 만에 받은 환불·사과

    ‘스우파’ 로잘린 피해 학생 1년 만에 받은 환불·사과

    ‘스트릿 우먼 파이트(이하 스우파)’의 원트팀 소속 댄서 로잘린(본명 조은규)으로부터 입시 수업을 명목으로 290만원을 입금한 학생이 거듭되는 일정 연기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당했다며 그동안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고, 로잘린은 논란 이후 피해 학생에게 사과했다. 1년 만에 이뤄진 환불과 사과였지만 피해 학생은 “진심이라 믿고 싶다”며 로잘린을 용서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춤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했던 A씨는 평소 팬이었던 로잘린에게 DM을 보내 레슨을 받기로 했다. A씨는 레슨비와 안무비를 포함한 260만원에 연습실 대관비 30만을 더해 총 290만원을 입금했다. 그러나 로잘린이 유명 아이돌의 댄서로 활동하게 되면서 4월부터 하기로 한 레슨 일정은 7월로 미뤄졌다. 개인 스케줄로 레슨 일정이 미뤄지면서 A씨 측과 마찰이 생긴 로잘린은 6월 29일 레슨을 취소하기로 했다. A씨는 진행하지 않은 레슨에 대해 전액 환불을 받을 거라 기대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이미 입시 작품을 창작했다. 그 작품을 창작하면서 쓴 시간 등 고생한게 있으니 작품비는 환불해드릴 수 없다. 레슨비 50만원만 환불해주겠다’는 것이었다. A씨는 “정말 창작을 한 것이 맞는지 영상도 볼 수 없던 입시 작품과, 날짜도 잡지 않았던 대관비 30만원을 명목으로 290만원 중에 50만원만 환불해준다는 것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라며 “그 분 주장대로라면 작품비만 240에, 1시간 30분에 5만원씩으로 4번으로 레슨비가 20만원이 되는건가?”라며 환불해주기로 한 50만원도 올해 2월까지 입금이 되지 않았고, 끝내 답장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50만원만 환불해준다는 로잘린의 요구를 수긍했던 A씨는 올해 5월 전액 환불을 바란다는 연락을 했다. 그제서야 로잘린은 “전액 환불 안 된다고 사전에 미리 얘기했으니 할 말 없다. 안 된다”라는 답장을 했다. A씨는 “앞으로 같은 일을 겪는 학생들이 없게, 어쩌면 저 하나 뿐만이 아닐 수도 있는 이런 일들을 겪은 모든 학생들이 용기 내어서 말이라도 꺼낼 수 있게, 또 댄서분께서 자신이 잘못하신 것을 마주하시고 고쳐나가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며 자신이 겪은 일을 공론화했다. A씨는 “결코 저에게 적지 않은 돈인 290만원이었다. 1년이 넘어가는 긴 시간동안 저도 저희 부모님도 미래에 춤을 진로로 삼을 저를 생각하며 또한 그냥 그럴 수 있다고 묻어가고 참았지만 돈을 떠나 절대 달라지지 않는 댄서분의 행동과 태도에 그저 한결같이 넘기기에는 스스로에 대한 예의도, 절 배려해주신 부모님의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토로했다.협찬 미반납 의혹까지… 해명 나선 로잘린 로잘린은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의 철없고 경솔한 언행 탓에 상처받으신 학생과 학부모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모든 이유를 불문하고 레슨비를 받고 레슨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던 점과 미숙했던 상황 대처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과 학부모님을 만나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전액 환불을 해드렸다”며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저를 응원해주시는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로잘린은 액세서리 협찬 제품을 받고 약속한 홍보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관해서는 “광고대행사와 2019년 이미 업무처리가 완료된 일인데 뜻하지 않게 갑자기 기사화되어 저와 대행사 모두 당황스러운 입장”이라며 “다시 한번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일련의 일들을 통해 저 자신을 되돌아보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신중히 행동하고 신경쓰겠다”며 “다시 한번 제가 상처를 드렸던 학생과 학부모님께 죄송하고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피해학생 A씨는 “글을 올린 후 정말 많은 분들의 연락이 왔고,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았다. 이렇게 대처를 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일지 걱정이 많았는데, 너무 과분한 응원과 조언으로 힘을 많이 받았다”라며 “(로잘린과) 환불 관련해 미안한 마음들에 대해 이야기를 잘 나눴고, 엄마께도 사과 드린 후 잘 풀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A씨는 “좋게 잘 끝낸 것 같아 다행이다. 물론 모두 다 믿는 것은 안되겠지만, 만나서 제게 보여주셨던 모습과 사과는 진심이라고 생각했다. 엄마도 저도 선생님을 용서했다”라고 말했다.
  • 조성환 경기도의원, 전국 최초 제정 ‘가사 스트레스 해소 지원 조례’ 우수조례 선정

    조성환 경기도의원, 전국 최초 제정 ‘가사 스트레스 해소 지원 조례’ 우수조례 선정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조성환 도의원(더불어민주당, 파주1)이 전국 최초로 제정한 ‘경기도 가사 스트레스 해소 지원 조례’가 지난 30일 민주당 경기도당이 선정한 우수조례에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1일 밝혔다. 민주당 경기도당이 주최한 ‘경기도당 우수정책-우수조례 경진대회’는 경기도민을 위한 맞춤형 자치법규 제정으로 지방의회의 정책, 의정역량을 뽐낸 우수사례들을 전파하고자 개최됐다. 우수조례로 선정된 ‘경기도 가사 스트레스 해소 지원 조례’는 가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 측정 및 진단 지원, 심리 상담 및 치료지원, 커뮤니티 공간 및 활동 지원, 교육 및 홍보 사업 등의 사업뿐만 아니라 도민들이 직접 사업을 제안하고 공모할 수 있는 도민참여단 운영 등의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조 도의원은 “가사는 집안의 청소, 빨래, 설거지 등 생활을 위해 빠질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일로서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가사 스트레스 해소 방안을 도민들과 함께 공론화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넘어 가정과 개인의 지속가능한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행복한 가정 정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 도의원은 “조례를 통해 가정에 대한 부담감을 감소시키고 저출산, 인구감소 등의 사회적 문제까지 방지할 수 있는 선순환적인 정책이 구현되어 시대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조 도의원은 제10대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위원으로 ‘경기도 가사 스트레스 해소 지원 조례’, ‘경기도 정신건강검진 지원에 관한 조례’, ‘경기도 공공심야어린이병원 지원 조례’ 등 대표발의 9건, 공동발의 282건으로 체감도 높은 정책을 마련했다.
  • “필생의 가장 귀한 작품”… ‘리어왕’ 이순재의 불꽃

    “필생의 가장 귀한 작품”… ‘리어왕’ 이순재의 불꽃

    “나이 팔십, 할 수 있는 배역 별로 없어셰익스피어 시늉만 내던 과거와 달리이 나이 되니 역할 이해… 최선 다할 것” 오정연·이연희·소유진 등 후배와 호흡“60년을 연기했는데 셰익스피어를 많이 못 해 봤어요. 최불암이 했던 ‘햄릿’도 난 못 해 보고. 이 작품은 제 필생의 가장 귀한 마지막 작품이 될 겁니다.” 연기 인생 65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으로 변신한다. 다음달 30일부터 11월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리어왕: 킹 리어(KING LEAR)’에서 후배들과 호흡을 맞춘다. 리어왕 배역은 이순재 전 회차 원캐스트로 오롯이 그만의 내공으로 작품을 채운다. 28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순재는 “나이 팔십 할아버지라 할 수 있는 배역이 별로 없다”면서 “누가 ‘이제 더 하고 싶은 작품이 뭔가’ 물으면 늙은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셰익스피어 ‘리어왕’ 아니겠나 하고 소신을 표했는데 공론화가 돼 해 보기로 했다”고 웃으며 시작을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필생의 작품’이라며 굳은 각오를 거듭 다졌다. “과거에 ‘맥베스’ 등 셰익스피어 작품을 했지만 그때만 해도 셰익스피어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시늉만 내고 말았죠. 이제 이 나이쯤 됐으니까 이 역할도 이해할 수 있고, 연령 조건도 맞으니 온 힘을 다해 볼 생각입니다.” “욕심나는 역할이고 해 볼 만한 역할”이라면서도 “어쨌든 배우가 전적으로 책임질 수밖에 없는 게 연극 무대”라며 약간의 긴장된 표정도 비쳤다. 서울대 극예술동문 중심으로 창단된 관악극회 창단 10주년 기념작이자 이순재가 예술감독까지 맡은 무대는 특히 원작을 철저하게 반영해 셰익스피어 본연의 ‘리어왕’을 옮기는 데 초점을 뒀다. 지금까지 많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번역, 연출하고 전체적인 방향을 잡는 드라마트루그로 활약한 이현우 순천향대 교수가 공연 번역과 연출을 맡았다. 이 교수는 산문과 운문의 구분 등 셰익스피어 언어 특성을 꼼꼼히 반영한 새로운 번역을 선보이며 원작의 여러 문맥 속 의미도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다. 원전을 최대한 보전하고자 공연 시간만 200분에 이른다. 의상과 분장 등도 원전을 최대한 따른다. 이순재도 “셰익스피어 작품은 문학성이 충분히 전달되면서 관객들에게 공감을 줘야 한다. 너무 전문적인 데 치우쳐서 관객들이 이해를 다 못하고 가면 연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화와 독백, 방백이 어우러진 작품이고 비유와 문학적 수식이 많아 배우가 자세히 분석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해 어려운 작품”이라고도 덧댔다. 무대에는 오정연과 이연희, 소유진, 유태웅, 권해성, 최종률, 박용수, 지주연 등 25명도 함께한다.
  • 주민센터도 예산안 짜는 중구… ‘참여 예산’ 무려 138억원

    주민센터도 예산안 짜는 중구… ‘참여 예산’ 무려 138억원

    “잘 들리시면 손 한번 흔들어주세요.” 사회자의 한 마디에 커다란 화면에 뜬 수많은 영상 속 사람들이 일제히 손을 흔들었다. 28일 서울 중구에 따르면 최근 서울 중구 중림동주민센터에선 2022년 주민참여예산사업 온라인 총회가 열렸다. 서양호 중구청장과 주민자치위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등은 강당에 차려진 현장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총회에 참석했다. 주민참여예산위원 등 180여명이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참여했다. 서울 각 자치구가 주민참여예산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중구는 조금 특별하다. 구는 2019년 전국 최초로 ‘동(洞)정부과’를 신설해 구청 업무 중 77개 사무와 예산 편성권을 동주민센터로 이관했다. 구청에 집중된 권한을 주민센터로 옮기고 가장 중요한 예산안 결정권을 주민에게 부여해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구는 올해 138억원을 주민참여예산으로 편성했는데, 10억~30억원 수준인 타 지자체와 비교하면 압도적 수치다. 구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주민제안사업을 접수해 1229건, 추정 예산 508억원 규모 사업을 발굴했다. 그 뒤 온라인 공론장, 소규모 회의 등 총 232회에 걸친 분과 위원회 회의를 통해 사업을 구체화했다. 구 사업 부서에선 사업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해 총 309건(178억원 규모)을 주민투표에 부쳤다. 투표는 지난 8월 16일~28일 온라인과 현장 투표를 병행해 진행됐다. 온라인 주민총회는 지난 6월부터 하루 1~2개동씩 실시했다. 이날 중림동 총회에선 주민 1176명, 참여예산위원 40명이 사업 14건(약 14억원 규모)의 우선순위를 정한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주민 커뮤니티 공간 조성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역사문화 보존활동 지원,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 취약계층 시설개선 지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보고가 끝난 뒤엔 참석자들이 구청장에게 질문하고, 건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통장들은 각자 제안한 사업들을 현장에 참석한 구의원들에게 소개했다. 국제정원박람회 기간에 조성됐다 철거하지 않고 구가 맡아 관리 중인 중림동 도시정원이 담배꽁초로 몸살을 겪고 있다는 동네정원사 건의에 대해 서 구청장은 “이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과, 흡연이 가능하게 시설을 두는 방안을 두고 지역주민 등과 협의해 보겠다”며 “동네 정원사들이 담배꽁초를 줍지 않고 정원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삼육대 신학연구소, ‘한국 교회와 공적 책임’ 주제로 학술세미나 개최

    삼육대 신학연구소, ‘한국 교회와 공적 책임’ 주제로 학술세미나 개최

    최근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코로나19 대응, 기후위기 정책 및 행동실천, 소비 배려 환경보호를 위한 자발적 불편운동 등 교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사회적 재난 속 교회와 크리스천의 역할을 되짚고, 성찰하려는 적극적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육대 신학연구소(소장 김상래)가 ‘한국 교회와 공적 책임’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마련해 관심을 모은다. 삼육대 신학연구소는 오는 29일 오전 11시부터 가을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공공신학을 학술적 공론의 장으로 끌고 나와 신앙적 좌표를 모색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행사는 비대면으로 진행하며, 삼육대 신학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한다. 신학연구소 부소장 최경천 교수(삼육대 신학과)의 사회로 진행하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훈재 목사(시조사 단행본 편집장) ‘성공회 공공신학의 최근 동향과 흐름’ △김기현 목사(한국침례신학대학 교양학부 겸임교수) ‘죽은 사무엘 불러내기: 공공신학에 대한 몇 가지 소묘’ △봉원영 교수(삼육대 신학과) ‘한국 재림교회의 공공신학 이해와 실천’ △정성진 교수(신학연구소 윤리이사) ‘윤리교육’ 등 각각 주제연구가 발표된다. 김상래 신학연구소장은 “신학의 공공성 추구는 어떤 의미에서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찾아가려는 노력이다. 신학이 다만 교회의 ‘휘장 안의 이야기’만 다룬다면 그건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다. 또 신학이 다만 ‘푸른 하늘 저편’의 이야기만 나눈다면 그건 그저 ‘무지개를 좇는 그들만의 꿈’이 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께서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며 ‘주린 자에게 식물을 나눠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벗은 자를 보면 입히’(이사야 58장 6~7절)는 것이다. 글로벌 환경, 사회 구조, 공동체 관계 등의 문제에서 어떻게 교회가 공공선을 구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육대 신학연구소는 성경에 토대를 둔 학술적 연구를 통해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기본적 신조를 석명하고, 한국 교회와 신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가 발간하는 학술지 ‘신학과 학문’은 2020년 한국연구재단 등재후보 학술지에 선정되는 등 권위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 광주·전남 행정 통합 ‘시동’… 연구 용역 조만간 착수

    광주·전남 통합에 시동이 걸렸다. 광주·무안 공항 통합 문제 등 공동 현안마다 갈등을 노출해온 시·도가 관련 용역을 진행키로 하면서 어떤 밑그림이 나올 지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광주전남연구원이 시·도 통합을 위한 연구 용역 과업에 대한 막바지 조율을 마치고 조만간 3자 간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해 말 통합 방안 후속 조치를 마련키로 했다. 당시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용역 1년, 검토 6개월을 거친 뒤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는 로드맵을 제시하기로 합의했다.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 이전 등을 둘러싼 시·도 간 갈등으로 용역은 다소 늦어졌다. 그러나 시·도, 연구원은 협약 전부터 독자적으로 사례 검토 등을 시작해 실질적인 연구는 이미 개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행정 통합 등 논의를 위한 연구’에서는 용역 후 예정된 공론화위원회 등 논의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시하게 된다.행정구역 통합,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와 같은 형태의 경제 통합, 초광역 협력 등 방식별로 효과를 분석한다. 각각 방식에 따른 사회간접자본(SOC), 산업·경제, 문화, 환경 등 분야별 영향도 예측한다. 이런 가운데 광주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문제가 시·도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이용섭 시장은 이날 국토교통부의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된 민간공항의 군공항 이전 연계에 대해 “군공항 이전은 기존 지자체의 ‘기부 대 양여 방식’ 보다는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광주·전남 상생발전의 원칙을 지키면서 이전 후보 지자체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전남도와 무안군 은 “2018년 광주·전남·무안군이 협약한 민간공항 우선 이전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와는 별도로 연구원에서 검토를 마치는 대로 통합 용역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인권위 “서강대 ‘코로나 확진시 책임’ 서약서는 인권침해

    인권위 “서강대 ‘코로나 확진시 책임’ 서약서는 인권침해

    서강대학교가 기숙사생들에게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경제적 손실과 민·형사적 책임을 묻는 서약서를 강요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26일 인권위에 따르면, 이러한 서약서를 강요한 것에 대해 서강대 총장에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토록 권고하는 결정문을 작성하고 있다. 상세한 조사 내용과 판단 논리는 결정문에 담길 예정이다. 지난 3월말 서강대 곤자가 국제학사와 벨라르미노 학사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교내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잇따르자 학교 측은 기숙사생들에게 ‘외출 서약서’를 쓰도록 했다. 서약서에는 “외출 시 코로나 감염 위험이 있는 장소(PC방, 노래연습장 등) 방문을 삼가고 감염 위험이 많은 장소 방문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경제적 손실 및 민·형사상으로 책임질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일부 서강대 학생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려 사건이 공론화되자 서강대 졸업생 중 한 명이 인권위에 제3자 진정을 제기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문제 제기가 있은 후, 받은 서약서는 자체적으로 즉각 폐기했으며 서약서 제출 규정도 없앴다”고 밝혔다.
  • 국힘 대선주자들, 마지막 경선 티켓 ‘4위’ 전략은

    국힘 대선주자들, 마지막 경선 티켓 ‘4위’ 전략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가 1위를 다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 10% 지지율 박스권 안에서 3위를 지키는 유승민 전 의원 순으로 굳어지면서 4위 자리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다음달 8일 4명으로 후보가 추려지는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윤 전 총장, 홍 의원, 유 전 의원을 제외한 5명의 후보 중 누가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가장 노골적인 전략을 활용하는 것은 황교안 전 대표다. 황 전 대표는 1차 TV토론에 이어 2차 때도 4.15 부정선거를 공론화하고 있다. 강성 보수층의 표심을 사로잡아 2차 컷오프를 통과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본선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4위, 2차 컷오프만을 목표로 하는 근시안적 방안일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기존 정치권에서 쉽게 하지 못하는 발언들을 공약으로 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강경우파 정책 공약으로 ‘집토끼’ 결집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되려 역풍을 맞고 사면초가에 갇힌 모양새다. 지난 22일 최 전 감사원장은 ‘비정상적 투표 용지’를 페이스북에 언급했다가 자진 삭제했다. 또, 상속세 폐지, 낙태 근절, 가덕도 신공항 등 민감한 사안들을 연이어 언급했다가 비판에 휩싸였다. 이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지지를 표명했던 인사들이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정치권에서는 최 전 감사원장이 자극적 발언보다 가치관 다지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후보 간 ‘강대강’ 싸움에 참전하지 않고 한 발 떨어지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 등 경선 룰을 두고 후보들 간 충돌할 당시에도 원 전 지사는 공방전에 가세하지 않고 “선관위 결정에 따르겠다”면서 합리적 면모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발언 시간이 짧은 TV토론회 등에서 원 전 지사가 유권자들에 뚜렷한 이미지나 기억을 남기지 못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태경 의원은 ‘새로운 저격수’ 이미지로 토론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특히 강한 이미지의 홍 의원을 상대로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를 지적하거나 정책적 빈틈을 비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두까기’를 통해 깎아내린 상대 후보를 향한 표심이 하 의원의 표로 돌아올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야권 내에서조차 적지 않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시도지사를 역임하며 쌓은 행정 경험과 CEO 등 경제 이력을 강조하며 준비된 후보임을 주장한다. 안 전 시장은 상대적으로 인지도나 지지도에서 뒤쳐져있는 만큼 토론회에서 더 많은 역량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힘 토론회는 앞으로 9월 26· 28일, 10월 1·5일 4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4위 싸움이 치열해진 덕에 5명의 후보들이 각각 어떤 전략으로 4위 다툼을 벌일지는 토론회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토론회 뒤 2차 예비경선 결과 발표는 다음달 8일 예정이다.
  • 낙태 반대·4·15 부정선거까지 최재형의 ‘우클릭’…전략일까 실책일까

    낙태 반대·4·15 부정선거까지 최재형의 ‘우클릭’…전략일까 실책일까

    ‘집토끼’ 강경 보수 표심 잡기 나선 최재형23일엔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 공약도2차 컷오프 앞둔 4위 싸움 치열 전망정의화 전 의장은 ‘지지 철회’ 밝혀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연일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낙태 반대 시위는 물론 당에서도 거리를 두고 있는 4·15 부정선거에도 의견을 내며 ‘집토끼’인 강경 보수를 위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대선 캠프 전격 해체를 선언한 최 전 원장의 달라진 행보를 둔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최 전 원장은 23일 ‘다들 공감하면서도 아무도 말하지 않는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가덕도 신공항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최 전 원장은 “기존 김해 신공항 예산은 4~6조 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가덕신공항은 12~29조 원”이라면서 “논란이 됐던 4대강 예산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비판이 두려워서, 표가 떨어질까봐 선뜻 꺼내지 못한 이야기”라면서 “국민의 돈을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면, 이후 가덕도 신공항 자체를 정식으로 공론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최 전 원장의 이와 같은 정책 발표는 ‘파격적 행보’로 읽힌다. 가덕도 신공항은 당내 대권주자와 의원들 상당수가 찬성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당장 최 전 원장을 지지하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해운대 을)도 성명을 통해 “가덕신공항 전면재검토 주장은 결코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심각한 우려와 실망을 표하는 바이며 평면적 논의에서 벗어나 재검토 주장 철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지난주 부산에서 최 전 원장은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했었다. 최 전 원장은 이를 스스로 언급하면서 “그러나 엄청난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고 중요한 국책사업 결정에 선례가 될 사안이라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전날에는 4·15 부정선거 의혹을 꺼내 들기도 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최 전 원장은 “여러 차례 선거 관리 업무를 주관했던 경험상 무효표는 대부분 기표자의 행위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번 검증과정에서 무효 처리된 투표용지들은 기표자에 의한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면서 “비정상적 투표용지들에 대한 중앙선관위의 납득할 만한 해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일찌감치 일축했던 부정선거 의혹을 거론한 셈이다. 최 전 원장은 몇 시간 뒤 해당 글을 삭제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을 줄곧 주장해왔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주장에 동조한 것처럼 여겨졌다. 캠프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부정선거에 대한 추정은 가능하고, 대통령이 된다면 의혹을 털어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있으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같은 날 낙태 반대 집회에도 참석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최 전 원장의 보수 기독교계를 겨냥한 행보로 읽히지만, 동시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결정을 거스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최 전 원장은 “태아, 유아, 아동은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으므로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의 행보는 2차 컷오프를 앞두고 강경 보수층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한때 문재인 정권과 각을 세우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체재로도 불렸던 것과 달리 최 전 원장은 최근 급하락한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비판도 나온다. 최 전 원장의 ‘우클릭’이 공정이나 따뜻함 등 기존 최 전 원장의 이미지와는 대조적인 행보란 지적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분(최재형)은 완전히 페이스를 잃었다”고 비꼬기도 했다. 앞서 최 전 원장을 공식 지지해왔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이날 “최 전 원장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가 부족한 것은 채워나가면 된다. 그렇지만 정치 철학의 문제, 한국 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 시각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지지 철회의 이유를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캠프 해체 전후 최 전 원장의 역선택 방지 포기, 낙태와 상속세 폐지 등 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정책 발표를 보고 크게 실망했다”면서 “오늘 가덕 신공항에 대한 발언을 접하고 아연실색했다. 이것은 내가 생각한 ‘최재형 다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툭하면 “넌 그것도 모르냐” 심지어 “화장실도 보고해”

    툭하면 “넌 그것도 모르냐” 심지어 “화장실도 보고해”

    넉 달 전 네이버에서 40대 가장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에도 IT 업계의 직장 내 갑질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등이 참여한 ‘판교 IT사업장 직장 괴롭힘 방지 공동대책위원회’는 8~9월 한 달간 IT갑질신고센터를 통해 21건의 사례를 접수했다고 22일 밝혔다. 폭언·모욕이 9건으로 가장 많았고, 실적 압박 7건, 업무배제 등 기타 유형이 5건이었다. 한 IT 기업의 개발자 A씨는 부서장의 갑질과 폭언 때문에 우울증에 걸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서장은 “이 바닥에선 실력이 인성”이라며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면 “야, 너 개발자 맞아? 이건 기본이고 상식이야 상식”, “맘에 안 들면 중이 절을 떠나라”며 소리 지르고 비난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실적을 압박하거나 성과를 강요하는 괴롭힘도 일상적이었다. IT 기업의 한 임원은 사업기간이 2년짜리인 프로젝트를 3개월 안에 종료하라고 강요한 뒤 피해자인 B씨가 기간 내 해내지 못하자 저성과자라는 낙인을 찍었다. 일을 못한다고 소문을 내고서 사소한 잘못에도 윽박지르고, “화장실 갈 때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피해자가 스트레스로 병원 치료를 받고자 병가를 냈지만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B씨는 전했다. 업무에서 배제해 일을 그만두게 하는 일도 있었다. 개발자 C씨는 최상위 리더의 사적 친분으로 입사한 팀장이 직원들을 괴롭힌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팀장은 교체됐지만 C씨는 새로 온 팀장의 표적이 됐다. 새 팀장은 “조직에 불만이 많은 사람과 같이 일할 수 없으니 팀을 떠나라”고 통보한 후 C씨를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시민사회는 IT 업계의 조직 문화 혁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2년간 직장 내 괴롭힘 관련 특별근로감독이 진행된 곳은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업장이 대부분”이라면서 “죽어야만 특별근로감독을 나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국회가 다음 달 열릴 국정감사에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의 총수를 불러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유경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IT 기업들이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지금처럼 직장 내 갑질 문제를 방치한다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사설]잇따르는 대학 내 성폭력, 예방 시스템 있기나 한가

    대학가의 성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고 피해자를 보호할 시스템도 여전히 미흡하다. 최근 서울예대 출신 사진작가 2명이 재학 시절 학교 동문을 포함한 다수 여성을 불법 촬영하고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예대 학생들은 사건이 알려진 지난해 10월 ‘서울예대 사진작가 사이버성폭력 대응모임’을 결성하고 학교에 진상조사와 가해자 징계,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학교측은 “디지털 성폭력을 포함한 교내 성폭력 피해사실을 상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2차 피해방지 규정 재정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선언문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니 지금까지 관련 시스템이 없었다는 말인가. 그러니 한 교수가 강의 시간에 ‘피해자들이 학교에 타격을 준다’는 등의 2차 가해 발언을 하고 있지 않나. 앞서 이달 초에는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가 성관계 요구를 포함해 광범위한 언어폭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가해자로 지목된 A교수가 사실을 부인하고, 공동행동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대학측은 별 움직임이 없다. 대학 내 성폭력은 1993년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을 통해 공론화됐다. 그 이후로 20여년이 지났지만 교수와 학생의 위계관계를 악용한 성폭력이 여전히 발생하는 현실은 제대로 된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가에 의구심을 품게 한다. 정부는 지난 3월 고등교육법을 개정, 학생 등 학교 구성원의 인권 보호와 성희롱·성폭력 피해 예방 및 대응을 위해 모든 대학에 인권센터를 설� ㅏ楮되� 것을 의무화했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조항인데 개정도, 시행도 너무 늦지 않나. ‘지성의 요람’인 대학에서 사라져야 할 성폭력이 반복해서 일어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학측은 교수로서의 권한을 악용해 학생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교수들을 온정주의가 아닌 일벌백계로 강단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물론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간에 벌어지는 불미스러운 성폭력 또한 엄중 처벌할 명분이 생긴다. 성폭력 예방교육과 성평등교육도 시늉에만 그치지 말고 충실히 진행하기 바란다.
  • [데스크 시각] 왜 닮은꼴로 보였을까/최여경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왜 닮은꼴로 보였을까/최여경 문화부장

    요 몇 달간 문화계 인사를 만나면 꼭 등장하는 얘깃거리가 중국 대중문화의 기이한 일들이다. 최근 만난 지인은 중국 스타 장저한과 자오웨이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줬다. 영화와 방송, 광고를 휩쓴 톱스타 장저한의 이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물론이고 출연작들에서 싹 다 사라졌다. 2017~2018년 그가 욱일기 사진을 올리고, 일본 신사에서 참배하는 사진이 발단이 됐다. 인민일보와 CCTV 등 중국 관영매체들이 공론화하자 당국 규제가 발동했고, “무지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거듭 사죄해도 대중들은 대번에 돌아섰다. 여파는 장저한의 소속사 대표이자 중국 국민배우인 자오웨이에게로 튀었다. 자오웨이의 과거 욱일기 패션에 탈세 의혹까지 불거져 역시 출연작과 프로필이 온라인에서 삭제됐다. 중국 내에선 이를 ‘기록말살형’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팬덤 영향력이 엄청난 한국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중국에선 드물지 않다. 중국 대중문화계에 퍼진 ‘홍색 정풍 운동’도 그래서 가능한 일이다. 중국 정부가 무질서한 팬덤을 정리하도록 요구하자 대중문화계는 바로 화답했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는 방탄소년단(BTS), 아이유, 엑소 등 21개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을 30일간 정지시켰다. 중국인 지인은 ‘사회주의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기조를 안다면 전혀 이해 못 할 게 없다고 했다. 사회주의가 핵심이었던 마오쩌둥 시대를 지나 ‘능력 있는 자가 우선 잘사는 세상’을 주장한 덩샤오핑 시대를 거치면서 중국은 정치와 경제에 다른 기조가 접목된 ‘한지붕 두가족’이 됐다. 문제는 경제권력이 국가권력을 능가할 정도로 부상했다는 점이다. 시 주석이 ‘1호 국정과제’로 부패 척결 운동을 한 것부터 경제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에는 플랫폼 기업과 교육, 대중문화계로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자 시 정권은 순차적으로 규제 폭탄을 날렸다. ‘살아 있는 재신(財神)’으로 불리던 알리바바 마윈에 수조원대 벌금을 때리고 지난 5월에는 강력한 사교육 산업 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대중문화계 규제는 앞서 말한 ‘홍색 정풍 운동’이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을 들어보려고 만난 중국인 친구들에게선 한결같은 말이 나왔다. “요즘 한국 정부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는 거다. 그러면서 한결같이 언론중재법을 꼽았다. 한국에 온 지 20년 가까이 된 지인은 어릴 때 겪은 중국 문화대혁명 이야기를 해 주면서 권력과 대중의 속성을 꺼냈다. 지식인으로 분류된 아버지가 감시 대상이 되면서 밤마다 공안이 찾아와 온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고 간 게 수개월이라고 했다. “백성들이 너무 똑똑해지면 통제가 불가능해지니까 아예 싹을 잘라버렸다. 특히 능력이 한계에 부닥치면 더 강력한 통제를 하고 싶은 게 권력이고,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이 언론 통제였던 거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불필요한 법을 정부가 자꾸 만든다. 집값 잡겠다고 급조한 법 때문에 국민은 더 불행해졌다. 정직한 사회는 깨지고 말았다.(중략) 언론중재법도 그렇고 국가가 퇴행 중이다. 정부 통제가 심해지면 중국과 비슷해진다.” 이들이 언론중재법을 두고 중국식 통제를 떠올린 건 우연일까. 법안은 모호하고 처벌을 과도하게 규정한 내용은, 국내외에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보고 있다. 정부여당이 우리는 언론개혁을 부르짖는 것이지 중국식 통제와 다르다고 ‘정신 승리’를 할 때가 아니다. 왜 중국과 닮은꼴이라는 시각이 생겼는지 돌아봐야 할 일이다. 한국은 폭넓은 사회적 논의와 숙려를 거치는 민주주의 사회 아닌가. 아직 논의할 시간은 남아 있다.
  • [금요칼럼] 시스템의 역설/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시스템의 역설/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40년 가까이 역사를 공부하다 보니 아무래도 사회를 보는 안목이 조금씩 깊이를 더하는 느낌이다. 한 예로 “시스템(제도, 규정)은 그 시효 순간부터 변질하기 시작한다”라는, 그 나름대로 터득한 통찰을 들 수 있다. 한 국가사회의 속성이나 성격을 파악하는 지름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제도이다. 법률뿐 아니라 관행화한 다양한 제도를 통해 그 사회를 속성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도 자체에만 몰두하면 아주 엉뚱한 해석을 도출할 수도 있다. 제도가 비록 한 사회를 파악하기 좋은 프리즘임에는 분명하지만, 정작 제도 그대로 사회가 돌아가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빨간 신호에서 길을 건너면 무단횡단으로 범칙금을 부과한다는 규정을 보고는, 그래서 빨간불에는 사람들이 길을 건너지 않았다는 해석을 도출하면 엉터리라는 얘기다. 여기에 바로 시스템의 역설이 존재한다. 예전 군사독재 시절에 노동부라는 부처가 있었다. 그런데 노동자의 이해보다는 사용자(재벌)를 위한 부서처럼 처신하기 일쑤였다. 노동부가 되레 노동 환경의 개선을 방해하고 노동자를 억압하곤 했다. 민의를 대변하는 특별 권력 기구로 국회라는 제도를 두어 의원들에게 엄청난 특권을 부여하였는데, 과연 국회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을까? 오히려 민의를 왜곡하는 일은 없는가? 사법부는 법의 정의 구현을 위해 만든 기구로, 판사에게는 어마어마한 권한을 부여한다. 하지만 판사가 공정하지 않으면 되레 정의 구현을 방해하는 괴물로 언제라도 전락할 수 있다. 전관예우라는 말 자체가 이미 재판을 왜곡하는 범법행위인데도, 그것을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는 판사들이 여전히 많아 한심하다. 범법자를 공정하게 기소하라고 검찰을 두었는데, 사익을 따라 수사와 기소를 결정하는 검사가 많을수록 되레 범죄자 소굴로 언제라도 돌변할 수 있다. 지금 생생히 보는 중이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조선 시대에도 언로(言路)를 중시하여 대간(臺諫) 또는 언관(言官) 제도를 두었다. 그런데 후기에 이르면 여러 실학자가 대간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타락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약용은 언로를 보장하려던 대간 제도가 지금은 오히려 언로를 막는 장애물이라며 차라리 폐지하는 편이 낫겠다고 역설하였다. 그에 따르면, 고대 중국에서는 대간 제도를 따로 두지 않았다. 임금의 신하라면 어떤 문제를 인지했을 때 누구라도 자유롭게 간쟁(諫諍)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내려오면서 국가의 규모가 커지자 간쟁을 전담할 특별 부서를 두고 거기에 언관을 배치하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언관들이 공론(公論)에 힘쓰지 않고 당론(黨論)만 일삼는 바람에 제도 자체가 심각하게 타락하였다. 언관이 아닌 다른 신하들은 간쟁거리가 있어도 자신의 임무가 아니므로 입을 다물고, 언관은 당론을 공론이라 우기니 대간 제도의 취지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러니 차라리 제도를 폐지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간쟁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정약용의 논지였다. 언관 제도가 되레 언로를 막는 쪽으로 기능한다는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일부 주요 언론도 이와 별로 다르지 않다. 정론(正論)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공론을 저버리지는 않아야 언론다운 언론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을 테다. 언론도 사람이 담당하므로 언론사마다 정견이 다를 수 있고 주안점을 달리할 수 있다. 그래도 합리적 상식에서 벗어나서는 언론이랄 수 없다. 당론으로 먹고사는 언론사에서 무슨 희망을 볼 수 있을까? 검찰 출입 기자들 가운데 정말로 검찰을 주체적으로 취재한 적 있는 기자는 과연 몇 %일까? 언론(대간)이 사적 권력 집단과 결탁했던 조선 후기의 모습이 2020년대 지금 마치 파노라마처럼 자동 재생되는 현실이 암담하다. 언론의 이름으로 언론을 망가트리는 저들을 어찌할꼬?
  • [단독] 못 버리고, 안 치우는 ‘학대 엄마’… 쓰레기집이 숨 막혀요

    [단독] 못 버리고, 안 치우는 ‘학대 엄마’… 쓰레기집이 숨 막혀요

    쓰레기가 가득한 비위생적인 환경에 아이를 두는 것이 아동학대라는 인식이 생긴 지는 7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14년 남편과 내연남을 살해한 ‘포천 빌라 살인사건’ 피의자가 여덟 살 아들을 두 달 동안 쓰레기집에 방치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쓰레기 방임’이 공론화됐다. 당시 경찰은 피의자에게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가 거센 비난에 휩싸이자 부랴부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유년기의 대부분을 쓰레기와 함께 살아온 아이들은 더러운 환경에 특별히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친구가 생기고 학교에 가면서 집 밖에서 인간관계를 맺기 시작할 무렵에야 ‘우리 집은 다른 집과 다르다’라고 인지하기 시작한다. 악취와 쓰레기로 인한 피부 및 호흡기질환 등 신체적 질병도 문제지만 마음의 상처는 더 깊다. 쓰레기집에서 살아온 여덟 살 동갑내기 민영이(가명)와 준석이(가명)의 시선을 통해 쓰레기집이 아이들이게 미치는 영향을 짚어봤다.■친구 초대하고픈 8살 민영이 다른 집도 다 이런 줄 알았는데, 친구네는 딴판이었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장난감이랑 엄마·아빠의 옷, 비닐, 바구니가 천장까지 쌓여 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보여요. 맨 위에 있는 곰 인형은 여섯 살 때 엄마가 주워 온 인형이고요, 중간에 튀어나온 상자는 5개월 전에 먹은 피자 상자예요. 전남에 있는 우리 집은 주방, 거실, 화장실이 있고 방이 2개예요. 그렇지만 엄마, 아빠, 저 세 식구가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거실 공간이랑 화장실만 오갈 수 있답니다. 다른 방은 물건으로 꽉 차서 들어가기도 어려워요. 겨울에는 거실에 전기 매트를 깔아 놓는데, 엄마가 주워 온 옷이랑 가방이랑 책이랑 그릇이 주위를 둘러싸요. 매트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배 같아요. 다섯 살 때는 뛰어노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방이 물건으로 꽉 차서 들어갈 수 없는데도 이리저리 공간을 찾아서 숨바꼭질하고 놀았어요. 하루는 미로 같은 우리 집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엄마가 쌓아 놓은 쓰레기성에 부딪혔는데, 꼭대기에서 장난감 자동차가 뚝 떨어져서 다칠 뻔했어요. 우리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어요. 엄마는 자꾸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헌 옷, 냄비, 프라이팬 같은 걸 주워 와요. 엄마는 “다 쓸 수 있는 물건”이라지만 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더 어렸을 때도 그랬어요. 엄마가 고물상을 하시는 아저씨, 아주머니한테 제 장난감이랑 옷을 받아오곤 했는데, 그때쯤부터 점점 물건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아빠가 아무리 엄마에게 “그만 가져와라. 이건 다 버리자”고 말해도 엄마는 달라지지 않았어요. 냉장고에는 너무 오래돼서 먹을 수 없는 계란이랑 나물 반찬도 잔뜩 있어요. 엄마는 무언가 버리는 것을 항상 아까워하거든요. 저희를 돌봐 주시는 지역 다문화지원센터 선생님은 우리 집을 보시고 깜짝 놀라셨어요. 얼마 후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란 곳에서도 선생님들이 오셨어요. 선생님들은 엄마에게 “이런 환경은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저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더 뛰어다니지 못하는 거랑 가끔 위에서 옷이나 장난감이 툭툭 떨어지는 것 말고는 우리 집이 불편하거나 이상하진 않았는데 말이에요. 엄마는 학대인 줄은 몰랐지만, 저에게 위험한 환경인 것은 알고 있었대요. 선생님들이 엄마에게 집을 청소하자고 설득했어요. 엄마는 다른 사람에게 우리 집을 보여 주는 게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거절했어요. 그래도 저를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거라는 선생님들 말을 듣고 청소를 허락했어요. 청소를 하고 나니 저희 집에 있던 물건이 10분의1로 줄었어요. 아빠도 깨끗해진 집을 보고 계속 크게 웃었어요.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서 집을 청소한 날이 벌써 3년 전이에요. 저는 이제 여덟 살이고 초등학교에 다녀요. 학교에서 친구들도 생겼어요. 저는 그동안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엄마랑만 지냈기 때문에 새로 사귄 친구들이 너무 좋아요. 저번에는 같은 반 친구네 집에 놀러 갔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옷이랑 장난감이랑 다른 물건들이 꼭대기까지 쌓여 있지도 않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많았어요. 우리 집보다 친구 집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친구가 저희 집에도 놀러 오고 싶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했어요. 엄마가 3년 전 대청소 이후 하나둘 가져온 물건으로 집이 다시 꽉 찼거든요. 집에 친구들이 와도 같이 놀 공간이 없어요. 왠지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냥 좋은 우리 집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부끄러워요. 집 얘기만 나오면 괜히 친구들 앞에서 목소리가 작아져요. 우리 집도 깨끗해져서 친구를 초대해 같이 놀았으면 좋겠어요. ■개 배설물과 사는 8살 준석이 쓰레기집에 우릴 두고 갔어도, 나는 엄마가 좋아요 저는 경기 고양시에 살아요. 3개월 동안 한 살 많은 누나랑 강아지 코코랑 셋이 지냈어요. 아빠는 3년 전 엄마한테 크게 소리를 지르고 집을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아빠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이혼하자”였는데, 엄마는 그 말이 충격적이었나 봐요. 아빠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엄마도 집을 계속 비웠어요. 엄마는 아빠 없이 저랑 누나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었대요.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도 했어요. 저랑 누나는 괜찮았어요. 엄마가 아빠랑 결혼하기 전에 낳았던 큰누나와 형들이 저희 집에 와서 종종 밥도 챙겨 주고 놀아 줬거든요. 그런데 큰누나랑 형들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잘 찾아오지 않았어요. 집에는 금방 쓰레기가 늘어났어요.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별로 없어요. 집에 있던 반찬이랑 김치랑 밥은 이미 다 상했고요, 설거지도 오랫동안 안 해서 그릇도, 냄비도 쓸 수 있는 게 없어요. 냄새도 많이 났어요. 화장실 변기는 물이 내려가지 않는데, 누나랑 저는 그대로 계속 사용했어요. 방 안 여기저기에 코코의 배설물도 있어요. 어떻게 치우는 건지 몰라서 그냥 뒀어요. 어차피 다른 쓰레기랑 옷들이 바닥에 가득 쌓여 있어서 치워도 별 소용이 없었을 것 같아요. 엄마도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어요. 엄마가 집을 계속 치웠었는데 어느 날부터 힘들다면서 청소하지 않았어요. 그게 언제쯤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요. 엄마는 돈을 벌러 간다고 나가서 잘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가끔 집에 오면 “금방 온다”고 하면서 돈을 주고 다시 나갔어요. 3개월쯤 지났나? 경찰 아저씨들이 우리 집 문을 막 두드렸어요. 그리고 엄마를 잡아갔어요. 엄마가 저랑 누나를 학대했대요. 엄마가 집을 청소하지 않고, 쓰레기집에 저랑 누나만 두고 돌아오지 않았던 게 나쁜 짓이래요. 그래도 저는 엄마가 좋아요. 판사님에게 우리 엄마랑 꼭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어요. 앞으로는 깨끗한 집에서 엄마랑 누나·형들이랑 다 같이 모여 살고 싶어요. 코코도요.
  • 못 버리고 안 치우는 우리집…아이는 ‘쓰레기집’에 상처받았다

    못 버리고 안 치우는 우리집…아이는 ‘쓰레기집’에 상처받았다

    물건 버리지 못 하는 엄마쓰레기집에 두고 돈 벌러 나가아동을 쓰레기집에 두는 것도 학대쓰레기가 가득한 비위생적인 환경에 아이를 두는 것이 아동학대라는 인식이 생긴 지는 7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14년 남편과 내연남을 살해한 ‘포천 빌라 살인사건’ 피의자가 여덟 살 아들을 두 달 동안 쓰레기집에 방치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쓰레기 방임’이 공론화됐다. 당시 경찰은 피의자에게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가 거센 비난에 휩싸이자 부랴부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유년기의 대부분을 쓰레기와 함께 살아온 아이들은 더러운 환경에 특별히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 친구가 생기고 학교에 가면서 집 밖에서 인간관계를 맺기 시작할 무렵에야 ‘우리 집은 다른 집과 다르다’라고 인지하기 시작한다. 악취와 쓰레기로 인한 피부 및 호흡기질환 등 신체적 질병도 문제지만 마음의 상처는 더 깊다. 쓰레기집에서 살아온 여덟 살 동갑내기 민영이(가명)와 준석이(가명)의 시선을 통해 쓰레기집이 아이들이게 미치는 영향을 짚어봤다. 친구를 집에 초대하고 싶은 민영이 아침에 눈을 뜨면 장난감이랑 엄마·아빠의 옷, 비닐, 바구니가 천장까지 쌓여 있는 모습이 제일 먼저 보여요. 맨 위에 있는 곰 인형은 여섯 살 때 엄마가 주워 온 인형이고요, 중간에 튀어나온 상자는 5개월 전에 먹은 피자 상자예요. 전남에 있는 우리 집은 주방, 거실, 화장실이 있고 방이 2개예요. 그렇지만 엄마, 아빠, 저 세 식구가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거실 공간이랑 화장실만 오갈 수 있답니다. 다른 방은 물건으로 꽉 차서 들어가기도 어려워요. 겨울에는 거실에 전기 매트를 깔아 놓는데, 엄마가 주워 온 옷이랑 가방이랑 책이랑 그릇이 주위를 둘러싸요. 매트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배 같아요. 다섯 살 때는 뛰어노는 걸 무척 좋아했어요. 방이 물건으로 꽉 차서 들어갈 수 없는데도 이리저리 공간을 찾아서 숨바꼭질하고 놀았어요. 하루는 미로 같은 우리 집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엄마가 쌓아 놓은 쓰레기성에 부딪혔는데, 꼭대기에서 장난감 자동차가 뚝 떨어져서 다칠 뻔했어요. 우리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어요. 엄마는 자꾸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헌 옷, 냄비, 프라이팬 같은 걸 주워 와요. 엄마는 “다 쓸 수 있는 물건”이라지만 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더 어렸을 때도 그랬어요. 엄마가 고물상을 하시는 아저씨, 아주머니한테 제 장난감이랑 옷을 받아오곤 했는데, 그때쯤부터 점점 물건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아빠가 아무리 엄마에게 “그만 가져와라. 이건 다 버리자”고 말해도 엄마는 달라지지 않았어요. 냉장고에는 너무 오래돼서 먹을 수 없는 계란이랑 나물 반찬도 잔뜩 있어요. 엄마는 무언가 버리는 것을 항상 아까워하거든요. 저희를 돌봐 주시는 지역 다문화지원센터 선생님은 우리 집을 보시고 깜짝 놀라셨어요. 얼마 후에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이란 곳에서도 선생님들이 오셨어요. 선생님들은 엄마에게 “이런 환경은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어요. 저는 물건이 너무 많아서 더 뛰어다니지 못하는 거랑 가끔 위에서 옷이나 장난감이 툭툭 떨어지는 것 말고는 우리 집이 불편하거나 이상하진 않았는데 말이에요. 엄마는 학대인 줄은 몰랐지만, 저에게 위험한 환경인 것은 알고 있었대요. 선생님들이 엄마에게 집을 청소하자고 설득했어요. 엄마는 다른 사람에게 우리 집을 보여 주는 게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거절했어요. 그래도 저를 위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려는 거라는 선생님들 말을 듣고 청소를 허락했어요. 청소를 하고 나니 저희 집에 있던 물건이 10분의1로 줄었어요. 아빠도 깨끗해진 집을 보고 계속 크게 웃었어요.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서 집을 청소한 날이 벌써 3년 전이에요. 저는 이제 여덟 살이고 초등학교에 다녀요. 학교에서 친구들도 생겼어요. 저는 그동안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엄마랑만 지냈기 때문에 새로 사귄 친구들이 너무 좋아요. 저번에는 같은 반 친구네 집에 놀러 갔는데 너무 신기했어요. 옷이랑 장난감이랑 다른 물건들이 꼭대기까지 쌓여 있지도 않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많았어요. 우리 집보다 친구 집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친구가 저희 집에도 놀러 오고 싶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했어요. 엄마가 3년 전 대청소 이후 하나둘 가져온 물건으로 집이 다시 꽉 찼거든요. 집에 친구들이 와도 같이 놀 공간이 없어요. 왠지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냥 좋은 우리 집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부끄러워요. 집 얘기만 나오면 괜히 친구들 앞에서 목소리가 작아져요. 우리 집도 깨끗해져서 친구를 초대해 같이 놀았으면 좋겠어요. 상한 음식, 개 배설물 속에서 살아온 준석이 저는 경기 고양시에 살아요. 3개월 동안 한 살 많은 누나랑 강아지 코코랑 셋이 지냈어요. 아빠는 3년 전 엄마한테 크게 소리를 지르고 집을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아빠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이혼하자”였는데, 엄마는 그 말이 충격적이었나 봐요. 아빠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엄마도 집을 계속 비웠어요. 엄마는 아빠 없이 저랑 누나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었대요.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도 했어요. 저랑 누나는 괜찮았어요. 엄마가 아빠랑 결혼하기 전에 낳았던 큰누나와 형들이 저희 집에 와서 종종 밥도 챙겨 주고 놀아 줬거든요. 그런데 큰누나랑 형들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잘 찾아오지 않았어요. 집에는 금방 쓰레기가 늘어났어요.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별로 없어요. 집에 있던 반찬이랑 김치랑 밥은 이미 다 상했고요, 설거지도 오랫동안 안 해서 그릇도, 냄비도 쓸 수 있는 게 없어요. 냄새도 많이 났어요. 화장실 변기는 물이 내려가지 않는데, 누나랑 저는 그대로 계속 사용했어요. 방 안 여기저기에 코코의 배설물도 있어요. 어떻게 치우는 건지 몰라서 그냥 뒀어요. 어차피 다른 쓰레기랑 옷들이 바닥에 가득 쌓여 있어서 치워도 별 소용이 없었을 것 같아요. 엄마도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어요. 엄마가 집을 계속 치웠었는데 어느 날부터 힘들다면서 청소하지 않았어요. 그게 언제쯤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요. 엄마는 돈을 벌러 간다고 나가서 잘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가끔 집에 오면 “금방 온다”고 하면서 돈을 주고 다시 나갔어요. 3개월쯤 지났나? 경찰 아저씨들이 우리 집 문을 막 두드렸어요. 그리고 엄마를 잡아갔어요. 엄마가 저랑 누나를 학대했대요. 엄마가 집을 청소하지 않고, 쓰레기집에 저랑 누나만 두고 돌아오지 않았던 게 나쁜 짓이래요. 그래도 저는 엄마가 좋아요. 판사님에게 우리 엄마랑 꼭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어요. 앞으로는 깨끗한 집에서 엄마랑 누나·형들이랑 다 같이 모여 살고 싶어요. 코코도요.
  • 공동체 가치 실현한 광진… 매니페스토 경진대회 최우수상

    공동체 가치 실현한 광진… 매니페스토 경진대회 최우수상

    서울 광진구가 ‘2021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공동체 강화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는 민선7기 전국 기초지자체의 우수한 정책사례를 공유·확산시켜 지방정부의 실제적 행동 모델 및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새로운 미래, 담대한 여정’을 주제로, 공동체 강화 등의 7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 올해 대회는 전국 159개 기초지자체가 정책사례 공모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1차 서류심사, 2차 영상 온라인 심사를 통해 우수 및 최우수 사례가 선정됐다. 광진구는 ‘진정한 주민 주권의 시작! 주민과 함께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협치와 공론화’를 주제로 ‘공동체 강화 분야’에 응모했다. 광장동 양진초등학교 앞 차도 조성과 관련해 학부모와 인근 주민의 갈등을 공론화를 통해 해결한 사례로 민관이 협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한 최적안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광진구는 해당 대회 3년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앞서 광진구는 2019년 소식지 분야 우수상을, 2020년에는 안전자치 분야 최우수상과 소식지·방송 분야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임기 초 공론화위원회 설치·운영 조례 및 민관협치 활성화 조례 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구정의 중심은 구민’이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면서 “민선7기 남은 임기 동안 구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중구 행정복합청사·서울메이커스파크 정부 예타 통과

    중구 행정복합청사·서울메이커스파크 정부 예타 통과

    서울 중구가 현 충무아트센터로 청사를 옮기고 현 청사 부지에 산업지원센터, 문화시설, 공공주택 등이 들어갈 ‘서울메이커스파크’를 조성하는 계획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14일 최종 통과했다. 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진행한 ‘중구 행정복합청사 및 서울메이커스파크 조성 사업’ 예타 결과 경제성(비용 대비 편익, B/C) 1.02, 재무성(수익성지수, P/I) 0.97, 종합평가(AHP) 0.584(기준치 0.5)로 사업 타당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공공시설을 수요자 중심으로 재배치해 주민 편의성을 높이고 도심 산업생태계를 활성화해 구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서양호 중구청장의 역점 사업이다. 중구청사는 구민 대다수가 거주하는 신당동 일대와 멀리 떨져 있고, 주민편의시설, 업무공간, 회의실, 강당, 주차장 등 공간이 좁다. 반면 현 중구청이 있는 을지로 일대는 서울 인쇄업체 67%가 모여 있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 압력으로 도심제조산업 내몰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노후한 환경, 영세한 하청 구조, 종사자 고령화 등으로 인쇄산업이 이탈되고 제조업 여건이 악화 일로에 있다.구민 70%가 사는 신당, 황학 일대엔 각종 생활사회간접자본(SOC)가 복합된 행정복합청사를, 을지로 일대엔 산업·문화·주거가 복합된 도심 산업 허브 서울메이커스파크를 건립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구는 2019년부터 100회 이상 사업설명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 2030년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공동 사업시행 대행자로 선정했다. 행정복합청사는 연면적 약 8만 5000㎡ 지하 6층~지상 16층 규모에 구청과 구의회, 도서관, 스포츠센터, 어린이집 등과 공공주택을 배치할 예정이다. 서울메이커스파크는 연면적 약 8만㎡, 지하 6층~지상 29층 규모에 인쇄산업지원센터, 충무아트센터, 공공주택 등이 들어선다. 사업이 예타를 통과함에 따라 구는 후속 행정절차를 신속 추진하고 앞으로 투자 심사, 설계를 거쳐 이르면 2023년 하반기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6년 준공해 입주까지 완료하는 게 목표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예타 통과로 중구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행정복합청사 및 서울메이커스파크 건립이 가시화됐다”며 “본 사업은 중구 지도의 양대 축을 바꾸는 혁신 사업인 만큼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구민에게 진정 필요한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추진해 나갈 것이다. 추진 과정에 구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커지는 이슬람사원 갈등 “안전한 나라”vs“똑같은 인간”[김유민의돋보기]

    커지는 이슬람사원 갈등 “안전한 나라”vs“똑같은 인간”[김유민의돋보기]

    대구에 생기는 이슬람사원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무슬림 간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근 경북대학교에 유학 중인 무슬림들이 기도처로 쓰던 가정집을 두 동짜리 이슬람 사원으로 증축하는 공사인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주민들은 기도 소음과 향신료 냄새로 피해를 봤다며 민원을 내고, 국민청원을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인근 주민 A씨는 지난 3일 ‘대한민국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고 14일 오전 6시 기준 6만 157명이 동의한 상태다. A씨는 “8개월 넘게 이슬람사원 건축을 막으려고 분투하고 있다”며 “이슬람 복장을 하고 10~20명씩 거리를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데 위압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A씨는 “동네가 이슬람화 되는 건 한 순간”이라며 “이슬람 국가는 종교의 자유 말살, 인권 유린, 다양성을 파괴하면서 꼭 민주주의 국가에 와서는 종교의 자유 타령을 한다. 우리 주민이 역차별과 혐오를 받는 실정이다. 처음에는 재산권 때문에 시작한 싸움이었지만 우리 자녀들에게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 주기 위해 함께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무슬림 학생의 편지 “생존의 문제” 그런가하면 지난 4월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무슬림 학생은 대현동 주민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학생은 “이슬람 사원 문제 때문에 불편해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이슬람은 우리에게 의무이고 생존에 필수다”라고 적었다. 학생은 “대현동에 이슬람 사원이 생기는 건 희망”이라며 “저희도 권리가 있다. 다양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존중해달라”고 애원했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지역 주민들이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으로 공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주민들이 공사현장에 쓰레기를 모은 뒤 구청에 신고하고, 욕설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청과 시민단체가 중재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법원 “공사 재개” 결정… 마찰 계속 전국에 있는 이슬람사원은 20여개. 새 사원을 지을 때마다 비슷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무슬림 단체인 ‘다룰이만경북이슬라믹센터’와 경북대민주화교수협의회 등 6개 시민단체는 법원에 북구청이 내린 이슬람 사원 공사 중지 행정명령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과 함께 행정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슬람 사원 공사 중단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대구 북구청의 공사 중지 행정명령의 집행정지를 결정했다. 이슬람 유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은 “당연한 결과다. 부당한 행정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북구청은 사과하고 앞으로 공정한 행정을 하길 촉구한다”며 “우리는 변함없이 지역사회와 평화로운 공존을 희망한다. 반대 주민들도 혐오와 차별의 시선을 거두고 대화의 장으로 나서주길 희망한다”는 성명을 냈다. 법적으로는 공사를 바로 시작해도 되지만, 여전히 반발은 거세다. 곳곳에 ‘주거밀집지역 한복판에 이슬람 사원 건립 결사반대’ 현수막이 걸렸다. 다룰이만 경북 앤드 이슬라믹센터는 “똑같은 인간이고, 똑같이 생각이 있고, 외모가 조금 다를 뿐이다. 저희도 권리가 있다”라며 평등권,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 ‘획일적·형식적·반특성화적’ 대학 평가… ‘교육 생태계’ 재설계해야

    ‘획일적·형식적·반특성화적’ 대학 평가… ‘교육 생태계’ 재설계해야

    “대학을 왜 평가하나?”… 답 찾기 어려워각 대학 특성·차이 고려 안 한 일률적 잣대특성화 지원커녕 특성화 역행하는 평가교육의 본질인 교육과 연구 역량 따져야교육부·대교협 이해관계로 평가 중복돼 文정부 초기에 문제 제기에도 수용 안 해긴급구제 조속 시행… 기본역량 진단 활용정부·국회·청와대·총리실 등 대책 외면대학 방치하면 미래 암담… 정부 분발 기대대학이 위기에 빠졌다. 얼마 전에 대학 총장 수십 명이 교육부의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세종시로 몰려갔다. 총장들이 몰려갔다는 말이 아름다운 표현은 아니지만 실제로 대학의 현실 자체가 아름답지 못하다. 더구나 위기에 빠진 대학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도 취약하다. 일차적인 책임이야 당연히 교육부에 있는 것이지만 교육부는 외면하고 정부와 국회 역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대학을 평가하는 제도가 있다. 먼저 질문부터 해 보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도 평가를 하나? 그렇지 않다. 정부 부처도 평가를 하나? 그렇지 않다. 기업도 평가를 하나? 그렇지 않다. 신문사와 방송국 등 언론사도 평가를 하나? 그렇지 않다. 검찰과 법원도 평가를 하나?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대학을 평가할까? 질문에 답이 있는 법인데 답을 찾기 어렵다. 목적이 분명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목적과 방법에 문제가 있다면 재검토해야 한다. 최근 중국과 싱가포르에서는 초등학생 대상 시험을 폐지하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시험의 부작용이 순기능보다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평가도 마찬가지다. 평가를 잘못하면 역기능이 더 크다. 나는 대학 평가에 반대하지 않는다. 평가를 통해 대학 발전을 촉진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고 잘못된 평가는 아니함만 못하다. 지금의 평가는 투입 대비 효과 측면에서 가성비가 너무 낮다. ●대학 평가는 효과 측면 가성비 너무 낮아 1년 단위의 평가가 2015년부터 3년 주기의 평가로 정착됐다. 처음에 구조개혁평가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2018년부터 기본역량진단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구조개혁평가든 기본역량진단이든 별반 다르지 않다. 발전계획, 재단 기여도, 재정 상황, 교육과정, 학생 충원율과 취업률 등의 지표를 평가한다. 평가 시점에 따라 일부 지표가 변경되거나 가중치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첫째, 대학의 특성과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평가다. 대학이라고 모두 같지는 않아서 규모와 시설에서 차이가 나고 철학과 운영 방식도 다르다. 세계적 수준에 이른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을 같은 지표로 평가할 이유도 없다. 대학의 다양성은 대학 생태계의 건전성 차원에서 권장돼야 하며 잘하는 대학은 더 잘하고 미흡한 대학은 분발하도록 지원해 주는 평가여야 하는데, 모든 대학을 하나의 지표로 줄 세우는 평가는 유용하지 않다. 둘째, 대학 특성화에 역행하는 반특성화 평가다. 대학의 특성화란 대학 나름의 특별한 발전을 말하는 것이고 그 방향으로 인력과 재정을 집중하는 것이다. 연구중심대학, 교육중심대학, 취업중심대학으로의 특성화나 인공지능 중심대학, 인성교육 중심대학과 같은 하위 특성화도 가능하다. 각 대학은 특성화 분야에서 전국 최고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고 교육부는 이러한 특성화를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하는데 지금의 평가는 본질적으로 특성화에 역행한다. 셋째, 대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형식적인 평가다. 우리 대학의 역사가 짧은 데다 사립대학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는 교지나 교사의 확보율 같은 지표가 중요했고 화장실, 실험실, 식당, 휴게실, 도서관과 같은 시설을 평가할 필요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 대학교육의 본질인 교육과 연구를 평가할 때가 됐다. 특히 사립대학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재단의 정상적인 운영과 재정적인 기여도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중복 평가의 문제가 있다. 대학 전반에 대한 평가로 기본역량진단과 기관평가인증 두 가지가 있는데 별반 다르지 않다. 기본역량진단은 교육부가 주관하고 기관평가인증은 대교협이 주관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대학으로서는 유사한 평가를 이중으로 받아야 하는 고충이 있다. 교육부와 대교협도 이런 점을 감안해 두 평가를 조정하려고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의 이해관계 때문에 대학들의 부담이 연장되고 있는 것이다.●다음 정부 진지한 검토를… 대선 공론화 바라 그러므로 대학 평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미 늦었다. 이 문제는 문재인 정부 초기에 제기됐는데 수용되지 않았다. 다시 이 시점에서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은 다음 정부에서 진지하게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이고 선거 과정에서 공론화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대학 평가를 재검토한다는 것은 대학의 발전전략을 재검토하면서 미래의 대학교육을 다시 설정하자는 제안이다. 우리의 경제 수준이나 대학 상황을 고려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대학의 86.5%가 사립대학이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립대학의 천국으로 알려진 미국도 학생수 기준으로 사립대학은 40%에 불과하니 우리나라는 미국의 두 배나 된다. 문제는 그 많은 사립대학에서 재단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민주적이고 투명한 대학 운영이 안 된다는 것이다. 사립대학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대학이 세계 경제 10위의 국력을 뒷받침하는 교육적 책무를 온전하게 수행하기 어렵다. ●지방대 고사 위기… 등록금 동결로 재정 악화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의 위기감이 한껏 고조된 상태다. 대학이 등록금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학생이 줄어들고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이 악화되니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는 학령인구 감소가 지방대학의 고사로 악화되지 않도록 전국적 차원에서 입학정원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대학의 재정 적자 해소를 위해 정부가 긴급하게 재정을 지원하는 조치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런데 이 당연한 조치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으니 문제다. 두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고 가능하다. 길게 보아서는 우리 대학의 생태계를 어떻게 가꾸어 나갈 것인지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재설계하는 일이다. 50년 앞을 내다보면서 고등교육의 틀을 다시 짜서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다. 이것을 고등교육의 혁신이라고 한다면 30년 전에 문민정부 시절의 5·31 교육개혁 이후 그것을 넘어서는 교육혁신이 나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교육회의가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행되지 못했다. 동시에 긴급구제의 조치도 조속히 시행해야 하고 기본역량진단을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 대학의 재정 상황이 열악하니 가급적 많은 대학을 지원하자는 제안이 반복해서 제기됐다. 그러나 교육부는 요지부동이다. 교육부는 진단에 참여한 161개 대학 중에서 136개 대학(전문대의 경우 124개 대학 중에서 97개 대학)을 지원하기로 했고 상당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재정의 추가 투입이 없더라도 지원 폭을 넓히자는 제안을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이 처한 어려움은 널리 알려졌고 긴급 처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충분히 공유됐는데 교육부의 이런 경직된 결정과 대학가의 반발에 대해서 정부와 국회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 국회가 있고 청와대가 있고 총리실이 있고 국무회의가 있는데 아무 데서도 걸러 주지 않았다. 특별히 누구도 공식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특별히 누구도 강하게 대책을 주장하지 않는 묵언정책의 외면 상황이고 결론은 관료적 결정으로 돼 버렸다. 우리나라는 많이 변했다. 민주주의, 경제 규모, 한류, 사회복지, 스포츠 등 모든 영역에서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대학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80년대에 보았던 대학의 모습을 지금도 익숙하게 보고 있다면 잘못된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다수의 침묵과 방조 속에 대학은 병들어 가고 있다. 부존자원의 부족과 지정학적 난관을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으로 돌파해야 할 나라에서 대학을 방치하면 미래가 암담해진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얽힌 문제를 과연 누가 풀 것인가? 정부의 분발과 교육부의 각성을 기대한다. 상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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