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공론화
    2026-05-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783
  • 라테·바나나 우유도 ‘설탕부담금’ 낼까요

    라테·바나나 우유도 ‘설탕부담금’ 낼까요

    조리용 아닌 가당음료 중심 부과단맛 즐기는 청소년엔 긍정 영향“대체 효과 차단” “칼슘 섭취 효과” 해외서도 유제품 적용은 엇갈려英, 함량에 비례한 ‘구간별 종량세’WHO, 제품 가격의 20%로 권고‘설탕세’보다 ‘부담금’ 방식 현실적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설탕부담금에 대한 허심탄회한 토론과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설탕부담금 도입 논의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탕부담금이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되려면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하고, 대체 효과까지 고려한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진수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설탕세’라는 용어가 주는 조세 저항을 고려해 부과 대상과 방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2일 “소비자가 직접 내는 세금이 아니라 당류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식품 제조업자에게 물리는 부담금 성격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조리용 설탕처럼 필수재에 적용하기는 어렵고, 아이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공식품, 특히 당 함량이 높은 청량음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품의 적용 범위와 부과 구조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당 함유량이 높은 커피 음료나 유제품까지 포함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카페라테나 바나나우유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대체 효과’를 차단하려면 당류가 포함된 식품군을 폭넓게 포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유제품은 칼슘 섭취 등 긍정적 건강 효과가 있어 당 함유량만으로 부담금을 부과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해외에서도 유제품 적용 여부는 엇갈린다. 영국은 2028년부터 밀크셰이크와 커피 우유를 과세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지만, 프랑스·스페인·벨기에 등은 유제품을 제외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유제품 음료에 설탕 부담금을 적용하는 국가는 전체의 27%에 그친다. 최성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불필요한 당 섭취를 유발하는 가당 음료가 우선 부과 대상이 돼야 한다”며 “커피 음료나 유제품을 포함할지 여부가 제도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부과 방식으로는 종량세 도입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설탕 함량이 높을수록 부담금을 더 부과하는 방식을 적용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당 함유량을 낮추도록 유도하고 있다. 부담금 수준도 관건이다. 당류 음료 생산을 적절히 낮추면서 업체의 부담도 감당 가능한 선으로 정해져야 해서다. 설탕 부담금 도입을 꾸준히 주장해 온 윤영호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의대 교수)은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WHO 권고 수준인 제품 가격의 20% 정도를 부담금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기업이 설탕 함유량을 기준치 이하로 낮춰 비용 부담을 피하게 되면 소비자는 가격 인상 없이 더 건강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법 전략 측면에서도 ‘설탕세’보다 ‘설탕 부담금’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규 세목을 신설해야 하는 설탕세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조세소위는 만창일치가 관행이라 문턱이 높다. 반면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한 설탕부담금 도입은 보건복지위원회 소관으로, 상대적으로 입법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설탕부담금 도입이 미래 세대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청소년의 당류 섭취 비중은 여전히 높은데다 비만 유병률은 상승하고 있어서다. 질병관리청 ‘2025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 중 단맛 음료를 주 3회 이상 마시는 비율은 58.3%로 집계됐다. 2022년 63.6%에서 5.3%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절반을 웃돈다. 같은 기간 6~18세 소아청소년의 비만 유병률은 10.3%에서 14.4%로 상승했다.
  • “유심칩에서 금 나왔다고?”…중국 연금술 열풍 뒤 금값 급락이 남긴 질문 [핫이슈]

    “유심칩에서 금 나왔다고?”…중국 연금술 열풍 뒤 금값 급락이 남긴 질문 [핫이슈]

    버려진 유심칩(SIM 카드)에서 금을 추출했다는 영상이 중국 SNS를 통해 확산하며 이른바 ‘유심 연금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값 급등 기대까지 겹치면서 중고 유심칩과 정제 도구 거래가 늘었지만, 전문가들은 “수치 자체가 과장됐다”고 선을 긋는다. 여기에 국제 금값이 12년 반 만의 폭락을 기록한 뒤 추가 하락까지 이어지면서, 이 열풍을 둘러싼 과열 신호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거주하는 폐금속 정제업자 차오 씨는 지난달 SNS 더우인에 폐 유심칩과 전자 부품에서 금을 추출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영상은 조회수 500만 회 이상을 기록하며 빠르게 퍼졌고, 지난달 29일 중국중앙(CC)TV 보도로 공론화된 뒤 이달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이 잇따라 소개하면서 국제적 관심으로 번졌다. 영상 속 차오 씨는 강산성 화학 용액을 이용해 여러 공정을 거쳐 191g의 금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시세로는 약 4000만~5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후 중국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연금술용’ 유심칩 묶음과 금 정제 도구, 사용법 영상 판매까지 등장하며 관련 거래가 급증했다. 하지만 진위 논란도 곧바로 뒤따랐다. 귀금속 재활용 업계에 따르면 유심칩 한 장에 포함된 금은 0.5㎎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190g 이상의 금을 얻으려면 수십만 장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차오 역시 이후 “유심칩 외에 도금 성분이 포함된 다른 전자 폐기물을 함께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유심칩 단독 추출로 받아들여질 경우 오해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안전·불법 논란도 함께 제기된다. 강산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무허가 정제는 인체와 환경에 위험할 뿐 아니라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폐기물관리법·화학물질관리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따라 할 경우 사고는 물론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같은 열풍에 제동을 건 것은 금값의 급변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말 하루 9% 급락해 2013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4~6%대 추가 하락이 이어졌다. 은 가격 역시 하루에만 20% 넘게 폭락하며 귀금속 전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의 배경으로 중국 투기 자금의 대규모 이탈을 지목한다. 앞서 중국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매수세가 금값 급등을 이끌었지만, 흐름은 급격히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통화 완화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매파 성향으로 평가되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자 시장의 기대가 흔들렸다는 것이다. 그동안 금값 상승을 지탱해 온 ‘완화적 통화 정책’ 기대가 약화하면서 단기 차익을 노렸던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가격 급락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직 글로벌 헤지펀드 원자재 책임자는 “중국이 팔았고, 시장은 그 후폭풍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급등 기대와 화제의 영상이 결합해 과열을 키웠다”며 “정책·심리 변수에 민감한 시장에서 ‘연금술’ 같은 대박 서사는 위험 신호가 되기 쉽다”고 말한다. 중고 유심칩 거래까지 번진 이번 열풍이 과열의 신호였는지에 관한 질문이 남는 이유다.
  • “배임죄 개편 지연 땐 ‘경영판단 원칙 명문화’ 우선 처리”

    “배임죄 개편 지연 땐 ‘경영판단 원칙 명문화’ 우선 처리”

    先 명문화 後 대체입법 마련 언급“어떤 게 경영판단인지 판례 필요”징벌적 손배소 강화 반대엔 비판“유리한 것만 주장… 국민 수용 못 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경제형벌·민사책임 합리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은 1일 “업계에서 경영판단 원칙 명문화를 계속 주장하는데 이건 여야간 이견이 없는 주제”라며 “쟁점이 없는 부분을 먼저 처리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배임죄 개편 작업이 길어지자 ‘선(先) 경영판단 원칙 명문화, 후(後) 대체입법 마련’ 식의 단계별 입법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이다. 권 단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한 번에 처리하는 게 (기본적인) 추진 방침”이라면서도 “법무부의 개편 작업이 길어져 이것(경영판단 원칙 명문화)만 우선 처리하자는 의사결정이 되면 (단계적 입법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법상 특별배임죄 (우선) 폐지와 함께 경영판단 원칙 명문화 조항을 상법 또는 형법에 넣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금값 상승에 ‘혈세 낭비’ 오명을 벗은 전남 함평군의 ‘황금박쥐상’을 예로 들며 “어떤 게 경영판단 원칙인지는 판례로 정해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 공백이 있어서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신임 원내대표와 이 부분에 대해서 상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당정은 지난해 1·2차 상법 개정 이후 과도한 경제 형벌을 축소하고 대신 민사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제도 정비 작업을 추진해 왔다. 두 차례 당정 협의를 통해 110개(1차 당정), 331개(2차 당정) 경제형벌 합리화 과제를 발굴했고, 1차 때 발굴한 110개 과제 중 50%는 법안 발의도 돼 있는 상태다. 다만 재계의 숙원인 배임죄 개편과 관련해선 윤곽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배임죄 폐지를 대체할 입법 조항을 개별 법에서 구체화할지, 따로 특례법이나 특별법을 만들지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권 단장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에) 3월까지 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면서 “안을 공개하더라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권 단장은 경제계가 경제형벌 완화를 요구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 등 민사책임 강화에는 반대하는 데 대해선 “유리한 것만 주장하는 방식으로 가면 국민적 수용성이 떨어지지 않겠나”라며 “경제계가 못받겠다고 하면 이기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징벌적 손해배상도 법원 판결이 너무 낮으면 소용이 없다”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권 단장은 모험자본 활성화 방안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들어서 모험 자본이 움직일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기술 개발하고 아이디어 접목해서 성공하면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본 논리 외에 다른 걸 너무 많이 생각하면 꽃이 피기도 전에 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민주당 ‘합당’ 논쟁 속 ‘400억 부채설’까지 나오자 혁신당 ‘불쾌감’

    민주당 ‘합당’ 논쟁 속 ‘400억 부채설’까지 나오자 혁신당 ‘불쾌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에 대해 당내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혁신당의 ‘400억 부채설’까지 제기되자 범여권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합당에 대한 개별 의견 표명을 자제하던 의원들이 장례 절차가 끝나자 하나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한준호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은 여기에서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전날 이해찬 총리의 영결식 등 모든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자 정청래 대표를 향해 직접 목소리를 내며 명확하게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준호 의원은 “충분한 숙의 없는 통합은 또 다른 분열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면서 “그래서 지금은 무엇보다 신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합당이 전국적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된다는 객관적인 근거와 지표는 무엇인지, 후보연대·정책연대 등 다양한 협력 방식이 있음에도 왜 반드시 합당이어야 하는지,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등 질문에 당이 함께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청래 대표 측 인사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 대표의 제안은 양당 통합을 결정한 게 아니라 당원들과 함께 공론화의 문을 열어보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합당은) 전 당원의 참여와 논의를 바탕으로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과 혁신당은 윤석열 정권에 함께 맞서고 12·3 내란을 같이 극복했다. 같은 길을 가며 함께 뭉치고 다져서 올해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이뤄내야 한다”고 적었다. 합당을 둘러싼 갈등은 민주당 내부뿐 아니라 민주당과 혁신당 사이에서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혁신당은 특히 지난 주말 사이 ‘밀약설’, ‘400억원 부채설’ 등 잇따라 제기된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민주당을 향해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밀약설’의 발단은 황운하 혁신당 의원의 언론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황운하 의원은 지난달 29일 사견을 전제로 “합당 시 조국 혁신당 대표가 공동 대표를 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조국 대표까지 나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경고했으나 민주당에서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출신의 한 국무위원이 황운하 의원의 발언 논란과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에게 ‘밀약? 타격 소재, 밀약 여부 밝혀야’, ‘당명 변경·나눠먹기 불가’라는 메시지를 텔레그램으로 보낸 것이 한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해당 메시지는 정청래 대표와 조국 대표 간 합당과 관련한 밀약이 있는지 공격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고 있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해당 메시지를 언급하며 “근거 없는 밀약설로 우당(友黨)의 대표를 모욕하지 말라”며 “조국 대표를 비롯한 당의 구성원 그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에 관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여권 인사들이 사적 대화에서조차 근거 없는 밀약설을 제기하며 타격 소재를 궁리하는 모습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조국 대표도 서왕진 원내대표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공감을 나타냈다. 여권 지지층 일각에서는 양당 합당시 민주당이 혁신당의 부채를 떠안아야 한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국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혁신당 부채가 400억원이라는 허위 사실이 대대적으로 유포되고 있다. 혁신당은 무차입 정당으로, 부채가 0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정파적 목적을 위해 혁신당을 음해하는 자들에게 경고한다. 당장 허위 선동 글을 내려라”라고 응수했다. 이해민 혁신당 사무총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사전 밀약설은 존재하지 않는 음모론이다. 양당은 한번도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을 마련하지 않았다”면서 “실무 협의도 시작하지 않은 시점에 ‘밀약’을 운운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인 프레임”이라고 날을 세웠다. ‘혁신당 부채 400억원설’에 대해서도 이해민 사무총장은 “지지율 하락이나 재정 위기 등의 이유로 합당을 구걸한다는 비방 역시 매우 모욕적이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당 대표의 제안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면서 “혁신당은 허위·조작 사실에 대해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대의를 위한 걸음은 멈추지 않겠다”면서 합당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의원이 직접 맞붙어 설전이 오아기도 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혁신당을 향해 ▲민주당의 중도·실용주의 노선과 어떻게 융합할지 ▲합당 이후 상시적인 노선 갈등과 내부 긴장을 초래하지는 않을지 ▲합당이 혁신당 조국 대표의 정치적 입지 보존 수단이 아닌지 등에 관해 답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채현일 의원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합당을 제안한) 민주당이 먼저 의견을 정하는 것이 상식이자 순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 개개인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일방적인 주장과 ‘타격’ 모의만 해서는 안 된다”며 “질서 있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내부 정리를 해달라. 제발 당내 권력 투쟁에 혁신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지적했다.
  • 권칠승 “배임죄 처리 한 번에…지연 시 先경영판단원칙 명문화 검토”

    권칠승 “배임죄 처리 한 번에…지연 시 先경영판단원칙 명문화 검토”

    배임죄 개편 작업에 나선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경제형벌·민사책임 합리화 태스크포스(TF) 단장은 1일 “업계에서 경영판단원칙 명문화를 계속 주장하는데 이건 여야 간 이견이 없는 주제”라며 “쟁점이 없는 부분을 먼저 처리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체입법을 조건으로 한 배임죄 개편 작업이 길어질 경우 ‘선(先) 경영 판단 원칙 명문화→후(後) 대체입법 마련’ 식의 단계별 입법도 가능하다는 취지다. 권 단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번에 처리하는 게 (기본) 추진 방침”이라면서도 “법무부의 (배임죄) 개편 작업이 길어지고 이것(경영판단원칙 명문화)만 우선 처리하자는 의사결정이 되면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법상 특별배임죄 폐지와 함께 경영판단원칙 명문화 조항을 상법 또는 형법에 넣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금값 상승에 ‘혈세 낭비’ 오명을 벗은 전남 함평의 ‘황금박쥐상’ 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어떤 게 경영판단원칙인지는 판례로 정해져야 한다”고 했다. 당정은 지난해 1·2차 상법 개정 이후 과도한 경제 형벌을 축소하고 대신 민사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배임죄 등 경제형벌 정비 작업을 추진해 왔다. 두 차례 당정 협의를 통해 110개(1차 당정), 331개(2차 당정) 경제형벌 합리화 과제를 발굴했고, 1차 때 발굴한 110개 과제 중 50%는 법안 발의도 돼 있는 상태다. 다만 재계의 숙원인 배임죄 개편 관련 대체입법 윤곽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대체입법 형식을 개별법에 구성요건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할지, 특례법 또는 특별법으로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권 단장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에) 3월까지 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면서 “안을 공개하더라도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권 단장은 경제계가 경제형벌 완화를 요구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 등 민사책임 강화에는 반대하는 데 대해선 “유리한 것만 주장하는 방식으로 가면 국민적 수용성이 떨어지지 않겠나”라며 “경제계가 못 받겠다고 하면 이기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도 법원 판결이 너무 낮으면 소용이 없다”면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단장은 ‘한국형 증거 개시’(디스커버리) 제도 도입과 관련해선 “만약 (도입) 한다면 민사 전반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올 것”이라며 “소송 비용이 많이 든다는데 어떻게 제도적으로 보완할지 같이 연구가 돼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권 단장은 모험자본 활성화 방안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기술 개발하고 아이디어 접목해서 성공하면 큰 부자가 될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자본 논리 외에 다른 걸 너무 많이 생각하면 꽃이 피기도 전에 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3선 중진인 권 단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수석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권 단장은 조만간 출마 선언에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 李대통령 “설탕 부담금, 어려운 문제일수록 토론해야”

    李대통령 “설탕 부담금, 어려운 문제일수록 토론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설탕 부담금 논란, 어려운 문제일수록 토론해야 한다”며 공론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에 “설탕 부담금이나 부동산 세제 개편, 양극화 완화를 위한 제도 개혁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어려운 문제일수록 곡해와 오해가 많다”며 “그러기 때문에 정확한 논리와 사실관계, 실제 현실 사례에 기반한 허심탄회한 토론과 공론화가 필수”라고 밝혔다. 이어 “공론의 장에서 반대 의견을 당당하게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설탕 음료와 술에 대한 세금을 인상할 것을 권고했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그런 점에서 중요한 사실을 소개해 준 이런 기사는 의미가 크다”고 짚었다. 다만 “굳이 지적하자면 용도 제한이 없는 세금과 목적과 용도가 제한된 부담금은 완전히 다른데 세금과 부담금을 혼용하고 있다는 정도”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성인병을 유발하는 설탕 남용을 줄이기 위해 몇몇 과용 사례에 건강부담금을 부과하고, 걷혀진 부담금을 설탕 과용에 의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씀으로써 일반 국민들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 설탕 부담금 제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제도의 도입 여부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고 냉철한 논쟁을 기대한다”며 “정치적 이득 얻어보겠다고 나라의 미래와 정의로운 건강보험료 분담을 외면한 채, 상대를 증세 프레임에 가두려고 하는 무조건 반대나 억지스러운 조작 왜곡 주장은 사양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민의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보도를 공유하며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제안했다. 이후 야권에서 ‘설탕세 도입 시도’라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일반 재정에 사용되는 세금과 특정 용도를 위해 그 필요를 유발한 원인에 부과하는 부담금은 다르다”며 “시행 방침과 의견 조회는 전혀 다른데도 ‘설탕세 시행 비난’은 여론 조작 가짜뉴스”라고 반박한 바 있다.
  •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 민주당론 발의…분리 40년만 통합 ‘눈 앞’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 민주당론 발의…분리 40년만 통합 ‘눈 앞’

    광주·전남, 전남·광주 대통합을 위한 특별법안이 30일 거대 여당 당론(黨論)으로 공식 발의됐다. 국토 남부권 거점 성장축 구축 그리고 수도권 일극 체제 타파를 겨냥한 이 특별법은 설 연휴 전 국회 상임위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치권 강화와 산업 생태계 재편 그리고 재정·규제 특례를 골자로 하고 있다. 당·정과 지역 정·관계를 중심으로 한 입법 속도전과 압축 공론화에 따른 부작용과 우려는 법안 심사와 범정부 태스크포스(TF) 협의 과정에서 수정·보완될 예정이다. 30일 더불어민주당과 광주시·전남도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광주전남,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법적기반이 될 특별법 2건을 당론으로 제출했다. 당초 다음달 2일로 예상됐으나, 당내 입법지원단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날 발의가 이뤄졌다. 법안 명칭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으로, 충남대전 특별법과 제정목적과 주요 내용, 법안 얼개 등이 비슷하지만, 특례 등 고유조항들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은 수도권 일극 체제 타파를 통한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행정효율성 제고, 인공지능(AI)·반도체·에너지·모빌리티 등 첨단 미래먹거리와 스마트농어업 등 산업 생태계 전환에 초점을 맞췄다. 또, 초광역 자치권 보장과 재정·규제 특례, 지역 개발과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등에도 방점을 찍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 법안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권역별 성장축을 형성, 실질적 지방분권과 재정 자립을 도모하는 동시에 국가 균형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특별법은 총 8편, 30여 장, 380개 조문으로 구성됐고 핵심인 특례조항도 300개 안팎에 이른다. 우선 ‘광주시’와 ‘전남도’는 폐지하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라는 법인격을 신설하고, 청사는 전남 동부, 무안, 광주청사를 균형감 있게 운영토록 했다. 기능에 따른 분산형 청사시스템인 셈이다. 총칙 제1조에 ‘광주 정신’을 명확히 했고, 정부가 밝힌 ‘매년 5조원, 4년간 20조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담보하고, 이후 지속적인 재정 안정을 위해 국세 세목(稅目) 이양과 우대, 총리실 산하에 별도기구인 ‘지원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해 부시장을 4명까지 둘 수 있고, 교부세 산정과 지방채 발행 그리고 지방세 감면을 특례로 묶어 고질적인 재정 가뭄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총액인건비 규제를 배제하고 독자적인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도 법적으로 보장했고, 의회독립과 교육자치권에 대한 특례, 공공기관 우선 이전과 기업 유치를 도울 규정도 다수 포함됐다. 이날 발의된 특별법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와 공청회, 행안위 전체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로 넘겨진 다음 법사위 심사를 거쳐 이르면 설 연휴 이전에 처리될 전망이다. 선행절차 중 하나인 시·도의회 동의는 2월 임시회에서 각각 처리될 예정이다. 속도전 과정에서 불거진 공론화 미흡과 대도시 쏠림 효과, 농어촌 시·군이나 전남 동부권 소외, ‘광주광역시’ 위상 약화, 주청사 문제, 공무원 인사 불이익과 행정 비효율, 난개발에 따른 환경 훼손, 노동권 제한, 교육 양극화 등 각종 논란과 우려는 후속 공청회와 법안 심사 과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안은) 되도록 설 연휴 전에 가능한 빨리 처리할 계획”이라면서도 “심사 과정에서 정부 측과 구체적, 추가적으로 협의하면서 세부내용을 보완해서 완성할 것이다. 통합과 조정 여지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 전남·광주특별시 출범작업이 3월부터 본격화되고 6월에 초대 특별시장을 선출한 뒤 7월1일, 광주와 전남이 분리된 지 40년 만에 통합 지방정부인 ‘전남·광주특별시’가 공식 출범하게 된다.
  • 李 “로봇 반대하는 노조… 거대한 수레 못 피해”

    李 “로봇 반대하는 노조… 거대한 수레 못 피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생산 로봇을 현장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어느 노동조합이 선언한 것 같다”며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른 기본사회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노동조합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현장 투입에 반대한 사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로봇들이 스스로 판단하면서 데이터를 분석해 가면서, 현장에서 24시간 먹지도 않고 불빛도 없는 깜깜한 공장 속에서 지치지 않고 일하는 세상이 곧 오게 돼 있다.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 생산수단을 가진 쪽이 엄청난 부를 축적할 텐데 대다수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기계,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아주 고도의 노동 아니면 인공지능 로봇이 하지 않는 더 싼 노동으로 일자리가 양극화될 거라고 예측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각보다 빨리 오고 있다. 그러면 거기에 우리가 대응해야 된다.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자신의 ‘설탕 부담금’ 공론화 제안에 대해 일각에서 증세라는 비판이 나오자 “여론 조작 가짜 뉴스”라며 직접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엑스(X)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설탕세 도입’ 비판 발언을 보도한 기사를 인용하며 “쉐도우 복싱 또는 허수아비 타법”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통령은 “일반 재정에 사용되는 세금과 특정 용도를 위해 그 필요를 유발한 원인에 부과하는 부담금은 다르고, 시행 방침과 의견 조회는 전혀 다른데도 ‘설탕세 시행 비난’은 여론 조작 가짜 뉴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하루 몇 건씩 글을 올리며 직접 여론 파악에 나서는 가운데 자신의 메시지가 왜곡되는 데에는 한층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 아무리 좋은 정책도 홍보가 안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더욱이 왜곡해서 알려지면 안 된다고 보고 본인이 직접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립공원 이용 규제, 이대로 괜찮은가’…국회 공청회 다음달 2일 개최

    ‘국립공원 이용 규제, 이대로 괜찮은가’…국회 공청회 다음달 2일 개최

    국립공원 이용 제도의 문제점과 산악활동 관리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 공청회가 다음 달 2일 열린다. 공청회는 산악인과 탐방객, 행정기관 간 갈등이 반복되고 있는 국립공원 이용 규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려 합리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다. 대한산악연맹은 김영호·이용우 의원과 함께 오는 2월 2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립공원 이용제도 개선 및 산악활동 관리체계 선진화를 위한 공청회’를 공동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공청회에는 산악단체와 학계, 시민단체, 국립공원공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현행 국립공원 이용 제도의 한계와 개선 방향을 집중 논의한다. 특히 암·빙벽 등반 허가제 폐지 문제, 입산금지구역 완화, 산악활동 유형별 안전·환경 관리체계 구축 방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주제 발표는 이학수 교수가 맡아 대한산악연맹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국립공원 이용 실태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시한다. 이어 국립공원공단과 산악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지정토론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와 정책적 대안을 놓고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된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해외 선진국의 국립공원 관리 사례를 비교·분석하고, 산악활동을 무조건 제한하는 방식이 아닌 안전과 환경을 함께 고려한 관리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을 공론화한다는 계획이다. 변기태 한국산악회 회장은 “이번 공청회를 통해 국민 상식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며 “절대적 안전을 전제로 하는 탐방·관광(투어리즘) 자원으로서의 국립공원과 위험에 대한 책임 있는 도전을 수반하는 등산(알피니즘) 활동이 균형 있게 제도화돼 모든 국민이 365일 24시간 자연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청회는 산악활동과 국립공원 이용 제도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관할 수 있다.
  • ‘99원 생리대’ 나온다…李 대통령 호통에 “손실 감수한다”는 ‘이 회사’

    ‘99원 생리대’ 나온다…李 대통령 호통에 “손실 감수한다”는 ‘이 회사’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의 높은 가격을 질타하자 업계가 가격을 낮춘 생리대를 속속 내놓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손실을 감수하고 자체 브랜드(PB) 자회사를 통해 1개당 100원 안팎의 생리대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으로 정부와 국회, 수사기관의 표적이 된 쿠팡이 정부 정책에 부응하며 납작 엎드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생리대 전문 PB 브랜드 ‘루나미’의 개당 생리대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최대 29% 인하한다고 밝혔다. 1개당 120~150원 선이었던 생리대는 중형 99원, 대형은 105원에 판매되며, 중형 18개입 4팩은 기존 9390원에서 7120원으로, 대형 16개입 4팩은 9440원에서 6690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쿠팡은 이번 가격 인하로 발생하는 손실을 전액 사측이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쿠팡 측은 “생리대 가격 인하를 통해 가성비 높은 상품을 확대해 고객 부담을 낮추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이러한 행보는 정부가 생리대를 비롯한 생활 필수용품, 특히 여성의 필수 위생용품 물가 안정과 접근성 확대를 의제로 띄운 가운데 나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해외 생리대보다 우리나라 제품이 40% 가까이 비싸더라”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과점 구조의 생리대 시장에서 국내 제조사들이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추구하며 가격을 높이는 반면 비교적 저렴한 제품의 공급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수년간 이어져 왔는데, 이 대통령이 생리대 가격을 콕 찝어 비판하면서 생리대 가격에 대한 공론화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환경연대가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1개 평균 가격은 해외 제품보다 196.56원(39.5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업계는 저렴한 가격의 생리대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유한킴벌리는 ‘좋은느낌 순수’, ‘코텍스 오버나이트’ 등 중저가 제품 3종을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해왔으나, 이를 오프라인에서도 확대 판매하는 한편 프리미엄 제품 대비 공급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춘 ‘수퍼롱 오버나이트’ 신제품을 2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LG유니참은 기존 프리미엄 제품보다 가격을 절반가량 낮춘 제품을 3월 중 선보이며, 깨끗한나라도 중저가 제품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 주택 세금, 정치인가 경제인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전경하의 집중]

    주택 세금, 정치인가 경제인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전경하의 집중]

    최근 집값 급등… 장특공제 공론화토허구역·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다주택자 다른 ‘숨통’ 필요할 수도OECD국 보유세 실효세율 0.33%한국 0.15%… 30개국 중 20위 수준GDP 대비 보유세 비율 1.0% ‘비슷’취득세, 자가·임차 결정에 큰 영향‘똘똘한 한 채’ 쏠림 막는 방안 필요정권 지향 아닌 시장 안정이 ‘관건’아파트 등 주택은 살 때(취득세), 갖고 있는 동안(보유세), 팔 때 가격이 올랐으면(양도소득세) 세금을 낸다. 취득세와 양도세는 거래세이며 보유세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보유세가 ‘좋은 세금’이라며 개선을 권고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쉽지 않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도입된 종부세가 좋은 예다.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여당 참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누가 덜 내고 더 내느냐의 문제가 되면서 정치적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올 한 해도 부동산 세금이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 커지는 장특공제 개정 압박 서울 마포구의 전용면적 85㎡ 아파트에 자가 거주 중인 김모씨. 두 자녀가 독립했지만 몇 년 더 산 뒤 아파트를 팔고 규모를 줄여 다른 곳으로 이사 갈 생각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집값이 가파르게 올라 양도소득이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양도세를 많이 내면 선택지가 대폭 줄어든다. 1세대 1주택자에게 주어지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최대한 받는 것이 해결책이다. 양도소득세는 6~45% 누진세율이다. 세금이 매겨지는 과세표준(과표) 구간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장특공제는 최대 80%다. 1주택자 장특공제는 보유기간은 3년, 거주기간은 2년부터 시작해서 1년마다 4% 포인트씩 높아진다. 거주·보유기간이 각각 10년을 넘으면 양도소득의 80%가 과표에서 제외된다. 양도소득이 10억원이라면 8억원(80%)을 뺀 2억원이 과표가 된다. 양도소득이 20억원이면 제외되는 금액이 16억원. 많이 오른 주택일수록 혜택이 커진다. 다주택자도 최고 30% 장특공제를 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소셜미디어에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고 올렸다. 다주택자 장특공제는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 폐지됐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1년 단위로 연장돼 왔다.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 손질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거주기간은 그대로 두고 보유기간 대신 양도차익에 따라 공제율을 차등적용하는 방식을 추진했다. 양도차익 5억원 미만은 지금처럼 40%를 인정하고 5억~10억원 미만은 30%, 10억~20억원 미만은 20%, 20억원 이상은 10%로 축소하는 방식이다. 당시에는 무산됐지만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은 2년 이상 보유할 경우 기본 세율이다.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된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20% 포인트, 3주택 이상자는 30% 포인트를 더하는 조치가 윤석열 정부에서 1년 단위로 유예돼서다. 이 유예가 5월 9일 끝나고, 장특공제 적용도 배제된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대폭 커진다. 10·15 부동산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이 서울 4개구(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으로 넓어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서울 다주택자는 37만 2000명(2024년 기준)이다. 경기 다주택자는 56만 1000명인데 이 중 상당수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기도 하다. 매수 후 실거주 2년이 의무라 갭투자는 불가능하다. 10·15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이다. 10억원 이상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어야 살 수 있다.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은 계약만료 기간 2개월 전까지 행사할 수 있다. 서울 전역에서 집값이 오르면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늘고 있다. 본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으면 팔기 어려운 상황이다. 팔기보다 버틸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이 아니다. 현재 거론되는 ‘숨통’은 거래 마무리가 아닌 계약 시점. 또 다른 숨통이 필요할 수 있다. # 7월 세제개편안, 선거 없는 내년 적용 정부는 10·15 대책에서 보유세와 거래세를 ‘조정’한다고 했다. 매년 7월 세법개정안이 발표되고 다음 해부터 적용된다. 6·3지방선거가 끝나고 7월 발표될 세법개정안은 내년에 적용된다. 이미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선거가 없는 해라 세법 개정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적을 수 있다. 토지+자유연구소가 지난해 9월 발간한 ‘OECD 국가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2023년 기준)다. 비교 가능한 회원국 30개국 중 20위다. 실효세율은 부동산 세수 총액을 민간 부동산 자산가치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은 0.33%.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1.0%)은 OECD 평균(0.95%)과 비슷하다. 보유세 실효세율은 자산,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소득이 기준이다. 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이 높은 우리나라 특징이 여기서도 나타난다. 보유세는 2005년부터 재산세와 종부세로 이원화됐다. 재산세율은 0.1~0.4%(1세대 1주택은 0.05~0.35%), 종부세는 0.5~5.0%다. 재산세 세율과 과표 구간은 2009년 개정 이후 변화가 없다. 9억원(1세대 1주택은 12억원) 이상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는 과표 구간이 세분화되고 세율이 몇 년 단위로 바뀌었다. 재산세는 기초자치단체가 걷는 지방세다. 지방공공서비스에 대한 비용 개념이다. 국세인 종부세는 중앙정부가 걷어 전액을 지자체에 배분한다. 지방 간 재정 격차를 보완하는 기능은 있으나 사용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청년임대주택 등 주거복지에 쓰자는 주장이 종종 나오나 지방재정과 관련된 문제라 아이디어 차원에 그치고 있다. # 세금 부담의 숨은 카드 재산세와 종부세 세율은 법률로 정하지만 세금부담액은 시행령이나 정부 의지로 조정할 수 있다. 우선 공시가격이 시세를 얼마나 반영하는지(현실화율)가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현실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2035년 90% 반영을 추진했다. 집값 자체가 벼락같이 오르면서 없던 일이 됐다. 올해 현실화율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69%, 단독주택은 53.6% 등으로 2023년 이후 변동이 없다. 현실화율은 그대로지만 집값이 오르면 공시가격도 오른다.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 산정, 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등에도 기준으로 쓰인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가 오르고, 복지 수급자가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공시가격의 얼마를 과표로 정하는지도 변수다. 2009년 시장 동향을 반영하고 보유세 부담 조정 목적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이 도입됐다. 현재 재산세와 종부세의 공정비율은 60%다. 공시가격이 10억원이라도 과표는 공정비율에 따라 6억원이다. 법률에 정해진 종부세 공정비율은 60~100%, 재산세는 40~80%(1세대 1주택은 30~70%)다. 정부가 이 범위 안에서 공정비율을 정하면 된다. 문재인 정부는 종부세 공정비율을 95%까지 끌어올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00%, 즉 공정비율 폐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 가격 조정 없는 취득세 집을 사거나 상속·증여받을 때 내는 취득세는 거래액 자체가 기준이다. 주택 관련 다른 세금보다 계산이 단순하다. 취득세율은 1주택자에 한해 1~3%다. 규제지역이고 다주택자가 되면 세율이 대폭 오른다. 조정대상지역 3주택자의 취득세율은 12%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했을 때 실거래가가 12억원 이하면 최대 300만원까지 취득세를 감면해 준다. 지난 연말 일몰 예정이었으나 본인 거주 목적에 대한민국 국민에 한해서라는 조건을 붙여 2028년 말까지 연장됐다. 인구감소지역에 집을 사도 감면받을 수 있다. 소득 조건에 제한이 없고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 세부 대책에 성공 여부 달렸다 국토연구원은 2023년 ‘부동산세제의 시장 영향력과 향후 정책방향 연구’를 내놨다. 주택의 자가 또는 임차 결정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세제는 취득세로 평가됐다. 취득세와 재산세 인상은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종부세와 양도세 인상은 시차를 두고 전세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부담 증가가 임대료를 통해 임차인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도 2022년 종부세 등 보유세 인상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을 높이고 임대료 부담을 증가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취득세 비중이 높다. 취득세는 주택시장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취약한 재정이다. 취득세 의존도를 낮추려면 지방세인 재산세를 높일 필요가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비율을 좀 더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보유세를 높여도 부동산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그 부담을 상쇄할 정도면 집값은 오른다. 주택 투자가 다른 투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 주택 수요는 계속될 것이다.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 연구기관들의 연구 결과가 축적돼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세부 대책이 정권의 지향점이 아닌 부동산시장 안정과 주거복지 목표를 위해 추진되는 것이 관건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 부산·경남 2028년까지 행정통합… 연내 주민투표·특별법 마련 추진

    부산·경남 2028년까지 행정통합… 연내 주민투표·특별법 마련 추진

    부산시와 경남도가 주민이 동의할 경우 2028년까지 행정통합을 완료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다만 정부의 4년간 최대 20조원의 인센티브 지원 방식에는 반대하면서 재정·자치 분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는 28일 접경지인 부산신항 내 동원글로벌터미널 홍보관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에 관한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박 시장과 박 지사는 통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 위상과 명칭, 청사 위치 등을 담은 특별법을 마련하고 정부가 동의하면 공론화를 거쳐 올해 내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안을 내놨다. 찬성이 우세하면 내년 특별법을 제정하고,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통합단체장 선거를 함께 치른다는 계획이다. 주민투표로 행정통합 추진 여부를 정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통합단체장 선출 시기도 2030년 지방선거보다 2년 당기겠다는 것이다. 박 지사는 “통합의 정당성과 실행 가능성을 확보하고 통합 이후 불필요한 논쟁을 방지하기 위한 민주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시장은 “부산·경남이 준비한 특별법안을 정부와 국회가 수용하면 오는 4월 1일 이전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올해 6·3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두 단체장은 분권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제시한 행정통합 지원안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부는 행정통합 광역자치단체에 4년간 재정 지원(연간 최대 5조원)과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 보장 등을 약속했으나 재정 지원 기간과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고 자율성 확보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이보다는 현재 7.5대 2.5 수준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 6대 4 수준으로 조정해 행정통합 광역자치단체가 연 7조 7000억원 이상의 재원을 항구적으로 확보하도록 하고, 대통령령이 아닌 법률 범위 내에서의 조례 제정권, 국고보조 사업의 완전한 포괄 보조 전환을 통한 재정 자율성 보장 등을 요구했다. 박 지사는 “정부가 과감하게 권한을 이양해서 지방정부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부산·경남이 수도권을 잇는 ‘2극’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면서 “행정통합은 국가 구조를 새롭게 정비하고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 발전의 출발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과 박 지사는 현재 통합을 추진 중인 8개 시도 단체장이 참여하는 연석회의도 제안했다. 자치단체를 통합하려면 반드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므로 8개 시도가 법에 담아야 할 구체적 내용을 협의하고 공동으로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기 위해서다. 박 시장은 “다른 시도지사도 지금처럼 중구난방식 통합을 하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본다”면서 “분권과 관련해 무엇을 함께 쟁취하고 어떻게 관철할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정근식 “학맞통 지원 체계 구축”…3대 패러다임 전환

    정근식 “학맞통 지원 체계 구축”…3대 패러다임 전환

    서울시교육청이 위기 학생을 지원하는 학생맞춤형통합지원(학맞통) 시행을 앞두고 학교와 지역사회 등이 협력하는 통합지원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28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계획에서 서울교육의 3대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지식이해 중심 교육에서 역량 기반 교육으로의 전환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정책 실행 방식 전환 ▲학생 성장을 중심에 둔 파트너십 기반 동반자적 거버넌스 구축 등이다. ‘역량 기반 교육’은 암기와 성취도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이 배운 것을 어떻게 적용하고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 교육이다. 정 교육감은 “초·중·고 이음과 대학·평생학습까지 연계되는 역량 기반 교육으로 전환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실현 과정은 상향식으로 전환해 학교 현장에서 이미 검증된 사례를 정책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학생·학부모·교사가 정책의 수동적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로 참여하도록 한다. 주요 정책은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고, 이러한 모델이 국가 전체로 확대될 수 있도록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와 협력한다. 정 교육감은 지난해 학생 마음 건강, 대입 제도, 독서교육, 인공지능(AI)교육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굵직한 중장기 과제를 제시해왔다. 올해는 새로운 정책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정책을 점검·보완해 서울 교육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단단한 책임교육 실현,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미래역량 교육 강화, 안전과 성장의 교육 울타리 조성을 서울시교육청의 3대 과제로 삼았다. 올해 3월 시행을 앞둔 ‘학맞통’과 관련해선 기존 업무를 재구조화하고 학교·교육지원청·교육청·지역사회가 연결되는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학맞통은 기초학력 미달, 빈곤, 심리·정서 위기, 가정 문제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학교가 조기에 발굴하고,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해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교사의 부담이 커진다는 현장의 우려를 덜기 위해 ‘학맞통 원스톱 콜센터’, 지역교육복지센터, 각 지역청의 실무 지원 AI플랫폼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이주배경 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통번역 학습 상담, 강북권·중부권을 아우르는 ‘제2서울다문화교육지원센터’ 설립, 기초학력 부족 학생 교육기관인 ‘학습진단성장센터’ 25개 자치구로 확대 등을 추진한다. 특수학교 설립과 일반학교 특수학급 확대를 병행해 지역 간 특수교육 격차를 완화한다. 정 교육감은 AI 교육센터 설립 추진, 에듀테크(교육정보기술) 선도교사 1300명 선발을 골자로 하는 ‘초중고 AI 교육 종합계획’도 강조했다. 서울형 독서·토론 프로젝트 등 기초소양교육과 해외 항일 유적지 탐방 등 민주시민교육도 강화한다. ‘유치원 무상교육’의 점진적 도입을 위해 올해부터 유치원 지원비를 5만원씩 올려 공립은 20만원, 사립은 40만원 제공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노후 학교의 공간 재구조화, 교원 연구 역량 예산 2배 증액, 학부모·보호자 교육 강화, 새 청사 ‘서울교육마루’ 이전 계획 등을 밝혔다. 정 교육감은 “서울교육은 붉은 말처럼 거침없이 나아가겠다”면서 “시민과 교육공동체와 함께 100년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 “성폭행당한 여제자에 1억원” 유부남 前대학교수 배상금 지급 판결

    “성폭행당한 여제자에 1억원” 유부남 前대학교수 배상금 지급 판결

    제자들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된 전직 성신여대 교수가 피해자 중 한 명에게 1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민사3-1부(부장 전연숙)는 피해자 중 한 명이 전직 성신여대 교수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지난달 16일 판결했다. 앞서 피해자 B씨는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2018년쯤 학교 측에 피해 사실을 제보하면서 공론화했다. 당시 성신여대 학생들은 A씨의 퇴출을 요구하며 연구실에 수백 장의 포스트잇을 붙이는 시위를 벌였다. 대학 측은 자체 조사를 거쳐 A씨에 대한 파면을 결정했다. 유부남이던 A씨는 2017년 1월부터 같은 해 3월까지 자신이 관리하던 학회 소속인 30세 연하의 B씨를 성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보다 앞선 2013년 9월에 역시 같은 학회에서 활동하는 학생 C씨를 성추행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형사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2024년 9월 징역 4년 실형이 확정됐다. 법원은 A씨가 피해자들을 10여차례 이상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했다고 판단했다. 형사재판과 별개로 민사소송도 진행됐다. B씨는 2020년 3월 A씨를 상대로 성폭행 피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1억 5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을 맡은 서울북부지법 민사4단독 심형섭 판사는 2024년 2월 선고에서 “피고는 자신의 지도·감독을 받던 원고에게 위력을 행사해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저질렀다”며 A씨가 1억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판단도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점이 경험칙상 인정되므로 금전적으로라도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1억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다.
  • 경남·부산, 2028년 통합 로드맵 공식화…정부에 재정·자치분권 촉구

    경남·부산, 2028년 통합 로드맵 공식화…정부에 재정·자치분권 촉구

    경남도와 부산시가 2028년 행정통합을 공식 목표로 제시하며 정부에 재정·자치 분권을 전제로 한 통합 원칙 수용을 촉구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은 28일 부산항 신항 동원글로벌터미널에서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한시적 인센티브가 아닌 법·제도로 보장되는 통합만이 지방 소멸을 막을 수 있다며 정부의 진취적인 결단을 요구했다. 두 지자체는 이날 2026년 연내 주민투표 정부 건의, 2028년 통합 자치단체 출범을 골자로 한 행정통합 추진 로드맵을 제시했다. 우선 통합특별시 권한·책임 구조를 담은 특별법안을 마련하고, 이 법안을 정부가 수용하면 시·도민 대상 설명과 공론화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별법안에는 통합자치단체 권한과 책임, 위상과 명칭, 청사 위치 등을 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시·도민이 통합 방향과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면, 주민투표법(행정통합 주민투표 중앙정부가 주체)에 따라 올해 안에 정부에 주민투표를 건의하겠다고 했다. 이후 주민투표에서 통합에 찬성하는 의견이 50% 이상 나오면, 즉시 국회와 협력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2028년 총선에서 통합 자치단체장을 선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두 지자체는 ‘완전한 자치권을 전제로 한 지원 방안’도 정부에 건의했다. 통합자치단체의 안정적인 재정 확보와 운용을 위해 법률에 기반한 재정 분권이 필수적이고,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 6대 4(현행 7.5대 2.5)로 조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두 지자체는 “이러한 구조 개선이 이뤄지면 통합자치단체는 2024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매년 약 7조 7000억원 이상의 재원을 항구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이 재원은 10년이든 20년이든 통합자치단체가 존속하는 한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으로, 1년에 5조씩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한시적 인센티브와 비교할 수 없는 재정 규모”라고 주장했다. 국고보조사업 구조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국가정책은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해 직접 수행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재정은 포괄 보조 방식으로 전환해 지방정부의 실질적 재정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치입법권과 정책결정권을 포함한 강력한 입법·조직·행정 권한 이양도 촉구했다. 특히 남해안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복합 규제 완화와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 광역교통망 구축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규제·특구 지정 등 기업 투자유치 관련 전권을 통합 자치단체에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지자체는 통합자치단체 위상과 자치권을 담은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8시 시도가 참여하는 연석회의도 제안했다. 8개 시도가 법안에 담을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해 공동으로 제출하자는 취지다. 두 지자체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행정통합 지원안에는 쓴소리를 냈다 두 지자체는 “정부는 통합자치단체에 대해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지원과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공공기관 이전 우선 고려, 산업 활성화 등 네 가지 인센티브를 제시했다”며 “4년간의 한시적 재정지원은 광역지자체의 중장기적 구조 개편을 뒷받침하기엔 기간과 규모 면에서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는 지속가능한 운영 능력이나 전략적 자율성과는 거리가 있다”며 “공공기관 이전이나 특별행정기관 업무 이관도 중앙이 설계한 틀 안에서의 기능 재배치에 불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 주도의 일시적 지원만으로는 지역이 자립적 성장 동력을 설계하기에 충분치 않다”며 “지역이 장기적 발전을 스스로 이끌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지자체는 최근 경남·부산 통합 논의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울산시 결단에 재차 환영의 목소리도 냈다. 두 지자체는 부울경이 완전히 통합되면 인구 770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370조원 규모로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초광역 지방정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울산시와의 협의를 이어가며 2028년 완전 통합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수 도지사는 “지역 주민의 삶을 바꿀 행정 통합이 결코 지방선거 전략이 되어선 안 된다”며 “단순한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국가의 구조를 새롭게 정비하고,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 발전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 시도민의 삶을 본질적으로 바꾸는 행정통합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경남도와 부산시는 향후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며 시·도민 뜻이 온전히 반영된 통합 로드맵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 “부부간 성관계, 의무 아니다”…폐지 법안 추진하는 이유는? [핫이슈]

    “부부간 성관계, 의무 아니다”…폐지 법안 추진하는 이유는? [핫이슈]

    프랑스가 부부의 성관계 의무를 법적으로 부정하는 방향의 입법을 검토 중이다. 현지 일간지 르몽드는 27일(현지시간) “좌파인 녹색당, 공산당을 비롯해 중도, 우파 의원 등 총 136명이 지난달 초 하원에 해당 내용 관련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민법 제215조는 “배우자들은 상호 간에 공동생활의 의무를 지닌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에는 ‘부부간 성관계 의무’라는 개념이 명시돼 있진 않지만, 그동안 프랑스 국민 및 가정 소송에서는 해당 조항을 근거로 부부가 정기적인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여겨왔다. 이번 법안 발의자들은 해당 민법 조항이 명시하는 ‘공동생활’이 배우자에게 성관계를 가질 의무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마리-샤를로트 가랭 녹색당 의원은 “아직도 많은 사람은 ‘공동생활’이 ‘공동 침대’를 의미한다고 잘못 생각한다”면서 “부부간 성관계 의무가 없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부 성관계 거부하면 유책 사유’ 판결은 인권 침해”해당 법안은 향후 프랑스 내 가사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러 건의 가사 소송에서 일부 프랑스 판사는 배우자 중 한 명이 부부간 성관계를 거부한 경우 이를 결혼 의무 불이행으로 보고 이혼 소송에서 유책 사유로 판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이 같은 프랑스 법원의 판단이 인권 침해라고 판결했다. 당시 ECHR은 프랑스 법원이 남편과 성관계를 거부한 여성에게 이혼 책임을 물은 건 여성의 사생활과 신체적 자율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CHR은 “결혼에 동의했다는 사실이 미래의 성관계에 대한 동의를 자동으로 의미하지 않는다”며 “결혼 관계에서도 성관계는 개인의 자유이며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원 의원들은 이러한 ECHR 판단에 근거해 민법 215조에 이어 부부간 이혼에 관한 조항에도 “성관계의 부재나 거부는 이혼 유책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 개정, 교육적 의미 있어”지난해 프랑스 의회는 형법상 ‘강간’의 정의에 ‘비동의’ 개념을 도입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가랭 녹색당 의원 등은 강간의 새 정의에서 더 나아가 부부간에도 ‘동의’ 필요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부부간 성폭력 문제까지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론조사 기관 IFOP이 지난해 9월 프랑스 성인 31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응답 여성의 57%가 배우자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강제로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성 응답자는 24%였다. 원치 않는 부부간 성관계 경험은 아내에게만 있지 않다. 설문 조사에서 배우자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경험했다고 답한 남성은 39%,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답한 남성은 14%로 나타났다.
  • [열린세상] 국립한국문학관, 기대와 우려

    [열린세상] 국립한국문학관, 기대와 우려

    문학계의 오랜 염원이었던 국립한국문학관 개관이 마침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연말 열린 ‘국립한국문학관 기본 운영 방향 전문가 토론회’ 자료를 보면 올 하반기에 준공하고 내년 상반기 중 개관하는 일정을 목표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얼마 전 문학계 원로인 임헌영 평론가가 새 관장으로 임명되면서 준비의 주체가 명확해진 점도 주목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론화된 이래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에는 30여년이 걸렸다. 1996년 정부가 선포한 ‘문학의 해’를 치르면서 문학계는 두 개의 숙원 사업을 제안했었다. 하나는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민간인 대산문화재단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부도 책임 있는 역할을 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한국문학번역원 설립으로 이어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밑거름이 되었다. 다른 하나는 국립문학관 건립이었다. 근대문학 100년의 연륜을 쌓은 한국문학의 전당 건립 필요와 함께 동아시아에서 한국에만 국립문학관이 없다는 사실도 더해졌다. 하지만 본격화한 것은 문단의 신망이 높은 도종환 시인이 국회의원이 되어 주도한 문학진흥법이 2016년에 제정되면서부터이다. 그리고 10여년이 훨씬 더 지나 국립문학관 건립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오랜 세월 끝에 개관을 앞두고 국립한국문학관 사무국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문학관 운영 계획, 개관 전시를 비롯한 상설 프로그램 준비 등과 함께 시설과 인력 보충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학 자료 약 12만점을 수집했다. ‘혈의 누’, ‘무정’, ‘진달래꽃’ 등 희귀 문학 자료도 상당수 확보했다. 수집한 자료 대부분은 서지학자 하동호 선생 유가족이 기증한 5만 5000점을 비롯해 문학계 여러 원로들이 기증한 것이다. 이는 문학계의 기대와 바람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기대에 찬 국립한국문학관 개관을 앞두고 우려의 시선 또한 만만치 않다. 한 공동체의 삶과 정신의 결정체가 문학이라면 국립한국문학관은 곧 우리 정신문화의 전당이어야 하며 그에 걸맞은 요건이 갖춰지는 것이 타당하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선정을 둘러싸고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경쟁이 과열되던 2016~2017년 당시 문화체육부와 문학계가 공동으로 구성한 문학진흥 태스크포스(TF)는 부지 선정 기준으로 대표성, 상징성, 접근성, 확장성, 국제 교류 가능성 등을 제시했었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정해진 곳은 서울 은평구 진관외동 175-138 일원이다. 이곳을 가 보면 아연실색하게 된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이나 연신내역에서 버스로 10분여를 이동한 다음 가파른 산길을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유치 당시 은평구가 약속했던 광역 GTX 역이나 비탈진 산길에 설치하겠다던 에스컬레이터도 흐지부지되었다는 후문이다. 국립문학관 부지 선정 기준 충족은커녕 최소한의 접근성도 갖추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외진 곳에 막대한 국고를 들여 지은 대형 공공시설이 방문객이 없어 방치되는 것을 종종 목격한 경험에 비춰 볼 때 국립한국문학관이 기대와는 달리 인근 초중등학교의 체험학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걱정을 낳고 있다. 더해서 공간 활용성도 문제다. 전시관 2개, 수장고, 다목적실, 세미나실 등으로 공간이 단출하며 건축학적 관점이 강조된 때문인지 공간 구성 또한 고립적이어서 미래지향적이고 복합적인 문학관 역할이 쉽지 않아 보인다. 국립한국문학관은 한국문학이 쌓아 온 역사를 보존하는 공간인 동시에 생동하는 현재형 공간이어야 한다. 나아가 역동하는 미래의 산실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학인과 독자가 만나고 소통하고 교류하는 중심이 되어야 마땅하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문제를 외면하거나 뒷짐지고 있다가 낭패를 겪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곽효환 시인·전 한국문학번역원장
  • “부부 성관계? 의무 아닙니다…합법적 잠자리 거부” 법개정 추진한다는 프랑스

    “부부 성관계? 의무 아닙니다…합법적 잠자리 거부” 법개정 추진한다는 프랑스

    프랑스 하원이 부부의 성관계 의무를 법적으로 부정하는 방향의 입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르몽드에 따르면 좌파인 녹색당, 공산당을 비롯해 중도, 우파 의원 등 총 136명은 지난달 초 하원에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프랑스 민법 제215조는 배우자들이 “상호 간에 공동생활을 할 의무를 지닌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 어디에도 ‘성관계 의무’라는 개념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그동안 프랑스에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부부가 정기적으로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여겼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마리-샤를로트 가랭 녹색당 의원은 “아직도 많은 사람은 ‘공동 생활’이 ‘공동 침대’를 의미한다고 잘못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법안 발의자들은 해당 민법 조항에 ‘공동 생활’이 “배우자에게 성관계를 가질 의무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명시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부부간 성관계 의무 여부를 명확히 하는 것은 향후 가사 소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간 일부 프랑스 판사는 배우자 중 한 명이 성관계를 거부한 경우 이를 결혼 의무 불이행으로 보고 이혼 소송에서 유책 사유로 판단했다. 지난해 1월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이 같은 프랑스 법원의 판단이 인권 침해라는 판결을 했다. 당시 ECHR은 프랑스 법원이 남편과 성관계를 거부한 여성에게 이혼 책임을 물은 건 여성의 사생활과 신체적 자율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결혼에 동의했다는 사실이 미래의 성관계에 대한 동의를 자동으로 의미하지 않는다”며 “결혼 관계에서도 성관계는 개인의 자유이며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원 의원들은 이런 ECHR 판단에 근거해 민법 215조에 이어 부부간 이혼에 관한 조항에도 “성관계의 부재나 거부는 이혼 유책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할 계획이다. 가랭 의원 등은 이 민법 개정안이 실용적 측면에 더해 교육적 의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형법상 ‘강간’의 정의에 ‘비동의’ 개념을 도입한 것에서 더 나아가, 부부간 ‘동의’ 필요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가정 내 강간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취지다. 여론조사 기관 IFOP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설문 결과(프랑스 성인 3105명 대상)를 보면 응답 여성의 57%가 배우자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24%는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답했다. 두 질문에 대한 남성 응답자의 비율도 각각 39%와 14%로 나타났다.
  •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 최종의견서…시·도 “상향식 원칙”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 최종의견서…시·도 “상향식 원칙”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최종의견서를 제출하면서 활동을 마무리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공론화위 제안대로 주민투표 등을 통해 ‘상향식’ 행정통합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부산시는 26일 시청 접견실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로부터 최종 의견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행정통합을 공론화하고 시·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024년 11월 시·도민 대표와 민간 전문가 등 30명으로 출범했다. 공론화위는 권역별 토론회 8차례와 주민설명회 21차례 등을 열며 행정통합의 필요성과 균형발전 전략 등을 시·도민에 알리고, 3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제출한 최종 의견서에는 공론화 추진 과정, 시·도민 여론, 종합 결론 등 1년 3개월여에 걸친 위원회의 활동 내용을 종합적으로 담았다. 공론화위는 지난 13일 부산·경남 행정 통합이 필요하며, 주민투표를 통해 시·도민의 의사를 직접 확인하자고 부산시와 경남도에 제안한 바 있다. 최종의견서를 받은 시는 공론화위의 제안대로 ‘상향식 행정통합’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의 명확한 의사 반영이 없는 행정통합은 불필요한 지역 갈등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전례 없는 광역자치단체 통합과 관련해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지 끊임없이 토의하고 공론화한 과정은 모두에게 의미 있는 역사적 발자취로 남을 것”이라며 “최종의견서를 자세히 검토해 우리 시와 경남도가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고 지방소멸 흐름을 반전하는 통합 지방정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이날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행정통합과 관련해 “주민투표 없이 일부 정치인 의견에 따라 합치는 것은 정당성을 보장할 수 없다. 통합 후 시행착오와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주민투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부, 결국 ‘대형 원전 건설’로 유턴…AI 전력난 우려에 백기 들어

    정부, 결국 ‘대형 원전 건설’로 유턴…AI 전력난 우려에 백기 들어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두고 갈팡질팡하던 정부가 고심 끝에 원점으로 회귀했다. 신중론을 펼쳤던 정부의 입장이 이토록 급선회해 ‘원전 찬성’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전력 위기가 자리한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요구하는 막대한 전력 수요 앞에서 원전 없이는 경제를 지탱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정부를 움직였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그대로 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총 2.8GW(기가와트) 규모 대형 원전 2기를 2037년과 2038년 준공하고, 2035년까지 소형모듈원자로(SMR·0.7GW 규모)를 건설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곧바로 부지 공모에 착수해 2030년대 초 건설 허가까지 마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김 장관과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이 수차례 바뀌었기 때문이다.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11차 전기본에 따른 신규 원전 건설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김 장관은 취임 이후 원전을 새로 지을지에 대해 국민 공론을 듣고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현실성이 없다”며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11차 전기본에 따른 원전 건설이 추진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결국 ‘원전 없이는 안 된다’며 강력한 추진 의사를 다시 꺼내 들었다. 정부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다시 원전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 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나 다름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데이터 센터 하나가 중소도시 전체의 전력을 소비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전기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이 막대한 양을 안정적으로 채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날씨가 안 좋아 재생에너지가 멈출 때를 대비한 ‘안전판’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원전을 짓지 않으면서 다른 나라에는 팔겠다는 논리가 모순적이라는 산업계 비판 역시 수용했다. 김 장관은 지난 7일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논의하는 토론회에서 “국내에는 원전을 짓지 않으면서 해외에는 수출하겠다는 것이 궁색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전체 전력을 재생에너지로만 공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전력망이 다른 나라와 연결되지 않은 섬 같은 상황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며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기 ‘공론화’를 내세우며 탈원전 지지층과 여론의 눈치를 봤던 정부가 전력난 우려에 정치적 명분보다 경제적 실리를 선택한 셈이다. 정부가 고심 끝에 신규 원전 건설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부지 선정부터 준공까지 일정이 빠듯해 시간을 허비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높은 벽도 남아 있다. 원전의 필요성에 많은 국민이 공감하지만 정작 자기 지역에 원전이 들어오는 것에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위로